'삼성경제연구소'에 해당되는 글 30건

  1. 2009.03.19 [영화로 본 문화 읽기] 혹시 멀미나는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셨는지? - 괴수영화 〈클로버필드〉를 통해 본 창조경영의 키워드
  2. 2009.03.05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3. 2009.02.2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4. 2009.02.24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5. 2009.02.19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6. 2009.02.12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7.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8.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9.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10.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11.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12.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13.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14. 2009.01.22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15. 2009.01.2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16. 2009.01.2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17. 2009.01.09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18. 2008.12.22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19. 2008.12.19 2008 CRM 업계 Trend
  20. 2008.12.19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1. 2008.12.17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2. 2008.12.17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3. 2008.12.16 [인재경영 사례 - ‘로슈’의 혼혈문화] 국적, 성별, 문화! 골고루 잘 섞여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온다
  24.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25.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4편] 인재경영을 위한 인사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26.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27. 2008.12.16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8. 2008.11.04 ‘글로벌 D세대’의 소비트렌드 - 삼성경제연구소
  29. 2008.10.25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30. 2008.10.25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2009. 3. 19. 23:22

[영화로 본 문화 읽기] 혹시 멀미나는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셨는지? - 괴수영화 〈클로버필드〉를 통해 본 창조경영의 키워드

[영화로 본 문화 읽기] 혹시 멀미나는 영화 〈클로버필드〉를 보셨는지? - 괴수영화 〈클로버필드〉를 통해 본 창조경영의 키워드


괴수영화 〈클로버필드〉는 개봉과 함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화면은 미친 듯이 흔들리고 카메라 렌즈의 초점도 맞지 않아 상영 시간 내내 눈이 아파 보기 힘든 영화인 것.

그럼에도 〈클로버필드〉는 지난 2008년 1월 미국에서 개봉되자마자 역대 1월 셋째 주 개봉영화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뒀다. 도대체 이 해괴망측한 영화의 흥행 비밀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멀미나는 영화 <클로버필드>, 미국에서 흥행 대박

혹시 괴수영화 〈클로버필드(Cloverfield)〉를 보셨는지.

이 80분짜리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나서 “와! 재미있다”고 환호작약하는 관객에 대해 적어도 한 가지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 사람은 자동차 멀미는 물론 뱃멀미, 비행기 멀미, 심지어 테마파크 롤러코스터 멀미에 이르기까지 이 세상 그 어떤 멀미에도 끄떡하지 않을 인물이란 것.

이 영화, 정말 어지럽다. 마치 높이 30m의 파도 위 통통배에 탄 심정이랄까? 화면은 미친 듯이 흔들리고 카메라 렌즈의 초점조차 제대로 맞지 않아 눈이 아플 지경이니…. 그런데 기가 막힌 일은 이런 황당한 영화가 미국에서 지난 2008년 1월 개봉되자마자 역대 1월 셋째 주 개봉영화 중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는 사실이다!

이 영화를 둘러싼 한층 더 황당무계한 ‘사건' 하나 더. 뭔가 무시무시한 비밀을 담고 있는 듯 보이는 영화의 제목 <클로버필드>는 무슨 뜻일까? 주인공의 이름? 괴수의 이름? 아니면 천하무적 괴수를 쳐부술 결정적인 비밀병기의 이름?

모두 아니다. ‘클로버필드'란 단어는 아무리 눈 씻고 살펴봐도 영화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왜냐고? ‘클로버필드'란 말은 영화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 ‘클로버필드'는 이 영화를 제작한 J.J. 에이브람스 감독(유명한 미국 드라마 〈로스트〉와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의 사무실이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거리 이름이다. 그럼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제목을 붙였느냐고? 그냥, 재미로 그런 거다!

이처럼 영화나 소설에서 뭔가 중요한 사건이나 사실인 것처럼 꾸며서 관객이나 독자의 관심을 엉뚱한 데로 돌리는 속임수를 ‘맥거핀 효과(MacGuffin Effect)'라 한다.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년)가 대표적. 이 영화 속 주인공은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할 결정적 단서를 가진 ‘조지 캐플란'이란 인물을 추적하지만 알고 보면 조지 캐플란은 실존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아무튼 〈클로버필드〉는 개봉과 함께 뜨거운 논쟁거리로 떠올랐다. 괴수가 등장하는 블록버스터 영화치고는 너무나 해괴망측했기 때문이다. 줄거리는 무지하게 간단하다. 어느 날 미국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대 괴수가 나타나고, 때마침 인근 파티장에 모여 있던 주인공 일행이 캠코더를 들고 괴수를 쫓아가며 괴수의 모습을 캠코더에 담는다는 얘기다.

〈클로버필드〉의 스토리는 기존 괴수영화 블록버스터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 괴물이 어떻게 탄생해 어떤 경로로 맨해튼에 당도하게 된 것인지, 그리고 그 괴물이 결국엔 어떤 종말을 맞게 되는지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기 때문이다. 아! 관객으로선 복장 터질 노릇이다.

허나 여기서 놀라기엔 이르다. 이 영화의 핵심은 ‘무엇(what)을 보여 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how) 보여 주느냐'에 있으니 말이다. 놀라지 마시라! 영화의 모든 장면은 주인공 일행이 캠코더에 담은 모습이 전부이다.

이 영화는 ‘아비규환이 된 맨해튼에서 한 남자가 괴물을 따라가며 자신의 캠코더로 찍은 내용이 영화의 전부'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러니 화면이 미친 듯이 흔들리는 건 기본. 중간 중간 이야기가 뚝뚝 끊기다 못해 괴물이 등장하는 결정적인 순간에도 카메라 초점이 맞지 않아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클라이맥스에서 만큼은 괴수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여야 하건만 이 영화에선 괴수의 전신이 제대로 드러나는 법 없이 슬쩍 지나가는 꼬리나 발끝 같은 일부분만 보여 준다. 하긴 캠코더에 어렵사리 담긴 괴물의 모습이니 무얼 더 바라겠는가! 상영 시간이 80분이란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두어 시간쯤 상영되었다면 거대한 스크린을 바라보다가 발작증세를 보이는 관객들이 속출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감독, 배우
가 될 수 있는 시대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다. 미국의 젊은이들이 〈클로버필드〉에 미친 듯이 열광했으니 말이다. 왜 미국의 신세대는 〈클로버필드〉에 열광했을까? 셈에 밝은 할리우드 제작자들이 왜 이런 황당한 영화를 기획했을까?

아니다. 이 영화는 변화한 시대, 변화한 관객을 공략하기 위한 할리우드의 영악한 전략에서 탄생했다. 할리우드는 새로운 세대의 인식과 취향, 트렌드를 읽었다. 요즘 세대에게 영화는 더 이상 재능 있는 감독만이 만들 수 있는 특별한 창조물이 아니다. 이제 영화는 하나의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젠 누구나 영화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작은 캠코더나 휴대전화 카메라 하나면 충분하다. 나를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나는 곧바로 내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 〈클로버필드〉는 과감하게도 ‘UCC 형태의 영화'라는 발상을 했던 것이다.

당연히 이 영화는 모든 장면이 주인공 일행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된다. 카메라를 들고 괴수를 찍은 바로 그 인물의 시점으로 영화가 전개되는 것. 결국 관객은 영화를 단순히 ‘관람(watch)'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든 인물의 시점이 되어 영화를 온전히 ‘체험(experience)'하게 되는 것이다.

〈클로버필드〉는 유튜브 세대를 겨냥해 만든 대중문화 상품이다. 캠코더나 휴대전화로 찍은 UCC를 유튜브에 마구 올리는 동영상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문법으로 가져오는 엄청난 모험을 걸었던 것.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엇(what)을 하느냐'
보다 '어떻게(how) 하느냐'가 관건

그런데 더욱 재미난 사실이 있다. 이런 ‘인식의 혁명'과 ‘시각의 혁명'을 통해서 〈클로버필드〉는 제작비를 엄청나게 절약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한 아마추어가 캠코더를 들고 마구 뛰어다니면서 괴수를 어렵사리 찍은 조악한 화면'이란 전제로 출발을 하니, 괴물을 선명하게 보여 줄 까닭이 전혀 없지 않은가? 이렇게 해서 영화는 컴퓨터그래픽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종국엔 단돈 3,000만 달러(약 450억 원)로 ‘괴물 블록버스터'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통상 괴수 블록버스터 한 편의 제작비는 2억 달러 남짓이다).

영화 〈클로버필드〉의 흥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지혜롭게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 있음을 보여 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기존의 블록버스터들이 ‘더 크게, 더 세게, 더 화려하게, 더 비싸게'를 외칠 때, 이 영화는 불현듯 이런 질문을 던졌다.

“왜 더 커야 하지? 왜 더 화려해야 하지? 왜 더 비싸야 하지?”

그렇다. 〈클로버필드〉는 ‘더 작고, 더 조악하고, 더 값싼' 블록버스터를 만들겠다는 역발상을 했던 것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관건은 ‘무엇(what)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how) 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영의 해법이 아닐까.

※ 〈클로버필드〉는 국내에서도 2008년 1월 개봉되었으나 흥행에서 참패했다.

- 이승재 / 동아일보 영화담당기자로 삼성경제연구소 온라인지식서비스 ‘SERI CEO'에서 〈대중문화 읽기〉를 강의 중이며 저서로 〈영화관에서 글쓰기〉(2008년)가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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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5. 00:04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요즘, 생필품은 ‘싸고, 가까운 곳에서, 빨리' 구입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최대한 줄이려는 생활방위형 라이프스타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소비자 편에서 그들의 삶을 개선해주는 경영활동이 아니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업경영의 관점이 소비자에서 출발하는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친화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소비자친화경영, 선택이 아닌 필수
 
소비자친화경영이란 제품기획 및 개발단계에서는 소비자 안전 및 건강 등의 요소를 고려하고, 제품 생산과 판매단계에서는 품질, A/S,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의사소통을 철저히 시스템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공동체, 국제사회, 미래세대와 생태계 등에 대한 배려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어가고 있다.

이른바 ‘EHS(Environment, Health, Safety)' 시스템의 운영은 기업 이미지와 신뢰 구축을 위한 핵심 이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소비자지향우량기업상을 제정해 기업의 자율적 소비자친화경영을 촉진했다. 우리나라도 향후 국가 소비자정책계획에서 기업의 소비자지향적 역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사회 전반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친화경영의 성공 사례를 통해 경기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


P&G의 팸퍼스 기저귀,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전방위 전략

세계 최대 생활용품기업 P&G는 아기기저귀 팸퍼스를 단순히 흡수가 빠른 기저귀로 홍보하기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 키우기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수년간 전개했다. P&G는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양육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기들이 잠을 잘 자지 않는 이유를 연구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천 기저귀와 유사한 감촉을 주는 기저귀를 개발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기저귀는 아기 엉덩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어 아기가 보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새로운 기저귀 덕분에 팸퍼스의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 물론 점유율이 증가한 이유가 단순히 신개발품의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기를 위한 제품이라는 강한 확신으로 직원들이 의기투합할 수 있었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입지가 강화되고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도 돈독히 할 수 있었다. 제품 차별화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까지 얻게 됨으로써 선순환의 고리가 연결돼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피봇(Pivot)의 에코백, 포스터 소재를 가방으로 재활용

 
삿포로에서 패션몰을 운영하는 피봇은 옥외광고 소재를 활용하여 에코백을 만들었다. 도심의 빌딩을 화려하게 수놓은 옥외광고는 계약했던 기간이 끝나면 내리고 곧이어 다른 광고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광고캠페인은 기간이나 계절이 끝남과 동시에 그 생을 마감하며 광고기간이 의외로 짧아 사실상 산업폐기물로 버려졌다.

옥외광고에는 방수성,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인 타폴린(tarpaulin, 타르를 칠한 방수천)이 주로 사용된다.폐기될 타폴린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이 바로 피봇이다. 피봇은 2007년 이후 자사의 건물에 걸린 옥외광고물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제작했다. 패션몰의 옥외광고라면 화려한 색상과 참신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디자인이 적지 않다. 가방 등 패션잡화의 소재로서 안성맞춤인 셈이다. 또한 광고 중에서도 옥외광고는 그 역할을 다하면 바로 폐기되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광고 소재가 가방 등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거리에서 또 한 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소니의 CSR 디자인을 위한 SD(Sustainable Design)팀

SD팀은 소니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에코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부문의 디자이너가 모여 구성된 팀이다.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디자인 개발부서인데, 그들은 고성능 절전형 모듈이 개발되어 제품화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주제의 제품 개발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에콜로지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SD팀이 추구해야 할 커다란 테마이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어떻게 디자인을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모색하고 있다.

SD팀은 발족과 동시에 소니 LA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odo'를 인계받았다. 소니의 디지털 가전시리즈 odo는 ‘스스로 사용할 에너지는 스스로 만들자'라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자가발전 기능을 갖춘 친환경제품인 odo는 전원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도 어린이들이 사진촬영이나 음악청취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소니는 ‘For the Next Generation(다음 세대를 위해)'이라는 명쾌한 슬로건과 로고를 탄생시켰는데 이는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소니의 CSR 활동을 나타낸 캐치프레이즈다. ‘odo'는 이러한 소니의 철학에 기초하여 제안된 수동발전(kinetic energy)을 응용한 디자인 콘셉트 그룹이다.

odo 컨셉으로 제작된 기기들은 아이들의 창의성, 호기심, 에너지를 활용한다. 그 대가로 아이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여 사회적 의식 및 생태적 가치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고취시킨다. 본체 소재로는 식물성 원료의 플라스틱이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본체 바닥에 있는 롤러를 움직여서 충전하는 비디오 뷰어나, 레버를 돌려 충전하는 캠코더, 좌우의 집게손가락을 구멍에 끼고 돌리면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마쓰시타의 청소가 필요없는 아라우노 변기

소비자의 친환경 의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친환경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친환경 상품이라는 호소만으로는 팔리지 않는다. 마쓰시타는 3개월간 청소할 필요가 없는 변기 아라우노(A La Uno)를 출시했다. 절수, 절전 설계와 더불어 변기용 세제가 아닌 주방용 세제를 사용한 거품세척 등을 도입해 친환경 성능과 귀찮은 화장실 청소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실속형 친환경 상품이라는 점이 주효한 것이다.

 

세계경제가 극심한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격대비 높은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감정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불황을 극복할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이다. 브랜드 가치와 가격을 함께 홍보하여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 이상을 원한다. 더 크고 더 좋고 더 새로운 물건을 갖기 위한 끝없는 경주 속에서 불황의 허전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환경이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과제임에 분명하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3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까지 바꾼 것이다. 태양에너지라는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해 사업화한 독일의 큐셀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3.0 시대에는 기존 사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의 상업화와 미개척 시장 및 신흥 시장에 남보다 먼저 눈뜨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명'을 창조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라" 

미래 유망 산업을 개척하는 것만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사업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질 때 기업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경영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제품의 핵심 기능에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가면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 스스로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주력 사업까지 전환하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이 여기에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출발해 나일론으로 성장한 듀폰은 2004년에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사들였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기존의 주력 사업을 처분한 것이다.  

섬유부문은 듀폰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동시에 역대 대부분의 CEO를 배출해 낸 ‘성지'다. 하지만 듀폰은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파이오니아를 사들이는 등 1998년부터 7년간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바꿔 나갔다. 이 같은 ‘업의 전환'을 통해 듀폰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산업소재-전자·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4%가 최근 5년 안에 개발한 신제품에서 나올 정도다.

홀리데이 듀폰 회장은 “지난 206년간 듀폰은 스스로 과거와 결별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Go where the growth is.)'는 게 듀폰의 전략”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100년간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식량과 나노 바이오 등을 결합한 역동적인 과학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2007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 개발'이 아닌 전기·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지멘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대도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58년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1997년 컬러액정의 GSM(유럽형 이동통신방식) 휴대전화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 봐도 독일 내 1위, 유럽 내 3위 수준이다.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하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독일의 큐셀은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태양전지라는 신사업을 개척하여 설립 5년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렸다. 큐셀의 성공은 신사업 발굴 덕분이었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짚은 결과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 CEO 안톤 밀러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론의 엔지니어 두 명과 손잡고 이 회사를 창업했다. 밀러는 먼저 ‘태양은 무한하다'는 논리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끌어냈다. 때마침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름값이 뛰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을 활용하는 태양전지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이 회사의 스테판 디트리히 홍보책임자는 “지구온난화 논란이 거세지고 유가가 뛰면 뛸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큐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엘도라도, 신흥 시장을 공략하라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에게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는 2007년 8월 23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2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이 드디어 미국 시장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노키아는 2010년께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점이 3년이나 당겨졌다.

인도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일찌감치 기회로 인식했단 점이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다. 1995년 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쏘아졌을 때 사용됐던 제품이 바로 노키아였다.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 온 것이다.

두 번째는 저가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저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인도 내 최대 베스트셀러인 ‘1110i' 모델은 흑백 LCD에 통화 기능 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격은 단돈 1,300루피(32달러)다. 노키아는 글로벌 공급체인망과 연간 4억 대에 이르는 대량 생산 능력, 부품 통합 및 재사용, 모듈화, 저가형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저가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셋째는 현지화다. 노키아는 4년 전부터 방갈로르 디자인 스튜디오 등 연구 개발(R&D) 시설을 세 곳이나 세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보다 한 발 앞서 신흥 시장을 개척, 선점하려는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 ‘창조적 전환'의 기회가 숨어 있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4. 02:48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최근 IMF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3대 축인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를 전면적으로 변화하는 ‘창조적 전환(creative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

창조적 전환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키워드로 재해석 된다. 확대/재생산, 벤치마킹, 획일성 등 기존 키워드는 창조적 전환에 적합하지 않다. 과거처럼 기존 사업의 ‘확대'와 ‘재생산'을 통해 더 나은 PC를 만드는 데에만 몰두했다면 오늘의 IBM은 없었을 것이다.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

창조적 전환은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 등 기업 전반에서 추진된다. 먼저 사업분야에서는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 등의 아이템이 필요하다.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기존 사업에 숨어 있는 기회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수월하다. 핵심은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다.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습성과 행동을 보여 주고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의 개념을 재해석하여 폐쇄위기에 처한 동물원을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사양산업의 길로 접어들었던 시계 산업은 ‘시간을 알려 주는 정밀기계'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사업의 성격을 전환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국가 단위의 기술경쟁 또는 국방용이던 빅사이언스를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는 것도 새로운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로 바이오 제약분야에서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 제조업이 각광받고 있고 최근 차량 및 선박용 항법서비스에 이용되는 위성항법장치는 원래 군사용이던 위성을 상업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미개척 신산업은 낯선 지식과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며 모험심을 갖고 탐색해야만 발굴해 낼 수 있다. 20세기 말 IT혁명을 주도했던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은 이제 에너지, 바이오 신약, 전기자동차 등에 몰두하고 있다. 익숙한 것에만 집착한다면 점차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태양에너지를 사업화하여 일약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독일기업 큐셀도 미개척 분야를 개발하여 성공한 기업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선진 시장보다 성장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재론의 여지가 없다. 노키아는 인도에서만 매달 60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유니레버는 비누, 샴푸 등 생필품만으로 인도에서 연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록 신흥시장의 소비자 개개인은 선진국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지만 일단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면 잠재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사업분야뿐만 아니라 사업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창조적으로 전환해야 할 사업방식의 아이템은 (1)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2) 감성 및 문화 중시, (3) M&A 활용 등이다.

속도가 중요한 현대에 과거와 같은 ‘자체 완결주의'로는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글로벌 차원에서 자원을 활용하고, 소비자 가치창조라는 관점에서 사업모델을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미국 생활용품업체인 P&G는 빠른 시장대응을 위해 핵심기술만 내부에서 개발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의 R&D 자원을 활용하는 ‘C&D (Connect & Development) 전략'을 채택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속도경쟁 시대에 자생적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필요한 경영자원을 일거에 획득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후발 기업인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2007년 한 해에만 진행한 M&A는 5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우리도 더 이상 M&A를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감성'과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독특한 엔진소음은 중요한 판매 포인트다. 오디오회사 뱅앤올룹슨(B&O)에겐 감성적인 디자인이 고객창출의 핵심전략이다. 최근 일본 전자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내지 못하는 것은 품질이 나빠서가 아니다. 차별적인 감성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

사업분야와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은 창조성을 자극하는 조직문화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기업에게 필요한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 아이템은 (1) 실패 인정, (2) 개방과 공유, (3) 글로벌 창조적 인재 활용 등이다.

먼저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와 그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Tolerance for Honest Mistake)”을 핵심가치 중 하나로 표방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회사 BMW도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 상”을 선정·시상함으로써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격려하고 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해 협업을 촉진하여 조직차원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빌게이츠는 ‘씽크 위크(Think Week)'라는 일주일의 휴가기간 동안 전 세계 MS 직원의 제안서를 읽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이메일을 교환하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창조적 인재의 중요성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다양한 경험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지에서는 현지 사정에 밝은 현지인을 적극 활용하는 열린 인사가 필요하다


고객가치 추구와 유기적 통합 필요

창조적 전환은 기업 전반에 걸쳐 추진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고객가치 창조이다.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고 잠재된 욕구까지 파악해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창조적 전환의 최종 목적이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세 가지 항목이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동일하고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창조적 전환의 시너지가 발생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목 간 불일치로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창조적 전환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진 CEO의 리더십에 따라 창조적 전환의 10대 아이템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창출할 때, 전사적인 차원의 창조적 전환이 가능하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9. 22:28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위키노믹스'가 왜 시대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가. 그것은 인터넷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방식이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보다 강력하며, 무한대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1억 명을 모을 수 있는 힘. 그 무한한 연결성이 인터넷의 힘이다.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창조적 협력의 오랜 역사

참여와 협업을 키워드로 하는 이른바 ‘위키노믹스(Wikinomics)'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탄생 5년 만에 200년 역사의 브리태니커를 압도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사례는 이제 경제·경영 전반에 벤치마킹 되면서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Wiki-management)' 등의 신조어를 일반 트렌드로 자리잡게 했다.

물론 ‘협업을 통한 창조적 활동'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협업의 산물이다. 키스 소여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저술한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에 따르면 근대 발명품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전신, 비행기, 텔레비전 등은 모두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협력하여 이룬 결과물이었다.

한 사람이 썼다고 생각했던 세기의 작품들도 실제로는 협력을 통해 탄생한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탐독하고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둔 환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도 저자인 톨킨과 루이스가 옥스퍼드 재학시절 ‘잉클링스(The Inklings: 모호하고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뜻)라는 창작그룹의 멤버들과 수많은 지적 논의를 거치면서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이처럼 인류의 위대한 발명이나 창작물은 작고 평범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 보석으로 다듬어진다. 작은 아이디어가 협력을 통해 놀라운 혁신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과도 닮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지금 유독 ‘위키노믹스'가 시대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가. 그것은 인터넷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방식이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보다 더 강력하며, 무한대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0)에 가깝다.

가령 직원이 만 명인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이 하루 8시간 가동한다면 8만 시간이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된다. 만약 여기서 사람 수를 늘리고 시간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 100만 명일 경우 한 사람당 4분 48초, 만약 1억 명이라면 직원 1만 명이 하루 8시간 일할 때 창출되는 가치를 단 3초에 만들어 낼 수 있다. 순식간에 1억 명을 모을 수 있는 힘. 그 무한한 연결성이 인터넷의 힘이다.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위키노믹스에 기반한 생태계 조성: 구글과 애플

구글 혁신의 기본 철학은 개방과 공유에 있다. 구글 검색은 물론 구글맵, 유튜브, 모바일 서비스, 학술 지식 정보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용자 또는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확대 재생산 되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방대하게 뻗어 있는 이용자들의 클릭 속에 ‘구글 세계'는 더욱 더 풍성해진다.

새로운 협력의 생태계를 만들어 기존의 경쟁법칙을 바꾼 경우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아이폰에서 활용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온라인 마켓 ‘앱스토어'를 함께 출시했다. 출시 이후 앱스토어의 인기는 기존의 ‘아이튠즈' 서비스를 능가했다. 누구나 스스로 만든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게 개방형 정책을 취함으로써 현재 앱스토어에는 2만 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으며, 다운로드 횟수는 5억 회를 상회하고 있다.

앱스토어 성공 이후 휴대전화 업계의 경쟁모델은 게임기 사업과 유사해졌다. 단말기 자체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얼마나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즉, 외부의 풍부한 개발자 네트워크의 확보가 성공의 중요한 열쇠로 부상한 것이다.

 


지식 공유를 통한 신사업 발굴: BP

영국 석유화학기업 BP는 온라인상에 ‘전문가를 위한 공간'을 개설하여 경영자들이 서로 기술을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BP의 모든 경영자들은 업무 시간의 15%를 계열사 간, 혹은 사업부문 간 지식공유 활동에 할당해야 한다.

이러한 지식공유의 장은 아이디어를 사고파는 오픈마켓이 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전문기술을 찾아내는 감각을 기른다. 일례로 BP의 경영자들은 새로운 e-비즈니스에 관한 아이디어와 전문기술을 공유하며 100개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사운을 건 변신 노력: P&G

외부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Connect & Development' 전략으로 유명한 P&G는 사실 폐쇄성이 강한 회사였다. P&G가 변신을 하게 된 것은 혁신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었다.

5년마다 혁신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는 소비재 업계에서 내부 R&D만으로 업계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내부 R&D에 투자하는 금액도 크고 수많은 특허를 내고 있지만 그 중 10%도 제품에 적용하지 못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나왔다. 내부 R&D 인력은 9,000명에 달했지만 외부의 수많은 전문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G는 C&D라는,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전략을 도입하게 된다. 그 결과 오늘날 시장에 출시되는 P&G 신제품 중 35%, 제품 개발 계획의 45%가 외부 아이디어에서 나오게 되었다. P&G는 이 전략을 통해 비용은 줄이는 대신 R&D 생산성은 60% 가량 증가했고, 기업 가치도 상승했다.

 


전 세계가 하나의 R&D 부서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위키노믹스가 말하는 협업의 파워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과거 그 어느 때도 이렇게 광대하고 집약적인 협업을 통한 가치 창출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특히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세계 경제의 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부 중심의 사고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향후 10년의 미래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미국 미래연구소(IFTF)는 올해 보고서 집필 방식을 바꾸어 외부 전문가 6,000여 명과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토론을 거쳐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미래의 혜안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다.

바야흐로 세계를 하나의 R&D 부서처럼 생각하고 전 세계에서 아이디어와 혁신, 독특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권기덕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2. 20:39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글로벌 경기침체기에 본격 진입하는 2009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포인트 3대 방향 및 10대 키워드로 1편에서는 ‘신조류의 물결을 타라(what, 신사업/신비즈모델)'와 ‘전략적으로 고객을 점령하라(who, 타깃)'라는 두 가지 방향과 키워드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2편에서는 세 번째 방향인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하게 하라(how, 추진 방법)'와 나머지 네 개 키워드를 소개한다.


셋째,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하게 하라(how, 추진 방법)
 

키워드 7. 작은 변화 큰 느낌, 색상 차별화

경제상황이 나쁘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무채색보다 화려한 색상을 선호한다. 화려한 색상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제품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컬러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이나 인테리어 등 컬러 트렌드를 선도하는 분야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소비재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도 유행 컬러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 디자인 업계에서는 2009년 유행 색상으로 터키블루, 브라운, 블랙을 선정했다.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터키블루는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에 이어 새로운 친환경 색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즈키 자동차는 유럽 수출용 콤팩트 카인 ‘스플래쉬'의 대표 컬러로 터키블루를 선택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럽 소비자들은 터키블루가 물, 공기 등을 연상시키는 상쾌한 색으로 인식했고 현재 여섯 가지 컬러 중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25%를 점유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컬러로는 실버에 이어 브라운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브라운은 고급호텔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진한 무늬목과 같은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를 연상시키는데 불황 때 ‘비용이 적게 드는 컬러 변화만으로 고급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캐논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 ‘IXY DIGITAL 20IS' 모델에 붉은빛이 도는 브라운 색상을 적용했다. 블랙, 실버는 하이테크 이미지를 주는 반면 브라운은 중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랙은 도시 이미지를 대표하는 색상으로 주로 전자제품이나 패션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다른 제품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세라는 청결한 느낌 때문에 주로 화이트 계열을 채용하던 주방도마에 과감히 블랙을 채택했다. 블랙이 디자인 감각 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시력이 약한 고객이 도마, 식재료, 칼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처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과감한 컬러 선택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키워드 8. 성능,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가치, 체험가치를 차별화 포인트로

제품 성능이나 디자인을 강조하던 차별화에서 벗어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객이 누리는 사용가치와 체험가치를 강조하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이 범용화되고 디자인이 쉽게 모방되면서 제품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가를 전달하는 데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상품의 매력을 설명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사용가치, 체험가치 차별화는 상품을 사용자의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로 전환시킴을 의미한다.

BMW는 자동차 딜러를 통해 속도감, 승차감 등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정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하여 신세대에게 제공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BMW는 자사 자동차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다운받을 수 있는 키오스크(홍보용 무인 정보제공장치)를 제작했는데, 소비자들은 휴대폰으로 자료를 다운받거나 키오스크의 17인치 모니터를 통해 시청도 가능하다. BMW의 구매 고객이 웹 세대로 확대되면서 웹 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공항, 쇼핑몰, 헬스클럽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이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받는 데 익숙한 웹 세대의 호응이 뜨겁다.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버려지는 종이 홍보물과 달리 환경친화적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BMW는 모바일 게임, 휴대폰 꾸미기용 아이콘 등은 물론 자동차 및 자동차 생활에 따른 각종 쿠폰과 정보 등 자동차 사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키워드 9. 가격 다변화 정책, 동일 상품의 구매 가능한 가격대 구성

불황이라 해도 소비자는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치는 유지하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가격 범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가격이 조금만 내려도 고급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만약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Madison Avenue)에 간다면 펜디, 프라다 매장이 텅 빈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더 이상 쇼핑을 하지 않고 자신의 옷장에서만 옷을 골라 입는다.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더라도 그곳에서의 쇼핑 자체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프라다의 마케팅 광고 부사장인 랜디 카바트(Randy Kabat)는 “침체기에도 ‘잇 백(It Bag·누구나 갖고 싶은 그 가방이라는 의미)'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열정적인 중산층 소비자에 대한 판매 비중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가격의 접합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레알(L'Oreal)은 향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향수를 희석시키지 말고 차라리 적은 양으로 판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브랜드의 고결함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핵심 상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든다면 중산층 시장에서 잘 어필되는 마케팅이 될 것이다. 더 넓어진 가격범주로 ‘잇 아이템(It Item)'을 제시함으로써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키워드 10. 특혜 마케팅(Perkonomics), 서비스·편리함·특혜를 제공

‘자랑하다'의 perk와 economics의 합성어인 퍼코노믹스(Perkonomics)는 ‘자랑거리, 뽐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차별을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브랜드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것에 추가되는 혜택과 특전을 일컫는 것으로 고객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영국의 휴대전화 업체인 O2는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벤트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일부 문화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Perks Pack'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디바 패키지(Diva Package)는 티나 터너(Tina Turner) 같은 아티스트 쇼에서 칵테일을 마시거나 메이크업을 고칠 수 있는 O2 라운지를 제공한다.

브라질의 메이저 축구팀 중 하나인 팔메이라스(Palmeiras)의 경기에서는 비자카드 고객을 위한 독점 예매석으로 5,000 좌석이 제공된다. 비자카드 고객을 위한 공간인 ‘Visa Sector'라고 불리는 관람석에는 라운지, 식당, 바, 플라즈마 TV 등이 설치되어 있다.


결자해지, 미국 변신에 주목

마지막으로 미국의 변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소위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위기를 탈출하려는지 그 의도와 해결방법을 세밀하고도 발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국내시장에는 어떻게 적용될런지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6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오바마 정부 출범으로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트렌드 9.
경제·안보문제 등 협력외교 강화
 


2009년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협력외교(cooperative diplomacy)의 강화일 것이다.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미국의 일방주의로 인해 초래되어 온 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오바마 정부, 중국·러시아와 화해 협력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일방주의 외교노선을 견지함으로써 국제관계에서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왔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 구축, 나토 확장 등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미국에 대한 군비 경쟁 및 대항동맹 형성은 새로운 냉전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까지 지적되어 왔다. 일례로 신냉전의 태동으로까지 평가받았던 러시아의 그루지아 침공(2008년 9월)은 미국의 나토 및 미사일방어망 확대 등 러시아 포위전략에 대한 반발적 성격이 강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포용과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천명했으며, 미사일 방어망 및 나토 확장 문제에 대해서도 전임자보다 훨씬 유연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예컨대 미사일 방어망은 “기술적으로 입증되는 경우만 추가 지원한다”는 입장이며, 나토 확장의 경우 “그루지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 등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나갈 전망이다. 안보분야에서 협력외교의 강화가 이러한 갈등을 방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경제적, 이념적 갈등이 군사적 갈등으로 비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동장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동아시아권 다자협력체제 활성화

한편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이 미진했던 동아시아권에서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2월 있었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좋은 예이다. 여기서 3국 정상들은 통화 스와프 등 경제협력만이 아니라 북핵문제 등 지역 내 안보문제에까지 포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역시 동아시아 경제안보협력체제의 강화를 지지하고 있어 향후 APEC, ASEAN+3,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다자협력체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유럽과 같은 안보공동체 형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지역 내 갈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며 향후 유럽 수준으로 협력을 확대시켜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분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아 온 중국과 대만의 관계 역시 화해 분위기가 뚜렷하다. 양안(兩岸)관계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군사충돌까지 촉발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이슈였으나, 대만 국민당의 재집권 이후 화해협력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국공 양안경제문화논단(國共 兩岸經濟文化論壇)에서는 10개 경제협력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 한반도와 중동에서의 불확실성은 지속

그러나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및 북핵문제에서도 외교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대(對) 이스라엘 군사원조 확대 및 하마스 고립화 등 친(親) 이스라엘 정책은 견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시 행정부가 소홀히 다루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정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란과 북한 핵문제 역시 고위급 직접 협상을 통해 여건만 조성되면 핵 포기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맞교환하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초기에는 경제문제 해결에 전력할 가능성이 높아 이란과 북한 등이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적 행동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 적극적 제재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임기 초반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렌드 10.
정치·경제, 예술과 문화까지 다원주의 문화 확산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흑인계인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당선은 이념·종교·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다원주의 문화가 미국사회에서 정착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다인종 사회인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한 경험과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둔 오바마의 당선은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흐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이후 총 15명의 장관 자리 중 히스패닉 두 명, 아시아계 두 명, 흑인계 한 명의 소수인종이 장관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에 다원주의적 성격이 강하게 표출되었다. 흑인계 주요 인사 중에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론 커크 전(前) 달라스시 시장, 환경보호국(EPA) 국장에 리사 잭슨 뉴저지주 주지사 비서실장, 유엔(UN) 대사에 수잔 라이스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00대 기업의 인력 채용 시 이력서에 사진과 이름을 넣지 않도록 하는 등 소수인종 차별금지를 촉구했다. 그동안 외국인에 배타적이었던 한국에서도 오바마 당선 이후 다인종·다문화를 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2008년 9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호를 위한 지원 혜택을 담은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이미 시행되었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아시아계 작가의 작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500대 현대미술가 중 12명이 인도인이며, 구겐하임 미술관은 아시아 현대미술 수집을 전담하는 부서를 운영할 정도이다. 제 3세계를 배경으로 한 비(非) 영미권 문학가들의 작품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주요 문학적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임수호·김화년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4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녹색선도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놓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 등 관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에너지 효율국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8. 녹색성장 정책 본격화

미국과 개발도상국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유럽과 일본 등을 대상으로 의무감축을 시행하는 현재의 교토의정서 체제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과 같이 의무감축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은 올해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같은 녹색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기후거래소와 시카고기후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10여 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는 2007년 640억 달러에 달했다. 2005년 100억 달러가 조금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여섯 배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 예를 들어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같은 곳은 2012년에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의무감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에는 배출권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도 2017년 2,545억 달러로 확대되면서 773억 달러 정도였던 2007년에 비해 세 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주요국은 ‘녹색선도시장'을 창출하여 선도자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도시장이란 기술이나 규제의 표준이 설정되는 시장으로 일단 표준이 설정되면 추후에 다른 국가도 이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표준을 설정한 국가는 향후 시장을 주도하면서 선도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선도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녹색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까?


- ‘New Apollo Project'를 통해 돌파구 찾는 미국

먼저 올 1월 출범한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본격화되는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경제위기도 극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부터 10년간 1,500억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면에서 1960∼1973년 인간의 달 탐사를 위해 추진되었던 ‘Apollo Project'를 상회하는 국책사업이라는 의미에서 ‘New Apollo Project'로 명명되었다. 2007년 가격기준으로 ‘Apollo Project'에는 96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 다양한 녹색 관련 정책으로 경쟁력 확보에 앞장선 일본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후쿠다 비전'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60∼8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고(高)효율 천연가스, 석탄, 화력발전, CCS, 태양광, 연료전지 등 에너지 효율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중점 육성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발전 또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본의 녹색기술지원 정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NEDO(New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라는 기구이다. NEDO는 우리나라의 에너지관리공단과 같은 조직으로 녹색산업에 대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 강력한 환경규제로 주도권 장악에 나선 EU

EU는 강력한 환경규제와 법 제정을 통해서 글로벌 녹색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등의 환경규제로 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 기업의 진출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EU 의회는 2007년 10월 자동차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40g/㎞에서 2015년부터는 125g/㎞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동차는 수입을 아예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역내에 있는 기업들은 2015년 이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즉 기술 확보 후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종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8년 7월에는 항공기에 대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2012년부터 역내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기를 대상으로 탄소배출 상한을 할당하고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이미 2007년 5월부터 IT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목적으로 ‘Project Big Green'을 시작했다. 자사(自社)를 포함한 전 세계 기업 및 공공기관의 IT 인프라 시장을 대상으로 녹색기술을 적용하여 총 42%의 에너지를 절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물류기업 DHL의 모(母) 기업인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Deutsche Post World Net)은 녹색사업기회 선점을 위해 2008년부터 ‘Go Gree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 및 연료사용 등을 통해 탄소효율성을 2020년까지 2007년에 비해 30%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의 탄소효율성은 단위 매출 당 탄소배출량을 의미한다. 또한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은 물류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탄소배출 절감 컨설팅 사업도 추진 중이다.


- 이지훈 /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0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자동차 산업은 2009년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트렌드 7.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
 

2008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피해가 2009년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위기는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실제 소비자의 구매력도 약화시켰다. 그에 따라 최종 소비재 시장 규모가 대폭 줄었고 유통, 부품·소재, 해운, 조선 등 최종 소비재의 전·후방 산업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업 대부분은 매출과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2009년에도 주요 산업의 경기는 정체되거나 지금보다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울한 1년이 될 전망이다.

 

2008년초부터 미국 자동차 빅 3(포드, GM, 크라이슬러)의 부실로 업계의 구조조정이 조심스럽게 언급되던 자동차 산업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잠재됐던 어려움이 일시에 표출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그동안 비교적 우량한 성적을 기록했던 도요타도 6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 볼 때 경기침체로 인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2008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가깝게는 미국 정부로부터 174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실질적인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이미 진행 중인 공장 폐쇄, 감원 등을 통한 감산과 자구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아트의 최고경영자 세르지오 마르시온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는 “한 해 550만 대 이상 생산하는 거대 자동차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 각 1개사,프랑스-일본 합작사,어쩌면 미국 회사 1개사와 일본과 중국, 그리고 또 다른 유럽 메이커가 생존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 경제위기로 기업들 고통은 장기화될 것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 국제정치학에서 쓰는 게임이론으로 두 대의 차에 사람이 타고 반대방향에서 서로의 차를 향해 달려드는데 이때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결국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기는 게임)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최근 세계 제 5위 업체인 독일의 키몬다가 늘어만 가는 적자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파산했고 반도체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가 4/4 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버틸 수 있었던 대만 업체와 최근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Qimonda) 등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업계 내 위상도 변화될 것이다. 또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경영 악화로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구글과 같은 우량 벤처기업도 경영 악화로 인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 간 산업 재편은 불가피

한편 기업의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해당 산업의 기업 간 위상 변화 및 산업 재편으로 이어진다. 실제 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 경영 여건 악화로 인해 진행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미국 상장기업 1,300개사의 우량 그룹인 상위 25% 중 40%가 기존의 우량 그룹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구조조정 이후에 산업 내 판도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은 공장 폐쇄, 브랜드 매각 또는 피인수 등으로 인해 규모가 대폭 줄거나 회사가 합병될 수도 있어 앞으로 ‘빅 3'라는 표현은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강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빅 3의 다양한 브랜드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 미국 자동차 빅 3의 구조조정 >

GM : 2012년까지 9개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며, Saab 및 Saturn 브랜드 매각 추진
포드 : 스웨덴의 볼보 매각 및 감원 등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유동성 추가 확보
크라이슬러 : GM과의 합병 논의 진행, 4개 공장 폐쇄 및 브랜드 수 10~20% 축소 검토


반도체 업계도 산업 재편은 불가피하다.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순위의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적자누적이 심각한 대만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 및 일본 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어수선할 때 기업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크지 않아 이번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의 위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 배영일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7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된 지금, 이 불황에 맞서 어떠한 도전과 응전의 자세를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각국 경제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등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렌드 4.  경기부양의 본격 추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각국 정부로서는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 등 금융·통화 정책만으로 경기침체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정책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했고, 영국과 유로지역도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었지만 신용공급 확대를 통한 실물경기 부양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금융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효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2007년 세계 경상GDP의 약 4%인 총 2조 2,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을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주택건설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신뉴딜정책'이라는 경기부양책으로 앞으로 2년간 약 8,190억 달러를 감세(2,750억 달러) 및 도로, 교량, 학교, 청정(淸淨)에너지 프로그램 등에 투자하여 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4조 위안(5,860억달러)을 주택건설(450만 호), 고속도로(51,000km) 및 철도(5,500km) 건설 등 인프라 건설과 지진피해 복구 등에 투입하여 2,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산업도시 건설 등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지원 등에 경상GDP의 33.2%인 1,267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트렌드 5. 국가자본주의 대두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선진국들의 구제금융 자금투입을 통한 은행 국유화 조치를 ‘국가의 귀환(The Return of the State)'으로 표현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하는 한편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동시에 국유화를 추진 중에 있다.

과도한 정부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의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특정산업 보호 등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이 지목되면서 정부측의 금융시장 규제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각국은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금융기관 및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은 AIG,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규제 감독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도 정부가 금융기관의 지분 및 위험자산을 매입해 주는 대신 금융기관은 금융시장 안정기금의 경영 통제를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EU도 신용평가기관의 책임과 윤리규정 제정, ‘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등에 대한 규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과 근로자가 정부측에 대책마련과 보호책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및 고용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다. 근로자 보호를 위해 공정무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오바마 미 행정부의 출범이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행정부의 자동차 3사에 대한 구제금융(174억 달러)은 정부 보조금을 제한하고 있는 WTO 기본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EU는 미국이 부당하게 자국 기업을 지원하면 WTO 제소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함에 따라 통상마찰이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 6.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모색

2008년 11월에 열린 G20 워싱턴 회의에서 20개국 정상들은 국제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5대 원칙을 채택하고 47개 이행과제를 선정했다. 현재 이행과제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리딩그룹(브라질, 영국, 한국)의 주도로 마련 중이다.

따라서 2009년에는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은 2009년 4월초에 열릴 예정인 ‘런던 2차 정상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금년 중에 금융기관 및 파생금융상품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투자은행 분야에서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지녔던 영미계 금융산업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금융파워의 주도권을 좌우할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은 미국과 신흥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타협점을 도출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선진국은 신흥국에 대해 자본제공 및 금융시장 개방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이행을 적극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국 등 신흥국은 자본제공이나 자국의 금융시스템 개혁에 앞서 국제기구에서의 권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IMF 등 국제기구에서 신흥국의 권한확대 요구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와 같은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영미계 금융기관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므로 미국 경기의 회복과 함께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다시 복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전문위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5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2009년은 세계 경제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불황'과 ‘응전', 그리고 ‘변화'로 요약된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9년 이슈가 될 세계 10대 트렌드를 짚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2/4분기 이후 점차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는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에 따른 자금 공급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2009년 한 해 동안 경기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던 중국 경제도 8%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1. 금융위기는 2/4분기 이후 진정


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과 국책 모기지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와중에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정부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에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아직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화 위험 등으로 금융위기의 공포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이 2009년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금융시장은 경색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해소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은 2008년 12월 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천명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기관의 안정과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금융 지원에 2,0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등의 매입에 6,000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권의 대출 억제에 따른 부작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08년 12월에는 일본도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고, 중국도 1년 대출금리를 5.58%에서 5.31%로 낮췄다. 2009년 1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에서 2.0%로, 영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했다.

2008년 12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구제금융자금의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통화정책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 정책실행 시기와 시차를 감안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4분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금융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쏠림현상이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회복을 위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위험회피 성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은행부문의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의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렌드 2.
실물경기 침체 심화, 신흥국은 외환위기 위험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계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신용 공급을 억제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여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 12월 5%에서 2008년 12월에는 7.2%로 상승했는데, 2009년 말에는 8%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년 10월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대비 44.7% 감소했고 2009년에도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미 15~20% 하락한 미국,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오던 중국 경제도 2009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을 통해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8%의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와 핵발전소 건설 등 국책사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급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급감하고 기업 도산으로 민간투자까지 대폭 감소할 경우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만으로는 성장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8%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진국 시장의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자산부채 구조조정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외환보유액에 비해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여서 외환위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3.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하반기에 상승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유발했던 투기자금이 자원시장을 이탈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까지 겹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상반기 중에 한때 배럴당 30달러 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로이터-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는 2008년 말에 비해 10% 정도 추가로 하락하는 등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국면을 벗어나게 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증가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상반기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에는 5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개발을 위한 신규투자는 연기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한 분석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회사들의 신규 유전 개발과 설비개선 등 공급확대 투자는 1~2년간 60% 이상 축소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쉐브론, 영국의 로열더치셀 등은 2009년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해야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도전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 경제의 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내부에서의 구조조정 압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파묻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 박현수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7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또는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입지가 달라질 것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 시작된 2009년은 한국 경제 전반은 물론 기업 경영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불황이 초래할 여러 가지 경영상의 위험과 난관 속에서도 상당수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혹은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번 불황이 끝난 이후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이 명암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 중에도 경영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변신에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수익성 악화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제지, 가전, PC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던 비관련 다각화 기업이었다. 1990년대 초의 위기 극복을 통해 서비스 중심의 IT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성공한 IBM도 위기 당시에는 하드웨어 제조·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들도 1997년에 겪었던 외환위기라는 경험과 함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기업 역량을 바탕으로,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단기적 접근에 매몰되지 않고 불황기 이후를 보는 전략적 기회 모색을 상당수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선된 한국 기업의 기초 체력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적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이를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재무적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보수경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만큼 낮은 부채비율, 충분한 현금성 자산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것이 불황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해 본격적인 현금 확보 노력을 시작했다. 외부차입이 거의 없던 미국 IT 장비업체 시스코사(社)가 이미 2008년 2/4분기에 약 4억 3,000만 달러를 차입했고, 동년 10월에는 GE가 워렌 버핏으로부터 30억 달러 유치 및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조달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도 그 영향력의 크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번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재무 안정성 유지를 주요 관리지표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꾸준히 펼쳐 왔던 국내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 가격 하락이나 매출의 감소에도 상당 기간 동안 버텨 내면서 필요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들이 불황기가 지난 이후에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 노력에서 앞서 간 국내 우량 기업들에게는 경영 환경 악화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불황 대응 전략의 다양성 확대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구조 개편, 내핍경영 등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조치들에 더해, 소속 산업의 특성과 기업별 역량을 반영한 공격 전략을 함께 구사하는 기업들이 다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한국 기업들의 재무적 유연성이나 유·무형 자산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어 기업의 복원력(resilience), 즉 불황기 도래로 인한 외부적인 충격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이 전체적으로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은 실제 불황이 닥쳤을 때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들 우량 기업은 향후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기존의 경쟁 우위를 보다 공고히 하거나,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불황 대응 역량이 부족한 기업은 우선 생존에 무게 중심을 둔 수비 경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무적 유연성과 소프트 역량을 중심으로 측정한 한국 기업의 복원력, 즉 불황 대응 역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6년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3 이상, PBR(Price Book-value Ratio: 주당 순자산 비율)이 1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7.4%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 상반기에는 31%로 증가했고, 재무적 건전성과 소프트 역량이 모두 열악한 기업의 비중은 47.4%에서 23.9%로 감소해, 한국 기업의 전체적인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의 숫자가 많아진 만큼, 2009년 경영 환경 악화를 맞게 된 기업들이 다양한 대응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사분면에 속한 기업이 생존을 위한 현금 확보, 제휴 파트너 물색 등 한정된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반면, 1사분면에 속한 기업들은 기존 산업 내에서의 위상 공고화를 위한 M&A나 미래를 위한 투자 등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1사분면에 해당하는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 같은 수비 일변도의 대응보다는 R&D 및 마케팅 관련된 투자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국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해당 산업 내에서 지위를 공고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를 글로벌 판세 전환의 기회로 활용

이번 불황이 지구촌의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스케일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며, 여기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한국 기업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해외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엔고 등의 이유로 인해 일본 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0% 감소한 바 있는 소니가 2008 회계연도에 1,000억 엔 정도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국내 기업들 역시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상당수 우량 기업들에게는 지금의 불황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판도를 바꾸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국 모토롤라가 경쟁력 약화로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가 미국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나 미국 자동차 Big 3가 고전하는 가운데 현대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처럼, 시장 상황 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 간 경쟁 상황도 글로벌 업계 판도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기초 체력과 경영 능력을 토대로, 특히 최근 일본 경쟁 기업들의 부진을 기회로 승화시켜 경영 환경 악화라는 악재를 판세 변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기업 CEO들 역시 다가올 불황의 위기에도 수비 경영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해외 기업 M&A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예컨대 삼성, 포스코 등은 M&A를 2009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채택하고 해외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8년 하반기에 이미 미국 샌디스크사(社)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며, 포스코는 동년 10월 일본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약 4조 원 규모의 브라질 철광석 광산 지분 인수를 감행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의 우량 기업들은 변동성이 매우 커진 불황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면서 향후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강한수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6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최근 많은 기업의 히트 상품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을 창출할 수 있다.


조직창의성의 의미와 유형

창조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조직창의성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이란 개인의 개성이나 튀는 행동보다는 규율과 협력이 중시되는 곳으로 창의성과는 일부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충을 극복하고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21세기 기업의 핵심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경영은 어렵게 생각하면 끝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천지창조만이 창조라고 한다면 창조는 감히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남이 안 하던 방식, 나만의 색깔을 넣어서 조금만 새로운 측면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일종의 창조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창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활동을 구분하는 유용한 도식이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케리 운스워스(Kerrie Unsworth)가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회 저널인 지에 발표한 논문 (2001)의 도식에 따르면 조직창의성은 자발적이냐 지시에 의한 것이냐, 닫힌 문제냐, 열린 문제냐의 기준으로 다음의 넷으로 나뉘어진다.

1) 기대 창의성(expected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로서 조직이 공식적으로 지시한 경우, CEO 지시에 의한 조직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
2)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상사의 지시에 의해 수행하는 경우
3) 기여적 창의성(contribut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4)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과거 우리 기업은 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시에 따른 창의성 발현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거둬 왔다. 특히 기대 창의성의 경우 CEO의 의지를 받아들여 전사 차원에서 형성된 T/F가 제한된 시간 내에 핵심 과제를 성공시키고 이를 통해 기회 선점을 주도하는 것은 우리 기업만의 독특한 강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창의성의 유형이 경영진의 지시에 의한 것보다는 밑으로부터의 자발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GE, 구글, 애플의 히트 상품들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영진이 방향을 제시하고 전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밀고 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기업의 문제점은 창조적 역량이나 추진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아이디어 창출 및 실행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 관리 전략

결국 향후의 조직문화 전략은 어떻게 하면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을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으로 확대 발전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작은 개선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 넘는 파격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이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조직은 작은 창의성에서 큰 창의성까지, 그리고 참신한 발상에서 현실적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력까지 다양한 창의성의 스펙트럼을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창의성의 발원지가 조직의 상층부만이 아니라 전 계층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은 소수 엘리트만이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조직창의성 구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물론 회사의 전략적 초점을 받는 큰 창의적 프로젝트에 모두 다 참여할 수는 없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디즈니의 경우 테마파크의 기획, 캐릭터 창출 등 전략적 과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달리, 시설/안전관리, 고객 대응 등을 담당하는 일반 직원의 경우는 엄격한 규정과 매뉴얼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직원들도 자기 직분 내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들은 작은 창의성, 특히 상사가 지시하지 않은 자기 업무의 독자적 차별화, 즉 기여적 창의성(contributory creativity)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대문호가 나오려면, 개성 있는 아마추어 작가군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이백과 두보를 낳은 성당시대(盛唐時代)에 내로라하는 시인만 1만 명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조직원이 일사불란하게 군기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특정 연구실, 특정 조직만 경이적인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성이 존중받고 박수받는 조직 풍토, 프로와 아마추어가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 창의적 성과를 달성한다.


작은 창의성 실천에서 킬러앱 창출로

“나폴레옹의 군대에서는 졸병도 나폴레옹이 된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병사들을 지시에 복종하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지 않고 전략과 전술의 실행자로 존중했음을 의미한다.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임직원을 만들려면, 우선 회사의 중요 정보가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임직원이 도구가 아닌 주체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조직행동론에서는 임직원 간 관계의 질, 상호 존중,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가 창의성의 전제조건이라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킬러 애플리케이션: 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은환 /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2. 11:29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불황 속에서도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가족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소비심리에도 기존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계층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유층의 소비심리마저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부유층도 이제는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이고 가격 대비 효용을 신중히 판단하여 소비하는 추세이다. 부유층의 지갑이 닫히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이나 수입차 업계의 마케팅 노력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세일 기간을 늘리고 할인 폭을 강화하여 전년대비 4~13%의 매출 상승을 달성했으며, 수입 자동차 역시 대대적인 판촉을 통해 전년 대비 15.5%의 판매 신장세를 기록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성향이 높지만 소비심리 불안으로 구매 갈등을 느끼는 부유층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가격 대비 효용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여 합리적 소비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유층의 소비가 사회적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사치를 즐긴다고 보는 시선으로 인해 더욱 지갑을 열기 어렵게 만드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한해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사회 전반에 퍼진 절약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 제품에는 소비욕구를 억제하지만 약간의 사치로 삶의 위안과 만족감을 찾을 수 있는 제품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제품의 소비는 줄이더라도 자신이 특별한 가치를 두는 제품만큼은 고가의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는 그 제품을 통해 남들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고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불황 속에서도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남성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명품 시계 판매는 오히려 급증하여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백화점 시계 매출은 전년 대비 45~70% 증가하였다.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구매력 있는 남성들이 명품 시계를 자신의 패션 감각을 보여 주는 필수 아이콘으로 인식하여 기꺼이 구매한 것이다.

젊은층의 개성 표현 상품인 개인 디지털 역시 프리미엄 상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9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2'는 70만 원대 이상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7주만에 20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넷북 등 저가 노트북의 열풍 속에서 200~300만 원대의 초고가 노트북의 판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가 브랜드의 소품을 구매하는 현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는 ‘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는 이러한 작은 사치를 설명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 위축으로 화장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지만, 립스틱 매출만은 유일하게 경기 변동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 직후 찾아온 불황기에 립스틱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백화점의 패션 아이템 매출에서도 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반면 패션잡화 매출은 16.5% 증가하였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스카프, 스타킹, 선글라스 등의 소품을 소비함으로써 대체하는 이 같은 소비 경향은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

불황기에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사람들이 구조조정의 파고 속에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가족 중심의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제일기획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인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소비자의 대다수가 ‘가족을 위한 소비(75%)와 자녀를 위한 소비(80%)는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이나 통신상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가족단위의 상품을 출시하고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을 표현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08년 유행어 중 하나인 ‘staycation(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은 경기침체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비용으로 휴가를 보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가족 중심의 여가생활 트렌드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콘셉트의 닌텐도 ‘Wii'는 미국에서 11월 중 200만 대 이상 판매되면서 전년 같은 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06년 출시 이래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였다.

과거 일본에서도 불황기에 가족지향에 여가지향, 자연지향 성향이 더해지면서 전반적인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SUV 차량 판매가 급증하였으며 도쿄 디즈니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근거리 여가 상품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버드대학의 존 켈치 교수는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적은 비용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중심 지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지출 중에서 특히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녀교육에 관한 소비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 관련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자녀 수가 적고 맞벌이가 증가하면서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에 자녀를 위한 제품에는 가격에 크게 민감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모 두 명과 조부모 네 명이라는 뜻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식스 포켓 키즈(six pocket kids)라는 용어는 아이를 위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구매력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일반 가전 등의 내구재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도 자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아이들에게도 직접적인 마케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자녀에게 마음이 약한 부모들의 지갑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홍선영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0. 13:51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소비자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저가격을 내세운 유통 모델 등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가치소비패턴의 정착

불황이 금융을 넘어 실물경제에까지 전염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우울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심리적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되던 이 같은 실속형 소비가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합리적 소비문화의 한 형태로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속형 소비패턴이 확대되는 이유는 남녀노소 전 계층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불황기에는 가격 대비 가치를 꼼꼼히 비교하고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활용하려는 알뜰형 소비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뉴미디어 확산의 영향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생필품과 같은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지 않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까지도 사용 후기, 전문가 및 일반 사용자의 평가 등 사전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이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구매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합리적 소비패턴은 미국·일본의 소비시장을 비추어 볼 때, 과거 많은 불황과 호황의 파고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이 불황에 대한 ‘소비학습'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낮은 가격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까지 원하는 불황기 합리적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과 제약 하에서 차별적인 소구 포인트(appeal point)를 개발하여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주효할 것이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인터넷, 오피스 등 핵심기능으로 특화한 ‘넷북(Netbook)'의 세계적 인기는 이를 반영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부상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복잡한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한 ‘유니클로'와 ‘자라' 등의 패션 브랜드가 저가이면서 빠른 재고순환으로 늘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획,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관여하며 생산원가를 낮추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에 있었다. 이들 브랜드는 이제 ‘저가품'이 아니라 부유층도 갖추어야 하는 ‘베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상품, 서비스, 혜택을 먼저 제공하고 가격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장치한 비즈니스 모델도 눈에 띈다. 무료로 제품을 빌려주되 제휴한 금융기관의 카드를 발급받게 해 일정액수를 사용하면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렌탈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입금하게 하는 ‘페이프리(pay free)' 모델은 최근 불황기를 타고 등장한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저가격을 내세운 새로운 유통 모델들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에서 백화점과 대형양판점이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매장 축소와 합병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다양한 저비용의 소매 혁신 모델이 등장하여 이제 백화점, 할인점 등의 대형유통망에 대항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100엔숍'으로 유명한 ‘다이소'로 대표되는 균일가 매장이나 생필품을 엄선해 특정 브랜드로만 초저가에 판매하는 초저가 할인매장(hard discount store) 등이 향후 주목할 만하다.

 


불황은 ‘신뢰 쌓기'에 적기

다양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황기에는 ‘가격'이 절대적인 소비기준이 아니라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가 더 중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주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여 오래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무의식적 불안회피형' 소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기획이 2008년 10월에 조사한 불황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비율이 56.4%로 ‘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한다'(43.6%)보다 높았다. 단순히 가격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 소비성향은 선진 소비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국 KPMG(기업세금, 세무전략 및 금융자문 전문업체)가 2007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인 소비성향을 보이지만 한편으로 ‘환경문제', ‘제품 안전성', ‘제품 원산지' 등의 특정 가치를 확연하게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소비심리는 각종 안전과 환경, 먹거리 파동이 자주 불거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불황기에는 가격이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상품가치 측면에서 볼 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파괴 효과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결국,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광고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8년 미국 맥그로힐연구소는 불황기 광고 활동과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불황기(1981~1982년)에 광고비를 유지 또는 증가시킨 기업들의 매출이 5년 후(1987년) 3.75배 증가한 반면, 감소시킨 기업은 1.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불황기에 전개한 마케팅 노력이 추후 경기회복에 큰 동력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불황기를 오히려 신뢰 형성과 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0. 13:5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1997년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10여 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10여 년 전 대다수의 한국 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감내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일까. 상당수 기업들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위기의 진행 상황을 상당 기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최고의 안전판'이란 인식 아래 현금 중시형 보수경영기조로의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용 감축과 현금 확보를 위한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경영기조는 피할 수 없는 대세(大勢)

2009년 한국 기업의 경영기조는 ‘보수경영'이 확연히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성장기조로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구체성을 띄며 신사업 추진에 대한 CEO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함께 M&A 등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시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CEO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증대시켜 이러한 공격적 경영 전략은 쉽게 추진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은 1997년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10여 년 만에 치솟는 환율, 유동성 문제 등과 직면하면서 ‘IMF 트라우마(trauma)' 증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현시점에서는 생존과 안정 위주로의 경영기조와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트라우마란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의미하는 의학 용어로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받는 사고를 경험한 후 동일 사고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행동에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정신적 장애를 의미한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다수의 한국 기업은 사업 철수와 매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당했다. 물론 1997년의 상황과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황은 다르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한 대다수 한국 기업에게는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잠재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투자에 주력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상당수 기업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위기의 진행 상황을 상당 기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전 산업으로 진행되는 자산매각, 사업 구조조정

실물경제의 위축과 환율의 불안정성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에게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최고의 안전판'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불요불급한 비용 지출과 부채비율 등을 최대한 줄이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금 중시형 보수경영기조로의 움직임은 한국 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며 이미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재무구조를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보수경영기조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비용 감축과 현금 확보를 위한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수출 시장에 대한 글로벌 전략 재점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미국, 유럽, 중국 등 한국 기업의 주력 수출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개도국 시장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글로벌 실물경제권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 등 한국의 수출 주력 산업 및 기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과 실행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하반기부터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 그림기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대상국은 중국이다. 2002년 이후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경제의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실질 GDP가 1%p 하락할 경우 대(對) 중국 수출은 2.5%p 감소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중국에 대한 섬유, 석유화학, 전자 등 가공무역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던 국내 기업들의 대(對) 중국 투자가 위축되면 필연적으로 국내의 설비투자 감소 및 고용 감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과 경쟁 중에 있는 글로벌 기업 역시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몸집 불리기 위주의 성장 전략에서 내실 위주의 전략으로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자금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한국 기업은 이 기회를 새로운 성장을 향한 글로벌 전략의 일대 전환기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 속, 미래를 향한 투자가 요구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다수 기업이 수비 위주의 경영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일부 업종과 기업은 성장을 향한 투자 활동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장기 불황이 예고되면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고,대기업들도 자체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부문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그룹 관계사들의 사업부문 또는 회사 자체를 인수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2009년 한국 기업은 보수경영기조라는 큰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항이 있다. 바로 단기적인 위기 극복 차원을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한 기업 경영의 방향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현재 한국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과 중요 직책에 있는 임원들은 거의 대부분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을 경험했을 것이다. 요지는 당시 구조조정의 경험을 토대로 ‘실패의 자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눈앞에 닥친 당장의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현재 새로운 사업이 될 수도 있었던 미래성장동력까지 훼손했던 것은 아닌지 자문이 필요하다. 또한 구조조정은 위기가 닥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 문지원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9. 20:07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의 체질에 맞는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이 전 세계적인 불황을 몰고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에 들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급속히 전이되면서 선진 경제의 침체를 가져왔고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역시 불황의 충격에 빠지고 있다.

불황은 모두에게 고통을 주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거품이 꺼지며 기업 판도가 크게 바뀌어 왔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미국의 IT 버블이 꺼지면서 미국 상장기업의 고성과 기업 중 40%가 탈락되었고(맥킨지), 우리나라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고성과 기업의 2/3가 탈락하고 말았다(삼성경제연구소).

이와 같이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침체기에 몸을 도사리면 뒤에 다가올 호황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노키아는 불황기에 이동통신시장에 집중,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사업구조를 전환할 시기를 놓친 코닥과 컴팩은 경기가 살아난 뒤에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불황기 기업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그 성공 전략을 살펴보자.


불황기 공통 전략은 구조조정과 전략적 비용절감

불황기에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힘쓴다. 핵심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데 이때 비주력사업뿐만 아니라 주력사업도 매각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전략적인 비용절감에 주력해야 하는데 단기적 효과만을 고려한 비용감축은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래 성장에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2001~2003년에 미국 자동차 빅3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기를 넘겼으나 체질개선 및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여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다. 반면 도요타는 고가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개선하여 절감한 28억 달러를 R&D에 투자하여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비용삭감과 실적 개선은 다음과 같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기업 실적의 90%가 10%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에 비해, 비용의 90%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90%의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구루였던 피터 드러커는 ‘실적을 내는 사업은 일반적으로 자금이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비용을 삭감하면 실적을 올릴 수 없다.'라고 하며 일률적인 비용 삭감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연역량별로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구사

이러한 공통 전략과 함께 유연역량의 네 가지 유형별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유연역량이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재무적인 여유(현금)와 전략적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프트 경쟁력(브랜드, 디자인, 기술과 같은 무형자산)을 의미한다. 이 유연역량은 사전에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먼저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이 모두 양호한 그룹은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 불황은 좋은 매물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므로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계 1위의 철강기업인 아르셀로 미탈은 다수의 광산을 확보하여 원자재를 저가에 공급받고 철강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대형화를 추진하여 급속히 성장하였다.

 

둘째, 재무 유연성은 괜찮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여 체질 강화에 주력한다. 성광전자는 외환위기 직후 ‘쿠쿠' 브랜드를 출시하여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국내 압력밥솥 시장 1위로 등극하였다.

 

한편 불황기에는 싼 값으로 브랜드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자사가 부족한 소프트 경쟁력을 M&A를 통해 보완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2008년 6월에 고디바(벨기에), 페레로 로쉐(이탈리아) 등과 더불어 명품 초콜릿으로 유명한 길리안(벨기에)을 1,700억 원에 인수하여 프리미엄 초콜릿 생산 라인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고자 하였다.

셋째,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 모두 부족한 기업은 생존을 위한 재원 확보가 최우선이며 자력 생존이 어려우면 제휴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 1998년 하이트맥주는 미국 투자회사 캐피털그룹에 3,000만 달러의 무(無)의결권 우선주 전환사채를 팔고 1999년에 덴마크 칼스버그 그룹에서 외자 1억 달러를 유치하여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으로 재무력은 약하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소프트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략적 신축성을 확보하여 지속성장을 추구한다.

IBM과 HP는 그 좋은 사례이다. 먼저 IBM은 강력한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변신에 성공하였다.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로 시장이 침체되고 PC 가격의 하락으로 제조 분야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핵심분야를 지속적으로 매각함으로써 재무력을 회복했다. 또한 2002년에 하드디스크 부문을 히타치에, 2004년 PC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여 ‘하드웨어 회사'에서 지식 기반의 ‘서비스 회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하였다.

 

다음으로 HP는 기존 PC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부활하였다. IBM도 철수하고 델사도 고전하던 PC업계에서 HP만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바로 ‘와우(WOW; 대성공, 열광시키는 상품)'에 있다. CEO 토드 브래들리는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와우'라고 강조하며 디자인을 강조한 PC, 눈길을 끄는 독특한 광고 등을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했다. 또한 혁신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가격의 인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전략을 구사하였다.


자신감을 갖고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 펴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앞에서 소개한 유연역량별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종년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22. 14:45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서적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 형태로 소비 트렌드가 옮아가고 있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예외 없이 히트 상품은 존재한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보다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2008년 소비 트렌드, 그 특징을 살펴본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보유한 자산가격의 폭락, 극심한 고용불안 등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은 여느 해보다 착잡하다. 불황으로 인해 국민들이 받았던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2008년 소비 트렌드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불안한 현실로 자기방어적 소비 성향 보여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전문가와 일반인 1만 351명을 대상으로 2008년 히트 상품의 69개 후보군을 선정하고 이 중 10대 히트 상품을 선정한 바 있다(참고로 선정한 10대 히트 상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했으며 ① 촉각형 휴대폰 ② 베이징 올림픽 스타 ③ 교통요금 결제서비스 ④ 인터넷 토론방 ⑤ 베토벤 바이러스 ⑥ 리얼 버라이어티 쇼 ⑦ 닌텐도 Wii ⑧ 넷북 ⑨ 기부 ⑩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선정된 10대 히트 상품을 포함하여 상위에 랭크된 히트 상품군을 분석한 결과 2008년에는 적극적인 소비 트렌드가 걷히고 제품(식품, 가전, 의류)과 서비스(TV 프로그램, 카드서비스 등) 전반에 걸쳐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소비 목적에 따른 정서(Mind), 재산(Wealth), 건강(Health),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2008년은 과거와 차별적인 성향을 보였다.

우선 정서적인 측면(Mind)에서는 ‘정서적인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재산(Wealth)에 대해서는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Health) 측면에서는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인 형태로 관심사가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사의 전환으로 야기된 2008년 소비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즉각적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관심

첫째, ‘상호작용적 재미 추구'이다. 소비자들은 과거의 단순한 즐거움보다는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터치스크린과 중력 센서를 탑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햅틱폰이다. 단순한 터치가 아니라 만지고 잡아끄는 일련의 동작 등 다양한 방식의 터치로 구동된다. 한편, 터치에 대한 휴대폰의 반응도 다양한 진동과 사운드를 차용하여 과거에 전자기기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편안함과 친근함을 제공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리모컨과 온몸을 움직이며 조작할 수 있는 체감형 게임 방식을 차용한 ‘Wii'도 상호작용적 재미라는 속성을 추가하면서 남녀노소로 사용자 계층을 넓혀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디자인을 빠르게 변경하면서 참을성이 없어진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패스트 패션(자라, 유니클로 등)의 인기도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합리적 소비패턴과 의미 있는 지출 늘어

둘째,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지출'이다. 웰스케어(Wealthcare)의 초점이 ‘큰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로 전환되었고 소비 패턴도 이에 동조하는 합리적 소비 패턴을 보였다.

실제로 2008년 히트 상품 조사에는 2003년부터 꾸준히 선정되었던 재테크 상품(재테크 서적, 주택장기대출,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 판교, 펀드 등)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 보수적인 트렌드 속에, 최근 소비는 저렴한 가격에 확실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만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했다.

즉, 과거 저가형 소비를 추구하는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던 실속형 소비가 불황기를 거치면서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소비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노트북의 1/4 가격이면서도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도록 휴대성은 높이고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일부 게임 등 기본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넷북의 열풍과 도로 통행요금과 통과시간을 줄여 주는 ‘하이패스', ‘교통카드서비스' 등의 인기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합리적인 지출 트렌드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사람에 대해 지갑을 여는 ‘의미 있는 지출'경향도 나타났다. 불황이 심해질수록 어려운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선진국형 소비 패턴이 등장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문근영, 김장훈,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연예인들의 기부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넘어 스스로도 이 같은 소비에 동참하고자 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안심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폭

셋째, ‘안전성 추구' 트렌드이다. 국내외에서 식품관련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증폭되었다. 웰빙이나 뷰티에 앞서 우리 몸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국가 중요 현안이었던 쇠고기 문제와 각종 먹거리 파동을 반영하여 한우(제품부문 4위)나 각종 유기농 식품(제품부문 5위)이 히트 상품에 선정되었으며 서비스 기타 부문에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및 멜라민 파동에 대해 국민적 토론이 진행된 인터넷 토론방(비제품부문 3위), 각종 먹거리 파동을 비롯해서 소비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점을 폭로하고 안전한 소비 방법을 제공해 주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비제품부문 7위) 등이 선정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원산지뿐만 아니라 가공처, 품종(유전자 조작여부 등), 성분 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먹거리 뿐만 아니라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비해 일정 회비를 내면 원스톱 상조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상조보험 서비스(비제품부문 8위) 등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과 개성소비를 만족시키는 마케팅 해법 찾아야

국내 소비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비자들이 각자의 주관에 따라 개성을 소비하는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기 히트 상품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소비심리는 자명하다. 불황 속에 소비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점점 급해졌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빠르게 얻길 원하며, 딱딱한 가면 뒤 상처받은 속살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2008. 12. 19. 12:46

2008 CRM 업계 Trend

 
2008 CRM 업계 Trend

 

 

최근 미국의 저명한 Research Company Gartner Group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CRM 시장은 Software부문을 기준으로 2006 66 달러 규모에서 23.1% 증가한 81 달러 규모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는 2000년도 들어 평균 성장률 12.6%(IDC 추산)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그간 US 달러화의 약세 영향으로 미국계 회사의 해외 매출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더라도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로 이해할 있다.


지역별로는
북미 지역에서 전체의 53.4%, 서부 유럽에서 31.8%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나머지 지역에서의 CRM 매출은 전체 시장의 15% 차지하여 비중이 크게 차지하지는 않지만, 중에서도 동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은 2007년에 전년 대비 4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장조사기업인 KRG IT시장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CRM 시장은 2007(890억원) 비해 9.0% 성장한 97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Software License 매출 기준으로 시장 규모는 계속 하락/정체하는 추세에 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n   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n   : 1. 국내는 연도 상반기 Software License 매출 기준
    2.
해외는 연간 CRM 전체 시장(Solution, Consulting, 유지보수) 기준

 

우리나라의 CRM 관련 시장은 90년대 .후반부터 해외 컨설팅 솔루션 회사들이 용어와 기대효과( : 신규고객 획득 비용은 기존고객 유지비의 10여배, 기존고객 이탈률 5% 감소시 Profit 2 증진 )들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IMF전후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상황과 맞물려 CRM Silver bullet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 초반, 통신과 금융사를 중심으로 각종 IT 솔루션 도입 붐을 이루었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 이후, 이러한 경쟁적 IT 솔루션 도입 결과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자 이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 확산되어왔던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원인을 생각해볼 있겠지만 가장 요인이 뚜렷한 목표의식과 자사에 맞는 전략 없이 업계 추세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이루어진 경쟁적 IT 솔루션 도입이라고 있다.


CRM
개념에 관해 광의, 협의로 다양한 정의가 있는데 고객과 관련된 자료(내부DB, 외부DB, 조사데이터 ) 수집.분석하여 고객의 특성을 찾아내고 이에 맞춘 마케팅을 계획.실행하는 고객관리 기법이라는 전략 관점의 정의를 통해 이해할 있듯이

산업/회사 입장에서 고객 특성을 알아내어 어떠한 전략적 행동을 취할 있는가?’라는 질문에 먼저 대답을 했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인식이다.


다행이
2000년대 초반 대대적으로 CRM 도입했던 금융권과 통신 산업에서는, 먼저 도입했던 체계에서 이루어진 학습효과와 이를 통해 새로이 도출된CRM 니즈(NEEDS) 기반으로 체계에 대한 Update Upgrade 노력이 한창 진행 중이다.

 

내년 광고주의 예산책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 마케팅 자원이 매우 긴축될 것이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IMF 전후해 붐이 일었던 CRM 이제는 미국발 금융위기 상황에서 대두되고 있는 한정된 자원을, 가치 있는 고객에게 집중하여 보다 과를이라는 중차대한 목표를 달성하는 크게 이바지 있는 기반이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i-alliance.co.kr

2008. 12. 19. 00:25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내수침체로 인한 장기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2009년 중 한국 경제 심각한 경기침체 예상

4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상승세가 꺾이고, 월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였으나, 경기는 급랭하였다. 연중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출은 10월에는 8%대로 둔화되더니, 11월에는 18%나 감소하였다.

내수도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10월 중 소비재 판매는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 폭인 3.7%나 감소하였다. 또한 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문제 등 주택 경기침체로 건설 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양상을 나타내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에서 4분기에는 1%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대 초반으로 하락

2009년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한편, 세계 경제의 악화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금리 상승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확대시켜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가 하락은 경제 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역(逆)자산 효과로 소비여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2006년 이후 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식투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점차 상승하여 주가 하락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의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증가시킨다. 국내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는 2008년 6월 말 현재 1,088억 달러로 기업 외채가 급속히 늘어나기 이전인 2005년 말에 비해 60% 이상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기업의 투자 자금 확보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한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세 번째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2001년에 ‘세계 IT버블 붕괴'라는 대외 충격으로 첫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는 대외 여건의 악화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3.8%에 그쳤다. 또한 2003년에는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후유증으로 두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가계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계 부실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1.2% 감소하였다. 이러한 내수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은 3.1%로 하락하였다.

2009년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두 차례 경기침체 시기의 복합형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2003년의 ‘가계버블 붕괴'와 같은 충격은 아니지만, 내수는 장기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자리 창출 수가 평균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소비여력이 약화되고 있고, 66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다른 축인 투자에 있어서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 형태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2%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둔화로 그동안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08년 6.0% 포인트에서 2009년에는 3.4% 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중 2.1% 포인트에서 0.6% 포인트로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에 기대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의 개선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축소되어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 물가 급등세도 진정되어 소비여력의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다. 특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건설대책',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등 금융 불안 완화와 실물경기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한 이후 일본, 중국과도 통화스왑을 추진하는 등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금융권에 원화 공급을 확대하여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11조 원의 공공지출 확대, 3조 원의 세제 지원 등 총 14조 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경기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예산안을 기존 안 대비 10조 원 증액된 283.8조 원을 새로 편성하였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09년 재정적자 규모는 21.8조 원으로 GDP 대비 2.1%가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투기지역 해제, 양도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 해제로 금융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발표된 대책을 포함하면 총 33조 원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게 된다. 정부는 다양한 경기 활성화대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상승시키고, 취업자 수를 7~8만 명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책이 경기부양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 등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위기의 전 세계적 확산과 실물경제로의 빠른 전이라는 현 상황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충격이다. 충격이 큰 만큼 과거의 틀에 구애받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참신한 발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금융 부문에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복원하여 가계 및 중소기업 등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수혈받도록 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여 신속하게 필요한 부문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집행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력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해 줄 것이다. 내우외환의 충격을 내적 체질 개선으로 극복해야 한다.





- 황인성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4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휴대폰, 반도체, 가전 등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은 이미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며,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는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전망이 좋지 않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반도체는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IT산업, 전통 주력 산업, 서비스산업의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 예상

2009년 업종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및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조선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TV와 휴대폰, 자동차 등 각종 소비재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소비재에 이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화학 등의 부품소재도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물동량이 줄자 조선의 신규 발주도 거의 실종되었다. 이전의 경기침체와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주택과 자동차 등 금융을 융통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고가 제품의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판매부진은 신규 투자의 의욕을 꺾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해 왔다. 반도체, 조선, 건설 등 현재의 주력 산업은 대부분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인재를 양성하여 호황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통해 선두그룹으로 부상해 왔다. 경기침체라고 해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위기극복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IT, 전통 주력, 서비스의 3개 업종군으로 나누어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전반적인 부진, 기업별 명암이 뚜렷해지는 IT산업

정보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으로 구성된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기기는 세계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국내 제품의 품질 및 비용 경쟁력 개선을 배경으로 2009년에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9년은 3세대 휴대폰 및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린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수출 감소를 경험한 정보기기부문은 2009년에도 생산 및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넷북 등 저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은 시장여건이 좋지 않지만 경쟁사의 설비투자 축소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되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이 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 투자, 공정기술력 등에서 앞서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산업은 평판 TV의 성장 모멘텀 약화로 전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2007년까지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LCD TV는 보급률 진전과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08년에는 23%, 2009년에는 1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2009년 세계 LCD TV 수요는 당초 1억 3,000만 대 수준에서 1억 대를 약간 넘기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2009년부터 성숙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 온 노트북 PC, LCD 모니터, 평판 TV가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미흡하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60% 이상의 비중(대수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09년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패널의 성장률(금액기준)은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시기를 맞은 전통 주력 산업

2003년 이후 5년간 계속된 발주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9년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수주 급증 현상이 이미 2008년부터 반전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주를 기록했던 2006~2007년의 계약분이 본격 인도되면서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여건 악화와 원자재비용 증가, 원료공급 차질 등으로 일부 중소형 조선소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된다. 유가 급등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전 세계 자동차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판매 급감과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미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구제금융지원에 목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고용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자동차산업의 경쟁과 무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과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석유화학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하강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동산 저가제품의 출시 본격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에게 2009년은 원가절감과 수출선 다변화 및 체질강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비스산업의 부진 심화도 우려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둔화가 실물 부문에 본격적으로 파급되면서 2009년 유통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미국의 가전양판점 ‘써킷시티'가 파산보호신청을 냈고 불황기를 맞아 대부분의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저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불황기를 맞아 유통업체들이 어떠한 마케팅을 펼칠 것인가가 2009년 유통산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건설부문은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와 SOC 예산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에 힘입은 해외건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원유가격 하락과 경쟁심화로 증가율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재편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

글로벌 경기침체는 종종 세계적인 차원의 업계 재편을 후폭풍으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가치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경쟁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향후에 이어질 업계 재편을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2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새해를 앞두고 세계 경제계는 암울한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2008년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위기의 정점은 한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경기침체 본격화

세계 경제는 2007년까지 ‘고성장-저물가'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8년 들어 고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저물가 기조가 깨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성장세마저 급격히 둔화되었다. 이로 인해 2008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의 3.7%에서 2.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지배하는 암울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8년 그 강도를 더해 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 상태로 몰아넣었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금융위기의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 경제권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흥개도국의 경우 금융위기와 선진국 경기 하락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세계 경제는 IT 버블 붕괴 시보다 낮은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져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정부의 역할이 중시되는 국가자본주의가 득세

내년에도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금융시장의 축소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레버리지(Leverage)를 활용하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자산의 버블을 형성하고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크게 기여했던 선진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반대로 레버리지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선진국에 이어 신흥시장에서도 자산 디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극복과 경기부양을 위해 국가의 시장 개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림잡아 내년 한 해 동안 약 6조 5,000억 달러 이상의 국가 예산이 주요국 정부에 의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가 한동안 득세할 것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주요국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의 국유화 조치를 지속하고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2008년 미국 선거는 세계 경제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오바마와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정부의 시장개입이 증가하면서 소위 ‘국가의 귀환'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구제금융이나 경기부양 외에도 금융시장 개혁, 의료보험 확대 등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민주당과 오바마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비판하고 있어 FTA 협상은 지연되고 통상 마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 Doha Development Agenda) 협상이 결렬되어 새로운 다자 간 통상질서의 수립이 지연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의 둔화는 통상질서의 혼란과 함께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M&A나 그린필드형 투자(새로운 기업을 세우거나 기존 설비를 늘리는 투자) 등 글로벌 기업 활동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교안보정책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에 기반한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기조에 따라 다자주의로 전환되겠지만 미국의 국익을 위한 일방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흥국 위기 발생 가능성 경계해야

그동안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 왔던 중국 경제는 2009년에 감속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불황으로 수출이 위축될 것이고, 이는 지난 수년간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왔던 과잉 투자의 조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8% 성장률을 고수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4조 위안에 이르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내수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신흥국들은 선진국 자본의 이탈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있으며, 아이슬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은 이미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신흥국의 리스크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 중 동유럽 지역이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평가되며, 금융 불안은 신흥시장의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져 선진국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을 거쳐 신흥국으로 전이됨으로써 결국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2008년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은 2008년 7월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실물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투기 자금 이탈이 주된 원인이다. 2009년에도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난항 예상

미국발 금융위기가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괄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면서 세계적 차원의 공조와 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논의는 기존의 G7이 아닌 G20에서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국의 협력과 향후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질서의 재편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럽이나 중국, 러시아 등의 요구에 맞서 미국은 기존 지배력의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혁신적인 변화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6. 01:15

[인재경영 사례 - ‘로슈’의 혼혈문화] 국적, 성별, 문화! 골고루 잘 섞여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온다

[인재경영 사례 - ‘로슈’의 혼혈문화] 국적, 성별, 문화! 골고루 잘 섞여야 창의적 아이디어가 나온다

조류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를 만드는 회사로 유명한 세계적인 제약회사 ‘로슈'. 140여 국가에 8만 명에 달하는 인재를 거느린 신약개발의 선구자다. 직원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로슈에서는 20여 명이 모인 회의에 참석한 직원의 국적 수만 15개인 상황이 낯설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국적과 사고방식, 인품 등이 뒤섞인 로슈의 혼혈문화가 창의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고 있다.

이러한 로슈의 다양성 중시 문화는 인재를 섞어 새로운 ‘제3의 개체'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아니다. 출신과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로슈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기업문화에서 인재경영의 노하우를 엿본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 곳, 차별은 절대 금물

로슈(Roche)는 스위스 바젤(Basel)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로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Tamiflu)' 등의 의약품과 당뇨병 여부를 판별하는 ‘아큐첵(Accu-Chek)' 등의 진단기기를 생산하는 회사이다. 로슈는 1896년에 설립된 이후 성장을 거듭해 2007년 기준 직원 수가 7만 8,604명, 매출액은 460억 스위스 프랑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7년에는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207위, 제약회사 중에서는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화이자(Pfizer) 등에 이어 6위에 랭크된 기업이다.

 

로슈의 특별한 경영 철학 중 하나는 ‘직원의 다양성(Diversity)'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는 것이다. 직원의 다양성이란 직원의 국적, 종교, 문화적 배경이 얼마나 다양한가를 말한다. 로슈는 이같은 직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채용 과정을 비롯해 경영 전반에서 어느 누구도 인종이나 국적 등의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막고 있다.

이러한 로슈의 다양성 중시 문화는 인재를 섞어 새로운 ‘제3의 개체'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 출신과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다양성 속에서 여러 의견이 표출되고 교환되며, 그런 가운데 창의적 발상이 나온다'는 로슈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같은 로슈의 경영 철학은 실제 기업 경영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로슈 직원의 대부분은 유럽(44%, 3만 4,510명)과 북미(32%, 2만 4,765명) 지역에서 근무하며, 아시아에는 16%(1만 2,751명), 중남미에는 6%(5,007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로슈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국적 수는 140개가 넘으며, 회사의 본부인 스위스 바젤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국적 수만 71개에 달한다. 바젤 본부에 근무하는 7,800명의 직원 중 42%인 3,300명만이 스위스 출신임을 감안하면, 사내 회의에 참가한 20여 명의 출신 국가가 15개국에 이르는 것도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다.

 


남녀의 조화에서 창의적 발상 가능

로슈는 임직원의 ‘성별의 조화'도 중요시한다. 성별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직원의 국적, 종교, 문화적 배경의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남녀 임직원 중 어느 한쪽의 성이 다수이고 다른 성은 소수일 때보다는 양성이 같은 비율일 때 창의적 아이디어가 더 잘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경영 철학을 반영하듯, 로슈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은 2007년 기준 45%이다. 경영진의 32%와 Top 포지션의 7%도 여성이다.

 

 


인수한 기업의 문화도 존중하니 떠나는 직원은 드물어

로슈는 다른 기업을 인수할 때 인수 대상 기업의 기업문화를 존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로슈는 지넨텍(Genentech)이라는 미국의 바이오 기술 회사 지분을 가장 많이 소유하고 있다. 지분 매입 당시 로슈의 최고경영자(CEO) 쉬반(Severin Schwan)은 애널리스트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지넨텍의 연구원들이 로슈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거듭 이야기한 바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지넨텍의 독특하고, 과학을 동력으로 하는(Science-Driven) 기업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직원의 다양성은 물론 인수한 기업의 자율성도 보장하는 로슈의 다양성 중시 정책은 로슈의 높은 고용 증가율과 낮은 이직률로 이어지고 있다. 2007년 로슈의 전 세계 고용 인원은 7만 8,604명으로 2005년 6만 9,795명에서 13% 증가했다. 한편 이직률은 2007년 8.7%, 2006년 6.6%에 불과했다. 이직률의 경우 자발적 이직만을 포함하면 그 수는 2007년 2.0%, 2006년 2.1%로 떨어진다. 이는 제약 회사들의 평균 이직률 19.9%(2006년 기준), 자발적 이직률 16.5%(2006년 기준)와 비교할 때 월등히 낮은 수치이다.

 


글로벌 기업의 초석은 인재의 다양성에서

이렇듯 로슈는 전 세계 곳곳에서 온,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모여 창의적 아이디어를 도출함으로써 업계를 선도해 가는 글로벌 기업이다. 다양한 임직원의 각기 다른 개성을 인정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것이 협력의 기업 문화를 만들어 내고 창의적 사고를 가능케 함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점에서 로슈는 현재의 경제 불황을 이겨내고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려는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본받아야 할 기업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이 직원의 다양성을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직원 채용시 국적과 성별 등의 요소에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친 채용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시 지원자의 능력 이외에도 지원자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직원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 남성 직원 등 다수 직원의 비율에 상한을 두는 방법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국적과 종교 등에 근거한 차별을 금지하는 회사 규정을 만들고, 구성원 모두가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 규정에는 ‘특정 국적 직원 또는 문화적 배경을 지닌 직원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의 예' 등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국적이 다르거나 배경이 다른 사람들 간에는 커뮤니케이션이 효율적으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의 방지를 위한 직원 간의 커뮤니케이션 교육도 필요하다.


- 조현국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0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우수인재를 자원이나 부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역, 주인공으로 만들 때 우수인재는 더 큰 애착과 노력을 발휘한다. 결국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되, 우수인재를 그 주역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우수인재 관리 방안이 될 것이다. 기업의 ‘조직문화'는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전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수인재의 육성과 활용에서 조직문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인재의 특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력과 우수인재의 가장 큰 차이는 ‘협상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수인재란 대안이 많은 인재, 즉 그만큼 확보와 유지가 어려운 인재를 뜻한다. 어느 기업을 지원하든 환영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만큼 붙잡고 있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회사 특정적(Firm-specific)' 역량을 키워 줄 경우, 우리 회사에서는 매우 유용한데, 다른 회사에서는 유용하지 못한 인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회사인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회사 간의 경계가 약화되고 회사 간 연결과 협력이 빈번해지면서 ‘특정 회사에만 통하는 역량'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사용하는 시스템, 인프라, 경영 기법들이 점차 표준화되고 있어 한 회사의 우수인재는 다른 곳에서도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

우수인재의 양성 및 활용에 가장 중대한 변수가 바로 우수인재 확보와 유지의 곤란성이다. 우수인재는 대안이 많기 때문에 쉽게 조직의 이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을 통상적으로 확보·유지하기 위한 방법, 즉 급여나 복리후생 또는 파격적인 승진 기회의 제공만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상은 회사의 지불 여력과 직결되며 승진 역시 조직의 기존 질서와 상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소수의 우수인재 때문에 엄청난 비용과 기존 조직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면 우수인재 관리의 득실을 다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조직문화가 우수인재 관리에 미치는 영향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조직문화는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전략이다. 우선 비용이 적게 드는 경제적 전략이다. 보상이나 승진과 같은 조직내의 유형 자원을 통한 물량공세가 아니라 무형자원을 통해 인재의 마음에 직접 호소하는 것이다. 조직문화가 우수인재 관리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치에 대한 공감
우수인재는 높은 경쟁력과 협상력을 가진 만큼 물질적 보상이나 명예에 민감하다. 조직 내의 위상과 보상 수준에 둔감한 우수인재는 드물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수인재는 단순히 물질만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치, 미션, 대의명분에 대해서도 역시 민감하다. 이들은 생계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결국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이 자신의 가치관, 자아상과 일치할 경우 이들은 의외로 물질적 조건에 대해 대범해질 수 있다. 비슷한 조건의 보상 수준이라면 우수인재의 향배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건은 오히려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이라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악의 제국 다스베이더에 비유하고 자신을 젊고 유약하지만 정의의 편에 선 스카이워커에 비유한다. 이들은 전 직원이 함께 <스타워즈>를 관람하면서 다스베이더에게 야유를 보내고 스스로를 은하계의 정의파로 자부한다.

구글은 자신의 미션 선언문을 통해 이를 임직원과 세상 모두에 알렸다. 구글의 첫 번째 미션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은 젊은 IT 우수인재의 도전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구글은 검색엔진의 검색결과 순위 결정에서 광고비용을 많이 지불한 업체의 사이트가 아니라 실제 유저들의 조회수가 많은 사이트에 높은 순위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미션이 단지 말에서 끝나는 구두선(Lip Service)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매력적이고 윤리적인 회사의 가치와 미션이 우수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경제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제안이 되는 것이다.

 

2) 조직과 인재의 궁합
가치에 대한 공감 이상 중요한 것이 조직과 인재의 궁합이다. 우수인재는 일을 잘하는 만큼, 자신만의 스타일이 강하다. 즉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조건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직은 우수인재에게 어느 정도 비위를 맞춰 가며 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근무환경에서 구성원의 개성과 스타일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인 스타일, 위계적인 문화, 세분화된 직무설계 등은 우수인재에게는 모두 적합하지 않은 조건들이다. 오히려 상당 폭의 권한 위양, 카리스마적이기보다는 후원적인 리더십, 수평적 협력이 왕성한 조직이 우수인재에게 더욱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이데이 전 회장은 “회사는 임직원의 꿈을 실현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또 다시 구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이것이 채택되면 바로 독자적인 비즈니스 단위로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수평적인 동료 상호 평가를 중시하며, 다수의 임직원이 높은 평가를 한 아이디어는 관철될 수 있도록 보호한다.

빌 게이츠 역시 다단계 의사결정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유실되지 않도록 휴가 중 전 임직원의 자유로운 아이디어 제안을 검토하고 공감이 가는 아이템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접 토론하고 사업으로 채택하는 채널을 운영했다.

이처럼 위계적인 의사결정 단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채널,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조직 내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 실행 체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을 우수인재를 무조건적으로 후원하고 특혜를 주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수인재는 일반인재보다 부당하게 좋은 대우나, 근거 없는 특혜(Favor)에 대해 오히려 불편해 하는 속성을 지닌다. 엄정한 평가와 위험 감수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는 조직의 엄격함이 필요하다. 우수인재는 일반인력보다 ‘고수익 고위험(High-return High-risk)'을 추구하는 경로를 택하게 하고 ‘정글의 법칙'이라고 불릴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가시적 성과없이 단지 우수인재라는 완장만으로 특혜를 독점한다면 우수인재의 나태화는 물론 일반인력의 불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는 우수인재에게 가장 적합한 근무환경이라 할 수 있다.

3) 우수인재를 문화 구축의 주역으로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수인재는 어느 회사에 가도 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상만으로 이들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과거의 내부 노동시장처럼, 우리 회사에서만 유용하고 다른 회사에서는 쓸모없는 ‘회사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곤란하다. 오늘날의 우수인재는 그렇게 쉽게 회사인간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조직은 우수인재에게 더욱 더 많은 기회와 여지를 부여하여 이들이 회사의 전략, 비전,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도록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는, ‘인재를 회사 전략에 맞추지 말고 확보한 인재에 맞춰 회사 전략을 바꾸라'고 했다. 우수인재일수록 주어진 틀에 맞추기보다는 틀 자체를 개선하고 바꿔 나갈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들로부터 단기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이들이 능동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가도록 권한을 위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충분한 자원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순히 하나의 프로젝트, 하나의 상품을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프로세스 자체, 경영전략, 고객가치, 더 나아가 문화 자체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우수인재 스스로 이러한 근본적인 것을 만들어 낸다면 이들은 자신이 이룩한 업적 때문에 쉽사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할 것이다. 즉 우수인재의 발목을 잡을 쇠사슬을 회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인재 스스로 만들게끔 유도해야 한다. 그들이 애착을 가지고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하라.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 머물면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회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화를, 교육과 훈련에 의해 우수인재에 주입하려 하지 말고 우수인재가 조직문화 자체를 거듭나게 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우수인재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프로세스, 가치, 문화를 통해 조직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재가 ‘회사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인재회사'가 된다. 이것은 회사가 인재에 끌려 다니고 종속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재가 자신이 이룩한 업적에 몰입하고 결국 회사에 로열티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우수인재를 자원이나 부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역, 주인공으로 만들 때 우수인재는 더 큰 애착과 노력을 발휘한다. 결국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되, 우수인재를 그 주역으로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우수인재 관리 방안이 될 것이다.


- 김은환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03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4편] 인재경영을 위한 인사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4편] 인재경영을 위한 인사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된다

현 시점에서 성과주의를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창의성 경제(Creative Economy)'로의 이동이라는, 최근의 추세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영 확대, 초(超)경쟁시대 돌입, 창조경영에 대한 요구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인사제도는 다양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도전은 인재경영에 근간을 둔 지속성장형 성과주의의 모색일 것이다. 우수인재가 성과 창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만들고, 임직원은 조직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유연하고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인사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재경영을 지원하는 인사제도의 역할 - 성과주의를 포기할 수 있는가

인재경영을 이야기할 때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인사제도'이다. 제도 자체로 사람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수인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게 만드는 기초적인 인프라가 바로 인사제도라는 사실이다.

우선 인사제도 하면 떠올리는 성과주의를 보자. 기업가치 제고와 이익 극대화라는 기업의 사명을 고려한다면 인사제도 자체를 성과주의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2000년 초반 한국과 일본을 뜨겁게 달구었던 성과주의 인사제도에 대한 찬반논쟁은 ‘성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다'는 공통적 논조로 거의 정리되어 가는 분위기이다.

단, 앞으로의 고민은 현재 운영되는 성과주의를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는가이다. 현재의 인사제도가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조직 전체의 성과에 대한 마인드를 강화하는 긍정적 기능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성과주의 운영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인재경영을 위한 인사제도는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가'를 진정으로 고민해 볼 시점이다.

 

인사제도는 외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니,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가 오히려 정확한 표현이다. 이는 결국 특정 형태의 인사제도가 언제나 정답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더욱 인사제도의 변혁을 요구하는 이유는 기업 간 경쟁구도가 변화되면서 업종과 지역을 초월하는 글로벌 초(超)경쟁(Hyper Competition)시대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경영 환경과 경쟁의 경계까지 허물어 버린 상황에서 성과주의를 포기한다는 것은 경영자 입장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오히려 다양한 위험 요인을 회피하고 고(高)성과자가 또 다른 성과를 창출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한 고성과자 입장에서도 자신에 대한 대우가 보통의 인력과 다르지 않을 때 추가적인 성과 창출을 포기하거나 이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성과주의를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창의성 경제(Creative Economy)'로의 이동이라는, 최근의 경영 환경 변화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대량생산과 스피드, 단기 실적 지상주의 등 기업의 성장과 생존의 이슈에 집착했다면, 이제는 창의적 기업문화, 자발적 동기 부여 등 지속가능한 성과주의 인사제도에 대한 갈증과 필요성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향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선제적으로 제도 혁신을 준비하고 추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미국, 일본 기업도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 - 그 핵심은 성과주의 제도 도입

미국과 일본의 HR(Human Resource) 부문은 항상 서로 대립하거나 반대의 개념으로 언급되어 왔다. 그들은 각국의 사회·문화적 여건에 기반하여 미국은 직무 중심, 일본은 사람/능력 중심의 인사제도를 근간으로 삼았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관성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

그러나 그들에게 HR 전략의 일대 전환을 가져 온 키워드는 바로 ‘성과에 대한 갈증'이었다. 1980년대 초반 미국 기업은 다양한 업종에서 일본 기업보다 경쟁력 열위에 있었다. 내부 시스템을 분석해 본 결과, 일본 기업의 유연한 능력/사람 중심의 인사제도에 비해 미국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경직적인 직무 중심 인사제도는 성과 창출에 근본적으로 취약함이 밝혀졌고, 미국 기업은 위기 의식을 갖게 된다.

즉, 미국식 직무 중심 인사제도에서 종업원들은 자신의 직무 내에서 성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상위 직무로의 승진(Promotion)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렇게 직무에 매몰되자 추가적인 성과를 내고자 하는 동기는 제공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미국 기업은 직무 중심 인사제도의 취약점 개선에 나섰다. 직무급 이외에 별도의 개인 성과급을 만들고 이를 중요한 동기 부여 요인으로 활용했다. 또한, 경직된 직무 중심 인사제도를 보완하여 직급 통합을 추진하였으며, 이를 통해 직급에 관계없이 고성과자에 대해서는 높은 보상이 가능하도록 인사제도에 유연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전개하였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기업 역시 그들의 인사제도에 대한 근원적인 반성을 시작하였는데 그 시기는 바로 버블경제의 붕괴로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추락하던 1990년대였다. 고도·지속성장의 벽에 부딪힌 일본 기업은 능력주의 인사제도의 취약성을 느끼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효율 제고를 위한 직무급 도입, 성과보상 강화 등 서양식 인사제도를 도입하여 일본식 인사제도 자체의 취약성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성과주의 인사제도라는 방향을 정립한 이후 두 국가의 인사제도를 정리해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두 나라 모두 직무와 사람의 대립각이 아니라 직무와 사람이 일정한 부분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직무 중심의 미국 기업은 제도의 유연성과 추가 성과 창출을 위한 탈(脫)직무화를 추진하고 있고, 일본 기업은 연공·능력 중심의 인사제도에서 직무의 가치와 직책 개념을 도입한 서구식 인사제도를 도입해 왔다. 이들 두 국가는 현재 환경에서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색해 왔고 그러한 접점으로 ‘상호보완'이라는 키워드를 찾은 것이다. 정리하자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기업의 최고 성과 달성'과 ‘임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 강화'를 위한 인사제도도 지속적으로 진화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성과주의는 포기할 수 없는 명제 - 지속가능한 성과주의를 꿈꾸며

앞서 이야기했듯이 다양한 병폐가 존재한다고 해서 성과주의를 포기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제는 성과주의의 틀 안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키워드를 찾아야 한다. 한마디로 현재는 기업의 초(超)경쟁구도와 창의성 경제를 대비하고 향후 심화될 인재 중심 경영으로 인사제도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1. 육성형 / 장기적 관점의 성과주의로의 전환
현재까지 성과주의 인사제도는 보상 또는 조직 내에서의 수직적 성장을 중심으로 개인의 경쟁을 유도해 왔다. 연공 중심의 한국 기업의 질서와 패러다임을 전환한 데에는 크게 기여하였으나 향후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그에 따른 인재 경쟁이 본격화된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이제 한국 기업은 인재에 대한 투자와 양성에 대해 장기적 관점으로 제도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우수인재들은 단기적/금전적 보상보다는 자신이 직무전문가로 성장하고 있으며 기업 내부에서 관리받고 있다는 의식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재에 대한 성과 측정과 그에 따른 보상도 중요하지만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평가와 보상차원에서 본다면 단기적·재무적인 평가 일변도에서 벗어나 인재 육성과 조직 내 성장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 평가 기회 부여와 장기적 성과 창출을 견인하는 보상제도의 보완이 필요하다. 이러한 HR의 시도들이 직원의 창의성을 제고하고 새로운 경쟁시대에 인재에 대한 동기 부여를 강화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2. 수평·수직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인사제도의 구현
현재 한국 기업의 다단계 직급제도는 임직원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를 통해 부진자와 우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다단계 승격을 통해 임직원에 대한 동기 부여 기능도 가능하다. 반면, 다단계 운영은 우수자에 대한 특별 승진을 어렵게 함은 물론 직급 간의 경직성을 유발한다. 즉, 아무리 우수한 인력이 있더라도 연공적인 조직 분위기에서 단기에 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조성되어 있지 못하며 수평적으로도 자신의 직무에만 매몰되어 다양한 직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인사제도는 수평적, 수직적 벽을 깨야 한다. 즉 우수한 인력에 한해 본인의 성과와 노력 여하에 따라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는 비전을 마련하고, 다양한 직무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수직적인 승진에 집착하기보다는 직무 확장과 직무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고와 적응력을 가진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예전같이 부장, 차장, 과장 등의 연공 중심의 다단계 직급 체계에서는 움직이지 않는 조직의 노령화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상하좌우 소통이 가능한 유연한 조직만이 지속적인 조직 활력과 역동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3. 과도한 성과주의보다 인재의 특성과 비전을 고려한 차별화된 인재제도 적용
한국 기업의 성과주의는 단기간 처방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를 주지 않고 피로감을 심화시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고 직원들을 편하게 하고 경쟁시키지 않는 ‘좋은 게 좋은'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

미래 경영자로 성장할 우수 인력에 대해서는 합당한 처우와 승진 기회 등을 부여하고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경쟁시켜야 한다. 중간 인력들은 수직적·계층적 상승과 경쟁에 힘을 쏟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한 성과 창출 기회를 주되 직급과 보상의 안정감도 줘야 한다. 반면 하위 인력에게는 철저한 경고와 성과 개선 프로그램, 직무 전환 등의 기회를 부여하여 재기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요컨대, 전 임직원의 조직 긴장과 경쟁 분위기에서 인재의 특성과 비전을 고려한 차별화된 인사제도의 적용이 필요한 시기다.

글로벌 경영 확대, 초(超)경쟁시대 돌입, 창조경영에 대한 요구 등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앞으로 우리 기업의 인사제도는 다양한 도전을 받게 될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도전은 인재경영에 근간을 둔 지속성장형 성과주의의 모색일 것이다. 우수인재가 성과 창출을 위해 자발적으로 몰입하도록 만들고, 임직원은 조직 내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보다 유연하고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인사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배노조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0:51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기업은 이제 한 가지 경쟁원천에만 의존할 수 없다.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경쟁원천을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의 틀을 답습하거나 남의 전략을 모방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 남들이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쟁원천을 발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위기가 커질수록 사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인재경영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경영에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인재경영은 경영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움츠러들고 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기존의 규칙이나 질서가 붕괴되고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은 이제 한 가지 경쟁원천에만 장기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경쟁원천을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의 틀을 답습하거나 남의 전략을 모방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 남들이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쟁원천을 발견하는 것, 그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의 몫이다.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

많은 미래학자들은 창조력과 유연한 사고를 갖춘 인재가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맥킨지가 출판한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에서는 ‘인재가 회사의 성과와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 고성과(高成果)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공통적 신념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재가 현재의 경쟁원천이라면, 인재를 유인, 개발,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의 경쟁원천이라고 지적한다. 짐 콜린스도 에서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의 경우에도 성장의 궁극적인 동력이 시장도, 기술도, 경쟁도, 상품도 아님을 이해한다. 다른 모든 것 위에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적합한 사람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붙들어 두는 능력'이라며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위기가 커질수록 사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인재경영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경영에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인재경영은 경영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GE와 IBM, MS, 인텔과 같은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동시에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한다. 이들 모두 자신의 주요한 핵심 역량으로 인재경영을 꼽고 있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경영은 사람경영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전략은 그 다음'이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자신의 일과 중 70~80%는 좋은 사람을 뽑는 데 할애하고 있다고 할 만큼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MS의 전 회장 빌 게이츠도 ‘핵심 인재가 없다면 MS는 평범한 기업'이라는 신념을 갖고 우수한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용 비행기까지 동원했을 정도다. 특히 MS는 글로벌 우수인재 발굴을 위해 300명이 넘는 ‘Candidate Generator'라고 불리는 인재발굴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인재가 있을 만한 곳이라면 국경을 넘어 어디든 찾아가는 열정을 보인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도 ‘창조적 인재는 이제 천연자원과 금융자원을 능가하는 새로운 필수자원이므로 기업이나 국가의 성공은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창조적 인재의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재 확보와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우수인재 확보와 양성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대전이라 할 만큼 치열하다.


‘인재 제일'을 경영 이념으로 한 삼성

우리 삼성 앞에는 늘 ‘인재의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삼성은 창업시부터 ‘인재 제일'을 경영 이념의 하나로 삼고, 다른 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우수인재 확보와 양성에 힘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삼성의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한 강연에서 그의 인재관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기업은 사람입니다. 기업(企業)은 문자 그대로 업(業)을 기획(企劃)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이 소박한 원리를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내 일생을 통해서 80%는 인재를 모으고 육성시키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키운 인재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쌓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제 2 창업시 새로운 경영 이념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에서 알 수 있듯이 인재를 경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일찍부터 ‘인재 제일, 인간 존중'을 경영 이념으로 삼아 인재를 널리 구하고, 아끼고, 키우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던 최고경영자들의 인재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야말로 오늘날의 삼성을 있게 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도전정신으로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는 창조적 인재상

그럼 지금과도 같은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창조적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창조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테레사 아마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창조적 인재의 요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탄탄히 받쳐 주어야 창조의 꽃이 핀다는 것이다.

둘째, 창조적 사고다. 기존의 지식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한다. 똑같은 사건과 현상을 보고도 예사롭게 보지 않고 그곳에서 새로운 지혜를 발견하여 훌륭한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일에 대한 열정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정과 그것을 위해 몰입하고 끈기있게 도전하는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창조적 사고와 열정을 가지고 급격한 환경변화에 순발력 있게 적응하며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는 창조적 인재가 지식정보화시대에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창조적 인재들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글로벌 우수 인재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산업화시대에 사용되었던 획일적인 규정과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것을 인재에 맞추어 개선해야 한다.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다양한 글로벌 우수인재들을 평등하게 채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인사제도와 시스템도 창조적 인재를 잘 다룰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창조적 인재들이 글로벌 경영의 리더와 최고전문가로 커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하며, 그들이 거둔 성과와 시장가치에 적합한 처우를 해야 한다. 또한 창조적 인재들이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창조적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자발적 몰입과 헌신을 유도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식정보화시대에 더욱 커지는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창조적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함으로써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로 반전시켜야 할 때다.


- 정권택 / 삼성경제연구소 HR일류화팀 상무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0:41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8년 4/4분기 국내 금융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이다. 원/달러환율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과 상승폭이라는 기록을 오갔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성 지속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2008년 4/4분기 들어 환율과 주가를 포함한 제반 금융변수들의 변동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10월 16일 1,373원으로 전날보다 133.5원 올랐는데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치였다. 10월 30일에는 1,250원으로 177원 떨어졌는데, 이것은 10년 10개월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피지수 역시 10월 16일 1,213.78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126.5p 떨어져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10월 30일에는 1,084.97로 전날보다 115.75p 올랐는데 이 역시 사상 최대의 상승폭이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증대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국채(5년물)의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파산스왑-거래를 보증하는 채권) 프리미엄과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2008년 10월 27일 각각 699bp와 79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2월 5일 현재 각각 415bp와 517bp를 기록하고 있다.(BP: Basis Point의 약자로 0.01%, 즉 만분의 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008년 10월 들어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언론들도 한국의 금융위기 전염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위기감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개별 금융시장 동향

자금시장: 외화 및 원화의 유동성 경색 심화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면서 외화 및 원화 자금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10월 이후 통화 스왑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외화 차입 여건이 악화되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은행의 국내 자금조달 여건도 나빠졌다. 회사채금리(3년 만기, AA-)는 12월 들어 8.9%까지 올라가면서 지난해 12월 평균 6.73%에 비해 2.17%p 상승했고,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도 3%p 이상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경색은 상당 부분 국내 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해외 언론에서 외화 부족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제기한 탓도 크다. 국내 은행들은 2006년 이후 조선사 및 해외펀드의 환위험 헤지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단기 외화 차입을 크게 늘렸다. 그런데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 및 차환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은행의 유동성 부족설이 확산된 것이다.

한편 10월 이후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이 금융기관의 해외 발행 채권을 지급 보장하거나 부실 은행을 국유화하는 등 신용 리스크 축소에 나서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의 대외 채무를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한 면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국내 은행의 대외 채무에 대해 향후 3년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국내 은행이 해외 자금을 조달할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은행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원화를 대가로 미국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은행채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하여 은행채의 신인도를 높임으로써 은행의 원화 유동성 개선을 유도했다. 정부 당국은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조성하여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발행한 금융채 및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시장: 원화 가치 급락 및 변동성 확대
원화 가치는 2008년 12월 5일 현재 2007년 말보다 36.6% 하락해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원/달러환율의 변동성은 2008년 상반기 0.65에서 하반기에는 1.83으로 2.8배나 확대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의 급락은 외국인의 투자 자금 대거 유출에 기인한 바 크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본격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순매도하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했다. 2008년 초부터 12월 5일까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는 373.6억 달러로 2007년 순매도 규모(292.6억 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이 2008년 중 한국에서 회수한 주식투자자금은 일본 등 아시아 7개국 전체 회수액의 37.4%를 차지한다.

한편 달러 유동성 축소에 따라 현물환시장이 위축된 것이 최근 원/달러환율 급등락의 다른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8년 10월의 일평균 현물환 거래 규모는 43.5억 달러로 9월 평균 거래액(77.2억 달러)의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된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른 투신권의 선물환 매수와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환율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주가 급락과 약세 지속
2008년 12월 5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연초보다 45.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도 528.4조 원으로 연초보다 44.4% 감소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 및 유럽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 상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 목적과 함께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12월 5일 현재 외국인 보유액은 153조 8,694억 원으로 지분율이 29.1%로 하락했다. 그러나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 내며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함으로써 주변 신흥국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파급되면서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은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및 가계대출 등의 부실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원/달러환율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 내수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편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역자산 효과(주가하락이 소비 및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부진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현재의 금융불안이 취약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대출의 부실 위험
2007년 이후 미분양 주택이 늘고 신규 주택 건설도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6년 말 10.4%에서 2007년 말에는 11.6%로 높아졌고, 2008년 9월에는 17%로 더욱 높아졌다. 여기에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대출금리마저 상승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급등 및 저축은행의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는 일부 중소형저축은행에 해당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일반은행 및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2008년 6월 말 현재 60.1조 원으로 총대출의 5.3%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금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 전반의 채권 및 CP차환이 어려워짐으로써 부동산 관련 부실이 모든 금융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부동산 PF 대출을 매입하기 위해 1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신용경색이 금융시장 및 부동산 관련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
2008년 6월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이 660.3조 원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은행의 국내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1%p 오를 경우 고정금리 대출분을 고려한 가계의 실질 이자부담액은 5.9조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가계부채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에서 37%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각종 건전성 규제의 사전 도입 등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권 LTV(Loan to Value: 담보인정비율)는 47.9%(2007년)로 70~80% 수준인 미국과 영국보다 훨씬 낮으며, 2006년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추가 도입되면서 가계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의 약정만기가 장기화되고 분할상환 방식이 늘어난 것도 부실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
2008년 4/4분기에 들어서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경색되었다. 한국은행의 <2008년 10월중 기업 경기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0월 자금 사정 BSI(Business Survey Index)는 68로 9월(75)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소기업 연체율 역시 상승하고 있어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07년 말 1.1%에서 2008년 9월에는 1.5%로 상승했다. 따라서 향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 중소기업의 자금 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국내은행들 역시 2008년 9월 말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위험자산인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 인식이 해소되지 못한 탓에 앞으로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것이고, 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직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이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도 BIS 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이다.

 


경기 하강세 본격화, 내년 경기침체 더욱 심각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는 내수부진을 수출이 어느 정도 보완해 주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경기마저 둔화됨으로써 경기 부진을 억제하는 효과가 적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악화, 고용 창출력 약화 등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고정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분양 문제 등 주택경기침체로 인해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4/4분기 들어 경기 하락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 전효찬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4. 12:46

‘글로벌 D세대’의 소비트렌드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 D세대’의 소비트렌드

- 삼성경제연구소 -

요약

인터넷의 일상화, 대중미디어의 글로벌화, 글로벌 브랜드 확산, 거대 유통기업의 성장 등에 힘입어 비슷한 소비패턴을 보이는 젊은이 세대가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D세대'는 동질화되고 있는 전 세계의 10대를 뜻하며, 이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IT기기를 다루며 성장하고 인터넷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이다.

목차

Ⅰ. '글로벌 D세대'의 등장
Ⅱ. 글로벌 D세대의 4大 소비트렌드
Ⅲ. 해외기업의 성공사례
Ⅳ. 국내기업에 대한 시사점

출처 : SERI.org



2008. 10. 25. 23:31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출처 : SERI 경제포커스 제 125 호, 2007.01.08  이안재

 

감성과 창의성의 시대를 맞아

'상상'과 '창의'를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디자인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제품 차별화의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치 제고 및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언론매체의 '디자인' 기사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방증한다.

국내 기업의 CEO들도 디자인을 기업경쟁력 강화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이 디자인을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1. 국내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
2. 선도기업의 디자인경영
3. 시사점 및 제언

2008. 10. 25. 18:32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2009년 세계경제 및 국내경제 전망



2008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경제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내수부진으로 경기하강이 본격화되고 5%를 상회하는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하여 국제수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경기하강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되어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3%대 후반에 그칠 전망이다. 2009년 한국경제 성장률은 2008년보다 하락한 3.6%가 예상된다.
Ⅰ. 최근 국내경제 흐름
Ⅱ. 2009년 세계경제 전망
Ⅲ. 2009년 국내경제 전망
Ⅳ. 2009년 업종별 경제전망
Ⅴ. 종합판단 및 정책적 시사점

출처 : SER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