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6. 01:38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우리 사회에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사회 이슈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오간다. 그러나 한 사회의 토론문화는 그 사회가 얼마나 성숙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하겠다.

개인에게 있어서도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을 잘하는 법을 알아보자.


토론, 논리적 사고와 표현이 핵심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문제를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등의 상호 협력을 통해서 해결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교류의 기본 수단으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로 ‘토론'이다.

 

토론은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역량 향상이라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평소에 우리는 토론을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자료조사 및 분석방법도 배울 수 있다. 또한 토론은 문제의 대상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학교나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워크숍 등을 통해 토론회를 자주 갖는 것은 토론의 이러한 교육적 효과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각종 토론회가 성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격식을 갖춘 생산성 있는 토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내세워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의'가 토론이라고 하면, 우리는 아직 토론의 진수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토론, 잘못된 습관부터 바로 잡자

다수의 의견을 통해 바람직한 합의를 이끌어 내 보겠다고 기껏 마련한 토론회장에서 참가자들이 억지 주장을 앞세우며 상호 비방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현란한 말재주를 뽐내느라 알맹이도 없는 변론만 길게 늘어놓는다.

특히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참가자들이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워 말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듯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의 유형을 통해 잘못된 토론 습관부터 바로 잡자.

⊙ 논점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 : 논점을 여러 개 내놓아 토론의 초점을 흐리는 사람이다. 이 같은 유형은 일상적인 논의와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새로운 인력 충원시 집단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되, 출신학교는 공개하지 말자”라고 한다면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진다. 논점을 명확히 정리해 하나씩 차례대로 처리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으면 토론 시간이 길어지고 별 진전 없이 서로 공박만 하다가 끝나게 된다.

⊙ 서론을 지루하게 늘어놓는 사람 : 서론이 끝나지 않으면 본론을 시작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이런 태도를 고치려면 처음부터 결론을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발표를 할 때는 우선 앞부분에 목적과 목표를 명시하자.

⊙ 질문과 자기 주장이 불분명한 사람 : 자기 주장만 지루하게 펼치는 사람이다. 자기 주장을 늘어놓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상대편에게 질문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기도 한다. 특히 토론에서 반론을 펴야 하는 시간에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은 논쟁에서 패배하게 마련이다. 토론은 어디까지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지적인 게임이다. 논쟁에 강한 사람이란 바로 상대편이 어떻게 나오든 감정의 변화 없이 냉정하게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사소한 일에 질색하고 맞서는 사람 : 화를 내기 시작하면 이미 논쟁에 패한 것이다.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받아 내는 기술이다. 평소 꾸준한 훈련을 통해 순발력을 키우고 담력을 쌓아야 한다.

⊙ 상대방을 조소하는 사람 : 예리하게 취약점을 지적당하면 자신을 옹호하기 위해 상대편에 대해 비웃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토론의 예절에서 크게 벗어나는 실례가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토론자로서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토론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 사람의 주장도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

똑같은 농담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듣는 사람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기도 하고, 엉뚱하고 심심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같은 내용인데도 어떤 사람이 말할 때는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오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가 말할 때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말재주는 타고나는 능력이라거나 인기 비결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면접, 회의, 토론 등과 같은 상황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라고 강요한다. 따라서 제아무리 아는 것 많은 인재라 해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을 잘하는 토론 능력이야말로 인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되었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토론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토론의 기본은 듣기와 말하기이다. 토론을 잘하려면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

상대가 하는 말을 중심 내용과 보조 내용으로 잘 구분해서 듣되, 내용이나 전달 방법, 근거 자료나 표현 방법 등이 정확하고 적절한지 등을 잘 따져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론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말하려면 평소에 효과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말하기의 계획, 준비, 실행이라는 화법의 절차를 잘 연습해 두어야 토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듣기와 말하기라는 기본 자세를 다졌다면, 이제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살펴보자.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상대의 허점을 찾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토론 능력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게 된다.

⊙ 토론의 3요소를 공격하라
토론은 사실, 논거, 주장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질 때만 완전해진다. 따라서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려면 이 3요소 가운데 하나를 무효로 만들면 된다. 사실이 객관적인가, 자료에 전문성이 있는가 등 상대가 내놓은 사실의 허점을 지적하거나, 객관적으로 정의되지 못한 용어를 잡아내 문제 삼으면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상대의 잘못된 논거를 공격하려면 사실에 대한 해석이 올바른지 확대 해석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면 좋다.

⊙ 논리적 허점을 공격하라
토론에서는 최선의 방어도, 최선의 공격도 논리적 엄밀성에 있다.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 논점, 추론 방식, 논의 전개 방법 등이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자기 논리의 취약점을 얼버무리기 위해 별 관계가 없는 논점을 드러내거나, 무심코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 이 점을 지적해 상대의 기세를 꺾는 것이 좋다.

⊙ 적극적으로 반격하라
논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은 내 주장을 증명하고 상대의 반대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때 사실의 정확성과 권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내 주장에 대해 상대가 “우리 조사에 의하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공격해 오면, 거꾸로 상대편에게 “조사 방법, 담당자, 결과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 다음 조사 결과의 정확성과 권위에 도전하여 반격해야 한다. 상대편이 통계 수치를 증거로 내세우면 “누가 만든 데이터인가, 그는 전문가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등을 확인한다.

만일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해 오면 잠자코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일단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간단하게 대꾸하며 듣기만 하다가 상대가 냉정을 되찾으면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편의 자존심과 열등감을 공격해야 할 경우에는 남의 일인 것처럼 표현하거나 비슷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 Tip. 토론을 잘하려면 ]

토론을 잘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언제나 정신을 집중해 듣고, 적절하게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방 의중을 확인하고, 내가 모르는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야 한다.

다음으로 발언할 때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되 설명과 설득 기법을 발휘한다. 연역법, 귀납법, 추리법, 유추법, 변증법, 분류 및 통합, 문제해결법, 삼단논법 등 논리적 표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자기 주장을 강력히 내세우려면, 또는 상대방 주장을 논리적으로 논박하려면 타당하고 적절한 증거와 논거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뉴스, 정보, 아이디어, 화제, 자료 등을 폭넓게 수집해 놓아야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토론에 임하기 전에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밖에도, 평소에 교양있게 말하는 법을 익히고, 기회 있을 때마다 토론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또 어휘력을 기르고 정확한 발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마지막으로 생각은 어질게, 말은 쉽게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 전영우 /
수원과학대 교수이자 수원대 인문대학 명예교수이며, KBS 아나운서실 실장과 한국화법학회 회장, 국립국어연구원 국어문화학교 강사를 지냈다. 저서로 <전영우 박사의 토론을 잘하는 법>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