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09.03.31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2. 2009.03.31 [IT 기업 이슈] ‘대수술’ 앞두고 있는 소니,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 되찾을까?
  3. 2009.03.01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4. 2009.03.01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5] 따라잡기, 벤치마킹을 뛰어넘어라
  5. 2009.02.26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6. 2009.02.26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3]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 C&D, 감성, M&A /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7. 2009.02.08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8. 2009.02.08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9. 2009.01.22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10. 2008.12.22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11. 2008.12.19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12. 2008.12.18 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 Remix d’strict (Seoul design festival 2008)
  13. 2008.12.16 [위기 극복 기업 4편] 닌텐도 / 폭력 게임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다
  14. 2008.12.16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15. 2008.12.05 [소비 트렌드] 불황기, 고객의 지갑을 여는 다섯 가지 마케팅 전략
  16. 2008.10.25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 열려면.. _ 제일기획 불황타개 전략
2009. 3. 31. 18:50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최근 고객 가치 창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진정한 고객 가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시각에서 벗어나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경제 상황을 놓고 다들 위기라고 한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보다 심각하다’. ‘자유시장 모델이 실패했다’라고 할 정도로 금융위기의 충격은 광범위하고 깊다. 3월 들어 국내외 증시가 다소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분간 기업들의 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다. 
 
기업에게 위기(危機)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유수한 기업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한 사례가 수두룩했으며, 그 자리는 어느새 새로운 기업으로 대체되어 왔다. 컨설팅 그룹 맥킨지(Mckinsey)가 2000년대 초 경기 침체기 전후의 미국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불황 이전 상위 25%에 속한 기업 가운데 40%가 과거 시장 지위를 상실했던 반면 하위 75%의 기업 중 14%가 상위 그룹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극심한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강조되는 것이 ‘고객 가치’이다. 실제로 Toyota, GE, 월마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CEO들도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오직 비용 절감만을 위해 긴축경영으로 일관하기보다 고객에 기반한 가치를 추구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고객 가치를 발견하여 가시적 성과를 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경영 환경이 ‘제품이 부족한 시대’에서 ‘고객이 부족한 시대’로 전환되어 마켓 파워가 기업에서 고객으로 이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실현하는데 있어 기업의 시각이 여전히 기업 관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황기에는 고객 가치 창조의 접근 방법에 따라 사업 성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다 보니 시각을 고객에 두지 않고서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는 피상적인 글귀만으로 좋은 사업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본고에서는 진정한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한 고객 관점의 접근이란 무엇이며 이를 명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업 관점 vs 고객 관점 
 
진정한 고객 가치 창조란 기업 관점에서 행해지는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주기 위한 고민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해 유사한 방법론을 사용하지만 그 결과가 천차만별인 것은 고객 가치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 가치 창조는 프로세스나 방법론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데 있어 기업 관점과 고객 관점의 접근으로 인한 차이는 무엇일까?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고객과의 관계 형성, 고객 가치 파악, 고객 가치 분석 결과물 활용 측면에서 그 차이점을  살펴보도록 하자(<그림 1> 참조).   
 

첫째, 기업 관점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목적이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제품 구매 전에는 뭐든지 들어줄 것 같던 기업들이 제품 판매 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경우가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고객 관계를 형성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반면 고객 관점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과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교류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자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미국에서 12년 연속 자동차 판매왕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조 지라드(Joe Girard)는 ‘나는 차를 팔지 않는다. 고객이 소개시켜준 고객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며 진정한 고객 관계는 일회성 판매가 아닌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둘째, 고객 가치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기업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선호 여부에 초점을 둔다면,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의 특성과 처한 상황을 중심으로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다. 최근 불황중에도 표정 관리에 신경쓰고 있는 닌텐도(Nintendo)의 이와타 사토루 현 사장은 닌텐도 관련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외주업체 출신인데 43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경영 관련 서적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 단지 유명한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내가 CEO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엔지니어로서 더 성능이 좋은 게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게임기 고객인 젊은 남자들의 애로 사항과 게임기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고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객 관점의 고민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 개발에 전력투구해서 내놓은 작품이 바로 전세계에서 7천만대가 넘게 팔린 닌텐도 DS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해 확보하고 있는 고객과 시장 정보에 대한 활용 측면을 살펴보자. 기업 관점에서 고객이나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업들은 이를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주력한다. 반면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나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업들은 고객만이 제대로 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이를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근거로 활용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객에 대한 믿음에서 찾아야 한다며 ‘고객 없는 사업은 없다(No Business without a Customer)’고 주장했다. 고객은 기업의 활동을 정당화시켜주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 관점 명확화 방안
 
 
결국 고객의 시각에서 고객 가치를 이해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생각의 힘과 이를 바탕으로 전개하는 시장 지향적 활동에 대한 믿음이 고객 가치 창조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해답이 안보일 때 일수록 방법론이나 프로세스에 연연하기보다 고객 가치 창조의 기본으로 돌아가, 시각을 교정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 고객 가치 창조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고객 관점을 명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살펴보자.  
  
1. 고객의 원하는 것은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이다. 
  
지갑이 얇아지면 고객들은 더욱 까다롭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다수의 기업들이 새로운 성능이나 디자인을 개발하여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고객 가치 창조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고객 관점에서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아이팟(i-pod)이라는 히트 상품 덕에 애플(Apple)이 재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애플의 주가를 살펴보면 아이팟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그림 2> 참조). 오히려 2001년의 1세대 아이팟 출시 후 2003년 아이튠즈(i-tunes) 서비스를 시작하고 디자인, 대용량 메모리와 클릭휠 방식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6세대 아이팟 시리즈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하였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사용자 경험을 더욱 더 확장하여 컬러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사진 및 비디오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음반회사들과 할리우드 영화사, 방송사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음악, 영화, 텔레비전 쇼 등을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팟캐스팅라 불리는 손수제작물(UCC)인 개인 방송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했는데 대부분 무료이어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대폭적으로 향상 시켰다. 그 결과 2007년 4월까지 1억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애플의 성장은 아이팟이라는 MP3 상품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 편의라는 새로운 가치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닌텐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실적 개선은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가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 ‘위’는 지난해 4~12월 사이 전 세계에서 이천만대가 넘게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실적이다. '닌텐도 DS'도 전년 실적을 웃도는 약 이천 오백만대가 판매됐다. 과연 ‘100년 만의 경기 불황’상황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 휴대용, 가정용 게임기였을까? ‘위’와 '닌텐도 DS'의 성공 비결을 찬찬히 뜯어보면 불황으로 사람들이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이 게임기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닌텐도의 게임기만 불티나게 팔려나간 것일까? 바로 '닌텐도 DS'의 경우 단순 게임뿐만 아니라 영어 학습, 지능 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고,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2. 고객 가치는 ‘다다익선(多多益善)’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에 가깝다. 
  
기업 관점에서 고객 가치는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수록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지나친 고객 가치는 고객에게 혼란만 초래하고 기업의 마케팅 비용만 증가시킬 뿐이다. 즉, 기업 관점에서의 고객 가치는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에서 다다익선에 가깝다면, 고객 관점에서의 고객 가치는 가짓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가치를 극대화하여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 
 
2008년 2월 세상에서 가장 얇고 이동성이 뛰어난 노트북을 표방하며 출시된 맥북 에어(MacBook Air)의 경우를 보자. 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내장 광 드라이버, Firewire, 모바일 브로드밴드 등이 지원되지 않고 타이핑 시 손가락이 뜨거울 정도의 발열, 신경에 거슬리는 팬 소음 등으로 인해 ‘최악의 노트북’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맥북에어는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맥북 애호가들에게는 이동성과 디자인이 핵심적인 가치였을 뿐 다른 것들은 관심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맥북에어가 접속사양과 발열이라는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동성과 디자인에서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애플의 주 타겟 고객층인 애플의 매니아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맥도널드(MacDonald)도 자신들의 주고객층의 관점에서 고객의 가치를 파악하여 ‘최고급 햄버거’가 아닌 ‘빠르고 저렴한 햄버거’라는 핵심 가치를 실현하였기 때문에 불황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이처럼 고객마다 원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을 정확히 선별(Targeting)해서 그들의 핵심 가치 구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고객 만족에 대한 맹신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고객 가치 창조는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이 표출한 요구나 니즈뿐 아니라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잠재된 니즈까지 파악해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 만족만을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제품 또는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고객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특히 기존 방식을 뒤엎을 정도의 파괴적 혁신일 경우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통찰력을 얻는 것은 그 전제부터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과 실제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의 목소리가 반영되었다고 믿는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고객 목소리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적극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들이 더욱 영리해지고 까다로워지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파괴적 혁신이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유명한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M.Christensen) 하버드대 교수는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말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일례로 스테이플스(Staples)는 1990년대 고객 정책 수립 초기에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을 위해 모든 고객을 동등하게 여기고 연간 $100 정도의 구매 고객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였다. 하지만 기업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다 주는 대량 구매 고객은 실제적으로 아무런 변화나 혜택을 느끼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후 스테이플스는 연간 $1,000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할인 및 환불 혜택 등 계층적 보상 시스템을 수립하는데 추가적인 막대한 자원을 낭비해야만 했다. 가치에 따른 고객 식별 작업 없이 일률적으로 파악되는 고객 만족에 대한 맹신은 고객 가치 창조는 커녕 기업에게 심각한 부작용으로 작용할 뿐이다. 


4.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은 기업에게 ‘독(毒)’이 아니라 ‘약(藥)’이다.
 
  
2006년 와튼(Warton School)의 불만 고객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불만족 고객 100명 중 6명만이 기업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뿐이라고 한다. 반면 94%의 불만족 고객은 이를 직접 표현하지 않는데 이 중 31%에 달하는 불만족 고객이 입소문이나 험담을 통해 친구나 가족, 동료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잠재 고객까지 잃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은 제거하거나 회피해야 하는 '독(毒)'이 아니라 의사로부터 처방 받고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약(藥)'이다. 특히 약 중에서도 항생제나 소화제 같이 되도록 적게 먹어야 좋은 것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를 위해 반드시 지속적으로 복용되어야 하는 약에 가깝다. 기업들은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하여 그때그때 신속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이러한 불만이 더 큰 불만으로 확대되어 잠재 고객에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객의 불만이 자라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감지되는 불만에 대해서는 잠재 고객에게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해야 한다.  
 
오늘날 나이키(Nike)가 전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2007년 추산 120억 달러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고객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1990년대 아랍어로 알라를 지칭하는 문자와 유사한 신제품 로고가 새겨진제품 출시로 인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키는 발빠르게 일부 운동화에 붙은 로고가 알라신을 모독했음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관련 제품 3만 8,000켤레에 대해 모두 리콜을 실시하고 문제의 로고가 부착된 모델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나이키는 꾸준히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제품들을 자발적으로 리콜하였다. 이를 통해 고객 불만을 잠재운 것은 물론 현재 고객 및 잠재 고객에게 ‘1등 제품은 다르다’는 인식을 굳건히 심어줌으로써 경제적 손실 이상의 효과를 창출하였다. 이후 2000년 이후 전 세계 인권단체와 소비자단체가 제3세계 여성과 어린이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막대한 이익을 낸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신속하게 전세계적으로 어린이 구호사업과 환경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국제적인 NGO 단체들과의 갈등을 극복한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전담 부사장직을 상설화하고 매년 사회책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책임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또한 전세계 569개 해외 하청공장에 대한 인권위반 감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나쁜 기업,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미 해병대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 체스티 풀러(Chesty Puller) 장군은 아군이 적군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고립되었다는 보고를 받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포위됐다. 덕분에 문제는 간단하다! 이제 우리는 모든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황을 알리는 각종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무조건 ‘어렵다’고 규정하고 부정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기업의 진가를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계기로 삼아, 고객의 지갑에서 굳건한 자리(SOW : Share Of Wallet)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고객가치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때이다. <끝>

2009. 3. 31. 18:09

[IT 기업 이슈] ‘대수술’ 앞두고 있는 소니,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 되찾을까?

[IT 기업 이슈] ‘대수술’ 앞두고 있는 소니,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 되찾을까?


일본의 대표적 가전회사인 소니(Sony)가 요즘 풀이 죽어 있다. 세계 동시불황과 엔고라는 이중고로 인해 사상 최악의 적자가 예고된 상태인 데다, 최근 전격적인 사장 교체 인사로 뒤숭숭하기까지 하다. 일본 벤처기업 성공신화의 상징이었던 소니가 어느새 전형적인 대기업형 경영부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반짝 부활 후 적자 수렁
 

1년 전만 해도 소니의 실적 호전에 “소니가 부활했다”며 찬사를 보내던 세계 전자업계는 지금 “소니가 예전의 소니가 아니다”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황과 엔고라는 외부 요인도 문제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굳어진 고비용 구조와 수년째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한 내부 요인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소니가 규모가 커지면서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을 잃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소니다움'을 잃고 대기업병에 걸렸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니의 위기 극복 열쇠는 ‘소니다움'을 부활시키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조언이 많다.

소니는 브라운관 TV 판매 호조에 안주해 LCD(액정표시장치) TV 개발에 소홀했다가 2000년대 초반 실적 부진으로 고전했다. 그때 사람들은 “이제 소니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5년 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과감한 변신을 꾀해 다시 일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2007년 소니는 3,694억 엔의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화려한 부활'이었다.

그러나 부활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실적은 다시 곤두박질쳤다. 소니는 지난 1월 29일 실적 전망 발표를 통해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인 2,600억 엔(약 3조 9,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당기순이익도 1,500억 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예상했다. 14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락한 것이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수익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 분야인 LCD TV 등 전자부문의 실적이 급락한 탓이다.

 

소니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 두 개의 TV 공장 중 한 곳을 폐쇄하고,전 세계 사업장에서 1만 6,000명(정규직 8,000명 포함)을 해고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올해 TV 사업 투자액도 당초 계획했던 4,300억 엔에서 3,800억 엔으로 줄였다. 스트링거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하며 “경영진으로서 남은 책임은 빨리 대응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소니다움'을 잃은 게 문제
 

소니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것은 세계 동시불황에 따른 제품 판매 급감과 가파른 엔고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표면적인 요인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원래 지난해 2,000억 엔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갑작스런 판매 감소와 엔고로 각각 2,800억 엔과 600억 엔의 적자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니의 진짜 문제는 판매 급감과 엔고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판매 급감과 엔고는 소니 외의 다른 일본 전자기업 및 전 세계 다른 경쟁사들도 똑같이 안고 있는 문제다. 즉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굳어진 고비용 구조와 수년째 히트상품을 못 내놓고 있는 한계가 소니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니다움'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TV 사업의 고비용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 소니는 브라운관 TV 판매 호조에 안주해 LCD TV 개발에 한발 늦게 참여하는 바람에 LCD 패널을 독자적으로 만들지 못했다. 현재 소니는 LCD 패널을 삼성과의 합작회사에서 주로 공급 받고 있다. 최근엔 경쟁사인 샤프로부터도 구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LCD를 자체 생산하는 삼성이나 샤프에 비해 생산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과의 합작사로부터는 삼성전자와 똑같은 가격에 LCD패널을 공급 받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LCD TV 부문에서 이익을 내는 반면 소니는 손해를 보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최근 중역들에게 “삼성과 똑같은 가격으로 LCD패널을 공급 받고도 TV를 더 비싸게 만드는 이유가 뭐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소니의 비효율적 사업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소니는 일본·북미·유럽·아시아 등 각 지역에서 TV 개발과 설계 생산을 각각 담당한다. 개발과 설계 기능 등이 분산돼 있어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TV가 안 팔리는 것도 문제지만, 많이 팔려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소니 경영진)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스트링거 회장의 ‘과감한 수술'
 
소니다운 히트상품을 못 내놓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소니는 트랜지스터 라디오(1955년 발매), 워크맨(1970년),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1994년) 등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세계 최초', ‘일본 최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걸로 유명했다. 그러나 LCD TV에서 박자를 놓친 이후 제대로 된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미국의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닌텐도는 게임기 DS와 위(Wii) 등으로 히트를 치고 있다.

미즈호 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 구라하시 노부는 “소니는 규모가 커지면서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을 잃었다”며 “소니의 위기 극복은 ‘소니다움'을 부활시키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말한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기업이 ‘성공 유전자'를 잃어버린 순간 몰락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지금의 소니가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소니에 대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4월 1일부터 옆에 앉아 있는 주바치 료지 사장은 상담역으로 물러나고 내가 사장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나와 사업본부장 사이에 사장, 부사장 등 관료적 단계를 없애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선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영 전권을 장악한 스트링거 회장은 네 개 사업본부의 책임자 네 명 중 세 명을 40대 젊은 간부로 발탁했다.

 

소니 내부적으로는 사장이 단칼에 물러나고 연공서열이 무시된 ‘혁명적인 인사'가 시작되었다. 스트링거 회장은 인사뿐만 아니라 생산체제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댈 계획이다. 구조적 비효율을 제거해 ‘소니다움'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 준 것이다. 스트링거 회장의 혁명적 구조조정이 과연 소니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해줄지 두고 볼 일이다.

- 차병석 /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2009. 3. 1. 08:39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IMF 이후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실제 상황보다 경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로 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지난 11년 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1998-2008 대한민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국 5대 주요 도시의 13~59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가 함께 분석됐다.

1.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한 한국인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기 개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반면, 기술이 발전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 수준도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돈에 대한 부담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실질 소득과 희망하는 심리적 소득의 격차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됐고, 실제 지표상의 경기 부침을 심리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

‘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낭비는 필요하다'는 답변율이 연도별 경기 상황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옷은 주로 세일기간에 산다'는 답변이 IMF 직후였던 1998년에는 61%였지만 경기회복기였던 2002년에는 45%로 급격히 줄었다.

[표1] 경기를 타는 고무줄 소비

이런 체질 변화 탓에 스스로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8년 60%에서 2008년에는 55%로 줄었고, 중하층 및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8년 33%에서 37%로 늘었다.

2.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화시킨 3대 요인

1) 낮출 수 없는 눈높이

소비의 질을 고려하고, 근원적인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웰빙 트렌드와 고급 가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아파트 구매 의향 평수를 묻는 질문에 20평대를 희망한다는 대답이 2001년 이후 크게 감소한 반면, 30~40평대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표2] 주거 환경의 고급화: 아파트 향후 구매 의향 평수는?

자동차 역시 경차 및 소형차, 준중형 및 중형차 구매 타입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대형 및 대형, SUV는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입증했다.

[표3] 자동차 구매 타입

또한 기술의 발달,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소비 범위가 확대됐다. 이동통신기기,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보유율이 증가했고, 대형 할인매장을 통한 주말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와 브랜드 고추장 구입 경험률이 크게 늘었다.

[표4] 김치냉장고 보유율 및 고추장 구입 경험률

2) 자기 개발 비용 증대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 사태를 겪으며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자기 개발, 자녀 교육을 위한 소비를 늘리며 개인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월간 가계지출을 항목별로 비교했을 때 50만원 이상 저축한 가구 비율은 1998년 33%에서 2008년 47%로 증가한 반면, 교육비 항목은 11%에서 36%로, 25%가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표5] 항목별 월간 지출: 50만원 이상 /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

또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기 가꾸기를 소홀하지 않았다.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고 대답한 비율이 1998년 30%에서 2008년 43%로 증가했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매일 에센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1998년 45%에서 75%로 증가했다.

[표6]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 / 매일 에센스 사용률

3) 돈의 비중 및 관심 증대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돈' 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돈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재산증식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 문제이다' 란 응답률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재산 증식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쫓겠다는 비율이 1999년 23%에서 2008년 36%로 증가했고, 재산 증식 방법으로 계획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9년 24%에서 2008년 44%로 증가했다.

[표7] 재산증식 안전보다 수익추구/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

3. 마케팅 전략 제언 : IDEA (합치고, 나누고, 부수고, 알리고)

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쓸 돈은 없어 불황에 민감한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는 ‘합치고(Integrate), 나누고(Divide), 부수고(Explode), 알리는(Announce)' 4가지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

1) Integrate (합쳐라)

익숙한 것들도 서로 뭉쳐 놓고 나면 새롭게 보이고,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 조합이 소비자를 끌어 들인다. 공동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다양한 팬 층을 겨냥한 그룹(9인의‘소녀시대', 13인의‘슈퍼 주니어')
패션 디자이너와 전자 제품의 결합

2) Divide (나눠라)

기존의 성별, 나이, 소득 등으로 구분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마추어/프로페셔널/프로튜어(Proteur)'처럼 제품에 대한 지식과 활용 수준에 따라 나누는 등 새로운 기준과 방식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제품도 알뜰 제품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만큼 현명하게 나누어야 한다.

예) 남성전용 바디로션을 포함한 세분화 하는 남성 화장품
와이셔츠 전용 같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 등

3) Explode (부숴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깨고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서 제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예) 카카오를 건강식품으로 부각시켜 다시 매출이 증가한 초콜릿
단순 게임이 아닌 가족 등과 함께 하는 게임을 강조해 성공한 닌텐도 Wii

4) Announce (알려라)

정보화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기업들은 움츠러들지 말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 소비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예) 과감한 광고 투자로 성공한 성광전자 쿠쿠, 태평양 아이오페 등
기업의 전문성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광고 ? KT의 IT 서포터즈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IMF의 이후의 변화는 한국인을 사회 여러 부분에서 ‘실제 지수' 보다 심리적인 ‘체감 지수'에 크게 반응하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하지만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개인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right by 제일기획

2009. 3. 1. 08:34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5] 따라잡기, 벤치마킹을 뛰어넘어라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5] 따라잡기, 벤치마킹을 뛰어넘어라


선진 기업들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따라잡기(catch-up)' 전략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소개한 ‘창조적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단순히 벤치마킹 하는 것도 곤란하다. 성공 기업들이 창조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방향에 눈을 맞추고, 변화의 계기와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스스로 변화하는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창의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획기적인 발명을 할 수도 있고 평범한 직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박'을 낼 수도 있다. 또 조직 구성원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단 창의성(collective creativity)이 발현될 수도 있다. 


“미래에는 경쟁(competition)이 아니라 초경쟁(surpetition)을 해야 한다. 초경쟁이란 새로운 ‘독점 가치(value monopolies)'를 창조하는 것이다.” (‘수평적 사고'의 창시자 에드워드 드 보노)

“‘최고 기업'이 되거나 ‘보다 싼값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없다. ‘독특한 가치(unique value)'를 찾아내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

“경쟁의 레드오션(Red Ocean)이 아닌 창조적 가치혁신을 통해 블루오션(Blue Ocean)을 개척해야 한다. (김위찬·르네 마보안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독점가치, 독특한 가치, 블루오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이들 가치(또는 전략)의 공통점은 “남과 똑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따라잡기(catch-up)' 시대처럼 앞선 기업을 쫓아가는 데 급급해서는 성공을 담보하기는커녕 생존조차 힘든 시대다.

닌텐도, 애플 등 경영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구촌 전체를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넘버원 아닌 온리원” 벤치마킹을 넘어서라

소비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고, 때로는 새로운 욕구까지 ‘창조'해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경영이 필요하다. 창의와 상상의 힘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사업방식을 선택하며, 임직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조직문화를 구비해야 한다. 즉, 사업분야, 사업방식,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creative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창조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설립 5년 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린 독일의 큐셀, 게임과는 거리가 먼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닌텐도DS와 Wii라는 대박상품을 만들어 낸 일본의 닌텐도,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섬유부문을 과감히 버리고 종자회사를 인수해 생명공학과 산업소재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듀폰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선진 기술을 재빠르게 모방해 따라잡는 ‘따라잡기(catch-up)' 전략을 구사해 왔다. 선진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을 모방하거나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여 개량함으로써 선진 기업을 따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 기업들이 선진 기업으로부터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자체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한 한국 기업들이 R&D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2~3년 후면 대부분의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1년 내외로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창조적 전환'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새로운 국면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들이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록터앤갬블(P&G),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내로라하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과거 혹독한 불황기 때 세워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일쇼크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던 1975년에 창업됐다. 1889년 화투 제작사에서 출발한 닌텐도가 게임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도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 시기였다.

 

위기상황이라고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불황으로 경쟁 기업들이 투자축소와 구조조정에 나설 때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그리고 때를 기다려 불황이 지나고 호황이 찾아왔을 때 그동안의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강자로 등장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현재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력 산업들이 비슷한 패턴의 전략을 구사했다.

불황기 때 과감한 투자는 중요하다. 문제는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다.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 신사업 분야 개척이나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사업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업분야와 사업방식의 전환은 그에 상응하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창조적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단순히 벤치마킹 하는 것도 곤란하다. 각각의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능력과 경영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공 기업들이 창조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방향에 눈을 맞추고, 변화의 계기와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스스로 변화하는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나'부터 창조적 전환의 주체가 되자

‘창조'란 전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뿐 아니라 기존 제품을 ‘창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키는 것도 포함한다. 애플의 ‘아이폰'은 이미 존재하는 MP3플레이어,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를 ‘창조적'으로 결합해 탄생한 제품이다. 무선 컨트롤러를 사용해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은 닌텐도가 처음 개발한 것이 아니다. 닌텐도는 이 기술에다 게임의 ‘재미'를 입혀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냈다. 최근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Wii 피트'는 건강과 미용에 관심을 높아지고 있는 ‘웰빙' 트렌드까지 제대로 접목시켰다. 주변에 널려 있지만 남이 주목하지 못한 뭔가를 찾아내는 안목 또한 창의력이다.

 

창의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획기적인 발명을 할 수도 있고 평범한 직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박'을 낼 수도 있다. 또 조직 구성원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단 창의성(collective creativity)이 발현될 수도 있다. 창조성 자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애니메이션영화 분야에서 잇단 히트작을 내고 있는 영화제작사 픽사의 조직운영 원칙은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조직의 창조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심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토이스토리>, <벅스 라이프>, <라따뚜이>, <월-E> 등을 만들어 낸 영화제작사 픽사는 집단창의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세 가지 조직운영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는 누구와도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고, 둘째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셋째는 학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가까이한다는 것이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08년 9월호).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조직에서 실제로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창의력을 자극하는 기업문화는 남을 모방하지 않고 상상력을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확보하고 키워 나가는 데 필수적이다. 역으로 이러한 기업문화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기업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꿔 나갈 수 있다.

기업의 ‘창조적 전환'은 구성원 개개인의 ‘창조적 전환'을 요구한다. 회사의 창조적 전환을 위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업무분야), 어떻게 나의 아이디어를 회사의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업무방식)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역량(업무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회사 내에서도 나의 ‘독점적 가치'를 확보할 수 있고,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개개인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집결 됐을 때 기업의 ‘창조적 전환'도 가능할 것이다.


- 박성완 /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43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 21세기 새로운 경쟁코드는 ‘매력'이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린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야 한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라는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에서 승패를 가른다. 


김연아와 이용대의 매력은 '소프트 파워'
 

‘피겨 퀸' 김연아의 매력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실력? 깜찍한 외모? 물론 이런 점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밝은 표정과 솔직하고 당당한 자기 표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 스케이팅을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점프를 성공시켰을 때는 활짝 웃는 표정을 짓고, 실수를 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김연아가 10여 개 기업 광고에 출연한 이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기업 호감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이용대(배드민턴) 선수도 마찬가지다. ‘용대찬가', ‘용대어천가' 같은 패러디 시구(詩句)들이 인터넷과 일상 대화의 화제로 떠오를 정도였다. 한국대표팀이 1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이용대에게 보내는 대중의 환호는 특히 뜨거웠다.

이용대 선수에게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스포츠 선수들처럼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용대 선수도 고된 훈련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대 선수는 승리가 결정됐을 때 카메라에 멋진 윙크를 날릴 정도로 여유와 센스를 갖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계 최정상의 실력이라는 ‘하드 파워'에서는 다른 금메달리스트들과 얼추 비슷했지만, 귀여운 외모나 카메라 앞 윙크 같은 ‘매력'의 ‘소프트 파워'에서 이용대 선수가 월등했다”고 분석한다.  

매력의 시대가 왔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이 최고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가 그냥 꼬인다고?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TV, 가장 얇은 휴대폰,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MP3플레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제일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은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하다.

애플의 아이팟, 닌텐도 게임기, 삼성전자의 파브 TV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이 좋아서? 편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작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는 벤츠”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판매량이나 매출로만 따질 수 없는 매력이 벤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벤츠나 도요타 렉서스에 뒤지는 것도 이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의 매력' 때문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최근 펴낸 책 <매력이 경쟁력이다>에서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도 21세기의 새로운 경쟁코드로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리는 것이다.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라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카리스마에서 매력으로 리더십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리스마가 강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만의 방식, 즉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주변의 충고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내외적으로 늘 마찰을 빚었고, 경제나 외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정반대였다. 그는 부시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바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읽었다. 링컨, 케네디 같은 전임 대통령의 매력 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해 자신의 장점으로 흡수했다. 부시의 카리스마 정치에 실망한 미국인들은 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표를 던졌다.

매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오바마처럼 당연히 후자에 주목해야 한다. 제품을 기획할 때는 어떤 매력적 요소를 집어넣을 것인지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 '매력' 

끝없는 가격경쟁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를 당할 도리가 없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란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 승패를 가른다. 사람들이 반드시 갖고 싶은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이 되려면 반드시 거기에 어울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21세기형 기업문화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명령과 복종을 외치는 일방적인 리더십을 거부한다. 이제는 권력형 리더보다 신뢰와 믿음을 통해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각광받는다. 수평적 관계, 소통의 리더십 등이 중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여! 이기고 싶다면 당신에게도, 당신의 작품에도 ‘매력'을 장착하라.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40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3]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 C&D, 감성, M&A /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3]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 C&D, 감성, M&A /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모든 것을 혼자 한다는 ‘자체 완결주의'를 버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감성과 문화 등을 중시해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게 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자생적 성장보다는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R&D에서 한 발 나아가 C&D로 승부하라
 

세계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인 미국 P&G의 앨런 래플리 회장은 2000년 취임 당시 “R&D 비용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앞으로 P&G 혁신의 50% 이상을 회사 밖에서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연구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이 아닌 연결개발(C&D; Connect and Development) 전략의 시작이었다. C&D 전략의 핵심은 외부의 R&D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신속하게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보톡스가 유행하던 2003년 P&G는 프랑스의 소규모 벤처 기업인 세데르마(Sederma)가 피부재생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 이 회사와 손잡고 ‘올레이(Olay)'라는 브랜드의 주름 개선 화장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연구개발에 걸린 기간은 18개월에 불과했다. 기존처럼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경우보다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한 것이다.

P&G는 2004년에 감자칩에 글씨와 그림을 그린 아이디어 제품 ‘프링글스 프린츠(Pringles Prints)'를 출시했는데, 이 또한 C&D 전략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얇고 끈적이는 감자칩 반죽에 글씨를 새기는 기술이 필요했던 P&G는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링크를 타고 대서양 건너 이탈리아의 대학교수가 운영하는 한 제과점에서 답이 왔고 그 기술을 이용한 P&G의 프링글스 프린츠는 대박상품이 됐다.

P&G는 이같은 C&D 전략을 통해 150만 명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활용하는 효과를 거뒀다. P&G 내부 연구개발 인력 9,000여 명의 167배에 달하는 규모다. P&G 내부 연구인력은 외부로 결코 유출돼서는 안 되는 몇 가지 핵심 기술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P&G의 매출액은 2001년 392억 달러에서 2006년에 682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연구개발 비용은 18억 달러에서 21억 달러로 소폭 느는 데 그쳤다.  


감성에 호소하라
 

할리데이비슨은 한 때 군수업체였다. 1·2차 세계대전 무렵 이 회사는 미군에 ‘전략물자'로 모터사이클을 공급했다. 그러나 지금 이 회사를 군수업체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특한 할리데이비슨 문화를 공유하는 ‘헬스 엔젤스(Hell's Angels;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 대한 애칭)'와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같은 독특한 배기음 소리를 떠올릴 뿐이다.

할리데이비슨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식 명칭은 할리 오너스 그룹의 약칭인 ‘호그(H.O.G)'다. 호그의 총괄 담당자인 브루스 모타는 할리데이비슨의 감성과 문화에 매료된 대표적 마니아 고객인데, 그는 “이 친구(할리데이비슨)에게 심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영혼이 있어요. 라이딩할 때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두둠! 두둠!~ 두둠! 두둠!'하고 이어지는 리듬감 넘치는 V트윈 엔진(실린더가 두 개인 V자형 엔진)의 강렬한 소리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이야기다.

1909년 처음 V트윈 엔진이 만들어진 이후 100년간 할리데이비슨은 단 한 번도 이 엔진의 소리를 바꾼 적이 없다. 심장 박동처럼 들리는 엔진 소리가 모터사이클을 살아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할리데이비슨의 매출은 2007년 총 27억 달러, 순이익은 9억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까지 10년간 평균 순익성장률은 18.3%에 이른다. 2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고 2000년 일본 혼다와 야마하를 제치고 세계 1위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자리에 올랐다.


제품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라

일본의 게임 업체 닌텐도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식은 할리데이비슨과 조금 다르다. 이 회사는 커뮤니티 위주의 고객관리 대신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게임'으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2006년 11월 출시한 비디오 게임기 닌텐도 위(Wii)는 1년 만에 세계 시장에서 1,400만 대가 팔려 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의 세 배 규모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라이트'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을 가볍게 눌렀다. 신제품이 속속 히트를 치면서 닌텐도는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같은 닌텐도의 성공 비결은 상식을 뒤집는 발상에 있다. 게임 업계가 성능 위주의 과다경쟁을 벌일 때 닌텐도는 가격을 대폭 낮추고 기능을 단순화했다. 재미로 승부한다는 콘셉트에 모든 것을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나온 것.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대표는 닌텐도의 타깃층을 “다섯 살부터 아흔 다섯 살까지”라고 지칭한다. 연령이나 성별, 게임 경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  


글로벌 M&A로 눈을 돌려라
 

룩셈부르크 신시가지에 자리잡은 다국적 기업 아르셀로 미탈은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연간 1억1,8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다. 생산량만 놓고 보면 세계 2위 신일본제출보다 세 배나 많다. 하지만 10여 년 전만해도 아르셀로 미탈의 전신인 미탈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인도 변방의 꼬마기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사장은 인도 북부 라자스탄 지방의 하층 상인계급 출신인 락시미 미탈이다. 그는 “공장 한 개를 짓는데 2~3년씩 걸리는 시간이 아깝다”며 창업 후 단 한 개의 용광로도 자체적으로 짓지 않고 오로지 M&A만으로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를 만들어 ‘21세기 강철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탈 사장은 1989년 부채 덩어리였던 트리니다드코바고의 국영 철강회사 캐리비언 이스팟을 인수, 1년만에 흑자 회사로 바꿔 놓았다. 이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카자흐스탄의 국영 철강회사 카르멧을 인수했고 2004년에는 미국 최대 철강업체 인터내셔널스틸그룹을 사들여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후 2006년에는 세계 2위인 아르셀로를 합병해 공룡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미탈 사장은 “세계 1위지만 시장점유율이 10%에 불과하다. 덩치를 키워야 한다”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세계 정상에 오른 글로벌 기업들은 사업방식에 있어 각각의 전략으로 창조적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사업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C&D, 감성, M&A 등 새로운 사업방식의 활용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 최명수 /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차장(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21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불황이라고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소비가 줄긴 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소비는 이뤄진다. 다만 소비여력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의 눈은 더 까다로워진다. 불황이 깊어진다고 무조건 싼 것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 단순히 싼 것 만으론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최근 히트상품은 불황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세계 동시 불황으로 주요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요즘 일본의 한 회사는 ‘표정 관리'하기에 바쁘다.게임기 업체 닌텐도다. 이 회사는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5,300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매출액 역시 8.8% 늘어난 8,200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전망. 예상대로 이익을 내면 닌텐도는 도요타자동차 등을 제치고 일본 상장회사 중 이익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교육, 가족,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소비자 공략

닌텐도의 실적호조는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가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위'는 지난해 4~12월 사이 전 세계에서 2,052만 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실적이다. DS도 전년을 소폭 웃도는 2,562만 대가 판매됐다. ‘100년만의 경기침체'에 게임기가 잘 팔린다고?

의아스러울지 모르지만 ‘위'와 ‘DS'의 성공 비결을 캐 보면 불황기 소비코드가 보인다. 우선 불황으로 사람들이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은 게임기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기본 토대다. 그렇다고 모든 게임기가 잘 팔리는 건 아니다. 여가활용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절약' 개념 외에 소비자는 ‘플러스 알파'를 원한다.

닌텐도가 성공한 포인트가 바로 그 ‘플러스 알파'다. DS의 경우 단순 게임 뿐만 아니라 영어학습, 지능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다.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DS는 ‘교육', ‘위'는 ‘가족'과 ‘건강'이란 플러스 알파의 가치를 창출한 것이 불황기에 히트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싼 것 만으론 소비자 못 잡아

불황이라고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소비가 줄긴 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소비는 이뤄진다. 다만 소비여력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의 눈은 더 까다로워진다. 단순히 싼 것 만으론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최근 히트상품은 불황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혹독한 불황에도 닌텐도 만큼이나 잘나가는 일본 회사가 또 있다. 중저가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작년 12월 매출액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2% 급증하면서 ‘불황 상품의 황제'란 닉네임까지 얻었다. 유니클로의 월간 매출액 증가율이 30%를 넘은 것은 2001년 이후 7년 만이다. 2001년 당시에도 일본은 경기침체와 디플레(물가하락)가 겹친 불황으로 연말에 저가 방한복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유니클로의 성공 요인도 단순히 ‘싼 가격'만은 아니다. 유니클로가 지난해 히트시킨 제품 중 하나가 겨울 내복인 ‘히트텍'. 일본에서만 2,000만 장 이상이 팔린 히트텍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히트텍은 몸에서 발산되는 수증기를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고 섬유 사이의 공기층이 열을 차단하는 기능성 신소재로 만들어졌다. 저렴한 가격에 실용적 기능성을 갖춘 게 성공 포인트다.

유니클로는 이 밖에도 브래지어 기능이 합쳐진 민소매 여성 속옷, 겉옷인지 내복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 세련된 느낌의 내복 등 히트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하나 같이 ‘저렴하면서도 멋지고 실용적'이라는 특성이 공통점이다. 바로 그 점이 불황기 히트상품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작년 도쿄 긴자와 젊은이들의 거리인 하라주쿠에 문을 연 다국적 중저가 의류 브랜드인 ‘H&M'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해 9월 긴자점 개점일에는 약 5,000명이 줄을 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H&M의 강점은 무엇보다 ‘저렴하면서도 멋지다'는 것. 명품을 살 돈은 없지만, 그래도 스타일이 좋은 옷을 입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바로 H&M이다.

‘하류의 상' 추구하는 소비자

이런 현상을 ‘하류의 상(上)' 현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하류의 상은 일본의 마케팅 전문가인 미우라 아쓰시의 책 <하류사회>에서 나온 말이다. 1990년대 장기불황으로 중산층이 급격히 붕괴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하류가 된 상황에서 그래도 남들과는 차별화하려는 사람들을 ‘하류의 상'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불황에도 싸지만 싸구려 티가 나지 않는 양질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도 불황기 소비코드를 읽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무인양품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싼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질의 친환경 소재 발굴,제품의 핵심 기능과 관계 없는 광택 염색 등 불필요한 공정의 생략, 로고 등의 장식을 최소화한 포장의 간략화 등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거품을 뺀 실용성'으로 불황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일본 2008년 히트상품 >

1위 유니클로, H&M, 자체 상표상품(PB)
2위 저가 미니노트북, 닌텐도 ‘위'
3위 블루레이 플레이어, 절전형 형광등
4위 엔고 환원 세일, 맥도널드 커피
5위 순간냉동기능, 디지털 사진첩
6위 무당분 음료, 알코올 8% 음료
7위 도요타 iQ, 애플 G3 휴대전화
8위 B형 인간 설명서(책), 금융위기 서적

* 자료: < 니혼게이자이 >

일본에서 요즘 직장인에게 잘 팔리고 있는 전동 자전거는 불황 때문에 타깃 고객이 바뀐 경우다. 전기 모터를 달아 언덕을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전동 자전거는 원래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다녀야 하는 주부가 주 고객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동 자전거의 주요 수요층이 직장인으로 바뀌었다. 기름값이 크게 올라 승용차를 갖고 다니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자전거를 타기엔 체력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전동 자전거를 선택한 것이다.

불황이지만 ‘니즈(Needs)'를 포기할 수는 없다

히트상품들을 보면 불황기 기업들의 제품개발이나 마케팅 전략도 눈에 들어온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졌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싼 제품만 찾는 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니즈(Needs)를 불황이라고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이미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도 좋은 품질과 좋은 기능의 ‘보물'을 찾길 원하는지 모른다. 불황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이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 차병석 /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4:53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콜래노믹스 2편에서는 총 다섯 가지 콜래보레이션 유형을 소개한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공간 콜래보레이션,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스타 콜래보레이션이 그것이다. 콜래보레이션의 대표적 사례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생존에 영향을 끼칠 대변혁의 흐름 속에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기업의 세를 확장했으며 브랜드 파워를 일궈 냈다. 여기에 바로 콜래보레이션의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다. 콜래보레이션의 각 유형별 특징과 성공 사례를 살펴본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 명품과 예술이 만나 ‘새로운 명품'이 탄생되다

아트 콜래보레이션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루이비통이다. 현재 소비 시장의 코드를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소비하고자 하는 것들을 스낵처럼 자주 그리고 많이 소비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베스트 셀러인 ‘모노그램 스피디 30'은 한 번 사면 다시 살 필요가 별로 없다. 매년 같은 디자인으로 변함없이 출시되기 때문에 그 제품이 낡지 않는 한, 똑같은 제품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노그램 스피디 30을 매년 다른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한다면 어떨까? 한 해는 그래피티 디자이너, 그 다음 해는 일러스트 디자이너 등과 콜래보레이션을 한다면 같은 모노그램 스피디 30이지만 명백히 다른 버전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는 매년 구매할 의향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명품 자체의 희소성이 사라질까? 희소성은 오히려 더욱 증가했다. 예술품은 그 자체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장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더욱이 한 시즌 당 한 디자이너로 콜래보레이션을 제한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시즌에 이 버전을 사지 못하면 다시는 못 산다'는 데드라인 기법이 경쟁을 부추기면서 많이 팔면서도 희소성은 더욱 커지는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다.

스낵 컬처 시대에 뒤처져 고객이 자주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던 구찌, 펜디, 디오르 등의 전통 명품 브랜드의 실적은 나날이 저조해졌다. 한편 스낵 컬처 시대를 그저 보이는 그대로만 편승해 한 해 한 해 유행성이 강한 가방을 만들어 냈던 신생 명품 브랜드인 끌로에, 발렌시아가 등의 백들은 지금 매고 다니면 민망할 정도로 소장 가치가 떨어졌다. 이 두 가지 현상을 놓고 봤을 때 구매 사이클도 줄이고 소장 가치도 획득할 수 있었던 루이비통의 아트 콜래보레이션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 가격도 중요하지만 최고의 가치도 잊지 말아야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의 기린아 ‘타겟(Target)'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타겟은 소득 계층별로 소비하는 장소가 달랐던 예전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최고 부호인 빌게이츠도 할인점에서 소비를 하고, 중산층도 최고급 유기농 전문 숍에서 소비를 하는 트렌드를 잘 포착했다.

또한, 어떤 곳에서 소비를 하건 끊임없이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현재 트렌드에서 가격만을 소구하는 월마트적인 비즈니스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할인점 업계를 고사시킬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PB 상품들을 콜래보레이션했다. 그 결과, 타겟은 할인점 뿐 아니라 중가 백화점들의 고객마저 모두 유인하는 네트워크 확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콜래보레이션 이후 지역적으로 중부에 머물러 있었던 타겟의 유명세는 의류 제품을 콜래보레이션했던 아이작 미즈라히의 지역적 네트워크인 뉴요커들을 대거 끌어들여 뉴요커를 위한 할인점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월마트는 공급업자들을 쥐어짜서 성장을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었지만 타겟은 PB 공급업자인 디자이너들에게 충분한 수익과 자율권을 보장함으로써 상생의 경제학을 이룩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공간 콜래보레이션 -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시도하라

공간 콜래보레이션의 모범 사례는 ‘프라다'와 ‘쌈지'이다. 스타벅스 등으로부터 공간이 부여하는 문화적 가치와 멋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어느 곳에서건 연출된 제 3의 공간을 바란다. 공간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그것이 유통업이 아니더라도 고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체험관이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

하지만, 프라다와 쌈지는 자신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는 것을 뛰어 넘어, 자신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고 상징성을 가진 뉴욕의 소호, 서울 대학로 등의 공간과 콜래보레이션함으로써 그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신의 브랜드 공간이 그 지역과 혼연일체가 됨으로써 그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상생의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프라다 매장을 보기 위해 뉴욕 소호에 가고, 또 소호에 가면 꼭 프라다 매장은 보러 가는 등의 상생 말이다. 쌈지 역시 인사동에 아예 쌈지길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이 쌈지길과 인사동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콜래보레이션의 스승을 찾는 것이 바로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이다. 나이키의 상대가 닌텐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의 출현은 예측 불가능하다. 이제는 한 업계 내에서의 마켓 쉐어 싸움이 아닌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이다.

문제는 고객이 지닌 마음의 공간은 일정한 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하나의 회사 혹은 제품에 대해 할애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렇게 한정된 마음이라는 공간을 더 큰 존재로 채우기 위해 바로 고객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가려운 곳을 적기에 척하고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큰 선결 조건은 고객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전자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아는 화장품 회사 베네피트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시크릿 컬러폰 이후 지속적인 상생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면, 테크 파탈족으로 불리우며 첨단 IT 기기의 새로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스타 콜래보레이션 - 유행보다는 ‘전설'을 만들어라

스타 콜래보레이션의 고전인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벌킨백, 그리고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말 자체로 스타의 총체적인 DNA를 제품에 콜래보레이션했기에 한시적으로 스타의 이름만을 빌린 스타 마케팅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공기를 가르듯 인간의 한계를 넘는 듯한 점프를 구사하는 마이클 조단의 유산(legacy)과 에어 조단 운동화의 최첨단 기술인 에어, 즉 점프 때의 충격 완화 테크놀로지를 콜래보레이션하여 운동화의 전설이 된 것이다.

이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에르메스의 벌킨백이나 켈리백도, 나이키의 에어 조단 모두 실제 스타들의 유산(legacy)을 잘 유지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 콜래보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라는 것. 즉, 한참 뜰 때 반짝 스타의 명성에 기대어 브랜드 홍보 효과를 보려는 스타 마케팅은 스타의 유명세가 사라지면 홍보 효과도 사라진다. 그러나 스타의 유산(legacy)을 지켜 주기 위한 상생의 마인드를 지닌 스타 콜래보레이션은 시간이 흘러도 상승 효과를 내며, 스타는 갔어도 브랜드 자체로서 하나의 전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데본 리(Devon Lee) / Faculty, Baruch College/City University of New York.
뉴욕시립대 경영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버륙 칼리지에서 소비자 행동론과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콜래보경제학(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한국인이 사는 법(공저)>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2. 11:29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불황 속에서도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가족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소비심리에도 기존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계층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유층의 소비심리마저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부유층도 이제는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이고 가격 대비 효용을 신중히 판단하여 소비하는 추세이다. 부유층의 지갑이 닫히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이나 수입차 업계의 마케팅 노력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세일 기간을 늘리고 할인 폭을 강화하여 전년대비 4~13%의 매출 상승을 달성했으며, 수입 자동차 역시 대대적인 판촉을 통해 전년 대비 15.5%의 판매 신장세를 기록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성향이 높지만 소비심리 불안으로 구매 갈등을 느끼는 부유층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가격 대비 효용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여 합리적 소비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유층의 소비가 사회적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사치를 즐긴다고 보는 시선으로 인해 더욱 지갑을 열기 어렵게 만드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한해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사회 전반에 퍼진 절약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 제품에는 소비욕구를 억제하지만 약간의 사치로 삶의 위안과 만족감을 찾을 수 있는 제품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제품의 소비는 줄이더라도 자신이 특별한 가치를 두는 제품만큼은 고가의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는 그 제품을 통해 남들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고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불황 속에서도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남성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명품 시계 판매는 오히려 급증하여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백화점 시계 매출은 전년 대비 45~70% 증가하였다.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구매력 있는 남성들이 명품 시계를 자신의 패션 감각을 보여 주는 필수 아이콘으로 인식하여 기꺼이 구매한 것이다.

젊은층의 개성 표현 상품인 개인 디지털 역시 프리미엄 상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9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2'는 70만 원대 이상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7주만에 20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넷북 등 저가 노트북의 열풍 속에서 200~300만 원대의 초고가 노트북의 판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가 브랜드의 소품을 구매하는 현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는 ‘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는 이러한 작은 사치를 설명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 위축으로 화장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지만, 립스틱 매출만은 유일하게 경기 변동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 직후 찾아온 불황기에 립스틱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백화점의 패션 아이템 매출에서도 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반면 패션잡화 매출은 16.5% 증가하였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스카프, 스타킹, 선글라스 등의 소품을 소비함으로써 대체하는 이 같은 소비 경향은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

불황기에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사람들이 구조조정의 파고 속에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가족 중심의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제일기획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인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소비자의 대다수가 ‘가족을 위한 소비(75%)와 자녀를 위한 소비(80%)는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이나 통신상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가족단위의 상품을 출시하고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을 표현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08년 유행어 중 하나인 ‘staycation(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은 경기침체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비용으로 휴가를 보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가족 중심의 여가생활 트렌드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콘셉트의 닌텐도 ‘Wii'는 미국에서 11월 중 200만 대 이상 판매되면서 전년 같은 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06년 출시 이래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였다.

과거 일본에서도 불황기에 가족지향에 여가지향, 자연지향 성향이 더해지면서 전반적인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SUV 차량 판매가 급증하였으며 도쿄 디즈니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근거리 여가 상품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버드대학의 존 켈치 교수는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적은 비용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중심 지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지출 중에서 특히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녀교육에 관한 소비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 관련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자녀 수가 적고 맞벌이가 증가하면서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에 자녀를 위한 제품에는 가격에 크게 민감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모 두 명과 조부모 네 명이라는 뜻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식스 포켓 키즈(six pocket kids)라는 용어는 아이를 위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구매력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일반 가전 등의 내구재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도 자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아이들에게도 직접적인 마케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자녀에게 마음이 약한 부모들의 지갑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홍선영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22. 14:45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서적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 형태로 소비 트렌드가 옮아가고 있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예외 없이 히트 상품은 존재한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보다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2008년 소비 트렌드, 그 특징을 살펴본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보유한 자산가격의 폭락, 극심한 고용불안 등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은 여느 해보다 착잡하다. 불황으로 인해 국민들이 받았던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2008년 소비 트렌드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불안한 현실로 자기방어적 소비 성향 보여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전문가와 일반인 1만 351명을 대상으로 2008년 히트 상품의 69개 후보군을 선정하고 이 중 10대 히트 상품을 선정한 바 있다(참고로 선정한 10대 히트 상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했으며 ① 촉각형 휴대폰 ② 베이징 올림픽 스타 ③ 교통요금 결제서비스 ④ 인터넷 토론방 ⑤ 베토벤 바이러스 ⑥ 리얼 버라이어티 쇼 ⑦ 닌텐도 Wii ⑧ 넷북 ⑨ 기부 ⑩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선정된 10대 히트 상품을 포함하여 상위에 랭크된 히트 상품군을 분석한 결과 2008년에는 적극적인 소비 트렌드가 걷히고 제품(식품, 가전, 의류)과 서비스(TV 프로그램, 카드서비스 등) 전반에 걸쳐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소비 목적에 따른 정서(Mind), 재산(Wealth), 건강(Health),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2008년은 과거와 차별적인 성향을 보였다.

우선 정서적인 측면(Mind)에서는 ‘정서적인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재산(Wealth)에 대해서는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Health) 측면에서는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인 형태로 관심사가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사의 전환으로 야기된 2008년 소비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즉각적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관심

첫째, ‘상호작용적 재미 추구'이다. 소비자들은 과거의 단순한 즐거움보다는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터치스크린과 중력 센서를 탑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햅틱폰이다. 단순한 터치가 아니라 만지고 잡아끄는 일련의 동작 등 다양한 방식의 터치로 구동된다. 한편, 터치에 대한 휴대폰의 반응도 다양한 진동과 사운드를 차용하여 과거에 전자기기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편안함과 친근함을 제공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리모컨과 온몸을 움직이며 조작할 수 있는 체감형 게임 방식을 차용한 ‘Wii'도 상호작용적 재미라는 속성을 추가하면서 남녀노소로 사용자 계층을 넓혀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디자인을 빠르게 변경하면서 참을성이 없어진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패스트 패션(자라, 유니클로 등)의 인기도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합리적 소비패턴과 의미 있는 지출 늘어

둘째,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지출'이다. 웰스케어(Wealthcare)의 초점이 ‘큰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로 전환되었고 소비 패턴도 이에 동조하는 합리적 소비 패턴을 보였다.

실제로 2008년 히트 상품 조사에는 2003년부터 꾸준히 선정되었던 재테크 상품(재테크 서적, 주택장기대출,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 판교, 펀드 등)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 보수적인 트렌드 속에, 최근 소비는 저렴한 가격에 확실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만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했다.

즉, 과거 저가형 소비를 추구하는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던 실속형 소비가 불황기를 거치면서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소비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노트북의 1/4 가격이면서도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도록 휴대성은 높이고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일부 게임 등 기본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넷북의 열풍과 도로 통행요금과 통과시간을 줄여 주는 ‘하이패스', ‘교통카드서비스' 등의 인기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합리적인 지출 트렌드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사람에 대해 지갑을 여는 ‘의미 있는 지출'경향도 나타났다. 불황이 심해질수록 어려운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선진국형 소비 패턴이 등장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문근영, 김장훈,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연예인들의 기부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넘어 스스로도 이 같은 소비에 동참하고자 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안심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폭

셋째, ‘안전성 추구' 트렌드이다. 국내외에서 식품관련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증폭되었다. 웰빙이나 뷰티에 앞서 우리 몸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국가 중요 현안이었던 쇠고기 문제와 각종 먹거리 파동을 반영하여 한우(제품부문 4위)나 각종 유기농 식품(제품부문 5위)이 히트 상품에 선정되었으며 서비스 기타 부문에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및 멜라민 파동에 대해 국민적 토론이 진행된 인터넷 토론방(비제품부문 3위), 각종 먹거리 파동을 비롯해서 소비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점을 폭로하고 안전한 소비 방법을 제공해 주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비제품부문 7위) 등이 선정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원산지뿐만 아니라 가공처, 품종(유전자 조작여부 등), 성분 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먹거리 뿐만 아니라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비해 일정 회비를 내면 원스톱 상조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상조보험 서비스(비제품부문 8위) 등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과 개성소비를 만족시키는 마케팅 해법 찾아야

국내 소비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비자들이 각자의 주관에 따라 개성을 소비하는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기 히트 상품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소비심리는 자명하다. 불황 속에 소비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점점 급해졌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빠르게 얻길 원하며, 딱딱한 가면 뒤 상처받은 속살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2008. 12. 19. 12:41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디자인은 많은 기업들이 성과 향상과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최근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채용하면서 디자인 경영의 진부화 및 범용화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디자인 아우라, 미래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둘째,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장악해야 한다. 우월한 디자인을 통해 파트너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개인적 가치를 넘어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 소통의 방식에 있어 감수성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 목 차 > 
  
Ⅰ.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Ⅱ.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Ⅲ.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Ⅳ. 결론 및 시사점
 
  
 
I.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성과 향상 및 경쟁 우위 확보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첫째, 디자인은 제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호텔, 이동통신, 병원 등 서비스 산업에서도 디자인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및 고객관계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기업 내에서 디자인의 위상과 적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제품 설계 과정상의 한 부분을 넘어서 조직, 전략, 비전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디자인이 격상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셋째, 디자인 활용의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선진 기업들뿐 아니라 신흥 기업들도 디자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흥국 제조 기업들 중 일부는 이미 단순히 저가 제품을 양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설계 및 제조 대행을 의미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물론 자체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이나, 심지어 선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일보된 제품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대만의 PC 기업 아수스텍(Asus)은 최고급 자동차회사 페라리와 디자인 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불과 2~3년 전 우리 기업들이 활용했던 차별화 포인트였다. 
 
본고는 이처럼 디자인의 분야, 위상, 주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미래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 방식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디자인 활용의 역사를 짚어본다. 아울러 최근 범용화가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전략의 흐름과 그것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디자인 활용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II.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1. 디자인 활용의 역사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디자인은 기업 경영에 어떻게 활용되어 왔을까?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디자인 경영의 시발점은 1920년대 독일의 AEG와 1940년대 이탈리아의 올리베티로 거슬러 올라간다. AEG의 경우 자사 제품군에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구축했다. 1940년대 들어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이 창립되어 체계적으로 디자인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까지는 디자인의 효용을 인지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1950년대 들어 경영과 디자인의 결합이 가속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학회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특히 1976년에는 미국에서 디자인경영협회(DMI)가 설립되면서 디자인과 경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80년대에는 디자인과 관련한 논의가 단순히 제품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어 사회, 경제, 기술,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과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강화했으며, 이것이 디자인 품질과 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하버드 등 주요 경영대학들에 디자인 관련 MBA가 설립되는 등 디자인 경영에 대한 실무적 교육 기회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는 디자인 경영의 고도화 시기다. 디자인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나이키, 애플,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의 성과 부진을 극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웅진코웨이, 레인콤 등 중견 기업들이 iF, Red Dot, IDEA 등 세계 최고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백색가전 업체는 유리탁자 형태의 냉장고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iPod Touch를 부착시킬 수 있는 오디오 결합형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디자인 공세도 만만치 않다. 자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고도화되고,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 디자인의 고유성을 전세계에 알린 것을 계기로 디자인 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샹을 비롯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이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50곳이 넘는 디자인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2.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2000년 이후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경영의 제반 활동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신흥국 기업들도 나름의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위상 제고를 꾀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나름의 수준에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진부화가 될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준이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요구도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화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제 어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디자인 경영과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서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 활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3. 현 단계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 활동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부쩍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디자인 부서 관리를 기업의 핵심역량 구축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 이미지의 형성, 미래 전략 및 비전 수립에도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처럼 전사적인 전략, 조직 및 역량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후발 기업들도 제품 차원이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감안할 때 손색 없는 디자인으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차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활용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에서 향후 디자인 활용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IBM은 최근 ‘미래의 기업(The Enterprise of the Future)’ 보고서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 고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 글로벌 통합, 와해적 본성, 진정성 등을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과 함께 주요 글로벌 트렌드, 미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시장 경쟁 방식의 변화 등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보의 폭발적 증가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제품 간 경쟁, 산업 내 경쟁을 넘어 다양한 산업 간 경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객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둘째, 핵심역량에 기반한 사업 전반의 장악 능력이 요구된다. 최근 개방형 혁신이 이슈가 되면서 모자라는 역량은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개방형 혁신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핵심역량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진정성과 높은 감수성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역량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웹 2.0의 영향으로 현재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과거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 능동적 정보 생산 및 유통과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들이다. 이들은 더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고, 전혀 새로운 가치에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진정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부터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III.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1.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주는 제품 디자인 
 
제품은 가장 직접적으로 본래 의미의 디자인과 관련된 영역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디자인의 대부분이 제품의 기능과 형태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품 디자인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후발 기업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상황이다. 아수스텍, MSI 등 대만 IT 기업들은 ODM 역량을 바탕으로 비교적 디자인이 우수한 저가 브랜드 PC를 내놓고 있다. Arcelik, Vestel 등 터키 전자기업들의 최근 제품 디자인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제품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아우라(Aura·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다. 무조건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독특한 가치나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리 돈으로 1,000 만원을 호가하는 노키아의 최고급 브랜드 베르투 휴대폰의 실패는 최고급의 추구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기능이나 가격 등 다른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그 디자인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적 감성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앞으로 감성과 컨셉트가 중요해지는 하이컨셉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독특한 아우라와 정체성을 가진 디자인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소품 제조사 Alessi의 쥬서기는 특유의 감각적 디자인으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모두 컬트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V 가전업체 B&O의 경우 독특한 최고급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성화 브랜드 Jimmy Choo도 착용 시 발 변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뛰어난 감각과 디자인으로 1,000 달러가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사실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로 단일 제품 차원을 넘어서는 고객 콘텍스트(종합적 상황) 관점의 디자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단일 제품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으로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 방식에 주목하고 이에 선대응하자는 것이다. 디자인의 의미는 단일 제품 차원에서 벗어나 고객이 처한 상황과 활용방식을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때문에 기능이나 고객 관점에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디자인적 조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지능형 생활공간(Ambient Intelligence) 구현을 위해 인테리어, 관련 제품 등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 성과 관점에서 관련된 여러 기업간 디자인 협력이 미래의 새로운 디자인 경영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미래 디자인은 단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동적 변화 대응이 아닌 능동적 미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용 방식의 진보성, 색감의 미래성과 조명을 통한 아우라의 구축, 소재의 혁신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디자인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중 활용 방식의 진보성의 경우 미래의 제품 활용 방식의 컨셉트를 선점하거나, 제품에 미래 생활의 단서(cue)를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SF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등장한 동작 인식 UI(User Interface)는 애플의 iPod Touch나 닌텐도 게임기 Wii에서 초기적인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각 멀티터치스크린과, 무선 동작 인식 콘트롤러 등 미래적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컨셉트 PC인 Surface에 멀티터치 UI와 테이블형 디자인과 같은 미래적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미래 제품의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기업인 필립스의 경우 이미 지난 1996년에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화와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디자인을 통한 고객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강력한 디자인 역량에 기반해 비즈니스 생태계 장악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부서 강화, 디자인 중심의 제품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토로라는 디자인 중심 제품을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사는 2005년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RAZR라는 글로벌 히트 모델을 통해 이전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컨버전스와 고성능이라는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일시에 바꾸어버린 RAZR의 디자인은 경쟁 기업들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시장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KRZR 등 유사한 디자인의 후속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RAZR의 색상 다양화, 스페셜 에디션 출시 등 디자인에 기반한 차별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모토로라의 디자인 경영 방식은 빠르게 진부화되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실패는 디자인의 영향력이 제품 자체에만 머물렀다는 점에 있다. 아이리버로 주목 받았던 국내 MP3 플레이어 제조사 레인콤의 실패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향후에는 디자인을 비즈니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Belkin, Kensington, Griffin, iLuv과 같은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PC, 모바일 기기 관련 주변기기를 만드는 이들 회사는 iPod 전용 주변기기를 만드는 애플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Made for iPod’ 프로그램은 iPod을 둘러싼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iPod을 위한 주변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애플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대신 애플은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제품 출시 일정과 스펙 등을 알려줌으로써 파트너들의 원활한 제품 개발을 돕는다. 이들 기업의 주변기기들은 애플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부가해주고, 디자인 측면에서 잘 어울린다. 때문에 iPod, MacBook 등의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스피커, 이어폰, 휴대용 케이스, 도킹스테이션 등 제품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주변기기를 적어도 한 두개 정도는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 곳이 넘는 iPod 주변기기 기업들은 애플의 제품 판매를 가속시키는 수단이자 또 다른 수익지대인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플과 파트너 기업들이 동시에 염두에 두는 것은 디자인의 일관성·통일성이다. 그 결과가 애플 디자인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미래 개방형 혁신 플랫폼 하에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강력한 디자인 역량은 개방형 비즈니스에서 고객과 파트너 기업들에게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방식의 업그레이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디자인의 기본적 편익이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기능적,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기술 발전과 제품의 사용 방식,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디자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과 내용도 변화할 것이다. 
 

먼저 기능적 가치의 전달 측면을 살펴보자.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편의성, 안정성, 다기능성 등 기능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잘 디자인된 제품의 경우 별도의 설명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인을 통한 기능적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예다. Dyson 청소기는 혁신적 디자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기본적 청소 기능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러한 기능적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양뱡향성, 민감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커뮤니케이션 고도화를 위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BMW 자동차의 첨단 멀티미디어 제어 시스템인 iDrive는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나 메뉴의 단계와 특성에 따라 조그 다이얼의 반응이 달라지도록 디자인되었다. 최신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 UI 디자인은 소비자가 제품과 더욱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디자인의 가치인 심미성, 세련됨, 멋짐, 만족감 등 개인적 감성의 전달을 넘어 환경, 공존, 배려와 같은 사회적 영역의 가치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지속가능 디자인, 그린 디자인 등이 디자인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의 디자인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들을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나타난 주류 트렌드로서의 사회적 가치가 아닌 기업이 선견하고 제안하는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사회의 가치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 디자인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사회의 요구를 잘 충족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를 소통하는 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의 선, 윤리 등을 전달하는 것은 기존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수행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더욱이 웹 2.0 등으로 고객들이 힘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획득하고 기업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될수록 진정성과 열린 태도는 기업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량이 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디자인의 경우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도구가 된다. 사람들이 블로그, 미니홈피, 소셜네트워킹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을 웹에 게시하고 있다. 소비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된 디자인은 그것이 과시적 의도에서든 이타적 의도에서든 네트워크를 타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IV. 결론 및 시사점 
  
 
1.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의미 
 
디자인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의 영향력과 범위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방식, 가치관 변화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경쟁 심화,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도 기업의 디자인 전략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다. 
 
요컨대 미래 디자인의 가장 큰 역할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을 통해 개별 고객과 고객 집단, 사업 파트너, 더 넓게는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미래 기업의 근본적인 고민이 되어야 한다. 
 

첫째, 제품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은 미래의 비전과 꿈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단지 제품의 형태를 결정짓는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상상을 넘어서는 편익을 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제품의 형태, 기능, 활용방식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를 함께 할 기업이라는 점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둘째,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뢰와 확신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과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 기업에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주도자이자 미래를 함께 할 사업 파트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파트너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파트너 기업들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논리는 경쟁 기업들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뛰어난 디자인이 경쟁자에도 협업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의 MP3플레이어 및 주변기기 제조사 CREATIVE는 애플과의 경쟁관계 때문에 과거 iPod용 주변기기 생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현재는 다양한 iPod 주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셋째, 사회와 소통에 있어 진심을 가지고 항상 새로운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를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까지 발전하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 일례로 영국의 디자인위원회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새로운 이슈를 선견·발굴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죄 예방, 개인과 사회 구성원의 건강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친환경 인테리어 내장재를 만드는 Invotek, 건강음료 제조사 Innocent Drink 등 영국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점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객과 파트너, 사회와 소통하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은 소통을 통해 감정적 유대감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 관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파트너 기업들의 경우도 협업의 지속적 참여 유인을 얻게 된다. 나아가 잠재적 파트너 기업과 경쟁자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소통은 소셜 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현재의 비고객 또는 잠재적 고객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시키며, 이는 기업의 장기 성과 향상의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광고, 그래픽 디자인 회사 MAQ Inc.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가능성을 매우 간단한 솔루션을 통해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흰 플라스틱 봉투에 빨간 점 두 개와 엑스(X) 표시 하나를 프린트하는 것 만으로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손잡이를 묶으면 마치 토끼 귀와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매듭 밑에 토끼의 얼굴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너무도 간단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환경오염 방지와 쓰레기 수거라는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디자인은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나 막대한 비용이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2.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자인의 역할이 새롭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고객, 사회의 본질적인 디자인 니즈를 파악·선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시장조사,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트렌드 분석과 대응을 강조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페르소나 디자인 기법을 빌려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페르소나 디자인이란 기업의 상황에 맞는 가상의 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래 소비자들의 디자인 요구를 예측해보기 위해 페르소나 기법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 니즈의 좀 더 본질적인 영역에 접근하면서도 문화인류학 등의 방법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이다. 
 
둘째, 미래 디자인 이슈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역량은 천재적인 개인의 능력에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니즈가 다양화·복잡화되고 조직, 전략, 비전 등 경영의 다양한 이슈와 결합하면서 미래에는 디자인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조직과 시스템의 감수성, 동기화(synchronizing) 속도가 미래 디자인 성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일례로 파나소닉의 경우 조직 내 디자인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비·강화한 바 있다. 2002년 ‘파나소닉 디자인사’를 별도로 분사하여 기업 내부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자원을 정비하였다. 또한 디자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사 직제와 다른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나아가 파나소닉의 제품에 디자인이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디자인 조직 경영진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그림 3> 참조). 

 

셋째, 디자인 영역의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디자인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는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공공 디자인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리스, 대여 등 제품 구매 및 사용 방식의 변화의 경우는 정보 디자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뿐 아니라 후각, 촉각, 청각 등 공감각적 영역에서도 디자인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운드 디자인의 경우 생활공간에 편리함을 넘어 특정한 분위기와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2008. 12. 18. 10:09

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 Remix d’strict (Seoul design festival 2008)

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 Remix d’strict (Seoul design festival 2008)


디스트릭트에서는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2008.12.03-07)에서 'Remix d’strict' 라는 주제로 디스트릭트의 총체적 디지털 경험 연구 결과물인 하드웨어기기와 디지털 콘텐트를 선보였습니다.

see, touch, swing digital
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하나의 미디어 소스를 여러 개의 디바이스를 통해 보여주는 디지털 디자인의 리믹스입니다.
보는 디지털, 만지는 디지털, 움직이는 디지털까지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의 미래를 제시합니다.

remix
경험이 섞이고 확장되는 디지털 경험 디자인

전통적인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로 인터렉션되는 디지털 디자인은 시각디자인과 인터렉션 디자인에 한정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융합되고 발전되면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출력되는 미디어 디스플레이 장치가 등장하였고, 영상, 애니메이션, 3D 무비 등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가 등장하면서 디지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제 미디어 컨텐츠와 디바이스로 대변되는 하드웨어를 개별적으로 보지 않고 유기적으로 융합되었을 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총합적 사용자 경험(UX)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시각 디자인을 넘어선 오감의 디자인으로,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와의 물리적 인터렉션을 포괄하는 디지털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이 미디어의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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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믹스 디스트릭트에서는  하나의 컨텐츠가 각기 다른 입출력 방식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디스플레이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동일한 디지털 컨텐츠를 3D Hologram 또는 Interactive Installation을 통해서 디스플레이 되는 것을 서로 비교할 수 있고,
Multi-Touch 방식의 tangible interface, 동작 인식 기술, 닌텐도 wii와 같은 게임 디바이스에서 사용되는 IR 모션 센싱 인터페이스를 통해 만지고 몸을 흔드는 등 각기 다르게 조작 해보면서 확장된 디지털 경험 디자인의 미래 트렌드를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리믹스 디스트릭트는 자체 R&D로 진행한
4가지 각기 다른 입력방식과 디스플레이 방식을 가지는 UX Creative 결과물을 보여 줍니다.


1. holographic display : SEE H

 - Holographic display & Experience spot


2. tangible interface (with MS Surface) : TOUCH I

 -Tangible interface powered by MS Surface

3. interactive installation : SWING H

 - Holographic display & Interactive installation

4. interactive installation : SWIGN G

 - Gesture recognition & Interactive installation

사용자는 Holographic Display를 통해서 시각 경험의 확장을
또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MS Surface를 통한 멀티 터치 방식의 촉각과 시각적이 결합된 경험의 확장을, 그리고 디스트릭트의 자체 R&D로 개발한 Interactive Installation을 통해 하드웨어와 물리적 접촉을 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인터렉션이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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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 holographic display
시각적 디지털 경험은 흑백 CRT, 칼라 CRT, LCD 등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로 대변되는 가장 기본적인 디지털 경험입니다. 앞서 말한 총합적 디지털 경험 디자인에서의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에게 디지털 컨텐츠를 보는 이상의 시각적 경험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독립적인 기기로 존재하던 디스플레이가 비쥬얼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건축물, 인테리어 등의 공간을 구성하는 환경과 결합하기도 하는 등 주요한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TV형태의 외형적인 특징이 사라지고 주위 환경에 보다 적합한 디자인으로 환경에 흡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형태가 없는 비정형의 디스플레이를 Atypical 트렌드라고 표현합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이 중에서도 홀로그램 크리에이티브에 주목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인터렉티브 홀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텐츠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Holographic Display는 R&D를 위한 선행 과제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청담동 루이까또즈 Flagship Store에 2008년 11월 설치되었습니다. 

▶ d'strict & Louis Quartorze experience spot (레퍼런스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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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ch : tangible interface with microsoft surface
Tangible User Interface는 인터렉션에 대한 확장의 의미로 마우스가 아닌 손가락이나, 다양한 물체, 도구, 공간 등을 활용하여 컴퓨터와 접촉하는 인터렉션 방법입니다.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를 통한 전통적인 인터렉션 방식을 벗어나 Tangible UI는 실제로 만지고, 선택하는 등 실제 환경과 유사한 Natural UI를 통해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컴퓨팅 환경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Tangible Interface R&D로 ‘Microsoft Surface’ technology와의 상용화된 접목을 통해 비즈니스의 혁신적 사용자 경험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Tangible Interface with MS Surface는 매장에서 사용자에게 직관적인 정보 전달 및 구매를 돕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digital shop experience 연구개발 결과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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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 :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H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G

디지털 장치와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인터렉션 하는 방식의 경험은 특히 로봇공학의 발전과 함께 근래 다시금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들어 상호 반응하는 장치(Interactive Installation)는 사용자가 직접 컨텐츠를 조작하면서 몰입을 할 수 있고, 단순화된 입력만으로도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Physicality’ 트렌드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Physicality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인 R&D를 통하여 Interactive Installation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통해 상용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H는 R&D를 위한 선행과제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Allliance로 진행하였으며 Holographic Display와 마찬가지로 청담동 루이까또즈 Flagship Store에 2008년 11월 설치되었습니다

SWING H는 디스트릭트가 자체 개발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모션 Sensing 기술을 접목하여 물리적 접촉이 없이도 사용자 조작이 가능한 디바이스로 구현되는 미래 Interactive Installation의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 d’strict & Louis Quatorze Hologram Installation (레퍼런스 보기)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G는 digital shop display의 구현을 위한 R&D 결과물입니다.
SWING G는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센싱하여 컨텐츠 및 하드웨어와 반응합니다. 또한 사용자의 움직임은 SWING G를 통해 웹사이트와 연동되어 다른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도록하여 공간을 넘어선 감성적인 경험의 확장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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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디스트릭트(www.dstrict.com)에서 제공되었습니다.
www.dstrict.com에 방문하시면 보다 자세한 정보나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i-alliance.co.kr

2008. 12. 16. 01:43

[위기 극복 기업 4편] 닌텐도 / 폭력 게임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다

[위기 극복 기업 4편] 닌텐도 / 폭력 게임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스스로 살아남는 법을 찾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최근 ‘일본의 부호 40명'을 발표했다. 그중 일본 최고의 부호는 닌텐도 창업주의 손자 야마우치 히로시(80, Yamauchi Hiroshi) 고문이었다. 그의 재산은 무려 78억 달러. 지난해보다도 30억 달러(3조 6,000억 원)나 늘었다.

그의 급격한 재산 증가는 ‘닌텐도의 부활'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듯하다. 굳이 ‘부활'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닌텐도 역시 위기의 순간을 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강력한 경쟁자는 바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닌텐도 자신이었다. 닌텐도의 창업과 성장, 위기의 순간과 극복 과정을 조명해 본다

일본 교토는 보통 ‘오래된 도시'로만 인식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들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다. 종합 전자부품 메이커로 유명한 교세라, 음향용 전자부품 세계 1위 기업인 니치콘 등 작지만 실력 있는 ‘강소 기업'들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닌텐도도 교토에 본사를 둔 기업 중 하나이다.


화투 만드는 회사로 시작

야마우치 집안은 지금으로부터 119년 전인 1889년, 화투를 만드는 기업을 세웠다. 당시는 기업이라기보다는 작은 공장 정도의 규모였다. 작은 화투 공장의 본격적인 변신은 일본 최고 부호로 뽑힌 야마우치 히로시가 주도했다.

화투 제작 사업이 잘되면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45년 와세다대학 법학과를 중퇴하고 스물 두 살의 나이로 닌텐도 사장에 취임한다. 그 뒤 일본 최초로 얇은 플라스틱을 사용한 트럼프를 개발해 업계를 휩쓸었다.

 

야마우치는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트럼프와 게임시장을 둘러본 후 트럼프시장이 너무 작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진출을 시도했다. 그러나 식품, 택시, 호텔, 교육 등에서 실패를 맛보면서 1960년 도산의 궁지에 몰렸다.

이때가 첫 번째 위기다. 다행스럽게 사업 다각화 실패로 인한 위기는 오히려 닌텐도가 게임 산업에 몰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 뒤 연구 개발을 거듭한 끝에 1977년 첫 게임기를 출시했으나 조악한 수준에 그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후 1979년 세계 최초의 휴대형 게임기인 ‘게임앤와치(Game & Watch)'를 발매해 대히트를 쳤다.

1983년에는 패밀리 컴퓨터라는 뜻의 ‘패미콤'을 선보이면서 비디오 게임시장을 열었다. 닌텐도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슈퍼마리오'를 앞세워 전 세계 비디오 게임시장을 석권했다.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총 1억 8,000만 카피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시장에 내놓은 제품들마다 성공으로 이어지자 닌텐도 앞에는 ‘게임 기업의 전설, 신화, 파이어니어….'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2002년에는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무차입 근육질 경영, 강력한 시장 지배력, 부동의 소비자 신뢰도 등을 이유로 일본 최고의 우량회사로 선정하기도 했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 X-Box 등 강력한 라이벌 등장

하지만 기업에게 기회와 위기의 사이클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닌텐도의 최대 위기는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려서가 아니라 바로 게임 업계 경쟁자의 출현이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는 강력한 경쟁자였다.

이들은 화려한 영상으로 게임의 멀티미디어 수준을 업그레이드시켰다. 간단한 그래픽과 스토리에 의존하는 닌텐도가 이들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었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게임 보급으로 영업 기반은 갈수록 위축되었다.

스스로의 문제도 불거졌다. 닌텐도가 너무 잘나가면서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 것이다. 한 언론은 “게임시장 발전 속도는 빠르고 소비자들은 더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있는데 닌텐도 회사 분위기는 ‘천하태평'하고 위기 의식을 전혀 느낄 수 없다”며 “만들면 몽땅 팔리는 성공 경험으로 인해 영업 조직이 열정을 잃어버렸다”고 꼬집었다. 닌텐도의 매출은 떨어졌고 ‘닌텐도의 시대는 저물었다'는 성급한 평가도 나왔다.


위기 극복 비결 1: 과감한 선택! 협력업체 직원을 본사 사장에 앉히다

닌텐도에 위기 의식을 불러일으킨 사람 역시 야마우치 히로시였다. 그는 작은 화투 제작사에 머무를 뻔했던 닌텐도를 세계적인 게임 전문회사로 이끈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위기에도 과감하게 대처했다. 2000년 닌텐도의 협력사인 할(HAL) 연구소 소장 이와타를 사장으로 앉혔다. 협력업체 출신이라 본사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상품 개발 능력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와타 사장은 야마우치 히로시를 실망시키지 않고 조용히 혁신을 이끌어 냈다. 그는 닌텐도의 조직을 정비하고 직원들의 마인드를 바꿨다. 급격한 인력과 사업 구조조정을 피했다. 개발 실패로 사내에서 외면 받던 직원들을 모아 사장 직속의 프로젝트팀을 꾸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또 하나의 대표적인 변혁 사례는 최대 라이벌이었던 소프트웨어 메이커 ‘나무코'와 손잡고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 전략적 제휴로 닌텐도는 ‘나 홀로 성공했다'는 안이한 자만심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었다. 세가, 반다이 등 담을 쌓고 적대시했던 소프트웨어 메이커들과도 제휴를 맺으면서 ‘외톨이'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영업도 활발하게 추진했다.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영업사원들이 주말마다 전자 양판점 게임 매장으로 출근해 고객들 앞에서 시범 조작을 보이는 등의 적극성을 보였다.


위기 극복 비결 2: 독창성과 단순함으로 승부하다

닌텐도의 명성을 되찾게 한 제품은 ‘닌텐도 DS'와 ‘위(Wii)'다. 2004년 말에 출시된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는 연령과 성별을 떠나 전 세계 5,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초 선보인 닌텐도 DS 라이트는 출시 1년 만에 판매 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2006년 말에 출시된 위(Wii)도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일본에서는 몸을 이용해 즐기는 게임인 ‘위'를 거실에 설치하고 가족들이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는 전 세계에 2,000만 대 이상 팔렸다.

 

이 두 게임의 특징은 독창성과 단순함에 있다. 이와타 사장도 올해 한국에서 ‘위'를 선보이며 “닌텐도의 기본 철학인 독창성이 성공을 이끌어 냈다”고 자평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이 첨단기술을 활용해 실제에 가까운 환상의 세계로 게임을 이끌었다면 닌텐도는 일상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생활의 일부로 게임을 개발했다. 첨단 기술에 집착하지 않고 독창성에 승부를 띄운 것이다.

디자인도 심플하기 이를 데 없지만, 성능도 단순해 사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데 부담이 없다. 그동안 IT뿐만 아니라 많은 전자업계가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빠져 있었다. 사용자가 이해하기도 어렵고 굳이 사용하지도 않는 기능을 마구 넣은 것이다. 닌텐도는 역으로 될 수 있는 대로 쉽고 단순한 게임으로 고객의 마음을 끌었다.


위기 극복 비결 3: 고객의 범위를 넓히다

마지막 위기 극복 비결은 고객의 범위를 넓히는 데 있었다. 바로 마케팅의 기본으로 돌아간 것이다. 마케팅(Marketing, 시장)이라는 단어 자체에서 알 수 있듯, 마케팅 행위의 기본은 시장을 넓혀 가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고객 수요층을 확대하는 것이다. 닌텐도는 고객층을 다양하게 만드는 데 충실했다.말 그대로 게임 인구의 저변 확대다.

이와타 사장도 한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닌텐도 회생을 위해 연령, 성별, 게임 경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 개발을 목표로 했다”며 “젊은 남성뿐만 아니라 5세부터 95세까지 게임 인구를 확대하는 것에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닌텐도는 다른 기업의 귀감이 될 만큼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이 난무하는 가운데 닌텐도는 가족 중심의 생활형 게임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게임은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야마구치 히로시 고문의 꿈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와 함께 닌텐도 게임을 즐기는 가정의 모습으로 현실화됐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18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꿋꿋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산업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받쳐 줄 신성장동력이다.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을 차세대 핵심 분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3년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1차 중장기 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최근 2차 중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온라인게임 강국

국내 게임산업은 2001년부터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거듭해 왔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1%가 줄어들었음에도 5조 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7억 8,000만 달러로 영화산업의 27.5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06년에는 7조 4,50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 영화시장의 두 배, 음악시장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막강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와 폭넓은 PC방 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온라인게임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강점이자 최대 약점이다. 플랫폼별로 보면 국내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5%(2007년 기준)에 이른다. 반면 세계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비디오게임은 국내에서는 14%를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33.8%를 점유했던 아케이드게임은 <바다이야기> 파문이 인 2006년에 24.3%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로 몰락하고 말았다. 모바일게임은 8.45%, PC게임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시장은 비디오게임이 대세

세계 게임시장의 매출은 2007년 기준 923억 달러로 2006년 대비 22.3%가 성장했다. 플랫폼별로는 비디오게임이 지난해 450억 달러 규모로 2006년 대비 47.9% 성장하면서 아케이드게임을 제치고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닌텐도 <위>를 비롯한 차세대 콘솔(비디오) 게임기 출시 영향이 컸다.

아케이드게임은 2007년 기준 약 327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05년 이래 다소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은 2007년 약 70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하며 전년대비 24.7%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에는 29%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는 약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게임 역시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46억 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약 76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수출액은 증가,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둔화

우리나라 게임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6년 6억 7,000만 달러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억 8,000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 기록을 올렸다. 이는 전체 문화콘텐츠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재 약 220개의 온라인게임이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약 4억 명에 달한다.

아쉬운 점은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4.4%에 이르던 수출 증가율은 2005년 45.6%로 줄더니 2006년에는 19%, 지난해에는 16.2%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국산게임 점유율도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005년 10.2%에 이르던 국산게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5%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는 2003년 90%에 육박하던 점유율이 2006년에는 40% 이하로 하락했다.


2004년 이후 온라인게임도 주춤

우리의 텃밭으로 자부해 온 온라인게임 분야에 부는 변화의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2004년 이후 이렇다 할 국산 대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안방인 국내시장에서조차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미국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내줬다. 여기에 한때 국산게임의 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황금어장으로 부상했던 중국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무섭게 추격해 오면서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에는 중국 샨다가 국내 기업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그라비티를 인수하는 등 외국 기업의 국내 업체 인수·합병도 속속 이어졌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5년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아이온>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크다. 그동안 블리자드의 <와우>에 밀린 국산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되찾아 달라는 기대다. 출발은 좋다. 온라인게임 오픈 사상 가장 많은 20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한 데 이어 불과 2주만에 상용화를 단행했음에도 15만 명 이상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는 물론 비슷한 시기에 확장팩을 내놓은 <와우>를 뛰어넘는 수치다.


부작용 해소와 차세대 게임시장 선점이 관건

이같은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산재해 있다.그 가운데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게임중독 및 아이템 현금거래 등 게임과 관련, 가시지 않고 있는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다. 걸핏하면 사행성과 중독 등을 이유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법안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임 플랫폼을 온라인게임 위주에서 아케이드나 콘솔·모바일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게임산업은 너무 온라인게임에만 매몰돼 있어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 및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향후 5년간 국고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3,500억 원을 투입, 세계 3대 게임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내용의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첨가했다. 차세대 게임 제작기반을 조성하고, 미래형 창의적 인력과 선도 기술의 확보는 물론 게임문화 가치를 창조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것 등이다.

특히 글로벌게임 허브센터를 이용한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을 위한 인프라 및 기술 지원과 첨단기술의 발전과 융합 트렌드에 발맞춰 기능성 게임을 비롯한 차세대 게임 개발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은 앞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정부는 또 게임법의 명칭을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는 동시에 내년을 ‘게임 리터러시(Game Literacy)'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 단순한 게임산업 진흥이 아닌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동반한 산업 진흥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김순기 / 전자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5. 11:42

[소비 트렌드] 불황기, 고객의 지갑을 여는 다섯 가지 마케팅 전략

[소비 트렌드] 불황기, 고객의 지갑을 여는 다섯 가지 마케팅 전략


올해 초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경제위기가 최소한 내년, 길어지면 2~3년 이상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하니, 기업들은 당분간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입장에서 불황기에 가장 힘든 점은 고객들이 지갑을 닫아 버리고 소비를 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고 해서 물건을 팔 길이 없을까?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방법은 있다. 불황기 소비 심리에 따른 마케팅 전략을 알아본다.


불황기 소비자 심리의 근원? ‘불안감'

소비자들은 불황기에 개인소득 감소, 직업의 불안정, 언론 등에 의한 집단적 동요 등을 경험하면서 심리적 ‘불안감'을 키우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들은 불안감을 ‘회피'하거나, ‘무시'하거나,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래 표와 같이 ①원초적 자극 추구 또는 ②위안형 소비를 하거나 ③그냥 무시하고 소비를 유지하거나 ④가족을 위한 소비를 위주로 하거나 ⑤브랜드를 더욱 중시하는 등의 다섯 가지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소비 패턴에 대응하는 다섯 가지 마케팅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本能之計(본능지계) : 자극적인 것이 좋아!

그 첫 번째는 本能之計(본능지계), 즉 소비자들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라는 것이다. 불황기 소비자는 경제적 압박과 심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심각하고 머리 쓰는 것보다는 원초적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제일기획의 최근 소비자조사에서도 소비자의 74%가 불황기에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고 응답했고, 62%는 불황기에 ‘오락, 엔터테인먼트 TV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본다'고 대답했다. 따라서 이성적 설득보다는, 감각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실제로도 불황기에 성공한 광고 중에는 섹시 코드, 감각적인 유머 등을 활용하거나 오감을 자극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처음처럼'이다. 두산주류는 2008년 소주 ‘처음처럼'의 광고 모델을 이효리로 교체하면서 ‘흔들면 부드러워진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효리의 춤을 활용한 섹시 코드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가 소비자들의 반향을 일으키면서 2005년 7%에 그쳤던 시장점유율(서울 기준)이 2008년 7월엔 24%를 넘어섰다. 한편, 2001년 9·11테러 이후의 국내 경기침체 시기에는 도도화장품이 국내 최초로 트렌스젠더인 하리수를 모델로 활용한 자극적인 TV 광고로 1년간 매출 성장률 385%라는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2. 補償之計(보상지계) : 나를 위로해 주는 작은 소비

두 번째는 補償之計(보상지계). 즉, 보상 심리를 채워 주는 위안형 마케팅(Consumer Consolation Marketing)이다. 불황기에는 스트레스에 대한 회피 심리, 보상 심리로 ‘자기 위안형 소비'가 증가한다. 초콜릿, 주류, 담배, 옷, 화장품, 근교 여행 등 불안감과 우울함에서 탈출하고,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소비가 그 예다.

제일기획의 소비자조사에서도 79%의 소비자가 불황기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고 응답하였다. 즉, 경제적인 압박감에 대한 보상 심리가 오히려 소비를 유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4분기 화장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었으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도 증가 폭이 30%에 육박하며 호황을 누렸다. 한편, 롯데마트의 올해 10월 소주 판매량은 작년 대비 13.9%나 증가했고, 신세계 이마트의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무려 17.4%나 신장했다고 한다. 최근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가 기존 매장 대비 네 배 이상 많은 좌석과 고급 인테리어로 단장한 카페형 매장을 늘리고, 1만 원이 넘는 고가 메뉴들을 런칭하면서 작년 상반기 대비 30%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도 불황기 소비자의 보상 심리를 충족시키는 위안형 마케팅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 靑年之計(청년지계) : 불황? 난 몰라

세 번째는 靑年之計(청년지계)다. 불황기의 소비자 태도 및 행동의 변화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난다. 특히, 가족 부양 의무가 없고 유행에 민감한 20대 이하의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소비 성향이 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인다.

일례로 최근 이태원, 청담동, 압구정동 등에는 브런치(Brunch) 전문 카페가 성업 중인데, 일인당 2만 원을 상회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외국 유학, 해외 여행 등을 경험하고 유행에 민감한 20~30대 고객들로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또한, 올해 9월 출시한 삼성전자의 ‘햅틱2' 휴대폰은 70만 원대 이상의 고가지만 출시 두 달 만에 판매 20만 대를 넘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는 주 타깃인 젊은 층들의 소비가 불황에도 쉽게 줄지 않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 사례다. 요컨대, 젊은 층 대상의 공격적 마케팅은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 家族之計(가족지계) : 어려울수록 가족이 힘

네 번째는 家族之計(가족지계)다. 불황기에는 개인 소비는 줄어들더라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가족은 위기에도 최후의 보루이며 불안감에 대한 방어벽이라는 심리가 작용하여, 가족을 위한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제일기획의 소비자조사에서도 75%의 소비자가 ‘불황에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다'와 함께 80%는 ‘다른 소비는 줄여도 육아, 자녀교육비는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2004년 카드 대란 이후의 경기침체기에 삼성생명은 가족의 사랑과 정을 소재로 한 광고를 대대적으로 집행했었다. 집행 결과 Top of Mind 즉, 브랜드 최초상기도가 70%에서 75%로 상승, 1등 보험사의 브랜드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할 수 있었다.

또 최근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닌텐도 ‘위(Wii)'의 마케팅도 가족지계의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닌텐도는 위를 개인용 게임기가 아니라 가정용 게임기로 포지셔닝했고, 광고에서도 게임을 같이하는 가족의 화목한 모습을 보여 주며 가족애를 자극한 것이 큰 효과를 나타냈다고 한다.

 


5. 商標之計(상표지계) : 그래도 역시 믿을 수 있는 브랜드

마지막으로 商標之計(상표지계)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불황일수록 ‘브랜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황기 소비자는 브랜드 이미지보다 ‘가격'과 ‘품질'을 구매 준거로 하는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한편으로는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민감성이 증가한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불황기 소비자의 심리인 ‘불안감'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불안감으로 인해 위험회피형(Risk-averse) 구매 경향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는 것이다.

제일기획 조사에서도 불황에 가격보다 브랜드를 우선하는 소비자가 56%로 가격을 우선하는 소비자(44%)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불황기에도 제품의 특장점이나 가격 등 정보 제공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 효과적일 수 있다.

IMF 시기에 동서식품 맥심 커피는 한석규 등의 유명 모델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지속적으로 집행하여 1998년 57%의 시장점유율을 1999년에 64%까지 증가시키면서 커피 시장의 리더 위치를 확실히 굳힐 수 있었다.

 

흔히 ‘위기는 곧 기회'이고, ‘영웅은 난세에 탄생'한다고 했다. 경쟁 기업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때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시기이다. 특히 불황기에 소비자 심리를 정확히 읽어 그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면, 즉 ‘힘든 때에도 이 브랜드는 내 편이야'라고 느끼게 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불황이 끝난 후에도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와 함께 하는 ‘롱런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형도 / 제일기획 AP그룹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0. 25. 18:26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 열려면.. _ 제일기획 불황타개 전략

꽉 닫힌 소비자의 지갑 열려면.. _ 제일기획 불황타개 전략


[파이낸셜 뉴스]

 


 

두산의 ‘처음처럼’과 SPC ‘배스킨라빈스 카페’, 삼성전자 ‘햅틱’, 닌텐도 ‘위’, 동아제약 ‘박카스’의 공통점은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불황기에도 잘 나가는 상품들이라는 점이다.

제일기획은 19일 불황기 소비자 인식 조사를 통해 불황기에 증가하는 소비자 구매유형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불황기 마케팅 전략인 ‘불황(不況) 5계(計)’를 발표했다.

제일기획이 지난달 수도권에 거주하는 20∼4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6%가 현재 상황을 불황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지난해보다 소비를 평균 67.5%로 줄였다고 답했다.

제일기획은 이처럼 불황기에 나타나는 소비자의 근원적 심리 원인을 ‘불안감’으로 보고 불황 속 소비패턴을 5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불황기 소비자는 ‘본능충실형’ 패턴을 보인다. 경제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심각하고 이성적인 것보다는 원초적인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본능에 끌린 감각적인 소비가 증가한다는 논리다. 제일기획은 “이효리의 섹시코드광고인 처음처럼과 감각적 재미로 인터넷을 달구었던 올 여름 빠삐놈도 이러한 소비자심리를 보여 주는 문화현상”이라고 말했다.

둘째로는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 데에 대한 보상심리로 특정소비가 오히려 늘어나는 ‘자기위안형’ 소비가 증가한다. 불황기에 고가의 아이스크림, 초콜릿, 주류, 담배, 중저가의 옷, 화장품, 액세서리, 근교 여행 등의 소비가 활성화하는 것이 그 예다. 실제 배스킨라빈스는 기존보다 4배 이상 좌석을 늘리고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민 카페형 매장을 늘리면서 올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젊은층을 중심으로 트렌드 소비 경향이 강하면서 ‘유행집착형’ 소비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폰은 70만원대의 고가지만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돌파했고 8월 한달 동안만 10만대가 팔렸다. 수입맥주도 지난 8월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4%나 늘었는데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제일기획 측은 분석했다.

불황기 쉽게 줄지 않는 것은 바로 가족을 위한 소비다. 오히려 가족을 위한 소비는 늘고 있으며 자녀를 위한 소비도 최대한 유지하려는 ‘가족중시형’ 소비가 강하다. 신한카드는 가족애의 감성코드를 강조한 캠페인을 보내고 있으며 닌텐도 위는 가족게임기로 주제를 설정해 마케팅에 성공한 경우다.

마지막으로 불안감 때문에 오히려 위험을 회피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더 받는 ‘상표애호형’ 소비가 증가한다. 동서식품은 커피시장의 리더를 확실히 지켜오고 있으며 박카스도 올해부터 ‘당신의 피로 회복제 캠페인’을 벌이면서 꾸준한 매출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일기획은 불황기 마케팅 전략인 ‘불황 5계’를 제시했다. 불황(不況) 5계(5計)는 본능지계(本能之計: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라)와 보상지계(補償之計:보상심리를 채워 주는 위안형 마케팅을 활용하라), 청년지계(靑年之計:젊은층을 공략하라), 가족지계(家族之計:가족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라), 상표지계(商標之計:브랜드를 더욱 강화하라) 등이다.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 AP팀 이형도 차장은 “기존에 구축해 온 기본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라는 큰 그림 속에서 ‘불황 5계’가 잘 녹여져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