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19:17

오바마, 승리를 부른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오바마, 승리를 부른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태터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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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후보 youtube 페이지 -http://www..youtube.com/user/barackobamadotcom?ob=4


미국 최초의 네트워크 대통령 탄생


11월 4일, 미국은 최초의 '네트워크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오바마라는 이름 앞에 수많은 수식어가 붙곤 하지만, '네트워크'만큼 그를 잘 드러내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어느 한 전문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구호였던 "경제야 이 바보야'에 빗대 "네트워크야 이 바보야"라고 논평할 정도다.

'네트워크 효과'란 본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수가 증가하면 모든 구성원의 효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고전경제학의 기초인 '수확체감의 법칙'에 대비되는 경제학적 개념이다. '수확체증의 법칙'을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바마를 '네트워크 대통령'이라고 칭한 이유는 조직도 자본도 부족했던 비주류 정치인인 그가 불과 1~2년 만에 주류의 핵심으로 등극한 과정을 설명해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아고라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발산한 과정과도 닮았다.

오바마 소셜 미디어를 장악하다

촛불집회 '네트워크 효과'의 발원지가 아고라였다면 오바마발 '네트워크 효과'의 발원지는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였다. 블로그 미디어인 RWW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오바마를 언급한 블로그 포스팅은 무려 5억 개에 이르렀다. 반면, 맥케인은 같은 기간 1억5000만개에 그쳤다.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오바마의 트위터에 친구를 맺은 네티즌은 무려 13만여명. 그가 맺은 친구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5000여명 수준에 그친 매케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치다.

블로그는 대선 당일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작권법의 권위자이자 CCL로 널리 알려진 로렌스 레식 교수조차도 대선 전날 블로그를 통해 오바마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글을 널리 퍼뜨릴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지지자들이 문자를 보내며 투표를 독려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오바마 추종자는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었다. 페이스북의 오바마 홈페이지에는 3백만명이, 마이스페이스에선 84만명이 그를 친구로 등록했다. 특히 마이스페이스에선 대선 당일인 11월 3일과 4일 1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오바마를 친구로 삼는 등 폭발적인 역동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의 선택을 받은 오바마는 이를 기반으로 폭넓은 '풀뿌리 지지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는 오바마의 확성기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지지세력을 한층 더 확장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인맥의 빈곤에 시달린 오바마를 온라인 인맥이 메워준 셈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선거자금도 모았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오바마가 모금한 3200만 달러 가운데 90%인 2800만 달러는 모두 온라인으로 모금됐다. 선거가 끝날 무렵까지 페이스북에서만 무려 93만2000여명의 소액기부자가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다.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오바마의 탄생에도 기여했지만 결과적으로 수혜를 입은 미디어이기도 했다. 단적으로 친민주 성향이 뚜렷했던 블로그 사이트 '허핑턴포스트'는 대선 기간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주류 언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닐슨 온라인이 발표한 지난 10월 데이터에 따르면, 허핑턴포스트는 월 순방문자수 810만명을 기록,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4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위도 그 전달 20위(740만명)에서 18위로 2계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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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사이트 1위를 차지한 허핑턴포스트 - http://www.huffingtonpost.com/


'칼 로브' 시대의 종언과 크라우드정치의 탄생

2008년 미국 대선은 오프라인 선거의 대명사인 칼 로브식 캠페인의 종말을 상징한다. '부시의 제갈공명', '부시 정부의 설계자'라고 불리운 칼 로브는 자신이 확보한 투표자 명단, 폰뱅킹, 메일 등 'Offline-Tool'을 이용해 부시를 대통령으로 주조해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웹2.0' 정치가 싹튼 시대엔 비용이 높고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맥케인은 이를 간파하기엔 노회했고, 그의 선거캠프도 변화된 흐름을 가슴으로 수용하기엔 촉수가 무뎠다.

오바마가 당선된 지금, 칼 로브식 전략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전략으로 대체되고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와 아젠다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실험됐고, 이 전략이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나아가 오바마는 인수위 기간 동안 'Change.gov'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크라우드소싱 정치'의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민과의 직접적인 쌍방향 소통으로 정치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과 세력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안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기술, 민주주의에 기여하다

'크라우드소싱 정치'의 탄생은 기술이 민주주의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크라우드소싱 정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하며 그 성패도 네트워크의 규모에 달려있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대변의 깊이가 깊어지고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관건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로서 소셜 미디어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 특히 대중의 지성과 자발적 참여로 작동되는 '소셜 미디어'가 '대의정치'의 구조 하에서 소외받고 대변되지 못한 계층과 세력을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잇점으로 인해 미 대선 과정에서 블로그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가 이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첨예한 이슈가 사라진 정치 비수기에도 정부의 역할을 대신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하지만 비관할 이유는 없다. '네트워크 효과'와 '크라우드소싱 정치'가 가능태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의 모델로 우뚝 섰다. 성공적인 실험도 마쳤다. 남은 건 대선을 통해 대중의 이목을 끈 소셜 미디어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민들에게 친군한 툴로 다가가느냐이다. 대중은 지금 소셜 미디어의 친근한 품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 www.i-allian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