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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5. 00:59

StarBucks CaseStudy - 지속가능경영

StarBucks CaseStudy - 지속가능경영


전 세계에 1만3728개 점포를 둔 세계 최대 원두커피 전문점, 스타벅스. 이 회사는 어떻게 해서 커피라고 하는 평범한 상품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 것일까. 제리 고든, 제브 세 사람이 1971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출발시킨 한 개의 작은 커피 전문점을 어떤 마법으로 커피 애호가를 매료시켜 전 세계로 확산시켰을까. 회장인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에 뛰어든 것은 1982년. 시애틀 출장 중 스타벅스 커피맛을 보고 당시 자신이 다니던 스웨덴 해마플라스트 부회장 자리를 내던지고 마케팅 담당 이사로 스타벅스에 둥지를 튼다. 이듬해 이탈리아 밀라노를 방문한 그는 카페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보고 유럽식 커피숍을 회사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한다. 하지만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슐츠는 1986년 스타벅스를 떠나 아예 창업을 결정했다. 그가 만든 커피 전문점 `일 지오날레(il gonale)`는 크게 히트했다. 다음해 8월 슐츠는 스타벅스를 인수한다.

스타벅스는 시애틀의 커피 전문점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며 커피 역사를 새로 쓴다. 이러한 성장 뒤에는 스타벅스의 지식경영이 숨어 있다.

스타벅스가 실천한 지식경영의 요체는 `이해관계자와의 지식 공유`에 있다. 커피 원두 구매 절차의 윤리성과 투명 경영, 커피 농가와 지식 공유, 파트너 간 커피 지식 공유 등을 통해 세계 최강의 커피와 커피의 문화 산업화를 이끌었다.

"커피 농가가 돈을 벌어 지속적으로 고품질 원두를 생산해낼 때 스타벅스의 미래가 보장된다." 스타벅스가 실천하고 있는 지식경영의 첫 째 원칙은 커피 농가는 물론 공급업체와 `지속가능한 거래(Sustainable Trade)`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커피 농가와 공급업체에 합리적인 이익을 보장해 줌으로써 서로 윈윈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CAFE 플랙티스(Coffee and Farmer Equity Practices)`라는 커피 구매 기준을 정해 커피 농가와 스타벅스가 상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AFE 플랙티스`는 농가가 생산한 커피가 품질에 맞는 대우(값)를 받도록 하는 형평성(equity)에 대한 실천 원칙이다.

지속가능 거래를 위해 농가는 고품질 원두 생산, 투명한 가격 수준, 사회책임경영(인권존중 근로), 환경경영이란 4대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은 스타벅스가 추구하는 지식경영의 비전인 동시에 목표다.

스타벅스는 고객이 원하는 `최고급 원두 커피 품질`에 대한 기준을 목표로 제시하고 품질 기준을 충족한 농가의 원두를 시장 가격보다 더 높은 값에 구매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세계 평균 커피값은 1㎏당 2.29달러였지만 스타벅스는 1㎏당 3.12달러를 지불했다.

고품질의 원두를 생산한 농가는 다른 농가보다 높은 값을 받아서 좋고 스타벅스는 고품질 커피를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어 서로 `지속가능한 거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지속가능한 거래가 되려면 원두 품질에 대한 조건은 물론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농가는 원산지 자연환경을 보호해야 하며 스타벅스는 농가에 정당한 원두 값을 지불하고 있는지에 대해 투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커피 농가 지원센터 등을 설립해 커피 품질 향상과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도국의 폐허가 된 외딴 커피 농가 일대를 협동조합,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개발해 공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속가능 거래`라는 신지식을 충족시키기 위해 스타벅스가 커피 농가와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의 영속성은 바로 농가와 협업을 통해 고품질 원두를 생산해 내는 데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CAFE 플랙티스`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원두를 구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많은 농가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즉 지식경영의 확산을 위해 아프리카와 아시아ㆍ태평양 등 새로운 지역으로 농가와 공급업체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품질 커피`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목표를 환경경영과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달성하도록 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지구촌의 미래 건설`까지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커피에 대한 지식은 파트너에게서 나온다."

둘째, 스타벅스의 지식경영 요체는 `파트너 경영`이다. 스타벅스는 직원들(employee)을 종업원이란 말 대신에 동업자(Partner)라고 부른다. 왜 동업자란 말을 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커피회사인 스타벅스 경쟁력은 커피 전문가인 직원에게서 나온다고 슐츠 회장은 믿고 있기 때문이다. 슐츠 회장은 "매장 숫자가 많아서가 아니라 파트너들의 지식을 통해 성장하고 육성되고 있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파트너들이 회사 성공의 초석이며 이들의 아이디어, 헌신, 고객 서비스가 스타벅스 경험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한다.

결국 슐츠 회장은 직원을 급여만 받아 가는 월급쟁이가 아니라 회사 성장을 이끄는 동업자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다.
 
"직원은 월급쟁이가 아니라 회사성장을 이끄는 파트너" - 하워드 슐츠 회장 - 
 
따라서 슐츠 회장은 회사의 성과와 직원을 연결시키는 임금체계(pay package)를 통해 임금은 물론, 의료보험, 주식, 교육훈련, 경력개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근무하는 파트너는 비정규직이라도 본인이 의료보험료의 28%만 부담하면 나머지 72%는 스타벅스에서 지불한다. 호주, 캐나다, 칠레, 중국, 코스타리카, 홍콩, 아일랜드, 미국 등에서는 자격을 갖춘 파트너에게 스톡옵션을 제공한다.

셋째, 스타벅스의 지식경영 요체는 `경험 마케팅`이다. 스타벅스의 고품질 커피와 안락함을 통해 인적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품, 매장, 직원을 통해 스타벅스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맞춤(Customization) 서비스`를 스타벅스 경험의 핵심 속성으로 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는 음료 메뉴가 무려 8만7000개가 넘는다. 우유, 시럽, 설탕 등의 속성을 고객 기호에 맞도록 다양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는 열정을 가진 기업이다.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사용한 에너지의 20%(약 1조2400만파운드 CO₂)를 상쇄하기 위해 100% 풍력 재생에너지 증권(Wind Renewable Energy Certificate)을 구매(구매액 기준 참여 기업 6위)했다.

이 같은 노력이 고객과 사회의 미래를 밝게 하는 것이며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과 행복경영을 펼치기 위한 지속경영의 방법이다.

출처 : innotb.tistory.com

2009. 3. 12. 22:00

[인터넷광고]두 자릿수 성장률 꺾였지만, 매체력과 영향력은 각인돼

[인터넷광고]두 자릿수 성장률 꺾였지만, 매체력과 영향력은 각인돼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인터넷 광고비는 디스플레이 광고비가 5천억 원, 검색 광고비가 8천225억 원 등 1억3천2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6% 증가한 수치로, 그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해 왔던 인터넷 광고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형국이다. 2009년 역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인터넷마케팅협회는 내다보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성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08년은 베이징올림픽 등 각종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광고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었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았고, 예기치 못한 국내외 변수들이 전체 광고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2008년 전체 광고 시장은 당초 예측치인 8조 3천억 원에서 5천200억 원 가량 하향 조정된 7조7천800억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전체 광고시장이 이렇게 축소되는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 광고는 나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이 5천억 원, 검색 광고 시장이 8천2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6% 증가한 수치로, 그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해 왔던 온라인 광고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형국이다. 광고주별로는 SK텔레콤, 지마켓, 삼성전자 등 전통적으로 상위에 올라 있는 광고주들이 2008년도에도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였다. 하지만 광고비 자체는 전년도와 비교해서는 많이 감소했음을 볼 수 있다.

업종별로는 경기에 민감한 패션과 음료 부문에서 전반적인 감소세가 나타났다. 패션업계는 34%, 음료업계는 39%의 인터넷 광고비가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와 주유소 등 운송 및 에너지 관련 인터넷 광고비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분야에서 인터넷 광고비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이제 인터넷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으며 인터넷의 매체력도 그만큼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2008년 대한민국 온라인을 강타했던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대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었듯이 온라인 마케팅에서 2008년도의 핵심 키워드 역시 소통과 교감이 아니었나 싶다. 촛불시위가 한창이었던 당시, 토론 공간으로서 다음 아고라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인터넷 개인방송이었던 아프리카의 페이지뷰가 급증했던 현상들은 온라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어린 학생들부터, 거리 문제로 촛불시위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지방거주자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소통한 결과이다 . 이런 현상들이 온라인 시장에 긍정적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로 온라인의 위력을 실감케 했던 사건 중의 하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유하고 교감하고 재미 주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득세

이러한 현상은 마케팅 내에서도 반영되었다. 드라마나 스포츠처럼 함께 공유하고 교감하고 재미를 주는 광고 형태가 온라인 광고의 한 축을 형성한 것이다. 일명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라 하는 것으로, 15초 안에 모든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 TV매체의 한계를 극복, 온라인 매체로서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광고 형태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콘텐츠 형식을 시도한 LG 엑스노트의 ‘여름날’은 현빈, 신민아, 류승범 3인의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의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혼합한 형태로 총 7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됐다. 온라인 동영상의 경우 250만 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편 LG텔레콤 ‘오주상사’의 경우는 시트콤의 형식을 띤 온?오프라인 광고를 전개했다. TV로 표현하지 못한 시트콤 풀버전을 인터넷에서 1천만 명 정도가 시청했다고 한다.

이처럼 온라인 상에서도 동영상 광고가 증가하는 것이 2008년도 온라인 마케팅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동영상 광고가 온라인 상에서 효율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툴로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온라인 광고회사에서 제작한 동영상의 퀄리티도 점차 높아짐에 따라, 온라인용으로 제작된 광고물이 오프라인을 통해 방영되는 사례도 나타나게 되었다. 모토로라의 Z6M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지난 7월 한 네티즌의 순수 창작물로 시작한 빠삐놈, 빠삐송 열풍은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것은 또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해 냈으며,




롯데삼강에서는 이 UCC 덕분에 매출이 4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UCC는 비록 그것이 광고의 형태를 띤다 하더라도 온라인 상의 입소문을 통해 전파돼 일반 직접 광고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웹2.0 시대,
영향력 강화되는 UCC와 블로그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활성화되고 진화된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블로그다. 소비자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웹 2.0시대에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온라인 구전을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주어진 옵션들은 너무 많아 제품 정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구매한 제품을 가치 있게 이용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궁금해하고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은 자신이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와 소통 및 교감을 하고 싶어하며 그러한 공간으로서 블로그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각 기업들이 이런 블로그를 활용하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늘리고 있으며, 수많은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파워 블로거들의 영향력도 점차 커져가면서 이들과의 관계도 변화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통의 키워드는 대세였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가 웹2.0 도구를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바마의 승리는 인터넷 선거 전략의 승리라는 말도 있다. 인터넷 지지 사이트만 해도 20만개가 넘었고, 인터넷 자원 봉사자의 수는 310만명을 상회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오바마 선거 광고를 본 사람만 해도 1천450만명에 이르렀다. 오바마는 온라인 상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과 소통, 교류를 하였고, 당선 이후에도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국민과의 소통의 장을 열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마케팅 트렌드에 힘입어 온라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많은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냈던 것이 2008년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그러나, 2009년도는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에서는 올해 온라인광고시장의 규모를 1조5천173억원으로 전망했다. 성장은 하되, 전반적인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정부에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대로 관측했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곳에만 예산을 지출할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회 요인은 분명히 있다. 소비자 행동을 유발하고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매출로 연계되는 온라인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한, 불황기 속에 소비자들은 더 신중한 소비를 위한 정보 탐색을 강화할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앞으론 더욱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블로그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소비자들은 스스로 더 확신을 가지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가 앞으로 더욱 더 활성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불황기 더 신중해지는 정보탐색,
신뢰감 있는 콘텐츠가 마케팅의 큰 축 될 듯

포털 순위 1위를 달리는 네이버의 변화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올해 네이버는 포털의 개념을 종합 서비스 제공에서 개방형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 바꾸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오픈캐스트이다. 기존의 블로거가 콘텐츠 생성자 역할을 했다면, 캐스트는 바로 생생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2009년도에는 바로 이러한 오픈캐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고 소통을 하게 될 것이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2009년 온라인 마케팅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 영역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SK브로드밴드의 양방향 광고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9년에는 IPTV의 특성을 살린, 양방향 광고의 활성화가 예상이 된다.

2009년도의 대내외적 광고 환경이 어려울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환경의 변화, 소비자 니즈의 변화, 광고주 니즈의 변화 등은 인터넷 광고가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영향력을 한 단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2009년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


1. 스토리텔링 콘텐츠 형식을 시도한 LG 엑스노트의 ‘여름날’은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혼합한 형태로 총 7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됐다.
2. 2008년에는 온라인 동영상 광고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용으로 제작된 광고물이 오프라인에서 방영되는 사례도 나타나게 되었다. 사진은 모토로라의 Z6M 광고.
3.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소통 및 교감을 하는 공간으로서 블로그가 각광을 받고 있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9. 3. 12. 21:53

[위기 극복 기업 13편] 급행화물업체에서 카드사로 변신, 틈새시장 공략의 귀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위기 극복 기업 13편] 급행화물업체에서 카드사로 변신, 틈새시장 공략의 귀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몇 개의 글로벌 기업에 큰돈을 투자했다. 그는 주로 핵심역량을 가진 장수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 대표 기업이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다.

존 웨인 주연의 서부극을 보면 은행강도가 자주 등장하는데 은행의 이름은 늘 ‘웰즈 파고'였다. 웰즈 파고 은행은 당시 미국 은행의 대명사였다. 웰즈 파고는 바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창시자 헨리 웰즈와 윌리암 조지 파고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1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긴 세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증권·화폐 배달의 틈새시장을 공략
 
1850년 미국 뉴욕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라는 회사가 만들어졌을 때는 카드업이 태동하지도 않았을 때다. 오늘날 특급열차를 뜻하는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첫 출발은 급행화물 배달업이었다. 당시 미국의 우편 서비스는 느리고 비쌌다. 편지 같은 소형 우편물 정도를 배달하는 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배달 지역도 한정돼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때 화물서비스 업체는 말과 마차를 타고 동부와 서부를 신속하게 오갔다. 화물뿐 아니라 금과 화폐 등 귀중품을 성실하게 배달했다. 여러 운송서비스 업체들 가운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가장 믿을 만한 업체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수익 또한 늘지 않았다. 이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틈새를 노리기 시작했는데 바로 은행이었다. 은행으로부터 주식, 어음, 돈 등을 배달하는 것은 일반 화물을 운송하는 것보다 훨씬 수익이 좋았다.

성실하게 배달하면서 고객들의 믿음도 쌓여 갔다. 신뢰와 안심이라는 단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규정짓는 브랜드 가치가 됐다. 초창기 광고를 보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라고 쓰인 상자 위에 하얀 개 한 마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자를 지키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1882년 선보인 여행자수표 대성공

 
1882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우편환(money order) 사업에 뛰어들었고 1891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행자수표를 발행했다. 이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둬 당시로는 큰돈인 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운송회사가 아닌 금융회사로 전환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 영국 등 유럽으로 사업을 넓혔고 외환업에도 뛰어들어 명실상부한 금융사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미국인들은 국경 폐쇄와 은행 서비스 정지로 혼란에 빠졌다. 유럽의 은행들은 여행자들에게 돈을 내어 주기를 거부했다. 그러자 여행객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여행자수표를 이용했다. 이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성의를 다해 여행자의 귀국 수속을 도와주었고 전쟁 중에도 유럽 사무실의 문을 열고 여행자수표를 고객에게 유리한 환율로 현금화해주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절대 고객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신화를 굳건히 했다.

2차 세계대전 역시 위기이자 기회였다. 전쟁 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전쟁이 끝난 이후를 준비했다. 따라서 종전 후 어느 회사보다 먼저 유럽 현지에 영업소를 재건할 수 있었다. 전쟁 직후 유럽대륙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영업소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세계여행'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또 미국 정부와 제휴를 맺어 해외에 머물고 있는 미군 및 가족들을 위한 군용은행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신용카드를 발행한 것은 전쟁이 끝난 뒤인 1958년이다. 결제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았던 시대에 시작한 카드사업은 손실만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 시기를 잘 견뎠다. 결국 신용카드는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됐고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 100만 장이 넘는 카드를 발급했다.

 
다각화하다 위기 찾아와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할 때 더 큰 위기는 찾아오는 법이다. 1970년대 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 글로벌 대기업이 되기를 원했다. 그 손쉬운 방법은 인수합병이었다. 그래서 세어슨 로프 로즈(Shearson Loeb Rhoades), 퍼스트 데이터 리소시스(First Data Resources), 트레이드 디벨롭먼트 뱅크(Trade Development Bank), 리먼 브라더스 쿤 로브(Lehman Brothers Kuhn Loeb) 등을 마구 사들였다. ‘금융슈퍼마켓'을 지향한 것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사례는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사업 다각화의 위험성을 보여 준다. 수많은 사업을 통해 교차판매를 시도했지만 얻은 것은 비대해진 비용구조뿐이었다. 경영자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산만한 금융 사업 포트폴리오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으며 시너지도 크지 않았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1990년대 들어 시가총액은 40% 이상 떨어졌고 기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도 횡행했다.

결국 위기를 벗어나는 해법은 다시 핵심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다각화에 대해 주주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비 골럽(Harvey Golub)과 켄 체널트(Ken Chenault)라는 새로운 경영진이 나섰다. 그들은 곧바로 20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에 착수했고, 카드라는 핵심사업(core businesses)으로 돌아섰다.

 

두 경영자는 ‘모든 고객에게 탁월한 가치를 제공한다',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경제성을 달성한다', ‘모든 기업 활동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3대 경영원칙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금융백화점이 되겠다는 비전으로 인수했던 기업 상당수를 매각했다.
긴축과 구조조정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매출은 상당수가 법인고객의 출장 용도였다. 시장이 너무 좁았다. 반면 경쟁업체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개인고객 시장을 파고들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출액이 높은 고객군을 파악한 후 이 그룹에 맞는 상품을 개발했다. 제품 개발 사이클을 정확히 파악하고 통합 프로세스를 구축해 2년이나 걸리던 신상품 개발 기간을 1개월까지 단축시켰다.

그 결과 출장비와 접대비가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구조에서 30% 수준으로 줄이고, 고객의 실제 소비패턴을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시켰다.


전략이 옳아야 위기를 벗어나는 속도도 빨라져

너무 많은 상품을 발행하는 것이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체널트 사장은 “더 많은 상품을 출시한다는 것은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분명 복잡성을 늘린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향상되는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50년을 이어 온 브랜드의 힘과 고객 정보 등 숨겨진 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요즘 어느 누구도 위기라는 단어를 피해갈 수 없듯이 이번 경기침체의 골이 깊고 넓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반드시 끝난다. 다만 전략적 방향 설정이 옳아야 그 속도가 빨라진다. 강력한 브랜드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매진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사례는 위기 극복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2. 21:5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앞서 만나 본 소통의 달인은 시대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특징을 소통의 필수 항목 일곱 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물론 여기에 소개되는 일곱 가지 법칙이 소통의 절대적인 규칙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법칙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제 1원칙: 공감의 원칙

 
전자부품을 파는 세일즈맨이 있다고 하자. 그는 어렵게 거래처 사장에게 15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약속 받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거래처는 일주일 전에 다른 업체와 계약이 끝난 상태다. 사장이 15분이라는 시간을 허락한 것은 계약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락을 하는 세일즈맨의 성의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5분의 시간을 제품설명에 할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세일즈맨이 팸플릿을 꺼내 열성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사장도 어쩔 수 없이 눈길은 주겠지만, 건성으로 들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사장실에 들어간 세일즈맨이 책상 위에 놓인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거래처 사장이 마라톤을 하고 있는 사진이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건넨다.
“사장님, 마라톤 좋아하시나 봐요?”

하지만 사장은 “아, 네에”라고 형식적으로 답한다. 세일즈맨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혹시 사장님 작년 춘천 마라톤 뛰셨나요? 저는 올해도 출전하는데.”
“아 그래요? 작년에 하프 뛰었지. 얼마나 뛰었어요?”
“어 저도 하프 뛰었는데요. 기록은 뭐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마라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하지만 세일즈맨은 제품을 팔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다른 곳과 거래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감대를 통한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혹은 다른 거래처를 소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에 인기 있는 사람을 보면 상대의 기분을 빠르게 파악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기분을 맞추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삶의 벼랑 끝에 섰던 오프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 마음을 열고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상대방을 알아야 한다. 소통의 시작은 관심이며, 관심 있는 상대에게 질문함으로써 그 사람을 알아 가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표피적 특징이 아니라 깊은 관심과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태도, 성향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공감대 형성이 수월하다.

자기노출 역시 공감대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오바마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의 첫 부분은 자신의 가족 이야기였다. 오프라는 성폭행 당한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숨기고 싶은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케네디는 불안에 떨고 있는 베를린 시민 앞에서 자신이 베를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며 베를린 시민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적절한 자기노출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맺는 지름길이다. 상대방이 가족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들려 주며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는 겉돌고 단절된다.


제 2원칙: 경청의 원칙

경청의 원칙은 공감의 원칙과 함께 소통의 출발점이다. 듣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경청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듣기의 방해요인은 너무나 많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던 어떤 여자가 신문과 쿠키 한 봉지를 사 들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는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신문을 보며 쿠키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문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든 여자가 신문을 접고 테이블을 바라보니,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옆자리에 앉아 그녀의 쿠키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당황한 여자는 그와 말을 섞기 싫은 생각에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쿠키를 먹었다. 그런데 남자도 계속해서 여자의 쿠키를 집어 먹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번갈아 먹다 마지막 쿠키 하나가 남았다. 그러자 남자는 쿠키를 반으로 쪼개더니 반쪽을 그녀에게 주고 남은 반쪽은 자신의 입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쇼핑백을 들었는데 자신의 쿠키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는 지금까지 남자의 쿠키를 먹은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스키마(schema)'를 가지고 있다. 스키마란 자라온 환경, 교육정도, 집안 분위기, 종교 등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며 형성된 지식체계다. 이 스키마는 경청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다. 경주마가 앞만 보고 달리듯, 스키마 때문에 정보를 얻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단정짓는 것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를 보더라도 보수, 진보 스키마에 따라 상황을 보는 인식이 180도 다르지 않았는가?

새로운 기획안을 설명하는 부하 직원에게 ‘너무 진부한 것 아니야'라는 한마디는 그를 위축시킨다. 그러면 부하 직원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들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인내심을 가지고 소크라테스처럼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필요하다. 듣기도 훈련이 필요하다. 분석적 듣기와 공감적 듣기를 통해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 보자.

분석적 듣기 훈련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야기 하고자 바를 압축하고 그것을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 분석적 듣기를 통해 집중해서 듣기 능력과 표현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 방송 뉴스 아이템 다섯 개를 집중해서 듣는다.(8분 정도 소요)
- 뉴스를 시청하며 밑의 자막(헤드라인)을 적는다.
- 들으면서 자막 내용을 지지하는 다른 키워드를 집중해서 듣는다.
(통상 헤드라인을 지지하는 서너 개의 키워드가 있음.)
- 다섯 개 정도의 뉴스 아이템을 들은 뒤 바로 적어 놓은 헤드라인만 보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완성된 문장으로 뉴스를 설명해 본다.

공감적 듣기 훈련

오프라 윈프리처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 경청하는 것이 공감적 듣기 훈련이다. 절대로 자신의 의견을 처음부터 말하지 말고 적절한 자세로 상대방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 격려하기: “더 이야기해 봐.” “그랬구나…그래서?” “진짜야? 어떻게 됐어?”
- 동의하기: “힘들었겠다….” “진짜 황당하다.” “내 그 맘 알지.”
- 조금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 앉고 눈을 반드시 맞추며 고갯짓을 한다.

만약 상대방의 이야기가 고민거리나 문제거리라면 이야기를 다 듣고 집에 와서 다음의 표를 작성해 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 TIP. 소통 전 체크 리스트 ]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2. 02:57

[광고와 스토리텔링]이야기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광고와 스토리텔링]이야기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아들은 진화한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는 말은 이제 안 통한다. 아비만한 자식 없다는 것은 거의 망발에 가깝다. 적어도 엄마들에게 아들은 이세상 최고의 존재다. 희망이고 구원이다. 남편이 못 이룬 것들을 아들은 다해 줄 수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산다. 아들은 애인이고 장난감이고 신종보험이다. 남편은 ‘웬수’이고 애물단지고 효력 없는 보험이다. ‘불혹’이 지난남자는 어느새 여자의 인생에서 ‘부록’으로 전락하고 만다. 아들은 아내를 가로채는 라이벌이요 복병이다. 한 때 내 애인이었고 내 여자였던 아내를 앗아간 아들이 밉다.

이른 아침 아들의 통학을 책임지는 운전기사이자, 늦은 밤 아들의 출출한 배를 다독거리는 야식당번으로 봉사하는 아내가 안쓰럽지만 한편 야속하기도 하다. 애꿎은 아내의 호의도 마다하고 사사건건 투정을 부리는 수험생 아들 녀석의 행패를 더 이상은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아들 방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갔다가 무참하게 퇴짜를 맞고 나오는 아내 대신 핫 초콜릿 한 잔을 건네주면서 불쑥 한마디 한다. “내 여자 너무 괴롭히지마라.” 머리를 쓰다듬는 건지 꿀밤을 먹이는 건지 모를 애매모호한 아버지의 동작에 이어지는 서먹한 집안 공기. 내레이션으로 상황은 깔끔하게 정리된다.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광고1)”

핫초코 미떼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국 청년을 애인이라고 데리고 들어와 인사시키는 딸 앞에서 머쓱해 하던 아버지가 쭈뼛거리며 한 마디. “하우 올드 아… 후~” 그러곤 싹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독이며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엄마와 신경전을 벌이던 딸 녀석이 화해의 제스처로 엄마 앞에 차 한 잔을 툭 밀쳐놓으며 한마디 한다. “집 한번 되게 썰렁하네.”

핫초코 미떼 광고에는 서늘한 패러독스가 있다. 감칠맛과 여운을 남기는 서사가 있다. 그래서 이 광고를 두고 사람들은 ‘이야기 되는’ 광고라고 여기는 것 같다. 스스로 이야기 되는 광고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인터넷에서 바이러스처럼 광고 이야기가 꼬리를 무는 패러디 열전이 생겨난다.

이야기는 패러디를 타고 번져간다

패러디를 이야기하자면 ‘생각대로 T’ 광고를 뺄 수 없다.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두면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월급날 되고… 딴따다따 따란따다~ 생각대로 T.” 최근 방송된 광고 중에서 가장 쓸모가 많았던 CM송이었던 것 같다. 벨소리를 대신하는 컬러링 송도 되고, 기분풀이 추임새도 되고, 동아리 주제가도 되고, 여기저기 패러디도 되고. 말 그대로 생각대로 되는 노래였다. ‘되고 송’이라는 별명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광고2, 3).

가지 수만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패러디가 인터넷 사이트를 떠돌고 있다. ‘군인 버전’, ‘노처녀 버전’, ‘재수생 버전’, ‘백수 버전’, ‘알바 버전’ 등. ‘~하면 〜되고’라는 문장 속에 대입하기만 하면 패러디 끝! “가수 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 그러다가 가수 되고 싶으면 소녀시대 멤버 보면 되고, 연예인 보고 싶을 땐 오디션 통과해서 보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돈이 없으면 알바하면 되고, 몸이 안 되면 운동하면 되고, 얼굴 안 되면 성격 좋으면 되고, 성격 아닌 건 고치면 되고, 이것저것도 아무것도 아니면 그냥 평생 혼자 살면 되고~.” 어떤 방송사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패러디 가사도 인기를 끌었다. “차 싫증나면 한 대 또 사고, 몸이 아프면 병원을 사고, 그러다가 돈 다 떨어지면 아빠한테 손 벌리고. 아빠 나 백억만. 백억이면 해결 되고~ 좀 사는 티.” 아무튼 여기저기 패러디된다는 것은 그만큼 힘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세상은 모를 일이다. 온갖 ‘쇼’를 하며 불패의 기세를 떨치던 쇼(SHOW) 광고의 약발이 잘 안 먹히고 있다.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무수한 화제를 만들어 냈던 KTF SHOW 캠페인이 이 광고로 인해 적잖이 주춤거리는 형국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패권 다툼에서,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련의 CM송이 뜻하지 않은 변화를 불러 오고 있는 것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로 시작되는 왕년의 새우깡 CM송 신화가 되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라이벌인 SHOW의 ‘인생을 돕자’ 시리즈나 ‘쇼하고 살자!’시리즈가 별 볼일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생뚱맞은 상황 설정이나 등장인물들의 엎치락뒤치락 코믹한 몸동작도 여전히 재미있다. 애교스런 콧소리로 마무리하는 내레이션도 여운을 남긴다(광고4, 5). 하지만 아무래도 ‘되고 송’의 예측불허 변화무쌍한 랠리에는 역부족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의 ‘라이프 이즈 원더풀(Life Is Wonderful)’ 캠페인도 그럴 듯하지만 그냥 멋있는 정도다.

‘세련되었지만 어렵다’, ‘잘 만들었지만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와 같은 평을 받아오던 SK텔레콤의 T 광고가 확실히 변했다. 이 광고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따라 부르기 좋을 만큼 익숙한 멜로디에 쉽고 편한 노래 가사 때문일까? 인구에 회자되었던 노래 가사에 브랜드를 앉힌 광고라면 최근에 방송된 오뚜기 진라면 광고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미칠 듯 사랑했던~”, “어제는 사랑을 오늘은~” 이렇듯 귀에 익은 노래 가사의 한 대목을 툭 잘라서 진라면이라는 브랜드를 끼워 넣는 간단명료한 서사구조다. 새삼 새로울 것 없는 표현방식이다. 고전적 조건화 내지는 단순노출이라는, 효력이 입증된 이론모형에 기대고 있는 안전한 전략이기도 하다. CM송이라는 똑같은 수법을 가지고서도 뜨는 브랜드와 안 뜨는 브랜드가 있는 건 광고 물량의 차이라고 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야기’의 함량 문제 아닐까?

현대해상 하이라이프 광고는 위트 있는 블랙 유머가 돋보인다. “위암일지도 모른단다. 7년 모은 비상금을 아내에게 다 줬다. 근데, 위염이란다. 아침마다 반찬이 달라진다.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건강진단을 받았다. 1백 살까지도 거뜬하겠단다. 근데, 낼 모래가 은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한 대 맞았다. 코뼈가 나갔단다. 납작하던 코가 오뚝해졌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인생의 한 지점에서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대략난감인 상황에서 보험이 오아시스가 될 수도 있고 피난처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솜씨가 깜직한 경지에 이르렀다(광고6).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서사

디지털 시대일수록 이야기의 가치는 빛을 더하는 것 같다. 원래 디지털이란 자로 잰 듯이 딱딱 떨어지는 것이다 보니까 가파르고 메마른 성질머리를 하고 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을 터이다. 그런 까칠한 모양새를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솜씨로 다독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옛날 할부지, 할매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를 하던 것처럼 디지털 미디어들이 구수하고 정감 있는 아날로그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박카스 광고의 ‘재봉틀’편과 ‘자전거’편도 그 사례다. “김정남 할머니의 피로회복제는 재봉틀입니다.” 이런 주장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카메라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다가간다. 할머니의 굵은 손마디와 자잘한 주름살, 윗실과 아랫실이 부지런히 교차하면서 한 땀 한 땀 헝겊을 누비는 바늘, 발놀림의 강약에 따라 춤추듯이 아래위로 진동하는 노루발의 움직임을 카메라는 정확하게 기록한다(광고7). 얼마 전 타계한 박경리 선생에게도 재봉틀은 고단한 글쓰기의 노역을 위로하는 피로회복제이고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그런 재봉틀로 박은 원고지가 강물이 되어 바다에 닿았다는 어느 추도사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봄의 피로회복제는 무엇일까? 박카스 광고는 정답을 자전거라고 밝히는 대신 이런 저런 형상을 한 자전거들을 오랫동안 보여주고 있다(광고8). 소설가 김훈의 비유처럼, 자전거는 삶을 굴리는 바퀴다. 온몸의 힘을 받아서 움직이는 가장 정직한 동력이다. 자동차 운전자가 자신이 도로의 중심이라는 착각에 빠져 거만해져 있을 때 자전거를 탄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조심스런 마음가짐으로 페달을 성실하게 밟아 간다. 그래서 바퀴를 타고 달리면서 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거리는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 통로가 되고 나는 자전거 위에서 세상과의 관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재봉틀과 자전거를 통해 묘사되는 박카스는 철저히 아날로그 음료다. 마시면 피로가 바로 풀리는 마법의 에너지원이며 뇌물과 정표 사이를 살갑게 오가는 인정의 기호다.

이야기의 참고서, 소설과 시

‘이야기’ 잘하는 솜씨가 새삼스럽게 능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말할 때도 그렇고 문화 콘텐츠의 함량을 잴 때도 그렇다. 게임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도 ‘이야기’를 들먹인다. 인물이든 브랜드든, 놀이든 사건이든, 그것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얼마나 ‘이야기’를 잘 해 낼 수 있는지가 진정성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영상·문화 콘텐츠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 <반지의 제왕>, <리니지> 게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런 영화와 드라마, 게임, 소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은 문학 용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혹은 구전(口傳)을 뜻한다.

브랜드에 스토리를 넣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 판매 촉진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스토리텔링+마케팅=감성 마케팅’, 즉 소비자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은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보다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뭔가 다른 상품이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야기’의 풍부함과 빈곤함이 ‘좋은 광고’를 가리는 새로운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놀랍다, 재미있다, 특이하다, 새롭다, 강하다고 칭찬하는 대신 ‘이야기 된다’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메시지나 텍스트가 ‘좋은 이야깃거리’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 지를 굳이 따져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란 동화 구연하듯이 아기들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던 그런 소통방식이 아니다. 텍스트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수용자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제대로 반응하는가 하는 쌍방향 소통이 문제의 핵심이다.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이야기하기’ 솜씨가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좀 어눌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여긴다. 이야기 솜씨의 교과서는 역시 소설이다. 중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작가로 주목 받는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은 광고 서사를 짜는 데도 참고할 만한 중요 한 힌트를 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부잣집 도련님에서 가난한 농부로 전락한 푸구이라는 인물이 국공 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나’는 민요를 수집하러 다니며 만난 많은 노인들 중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털어놓는 푸구이 노인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호감을 느끼며 그에게 문학 용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혹은 구전(口傳)을 뜻한다.

브랜드에 스토리를 넣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 판매 촉진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스토리텔링+마케팅=감성 마케팅’, 즉 소비자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은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보다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뭔가 다른 상품이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야기’의 풍부함과 빈곤함이 ‘좋은 광고’를 가리는 새로운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놀랍다, 재미있다, 특이하다, 새롭다, 강하다고 칭찬하는 대신 ‘이야기 된다’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메시지나 텍스트가 ‘좋은 이야깃거리’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 지를 굳이 따져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란 동화 구연하듯이 아기들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던 그런 소통방식이 아니다. 텍스트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수용자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제대로 반응하는가 하는 쌍방향 소통이 문제의 핵심이다.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이야기하기’ 솜씨가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좀 어눌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여긴다. 이야기 솜씨의 교과서는 역시 소설이다. 중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작가로 주목 받는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은 광고 서사를 짜는 데도 참고할 만한 중요 한 힌트를 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부잣집 도련님에서 가난한 농부로 전락한 푸구이라는 인물이 국공 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속에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나’는 민요를 수집하러 다니며 만난 많은 노인들 중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털어놓는 푸구이 노인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호감을 느끼며 그에게 이야기를 재촉한다.

<인생>은 원래 3인칭 시점의 소설이었다. 작가는 1~2만 자쯤 쓰고 나서 필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 아닌, 주인공 푸구이가 직접 말하는 방식으로 바꿨더니 이야기가 막힘없이 술술 풀려 나갔다고 한다. 푸구이 노인은 고난의 연속인 일생을 회고하는 화자가 된다. 같은 글감이라도 스토리텔러의 입을 빌어 묘사되면 그 생생함과 깊이가 훨씬 더해진다는 것을 이 소설은 방증하고 있다.

내친 김에 윤대녕의 단편소설집 <제비를 기르다>도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책 제목과 같은 이름의 단편 <제비를 기르다>는 과거 아버지의 연인이었던 술집 작부 ‘문희’가 다시 ‘나’의 연인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우연일 수 있고 실현의 개연성도 없는 듯한 만남이 이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야기만 두고 보면 불편한 곳도 없지 않다. 동명이인으로 묘사된 ‘문희’의 캐릭터라든가, 인물들의 만남이 우연의 남발로 일관되는 것이라든가 어머니와 아버지, 술집 작부 할머니 ‘문희’가 다시 현실의 ‘나’와 만나는 ‘문희’로 현신하는 대목 등은 잘 꿰어 맞춘 모자이크 같은 스토리다.

목소리를 듣고 싶으면 바로 전화 걸어 통화를 하면 되고, 보고 싶으면 바로 화상통화를 하면 그만인 세상. 그야말로 ‘생각대로’ 되는 세상이고 마음에 있는 모든 생각들은 즉석에서 ‘쇼’를 해야 통하는 세상이다. 모든 것이 신속성과 실효성의 잣대로 측정되는 디지털의 편리한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모양새를 띠는 ‘정’과 ‘회한’, ‘이별’과 ‘아픔’, ‘그리움’과 ‘기다림’ 등은 그저 사치스럽고 미련한 감정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 것들일까? 윤대녕의 소설 <제비를 기르다>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아날로그 인간들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로 읽혔다.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어 내면서 확산되는 이야기의 가능성. 보다 전문적인 개념으로 말하면 ‘이야기 가치(story value)’가 된다. 이야기 가치는 사건이 전개되는 시간의 길고 짧음이 아니다. 역동성과 반전, 긴장과 갈등, 심리작용의 복잡한 화학작용의 농도에 있음을 <인생>과 <제비를 기르다>는 말해 주고 있다.

충분한 함량의 이야기를 담기에 광고는 너무 짧은 매체라는 불평이 있을 수 있다. 짧은 것을 불평하자면 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시는 이야기를 담기에 적당하지 않은 장르인가?


(전략)… 요새 고기 없니더 달랑, 눈만 달린 호박씨만 나오니더 어제 시청 김계장, 와, 거, 벌초 때도 낚싯대 들고 오는 양반, 세 칸대 네 칸대 외바늘로 딱, 딱 수초 구멍에 때리 넣는데 참말 기가 막힙디더 그래도 꽝쳤심더 1급수 맹동지 옛말 됐니더 4짜 붕어 인터넷에 뜬 뒤에 벌떼 같은 릴 부대 원자탄에 물이 죽었심더… (후략)
- 전동균 시집, <거룩한 허기> 중 ‘맹동에서 온 전화’에서

시에도 이야기의 장치는 힘이 세다. 시인은 전화기 건너편에서 건너온 화자의 목소리를 빌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알아듣고 공감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낚시에 일가견이 있거나 명당을 찾아 헤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간절한 이야기다.

어차피 광고가 풀어내는 이야기도 말귀를 알아들을 사람에게 더 절절하게 생생하게 전하는 데 묘가 있을 것이다. 세세하게 주절주절 다 설명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시간과 공간에는 어김없이 호기심과 관심이 모여든다. “소비자들의 세계관에 맞추어 스토리의 틀을 짜라.

그러면 당신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들리게 될 것이다.”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 <아이디어 바이러스(Unleashing the Ideavirus)>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변화의 전도사로 알려진 세스 고딘(Seth Godin)이 설파한 얘기도 바로 이 맥락이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9. 3. 12. 02:11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과 광고 - 극장과 지하철, 인터넷, 도처에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과 광고 - 극장과 지하철, 인터넷, 도처에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오늘날 네티즌들은 단순한 콘텐츠 수용자가 아니다. 이들은 새롭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견하면 인용, 수정, 가공, 편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로 조직하여 다시 세상에 뿌린다. 수용자이자 곧 생산자인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리터러시와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었을 때 빼어난 광고가 만들어질 수 있고 소비자가 화답하게 된다. 이번 광고비평에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있는 광고들을 살펴본다.




지하철의 개폐문이나 엘리베이터 문 안쪽에는 대개 ‘기대지 마시오’, ‘손대지 마시오’라는 문구의 스티커가 단순한 아이콘과 함께 붙어있다. 오래도록 보아온 익숙한 경고문이어서 이제 있는지 없는지도 잘 의식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 스티커가 눈에 딱 들어왔다. 시선을 끈 이유는 그 문구 앞에 첨언해놓은 낙서 때문이었다. (남자에게) ‘기대지 마시오’ (여자에게) ‘손대지 마시오’라고 되어 있었다. 말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재치가 보통이 아니다. 이제 카피라이터는 광고회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UCC가 보편화된 이 시대는 소비자가 광고인이고, 시청자가 제작자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체감된다. 프로슈머라 불리는 이들은 카피만 쓰는 것이 아니라 CF제작도 하고, 믹싱도 하고, 편집도 하고, 비평도 한다.

패러디물로 이어지는 CM송의 인기
지난해 대성공을 거둔 몇 개의 CM송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SK텔레콤의 ‘되고송’. 이 ‘되고송’ 말고도 UCC 열풍은 또 하나의 ‘불후의 명작’을 남겼으니 이름하여 ‘빠삐놈’이다. 독특한 한국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테마곡이 ‘빠빠라빠빠빠~삐삐리빠삐코~~~’라는 인기 빙과류 빠삐코 CF음악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한 네티즌들이 영상과 음향을 절묘하게 교차 편집한 영상물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통시키면서 각종 패러디물이 만들어지고 인구에 회자된 것이다.

CM송으로 인기를 얻은 인기곡은 SK브로드밴드의 ‘BB송(BroadBand송)’이다. W&Whale의 ‘R.P.G shine’을 SK브로드밴드 기업CF로 개사한 이 노래는 독특한 음색과 미학적인 화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못 보던 세상 이제 시작이야/뭔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아무도 볼 수 없었던 보여주지 못했던/See the Unseen, 브로드밴드/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전화 약간 합치면 못 보던 세상/이제 내딛자 뛰어들자 들어가 보자/익숙한 세상이 놀랍게 변해/자 지금부터 시작이다/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

이 CF 가사는 음반의 인기와 더불어 상승세를 타면서 갖가지 버전으로 패러디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광고들의 확산과 생성, 유통, 인기는 TV를 비롯한 4대 매체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이나 극장, 거리의 OOH광고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났다. SK브로드밴드 CM송의 경우 극장판이 인기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못 보던 세상 이제 시작이야/팝콘, 콜라, 오징어 모두 준비완료/ 누구도 볼 수 없었던 보여주지 못했던/지금부터 영화 속 세상/약간의 스릴, 약간의 로맨스, 유머 약간 합치면 또 새로운 영화/이제 불 꺼진다, 집중하자, 애인손잡자/솔로부대도 당당해지자/졸면 안 돼 끝까지 영화에 집중/자. 지금부터 시작이다/ 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 흥얼거리는 듯한 묘한 음색의 매력과 장소를 활용한 재치 있는 가사는 그야말로 위치기반 마케팅(location based marketing)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광고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고 생동감을 입힌 것은 뭐니뭐니 해도 독특한 음색의 CM송이다. 일렉트로닉 등 기계음과 섞인 흥얼흥얼 매력적인 CM송이 적절하게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이처럼 매력적인 광고가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광고가 나오자마자 CM송과 가수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고, 곧바로 원곡의 인기도 상승세를 탔다.

신비한 보라색 꿈의 세계, 디지털 컨버전스
SK브로드밴드의 이 광고는 유머광고가 대세인 요즘 광고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광고다. 신비한 보라색 배경화면에 아르누보 스타일의 신비로운 문양과 각종 기기들이 섞여 들어가고, 말이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가 하면 마지막에 등장하는 여자는 토끼 인형을 머리에 쓰고 있다. 부엉이는 고양이의 머리를, 물고기는 새의 꼬리를 하고 있어 산해경에 나오는 신화 같기도 하고, 초현실주의 그림 같기도 한 독특한 혼종의 세계를 보여준다. 신비한 보라색 꿈의 세계는 바로 융합과 혼종의 세상, 디지털 컨버전스의 세상을 표현한다. 이 광고는 광고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 측면에서는 떨어질지 몰라도 론칭 광고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광고의 주목도와 독창성에서 오히려 광고목표에 충실한 콘셉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캠페인의 두 번째 광고는 ‘못 보던 춤’ 이다.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입은 캐릭터들이 BB송에 맞춰 춤을 추는 CF로 민속의상을 걸친 등장인물이 현대적 감각의 노래와 춤과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준다. 발레리나, 아프리칸, 리우카니발, 마우이, 궁중무용, 플라멩코, 난데없이 등장하는 토끼 캐릭터 등 각양각색의 복장을 한 이들은 민속춤이 아니라 힙합 춤을 추며 과거와 현재, 인종과 문화, 시공간이 뒤섞인 혼종의 문화를 보여준다. 세 번째 광고에서는 콘셉트가 더욱 명확해진다. 드디어 제품의 기능과 편익, 속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키보드 얼음을 믹서에 넣고, 휴대폰을 껍질 벗겨 초콜릿처럼 잘라 넣고, TV를 접어서 과즙을 내서 만든 보라색 칵테일, 이것이야말로 컨버전스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은유일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이 지난해 10월 IPTV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대대적으로 사명을 바꾸고 재출범한 것이 바로 SK브로드밴드이다. SK브로드밴드가 전면으로 내세운 콘셉트는 바로 ‘See The Unseen’이다. ‘See The Unseen’이란 지금까지 고객이 접하지 못했던 수준의 컨버전스 환경, 고객중심의 창의적이고 생활 친화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이다.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 약간의 전화’를 합쳐서 IPTV, 홈네트워크 등 가정 내 다양한 유무선 통합 컨버전스 환경을 구현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광고효과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SK브로드밴드는 사명을 변경한 이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명을 걸고 출범하는 입장에서 론칭 광고로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느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했다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IPTV사업의 경쟁자인 KT와 LG 데이콤에 비해 SK브로드밴드는 인지도와 호감도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었다.

시트콤처럼 재미있는 광고를 인터넷에서
다매체 상황에서 이제는 CF가 전통적 4대매체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BMW같은 경우 당대의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만든 빼어난 무버셜 8편이 영화보다 재미있는 광고로 사람들을 웹사이트에 끌어들였다. HBO의 ‘관음증(voyeur)’ 역시 4층 아파트의 여덟 가구에 관한 에피소드, 번외의 이야기들이 인터넷과 UCC를 통해 확산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우리 광고계에서도 광고를 시트콤 형식의 시리즈로 만드는 시도가 시작되었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바로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오즈(OZ)가 탄생시킨 ‘오주상사 영업2팀’이 그것이다. 현재 8화까지 제작돼 인기를 누리는 ‘오주상사 영업2팀’은 각각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를 가진 회사원들이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코믹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웹사이트에 설명된 바에 의하면,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는 고상, 고고, 고독, 쓰리고 라이프스타일 카리스마 부장 장미희, 명품으로 휘감지 않으면 외출을 안 한다는 이기적인 간지 차장 오달수, 혼잣말하며 태어나 하품할 때를 제외하고 한순간도 말을 쉰 적 없다는 촐랑 과장 유해진, 별 거 없는 학력, 외모, 실력 세트 소유자이며 유일한 경쟁력은 애교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애교대리 이문식, 얼짱 신입이기는 한데 울트라 무개념의 소유자 이민기 등이 벌이는 좌충우돌 황당하고 코믹한 일상사가 펼쳐진다. 연기력이 튼실한 배우들이 에피소드를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전달한 것도 인기의 비결이지만, 무엇보다 아이디어와 캐스팅이 주효했다.

1화 ‘놈놈놈’에서는 업무시간에 주식 시황을 확인하다 상사에게 들켜 시말서를 쓰는 직장인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후 이어진 ‘계약 시간 10분 전’은 계약을 앞두고 길가에 볼일을 보러 간 이 대리를 버리고 가는 에피소드, ‘그날이 오면’은 엎드려 절받기 식의 장 부장 생일 에피소드, ‘호주의 수도는’은 술집에 모인 영업 2팀 사람들이 호주의 수도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에피소드다. ‘회의는 영어로’에서는 이른바 ‘영어 울렁증’에 시달리는 영업2팀 멤버들에게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라’는 회사의 방침이 떨어지자 팀원들이 회의시간 내내 말도 안 되는 콩글리시로 엉터리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 오즈로 영어단어를 검색하는 신입사원 이민기의 모습을 통해 오즈 서비스의 유용함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최근 시리즈는 오달수 차장의 굴욕을 다룬 ‘큰바위 얼굴’이다. 새 오즈폰을 구경하는 소녀들에게 오달수가 ‘오즈폰보다 얼굴이 더 크다.’고 놀림을 당하는 것. 그러자 이를 위로하려는 장미희가 특유의 진지한 표정과 음성으로 오달수의 얼굴을 잡고 ‘얘 얼굴 안 커. 머리가 커’라는 반전으로 웃음을 주었다. 커진 화면과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최신 오즈폰 4종 세트의 편익을 보여주기 위해 노트북 같이 디스플레이 창을 열고 키패드를 노트북 마우스처럼 쓰는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인터넷과 지하철에서 영업하는 오주상사
이 광고 시리즈는 TV CF도 인기를 얻었지만 인터넷에서도 1천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트콤 풀 버전을 보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인기에 힘입어 15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겨울 영화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오주상사 홈페이지(http://oz.lgtelecom.com)에서는 현재까지 제작된 총 8편의 TV 광고와 풀 버전 시트콤, 온라인 전용 버전뿐만 아니라 광고 메이킹 필름, 광고 NG 동영상, 오즈 관련 에피소드 영상 등 다양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짜임새 있고 흥미롭게 구성된 이 웹사이트에는 시트콤 외에도 웹툰과 CEO의 황당한 인사말, 영업2팀 출장기 등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보통 통신사 홈페이지는 각종 요금제나 이벤트, 신규 상품 소개에 급급하여 홈페이지에 대한 크리에이티브는 찾아보기 힘들고, 이 때문에 심심풀이나 유희를 위해 홈페이지를 찾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LG텔레콤의 브랜드 홈페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정보가 적절하게 혼합되어 있다. 면접에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 신규 휴대폰 구매나 쇼핑 시 제휴카드를 활용해 지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만화와 영상으로 구성하기도 했고, ‘2009 희망 특집전’ 코너에서는 오즈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규 출시된 서비스나 요금제, 놓치지 말아야 할 이벤트 등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구성했다. 그런 흡입력에 힘입어 일일 평균 2천여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오즈 홈페이지를 다녀가는 등 꾸준히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LG텔레콤 오주상사 영업2팀 사례야말로 OSMU (One Source Multi Use) 마케팅 방식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전례 없는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는 KTF나 SK텔레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광고예산으로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차제에 탄력을 받아 오주상사 영업2팀은 지하철 영업에도 나섰다. LG텔레콤은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 무선인터넷 데이터 서비스 오즈의 ‘오주상사 영업2팀’ 래핑(wrapping) 광고를 내걸었다. 이 광고는 오주상사 영업2팀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반영해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공주병 걸린 부장에게 아첨하기, 상사들끼리 싸워서 살벌한 분위기 만들기, 상사에게 안마하며 애교떨기, 부장 명령에 단체로 반항하기, 부장 몰래 퇴근해서 술자리 가기, 출근시간에 늦어 눈치 보기, 출근 후 숙취로 고생하다 사우나 검색하기, 직원들이 사우나 간 차장 찾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TV광고나 인터넷에서 익숙해진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어 출퇴근길의 회사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2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는 계단 위의 와이드컬러 광고에 장미희 부장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과 계단 벽면에 팀원들이 고속 승진의 참된 진리라며 ‘줄타기’하는 모습을 넣은 것이 특히 재미있다.

스토리텔링의 매력, 토크 밸류의 가치
오주상사의 에피소드가 대체로 유머로 소구하는 코믹터치이기는 하지만, ‘대리 인생’편은 조금 다르다. 고단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생활인이 겪는 서민경제를 담았다. 다른 에피소드들은 TV광고 버전이 시트콤 버전을 편집한 것이라면 이 에피소드는 같은 타이틀 안에 스토리와 메시지가 전혀 다르게 제작되었다. TV광고 버전은 장미희 부장이 집으로 가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는데 허겁지겁 뛰어오는 대리 기사가 다름 아닌 이문식 대리였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운전하며 이대리가 “애들 학원비가…….”하고 말끝을 흐리자 “낮에도 대리, 밤에도 대리입니까? 내년에는 둘 다 끝냅시다.”라고 장부장이 호쾌하게 위로한다. 시트콤 버전은 같은 주제지만 조금 다르다. ‘오주상사 영업2팀’의 송년회 날을 배경으로 1차에서 거나하게 취한 영업2팀 팀원들이 2차를 가기 위해 나오는 장면이 그려진다. 술김에 애교대리 이문식은 집에 ‘뱀술’이 있다며 팀원들을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이끄는데, 장부장이 부른 대리운전자는 안타깝게도 이문식 대리의 친형이다. 표정이 굳어 아무 말 못하고 차에 탄 이문식 대리는 “미안해 형. 많이 힘들지?”라며 안쓰러워하는 내용이다.

오주상사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인터넷에 둥지를 튼 오주상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그들의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웃음을 주고 있지만 그 본사는 인터넷에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기에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버전의 이야깃거리, 놀이거리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LG가 마케팅에 이야기를 실어 재미를 본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 노트북 X NOTE 사업부는 지난해 여름 인터넷 광고 캠페인 ‘여름날’(summerdays.co.kr)을 선보여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자연스레 매출 특수가 이어졌었다. ‘여름날’은 단편영화 에피소드 형식으로 현빈, 신민아, 류승범의 삼각관계를 다루면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를 섞은 크로스오버필름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유명 배우들의 출연과 깔끔한 영상에 힘입어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은 7개의 에피소드는 극장에서 시사회를 통해 공개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렇듯 경쟁사 제품과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진 시대에 재미와 감동이 담긴 스토리로 고객 감성을 파고드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주상사 영업2팀’ 캠페인은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전형이다.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 잠재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만들고, 브랜드에 대한 토크 밸류(Talk Value)를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스토리’는 ‘허구로 구조화되기 전의 전체 줄거리’라는 의미로 많이 논의되어 왔다. 반면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하기’, 즉 이야기에 참여하는 현재성·현장성을 강조한 말이다. 즉 ‘이야기의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진 개념이다. 디지털 상황에서 스토리텔링은 그 개념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 컴퓨터 공간과 웹에서 일어나는 서사행위, 웹상의 상호작용적인 멀티미디어 서사 창조 등을 모두 포함한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음악·목소리·비디오·애니메이션 등이 모두 재료다. 그 콘텐츠의 주체도 정해져 있지 않다. 오늘날 네티즌들은 정보를 완성품으로 두지 않는다. 그들은 정보를 다운로드 받은 후 인용, 수정, 가공, 편집을 통해 그것을 새로운 정보로 조직하여 다시 업로드 한다. 사운드의 짜깁기는 리믹스, 이미지의 짜깁기는 합성, 텍스트와 편집의 짜깁기는 몽타주라 부른다. 물론 이 모든 현상은 포스트모던의 특징인 패스티시(pastiche: 혼성모방)이다.

어떤 기법을 쓰건 중요한 것은 이 시대에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다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다원화시킴으로써 브랜드 스토리 전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거킹의 ‘복종하는 닭(Subservient Chicken)’ 사이트처럼 스토리텔링을 넘어 소비자의 체험을 유도하는 유희 마케팅, 인터랙티브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와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었을 때 이 시대의 빼어난 광고가 만들어질 수 있고 소비자가 화답하게 된다. 제품의 편익을 알리고 제품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이제 광고도 상품이 되는 세상이다. 재미와 감동,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필요하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9. 3. 11. 19:12

[소프트 파워, 소통 3]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라 / 소통의 달인 2

[소프트 파워, 소통 3]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라 / 소통의 달인 2


우리는 생활 속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마음을 얻는 것은 결국 상대방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인데 다양한 상황 속에서 항상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필수적이다.


적장과 인간적 관계를 맺는 협상의 달인, 고려의 서희장군

 
1000년 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80만 대군의 적을 물러나게 한 고려 서희 장군의 예에서 효과적인 협상은 전쟁으로 얻은 승리보다 값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의 일방적인 북진정책과 친송(親宋) 외교정책에 불만을 가진 거란은 80만 대군을 보내 고려를 침략했다. 이에 서희 장군은 적장 소손녕을 찾아가 담판을 벌인다. 또한 외교적 방법으로 고려 침탈을 막고 강동 6주를 획득하는 성과를 올린다. 말 한마디로 80만 대군을 물리친 서희의 협상 비결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서희가 거란 침략 직후 소손녕을 찾아가 즉석 담판을 지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서희는 그 이전부터 정보 수집을 통해 정확한 상황 판단을 하고 있었다. 서희는 거란 침략 전 송과 여진을 잠행하여 동북아 정세를 파악했다. 그로 인해 거란은 고려의 북진정책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고려와 송, 여진이 연합해 거란을 압박할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그는 탁월한 군사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거란 진영에 도착해 상황을 살펴보니 실제 병사의 수는 80만 대군이 아니었고 그들은 상당히 지쳐 있었다. 이것을 간파한 서희는 신하의 예를 요구하는 소손녕에게 당당히 거절의사를 표하고 자기 막사로 돌아오는 기싸움을 벌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적장과 인간적 신뢰를 쌓는 기지를 발휘했다. 연회에 참석하는 것이 전쟁 중 부적절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적장의 배려를 생각해 융통성 있게 처신했다.

 

서희는 자신의 논리를 먼저 펴기보다는 상대방의 논리를 듣고 그에 맞춰 적절한 반박을 했다. 그는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있었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확인하기 전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을 상대방이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관계형성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고려의 존폐가 달린 위급한 상황에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경거망동한 말 한마디는 국가의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것이다.

고려사 <서희 열전>에 나온 소손녕과 서희의 대화 내용을 살펴보자.

소손녕: 그대의 나라는 신라 땅에서 일어났소. 고구려 땅은 우리의 소유인데 그대의 나라가 침식하였고 또 우리와 국경이 맞닿았는데도 바다를 넘어 송을 섬기고 있소. 그 때문에 오늘의 출병이 있게 된 것이니 만일 땅을 떼어서 바치고 조빙(朝聘)을 닦으면 무사할 수 있을 것이오.
서희: 아니오. 지금의 고려는 곧 고구려의 땅이오. 그러므로 국호를 고려라 하고 평양에 도읍하였소. 만일 영토의 경계로 따진다면, 그대 나라의 동경이 모두 우리 경내에 있거늘 어찌 침식이라 하리오. 그리고 압록강의 내외 또한 우리의 경내인데 지금 여진이 가로막고 있어 바다를 건너는 것과 같은 상황이오. …(중략)…만일 여진을 내쫓고 우리 옛 땅을 돌려보내어 도로를 통하게 하면 감히 조빙을 닦지 않으리오.

서희의 협상력은 결국 정보를 통한 정확한 판단력과 상황에 맞는 적절한 임기응변으로 정리할 수 있다.

 
대중을 자신의 추종자로 만드는 최고의 전략가, 히틀러

소통의 기술만 고려하면 최고의 전략가는 히틀러이다. 물론 진정성 없는 소통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 지 보여 준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지금의 커뮤니케이션 학문이 태동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히틀러 때문이다. 히틀러의 나치 정권은 선전, 선동의 정수를 보여 주었다. 그들은 최신 미디어를 이용해 사람들을 기만했다. 고립된 미군 부대에게 비행기를 통한 전단지와 방송으로 항복을 권유했다. 팝송을 들려주며 ‘미군이 항복했고 너희도 투항하면 고국으로 돌려보내 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을 한 것이다. 정보 없이 고립된 미군은 그 말을 믿고 투항했다.

 

히틀러는 스피치 능력 역시 대단했다. 그의 연설을 들은 사람은 대부분 그의 광신도가 되었다고 한다.

첫째, 히틀러는 연설 전 철저히 계산된 장치를 활용했다. 주로 해가 지는 저녁시간 무대 뒤에서 등장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가 등장할 때는 항상 바덴바일 행진곡이 울려 퍼졌는데 히틀러가 등장할 때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콘서트장에 있는 것처럼 뒤에서 밀려오는 함성을 들었다.

히틀러는 둘째 청중 중심의 스피치를 했다. 소상공인들에게는 유태인의 가게 소유권 이전을, 부모들에게는 교육 문제 해결을 약속하는 등 청중의 구체적인 요구를 공약으로 사용했다.

셋째 의제는 명확했으며 이를 지속적으로 반복했다. 특히 위대한 게르만 국가의 건립을 반복 강조했다.

넷째, 스토리텔링과 비유, 은유를 즐겨 사용했다. 전쟁을 스포츠 경기에 비유했고, 유대인은 기생충, 자신은 기생충을 없애는 의사로 표현했다.

다섯째, 이야기 구조가 명확했다. 히틀러는 스피치가 성행위와 같다고 말하며 연설 구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연설은 ‘위기 상황 제시-청중의 흥분 유발-분위기 고조-자기 포장'이라는 구조를 가졌다. 히틀러는 이러한 자기 연출로 짧은 시간에 독일 국민을 자신의 광신도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다.

 
상황에 맞게 연출하는 소통의 대가,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또한 자기 연출이 뛰어난 사람이다. 애플의 브랜드 파워보다 잡스의 가치가 더 높은 이유는 그의 스피치 능력 때문이다. 그의 건강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애플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은 그의 가치를 말해준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텍스트가 아닌 단순한 숫자와 비주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와 행동은 철저히 준비된 것이다. ‘맥월드 2008' 기조연설에서 스티브 잡스는 무대 위에서 얇은 서류봉투를 하나 꺼내 들었다. 모든 시선이 서류봉투에 집중된 가운데, 그는 서류봉투에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 ‘맥북 에어'(MacBook air)를 꺼냈다. 그는 이번에 개발한 맥북 에어가 슬림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러 서류봉투에 넣어 와 시연장에서 꺼낸 것이다.

그의 스피치 구조는 ‘감성접근-이성접근-감성접근'이다. 처음부터 제품의 특징을 논리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이 제품의 역할과 장점을 상상할 수 있도록 청중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런 스피치 능력이 생기기까지 그의 노력은 실로 엄청났다. 프레젠테이션 2~3개월 전부터 자기역할을 대신할 사람들과 함께 합숙을 하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고 당일에는 발전기를 동원하며 혹시 모를 정전까지 대비했다.

 

늘 철저하게 준비하는 스티브 잡스가 한 번은 원고를 보며 연설을 한 일이 있다. 2005년 6월 12일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 축사로, 지금까지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준 명 연설이다. 그는 준비한 원고를 차분히 읽으며 세 가지의 자기 이야기를 한다. 대학교 중퇴 이야기, 본인의 회사에서 해고된 이야기, 암에 걸린 이야기. 그는 자기노출을 통해 젊은이에게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소통의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확히 알고 있다.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11

[소프트 파워, 소통 2]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한 역사 속 달인 / 소통의 달인 1

[소프트 파워, 소통 2]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한 역사 속 달인 / 소통의 달인 1


이번에 살펴볼 소통의 달인은 청중 중심의 소통, 철저한 자기 준비, 언행일치의 진정성을 보여 준 사람이다. 소통은 얕은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 보여 줄 때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한 시간 연설을 20분으로 줄인 청중 중심 소통의 달인, 오바마

 
“진보적인 미국인도, 보수적인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흑인을 위한, 백인을 위한, 히스패닉을 위한, 아시아인을 위한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민입니다.”

2004년 7월 2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기조연설을 남긴 오바마는 미국 대선의 태풍으로 떠올랐다. 극심한 경기불황과 인종갈등, 소득격차 등의 문제로 분열하고 대립하는 미국인들에게 ‘모두 같은 하나의 국민일 뿐'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2008년 11월 4일 마침내 그는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지금은 그의 이름에 세계인이 열광하지만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만 해도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점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통령이 된 후 경제문제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동안 보여 준 그의 소통능력은 현존하는 인물 중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현재진행형인 그의 소통이 역사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흥미롭다.

 

우리는 오바마의 스피치와 소통에 열광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노력에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의 소통방식은 청중 중심의 스피치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의 일화를 보면 그의 소통방식을 알 수 있다. 한 카운티의 작은 지역에서 유세 연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한 시간 간격으로 오바마와 힐러리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인기 정치인이 온다는 소식에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에 300여 명이 모였다. 먼저 도착한 오바마는 한 시간 예정 연설 중 20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시간은 청중과 악수하며 사인을 해줬다. 그는 혼잡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연설을 집중해 들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시간 뒤 연설을 시작한 힐러리는 흥분하며 자신의 공약을 한 시간이 넘도록 설명했다. 힐러리가 연설을 마쳤을 때는 청중의 반이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이후 그 지역에서 예상 외로 오바마가 압승을 거두고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었다. 대화 중 상대방이 자주 시계를 보고 고개를 돌리면 이야기를 그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소통이다. 상대방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 원칙이다.


키워드 강조의 달인, 링컨, 케네디, 마틴 루터 킹
 

오바마는 링컨, 케네디, 마틴 루터 킹 같은 소통의 달인을 벤치마킹했다. 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키워드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키워드, 즉 내용을 압축하지 못하면 중언부언하게 된다. 사람들은 선택적 지각을 하기 때문에 장황하게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케네디는 자유를, 마틴 루터 킹은 인권을, 오바마는 변화라는 키워드를 설정했다. 이처럼 직장에서 회의를 할 때도 많은 내용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보다 중요한 키워드 몇 가지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머지 내용은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중요 키워드를 강렬하게 인지하면 그것을 들은 사람 스스로 상세한 내용을 찾을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메시지를 압축한 비주얼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반복해 강조하면 된다. 미국인들이 최고의 연설로 꼽은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보면 ‘꿈'이라는 키워드가 반복된다. 여러 사례를 곁들여 특정 문장을 반복하면 특유의 운율과 리듬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272단어 밖에 안 되는 링컨의 게티스 버그 연설 중에도 봉헌(dedication)이라는 단어가 다섯 번이나 반복됐으며 케네디의 베를린 연설에서도 “베를린에 오게 합시다”라는 문장이 반복됐다.

 

케네디가 처음 연방 하원으로 미디어 연설을 했을 때 심각한 발표 불안증 현상이 나타났다. 왼쪽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는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스피치 컨설턴트 테드 소렌슨을 고용해 훈련했다. 이후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그 훈련의 결실로 압승을 거두고 대통령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스피치의 달인 오바마의 스피치를 총괄한 사람이 바로 케네디를 가르쳤던 테드 소렌슨이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연설 전까지 수 차례 연설문을 고치며 내면화 시킨다. 청중,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링컨도 게티스버그 추모사 연설 부탁을 받고 그 묘지를 조성한 사람을 불러 분위기를 파악했다. 심지어 정적까지 찾아가 연설을 감수받았다.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것이 객관적으로 타당한지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링컨의 리더십, 케네디의 이미지(실제로 케네디가 한 것처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야외에서 했다), 마틴 루터 킹의 반복 기법을 벤치마킹해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언행일치를 위해 전투에 참가한 경청의 달인,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트라시마코스! 무엇을 그토록 열띠게 토론하고 있었나?
트라시마코스: 네, 정의란 무엇인지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 정의는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 정의는 정의로운 것, 강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 그렇군. 그런데 강자는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트라시마코스: 당연히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 사람은 때때로 실수하지 않나? 실수를 한다면 잘못된 행동도 하겠군.
트라시마코스: 맞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합니다.
소크라테스: 그런데 말이네, 잘못된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도 정의로운 것인가?
트라시마코스: …….

소크라테스와 청년 트라시마코스가 ‘정의'에 대해 대화한 내용이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소통방식은 산파술이다.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산파처럼 상대방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경청하며 기다릴 줄 알았으며 상대방 수준에 맞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증거이자 청중 중심의 소통방식이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적절한 질문은 관계 형성에 효과적이다. 물론 겉도는 질문이나 쓸데없는 질문은 부적절하다.

질문은 폐쇄형보다는 개방형 질문이 효과적이다. 즉 “이번 보고서 ○○ 내용이지? 맞지?”보다는 “이번에 올린 보고서 어떤 내용인가”라고 묻는 것이 대답하는 사람 입장에서 훨씬 운신의 폭이 크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 주었다. 직접 전투에 참여했으며, 죽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켰다. 그의 언행일치는 그를 위대한 철학자로 역사에 남게 했다.

 


어깨를 바로 잡기 위해 칼을 매달아 둔 노력의 달인, 데모스테네스

말더듬이인 데모스테네스는 스피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처절할 정도로 연습을 했다. 빼앗긴 부친의 재산을 되찾으려는 그에게 있어 스피치는 생존능력이었다. 떨리는 호흡을 잡기 위해 뒷동산에 매일 뛰어 올라가 말하기 연습을 했으며, 말할 때 올라가는 어깨를 바로 잡기 위해 천장에 날선 칼을 매달아 두고 훈련했다.

논리적 기술을 높이기 위해 지하 창고에 들어가 책을 읽었는데 외출을 삼가기 위해 머리카락과 수염의 반을 깎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는 훈련을 바탕으로 아테네의 10대 웅변가이자 정치가로 변신했다. 그의 성실한 모습은 아테네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마케도니아 필립왕이 침공했을 때 그는 ‘아테네 시민이여 일어나라'라는 명 연설로 투쟁을 시작했다. 소크라테스처럼 그 역시 자신의 삶을 통해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했다.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09

[소프트 파워, 소통 1] 나의 소통지수를 알아보자 - 위기의 시대, 소통이 더 중요해진다

[소프트 파워, 소통 1] 나의 소통지수를 알아보자 - 위기의 시대, 소통이 더 중요해진다


지금은 불통(不通)의 시대이다. 직장에서 혹은 가정에서 소통(疏通)이 원활하지 않아 사회는 갈등을 겪는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의견이 모이고 원활하게 소통될 때 변화가 일어나며 성과를 낼 수 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소통이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다섯 회에 걸쳐 이 시대에 필요한 소통에 대해 알아 본다. 먼저 소통이 왜 중요한지 짚어 보고, 대중에게 인정받은 소통의 달인들을 통해 소통의 진정한 의미와 방법을 배워 보자. 생활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소통의 법칙도 소개한다.


여우와 두루미 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진 않은가?

 
“여우는 먼 여행에서 돌아온 두루미를 저녁식사에 초대했습니다. 하지만, 여우는 두루미가 먹을 수 없는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담아 대접했습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두루미가 이번에는 여우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죠. 그리고는 여우가 음식을 먹을 수 없도록 주둥이가 긴 병에 음식을 담아 내왔습니다. 결국 여우도 식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솝 우화 중)

만약 여우가 두루미의 신체적 특성을 미리 알았다면, 그리고 여우가 일부러 실수한 것이 아니란 걸 두루미가 알았다면 서로 간의 오해와 불편은 없었을 것이다. 이제 여우와 두루미는 함께 식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쩌면 평생을 서로 싫어할 수도 있다. 여우가 잘못을 했지만 그것을 악의로 갚은 두루미가 더 문제다. 만약 두루미가 여우와 대화를 시도했다면 다른 결말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평소 여우와 두루미 같은 경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 지 스스로 반성해 봐야 한다.

소통의 영어식 표현은 ‘mutual understanding'이다. 즉 ‘서로(mutual)를 이해하다(understanding)'는 뜻. 아무리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하더라도 서로 배경지식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면 상대방은 전혀 다른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생각과 의지를 알아야 한다. 이솝우화 속 여우는 두루미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의 적극적인 의견 표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나쁜 감정을 가지게 된다. 부하 직원 역시 상사가 일하는 스타일을 인정하지 못하면 마음속으로 존경할 수 없다. 차이의 인정 없이 조정과 변화는 불가능하다.

 


관심 없는 화제의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소통은 ‘공감대 형성을 통한 설득작업'이다. 차이를 인정할 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서로를 알고자 노력하게 된다. 소통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증거이다. 서로를 이해한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자연스레 양보와 배려, 조정을 하게 된다. 사람은 저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른데 이는 곧 선택적 지각을 한다는 뜻이다. 즉 자기가 필요한 것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TV에 싫어하는 연예인이 나오면 채널을 돌리듯 대화 중 본인이 꺼리는 화제가 나오면 말수가 적어진다. 따라서 전략적 소통을 위해서 공감대 형성은 필수이다. 사람이 보통 일분 동안 말할 수 있는 글자 수는 대략 350자 정도이고, 들을 수 있는 단어는 1,200자 정도이다. 말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때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획득한 후 공통의 관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의견을 말할 때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듣기도 하나의 소통 방법이 될 수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소통의 수준이 달라진다. 이렇듯 소통에도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설득은 상대방에 대한 설득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설득이 포함된 것이다. 오바마, 링컨, 케네디처럼 시대와 소통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논리가 명확하고 늘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말한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면 나의 논리가 과연 객관적으로 타당한지, 나의 선입관과 아집에 바탕을 둔 논리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전에 먼저 내 자신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과의 공감대 형성과 자신의 명확하고 타당한 논리를 통해 진정한 소통은 이루어진다.

소통의 과정은 공감대를 통한 관계 형성으로, 변화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소통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논리적 제압, 자기 주장의 일방적 배설은 잘하지만 상생적 소통은 부족한 것이다. 소통의 전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공감적 판단력과 스피치 능력이다. 공감적 판단력은 일방적 판단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상대방의 처지와 환경을 역지사지로 보는 능력이며 자기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다. 표현하지 않으면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피치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스피치 능력은 단지 언어적 부분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비언어와 분위기, 뉘앙스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거실에서 TV와 대화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는 소통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왜 다른 사람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할까? 필자는 그 원인을, 먼저 거실에서 찾고 싶다. 외국에서는 거실에서 부부 간 부모 자식 간 대화로 소통하며 그 습관은 교육으로 이어진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하버마스의 말처럼 거실은 소통의 시작이며 훈련장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대화보다는 묵묵히 행동하는 것을 장려해왔다. 소통은 특별한 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거실에서 가족이 대화를 나누는 등 생활 속에서 체득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둘째, 소통을 배울 수 있는 역할모델이 거의 없다. 토론 프로그램은 많지만 합의와 조정은 없고 자기 주장만 있을 뿐이다. 소통의 달인이 많으면 생활 속에서 소통 방법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많아진다.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이 미국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좋은 증거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유명인이나 위인은 대부분 소통의 달인이었다. 그들은 권위를 내세워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기보다는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며 대중을 위로했고 그들의 일화는 시공간을 넘어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물론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소통의 달인은 아니었다. 명 연설가 데모스테네스와 처칠은 말더듬이었고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은 난독증이었다. 또 심각한 발표 불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유명한 연설가가 되어 대중과 소통할 수 있었던 것은 피나는 연습을 통해 소통의 법칙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 TIP. 소통지수 알아보기 (self-check) ]

5점 항상 그렇다
4점 대체로 그렇다
3점 보통이다
2점 대체로 그렇지 않다.
1점 전혀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을 만나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며 테스트해 보자.

 

90점 이상 : 소통의 달인

어떠한 상황에서도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을 시도한다. 경청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먼저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전달한다. 항상 상대방을 최우선으로 하여 소통한다. 역사적 인물이나 성인(聖人)의 반열이다.

80점 이상 : 원활한 소통

소통을 하고자 매사 노력한다. 여건이 허락하면 차이를 인정하고 좋은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 물론 본인이 다른 문제로 고민하거나 상대방이 도를 넘는 행동을 하면 불통이 되기도 하지만 꾸준히 노력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친화력이 좋은 사람으로 인정을 받는다. 매력적인 인물로 주변에 사람이 모인다.

70점 이상 : 평범한 소통

소통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소통하고자 시도하지만 안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가 개입되면 소통보다는 일방적 주장으로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익과 관련 없는 정서적 문제에 있어서는 차이를 인정하고 상대방과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노력한다.

55점 이상 : 일방적 소통

소통을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는 것으로 이해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처한 상황보다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나의 주장을 많이 전하는 것을 관건으로 생각한다. 자신의 주장을 모두 전하는 것이 좋은 소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매력을 높이는 것에 몰두하지만 상대방에게 잘 집중하지는 않는다.

55점 이하 : 불통의 단계

차이를 인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자신의 메시지 자체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항상 만남이 겉돌게 되고 관계 역시 형성되지 않는다. 나중에는 만남 자체를 꺼리게 된다.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07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회사의 생산성을 30%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구성원으로 하여금 30% 이상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그 정답은 바로 ‘성과 몰입(engagement 혹은 work engagement)'이다. 성과 몰입이란 회사의 이익과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구성원이 자발적(voluntary)으로 혹은 자율적(discretionary)으로 하는 노력을 말한다. 성과 몰입이 높은 구성원은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며,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몰입의 효과,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과 몰입도가 높은 회사들은 조사 기간 중 영업이익이 19.2% 증가한 반면, 성과 몰입이 낮은 회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7% 감소했다. 또 한 회사의 여러 팀 간 성과 몰입 정도를 측정하고 매출을 비교했더니 팀원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팀은 그렇지 못한 팀보다 연평균 매출이 약 100만 달러 정도 높았다.

그리고 몰입도가 높은 팀일수록 팀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중장비 건설 기계업체인 캐터필러에서는 직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사업을 추진한 결과 직원의 불만 표출건수가 무려 80%나 감소하고 고객 만족도가 34%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 덕분에 최근 많은 미국 기업들은 구성원의 성과 몰입을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성과 몰입도를 측정하고 이를 향상시키려는 몰입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와코비아는 구성원의 몰입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이 부서를 책임지는 중역에게 ‘Vice President for Employee Engagement and recognition'이란 타이틀까지 부여하여 구성원 몰입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경기가 침체되고 불황이 깊어질수록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같이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몰입경영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몰입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해 몰입경영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어떻게 측정하며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알아보자.


성과 몰입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몰입경영에 관심이 있는 리더들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조직 내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측정 도구로는 간단한 설문지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갤럽, 머서, 휴잇, 와슨와이어트 등 미국의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을 측정하기 위해 설문지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는 갤럽이 개발한 ‘Q12'라는 것인데 1999년에 마커스 버킹햄과 코프만이 지은 라는 책 덕분에 유명해졌다. Q12는 인간 심리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인간의 행동, 특히 동기부여와 변화 리더십 등을 설명하려 했던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에 기초를 두어 개발되었다. Q12의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출처: < First, Break All the Rules >, p.28)

- 직장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매일 업무 중에 최선을 다할 기회가 주어지는가?
- 지난 7일 동안 업무에 대한 칭찬이나 인정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직장 내에 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 회사의 목표나 목적을 보면 나의 업무가 중요하다고 느껴지는가?
- 작년에 나의 직무와 관련하여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는가?

 

Q12가 몰입을 측정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예를 들면 리더십, 업무환경,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 조직 문화에 대한 자긍심 등)가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인터뷰 같은 보완적인 방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조직 내 몰입 수준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보다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조직 내 특정 그룹이나 직급 또는 연령에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측정해 조직의 총체적인 몰입 상태와 동시에 세부 그룹의 몰입 수준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몰입의 가장 중요한 결과이자 대상인 고객이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같이 측정해 외부에서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셋째, 몰입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몰입에 대한 측정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내부 리더의 업무 평가에 구성원의 몰입 수준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몰입을 측정할 때 직원에게 측정 결과는 어떻게 사용되며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은 그저 설문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액션 플랜과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몰입경영,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란 문제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구성원의 몰입도가 높은 회사를 만들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최고경영자가 구성원의 경력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구성원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게 한다.

둘째,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충분히 제공해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보상이 잘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정신적 보상을 통한 내적 만족감과 물질적 보상을 통한 재정적 만족감이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몰입경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셋째, 구성원이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연관 활동을 전개해 대외 이미지 제고에 노력한다.

넷째, 구성원이 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커뮤니티 조성과 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다섯째, 업무를 추진하는 데 명확한 방향 설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의 확실한 정의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명확한 업무 분배와 결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서비스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해 이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리츠칼튼 호텔이다. 이 회사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서비스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파악하고 2006년부터 몰입도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매해 최고경영자와 HR 담당 임원에 의해 세심하게 분석되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을 분기별로 계획해 실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리츠칼튼 호텔은 서비스 산업에서 구성원의 몰입도가 가장 높은 조직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되었다.

리츠칼튼 구성원의 높은 몰입도는 최상의 서비스 이외에도 회사에 여러 가지 형태의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면 럭셔리 호텔의 이직률이 일반 직원이 연간 158%, 초급 관리자가 연간 136% 그리고 중간 관리자가 129% 인데 리츠칼튼의 이직율은 불과 18%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몰입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 준다.

구성원의 몰입을 높이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주인의식이 아닐까 싶다. 주인의식이야말로 평범한 기업을 위대한 기업 또는 살아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확신한다. 필자가 리더십 강의를 위해 많은 기업들을 방문해 다양한 계층의 리더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조직 구성원 하나 하나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경쟁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일 것이다. 주인의식을 통한 몰입경영이야말로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이슈이다.


- 정동일 / 연세대학교 경영대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04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⑤] 협상은 어렵기만 하다? - 협상의 고수가 되기 위한 설득의 전략을 알아본다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⑤] 협상은 어렵기만 하다? - 협상의 고수가 되기 위한 설득의 전략을 알아본다.


사람들은 날마다 협상을 한다. 손님과 가게 주인, 직장 상사와 부하, 아내와 남편, 부모와 자식 간에도 늘 협상이 이뤄진다. 막대한 돈이 오가는 기업 간 협상은 비즈니스의 하이라이트다. 무조건 자기 의견을 고집하거나 고압적인 자세로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상대방의 호감을 사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계권사, 방송사 양쪽 다 상처 입은 WBC 중계 협상
 

 
협상에 대한 한 예로 이번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회의 TV 중계료 협상 과정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한 회사는 지상파 방송사에 거액의 중계료를 요구했다. 방송사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그런 거금을 주고는 중계할 수 없다”고 맞섰다. 중계권 회사가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방송사는 “한 발짝도 물러날 수 없다”고 버텼다. 파국으로 흘러가던 협상은 결국 대회 개막 직전에 방송사가 처음 제시한 액수와 비슷한 선에서 타결됐다.

중계권 회사가 방송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협상이 결렬됐을 때의 대안(代案)이 없었기 때문이다. 협상학에서는 이같은 대안을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라고 부른다. 내가 좋은 배트나를 갖고 있다면 이 협상은 백전백승이다. “당신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데요.” 이 한마디로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협상창구를 단일화해 협상에 나섰다. 금액이 맞지 않으면 모두 중계를 하지 않겠다고 버틴 것이다. 방송사들의 강력한 배트나는 바로 ‘중계 취소'였다. “경제가 어려운데 외화를 낭비할 수 없다”는 방어 논리가 뒤따랐다.

생중계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고, 야구팬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중계권 회사는 결국 손실을 감수하고 방송사의 요구에 응해야 했다. 방송사들이 서로 경쟁했다면 중계권 회사는 이들을 훌륭한 배트나로 활용했을 것이다. 지상파 수준의 중계료를 부담할 케이블 채널이나 인터넷 매체가 있었어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방송사들이 100% 성공적인 협상을 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협상 파트너에게 호되게 당한 중계권 회사는 다음 번에는 어떤 식으로든 손실을 만회하려고 할 것이다. 협상의 제 1덕목이 신뢰라는 점에서 볼 때 양 측은 이번 협상에서 모두 상처를 입었다.

 


보답의 심리를 활용한 협상 전략

 
협상은 상대방을 굴복시켜서 항복문서에 사인을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도 아니다. 그건 사기와 마찬가지며 일시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어도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협상은 상대방과 내가 모두 즐거운 윈-윈(win-win) 프로세스가 되어야 한다. 자기가 양보한 만큼 얻는 것도 있어야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비즈니스 협상에선 경제적 이익 외엔 다른 욕구가 없다고 말하는데 이는 오해다. 사람은 돈 외에도 ‘명예롭고 싶다', ‘공평하고 싶다', ‘위험을 무릅쓰기 싫다', ‘인정받고 싶다', ‘출세하고 싶다', ‘좋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등 수많은 욕구를 갖고 있다.

예컨대 상대방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은 거기에 보답하려는 심리가 생긴다. 공짜 샘플을 받은 사람은 실제로 그 상품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말이다. 자신이 산 상품 가격에 무료 샘플 비용이 들어있는 줄 알면서도 이를 기분 나쁘게 여기지 않는다. “당신이 제 입장이라도 저와 같이 하셨을 겁니다. 당신을 도와 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어요”라고 말해주면 당신이 베푼 호의(好意)의 가치는 더 커진다.


협상의 고수는 숫자 흥정을 하지 않는다

물론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조금씩 양보한다고 협상이 잘 될 수는 없다. CEO 대상의 협상스쿨을 운영하는 전성철 세계경영연구원(IGM) 이사장은 국제변호사로서 굵직한 M&A(인수합병) 협상을 여러 차례 담당했는데, 그는 “객관적 기준부터 합의를 하고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협상의 전 과정에 원칙이 생기기 때문에, 혹시 협상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그 이유를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불만도 적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래 업체에 물건을 팔기 위한 협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10억 원에 팔고 싶은데, 거래처 8억 원 이상은 못 준다고 버틴다. 협상의 하수들은 이런 상황에선 대충 중간인 9억 원에 합의한다. 그리고 만족해 한다. 윈-윈 협상을 이뤘다고.

하지만 협상 고수들은 절대 이런 방식의 숫자 흥정은 하지 않는다. 숫자를 말하기 전에 우선 객관적 기준부터 설정한다. 숫자를 산정하는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 말이다. 이 경우에는 원가(原價)나 시장가격, 그 동안 거래했던 가격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준은 여러 개가 있다. 어떤 기준이 가장 합리적이냐에 대해선 다양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있어야 양쪽이 다 납득하기가 쉽고 결과에 승복하기도 쉬워진다.

 

나라와 문화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해도 그 바탕에 깔린 협상의 원리는 거의 동일하게 적용된다. 좋은 협상가가 되려면 다양한 상대방의 심리와 욕구를 파악하고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 체계적인 준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달려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설득도 과학이다.


- 김희섭 / 조선일보 디지털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6. 23:39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5] 딱딱한 경영이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라 /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례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5] 딱딱한 경영이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라 /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례


많은 기업이 기업 가치를 경영 이념이나 사훈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의 문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는커녕 내부 구성원의 공감조차 얻기 어렵다. 임직원조차 기업이 가진 차별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객이 자신의 기업을 사랑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상 업무에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그럼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구성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조직과 리더의 가치 전달
 
얼마 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 리더의 최고 덕목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꼽혔다. 기업의 가치와 리더의 생각을 조직 내부에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미국 대중뿐만 아니라 NASA 직원 모두가 강력하게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스토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NASA 내에 혁신과 창조를 기반으로 하는 가치 시스템을 전파시켰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가치를 스토리로 설명하면 추상적인 가치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복잡한 개념이 구체화 된다. 물론 여기에서도 핵심 스토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더는 분명한 전략적 메시지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적절한 시기에 개연성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IKEA)는 기업 설립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Swede Ingvar Kamprad)의 스토리를 통해 기업 철학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회사 운영 초기에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스웨덴 내의 이케아 창고들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녔다. 목적지에 밤에 도착할 경우 그는 도시 한가운데 차를 주차하고 저렴한 호텔을 찾을 때까지 걸어서 돌아다녔다. 호텔에서도 미니바에서 콜라를 꺼내 마셨을 경우에는 다음 날 아침 가까운 가게에서 똑같은 콜라를 사서 다시 채워 놓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경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날 한 창고를 방문할 때 그는 예정보다 30분쯤 일찍 도착했다. 그는 30분 동안 잡담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대신 파손된 가구들을 모아놓은 거대한 컨테이너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직 사용 가능한 가구가 혹시 있는지를 일일이 검사했다.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판매해도 좋을 만한 상태의 가구를 종종 발견해서 창고 담당자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이케아의 핵심 메시지는 다양한 유형의 기능적이고 디자인 중심적인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인데, 언제나 이를 위해 노력한 설립자의 스토리를 접하면서 이케아 직원들은 기업 내에서 자신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신발 브랜드 에코(ECCO)의 설립자인 칼 투스바이(Karl Toosbuy) 역시 에코 기업 내에서 회자되는 많은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에코에서 새로운 생산 방법을 처음 도입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기계의 틀을 새로 바꾸는 것이었다. 다른 종류의 밑창을 만들 때마다 매번 기계의 틀을 바꿔야 하는데 이 교체 작업에만 대략 30분 이상이 걸렸다. 그동안 기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에코에게는 막대한 손실인 셈이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투스바이는 생산 관리자에게 ‘중단하는 시간을 줄여라!'라는 도전 과제를 주었다.

생산 관리자는 여러 주 동안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한 끝에 마침내 해결책을 생각해 냈고 투스바이를 찾아가 가동 중단 시간을 단 2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외치며 뿌듯해 했다. 투스바이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 주말에 포뮬러 원(Formula 1)을 봤는데, 차에 주유하고 타이어 네 개를 교체하고 선바이저를 닦고 다시 트랙으로 돌려 보내는 데 8.6초가 걸렸다네. 자네는 틀 하나를 바꾸는 데 2분이나 걸리는 것에 정말로 만족하나?”

생산 관리자는 되돌아가서 시간을 더 줄일 방법을 다시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로 2분이 채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런 투스바이의 스토리들은 매일 같이 회사 내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부서를 막론하고 에코의 모든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책임과 완벽함의 수준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일하는 방식 제시

스토리텔링은 조직의 가치나 문화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구성원에게 제시해 주는 데도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스토리는 업무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컨텍스트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추상적인 이론보다 훨씬 잘 이해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레고(LEGO)는 지난 2000년에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경영이 악화되었고 적자 폭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경영 팀은 기업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기업의 가치들을 새로 평가하고, 그 가치들이 구성원 개개인에게 좀 더 공감되도록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레고는 전 조직을 대상으로 레고의 가치에 기반한 다섯 개의 핵심 역량을 도출하고 세부적으로 체계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레고 역시 국내 기업들이 역량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겪게 되는 것과 동일한 문제점에 도달했다.

‘비즈니스 지향적', ‘고객 및 브랜드 포커스'와 같은 역량을 도출했지만 이 역량이 실제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런 역량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 아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

레고는 구성원에게 현실과 동떨어진 역량 관련 교육이나 지루한 텍스트를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터득하고 있었다.

레고의 경영진은 스스로에게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개인의 역량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대답은 명확했다. 구성원의 일상 업무에 관련된 스토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개별 역량이 어떤 식으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경영진은 곧 전 세계 모든 레벨의 조직에 걸쳐 역량을 대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스토리를 탐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집된 스토리들은 역할과 가치, 역량과의 부합 정도,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과 분류 작업을 통해 간추려졌다. 그리고 다시 스토리를 가다듬고 플래시 영상과 인터뷰 영상으로 재편집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레고의 역량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가득한 스토리를 얻을 수 있었다. 레고의 정신을 그대로 담은 이 보물 상자는 CD-ROM과 인트라넷을 통해 배포되었고 직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통해 레고 구성원의 역량에 대한 공감와 이해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지식경영 그리고 스토리텔링
 

지식경영은 거창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실 지식경영의 핵심은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통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때문에 복잡한 개념 이해보다는 일상 업무 속의 자연스러운 컨텍스트에서 사용되는 지식이 회사 차원에서는 더 소중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식 경영에서 스토리텔링은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스칸디나비아의 호텔 체인 콤웰(Comwell)은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생각한다. 이 회사의 핵심 스토리는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극복해 나가는 구성원 개개인의 우수성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콤웰은 조그마한 지식경영 활동을 전개했다. 바로 ‘올 포 유(All For You)'라는 조그마한 폴더를 만드는 것이었다.

콤웰의 모든 직원은 일상 업무 속에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어떠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폴더 속에 스토리 형식으로 자세하게 적어 놓는다. 폴더 속에 기록된 직원들의 경험담은 전 직원에게 공유되고 이를 접하는 직원은 동료들의 재미난 스토리에 푹 빠져든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 유사한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제록스(Xerox)도 이러한 일상의 스토리를 잘 활용한 기업이다. 제록스는 내부조사를 통해 서비스 인력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매뉴얼을 찾아보거나 비싼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를 얻었다. 대신 현장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해 자신이 경험한 스토리를 휴게실 커피자판기 옆에서 잡담처럼 주고 받음으로써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교환한다는 것을 밝혀 냈다.

제록스는 그런 스토리들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곧 휴게실에 떠돌아다니는 ‘커피 브레이크 스토리'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스토리를 잘 구조화해 ‘유레카(Eureka)'라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제록스의 수석연구원인 존 실리 브라운(John Seely Brown)에 따르면 유레카를 통해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 현실과 이상 사이

기업이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바람직한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스토리는 기업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과 현재 상황 사이의 현실적인 균형을 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상적인 미래만을 묘사하는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스토리는 신빙성이 없기 때문에 곧 잊혀지거나 무시되고 말 것이다. 먼저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들이 스토리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며, 스토리를 통해 영감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구성원을 향한 스토리텔링은 그저 단순한 선전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6. 23:36

[IT 이슈] 인터넷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지도 서비스

[IT 이슈] 인터넷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지도 서비스


인터넷 지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워킹 내비게이션(walking navigation), 인터넷 우주지도 등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포털이 공간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가 새로운 ‘캐쉬 카우'가 될 것으로 보고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지도의 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인터넷 지도, 생활을 바꾸다

사례 1. 한때 신문 외신면에 달(moon) 표면이 부동산 투자 대상이 됐다는 내용이 나온 일이 있다. ‘토끼가 방아 찧던 절구를 사려나?'며 코웃음을 쳤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달, 화성 등을 향해 부동(不動) 자금을 던지는 이들이 쏟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구글이 개발 중인 ‘구글 달(Google Moon)'을 활용하면 달 표면의 실측 사진을 개인용 노트북 화면에서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사례 2. 명동에 맛집 관광을 온 일본인 하루키 씨는 야후의 지도 서비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휴대전화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 지도 화면을 띄우면 곧바로 반경 2km 안의 맛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루키 씨는 지하철, 버스, 택시 등 각종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 예상 시간과 요금까지 확인해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었다.

위 두 가지 사례는 진화하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로 인해 바뀌게 될, 혹은 이미 바뀐 생활의 단면이다. 간략한 약도를 볼 수 있을 뿐이었던 인터넷 지도의 역할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우리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다.

인터넷 지도는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쉬운 예로 약속 장소를 확인하는 방법이 바뀔 것이다. 예컨대 명동의 ‘중국반점'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지금까진 인터넷에 검색어를 입력, 전화번호를 알아내 길 설명을 듣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최근 선보인 ‘로드뷰' 서비스를 활용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로드뷰'는 다음의 인터넷 지도 제작팀이 전국 골목골목을 누비며 실사 촬영을 해 만든 서비스로 한국판 ‘구글 어스(Google Earth)'라고 할 수 있다. 지도 검색란에 ‘중국반점'을 입력한 후 지도 위에 표시된 파란 선을 따라가면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경로를 마치 길을 걸어가면서 실제로 보는 것처럼 파악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료가 좀 더 저렴해지고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면 약속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굳이 컴퓨터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질 것이다.

골프 마니아에겐 ‘스카이뷰'라는 위성지도가 매력적이다. 픽셀당 50cm급 항공 사진을 제공하는 다음의 ‘스카이뷰'는 도로 위의 화살표나 건물 간판의 글씨까지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라운딩에 앞서 미리 코스 공략법을 익힐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은 골프 위성지도에 게임 기능을 접목한 서비스도 내놨다.

부동산 매물을 알아보는 데도 지도 서비스가 요긴하다. 예컨대 파란의 무료 항공사진 서비스에서 ‘잠실 ○○아파트'를 치면 전체 단지의 동수, 면적과 도면, 주변 근린 시설 등이 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제공된다. 구글 어스의 위성 영상에 비해 해상도와 색감, 생동감, 입체감 면에서 보기 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지도를 통해 등산로를 비롯한 관광지를 미리 가볼 수도 있다. 야후코리아가 제공하는 ‘글로벌 거기' 서비스를 통해 국내 관광 명소뿐 아니라 파리 에펠탑, 런던 타워브리지 등 해외 명소의 고해상도 위성지도를 볼 수 있고, 이 곳을 다녀온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볼 수도 있다.

 


중국의 ‘구글 열풍' 낳은 지도 서비스

 
인터넷 포털의 지도 서비스는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로도 진화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선보인 ‘위치찾기(Latitude)'가 대표적인 사례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가족이 어디쯤 왔는지, 악천후에 연인이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는지, 주말 파티에 오기로 한 친구들이 어디쯤 왔는지를 웹이나 모바일 기기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도 미투데이라는 웹 사이트에서 실시간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KTF모바일웹을 통해 한 회원이 분당에서 “저는 현재 정자동에 있습니다. 근처에 계신 분 있으신가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미투데이 사이트에 있는 구글 지도 위에 메시지가 표시되면서 그 회원의 위치 정보를 보여 준다.

‘웹 2.0 시대'의 최대 화두인 쌍방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인터넷 지도는 사용자나 포털 모두에게 잠재력이 풍부하다. 블로그와 지도 서비스를 접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태터 네트워크 재단은 설치형 블로깅 소프트웨어인 텍스트큐브에 구글 지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블로거들은 ‘로케이션 로그'라는 항목에 특정 지역과 연계된 이야기를 풀어 쓸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블로그 운영자 입장에서는 오래된 글의 가치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쓰인 시기와 관계없이 모든 글이 간단한 아이콘 형태로 지도 위에 표시되기 때문이다. 방문자 역시 지도를 통해 블로거가 다녀온 지역, 그와 관련된 활동과 경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구글을 비롯 네이버, 다음 등 국내외 인터넷 포털이 앞다퉈 지도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공간 정보를 집대성한 위키피디아가 생긴다면 이로 인한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참여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곧 광고 수익과 직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은 인터넷 지도 서비스 덕분에 중국에서 입지를 굳히는 효과를 봤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자원 봉사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지진 피해 정보를 지도 위에 제공함으로써 중국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중국 토종 포털인 바이두에 밀려 줄곧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19%, 6월엔 26%로 상승, 2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쓰촨성 대지진의 경험을 살려 최근 호주 대형 화재 참사에서도 발빠르게 대응해 화제를 낳았다.호주 소방당국으로부터 최신 화재 정보를 받아 네티즌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빅토리아 화제 지도'를 제공한 것. 구글은 지도 옆에 관련 뉴스뿐만 아니라 호주 적십자 바로가기 링크를 배치하기도 했다.

 


검색 서비스 다음은 지도 서비스

 
앞으로 인터넷 지도 서비스가 포털의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될 것이라는 점에선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투자 대비 이익을 얼마나 거둘 것인가가 관건이긴 하지만 LBS(위치기반서비스) 등 지리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포털이 거부할 수는 없다. PC보다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가 훨씬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이미 글로벌 IT 강자들은 지도 서비스의 진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구글은 자체 위성을 쏘아올렸고, 노키아는 2007년 10월 세계 1위 전자지도 제조업체인 나브텍(Navteq)을 81억 달러에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나브텍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에 지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전자 지도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지도 서비스가 그동안 인터넷 포털을 살찌웠던 검색 서비스를 대체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마 포털은 2W(검색을 의미하는 ‘what'과 지도를 의미하는 ‘where')를 병행하려 할 것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는 2011년까지 미국 온라인 광고의 23%를 지역 관련 광고가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포털 간의 경쟁이 어찌 되었든 네티즌들은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인터넷 지도를 따라 약속 장소를 찾아가고, 연인이 어디 있는지 손쉽게 알아보고, 더 나아가 화성이나 달의 3차원 입체 화면을 보며 투자 장소를 물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 말이다.


- 박동휘 / 한국경제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6. 23:32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4] 목적은 뚜렷하게! 창조적으로 이야기하라 - 기업별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4] 목적은 뚜렷하게! 창조적으로 이야기하라 - 기업별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사례 역시 기업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살펴보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기 전에 먼저 핵심 스토리를 튼튼하게 구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스토리 창조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은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자기 업체로 덴마크 사람들에게는 국가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핵심 스토리는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재창조'에 관한 것이다. 이 메시지 아래서 새로운 디자인과 스토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로얄코펜하겐만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살려 나가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한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할머니의 찬장 속에 있는 그릇, 주전자, 도자기 인형들이 할머니가 외출하자마자 갑자기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가장 무도회를 열어서 누가 제일 예쁘게 차려 입는지를 두고 시합을 벌인다. 옷을 가지고 다투는 등 여러 사건들이 이어서 벌어진다.

만화 ‘미녀와 야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스토리는 로열코펜하겐의 디자이너인 셰인 브록스에 의해 창작되었다. 그는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아동용 그릇인 가면무도회(masquerade) 제품도 디자인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멋진 장면으로 디자인된 이 제품은 스토리를 담은 예쁜 아동용 동화책과 함께 판매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제품을 오히려 엄마들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같이 책을 읽고 공상을 하면서 그릇의 매력에 빠져 든다. 게다가 아이들이 그릇을 소중하게 다루도록 지도하면서 식사 예절까지 가르칠 수 있다. 단순히 멋지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스토리 속 캐릭터들이 로얄코펜하겐의 오랜 전통 속에서 사랑받아 온 도자기 인형과 식기 중에서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은 스토리 속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던 로얄코펜하겐의 유명한 북극곰 도자기 인형은 이 스토리 속에서는 발레리나로 분장하며 우스꽝스럽고 재미난 모습으로 바뀐다. 전통의 끈을 이어 가면서도 대상과 시대에 맞춰 새롭게 해석된 스토리를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도자기의 가치가 새로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당신의 눈물을 닦아 드립니다

크리넥스는 ‘Let it out'이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기업 광고나 제품 광고는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저렴한지를 과장되게 광고하곤 한다. 하지만 크리넥스의 캠페인은 그런 요소를 배제하고 감동적인 컨텍스트를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캠페인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진행되었다. 길거리에 크리넥스의 상징색인 푸른색 소파를 놓고 소파 앞에는 크리넥스 휴지가 올려진 탁자를 놓았다. 캠페인의 내용은 거리를 지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소파에 앉아서 자신의 삶에 얽힌 감동적인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터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 삶에서 기뻤던 순간, 고통과 슬픔의 순간들을 되살리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을 크리넥스 휴지로 닦는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스토리에 감동 받는다.

크리넥스는 인터뷰 장면을 광고로 제작하고 웹 사이트를 만들어 자세한 내용과 뒷이야기도 제공했다. 인위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요란스럽게 제품을 광고하는 대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 제품을 연결시킴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스토리의 진실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크리넥스의 제작진이 인위적으로 참여자들의 경험을 과장되게 만들고 눈물 흘리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과 고발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실제 스토리의 경우 그 진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는 사례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기업보다는 고객이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 스토리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감추어진 수많은 스토리들을 찾아내고 그중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연출한 스토리는 순간적으로 사람들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거짓이 탄로나면 그 이상의 역효과를 얻게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우스 속의 애플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내거나 실제 스토리를 찾아내는 것 외에도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는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기존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패러디나 PPL 같은 간접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무작정 스토리를 이용해서는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단순히 영화 속 배경이나 소품으로 쓰였다거나, 유명 배우가 사용했다고 해서 쉽게 이목을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관객은 영화 내용에만 몰입하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가 매력적인 스토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기업은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할 수 있지만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상품의 핵심 스토리가 영화 내용과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 영화와 기업 간에 시너지 효과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 인기 드라마 하우스(House M.D.)를 보자.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주인공 닥터 하우스의 독특한 캐릭터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고 제도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천재 의사다. 대사마다 그의 솔직하고 쿨한 매력이 넘친다.

이 드라마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쉽게 애플을 떠올릴 것이다. 애플은 이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간접광고를 하고 있다. ‘창조적 다양성'을 핵심 스토리로 하는 애플의 캐릭터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음악을 좋아하는 하우스의 필수품은 아이팟(iPod)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노트북은 맥(MAC)이며, 선물로 받는 휴대폰은 아이폰(iPhone)이다. 애플 제품들은 창조적 디자인과 개인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닥터 하우스라는 캐릭터를 더욱 잘 살려 주고 있다. 그리고 애플은 하우스의 매력적인 개성을 제품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창조적인' 간접 광고들도 종종 등장한다. 극중 닥터 하우스가 사과를 먹는 장면이 가끔 등장한다. 닥터 하우스가 현대미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녹색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들고 다니는 모습은 은연중에 애플을 떠올리게 한다. 의사가운과 정장 대신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고 진료하는 하우스의 스타일은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옷차림을 연상시킨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도 잡스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다. 아마도 하우스라는 드라마와 애플을 묘사하는 단어들 중에는 겹치는 것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일상적인 스토리에 신뢰를 담아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많은 기업이 이미 전달할 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스토리를 이미 가지고 있다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굳이 새로운 스토리를 개발할 필요는 없다. 진짜 스토리는 메시지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허구의 스토리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기업 안팎에 퍼져 있는 일상적인 스토리들은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훌륭한 소재를 공급해 준다. 문제는 어디를 찾아봐야 하고 무엇이 시작점인지를 아는 것이다. 스토리를 탐색하기 전에 먼저 이 스토리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기 위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스토리들을 찾고 모으는 작업을 한 뒤 이들을 분류하고 가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적절한 컨텍스트 속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전달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치면 좋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6. 23:00

블로거의 찾아가는 응원, '하하하 응원클래스'

블로거의 찾아가는 응원, '하하하 응원클래스'

 
태터앤미디어


좋지 않은 뉴스로 연일 세상이 어수선한 가운데, 어렵고 힘들 수록 힘을 낼 수 있도록 2008년 12월부터 1월말까지 진행되었던 삼성의 하하하 캠페인. 신나게 하하하쏭을 따라 부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주었던 즐거운 캠페인이었다

어렵고 힘들 수록 하하하!

나 혼자만 힘을 내는 것 보다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돌아보며 함께 웃을 수 있다면 그 힘은 더 커질 것이라는 생각에 좀 더 큰 웃음을 만들어 보고자 진행된 삼성 하하하 캠페인의 일환으로  '블로거의 찾아가는 응원 클래스' 가 진행되었다.

온라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블로거 다섯 분을 모시고, 각각의 블로거가 가지고 있는 재능(요리, DIY 등)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다시 그 힘을 모아 더욱 더 힘을 내야 할 우리의 이웃들을 찾아가 응원의 힘을 전달했다.

1차 - 담덕공자님의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
2차 - 레몬테라스님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수납형 액자 만들기'
3차 - 슬픈하품님의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4차 - 애플님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2009 핸드메이드 다이어리 만들기'
5차 - 문성실님의 어르신들을 위한 , '만수무강 효도상 만들기'


담덕공자님은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 비법을 전수해 주셨고, 함께 만든 도시락은 신당동에 있는 공부방 아이들에게 전달되었다. 레몬테라스님의 액자 만들기 DIY 클래스는 남양주 근교에 있는 외국인 노동자 분들을 초대하여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응원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몸이 고단한 힘든 직종에서 애써주는 외국인 노동자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함과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뜻깊은 소통의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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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덕공자님의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 캐릭터 도시락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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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테라스님의 2차 응원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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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수납형 액자 만들기'

슬픈하픔님과 함께 만든 크리스카마 케이크는 보육원 아이들에게 더 없이 좋은 크리스마스 응원이 되었으며, 누구보다 나와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잊지 말고 응원하고자 진행되었던 응원 클래스는 연인, 친구, 부녀 관계 등 다양한 커플들이 참여한 따뜻한 클래스였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문성실님과 함께한 '만수무강 효도상 만들기'는 음식을 만들어 어르신들에게 전달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식사하시는데 도움을 드리고 서로의 장기를 뽐내며 즐거운 식사 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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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하품님의 3차 응원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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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 '케이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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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님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2009 핸드메이드 다이어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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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님의 어르신들을 위한 , '만수무강 효도상 만들기'

유명 블로거들이 포스팅을 통해서 보여주는 그들의 재능은 단순히 온라인을 통해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활발하게 이웃에게 전달되고 있는데, 이번 블로거의 찾아가는 응원클래스는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그 전달 받은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또 다른 이웃을 찾아가 함께 행복을 나누고 응원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블로거의 블로그를 통해 행사를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참가자를 모집, 준비과정 소개, 응원클래스 현장 스케치 등 포스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클래스가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 역시 개인 블로그에 응원클래스를 알리는 포스팅을 해주었고,  응원 클래스 당첨 소감, 참가 후기 등을 작성했다.  한 개의 응원클래스에 대한 포스팅이 2차 3차 확대 재생산되면서 응원클래스가 점점 더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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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5차 응원클래스 주요 후기. 그 밖에도 많은 관련 글이 작성되었다.

단순히 기업의 캠페인을 일방적으로 설명하거나 전달하는 대신,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블로거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캠페인이었다. '나의 재능과 노하우'을 과감하게 이웃에게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클래스를 이끌어준 응원클래스 강좌 진행 블로거 분들의 이웃에 대한 응원의 마음, 그리고 그 분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인들의 신뢰가 하하하 응원클래스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본다. 수없이 올라오는 댓글과 다양한 의견들을 귀기울여 듣고 반응하며, 응원클래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들을 블로거 스스로 끊임 없이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았다면 일방적인 기업 PR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블로그를 통한 기업PR과 마케팅은 결국 소통과 신뢰만이 그 답이라는 모범 답안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준 사례가 되지 않을까한다.


출처 : i-alliance.co.kr
2009. 3. 6. 22:48

[김연아 씽씽송] 사례로 본 웹투폰(W2P) 캠페인

[김연아 씽씽송] 사례로 본 웹투폰(W2P) 캠페인

(주)언와이어드코리아



1.  W2P ? 이미 우리생활 깊숙히 들어와 있는 서비스

W2P 이라는 말은 일반인에게는 무척 생소한 말이다. 물론 광고 대행사 AE, 혹은 기업의 마케터 중에는 이미 알고 계신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쉬운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 말은 모바일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는 기본적인 용어 중 하나이다. 또한 일반인들도 용어는 몰라도 이미 그 서비스를 체험하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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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to Phone 혹은 Phone to Web 이라는 말은 쉽게 말해서 유무선 연동 서비스이다. 웹과 모바일이 서로 연동되어 있다는 뜻이다. 웹에서 모바일 컨텐츠나 정보를 모바일로 전송하거나, 혹은 그 역으로 모바일에서 웹으로 컨텐츠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핸드폰 벨소리, 통화연결음, 배경화면등을 설정하기 위해서 통신사의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원하는 컨텐츠를 신청하고 SMS를 통해서 안내문자를 받고, 핸드폰으로 컨텐츠를 다운로드 하신 경험이 있다면 이미 W2P 서비스를 이용하신 것이다.


2.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 - 대표적 W2P 방식의 음원 마케팅 사례

이번에 언론과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은 [하우젠 웹사이트( http://www.hauzen.com/) 에서 진행한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이벤트는 대표적 W2P 음원마케팅 사례이다. 김연아양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광고 촬영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 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이 나타났고, 그 후 김연아양이 직접 부른 씽씽송을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으로 제공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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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에 종료된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이벤트는 단 10시간만에 마감되었다. 처음 제공된 컨텐츠의 수량은 벨소리, 통화연결음이 각각 2,000건이었는데, 1차로 벨소리가 23시간 만에 소진되었고, 통화연결음은 2일 후에 소진되었다. 네티즌들의 거센 요구에 의해서 다시 오픈된 2차 이벤트는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모두 10시간도 안되서 조기 소진되는 사태(?)를 겪었다.

2008년에 언와이어드코리아에서 진행한 W2P 이벤트 사례를 살펴보니, 평균 벨소리는 1~2만건, 통화연결음은 5천건이었고, 2주~1달 정도 진행한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예산상의 이유도 있겠으나,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이벤트는 종료시간만 따지고 보더라도  기존 사례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대박'이 분명했다.


3. 또 다른 W2P 성공사례 - 음원 제공 마케팅

물론, 이번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이벤트 이외에도, 이미 W2P 방식으로 컨텐츠를 제공하여 성공한 캠페인 사례들은 과거에도 적지 않았다. 2008년에는 한화그룹의 일명 '행복해 송' 이벤트는 6만건의 벨을 제공했고, 2007년 만도(현 M&Soft)의 마야, 김동욱 등이 부른 라디오 CF송은 벨소리로 제공된 후, 외부 매체광고 없이 한달도 안되서 1만건을 기록한 바가 있다.

통화연결음의 효과도 높은 편이다. 2008년 올림푸스의 송혜교 CF송은 5천건, 2006년의 비타효리 캠페인은 2개월간 약 65,000 여건을 다운로드 하여 성공적인 사례로 남아 있다. 캠페인이 아닌 사례에서도 성공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통신사 유료 서비스 제공된 소녀시대의 'GEE' 는 누적수치로 약 150만 여건이 다운로드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벨소리는 통화연결음(1인당 2천원)에 비해서 객단가가 매우 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광고주가 선호하는 컨텐츠이다. 2007년까지만 해도 64poly 로 제공되던 음질이 그 이후 부터는 음질이 확연한 개선된 고품질 벨(원음벨, 라이브벨이라고 불림)' 이 객단가가 다소 높음에도 불구하고 캠페인용으로 널리 사용되는 추세이다. 물론 이번 <김연아 씽씽송>은 라이브벨이 기본으로 제공되었다.

참고로, 모바일 업계에서는 통상 30~50만통 정도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면 '대박'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물론 아직까지 통신사의 유료 서비스를 제외하고 이 정도의 다운로드 수치를 달성한 단일 캠페인 사례는 없었다.


4. 그외의 W2P 마케팅 방법

지금까지 주로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으로 대표되는 음원 마케팅을 이야기 했는데, 이 외에도 W2P 이벤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광고 모델 스틸컷 등 이미지나 동영상을 핸드폰 바탕화면에 노출하는 방식은 이전에 소개드린 소지섭 미공개 화보 캠페인이나 각종 영화 캠페인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바일 게임이나 신년 운세 서비스등의 모바일 서비스를 웹에서 제공하거나,  요사이 아주 쉽게 접하는 모바일 쿠폰 등은 널리 활용되는 W2P 마케팅 방법 중 하나이다. 지난 기사까지 살펴보시면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본 지면에서는 생략한다.


5. W2P 마케팅시의 성공 포인트

부족하나마 아쉬운대로 몇가지 W2P 마케팅 진행시의 성공 포인트를 정리해보았다.

ㄱ) 고객이 만족할 만한 효과적인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핸드폰으로 담을 수 있는 컨텐츠중에서 자신만의 것으로 간직하게 할만한 컨텐츠가 반드시 제공되어야 한다. 이미지나 사운드 모두 그러하다. 이미 공개된 경우에도 핸드폰과 모바일의 특성을 감안하여 적절하게 Variation 하는것이 필요하다.

ㄴ) 고객들의 요금에 대한 진입 장벽을 없애야 한다.
이번에 진행한 김연아 씽씽송을 받자 이벤트의 경우, 통화연결음 설정 비용 2,000원(1인당 1개월 사용요금)은 광고주가 대납한 경우이다. 때문에 기존에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던 고객들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벨소리의 경우, 광고주가 벨소리 수신에 필요한 SMS 비용까지 부담했다. 고객은  벨소리를 다운로드 할때 발생하는 데이타 통화료만 부담했다(필요하다면 이 요금도 광고주가 부담할 수 있다) 또한, CF송이라 음원 저작권을 광고주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정보 이용료를 내지 않아도 됐다.

무선 인터넷과 연계된 서비스는 고객의 진입장벽중에 '요금 '문제가 항상 돌출된다. 이는 광고주의 예산에 필수적으로 반영을 검토해야 한다.

ㄷ) 매체 광고가 병행된다면 더욱 성공할 수 있다
어느 기업의 웹사이트에서 오픈된 이벤트에 대해서 이메일 한통 발송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면 결과는 뻔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W2P 이벤트의 경우, 특히 주력 매체를 선정하고, 노출을 충분히 지원하는것이 필요하다. W2P방식이니까 유선 매체와 무선 매체에서의 노출  - 그것이 배너 광고, 혹은 행사에 대한 기사 노출,  바이럴 마케팅 등  어느 방법이든간에 이벤트와 컨텐츠의 가치에 대한 홍보가 지원된다면 캠페인은 좀 더 멋지게 성공할 것이다.

출처 : i-alliance.co.kr

2009. 3. 6. 22:43

search : 검색광고… 광고인가?

Search : 물고기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그물을 던지다.


㈜이엠넷

① Prologue  
② Search     
③ Compare 
④ Action       
⑤ Epilogue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어부가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어디에 그물을 던져야 할까? 어부가 그물을 치고 싶은 곳과 실제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는 곳은 다를 수 있다. 어부는 당연히 자신이 그물을 치고 싶은 곳 보다는 물고기가 많은 곳에 치중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잡고 싶은 물고기가 많은 곳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치게 된다.

검색광고에서의 키워드의 선택 및 운영도 같은 개념이다. 광고할 키워드를 선택한다는 것은 소비자라는 물고기를 얻기 위한 그물과도 같다.

즉, 마케터가 원하는 키워드가 아닌,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며, 이를 위해서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적의 키워드를 찾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브랜드 키워드 Vs 일반 키워드

인터넷이 보급되던 초창기를 되돌아보자. 그 당시 검색엔진에서 “왈츠”라고 검색했을 때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관련 결과가 상단에 노출되는 등 사용자의 의도와는 다른 검색결과로 인해 검색엔진의 신뢰도가 높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기업들은 시대의 조류에 편승해 웹사이트를 제작하였으나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해야 했다. 그래서, 방송이나 인쇄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URL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래서 외우기 쉬운 도메인이 수십억, 수백억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검색엔진이 신뢰를 얻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에서 **를 검색해 보세요”류의 전통매체 광고를 통해 제품/모델별로 프로모션을 하기도 한다.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모델명, 또는 웹사이트 주소를 알고 찾아와 준다면 바랄 것이 없겠지만, 영악해져만 가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순진한 기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정확한 서비스명이나 화재보험사명을 검색할지, “자동차보험 비교”와 같은 일반적인 키워드로 검색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초기에는 일반 키워드로, 어느 정도 정보를 습득한 후 결정 단계에서는 브랜드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실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초기에는 일반키워드를 통한 사이트 유입이 대부분이지만, 3~6개월 꾸준히 검색광고를 집행했을 때 브랜드키워드를 통한 유입 또는 URL을 직접 입력하여 유입되는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브랜드 키워드와 일반 키워드는 캠페인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배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 키워드 Vs 세부 키워드

검색광고의 초창기, 실제 광고가 집행되는 키워드는 매우 한정적이었다. 소비자들의 검색 패턴이 매우 단조로웠기 때문이다. 초창기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여러 단어를 조합해 검색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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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로그분석을 통한 이용자의 웹문서 검색 행태에 관한 연구, 2002, 박소연 외, 한국정보관리학회지 제19권 제3호)

그래서, 검색 광고도 “대출”, “보험”과 같이 업종을 대표하는 키워드에 집중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식검색의 활성화 등의 이유로 최근에는 여러 단어의 조합 뿐만 아니라 문장으로검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 생각할 부분은 키워드 자체의 타게팅 정도이다. “보험”이라는 키워드는 조회수가 높다. 하지만, 이 키워드로 검색한 소비자의 의도는 다소 불분명하다. 생명보험, 연금보험, 화재보험 등 큰 분류로 보아도 분야가 다양하다. 이 외에도, 손해사정인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 보험 관련 내용으로 리포트를 쓰기 위한 학생 등 마케터가 의도 하지 않은 목적으로 검색하는 사용자도 많을 것이다.

“대물보상”, “저렴한 자동차 보험”과 같은 키워드는 검색 의도가 비교적 명확하다. 따라서 마케터가 의도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용이해진다. 하지만 “보험”키워드에 비해 조회수가 적기 때문에 많은 방문자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많은 노출효과 및 방문자를 원하는 경우 대표키워드를, 비용효과적 측면을 중시하거나 명확한 캠페인 의도를 가진 경우 세부키워드를 사용하며,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를 믹스하여 사용하게 된다.

Grouping & Filtering

검색광고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서, 광고를 집행하는 키워드는 위와 같은 구분에 따라 Grouping 되어 관리되어지는 것이 좋다. 최근 검색광고를 관리하는 도구들은 캠페인 목적에 따라 Grouping이 가능하기 때문에 키워드의 유형 및 캠페인 목적에 따라 적절히 집행되고 있는지 구분하여 모니터링하기가 용이하다.

또, 잘 관리되어지는 검색광고들은 대부분 수백에서 수만개의 키워드를 활용하기 때문에 체계적인 분류 없이는 모니터링 자체가 불가능하다. (많은 키워드를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촘촘한 그물을 사용하여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키워드 광고의 묘미는, 이렇게 모니터링을 통해 광고 효과에 따라 Filtering하고, 또 새로운 키워드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광고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렇게, 기획 단계보다 집행 후에 더 할일이 많다는 점이 기존의 광고매체들과 눈에 띄게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위의 글에서, 되도록 “소비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의 대상을 지칭하는 용어로 Customer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색광고의 대상은 소비자라고 하기 보다는 사용자, 즉 User에 가깝다. 소비자 보다 능동적이며, 자발적이고,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대상이 소비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는 것이 검색 광고를 이해하고 집행하는데 보다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출처 : i-alliance.co.kr

2009. 3. 6. 22:27

경기불황, 온라인광고에게는 위상 강화의 기회로 작용할 듯

경기불황, 온라인광고에게는 위상 강화의 기회로 작용할 듯

 

(주) 스트라베이스

▣ Key Message


올해 美 광고시장 규모가 최악의 경우 전년 대비 10% 가량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신문/잡지/라디오 광고는 물론이고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TV 광고마저 15.5%의 매출 위축에 직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온라인광고 부문만큼은 양방향 디지털 매체 특유의 여러 장점(효과 투명성, 입소문 마케팅 가능성, 맞춤형 광고 지원 등)에 힘입어 6~10% 가량 플러스 성장을 지속할 것이 유력하다.

▣ News Brief
 
○ 올해 美 광고시장, TV 등 기존 매체의 매출 악화 불가피 (Source: Barclays Capital)
    ▶ 기업들의 마케팅예산 삭감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에는 광고시장의 핵심축인
        TV 부문 매출마저 전년 대비 15.5% 가량 위축될 수 있음
        - 신문(-17%), 잡지(-15%), 라디오(-13%) 등 여타 매체 역시 상당한 수준의
           매출 악화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됨

○ 온라인광고, 양방향 디지털 플랫폼의 이점으로 상대적 선전 예상
    ▶ 효과 투명성: 클릭률 등의 구체적 지표를 통해 광고의 실질 효과를 파악이
        가능하므로 관련 마케팅 전략의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음
    ▶ 입소문 마케팅: SNS 확산에 힘입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의
        실현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음
        - SNS 기반 광고의 실효성은 여전히 크지 않은 실정이나,일부 업체는 소규모
          사업주를 겨냥한 신규 광고서비스(Facebook의 ‘Visa Business Network’,
           MySpace의 ‘MyAds’ 등)로 블루오션 공략에 나서고 있음
        - 미국의 소규모 업체 2,300만 개 가운데 ‘어떤 식으로든 온라인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는 100만 개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됨    
    ▶ 맞춤형 광고: 고도의 세그먼트 분석을 기반으로 개별 광고의 소비자 적중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음

○ 불황, 광고시장의 역학구도 재편 촉발
    ▶ 온라인 광고의 불황 속 선전은 경기 회복기의 본격적인 위상 제고로 이어질 수
        있음
        - 美 기업들의 전체 광고예산 가운데 온라인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기준 10% 미만임
        - 그러나 각종 양방향 매체가 소비자 여가시간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것만
          감안하더라도 향후 온라인 광고의 중요도는 크게 높아질  수 있음

본 기사는
'디지털 산업 전문 리서치 & 컨설팅 기업 STRABASE'에서 제공한 기사입니다
http://www.strabase.com/

 

2009. 3. 5. 00:04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요즘, 생필품은 ‘싸고, 가까운 곳에서, 빨리' 구입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최대한 줄이려는 생활방위형 라이프스타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소비자 편에서 그들의 삶을 개선해주는 경영활동이 아니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업경영의 관점이 소비자에서 출발하는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친화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소비자친화경영, 선택이 아닌 필수
 
소비자친화경영이란 제품기획 및 개발단계에서는 소비자 안전 및 건강 등의 요소를 고려하고, 제품 생산과 판매단계에서는 품질, A/S,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의사소통을 철저히 시스템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공동체, 국제사회, 미래세대와 생태계 등에 대한 배려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어가고 있다.

이른바 ‘EHS(Environment, Health, Safety)' 시스템의 운영은 기업 이미지와 신뢰 구축을 위한 핵심 이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소비자지향우량기업상을 제정해 기업의 자율적 소비자친화경영을 촉진했다. 우리나라도 향후 국가 소비자정책계획에서 기업의 소비자지향적 역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사회 전반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친화경영의 성공 사례를 통해 경기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


P&G의 팸퍼스 기저귀,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전방위 전략

세계 최대 생활용품기업 P&G는 아기기저귀 팸퍼스를 단순히 흡수가 빠른 기저귀로 홍보하기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 키우기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수년간 전개했다. P&G는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양육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기들이 잠을 잘 자지 않는 이유를 연구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천 기저귀와 유사한 감촉을 주는 기저귀를 개발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기저귀는 아기 엉덩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어 아기가 보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새로운 기저귀 덕분에 팸퍼스의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 물론 점유율이 증가한 이유가 단순히 신개발품의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기를 위한 제품이라는 강한 확신으로 직원들이 의기투합할 수 있었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입지가 강화되고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도 돈독히 할 수 있었다. 제품 차별화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까지 얻게 됨으로써 선순환의 고리가 연결돼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피봇(Pivot)의 에코백, 포스터 소재를 가방으로 재활용

 
삿포로에서 패션몰을 운영하는 피봇은 옥외광고 소재를 활용하여 에코백을 만들었다. 도심의 빌딩을 화려하게 수놓은 옥외광고는 계약했던 기간이 끝나면 내리고 곧이어 다른 광고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광고캠페인은 기간이나 계절이 끝남과 동시에 그 생을 마감하며 광고기간이 의외로 짧아 사실상 산업폐기물로 버려졌다.

옥외광고에는 방수성,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인 타폴린(tarpaulin, 타르를 칠한 방수천)이 주로 사용된다.폐기될 타폴린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이 바로 피봇이다. 피봇은 2007년 이후 자사의 건물에 걸린 옥외광고물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제작했다. 패션몰의 옥외광고라면 화려한 색상과 참신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디자인이 적지 않다. 가방 등 패션잡화의 소재로서 안성맞춤인 셈이다. 또한 광고 중에서도 옥외광고는 그 역할을 다하면 바로 폐기되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광고 소재가 가방 등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거리에서 또 한 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소니의 CSR 디자인을 위한 SD(Sustainable Design)팀

SD팀은 소니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에코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부문의 디자이너가 모여 구성된 팀이다.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디자인 개발부서인데, 그들은 고성능 절전형 모듈이 개발되어 제품화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주제의 제품 개발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에콜로지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SD팀이 추구해야 할 커다란 테마이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어떻게 디자인을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모색하고 있다.

SD팀은 발족과 동시에 소니 LA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odo'를 인계받았다. 소니의 디지털 가전시리즈 odo는 ‘스스로 사용할 에너지는 스스로 만들자'라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자가발전 기능을 갖춘 친환경제품인 odo는 전원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도 어린이들이 사진촬영이나 음악청취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소니는 ‘For the Next Generation(다음 세대를 위해)'이라는 명쾌한 슬로건과 로고를 탄생시켰는데 이는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소니의 CSR 활동을 나타낸 캐치프레이즈다. ‘odo'는 이러한 소니의 철학에 기초하여 제안된 수동발전(kinetic energy)을 응용한 디자인 콘셉트 그룹이다.

odo 컨셉으로 제작된 기기들은 아이들의 창의성, 호기심, 에너지를 활용한다. 그 대가로 아이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여 사회적 의식 및 생태적 가치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고취시킨다. 본체 소재로는 식물성 원료의 플라스틱이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본체 바닥에 있는 롤러를 움직여서 충전하는 비디오 뷰어나, 레버를 돌려 충전하는 캠코더, 좌우의 집게손가락을 구멍에 끼고 돌리면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마쓰시타의 청소가 필요없는 아라우노 변기

소비자의 친환경 의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친환경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친환경 상품이라는 호소만으로는 팔리지 않는다. 마쓰시타는 3개월간 청소할 필요가 없는 변기 아라우노(A La Uno)를 출시했다. 절수, 절전 설계와 더불어 변기용 세제가 아닌 주방용 세제를 사용한 거품세척 등을 도입해 친환경 성능과 귀찮은 화장실 청소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실속형 친환경 상품이라는 점이 주효한 것이다.

 

세계경제가 극심한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격대비 높은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감정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불황을 극복할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이다. 브랜드 가치와 가격을 함께 홍보하여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 이상을 원한다. 더 크고 더 좋고 더 새로운 물건을 갖기 위한 끝없는 경주 속에서 불황의 허전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환경이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과제임에 분명하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5. 00:02

물에 관심을 가지자! - 21세기 미래 산업, 물 / 세계의 기업들이 블루 골드(Blue Gold)에 뛰어들고 있다

물에 관심을 가지자! - 21세기 미래 산업, 물 / 세계의 기업들이 블루 골드(Blue Gold)에 뛰어들고 있다


물이 생명의 근원이고 인류의 역사와 문명이 물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다. 그런데 세계의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인구는 급증하고 있으며, 더욱이 갖가지 수질오염으로 인해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그 혜택을 공평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든가 또는 물을 블루 골드(Blue Gold)라고 칭하는 일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게 되었다.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로 발전 중인 물산업
 
2000년 9월 열린 유엔총회는 ‘2015년까지 상수도 및 기초 위생설비 미보급 인구를 절반으로 축소'를 포함하는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를 채택했다. 이는 물부족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세계 일부 지역의 현실을 보면 반드시 필요한 목표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세계 인구 62억 명의 17%인 11억 명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42%에 해당하는 26억 명은 기초 위생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위생상태가 악화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

 

물을 공급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 이를 조달하기 어려워 민간부문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상하수도 서비스 시장을 민간기업에 개방하는 국가도 많다. 전 세계 민간기업에 의한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는 1988년 기준 9,300만 명에서 2005년 5억 6,260만 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세계 물산업은 2003년 기준 830조 원에서 2015년에는 1,59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 물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5.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5, EBI 등)

한편, 민간기업에 의한 물공급은 2006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0%에서 2015년에는 16%로 전망되며, 아시아 지역이 세계 물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6-2007)

기후변화 때문에 만년설과 빙하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남미나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은 앞으로 물부족으로 인한 인구 이동과 사회적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지인 <포천>은 “물산업은 20세기의 석유산업과 같은 21세기의 대(大) 유망산업”이라고 했으며, 세계은행은 “21세기에는 물산업이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에 매료된 세계 기업들

물산업 시장이 형성되고 발달하면서 세계 굴지의 기업이 고효율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업체와의 M&A를 통해 물산업에 신규로 진입했다.

GE는 2005년부터 분리막 분야에 진입을 시도해 ‘이오닉스(Ionics)'를 인수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캐나다의 ‘제논(Zenon)'사 역시 인수하면서 수처리 설비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을 본격화한지 3년 만에 상하수도 설비, 산업용수 설비, 기기, 화학약품 등수처리 제조업 등 전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멘스는 제조업 전 부문에 위탁운영을 포함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2004년 100년 역사의 상하수도 서비스 기업인 ‘베올리아(Veolia)' 계열의 수처리 장비회사 ‘US 필터(US Filters)'를 인수하면서 수처리 제조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3M은 2005년에 필터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큐노(CUNO)'를 인수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물산업의 매력으로 인해 제조업 부문 기업(GE, 3M, 지멘스)뿐만 아니라 금융자본들도 상하수도 서비스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물, 전력, 가스 등을 단일기업에 의존하는 멀티-유틸리티(multi-utility) 경향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기업들도 신규로 진입하고 있다. 2006년에는 프랑스 예금공탁공고가 ‘소어(Saur)'를 인수했고, ‘맥쿼리(Macquarie)'도 2006년에 ‘RWE 템즈(RWE Tames)'를 인수했다. 또한 ‘가즈 드 프랑스(Gaz de France)'는 2007에 ‘수에즈(Suez)'와 합병했다.

GE나 지멘스와 같은 기업들의 신규 진입에 맞춰 기존의 대표적인 물산업 기업이던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핵심사업이 아니었던 기기, 장비업체들을 매각하는 한편 고객의 다양한 필요에 따라 물 서비스 시스템의 계획, 설치, 운영, 관리 등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산업, 21세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물산업에 대한 확신과 이해 부족으로 아직까지는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공기업의 특성상 활동을 제한받고 있으며, 일찍이 물산업 진출을 표방한 코오롱이 해외시장 개척에 애를 쓰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선발 기업들은 신속하게 물시장에 접근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이미 베올리아 등과 합작회사를 만들면서 물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물산업은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기술과 인력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필요한 것은 정책적 뒷받침과 산업의 호응, 그리고 주도적 기업의 활동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에 물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해 정책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세계는 새로운 물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물시장에 진입하면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에 IT산업과 조선, 건설, 중화학산업 등으로 국가 경제를 육성했으나 21세기에 지속적인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산업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신규 사업으로 매우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 최승일 /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한국 물환경학회 이사, 한국 상하수도협회 이사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5. 00:00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요즘처럼 경제 여건이 어렵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고객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기업의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그중에서도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은 전략이다

 
먼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며 스토리텔링의 과정에서 특정 대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와 방향성이 담겨 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여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얼마만큼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핵심 스토리(core story) 만들기'라고 한다.

 

핵심 스토리는 기업의 모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엮어 내는 중추신경 혹은 밑바탕이 되는 테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핵심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은 기업과 상품의 진정한 영혼과 가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창조적 다양성'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나이키는 ‘이기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스토리들은 머리와 마음 모두를 향하고 있으며,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핵심 스토리는 기업 내·외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차별성을 드러낸다.


우리만의 차별성 찾기
 

기업의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기업과 상품의 차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역동성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맞서 싸우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 이것이 흔히 스토리에서 말하는 갈등이다. 기업의 스토리텔링은 갈등이 분명하고 클수록 더욱 뚜렷한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라.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가 빠진다면 어떤 스토리가 되겠는가? 스토리에 조화로움만 가득하고 갈등이 없다면, 그 스토리는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갈등이 행동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표출하게 된다.

애플이 맥킨토시를 출시하면서 사용한 ‘1984' 광고는 획일주의적인 경쟁업체들과 애플의 창조적 다양성 간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확실하게 애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우리 기업이나 상품이 만들어 내고 있는 차별성은 어떤 것인가? 짧고 간단하게 답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답은 간단명료해야만 한다.


내부와 외부의 목소리 듣기

뛰어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먼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고통스러운 탐구 과정을 거친다. 기업이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기업의 비전, 가치, 철학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기업이 걸어온 발자취와 중요한 이정표들, 직원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기업은 숨기거나 미화시키고 싶은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업체 레고의 한 직원이 상품 포장 과정에서 커터 칼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직원들은 제작, 배송 라인을 모두 멈추고 커터 칼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냈다. 레고는 이 과정을 인터뷰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품 안전을 위한 직원들의 열정을 보여 준 사례로 홍보해 성과를 톡톡히 봤다. 릴케의 시구처럼 우리 내면의 모든 괴물들은 어느 순간 아름다운 공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기업 외부의 목소리 역시 중요하다. 외부 리서치를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객의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 관한 스토리와 이미지를 파악함으로써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먼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흔히 고객을 조사하고 해석, 분석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스토리텔링의 영역에서는 옳지 않은 접근이다. 올바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식품 브랜드 뱅킷은 집에서 만든 음식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서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단란한 가족'이라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제품 판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핵심 스토리 창출을 위한 동화 모델

핵심 스토리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동화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의 스토리를 만드는 기준은 10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동화 모델 속에 기업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러 역할들을 배정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명확하게 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해 가는 과정은 곤경에 처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잘생긴 왕자에 관한 동화와 유사하다. 왕자 대신 기업이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동화 모델에서 목표(goal)는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를 대변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명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대세력(adversary)은 동화 속에서처럼 공룡이나 괴물이 아니다. 적대세력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정사정없는 경쟁 업체가 적대세력일 수도 있고 기업 내부의 갈등이나 사회나 외부 환경의 변화도 적대세력이 될 수 있다.

조력자(support)는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협력자나 독특한 노하우, 또는 문화·역량·기술이다. 어떤 방법으로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맞설 것인가? 만약 고객이 주인공이라면 조력자 역할은 고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수혜자(beneficiary)는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혜택을 받게 되는 특정 인물이나 사람들이다. 전형적으로 고객이 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후원자(benefactor)는 주인공과 함께 수혜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기업은 주인공 역할뿐만 아니라 후원자 역할도 맡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 속 주인공으로서의 기업과 상품

동화 모델에서 주인공(hero)은 주로 기업이나 상품이다.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분명한 개인적 능력과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기업 역시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잘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반항아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버진(Virgin)은 모험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의할 점은 주인공의 모습이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묘사하는 것과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 자기 도취에 빠진 존재, 스테레오 타입의 존재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남과 다른 독특함을 구비한 존재,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고유성을 겸비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웅이란 개념의 정점에는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자기희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기 위해 힘겹지만 용기를 내서 투쟁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가져야 하는 자질이다.


스토리텔링, 잊지 말아야 할 것

스토리텔링을 브랜딩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스토리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대외적으로 제품의 질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자랑하는 반면, 제조공정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기업에 서로 다른 핵심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간의 충돌은 기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꾸며낸 스토리에 식상해 하고 그 안에 담긴 거짓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만들어 낸 거짓 스토리는 들통날 경우 아예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만 못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기업과 상품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진정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진실된 대상에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3. 22:28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이 디지털로 옮겨가면서 최근에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이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일방적인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모 나랜스와 스토리텔링 마케팅

미국 영문학자 존 닐(John Niels)은 그의 저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1996)에서 인류는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는 ‘호모 나랜스(이야기하는 사람)'로서 이야기를 통해 환경을 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시초부터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 방법 중 하나였던 이야기는 마케팅 도구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총알을 막아준 ‘지포(Zippo) 라이터 이야기', 한 귀족이 알프스 작은 마을 에비앙에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에비앙 이야기', 가난한 고학생과 지방유지의 딸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말보로 이야기'가 그 고전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말보로가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말보로(Marlboro)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가 만든 ‘Happiness Factory'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 광고는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을 때부터 코카콜라가 나올 때까지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자판기 안에서 코카콜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콜라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펭귄 과학자들과 콜라 거품을 연구하는 폭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 캠페인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 기법을 써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꿈 같은 동화에 빠져 들게 한다.

 

여러 제품의 품질과 기능이 서로 비슷해면서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이 지닌 유형의 상품가치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이럴 때는 기업의 이미지나 제품과의 연관성,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어 이성적 방어기제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객의 머릿속에 머물고 꾸준하게 맴돈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감성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온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과 스토리텔링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스토리텔링 공간도 시대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해 왔다. 스토리텔링 공간의 이동은 이야기 형태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서 스토리텔링 패러다임 또한 변화시켰다. 디지털 공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다니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것은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 줄 작은 이야기들 그 자체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용대 선수의 수훈을 기리는 ‘용대찬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박태환 선수를 라이벌로 대비시킨 ‘태환비가'가 작은 이야기들로 재구성된 소비자 이야기의 좋은 예다.

아날로그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드 이야기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예는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 Ban)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레이밴은 무수한 브랜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윌 스미스, 톰 크루즈, 영원한 노병 맥아더, 록의 전설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코 끝에는 레이밴이 걸려 있었다. 또한 레이밴은 1960년대 히피영화의 전설인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서 변함없는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다.

한편, 작년 레이밴에서 제작해 유튜브(Youtube)에 올린 바이럴 동영상은 4일 만에 6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은 대단한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남자가 친구들과 레이밴 쓰기 놀이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였다. 즉,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신화적인 브랜드 이야기 대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은연중에 제품을 노출시킨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맥락이다.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

누구나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된 디지털 공간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은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가고 있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라, 브랜드 이야기를 말하라”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스스로 이야기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그 속에 브랜드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즉, 기업 일방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은 이상적 가족상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기업광고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 또한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소비자들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도 UCC 동영상을 활용해 스타가 아닌 평범한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한층 친밀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 더 마더후드(In the Motherhood)'는 2007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온라인 코미디 시리즈다. 이 코믹 드라마의 성공 비결도 과거와 오늘날의 소비자 태도의 차이를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데 있다. 캠페인 참여 브랜드가 일차적으로 추구한 것은 타깃, 즉 실제 엄마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가사노동, 아이 양육 및 교육 등으로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이 다른 엄마들과 다양한 체험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먼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인터넷 공고를 통해 모집된 다양한 엄마들의 체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투표를 거쳐 선택되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일화를 촬영하고, 메이킹 필름이나 촬영후기 같은 영상물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했다.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즉, 타깃 소비자들이 말하고 반응하고 동의하는 이야기 속에 제품을 노출시켜 그들과의 연대를 형성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소비자 마음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찾아야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여느 마케팅 캠페인처럼 클릭 횟수, 다운로드 횟수, 이벤트 참여자 수로써 정리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존스 소다(Jones Soda)의 예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객 참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천연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대체 음료 제조회사인 존스 소다는 음료병 라벨 이미지 공모 이벤트로 고객이 일상에서 주로 하는 활동이나 ‘쿨'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도록 했다. 이벤트 결과를 고객이 중계·편집·투표할 수 있게 했으며, 고객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찍힌 음료를 박스 단위로 주문 가능하도록 했다. 존스 소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주로 만들어 내는 동영상과 사진의 이미지들을 키워드로 묶어 분류함으로써 존스 소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가는 데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만든 이야기에 담긴 이미지가 곧 그들 마음속의 브랜드 이미지일 수도 있고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예의 주시하고 현재와 미래의 브랜드 모습을 찾아가는 데 활용돼야 한다.

소비자와 대화하고자 한다면 항상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홍지영 / 제일기획 제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3. 22:25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하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 박사가 10년 전에 던진 충격적 발언이다. 그는 정보사회 이후의 세계를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정의했으며, 이 ‘꿈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꿈을 만들고 구현하고 체험하는 것이 산업의 중심이요, 부가가치를 낳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롤프 옌센 박사는 꿈이란 곧 이야기이고,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여섯 가지 능력을 주목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그는 미래사회의 최고 리더는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 


스토리텔링 왜 중요한가?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스토리텔링 자체가 주 업무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 경영이나 신제품 개발, 마케팅, 광고, 홍보 등의 분야에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미 드림 소사이어티가 도래했고, 스토리텔링 능력이 핵심가치인 사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칫 ‘현상(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현상)'을 가지고 ‘근거(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어야 한다. 스토리텔링, 정말 왜 중요한가?

무릇 인간의 삶은 문제해결 과정의 연속이고, 인간이 일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만드는 재화는 소비자의 욕구와 니즈라는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런 차원에서 모든 기업경영 활동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수적이며 핵심적 요소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의 문제발견력 -
심층에서 소통한다

기업의 활동은 소비자들의 문제의식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전문가를 동원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려 애쓰는 이유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출시 후 6개월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신제품의 비율이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기업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첫 단계부터 좌절을 겪는다. 왜 그럴까?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나 구매행동은 의식적 차원보다는 무의식적 차원의 사고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마케팅 도구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경영자들이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조사를 하고 제품을 개발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소비자의 사고와 감정을 파헤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는 무의식 세계의 소통 채널인 은유적 표현 방식이다.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공급과 같은 마케팅 활동은 가장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의 심층의식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문제정의력 -
딜레마를 다룬다

문제의식을 발견했으면 그 다음으로는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문제정의가 잘못되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기존 관념과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깨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차별화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격도 낮추어야 하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면 그만큼 비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와 전문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좋은 상품이란 고객이 가치와 가격, 두 가지 모두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며, 성공한 기업이란 가치창조 능력(창조성)과 원가절감 능력(생산성)을 함께 겸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딜레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영적 사고와 스토리텔링의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딜레마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의하고, 똑바로 대면하여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업 창업과 발전의 역사,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는 모두 딜레마의 극복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딜레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는 최적의 방식이자 매체일 수밖에 없다.

 


스토리텔링의 문제해결력 –
반전은 쾌감의 핵심이다

이제 품질이나 기술,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경영환경은 마치 해답이 보이지 않는 카오스 상황과 같다. 그러나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고, 기업이 기술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이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기업경영의 카오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두뇌과학에서는 인간이 카오스 상황에서 패턴(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때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발생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한다. 즉 문제해결책을 발견하면 생물학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이 채워지는 것이다. 고객의 무의식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러한 쾌감 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쾌감 원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극을 보는 관객이 느끼는 쾌감의 원리를 반전-발견으로 설명했다. 기-승-전을 통해 쌓인 긴장이 결론의 반전을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 쾌감의 원리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깨달음을 준다. 스토리텔링에서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반전'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텔링의 바이블격인 <시학>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보편적인 원리와 인간의 삶과 일에 대해 무지하고 단순하게 사건을 연결하여 삽화적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할 악덕으로 지적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은 문제해결을 통해 쾌감을 느끼게 되며 그 쾌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 진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박현찬 / 스토리텔링 디렉터, ‘스토리로직' 대표. <경청>, <원칙있는 삶>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39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IMF 이후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실제 상황보다 경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로 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지난 11년 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1998-2008 대한민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국 5대 주요 도시의 13~59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가 함께 분석됐다.

1.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한 한국인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기 개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반면, 기술이 발전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 수준도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돈에 대한 부담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실질 소득과 희망하는 심리적 소득의 격차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됐고, 실제 지표상의 경기 부침을 심리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

‘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낭비는 필요하다'는 답변율이 연도별 경기 상황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옷은 주로 세일기간에 산다'는 답변이 IMF 직후였던 1998년에는 61%였지만 경기회복기였던 2002년에는 45%로 급격히 줄었다.

[표1] 경기를 타는 고무줄 소비

이런 체질 변화 탓에 스스로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8년 60%에서 2008년에는 55%로 줄었고, 중하층 및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8년 33%에서 37%로 늘었다.

2.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화시킨 3대 요인

1) 낮출 수 없는 눈높이

소비의 질을 고려하고, 근원적인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웰빙 트렌드와 고급 가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아파트 구매 의향 평수를 묻는 질문에 20평대를 희망한다는 대답이 2001년 이후 크게 감소한 반면, 30~40평대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표2] 주거 환경의 고급화: 아파트 향후 구매 의향 평수는?

자동차 역시 경차 및 소형차, 준중형 및 중형차 구매 타입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대형 및 대형, SUV는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입증했다.

[표3] 자동차 구매 타입

또한 기술의 발달,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소비 범위가 확대됐다. 이동통신기기,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보유율이 증가했고, 대형 할인매장을 통한 주말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와 브랜드 고추장 구입 경험률이 크게 늘었다.

[표4] 김치냉장고 보유율 및 고추장 구입 경험률

2) 자기 개발 비용 증대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 사태를 겪으며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자기 개발, 자녀 교육을 위한 소비를 늘리며 개인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월간 가계지출을 항목별로 비교했을 때 50만원 이상 저축한 가구 비율은 1998년 33%에서 2008년 47%로 증가한 반면, 교육비 항목은 11%에서 36%로, 25%가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표5] 항목별 월간 지출: 50만원 이상 /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

또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기 가꾸기를 소홀하지 않았다.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고 대답한 비율이 1998년 30%에서 2008년 43%로 증가했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매일 에센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1998년 45%에서 75%로 증가했다.

[표6]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 / 매일 에센스 사용률

3) 돈의 비중 및 관심 증대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돈' 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돈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재산증식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 문제이다' 란 응답률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재산 증식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쫓겠다는 비율이 1999년 23%에서 2008년 36%로 증가했고, 재산 증식 방법으로 계획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9년 24%에서 2008년 44%로 증가했다.

[표7] 재산증식 안전보다 수익추구/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

3. 마케팅 전략 제언 : IDEA (합치고, 나누고, 부수고, 알리고)

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쓸 돈은 없어 불황에 민감한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는 ‘합치고(Integrate), 나누고(Divide), 부수고(Explode), 알리는(Announce)' 4가지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

1) Integrate (합쳐라)

익숙한 것들도 서로 뭉쳐 놓고 나면 새롭게 보이고,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 조합이 소비자를 끌어 들인다. 공동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다양한 팬 층을 겨냥한 그룹(9인의‘소녀시대', 13인의‘슈퍼 주니어')
패션 디자이너와 전자 제품의 결합

2) Divide (나눠라)

기존의 성별, 나이, 소득 등으로 구분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마추어/프로페셔널/프로튜어(Proteur)'처럼 제품에 대한 지식과 활용 수준에 따라 나누는 등 새로운 기준과 방식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제품도 알뜰 제품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만큼 현명하게 나누어야 한다.

예) 남성전용 바디로션을 포함한 세분화 하는 남성 화장품
와이셔츠 전용 같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 등

3) Explode (부숴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깨고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서 제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예) 카카오를 건강식품으로 부각시켜 다시 매출이 증가한 초콜릿
단순 게임이 아닌 가족 등과 함께 하는 게임을 강조해 성공한 닌텐도 Wii

4) Announce (알려라)

정보화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기업들은 움츠러들지 말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 소비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예) 과감한 광고 투자로 성공한 성광전자 쿠쿠, 태평양 아이오페 등
기업의 전문성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광고 ? KT의 IT 서포터즈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IMF의 이후의 변화는 한국인을 사회 여러 부분에서 ‘실제 지수' 보다 심리적인 ‘체감 지수'에 크게 반응하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하지만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개인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right by 제일기획

2009. 3. 1. 08:34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5] 따라잡기, 벤치마킹을 뛰어넘어라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5] 따라잡기, 벤치마킹을 뛰어넘어라


선진 기업들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따라잡기(catch-up)' 전략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소개한 ‘창조적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단순히 벤치마킹 하는 것도 곤란하다. 성공 기업들이 창조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방향에 눈을 맞추고, 변화의 계기와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스스로 변화하는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창의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획기적인 발명을 할 수도 있고 평범한 직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박'을 낼 수도 있다. 또 조직 구성원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단 창의성(collective creativity)이 발현될 수도 있다. 


“미래에는 경쟁(competition)이 아니라 초경쟁(surpetition)을 해야 한다. 초경쟁이란 새로운 ‘독점 가치(value monopolies)'를 창조하는 것이다.” (‘수평적 사고'의 창시자 에드워드 드 보노)

“‘최고 기업'이 되거나 ‘보다 싼값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전략이 될 수 없다. ‘독특한 가치(unique value)'를 찾아내 포지셔닝하는 게 중요하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마이클 포터 교수)

“경쟁의 레드오션(Red Ocean)이 아닌 창조적 가치혁신을 통해 블루오션(Blue Ocean)을 개척해야 한다. (김위찬·르네 마보안 인시아드 경영대학원 교수)

독점가치, 독특한 가치, 블루오션…….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이들 가치(또는 전략)의 공통점은 “남과 똑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과거 ‘따라잡기(catch-up)' 시대처럼 앞선 기업을 쫓아가는 데 급급해서는 성공을 담보하기는커녕 생존조차 힘든 시대다.

닌텐도, 애플 등 경영에 창의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소비문화를 창조하는 기업들이 새로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구촌 전체를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넘버원 아닌 온리원” 벤치마킹을 넘어서라

소비자들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고, 때로는 새로운 욕구까지 ‘창조'해 상품화할 수 있는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 다른 방식의 경영이 필요하다. 창의와 상상의 힘으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갖춘 사업방식을 선택하며, 임직원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조직문화를 구비해야 한다. 즉, 사업분야, 사업방식,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creative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창조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설립 5년 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린 독일의 큐셀, 게임과는 거리가 먼 여성과 중장년층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닌텐도DS와 Wii라는 대박상품을 만들어 낸 일본의 닌텐도, 매출의 25%를 차지하던 섬유부문을 과감히 버리고 종자회사를 인수해 생명공학과 산업소재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듀폰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선진 기술을 재빠르게 모방해 따라잡는 ‘따라잡기(catch-up)' 전략을 구사해 왔다. 선진 기업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을 모방하거나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여 개량함으로써 선진 기업을 따라 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 기업들이 선진 기업으로부터 기술과 설비를 도입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자체 기술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한 한국 기업들이 R&D 투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2~3년 후면 대부분의 주력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1년 내외로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창조적 전환'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새로운 국면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들이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록터앤갬블(P&G), IBM,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내로라하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과거 혹독한 불황기 때 세워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오일쇼크로 전 세계가 어려움을 겪던 1975년에 창업됐다. 1889년 화투 제작사에서 출발한 닌텐도가 게임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도 1970년대 후반 오일쇼크 시기였다.

 

위기상황이라고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한발 먼저 움직여야 한다. 과거 한국 기업들은 불황으로 경쟁 기업들이 투자축소와 구조조정에 나설 때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웠다. 그리고 때를 기다려 불황이 지나고 호황이 찾아왔을 때 그동안의 투자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의 강자로 등장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현재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주력 산업들이 비슷한 패턴의 전략을 구사했다.

불황기 때 과감한 투자는 중요하다. 문제는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다.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 한다. 신사업 분야 개척이나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사업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업분야와 사업방식의 전환은 그에 상응하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동반해야 한다.

‘창조적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례를 단순히 벤치마킹 하는 것도 곤란하다. 각각의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능력과 경영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성공 기업들이 창조적으로 변화해 나가는 방향에 눈을 맞추고, 변화의 계기와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스스로 변화하는 방식을 ‘창조'해야 한다.


‘나'부터 창조적 전환의 주체가 되자

‘창조'란 전혀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뿐 아니라 기존 제품을 ‘창조적'으로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키는 것도 포함한다. 애플의 ‘아이폰'은 이미 존재하는 MP3플레이어,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를 ‘창조적'으로 결합해 탄생한 제품이다. 무선 컨트롤러를 사용해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술은 닌텐도가 처음 개발한 것이 아니다. 닌텐도는 이 기술에다 게임의 ‘재미'를 입혀 전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냈다. 최근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Wii 피트'는 건강과 미용에 관심을 높아지고 있는 ‘웰빙' 트렌드까지 제대로 접목시켰다. 주변에 널려 있지만 남이 주목하지 못한 뭔가를 찾아내는 안목 또한 창의력이다.

 

창의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한 명의 뛰어난 천재가 획기적인 발명을 할 수도 있고 평범한 직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대박'을 낼 수도 있다. 또 조직 구성원이 서로 허심탄회하게 생각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집단 창의성(collective creativity)이 발현될 수도 있다. 창조성 자체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애니메이션영화 분야에서 잇단 히트작을 내고 있는 영화제작사 픽사의 조직운영 원칙은 사업분야를 막론하고 조직의 창조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고심하는 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토이스토리>, <벅스 라이프>, <라따뚜이>, <월-E> 등을 만들어 낸 영화제작사 픽사는 집단창의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세 가지 조직운영 원칙을 갖고 있다. 첫째는 누구와도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고, 둘째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셋째는 학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가까이한다는 것이다(<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08년 9월호). 단순해 보이지만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조직에서 실제로 이러한 원칙을 적용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창의력을 자극하는 기업문화는 남을 모방하지 않고 상상력을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창조적 인재'를 확보하고 키워 나가는 데 필수적이다. 역으로 이러한 기업문화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기업 구성원 개개인의 노력이 있어야만 가꿔 나갈 수 있다.

기업의 ‘창조적 전환'은 구성원 개개인의 ‘창조적 전환'을 요구한다. 회사의 창조적 전환을 위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업무분야), 어떻게 나의 아이디어를 회사의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업무방식)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역량(업무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회사 내에서도 나의 ‘독점적 가치'를 확보할 수 있고, 이러한 경쟁력을 갖춘 개개인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집결 됐을 때 기업의 ‘창조적 전환'도 가능할 것이다.


- 박성완 /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30

[위기 극복 기업 12편]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 차량 17대로 시작, 현재 71만대 보유, 업계 1위로 등극한 마케팅 비결은?

[위기 극복 기업 12편]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 차량 17대로 시작, 현재 71만대 보유, 업계 1위로 등극한 마케팅 비결은?


경영 현장에서는 레드오션(Red Ocean), 블루오션(Blue Ocean)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잘 알려졌다시피 레드오션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 이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고, 블루오션은 바다와 같이 많은 기회가 녹아 있는 신시장을 말한다.

레드오션으로 언급되는 대표적인 산업 가운데 하나가 바로 렌터카 시장인데, 최근 ‘엔터프라이즈 렌터카'가 기존 렌터카 시장의 강자인 허츠(Hertz)와 에이비스(Avis)를 제치고 미국 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두를 차지한 엔터프라이즈 렌터카의 성공 비결을 찾아 보자. 


선두주자 따돌리고 미국 내 1위로 성장한 엔터프라이즈

렌터카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다. 쉽게 말하자면 자동차를 몇 대만 갖고 있어도 시작할 수 있는 게 렌터카 사업이다. 하지만 진입장벽이 낮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렌터카 시장에 많은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진입하지만 살아남은 기업은 몇 되지 않는다. 버티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은 시장으로, 결국 글로벌 렌터카 시장은 허츠(Hertz)와 에이비스(Avis)의 양분 구조로 정착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지만 최근 미국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렌터카 회사가 있다. 바로 엔터프라이즈 렌터카(Enterprise rent-a-car, 이하 엔터프라이즈)다. 1957년 겨우 17대의 렌터카로 사업을 시작한 엔터프라이즈는 전 세계 71만 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고, 허츠와 에이비스를 제치고 미국 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렌터카 업계가 전체적으로 3%대의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음에도 엔터프라이즈는 연평균 14%의 고성장에 10%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허츠나 에이비스보다도 엔터프라이즈의 매장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엔터프라이즈 매장은 공항 대신 주택가에

렌터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공항일 것이다. 렌터카는 보통 여행이나 비즈니스 출장 온 사람들이 이용한다. 이처럼 타지에서 온 고객을 잡기 위해서 렌터카 업체 직원들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렌터카 업체들이 공항 안팎에 사무실을 두는 이유다.

그런데 엔터프라이즈는 독특하게도 공항에 사무실이 없다. 대신 주택가에 사무실을 두었는데, 위치를 분석해보니 미국 인구의 90%가 엔터프라이즈 사무실 근처 15마일 이내에 살고 있었다. 이는 엔터프라이즈가 여행객 외의 다른 틈새 시장을 파고든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 고장과 정비 등의 문제로 렌터카가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엔터프라이즈가 겨냥한 틈새 고객인 것이다. 엔터프라이즈는 각 지역의 정비소와 네트워크를 맺었고, 정비소는 자연스럽게 동네에 위치한 엔터프라이즈를 추천하게 된다.

엔터프라이즈의 또 다른 강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땅값이 비싼 공항 대신 저렴한 교외 지역에 차고가 있으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해서 절약한 비용은 렌터카 가격을 인하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주택가의 고객을 위한 전략은 아주 효과적이었고, 이로 인해 엔터프라이즈는 1957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큰 위기를 겪지 않고 사업을 키울 수 있었다.


우리가 당신을 데리러 갑니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는 다른 사업분야와 마찬가지로 렌터카 업계 또한 초토화시켰다.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렌터카 수요도 줄어든 것이다. 주택가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엔터프라이즈도 피해갈 수 없는 위기였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는 또 다른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고객 중심의 문화다.

엔터프라이즈는 한때 “엔터프라이즈를 고르세요. 우리가 당신을 데리러 갑니다(Pick Enterprise. We'll pick you up)”라는 TV광고 카피를 선보인 적이 있다. 실제로 엔터프라이즈는 소비자가 렌터카를 원하면 직접 찾아 간다. 이것은 두 가지 효과를 낳았는데, 첫째는 고객이 번거롭게 움직일 필요가 없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는 차 안에서 고객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항상 정장 차림을 하고 고객과 대화를 하면서 최적의 차종과 렌트 방식을 추천해준다. 1대1로 친절하게 상담을 하고 나면 고객과 기업 간의 친밀감이 형성된다. 게다가 차를 다소 늦게 반납해도 추가 요금을 받지 않았다. 이처럼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다양한 서비스는 엔터프라이즈의 막강한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고객 감동, 충성도 높은 입소문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주택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고, 직접 찾아 오고,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하니 많은 고객들이 엔터프라이즈에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제로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의 95%는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엔터프라이즈는 순추천지수(NPS)라는 지표를 활용했다. 순추천지수란 거래하는 회사를 친구나 동료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단 하나의 질문으로 고객 충성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1~10의 척도를 사용하는데 9~10점을 준 고객은 추천고객으로, 7~8점은 중립고객, 1~6점은 비추천고객으로 분류된다. 엔터프라이즈는 NPS를 측정해 9~10점의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충성고객이 반복 구매하면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함께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는 바로 입소문이다. 마케팅 부서를 대신해 고객이 지인들에게 엔터프라이즈를 광고하고 다녀 실제 고객 획득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까지 발생했다. 절감된 비용은 가격 인하의 형태로 고객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동시에 회사 수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엔터프라이즈의 매출은 2000년 56억 달러에서 2008년 101억 달러로 상승하기까지 한 번도 하향세를 타지 않았다.

최근 경기침체는 또다시 렌터카 업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엔터프라이즈도 역시 어려움을 겪어, 구조조정의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는 다른 경쟁사에 비해 최악의 경기침체에도 꿋꿋이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지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과 경영, 입소문 마케팅 등은 상식에 가까운 기본경영으로써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엔터프라이즈는 최근 환경을 우선하는 녹색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매년 ‘백만 가구 나무심기' 운동을 하는가 하면 렌터카에도 하이브리드카를 도입했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변화에 발빠른 엔터프라이즈의 앞날이 밝아 보이는 이유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27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4] 창조력 자극하는 조직문화에서 경쟁력 꽃핀다 / 조직문화의 창조적 혁신 사례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4] 창조력 자극하는 조직문화에서 경쟁력 꽃핀다 / 조직문화의 창조적 혁신 사례


새로운 사업분야를 새로운 방식으로 개척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생각해 내야 하고, 그런 활동의 토양이 되는 일을 마치 씨앗을 파종하듯 곳곳에 뿌려야 한다. 창조력을 자극하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창조적 인재의 활용,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 개방과 공유 등이 필요하다. 


영원한 창조의 원천, 사람에 투자하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항은 밤 11시 30분만 되면 페덱스 공항으로 바뀐다. 활주로에는 한 시간에 90대 꼴로 페덱스 화물을 실은 비행기가 전 세계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화물을 분류하고 적재, 배송 등을 담당하는 8,000여 직원들은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으로 경제적으로 중하위 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사무직뿐 아니라 비정규직 배달 직원에게까지 공평하게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007년 1월 육상운송부문인 페덱스 그라운드 최고경영자로 기용된 데이비드 레브홀츠는 1976년 밀워키 지점에서 차를 닦고 물건을 나르는 비정규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데이비드 브론젝 페덱스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도 1976년 배달 직원으로 입사했지만 2004년에는 <포천>이 선정한 미국 최고의 경영인에 뽑혔다.

이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외부 직원을 스카우트하기보다 내부 직원에게 충분한 교육과 승진 기회를 부여하는 PSP(People, Service, Profit) 정책 덕분이다. PSP 정책은 직원을 가장 먼저 고려할 때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회사가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창업주 프레드릭 스미스의 기업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창의와 도전의 씨앗을 뿌려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은 본사와 세계 각국 지사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20%를 일상 업무가 아닌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20% 룰'을 정해 모든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힘쓸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구글 스카이, G메일, 구글맵스, 구글뉴스 등이 20% 룰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한 사례다.

 

구글의 20% 룰은 사무실 복도에 있는 낙서판이나 온라인 게시판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내고 이에 동참할 동료를 구한다. 비슷한 아이디어를 낸 수십, 수백 명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회사는 이 중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 장비 등을 본격적으로 제공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문서화해 그동안 진행된 내용을 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한다. 실패한 기록을 토대로 새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공한 경우도 많다.

구글뿐 아니라 3M도 창조의 씨앗을 뿌리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3M은 오래전부터 근무시간의 15%를 창의적인 연구와 실험활동에 할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 결과 ‘포스트잇'과 ‘마스킹 테이프(masking tape)' 등 최대 히트 상품이 탄생했다.


실패를 자산으로 활용하라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NVIDIA)는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이를 자산으로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3차원 그래픽 칩 시장에서 인텔을 꺾고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성공 원인을 ‘지적인 솔직함(intellectual honesty)'에서 찾고 있다.

엔비디아가 기업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것은 혁신, 지적인 솔직함, 단합, 높은 업무 기준 등이다. 이 중 지적인 솔직함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스스로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는 것, 둘째는 남들의 실패를 비난하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 실수를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도전하기 때문이고, 무엇인가 창조하고 혁신하려면 당연히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라는 게 엔비디아 경영진의 생각이다.

 

엔비디아는 창업 초기인 1996년에 첫 제품 ‘NV1'을 내놓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그 과정에서 회사 구성원들이 서로를 비난하기 일쑤였다. 이 때 창업자인 젠슨 황은 “이제부터 누군가 잘못한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아내서 앞으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때부터 ‘지적인 솔직함'이 엔비디아의 핵심 기업 가치가 됐다.

지적인 솔직함 덕분에 엔비디아는 2002년부터 시작한 ‘SLI(Scalablee Link Interface)'라는 고난도 기술 개발 작업을 3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SLI는 한 대의 PC에 그래픽 카드 여러 장을 장착해 3차원 그래픽 성능을 기존 제품보다 두 배 가량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2005년 성공한 SLI는 엔비디아의 핵심 상품이 됐고 2008년 엔비디아의 칩 판매수량을 연간 6억 대로 끌어올린 주력 제품이 됐다.


창의성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미국 구글 본사 메인빌딩은 총천연색이다. 빌딩 사이에 위치한 광장에는 빨강, 파랑, 노랑 파라솔이 즐비하다. 구글 로고처럼 컬러풀한 파라솔 밑에서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들이 점심을 먹는다. 옆 뜰에서는 비치발리볼을 하는 사람, 부메랑을 날리는 사람, 꽃밭을 가꾸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구글 본사의 메인 빌딩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에 걸린 커다란 모형 비행기가 보인다. 복도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는 낙서와 메모로 꽉 차 있다. 이 낙서판은 “낙서 속에 세상을 바꿀 만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말에 따라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구글에는 최고문화책임자(CCO)라는 직책이 있다. 스테이시 사비데스 설리번 CCO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인디언 문양이 새겨진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며 일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협력을 중시하는 구글의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 CCO인 그가 맡은 임무다.

구글은 인종, 취미, 재능, 기술 등 배경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뽑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은 물론 운동선수, 퍼즐챔피언, 산악인, 과학자, 의사 등도 많이 채용한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하고 그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창조하고 있다. 인재가 다양한 만큼 폭과 깊이가 어우러지는 ‘T자형 조직 역량'이 생긴다.

구글은 다양성 못지않게 조직 통합과 공유를 중시한다. 같은 팀 구성원으로서 서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협력하는 환경과 풍토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개인의 창의성보다는 조직과 집단이 주도하는 ‘협업을 통한 창의성'이 구글 경쟁력의 핵심이다.


- 최명수 /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차장(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43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 21세기 새로운 경쟁코드는 ‘매력'이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린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야 한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라는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에서 승패를 가른다. 


김연아와 이용대의 매력은 '소프트 파워'
 

‘피겨 퀸' 김연아의 매력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실력? 깜찍한 외모? 물론 이런 점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밝은 표정과 솔직하고 당당한 자기 표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 스케이팅을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점프를 성공시켰을 때는 활짝 웃는 표정을 짓고, 실수를 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김연아가 10여 개 기업 광고에 출연한 이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기업 호감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이용대(배드민턴) 선수도 마찬가지다. ‘용대찬가', ‘용대어천가' 같은 패러디 시구(詩句)들이 인터넷과 일상 대화의 화제로 떠오를 정도였다. 한국대표팀이 1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이용대에게 보내는 대중의 환호는 특히 뜨거웠다.

이용대 선수에게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스포츠 선수들처럼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용대 선수도 고된 훈련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대 선수는 승리가 결정됐을 때 카메라에 멋진 윙크를 날릴 정도로 여유와 센스를 갖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계 최정상의 실력이라는 ‘하드 파워'에서는 다른 금메달리스트들과 얼추 비슷했지만, 귀여운 외모나 카메라 앞 윙크 같은 ‘매력'의 ‘소프트 파워'에서 이용대 선수가 월등했다”고 분석한다.  

매력의 시대가 왔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이 최고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가 그냥 꼬인다고?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TV, 가장 얇은 휴대폰,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MP3플레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제일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은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하다.

애플의 아이팟, 닌텐도 게임기, 삼성전자의 파브 TV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이 좋아서? 편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작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는 벤츠”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판매량이나 매출로만 따질 수 없는 매력이 벤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벤츠나 도요타 렉서스에 뒤지는 것도 이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의 매력' 때문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최근 펴낸 책 <매력이 경쟁력이다>에서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도 21세기의 새로운 경쟁코드로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리는 것이다.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라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카리스마에서 매력으로 리더십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리스마가 강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만의 방식, 즉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주변의 충고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내외적으로 늘 마찰을 빚었고, 경제나 외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정반대였다. 그는 부시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바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읽었다. 링컨, 케네디 같은 전임 대통령의 매력 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해 자신의 장점으로 흡수했다. 부시의 카리스마 정치에 실망한 미국인들은 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표를 던졌다.

매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오바마처럼 당연히 후자에 주목해야 한다. 제품을 기획할 때는 어떤 매력적 요소를 집어넣을 것인지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 '매력' 

끝없는 가격경쟁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를 당할 도리가 없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란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 승패를 가른다. 사람들이 반드시 갖고 싶은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이 되려면 반드시 거기에 어울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21세기형 기업문화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명령과 복종을 외치는 일방적인 리더십을 거부한다. 이제는 권력형 리더보다 신뢰와 믿음을 통해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각광받는다. 수평적 관계, 소통의 리더십 등이 중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여! 이기고 싶다면 당신에게도, 당신의 작품에도 ‘매력'을 장착하라.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40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3]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 C&D, 감성, M&A /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3] 글로벌 기업의 성공 전략: C&D, 감성, M&A /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모든 것을 혼자 한다는 ‘자체 완결주의'를 버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제품의 품질뿐 아니라 감성과 문화 등을 중시해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문화적 가치를 더욱 높게 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자생적 성장보다는 적극적인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R&D에서 한 발 나아가 C&D로 승부하라
 

세계 최대 소비재 생산업체인 미국 P&G의 앨런 래플리 회장은 2000년 취임 당시 “R&D 비용을 무작정 늘리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앞으로 P&G 혁신의 50% 이상을 회사 밖에서 해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연구개발(R&D; Research and Development)이 아닌 연결개발(C&D; Connect and Development) 전략의 시작이었다. C&D 전략의 핵심은 외부의 R&D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신속하게 상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보톡스가 유행하던 2003년 P&G는 프랑스의 소규모 벤처 기업인 세데르마(Sederma)가 피부재생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 이 회사와 손잡고 ‘올레이(Olay)'라는 브랜드의 주름 개선 화장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의 연구개발에 걸린 기간은 18개월에 불과했다. 기존처럼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경우보다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한 것이다.

P&G는 2004년에 감자칩에 글씨와 그림을 그린 아이디어 제품 ‘프링글스 프린츠(Pringles Prints)'를 출시했는데, 이 또한 C&D 전략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다. 얇고 끈적이는 감자칩 반죽에 글씨를 새기는 기술이 필요했던 P&G는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링크를 타고 대서양 건너 이탈리아의 대학교수가 운영하는 한 제과점에서 답이 왔고 그 기술을 이용한 P&G의 프링글스 프린츠는 대박상품이 됐다.

P&G는 이같은 C&D 전략을 통해 150만 명 규모의 연구개발 인력을 활용하는 효과를 거뒀다. P&G 내부 연구개발 인력 9,000여 명의 167배에 달하는 규모다. P&G 내부 연구인력은 외부로 결코 유출돼서는 안 되는 몇 가지 핵심 기술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 결과 P&G의 매출액은 2001년 392억 달러에서 2006년에 682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연구개발 비용은 18억 달러에서 21억 달러로 소폭 느는 데 그쳤다.  


감성에 호소하라
 

할리데이비슨은 한 때 군수업체였다. 1·2차 세계대전 무렵 이 회사는 미군에 ‘전략물자'로 모터사이클을 공급했다. 그러나 지금 이 회사를 군수업체로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독특한 할리데이비슨 문화를 공유하는 ‘헬스 엔젤스(Hell's Angels;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에 대한 애칭)'와 심장을 두드리는 북소리같은 독특한 배기음 소리를 떠올릴 뿐이다.

할리데이비슨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공식 명칭은 할리 오너스 그룹의 약칭인 ‘호그(H.O.G)'다. 호그의 총괄 담당자인 브루스 모타는 할리데이비슨의 감성과 문화에 매료된 대표적 마니아 고객인데, 그는 “이 친구(할리데이비슨)에게 심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영혼이 있어요. 라이딩할 때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 같이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라고 말한다. ‘두둠! 두둠!~ 두둠! 두둠!'하고 이어지는 리듬감 넘치는 V트윈 엔진(실린더가 두 개인 V자형 엔진)의 강렬한 소리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이야기다.

1909년 처음 V트윈 엔진이 만들어진 이후 100년간 할리데이비슨은 단 한 번도 이 엔진의 소리를 바꾼 적이 없다. 심장 박동처럼 들리는 엔진 소리가 모터사이클을 살아 있는 존재로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할리데이비슨의 매출은 2007년 총 27억 달러, 순이익은 9억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06년까지 10년간 평균 순익성장률은 18.3%에 이른다. 20년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고 2000년 일본 혼다와 야마하를 제치고 세계 1위의 모터사이클 제조업체 자리에 올랐다.


제품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라

일본의 게임 업체 닌텐도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식은 할리데이비슨과 조금 다르다. 이 회사는 커뮤니티 위주의 고객관리 대신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게임'으로 세계를 휘어잡았다. 2006년 11월 출시한 비디오 게임기 닌텐도 위(Wii)는 1년 만에 세계 시장에서 1,400만 대가 팔려 나갔다. 비슷한 시기에 선보인 소니의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의 세 배 규모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DS라이트'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을 가볍게 눌렀다. 신제품이 속속 히트를 치면서 닌텐도는 도쿄 증시에서 도요타자동차와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올랐다.

이같은 닌텐도의 성공 비결은 상식을 뒤집는 발상에 있다. 게임 업계가 성능 위주의 과다경쟁을 벌일 때 닌텐도는 가격을 대폭 낮추고 기능을 단순화했다. 재미로 승부한다는 콘셉트에 모든 것을 집중한 것이다. 그 결과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나온 것.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 대표는 닌텐도의 타깃층을 “다섯 살부터 아흔 다섯 살까지”라고 지칭한다. 연령이나 성별, 게임 경험의 유무와 관계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이다.  


글로벌 M&A로 눈을 돌려라
 

룩셈부르크 신시가지에 자리잡은 다국적 기업 아르셀로 미탈은 전 세계 60여 개 국가에서 연간 1억1,800만 톤의 철강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다. 생산량만 놓고 보면 세계 2위 신일본제출보다 세 배나 많다. 하지만 10여 년 전만해도 아르셀로 미탈의 전신인 미탈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인도 변방의 꼬마기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사장은 인도 북부 라자스탄 지방의 하층 상인계급 출신인 락시미 미탈이다. 그는 “공장 한 개를 짓는데 2~3년씩 걸리는 시간이 아깝다”며 창업 후 단 한 개의 용광로도 자체적으로 짓지 않고 오로지 M&A만으로 세계 최대의 철강회사를 만들어 ‘21세기 강철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탈 사장은 1989년 부채 덩어리였던 트리니다드코바고의 국영 철강회사 캐리비언 이스팟을 인수, 1년만에 흑자 회사로 바꿔 놓았다. 이후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카자흐스탄의 국영 철강회사 카르멧을 인수했고 2004년에는 미국 최대 철강업체 인터내셔널스틸그룹을 사들여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후 2006년에는 세계 2위인 아르셀로를 합병해 공룡을 탄생시켰다. 하지만 미탈 사장은 “세계 1위지만 시장점유율이 10%에 불과하다. 덩치를 키워야 한다”라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세계 정상에 오른 글로벌 기업들은 사업방식에 있어 각각의 전략으로 창조적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기존의 사업방식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C&D, 감성, M&A 등 새로운 사업방식의 활용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 최명수 /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차장(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3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까지 바꾼 것이다. 태양에너지라는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해 사업화한 독일의 큐셀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3.0 시대에는 기존 사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의 상업화와 미개척 시장 및 신흥 시장에 남보다 먼저 눈뜨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명'을 창조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라" 

미래 유망 산업을 개척하는 것만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사업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질 때 기업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경영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제품의 핵심 기능에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가면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 스스로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주력 사업까지 전환하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이 여기에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출발해 나일론으로 성장한 듀폰은 2004년에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사들였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기존의 주력 사업을 처분한 것이다.  

섬유부문은 듀폰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동시에 역대 대부분의 CEO를 배출해 낸 ‘성지'다. 하지만 듀폰은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파이오니아를 사들이는 등 1998년부터 7년간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바꿔 나갔다. 이 같은 ‘업의 전환'을 통해 듀폰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산업소재-전자·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4%가 최근 5년 안에 개발한 신제품에서 나올 정도다.

홀리데이 듀폰 회장은 “지난 206년간 듀폰은 스스로 과거와 결별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Go where the growth is.)'는 게 듀폰의 전략”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100년간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식량과 나노 바이오 등을 결합한 역동적인 과학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2007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 개발'이 아닌 전기·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지멘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대도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58년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1997년 컬러액정의 GSM(유럽형 이동통신방식) 휴대전화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 봐도 독일 내 1위, 유럽 내 3위 수준이다.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하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독일의 큐셀은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태양전지라는 신사업을 개척하여 설립 5년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렸다. 큐셀의 성공은 신사업 발굴 덕분이었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짚은 결과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 CEO 안톤 밀러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론의 엔지니어 두 명과 손잡고 이 회사를 창업했다. 밀러는 먼저 ‘태양은 무한하다'는 논리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끌어냈다. 때마침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름값이 뛰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을 활용하는 태양전지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이 회사의 스테판 디트리히 홍보책임자는 “지구온난화 논란이 거세지고 유가가 뛰면 뛸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큐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엘도라도, 신흥 시장을 공략하라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에게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는 2007년 8월 23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2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이 드디어 미국 시장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노키아는 2010년께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점이 3년이나 당겨졌다.

인도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일찌감치 기회로 인식했단 점이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다. 1995년 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쏘아졌을 때 사용됐던 제품이 바로 노키아였다.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 온 것이다.

두 번째는 저가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저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인도 내 최대 베스트셀러인 ‘1110i' 모델은 흑백 LCD에 통화 기능 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격은 단돈 1,300루피(32달러)다. 노키아는 글로벌 공급체인망과 연간 4억 대에 이르는 대량 생산 능력, 부품 통합 및 재사용, 모듈화, 저가형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저가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셋째는 현지화다. 노키아는 4년 전부터 방갈로르 디자인 스튜디오 등 연구 개발(R&D) 시설을 세 곳이나 세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보다 한 발 앞서 신흥 시장을 개척, 선점하려는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 ‘창조적 전환'의 기회가 숨어 있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