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3. 22:25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하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 박사가 10년 전에 던진 충격적 발언이다. 그는 정보사회 이후의 세계를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정의했으며, 이 ‘꿈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꿈을 만들고 구현하고 체험하는 것이 산업의 중심이요, 부가가치를 낳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롤프 옌센 박사는 꿈이란 곧 이야기이고,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여섯 가지 능력을 주목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그는 미래사회의 최고 리더는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 


스토리텔링 왜 중요한가?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스토리텔링 자체가 주 업무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 경영이나 신제품 개발, 마케팅, 광고, 홍보 등의 분야에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미 드림 소사이어티가 도래했고, 스토리텔링 능력이 핵심가치인 사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칫 ‘현상(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현상)'을 가지고 ‘근거(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어야 한다. 스토리텔링, 정말 왜 중요한가?

무릇 인간의 삶은 문제해결 과정의 연속이고, 인간이 일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만드는 재화는 소비자의 욕구와 니즈라는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런 차원에서 모든 기업경영 활동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수적이며 핵심적 요소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의 문제발견력 -
심층에서 소통한다

기업의 활동은 소비자들의 문제의식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전문가를 동원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려 애쓰는 이유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출시 후 6개월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신제품의 비율이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기업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첫 단계부터 좌절을 겪는다. 왜 그럴까?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나 구매행동은 의식적 차원보다는 무의식적 차원의 사고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마케팅 도구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경영자들이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조사를 하고 제품을 개발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소비자의 사고와 감정을 파헤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는 무의식 세계의 소통 채널인 은유적 표현 방식이다.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공급과 같은 마케팅 활동은 가장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의 심층의식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문제정의력 -
딜레마를 다룬다

문제의식을 발견했으면 그 다음으로는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문제정의가 잘못되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기존 관념과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깨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차별화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격도 낮추어야 하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면 그만큼 비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와 전문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좋은 상품이란 고객이 가치와 가격, 두 가지 모두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며, 성공한 기업이란 가치창조 능력(창조성)과 원가절감 능력(생산성)을 함께 겸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딜레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영적 사고와 스토리텔링의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딜레마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의하고, 똑바로 대면하여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업 창업과 발전의 역사,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는 모두 딜레마의 극복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딜레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는 최적의 방식이자 매체일 수밖에 없다.

 


스토리텔링의 문제해결력 –
반전은 쾌감의 핵심이다

이제 품질이나 기술,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경영환경은 마치 해답이 보이지 않는 카오스 상황과 같다. 그러나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고, 기업이 기술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이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기업경영의 카오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두뇌과학에서는 인간이 카오스 상황에서 패턴(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때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발생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한다. 즉 문제해결책을 발견하면 생물학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이 채워지는 것이다. 고객의 무의식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러한 쾌감 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쾌감 원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극을 보는 관객이 느끼는 쾌감의 원리를 반전-발견으로 설명했다. 기-승-전을 통해 쌓인 긴장이 결론의 반전을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 쾌감의 원리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깨달음을 준다. 스토리텔링에서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반전'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텔링의 바이블격인 <시학>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보편적인 원리와 인간의 삶과 일에 대해 무지하고 단순하게 사건을 연결하여 삽화적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할 악덕으로 지적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은 문제해결을 통해 쾌감을 느끼게 되며 그 쾌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 진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박현찬 / 스토리텔링 디렉터, ‘스토리로직' 대표. <경청>, <원칙있는 삶>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