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9.04.01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2. 2009.02.19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3. 2009.02.08 [인터넷과 경영 1편] 기업들 앞다퉈 블로거로 변신 중, ‘나’와 ‘너’로서 편하게 대화하는 공간 추구
  4. 2009.01.23 [위기 극복 기업 10편] 코닝 / ‘깨지지 않는 기업’ 코닝, 경영환경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매출 10%는 R&D 투자
  5.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6.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7. 2009.01.22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8. 2009.01.2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9. 2009.01.2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10.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3편] 인재양성 - 사람이 힘이다, 미래다, 희망이다
  11. 2008.11.24 [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12. 2008.11.24 [디자인 경영 시대 4편] 공간 디자인 트렌드 / 사람과 호흡하고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라
2009. 4. 1. 20:49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전 세계 경제 위기로 미래에 대한 불안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인사이트(insight) 경영', 즉 ‘통찰력'에 주목하고 있다.

인사이트 경영은 한 마디로 고객에게서 얻은 통찰을 토대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조차 모르는 가치를 찾기 위해 통찰력을 길러야 할 때이다. 
 

익숙함, 그 표면 아래의 진실

경제 위기로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문제해결의 돌파구로 ‘통찰력(Insight)'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통찰력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표면 아래의 진실을 찾아내는 일'이라 표현하겠다.

‘익숙한 것' 이면에는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진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 ‘애니콜' 브랜드의 탄생은 대표적인 통찰의 사례이다. 한국은 산악 지형이 70%를 차지해서 평야지대가 많은 미국과는 통신환경이 다르다. 모토로라가 한국의 지형적 특성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애니콜은 이에 집중해 한국 지형에 강한 애니콜을 만들어 냈다. 이를 시작으로 애니콜은 이제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바일 폰이 되었다.

이처럼 통찰의 핵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관성적 기억을 넘어, 보다 핵심적 이유를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통찰력은 어느 한순간 천재의 영감처럼 갑자기 떠오르기보다는 충분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때 도출되는 지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찰력을 보다 쉽게 도출하기 위한 핵심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을 뽑기 위해 왜 기다려야 하지?' 결핍을 찾아라

통찰적 문제해결점을 찾아내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소비자 결핍을 찾아내 해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결핍을 새롭게 정의해주면 ‘깜짝 놀라고', ‘재해석하고', ‘추론하고', ‘기억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기다리기 싫다'는 소비자의 결핍을 발견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광학자였던 에드윈 랜드 폴라로이드 사장은 어느 날 딸의 사진을 찍어 주었고, 딸은 지금 찍은 사진을 바로 보고 싶다며 그를 재촉했다. 에드윈 랜드는 딸의 재촉에 ‘그러게… 왜 사진을 바로 뽑을 수 있는 카메라는 없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사진 현상과 인화에 걸리는 시간에 소비자들은 상당한 결핍을 느끼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면 대량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 탄생의 시작이었다. 최초의 즉석 카메라인 미국 폴라로이드의 모델은 1947년 첫선을 보였다. 당시 대중은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환호했고, 엄청난 수요가 발생해 발매하자마자 품절될 정도였다. 많은 사람이 폴라로이드의 뜻을 즉석 카메라라고 이해할 정도로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가 되었다.

 


소비자에게 집중하면 결핍이 보인다
 

어떻게 하면 결핍을 발견할 수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결핍을 찾고자 하는 충분한 의도가 필요하다. 충분한 의도를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다.

둘째, 소비자의 말을 듣지 말고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관찰자의 입장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살펴본다는 것이다.

이렇게 충분한 의도를 갖고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려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순간 문제해결 방법이 보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 그 반대를 살펴라

통찰이 일어나는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익숙한 것의 반대를 살피는 순간이다. 모두 다 이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반대의 해석을 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그 내용이 타당할 경우 감동과 함께 설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통찰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 반대를 살피는 것이다. 3M의 ‘포스트 잇'은 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접착제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잘 붙어야 된다는 것이다. 손쉽게 떨어지는 접착제는 자격 미달이다. 그런데 이런 통상적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제품이 바로 3M의 포스트 잇이다. 3M의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1970년 경 새로운 형태의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려고 했지만 우연치 않게 접착력이 약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일종의 실패였다. 의도한 제품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 대부분은 폐기처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펜서 실버는 같은 연구소에 다니던 아서 프라이(Arthur Fry)의 도움으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아서 프라이는 교회 성가대의 일원이었는데, 찬송집에서 곡을 고를 때 뒤적뒤적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스펜서가 만든 약한 접착력의 풀이라면 붙이기도 쉽고 떼기도 쉬운 새로운 형태의 접착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추가 연구와 시간 투자를 통해 이들은 지금의 포스트 잇을 만들어 냈고 1980년 이후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포스트 잇 성공의 핵심은 접착제에 대한 기존의 관점, 그 반대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사무실 어느 곳엘 가도 포스트 잇이 없는 곳은 없다. 무엇이 이런 놀라운 통찰을 만들었겠는가? 붙이는 게 중요한 접착의 개념에서, 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정반대의 관점을 찾아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미국 존슨앤존슨의 벤드에이드(Band-Aid)는 사람의 살색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다. 상처난 것이 겉으로 드러나면 누가 봐도 좋지 않을 테니 최대한 살색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벤드에이드는 상처난 것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통상적 관념이 수용된 제품이다. 그런데 큐래드(Curad)는 밴드에이드의 반대 입장을 취했다.

큐래드는 반창고에 캐릭터를 입혀 일회용 반창고를 붙였다는 것을 과감히 드러낸다. 일회용 반창고의 주 사용 계층은 어린이들이다. 큐래드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1995년에 캐스퍼를, 1998년에는 스타워즈와 스쿠비 두를, 1999년에는 포켓몬을 그려 넣어 성공을 거두었다.

 

통찰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살펴 보았다. 첫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장의 결핍을 찾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의 반대를 살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이 읽는 이의 통찰력을 키우는 데 작은 단서가 되기를 희망한다.

- 신병철 / 브릿지래보러토리 대표.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의 기술> 저자.

2009. 2. 19. 22:28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인터넷과 경영 2편]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가 기업을 바꾼다


‘위키노믹스'가 왜 시대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가. 그것은 인터넷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방식이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보다 강력하며, 무한대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1억 명을 모을 수 있는 힘. 그 무한한 연결성이 인터넷의 힘이다.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자. 


창조적 협력의 오랜 역사

참여와 협업을 키워드로 하는 이른바 ‘위키노믹스(Wikinomics)'에 대한 관심이 높다. 탄생 5년 만에 200년 역사의 브리태니커를 압도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사례는 이제 경제·경영 전반에 벤치마킹 되면서 ‘위키노믹스', ‘위키매니지먼트(Wiki-management)' 등의 신조어를 일반 트렌드로 자리잡게 했다.

물론 ‘협업을 통한 창조적 활동'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인류의 역사 자체가 협업의 산물이다. 키스 소여 워싱턴대 심리학과 교수가 저술한 <그룹 지니어스(Group Genius)>에 따르면 근대 발명품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전신, 비행기, 텔레비전 등은 모두 수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협력하여 이룬 결과물이었다.

한 사람이 썼다고 생각했던 세기의 작품들도 실제로는 협력을 통해 탄생한 경우가 많았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탐독하고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둔 환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도 저자인 톨킨과 루이스가 옥스퍼드 재학시절 ‘잉클링스(The Inklings: 모호하고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찾는 사람들이라는 뜻)라는 창작그룹의 멤버들과 수많은 지적 논의를 거치면서 만들어 낸 것이었다.

이처럼 인류의 위대한 발명이나 창작물은 작고 평범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많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속에 보석으로 다듬어진다. 작은 아이디어가 협력을 통해 놀라운 혁신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과도 닮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지금 유독 ‘위키노믹스'가 시대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가. 그것은 인터넷을 매개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 방식이 지금까지 보아 온 그 무엇보다 더 강력하며, 무한대의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는 기본적으로 ‘불특정 다수 무한대'의 사람들과 연결되는 데 드는 비용이 거의 제로(0)에 가깝다.

가령 직원이 만 명인 기업이 있다고 하자. 이 기업이 하루 8시간 가동한다면 8만 시간이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된다. 만약 여기서 사람 수를 늘리고 시간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 100만 명일 경우 한 사람당 4분 48초, 만약 1억 명이라면 직원 1만 명이 하루 8시간 일할 때 창출되는 가치를 단 3초에 만들어 낼 수 있다. 순식간에 1억 명을 모을 수 있는 힘. 그 무한한 연결성이 인터넷의 힘이다.

이러한 인터넷의 힘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위키노믹스의 원리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자.


위키노믹스에 기반한 생태계 조성: 구글과 애플

구글 혁신의 기본 철학은 개방과 공유에 있다. 구글 검색은 물론 구글맵, 유튜브, 모바일 서비스, 학술 지식 정보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용자 또는 관련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확대 재생산 되는 메커니즘을 갖는다. 전 세계에 거미줄처럼 방대하게 뻗어 있는 이용자들의 클릭 속에 ‘구글 세계'는 더욱 더 풍성해진다.

새로운 협력의 생태계를 만들어 기존의 경쟁법칙을 바꾼 경우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아이폰에서 활용할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는 온라인 마켓 ‘앱스토어'를 함께 출시했다. 출시 이후 앱스토어의 인기는 기존의 ‘아이튠즈' 서비스를 능가했다. 누구나 스스로 만든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 등록할 수 있게 개방형 정책을 취함으로써 현재 앱스토어에는 2만 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었으며, 다운로드 횟수는 5억 회를 상회하고 있다.

앱스토어 성공 이후 휴대전화 업계의 경쟁모델은 게임기 사업과 유사해졌다. 단말기 자체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얼마나 풍부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한 경쟁 축으로 등장한 것이다. 즉, 외부의 풍부한 개발자 네트워크의 확보가 성공의 중요한 열쇠로 부상한 것이다.

 


지식 공유를 통한 신사업 발굴: BP

영국 석유화학기업 BP는 온라인상에 ‘전문가를 위한 공간'을 개설하여 경영자들이 서로 기술을 교류하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BP의 모든 경영자들은 업무 시간의 15%를 계열사 간, 혹은 사업부문 간 지식공유 활동에 할당해야 한다.

이러한 지식공유의 장은 아이디어를 사고파는 오픈마켓이 된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전문기술을 찾아내는 감각을 기른다. 일례로 BP의 경영자들은 새로운 e-비즈니스에 관한 아이디어와 전문기술을 공유하며 100개 이상의 신규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했다.


사운을 건 변신 노력: P&G

외부의 지식과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Connect & Development' 전략으로 유명한 P&G는 사실 폐쇄성이 강한 회사였다. P&G가 변신을 하게 된 것은 혁신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었다.

5년마다 혁신 속도가 두 배로 빨라지는 소비재 업계에서 내부 R&D만으로 업계 리더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내부 R&D에 투자하는 금액도 크고 수많은 특허를 내고 있지만 그 중 10%도 제품에 적용하지 못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도 나왔다. 내부 R&D 인력은 9,000명에 달했지만 외부의 수많은 전문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P&G는 C&D라는,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전략을 도입하게 된다. 그 결과 오늘날 시장에 출시되는 P&G 신제품 중 35%, 제품 개발 계획의 45%가 외부 아이디어에서 나오게 되었다. P&G는 이 전략을 통해 비용은 줄이는 대신 R&D 생산성은 60% 가량 증가했고, 기업 가치도 상승했다.

 


전 세계가 하나의 R&D 부서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들은 위키노믹스가 말하는 협업의 파워를 잘 보여 주고 있다. 과거 그 어느 때도 이렇게 광대하고 집약적인 협업을 통한 가치 창출이 이루어진 적은 없었다. 특히 근래에 볼 수 없었던 세계 경제의 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내부 중심의 사고만으로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향후 10년의 미래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는 미국 미래연구소(IFTF)는 올해 보고서 집필 방식을 바꾸어 외부 전문가 6,000여 명과 함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토론을 거쳐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보다 많은 사람의 지혜를 모아 새로운 미래의 혜안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다.

바야흐로 세계를 하나의 R&D 부서처럼 생각하고 전 세계에서 아이디어와 혁신, 독특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 권기덕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8

[인터넷과 경영 1편] 기업들 앞다퉈 블로거로 변신 중, ‘나’와 ‘너’로서 편하게 대화하는 공간 추구

[인터넷과 경영 1편] 기업들 앞다퉈 블로거로 변신 중, ‘나’와 ‘너’로서 편하게 대화하는 공간 추구


과거 기업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데에만 관심을 쏟았다. 어쩌다 블로그를 개설해도 홍보 성격이 강한 것으로 홍보대행사, 웹에이전시 등이 블로그 운영을 대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대화라는 의미의 블로그는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일부 기업은 블로그를 악성 루머의 발원지로만 간주해 아예 무시하는 경향까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업들이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 블로거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업들의 블로그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 사례를 소개하고 시사점을 짚어 본다.


홍보 위주 홈페이지와는 달라


기업, 블로그로 네티즌과 직접 대화에 나서

기업이 이처럼 블로그를 통해서 네티즌, 블로거와 직접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블로그는 웹(web) 로그(log)의 준말로 블로거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일기, 칼럼, 기사, 사진 등을 자유롭게 올리는 인터넷 상의 공간이다. 홈페이지와 가장 큰 차이점은 HTML(인터넷의 하이퍼텍스트를 표현하는 컴퓨터 언어)를 몰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블로그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는 원래 개인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이 개인의 공간인 블로그에 진출하고 있다.

기업이 과거 인터넷 활용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홈페이지의 구축이었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는 데에 일차적인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어쩌다 블로그를 개설해도 홍보대행사, 웹에이전시 등이 블로그 운영을 대행해 기업과 소비자 간의 대화란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블로그가 개인 공간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기업이 비집고 들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도 기업의 블로그 활용을 막는 요소였다. ‘홍보'를 위해 블로그 공간에 들어가는 순간 블로거들의 비토(veto: 거부)를 당할 우려가 높았다. 일부 기업은 블로그를 악성 루머의 발원지로만 간주해서 무시하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블로그의 영향력이 커지고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 버렸다. 현재 세계적으로 매일 7만 개 이상의 블로그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에 블로그가 1,500만 개가 개설되어 있다. 그중 영향력 있는 파워 블로거만 1,1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들이 이렇게 넓은 시장에 손을 놓고 있을 리는 없다. 이미 <포천>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 중 13.7%인 67개 기업이 기업 블로그를 갖고 있다.

 

 
블로거 영향력 무시했다가 낭패 보기도

블로그의 영향력으로 인해 기업의 명성에 금이 가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한 것도 기업들이 블로그 구축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년 발생한 델 컴퓨터 사건이다.

당시 미국의 영향력 있는 블로거 제프 자비스(Javis)가 개인 블로그인 버즈머신(www.buzzmachine.com)에 1,600달러짜리 델 컴퓨터를 수리하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에 대한 글을 써서 올렸다. 수십 번의 이메일을 보내고 고객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해도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는 내용이었다. 평소에 블로그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델 컴퓨터는 제프 자비스의 글을 무시했던 것이다. 하지만 제프 자비스의 글은 블로거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평소 델 컴퓨터의 고객 서비스에 불만이 많던 네티즌의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결국 그의 글은 온라인 미디어를 거쳐 신문에까지 기사화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델 컴퓨터의 주가는 떨어졌고, 결국 경영진이 제프 자비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를 했다. 또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공식 발표도 했다. 그 후 델 컴퓨터는 기업 블로그(www.direct2dell.com)를 개설했다. 블로그 공간에 직접 뛰어 들기로 회사 방침을 바꾼 것이다.

기업 블로그 개설로 델 컴퓨터는 이득을 보기도 했다. 일본에서 노트북 배터리가 폭발하고 있는 사고가 났는데, 델 컴퓨터는 즉각 리콜(불량 제품 회수) 조치를 발표하고 블로그를 통해서 고객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노트북이 문제가 아니라 타사가 생산한 배터리의 문제라는 사실을 재빨리 알려 기업 평판이 또 다시 무너질 위기를 무마시킨 것이다.

 


삼성전자 등 블로그 마케팅 효과 ‘톡톡'

최근 기업의 블로그 정책은 델 컴퓨터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고객과의 쌍방향 대화에 앞장선다는 것이 키워드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네티즌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4월 햅틱폰을 출시하면서 애니콜 시리즈 중 처음으로 공식 블로그의 문을 열고 블로그 마케팅을 펼쳤다. 25명의 전문 IT 블로거와 5명의 애니콜 사용자 블로거를 초빙해서 직접 햅틱폰 개발자를 만나고 햅틱폰을 사용해 본 후 소감을 블로그에 올리도록 한 것이다. 파워 블로거들은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햅틱폰 블로그에 올렸다.

세계적인 홍보기업 에델만이 ‘신뢰도 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최고경영자와 같은 권위 있는 인물보다는 ‘주변의 보통 사람'을 신뢰하는 비율이 세 배 가까이 높다. 실제로 햅틱폰 블로그에서도 블로거가 직접 쓴 글의 파장은 컸다. 초기 40일 사이에 100건의 글이 올라왔고 조회수도 60만 건을 넘겼다. 햅틱, 햅틱2, 햅틱온 등 햅틱폰 시리즈는 8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2008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아자동차는 2007년 9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 블로그를 개설했다. 기아 버즈(www.kia-buzz.com)는 개설 당시 정의선 사장이 글을 올리는 등 20여 명의 국내외 기아자동차 직원이 필자로 참여해 영문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기아 버즈에는 기아차 개발 뒷이야기, 기아자동차의 사회공헌활동 등이 소개되고 있는데, 170여 개국에서 매일 평균 250명이 방문하고 있다.

병원도 이같은 추세를 따르고 있다. 2007년 12월 개설된 김안과병원의 공식 블로그 ‘옆집 eye 블로그(blog.kimeye.co.kr)'가 대표적이다. 개설 1년간 누적 방문자 수가 60만 명을 넘겼다. 블로그에는 김안과병원의 의사, 간호사 등 직원 열 명이 필자로 참여하고 있다. ‘취학 전 시력검사의 중요성', ‘눈 좀 때리지 마세요' 등 일반인이 궁금해 할 만한 소재로 글이 올라온다. ‘옆집 eye'라는 블로그 이름도 방문자에게 친근함을 주기 위해 김안과병원 블로거들이 투표로 결정한 이름이다. 김안과병원은 동양 최대의 안과 전문병원으로 연간 40만 명의 환자가 방문한다.

 


기업 블로그는 투명성과 진정성이 성공의 관건

기업 블로그는 고객과 직접 대면하는 소비재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항공, 에너지, 의료장비, 기업금융 등 세계적인 산업재 생산 기업인 GE는 2008년 10월 기업 블로그 GE리포트(www.GEReports.com)를 개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시장서 GE에 대한 악성 루머가 번지자 이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 ‘투명성'을 강조하는 기업 블로그를 만든 것이다. GE리포트에는 경영진이 1인칭 시점에서 GE의 경영 내용을 소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기업 블로그는 홈페이지와는 달리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운용돼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블로거는 홍보물 형식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블로거는 옳고 그르다는 사실 여부 보다는 서로 의견을 주장하고 교환하는 광장으로서 블로그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때문에 기업 블로그의 1차적인 목표는 매출 증대가 되기보다는 평판 관리로 잡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 기업 블로그 전문가인 이중대 에델만코리아 이사는 “기업 블로그는 투명성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광고하듯 다가섰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라는 보고서를 낸 박세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혹시 부정적인 내용이 올라오더라도 예민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견해의 차이로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방현철 /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9

[위기 극복 기업 10편] 코닝 / ‘깨지지 않는 기업’ 코닝, 경영환경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매출 10%는 R&D 투자

[위기 극복 기업 10편] 코닝 / ‘깨지지 않는 기업’ 코닝, 경영환경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매출 10%는 R&D 투자


2001년, 코닝은 창립 150주년을 맞았다. 본사가 위치한 도시의 시내에서는 성대한 행사가 열렸고 수많은 불꽃이 밤을 수놓았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뒤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1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육성한 광섬유 사업이 IT(정보기술)버블 붕괴와 함께 막대한 손실을 안겨 줬다. 무려 30억 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졌고, 110달러를 넘던 주가는 1달러대로 떨어졌다.

당신이 이런 기업에 속해 있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아마 그 참담한 심경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바로 세계적인 장수기업 코닝(Corning)의 이야기다. 다행스럽게도 결론은 해피엔딩(happy ending)이다. 기업사에 남을 만한 실패 사례를 뒤로 한 채 코닝은 우뚝 일어섰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건재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깨지지 않는 그릇' 또는 삼성과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으로 알려진 코닝, 그 위기의 순간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도시 이름을 딴 글로벌 유리 전문기업

코닝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많다. 1851년에 창립된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장수기업, 세계 최초로 TV브라운관을 만든 기업. 열을 가해도 깨지지 않은 유리를 개발한 기업, 본사가 위치한 도시 코닝시에서 기업 이름을 딴 기업.

미국 동부 뉴욕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에 있고 인구 1만 명이 조금 넘는 소도시 코닝시에 바로 코닝 본사가 있다. 코닝은 지역 이름을 따 회사 이름을 지은 세계적인 유리 업체다.

 

발명왕 에디슨도 코닝이 없었다면 지금 모양의 전구를 만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879년 세계 최초로 필라멘트 백열등을 개발했지만 이를 감싸줄 유리가 문제였다. 에디슨은 코닝에 조수를 보냈고, 팀을 이뤄 연구를 거듭한 끝에 유리거품을 불어 만드는 전구용 유리를 개발해 냈다.

이 일화가 말해 주듯 코닝은 유리에서는 세계 최고다. 일반 유리뿐만 아니라 TV브라운관과 LCD유리기판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12년에 세계 최초로 선보인 내열 유리 ‘파이렉스'는 지금까지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달러화 약세와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이익이 급감했다. 코닝이 택한 방법은 사업영역의 확대다. 유리에서 생물공학, 광섬유, 세라믹, 화학의료 기구 등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모든 사업이 코닝에게 기회가 되어주지 못했다. 코닝은 선택을 해야 했다.


위기 극복책 1: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부터 파악

이 때 창업주의 5대손인 제임스 호튼(James Houghton)이 질문을 던졌다. 과연 코닝의 핵심 역량은 무엇인가? 1983년 최고경영자에 오른 그는 핵심 역량을 평가했다. 그것은 유리제조와 관련된 기술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 뒤는 무엇을 가져 가고 무엇을 버려야 할지 분명해졌다. 코닝이 처음으로 선보였던 백열전구 진공관 사업과 텔레비전 유리부품 등 무려 5억 달러의 수익을 내던 사업부서를 과감하게 버렸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핵심 역량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해서다.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스스로 경쟁력이 떨어져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사업도 접었다. 대표적인 예가 생물공학과 유전공학이었다. 대신 코닝은 유리를 기반으로 한 기술 역량에 따라 특수재료, 소비자 가정용기, 통신산업, 검사서비스를 키우기로 했다. 이른바 코닝의 바퀴모델(Wheel Model)이다.

‘해당 산업의 선두기업으로 오를 수 있는 역량에 집중한다'는 기본 전략을 실천해 코닝은 유리에서 광섬유와 광케이블을 자연스럽게 키웠다.

 


위기 극복책 2: 그칠 줄 모르는 R&D 지원

하지만 광섬유 산업도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했듯 정보기술 버블이 한순간에 꺼지면서 30억 달러라는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당장 기업이 살아나려면 비용을 줄여야 했다. 물러났던 제임스 호튼이 복귀했다. 그는 ‘살기 위해 팔을 자른다'는 말과 함께 전 직원의 절반인 2만 5,000명을 내보냈다. 무려 12개가 넘는 공장을 폐쇄했다.

그리고 어느날,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조지프 밀러를 불렀다. 그는 생각했다. “올 것이 왔구나, 연구개발비를 줄이자고 말하겠구나.” 그러나 정반대였다. 호튼은 “연구를 그만둔다면 우리는 미래가 없다”며 “연구개발(R&D)에 몰두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닝은 2001년 10.3%였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을 2002년에는 15.3%까지 늘렸다.

코닝은 경영환경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연매출의 1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R&D 투자도 원칙이 있다. 투자액의 70% 가량은 5~10년 안팎에 결과를 볼 수 있는 단기 연구에, 나머지 30% 가량은 10년 이상의 중장기 연구에 투자한다. 당장 구조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연구개발을 포기하지 않는 전통이 코닝에는 있다.

 

결과는 어떤가? ‘뚝심 있게' 광섬유 분야에 투자하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여전히 광섬유의 선도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은 아니지만 광대역 기술수요가 늘고 있어 코닝의 미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액정TV용 유리기판 등의 투자도 멈추지 않았기에 현재 50%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위기국면에서 33억 달러까지 줄었던 매출은 지난해 58억 달러까지 끌어올렸고, 18%대 영업이익률을 올렸을 만큼 탄탄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과연 기본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 보자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를 곧잘 한다. 말하자면 ‘Back to the basic'이다. 그런데 과연 기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성공요건으로서의 기본기(basic)를 정의 내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나의 회사가 추구해야 할 기본을 의외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코닝은 기본을 돌아보는 지혜를 발휘했다. 그 기본은 핵심 기술인 유리에 집중하는 것이었고, 유리에서 파생된 네 가지 분야에만 전념했던 것이다.

 

코닝의 미래는 앞으로도 어둡지 않을 듯하다. 158년 역사에서 묻어나는 관록만으로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코닝의 R&D 투자가 미래의 희망인 것이 분명하다.

조지프 밀러 CTO는 한국을 방문했을 때 광섬유 개발에 관한 일화도 소개했다. 1979년 처음 영입됐을 때 “이제 곧 광섬유 시장이 열린다”고 말했더니 경영진들은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1930년대부터 기초개발에 들어가 40년을 기다렸던 경영진들에게 ‘이제 곧'이라는 표현은 그다지 의미있게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닝은 향후 10년 뒤의 시장을 내다보고 경영을 하기 때문에 굳이 ‘이제 곧' 열릴 사업에만 눈독을 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밀러 CTO는 향후 비전 사업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조명과 3차원(3D) 디스플레이, 후면 광원이 필요한 LCD와는 달리 외부의 빛을 이용해 만드는 리플렉티브(reflective) 디스플레이를 꼽았다.

지금은 많은 기업들에게 위기다. 그래서 구조조정, 파산 등 무시무시한 단어들도 곧장 언론에 오른다. 하지만 당장의 이익만을 고려하면 장수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기 어렵다. 코닝은 이 점을 잘 보여 줬다. 코닝의 최고기술책임자가 언급한 차세대 비전사업은 이미 코닝이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분야로 향후 150년의 역사를 이끌어 갈 원동력이 될 것이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7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또는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입지가 달라질 것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 시작된 2009년은 한국 경제 전반은 물론 기업 경영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불황이 초래할 여러 가지 경영상의 위험과 난관 속에서도 상당수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혹은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번 불황이 끝난 이후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이 명암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 중에도 경영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변신에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수익성 악화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제지, 가전, PC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던 비관련 다각화 기업이었다. 1990년대 초의 위기 극복을 통해 서비스 중심의 IT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성공한 IBM도 위기 당시에는 하드웨어 제조·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들도 1997년에 겪었던 외환위기라는 경험과 함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기업 역량을 바탕으로,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단기적 접근에 매몰되지 않고 불황기 이후를 보는 전략적 기회 모색을 상당수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선된 한국 기업의 기초 체력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적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이를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재무적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보수경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만큼 낮은 부채비율, 충분한 현금성 자산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것이 불황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해 본격적인 현금 확보 노력을 시작했다. 외부차입이 거의 없던 미국 IT 장비업체 시스코사(社)가 이미 2008년 2/4분기에 약 4억 3,000만 달러를 차입했고, 동년 10월에는 GE가 워렌 버핏으로부터 30억 달러 유치 및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조달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도 그 영향력의 크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번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재무 안정성 유지를 주요 관리지표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꾸준히 펼쳐 왔던 국내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 가격 하락이나 매출의 감소에도 상당 기간 동안 버텨 내면서 필요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들이 불황기가 지난 이후에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 노력에서 앞서 간 국내 우량 기업들에게는 경영 환경 악화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불황 대응 전략의 다양성 확대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구조 개편, 내핍경영 등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조치들에 더해, 소속 산업의 특성과 기업별 역량을 반영한 공격 전략을 함께 구사하는 기업들이 다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한국 기업들의 재무적 유연성이나 유·무형 자산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어 기업의 복원력(resilience), 즉 불황기 도래로 인한 외부적인 충격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이 전체적으로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은 실제 불황이 닥쳤을 때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들 우량 기업은 향후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기존의 경쟁 우위를 보다 공고히 하거나,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불황 대응 역량이 부족한 기업은 우선 생존에 무게 중심을 둔 수비 경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무적 유연성과 소프트 역량을 중심으로 측정한 한국 기업의 복원력, 즉 불황 대응 역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6년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3 이상, PBR(Price Book-value Ratio: 주당 순자산 비율)이 1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7.4%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 상반기에는 31%로 증가했고, 재무적 건전성과 소프트 역량이 모두 열악한 기업의 비중은 47.4%에서 23.9%로 감소해, 한국 기업의 전체적인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의 숫자가 많아진 만큼, 2009년 경영 환경 악화를 맞게 된 기업들이 다양한 대응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사분면에 속한 기업이 생존을 위한 현금 확보, 제휴 파트너 물색 등 한정된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반면, 1사분면에 속한 기업들은 기존 산업 내에서의 위상 공고화를 위한 M&A나 미래를 위한 투자 등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1사분면에 해당하는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 같은 수비 일변도의 대응보다는 R&D 및 마케팅 관련된 투자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국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해당 산업 내에서 지위를 공고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를 글로벌 판세 전환의 기회로 활용

이번 불황이 지구촌의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스케일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며, 여기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한국 기업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해외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엔고 등의 이유로 인해 일본 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0% 감소한 바 있는 소니가 2008 회계연도에 1,000억 엔 정도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국내 기업들 역시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상당수 우량 기업들에게는 지금의 불황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판도를 바꾸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국 모토롤라가 경쟁력 약화로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가 미국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나 미국 자동차 Big 3가 고전하는 가운데 현대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처럼, 시장 상황 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 간 경쟁 상황도 글로벌 업계 판도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기초 체력과 경영 능력을 토대로, 특히 최근 일본 경쟁 기업들의 부진을 기회로 승화시켜 경영 환경 악화라는 악재를 판세 변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기업 CEO들 역시 다가올 불황의 위기에도 수비 경영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해외 기업 M&A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예컨대 삼성, 포스코 등은 M&A를 2009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채택하고 해외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8년 하반기에 이미 미국 샌디스크사(社)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며, 포스코는 동년 10월 일본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약 4조 원 규모의 브라질 철광석 광산 지분 인수를 감행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의 우량 기업들은 변동성이 매우 커진 불황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면서 향후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강한수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6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최근 많은 기업의 히트 상품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을 창출할 수 있다.


조직창의성의 의미와 유형

창조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조직창의성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이란 개인의 개성이나 튀는 행동보다는 규율과 협력이 중시되는 곳으로 창의성과는 일부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충을 극복하고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21세기 기업의 핵심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경영은 어렵게 생각하면 끝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천지창조만이 창조라고 한다면 창조는 감히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남이 안 하던 방식, 나만의 색깔을 넣어서 조금만 새로운 측면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일종의 창조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창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활동을 구분하는 유용한 도식이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케리 운스워스(Kerrie Unsworth)가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회 저널인 지에 발표한 논문 (2001)의 도식에 따르면 조직창의성은 자발적이냐 지시에 의한 것이냐, 닫힌 문제냐, 열린 문제냐의 기준으로 다음의 넷으로 나뉘어진다.

1) 기대 창의성(expected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로서 조직이 공식적으로 지시한 경우, CEO 지시에 의한 조직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
2)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상사의 지시에 의해 수행하는 경우
3) 기여적 창의성(contribut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4)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과거 우리 기업은 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시에 따른 창의성 발현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거둬 왔다. 특히 기대 창의성의 경우 CEO의 의지를 받아들여 전사 차원에서 형성된 T/F가 제한된 시간 내에 핵심 과제를 성공시키고 이를 통해 기회 선점을 주도하는 것은 우리 기업만의 독특한 강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창의성의 유형이 경영진의 지시에 의한 것보다는 밑으로부터의 자발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GE, 구글, 애플의 히트 상품들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영진이 방향을 제시하고 전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밀고 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기업의 문제점은 창조적 역량이나 추진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아이디어 창출 및 실행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 관리 전략

결국 향후의 조직문화 전략은 어떻게 하면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을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으로 확대 발전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작은 개선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 넘는 파격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이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조직은 작은 창의성에서 큰 창의성까지, 그리고 참신한 발상에서 현실적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력까지 다양한 창의성의 스펙트럼을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창의성의 발원지가 조직의 상층부만이 아니라 전 계층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은 소수 엘리트만이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조직창의성 구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물론 회사의 전략적 초점을 받는 큰 창의적 프로젝트에 모두 다 참여할 수는 없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디즈니의 경우 테마파크의 기획, 캐릭터 창출 등 전략적 과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달리, 시설/안전관리, 고객 대응 등을 담당하는 일반 직원의 경우는 엄격한 규정과 매뉴얼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직원들도 자기 직분 내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들은 작은 창의성, 특히 상사가 지시하지 않은 자기 업무의 독자적 차별화, 즉 기여적 창의성(contributory creativity)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대문호가 나오려면, 개성 있는 아마추어 작가군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이백과 두보를 낳은 성당시대(盛唐時代)에 내로라하는 시인만 1만 명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조직원이 일사불란하게 군기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특정 연구실, 특정 조직만 경이적인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성이 존중받고 박수받는 조직 풍토, 프로와 아마추어가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 창의적 성과를 달성한다.


작은 창의성 실천에서 킬러앱 창출로

“나폴레옹의 군대에서는 졸병도 나폴레옹이 된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병사들을 지시에 복종하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지 않고 전략과 전술의 실행자로 존중했음을 의미한다.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임직원을 만들려면, 우선 회사의 중요 정보가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임직원이 도구가 아닌 주체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조직행동론에서는 임직원 간 관계의 질, 상호 존중,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가 창의성의 전제조건이라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킬러 애플리케이션: 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은환 /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2. 11:29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불황 속에서도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가족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소비심리에도 기존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계층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유층의 소비심리마저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부유층도 이제는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이고 가격 대비 효용을 신중히 판단하여 소비하는 추세이다. 부유층의 지갑이 닫히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이나 수입차 업계의 마케팅 노력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세일 기간을 늘리고 할인 폭을 강화하여 전년대비 4~13%의 매출 상승을 달성했으며, 수입 자동차 역시 대대적인 판촉을 통해 전년 대비 15.5%의 판매 신장세를 기록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성향이 높지만 소비심리 불안으로 구매 갈등을 느끼는 부유층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가격 대비 효용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여 합리적 소비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유층의 소비가 사회적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사치를 즐긴다고 보는 시선으로 인해 더욱 지갑을 열기 어렵게 만드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한해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사회 전반에 퍼진 절약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 제품에는 소비욕구를 억제하지만 약간의 사치로 삶의 위안과 만족감을 찾을 수 있는 제품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제품의 소비는 줄이더라도 자신이 특별한 가치를 두는 제품만큼은 고가의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는 그 제품을 통해 남들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고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불황 속에서도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남성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명품 시계 판매는 오히려 급증하여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백화점 시계 매출은 전년 대비 45~70% 증가하였다.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구매력 있는 남성들이 명품 시계를 자신의 패션 감각을 보여 주는 필수 아이콘으로 인식하여 기꺼이 구매한 것이다.

젊은층의 개성 표현 상품인 개인 디지털 역시 프리미엄 상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9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2'는 70만 원대 이상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7주만에 20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넷북 등 저가 노트북의 열풍 속에서 200~300만 원대의 초고가 노트북의 판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가 브랜드의 소품을 구매하는 현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는 ‘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는 이러한 작은 사치를 설명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 위축으로 화장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지만, 립스틱 매출만은 유일하게 경기 변동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 직후 찾아온 불황기에 립스틱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백화점의 패션 아이템 매출에서도 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반면 패션잡화 매출은 16.5% 증가하였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스카프, 스타킹, 선글라스 등의 소품을 소비함으로써 대체하는 이 같은 소비 경향은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

불황기에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사람들이 구조조정의 파고 속에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가족 중심의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제일기획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인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소비자의 대다수가 ‘가족을 위한 소비(75%)와 자녀를 위한 소비(80%)는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이나 통신상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가족단위의 상품을 출시하고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을 표현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08년 유행어 중 하나인 ‘staycation(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은 경기침체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비용으로 휴가를 보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가족 중심의 여가생활 트렌드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콘셉트의 닌텐도 ‘Wii'는 미국에서 11월 중 200만 대 이상 판매되면서 전년 같은 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06년 출시 이래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였다.

과거 일본에서도 불황기에 가족지향에 여가지향, 자연지향 성향이 더해지면서 전반적인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SUV 차량 판매가 급증하였으며 도쿄 디즈니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근거리 여가 상품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버드대학의 존 켈치 교수는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적은 비용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중심 지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지출 중에서 특히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녀교육에 관한 소비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 관련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자녀 수가 적고 맞벌이가 증가하면서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에 자녀를 위한 제품에는 가격에 크게 민감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모 두 명과 조부모 네 명이라는 뜻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식스 포켓 키즈(six pocket kids)라는 용어는 아이를 위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구매력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일반 가전 등의 내구재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도 자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아이들에게도 직접적인 마케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자녀에게 마음이 약한 부모들의 지갑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홍선영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0. 13:51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소비자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저가격을 내세운 유통 모델 등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가치소비패턴의 정착

불황이 금융을 넘어 실물경제에까지 전염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우울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심리적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되던 이 같은 실속형 소비가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합리적 소비문화의 한 형태로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속형 소비패턴이 확대되는 이유는 남녀노소 전 계층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불황기에는 가격 대비 가치를 꼼꼼히 비교하고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활용하려는 알뜰형 소비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뉴미디어 확산의 영향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생필품과 같은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지 않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까지도 사용 후기, 전문가 및 일반 사용자의 평가 등 사전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이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구매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합리적 소비패턴은 미국·일본의 소비시장을 비추어 볼 때, 과거 많은 불황과 호황의 파고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이 불황에 대한 ‘소비학습'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낮은 가격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까지 원하는 불황기 합리적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과 제약 하에서 차별적인 소구 포인트(appeal point)를 개발하여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주효할 것이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인터넷, 오피스 등 핵심기능으로 특화한 ‘넷북(Netbook)'의 세계적 인기는 이를 반영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부상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복잡한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한 ‘유니클로'와 ‘자라' 등의 패션 브랜드가 저가이면서 빠른 재고순환으로 늘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획,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관여하며 생산원가를 낮추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에 있었다. 이들 브랜드는 이제 ‘저가품'이 아니라 부유층도 갖추어야 하는 ‘베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상품, 서비스, 혜택을 먼저 제공하고 가격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장치한 비즈니스 모델도 눈에 띈다. 무료로 제품을 빌려주되 제휴한 금융기관의 카드를 발급받게 해 일정액수를 사용하면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렌탈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입금하게 하는 ‘페이프리(pay free)' 모델은 최근 불황기를 타고 등장한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저가격을 내세운 새로운 유통 모델들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에서 백화점과 대형양판점이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매장 축소와 합병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다양한 저비용의 소매 혁신 모델이 등장하여 이제 백화점, 할인점 등의 대형유통망에 대항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100엔숍'으로 유명한 ‘다이소'로 대표되는 균일가 매장이나 생필품을 엄선해 특정 브랜드로만 초저가에 판매하는 초저가 할인매장(hard discount store) 등이 향후 주목할 만하다.

 


불황은 ‘신뢰 쌓기'에 적기

다양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황기에는 ‘가격'이 절대적인 소비기준이 아니라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가 더 중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주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여 오래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무의식적 불안회피형' 소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기획이 2008년 10월에 조사한 불황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비율이 56.4%로 ‘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한다'(43.6%)보다 높았다. 단순히 가격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 소비성향은 선진 소비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국 KPMG(기업세금, 세무전략 및 금융자문 전문업체)가 2007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인 소비성향을 보이지만 한편으로 ‘환경문제', ‘제품 안전성', ‘제품 원산지' 등의 특정 가치를 확연하게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소비심리는 각종 안전과 환경, 먹거리 파동이 자주 불거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불황기에는 가격이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상품가치 측면에서 볼 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파괴 효과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결국,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광고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8년 미국 맥그로힐연구소는 불황기 광고 활동과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불황기(1981~1982년)에 광고비를 유지 또는 증가시킨 기업들의 매출이 5년 후(1987년) 3.75배 증가한 반면, 감소시킨 기업은 1.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불황기에 전개한 마케팅 노력이 추후 경기회복에 큰 동력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불황기를 오히려 신뢰 형성과 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0. 13:5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1편] 2009년 경영기조 - 보수경영기조의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 전개


1997년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10여 년 만에 다시 위기를 맞았다. 10여 년 전 대다수의 한국 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감내했다. 이러한 경험 때문일까. 상당수 기업들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위기의 진행 상황을 상당 기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최고의 안전판'이란 인식 아래 현금 중시형 보수경영기조로의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비용 감축과 현금 확보를 위한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경영기조는 피할 수 없는 대세(大勢)

2009년 한국 기업의 경영기조는 ‘보수경영'이 확연히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전만 하더라도 한국 기업들은 성장기조로의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이 구체성을 띄며 신사업 추진에 대한 CEO의 강력한 의지 표명과 함께 M&A 등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시도하고자 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CEO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의 심리적 부담감을 증대시켜 이러한 공격적 경영 전략은 쉽게 추진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은 1997년 IMF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10여 년 만에 치솟는 환율, 유동성 문제 등과 직면하면서 ‘IMF 트라우마(trauma)' 증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현시점에서는 생존과 안정 위주로의 경영기조와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트라우마란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를 의미하는 의학 용어로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받는 사고를 경험한 후 동일 사고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거나 행동에 장애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정신적 장애를 의미한다.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다수의 한국 기업은 사업 철수와 매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엄청난 심리적 고통을 당했다. 물론 1997년의 상황과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황은 다르지만 외환위기를 경험한 대다수 한국 기업에게는 악몽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감이 잠재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물론 이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투자에 주력하는 기업도 있겠지만 상당수 기업은 금융위기에 이은 실물경제 위기의 진행 상황을 상당 기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전 산업으로 진행되는 자산매각, 사업 구조조정

실물경제의 위축과 환율의 불안정성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기업에게 ‘현금성 자산의 확보가 최고의 안전판'이란 인식이 확산되며 불요불급한 비용 지출과 부채비율 등을 최대한 줄이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금 중시형 보수경영기조로의 움직임은 한국 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며 이미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의 재무구조를 더욱 보수적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보수경영기조의 확산은 필연적으로 비용 감축과 현금 확보를 위한 인력 및 사업 구조조정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수출 시장에 대한 글로벌 전략 재점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는 미국, 유럽, 중국 등 한국 기업의 주력 수출 시장뿐만 아니라 신흥개도국 시장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다. 글로벌 실물경제권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 철강, 조선, 전자 등 한국의 수출 주력 산업 및 기업의 글로벌 전략 수립과 실행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하반기부터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에 대한 새로운 밑그림 그림기가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대상국은 중국이다. 2002년 이후 한국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중국 경제의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수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중국의 실질 GDP가 1%p 하락할 경우 대(對) 중국 수출은 2.5%p 감소할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중국에 대한 섬유, 석유화학, 전자 등 가공무역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던 국내 기업들의 대(對) 중국 투자가 위축되면 필연적으로 국내의 설비투자 감소 및 고용 감축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한국 기업과 경쟁 중에 있는 글로벌 기업 역시 이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몸집 불리기 위주의 성장 전략에서 내실 위주의 전략으로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자금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한국 기업은 이 기회를 새로운 성장을 향한 글로벌 전략의 일대 전환기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 속, 미래를 향한 투자가 요구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대다수 기업이 수비 위주의 경영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일부 업종과 기업은 성장을 향한 투자 활동도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장기 불황이 예고되면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고,대기업들도 자체적인 구조조정 차원에서 수익성이 불투명한 사업부문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들은 그룹 관계사들의 사업부문 또는 회사 자체를 인수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2009년 한국 기업은 보수경영기조라는 큰 틀 안에서 유동성 확보와 구조조정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항이 있다. 바로 단기적인 위기 극복 차원을 넘어 미래 성장을 위한 기업 경영의 방향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다.

현재 한국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들과 중요 직책에 있는 임원들은 거의 대부분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을 경험했을 것이다. 요지는 당시 구조조정의 경험을 토대로 ‘실패의 자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눈앞에 닥친 당장의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현재 새로운 사업이 될 수도 있었던 미래성장동력까지 훼손했던 것은 아닌지 자문이 필요하다. 또한 구조조정은 위기가 닥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 문지원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00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3편] 인재양성 - 사람이 힘이다, 미래다, 희망이다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3편] 인재양성 - 사람이 힘이다, 미래다, 희망이다

글로벌 경영 현장에서 최고 인재들이 벌이는 ‘두뇌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두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진국들과 글로벌 일류 기업들 역시 우수인재의 확보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재의 경쟁력이 곧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의 인재양성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핵심가치의 전략적 전개를 통해 기업 고유의 문화를 구축하고 가치공동체를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조직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 인재양성의 중요성

21세기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창조성과 상상력, 지식 등과 같은 ‘소프트 경쟁력'이 새로운 경쟁원천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나 존 나이스비츠 등 미래학자들이 예견한 ‘창조사회로의 전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다.

지금 지구촌 곳곳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상력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서 굳이 전쟁이란 말을 쓴 것은 그 치열함이 실제 전쟁 못지않기 때문이다. 최근 사업 간, 산업 간, 국가 간의 경계가 파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과거의 성공 방식과 전략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고, ‘Winner takes all'의 승자 독식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제 기업이건, 국가이건 새로운 경쟁 우위를 신속하게 창출하지 않으면 도태와 쇠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영 현장이야말로 최고 인재들이 모여 머리로 전투를 하는 ‘두뇌 전쟁'의 최전방인 셈이다. 결국 ‘인재의 경쟁력'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두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진국들과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우수인재의 확보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새로운 사회를 주도해 나갈 창의와 열정, 도전정신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여 이들이 조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것은 모든 기업들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핵심 과제가 되었다. 이제 인재양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

 


최근 인재양성 전략의 주요 흐름

과거 1970~1980년대의 인재양성은 단기적 관점에서 조직원들이 맡고 있는 업무와 관련된 직무능력 배양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이 시기 인재양성의 의미는 Training 즉 연수나 훈련의 의미로 통용되었다. 1990년대를 지나면서 점차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직무 뿐만 아니라 미래의 필요 역량 개발에 주목하기 시작하였으며, 리더의 전략적 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 시기를 통과하면서 Training이 Development, 특히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 인적자원개발)의 개념으로 바뀌었다. 이것은 단순한 용어 사용의 변화 뿐만 아니라 인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재양성에 대한 의미가 달라졌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양성 전략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핵심가치의 전략적 전개를 통해 기업 고유의 문화를 구축하고 가치공동체를 조성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조직을 이끌어 갈 차세대 리더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기업 고유의 문화 구축과 가치공동체 조성

기업문화는 기업의 보이지 않는 경영 자원으로, 기업의 정신적 토대이자 체질을 의미한다. 건강한 기업문화의 기반 없이 쌓아 올린 경영 성과는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사상누각과도 같다. 그러므로 인재양성의 큰 틀을 기업의 핵심가치 공유를 통한 기업과 조직원의 가치 극대화에 두고 있다.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한결같이 기업 공유가치 이른바 ‘Shared Value'로 불리우는 핵심가치 체계를 수립하고 모든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이 핵심가치에 기초하여 경영 방향과 전략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조직원들이 핵심가치를 공유하고 경영 현장에서 의사 결정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살아 숨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GE, 도요타,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P&G, HP, 삼성 등 글로벌 기업에서는 핵심가치가 액자 속의 구호로 보관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경영 활동 및 HRM(Human Resources Management : 인사관리와 운영)의 원칙과 기준으로서 적용되고 있으며, 임직원들의 핵심가치 공유와 실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삼성의 경우에는 SVP(Samsung shared Value Program)라는 가치공유 프로그램으로 신입사원부터 간부, 임원에 이르기까지 정규 교육과 세미나를 통하여 핵심가치를 공유하는 한편 조직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리더의 체계적 육성

한편, 새로운 경쟁력인 ‘창조성'을 확보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리더의 체계적 육성 역시 인재양성의 핵심 중 하나이다.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일찍부터 리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차세대 리더의 발굴과 양성, 검증을 위한 체계화된 프로세스를 통하여 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준비된 인력의 사전 양성 차원에서 우수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상위 단계의 리더십과 필요 역량을 선행하여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리더 양성 교육에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째, 우수인력의 유지(Retention)에 기여하고 있다. 교육은 인사 프로세스와 철저하게 연계되어 있으며 교육대상자는 사전 선발 프로세스를 통해 선발되고 교육 후에도 지속적인 경력관리(CDP : Career Development Program)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수인력이 유지된다.

둘째, 교육은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의 장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교육은 경영 현장의 현안 과제를 해결하는 경영 활동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의 역량 개발과 검증이 이루어진다.

셋째, 네트워킹(Networking)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 참가자들은 모두 선발된 인력으로 참가자 간의 상호 학습을 유도하고 또한 인적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끝으로 리더 양성 교육은 최고경영진의 독려와 참여 아래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마다 고유의 브랜드화 된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다.

GE의 경우 MDC(Manager Development Course)-BMC(Business Management Course)-EDC(Executive Development Course)의 과정으로 체계화된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도 SLP(Samsung business Leader Program)라는 차세대 리더 양성 체계를 통해 전략적으로 미래의 경영 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국가 간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인재양성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기업의 인재양성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요건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인재양성은 조직원 개인의 양성은 물론 조직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을 병행하여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인재양성은 경영 방침 및 전략과 철저히 연계되어 기업의 비전을 실현시키는 핵심 수단의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인재양성의 글로벌 지평 확대가 필요한 시기이다. 최근 세계화의 영향으로 사업과 인력의 글로벌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제 국내 인력 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 인력을 포함하여, 인종·국적·성별·가치관 및 세대 간의 장벽을 넘어서는 통합적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내와 해외 구분없이 국적을 초월한 글로벌 우수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여 기업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 안정훈 / 삼성인력개발원 컨설팅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4. 22:52

[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녹색성장'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 디자인계에서도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은 제품의 설계, 생산,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 그린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결과물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제 디자인계에서도 ‘그린 디자인(Green Design)'이 트렌드를 넘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그날을 기대해 본다.


환경 문제는 이제 디자인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자는 ‘그린 디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자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제품의 의뢰, 설계, 생산, 사용,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자원의 소모, 물과 공기의 오염, 폐기물 발생, 토양의 척박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어떻게 제품을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친환경 제품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연구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이는 디자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품의 디자인과 판매를 맡고 있는 주체로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일고 있는 ‘그린 디자인' 트렌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그린 디자인'은 도전적 변화와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린 디자인으로의 변화는 디자이너의 임무이자 경영자의 책임이며, 소비자에게는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만 할 친환경적 삶의 덕목이다. 제품의 전 과정에서 그린 디자인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여건은 어떠한지, 그린 디자인의 실현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등을 총체적으로 짚어 보아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 즉 경제, 환경, 사회가 함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주장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Sustainable)'이란 단어를 접할 때마다 우리 후손을 생각하게 된다. 지속가능이란 용어 속에는 지구 존속을 우려하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미 1970년대 초 로마클럽이 보고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에서부터 최근 유엔에 보고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마지막 4차 평가보고서 을 보면 이제 지구 생태계의 미래를 ‘지속가능'이란 말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절감하게 된다. 다음 세대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비옥한 땅을 전할 수 있는 그린 디자인 개발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다행히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그린 디자인 연구 사례를 통해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병원의 환자복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과 유기농법으로 재배 면을 혼방한 섬유로 만든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항균 작용이 탁월한 기능성을 의상 디자인에 접목한 결과이다. 패션 디자인의 소재 개발 부분에 디자이너의 투철한 녹색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지구상에서 살포되는 농약의 25%가 목화 재배에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을 이용한 소재의 개발은 그린 디자인의 적극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소수를 위한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 차원에서도 주목할 사례다.

 

자동차의 부품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범퍼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립한 사례도 있다. 범퍼가 부분적으로 파손되었을 경우 해당 부분만 교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범퍼 교체 비용을 1/3로 줄일 수 있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는 그린 디자인 사례다. 범퍼의 조립과 해체를 용이하게 설계해 환경 문제에 접근한 시도가 돋보이며 자원 절약과 폐기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디자인 사례이다.

요즘 주변에서 ‘환경을 생각하면 자동차와 이혼하라'는 말도 들린다. 가급적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자는 캠페인 전개 등 공공 디자인 측면에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초대형 건물 표면에 바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풍속이 높은 바람의 힘으로 풍력 전기를 얻고 건물의 모든 표면에 태양전지판(Solar Cell)을 붙여 전력을 극대화하는 적극적인 건축물도 있다. 벽면 정원(Vertical Garden)과 옥상 정원(Roof Garden) 등 건물의 녹화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건축물이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혜택도 풍부해지고 있다. 이러한 건물이 증가되면 하절기 도시의 평균 온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태양을 따라가며 회전하는 건물도 있다. 100% 전력을 자체 해결하는 건물이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 중간층에 정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생태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휴식 공간으로 삭막한 도시 공간을 순화시킬 수 있고 이웃과 교류하는 친목 장소는 물론 화재시 피난처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생태학습을 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제 ‘그린 디자인'의 실천은 우리 눈앞에 닥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이며 의무이다. 개개인의 작은 아이디어와 노력 그리고 실천이 보다 아름다운 환경,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 가는 초석임을 잊지 말자.


- 윤호섭 /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 교수, 환경운동가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4. 22:50

[디자인 경영 시대 4편] 공간 디자인 트렌드 / 사람과 호흡하고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라

[디자인 경영 시대 4편] 공간 디자인 트렌드 / 사람과 호흡하고 살아 움직이는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라


공간 디자인은 실내 공간과 환경, 제품 등을 대상으로 하여 인간의 삶과 공간의 기능을 이상적으로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케팅 측면에서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디자인 방법론 역시 공간 디자인 관련 직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구조의 혁신, 디지털 테크놀로지, 재료와 텍토닉(구조 및 장식의 조화)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본다.


다양한 공간 디자이너군(群)

공간 디자인이 상업적 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많은 스타 디자이너들이 기존 브랜드와 관련된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프라다(Prada)' 매장을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샤넬(Chanel)' 전시장을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디자인한 경우가 대표적 예라 하겠다.

반대로 브랜드가 디자이너를 스타로 만들어 준 예도 있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일본 건축가 ‘준 아오키(Jun Aoki)'와 같이 작업하면서 독특한 건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동시에 아오키는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디자인 방법론 역시 그 직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들 중 어느 것이 더 낫고 못하다고 논하는 판단은 유보하고, 현재 공간 디자인에서 보이는 몇 가지 트렌드를 살펴보자.

 


정보로 구성된 공간(Infotecture)

공간 디자인은 보이드 공간(Void Space, 텅 빈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회화나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와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필자는 10여 년 전 졸업논문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공간이 세 가지 종류의 정보로 구성된다고 정리해 보았다.

첫째는 솔리드/보이드 정보(Solid/Void Information), 둘째는 상징적인 요소(Symbolic Information), 셋째는 인간행동(Human Activity Information)이다. 비어 있는 공간의 형태가 일단 그 공간을 처음으로 정의하고, 그 안에 상징적인 정보가 채색을 하며, 사용자의 행동과 이벤트가 그 공간을 완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기본으로 하여 최근의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구조 중심의 공간 구성, 둘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공간을 만드는 경우, 마지막으로 재료의 물성과 텍토닉(Tectonic, 구조와 디자인 장식의 조화 등을 의미하는 건축 용어)을 잘 활용하는 경우다.


트렌드 1 : 구조의 혁신 -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 창조

구조의 혁신을 통한 공간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일본 건축가 ‘토요 이토(Toyo Ito)'의 작품을 들 수 있다. 그는 파빌리온(라틴어로 본래는 텐트를 의미하지만, 대개 이동이 가능한 가설의 작은 건축을 가리킨다) 디자인에서 새로운 구조적인 시도를 먼저 해보고 그것을 실제 건축에 적용하는 작업을 종종 한다. 런던 하이드 파크에 지은 ‘서퍼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이 그 중 하나다.

 

구조를 통해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은 예로부터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방식 중 하나다. 로마의 ‘판테온'이나, 파리의 ‘에펠탑',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같은 경우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구조를 시도함으로써 문화적 충격을 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새로운 구조 기술의 창조는 항상 창조적 공간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

하이드 파크는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빙하여 파빌리온을 짓고 있는데, 토요 이토도 여기에 초대되어 직선이 무작위로 겹쳐진 형태의 파빌리온을 선보였다. 각각의 선은 평철(Steel Flat Bars)이며, 서로 용접되거나 볼트로 연결되어 있다. 그 선들이 만들어 내는 삼각형의 내부는 때로는 막혀서 구조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열려서 빛이 들어오는 창문 역할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빌리온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주변의 공원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보여 주고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도출해 내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기둥과 보(들보)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구조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이 공간 구성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이다.


트렌드 2: 디지털 테크놀로지 - 첨단 기술로 공간의 개념을 바꾸는 시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디지털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통한 공간의 재구성이고 또 하나는 CAD/CAM(컴퓨터를 이용한 설계나 제조)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 창조다.

먼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원조는 ‘아이젠만(Peter Eisenman)'이 말했듯이 고딕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당시 영화관 같은 역할을 하였으며 공간을 일종의 미디어로 채색하는 최첨단 기술이었다.

이러한 미디어 기술은 금속활자의 발달로 점차 건축에서 분리되었고, 20세기 후반 TV가 발명되면서 공간 디자인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20세기 후반부터 다시 공간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이를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은 토요 이토로, 그의 작품 ‘윈드 타워(Tower of Winds)'나 ‘윈드 에그(Egg of Winds)'가 대표적인 예다.

‘윈드 타워'는 지하도 배기시설의 표면을 타공철판으로 감싼 후 주변 바람의 변화에 의해서 콘트롤되는 조명을 타공철판 표면에 프로젝트하여 공간적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디자인이다. 이 작품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건축의 표면을 비물질화(De-Materialization)시키는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 생각된다.

 

이미지와 프로젝터를 더 심오하게 사용하는 작가는 ‘딜러 앤드 스코피디오(Diller & Scofidio)'이다. 그들이 디자인한 뉴욕의 ‘브레슬리 레스토랑(Brasserie Restaurant)'에 가보면, 레스토랑 입구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들어오는 손님을 몇 초간 촬영을 한 후 바 상단부에 있는 여러 개의 스크린에 차례로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장치를 통해서 레스토랑에 들어온 사람은 바에 앉아서 지난 몇 분간 들어오는 사람을 체크할 수도 있고(바에 출입하는 싱글들은 이게 얼마나 중요한 기능인지 잘 알 것이다), 본인의 몇 분 전 모습을 보는 새로운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작업들이 이제는 크게 건축적인 스케일로 발전하여 ‘UN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압구정동 ‘갤러리아 본관'의 입면(정면 또는 측면에서 본 모습)에서는 도시적인 스케일의 공간을 규정하는 수준으로 적용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원조를 찾으라면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들 수 있다. 건축적 실패를 숨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해서 많은 전시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나 이제는 너무 남용되어서 가장 하수들이 쓰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두 번째 부류인 CAD/CAM 분야는 이미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의 ‘빌바오 뮤지엄(Guggenheim Bilbao)'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년 전 ‘버나드 츄미 (Bernard Tschumi)'가 IBM의 이동식 전시장을 만들었듯이 자하 하디드가 샤넬을 위해서 유기적 형태의 이동식 전시장을 디자인하였는데, 곡선 제작에 CAD/CAM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곡선은 국제주의 양식에 질린 현대인에게 유기적인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 역시 바르셀로나에 있는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lia)'를 디자인한 ‘가우디(Andtonio Gaudi)' 시절에도 있었던 곡선이다. 따라서 공간상으로 새롭다기보다는 그런 곡선의 형태를 공장에서 제작하여 이동 후 조립할 수 있는 방식이 처음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울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마도 지금의 이런 유행은 해체주의가 그러했던 것처럼 10년 정도 지나고 나면 사람들이 식상해 하는 시절이 올 것이다.

 


트렌드 3: 재료와 텍토닉 - 물성의 극대화와 재료의 재조합으로 공간 창조

사이버공간(Cyber Space),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예술계에서 중요하게 재조명을 받는 것이 사람의 몸과 재료이다.

앞서 언급한 첨단기술은 주로 시각적인 현상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인간의 신체와 재료의 물성을 다루는 디자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즉, 가상이 아닌 ‘물질의 존재(Physicality)'를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성을 극대화하며 그 재료의 조립 방식인 텍토닉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 또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도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의 ‘도요타 전시장'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도요타라는 자동차 브랜드 전시장에 어울리게, 자동차 후면 방향표시등이 빛을 세 방향으로 난반사한다는 물성을 이용하여 비슷한 재료를 전시장의 벽면에 적용하였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결과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람자의 모습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분광 이미지 현상이다. 마치 큐비즘의 그림을 보는 듯한 이런 현상은 전시장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사람의 몸과 재료를 중시하는 또 한 명의 디자이너를 든다면 준 아오키이다. 그의 매장은 모두 박스 형태이나 매번 입면에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텍토닉을 도입하여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서 제공했다면 그다지 각광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가장 훌륭한 예가 일본 나고야에 지어진 루이비통 매장의 입면인데, 그는 여기에 체크 무늬가 실크스크린 되어 있는 유리 두 장을 겹쳐 놓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거리를 걷는 사람이 움직이면 입면 역시 변화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다면 보행자의 움직임과 연관 관계를 가지는 입면의 변화는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센서를 이용했더라도 주변의 가까운 보행자 정도에만 적용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 테크놀로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길 건너편 사람이나 건물 바로 밑의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입면을 창조한 것이 이 작품의 훌륭한 점이다.

 


트렌드, 따르기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를

구조의 혁신, 디지털 테크놀로지, 재료와 텍토닉.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분명 이 세 가지 분류에 속하지 않는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트렌드를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트렌드를 좇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트렌드를 알려 하고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을 따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본인만의 개성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트렌드화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 유현준 / 홍익대 건축대학 조교수, 유현준 디자인 연구소 소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