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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채용하면서 디자인 경영의 진부화 및 범용화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디자인 아우라, 미래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둘째,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장악해야 한다. 우월한 디자인을 통해 파트너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개인적 가치를 넘어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 소통의 방식에 있어 감수성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 목 차 >
Ⅰ.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Ⅱ.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Ⅲ.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Ⅳ. 결론 및 시사점
I.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본고는 이처럼 디자인의 분야, 위상, 주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미래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 방식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디자인 활용의 역사를 짚어본다. 아울러 최근 범용화가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전략의 흐름과 그것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디자인 활용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II.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1. 디자인 활용의 역사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디자인은 기업 경영에 어떻게 활용되어 왔을까?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디자인 경영의 시발점은 1920년대 독일의 AEG와 1940년대 이탈리아의 올리베티로 거슬러 올라간다. AEG의 경우 자사 제품군에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구축했다. 1940년대 들어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이 창립되어 체계적으로 디자인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까지는 디자인의 효용을 인지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1950년대 들어 경영과 디자인의 결합이 가속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학회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특히 1976년에는 미국에서 디자인경영협회(DMI)가 설립되면서 디자인과 경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80년대에는 디자인과 관련한 논의가 단순히 제품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어 사회, 경제, 기술,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과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강화했으며, 이것이 디자인 품질과 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하버드 등 주요 경영대학들에 디자인 관련 MBA가 설립되는 등 디자인 경영에 대한 실무적 교육 기회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는 디자인 경영의 고도화 시기다. 디자인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나이키, 애플,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의 성과 부진을 극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웅진코웨이, 레인콤 등 중견 기업들이 iF, Red Dot, IDEA 등 세계 최고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백색가전 업체는 유리탁자 형태의 냉장고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iPod Touch를 부착시킬 수 있는 오디오 결합형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디자인 공세도 만만치 않다. 자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고도화되고,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 디자인의 고유성을 전세계에 알린 것을 계기로 디자인 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샹을 비롯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이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50곳이 넘는 디자인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2.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2000년 이후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경영의 제반 활동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신흥국 기업들도 나름의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위상 제고를 꾀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나름의 수준에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진부화가 될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준이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요구도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화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제 어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디자인 경영과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서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 활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3. 현 단계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 활동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부쩍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디자인 부서 관리를 기업의 핵심역량 구축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 이미지의 형성, 미래 전략 및 비전 수립에도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처럼 전사적인 전략, 조직 및 역량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후발 기업들도 제품 차원이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감안할 때 손색 없는 디자인으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차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활용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에서 향후 디자인 활용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IBM은 최근 ‘미래의 기업(The Enterprise of the Future)’ 보고서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 고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 글로벌 통합, 와해적 본성, 진정성 등을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과 함께 주요 글로벌 트렌드, 미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시장 경쟁 방식의 변화 등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보의 폭발적 증가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제품 간 경쟁, 산업 내 경쟁을 넘어 다양한 산업 간 경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객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둘째, 핵심역량에 기반한 사업 전반의 장악 능력이 요구된다. 최근 개방형 혁신이 이슈가 되면서 모자라는 역량은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개방형 혁신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핵심역량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진정성과 높은 감수성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역량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웹 2.0의 영향으로 현재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과거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 능동적 정보 생산 및 유통과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들이다. 이들은 더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고, 전혀 새로운 가치에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진정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부터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III.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1.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주는 제품 디자인
제품은 가장 직접적으로 본래 의미의 디자인과 관련된 영역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디자인의 대부분이 제품의 기능과 형태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품 디자인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후발 기업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상황이다. 아수스텍, MSI 등 대만 IT 기업들은 ODM 역량을 바탕으로 비교적 디자인이 우수한 저가 브랜드 PC를 내놓고 있다. Arcelik, Vestel 등 터키 전자기업들의 최근 제품 디자인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제품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아우라(Aura·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다. 무조건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독특한 가치나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리 돈으로 1,000 만원을 호가하는 노키아의 최고급 브랜드 베르투 휴대폰의 실패는 최고급의 추구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기능이나 가격 등 다른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그 디자인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적 감성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앞으로 감성과 컨셉트가 중요해지는 하이컨셉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독특한 아우라와 정체성을 가진 디자인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소품 제조사 Alessi의 쥬서기는 특유의 감각적 디자인으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모두 컬트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V 가전업체 B&O의 경우 독특한 최고급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성화 브랜드 Jimmy Choo도 착용 시 발 변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뛰어난 감각과 디자인으로 1,000 달러가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사실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로 단일 제품 차원을 넘어서는 고객 콘텍스트(종합적 상황) 관점의 디자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단일 제품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으로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 방식에 주목하고 이에 선대응하자는 것이다. 디자인의 의미는 단일 제품 차원에서 벗어나 고객이 처한 상황과 활용방식을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때문에 기능이나 고객 관점에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디자인적 조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지능형 생활공간(Ambient Intelligence) 구현을 위해 인테리어, 관련 제품 등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 성과 관점에서 관련된 여러 기업간 디자인 협력이 미래의 새로운 디자인 경영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미래 디자인은 단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동적 변화 대응이 아닌 능동적 미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용 방식의 진보성, 색감의 미래성과 조명을 통한 아우라의 구축, 소재의 혁신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디자인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중 활용 방식의 진보성의 경우 미래의 제품 활용 방식의 컨셉트를 선점하거나, 제품에 미래 생활의 단서(cue)를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SF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등장한 동작 인식 UI(User Interface)는 애플의 iPod Touch나 닌텐도 게임기 Wii에서 초기적인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각 멀티터치스크린과, 무선 동작 인식 콘트롤러 등 미래적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컨셉트 PC인 Surface에 멀티터치 UI와 테이블형 디자인과 같은 미래적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미래 제품의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기업인 필립스의 경우 이미 지난 1996년에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화와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디자인을 통한 고객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강력한 디자인 역량에 기반해 비즈니스 생태계 장악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부서 강화, 디자인 중심의 제품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토로라는 디자인 중심 제품을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사는 2005년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RAZR라는 글로벌 히트 모델을 통해 이전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컨버전스와 고성능이라는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일시에 바꾸어버린 RAZR의 디자인은 경쟁 기업들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시장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KRZR 등 유사한 디자인의 후속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RAZR의 색상 다양화, 스페셜 에디션 출시 등 디자인에 기반한 차별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모토로라의 디자인 경영 방식은 빠르게 진부화되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실패는 디자인의 영향력이 제품 자체에만 머물렀다는 점에 있다. 아이리버로 주목 받았던 국내 MP3 플레이어 제조사 레인콤의 실패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향후에는 디자인을 비즈니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Belkin, Kensington, Griffin, iLuv과 같은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PC, 모바일 기기 관련 주변기기를 만드는 이들 회사는 iPod 전용 주변기기를 만드는 애플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Made for iPod’ 프로그램은 iPod을 둘러싼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iPod을 위한 주변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애플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대신 애플은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제품 출시 일정과 스펙 등을 알려줌으로써 파트너들의 원활한 제품 개발을 돕는다. 이들 기업의 주변기기들은 애플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부가해주고, 디자인 측면에서 잘 어울린다. 때문에 iPod, MacBook 등의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스피커, 이어폰, 휴대용 케이스, 도킹스테이션 등 제품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주변기기를 적어도 한 두개 정도는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 곳이 넘는 iPod 주변기기 기업들은 애플의 제품 판매를 가속시키는 수단이자 또 다른 수익지대인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플과 파트너 기업들이 동시에 염두에 두는 것은 디자인의 일관성·통일성이다. 그 결과가 애플 디자인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미래 개방형 혁신 플랫폼 하에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강력한 디자인 역량은 개방형 비즈니스에서 고객과 파트너 기업들에게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방식의 업그레이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디자인의 기본적 편익이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기능적,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기술 발전과 제품의 사용 방식,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디자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과 내용도 변화할 것이다.
먼저 기능적 가치의 전달 측면을 살펴보자.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편의성, 안정성, 다기능성 등 기능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잘 디자인된 제품의 경우 별도의 설명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인을 통한 기능적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예다. Dyson 청소기는 혁신적 디자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기본적 청소 기능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러한 기능적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양뱡향성, 민감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커뮤니케이션 고도화를 위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BMW 자동차의 첨단 멀티미디어 제어 시스템인 iDrive는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나 메뉴의 단계와 특성에 따라 조그 다이얼의 반응이 달라지도록 디자인되었다. 최신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 UI 디자인은 소비자가 제품과 더욱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디자인의 가치인 심미성, 세련됨, 멋짐, 만족감 등 개인적 감성의 전달을 넘어 환경, 공존, 배려와 같은 사회적 영역의 가치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지속가능 디자인, 그린 디자인 등이 디자인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의 디자인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들을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나타난 주류 트렌드로서의 사회적 가치가 아닌 기업이 선견하고 제안하는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사회의 가치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 디자인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사회의 요구를 잘 충족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를 소통하는 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의 선, 윤리 등을 전달하는 것은 기존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수행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더욱이 웹 2.0 등으로 고객들이 힘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획득하고 기업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될수록 진정성과 열린 태도는 기업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량이 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디자인의 경우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도구가 된다. 사람들이 블로그, 미니홈피, 소셜네트워킹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을 웹에 게시하고 있다. 소비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된 디자인은 그것이 과시적 의도에서든 이타적 의도에서든 네트워크를 타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IV. 결론 및 시사점
1.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의미
디자인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의 영향력과 범위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방식, 가치관 변화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경쟁 심화,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도 기업의 디자인 전략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다.
요컨대 미래 디자인의 가장 큰 역할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을 통해 개별 고객과 고객 집단, 사업 파트너, 더 넓게는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미래 기업의 근본적인 고민이 되어야 한다.
첫째, 제품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은 미래의 비전과 꿈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단지 제품의 형태를 결정짓는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상상을 넘어서는 편익을 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제품의 형태, 기능, 활용방식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를 함께 할 기업이라는 점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둘째,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뢰와 확신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과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 기업에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주도자이자 미래를 함께 할 사업 파트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파트너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파트너 기업들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논리는 경쟁 기업들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뛰어난 디자인이 경쟁자에도 협업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의 MP3플레이어 및 주변기기 제조사 CREATIVE는 애플과의 경쟁관계 때문에 과거 iPod용 주변기기 생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현재는 다양한 iPod 주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셋째, 사회와 소통에 있어 진심을 가지고 항상 새로운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를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까지 발전하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 일례로 영국의 디자인위원회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새로운 이슈를 선견·발굴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죄 예방, 개인과 사회 구성원의 건강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친환경 인테리어 내장재를 만드는 Invotek, 건강음료 제조사 Innocent Drink 등 영국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점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객과 파트너, 사회와 소통하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은 소통을 통해 감정적 유대감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 관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파트너 기업들의 경우도 협업의 지속적 참여 유인을 얻게 된다. 나아가 잠재적 파트너 기업과 경쟁자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소통은 소셜 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현재의 비고객 또는 잠재적 고객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시키며, 이는 기업의 장기 성과 향상의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광고, 그래픽 디자인 회사 MAQ Inc.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가능성을 매우 간단한 솔루션을 통해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흰 플라스틱 봉투에 빨간 점 두 개와 엑스(X) 표시 하나를 프린트하는 것 만으로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손잡이를 묶으면 마치 토끼 귀와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매듭 밑에 토끼의 얼굴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너무도 간단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환경오염 방지와 쓰레기 수거라는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디자인은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나 막대한 비용이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2.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자인의 역할이 새롭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고객, 사회의 본질적인 디자인 니즈를 파악·선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시장조사,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트렌드 분석과 대응을 강조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페르소나 디자인 기법을 빌려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페르소나 디자인이란 기업의 상황에 맞는 가상의 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래 소비자들의 디자인 요구를 예측해보기 위해 페르소나 기법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 니즈의 좀 더 본질적인 영역에 접근하면서도 문화인류학 등의 방법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이다.
둘째, 미래 디자인 이슈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역량은 천재적인 개인의 능력에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니즈가 다양화·복잡화되고 조직, 전략, 비전 등 경영의 다양한 이슈와 결합하면서 미래에는 디자인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조직과 시스템의 감수성, 동기화(synchronizing) 속도가 미래 디자인 성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일례로 파나소닉의 경우 조직 내 디자인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비·강화한 바 있다. 2002년 ‘파나소닉 디자인사’를 별도로 분사하여 기업 내부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자원을 정비하였다. 또한 디자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사 직제와 다른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나아가 파나소닉의 제품에 디자인이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디자인 조직 경영진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그림 3> 참조).
셋째, 디자인 영역의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디자인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는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공공 디자인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리스, 대여 등 제품 구매 및 사용 방식의 변화의 경우는 정보 디자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뿐 아니라 후각, 촉각, 청각 등 공감각적 영역에서도 디자인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운드 디자인의 경우 생활공간에 편리함을 넘어 특정한 분위기와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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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평범한 USB는가라~ 눈이 즐거운 다양한 제품
나무로 만들어진(?) USB stick 2.0
OOOMS에서 만든 이 USB 메모리 스틱은 실제 숲속에서 선정된 나무를 그대로 넣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1G가 $77로 자연친환경적인 소재를 전략으로 상품을 디자인하고 있네요.
요즘은 친환경소재가 최고인듯^^
이 수박모양의 플래시드라이버는 Chinavasion에서 팔고 있으며.. 햄버거,피자,딸기등 다양한 음식 USB플래시드라이버들이 보이는군요. 먹는것같고 장난치지 말라고 누가했던가요~
가격은 8GB가 $21.13.
실제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 플래시드라이버네요.
Fortune Cookies USB Drive
이번에도 먹는겁니다. 바로 포츈쿠키인데요.
녹색,분홍,빨강,노랑,파랑 색깔별로 5가지가 있는데 만두인지 쿠키인지 구별이 안가네요.. 그냥 주머니같기도하고 색이 튀어서 알록달록하네요.
순도 99.99% 나에게 골드바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Gold Bar USB Drive는 겉만 번지르한 황금벽돌 디자인으로 심플함과 편리성을 갖춘 USB드라이브입니다.
고급스타일의 디자인이지만, 오히려 이런게 쉽게 저급으로 보이기도 하지요. 진짜 도금을 한다면 더 좋을텐데 말이죠~ 뚜겅하나도 소중히 보관하겠죠?ㅎㅎ
못쓰는 키보드가 있다면, USB 메모리 스틱을 만들어보세요~
누군가가 만든듯한 사진이 떠돌면서 키보드의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습니다.ㅇㅇ;
이밖에도 “Shift”, “Space bar”,“Caps Lock”등등 USB메모리스틱이 될만한 집들이 많이 있네요. 일반인들이 만들기에 편리한 재료인것 같습니다^^;
SanDisk가 스폰서가 되어 세계 이륜 로드레이스의 최고봉인 Moto GP에 참전하고 있는 "Ducati Corse"의 레이싱 머신의 디자인이 되어 만든 합작작품 두카티(Ducati).
보기에도 질주하는듯한 고성능이 느껴지는데요. 실제로도 디자인뿐만아니라 뛰어난 내구성을 갖고있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가격도 23만원정도 합니다.
편리성과 휴대성을 갖춘 USB플래시드라이버. 팔찌에 내장된 USB플래시드라이브로 패션팔찌로도 손색없을정도로 다양한 디자인이 출시되었죠~
이밖에도 다양하고 재미있는 USB기기들이 많아요. 사람들의 눈과 마음에 관심을 끌기위해 다양하게 변신중입니다. 보는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네요^^
출처 : arthome(arthom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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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 Remix d’strict (Seoul design festival 2008)
see, touch, swing digital
보고, 만지고, 움직이는 디지털
하나의 미디어 소스를 여러 개의 디바이스를 통해 보여주는 디지털 디자인의 리믹스입니다.
보는 디지털, 만지는 디지털, 움직이는 디지털까지 다양한 디지털 경험을 통해 새로운 디지털의 미래를 제시합니다.
remix
경험이 섞이고 확장되는 디지털 경험 디자인
전통적인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로 인터렉션되는 디지털 디자인은 시각디자인과 인터렉션 디자인에 한정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기술이 융합되고 발전되면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출력되는 미디어 디스플레이 장치가 등장하였고, 영상, 애니메이션, 3D 무비 등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가 등장하면서 디지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제 미디어 컨텐츠와 디바이스로 대변되는 하드웨어를 개별적으로 보지 않고 유기적으로 융합되었을 때 새로운 경험을 주는 총합적 사용자 경험(UX)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시각 디자인을 넘어선 오감의 디자인으로,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와의 물리적 인터렉션을 포괄하는 디지털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이 미디어의 성공을 가늠하는 핵심이 되었습니다.
리믹스 디스트릭트에서는 하나의 컨텐츠가 각기 다른 입출력 방식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디스플레이되는 새로운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동일한 디지털 컨텐츠를 3D Hologram 또는 Interactive Installation을 통해서 디스플레이 되는 것을 서로 비교할 수 있고,
Multi-Touch 방식의 tangible interface, 동작 인식 기술, 닌텐도 wii와 같은 게임 디바이스에서 사용되는 IR 모션 센싱 인터페이스를 통해 만지고 몸을 흔드는 등 각기 다르게 조작 해보면서 확장된 디지털 경험 디자인의 미래 트렌드를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리믹스 디스트릭트는 자체 R&D로 진행한
4가지 각기 다른 입력방식과 디스플레이 방식을 가지는 UX Creative 결과물을 보여 줍니다.
1. holographic display : SEE H
- Holographic display & Experience spot
2. tangible interface (with MS Surface) : TOUCH I
-Tangible interface powered by MS Surface
3. interactive installation : SWING H
- Holographic display & Interactive installation
4. interactive installation : SWIGN G
- Gesture recognition & Interactive installation
사용자는 Holographic Display를 통해서 시각 경험의 확장을
또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MS Surface를 통한 멀티 터치 방식의 촉각과 시각적이 결합된 경험의 확장을, 그리고 디스트릭트의 자체 R&D로 개발한 Interactive Installation을 통해 하드웨어와 물리적 접촉을 하지 않고서도 다양한 인터렉션이 확장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see : holographic display
시각적 디지털 경험은 흑백 CRT, 칼라 CRT, LCD 등 디스플레이 하드웨어로 대변되는 가장 기본적인 디지털 경험입니다. 앞서 말한 총합적 디지털 경험 디자인에서의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에게 디지털 컨텐츠를 보는 이상의 시각적 경험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독립적인 기기로 존재하던 디스플레이가 비쥬얼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고, 건축물, 인테리어 등의 공간을 구성하는 환경과 결합하기도 하는 등 주요한 인터페이스의 역할을 동시에 수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TV형태의 외형적인 특징이 사라지고 주위 환경에 보다 적합한 디자인으로 환경에 흡수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형태가 없는 비정형의 디스플레이를 Atypical 트렌드라고 표현합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이 중에서도 홀로그램 크리에이티브에 주목하고 있으며, 매장에서 디스플레이되는 인터렉티브 홀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컨텐츠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Holographic Display는 R&D를 위한 선행 과제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공동으로 진행하였으며 청담동 루이까또즈 Flagship Store에 2008년 11월 설치되었습니다.
▶ d'strict & Louis Quartorze experience spot (레퍼런스 보기)
touch : tangible interface with microsoft surface
Tangible User Interface는 인터렉션에 대한 확장의 의미로 마우스가 아닌 손가락이나, 다양한 물체, 도구, 공간 등을 활용하여 컴퓨터와 접촉하는 인터렉션 방법입니다.
마우스와 키보드 모니터를 통한 전통적인 인터렉션 방식을 벗어나 Tangible UI는 실제로 만지고, 선택하는 등 실제 환경과 유사한 Natural UI를 통해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컴퓨팅 환경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습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Tangible Interface R&D로 ‘Microsoft Surface’ technology와의 상용화된 접목을 통해 비즈니스의 혁신적 사용자 경험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Tangible Interface with MS Surface는 매장에서 사용자에게 직관적인 정보 전달 및 구매를 돕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digital shop experience 연구개발 결과물입니다.
swing :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H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G
디지털 장치와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인터렉션 하는 방식의 경험은 특히 로봇공학의 발전과 함께 근래 다시금 주목 받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넘나들어 상호 반응하는 장치(Interactive Installation)는 사용자가 직접 컨텐츠를 조작하면서 몰입을 할 수 있고, 단순화된 입력만으로도 복잡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기 때문에 ‘Physicality’ 트렌드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에서는 Physicality 트랜드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인 R&D를 통하여 Interactive Installation을 개발하였습니다. 또한 디자인적인 완성도를 통해 상용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개발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H는 R&D를 위한 선행과제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와 Allliance로 진행하였으며 Holographic Display와 마찬가지로 청담동 루이까또즈 Flagship Store에 2008년 11월 설치되었습니다
SWING H는 디스트릭트가 자체 개발한 홀로그램 디스플레이와
모션 Sensing 기술을 접목하여 물리적 접촉이 없이도 사용자 조작이 가능한 디바이스로 구현되는 미래 Interactive Installation의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 d’strict & Louis Quatorze Hologram Installation (레퍼런스 보기)
Interactive Installation, SWING G는 digital shop display의 구현을 위한 R&D 결과물입니다.
SWING G는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센싱하여 컨텐츠 및 하드웨어와 반응합니다. 또한 사용자의 움직임은 SWING G를 통해 웹사이트와 연동되어 다른 사용자와 교감할 수 있도록하여 공간을 넘어선 감성적인 경험의 확장을 보여줍니다.
이 기사는 디스트릭트(www.dstrict.com)에서 제공되었습니다.
www.dstrict.com에 방문하시면 보다 자세한 정보나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i-allian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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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녹색성장'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 디자인계에서도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은 제품의 설계, 생산,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 그린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결과물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제 디자인계에서도 ‘그린 디자인(Green Design)'이 트렌드를 넘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그날을 기대해 본다.
환경 문제는 이제 디자인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자는 ‘그린 디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자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제품의 의뢰, 설계, 생산, 사용,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자원의 소모, 물과 공기의 오염, 폐기물 발생, 토양의 척박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어떻게 제품을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친환경 제품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연구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이는 디자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품의 디자인과 판매를 맡고 있는 주체로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일고 있는 ‘그린 디자인' 트렌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그린 디자인'은 도전적 변화와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린 디자인으로의 변화는 디자이너의 임무이자 경영자의 책임이며, 소비자에게는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만 할 친환경적 삶의 덕목이다. 제품의 전 과정에서 그린 디자인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여건은 어떠한지, 그린 디자인의 실현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등을 총체적으로 짚어 보아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 즉 경제, 환경, 사회가 함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주장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Sustainable)'이란 단어를 접할 때마다 우리 후손을 생각하게 된다. 지속가능이란 용어 속에는 지구 존속을 우려하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미 1970년대 초 로마클럽이 보고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에서부터 최근 유엔에 보고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마지막 4차 평가보고서 을 보면 이제 지구 생태계의 미래를 ‘지속가능'이란 말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절감하게 된다. 다음 세대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비옥한 땅을 전할 수 있는 그린 디자인 개발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다행히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그린 디자인 연구 사례를 통해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병원의 환자복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과 유기농법으로 재배 면을 혼방한 섬유로 만든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항균 작용이 탁월한 기능성을 의상 디자인에 접목한 결과이다. 패션 디자인의 소재 개발 부분에 디자이너의 투철한 녹색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지구상에서 살포되는 농약의 25%가 목화 재배에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을 이용한 소재의 개발은 그린 디자인의 적극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소수를 위한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 차원에서도 주목할 사례다.
자동차의 부품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범퍼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립한 사례도 있다. 범퍼가 부분적으로 파손되었을 경우 해당 부분만 교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범퍼 교체 비용을 1/3로 줄일 수 있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는 그린 디자인 사례다. 범퍼의 조립과 해체를 용이하게 설계해 환경 문제에 접근한 시도가 돋보이며 자원 절약과 폐기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디자인 사례이다.
요즘 주변에서 ‘환경을 생각하면 자동차와 이혼하라'는 말도 들린다. 가급적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자는 캠페인 전개 등 공공 디자인 측면에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초대형 건물 표면에 바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풍속이 높은 바람의 힘으로 풍력 전기를 얻고 건물의 모든 표면에 태양전지판(Solar Cell)을 붙여 전력을 극대화하는 적극적인 건축물도 있다. 벽면 정원(Vertical Garden)과 옥상 정원(Roof Garden) 등 건물의 녹화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건축물이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혜택도 풍부해지고 있다. 이러한 건물이 증가되면 하절기 도시의 평균 온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태양을 따라가며 회전하는 건물도 있다. 100% 전력을 자체 해결하는 건물이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 중간층에 정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생태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휴식 공간으로 삭막한 도시 공간을 순화시킬 수 있고 이웃과 교류하는 친목 장소는 물론 화재시 피난처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생태학습을 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제 ‘그린 디자인'의 실천은 우리 눈앞에 닥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이며 의무이다. 개개인의 작은 아이디어와 노력 그리고 실천이 보다 아름다운 환경,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 가는 초석임을 잊지 말자.
- 윤호섭 /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 교수, 환경운동가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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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은 실내 공간과 환경, 제품 등을 대상으로 하여 인간의 삶과 공간의 기능을 이상적으로 조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마케팅 측면에서 공간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디자인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디자인 방법론 역시 공간 디자인 관련 직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구조의 혁신, 디지털 테크놀로지, 재료와 텍토닉(구조 및 장식의 조화)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본다.
다양한 공간 디자이너군(群)
공간 디자인이 상업적 마케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면서 많은 스타 디자이너들이 기존 브랜드와 관련된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프라다(Prada)' 매장을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샤넬(Chanel)' 전시장을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디자인한 경우가 대표적 예라 하겠다.
반대로 브랜드가 디자이너를 스타로 만들어 준 예도 있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일본 건축가 ‘준 아오키(Jun Aoki)'와 같이 작업하면서 독특한 건축으로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으며, 동시에 아오키는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건축가, 산업 디자이너, 광고 기획자 등 매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공간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콘셉트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디자인 방법론 역시 그 직업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들 중 어느 것이 더 낫고 못하다고 논하는 판단은 유보하고, 현재 공간 디자인에서 보이는 몇 가지 트렌드를 살펴보자.
정보로 구성된 공간(Infotecture)
공간 디자인은 보이드 공간(Void Space, 텅 빈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점에서 회화나 음악 등 다른 예술 분야와는 확연히 차별화된다. 필자는 10여 년 전 졸업논문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공간이 세 가지 종류의 정보로 구성된다고 정리해 보았다.
첫째는 솔리드/보이드 정보(Solid/Void Information), 둘째는 상징적인 요소(Symbolic Information), 셋째는 인간행동(Human Activity Information)이다. 비어 있는 공간의 형태가 일단 그 공간을 처음으로 정의하고, 그 안에 상징적인 정보가 채색을 하며, 사용자의 행동과 이벤트가 그 공간을 완성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기본으로 하여 최근의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구조 중심의 공간 구성, 둘째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공간을 만드는 경우, 마지막으로 재료의 물성과 텍토닉(Tectonic, 구조와 디자인 장식의 조화 등을 의미하는 건축 용어)을 잘 활용하는 경우다.
트렌드 1 : 구조의 혁신 -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 창조
구조의 혁신을 통한 공간 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로는 일본 건축가 ‘토요 이토(Toyo Ito)'의 작품을 들 수 있다. 그는 파빌리온(라틴어로 본래는 텐트를 의미하지만, 대개 이동이 가능한 가설의 작은 건축을 가리킨다) 디자인에서 새로운 구조적인 시도를 먼저 해보고 그것을 실제 건축에 적용하는 작업을 종종 한다. 런던 하이드 파크에 지은 ‘서퍼타인 파빌리온(Serpentine Pavilion)'이 그 중 하나다.
구조를 통해서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는 것은 예로부터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방식 중 하나다. 로마의 ‘판테온'이나, 파리의 ‘에펠탑',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같은 경우도 기존에 없던 새로운 구조를 시도함으로써 문화적 충격을 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새로운 구조 기술의 창조는 항상 창조적 공간 디자인을 만들어 낸다.
하이드 파크는 매년 세계적인 건축가를 초빙하여 파빌리온을 짓고 있는데, 토요 이토도 여기에 초대되어 직선이 무작위로 겹쳐진 형태의 파빌리온을 선보였다. 각각의 선은 평철(Steel Flat Bars)이며, 서로 용접되거나 볼트로 연결되어 있다. 그 선들이 만들어 내는 삼각형의 내부는 때로는 막혀서 구조적으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열려서 빛이 들어오는 창문 역할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파빌리온은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주변의 공원을 새롭게 재구성해서 보여 주고 다양한 사람들의 행동을 도출해 내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기둥과 보(들보)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구조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구조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디자인이 공간 구성의 새로운 트렌드 중 하나이다.
트렌드 2: 디지털 테크놀로지 - 첨단 기술로 공간의 개념을 바꾸는 시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디자인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디지털 미디어 테크놀로지를 통한 공간의 재구성이고 또 하나는 CAD/CAM(컴퓨터를 이용한 설계나 제조)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공간 창조다.
먼저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경우를 살펴보자.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원조는 ‘아이젠만(Peter Eisenman)'이 말했듯이 고딕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이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고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당시 영화관 같은 역할을 하였으며 공간을 일종의 미디어로 채색하는 최첨단 기술이었다.
이러한 미디어 기술은 금속활자의 발달로 점차 건축에서 분리되었고, 20세기 후반 TV가 발명되면서 공간 디자인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디어 테크놀로지가 20세기 후반부터 다시 공간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이를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은 토요 이토로, 그의 작품 ‘윈드 타워(Tower of Winds)'나 ‘윈드 에그(Egg of Winds)'가 대표적인 예다.
‘윈드 타워'는 지하도 배기시설의 표면을 타공철판으로 감싼 후 주변 바람의 변화에 의해서 콘트롤되는 조명을 타공철판 표면에 프로젝트하여 공간적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디자인이다. 이 작품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건축의 표면을 비물질화(De-Materialization)시키는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라 생각된다.
이미지와 프로젝터를 더 심오하게 사용하는 작가는 ‘딜러 앤드 스코피디오(Diller & Scofidio)'이다. 그들이 디자인한 뉴욕의 ‘브레슬리 레스토랑(Brasserie Restaurant)'에 가보면, 레스토랑 입구에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들어오는 손님을 몇 초간 촬영을 한 후 바 상단부에 있는 여러 개의 스크린에 차례로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장치를 통해서 레스토랑에 들어온 사람은 바에 앉아서 지난 몇 분간 들어오는 사람을 체크할 수도 있고(바에 출입하는 싱글들은 이게 얼마나 중요한 기능인지 잘 알 것이다), 본인의 몇 분 전 모습을 보는 새로운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작업들이 이제는 크게 건축적인 스케일로 발전하여 ‘UN 스튜디오'가 디자인한 압구정동 ‘갤러리아 본관'의 입면(정면 또는 측면에서 본 모습)에서는 도시적인 스케일의 공간을 규정하는 수준으로 적용되기도 하였다.
이 같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원조를 찾으라면 라스베이거스의 네온사인을 들 수 있다. 건축적 실패를 숨길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도 해서 많은 전시장 등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이나 이제는 너무 남용되어서 가장 하수들이 쓰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두 번째 부류인 CAD/CAM 분야는 이미 ‘프랭크 게리(Frank O. Gehry)'의 ‘빌바오 뮤지엄(Guggenheim Bilbao)'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년 전 ‘버나드 츄미 (Bernard Tschumi)'가 IBM의 이동식 전시장을 만들었듯이 자하 하디드가 샤넬을 위해서 유기적 형태의 이동식 전시장을 디자인하였는데, 곡선 제작에 CAD/CAM을 이용하였다.
이러한 곡선은 국제주의 양식에 질린 현대인에게 유기적인 형태의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이 역시 바르셀로나에 있는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lia)'를 디자인한 ‘가우디(Andtonio Gaudi)' 시절에도 있었던 곡선이다. 따라서 공간상으로 새롭다기보다는 그런 곡선의 형태를 공장에서 제작하여 이동 후 조립할 수 있는 방식이 처음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새로울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마도 지금의 이런 유행은 해체주의가 그러했던 것처럼 10년 정도 지나고 나면 사람들이 식상해 하는 시절이 올 것이다.
트렌드 3: 재료와 텍토닉 - 물성의 극대화와 재료의 재조합으로 공간 창조
사이버공간(Cyber Space),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오히려 예술계에서 중요하게 재조명을 받는 것이 사람의 몸과 재료이다.
앞서 언급한 첨단기술은 주로 시각적인 현상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이 같은 흐름과 차별화하기 위해서 인간의 신체와 재료의 물성을 다루는 디자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즉, 가상이 아닌 ‘물질의 존재(Physicality)'를 강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물성을 극대화하며 그 재료의 조립 방식인 텍토닉에 중점을 둔 디자인이 또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도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의 ‘도요타 전시장'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도요타라는 자동차 브랜드 전시장에 어울리게, 자동차 후면 방향표시등이 빛을 세 방향으로 난반사한다는 물성을 이용하여 비슷한 재료를 전시장의 벽면에 적용하였다.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결과는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관람자의 모습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분광 이미지 현상이다. 마치 큐비즘의 그림을 보는 듯한 이런 현상은 전시장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사람의 몸과 재료를 중시하는 또 한 명의 디자이너를 든다면 준 아오키이다. 그의 매장은 모두 박스 형태이나 매번 입면에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텍토닉을 도입하여 신기한 현상을 경험하게 해준다. 이와 비슷한 경험을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서 제공했다면 그다지 각광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공간을 창조한다.
가장 훌륭한 예가 일본 나고야에 지어진 루이비통 매장의 입면인데, 그는 여기에 체크 무늬가 실크스크린 되어 있는 유리 두 장을 겹쳐 놓았다. 이렇게 함으로써 거리를 걷는 사람이 움직이면 입면 역시 변화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다면 보행자의 움직임과 연관 관계를 가지는 입면의 변화는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센서를 이용했더라도 주변의 가까운 보행자 정도에만 적용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이 테크놀로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길 건너편 사람이나 건물 바로 밑의 사람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살아 있는 입면을 창조한 것이 이 작품의 훌륭한 점이다.
트렌드, 따르기보다 새로운 것을 만들기를
구조의 혁신, 디지털 테크놀로지, 재료와 텍토닉.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공간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분명 이 세 가지 분류에 속하지 않는 좋은 작품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트렌드를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트렌드를 좇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트렌드를 알려 하고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다른 사람의 것을 따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본인만의 개성을 만들어 내고 그것을 트렌드화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 유현준 / 홍익대 건축대학 조교수, 유현준 디자인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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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시대 3편]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 / 문명의 흐름을 등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
최근 20~30년 동안의 건축 트렌드를 살펴보면 사회적 요구에 건축이 종속되어 가는 현상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건축가들이 사회를 이끌 카리스마를 상실하고 자본의 논리에 귀속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문명의 흐름이 건축가들에게 불리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문명은 부침이 있게 마련인데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큰 흐름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건축의 흐름은 십 년 단위로 끊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1950년대의 모색기, 1960년대의 자유정신 시기, 1970년대의 합리주의 시기, 1980년대의 뉴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 시기가 그것이다. 애석하게도 1990년대 이후는 정체·전환기로 이름 붙여야 할 것 같다. 최근 현대건축의 흐름은 십 수년간 새로운 경향을 창출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형국이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실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에 여기에 치중한다면 잘해야 전환기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2000년대도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1990년대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최근 건축 경향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축의 최근 흐름은 다음 여섯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1980년대까지 형성된 현대사조들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지역주의,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팝 건축, 후기 모더니즘, 네오 모더니즘 등 현상들만 보면 비교적 다양성을 보인다.
찰스 무어의 성 매튜 교회는 미국 지역주의를 잘 보여 준다. 이민기 이전의 소위 말하는 프레 콜럼버스(Pre-Columbus)의 전통 목구조 방식을 기독교 교회에 접목시킨 점에서 단순히 건축 차원의 지역주의를 넘어서 문화적, 종교적 차원에서의 혼성을 시도하고 있다.
윌리엄 페레이라의 샌디에이고대학교 가이젤도서관은 후기 모더니즘과 구조주의 건축을 혼합한 조형성을 자랑한다. 콘크리트 구조 골격을 사선 방향으로 짜서 조형성을 더한 뒤 노출시켜 힘센 역사(力士)의 이미지를 창출했다. 본체는 반짝이는 반사유리를 써서 전형적인 후기 모더니즘 입장을 굳게 지켰다.
둘째, 생태건축이다
‘생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건축에서는 이미 19세기부터 기계문명에 반대하는 ‘자연' 개념의 일환으로 건축가들의 관심이 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건축에서의 생태주의는 애매한 입장에 처해 있다. 생태는 실천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운동과 연계를 맺어야 하는데 순수 양식 운동으로서의 건축 창작에 있어 이런 연계는 체약(締約)이 되기 쉽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생태 개념의 도입을 꺼리는 편이다. 쉽게 얘기해서 자신의 순수하고 고결한 예술 세계를 방해한다고 받아들인다. 태양열은 환경 분야로, 생태마을은 도시 분야로 각각 이동시킨 것은 좋은 예이다.
건축에서 좁은 의미의 생태건축은 형태 차원에 집중한 신표현주의가 대표한다. 브루스 고프와 바트 프린스의 LACMA 일본관은 좋은 예이다. 이 건물은 자연 유기성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고 동북아시아의 전통건축을 모델로 삼은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생태 개념을 표방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건물 골격을 콘크리트로 짠 현상을 생태건축과 어떻게 연계시킬지는 설명할 길이 없다.
생태건축에 나타난 특이한 현상으로 하이테크 건축가들의 참여를 들 수 있다. 크게 보면 하이테크 건축은 기술력을 신봉하고 기계 미학을 디자인 요소로 삼는 사조이므로 생태건축과 대립된 개념으로 분류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생태건축에도 ‘생태의 정도'에 따른 등급이 생기면서 하이테크 건축가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생겼다. ‘생태의 정도'란 바꾸어 얘기하면 기계문명과의 단절의 정도를 나타내며 이에 따라 산업혁명 이전의 전통시대로 돌아가자는 극단적 환경운동에서 기계력과의 공존으로 열효율을 높이려는 절충 경향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하이테크 건축가들은 기계 미학을 운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후자의 경향에 참여하고 있는데 노르만 포스터 경의 런던 시청사는 좋은 예이다.
셋째, 사이버건축이다
도면을 그리는 도구로서 컴퓨터의 도입은 이제 너무 진부해서 디자인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반면 각종 첨단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비 유클리드 공간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건축에서의 첨단 경향을 대표한다. 특히 건축도 첨단 공학과 항상 보조를 같이 맞춰야 한다고 믿는 서양의 기술 신봉론자들이 이러한 경향을 이끈다.
이 경향은 컴퓨터 속에서는 일정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접기, 뒤틀린 공간, 전도 등 비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수학적 공간 개념들을 건축 공간으로 구현하는 데 일정한 성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상 현실 속에 머문다. 건축이란 결국 사람이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발 뻗고 편히 쉬어야 하는 생활 공간을 만들어 내는 분야이므로 뒤틀리고 전도된 공간은 실생활과 비교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타당성도 걸림돌이다. 현재로서는 뒤틀린 공간을 짓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먼 미래의 일이다. 이들의 실험이 컴퓨터를 뛰쳐나와 실제 현실 속 건물로 구현될 날은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넷째, 대형 공공건물이나 도시공원 등 공공건축의 활성화 경향이다
이는 후기 자본주의로 넘어가면서 공공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밴쿠버시립도서관은 콜로세움을 모델로 삼았다. 실제 크기도 콜로세움에 근접할 정도의 대형 공공 공간이다. 밴쿠버 인구와 비교해 볼 때 위치와 규모 면에서는 확실한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시민들의 지적 공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파리의 라빌레트 공원은 도살장이라는 혐오 시설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모범적 예이다. 현상공모에서 해체주의 건축의 시작을 알리는 베르나르 추미의 당선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건축계 내부의 센세이션에 비해 시민들의 호응이나 사용 측면의 실패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섯째, 부동산 개발과 맞물린 고층 건물과 대형 공간의 등장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20년대부터 나타난 현상으로 최근에는 하이테크 건축이 이 흐름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기업이나 여러 지자체 등이 초고층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며, 설계자는 대부분 하이테크 계열의 선진국 건축가들이 거론된다.
그러나 하이테크 건축은 이미 너무 많이 변질되어 1980년대 실험적 하이테크의 진지함은 사라지고 자본의 논리에 많이 귀속되는 형국이다. 주로 유럽에서 시도되던 실험적 초기 단계가 이후 미국의 대형 설계사무소로 넘어가면서 세계화의 흐름과 맞물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자본의 세계 침투와 파트너를 이루어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이끄는 도면공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여섯째, 상업건축의 득세이다
이 역시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로 주로 소비 자본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현상이다. 한 건물 안에 식당가, 영화관, 쇼핑몰 등 소비시설들을 종합 세트로 갖춘 대형 건물이 주인이다. 건축 양식은 소비를 돕기 위해 화려해진다.
대공황 이후 생산 자본주의에서 소비 자본주의로 넘어가던 1930년대의 소비문화를 이끌던 아르데코 양식이 새롭게 리바이벌되고 있다. 이름 하여 네오 아르데코쯤으로 부를 수 있는데 미국에는 도면공장처럼 기계적으로 이런 소비 건물을 설계하는 사무소들이 즐비하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RTKL도 대표적 예인데 이들이 설계한 어빈 스펙트럼 센터는 마치 1930년대 할리우드 양식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르데코의 리바이벌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CGV 설계도 맡고 있다.
이상이 대략적으로 살펴본 최근 20~30년 동안의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이다. 이 가운데 좁은 의미의 디자인, 즉 양식운동은 첫 번째에 국한되고 나머지는 사회적 요구에 건축이 종속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건축가들의 창작력이나 예술적 권위는 많이 약해졌고 사회적 뒤치다꺼리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원인은 양면적이다. 건축가들이 사회를 이끌 카리스마를 상실하고 자본의 논리에 귀속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문명의 흐름이 건축가들에게 불리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문명은 부침이 있게 마련인데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큰 흐름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의 경제위기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임석재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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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시대 2편] 가구 디자인 트렌드 / 예술과 디자인의 벽을 허물고 창의성을 담는다
이런 현상은 미술시장(아트페어)과 경매 등에서 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Art)이라는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디자이너의 작품들과 세계 최대의 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소개된 가구들을 통해 세계적인 가구 디자인 트렌드를 이해해 보자.
20세기 디자인의 변천사는 가구 디자인, 특히 의자 디자인이 그 흐름을 주도해 왔다. 의자 디자인의 변천사에는 각 시대의 디자인 미학, 기술, 소재, 트렌드가 그대로 반영되어 왔다.
한편, 의자 디자인은 건축가들의 주요 관심 대상이었고 그들 건축의 완성을 의미했다. 따라서 20세기 의자 디자인은 건축가들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건축 디자인과 함께 발전했다.
모던 시대를 여는 의자로서 건축가 게리트 리트벨트의 ‘레드블루 체어'는 몬드리안의 신 조형주의 미학과 조형으로서의 가치, 공간의 완성을 보여 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한 유기적 형태들의 다양한 의자들은 기술적 낙관주의와 편안한 미래에 대한 열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1980년대 멤피스 디자인 그룹에 의해 주도된 포스트모던 디자인은 세기말에 대한 염세주의를 ‘다양성'과 ‘절충'으로 해석하고 그 의미를 의자를 비롯한 다양한 가구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Art) = 기능성 + 미학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예술과 디자인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특히 가구 디자인 분야에서 그 흐름은 더욱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적 디자이너들의 작품이나 시험작(Proto Type)들이 갤러리에 수집되고 있으며,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가구는 기능적인 제품이 아니라 미학을 지닌 예술품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미술시장(아트페어)과 경매 등에서 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Art)이라는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선두에 있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통해 이 세계적 흐름을 이해해 보자.
▶ 마크 뉴슨(Mark Newson)
2006년 디자인/마이애미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마크 뉴슨(Mark Newson)은 예술로서의 디자인(Design as Art)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디자이너다. 뛰어난 미학에 기술이 결합된 그의 디자인은 가구를 비롯해 무한한 영역을 넘나든다. 그의 데뷔작 ‘록히드 라운지(Lockheed Lounge)'는 뉴욕 소더비에서 현존하는 디자이너 작품 중 최고가에 낙찰되었다.
이것은 21세기 현대 디자인이 산업 디자인 시장에서 예술 디자인 시장으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중심에 가구 디자인이 있음을 상징하고 있다.
▶ 론 아라드(Ron Arad)
예술로서의 가구 디자인으로 유명한 또 다른 인물은 영국왕립예술학교 제품디자인대학장 론 아라드(Ron Arad)이다. 그는 올해 가나아트 전시와 리빙페어를 통해 국내에도 널리 소개된 인물이다. 금속의 차가움을 조형성으로 극복하고, 다양한 실험과 가능성 제시로 아트로서의 가구 디자인을 이끌고 있다.
최근 그의 작업은 금속 외에 인조대리석, 실리콘, 아크릴 등의 다양한 재료로 표현된다. 예술로서 갤러리를 통해 전시된 그의 가구는 모로소(Moroso)라는 이탈리아 가구업체에 의해 대량생산되어 생활공간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 자하 하디드(Zaha Hadid)
2008 서울디자인올림픽을 통해 소개된 이라크 출신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의 작품 역시 디자인 아트의 대열에 있다. 그녀의 작품은 물 흐르듯 유동적인 형태에 다중적인 관점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독특한 커브와 조형성, 무중력 공간을 연상시키는 무한한 변화와 유기적 표현은 가구 디자인의 기능과 함께 조각적인 오브제로서의 예술적 가치를 보여 준다.
▶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
디자이너들은 한동안 유행했던 매끈하고 미니멀한 모더니즘 경향을 탈피해 ‘표현주의(Expressive)'와 ‘감성주의(Emotional)'적 요소를 추구하고 있다. 멤피스 디자인의 부활이라고도 평가되는 초대형(Super Size) 디자인과 화려한 색채, 패턴을 통해 디자인의 예술적 가치와 즐거움을 선보인다. 네덜란드의 산업디자인 업체 ‘반더스 원더스(Wanders Wonders)'를 운영하고 있는 마르셀 반더스는 스스로 작품 제작에 참여해 감성과 혼을 담고 있다.
21세기 디자인 트렌드 '밀라노 가구 박람회'
21세기의 디자인 트렌드 역시 가구 디자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1961년 최초로 개최된 이후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의 세계적인 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밀라노 주변 외곽도시에 위치한 ‘The New Rho-Pero Exhibition Complex'에서 개최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2,500여 개가 넘는 디자인 관련 업체들이 참가하는 행사이다.
다양한 디자인의 패션과 가구는 물론, 자동차와 패션, IT제품과 럭셔리 디자인의 만남 등 영역을 파괴하는 다각적인 디자인 제휴를 통해 더욱 강력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추구하고 있으며, 세계 디자인 트렌드를 보여 주는 장이 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가구 디자인은 자연주의(Naturalism), 선명한 색채(Vivid Color),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 유연한 모듈(Flexible Module), 지속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으로 요약된다.
⊙ 자연주의(Naturalism) - Pattern & Motive
자연을 모티브로 한 패턴으로 자연 영상물을 보는 듯하다. 종이, 꽃, 나뭇결, 자연현상 등을 그대로 살린 사실적인 패턴들을 사용한다. 특히 가위로 오려 낸 듯한 디테일은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Sense)과 감성(Emotion)을 보여 준다. 식물은 ‘인간에게 생기를 불어넣고 환경을 규정한다'는 디자인 컨셉트(Inspired by Plants)를 잘 반영하고 있다. 또한 동물의 형상 그대로를 조각으로 표현한 램프는 익살스러움까지 보여 준다.
⊙ 선명한 색채(Vivid Color)
빨강, 노랑, 주황, 초록, 파랑 등 화려하고 원색적인 색채의 화려함이 나타난다. 원색의 선명하고(Vivid) 따뜻한 느낌을 살린 색채들은 자연을 옮겨 놓은 듯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의 작품은 디지털 색상을 재현하였으며 그의 유기적 디자인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이탈리아 가구업체인 카르텔(Kartell)의 디자인은 원색과 재료의 투명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독특한 질감과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 믹스 앤드 매치(Mix & Match) - Material
여러 제품군을 넘나들며 사용되는 다양한 소재의 탐구가 보인다. 가죽, 털, 패브릭 등 다양한 소재들이 함께 어울리고 있다. 특히, 실리콘(Silicone) 소재와 같이 부드럽고 유연한 느낌의 소재 사용이 확대되었고, 이는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나무, 종이, 패브릭, 펠트와 같은 자연 소재와 함께 자연스러운 느낌을 더할 수 있는 폴리에스터 소재도 등장했다. 또한 기존에 흔히 사용됐던 소재라도 그 가공 방식이 매우 다채로워 새로운 느낌을 준다.
⊙ 유연한 모듈(Flexible Module)
모듈 디자인의 발전은 현대인의 다양한 욕구, 개성, 소유욕에 대한 반영이며, 새로운 재료의 개발과 발견 그리고 적용에 의한 것이다. 유연하면서(Flexible) 개인주의적인 모듈 디자인은 앞으로도 노마드(Nomad)적인 미래 공간에 맞게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로낭과 에르완 형제의 ‘Algues'는 식물의 형태를 본뜬 연성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해 사용자에 의해 변형 및 확장이 가능하다. 또한 칸막이나 벽도 바람과 빛이 통과하는 친환경적 공간 표현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이것은 자신만의 것을 열망하는 현대인들의 니즈(Needs)가 결합된 디자인이다.
⊙ 지속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
21세기 지속가능한 가구 디자인은 환경적 의미의 자연친화적 디자인, 경제성이 반영된 재활용, 재사용, 재생에 의한 디자인, 윤리적 의미로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사회의 조화를 통해 생명에 대한 책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디자인, 사회적 의미로 다문화(Multi-Culture)와 수공예(Craft)에 대한 이해 등으로 표현되고 있다.
드루그 디자인(Droog Design)의 전시(Touch of Green)는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21세기 가구 디자인 트렌드를 크게 나누어 살펴 보았지만 앞으로의 디자인은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될 것이다. 다양성의 원인은 디자인 영역에 예술적 접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진보된 기술과 재료의 개발도 중요한 요인이다. 한편,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Needs)와 환경에 대한 배려 등도 다양성으로 대표되는 디자인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20세기에는 현대 미술이 그 시대 디자이너에게 큰 영향을 미쳤지만, 21세기 디자이너들은 그들 자신이 예술과 디자인의 벽을 허물고 창의적인 예술가로서 대중의 문화를 형성하는 문화적 코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백은 /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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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시대 1편] 비즈니스 경쟁력의 또 다른 이름 ‘디자인 경영’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가치관·생활양식·문화 등이 크게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디자인 경영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된다(Innovate of Perish).”는 말이 있다. 최근 아마존닷컴에서는 이 제목의 책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리라.
디자인 경영은 혁신이다
디자인과 혁신도 불가분의 관계다. 변화의 원동력인 창조적 혁신은 디자인으로 가시화되며 이것이 바로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IT와 통신기술의 발달로 ‘언제나, 어디서나, 무엇이든(Anytime, Anywhere, Anything)'이 가능한 ‘3A 상품'이 늘어남에 따라 인간 중심의 디자인과 혁신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2006년 필립스가 출시한 웨이크 업 라이트(Wake-Up Light)는 생체 리듬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아침잠을 깨워 주는 새로운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정해 놓은 시간에 강제로 잠을 깨우는 자명종과는 달리 생체 리듬을 도입했다. 즉 미리 정해 놓은 기상 시간 30분 전부터 주위가 밝아져 자연스럽게 잠에서 깰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세 가지 자연 소리, 비퍼(Beeper)음, 라디오 채널 중에서 원하는 소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롭다.
웨이크 업 라이트는 필립스의 브랜드 철학인 ‘감각성(Sense)과 단순성(Simplicity)'이 반영된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간 중심의 디자인 정신과 기술력의 유기적인 조화로 성공을 거두었다. 가격은 99파운드(약 20만 원)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는 혁신을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구현해 낸 결과이다.
혁신과 디자인을 이어주는 디자인 경영
디자인과 혁신을 이어 주는 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디자인과 혁신은 서로 다른 속성으로 인해 시너지를 도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혁신은 정량적인 접근을 위주로 하는 반면, 디자인은 정성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은 경영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디자인 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지식 체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즉 비즈니스의 모든 국면에서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고객을 감동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의 목적이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은 디자인과 경영을 융합하여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혁신을 가시적으로 구현하여 삶의 질을 제고하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 활동이다.
비즈니스 디자인과 디자인 관리
디자인 경영은 기업 혁신을 디자인적으로 실현하는 과정에서 경영자들이 당면하는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영자는 종종 어떻게 디자인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복잡한 디자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거나 수많은 디자인 안 중에서 하나를 선정해야 하는 경우이다. 문제는 디자인에 관한 안목이나 식견이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은 ‘비즈니스 디자인'과 ‘디자인 관리'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경영자와 디자이너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비즈니스 디자인은 경영자의 역할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디자인 혁신 마인드를 기반으로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비즈니스를 디자인해야 한다. 즉 혁신을 통한 새로운 사업 기회의 발견에서부터 제도·관행·서비스의 획기적 개선 등을 포함한다.
반면에 디자인 관리는 비즈니스 디자인을 실체로 구현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탁월한 식견과 다양한 경험을 갖춘 디자이너는 비즈니스 디자인을 통해 경영자의 목표와 의도를 신속히 파악하고 독창적인 디자인 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의 성공은 호기심과 탐구심이 많은 최고경영자(CEO)와 창조성과 심미적 감각을 갖춘 디자인 최고책임자(CDO)가 이루어 내는 하모니에 달려 있다.
20세기 초 기업에 최초로 디자인 경영 개념을 도입한 독일 AEG의 CEO 에밀 라데나우와 미술고문으로 CDO 역할을 수행한 피터 베렌스의 관계에서 이러한 협력의 성공 사례를 볼 수 있다. IBM의 전 회장 토마스 왓슨 2세와 디자인 고문 엘리엇 노이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와 CDO 조나단 아이브 등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 전략-디자인 경영-고객·사용자
디자인 경영은 기업의 전략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창(窓)과도 같다. 비전, 목적, 전략, 정책, 프로세스 등 기업의 전략은 주로 문자 형태로 전달되므로 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 전략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이미지상의 왜곡 현상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디자인 경영은 기업의 전략이 스며들게 건물, 제품, 가구, 서비스, 광고, 매장 등의 조형적 특성을 창출함으로써 고객에게 감동을 준다. 필립스의 브랜드 철학인 ‘감각성과 단순성'을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어필시켜 주고 있는 ‘웨이크 업 라이트'가 그런 사례인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 감동의 크기가 디자인 경영이라는 창(窓)의 크기와 비례한다는 점이다. 즉, 창의 크기가 클수록 감동도 커지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가치관·생활양식·문화 등이 크게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고객 감동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디자인 경영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창조적인 혁신을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국제적으로 소통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바로 디자인 경영의 역할이다.
- 정경원 /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디자인이 경쟁력이다>, <미래의 경쟁 디자인에 달려 있다>, <디자인경영>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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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편] 세상은 창의성을 사고 판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편] 세상은 창의성을 사고 판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뒤숭숭한 요즈음, 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조직의 힘에서 나오며 이 힘의 원천은 사람이다.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기 위한 다섯 가지 비밀 코드를 풀어 본다. <편집자 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에서 자란다. 과학소설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지만, 제아무리 날고뛰는 첨단기계라 할지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창의성에 의존하는 산업계는 영원히 창의적인 사람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창의성은 이제 개인의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시장을, 자본을,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창의적인 사람들은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그들은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까. 음악, 광고, 스토리, 디자인, 패션 등의 분야는 어떻게 새로운 영감을 끄집어내는 것일까.
그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야망, 금전, 명성, 성취감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일까.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을 관리하며 통제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규율과 제약이 있는 조직 내부에서 그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참으로 미묘하고 어려운 질문들이다. 어떤 경영전문가도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다. 우선 창의성이란 개념부터 모호하고 다의적이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기도 쉽지 않다. 혹자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학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창의성을 최고조로 이끌어 내고 관리하는 기술(역량) 역시 경영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알면서도 속는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현대사회에서 창의성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일 텔레비전을 보고, 옷을 사 입고 잡지와 신문, 서적을 읽고, 가구와 집기를 구매한다. 보다 맵시 있는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전시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우리는 하루를 보내면서 주변에 널려 있는 창의성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즐긴다. 비용-편익 구조에 웬만큼 익숙해진 이들조차 알면서도 광고에 속아 넘어간다.
특급호텔 수영장에서 파는 ‘학창시절 추억의 라면'은 2만 원, 동네 분식점에서 파는 계란라면은 2,000원이다. 그런데도 특급호텔의 라면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열 배나 비싼데도 말이다. 특권의식이나 허영심 때문일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호텔측이 메뉴에 그냥 ‘라면'이라고 했다면 ‘바가지를 씌운다'는 원성을 들었을 게 뻔하다. 하지만 특급호텔을 찾는 이들 가운데는 그냥 라면이 아닌 ‘학창시절 추억'을 구매하는 기분으로 2만 원을 지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청년시절 갖은 고생을 거쳐 어느 정도 여유를 갖게 된 재력가들의 경우다. 수영장 벤치에 편안하게 기대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가는 과거의 역경을 떠올리며 오늘의 성공을 확인할 수 있다면 2만 원이라는 돈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호텔 역시 고객들의 그런 심리나 성향을 간파했을 게다. 결국 호텔이 팔고 있는 라면은 라면에 담긴 고객들의 정서와 추억인 셈이다. 호텔 라면은 요리사의 솜씨가 아니라 창의성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기계는 창의성을 만들지 못한다
창의성은 우리가 소비하는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와는 전혀 다르다. 대량생산 사회가 배출해 내는 제품은 대부분 규격화·표준화되어 있다. 하지만 창의성은 기계적으로 대량생산화할 수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에서 자란다. 과학소설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지만, 제아무리 날고뛰는 첨단기계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창의성에 의존하는 산업계는 영원히 창의적인 사람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례는 또 있다.
루이비통의 스테디셀러 가방 ‘스피디 30'은 명품치고는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도시 여성들이 들고 다니기엔 ‘2%'가 부족했다. 물건을 넣고 빼기엔 편리하지만 디자인이 단순한 게 문제였다. 해법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내놓았다.
2005년 봄 시즌에 맞춰 루이비통이 선보인 ‘맨해튼 PM'을 통해서다. 이 가방은 포켓 두 개가 나란히 있어 마크 제이콥스의 작품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광고 모델로는 도시적 이미지의 배우 우마 서먼이 기용됐다.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에 실용적인 디자인이 결합된 맨해튼 PM은 스피디 30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두 제품은 사실 생산 원가에서 큰 차이가 없다. 맨해튼 PM에 더 들어간 재료가 있다면 몇 개의 금속 정도이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은 무엇을 판 것일까. 바로 ‘이 가방을 들고 뉴욕의 맨해튼을 걸어도 더 이상 촌스럽지 않고 꿀리지 않는다'는 스토리였다. 새로운 부가가치는 이런 점을 젊은 여성들에게 알릴 수 있는 힘에 있었던 것이다.
노키아의 고가 브랜드인 ‘버투 어센트(Vertu Ascent)'는 중가폰인 ‘노키아 550 스포트 뮤직'과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무려 15배나 비쌌다. 소비자들은 외장의 일부를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마감한 버투 어센트에 무려 4,200달러를 더 지불했다. 생산원가 차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디자인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수천 달러에 달했던 셈이다.
몇 년 전 한국에서는 올림푸스가 제품이 아닌 ‘추억'을 팔아 초기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비결은 광고에 있었다. 올림푸스는 처음엔 제품의 기능을 부각시킨 광고를 만들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보다는 그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추억과 사연에 관심이 더 많았다.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만든 후속 광고는 이런 측면에서 적중했다.
루이비통, 노키아, 올림푸스는 모두 가방, 휴대폰, 디지털카메라라는 ‘컨테이너'에 스토리, 디자인, 추억과 같은 ‘콘텐츠'를 담아 팔았던 것이다. 하드(Hard)는 거의 그대로인데 어떤 소프트(Soft)를 더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그렇다면 이런 제품들을 가능케 했던 창의성의 요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이를 연구한 학자들이 의외로 많다.
창의성을 학문의 틀에서 비교적 체계적으로 분석한 사람은 헝가리 철학자인 아서 케슬러다. 그는 <창작의 예술>이라는 저서를 통해 창의적 과정을 ‘이연현상(Bisociation)'이라고 정의했다. 이연현상이란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가지 사실이나 아이디어를 하나의 아이디어로 통합하는 것이다.
케슬러는 난데없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식의 아이디어 탄생 논리를 거부했다. 대신 변화는 때때로 예기치 않게 일어나지만 존재하는 현상이나 사실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관계,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관계를 창조하는 과정이 이연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 근거하면 뉴턴이 사과와 만유인력의 법칙을 연결한 것이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 이론을 얻었다는 얘기에 수긍이 간다.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과 곰팡이 역시 마찬가지다.
케슬러가 유럽에서 이연현상 이론을 정립할 때 미국에서는 창의성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러시아와의 우주개발경쟁에서 뒤처진 이유가 상상력 빈곤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진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두 뇌(좌뇌, 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좌뇌는 주로 ‘논리적인' 사고(수학, 언어, 분석, 추론 등)를 하고 우뇌는 ‘창의적인' 사고(상상, 색상, 음악, 리듬 등)를 한다는 것. 실제 몇몇 실험결과에 따르면 두뇌의 두 반구는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심지어 외과수술을 통해 분리해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창의성을 사고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이도 있다. 1950년대의 저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고든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창의성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분석을 통해서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마음의 기능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낯선 것에서 불편과 위협을 느낀다. 마음은 낯선 것을 만났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패턴으로 만들거나 그것의 기하학 체계를 바꿔서 수용하려고 한다
… 근본적으로 참신한 것은 새로운 시각,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관건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각은 새로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마음의 자연스러운 사고 과정이 낯선 것과 교감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분출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모든 설명들은 창의성의 개념을 한마디로 일목요연하게 정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 하지만 늘 우리 생활 가까이 존재하고 오늘날 경제적 선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준이 바로 창의성인 것이다.
- 조일훈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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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미국 등 해외 출장 시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바로 가전이나 휴대전화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베스트바이 같은 곳이다. 구 회장은 매장에 들르면 제일 먼저 제품 팸플릿을 챙긴다. 그리고 매장 매니저에게 “LG제품과 경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과의 차이점이 뭐냐?, “왜 그 제품이 잘 팔리느냐?”, “고객들의 반응은 어떠냐?”는 등 여러 가지 의견을 묻는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제품의 디자인이다. 세계 시장에서 LG제품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바로 디자인에서 나온다고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다. |
“고객 요구에 앞서 고객 마음 움직일 디자인 개발해야” 지난 2006년 신년사를 통해 구 회장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을 시작으로 LG의 모든 제품에는 고객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 DNA’가 깊숙이 뿌리 박혀 이제는 본격적인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 LG화학의 산업건축자재 사업,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부문 등 계열사의 주력사업이 디자인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거나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구 회장의 디자인경영이 제일 잘 반영돼 있는 분야는 바로 휴대전화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지난 2005년 적자를 기록할 만큼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복잡한 기능을 생략한 대신 심플한 감성 디자인을 강조한 블랙라벨 시리즈 ‘초콜릿폰’ 출시를 계기로 분위기를 반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초콜릿폰은 지금까지 1800만 대가 팔렸다. 이후 휴대전화 외관에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을 적용해 소재의 디자인을 차별화한 ‘샤인폰’, 명품 브랜드와의 결합을 통해 휴대전화의 패션디자인 시장을 개척한 ‘프라다폰’ 등 감성 디자인 제품을 계속 출시하며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올해 디자인 부문에 1000억원 투자 3년 연속 디자인센터 방문한 구본무 회장 디자인 조직, 철저하게 고객 지향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이너 육성 국내외 각종 디자인상 휩쓸어 Interview 김선규 LG전자 DA디자인연구소 책임연구원 LG전자가 지난해 에어컨 부문에서 3년째 1000만 대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며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LG전자의 휘센 에어컨은 지난해 6185만 대 규모의 전 세계 에어컨 시장에서 19.8%에 달하는 1228만 대를 판매해 2000년 이후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1968년 에어컨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누적 판매 7058만 대를 기록했으며, 2008년 누적판매 1억 대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가전제품 등에 아트적인 요소를 접목한 것은 2~3년 전부터다. 최근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는 것 같다. - 예술작품을 가전에 접목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창의적인 디자인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떻게 아이디어를 얻나. - 기술을 모른다면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기 힘들 것 같다. - 디자인이 판매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 구본무 회장을 비롯해 디자인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이 많다. 주요 제품 디자인전략 휴대전화 터치와 신소재로 입힌 첨단 디자인 생활가전 인테리어 가전을 넘어 예술작품으로 디스플레이 인텔리전트 패션 아이콘으로 육성 LG생활건강 화장품 용기와 패키지 디자인 강화 LG화학 인테리어 자재 생활공간 전반 총체적 디자인 정립 |
출처 : Tong - transition님의 Business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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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 떠나도 디자인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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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일선 퇴진 방침과 별개로 최근 삼성 계열사들의 호실적을 설명하는 아이콘들이다. 그간 끊임없이 강조해왔던 삼성의 디자인경영이 서서히 꽃피고 있는 것이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가 브랜드 가치에서 소니를 제치며 급상승한 주요 요인으로 ‘획기적인 디자인(Cutting Edge Design)’을 꼽은 바 있다. 매경이코노미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삼성 디자인 저력의 비결을 짚어봤다. 비결 1경영진의 의지 원대연 SADI(Samsung Art & Desi gn Institute) 학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93년 발언을 삼성 디자인경영의 시발점으로 본다. 당시 화제가 됐던 ‘마누라,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발언은 혁신을 강조하는 핵심 어록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원 학장은 “이 발언 이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 이어졌고 결국 소프트웨어, 즉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95년 SADI 개원, 96년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명’ 선언 등 후속 조치들은 급물살을 탔다. 삼성전자는 2001년부터는 CEO 직속의 디자인경영센터를 조직하고 CEO 주재의 디자인위원회를 통해 주요 디자인 전략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2005년은 삼성그룹의 디자인이 한차례 업그레이드된 해로 기록된다. 이건희 회장이 ‘제2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기 때문. 4대 전략으로 △독창적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체계 구축 △디자인 우수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 등이 제시됐고 전 계열사는 이를 묵묵히 따르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정보통신 총괄 사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면서 히트상품인 보르도TV 신화에 이어 애니콜 디자인 혁명도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제일모직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상무보가 디자인을 직접 챙기면서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자의 의지가 결국 사운을 좌우한다는 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런 정신이 공유되기에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결 2 인재에 관한 한 ‘흑묘백묘’ 삼성그룹의 디자인 경쟁력 핵심 중 또 하나는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로 요약된다. 외부 인재 영입은 물론 외부 전문가와 공동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 유연함이 강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은 2005년부터 래미안의 주거형태, 조명 배치, 조경 등을 이돈태 탠저린 사장에게 자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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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우 삼성건설 디자인실 차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도 이를 어떻게 아파트에 적용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였다며 “하나의 개념 아래 아파트의 내외부 디자인을 다시 해야 한다는 개념을 이돈태 사장을 통해서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얘기가 끝나면 철저한 ‘아웃소싱’에 방점이 찍힐 터. 하지만 삼성건설은 이듬해 이 사장에게 디자인고문이라는 직함을 줘 장기적으로 삼성건설의 디자인 전략을 짜도록 했다. 이 고문은 탠저린 사장이란 직책을 유지하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삼성건설에 출근해 각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결정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10꼬르소꼬모도 같은 맥락. 제일모직은 서울 청담동에 명품편집숍을 준비하면서 내부 논의 끝에 자체 브랜드보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낫다는 결론을 냈다. 내부 콘셉트, 인테리어 등도 10꼬르소꼬모의 창립자 카를라 소차니에게 대부분 일임했다. 이로써 제일모직은 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은 물론 매장 내 각 브랜드의 매출 추이를 기반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등 디자인경영의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은 일찌감치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아르마니폰, 아르마니 LCD TV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비결 3 ‘메기론’ 내부경쟁 이건희 회장이 93년 신경영 선언 시 내건 경영론 중 하나가 ‘메기론’이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논에 포식자인 메기를 넣어 두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한다는 것.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 ‘내부경쟁’을 장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자인경영에도 이는 적용되고 있다. 삼성건설의 경우 2005년 업계 최초로 디자인실이 문을 열면서 사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아파트의 구조 등 디자인을 두고 상품개발실과 경쟁 구도에 놓인 것. 결국 주택사업본부장이 최종 조율을 하지만 그 전까지 두 실에서는 치열한 디자인 경쟁을 벌이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만들 때 무선사업부 디자인팀과 상품기획팀 간 치열한 내부 논의가 오가는 것도 이런 맥락. 계열사 간 디자인 경쟁도 볼거리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간,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 간 등 동일 아이템을 놓고 디자인 경쟁을 벌였던 점도 삼성그룹 디자인의 경쟁력을 확대시킨 중심축이 됐다. 조벽호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장은 “피 말리는 경쟁 체제로 당장은 당사자들 역시 고통스럽겠지만 시장에서 성공 이후 방향성을 다시 가늠해볼 수 있는 등 디자이너들의 역량 강화에 기폭제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비결 4 전문 인력 양성 이돈태 고문은 사실 삼성그룹과 인연이 깊다. 삼성전자가 93년에 처음 시작한 디자인 영재 후원 프로그램 ‘디자인 멤버십’ 1기 출신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디자인 인력의 중요성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영재 프로그램은 각 계열사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삼성건설 역시 2005년에 래미안디자인멤버십 1기를 선발한 이후 올해부터는 지원 분야와 상금(1등 1500만원)을 높여 디자인 인재들을 더욱 적극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유망 디자이너를 발굴, 지원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2005년 SFDF (Samsung Fashion & Design Fund)를 설립한 상황. 지금까지 총 5명의 신예 디자이너들이 수혜(1인당 10만달러)를 입었다. SADI는 단연 삼성 디자인 인재양성의 핵심이다. 제일모직 사장 출신인 원대연 학장 취임 이래 보다 현장성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07년 개설된 PD(상품디자인) 부문 출신 학생들은 iF 등 해외 전시회에서 매년 입상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원대연 학장은 “현장경험이 많은 교수진이 가르치다 보니 졸업생들이 삼성전자를 비롯, 100% 취업을 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 인터뷰 / 이돈태 삼성물산 건설부문 디자인고문(탠저린 사장) 】
산업디자인이 전공인데 건설부문 참여가 이채롭다. 한국식의 사고가 아닐까 싶다. 디자인은 칼로 자르듯 분야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과 콘셉트를 가지고 있느냐다. 돈을 더 들여서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비용을 들이면서도 훨씬 더 좋은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것이 관건이다. 종전 아파트가 그간 소비자들에게 불만이 많았던 것은 공통된 디자인에 대한 이해 없이 중구난방으로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였다. 이런 점을 디자인실과 상의하다 보니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 Q> 래미안의 디자인 콘셉트는 뭔가. 퓨처 해리티지, 즉 현재의 모든 건축물은 ‘미래에서도 유산이 돼야 한다’란 철학이다. 그간 아파트는 판상형, 즉 성냥갑 같은 형태가 전부였다. 이는 공급자 위주의 편의성에 기반을 둔 철학이었다. 개인이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이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살면서 가치를 느끼고 후세에도 자랑할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남들과 다른 주거공간을 연출하는 데 일조하게 됐다. Q> 타사 소속으로 바라본 삼성 분위기는. 외부 인재 영입 시 검증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일단 검증만 되면 이후에는 철저히 일을 맡기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대외비 수준의 정보도 서슴없이 제공하며 홍보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준다. 한국의 디자인 수준은 대기업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지만 중소기업은 고사 위기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디자인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건물에 부족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디자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특정 기간 삼성에 납품하게 하는 조건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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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진화와 기업의 활용 전략
디자인의 진화와 기업의 활용 전략
출처 : seri.org 연구보고서 2008. 9. 4. 하송
제품의 심미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탄생한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화해왔다.
1950년대부터 기업에 디자인 조직이 구성되기 시작했으며,
1980년대에는 소니, 필립스, 스와치와 같이
디자인을 핵심경쟁력으로 삼는 기업이 등장하였다.
2000년대 들어 '창조와 혁신'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등장한 후
글로벌 선진기업들은 경영활동 전반에 디자인의 창의성을 활용하고 있다.
Ⅰ. 디자인의 진화
Ⅱ. 디자인의 부상 배경
Ⅲ. 디자인 활용 전략
Ⅳ. 디자인 혁신기업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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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출처 : SERI 경제포커스 제 125 호, 2007.01.08 이안재
감성과 창의성의 시대를 맞아
'상상'과 '창의'를 본질적 특성으로 하는 디자인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제품 차별화의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브랜드가치 제고 및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언론매체의 '디자인' 기사가 최근 크게 증가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방증한다.
국내 기업의 CEO들도 디자인을 기업경쟁력 강화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CEO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51.7%)이 디자인을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
1. 국내 디자인경영의 최근 동향
2. 선도기업의 디자인경영
3. 시사점 및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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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의 진화 패러다임
디자인이 제품의 형태를 다듬는 개념에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포괄적으로 디자인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자인 경영도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추구하는 확대된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품 외형의 개선이나 단발적인 히트 상품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성장의 툴로 확산되고 있는 디자인 경영에 대해 살펴본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디자인 활동 성과가 그야말로 눈부시다. 최근 LG전자가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상인 Reddot Design Award를 수상하였다. 이 상은 디자인의 미래를 제시하는 기업에 수여되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최초이며 아시아에서는 2000년 소니의 수상에 이어 두번째이다.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주요 혁신상을 수상하며 디지털 한류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CES 혁신상은 디자인과 기술이 우수한 제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한국 기업들은 소니와 필립스 등을 제치고 해마다 수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런 괄목할만한 성과들은 일찍이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역량 강화에 힘을 기울인 주요 기업들의 각고의 노력의 결과이다. 디자인은 점차 제품 기획에서 만족도 조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경영의 주요한 도구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내세우며 외형적으로 상당한 디자인 역량을 갖춰가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디자인을 여러 제품 속성 중의 하나로 여기고 해당 기능의 강화에만 주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본 고에서는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함께 디자인 경영이 진화해 가는 방향성을 살펴보려 한다.
디자인은 스타일에 머물지 않는다
디자인이라면 일반적으로 특정 스타일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디자인을 단순히 제품의 형태와 색상으로 이해하는 것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다. 디자인은 목적을 가지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행위이다. 초기에는 실용적이고 미적인 가치를 중시하다가 점차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이를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기능으로 확산되고 있다.
P&G의 디자인 혁신 담당인 클라우디아 코치카는 디자인의 유형을 4단계로 제시한다. 첫번째는 디자인 마인드의 결여(Clueless) 단계로 제품의 기능 구현에만 치중하여 제품의 형태나 사용자의 편의가 고려되지 않는다. 이해하기 힘든 사용 설명서와 복잡한 기능들로 제품의 기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다. 두번째는 스타일(Style) 단계로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반영되어 제품의 형태와 포장에서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된다. 그러나 여전히 기본적인 기능 구현이 우선이고 디자인은 외형과 최종 마무리를 맵시 있게 다듬는 수준에서 활용된다. 세번째는 기능 향상(Function) 단계로 디자인이 외형 꾸미기에만 머물지 않고 소비자가 좀 더 쉽게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형태를 변형시켜주는 단계이다. 디자인과 기술의 협업이 강조되고 디자인에 의해 제품의 형태가 수정되고 기능이 더욱 향상된다. 마지막 단계는 문제해결(Problem Solving) 단계로 디자인이 제품의 스타일과 형태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실제 제품을 통해 얻고자 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디자인이 R&D와 회사 내부 역량을 결집하여 소비자의 소비 활동과 구매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 개념의 변화와 함께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목적은 사람과 돈, 물자, 기술 등을 이용하여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이익을 거두는 것이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역할은 고객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생산에서 마케팅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디자인으로 경영의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디자인 경영의 진화 포인트
디자인을 중심에 둔 경영 패러다임인 디자인 경영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디자인 개념의 확대로 인해 그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는 디자인 경영의 변화 모습을 살펴보자.
● 스타일에서 고객의 구매 경험으로 확대
과거의 디자인이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상품의 포장이나 외형을 다루었다면 이제 소비자의 문제 해결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디자인 경영은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폐기하는 전 과정에서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디자인 경영이 추구하는 고객 지향적 프로세스는 소비자가 당면한 문제 인식에서 시작한다. 기존의 마케팅 조사는 통계 조사의 한계로 인해 고객의 잠재적인 니즈를 찾지 못하고 평균적인 요구 사항을 파악하는데 그치는 경향이 있다. 자연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시장성을 인정받지 못해 사장되고 범용적인 제품 기획이 진행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고객이 표현하지 않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실제 사용 행태와 인지적 특성에 대한 분석이 필수적이다. 클라우디아 코치카는 P&G의 첫 ‘디자인 혁신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브랜드 팀에 톱 디자이너들을 기용하였다. 이는 제품 디자인이나 패키지 등의 추상적인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제품을 경험하는지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P&G는 소비자들을 인터뷰하지 말고 직접 그들의 집을 방문하라고 한다. 실제 그 제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하여 소비자들이 불만족스럽지만 표출하지 않는 속성들을 끄집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파악한 소비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인을 단순한 외형에만 한정하지 않고 사용자의 구매 과정이나 사용 패턴에 포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기저귀의 경우에도 기저귀 품질이나 형태에만 국한하지 않고 속옷 개념으로 인식하여 패션 디자이너까지 두고 있다.
LG 구본무 회장도 지금까지 개별 제품 위주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고객의 생활 공간 전반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총체적인 디자인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LG전자는 디자인을 제품의 아름다움과 독특함을 벗어나 제품과 고객 사이의 드라마로 규정한다. 제품에만 머물지 않고 고객의 마음에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것을 추구한다. 궁극적으로는 디자인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새로운 생활과 더 놀라운 세계를 경험하게 하려는 것이다.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디자인은 유형의 제품뿐만 아니라 무형의 서비스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보건의료회사인 카이저 퍼머넌트는 2003년에 방문 환자의 증가와 비용 절감을 위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하였다. 디자인 컨설팅사 IDEO는 환자들이 의료 시설을 이용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환자의 입장에서 관찰하였다. 이런 과정에서 IDEO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한 체크인 과정이 복잡하고 대기 과정도 매우 불편함을 파악하였다. 어린 아이와 노인들, 그리고 이민자들은 병원을 방문할 때 대부분 부모나 친구들과 함께 오게 되는데 대기실에는 환자 이외에 출입이 금지되어 환자가 불안감을 느껴야만 했다. 진료실에서도 공포스런 의료 기기에 둘러 쌓인 채 20분 가까이 홀로 기다려야 했다. 이런 환자가 경험해야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분석을 통해 IDEO는 새로운 의료 장비 구매와 공간 확대를 성장 전략으로 도출하지 않고 환자의 치료 경험 개선을 제시하였다. 의료 서비스를 받는 과정을 쇼핑 공간처럼 환자에게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하도록 권고하였다. 소비자의 문제 해결을 유형의 건물과 시설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고객 경험에서 찾은 것이다.
● 창의적 경영 체질 구현
디자인 경영은 회사 전반의 경영 프로세스와 조직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선진 기업들은 창의성을 디자인 경영의 토대로 인식하며 조직 내에 창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P&G의 래플리 회장은 2000년 CEO로 취임한 이후에 기술과 마케팅 중심에서 디자인 경영 중심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이후 수천 명의 임원과 중간 관리자를 정리하였지만 디자인 관련 인원은 4배로 늘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R&D에서 탈피하여 전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C&D(Connect & Development) 전략은 디자인에도 유사하게 적용이 된다. P&G는 주요 디자인 작업은 외주로 주고 사내에서 디자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부의 디자인 매니저들은 외부의 디자인 에이전시와 사내 제품 매니저, 마케팅팀, 개발팀 사이에 긴밀하게 정보를 주고 받으며 전체적인 동향을 파악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디자이너를 R&D 부서에 파견하여 전체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 통찰력을 가지고 제품 개발에 동참하도록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사내의 혁신 교육센터를 통해 디자인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관리자들에게 디자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의 기능을 이해하지 못해 아이디어가 묵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조직적 지원과 협업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활용하는 프로세스를 총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최적의 체계를 구축 중에 있다.
GE의 제프리 이멜트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것이 혁신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취지로 상상력 약진 프로젝트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창의와 혁신 문화를 전사적으로 촉진시키고 있다. 또한 시장과 고객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이 내부 관리에 치우치지 않고 외부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파악하고 마케팅과 디자인 역할 강화와 창의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내부의 전문가들을 조직의 다양한 부문에 2년간 파견하여 마케팅 지식의 전파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그 뿐 아니라 디자인 컨설팅 인력들을 영입하여 고객의 잠재 니즈를 파악하는데도 열심이다. 구성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독려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다.
● 기존 혁신의 한계를 넘어
비즈니스위크誌는 보스턴컨설팅그룹과 공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0대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 두번째 진행된 조사에서는 애플이 1위를 차지하였고 국내 기업들은 LG전자, 삼성전자, SK텔레콤이 포함되었다.
혁신을 추구하는 국내외 기업들의 최고의 관심사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이를 위해 M&A를 통한 신사업 진출 등이 화두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조직 인수가 속속 실패로 이어지고 무리한 M&A가 오히려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인수합병이 아닌 회사 내부 자원을 활용한 자생적 성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위크誌의 조사에서도 91%의 기업이 자생적 성장을 통한 혁신을 중요하게 평가하였다.
자생적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신상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혁신적인 제품들이 반드시 성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혁신 기술에 시장에서의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기술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성장 돌파구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소니의 명예회장인 오가 노리오는 소니의 제품이 경쟁사와 비교해 기술력과 가격, 성능,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하였다. 소니의 제품을 돋보이게 하는 유일한 요소는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100대 혁신 기업의 공통된 혁신 요소도 디자인 차별화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세계 1위의 혁신 기업으로 선정된 애플은 창업이래 최대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을 출시해 전세계 MP3 플레이어의 약 70%를 점유하였고 매출은 출시 이후에 두 배까지 성장하였다. 아이팟은 흰색의 선과 심플한 형태로 소비자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깔끔한 스타일만으로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기존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성능과 음질을 강조하고 디자인도 개별 기기의 스타일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아이팟은 디자인과 소비자의 편리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곡을 구매하고 음악을 향유하는 소비 스타일까지 디자인하였다. 이로 인해 아이팟은 단순한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코드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애플이 고질적인 기술 집착증에 벗어나 디자인을 모든 혁신의 중심에 두고 재기에 성공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새로운 성장의 도구, 디자인 경영
기업들의 R&D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신성장 엔진의 열쇠를 기술 개발에서 찾으려는 것이다. 그런데 기술적으로 우수한 제품이 항상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과잉 경쟁으로 고객의 기대 수준을 넘어버리는 오버슈팅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또한 회사 내부적인 기술 로드맵에 따라 제품을 출시하면 창의적인 제품 아이디어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기술은 진화 발전하기 때문에 몇 단계를 뛰어 넘어 현상을 급격하게 타파하기는 힘든 것이다.
이에 반해 디자인은 기술 혁신에 비해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회수 기간도 짧다. 특히 소비자가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적 차별화가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는 디자인이 획기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에게 사랑 받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이 창의성을 발휘하고, 디자인을 뒷받침하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투입 비용 대비 더 효과적이다. 애플은 디자이너는 창의적인 디자인에 전념하고 엔지니어는 그 디자인에 맞게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찾아내도록 하는 생산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디자인을 형태와 스타일로만 받아들이면 그만큼만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디자인 경영을 새로운 혁신의 툴로 인식하게 된다면 매우 저렴하고 효과적인 성장 도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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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와 디자인 경영의 미래
인구구조 변화, 신흥 시장의 성장, 환경문제 심화 등 사업환경의 변화가 가속되면서 고객들의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 미래 비즈니스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달라진 삶의 방식에 부합하는 새로운 디자인 키워드를 주목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디자인의 목표 고객과 디자인의 역할은 시대와 가치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 왔다. 19세기 대량생산의 시대 이전에는 극소수를 위한 디자인이 중요했다. 예술품과 장식적 공예 등을 소비하는 상류층을 위한 디자인이 그것이다. 대량생산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디자인의 고객층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20세기 초반에는 기능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춘 대중디자인이 시작되었다. 20세기 후반 들어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소비자 의식이 고도화되면서 산업디자인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카림 라시드, 필립 스탁과 같은 유명 산업디자이너들이 등장하였으며, 대중을 위한 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까?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 인구구조의 변화, 새로운 경제권의 부상,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등 새롭고 거대한 사업환경의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기업의 고객인 개인들의 삶의 방식이 바뀌게 될 것이다. 달라진 삶의 방식에 맞게 고객가치가 변화하면서 디자인 부문에도 새로운 수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사회와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도 요구하는 디자인의 기준도 달라질 것이다. 선진기업과 후발기업들이 각각 나름의 디자인 영역을 구축하고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는 시기인 만큼, 우리 기업들도 미래 디자인 트렌드 변화를 주목하는 것이 당연하다. 디자인의 역할, 고객이 변화하고, 기업간 디자인 전략의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시점에서 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디자인 전략을 추진해야 하는지 주요 트렌드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한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편리·안전에 대한 수요 확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첫 번째 글로벌 트렌드는 고령화라는 거대한 인구구조 변화이다. 전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시대가 가고 고령자들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인구의 증가는 이미 상당수준 진행되어 왔다. 영국디자인협회에 따르면 2020년까지 절반에 가까운 영국인구가 50세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같은 기간 미국 인구의 20%, 일본 인구의 25%가 65세를 넘길 것으로 예상하는 등 선진시장의 고령화는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선진국을 넘어 중국과 같은 개도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예들 들어, 중국이 지난 수십년 동안 추진해온 저출산 정책에 따라 1명의 자녀를 가진 가정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결과 향후 중국의 인구구조 고령화는 현재 선진국 고령화 이상의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이다.
때문에 편의성과 안전으로 대표되는 배려가 새로운 시대의 디자인 가치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점차 대중시장에서도 신체적, 정신적 능력이 둔화되면서 힘이 적게 들고, 조작이 단순한 디자인 제품이 증가하고 있다. 편의성 극대화를 위해 제품-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형 상품의 등장도 관찰된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는 제품과 서비스가 통합된 라이프솔루션(LG Business Insight 959호 참조)이 여러 산업에서 전개 중이며, 노인 대상의 의료, 개호 부문에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라이프솔루션 제품 디자인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 모든 생활환경 속에 적용되면서 Smart Home(가전의 지능화), Ambient Intelligence(환경의 지능화, 지능형 생활공간)를 위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고령자들의 사회활동과 참여 증가에 따라 고령자 대상 디자인 수요가 가정은 물론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도 예상된다.
신흥 시장의 소비 고도화와 고객가치의 다양화
둘째, 신흥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객가치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BRICs와 같은 신흥 경제권의 성장은 수년째 세계 글로벌 비즈니스 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신흥 시장의 성장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률이 2% 내외인데 비해 신흥 시장은 전반적으로 7%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50년경 세계 경제의 40%이상, IT 산업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집중될 것임을 예측하기도 하였다. 또한 UN이 ‘밀레니엄개발목표’에 따라 2015년까지 절대빈곤층을 1990년 대비 절반으로 감소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신흥 시장의 지속 성장을 예상케 한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시장은 서구적 디자인 가치 일변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와 소비행태를 고려한 디자인 가치 중심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소득이 증가하면서 신흥 지역의 소비자 의식이 고도화되고, 이는 디자인과 같은 고차원적 니즈를 확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질적인 구매력 증가로 인해 신흥 지역 소비자들의 디자인에 대한 잠재적 니즈가 표출되고 있기도 하다. BCG(보스턴컨설팅그룹)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도,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 지역의 중간계층 소비자인 Next Billion의 구매력과 성장성에 대해 강조하기도 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 지역의 소비자들도 단순히 저가의 기능성 제품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며,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에 맞는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환경친화적 디자인에 대한 관심 증대
셋째, 기후변화, 자원고갈과 같은 지구환경의 파괴가 피부로 느껴질 만큼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예를 들어, 이상기후로 인한 고온, 폭우, 허리케인 등의 발생빈도와 피해규모도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얼마 전에는 태평양에 ‘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고 불리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닐, 플라스틱 등 썩지 않는 폐기물들이 미국 텍사스주 2배의 크기로 바다를 뒤덮고 있다고 해 충격을 준 바 있다.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하에서 이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동체의 생존을 위한 친환경 패러다임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반 소비자들도 오염원을 과다 배출하거나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제품과 기업을 점차 외면하는 상황이다. 제품의 형태, 기능, 에너지 사용량 등 디자인의 친환경성 여부가 중요한 구매결정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의 관심이 내가 먹고 사는 단순한 ‘생존’의 문제를 넘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반영한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는 블로그, 커뮤니티 등 웹의 새로운 도구를 바탕으로 양적, 질적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에 대한 배려가 결핍된 디자인은 미래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에 대한 기여, 지속가능성 등을 기업 전략과 홈페이지에 명문화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선진 시장 중심으로 법·제도적인 규제가 현실화
마지막으로 새로운 법·제도 트렌드도 미래 디자인 변화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먼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고려를 강제하는 제도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 일로에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영국의 경우 1995년 이후 현재까지 장애차별금지법(Disability Discrimination Act)을 꾸준히 보완, 발전시켜왔다. 인종과 연령 차별에 대한 법 제·개정도 잇따르고 있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규제는 기업의 고용, 인사정책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때문에 규제의 범위가 점차 제품의 기능, 형태 등 디자인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인과 장애인들의 사회활동과 참여가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시설,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이로 인해 디자인에 대한 직접 규제 트렌드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규제도 기업들에게 시급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교토의정서와 같은 국제협약을 통해 오염원 과다배출에 대한 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1년 소니는 유럽으로 수출하려던 자사 제품 내부에서 허용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되어 막대한 손해를 본 바 있다.
2006년 이후 유럽의 RoHS(유해물질사용제한지침), 일본의 J-MOSS(전기전자기기화학물질표시방법)에 이어 중국도 China RoHS와 같은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등 이러한 추세는 선진국에서 신흥시장으로까지 빠르게 확산 중이다. 규제의 범위가 제조 공정은 물론 완성품의 형태와 기능에 까지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디자인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소재, 표면처리의 친환경성 문제는 글로벌 규제 확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트렌드 변화에 따라 디자인 전략도 달라져야
글로벌 트렌드 변화에 따라 편의성과 안전, 가치의 다양성, 공존과 같은 새로운 고객가치 실현을 위한 디자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 이러한 가치를 뒷받침하기 위한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다. 특히 웹 2.0과 같은 새로운 트렌드로 개인의 영향력이 극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가치, 제도의 글로벌 확산 속도와 파급효과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기업들은 변화하는 고객가치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디자인은 기능적, 시각적으로 고객과 기업이 일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매개이다. 필립스는 비교적 일찍 사회 변화와 미래 디자인의 관계를 파악하고 ‘하이 디자인(High Design)’이라는 디자인 전략을 추진해왔다. 인문학적 연구와 기술적 변화 탐색을 병행하여, 달라지는 사회 모습에 따라 발생 가능한 디자인 문제에 대해 최적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사업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디자인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디자인 이슈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 디자인 경영의 3대 이슈
1.유니버설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이란 간단히 말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제품, 서비스를 사용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을 말한다. 연령, 장애여부, 인종, 교육수준 등 개인적 특성에 따른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장벽 없고(Barrier-free), 접근 가능한(Accessible), 보조/재활 기술(Assistive Tech) 등이 유니버설디자인의 주요 특징이다. 이러한 개념은 그 자체로 고령자의 증가와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 확대, 문화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 등과 같은 가치 변화 트렌드에 부합한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주로 미국, 일본 등에서 사용하는 개념이며, 영국에서는 ‘Inclusive Design’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표현상의 차이에 관계없이 사회적 약자와 강자가 공존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구성한다는 목표는 동일하다. 최근 들어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전자산업과 같은 하이테크 분야로 확산 중이다. 세계 최고 IT 전시회 중 하나인 세빗(CeBIT)에서 작년부터 유니버설디자인 관을 신설하기도 하였다. 특히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는 이미 유니버설디자인을 통해 히트제품을 만들거나, 기업의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마쓰시타와 같은 기업에서는 세탁기의 드럼을 비스듬하게 설치하여 키가 작은 사람도 손쉽게 세탁을 할 수 있는 히트 제품을 만들어 냈다. 마쓰시타는 내부적으로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제품의 개발에서부터 고객에게 전달될 때까지 전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또 다른 일본 업체인 도시바는 유니버설디자인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로 명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버튼형 냉장고를 개발하여, 육체적 능력이 저하된 노인들도 버튼 하나로 손쉽게 냉장고 문을 여닫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수도꼭지, 변기 등 욕실용품 제조사인 토토(TOTO)는 별도의 유니버설디자인 연구소를 설립하고, 전사적인 전략에 유니버설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
유니버설디자인과 관련된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인인구 증가는 유니버설디자인을 주류 시장의 디자인 트렌드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신흥시장의 소득 증대로 서구형 제품, 활용법이 복잡한 제품은 점차 다문화를 포용할 수 있고, 간단하고 직관적 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변화할 것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전세계적 법, 규제 트렌드도 유니버설디자인 시장을 확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2.지속가능디자인
지속가능디자인은 주로 지구 환경과 관련된 개념으로 비교적 최근의 디자인 트렌드이다. 지속가능성이라는 이슈가 디자인 분야에 특화되어 나타난 현상이다. 지속가능디자인은 현재 인류의 라이프스타일의 상당 부분이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자성에서 출발한다. 지구환경 파괴와 자원남용으로 미래 후손은 물론 지금 세대의 생존마저도 위협받는 상황인만큼 향후 지속가능디자인에 대한 관심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속가능 경영의 선도적 기업인 필립스는 디자인 부문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해 비교적 일찍 고민하기 시작했다. 필립스는 디자인의 지속가능성을 보다 세분화하여 환경, 사회, 개인 부문으로 구분하고 디자인 혁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영국디자인협회는 매력적인 제품,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중장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지속가능디자인을 통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를 바꾸고,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Dott 07’이라는 행사를 개최하였다. Dott는 Design of the time의 줄임말로 우리 시대의 디자인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결방안 모색을 목표로 한다. Dott 07에서는 생활, 농업, 주거, 인구, 교육 등 삶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세부주제에 대해 다양한 디자인 개선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속가능디자인과 관련된 니즈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실제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자원고갈로 인한 문제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디자인 관련 수요의 증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고 소비자 의식이 고도화된 영국에서 이러한 시도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까운 미래에 선진 시장에서부터 환경친화적 디자인 수요가 증가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디자인은 선진 시장에서 일종의 차별화 전략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판단된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모든 나라에서 지속가능디자인을 필요로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의 형태와 기능이 환경친화적이지 않거나, 자원활용의 효율성이 낮을 경우 법, 제도 및 국제 협약에 따른 직접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속가능디자인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인 동시에 고부가가치 제품 및 기업 이미지 제고 전략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3.확장된 패밀리룩
패밀리룩이란 같은 기업, 같은 브랜드의 제품간 유사한 디자인 컨셉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메이커 BMW는 ‘키드니 그릴’과 같은 디자인 컨셉을 자사의 전 차종에 공유하고 있다. 국내 전자기업들도 이미 패밀리룩을 적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의 패밀리룩은 동일 제품군 혹은 동일 사용환경내 제품간에 디자인 특징을 공유하는 정도이다. 또한 같은 기업내의 제품에서만 같은 디자인 컨셉을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확장된 패밀리룩이란 기존 패밀리룩의 범위를 고객성과 관점에서 확대시킨 디자인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통합형 제품, 생활공간 등으로 이동하면서 복합형 제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패밀리룩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복합형 제품, 서비스, 생활공간의 경우 하나의 기업이 제공하기 어렵다. 전자, 건설,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부문의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인 통합성에 맞는 시각적인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해 참여하는 각 기업의 디자인 부서간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도 LG의 전자, 화학, 생활건강 3사는 LG디자인협의회를 창설하고 상호간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필립스는 Ambient Intelligence와 관련하여 디자인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주변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인간 중심적인 디자인을 자사의 디자인 비전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은 향후 확장된 패밀리룩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향후 라이프솔루션과 같은 복합형 제품이 증가하고, 통합형 생활공간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확장된 패밀리룩이 효과적인 디자인 전략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제품, 서비스, 생활공간에 대한 철저한 고객성과 관점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디자인 경영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
디자인 경영은 이제 선진 기업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을 도입하면서 디자인 전략과 디자인 경영도 레드오션화가 상당 수준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 전자기업의 신제품 디자인은 중국기업과 같은 후발주자들에 의해 실시간으로 모방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중국, 대만, 터키와 같은 신흥 지역의 기업들도 모방 단계를 벗어나 자신만의 디자인을 강화하는 추세다. ‘가격대비성능’을 넘어 ‘가격대비디자인’을 무기로 선발 주자들을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디자인 선도기업들도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 철학과 전략, 명성을 활용하여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가치를 제고하고 차별적 전략을 구사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세가지 이슈는 디자인 부문에서 점증하는 경쟁을 극복하고, 장기적 관점의 전략방향을 수립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내부 혁신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첫째, 디자인 전략 수립시 중장기적인 가치 변화에 대한 예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유니버설디자인의 경우 고객들의 가치가 효율성에서 평등, 배려와 같은 가치로 이동하는 중장기 트렌드를 반영한다. 지속가능디자인은 환경오염과 자원고갈의 현실화 및 이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중장기적 가치와 트렌드 변화를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디자인 전략과 전사 전략의 방향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무형의 가치를 조직 전체에 이식하는 것은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미래 예측이 향후 디자인 경영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둘째, 외부와의 협력을 통한 디자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복합 상품의 등장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 걸쳐 여러 기업간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의 경우에는 디자인을 위해 전문적인 부문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의료, 심리, 건축, 문화, 인문학 등 새로운 고객의 특성과 행동양식에 대해 지식과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전 산업에 걸쳐 기업간 협업 트렌드가 일반화되면서, 디자인이 협업적 혁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셋째, 소재, 표면처리 등 고부가가치 디자인 부문의 R&D에도 자원투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소재와 표면처리는 유니버설디자인에서 제품의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결정적인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소재의 친환경성 여부는 지속가능디자인 전략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소재, 표면처리 기술은 고객에게 시각, 촉각을 아우르는 공감각을 통해 높은 감성적 만족을 제공할 수 있으며, 후발주자의 모방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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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의 11가지 성공 사례
The British Design Council has a great series of articles on Managing Design
디자인 경영의 11가지 성공 사례
브리티시 디자인 카운슬(British Design Council)이 11개 글로벌 브랜드의 디자인 매니지먼트 사례를 분석한 심층 보고서를 내놓았다. 11개의 교훈: 11개 글로벌 브랜드의 디자인 경영(Eleven lessons:
managing design in eleven global brands)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는 알레시, 소니, 제록스,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11개 회사의 디자인 전략을 상세하게 탐색한다.
BDC는 이들 회사의 디자인 부서를 방문해 디자인을 실제 응용하는 방식, 디자이너들과 다른 부서의 스탭들과의 협업 관계,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한 디자인 매니지먼트 전략 등을 살폈다. 이러한 심층 연구를 통해 BDC는 “현대 디자인 실천에 있어 예술의 경지를 정의하는 핵심 요소들은 무엇이며, 이들 회사가 다른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접근법이란 무엇인가”를 밝히고자 했다.
각 브랜드 별로 공개된 연구 보고서의 내용은 그야말로 반드시 일독해 볼 만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가령 드림 팩토리 알레시의 디자인 경영 전략은 다음과 같다. 디자인을 비즈니스의 핵심에 두고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매진해 온 이 회사는 재능 있는 외부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심지어 회사의 디자인 개발 및 실행 과정의 대부분이 전적으로 이들 외부 디자이너에 의존하기 때문에, 알레시는 외부와 내부를 조율하는 섬세한 기술적 과정과 형식들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 왔다.
알레시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디자인 팀이 없다. 대신 단 두 명의 디자인 어시스턴트로 구성된 팀이 외부 디자이너와 사내 엔지니어들 사이를 오가며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한다. 그 누구보다 전문적인 기술적 지식을 갖춘 동시에 디자이너와 디자인 관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인력의 보유. 그것이 알레시 디자인 정책의 핵심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알레시를 비롯한 총 11개 브랜드의 디자인 정책과 성공 비결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들을 담은 BDC의 11개의 교훈은 디자이너 개인은 물론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을 고민하는 브랜드 모두에 필수적인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이 리포트의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페이지에서 각 회사별 케이스 스터디로 이동할 수 있다. 모든 페이지는 pdf 파일로도 제공되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링크 자료 British Design Council Eleven Lessons
링크_ 11개 브랜드의 디자인 정책과 성공 비결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들을 담은 BDC의 11개의 교훈은 디자이너 개인은 물론 성공적인 디자인 경영을 고민하는 브랜드 모두에 필수적인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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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일본식 디자인 경영이 만든 축약의 미학.
소니, 일본식 디자인 경영이 만든 축약의 미학.
"언젠가 TV로 축구 경기를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카메라가 경기장 구석에 놓인 TV를 잠깐 비췄는데 상표를 보지 않고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소니 브라비아 시리즈였죠. 잠깐 보기만 해도 소니라는 걸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 소니를 소니답게 하는 것. 그걸 우리는 소니 디자인이라고 부릅니다." 34년 동안 소니의 디자인을 맡아왔던 구로키 야스오의 이야기다.
1932년생이니까 올해 75세. 1960년에 입사해 소니의 성장을 주도하고 한때 최고 경영자 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지금 구로키 오피스의 소장으로 있다. 입사 6개월 만에 지금의 소니 로고를 만든 것도 바로 그다. 워크맨을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니의 히트 제품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를 미스터 워크맨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봐, 그거 어디선가 본 거 같지 않아?' 이런 말이 나오는 디자인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어디선가 훔쳐온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설령 우리가 먼저 개발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먼저 제품을 내놓았다면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포기합니다. 철저하게 새로울 것.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를 것. 이런 원칙이 소니를 소니답게 하는 것이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소니만의 무엇.
소니는 디자인을 경영의 우선순위에 올려놓은 많지 않은 회사 가운데 하나다. 이를테면 구로키가 CEO로 있던 무렵 디자인센터는 아키오 모리타 회장실의 바로 아래층에 있었다.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면 모리타 회장이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오곤 했다. 이를 두고 구로키는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제품은 발이 없지만 회장님은 있으니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디자인센터에서는 이를 목업으로 만들었다. 간단한 스케치를 던져놓고 끝나는 게아니라 직접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만들도록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 사이의 충돌이 줄어들고 좀 더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이를 크리에이티브 리포트라고 불렀다.
소니는 또 트리오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조직 운영을 도입하기도 했다. 직책과 경력, 업무 분야와 무관하게 디자이너를 세 명씩 한 팀을 짜도록 했다. 한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두 명이 이를 검토하고 의견을 내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채택된 아이디어는 한 차례 결재를 받고 바로 최고 경영자에게 올라오게 된다.
크리에이티브 리포트와 트리오 시스템은 소니의 디자인 경영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기술 장벽을 넘어 도발적인 상상력을 수용하는 문화, 자유로운 토론을 장려하는 문화. 모리타 회장은 "침묵은 비겁하다"고 말하곤 했다. 강제로라도 의견을 내도록 했고 그 모든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의견 없는 만장일치는 만장일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크리에이티브 리포트를 발표할 때면 경영진은 물론이고 엔지니어를 비롯해 판매 부서까지 모여들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기술과 판매, 경영 전반에 아이디어를 넓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언젠가 디자인센터의 디렉터 가운데 한 사람이 사표를 냈다. 회장과 자신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였다. 모리타 회장은 그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당신과 내 생각이 똑같다면 우리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된다. 당신이 내게 필요한 것은 나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니의 기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구로키는 '소니 스타일을 훔쳐라'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으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고 효율도 오를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과 생각이 너무 달라서 어울리기 힘든 사람과도 함께 일해야 한다. 기획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끼리 어울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의미가 있다."
소니가 세계 시장에 처음 이름을 알린 때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던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디오가 전자레인지만 하던 무렵, 소니는 들고 다닐 수 있는 라디오를 만든다는 무모한 아이디어에 도전했다. 도발적인 아이디어를 환영하는 소니의 독특한 기업 문화 덕분에 가능한 시도였다.
소니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린 워크맨도 마찬가지다.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내놓을 때만 해도 녹음기는 차라리 가전제품에 가까웠다. 들고 다니는 녹음 재생장치라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에 구현하기까지는 험난한 도전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팔린 워크맨은 종류만 200여종, 세계적으로 3억개 이상이다.
소니는 이밖에도 1984년에는 이동식 CD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1989년에는 손바닥 크기의 캠코더, 핸디캠을 역시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경쟁업체들이 소니를 흉내 내기 시작했지만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했다. 아이디어는 흉내낼 수 있었지만 기술이 뒤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니의 디자인 철학은 흔히 '축약의 미학'이라는 말로 설명된다. 축약이란 단순히 크기를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은 크기에서도 품질과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버튼 크기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버튼을 누르는 감촉과 반작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니의 경쟁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도발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토론 문화.
최근에 소니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바이오 VGX-TP1이다. 동그란 로봇 청소기처럼 생긴 이 혁신적인 디자인의 PC는 아이들 공부방이 아니라 거실에 어울리도록 디자인 됐다. 대형 LCD-TV나 DVD 플레이어와 연결할 수 있고 무선 키보드나 리모컨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다. MP3파일을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 재생할 수도 있다.
"처음 목업을 봤을 때 한눈에 반했습니다. 과연 이걸 만들 수 있을까. 이틀 밤낮을 고민한 끝에 결국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각형의 메인보드를 둥그렇게 만드는 것부터 부딪혀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죠. 매끈한 디자인을 유지하려면 수많은 배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도 고민거리였고요." 소니 디자인센터의 아트 디렉터, 오사무 마사미쯔의 이야기다.
말끔한 흰색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언뜻 애플의 아이팟을 연상하게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니답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지저분한 배선은 모두 뒷면으로 옮겨갔고 USB 포트와 메모리 카드 리더 등은 모두 슬라이딩 커버 안으로 들어갔다. DVD 드라이브 슬롯 역시 원통형 디자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 타입L 역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데스크톱 PC처럼 쓰면서도 들고 다닐 수 있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어느 곳에 놓아도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컨셉이었다. 기획 단계에서는 반대 의견이 끊이지 않았지만 일단 목업을 보고 나자 다들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디자인센터의 시미즈 미노루는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데스크톱 PC도 노트북도 아닌 완벽하게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습니다. 사람들이 데스크톱 PC 같다거나 노트북 같다고 말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꼬박 1년 반 동안 시행착오를 거쳤죠. 결국 투명 프레임을 써서 주변 인테리어와 어울리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습니다."
소니가 최근 가장 힘을 쏟고 있는 제품은 역시 브라비아 시리즈다. 사각형의 LCD-TV에 디자인을 불어넣을 여지가 있을까. 가뜩이나 디자인이 애플에 뒤쳐진다는 비난을 의식한 소니는 디자인 공모라는 모험을 감행한다. 막강한 디자인센터를 두고 외부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위기의식 못지않게 자존심을 건 승부수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소니 디자인센터의 니이츠 타쿠야를 따라 잡을 아이디어가 없었다. 이른바 플로팅 디자인, 테두리 바깥에 투명 유리판을 받쳐 TV가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빨간색 테두리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니이츠는 "거실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다가 TV와 창은 본질적으로 같다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화면 이외의 부분을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TV는 이미 디자인의 영역을 떠났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던 어느날 무심코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패널을 넓히면 투명한 유리 위에 화면이 떠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작게 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던 거죠."
소니 디자인센터에는 225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이들은 해마다 2천건 이상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는다. 소니의 디자인 철학은 첫째, 독창적일 것, 둘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것, 셋째, 기능적일 것, 넷째, 사용환경을 고려할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워크맨 시리즈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유진 모리사와의 다음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가끔 소니답다는 것이 뭔가를 놓고 이야기합니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려면 어려운데 강력한 열망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들도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강력한 열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열망이 소니다운 디자인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출처 : www.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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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의 디자인 철학은 '마케팅적 상상력과 디자인적 상상력을 포괄하며 제품의 맛과 예술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CJ만의 창조적인 디자인'으로 요약된다. 식품의 정형화되고 전자,통신 등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세련되지 못한 이미지를 벗어나 식품 고유의 멋과 맛을 살린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이 CJ디자인센터의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업계 최대 규모인 30여명의 디자이너로 구성된 디자인센터를 통해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디자인들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해양심층수 음료인 '울릉미네워터' 병 패키지를 새롭게 리뉴얼해 내놓았다. 수개월간의 공동 연구개발 끝에 탄생한 새 패키지는 기존 페트(PET)병을 투명한 유리병으로 교체해 패키지 자체를 고급화한 것.검은색과 은색을 조화롭게 사용해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공동 연구개발에는 CJ제일제당 디자인센터를 비롯해 세계적인 영국 디자인 회사 키네 듀포트와 '아이리버''애니콜 가로본능 휴대폰' 등으로 유명한 국내 디자인 컨설팅 전문회사 이노디자인 등이 참여해 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선보인 CJ제일제당의 '황금참기름眞'은 세계적 디자이너 김영세씨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 정형화된 참기름 용기 형태에서 탈피해 한국적인 곡선미를 살린 독특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도자기의 곡선을 담음과 동시에 손에 잡히는 그립감을 높여 예술성과 실용성을 갖췄다. 업계 최초로 CJ제일제당만의 브랜드 전용서체도 개발해 이달부터 제품 패키지에 도입키로 했다. 각각 'CJ맛깔체'와 'CJ손맛체'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다. 제품 패키지에 인기를 끌고 있는 캘리그래피(손글씨)를 응용해 친근감을 더했다. 식품의 디자인과 특성에 맞는 글씨체를 개발해 제품에 도입하는 첫 번째 사례로 CJ제일제당의 디자인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CJ제일제당은 향후 전 제품에 CJ만의 독특한 브랜드 서체를 적용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보일 계획이다. 얼마 전 독일에서 열린 2008 iF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는 패키징디자인 부문에서 세계 유수 브랜드들을 제치고 '백설 남해굴소스'와 '백설 프리믹스'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iF 국제 디자인 공모전은 국제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 3대 디자인 공모전으로 수상 제품에 한해 우수 디자인 인증인 iF 공식마크를 수여한다. 김미희 기자 icici@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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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신세계백화점 ‥ 본관 ,예술공간으로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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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은 2005년 8월 신관,지난해 2월 본점 본관 개장 때 건물 내ㆍ외부 인테리어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디자인 경영에 힘입어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한층 올라간 것으로 신세계는 보고 있다. 전년 대비 고객 수는 2006년 254%,2007년 37% 증가했고 매출 역시 2006년 260%,지난해에는 51% 늘었다.
지난해 2월 재탄생한 신세계백화점 본관에는 디자인 경영과 철학이 녹아 있다. 78년의 역사적 가치가 있는 본관건물의 전통을 살리기 위해 1930년에 세워진 건물의 골조를 그대로 두면서 미켈란젤로의 예술품 보존에 사용된 3D레이저 스캐닝 장비를 동원해 건축물 원형의 세밀한 부분까지 복원했다. 본관 건물을 건축 초기 모습과 동일하게 재현하고 본관 창문에는 LED조명을 설치해 전통과 품격을 한층 높였다.
내부 인테리어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격조 있는 명품관으로 꾸미면서 층별로 서로 다르게 적용되는 컨셉트에 따라 고급 자재의 질감,색상,패턴,조명 등을 다양하게 적용해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본관 6층의 트리니트 가든(조각공원)은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에 있는 야외갤러리를 도입,'야외로 확장된 갤러리'라는 컨셉트로 설계된 곳. 영국의 헨리 무어나 스페인의 호안 미로,미국의 알렉산더 칼더 같은 거장들의 작품 5점이 전시돼 있다.
이 외에도 본관과 신관의 홀과 아트월 등 공간에도 1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특히 아트월은 2개월마다 전시된 사진을 교체해 본점의 품격을 높여주는 도심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연 6회에 걸쳐 광고,매장 연출,고지물 등을 이용해 계절별로 사전 수립된 테마 이미지를 통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Feel The Summer Wave'라는 컨셉트 아래 매장 천장에는 바닷속을 유영하는 물고기 무리를 설치해 매장의 율동성을 부여하고,고객 시선이 집중되는 곳에는 마네킹을 활용해 여름 휴양지의 이미지를 냈다.
점포별로는 2~3명의 디스플레이 전담 인력을 구성해 주 2회에 걸쳐 진열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홍정표 마케팅 팀장은 "신세계 로고가 디자인돼 있는 쇼핑백은 걸어다니는 광고라고 할 정도로 마케팅의 강력한 수단"이라며 "작은 것 하나에도 회사의 이미지를 담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디자인의 힘"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icici@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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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효성 ‥ 다양한 기능 갖춘 페트병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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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섬유,포장재 등의 사업부문에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도입한 ㈜효성은 '차별화된 디자인 경영'을 중요 과제로 삼고 있다. 특히 기능성은 디자인 경영의 가장 큰 화두다. 단순히 외적인 아름다움만으로는 급변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실용적인 기능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 페트병 디자인이 대표적인 예다. 효성은 지속적인 연구ㆍ개발(R&D)로 세계적인 업체들로부터 품질 승인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롯데,해태 등 주요 음료업체에 다양한 모양과 기능을 갖춘 페트병을 공급하고 있다. 시대적 변화와 흐름에 민감한 음료 시장의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효성은 음료업체의 요구에 따라 내압병(탄산음료),내열병(고온 음료),내열압병(살균처리 저탄산음료),상압병(일반음료),다층병(맥주,차,커피 등) 등 주요 용도와 휴대성을 고려한 디자인을 내놨다. 국내 최초로 '아셉시스'라는 무균충전 페트병 브랜드를 도입,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셉시스는 무균 상태에서 페트병에 음료를 채워 넣는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이 음료를 더욱 안전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높은 압력과 온도 등으로 인한 변형을 방지할 수 있도록 용기 바닥과 옆면의 굴곡에 효성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페트병 디자인과 관련한 의장등록만 500여건에 달한다. 세계 2위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스판덱스 브랜드인 '크레오라'도 화섬업계에서 디자인 경영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크레오라는 순수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생산하고 있는 차별화된 제품이다. 각종 전시회와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이미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효성이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카펫 역시 디자인 경영의 결실을 보고 있다. 카펫 디자인 담당자들은 국내외 전시회 및 시장 조사를 통한 트렌드 파악에서부터 소재(나일론 등)의 충격 흡수성,보온성,방음성 등의 기능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디자인을 주도해왔다. 최근엔 화려한 무늬를 앞세워 호텔과 각종 모델하우스를 집중 공략,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카펫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가진 사업부마다 전문 디자인팀을 갖추고 있어 시장 내에서 디자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며 "효성의 전 사업부에 이 같은 디자인 경영 개념을 도입해 창조적인 아이템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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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 건설 중장비도 인체공학 설계
지난 3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중장비 전시회인 '콘엑스포(CONEXPO) 2008' 현장.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전시회에서 최첨단 굴착기인 '마스터-슬레이브 제어시스템'을 선보여 현지 딜러뿐 아니라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시스템은 운전자가 굴착기를 직접 운전하는 대신 원거리에서 손과 팔로 땅을 파는 동작을 하면 굴착기가 그대로 따라 움직이면서 작업을 실행한다. 초보자도 조종이 쉽고 극한 기후와 오염.재난 지역 등 접근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철저히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됐다.
중공업 제품을 주로 만드는 두산그룹도 '디자인 경영'에서 예외는 아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지금까지 굴착기 공작기계 등의 분야에서는 디자인 측면보다 실용성 등에 더 치중해 왔지만 최근에는 인체공학 및 환경친화적 요소뿐 아니라 색상 외관 등도 중요시하고 있다"며 "중국산 저가장비와 차별화된 고성능 고급장비로서의 이미지 및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위해 디자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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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가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꼬리 없는 굴착기 역시 건설중장비 분야에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회전반경을 기존 굴착기의 60% 수준으로 줄여 도심지 골목길이나 수로,재건축 현장 등 협소한 작업환경에 적합하게 디자인했다. 기존 외국회사 장비에 비해 5% 이상 연료를 절감하면서도 작업효율은 7% 이상 높일 수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한 공작기계 '머시닝센터(HP5100)'는 지난해 산업자원부가 주최한 '굿 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s) 제품디자인 산업기계류 부문'에서 국내 공작기계업체 최초로 'GD마크'를 획득했다. GD마크는 디자인 인증 제도의 하나로 심미성 기능성 경제성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에 부여된다.
이 제품은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외장을 채택,장시간 사용하더라도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디자인됐다.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공작기계의 주요 부분마다 파란색 띠를 둘러 '바로미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비의 작업상황을 확인하는 투명창에는 유리보다 강도가 250배 높은 재질을 사용해 작업 안전성을 높였다.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던 부분은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교체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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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한화그룹 ‥ 성공 경영은 디자인이 좌우
한화그룹은 중화학에서 금융 유통 레저분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디자인 경영을 적극 접목하고 있다. 2002년 대한생명 인수를 계기로 소비자 접점사업인 금융이 새로운 주력사업으로 부각,디자인 경영을 통한 이미지변신을 시도 중이다.
한화는 이후 브랜드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브랜드 아카데미를 여는 등 적극적인 브랜드 경영에 나서는 한편 기존의 그룹 이미지를 변화시키기 위한 디자인 경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이라는 장기적인 그룹의 비전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에 따라 각 사의 고객 접점 사업장에는 각 사업장의 특성과 전략에 맞는 독특한 한화만의 디자인을 도입,세계 초일류 기업을 지향하는 그룹의 중장기 비전을 시각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계열사별로 한화 갤러리아는 '명품백화점'이라는 색깔과 이미지를 건물 외관 디자인에 그대로 반영시켜 출점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건축가 벤 반 버클이 내.외관을 설계했다. 건물 외벽은 4330개의 유리 디스크를 부착하고,LED 조명으로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연출해 명품백화점으로서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한화건설도 건설 중인 아파트 건물 자체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디자인 경영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과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조경전문가 마시모 교수 등에게 아파트 건축디자인을 맡겼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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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현대그룹 ‥ 금강산 사업도 디자인이다
[디자인 경영] 현대그룹 ‥ 금강산 사업도 디자인이다
현대그룹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자인을 경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조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생산제품에,현대증권 현대상선 현대아산 등은 기업이미지와 브랜드이미지 부문에 디자인 경영을 접목시키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디자인을 적극 활용,엘리베이터의 답답하고 지루한 공간을 디자인 하나로 다양한 체험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공항이 나라의 얼굴이라면 엘리베이터는 건물의 얼굴이다. 잠깐이지만 도시의 삭막함을 잊을 수 있는 '2분의 문화생활'을 고객들에게 주고 싶다"는 게 송진철 사장의 평소 지론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5월 엘리베이터업계 처음으로 엘리베이터 인테리어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공모전에서 나온 창의적인 디자인 아이디어들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재료.조명.디스플레이장치.부품.기능 등 5개 부문의 디자인 연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엘리베이터 의장 디자인을 '이노스(E-nos,공간의 혁신)'라는 별도 브랜드로 분리.관리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회사의 고유한 컬러를 새롭게 설정,현대증권만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리서치 보고서,포스터,전단지 및 HTS,홈페이지 등에 적용해 대외적으로 현대증권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디자인해 나가고 있는 것.또 회사 내 본부별로 고유한 컬러 및 디자인을 지정해 보고양식이나 문서양식을 통일해 전 임직원들에게 디자인 마인드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외부 디자인뿐만 아니라 각종 자료나 보고서의 내용이 고객들에게 보다 이해하기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혁신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올해 금강산 관광 10주년을 맞아 엠블렘과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하고 관광객들에게 한층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이번 엠블렘은 굽이치는 금강산의 수려한 산세와 10돌을 의미하는 숫자를 붓글씨 형태의 캘리그래피(손글씨)로 형상화했다. 금강산BI(브랜드이미지통합)는 천혜의 자연 풍경을 지닌 4계절의 금강산을 상징하는 4개의 봉우리를 형상화했고 개성BI는 환경친화적인 개성공단을 매개로 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나가는 희망찬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현대상선도 2006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업이미지통합 개선작업을 마쳤다. 현대상선의 브랜드마크 'HMM'의 형태를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개선,고객지향적이고 글로벌적 서비스 기업의 이미지를 담았다. 또 2350자의 '현대상선 국문전용서체'와 13가지의 중국 간자체 로고를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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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금호아시아나그룹 ‥ 디자인대학원 다니는 CEO
[디자인 경영] 금호아시아나그룹 ‥ 디자인대학원 다니는 CEO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2005년부터 '디자인 경영'에 공을 들여왔다. 박 회장은 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대학원에서 6개월간 디자인 경영 과정을 공부하는 등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앞장섰다. 그는 금호와 아시아나로 흩어져 있는 10여개 이상의 계열사를 하나로 묶는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그룹 전략경영본부에 디자인광고팀을 설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모든 임원들에겐 1박2일간 합숙하며 국제디자인대학원(IDAS)의 '디자인 매니지먼트 전문과정'을 듣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상징인 '윙(날개) 마크'가 탄생했다. 화살촉이 오른쪽 위로 날아오르는 듯한 모양의 윙 마크는 2006년 금호아시아나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롭게 선보인 CI(기업 이미지 통합)다. 금호아시아나 특유의 붉은색을 사용해 기존 이미지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통해 새롭고 활기찬 비상 이미지를 담았다. 박 회장은 통일감을 주는 CI와 서체가 항공,건설,화학,타이어 등 다양한 부문의 계열사를 거느린 금호아시아나를 하나로 모아주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금호만의 디자인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엔 대우건설(2006년)과 대한통운(2008년) 등 대형 M&A를 성사시킨 뒤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아름다운 기업'을 표방하는 금호아시아나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한 계열사들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아파트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금호건설은 최근 세계적 디자이너 이상봉과 손잡고 주상복합 브랜드인 '어울림'과 '리첸시아'에 이씨의 디자인을 가미했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 브랜드를 통해 친환경적인 엘리베이터와 과학적인 놀이터 등 6개 품목을 선보여 지난해 하반기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굿디자인'상을 받았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10월 기존 색동날개 이미지와 윙 마크를 조화시킨 새로운 디자인의 비행기를 선보였다. 항공기 디자인과 함께 기내 인테리어,승무원 서비스 등도 업그레이드해 7년 연속 '서비스품질지수 항공부문 1위' '세계 최고의 승무원상' '최고 기내서비스상' 등을 거머쥐는 등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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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GS그룹 ‥ 공간·서비스도 디자인하라
[디자인 경영]
GS그룹 ‥ 공간·서비스도 디자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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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브랜드를 자타가 공인하는 '밸류 넘버원'으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이 모든 활동은 기업 본연의 성과로 뒷받침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회의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디자인 경영을 위한 노력을 당부하며 강조하는 말이다. GS는 2005년 출범 이후 GS만의 차별화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디자인 경영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는 석유제품의 물리적 특성에 따라 제품 용기나 포장 등의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에 부가되는 서비스 디자인에도 고객들의 잠재적인 욕구를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급 휘발유 '킥스 프라임(kixx prime)'이다. GS칼텍스는 특히 고급 휘발유 판매를 활성화하고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주유소 내 별도의 공간인 '프라임 존'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프라임 존은 고객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디자인을 고려해 오렌지색을 사용했다. 공간 차별화를 위해서다.
고유가 시대에 맞춰 셀프주유소 활성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셀프주유소의 디자인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주유가 가능한 공간과 동선을 도입한 것.현재 전국에 약 30개의 셀프주유소를 운영 중이며 향후 고객 반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GS홈쇼핑은 2006년 세계적 디자인 그룹인 이노디자인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경영 전반에 걸쳐 디자인 가치를 중시하는 '디자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노디자인의 디자인 노하우를 담은 여행용 가방 등 디자인이 우수한 상품들을 따로 소개하면서 TV홈쇼핑과 디자인 쇼핑을 접목시킨 것.
GS홈쇼핑은 뛰어난 상품을 개발하고도 디자인 역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자이(Xi)'는 디자인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자이는 도시적이고 단순하면서도 정제된 디자인을 통해 주택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했다. GS건설은 주택 디자인을 건설사의 마케팅 도구가 아닌,소비자들의 삶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었다. 사외 전문가 그룹인 '자이 디자인 위원회'에서 방향성을 잡고 주거 생활의 중심에 있는 '주부자문단'을 통해 세부적인 디자인 실천 전략을 짜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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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한진그룹 ‥ 항공기에 `예술`을 입혀라
[디자인 경영] 한진그룹 ‥ 항공기에 `예술`을 입혀라
한진그룹의 디자인 경영은 2004년 대한항공 창립 35주년을 맞아 실시한 CI(기업 이미지 통합) 작업에서 시작돼 항공기 외부 몸체에 '예술을 입히는' 비행기 '래핑'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 디자인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 디자이너 지안 프랑코 페레가 맡아 화제가 됐다. 페레가 항공사 유니폼 디자인을 맡은 것은 처음으로 동과 서,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글로벌 선도 항공사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한진그룹의 디자인 마케팅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래핑 마케팅'이다. 대한항공은 2001년 '하르비'를 시작으로 최근의 '모나리자' 래핑까지 항공기 래핑을 통해 감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001년 선보인 국내 최초의 항공기 래핑 '하르비'는 제주 관광을 상징화했다. 대한항공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홍보.기념하기 위해 '슛돌이'도 등장시켰다. 홍보 외에 문화 교류를 의미하는 래핑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류를 상징하는 가수 비의 월드투어를 기념하기 위해 날개를 펼친 '비'의 래핑을 작년에 선보인 바 있다. 이는 전 세계 문화 교류를 위해,또 자국 문화 홍보 목적을 둔 대표적인 래핑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홍보 목적 외에 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래핑으로 진화하고 있다. 올초 선보인 훈민정음으로 만든 모나리자 항공기는 루브르 박물관의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세계적 예술작품 모나리자가 우리의 대표적 문화 유산인 훈민정음을 만나 항공기 래핑의 최고 걸작품을 탄생시켰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항공기 래핑 외에 한진그룹은 작년 서울 소공동 한진해운 빌딩과 김포 대한항공 본사 빌딩 외벽에 B787 차세대 항공기 래핑을 설치해 친환경 고효율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통해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표현한 바 있다. 올해는 런던지역 명물인 택시에 래핑광고를 싣기도 했다. 새로 출범한 진에어에도 한진그룹의 디자인 마케팅 의지를 담았다. 진에어의 새로운 나비 모양 CI는 형광 배경에 파란색과 보라색 나비 날개가 그려져 있다. 로고는 진에어로 나비처럼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날아다니며 즐기는 여행을 상징한다. 날개 색깔은 진에어가 추구하는 젊고 실용적인 서비스 정신을 담아냈다. 파란색은 신선한 호기심,보라색은 진심을 다하는 서비스를 각각 뜻한다. 진에어 승무원들은 유니폼으로 간편한 진바지와 티셔츠를 입는다. 파격적이고 캐주얼한 유니폼은 승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돕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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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경영]
삼성그룹 … 보르도 TVㆍ햅틱폰 … 삼성魂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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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6년 3월 첫선을 보인 삼성전자의 LCD TV '보르도'는 나오자마자 화제가 됐다. 'TV는 네모여야 한다'는 이전까지의 고정관념을 깨고 와인잔을 형상화한 듯한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췄기 때문.이 결과 보르도는 출시 1년4개월 만에 500만대나 팔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는 세계 평판 TV업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보로드의 인기를 발판삼아 일본 소니,샤프 등을 제치고 3년 연속 세계 TV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디자인 경영은 이제 철학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의 휴대폰과 TV가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비결도 바로 디자인 경영에 있다. 삼성이 디자인 경영을 본격화한 것은 12년 전.1993년 신경영 선언을 통해 양(量)에서 질(質)위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지시했던 이건희 전 회장은 1996년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다. 그는 "우리 상품을 보면 '디자인 마인드'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아직도 제품을 기술적으로 완성한 뒤 거기에 첨가하는 미적 요소 정도로 디자인을 여기고 있다"고 경영진을 질타했다. 단순히 제품 외형을 예쁘게 치장하는 게 아니라 삼성만의 혼을 담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라는 요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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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런 디자인 철학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 연구조직도 만들었다. 대표적인 게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2001년에 만들어진 이 조직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미리 파악한 뒤 이를 토대로 제품을 개발하는 곳이다. 삼성전자 휴대폰으로는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던 'T100'(일명 이건희폰)과 보르도 LCD TV 등이 이곳을 통해 개발됐다. 삼성은 또 미국(LA,샌프란시스코),영국(런던),이탈리아(밀라노),일본(도쿄),중국(상하이) 등 5개국에 글로벌 디자인연구소를 두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관심과 풍부한 연구조직은 삼성 제품의 경쟁력을 일거에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 보르도 LCD TV,블루블랙폰,햅틱폰 등은 모두 이런 디자인 철학에서 나온 결과물이었다.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인 IDEA(Industrial Design Excellence Awards)에서 1997년부터 작년까지 총 35개 제품으로 수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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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감성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통해 LG가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2006년 신년사를 통해 '디자인 경영'을 천명했다. 2006년 이후 구 회장은 매년 LG전자와 LG화학의 디자인센터를 방문하며 계열사의 디자인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투자가 늘어난 것도 구 회장의 '디자인 경영' 방침에 따른 것.LG그룹은 지난 5월 초 구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진,디자인 부문 최고책임자들이 참석하는 '디자인 간담회'를 열고 올해 디자인 부문 투자액을 지난해 880억원보다 120억원 늘린 1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640명 규모였던 디자인 인력은 700명 선으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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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개별 제품을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주거공간과 제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 등 3개사가 참여하는 'LG디자인협의회'를 만들었다. 디자인협의회는 미래 주거공간의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고 가전제품과 인테리어제품 생활용품의 디자인을 미래 트렌드에 맞게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LG전자 관계자는 "중동이나 중국에 있는 고급 아파트 개발사업자에게 LG전자의 빌트인 가전제품과 벽지 등 인테리어 제품을 패키지로 묶어 팔기 시작했다"며 "주거공간 전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경쟁사를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경영을 강조한 이후 계열사들의 디자인 역량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 LG그룹의 평가다. 국내외에서 디자인 관련 상을 수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증거다. LG 계열사들은 국내외에서 지난해 총 80건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LG 계열사들이 받은 디자인상은 2005년 41건,2006년 58건 등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올해 초 지식경제부 '차세대 디자인 리더 31명이 뽑은 아트디자인 베스트 5'에는 LG전자 프라다폰이 1위,LG화학 붙박이장 슬라이딩 도어가 3위,LG전자 휘센에어컨이 4위에 올랐다. LG 계열사의 제품이 전체 디자인상의 60%를 차지한 것.
세계 양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상(Reddot Design Award)'과 'iF디자인상(International Forum Design Award)' 수상작들 상당수가 LG 계열사의 제품이다. LG전자는 독일 에센 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2007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프라다폰이 대상을 받는 등 총 29개 제품을 수상작 리스트에 올렸다. 독일 산업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iF 디자인 어워드 2007'에서도 21개 제품이 디자인상을 받았다.
그룹 관계자는 "LG전자의 휴대폰 사업,LG화학의 인테리어 사업 등 디자인에 치중한 사업들이 최근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며 "향후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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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 지구촌 곳곳 `행복날개`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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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브랜드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 브랜드 경영의 중심에는 나비 문양의 디자인을 형상화한 '행복날개'가 있다. '행복날개'란 로고는 SK의 서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면서 '행복전도사'가 되겠다는 SK의 경영철학을 간결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평가다.
◆브랜드 경영 시동
SK는 2005년부터 'BMS(Brand Management System)'라는 브랜드 관리 체계를 수립,브랜드 경영을 위한 기본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SK는 각 사별 브랜드관리위원회를 구성,계열사의 브랜드 경영 실태를 점검한다. SK는 전사 차원의 브랜드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브랜드 관리에 대한 이해와 자발적 참여가 바탕이 돼야 '브랜드 경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는 지난해부터 각 사별 브랜드 담당 팀장 및 실무자 30명을 대상으로 '브랜드 워크숍'을 3회 개최했으며,브랜드 경영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위해 사별 BMS 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브랜드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실시하는 'BMS' 교육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는 구성원의 브랜드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SK 브랜드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지주사 출범 1년을 맞아 SK는 'OK! SK'란 통합 브랜드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OK! SK' 캠페인은 우리 사회의 행복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차별화한 메시지로 전달함으로써 SK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행복'을 효과적으로 전파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행복날개'의 디자인은 브랜드 경영의 핵심
SK는 2006년 새로운 CI와 로고를 선포한 후 전국의 주유소와 대리점 6800여곳의 입간판을 교체했다. CI와 로고 '행복날개'를 교체하는 데 무려 1년반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CI의 색상은 SK의 강력한 자산이자 자부심을 표현하는 빨간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행복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주황색을 보조색으로 활용,고객 지향적인 이미지와 행복 추구의 정신을 강조한 게 CI와 로고 디자인의 특징이다. '행복날개'는 고객이 실제 SK를 이용하고 체험하는 대표적인 고객 접점 지역인 SK주유소와 SK텔레콤 대리점의 매장 단장에도 반영,SK만의 새롭고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행복날개'란 로고는 그동안 분산돼 있던 개별 관계사의 아이덴티티를 통일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재단장 중인 SK주유소는 '행복날개'의 모티브를 활용한 독특하고 친근한 디자인으로 인해 고객 지향적이고 친환경적인 사업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SK텔레콤 대리점도 그동안의 파란색 간판 대신 로고의 색깔인 빨간색과 주황색 중심으로 바뀌었고,'행복 날개'를 모티브로 활용한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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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05년부터 본격적인 '디자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를 디자인 컨셉트로 내걸고 쏘나타,그랜저 등 전 차종에 현대차만의 디자인 DNA를 심는 데 주력했다. 쏘나타는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한 모던한 스타일을,그랜저는 역동적 이미지와 풍부한 볼륨감을,아반떼는 물이 흐르는 듯한 유선형 디자인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차체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에도 동일한 디자인 코드를 접목했다. 쏘나타 트랜스폼 등 최근 선보인 차종에는 계기판,센터페시아(오디오가 있는 앞좌석 중앙부분) 등 내부 조명을 푸른색 계통으로 처리해 통일감을 살렸다. '패밀리룩(한 브랜드 차량에 공통으로 적용된 디자인 컨셉트)'을 선호하는 북미와 서유럽 지역, 개성있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해 지역별로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펴고 있다. 현대차는 디자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의 남양연구소를 비롯해 미국 캘리포니아,독일 뤼셀스하임에 디자인 전문 연구센터를 설립해 각 지역 소비층이 선호하는 차량을 디자인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현대차와의 차별화와 브랜드 정체성 확립을 위해 2006년 '디자인 경영'을 선포했다. 기아차는 같은 해 7월 아우디의 TT와 폭스바겐 뉴비틀을 디자인한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디자인 총괄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은 곧바로 '직선의 단순화'를 모토로 내걸고 본격적인 디자인 경영에 착수했다. 기아차가 올초부터 내놓은 신차엔 그의 디자인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로체 이노베이션은 '피터 효과'에 힘입어 구형 로체보다 2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1~5월까지 판매량은 월평균 2711대에 그쳤으나 로체 이노베이션이 나온 6월(5117대)부터는 판매량이 뛰면서 지난달엔 7000대를 넘어섰다. 기아차는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디자인 철학이 반영된 준중형 세단 포르테(8월)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9월)을 잇따라 출시해 올해 부진했던 수출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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