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4. 22:52

[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디자인 경영 시대 5편] 그린 디자인 / 이제 디자인에도 ‘그린’이 대세다


‘녹색성장'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 디자인계에서도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디자인은 제품의 설계, 생산,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 그린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결과물들이 선보이고 있다. 이제 디자인계에서도 ‘그린 디자인(Green Design)'이 트렌드를 넘어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를 그날을 기대해 본다.


환경 문제는 이제 디자인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여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자는 ‘그린 디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자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제품의 의뢰, 설계, 생산, 사용, 폐기, 재활용의 전 과정에서 자원의 소모, 물과 공기의 오염, 폐기물 발생, 토양의 척박화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어떤 소재를 사용하고 어떻게 제품을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친환경 제품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전락될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연구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데 이는 디자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품의 디자인과 판매를 맡고 있는 주체로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최근에 일고 있는 ‘그린 디자인' 트렌드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그린 디자인'은 도전적 변화와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린 디자인으로의 변화는 디자이너의 임무이자 경영자의 책임이며, 소비자에게는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만 할 친환경적 삶의 덕목이다. 제품의 전 과정에서 그린 디자인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며, 여건은 어떠한지, 그린 디자인의 실현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등을 총체적으로 짚어 보아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트리플 보텀 라인(Triple Bottom Line)', 즉 경제, 환경, 사회가 함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는 주장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속가능(Sustainable)'이란 단어를 접할 때마다 우리 후손을 생각하게 된다. 지속가능이란 용어 속에는 지구 존속을 우려하는 안타까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미 1970년대 초 로마클럽이 보고한 <성장의 한계(The Limits to Growth)>에서부터 최근 유엔에 보고된 지구온난화에 대한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의 마지막 4차 평가보고서 을 보면 이제 지구 생태계의 미래를 ‘지속가능'이란 말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절감하게 된다. 다음 세대에게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비옥한 땅을 전할 수 있는 그린 디자인 개발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다행히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그린 디자인 연구 사례를 통해 환경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병원의 환자복을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과 유기농법으로 재배 면을 혼방한 섬유로 만든 사례가 눈길을 끈다. 항균 작용이 탁월한 기능성을 의상 디자인에 접목한 결과이다. 패션 디자인의 소재 개발 부분에 디자이너의 투철한 녹색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지구상에서 살포되는 농약의 25%가 목화 재배에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쐐기풀을 이용한 소재의 개발은 그린 디자인의 적극적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소수를 위한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쓸 수 있는 제품 및 사용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 차원에서도 주목할 사례다.

 

자동차의 부품 교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범퍼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립한 사례도 있다. 범퍼가 부분적으로 파손되었을 경우 해당 부분만 교체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범퍼 교체 비용을 1/3로 줄일 수 있고, 폐기물도 줄일 수 있는 그린 디자인 사례다. 범퍼의 조립과 해체를 용이하게 설계해 환경 문제에 접근한 시도가 돋보이며 자원 절약과 폐기물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디자인 사례이다.

요즘 주변에서 ‘환경을 생각하면 자동차와 이혼하라'는 말도 들린다. 가급적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자는 캠페인 전개 등 공공 디자인 측면에서도 많은 연구와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초대형 건물 표면에 바람이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풍속이 높은 바람의 힘으로 풍력 전기를 얻고 건물의 모든 표면에 태양전지판(Solar Cell)을 붙여 전력을 극대화하는 적극적인 건축물도 있다. 벽면 정원(Vertical Garden)과 옥상 정원(Roof Garden) 등 건물의 녹화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건축물이 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혜택도 풍부해지고 있다. 이러한 건물이 증가되면 하절기 도시의 평균 온도를 낮출 수 있게 된다. 태양을 따라가며 회전하는 건물도 있다. 100% 전력을 자체 해결하는 건물이다.

고층 건물과 아파트 중간층에 정원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생태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휴식 공간으로 삭막한 도시 공간을 순화시킬 수 있고 이웃과 교류하는 친목 장소는 물론 화재시 피난처로 활용될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생태학습을 시킬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제 ‘그린 디자인'의 실천은 우리 눈앞에 닥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자 다음 세대를 위한 책임이며 의무이다. 개개인의 작은 아이디어와 노력 그리고 실천이 보다 아름다운 환경,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들어 가는 초석임을 잊지 말자.


- 윤호섭 /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명예 교수, 환경운동가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