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09.04.02 [경제서 마스터] 불황기 쏟아지는 경제서, 이렇게 골라 읽어라
  2. 2009.04.01 [생존 게임] 살기 위해 뭉친다! 기업 불황탈출기!
  3. 2009.03.25 [불황 극복] 밥 빨리 먹는 사람이 일도 빠릿빠릿? 불황 무색한 일본전산의 독특한 경영법
  4. 2009.03.11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5. 2009.03.01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6. 2009.02.12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7. 2009.02.11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2]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 ‘공짜경제’를 통해 성공한 기업, 기회는 ‘역발상’에서 해 주세요.
  8. 2009.02.08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1편] 불황 때 M&A 한 기업, 세 배 이상 가치 창출해
  9.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10. 2009.02.08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②] 불황에 더욱 빛나는 1등 기업
  11. 2009.01.22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12. 2008.12.16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2009. 4. 2. 20:12

[경제서 마스터] 불황기 쏟아지는 경제서, 이렇게 골라 읽어라

[경제서 마스터] 불황기 쏟아지는 경제서, 이렇게 골라 읽어라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혼자 고민하고 해결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조언과 지혜를 귀담아 듣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책은 과거에 살았던 혹은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현자들의 농축된 혜안이 모여 있는 훌륭한 멘토이다.

어려운 시기를 헤쳐 갈 지혜를 얻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 서적을 찾고 있지만, 정작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고민한다. 글로벌 불황의 시대에 읽으면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제서, 원하는 목적별로 어떻게 골라 읽어야 할지 알아 보자. 
 

난세를 타개할 지혜를 얻고 싶다면

경제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는 역시 경제학 고전을 읽는 것이 좋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테크 서적이 많은 인기를 끌었으나 지난해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 접어들면서 최근 서점에서는 경제학 고전 판매가 부쩍 늘었다. 경제 이론은 시대에 따라 각광을 받기도 하고 때로는 잊혀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의 부침 속에서 살아남은 고전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지혜를 준다. 그렇다면 최근 많은 사람이 찾는 경제학 고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경제학 고전이라면 우선 자유경쟁 원리를 강조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추천하고 싶은 책은 <도덕감정론>이다. 경쟁하는 사람 모두에게 궁극적으로 손해가 되는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게 이 책의 골자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옛 소련의 붕괴와 함께 완전히 잊혀져 버린 듯 했으나 어렵게 살아 남았다. 자본주의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국민 3분의 1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져 그의 주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마르크스로부터 자극을 받아 탄생한 책으로 존 케인즈의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이 있다. 그는 1929년 미국을 강타한 대불황 속에서 재정과 금융정책을 조합시켜 대담한 경기 정책의 효용성을 설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후 세계 각국 정부는 마르크스적인 현실을 맞아 케인즈적인 처방전에 따라 활로를 찾고 있다. 케인즈는 도로에 구멍을 팠다가 다시 메우는 것만으로도 유효 수효를 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정책 결정자라면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서 교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케인즈 이후에도 몇 권의 역작들이 나타났으나 정책의 영향력 측면에서는 프리드리히 A. 하이에크의 <노예로의 길>을 읽어 보는 것도 좋다. 그는 사회주의, 공산주의, 파시즘, 나치즘은 모두 <집단주의>라는 같은 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이에크와 비슷한 사상을 가진 자유주의론자로 노벨상을 수상한 밀튼 프리드먼의 저서도 있다. 그의 대표작은 <자본주의와 자유>다. 교통·경찰·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규제 및 보호 철폐를 요구해 로널드 레이건 정부의 경제 정책 ‘레이거노믹스'와 영국 대처 정부의 경제 정책 ‘대처노믹스'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고전 이론에 위기의 모든 해답이 들어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보다 먼저 다양한 경제 변화와 위기를 겪었던 이들에게서 현 실정에 맞는 위기 극복의 힌트를 얻는 것이다. 고전은 경제적인 시야를 넓혀 준다는 점에서 좋은 지침서임에 틀림이 없다.


주목 받는 핫 이슈, 바이 아메리칸을 알고 싶다면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사업에 미국산 제품을 쓰자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논쟁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와 전쟁의 역사를 다룬 책들도 일독할만하다. 보호주의와 전쟁의 연관성을 살펴 보려면 찰스 킨들버거의 <대공황 시대의 세계>, E.H 카의 <세계대전 중 국제관계사>, 폴 케네디의 <강대국의 흥망성쇠> 등을 읽으면 된다.

<대공황 시대의 세계>는 1차 세계 대전 후 회복기로부터 농업불황을 거쳐 1929년 10월의 주식시장 붕괴에 이르는 과정과 대공황 이후 국내 경제 우선의 보호주의적 정책과 강대국의 경제블록화 과정 등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당시 역사를 살펴 보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의 변화상을 전망해 볼 수 있다.

또 <강대국의 흥망성쇠>는 국제 사회에서 국가의 성쇠가 경제력의 변화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경제력의 변천이 군사력의 변화로 나타나려면 상당 시간이 걸린다. 또 <세계대전 중 국제관계사>는 1, 2차 세계대전 사이의 20여 년을 강제의 시기, 협조의 시기, 공황의 시기, 독일 재등장의 시기 등 네 개의 시기로 나눠 소련과 주변국, 극동 및 중동 지역 등 세계 각지의 동향을 정리한 책이다.

 


독서광 일본인들이 찾는 경제서 베스트

독서광 일본인들이 요즘 즐겨 있는 책들도 참고할 만 하다. 인터넷이 세상을 휩쓸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경제, 경영 관련 인쇄물이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는 최근 특집 기사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경제, 경영학자 2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도서 베스트 20'을 선정, 발표했다.

현직 일본은행 총재가 쓴 <현대의 금융정책>이 당당히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어 <폭주하는 자본주의(한국명 슈퍼 캐피탈리즘)>, <애덤 스미스>,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경제는 감정으로 움직인다>,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격차는 만들어졌다>, <현대 세제개혁사>, <마쓰시타전기의 경영개혁>, <반빈곤>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이들 전문가들이 추천한 경제서는 빈부격차 등 현 경제사회에 대한 비판서, 정책 담당자의 저술서, 경제학의 고전을 재평가한 책 등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현 경제 현상을 비판하고 의문을 제기한 책들이 대거 상위권에 올랐다. 2위에 랭크된 <폭주하는 자본주의(원제 슈퍼 캐피탈리즘)>, 4위 <르포 빈곤대국, 아메리카>, 7위 <격차는 만들어졌다(원제 The Conscience of a Liberal)>, 10위 <반빈곤> 등이 해당된다. 히토츠바시대학의 기타무라 노키노부 교수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파급되면서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대 의식이 독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정권에서 노동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라이쉬 UC 버클리대 교수가 쓴 <폭주하는 자본주의>는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서다. 1970년대 말 시작된 슈퍼 자본주의가 시민사회를 위협하고 민주주의를 쇠퇴시켰다는 주장이다. 1970년대 말 이후 새로 개발된 아이디어와 기술로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근대 시민혁명이 안겨 준 ‘시민'이란 정체성을 잃고 저비용과 고소득을 추구하는 ‘소비자·투자자'가 됐다. 슈퍼 자본주의는 풍요와 번영을 가져다 주었지만 시민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 무너져 새로운 대응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격차는 만들어졌다>는 경쟁에 낙오해 빈곤층으로 몰린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아 계층 간 격차 문제를 다뤘다. ‘격차는 경쟁의 결과가 아닌 기득권층에 의해 인위적으로 조장됐다'고 그는 주장한다. 이들 저자들은 현행 자본주의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그래도 최선의 제도인 만큼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1위를 차지한 <현대의 금융정책>, 8위 <현대 세제개혁사>, 12위 <파란의 시대> 등은 정책 담당자들이 저술한 책이다. 시라카와 일본은행 총재는 30년 이상 금융현장에서 근무해 온 실무경험을 집대성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제로금리와 디플레 방지 대책 등 금융전문가로서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밖에 <마쓰시타전기의 경영개혁> 등 경영 관련 양서들도 호평을 받았다.


어려운 시기, 경제에 관심 갖게 된 경제학 초보라면

그동안 경제학을 그저 따분한 전문 지식쯤으로 받아들였던 세계 각국의 젊은층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경제 공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많은 기업에서 구조조정이 감행되면서 금융위기를 피부로 느낀 사람들이 경제 공부에 열을 올린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사무직 직장인들 뿐만 아니라 블루칼라로 불리는 사람들 또한 경제서를 탐독하고 있다. 불황기가 아니더라도 경제를 모르는 직장인은 동료와의 대화 혹은 회의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앞서 이야기한 경제학 고전이나 심도 깊은 이론서를 읽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고전을 직접 읽는 대신 차선책으로 해설서를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해설을 읽은 것만으로도 그 시대의 배경이나 이론의 기본 등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경제서를 읽기 시작한 초반에는 흥미를 잃지 않도록 어려운 그래프, 수학공식 등이 배제된 경제서를 읽는 것이 좋다. 일상 속 사례 위주의 경제서는 이해하기도 쉽고,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예를 들어 명쾌하고 재미있는 경제 이야기로 베스트셀러가 된 팀 하포드의 <경제학 콘서트>를 보면 ‘스타벅스의 경영 전략', ‘출퇴근의 경제학'과 같이 경제학적으로 분석하기 어려운 주제를 통해 경제 공부를 할 수 있다. 생소한 경제용어 때문에 신문이나 뉴스를 보는 것이 어려웠다면, 최근 10여 년간 발행된 국내외 신문, 잡지 등에 등장한 경제용어 중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를 선정해 해설한 <新 경제 용어 사전> 같은 책을 보는 것도 좋다.

이러한 경제서가 최근의 불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오해다. 쉬운 경제 이론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지금의 경제 불황이 오게 된 상황과 흐름을 이해하는 초석이 된다.

쉬운 경제서를 찾을 때는 서점이나 인터넷에서 목차를 읽어 보고 흥미가 생기는 책을 고르는 것이 좋다. 또 글자가 빽빽하게 들어 찬 책보다는 글자가 크고 일러스트나 사진이 많이 포함된 책을 읽는 것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 최인한 / 한국경제신문 기자

2009. 4. 1. 20:46

[생존 게임] 살기 위해 뭉친다! 기업 불황탈출기!

[생존 게임] 살기 위해 뭉친다! 기업 불황탈출기!


전 세계가 사상 유례없는 경제 위기를 겪는 지금,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심상치 않게 들린다.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서로 뭉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식당, 기숙사까지 공유하며 불황 타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일부 대기업은 국적을 넘어 다른 기업과 손을 맞잡으려 하고 있다. 불황기 ‘뭉치면 산다'는 진리를 믿고 손을 맞잡는 기업들의 속내와 그 시사점에 대해 알아 보자. 

유통업계 짝짓기 한창, 백화점과 쇼핑몰 공동판매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인 유통업계 내 짝짓기가 한창이다. 합작법인보다는 경쟁사 물건을 공동 판매하는 방식이다. 서로 으르렁대던 백화점 업체들이 경쟁사 유통 물건을 판매하는가 하면 인터넷몰과 백화점이 서로 제휴를 맺는 모습도 보인다.

애경백화점은 지난해 말부터 인터넷몰 제휴 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G마켓에 이어 인터파크와도 업무제휴를 맺고 온라인 몰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애경백화점은 인터파크에 ‘애경백화점관'을 만들어 입점하고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애경백화점관에서 구로본점, 수원점, 삼성플라자에 입점 중인 300여 개 브랜드의 3만여 개 상품을 G마켓과 인터파크 애경백화점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애경백화점 측은 오픈마켓과 협의를 통해 상품구색 및 마케팅을 강화해 상호 시너지를 높임으로써 연 매출 1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매출 부진으로 고민 중인 백화점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현대백화점도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을 통해 수입하는 미국 캐주얼의류 ‘갭(GAP)' 매장을 미아점에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연내에 추가로 한두 개 점포에 갭 매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의 단독 수입 브랜드 ‘훌라'도 지난해 10월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 문을 연데 이어 현대백화점 천호점에도 매장을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2005년부터 단독 직수입해 온 프랑스 캐주얼웨어 ‘꼼뜨와 데 꼬또니에'를 자사 아홉 개 점포에서만 판매해 왔지만 올 상반기에는 수도권 다른 백화점에 한두 개의 신규 매장을 열 계획이다. 이미 롯데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은 현대백화점에서 독점 공급해 온 브랜드인 ‘쥬시 꾸뛰르'를 입점 시켰다. 이 제품은 현대백화점이 2007년부터 독점 수입해 압구정 본점 등 네 개 점포에서만 판매하던 것이다.

 


도요타, 미쓰비시 등 바이오연료 개발

이웃나라인 일본도 한국과 사정이 비슷하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전 세계 식량난에 영향을 미치는 원료가 아닌 폐목재나 나무줄기, 해조류, 비식료 식물 등을 이용해 새로운 자동차용 연료를 만들어 내는 제 2세대 바이오연료 개발에 신니폰석유, 도요타자동차, 미쓰비시중공업, 화학업체 도레, 가지마건설, 삿포로 엔지니어링 등 일본 대기업 여섯 개 사가 공동 개발키로 결정한 게 대표적 사례이다.

이들 회사는 ‘바이오 에탄올 혁신기술 연구조합'을 설립, 농작물 경작에 적합하지 않은 토지에 바이오연료에 쓰일 비식료용 작물을 재배토록 할 계획이다. 이 조합은 오는 2015년까지 연간 20만 킬로리터의 바이오연료를 대량 생산, 1리터 당 40엔 정도로 생산 단가를 낮춰 기존 가솔린 연료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도 정했다. 현재는 1리터에 150∼200엔 가량의 비용이 필요하다.

조합 측은 “지구온난화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바이오연료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이에 대한 개발비용이 만만치 않아 업체 단독으로는 개발에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조합 설립을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바이오연료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도요타는 원료생산을, 가지마는 연료 수확·운반·저장을, 미쓰비시는 원료 열처리를, 도레는 효소 분해를, 삿포로는 효모 발효를, 신니폰석유는 제조 모든 공정을 담당하는 등 회사별로 책임 분야를 나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일본-대만 반도체 연합전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오랜 시간 한국이 전 세계 주도권을 잡아 온 반도체 D램 산업에서도 ‘짝짓기'가 한창이다. 전 세계 D램 업계 3위인 일본 엘피다가 대만 최대 메모리업체인 파워칩, 렉스칩, 프로모스와 영업을 통합할 가능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통합사가 지주사가 되면 이 지주사가 엘피다와 렉스칩을 자회사로, 파워칩과 프로모스는 손자회사로 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반도체 기업이 외국 회사와 통합을 결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일본 엘피다의 절실함을 엿볼 수 있다. 만약 D램 업계 3위인 엘피다(15.8%)와 대만 3사가 합치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점유율이 22.9%로 올라 하이닉스(19.2%)를 제치고 삼성전자(30.1%)에 이어 업계 2위로 올라선다.

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치킨게임(상대방이 포기할 때까지 출혈경쟁을 지속하는 것)'을 펼쳐 왔다. 이런 출혈경쟁 와중에 경제 위기가 찾아오면서 수요가 급감, 그동안 공급량을 늘려 온 업체들, 특히 국외 업체들의 손실이 엄청났다. D램 세계 5위권인 독일 키몬다는 파산했고, 대만과 일본 기업 역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한 상태다.

일본 엘피다는 부채가 65억 달러를 넘어섰고, 대만 파워칩, 난야, 프로모스 등도 각각 최소 2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만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자국 반도체업계를 통합시킨 뒤 일본 엘피다와 연대전선을 펴는 안을 제안했고 일본 엘피다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적과의 동침'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부 대만 반도체 기업이 사실상의 국유화에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진척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통합안이 여러 이해관계가 맞물려 무산될 수도 있지만 해외 반도체 D램 업체들 경영상황이 워낙 안 좋은 만큼 엘피다와 대만 3사의 영업 통합과 비슷한 형태의 ‘짝짓기'는 계속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접점 못 찾은 기계적 합작은 실패 가능성 커

기업들이 국적까지 넘어서며 제휴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말이 있듯이 독자적으로 신규 사업에 뛰어들거나 사업을 확장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됐을 경우 시장 지배자가 되려면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뜻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언제 회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나중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 간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크다. 전문가들은 특히 “기업 간 짝짓기는 불황기일수록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합작을 비롯한 기업 간 짝짓기가 마냥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안겨 주는 것은 아니다. 기업 간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합작이나 제휴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김정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2009. 3. 25. 19:57

[불황 극복] 밥 빨리 먹는 사람이 일도 빠릿빠릿? 불황 무색한 일본전산의 독특한 경영법

[불황 극복] 밥 빨리 먹는 사람이 일도 빠릿빠릿? 불황 무색한 일본전산의 독특한 경영법


“즉시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

필자가 이 문구를 처음 본 건 성남의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서였다. 30명 남짓 모인 사무실 벽 한쪽에 걸린 플래카드에 이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마치 대입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의 각오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구호가 일본전산(日本電産)의 핵심 모토였다는 건 나중에 취재를 통해서 알았다. 사실 이 중소업체는 한 가지 모토가 더 있었다. ‘안 되면 비기기라도 하자.'

 

처음부터 우수한 인재가 어디에 있는가?
 
요즘 CEO들 사이에서 일본전산(日本電産)의 경영방식이 화제다. 회사 창업자인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신입사원을 ‘밥 빨리 먹기', ‘큰 소리로 말하기', ‘화장실 청소하기' 등으로 뽑는 일이나 채용한 구성원을 눈물이 쏙 빠지도록 수시로 혼내는 그의 행동을 보면서 무릎을 ‘탁' 치는 CEO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일반인들도 ‘될 때까지 하라'고 말하는 그의 무대뽀식 호통 경영에 깊은 공감을 표시한다. 무엇 때문에 사람들은 일본전산에 열광하는 것일까.

일본전산은 일류가 아닌 비교적 평범한 사람들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기업이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이 처음 신입사원을 밥 빨리 먹기, 큰 소리로 말하기 등으로 뽑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구성원은 네 명에 불과하고 매출 실적도 적은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인재가 일류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 그래도 사장은 좌절하지 않았다. 밥을 빨리 먹는 사람이 소화도 잘 시키고 일도 빠릿빠릿하게 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좀 황당하긴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논리다. 사실 학교 성적과 일 잘하는 것이 별개라는 건 사회생활을 통해 누구나 알 수 있다. ‘처음부터 우수한 인재 따위는 없다'는 게 나가모리 사장의 지론이다.

메이저 리거가 즐비한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 선수로만 구성된 한국 야구대표팀은 탄탄한 기본기와 성실한 자세로 WBC에서 세계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일본전산의 구성원도 남들이 볼 때는 2, 3류 인재였지만 일하는 순간에는 세계 최고를 지향했다. 지독하리만큼 우직하고 끈질기게 일에 매달려 목표 이상의 결과를 이뤄 냈다.

 


한 마리의 늑대가 이끄는 99마리의 양

 
아무리 일 잘하는 사람을 뽑았다고 해도 그들을 잘 조련하지 않으면 이합집산에 불과하다. 나가모리 사장이 강연회에서 자주 쓰는 비유를 들자면 ‘한 마리 늑대가 이끄는 99마리의 양 집단과 한 마리 양이 이끄는 99마리의 늑대 집단이 서로 싸운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나가모리 사장은 한 마리의 탁월한 늑대 역할을 했다. 구성원에게 비전을 심어 주고 끊임없이 열정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사실 ‘맨 땅에 헤딩' 수준의 요구와 명령이 있었음에도 구성원들이 이를 공감하고 따를 수 있었던 건 나가모리 사장 스스로가 솔선수범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어떻게 좋은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필자는 최근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 업체 대표를 만나 리더십에 대한 혜안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리더십은 바로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리더십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행동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도 알고 보면 해결책을 앞에 두고 빙빙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나 두려움 때문에 행동으로 못 옮기는 것뿐입니다. 행동으로 옮기는 순간 리더십이 생깁니다.”

나가모리 사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일을 본인은 먼저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써 다른 사람도 함께 움직이도록 하고 결국 불가능해 보였던 문제도 해결했다. ‘과정이 중요할뿐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도 실제 최선을 다해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단 한 마리의 늑대가 99마리의 양을 늑대처럼 만들 수 있을까. 작은 기업이면 몰라도 큰 조직이라면 어렵다. 결국 조직을 바꾸는 힘은 개인 하나로 되는 게 아니라 여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함께 조직문화를 바꿀 때 이룰 수 있다. 나가모리 사장의 지론에 따르면 ‘스스로 불타오르는 사람(열정)'은 100명 중 10~15명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조직에 열정을 불어넣는 사람은 소수이다. 이런 사람을 사장, 임원, 팀장으로 만들어야 조직이 달라질 수 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의 이야기>를 보면 백인대장의 중요성이 자주 언급된다. 회사 조직으로 따지면 팀장급인 백인대장은 로마 군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카이사르가 불리한 전황과 여건 속에서도 승승장구했던 비결은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부하 통솔력이 뛰어난 백인대장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어려울 때일수록 현장에 충실하고 통솔력이 뛰어난 사람을 요직에 둘 때 기업은 튼튼해진다. 나가모리 사장이 수시로 혼내고 닦달했지만 구성원들은 불평 한마디나 싫은 기색을 하지 않고 오히려 더 열심히 일했다. 그건 그가 그만큼 몸으로 뛰고 움직였기 때문이다.

 


일요일에도 고객을 찾아 감동 전달

 
위에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첫째, 인재란 만들어지는 것이고 둘째,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는 키워드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현장 중심 경영'이다. 문제가 발생하는 현장은 고객의 니즈를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장을 무시하고 책상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할뿐만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

건설사에 다니는 필자의 친구가 들려준 얘기다. 건설현장의 빌트인 가전제품에 문제가 생겨 A사와 B사에 연락을 했는데 대처방법이 크게 달랐다는 것이다. 토요일이었는데 B사는 접수만하고 월요일에 구성원을 보내겠다고 한 반면 A사는 일요일인 다음날 아침 일찍 구성원이 와서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것이다. 고객이 A사에 마음을 뺏긴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비슷한 사례가 일본전산에서도 나온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즉각 행동으로 옮기면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 고객감동경영은 바로 현장을 챙길 때 나온다.


꾸짖음이 구성원의 스피드를 올린다

또 다른 키워드는 ‘스피드'다. 나가모리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수시로 구성원을 꾸짖었다. 관심의 표현이자 자극을 통해 구성원의 의식을 바꿔 놓기 위함이었다. 동기부여가 된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일을 찾아 문제를 해결했는데 그 속도가 빨랐다. 회사 모토인 ‘즉시 한다'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리더가 현장에서 직접 직원을 챙기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부족한 게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 주면 부하직원은 발빠르게 움직이게 돼 있다. 단순히 일을 못한다고 혼내면 결국 서로 짜증만 나고 조직 분위기는 흐트러진다.

 


누가 먼저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

 
1973년 초라한 창고에서 시작한 일본전산이 지금은 매출 8조 원의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에 140개 계열사가 있으며 구성원만 13만 명에 이른다. 일본전산의 성장과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눈물이 배어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일본전산의 성공 요인을 하나씩 따져 보면 우리가 과거 한 번씩은 경험하고 들어본 일들이다. 겉모습은 조금 색다르게 보이지만 결국 이면의 성공요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큰 비전과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두려움 없이 행동하는 열정이 바로 그것이다. 불황일수록 누가 열정을 가지고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도 달라질 것이다.


- 김충일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07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회사의 생산성을 30%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구성원으로 하여금 30% 이상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그 정답은 바로 ‘성과 몰입(engagement 혹은 work engagement)'이다. 성과 몰입이란 회사의 이익과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구성원이 자발적(voluntary)으로 혹은 자율적(discretionary)으로 하는 노력을 말한다. 성과 몰입이 높은 구성원은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며,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몰입의 효과,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과 몰입도가 높은 회사들은 조사 기간 중 영업이익이 19.2% 증가한 반면, 성과 몰입이 낮은 회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7% 감소했다. 또 한 회사의 여러 팀 간 성과 몰입 정도를 측정하고 매출을 비교했더니 팀원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팀은 그렇지 못한 팀보다 연평균 매출이 약 100만 달러 정도 높았다.

그리고 몰입도가 높은 팀일수록 팀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중장비 건설 기계업체인 캐터필러에서는 직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사업을 추진한 결과 직원의 불만 표출건수가 무려 80%나 감소하고 고객 만족도가 34%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 덕분에 최근 많은 미국 기업들은 구성원의 성과 몰입을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성과 몰입도를 측정하고 이를 향상시키려는 몰입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와코비아는 구성원의 몰입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이 부서를 책임지는 중역에게 ‘Vice President for Employee Engagement and recognition'이란 타이틀까지 부여하여 구성원 몰입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경기가 침체되고 불황이 깊어질수록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같이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몰입경영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몰입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해 몰입경영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어떻게 측정하며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알아보자.


성과 몰입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몰입경영에 관심이 있는 리더들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조직 내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측정 도구로는 간단한 설문지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갤럽, 머서, 휴잇, 와슨와이어트 등 미국의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을 측정하기 위해 설문지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는 갤럽이 개발한 ‘Q12'라는 것인데 1999년에 마커스 버킹햄과 코프만이 지은 라는 책 덕분에 유명해졌다. Q12는 인간 심리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인간의 행동, 특히 동기부여와 변화 리더십 등을 설명하려 했던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에 기초를 두어 개발되었다. Q12의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출처: < First, Break All the Rules >, p.28)

- 직장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매일 업무 중에 최선을 다할 기회가 주어지는가?
- 지난 7일 동안 업무에 대한 칭찬이나 인정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직장 내에 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 회사의 목표나 목적을 보면 나의 업무가 중요하다고 느껴지는가?
- 작년에 나의 직무와 관련하여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는가?

 

Q12가 몰입을 측정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예를 들면 리더십, 업무환경,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 조직 문화에 대한 자긍심 등)가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인터뷰 같은 보완적인 방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조직 내 몰입 수준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보다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조직 내 특정 그룹이나 직급 또는 연령에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측정해 조직의 총체적인 몰입 상태와 동시에 세부 그룹의 몰입 수준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몰입의 가장 중요한 결과이자 대상인 고객이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같이 측정해 외부에서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셋째, 몰입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몰입에 대한 측정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내부 리더의 업무 평가에 구성원의 몰입 수준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몰입을 측정할 때 직원에게 측정 결과는 어떻게 사용되며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은 그저 설문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액션 플랜과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몰입경영,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란 문제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구성원의 몰입도가 높은 회사를 만들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최고경영자가 구성원의 경력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구성원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게 한다.

둘째,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충분히 제공해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보상이 잘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정신적 보상을 통한 내적 만족감과 물질적 보상을 통한 재정적 만족감이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몰입경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셋째, 구성원이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연관 활동을 전개해 대외 이미지 제고에 노력한다.

넷째, 구성원이 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커뮤니티 조성과 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다섯째, 업무를 추진하는 데 명확한 방향 설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의 확실한 정의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명확한 업무 분배와 결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서비스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해 이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리츠칼튼 호텔이다. 이 회사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서비스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파악하고 2006년부터 몰입도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매해 최고경영자와 HR 담당 임원에 의해 세심하게 분석되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을 분기별로 계획해 실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리츠칼튼 호텔은 서비스 산업에서 구성원의 몰입도가 가장 높은 조직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되었다.

리츠칼튼 구성원의 높은 몰입도는 최상의 서비스 이외에도 회사에 여러 가지 형태의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면 럭셔리 호텔의 이직률이 일반 직원이 연간 158%, 초급 관리자가 연간 136% 그리고 중간 관리자가 129% 인데 리츠칼튼의 이직율은 불과 18%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몰입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 준다.

구성원의 몰입을 높이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주인의식이 아닐까 싶다. 주인의식이야말로 평범한 기업을 위대한 기업 또는 살아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확신한다. 필자가 리더십 강의를 위해 많은 기업들을 방문해 다양한 계층의 리더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조직 구성원 하나 하나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경쟁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일 것이다. 주인의식을 통한 몰입경영이야말로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이슈이다.


- 정동일 / 연세대학교 경영대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39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IMF 이후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실제 상황보다 경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로 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지난 11년 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1998-2008 대한민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국 5대 주요 도시의 13~59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가 함께 분석됐다.

1.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한 한국인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기 개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반면, 기술이 발전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 수준도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돈에 대한 부담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실질 소득과 희망하는 심리적 소득의 격차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됐고, 실제 지표상의 경기 부침을 심리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

‘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낭비는 필요하다'는 답변율이 연도별 경기 상황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옷은 주로 세일기간에 산다'는 답변이 IMF 직후였던 1998년에는 61%였지만 경기회복기였던 2002년에는 45%로 급격히 줄었다.

[표1] 경기를 타는 고무줄 소비

이런 체질 변화 탓에 스스로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8년 60%에서 2008년에는 55%로 줄었고, 중하층 및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8년 33%에서 37%로 늘었다.

2.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화시킨 3대 요인

1) 낮출 수 없는 눈높이

소비의 질을 고려하고, 근원적인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웰빙 트렌드와 고급 가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아파트 구매 의향 평수를 묻는 질문에 20평대를 희망한다는 대답이 2001년 이후 크게 감소한 반면, 30~40평대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표2] 주거 환경의 고급화: 아파트 향후 구매 의향 평수는?

자동차 역시 경차 및 소형차, 준중형 및 중형차 구매 타입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대형 및 대형, SUV는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입증했다.

[표3] 자동차 구매 타입

또한 기술의 발달,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소비 범위가 확대됐다. 이동통신기기,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보유율이 증가했고, 대형 할인매장을 통한 주말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와 브랜드 고추장 구입 경험률이 크게 늘었다.

[표4] 김치냉장고 보유율 및 고추장 구입 경험률

2) 자기 개발 비용 증대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 사태를 겪으며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자기 개발, 자녀 교육을 위한 소비를 늘리며 개인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월간 가계지출을 항목별로 비교했을 때 50만원 이상 저축한 가구 비율은 1998년 33%에서 2008년 47%로 증가한 반면, 교육비 항목은 11%에서 36%로, 25%가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표5] 항목별 월간 지출: 50만원 이상 /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

또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기 가꾸기를 소홀하지 않았다.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고 대답한 비율이 1998년 30%에서 2008년 43%로 증가했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매일 에센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1998년 45%에서 75%로 증가했다.

[표6]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 / 매일 에센스 사용률

3) 돈의 비중 및 관심 증대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돈' 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돈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재산증식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 문제이다' 란 응답률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재산 증식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쫓겠다는 비율이 1999년 23%에서 2008년 36%로 증가했고, 재산 증식 방법으로 계획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9년 24%에서 2008년 44%로 증가했다.

[표7] 재산증식 안전보다 수익추구/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

3. 마케팅 전략 제언 : IDEA (합치고, 나누고, 부수고, 알리고)

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쓸 돈은 없어 불황에 민감한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는 ‘합치고(Integrate), 나누고(Divide), 부수고(Explode), 알리는(Announce)' 4가지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

1) Integrate (합쳐라)

익숙한 것들도 서로 뭉쳐 놓고 나면 새롭게 보이고,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 조합이 소비자를 끌어 들인다. 공동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다양한 팬 층을 겨냥한 그룹(9인의‘소녀시대', 13인의‘슈퍼 주니어')
패션 디자이너와 전자 제품의 결합

2) Divide (나눠라)

기존의 성별, 나이, 소득 등으로 구분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마추어/프로페셔널/프로튜어(Proteur)'처럼 제품에 대한 지식과 활용 수준에 따라 나누는 등 새로운 기준과 방식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제품도 알뜰 제품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만큼 현명하게 나누어야 한다.

예) 남성전용 바디로션을 포함한 세분화 하는 남성 화장품
와이셔츠 전용 같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 등

3) Explode (부숴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깨고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서 제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예) 카카오를 건강식품으로 부각시켜 다시 매출이 증가한 초콜릿
단순 게임이 아닌 가족 등과 함께 하는 게임을 강조해 성공한 닌텐도 Wii

4) Announce (알려라)

정보화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기업들은 움츠러들지 말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 소비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예) 과감한 광고 투자로 성공한 성광전자 쿠쿠, 태평양 아이오페 등
기업의 전문성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광고 ? KT의 IT 서포터즈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IMF의 이후의 변화는 한국인을 사회 여러 부분에서 ‘실제 지수' 보다 심리적인 ‘체감 지수'에 크게 반응하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하지만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개인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right by 제일기획

2009. 2. 12. 20:41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세계적 경기침체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2009년에는 우울함을 떨쳐 낼 수 있는 환하고 발랄한 패션이 유행할 것이라고 한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리전스 그룹과 표준 색상을 제시하는 미국 팬톤컬러연구소는 올해 상징색을 ‘옐로우'라고 발표했다. 활기차고 밝은 느낌의 옐로우는 생기를 주고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불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

‘블루'도 2009년 유행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루는 ‘고품격'과 ‘신뢰'의 이미지에다 파란 하늘이 상징하는 ‘희망'까지 담아 불황기에 가장 어필하는 색상으로 꼽힌다. 광고계에서도 ‘블루'가 올해 컬러 마케팅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유행할 컬러로 꼽히는 옐로우와 블루가 왜 주목받는지, 패션과 전자제품 등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짚어 보자.


불황 속 ‘컬러 마케팅'이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부상했다. 불황기 우울한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해 그레이, 블랙 등 어두운 컬러가 두드러질 것 같지만 오히려 밝은 색상이 주목을 받는다. 화려한 색상은 제품 가치를 높여 줄 뿐만 아니라 단번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아 구매로 이어 주는 유용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델 컴퓨터는 100여 가지 색상의 제품을 내놓으며 ‘레인보우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애플사의 아이팟과 모토로라의 휴대전화도 레드, 핑크, 블루, 자주, 옐로우 등 화사한 컬러 제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패션브랜드 갭(GAP)도 컬러 전문 연구소 팬톤(Pantone)과 콜래보레이션 티셔츠 라인을 기획해 팬톤이 제시하는 컬러칩에 맞춰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색채 전문가들은 어려운 현실에서 변화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알록달록한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품 전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지는 못하지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컬러 활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와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황의 그늘이 더 깊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과 함께 컬러 마케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옐로우, 블루가 올해를 대표할 유행 컬러로 지목됐다.


행복·희망의 상징, 옐로우

디자인 업계에 표준 색상을 제공하는 미국 팬톤컬러연구소는 올해의 색으로 ‘미모사(노란색)'를 선정했다. 미모사는 함수초의 꽃 색깔이기도 하지만, 샴페인과 오렌지주스를 혼합해 만든 브런치 칵테일 이름이기도 하다. 팬톤의 리트리체 아이즈맨 디렉터는 “미모사처럼 화사한 노란색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따스함, 햇살, 기쁨, 활력 등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불황 속 소비자들에게 희망, 안정,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란색은 다른 컬러와 잘 어울리는 색상이기 때문에 패션은 물론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화가 반 고흐는 절망 속 희망을 노란색의 ‘해바라기'로 표현했다. 또한 행복을 상징하는 노란 스마일 마크는 1970년대 불황 속 하나의 심벌로 등장했다. 하비볼이 탄생시킨 스마일 마크는 1970년대 중반 ‘스마일 운동'으로 전 세계에 노란빛 웃음을 선사했고, 노란색 스마일 배지를 유행시켰다. 이후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올 봄 희망의 메시지를 안은 노란색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외 패션쇼에서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미모사 컬러를 적극 활용했다. 크리스찬 디올의 존 갈리아노, 마이클 코어스 등은 옐로우 롱드레스, 수영복 등을 선보여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풍성하게 부풀린 랑방의 옐로우 실크 블라우스는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표현했고, 루이비통의 와이드 팬츠와 트렌치 코트, 장 폴 고티에의 실크 슬립 모두 옐로우 일색이었다.

국내에서도 코리아나 화장품의 에센셜 엔시아는 옐로우 펄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였다. 황세원 브랜드 매니저는 “옐로우는 동서양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컬러로 심리적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봄의 꽃 빛깔과 어우러져 상큼함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덜하다는 이유로 사랑받지 못했던 노란색이 가전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밝은 느낌의 노란색이 제품의 포인트로 부각되면서 덴마크 명품가전 뱅앤올룹슨, 영국 청소기 다이슨 등은 노란색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

노란색을 두고 색채 전문가들은 가벼우면서도 밝고 대담한 성질이 있다고 평한다. 의기소침해 있을 때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색 소품으로 장식하면 기분이 전환되고, 어려움을 대처하는 방법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외유내강'의 컬러, 블루

증시의 블루칩, 골프의 블루티, 위스키의 블루라벨처럼 블루는 ‘최고'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이런 블루 컬러가 옐로우와 함께 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품격은 물론 신뢰의 이미지에다 파란 하늘을 상징하는 희망까지 담겨 있어 불황기 가장 어필하는 색상으로 꼽히는 것이다.

블루의 물결은 2009년 봄·여름 해외 패션 컬렉션에서도 일었다. 캘빈클라인, 엠마누엘 웅가로, 구찌, 토즈,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들이 다양한 블루톤 원피스와 스커트, 가방, 신발 등을 무대에 올렸다.

과장되지 않은 럭셔리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블루를 선보였다는 이탈리아 명품 토즈는 “블루 아이템은 스포츠룩이나 캐주얼웨어 등 모든 의류에 쉽게 매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 가지 아이템으로도 충분한 멋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캘빈클라인진은 지난해 젊은 열정을 상징하는 블루 컬러를 모티브로 ‘블루 오메가 디테일 데님'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고, 레노보재팬(Lenovo Japan)도 블루 컬러 넷북을 출시했다.

광고업계도 블루가 올해 컬러 마케팅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제상 웰콤 부사장은 “파란색은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외유내강' 이미지가 강하다”며 “광고의 배경화면이나 모델 의상으로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는 컬러보다는 차분한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신중함을 상징하는 블루 계열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기업의 CI(기업 이미지 통합) 변경에서도 블루 컬러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달 부산은행은 19년만에 CI를 변경하면서 부산은행의 상징색을 블루로 선택했다. 금융회사의 최고 덕목인 ‘신뢰'와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블루 컬러를 메인 색상으로 채택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12월 CI를 개편한 한국경제신문의 상징색도 ‘인디고 블루'다.

삼성을 비롯한 세계 일류 기업의 로고색도 블루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2008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00대 기업을 보면 파란색 CI를 채택한 기업은 33개로 가장 많다.

독일의 대표적 작가 에바 헬러가 쓴 <색의 유혹>에 따르면 대중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색상은 단연 블루라고 한다. 남자 46%, 여자 44%가 파란색을 좋아한다. 청사진, 청운의 꿈, 파랑새, 블루 오션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파란색은 불황 속 희망을 안겨 준다는 인식이 강해 올 한 해 사회 전반을 주도하는 트렌드 컬러로 떠오를 전망이다.


- 안상미 / 한국경제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1. 22:42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2]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 ‘공짜경제’를 통해 성공한 기업, 기회는 ‘역발상’에서 해 주세요.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2]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 ‘공짜경제’를 통해 성공한 기업, 기회는 ‘역발상’에서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의 주머니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시장 반응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짜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공짜경제'라는 경영 트렌드를 활용한 것. 공짜경제는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무료에 가까운 낮은 가격 또는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보다 가치 있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돈을 받지 않거나 가격을 낮추면 되는 것일까? 공짜경제를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둔 기업 사례를 통해 공짜경제의 진정한 의미와 그 전략을 알아보자.


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그 비결은?
 

일본의 유명 대학교 앞.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가득찬 거리에 눈에 띄는 간판이 하나 있다. ‘타다카피(Tadacopy): 학생들을 위한 무료 복사(Free photocopies for students)'라고 적힌 10평 남짓한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니 복사기 두 대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대학교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체인 걸까?

이 가게는 ‘㈜오셔나이즈'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엄연한 수익성 업체다. ㈜오셔나이즈는 2006년 시작한 ‘타다카피' 서비스를 통해 1년 만에 매출이 급성장해, 불황기에도 일본에서 주목 받는 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무료로 학생들에게 복사를 해 주면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 회사의 전략은 무엇일까?

 

비밀은 바로 복사지 뒷면에 숨어 있다. 타다카피의 복사지 뒷면에는 일본의 대기업이나 학교 근처 사업장의 홍보로 가득차 있다. 백지인 복사지의 뒷면을 광고 지면으로 활용한 것이다. 학생들은 공짜로 복사할 수 있으니 좋고, 광고주들은 기존 홍보에 비해 비용 절감도 되는데다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복사지를 오래 간직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누린다. 이와 같은 공짜 전략에 타다카피는 설립 2년 만에 일본 내 46개 대학으로 확장됐다.


광고업체를 적극 활용하라

공짜경제 전략 중 광고업체와의 제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프리로드 출판사(Freeload Press)는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교과서를 배포한다. 각 분야의 교과서를 전자파일로 만들고,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마다 광고를 삽입한 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아진(http://www.moazine.com)도 마찬가지다. 모아진은 온라인에서 각 분야의 잡지 기사를 제공하는 업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과월호 잡지 기사들도 회원가입 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각 기사마다 제휴 업체와의 광고를 싣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지하철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무가지(無價紙) 또한 이처럼 광고업체를 활용한 공짜경제 전략 중 하나이다.


보완재와 관련재를 판매하라
 

2007년 8월 잠잠했던 영국의 음반 시장을 소란스럽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 1980~90년대 팝 음악계를 군림했던 가수 프린스(Prince)가 ‘데일리 메일(The Daily Mail)' 일요일 판에 그의 신작 앨범을 끼워 공짜로 배포했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앨범을 무료로 나눠 줌으로써 본 손해는 자그마치 560만 달러.

그러나 이를 통해 프린스가 같은 신문에서 홍보한 그의 런던콘서트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 결과 그는 콘서트 입장권 판매만으로 2,34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게다가 데일리 메일로부터 100만 달러의 로열티도 받았으니, 총 1,880만 달러의 이익을 본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2007년 11월 가수 이승철이 데뷔 21년을 기념해 발간한 8집 음반의 타이틀 곡 ‘소리쳐'가 담긴 CD를 극장에서 판매되는 음료수 컵의 뚜껑에 담아 무료로 배포한 적이 있다. 그는 이후 후배 가수들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각종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저력을 보임으로써, 공짜경제가 한국에서도 통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보완재와 관련재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은 또 있다. 다름 아닌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스카이프(Skype)'는 ‘가입자 간 무료 통화'를 내세우며 이미 전 세계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해 통신 사업의 새로운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PC에서 일반전화 또는 휴대전화로 하는 통화에는 약간의 통화료를 부과하고, 인터넷 전화를 위한 헤드셋, 전화기 등 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유선방송 가입자 간 인터넷 무료 통화'를 실시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짜경제, 성공하고 싶다면?

이 밖에도 공짜경제 모델은 여러 분야에서 각 사업의 특성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개발, 발전되고 있으며 잘만 활용하면 요즘 같은 불황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틈새 시장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공짜경제의 역발상을 적절히 활용해 창조적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 김지유 /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9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1편] 불황 때 M&A 한 기업, 세 배 이상 가치 창출해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1편] 불황 때 M&A 한 기업, 세 배 이상 가치 창출해


2003년부터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여 2007년에는 유사 이래 최대 규모로 성장했던 세계 M&A 시장이 작년 초부터 미국발 신용경색 여파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한국 역시 지난 수년간 과열되었던 M&A 시장이 작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속 냉각되고 있다.

M&A는 이렇게 시황에 따라 달아올랐다가 식어 버리는 유행에 불과한 것인가? 한때는 성장의 약(藥)이었던 M&A가 이제는 독(毒)이 된 것인가? 불황기 M&A를 통해 성공한 기업 사례와 그들의 공통점, 불황기 M&A의 성공 조건을 짚어 본다.


불황기 M&A의 엄청난 위력

역사에서 증명된 것처럼 불황을 대비해 온 준비된 경영진, 신중함과 동시에 과감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 있는 경영진에게 불황기는 오히려 기회였다.

대다수 경영진은 격변기에 M&A 같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그러나 베인&컴퍼니가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일어난 2만 4,000개의 M&A 딜(deal)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번 불황기(2001~2002년)에 딜을 한 기업들이 그 직전 호황기에 딜을 한 기업들보다 M&A를 통해 무려 세 배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표1). 이러한 결과는 딜의 크기와 상관없이, 그리고 대부분 업종에 걸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난다.

 


한국에서는 공구(craftsman tools) 제조업체로 알려진 미국의 다나허(Danaher)는 2000년대 초반 불황기에 10여 건의 M&A 딜을 성공시켜 성장을 이룩한 대표적인 기업 사례이다. 마코니(Marconi)그룹으로부터 마코니 커머스 시스템스(Marconi Commerce Systems, 지금은 회사명이 길바코·Gilbarco로 변경되었음)라는 회사를 인수했는데, 다나허는 이를 계기로 환경 관련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처럼 불황기에 성사시킨 절묘한 M&A의 결과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본격적으로 제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수년간 다나허의 주가는 S&P 500지수 대비 300%나 초과 상승했다. 그리고 지난 5년간 다나허는 매년 평균 2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는데, 분석 결과 그 성장 중 3분의 2가 불황기에 꾸준히 시도한 M&A 덕분이었다.

불황기의 성공적 M&A는 평소에는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핵심 역량과 시장 지위를 단숨에 얻게 해준다. 불황기 M&A에 성공한 기업들의 두드러진 공통점은 첫째, 명확하고도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갖고 있었고, 둘째, 외부 자문사를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활용함과 동시에 내부에 인수 전략, 협상, 실사 및 인수 후 통합을 주도할 수 있는 강력한 M&A 전담조직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M&A 시장의 기회

베인&컴퍼니의 자회사이자 기업 구조조정 전문 기관인 베인코퍼레이트리뉴얼그룹(Bain Corporate Renewal Group)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올해 미국 중견기업 및 대기업 중 무려 100여 개가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와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규모 차입을 통해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무리하게 M&A를 성사시킨 기업은 향후 1~2년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거시적 변화기에 기업들은 운전자금 확보나 부채 상환 또는 핵심 사업 재투자를 위해 비핵심 사업이나 자산을 매각하게 된다. M&A를 통해 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준비된 인수자 입장에서 보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향후 1~2년이 좀처럼 다시 오지 않을 천재일우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경기 침체기, M&A 이렇게 하라

① 성장 목표, 방향성을 명확히 하라
가장 먼저 향후에 핵심 사업을 어떠한 시장에서 어떠한 상품을 어떠한 채널을 통하여 영위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어떠한 핵심 역량을 배양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무턱대고 싼값에 끌려 M&A를 시도했다가 자칫 회사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

② M&A는 필수가 아니라 선택
성장 방향성이 명확하다면 일단 기존 핵심 사업에서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검토 분석하여 과연 M&A가 불가피한 대안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목표로 하는 성장을 달성하는 데는 다양한 전략적 대안이 존재한다. M&A도 하나의 대안일 뿐이다. 내부적인 노력에 의한 자체 성장(organic growth)이나 전략적 제휴, 조인트벤처, 라이선싱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③ M&A 프로그램 청사진을 수립하라
고민 끝에 M&A가 수반되지 않고서는 기업이 목표로 하는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중장기적인 M&A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M&A 프로그램이란 향후 수년간 어떠한 우선순위와 빈도로 어떠한 기업을 인수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포괄적인 실행 지침이며 원칙이다.

여기에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인수자금을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복안이 따라야 한다. 우선 주력 사업의 가치사슬을 펼쳐 놓고 역량 면에서 취약한 부분을 보강할 수 있는 업체의 리스트를 국내외를 망라하여 작성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이 있다. 또한 시장 정보를 토대로 가망성이 있는 인수 대상을 미리 수립한 기준에 대입하여 평가하는 톱-다운(top-down) 접근 방식도 있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만을 택한다면 전략적 우선순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장에 나오는 딜에만 매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보텀-업 접근과 병행해야 한다.

④ 규모 확대보다 역량 확보에 초점을 둬라
단순히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나 값싼 매물이라는 이유로 성장 전략의 방향성과 무관한 딜을 추진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핵심 기술, 유통 채널, 브랜드, 생산설비 등 성장 전략을 실행해 나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 강화나 자체적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 등이 가능한 딜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⑤ 작은 M&A를 여러 개 성사시켜라
M&A를 통하여 월등한 주주가치를 창출한 기업은 자기 몸집보다 작은 규모의 기업을 인수하고, 경기와 상관없이 꾸준히 딜을 하는 기업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대우건설, 하이마트 등 최근 국내의 대표적인 M&A 사례에서는 인수 기업보다 피인수 기업의 덩치가 더 크거나 혹은 비슷한 경우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통계적으로 성공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보면 인수기업의 규모에 약 15~30% 정도 규모의 기업을 여러 개 인수하는 것이 한 번의 큰 배팅보다는 훨씬 더 바람직하다.

⑥ 비핵심 사업 매각도 동시에 추진하라
불황기에는 인수와 동시에 매각도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지만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M&A뿐만 아니라 핵심 사업에의 재투자나 현금흐름 관리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적정 가격이라면 비핵심 사업의 적극적 매각도 필요하다.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서 왜 매각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다. 기업의 거래 가격이란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고 당시의 시장 가격이 가장 정확한 가격이다.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되어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비핵심 사업 매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과거 수년간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비이성적인 프리미엄을 주고 M&A를 했던 사례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최근 두산그룹에서 발빠르게 그룹 내 포장용기 제조 사업부인 테크팩을 물적 분할하여 사모펀드인 MBK Partners에 매각하고 연이어 롯데그룹에 주류사업부의 매각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향후 수년간 M&A 시장은 다양한 형태로 활성화될 것

최근 수년간 국내외 M&A 시장은 매물에 비해서 인수 희망자가 월등히 많은 확실한 매도자 시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이번이 아니면 다시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으로 시장에 나오는 딜 하나하나에 매달려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데 몰입해 왔다.

그러나 향후 수년간 국내외 M&A 시장에는 인수가격이 적정가격에 근접한 다양한 형태의 딜이 지속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 김수민 / 베인&컴퍼니 부사장, M&A 및 사모펀드 컨설팅 부문 한국 리더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5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2009년은 세계 경제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불황'과 ‘응전', 그리고 ‘변화'로 요약된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9년 이슈가 될 세계 10대 트렌드를 짚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2/4분기 이후 점차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는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에 따른 자금 공급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2009년 한 해 동안 경기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던 중국 경제도 8%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1. 금융위기는 2/4분기 이후 진정


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과 국책 모기지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와중에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정부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에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아직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화 위험 등으로 금융위기의 공포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이 2009년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금융시장은 경색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해소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은 2008년 12월 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천명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기관의 안정과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금융 지원에 2,0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등의 매입에 6,000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권의 대출 억제에 따른 부작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08년 12월에는 일본도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고, 중국도 1년 대출금리를 5.58%에서 5.31%로 낮췄다. 2009년 1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에서 2.0%로, 영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했다.

2008년 12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구제금융자금의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통화정책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 정책실행 시기와 시차를 감안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4분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금융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쏠림현상이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회복을 위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위험회피 성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은행부문의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의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렌드 2.
실물경기 침체 심화, 신흥국은 외환위기 위험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계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신용 공급을 억제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여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 12월 5%에서 2008년 12월에는 7.2%로 상승했는데, 2009년 말에는 8%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년 10월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대비 44.7% 감소했고 2009년에도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미 15~20% 하락한 미국,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오던 중국 경제도 2009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을 통해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8%의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와 핵발전소 건설 등 국책사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급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급감하고 기업 도산으로 민간투자까지 대폭 감소할 경우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만으로는 성장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8%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진국 시장의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자산부채 구조조정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외환보유액에 비해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여서 외환위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3.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하반기에 상승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유발했던 투기자금이 자원시장을 이탈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까지 겹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상반기 중에 한때 배럴당 30달러 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로이터-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는 2008년 말에 비해 10% 정도 추가로 하락하는 등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국면을 벗어나게 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증가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상반기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에는 5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개발을 위한 신규투자는 연기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한 분석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회사들의 신규 유전 개발과 설비개선 등 공급확대 투자는 1~2년간 60% 이상 축소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쉐브론, 영국의 로열더치셀 등은 2009년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해야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도전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 경제의 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내부에서의 구조조정 압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파묻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 박현수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4:48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②] 불황에 더욱 빛나는 1등 기업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②] 불황에 더욱 빛나는 1등 기업


불황일수록 1등 기업의 프리미엄은 더욱 빛을 발한다. 호황 때에 비해 매출이나 이익은 줄어들지 몰라도 2위 그룹과는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된다. ‘업계 1등'이라는 타이틀은 불황기에 무엇보다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1등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기술력, 노동력, 마케팅, 자본, 혁신 프로세스 등 뭐든지 다른 기업보다 탁월한 부분이 있어야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또한 1등의 자리는 오르기도 어렵지만, 지키기가 더 힘들다. 1등 기업은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목표는 더 높게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위기에서 더 빛을 발하는 1등 프리미엄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1등 기업으로서 자존심(프라이드)을 강조하는 광고였다. 사실 그렇다. 올림픽 금메달, 세계챔피언은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친다. 반면, 그 선수와 겨뤘던 상대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 최선을 다한 끝에 얻은 은메달도 소중하지만, 어쨌거나 금메달이 더 좋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업계 1위 기업은 소비자들이 대부분 잘 알고 있다. 햄버거는 맥도날드, 할인점은 월마트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2등은 어떤가? 햄버거 업계 2위가 버거킹인지, KFC인지 생각해 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불황일수록 이 같은 1등 기업의 프리미엄은 더욱 빛을 발한다. 호황 때에 비해 매출이나 이익은 줄어들지 몰라도 2위 그룹과는 격차를 벌릴 기회가 된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의 경우 작년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작년 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미국 소매업계의 매출이 평균 2.7% 감소한 데 비하면 매우 좋은 실적이다.

<설득의 심리학>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미국 애리조나대 교수는 작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권위에 더 의존한다. 리더의 카리스마에 의존하고, 1등 제품의 선호도는 더 높아진다. 남들과 비슷하게 따라 하면 실수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업계 1등'이라는 타이틀은 불황기에 무엇보다 강력한 마케팅 도구가 된다.”


‘전체 5등'보다 ‘특정 분야 1등' 브랜드가 더 강력

1등 프리미엄은 생각보다 훨씬 좋다.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 것인지는 1등이 되어 보지 못하면 절대 알 수 없다는 말도 있다. 1등 기업은 세계 최초의 신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고(first mover), 경쟁사가 괜찮은 제품을 발표하면 재빨리 비슷한 제품을 내놓아 초기 시장의 열세를 금방 만회할 수도 있다(fast follower).

<롱테일 경제학>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에 따르면 업계 전체 1위가 아니라도 시장을 세분화하면 얼마든지 1등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 1위는 도요타라고 해도, 고급 세단은 ‘벤츠', 스포츠카는 ‘페라리'라는 식으로 부문별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전체 5등'보다 특정 분야 1등이라고 호소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 가면 업계 전체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푼돈, 포장지 반쪽도 아끼는 노력 있어야 1등 가능

하지만 1등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뼈를 깎는 노력 없이 저절로 1위가 된 회사는 찾아볼 수 없다. 기술력, 노동력, 마케팅, 자본, 혁신 프로세스 등 뭐든지 다른 기업보다 탁월한 부분이 있어야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1위 기업을 살펴보면 이런 강점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80년대 미국 유통업계 최강자였던 K마트를 꺾고 1위에 오른 월마트가 좋은 사례이다. 월마트는 매장에서 사용하는 포장지 한 장, 직원들이 마시는 커피 한 잔까지 아낄 정도로 철저한 비용관리로 정평이 나 있다. 월마트의 창립자 샘 월튼이 하루는 매장을 둘러보다 한 직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포장해 주고 남은 반쪽 짜리 포장지를 그냥 버리는 것을 봤다. 샘 월튼은 미소를 지으며 그 직원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자네가 방금 판매한 제품은 팔아 봐야 그 반쪽 짜리 포장지 정도의 마진도 남지 않는 것이라네.”

월마트 직원들은 커피를 마실 때마다 옆에 놓인 저금통에 10센트씩을 넣어야 한다. 서류는 모두 이면지를 사용한다. 일손이 바쁜 주말에는 지점장이나 관리자들도 모두 매장 종업원이 된다.

구두쇠 같은 방법이라고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월마트는 이처럼 푼돈을 아껴서 ‘매일 최저가격(Everyday Low Price)'이라는 회사의 경영철학을 지켜 간다. 직원들은 고객과 항상 10피트(약 3m) 이내의 거리에서 응대하고, 고객이 제기한 불만사항은 그날 내에 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월마트의 바이어들은 제일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각 매장의 판매·재무·인사 등 모든 정보는 본사에 실시간으로 전송돼 통합관리된다.

월마트는 이런 노력에 힘입어 미국의 경제지 <포천>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2007, 2008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과감한 혁신과 끊임없는 노력 계속되어야

그렇다고 1등 기업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1등의 자리는 오르기도 어렵지만, 지키기가 더 힘들다. 부실한 1등 기업은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였다가 지금은 파산위기에 몰린 GM을 보라. GM은 조직 내에 팽배한 관료주의와 공룡처럼 비대한 몸집을 주체하지 못해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올라도 GM은 연비가 낮은 대형 차량만 생산했다. 저렴하고 기름을 덜 먹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 의견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경영진은 기업 실적이 악화되든 말든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으며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다녔다. GM의 몰락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세계 최선두권을 달리는 기업이 적지 않다. 반도체, 휴대폰, LCD, 자동차 등이 그것이다. 이런 회사들은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말고, 목표는 더 높게 세우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 GM처럼 될지 모른다. 소극적 자세보다는 과감한 혁신으로 세계 1등의 자리에 오르고, 그 위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2. 11:29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3편] 불황 속 소비 트렌드 - 불황기, 어떤 소비계층을 공략할 것인가


불황 속에서도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가족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소비심리에도 기존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계층


글로벌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유층의 소비심리마저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부유층도 이제는 불필요한 과소비를 줄이고 가격 대비 효용을 신중히 판단하여 소비하는 추세이다. 부유층의 지갑이 닫히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백화점이나 수입차 업계의 마케팅 노력도 활발하게 펼쳐졌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백화점의 경우 세일 기간을 늘리고 할인 폭을 강화하여 전년대비 4~13%의 매출 상승을 달성했으며, 수입 자동차 역시 대대적인 판촉을 통해 전년 대비 15.5%의 판매 신장세를 기록하였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성향이 높지만 소비심리 불안으로 구매 갈등을 느끼는 부유층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가격 대비 효용과 같은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여 합리적 소비 욕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유층의 소비가 사회적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고 사치를 즐긴다고 보는 시선으로 인해 더욱 지갑을 열기 어렵게 만드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시기에 부유층의 소비가 침체된 경기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구매의 명분을 확실하게 제시한다면 이들을 당당한 소비세력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소비심리가 억제된 상황에서도 소비여력이 있는 계층들이 정서적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들에 한해 관심을 보이는 현상도 눈에 띈다. 사회 전반에 퍼진 절약 분위기 때문에 일상적 제품에는 소비욕구를 억제하지만 약간의 사치로 삶의 위안과 만족감을 찾을 수 있는 제품에는 지출을 아끼지 않으며, 다른 제품의 소비는 줄이더라도 자신이 특별한 가치를 두는 제품만큼은 고가의 소비를 지향하는 것이다. 이는 그 제품을 통해 남들과 차별화하고 싶은 욕구를 채우고 불황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소비심리에 따라 명품 액세서리나 개인용 프리미엄 디지털 가전이 불황 속에서도 높은 매출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 남성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명품 시계 판매는 오히려 급증하여 2008년 1월부터 10월까지 백화점 시계 매출은 전년 대비 45~70% 증가하였다. 패션에 관심이 높아진 구매력 있는 남성들이 명품 시계를 자신의 패션 감각을 보여 주는 필수 아이콘으로 인식하여 기꺼이 구매한 것이다.

젊은층의 개성 표현 상품인 개인 디지털 역시 프리미엄 상품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8년 9월말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2'는 70만 원대 이상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7주만에 20만 대가 판매되었으며, 넷북 등 저가 노트북의 열풍 속에서 200~300만 원대의 초고가 노트북의 판매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고가 브랜드의 소품을 구매하는 현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의 상관관계를 보여 주는 ‘립스틱 지수(Leading Lipstick Index)'는 이러한 작은 사치를 설명하고 있다. 불황기에는 소비 위축으로 화장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지만, 립스틱 매출만은 유일하게 경기 변동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1년 9·11테러 직후 찾아온 불황기에 립스틱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백화점의 패션 아이템 매출에서도 의류는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반면 패션잡화 매출은 16.5% 증가하였다. 고급 브랜드 제품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스카프, 스타킹, 선글라스 등의 소품을 소비함으로써 대체하는 이 같은 소비 경향은 앞으로 다양한 제품군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족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공략

불황기에는 일에만 매달려 왔던 사람들이 구조조정의 파고 속에서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족 구성원의 연대감을 통해 완화하고 정서적 안정감을 얻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된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가족 중심의 소비도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제일기획의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개인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는 소비자의 대다수가 ‘가족을 위한 소비(75%)와 자녀를 위한 소비(80%)는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금융이나 통신상품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가족단위의 상품을 출시하고 가족 간의 사랑과 소통을 표현하는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008년 유행어 중 하나인 ‘staycation(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은 경기침체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저비용으로 휴가를 보내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가족 중심의 여가생활 트렌드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콘셉트의 닌텐도 ‘Wii'는 미국에서 11월 중 200만 대 이상 판매되면서 전년 같은 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2006년 출시 이래 최대 판매량을 달성하였다.

과거 일본에서도 불황기에 가족지향에 여가지향, 자연지향 성향이 더해지면서 전반적인 자동차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SUV 차량 판매가 급증하였으며 도쿄 디즈니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근거리 여가 상품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하버드대학의 존 켈치 교수는 ‘불황으로 소득이 줄어들면 소비가 감소하는 반면 적은 비용으로 만족을 느낄 수 있는 가족 중심 지출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가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자녀와 관련된 소비는 지출 중에서 특히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자녀교육에 관한 소비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아 관련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자녀 수가 적고 맞벌이가 증가하면서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때문에 자녀를 위한 제품에는 가격에 크게 민감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모 두 명과 조부모 네 명이라는 뜻으로 199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진 식스 포켓 키즈(six pocket kids)라는 용어는 아이를 위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높은 구매력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일반 가전 등의 내구재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도 자녀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아이들에게도 직접적인 마케팅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한편 자녀에게 마음이 약한 부모들의 지갑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홍선영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18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차세대 성장산업 전망〉 불황 없는 사이버 세상, 질주하는 게임산업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 한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이 꿋꿋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임산업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받쳐 줄 신성장동력이다. 정부에서도 게임산업을 차세대 핵심 분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03년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1차 중장기 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최근 2차 중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그만큼 게임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온라인게임 강국

국내 게임산업은 2001년부터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거듭해 왔다.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지난해 전년 대비 31%가 줄어들었음에도 5조 원이 넘는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 규모도 7억 8,000만 달러로 영화산업의 27.5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06년에는 7조 4,500억 원 규모를 형성했다. 영화시장의 두 배, 음악시장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규모다. 막강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와 폭넓은 PC방 문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온라인게임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이 강점이자 최대 약점이다. 플랫폼별로 보면 국내 게임시장에서 온라인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5%(2007년 기준)에 이른다. 반면 세계시장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비디오게임은 국내에서는 14%를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특히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33.8%를 점유했던 아케이드게임은 <바다이야기> 파문이 인 2006년에 24.3%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로 몰락하고 말았다. 모바일게임은 8.45%, PC게임은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세계시장은 비디오게임이 대세

세계 게임시장의 매출은 2007년 기준 923억 달러로 2006년 대비 22.3%가 성장했다. 플랫폼별로는 비디오게임이 지난해 450억 달러 규모로 2006년 대비 47.9% 성장하면서 아케이드게임을 제치고 가장 큰 시장으로 부상했다. 닌텐도 <위>를 비롯한 차세대 콘솔(비디오) 게임기 출시 영향이 컸다.

아케이드게임은 2007년 기준 약 327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2005년 이래 다소 침체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시장은 2007년 약 70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하며 전년대비 24.7%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에는 29%의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규모는 약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게임 역시 지속적인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46억 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약 76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수출액은 증가, 하지만 수출 증가율은 둔화

우리나라 게임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6년 6억 7,000만 달러를 수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7억 8,000만 달러에 이르는 수출 기록을 올렸다. 이는 전체 문화콘텐츠 수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수치다. 현재 약 220개의 온라인게임이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 수는 약 4억 명에 달한다.

아쉬운 점은 수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이다. 지난 2004년 124.4%에 이르던 수출 증가율은 2005년 45.6%로 줄더니 2006년에는 19%, 지난해에는 16.2%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서의 국산게임 점유율도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2005년 10.2%에 이르던 국산게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5%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시장에서는 2003년 90%에 육박하던 점유율이 2006년에는 40% 이하로 하락했다.


2004년 이후 온라인게임도 주춤

우리의 텃밭으로 자부해 온 온라인게임 분야에 부는 변화의 바람도 예사롭지 않다. 2004년 이후 이렇다 할 국산 대작이 나오지 못하면서 온라인게임 강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안방인 국내시장에서조차 다중접속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미국 블리자드사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내줬다. 여기에 한때 국산게임의 9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황금어장으로 부상했던 중국이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무섭게 추격해 오면서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후에는 중국 샨다가 국내 기업인 액토즈소프트를 인수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그라비티를 인수하는 등 외국 기업의 국내 업체 인수·합병도 속속 이어졌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5년간의 침묵을 깨고 내놓은 <아이온>에 대한 기대는 그래서 더욱 크다. 그동안 블리자드의 <와우>에 밀린 국산 온라인게임의 자존심을 되찾아 달라는 기대다. 출발은 좋다. 온라인게임 오픈 사상 가장 많은 20만 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한 데 이어 불과 2주만에 상용화를 단행했음에도 15만 명 이상의 유저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는 물론 비슷한 시기에 확장팩을 내놓은 <와우>를 뛰어넘는 수치다.


부작용 해소와 차세대 게임시장 선점이 관건

이같은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은 산재해 있다.그 가운데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게임중독 및 아이템 현금거래 등 게임과 관련, 가시지 않고 있는 부정적인 사회 인식이다. 걸핏하면 사행성과 중독 등을 이유로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법안이 거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임 플랫폼을 온라인게임 위주에서 아케이드나 콘솔·모바일 등으로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국내 게임산업은 너무 온라인게임에만 매몰돼 있어 빠르게 변해가는 기술 및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향후 5년간 국고 2,500억 원을 포함해 총 3,500억 원을 투입, 세계 3대 게임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내용의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첨가했다. 차세대 게임 제작기반을 조성하고, 미래형 창의적 인력과 선도 기술의 확보는 물론 게임문화 가치를 창조하는 데 무게를 두겠다는 것 등이다.

특히 글로벌게임 허브센터를 이용한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을 위한 인프라 및 기술 지원과 첨단기술의 발전과 융합 트렌드에 발맞춰 기능성 게임을 비롯한 차세대 게임 개발에 본격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은 앞으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정부는 또 게임법의 명칭을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게임문화 및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변경하는 동시에 내년을 ‘게임 리터러시(Game Literacy)'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다. 이는 앞으로 단순한 게임산업 진흥이 아닌 건전한 게임문화 정착을 동반한 산업 진흥을 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김순기 / 전자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