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2. 21:5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앞서 만나 본 소통의 달인은 시대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특징을 소통의 필수 항목 일곱 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물론 여기에 소개되는 일곱 가지 법칙이 소통의 절대적인 규칙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법칙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제 1원칙: 공감의 원칙

 
전자부품을 파는 세일즈맨이 있다고 하자. 그는 어렵게 거래처 사장에게 15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약속 받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거래처는 일주일 전에 다른 업체와 계약이 끝난 상태다. 사장이 15분이라는 시간을 허락한 것은 계약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락을 하는 세일즈맨의 성의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5분의 시간을 제품설명에 할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세일즈맨이 팸플릿을 꺼내 열성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사장도 어쩔 수 없이 눈길은 주겠지만, 건성으로 들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사장실에 들어간 세일즈맨이 책상 위에 놓인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거래처 사장이 마라톤을 하고 있는 사진이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건넨다.
“사장님, 마라톤 좋아하시나 봐요?”

하지만 사장은 “아, 네에”라고 형식적으로 답한다. 세일즈맨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혹시 사장님 작년 춘천 마라톤 뛰셨나요? 저는 올해도 출전하는데.”
“아 그래요? 작년에 하프 뛰었지. 얼마나 뛰었어요?”
“어 저도 하프 뛰었는데요. 기록은 뭐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마라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하지만 세일즈맨은 제품을 팔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다른 곳과 거래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감대를 통한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혹은 다른 거래처를 소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에 인기 있는 사람을 보면 상대의 기분을 빠르게 파악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기분을 맞추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삶의 벼랑 끝에 섰던 오프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 마음을 열고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상대방을 알아야 한다. 소통의 시작은 관심이며, 관심 있는 상대에게 질문함으로써 그 사람을 알아 가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표피적 특징이 아니라 깊은 관심과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태도, 성향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공감대 형성이 수월하다.

자기노출 역시 공감대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오바마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의 첫 부분은 자신의 가족 이야기였다. 오프라는 성폭행 당한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숨기고 싶은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케네디는 불안에 떨고 있는 베를린 시민 앞에서 자신이 베를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며 베를린 시민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적절한 자기노출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맺는 지름길이다. 상대방이 가족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들려 주며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는 겉돌고 단절된다.


제 2원칙: 경청의 원칙

경청의 원칙은 공감의 원칙과 함께 소통의 출발점이다. 듣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경청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듣기의 방해요인은 너무나 많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던 어떤 여자가 신문과 쿠키 한 봉지를 사 들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는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신문을 보며 쿠키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문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든 여자가 신문을 접고 테이블을 바라보니,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옆자리에 앉아 그녀의 쿠키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당황한 여자는 그와 말을 섞기 싫은 생각에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쿠키를 먹었다. 그런데 남자도 계속해서 여자의 쿠키를 집어 먹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번갈아 먹다 마지막 쿠키 하나가 남았다. 그러자 남자는 쿠키를 반으로 쪼개더니 반쪽을 그녀에게 주고 남은 반쪽은 자신의 입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쇼핑백을 들었는데 자신의 쿠키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는 지금까지 남자의 쿠키를 먹은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스키마(schema)'를 가지고 있다. 스키마란 자라온 환경, 교육정도, 집안 분위기, 종교 등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며 형성된 지식체계다. 이 스키마는 경청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다. 경주마가 앞만 보고 달리듯, 스키마 때문에 정보를 얻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단정짓는 것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를 보더라도 보수, 진보 스키마에 따라 상황을 보는 인식이 180도 다르지 않았는가?

새로운 기획안을 설명하는 부하 직원에게 ‘너무 진부한 것 아니야'라는 한마디는 그를 위축시킨다. 그러면 부하 직원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들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인내심을 가지고 소크라테스처럼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필요하다. 듣기도 훈련이 필요하다. 분석적 듣기와 공감적 듣기를 통해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 보자.

분석적 듣기 훈련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야기 하고자 바를 압축하고 그것을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 분석적 듣기를 통해 집중해서 듣기 능력과 표현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 방송 뉴스 아이템 다섯 개를 집중해서 듣는다.(8분 정도 소요)
- 뉴스를 시청하며 밑의 자막(헤드라인)을 적는다.
- 들으면서 자막 내용을 지지하는 다른 키워드를 집중해서 듣는다.
(통상 헤드라인을 지지하는 서너 개의 키워드가 있음.)
- 다섯 개 정도의 뉴스 아이템을 들은 뒤 바로 적어 놓은 헤드라인만 보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완성된 문장으로 뉴스를 설명해 본다.

공감적 듣기 훈련

오프라 윈프리처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 경청하는 것이 공감적 듣기 훈련이다. 절대로 자신의 의견을 처음부터 말하지 말고 적절한 자세로 상대방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 격려하기: “더 이야기해 봐.” “그랬구나…그래서?” “진짜야? 어떻게 됐어?”
- 동의하기: “힘들었겠다….” “진짜 황당하다.” “내 그 맘 알지.”
- 조금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 앉고 눈을 반드시 맞추며 고갯짓을 한다.

만약 상대방의 이야기가 고민거리나 문제거리라면 이야기를 다 듣고 집에 와서 다음의 표를 작성해 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 TIP. 소통 전 체크 리스트 ]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