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1. 19:07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불황 극복]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높여라 - 불황에도 매출 올릴 수 있다


회사의 생산성을 30%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과연 무엇이 구성원으로 하여금 30% 이상 더 노력하고 열심히 일하게 만들까? 그 정답은 바로 ‘성과 몰입(engagement 혹은 work engagement)'이다. 성과 몰입이란 회사의 이익과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구성원이 자발적(voluntary)으로 혹은 자율적(discretionary)으로 하는 노력을 말한다. 성과 몰입이 높은 구성원은 자신이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며, 일에 대해 열정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몰입의 효과,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과 몰입도가 높은 회사들은 조사 기간 중 영업이익이 19.2% 증가한 반면, 성과 몰입이 낮은 회사들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2.7% 감소했다. 또 한 회사의 여러 팀 간 성과 몰입 정도를 측정하고 매출을 비교했더니 팀원들의 몰입도가 높았던 팀은 그렇지 못한 팀보다 연평균 매출이 약 100만 달러 정도 높았다.

그리고 몰입도가 높은 팀일수록 팀원들의 이직률이 낮아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중장비 건설 기계업체인 캐터필러에서는 직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사업을 추진한 결과 직원의 불만 표출건수가 무려 80%나 감소하고 고객 만족도가 34%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 덕분에 최근 많은 미국 기업들은 구성원의 성과 몰입을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성과 몰입도를 측정하고 이를 향상시키려는 몰입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인 와코비아는 구성원의 몰입을 관리하는 부서가 따로 있고 이 부서를 책임지는 중역에게 ‘Vice President for Employee Engagement and recognition'이란 타이틀까지 부여하여 구성원 몰입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경기가 침체되고 불황이 깊어질수록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같이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몰입경영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몰입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알지 못해 몰입경영이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구성원의 성과 몰입도를 어떻게 측정하며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알아보자.


성과 몰입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몰입경영에 관심이 있는 리더들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현재 조직 내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것이다. 측정 도구로는 간단한 설문지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갤럽, 머서, 휴잇, 와슨와이어트 등 미국의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을 측정하기 위해 설문지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구성원의 몰입도를 측정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설문지는 갤럽이 개발한 ‘Q12'라는 것인데 1999년에 마커스 버킹햄과 코프만이 지은 라는 책 덕분에 유명해졌다. Q12는 인간 심리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인간의 행동, 특히 동기부여와 변화 리더십 등을 설명하려 했던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심리학에 기초를 두어 개발되었다. Q12의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출처: < First, Break All the Rules >, p.28)

- 직장에서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 매일 업무 중에 최선을 다할 기회가 주어지는가?
- 지난 7일 동안 업무에 대한 칭찬이나 인정을 받은 적이 있는가?
- 직장 내에 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 회사의 목표나 목적을 보면 나의 업무가 중요하다고 느껴지는가?
- 작년에 나의 직무와 관련하여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는가?

 

Q12가 몰입을 측정하는 데 가장 널리 쓰이기는 하지만 조직 구성원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 (예를 들면 리더십, 업무환경,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 조직 문화에 대한 자긍심 등)가 포괄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인터뷰 같은 보완적인 방법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조직 내 몰입 수준의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보다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조직 내 특정 그룹이나 직급 또는 연령에 치우치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그룹을 대상으로 측정해 조직의 총체적인 몰입 상태와 동시에 세부 그룹의 몰입 수준을 동시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몰입의 가장 중요한 결과이자 대상인 고객이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같이 측정해 외부에서 느끼는 구성원의 몰입 수준을 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셋째, 몰입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 잠시 지나가는 유행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조직의 최고경영자가 몰입의 중요성에 대해 지속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몰입에 대한 측정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내부 리더의 업무 평가에 구성원의 몰입 수준이 포함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몰입을 측정할 때 직원에게 측정 결과는 어떻게 사용되며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직원은 그저 설문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액션 플랜과 결과를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한다.


몰입경영,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몰입경영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란 문제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구성원의 몰입도가 높은 회사를 만들려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최고경영자가 구성원의 경력 개발에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구성원이 성장한다는 느낌을 항상 가지고 있게 한다.

둘째, 물질적·정신적 보상을 충분히 제공해 성공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보상이 잘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정신적 보상을 통한 내적 만족감과 물질적 보상을 통한 재정적 만족감이 균형을 이루게 하는 것이 몰입경영 측면에서 더욱 중요하다.

셋째, 구성원이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연관 활동을 전개해 대외 이미지 제고에 노력한다.

넷째, 구성원이 업무 이외의 영역에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커뮤니티 조성과 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구성원은 다양한 리더십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다섯째, 업무를 추진하는 데 명확한 방향 설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의 확실한 정의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리더는 부하 직원에게 명확한 업무 분배와 결과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통해 자신의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서비스 회사들은 구성원의 몰입도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이들의 몰입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파악해 이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리츠칼튼 호텔이다. 이 회사는 구성원의 몰입도를 서비스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파악하고 2006년부터 몰입도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주기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는 매해 최고경영자와 HR 담당 임원에 의해 세심하게 분석되며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을 분기별로 계획해 실천하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리츠칼튼 호텔은 서비스 산업에서 구성원의 몰입도가 가장 높은 조직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비결이 되었다.

리츠칼튼 구성원의 높은 몰입도는 최상의 서비스 이외에도 회사에 여러 가지 형태의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예를 들면 럭셔리 호텔의 이직률이 일반 직원이 연간 158%, 초급 관리자가 연간 136% 그리고 중간 관리자가 129% 인데 리츠칼튼의 이직율은 불과 18%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몰입의 중요성을 잘 나타내 준다.

구성원의 몰입을 높이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묻는다면 주인의식이 아닐까 싶다. 주인의식이야말로 평범한 기업을 위대한 기업 또는 살아 있는 기업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 확신한다. 필자가 리더십 강의를 위해 많은 기업들을 방문해 다양한 계층의 리더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는 조직 구성원 하나 하나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 헌신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경쟁기업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sustainable competitive advantage)일 것이다. 주인의식을 통한 몰입경영이야말로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이슈이다.


- 정동일 / 연세대학교 경영대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