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1. 22:42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2]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 ‘공짜경제’를 통해 성공한 기업, 기회는 ‘역발상’에서 해 주세요.

[불황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2]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 ‘공짜경제’를 통해 성공한 기업, 기회는 ‘역발상’에서


불황의 여파로 소비자의 주머니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시장 반응이 이러하니 기업들은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면서도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짜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공짜경제'라는 경영 트렌드를 활용한 것. 공짜경제는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무료에 가까운 낮은 가격 또는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보다 가치 있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무조건 돈을 받지 않거나 가격을 낮추면 되는 것일까? 공짜경제를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둔 기업 사례를 통해 공짜경제의 진정한 의미와 그 전략을 알아보자.


공짜로 복사해주고도 돈을 번다, 그 비결은?
 

일본의 유명 대학교 앞.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로 가득찬 거리에 눈에 띄는 간판이 하나 있다. ‘타다카피(Tadacopy): 학생들을 위한 무료 복사(Free photocopies for students)'라고 적힌 10평 남짓한 조그마한 가게에 들어서니 복사기 두 대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대학교 학생회에서 운영하는 봉사단체인 걸까?

이 가게는 ‘㈜오셔나이즈'라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엄연한 수익성 업체다. ㈜오셔나이즈는 2006년 시작한 ‘타다카피' 서비스를 통해 1년 만에 매출이 급성장해, 불황기에도 일본에서 주목 받는 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무료로 학생들에게 복사를 해 주면서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 회사의 전략은 무엇일까?

 

비밀은 바로 복사지 뒷면에 숨어 있다. 타다카피의 복사지 뒷면에는 일본의 대기업이나 학교 근처 사업장의 홍보로 가득차 있다. 백지인 복사지의 뒷면을 광고 지면으로 활용한 것이다. 학생들은 공짜로 복사할 수 있으니 좋고, 광고주들은 기존 홍보에 비해 비용 절감도 되는데다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복사지를 오래 간직하므로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누린다. 이와 같은 공짜 전략에 타다카피는 설립 2년 만에 일본 내 46개 대학으로 확장됐다.


광고업체를 적극 활용하라

공짜경제 전략 중 광고업체와의 제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미국의 프리로드 출판사(Freeload Press)는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교과서를 배포한다. 각 분야의 교과서를 전자파일로 만들고,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마다 광고를 삽입한 후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모아진(http://www.moazine.com)도 마찬가지다. 모아진은 온라인에서 각 분야의 잡지 기사를 제공하는 업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하기 힘든 과월호 잡지 기사들도 회원가입 후 무료로 볼 수 있으며 각 기사마다 제휴 업체와의 광고를 싣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지하철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무가지(無價紙) 또한 이처럼 광고업체를 활용한 공짜경제 전략 중 하나이다.


보완재와 관련재를 판매하라
 

2007년 8월 잠잠했던 영국의 음반 시장을 소란스럽게 만든 일이 벌어졌다. 1980~90년대 팝 음악계를 군림했던 가수 프린스(Prince)가 ‘데일리 메일(The Daily Mail)' 일요일 판에 그의 신작 앨범을 끼워 공짜로 배포했기 때문이다. 그가 자신의 앨범을 무료로 나눠 줌으로써 본 손해는 자그마치 560만 달러.

그러나 이를 통해 프린스가 같은 신문에서 홍보한 그의 런던콘서트는 성황을 이루었다. 그 결과 그는 콘서트 입장권 판매만으로 2,34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게다가 데일리 메일로부터 100만 달러의 로열티도 받았으니, 총 1,880만 달러의 이익을 본 셈이다.

한국에서도 이미 2007년 11월 가수 이승철이 데뷔 21년을 기념해 발간한 8집 음반의 타이틀 곡 ‘소리쳐'가 담긴 CD를 극장에서 판매되는 음료수 컵의 뚜껑에 담아 무료로 배포한 적이 있다. 그는 이후 후배 가수들을 제치고 빠른 속도로 각종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저력을 보임으로써, 공짜경제가 한국에서도 통용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이처럼 보완재와 관련재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은 또 있다. 다름 아닌 인터넷 전화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스카이프(Skype)'는 ‘가입자 간 무료 통화'를 내세우며 이미 전 세계 3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해 통신 사업의 새로운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

PC에서 일반전화 또는 휴대전화로 하는 통화에는 약간의 통화료를 부과하고, 인터넷 전화를 위한 헤드셋, 전화기 등 장비를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한국케이블텔레콤이 ‘유선방송 가입자 간 인터넷 무료 통화'를 실시하는 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공짜경제, 성공하고 싶다면?

이 밖에도 공짜경제 모델은 여러 분야에서 각 사업의 특성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개발, 발전되고 있으며 잘만 활용하면 요즘 같은 불황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틈새 시장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공짜경제의 역발상을 적절히 활용해 창조적 사업 모델을 개발한다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


- 김지유 / 세계경영연구원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