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8. 14:53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콜래노믹스 2편에서는 총 다섯 가지 콜래보레이션 유형을 소개한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공간 콜래보레이션,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스타 콜래보레이션이 그것이다. 콜래보레이션의 대표적 사례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생존에 영향을 끼칠 대변혁의 흐름 속에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기업의 세를 확장했으며 브랜드 파워를 일궈 냈다. 여기에 바로 콜래보레이션의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다. 콜래보레이션의 각 유형별 특징과 성공 사례를 살펴본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 명품과 예술이 만나 ‘새로운 명품'이 탄생되다

아트 콜래보레이션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루이비통이다. 현재 소비 시장의 코드를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소비하고자 하는 것들을 스낵처럼 자주 그리고 많이 소비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베스트 셀러인 ‘모노그램 스피디 30'은 한 번 사면 다시 살 필요가 별로 없다. 매년 같은 디자인으로 변함없이 출시되기 때문에 그 제품이 낡지 않는 한, 똑같은 제품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노그램 스피디 30을 매년 다른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한다면 어떨까? 한 해는 그래피티 디자이너, 그 다음 해는 일러스트 디자이너 등과 콜래보레이션을 한다면 같은 모노그램 스피디 30이지만 명백히 다른 버전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는 매년 구매할 의향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명품 자체의 희소성이 사라질까? 희소성은 오히려 더욱 증가했다. 예술품은 그 자체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장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더욱이 한 시즌 당 한 디자이너로 콜래보레이션을 제한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시즌에 이 버전을 사지 못하면 다시는 못 산다'는 데드라인 기법이 경쟁을 부추기면서 많이 팔면서도 희소성은 더욱 커지는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다.

스낵 컬처 시대에 뒤처져 고객이 자주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던 구찌, 펜디, 디오르 등의 전통 명품 브랜드의 실적은 나날이 저조해졌다. 한편 스낵 컬처 시대를 그저 보이는 그대로만 편승해 한 해 한 해 유행성이 강한 가방을 만들어 냈던 신생 명품 브랜드인 끌로에, 발렌시아가 등의 백들은 지금 매고 다니면 민망할 정도로 소장 가치가 떨어졌다. 이 두 가지 현상을 놓고 봤을 때 구매 사이클도 줄이고 소장 가치도 획득할 수 있었던 루이비통의 아트 콜래보레이션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 가격도 중요하지만 최고의 가치도 잊지 말아야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의 기린아 ‘타겟(Target)'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타겟은 소득 계층별로 소비하는 장소가 달랐던 예전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최고 부호인 빌게이츠도 할인점에서 소비를 하고, 중산층도 최고급 유기농 전문 숍에서 소비를 하는 트렌드를 잘 포착했다.

또한, 어떤 곳에서 소비를 하건 끊임없이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현재 트렌드에서 가격만을 소구하는 월마트적인 비즈니스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할인점 업계를 고사시킬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PB 상품들을 콜래보레이션했다. 그 결과, 타겟은 할인점 뿐 아니라 중가 백화점들의 고객마저 모두 유인하는 네트워크 확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콜래보레이션 이후 지역적으로 중부에 머물러 있었던 타겟의 유명세는 의류 제품을 콜래보레이션했던 아이작 미즈라히의 지역적 네트워크인 뉴요커들을 대거 끌어들여 뉴요커를 위한 할인점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월마트는 공급업자들을 쥐어짜서 성장을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었지만 타겟은 PB 공급업자인 디자이너들에게 충분한 수익과 자율권을 보장함으로써 상생의 경제학을 이룩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공간 콜래보레이션 -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시도하라

공간 콜래보레이션의 모범 사례는 ‘프라다'와 ‘쌈지'이다. 스타벅스 등으로부터 공간이 부여하는 문화적 가치와 멋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어느 곳에서건 연출된 제 3의 공간을 바란다. 공간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그것이 유통업이 아니더라도 고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체험관이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

하지만, 프라다와 쌈지는 자신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는 것을 뛰어 넘어, 자신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고 상징성을 가진 뉴욕의 소호, 서울 대학로 등의 공간과 콜래보레이션함으로써 그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신의 브랜드 공간이 그 지역과 혼연일체가 됨으로써 그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상생의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프라다 매장을 보기 위해 뉴욕 소호에 가고, 또 소호에 가면 꼭 프라다 매장은 보러 가는 등의 상생 말이다. 쌈지 역시 인사동에 아예 쌈지길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이 쌈지길과 인사동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콜래보레이션의 스승을 찾는 것이 바로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이다. 나이키의 상대가 닌텐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의 출현은 예측 불가능하다. 이제는 한 업계 내에서의 마켓 쉐어 싸움이 아닌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이다.

문제는 고객이 지닌 마음의 공간은 일정한 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하나의 회사 혹은 제품에 대해 할애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렇게 한정된 마음이라는 공간을 더 큰 존재로 채우기 위해 바로 고객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가려운 곳을 적기에 척하고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큰 선결 조건은 고객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전자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아는 화장품 회사 베네피트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시크릿 컬러폰 이후 지속적인 상생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면, 테크 파탈족으로 불리우며 첨단 IT 기기의 새로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스타 콜래보레이션 - 유행보다는 ‘전설'을 만들어라

스타 콜래보레이션의 고전인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벌킨백, 그리고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말 자체로 스타의 총체적인 DNA를 제품에 콜래보레이션했기에 한시적으로 스타의 이름만을 빌린 스타 마케팅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공기를 가르듯 인간의 한계를 넘는 듯한 점프를 구사하는 마이클 조단의 유산(legacy)과 에어 조단 운동화의 최첨단 기술인 에어, 즉 점프 때의 충격 완화 테크놀로지를 콜래보레이션하여 운동화의 전설이 된 것이다.

이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에르메스의 벌킨백이나 켈리백도, 나이키의 에어 조단 모두 실제 스타들의 유산(legacy)을 잘 유지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 콜래보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라는 것. 즉, 한참 뜰 때 반짝 스타의 명성에 기대어 브랜드 홍보 효과를 보려는 스타 마케팅은 스타의 유명세가 사라지면 홍보 효과도 사라진다. 그러나 스타의 유산(legacy)을 지켜 주기 위한 상생의 마인드를 지닌 스타 콜래보레이션은 시간이 흘러도 상승 효과를 내며, 스타는 갔어도 브랜드 자체로서 하나의 전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데본 리(Devon Lee) / Faculty, Baruch College/City University of New York.
뉴욕시립대 경영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버륙 칼리지에서 소비자 행동론과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콜래보경제학(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한국인이 사는 법(공저)>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