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5. 00:00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요즘처럼 경제 여건이 어렵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고객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기업의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그중에서도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은 전략이다

 
먼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며 스토리텔링의 과정에서 특정 대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와 방향성이 담겨 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여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얼마만큼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핵심 스토리(core story) 만들기'라고 한다.

 

핵심 스토리는 기업의 모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엮어 내는 중추신경 혹은 밑바탕이 되는 테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핵심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은 기업과 상품의 진정한 영혼과 가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창조적 다양성'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나이키는 ‘이기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스토리들은 머리와 마음 모두를 향하고 있으며,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핵심 스토리는 기업 내·외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차별성을 드러낸다.


우리만의 차별성 찾기
 

기업의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기업과 상품의 차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역동성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맞서 싸우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 이것이 흔히 스토리에서 말하는 갈등이다. 기업의 스토리텔링은 갈등이 분명하고 클수록 더욱 뚜렷한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라.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가 빠진다면 어떤 스토리가 되겠는가? 스토리에 조화로움만 가득하고 갈등이 없다면, 그 스토리는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갈등이 행동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표출하게 된다.

애플이 맥킨토시를 출시하면서 사용한 ‘1984' 광고는 획일주의적인 경쟁업체들과 애플의 창조적 다양성 간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확실하게 애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우리 기업이나 상품이 만들어 내고 있는 차별성은 어떤 것인가? 짧고 간단하게 답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답은 간단명료해야만 한다.


내부와 외부의 목소리 듣기

뛰어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먼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고통스러운 탐구 과정을 거친다. 기업이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기업의 비전, 가치, 철학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기업이 걸어온 발자취와 중요한 이정표들, 직원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기업은 숨기거나 미화시키고 싶은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업체 레고의 한 직원이 상품 포장 과정에서 커터 칼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직원들은 제작, 배송 라인을 모두 멈추고 커터 칼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냈다. 레고는 이 과정을 인터뷰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품 안전을 위한 직원들의 열정을 보여 준 사례로 홍보해 성과를 톡톡히 봤다. 릴케의 시구처럼 우리 내면의 모든 괴물들은 어느 순간 아름다운 공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기업 외부의 목소리 역시 중요하다. 외부 리서치를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객의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 관한 스토리와 이미지를 파악함으로써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먼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흔히 고객을 조사하고 해석, 분석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스토리텔링의 영역에서는 옳지 않은 접근이다. 올바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식품 브랜드 뱅킷은 집에서 만든 음식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서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단란한 가족'이라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제품 판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핵심 스토리 창출을 위한 동화 모델

핵심 스토리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동화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의 스토리를 만드는 기준은 10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동화 모델 속에 기업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러 역할들을 배정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명확하게 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해 가는 과정은 곤경에 처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잘생긴 왕자에 관한 동화와 유사하다. 왕자 대신 기업이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동화 모델에서 목표(goal)는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를 대변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명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대세력(adversary)은 동화 속에서처럼 공룡이나 괴물이 아니다. 적대세력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정사정없는 경쟁 업체가 적대세력일 수도 있고 기업 내부의 갈등이나 사회나 외부 환경의 변화도 적대세력이 될 수 있다.

조력자(support)는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협력자나 독특한 노하우, 또는 문화·역량·기술이다. 어떤 방법으로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맞설 것인가? 만약 고객이 주인공이라면 조력자 역할은 고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수혜자(beneficiary)는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혜택을 받게 되는 특정 인물이나 사람들이다. 전형적으로 고객이 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후원자(benefactor)는 주인공과 함께 수혜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기업은 주인공 역할뿐만 아니라 후원자 역할도 맡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 속 주인공으로서의 기업과 상품

동화 모델에서 주인공(hero)은 주로 기업이나 상품이다.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분명한 개인적 능력과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기업 역시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잘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반항아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버진(Virgin)은 모험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의할 점은 주인공의 모습이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묘사하는 것과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 자기 도취에 빠진 존재, 스테레오 타입의 존재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남과 다른 독특함을 구비한 존재,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고유성을 겸비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웅이란 개념의 정점에는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자기희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기 위해 힘겹지만 용기를 내서 투쟁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가져야 하는 자질이다.


스토리텔링, 잊지 말아야 할 것

스토리텔링을 브랜딩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스토리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대외적으로 제품의 질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자랑하는 반면, 제조공정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기업에 서로 다른 핵심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간의 충돌은 기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꾸며낸 스토리에 식상해 하고 그 안에 담긴 거짓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만들어 낸 거짓 스토리는 들통날 경우 아예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만 못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기업과 상품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진정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진실된 대상에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