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18:28

불황? 다 줄여도 이럴 땐 지갑 연다!!!

불황?  다 줄여도 이럴 땐 지갑 연다!!!


공짜 마케팅, 덤 마케팅, 1+1 …  불황기에 쏟아져 나오는 기업들의 처절한 마케팅들.. 하지만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어 꽁꽁 얼어붙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런 불황기에 오히려
소비자들의 소비가 증가하는 분야가 있어 화제이다.

제일기획은 지난 19일 불황기의 소비자 인식 조사를 통해 불황기에 증가하는 소비자 구매유형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불황기 마케팅 전략인 ‘不況 5計’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9월 수도권에 거주하는 20 ~ 49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및
포커스 그룹 인터뷰 방식을 통해 조사됐다.

1. 2008 불황은 과거와 다르다! : 대한민국 소비자 마음은 이미 ‘겨울’

지난 9월에 실시한 제일기획의 불황기 소비자 인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96%가 현재 상황을
불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소비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7.5% 수준으로 줄었다. (표1)

표1) 경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지금 불황이라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심각한가? >                 < 작년 대비 소비 규모는? >

2. 불황기에 증가하는 5가지 소비자 유형

불황기 소비자의 근원적 심리는 한마디로 ‘불안감’이다. 개인 소득의 감소, 직업 안정성 침해 우려 및 집단적 동요 심리 등이 ‘불안감’의 원인이다. 소비자는 이러한 불안감에 대처하기 위해 ‘회피’, ‘무시’,  ‘제거’ 라는 3가지 행동을 보이게 되며, 이런 행동은 5가지의 소비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

 1) 본능충실형: 자극적인 것이 좋아!!

        #1.  어려운 경제 때문에 취업 스트레스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이럴 땐 아무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액션 영화를 보러 가곤 하죠. (22. 男. 대학생)                              
        #2. 요즘 이효리가 좋아져요..  심각한 건 뉴스로 충분해요. (36. 男. 회사원)

불황기의 소비자는 경제적인 압박과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심각하고 이성적인 것보다는 원초적인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성적 설득보다는 본능에 끌린 감각적인 소비가 증가한다.

제일기획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경기 침체기에는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는 소비자가 74%에 이르렀고, ‘오락,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본다’는 소비자도 62%에 이르렀다. (표2)

표2) 본능충실형 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기 침체기에는 단순하고 감각적인 것에 끌린다.> <경기 침체기에는 오락,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더 많이 본다>

불황이 되면 미니스커트와 원색 패션이 유행하는 것도 이러한 원초적 본능 추구의 일례이고, 가수 ‘이효리’의 Sexy code 신드롬과 감각적 재미로 인터넷을 달구었던 올 여름 ‘빠삐놈’도 이러한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문화현상이다.

실제 광고모델을 이효리로 교체한 ‘처음처럼’은 ‘흔들면 부드러워진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효리의 춤을 활용한 섹시코드의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소비자들로부터 화제성을 불러 일으켜 매출이 증가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처음처럼은 2005년 7%에 그쳤던 서울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7월에는 24%까지 증가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산주류 처음처럼>


 2) 자기위안형: 나를 위한 작은 소비

        #1.  이렇게 힘들 때 술자리가 더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42. 男. 회사원)
        #2.  비싼 건 못 사도 스트레스 해소하려면 쇼핑이 최고죠.  32. 女. 프리랜서)
   
불황기에는 마음 놓고 돈을 쓰지 못하는 데에 대한 보상심리로 특정 소비는 오히려 더 증가하는 ‘자기위안형(自己慰安型) 소비’가 늘어난다. 불황기에 고가의 아이스크림, 초콜릿, 주류, 담배,
중저가의 옷, 화장품, 액세서리, 근교 여행 등의 소비가 활성화 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번 조사에서도‘불황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라는 문항에 79%의
소비자가 긍정 응답을 해 이러한 경향을 입증했다. (표3)

 표3) 자기위안형 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불황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소비를 많이 하게 된다>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기존 매장보다 4배 이상 많아진 좌석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단장한cafe형 매장을 14개로 늘리면서 전년 상반기 대비 매출이 30% 이상 증가했다. cafe형 매장에만 있는 아이스크림 쌈, 애프터눈 티 세트, 와플&아이스크림 등의 메뉴는 12,000 ~15,000원 가량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보상심리를 충족시켜 주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배스킨라빈스 Café형 매장 및 주요 메뉴>


3) 유행집착형: 유행만은 포기 못해

       #1.  불경기라고 하니까 막연히 걱정은 되지만, 솔직히 아직 와 닿는 건 없어요. (22. 女 대학생)
       #2.  아껴야지 하다가도 정신 차리고 보면, 어느새 사고 싶던 물건이 택배로 도착해 있어요.(27. 男 회사원)
   
불황기의 소비자 태도 및 행동 변화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가족 부양의 의무가 없고 유행에 민감한 20대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덜 위축되는 등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 이는 젊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유행/외모/스타일에 더 민감해‘트렌드 소비’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제일기획 조사에서도‘불황에도 내 스타일은 포기할 수 없다’라는 문항에 30대와 40대가 각각 38%와 41%의 긍정 대답을 한 반면 20대는 64%가‘그렇다’고 응답했고,‘경제가 어려워도 외모와 옷차림에 신경을 쓴다’라는 질문에20대가 58%의 긍정대답을 보여, 젊은 층의 소비가 불황에 영향을 가장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4)

표4) 유행집착형 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3월 출시된 삼성전자 햅틱폰은 70만원대의 고가이지만,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이 50만대를 돌파했고, 8월 한달 동안만 10만대가 팔리는 등 3달 째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수입맥주의 경우도 08년 8월 기준으로 작년 동월 대비 국내산 맥주 판매량이 19.6% 증가한 데 비해 수입 맥주는 51.4%나 증가했다. 이는 수입맥주가 국내산 맥주보다 2배 이상의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어학연수, 유학, 해외여행 등을 경험하고 유행에 민감한 20~30 대 층의 사랑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4) 가족중시형: 가족을 위해서라면

        #1.  힘들수록 가족을 더 많이 의지하고 함께하게 되는 것 같아요. (42. 男 회사원)
        #2.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아이 교육비는 최대한 사수 하려구요. (33. 女 주부)
   
불황기에 개인용도의 소비는 줄어 들더라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쉽게 줄지 않는다. 가족은 위기에도 최후의 보루이며, 불안감에 대한 방어벽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가족을 위한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자녀를 위한 소비는 불황에도 최대한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번 조사에서‘불황에도 가족을 위한 소비는 포기할 수 없다’는 대답이 75%,‘불황에는 나 개인을 위한 소비에 부담을 느낀다’란 응답이86%,‘육아/자녀교육비는 유지할 것이다’란 질문에 80%의 소비자들이 긍정의 답을 했다. (표5)  

표5) 가족중시형 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한카드는 가족과의 외식, 휴가 등을 소재로 가족愛의 감성코드를 강조한 캠페인을 내보내고 있다. 단순히 자신을 위한 소비가 아니라 가족에게 마음을 전하는 소비를 강조하며 건전한 카드 사용 문화를 선도해 소비자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닌텐도 Wii는 제품 및 광고 주제를‘가족 게임기’로 설정해 마케팅에 성공했다. 불황기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용이 아닌 가정용 게임기, 자녀교육 및 운동용 게임기로서 포지셔닝하고, 게임을 같이하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강조한 광고로 4월 출시 이후 한국 시장에 안착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상표애호형: 그래도 역시 믿을 수 있는 브랜드

        #1.  자주는 못 사더라도 이왕 사는 거 좋은 브랜드 사서 오래 쓰는 게 더 낫지 않나요? (32. 女 프리랜서)
        #2.  꼼꼼하게 고르다 보면 결국 믿을만한 브랜드를 고르게 되더라구요. (35. 女 주부)

일반적으로 불황기 소비자는 브랜드 이미지 보다 '가격'과 '품질'을 따지는 이성적이고 계획적인 소비를 한다고 알려져 있으나,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된다. 이는 불황기 소비자의 심리인‘불안감'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불안감은‘위험회피형(risk-averse)’구매를 유도하게 되고, 이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더 각광받게 된다.

이번 제일기획 조사에서도‘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56%인 반면,‘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하는 소비자는 44%에 불과했다.  (표6)

표6) 상표애호형 소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98년 IMF 여파로 재료비가 폭등하고 판매물량이 감소해 회사 경영이 침체기를 맞은 동서식품은 주요 고객인 주부를 대상으로 빅 모델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 광고를 적극적으로 집행해 시장점유율이98년 12월 57%에서 99년 10월 64%까지 증가해 커피 시장 리더의 위치를 확실히 굳혔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소비 심리 동결과 경쟁상품인 비타500의 꾸준한 매출 증가로 어려움에 처한 박카스는 올 3월부터‘당신의 피로 회복제’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시작했다. 이 결과 08년 상반기 매출액이 569억 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6.07% 상승해 경쟁사의 3배 가량 매출증가세를 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불황기의 마케팅 전략: 불황5計

웹 2.0 시대 인터넷과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국내외 이슈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2008년의 불황은 과거와 다르게 더 빨리, 더 넓게 퍼지는 일종의 심리적인 전염병 양상을 띠고 있다. 인터넷 뉴스의 댓글, 포털사이트의 토론 게시판, 블로그 등을 통해 불안감은 사이버상에서 쉽게 증폭되어 주가 등의 실물 경제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신속한 마케팅적 대응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소비자의 심리 및 구매 행동 변화를 빨리 읽고 이를 꿰뚫는 정확한 마케팅 전략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돌파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제일기획은 불황기에 기업들이 성공적인 마케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불황기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바탕으로 불황기 마케팅 전략인 ‘不況 5計’ 를 제시했다.

불황 5計는 ① 本能之計(본능지계: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라) ② 補償之計(보상지계: 보상심리를 채워주는 위안형 마케팅을 활용하라) ③ 靑年之計(청년지계: 젊은 층을 공략하라) ④ 家族之計(가족지계: 가족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라) ⑤ 商標之計(상표지계: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라) 이다. (표7)

표7) 불황5計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本能之計(본능지계): 원초적 본능을 자극하라
불황기의 소비자는 경제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원초적인 자극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이성적 설득보다는 감각적이고 본능을 자극할 수 있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2) 補償之計(보상지계): 보상심리를 충족시키는 위안형 마케팅을 활용하라
경제적인 압박감에 대한 보상심리가 오히려 소비를 유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 소비자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도 작은 심리적 사치를 누리고 싶어하며, 이를 자극하는 것이 위안형 마케팅이다. 대중적 제품에 약간의 고급 옵션을 추가해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3) 靑年之計(청년지계): 젊은 층은 불황의 寶庫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은 불황 및 경기상황에 덜 민감하므로, 젊은 층 타깃의 제품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비용 대비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또한 기존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타깃을 젊은 층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4) 家族之計(가족지계): 불황에는 가족을 더 찾는다
가족은 어려울수록 찾게 되는 최후의 보루로, 불황에도 가족에 대한 소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어려운 불황기에는 가족을 소재로 한 마케팅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더욱 효과적이다.

5) 商標之計(상표지계): 불황일수록 ‘브랜드’를 존중하라
심리적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불황기에는 제품의 장점이나 가격 등 단순 정보 제공 중심의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의 이미지 제고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다섯 가지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면 불황기에 무조건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 AP팀 이형도 차장은“기존에 구축해 온 기본적인 브랜드 아이덴터티라는 큰 그림 속에서‘불황5計’가 잘 녹여져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도 바람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중장기 브랜드 육성 방향과의 조화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