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6. 18:54

[21세기 메가트렌드] ④소비자 트렌드 / 직관, 상상, 감수성… 미래의 소비자 ‘하이퍼 휴먼’을 공략하라!

[21세기 메가트렌드] ④소비자 트렌드 / 직관, 상상, 감수성… 미래의 소비자 ‘하이퍼 휴먼’을 공략하라!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해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트렌드는 시대의 흐름과 인간 마음의 변화를 함께 읽는 것으로, 숲과 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넓은 시야와 함께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렇게 현상 자체를 넘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능력은 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다. 21세기가 시작되고 어느새 십여 년이 흐른 지금, 향후 세상을 이끌게 될 메가트렌드로 부상한 것은 바로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간상 ‘하이퍼 휴먼'이다.
 
 

첨단 과학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
 
하이퍼 휴먼은 세계미래학회(WFS)에서 발행하는 미래 전문지 2005년 판에 ‘10대 미래 예측' 중 하나로 처음 소개되었으며 미래학자 리처드 샘이 제시한 용어이다.

하이퍼 휴먼은 지식노동에서 한 단계 진보한 의미로 ‘디지털이나 첨단 과학의 힘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인간 고유의 능력이란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친밀감, 감수성, 사색 등이다. 하이퍼 휴먼이 주도하는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자체'가 중요하다. 이들의 감성과 능력이 중요시하는 가치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인간의 특성이 변화하면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또한 변화한다. 따라서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기업의 필수전략이다. 하이퍼 휴먼이 앞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들을 공략할 수 있는 기업 전략의 혜안으로 활용해 보자.

 


하이퍼 휴먼 시대의 새로운 가치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세상
하이퍼 휴먼의 세상은 자연과 더욱 친밀해진다. 휴식 공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수록 자연을 스스로 보전하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진다. 기존의 웰빙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산물과 혜택을 풍요로운 삶을 가꾸기 위해 활용하려는 의지인데, 앞으로는 자연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연을 가꾸는 차원으로 개념이 바뀔 것이다. 적극적으로 미래의 환경을 지키려는 의지를 갖는 로하스 족은 전체 미국인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은 환경운동가의 몫이 아닌 일반인의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한 예로 자연을 구성하는 물, 돌 등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사랑 받을 전망이다. 덴마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 ‘FLOW'는 이름 그대로 흐름을 뜻하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보여 주는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주로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심플하고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스톡홀롬의 가구 페어에 출품된 ‘세이브 아워 소울(Save Our Souls)' 브랜드의 유리 테이블 ‘Spill'은 물 위에 떠 있는 기름에서 영감을 얻어 패턴을 만들었다. 조약돌 모양인 삼성 ‘YEPP YP-S2Z' MP3 플레이어와 디자인사이트 ‘움스(Oooms)'에서 판매하는 나뭇가지 모양 그대로의 USB 메모리 스틱 또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제품들이다. 디지털기기라는 기계의 느낌에서 탈피해 자연 그대로를 옮겨 온 듯한 디자인의 제품이 하이퍼 휴먼 시대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개인이 거대한 힘을 갖는 시대
미래에는 국가나 거대 기업 등 조직에 집중되었던 힘이 개인에게 넘어간다. 디지털과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시간과 장소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인 오프라 윈프리, 한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이너 비와 배용준 등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며 성공했고 사람들의 생각이나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주는 절대적 능력을 갖춘 1인 기업의 면모를 보인다.

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던 이분법적 사고는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고 성 정체성을 넘어선 그들의 또 다른 능력은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성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일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엔터테이너인 이코(IKKO)는 흔히 말하는 게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하고 음식점이 명소가 되기도 한다.

액티브한 여성 & 실버 세대
라이프스타일 또한 바뀌고 있다. 싱글맘이나 혼자 사는 여성은 더 이상 남편과 가정에 얽매이지 않고 더욱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유명한 혼성 그룹 노다웃의 멤버인 그웬 스테파니는 가수와 작곡가, 연기자로서 명성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 브랜드 L.A.M.B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과감히 선택하고 젊게 사는 방법을 찾아 그것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인생을 보내는 실버 세대도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력이 비교적 안정된 실버층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을 주 소비층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실버층 소비자들은 보다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며 다품종 소량 제품을 선호하고,실버층 중에서도 여성이 소비를 주도하며 제품정보를 수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독특한 구매패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상상력이 세상을 이끄는 원동력
하이퍼 휴먼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하이퍼 휴먼은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감수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이들은 영적인 탐험을 중요시한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세계에 살지만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적인 현상을 풀고자 하는 의지가 더 고조되며 종교에 귀의하거나 영성 서적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감각과 환상적인 신세계에 대한 동경,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상상력이 세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소비자는 환상적인 현상을 활용한 콘텐츠에 열광하고 매료된다. 인간의 상상력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채우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

따뜻한 인간미 회복
하이퍼 휴먼의 시대에는 도덕적인 비즈니스 마인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마음이 있다는 것이며, 사람과 사람 간, 소비자와 기업 간에 마음의 움직임이 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세상의 심화 속에서도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인간미를 찾으려 한다. 소비자는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깨끗하고 다정한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거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인재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함, 다른 사람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인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에 주목
사람의 ‘머리'가 아닌 ‘마음'을 자극하는 감성마케팅은 재미나 즐거움, 따뜻함, 그리고 향수나 추억을 통해 사람에게 더욱 부드럽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2006년 밀라노 가구 페어를 보면 기능과 형태 모두에서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즐겁고 발칙한 상상을 즐길 수 있는 ‘펀(FUN)'의 개념이 도입된 디자인이 대거 선보였다. 침대는 더 이상 침대로서만, 쇼파는 더 이상 의자로서만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은 요즘과 같이 각박한 세상에 지치고 디지털 기술에 묻히기 쉬운 감성을 일깨워 준다.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노력은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컬러 등 제품의 소프트한 속성은 물론 사람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하이퍼 휴먼, 미래 세대의 기준이 되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필연적으로 ‘창조적 파괴'가 나타난다. 다소 모순적으로 들리는 ‘창조적 파괴'는 과거의 구태의연한 것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했던 제도가 변화하며 기존에 허용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기준이 생기는 것이다.

하이퍼 휴먼은 그런 의미에서 미래 세대의 큰 기준이 된다. 인재육성 혹은 자기계발 차원에서 개개인은 하이퍼 휴먼의 능력, 즉 직관, 상상, 감수성 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기업은 그러한 하이퍼 휴먼들의 특성을 파악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 박수경 / 아모레퍼시픽 고객지원담당 상무, 소비자학 박사, 현 한국소비자학회 상임이사,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중앙대 강사 역임. <하이트렌드> 공동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