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3. 19:30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 ②] 기업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주주가치’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 ②] 기업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주주가치’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기업의 기본활동인 매출이나 수익을 올리지 않고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어렵다. 매출이나 수익은 기본적으로 주주, 종업원, 고객, 사회의 가치를 실현하는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중 중요한 것이 바로 주주가치의 극대화이다.

우선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고수익을 창출하여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구조를 정교하게 만드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 선택과 집중에 의한 투자의 효율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재무건전성과 자산 활용도를 높여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기업의 미래 가치 창출을 위해 힘써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GE나 도요타의 경우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이고 모범적이면서도 매출액이나 이익률, 성장성 등 기업 경영활동 측면에서도 경쟁업체를 압도할만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주주의 가치를 증대시킨다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서 다른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보다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됨을 의미한다.

주주는 자신의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함께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 있다.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주주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주주가 기업 가치에 대해 가장 직접적이고 균형적 위치에 있는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주주가치 극대화란 주주의 투자수익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경영 전략이다. 다시 말해 일반 주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는 경영 체제를 말한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서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함께 시장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또한 앞으로 다가올 미래 시장을 선점할 신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라

닥퍼페퍼와 세븐업 등으로 유명한 영국의 음료 및 제과업체인 캐드베리 쉐프는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따라잡는 것을 일관된 기업 목표로 삼았다. 시장에서 1위를 목표로 끊임없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고배를 마셨다.

1996년 존 선드랜드가 새로운 CEO로 취임하면서 이러한 경영전략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존 선드랜드는 기존의 성장지향적 경영 전략 대신 가치창조 경영을 본격 도입하며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의 방향을 일관되게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쪽으로 정했다.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로 5년 이내 회사의 주가를 두 배 이상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실제 캐드베리의 주가는 4년 만에 두 배로 올랐다. 단순히 시장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아마 주주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 1997년 말 외환위기와 그에 이은 IMF 구제금융시대를 겪기 전까지 국내 기업들에게 주주가치 개념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상당수 기업이 주주에 대한 적정한 보상보다는 기업의 외형을 키우는 일에만 급급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일반 주주들의 이익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기업들이 주가 안정을 목적으로 한 자사주 매입을 부쩍 늘리고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이상으로 배당도 증가했다. 결국 외환위기가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상당한 공헌을 한 셈이다.

국내 기업들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우선 주주가치 중심의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 고수익을 창출하여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구조를 정교하게 만드는 작업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 선택과 집중에 의한 투자의 효율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주주가치를 실현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라

기업은 현재를 선도하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냄으로써 주주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줌은 물론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것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지속성장을 이루며 존경받는 기업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다.

주주들이 믿음을 갖고 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따라서 기업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향후 5년, 10년을 준비하고 보장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끊임없이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확실한 미래가 보이는 기업에 주주들은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며 이것이 기업을 존경받는 기업의 반열에 올려 줄 기본적인 요건이 될 것이다.

2001년 9·11 사태 후의 극심한 경기불안 상황에서 CEO로 취임한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신성장동력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전략을 통해 GE의 성장궤도를 이어가고 있다. GE는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인수, 합병(M&A)했으며, 동시에 수익성과 성장성이 낮고 기술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과감히 퇴출시켰다. 이를 통해 고수익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GE의 전략은 현재 가지고 있는 훌륭한 사업군, 즉 선도적인 사업부문에 새로운 사업분야를 인수, 합병 또는 매각함으로써 기존에 선점하고 있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건강한 포트폴리오의 재편에 앞장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현재 가지고 있는 경쟁 우위 산업 중에서 개별적으로 사업부문을 경쟁적 우위에 올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앞으로의 신사업을 위해 어떤 분야에서 인수, 합병 또는 성장 전략을 만들어 낼 지를 고민하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업을 통한 인수, 합병과 그에 대한 성장 전략을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현재 가지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정확하고 냉정한 평가다.


[새 가치를 창출하는 ‘종합력']

기업마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저마다의 전략이 있다. 국내 1호 종합상사로 출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인프라와 노하우를 접목한 ‘종합력'을 무기로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종합력의 사전적인 의미는 관찰과 비교를 통해 종합적인 판단에 이르는 기술을 의미한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에서는 네트워크, 거래선 등 상사 고유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상품, 지역, 기능 등의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상상력을 발휘하여 상품과 산업의 밸류 체인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종합력'이라고 정의한다. 돈이 된다면 무조건 뛰어들고 보자는 방식이 아니라 그동안 해 온 사업과 인프라, 수십 년간의 노하우가 유기적으로 얽혀 추진하는 모든 사업에 힘을 싣게 된다는 것이다.


- 김종립 /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 대표이사 사장, <미래는 존경받는 기업을 원한다> 편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