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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12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2. 2009.02.11 [2009 비즈니스 키워드 3]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1편
  3. 2009.02.11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4. 2009.02.10 [2009 비즈니스 키워드 2] 세계시장을 이끌 신소비 키워드 세 가지
  5. 2009.02.09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6. 2009.02.08 [신제품] TOUCH I, 'Tangible Interface를 활용한 Surface'
  7. 2009.02.08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8. 2009.02.08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9.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10.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11.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12.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13.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14. 2009.02.08 [신종 직업과 사회 트렌드] “세상에 별별 직업이 다 있네”
  15. 2009.02.08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2편 / 경제]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16. 2009.02.08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1편/중국의 정치·사회] 경제 발전을 최우선시한 ‘효율 지향의 정치 개혁’
  17. 2009.01.04 2009년 세계경제 전망(LGERI)
  18. 2009.01.04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19. 2008.12.24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20. 2008.12.24 [2008년을 되돌아본다 3편] 녹색산업 / 그린오션을 향한 발빠른 움직임, 식을 줄 모르는 그린 열풍
  21. 2008.12.24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22. 2008.12.24 미국, 일본의 2008년 10대 히트상품 비교!!!
  23. 2008.12.23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24. 2008.12.22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5. 2008.12.19 내년 소비 트렌드는 ‘BIG CASH C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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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2008.12.16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30. 2008.12.16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2009. 2. 12. 20:39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2009 비즈니스 키워드 4]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2편


글로벌 경기침체기에 본격 진입하는 2009년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포인트 3대 방향 및 10대 키워드로 1편에서는 ‘신조류의 물결을 타라(what, 신사업/신비즈모델)'와 ‘전략적으로 고객을 점령하라(who, 타깃)'라는 두 가지 방향과 키워드 여섯 가지를 소개했다. 2편에서는 세 번째 방향인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하게 하라(how, 추진 방법)'와 나머지 네 개 키워드를 소개한다.


셋째, 차별화 포인트를 명확하게 하라(how, 추진 방법)
 

키워드 7. 작은 변화 큰 느낌, 색상 차별화

경제상황이 나쁘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무채색보다 화려한 색상을 선호한다. 화려한 색상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심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제품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컬러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패션이나 인테리어 등 컬러 트렌드를 선도하는 분야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소비재상품을 생산하는 기업도 유행 컬러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 디자인 업계에서는 2009년 유행 색상으로 터키블루, 브라운, 블랙을 선정했다. 하늘과 바다를 연상시키는 터키블루는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에 이어 새로운 친환경 색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즈키 자동차는 유럽 수출용 콤팩트 카인 ‘스플래쉬'의 대표 컬러로 터키블루를 선택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럽 소비자들은 터키블루가 물, 공기 등을 연상시키는 상쾌한 색으로 인식했고 현재 여섯 가지 컬러 중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25%를 점유하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 컬러로는 실버에 이어 브라운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브라운은 고급호텔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진한 무늬목과 같은 고급 인테리어 마감재를 연상시키는데 불황 때 ‘비용이 적게 드는 컬러 변화만으로 고급 이미지를 연출하기'에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캐논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 ‘IXY DIGITAL 20IS' 모델에 붉은빛이 도는 브라운 색상을 적용했다. 블랙, 실버는 하이테크 이미지를 주는 반면 브라운은 중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블랙은 도시 이미지를 대표하는 색상으로 주로 전자제품이나 패션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다른 제품군으로 확산되고 있다. 교세라는 청결한 느낌 때문에 주로 화이트 계열을 채용하던 주방도마에 과감히 블랙을 채택했다. 블랙이 디자인 감각 면에서 우수할 뿐만 아니라 시력이 약한 고객이 도마, 식재료, 칼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처럼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과감한 컬러 선택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키워드 8. 성능,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가치, 체험가치를 차별화 포인트로

제품 성능이나 디자인을 강조하던 차별화에서 벗어나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고객이 누리는 사용가치와 체험가치를 강조하는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기술이 범용화되고 디자인이 쉽게 모방되면서 제품 차별화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어떤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어떤 체험을 할 수 있는가를 전달하는 데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상품의 매력을 설명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사용가치, 체험가치 차별화는 상품을 사용자의 기억에 남을 만한 가치로 전환시킴을 의미한다.

BMW는 자동차 딜러를 통해 속도감, 승차감 등을 강조하던 것과는 달리 정보를 무선으로 다운로드하여 신세대에게 제공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BMW는 자사 자동차에 대한 각종 정보를 다운받을 수 있는 키오스크(홍보용 무인 정보제공장치)를 제작했는데, 소비자들은 휴대폰으로 자료를 다운받거나 키오스크의 17인치 모니터를 통해 시청도 가능하다. BMW의 구매 고객이 웹 세대로 확대되면서 웹 세대가 자주 방문하는 공항, 쇼핑몰, 헬스클럽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것이다.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받는 데 익숙한 웹 세대의 호응이 뜨겁다.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지고 버려지는 종이 홍보물과 달리 환경친화적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BMW는 모바일 게임, 휴대폰 꾸미기용 아이콘 등은 물론 자동차 및 자동차 생활에 따른 각종 쿠폰과 정보 등 자동차 사용가치를 극대화하는 콘텐츠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키워드 9. 가격 다변화 정책, 동일 상품의 구매 가능한 가격대 구성

불황이라 해도 소비자는 단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치는 유지하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더 많이 제공해 줄 수 있도록 가격 범위를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는 가격이 조금만 내려도 고급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트렌드 전문가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만약 뉴욕 맨해튼 매디슨 애비뉴(Madison Avenue)에 간다면 펜디, 프라다 매장이 텅 빈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여성들은 더 이상 쇼핑을 하지 않고 자신의 옷장에서만 옷을 골라 입는다. 살 수 있는 능력이 되더라도 그곳에서의 쇼핑 자체로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반면 프라다의 마케팅 광고 부사장인 랜디 카바트(Randy Kabat)는 “침체기에도 ‘잇 백(It Bag·누구나 갖고 싶은 그 가방이라는 의미)'을 사기 위해 돈을 쓰는 열정적인 중산층 소비자에 대한 판매 비중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들이 중시하는 가치와 가격의 접합점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로레알(L'Oreal)은 향수 가격을 낮추기 위해 향수를 희석시키지 말고 차라리 적은 양으로 판매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브랜드의 고결함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핵심 상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만든다면 중산층 시장에서 잘 어필되는 마케팅이 될 것이다. 더 넓어진 가격범주로 ‘잇 아이템(It Item)'을 제시함으로써 구매욕을 자극할 수 있다.

키워드 10. 특혜 마케팅(Perkonomics), 서비스·편리함·특혜를 제공

‘자랑하다'의 perk와 economics의 합성어인 퍼코노믹스(Perkonomics)는 ‘자랑거리, 뽐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차별을 가져온다'는 의미로 쓰인다. 브랜드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것에 추가되는 혜택과 특전을 일컫는 것으로 고객 충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영국의 휴대전화 업체인 O2는 회사의 웹사이트를 통해 이벤트 티켓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일부 문화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Perks Pack'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디바 패키지(Diva Package)는 티나 터너(Tina Turner) 같은 아티스트 쇼에서 칵테일을 마시거나 메이크업을 고칠 수 있는 O2 라운지를 제공한다.

브라질의 메이저 축구팀 중 하나인 팔메이라스(Palmeiras)의 경기에서는 비자카드 고객을 위한 독점 예매석으로 5,000 좌석이 제공된다. 비자카드 고객을 위한 공간인 ‘Visa Sector'라고 불리는 관람석에는 라운지, 식당, 바, 플라즈마 TV 등이 설치되어 있다.


결자해지, 미국 변신에 주목

마지막으로 미국의 변신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소위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위기를 탈출하려는지 그 의도와 해결방법을 세밀하고도 발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국내시장에는 어떻게 적용될런지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1. 22:46

[2009 비즈니스 키워드 3]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1편

[2009 비즈니스 키워드 3] 올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10대 키워드 / 1편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격변기에 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있었다. 세계 경제의 대격변기인 지금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새로운 질서와 법칙에 적응하는 기업만이 생존이 보장되며 도약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기업이 축소 일변도로 대응할 경우 미래 성장기반을 잠식하게 되고 내부 직원은 물론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부정적 반응을 유발하여 기업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기에 본격 진입하는 올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비즈니스 포인트를 3대 방향, 10대 키워드로 알아본다.


첫째, 신조류의 물결을 타라(what, 신사업/신비즈모델)

키워드 1. 뉴 인터페이스에 주목, 실감형 사용편의성 제고

인터페이스(interface)란 하나의 시스템이 다른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연결시켜 주는 일련의 장치를 일컫는 용어다. 최근 직관적, 혁신적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고 있다. 특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닌 실감형 인터페이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를 채택한 애플의 아이폰(iPhone)은 북미 스마트폰 절대 강자인 블랙베리(BlackBerry)의 판매량을 추월했다. 닌텐도 위 핏(Wii Fit) 역시 동작인식에 기반한 실감형 인터페이스로 단숨에 시장을 석권했다. 다기능, 고성능보다는 편의성, 질감 등 사용자의 체험 만족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도 “다가올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에서는 고객의 머리보다는 마음을 자극하는 상품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되는 대표적인 뉴 인터페이스는 ‘TV 마우스'다. 2000년 이후 TV가 브라운관에서 LCD, PDP 등으로 진화하면서 대(大)화면화, Full HD화는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 ‘터치스크린은 마우스 이후 가장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라고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한다. 때문에 쌍방향 TV 시대의 병목이 인터페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PC의 활용 가치를 업그레이드시킨 마우스처럼 리모컨과 센서로 TV 화면을 통해 인터넷 검색도 하고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도 받고 상거래도 하면서, 촉각·후각은 물론 생각과 감정까지 반영하는 인터페이스가 구현될 것이다.  


키워드 2. 콜래보레이션, 고객 추구가치 중심의 이합집산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은 한 브랜드가 다른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고유의 산업 경계를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적 도구를 말한다. 과거 제휴나 네트워크와 같이 느슨한 관계가 아니라 고객이 추구하는 특정 가치를 만족시켜 주기 위해 브랜드 간 연합전선을 펼치는 것이다.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일컫는 하이컨셉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혼자의 힘으로만은 불가능하고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 심지어 소비자와 생산자, 제공자와 피제공자 간의 경계가 없어지기도 한다.

전통적인 방법이라면 제품의 특징, 장점,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해야겠지만 하이컨셉 콜래보레이션을 통해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는 믿음에 호소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종(異種)산업 간 벤치마킹은 물론 끈끈한 협력을 통해 공동 타깃 전략을 펼쳐야 한다. 결국 콜래보레이션은 소비자의 지각(知覺)에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접근 방법이다.

하얏트 호텔은 50대(미국 베이비붐 세대) 전용 웹 커뮤니티인 ‘에온스(eons.com)'와 강력한 스폰서십을 맺고 웹사이트를 통한 여행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50대 연령층의 고객들에게 호텔, 리조트, 크루즈 여행 등을 묶은 고가(高價)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 하얏트 호텔 투어, 고급 사우나 패키지 등 프리미엄 상품은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퇴직한 50대 고객이 남은 인생 동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경험을 편안하게 즐기는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하얏트는 에온스와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키워드 3. 저탄소 녹색성장

물을 사서 먹어야 하더니 이젠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시대가 왔다. 환경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안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된다. 트렌드 예측기관인 트렌드워칭닷컴(trendwatching.com)에서는 에콘시어지(Econcierge)를 2009년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꼽고 있다.

에콘시어지는 환경(ecology)과 전문관리인(concierge)을 합성한 신조어로 어떤 방식으로든 가족들이 ‘그린에 동참(go green)'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나 기업을 말한다. 가정 내에서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절약과 저축을 권장한다. 돈이 궁한 소비자들은 극단적으로 지속가능성을 환영하지만 무엇보다도 금전적인 이유가 크다. 그린을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트렌드가 될 수 있다.

영국 런던에 있는 ‘Green Homes Concierge'는 가정을 방문해 열방지 카메라 같은 장치를 통해 에너지 누출, 단열,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점검해 준다. 검사자는 집주인에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 주고, 집주인은 에너지 관련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검사자는 고효율 에너지 조명기기나 환경친화제품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둘째, 전략적으로 고객을 점령하라(who, 타깃)

키워드 4.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를 공략

글로벌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요즘 패셔니스타(Fashionista) 대신 리세셔니스타가 뜨고 있다. ‘경기침체(recession)'와 ‘패셔니스타(Fashionista)'가 합성된 신조어로 패션 스타일과 디자인에 정통하면서도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입할 때 많은 돈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패셔니스타와는 대조적으로 ‘불황 맵시(recession chic)'를 추구하는 이들은 할인제품이나 카피제품을 이용, 빡빡한 예산으로도 유행에 민감하게 치장할 줄 안다.

IBM의 마케팅 매니저인 메리 홀(Mary Hall)은 자신의 블로그(therecessionista.blogspot.com)에서 각종 세일과 쿠폰 정보를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기업들도 리세셔니스타를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중가(中價) 메이크업 라인인 부르주아(Bourjois)는 가격이 저렴한 ‘Recessionista Collection' 마스카라와 립글로스를 선보였다. 이처럼 저가나 세컨드 브랜드로 소비자의 마음을 가볍게 해 주고 진정한 즐거움을 주는 제품과 기업들이 불황기에 점점 더 경쟁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키워드 5. 마니아, 오타쿠 시장

그들은 아마추어다. 그러나 프로페셔널한 안목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오타쿠'는 특정 분야에 마니아보다 더욱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뜻한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충성도가 높고 소비액도 엄청나게 많은 고객이다. 이들은 이상향을 추구하며 정열적으로 소비를 하기 때문에 소득의 대부분을 쏟아 붓는 극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또 수집품을 늘리거나 최고 점수를 갱신하는 등의 소비, 창작 활동을 반복하면서 이상향에 대한 열정은 계속 높아진다. 그리고 이것이 소비활동에 더욱 불을 붙여 다음 소비를 유발한다.

불황기에도 마니아 시장은 존속하기 마련이다. 평소 생활에선 저가 상품을 구입하는 반면 패션, 기호, 취미 등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물건은 과감하게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일본은 ‘일점호화소비(一点豪華消費)', 미국에선 ‘로켓팅(rocketing)'이라고 부른다. 일상용품은 값싼 제품을 쓰면서 한 개 정도는 최고급품을 구매한다는 뜻이다.

키워드 6. 군중의 힘(swarm)을 이용

과거에는 기업이 제공하는 메시지가 프로모션의 전부였고 소비자는 이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더욱 똑똑해지고 더 나아가 그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들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유리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스웜(swarm)', 즉 군중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콘텐츠 구성은 뚜렷한 리더 없이 군집세계의 간단한 규칙에 의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대중시장에 일방적으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확산시켜 주는 몇몇 소수(swarm influencers)가 중요한 것이다.

필립스의 노레코 보디그럼(Norelco Bodygroom, www.shaveeverywhere.com)은 대표적인 입소문 동영상 광고로 기존의 광고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이 광고를 본 50% 정도가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다고 한다.

폭스바겐은 독일에서 국민차라는 이미지를 다시 심기 위해 개인 동영상 블로그를 이용했다. 독일의 일반 시민인 호스트(Horst Schlamer)의 면허증 따는 과정과 차를 사는 과정을 담은 이 블로그는 독일에서 최고 블로그가 됐고,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생겨난 ‘군중의 힘'에 의해 폭스바겐은 어렵지 않게 목적을 이뤘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1. 22:44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좋은 직장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월급도 중요하지만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가 꼭 좋은 직장은 아니다. <포천>이 최근 발표한 ‘일하기 좋은 직장' 랭킹에서, 급여가 가장 많은 금융기관은 10위 안에 골드만삭스 한 곳만 포함됐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급여나 복지 혜택 외에도 회사 및 개인의 비전, 인간 관계, 조직 문화, 직업 안정성, 사회적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일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성공하면 효과는 엄청나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대량 감원 한파에다 취업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급여를 삭감하는 등 인건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인력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재'다. 어려울수록 인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한 명의 천재급 직원이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고, 10만 명의 직원이 힘을 모으면 망해 가는 회사를 되살리는 일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은 IMF 금융위기를 통해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 히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픽사의 CEO 애드 캣멀 회장은 “여러 회사가 금융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외부에서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직원들에게서 창의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집단 창의력'을 강조한 말이다.

창의성과 능력을 끌어내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월급만 많이 준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회사 내에서 개인의 비전, 사회적 인식, 인간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유명한 경영학자 맥그리거(McGregors)의 ‘Y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오락이나 휴식뿐 아니라 자존(自尊)과 헌신(獻身)에 대해서도 본성적으로 욕구가 있다. 자발적으로 일할 마음을 갖게 하면 능력의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그의 ‘X 이론'은 인간은 선천적으로 일을 싫어하므로,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통제와 명령과 상벌(賞罰)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최근 기업들은 상명하복 식의 X 이론보다 구성원의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Y 이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일하고 싶은 기업' 랭킹에서 12년 연속으로 최상위권에 오른 고어텍스(정식 회사명은 W. L. Gore & Associates)가 좋은 예다. 등산복 등에 쓰이는 첨단 기능성 섬유를 만드는 고어텍스의 조직은 상사나 부하가 없는 완전 수평 조직이다. 임원이나 직원 모두가 ‘동료(associate)'로 불린다. CEO도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뽑는다. 물론 이런 방식을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조직 운영의 기본 원칙은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는 사람이 주인인 따뜻한 회사 ‘넷앱'

<포천>은 매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Best Companies to Work For)'을 선정한다. 올해는 미국 내 353개의 회사 직원 중 4,000여 명을 무작위로 추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종합 순위는 각 기업의 정책 및 문화에 대한 평가와 임직원의 내부의견 조사 등을 평가해 정해진다.

올해 1위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IT 회사 넷앱(NetApp)이 차지했다. 미국 내 직원 5,014명을 보유한 이 회사는 감원 칼바람 속에서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은 ‘천사표' 회사다. 직원들의 아픈 자녀들을 직접 챙기는 ‘따뜻한' 회사이기도 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는 넷앱은 최근 6년간 <포천>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넷앱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2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을 높였다. 지난해 고용을 12% 늘렸고,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넷앱은 직원들이 자녀를 입양할 때 1인당 연간 1만 달러(약 1,39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2006년부터는 직원 자녀 가운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아울러 전 직원에게 1년에 5일씩 자원봉사를 위한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 사내 피트니스센터와 세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분기별로 최고경영자에서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회사 경영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넷앱은 “직원들이 녹초가 되도록 일할 필요는 없다. 상식을 활용하라”는 경영관을 내세운다. CEO인 댄 워맨호벤(Dan Warmenhoven)은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직원 복지와 근무 여건에도 신경 써서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 극대화가 중요

넷앱에 이어 2위에 오른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자문 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 역시 작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2,129명을 신규 채용했다. 3위를 차지한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해 고용을 25% 가량 늘렸고, 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해 왔다.

‘샐러리맨의 천국'으로 통하는 구글은 작년 1위에서 올해는 4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구내식당에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말단 직원에게까지 스톡옵션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에서 일정 시간은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하도록 장려, 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기도 한다. 구글은 오후 티타임이나 연례 스키여행 등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채용공고를 내면 77만 명이 넘는 구직자가 몰려든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고용 감소 및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하기 좋은 기업 24위에 올랐다.

반면 급여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랭킹에 거의 들지 못했다. 10위 안에는 골드만삭스 한 곳만 포함됐을 뿐이다. 이 밖에 최고의 직장 10위 내에는 IT 기업인 시스코(6위), 바이오산업의 대표 기업인 제넨텍(7위) 등이 포함됐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급여나 복지 혜택 외에도 회사 및 개인의 비전, 인간 관계, 조직 문화, 직업 안정성, 사회적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일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성공하면 효과는 엄청나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

다음은 <포천>이 발표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상위 20위 기업의 리스트다.

<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상위 20위 >

순위 회사명

1 NetApp
2 Edward Jones
3 Boston Consulting Group
4 Google
5 Wegmans Food Markets
6 Cisco Systems
7 Genentech
8 Methodist Hospital System
9 Goldman Sachs
10 Nugget Market
11 Adobe Systems
12 Recreational Equipment(REI)
13 Devon Energy
14 Robert W. Baird
15 W. L. Gore & Associates
16 Qualcomm
17 Principal Financial Group
18 Shared Technologies
19 OhioHealth
20 SAS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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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0. 13:19

[2009 비즈니스 키워드 2] 세계시장을 이끌 신소비 키워드 세 가지

[2009 비즈니스 키워드 2] 세계시장을 이끌 신소비 키워드 세 가지


최근 나오는 전 세계 경제지표들은 최고의 실업률이나 최저의 성장률이라는 통계나 분석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향후 다가올 소비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트라가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 10개국의 구매 동향을 분석해 내놓은 <미리 보는 2009년 소비 트렌드>는 생생한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참고해 볼 만하다. 2009년 소비 트렌드에서 가장 큰 특징은 크게 ‘실속', ‘가치', ‘윤리·환경'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작년 12월 중순부터 한 달 가량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머물다 온 필자의 친구는 미국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무슨 말이냐고 물었더니 ‘1달러의 귀중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라고 했다. 주관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이후 대형 몰에서 미국 서민들의 생활을 직접 지켜봤던 사람의 말이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갈 수밖에 없다.

미국 경제주체들의 이런 변화는 역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과 금융위기 탓이다. 갑작스런 경기침체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강타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즉각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뉴욕 삭스 5번가의 한 백화점 구매담당자인 론 파쉬의 말은 이런 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다.
“2008년 3~4분기에 일어난 엄청난 경제적 사건들이 소비자의 행태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앞으로의 소비 행태는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로도 예측하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나오고 있는 전 세계 경제지표들은 모두 전후 최대치(실업)이거나 최저치(성장)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해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향후 다가올 소비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내놓은 <미리 보는 2009년 소비 트렌드>의 의미는 각별하다. 미국, 일본, 영국,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 10개국의 구매 동향을 분석한 이 보고서는 코트라가 전 세계 90여 곳의 사무소에서 생생한 취재를 통해 얻은 정보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참고해 볼 만한 내용이 많다. 소비 트렌드에서 가장 큰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브랜드보다 품질을 먼저 본다 '실속형(economical)'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었거나 줄 것이라고 예상하면 소비자는 먼저 지갑을 여는 횟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백화점이나 마트에 가더라도 좀 더 싼 제품을 사려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까닭에 소비자들은 충동구매를 자제하는 경향이 크다. 제품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따진다.

미국 블루밍데일즈(Bloomingdale's) 백화점의 판매책임자인 루시 앤더슨은 최근 상황에 대해 “손님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제품에 대한 문의는 많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설명한다.

국내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시내 백화점의 경우에도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입은 일본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국내 소비자의 소비 패턴도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백화점이 예전처럼 붐빈다고 해서 판매량이 과거와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변화는 명품업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명품업계는 이미지 훼손에도 불구, 저렴한 제품을 공급하는 묘안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연말 세일이 없던 명품 의류 판매점인 해리 로즌(Harry Rosen)이 구매 패키지 할인행사를 실시했을 정도다. 레드라인 클로딩(Redline Clothing)의 마케팅 이사인 제임스 신은 “2009년 캐나다 매출이 올해보다 25%나 감소하고 고가 브랜드의 실적 감소가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인 샤넬이 국내 백화점에서 ‘수모'를 겪는 일이 발생했다. 롯데백화점 1층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샤넬. 하지만 최근 들어 샤넬의 매출이 크게 줄자 롯데백화점은 일종의 퇴출 명령을 내렸다. 샤넬에게 자리를 옮기든지, 아니면 떠나라는 통보였다. 결국 샤넬은 자리를 비워주기로 했다. 물론 샤넬의 굴욕은 국내 브랜드인 설화수(雪花水) 등의 약진 탓도 있지만, 결국 명품에 대한 소비 행태가 바뀌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소비자들은 결국 대형 할인점이나 인터넷 쇼핑몰로 몰리고 있다. 독일에서는 알디(Aldi)와 니들(Nidl) 등 초저가 할인점 방문자가 늘어나고, 품질이 좋은 자체 브랜드 제품(PB)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작년 연말 온라인 판매가 전년 동기보다 25% 이상 늘어났을 정도다. 실속형 소비 상품의 대표적인 예는 휴대용 휴대전화 충전기. 미국에서 20달러에 판매되는 이 상품은 저렴한 데다 누구에게나 선물이 가능하기 때문에 작년 연말 미국에서 최고 인기 상품으로 군림했다.  


가치가 있다면 비싸도 상관 없다 '가치형(essential)'

불황이지만 소비자들이 중요하다고, 가치있다고 느끼는 제품의 인기는 꾸준하다. 주 계층은 10~20대. 직접 돈을 벌기보다는 주로 소비에만 치중하고 있는 이들은 가격과 관계 없이 과감하게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예는 애플사의 아이폰(iPhone 3G).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주요 10개국에 있는 코트라 코리아비즈니스센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쟁사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멀티미이어·GPS·이메일 등 다양한 기능과 터치스크린 구성으로 고객이 원하는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킨 것이 불황 속 인기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미국의 ‘스마트 쇼퍼(smart shopper)' 세대도 일종의 가치추구형이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 이후 향후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할 25~35세 연령층을 말하는데,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제품의 가치를 매우 꼼꼼히 따져 충동구매를 자제하는 영리한(smart) 소비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 신세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확산되고 있다. 젊은층은 상품 가격보다는 자신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에 따라 상품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주거보다는 차량에 더 가치를 둬, 전세를 살더라도 고급차를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작년 3,000~4,000만 원대의 외제차는 국산차 판매 감소에도 오히려 판매가 늘었다. 작년 자동차 내수시장 규모는 115만 4,833대로 전년(121만 9,335대)보다 5%가량 준 것에 비해 수입차 판매(신규등록 기준)는 7만 3,357대로 전년보다 17.7%나 증가했다. 특히 젊은층이 주로 타는 2,000cc 미만 수입차가 22.8%나 증가한 점은 ‘나만의 멋'을 즐기는 가치추구형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윤리·환경제품이 뜬다 '윤리 환경형(ethical·evironmental)'

윤리제품이란 제품 제조자나 유통업체의 도덕성이 우수한 기업 상품을 말한다. 기업이 제조 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를 학대하지는 않는지, 사회공헌활동을 잘하는지 등에 비중을 두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경기침체 직후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은행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속속 발견되면서 소비자들은 ‘비윤리적 기업'이 결국 자신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도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줄 알았던 미국 리먼 브러더스와 AIG 등 금융기관 파산이 일파만파로 곧바로 국내에 영향을 미치자 윤리 기업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갖게 된 것이 사실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이 소비행위에 반영되면서 의류, 식품, 생활용품, 사무용품 등 산업 전반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들 역시 이런 패턴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국가적인 전략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친환경 일자리 정책을 내놓고 있고, 이명박 정부도 녹색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캐나다의 한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친환경제품이 기존 상품보다 10% 더 비싸더라도 이를 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에서도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친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상품 개발에 ‘친환경'과 ‘윤리'가 고려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 박기수 / 한국일보 경제부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9. 09:47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갑작스러운 경제한파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 지금, 영국계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워칭'은 최근 ‘2009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불황기 소비자의 지갑을 열 키워드 여섯 가지로 ‘에코', ‘당신만의 럭셔리', ‘지도', ‘니치 트리뷰트', ‘피드백 3.0', ‘해피 엔딩'을 꼽았다.


인간은 불안할 때마다 미래를 점쳐 왔다. 적중률이 100%가 아니면 어떠랴. 흐릿한 등불이라도 들고 동굴 같은 미래로 걸어가는 것이 더 안심이 된다면야. 천하대세를 논하는 신문이 한 귀퉁이에 ‘오늘의 운세'를 싣는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불안할수록 점술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처럼, 국내외 각종 악재에 노출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은 ‘트렌드'를 미래를 읽는 길잡이로 삼기 시작했다. 점쟁이나 마법사보다 더 과학적일 뿐 아니라, 아슬아슬한 미래에 적지 않은 안도감까지 선사하는 수단으로 트렌드가 그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나라 안팎 각종 악재에 소비자들은 우선 지갑 단속부터 하고 나섰다. 한동안 이어질 보릿고개에 기업도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제든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불황과 위기 속에도 트렌드는 있다. 갑작스러운 경제한파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 지금, 영국계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워칭'은 최근 ‘2009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 키워드 여섯 가지로 ‘에코', ‘당신만의 럭셔리', ‘지도', ‘니치 트리뷰트', ‘피드백 3.0', ‘해피엔딩'을 꼽았다.

트렌드 1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에코(eco) 스타일로!

신문이나 TV에 등장하는 ‘에코(eco)'라는 단어에 다소 싫증이 났다면 올해는 좀 달라진 ‘에코'를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공급자 관점에서 ‘환경'이 화두가 됐다면 이제는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단순히 윤리적인 소비 행태를 넘어서 경제적인 소비 습관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 에코는 더 이상 돈 드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다.

환경과 관련된 트렌드는 계속 탈바꿈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친환경이 접목된 에코-임베디드(Eco-Embedded)에서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에코아이코닉(Ecoiconic)으로, 이제는 이콘시어지(Econcierge)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콘시어지란 환경(ecology)과 관리인(concierge)을 합성한 신조어로 사회 구성원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서비스나 기업을 말한다. ‘그린(green)'을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첫 번째 해답이다.

 

미주 지역의 풍력자원지도를 제공하는 쓰리티어(3TIER)는 매년 전기상 자료를 분석해 지역별로 일조량, 풍량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는 풍력, 태양열 등 신(新)에너지 기업들이 어디에 풍차를 세우고 태양열 패널을 설치할지 결정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한다. 쓰리티어는 조만간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트렌드 2 관념을 바꿔라, 특별한 기쁨 주는 당신만의 특별한 럭셔리

부자의 지갑을 여는 럭셔리는 언제든 최고의 관심사다. 올해 럭셔리 브랜드는 어떤 대접을 받을까. 경제난 속에서 럭셔리에 대한 정의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비싸고 좋은 것이 최고의 럭셔리였다면 2009년에는 과시와 사치가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당신의 이름을 드러낼 럭셔리, ‘Luxyoury(Luxury+your)'가 준비돼 있다.

영국 런던의 러프 럭스 호텔은 이름 그대로 ‘날것(rough)'의 럭셔리 호텔이다. 이 호텔의 벽은 도배 전 잿빛 시멘트 벽 그대로다. 마치 도시 속 버려진 건물 같다. 하지만 잿빛 벽은 팝아트풍 그림을 걸자 멋진 갤러리가 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에이스 호텔 뉴욕'은 재활용품 매장이나 벼룩시장에서 구해 온 ‘값싸 보이는' 소품들로 호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하루 숙박료가 수백 달러에 달하는 호텔치고는 성의 없는 인테리어에 누가 찾아올까 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뉴요커들은 뉴욕의 숨 막히는 속도전을 피해 자유분방한 이곳으로 모여들었기 때문.


트렌드 3 지도와 통해라

지도도 단순히 길 안내나 건물의 위치만 알려 주는 시대는 지났다. 아침 출근길 에스프레소 커피와 갓 구워낸 베이글을 파는 델리숍을 알려 주거나 이번 주말에만 엄청난 할인가로 옷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경기 악화로 맵 마니아(map mania)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트렌드워칭은 전망했다. 빵집이나 호텔, 커피숍 등 소비자와 밀접한 유통업체들은 브랜드를 알리기보다 지도 위에 자신들의 간판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될 것이다.

이제 지도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구글이나 야후, 네이버 등 전 세계 인터넷 포털 회사들이 너도나도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도는 인터넷 모니터 상 뿐 아니라 자동차 네비게이션에서부터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트렌드워칭은 내다 봤다.


트렌드 4 마음을 읽어라, 소비자는 사소한 것에서 만족을 얻는다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안에서 검지로 정보기술(IT) 기기의 스크린을 조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날 장갑을 벗고 차가운 금속기기에 손가락을 대기는 꺼려진다. 그렇다면 엄지와 검지 일부만 노출시킨 장갑은 어떨까.

손가락으로 스크린 조작이 쉽지 않다면 ‘닷츠 글러브'를 끼어 보는 것은 어떨까. 스크린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손가락 끝 부분에 금속 점을 부착한 이 장갑은 좁쌀만한 쇠붙이 덕에 대박이 났다.

의외로 소비자들은 사소한 것에서 구매를 결정한다는 ‘니치 트리뷰트(Niche-tribute)'가 트렌드워칭이 제시하는 해답이다.

물론 니치 트리뷰트는 IT 기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에서는 비행기 탈 일이 잦은 소비자를 위해 건조한 기내(機內)에서 피부와 눈가에 수분과 영양분을 제공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불편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그곳에 길이 있다.

 


트렌드 5 귀를 열어라, 서비스 불만 제로에 도전하라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던 1990년대 소비자들은 온라인 상에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자신의 사용후기와 불평을 쏟아 놓았다. 트렌드워칭은 이를 피드백 1.0으로 명명했다.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무시했다.

지금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불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불만에서 기업이 개선되어야 할 점을 찾고 있다. 피드백 2.0으로 진화한 것.

그러나 여전히 기업은 들으려고만 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기업이 보다 빨리 문제에 대처하면 할수록 소비자의 불만은 더 쉽게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트렌드워칭은 영리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선다고 말한다. 불만이 가득한 리뷰에 사과 글과 해결책을 함께 제시한다면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소비자들은 그 기업에 대한 충성스러운 고객이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피드백 3.0이다.


트렌드 6 해피 엔딩(happy ending)

이제 흥청망청 쓰던 소비의 버블도 끝났다. 이제 소비자들은 진정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하게 됐다. 과거에는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 돈을 썼다면 이제는 내 주머니에서 돈이 덜 나가는 행복, 저소비 모델(lower consumption models)로 바뀌고 있다.


- 정효진 / 동아일보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38

[신제품] TOUCH I, 'Tangible Interface를 활용한 Surface'

[신제품] TOUCH I, 'Tangible Interface를 활용한 Surface'
 
[디스트릭트]


TOUCH I with remix d’strict
Tangible interface powered by MS Sur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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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에서는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2008.12.03-07)에서 Tangible Interface를 활용한 Surface라는 하드웨어기기와 콘텐트를 선보였습니다. Tangible은 ‘만져서 알 수 있는, 실체적인, 유형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MIT 미디어 랩 tangible media group의 이시히 교수(Hirosh ishii)가 그의 프로젝트인 Tangible Bits에서 사용하는 용어 입니다.

 

만질 수 있는 Tangible Interface는 우리가 평생을 통해서 갈고 닦아온 실제 세계의 사물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그대로 사용하여 디지털 기기 그리고 디지털 미디어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물리적인 사물이 될 수도 있고 벽이나 책상의 표면이 될 수도 있으며 특정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즉 손으로 잡고 만질 수 있는 사물을 사용하거나 표면을 손으로 터치 하거나 우리 주변의 조명, 소리, 공기와 물의 흐름 같은 환경적인 요소일 수 있습니다.

Tangible Interface 인터페이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인간과 가장 친숙하다는 것이죠. 인간이 느끼기에 가장 자연스럽고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다른 매개체를 통하지 않으며 직접 조작이 가능하여 특별히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활용할 수 있는 Microsoft Surface라는 상용제품을 내 놓았습니다. 테이블 형식의 PC라는 의미에서 Tabletop이라고도 불리는 Surface는 기존 데스크탑이나 웹에서 사용했던 마우스와 키보드를 걷어내고 사용자의 입력을 터치로 받습니다. 즉 주요 입력 장치는 바로 우리의 손가락인 것이죠. 사용자들은 그저 자연스럽게 손을 내밀어서 몇 번 만져보고 돌려보다가 이내 그 동작을 알아채고 사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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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는 Surface 제품을 구입하여 전시를 통해 최초로 선보입니다. 그리고 Tangible Interface를 경험할 수 있는 4가지 콘텐트를 선보였습니다. 먼저 Surface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멀티터치(Multi-Touch) 입력
우리는 이미 큰 스크린에서 터치로 입력을 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들을 많이 접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기들은 하나의 터치만 인식했었죠. 하나만 인식하는 터치는 마우스의 경험과 매우 유사해서 기존의 웹 환경에서 사용했던 콘텐트들을 그대로 사용했고 결국 웹의 경험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Surface는 멀티터치가 가능합니다. 다섯 사람이 동시에 손가락을 올려놓아도 모두 인식이 가능합니다. 멀티터치가 된다는 의미는 기존의 클릭과는 차원이 다른 여러 가지 인터렉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손가락을 이용하여 화면에 표시된 물체를 직접 돌리고, 크기를 변경하고, 던지고, 누르고, 잡아 끌고, 가두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Surface와 인터렉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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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유저(Multi-User) 환경
멀티터치 입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집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데스크톱 환경은 좀처럼 여러 명이 같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화면이 작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입력 장치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을 한다는 얘기는 단순히 컴퓨터라는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얘기뿐만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 공통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거나 대화의 주제를 만들어 주는 등 사회적인 요소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끼리 지난 여름 휴가 사진을 본다고 하면 단순히 친구 몇 명이 동시에 사진을 본다는 의미 보다는 친구들끼리 여름 휴가의 추억 떠올리면서 대화를 나누는 사회적인 행위 자체가 더 중요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Surface 용 컨텐츠나 응용프로그램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하는 사항 중에 중요한 것이 바로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웹사이트나 데스크톱 응용프로그램처럼 한 사람의 사용자만을 고려해서 디자인을 한다면 Surface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빼먹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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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소들을 사용하여 디스트릭트에서 준비한 4가지 컨텐츠를 살펴보겠습니다.


하나.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Attraction Application
전시장에서 Surface는 항상 사람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습니다. Surface가 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놀라움이 발걸음을 잡아둔 것이죠. Surface가 호텔 로비나 전시 공간 등 열린 공간에 놓았다면 1차적으로 사람들을 그 앞으로 끌어 모아야 합니다. 그를 위한 응용프로그램이 바로 Attraction Application 입니다.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면 마치 물 웅덩이의 표면을 만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이런 간단한 요소로 사람들의 즐겁게 하고 Surface의 주변으로 모여들게 하는 역할을 하지요. 이 프로그램은 Surface에 기본으로 들어 있고 배경이나 조명 정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주제인 remix d’strict 를 배경으로 깔아서 구현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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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매장에서 사용자의 경험을 향상시킨다. (Louis Quatorze)

매장이라는 환경을 생각해보면 물건이 진열되어 있고 책으로 만든 카탈로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물론 실제 물건을 만져보고 써보고 입어보는 것이 매장에서 가장 중요한 활동이기는 하지만 고객들은 새로운 경험을 원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주인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고객들과 연결이 되기를 바랍니다.

디스트릭트는 Louis Quatorze와 협력을 하고 Surface를 이용을 해서 매장이라는 환경에서 적용할 만한 컨텐츠를 만들어서 전시회에서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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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사물을 입력으로 사용하다 (Emporio Armani Samsung phone)
Samsungmobile의 전략 제품인
Emporio Armani Samsung phone의 프로모션 사이트에서 사용한 컨텐츠는 웹 사이트용이었습니다. 그 컨텐츠를 활용하여 Surface용으로 제작을 했습니다.

Emporio Armani Samsung phone 컨텐츠의 주요한 기능은 Phone 자체가 입력이 되어 메뉴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실제 Emporio Armani Phone을 올려놓으면 4가지 메뉴가 주변에 표시 됩니다. 4가지 메뉴는 프로모션 동영상 한 개와 Emporio Armani Samsung phone의 3가지 주요 특징인 “Unique Design”, “Perfect Music”, “Dazzling Display”를 살펴볼 수 있는 메뉴가 각각 표시됩니다. 3가지 특징을 살펴 볼 때도 클릭을 하는 형식 보다는 손으로 ‘슥슥’ 밀어내는 형식으로 구현되어 웹의 컨텐츠와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전시회에 참석한 방문객들은 다른 매개체가 없이 사물 자체를 입력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신선하게 받아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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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디스트릭트의 레퍼런스를 함께 보다 (d’strict reference)
전시회라는 공간에서 디스트릭트가 그 동안 해온 작업의 결과물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Surface에 디스트릭트의 레퍼런스를 모아보았습니다. 이미지로 표현된 레퍼런스가 5가지 그리고 동영상으로 표현된 것이 7가지를 모두 Surface의 화면에 담아 놓았습니다. 관람객들은 이미지와 동영상을 늘리고 줄이고 던지고 돌리면서 즐겁게 디스트릭트의 작업 결과물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은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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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을 통해서 선보인 Tangible Interface를 활용한 Surface를 전시한 반응은 매우 뜨거웠습니다. 디스트릭트는 만질 수 있는 Tangible Interface에 대해서 계속적인 연구 개발을 하고 있으며 Surface 외에도 다양한 터치 디바이스를 통해 구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과제는 Louis Quatorze 브랜드와 함께 실제 매장 환경에 설치를 하고 고객과 연계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험 할 계획에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께서는 http://www.dstrict.com 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2009. 2. 8. 15:21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소비 트렌드] 불황기 히트상품에는 ‘절약+알파’가 숨어 있다


불황이라고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소비가 줄긴 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소비는 이뤄진다. 다만 소비여력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의 눈은 더 까다로워진다. 불황이 깊어진다고 무조건 싼 것이 잘 팔릴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 단순히 싼 것 만으론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최근 히트상품은 불황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세계 동시 불황으로 주요 기업들이 울상을 짓고 있는 요즘 일본의 한 회사는 ‘표정 관리'하기에 바쁘다.게임기 업체 닌텐도다. 이 회사는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 증가한 5,300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매출액 역시 8.8% 늘어난 8,200억 엔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할 전망. 예상대로 이익을 내면 닌텐도는 도요타자동차 등을 제치고 일본 상장회사 중 이익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교육, 가족, 건강이라는 키워드로 소비자 공략

닌텐도의 실적호조는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가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위'는 지난해 4~12월 사이 전 세계에서 2,052만 대가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실적이다. DS도 전년을 소폭 웃도는 2,562만 대가 판매됐다. ‘100년만의 경기침체'에 게임기가 잘 팔린다고?

의아스러울지 모르지만 ‘위'와 ‘DS'의 성공 비결을 캐 보면 불황기 소비코드가 보인다. 우선 불황으로 사람들이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은 게임기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기본 토대다. 그렇다고 모든 게임기가 잘 팔리는 건 아니다. 여가활용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절약' 개념 외에 소비자는 ‘플러스 알파'를 원한다.

닌텐도가 성공한 포인트가 바로 그 ‘플러스 알파'다. DS의 경우 단순 게임 뿐만 아니라 영어학습, 지능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다.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게임기라는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DS는 ‘교육', ‘위'는 ‘가족'과 ‘건강'이란 플러스 알파의 가치를 창출한 것이 불황기에 히트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싼 것 만으론 소비자 못 잡아

불황이라고 소비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소비가 줄긴 하지만 그래도 필요한 소비는 이뤄진다. 다만 소비여력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의 눈은 더 까다로워진다. 단순히 싼 것 만으론 소비자를 잡을 수 없다. 저렴하면서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플러스 알파'의 가치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일본의 최근 히트상품은 불황기 소비자들이 원하는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 잘 보여 준다.

 

혹독한 불황에도 닌텐도 만큼이나 잘나가는 일본 회사가 또 있다. 중저가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는 작년 12월 매출액이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2% 급증하면서 ‘불황 상품의 황제'란 닉네임까지 얻었다. 유니클로의 월간 매출액 증가율이 30%를 넘은 것은 2001년 이후 7년 만이다. 2001년 당시에도 일본은 경기침체와 디플레(물가하락)가 겹친 불황으로 연말에 저가 방한복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유니클로의 성공 요인도 단순히 ‘싼 가격'만은 아니다. 유니클로가 지난해 히트시킨 제품 중 하나가 겨울 내복인 ‘히트텍'. 일본에서만 2,000만 장 이상이 팔린 히트텍은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히트텍은 몸에서 발산되는 수증기를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고 섬유 사이의 공기층이 열을 차단하는 기능성 신소재로 만들어졌다. 저렴한 가격에 실용적 기능성을 갖춘 게 성공 포인트다.

유니클로는 이 밖에도 브래지어 기능이 합쳐진 민소매 여성 속옷, 겉옷인지 내복인지 구별이 안될 정도로 세련된 느낌의 내복 등 히트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하나 같이 ‘저렴하면서도 멋지고 실용적'이라는 특성이 공통점이다. 바로 그 점이 불황기 히트상품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작년 도쿄 긴자와 젊은이들의 거리인 하라주쿠에 문을 연 다국적 중저가 의류 브랜드인 ‘H&M'도 비슷한 경우다. 지난해 9월 긴자점 개점일에는 약 5,000명이 줄을 서 화제가 되기도 했던 H&M의 강점은 무엇보다 ‘저렴하면서도 멋지다'는 것. 명품을 살 돈은 없지만, 그래도 스타일이 좋은 옷을 입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 바로 H&M이다.

‘하류의 상' 추구하는 소비자

이런 현상을 ‘하류의 상(上)' 현상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하류의 상은 일본의 마케팅 전문가인 미우라 아쓰시의 책 <하류사회>에서 나온 말이다. 1990년대 장기불황으로 중산층이 급격히 붕괴되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하류가 된 상황에서 그래도 남들과는 차별화하려는 사람들을 ‘하류의 상'이라는 용어로 표현했다. 불황에도 싸지만 싸구려 티가 나지 않는 양질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 MUJI)'도 불황기 소비코드를 읽을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무인양품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싼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질의 친환경 소재 발굴,제품의 핵심 기능과 관계 없는 광택 염색 등 불필요한 공정의 생략, 로고 등의 장식을 최소화한 포장의 간략화 등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거품을 뺀 실용성'으로 불황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심플한 디자인과 기능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져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일본 2008년 히트상품 >

1위 유니클로, H&M, 자체 상표상품(PB)
2위 저가 미니노트북, 닌텐도 ‘위'
3위 블루레이 플레이어, 절전형 형광등
4위 엔고 환원 세일, 맥도널드 커피
5위 순간냉동기능, 디지털 사진첩
6위 무당분 음료, 알코올 8% 음료
7위 도요타 iQ, 애플 G3 휴대전화
8위 B형 인간 설명서(책), 금융위기 서적

* 자료: < 니혼게이자이 >

일본에서 요즘 직장인에게 잘 팔리고 있는 전동 자전거는 불황 때문에 타깃 고객이 바뀐 경우다. 전기 모터를 달아 언덕을 힘들지 않게 올라갈 수 있는 전동 자전거는 원래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을 태우고 다녀야 하는 주부가 주 고객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전동 자전거의 주요 수요층이 직장인으로 바뀌었다. 기름값이 크게 올라 승용차를 갖고 다니기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자전거를 타기엔 체력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전동 자전거를 선택한 것이다.

불황이지만 ‘니즈(Needs)'를 포기할 수는 없다

히트상품들을 보면 불황기 기업들의 제품개발이나 마케팅 전략도 눈에 들어온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졌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싼 제품만 찾는 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니즈(Needs)를 불황이라고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오히려 그동안 다양한 제품을 이미 경험해 본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도 좋은 품질과 좋은 기능의 ‘보물'을 찾길 원하는지 모른다. 불황기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기업들이 되새겨 봐야 할 대목이다.


- 차병석 /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9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국내외 경기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번지면서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전자 분야도 마찬가지다.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눈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지만 다행히 전자제품 시장은 훈풍이 솔솔 불고 있다. 올해 봄바람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사로잡을 전자제품의 주요 트렌드와 기술 흐름의 특징을 짚어 봤다.


TV 두께, 한계는 없다

디지털 TV 분야에서 올해 주목할 흐름은 역시 ‘디자인'이다. 특히 두께를 줄이려는 TV 업체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실 전면에 떡 버티고 있는 ‘배불뚝이 TV'를 떠올리면 ‘외계인' 취급받기 십상이다. ‘S라인'에 버금가는 늘씬한 TV가 눈을 즐겁게 해 줄 전망이다. 삼성은 올 초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 6.5㎜ 초박형 제품을 내놓아 미래 TV 디자인의 모든 것을 보여 주었다. 휴대폰보다 더 얇은 TV가 나온 것이다.

전자제품 맏형 격인 TV는 다양한 색을 디스플레이에 구현해 주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TV 두께는 색을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 디지털 TV 이전에 시장을 주도했던 브라운관 TV는 ‘전자총'에서 발사한 전자가 목표 지점에 날아가는 궤적 때문에 두께가 두꺼웠다. 가장 많이 줄인 두께가 30㎝ 정도였다.

이어 등장한 전자총을 쓰지 않는 디스플레이 소재인 LCD는 얇은 두께로 노트북, 휴대폰 화면에 주로 사용하다가 대형화에 성공해 TV 시장의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LCD는 자체에서 빛을 내지 못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LCD 뒤에 빛을 내는 장치를 부착하는데 이를 ‘백라이트 유닛(BLU)'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TV 두께는 백라이트 소재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LCD TV는 백라이트로 ‘냉음극관'이라는 장치를 사용했다. 냉음극관은 일종의 형광등이다. 형광등으로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벽을 깬 것이 바로 ‘발광 다이오드(LED)'다. 차세대 광원으로 등장한 LED 백라이트는 기존 냉음극 형광 램프와 비교해 전력 소비량은 물론 색 재현성과 두께를 줄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등 주요 업체는 LED로 두께를 크게 줄인 S라인 TV를 앞세워 올 ‘TV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무선이 대세다

전자제품의 한 가지 흠이라면 복잡하게 얽히는 줄이다. PC 본체와 프린터, 모니터 등 주변기기만 놓고 보더라도 전원을 공급하는 선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연결해 주는 인터페이스 선까지 본체에 수많은 선이 연결되어 있다. 올해에는 유선이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유선을 하나로 합친 통합 케이블에 이어 아예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대거 선보이는 추세다.

먼저 TV에서는 선명한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보여 주는 무선 인터페이스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 주자가 바로 무선 HDMI, 블루투스 등이다. 이들은 초고화질(풀HD)급 화면을 왜곡 없이 전송해 줄 정도로 빠른 속도가 강점이다. TV뿐 아니라 오디오·게임기 심지어 휴대폰까지 서로 콘텐츠를 교환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연결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실 복잡한 연결선은 전원 케이블과 함께 디지털기기 융합 시대의 ‘필요악'으로 불려 왔다.

 

이제 각종 전자제품이 무선 전송 기술과 만나면서 사용 편의성과 외부 디자인 면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전자제품끼리 콘텐츠 전송을 위해 TV와 모니터, PC에 탑재돼 있는 수많은 연결 단자가 점차 줄어들면서 또 한 차례 진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기능을 장착한 컬러 레이저프린터와 레이저 복합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소형 크기에 무선기능을 추가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디지털 제품, 이제는 느껴라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디지털 제품과 만난다. UI는 사용자가 제품을 만나는 통로다. 키보드를 누르거나 마우스를 움직이고 혹은 화면을 터치하는 모든 행위가 바로 UI 기술과 연관돼 있다. 애플은 뛰어난 UI ‘아이폰'으로 일거에 PC 업체에서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했다. 아이폰에서 알 수 있듯 사용 편리성은 물론 재미를 주는 UI 선호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 웹에 접속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쉽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기술이 떠오르는 추세다.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직관적으로 보기에 좋으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조작 방법을 뜻하는 UI였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눈높이 혹은 총체적인 경험을 뜻하는 ‘UE(User Experience)' 가 디지털 제품의 핵심 흐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동영상 콘텐츠의 부상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동영상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음성과 문자 못지않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음성과 텍스트보다는 동영상 미디어가 세계인이 가장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며 “인터넷 콘텐츠의 25%를 차지하는 동영상 비중이 2012년에는 90%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UE 시대를 알렸다.

 


TV, 인터넷과 만나다

올해 주목할 또 하나의 흐름은 똑똑한 TV다. ‘바보상자'로 불렸던 TV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TV와 콘텐츠 융합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 TV가 인터넷과 만나면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진화 중이다. TV와 인터넷의 만남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소니·샤프·도시바 등 주요 업체가 TV로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단자 기능을 탑재했다. 당시 삼성은 TV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인포링크' 기능을 개발했다. 또 이를 탑재한 LCD TV를 선보였다. 인포링크는 TV에 랜(LAN)만 연결하면 인터넷 뉴스와 증시 정보를 TV 리모컨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올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9'는 인터넷 TV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 TV 시장을 공략해 온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1위라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인터넷@TV'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인터넷 업체 야후와 제휴해 인터넷 브라우저 없이 각종 포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TV는 문자 그대로 TV를 통해 인터넷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과거 TV 업체는 멍청한 TV를 똑똑한 PC로 제어하려고 했지, 똑똑한 TV를 만드는 데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TV는 그저 방송을 수신해서 화면과 소리를 내는 디스플레이 가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인터넷 TV는 이런 선입관을 넘어섰다. TV가 인터넷과 만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 강병준 / 전자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6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오바마 정부 출범으로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트렌드 9.
경제·안보문제 등 협력외교 강화
 


2009년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협력외교(cooperative diplomacy)의 강화일 것이다.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미국의 일방주의로 인해 초래되어 온 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오바마 정부, 중국·러시아와 화해 협력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일방주의 외교노선을 견지함으로써 국제관계에서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왔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 구축, 나토 확장 등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미국에 대한 군비 경쟁 및 대항동맹 형성은 새로운 냉전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까지 지적되어 왔다. 일례로 신냉전의 태동으로까지 평가받았던 러시아의 그루지아 침공(2008년 9월)은 미국의 나토 및 미사일방어망 확대 등 러시아 포위전략에 대한 반발적 성격이 강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포용과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천명했으며, 미사일 방어망 및 나토 확장 문제에 대해서도 전임자보다 훨씬 유연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예컨대 미사일 방어망은 “기술적으로 입증되는 경우만 추가 지원한다”는 입장이며, 나토 확장의 경우 “그루지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 등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나갈 전망이다. 안보분야에서 협력외교의 강화가 이러한 갈등을 방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경제적, 이념적 갈등이 군사적 갈등으로 비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동장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동아시아권 다자협력체제 활성화

한편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이 미진했던 동아시아권에서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2월 있었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좋은 예이다. 여기서 3국 정상들은 통화 스와프 등 경제협력만이 아니라 북핵문제 등 지역 내 안보문제에까지 포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역시 동아시아 경제안보협력체제의 강화를 지지하고 있어 향후 APEC, ASEAN+3,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다자협력체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유럽과 같은 안보공동체 형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지역 내 갈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며 향후 유럽 수준으로 협력을 확대시켜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분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아 온 중국과 대만의 관계 역시 화해 분위기가 뚜렷하다. 양안(兩岸)관계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군사충돌까지 촉발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이슈였으나, 대만 국민당의 재집권 이후 화해협력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국공 양안경제문화논단(國共 兩岸經濟文化論壇)에서는 10개 경제협력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 한반도와 중동에서의 불확실성은 지속

그러나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및 북핵문제에서도 외교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대(對) 이스라엘 군사원조 확대 및 하마스 고립화 등 친(親) 이스라엘 정책은 견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시 행정부가 소홀히 다루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정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란과 북한 핵문제 역시 고위급 직접 협상을 통해 여건만 조성되면 핵 포기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맞교환하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초기에는 경제문제 해결에 전력할 가능성이 높아 이란과 북한 등이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적 행동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 적극적 제재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임기 초반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렌드 10.
정치·경제, 예술과 문화까지 다원주의 문화 확산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흑인계인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당선은 이념·종교·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다원주의 문화가 미국사회에서 정착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다인종 사회인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한 경험과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둔 오바마의 당선은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흐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이후 총 15명의 장관 자리 중 히스패닉 두 명, 아시아계 두 명, 흑인계 한 명의 소수인종이 장관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에 다원주의적 성격이 강하게 표출되었다. 흑인계 주요 인사 중에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론 커크 전(前) 달라스시 시장, 환경보호국(EPA) 국장에 리사 잭슨 뉴저지주 주지사 비서실장, 유엔(UN) 대사에 수잔 라이스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00대 기업의 인력 채용 시 이력서에 사진과 이름을 넣지 않도록 하는 등 소수인종 차별금지를 촉구했다. 그동안 외국인에 배타적이었던 한국에서도 오바마 당선 이후 다인종·다문화를 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2008년 9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호를 위한 지원 혜택을 담은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이미 시행되었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아시아계 작가의 작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500대 현대미술가 중 12명이 인도인이며, 구겐하임 미술관은 아시아 현대미술 수집을 전담하는 부서를 운영할 정도이다. 제 3세계를 배경으로 한 비(非) 영미권 문학가들의 작품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주요 문학적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임수호·김화년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4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녹색선도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놓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 등 관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에너지 효율국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8. 녹색성장 정책 본격화

미국과 개발도상국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유럽과 일본 등을 대상으로 의무감축을 시행하는 현재의 교토의정서 체제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과 같이 의무감축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은 올해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같은 녹색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기후거래소와 시카고기후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10여 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는 2007년 640억 달러에 달했다. 2005년 100억 달러가 조금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여섯 배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 예를 들어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같은 곳은 2012년에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의무감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에는 배출권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도 2017년 2,545억 달러로 확대되면서 773억 달러 정도였던 2007년에 비해 세 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주요국은 ‘녹색선도시장'을 창출하여 선도자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도시장이란 기술이나 규제의 표준이 설정되는 시장으로 일단 표준이 설정되면 추후에 다른 국가도 이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표준을 설정한 국가는 향후 시장을 주도하면서 선도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선도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녹색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까?


- ‘New Apollo Project'를 통해 돌파구 찾는 미국

먼저 올 1월 출범한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본격화되는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경제위기도 극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부터 10년간 1,500억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면에서 1960∼1973년 인간의 달 탐사를 위해 추진되었던 ‘Apollo Project'를 상회하는 국책사업이라는 의미에서 ‘New Apollo Project'로 명명되었다. 2007년 가격기준으로 ‘Apollo Project'에는 96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 다양한 녹색 관련 정책으로 경쟁력 확보에 앞장선 일본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후쿠다 비전'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60∼8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고(高)효율 천연가스, 석탄, 화력발전, CCS, 태양광, 연료전지 등 에너지 효율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중점 육성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발전 또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본의 녹색기술지원 정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NEDO(New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라는 기구이다. NEDO는 우리나라의 에너지관리공단과 같은 조직으로 녹색산업에 대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 강력한 환경규제로 주도권 장악에 나선 EU

EU는 강력한 환경규제와 법 제정을 통해서 글로벌 녹색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등의 환경규제로 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 기업의 진출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EU 의회는 2007년 10월 자동차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40g/㎞에서 2015년부터는 125g/㎞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동차는 수입을 아예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역내에 있는 기업들은 2015년 이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즉 기술 확보 후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종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8년 7월에는 항공기에 대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2012년부터 역내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기를 대상으로 탄소배출 상한을 할당하고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이미 2007년 5월부터 IT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목적으로 ‘Project Big Green'을 시작했다. 자사(自社)를 포함한 전 세계 기업 및 공공기관의 IT 인프라 시장을 대상으로 녹색기술을 적용하여 총 42%의 에너지를 절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물류기업 DHL의 모(母) 기업인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Deutsche Post World Net)은 녹색사업기회 선점을 위해 2008년부터 ‘Go Gree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 및 연료사용 등을 통해 탄소효율성을 2020년까지 2007년에 비해 30%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의 탄소효율성은 단위 매출 당 탄소배출량을 의미한다. 또한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은 물류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탄소배출 절감 컨설팅 사업도 추진 중이다.


- 이지훈 /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0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자동차 산업은 2009년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트렌드 7.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
 

2008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피해가 2009년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위기는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실제 소비자의 구매력도 약화시켰다. 그에 따라 최종 소비재 시장 규모가 대폭 줄었고 유통, 부품·소재, 해운, 조선 등 최종 소비재의 전·후방 산업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업 대부분은 매출과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2009년에도 주요 산업의 경기는 정체되거나 지금보다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울한 1년이 될 전망이다.

 

2008년초부터 미국 자동차 빅 3(포드, GM, 크라이슬러)의 부실로 업계의 구조조정이 조심스럽게 언급되던 자동차 산업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잠재됐던 어려움이 일시에 표출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그동안 비교적 우량한 성적을 기록했던 도요타도 6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 볼 때 경기침체로 인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2008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가깝게는 미국 정부로부터 174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실질적인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이미 진행 중인 공장 폐쇄, 감원 등을 통한 감산과 자구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아트의 최고경영자 세르지오 마르시온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는 “한 해 550만 대 이상 생산하는 거대 자동차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 각 1개사,프랑스-일본 합작사,어쩌면 미국 회사 1개사와 일본과 중국, 그리고 또 다른 유럽 메이커가 생존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 경제위기로 기업들 고통은 장기화될 것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 국제정치학에서 쓰는 게임이론으로 두 대의 차에 사람이 타고 반대방향에서 서로의 차를 향해 달려드는데 이때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결국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기는 게임)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최근 세계 제 5위 업체인 독일의 키몬다가 늘어만 가는 적자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파산했고 반도체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가 4/4 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버틸 수 있었던 대만 업체와 최근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Qimonda) 등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업계 내 위상도 변화될 것이다. 또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경영 악화로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구글과 같은 우량 벤처기업도 경영 악화로 인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 간 산업 재편은 불가피

한편 기업의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해당 산업의 기업 간 위상 변화 및 산업 재편으로 이어진다. 실제 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 경영 여건 악화로 인해 진행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미국 상장기업 1,300개사의 우량 그룹인 상위 25% 중 40%가 기존의 우량 그룹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구조조정 이후에 산업 내 판도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은 공장 폐쇄, 브랜드 매각 또는 피인수 등으로 인해 규모가 대폭 줄거나 회사가 합병될 수도 있어 앞으로 ‘빅 3'라는 표현은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강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빅 3의 다양한 브랜드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 미국 자동차 빅 3의 구조조정 >

GM : 2012년까지 9개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며, Saab 및 Saturn 브랜드 매각 추진
포드 : 스웨덴의 볼보 매각 및 감원 등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유동성 추가 확보
크라이슬러 : GM과의 합병 논의 진행, 4개 공장 폐쇄 및 브랜드 수 10~20% 축소 검토


반도체 업계도 산업 재편은 불가피하다.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순위의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적자누적이 심각한 대만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 및 일본 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어수선할 때 기업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크지 않아 이번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의 위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 배영일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7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된 지금, 이 불황에 맞서 어떠한 도전과 응전의 자세를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각국 경제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등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렌드 4.  경기부양의 본격 추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각국 정부로서는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 등 금융·통화 정책만으로 경기침체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정책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했고, 영국과 유로지역도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었지만 신용공급 확대를 통한 실물경기 부양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금융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효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2007년 세계 경상GDP의 약 4%인 총 2조 2,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을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주택건설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신뉴딜정책'이라는 경기부양책으로 앞으로 2년간 약 8,190억 달러를 감세(2,750억 달러) 및 도로, 교량, 학교, 청정(淸淨)에너지 프로그램 등에 투자하여 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4조 위안(5,860억달러)을 주택건설(450만 호), 고속도로(51,000km) 및 철도(5,500km) 건설 등 인프라 건설과 지진피해 복구 등에 투입하여 2,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산업도시 건설 등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지원 등에 경상GDP의 33.2%인 1,267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트렌드 5. 국가자본주의 대두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선진국들의 구제금융 자금투입을 통한 은행 국유화 조치를 ‘국가의 귀환(The Return of the State)'으로 표현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하는 한편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동시에 국유화를 추진 중에 있다.

과도한 정부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의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특정산업 보호 등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이 지목되면서 정부측의 금융시장 규제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각국은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금융기관 및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은 AIG,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규제 감독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도 정부가 금융기관의 지분 및 위험자산을 매입해 주는 대신 금융기관은 금융시장 안정기금의 경영 통제를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EU도 신용평가기관의 책임과 윤리규정 제정, ‘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등에 대한 규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과 근로자가 정부측에 대책마련과 보호책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및 고용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다. 근로자 보호를 위해 공정무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오바마 미 행정부의 출범이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행정부의 자동차 3사에 대한 구제금융(174억 달러)은 정부 보조금을 제한하고 있는 WTO 기본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EU는 미국이 부당하게 자국 기업을 지원하면 WTO 제소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함에 따라 통상마찰이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 6.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모색

2008년 11월에 열린 G20 워싱턴 회의에서 20개국 정상들은 국제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5대 원칙을 채택하고 47개 이행과제를 선정했다. 현재 이행과제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리딩그룹(브라질, 영국, 한국)의 주도로 마련 중이다.

따라서 2009년에는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은 2009년 4월초에 열릴 예정인 ‘런던 2차 정상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금년 중에 금융기관 및 파생금융상품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투자은행 분야에서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지녔던 영미계 금융산업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금융파워의 주도권을 좌우할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은 미국과 신흥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타협점을 도출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선진국은 신흥국에 대해 자본제공 및 금융시장 개방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이행을 적극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국 등 신흥국은 자본제공이나 자국의 금융시스템 개혁에 앞서 국제기구에서의 권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IMF 등 국제기구에서 신흥국의 권한확대 요구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와 같은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영미계 금융기관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므로 미국 경기의 회복과 함께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다시 복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전문위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5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2009년은 세계 경제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불황'과 ‘응전', 그리고 ‘변화'로 요약된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9년 이슈가 될 세계 10대 트렌드를 짚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2/4분기 이후 점차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는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에 따른 자금 공급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2009년 한 해 동안 경기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던 중국 경제도 8%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1. 금융위기는 2/4분기 이후 진정


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과 국책 모기지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와중에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정부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에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아직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화 위험 등으로 금융위기의 공포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이 2009년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금융시장은 경색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해소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은 2008년 12월 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천명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기관의 안정과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금융 지원에 2,0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등의 매입에 6,000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권의 대출 억제에 따른 부작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08년 12월에는 일본도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고, 중국도 1년 대출금리를 5.58%에서 5.31%로 낮췄다. 2009년 1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에서 2.0%로, 영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했다.

2008년 12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구제금융자금의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통화정책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 정책실행 시기와 시차를 감안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4분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금융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쏠림현상이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회복을 위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위험회피 성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은행부문의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의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렌드 2.
실물경기 침체 심화, 신흥국은 외환위기 위험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계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신용 공급을 억제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여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 12월 5%에서 2008년 12월에는 7.2%로 상승했는데, 2009년 말에는 8%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년 10월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대비 44.7% 감소했고 2009년에도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미 15~20% 하락한 미국,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오던 중국 경제도 2009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을 통해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8%의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와 핵발전소 건설 등 국책사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급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급감하고 기업 도산으로 민간투자까지 대폭 감소할 경우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만으로는 성장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8%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진국 시장의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자산부채 구조조정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외환보유액에 비해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여서 외환위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3.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하반기에 상승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유발했던 투기자금이 자원시장을 이탈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까지 겹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상반기 중에 한때 배럴당 30달러 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로이터-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는 2008년 말에 비해 10% 정도 추가로 하락하는 등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국면을 벗어나게 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증가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상반기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에는 5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개발을 위한 신규투자는 연기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한 분석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회사들의 신규 유전 개발과 설비개선 등 공급확대 투자는 1~2년간 60% 이상 축소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쉐브론, 영국의 로열더치셀 등은 2009년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해야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도전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 경제의 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내부에서의 구조조정 압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파묻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 박현수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2

[신종 직업과 사회 트렌드] “세상에 별별 직업이 다 있네”

[신종 직업과 사회 트렌드] “세상에 별별 직업이 다 있네”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맞춰 직업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기상컨설턴트, 애완동물 장의사는 물론 영화 속 소리를 만들어 내는 폴리 아티스트, 카오디오 인스톨러, 산업잠수사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직업을 살펴보노라면 사회의 흐름과 요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다. 


올 초에 호주 퀸즐랜드 관광청에서 ‘산호초 섬 관리인' 채용 공고를 냈다. 지원 자격은 수영과 잠수, 요트 조정을 할 줄만 알면 되고, 근무 6개월 동안 연봉은 1억 3,000만 원에 풀장과 방 세 개가 갖춰진 빌라가 제공되는 조건이었다. 산호초 섬의 관리인을 꿈꾸는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지원자들이 신청 웹사이트에 구름 떼처럼 몰려들어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됐다고 한다.

세상에는 별별 직업이 다 있다. 산호초 섬 관리인은 아니더라도 우리들의 삶이 다양해지고 여가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기상컨설턴트나 애완동물 장의사 같은 맞춤형 서비스 직업들이 탄생하고 있다.

기상컨설턴트 - 맞춤형 날씨 정보의 비밀

기상컨설턴트는 기상정보를 원하는 업체나 개인들에게 필요로 하는 날씨 정보를 분석해 이를 제공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맞춤형 날씨 서비스 전문가'이다. 주로 기상 관련 연구소, 민간 기상예보업체, 방송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기상청과는 다르게 날씨 정보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일을 하다 보니 정보의 정확도와 질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이 큰 편이며, 봄철 황사나 여름철 장마시기, 휴가 시즌, 가을 태풍이 오는 시기 등에는 비상근무를 하기도 한다. 기업에서 날씨를 활용한 마케팅이 증가하고, 기상이변으로 날씨 변화에 따른 위험관리(risk management)가 중요해지면서 앞으로 그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애완동물 장의사 - 가족과 같은 애완동물의 엄숙한 장례식

애완동물의 장례식을 주관하는 애완동물 장의사는 핵가족화와 독신주의 및 무자녀 부부 증가 등 가족 구조의 변화와 함께 애완동물을 가족이나 동반자로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등장한 직업. 애완동물 장의사의 업무는 크게 사체 이송, 장례식 과정의 염습과 입관 절차를 다루는 예식, 화장로를 이용한 화장의 세 가지로 구분되고 보통 모든 과정을 혼자서 처리한다. 주로 애완동물 장묘업체에서 근무하게 된다.

애완동물 인구가 증가하고 관련 산업이 커짐에 따라 향후 전망은 밟은 편이지만 그 수요가 한정적이어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컨설턴트 - 인간과 컴퓨터의 친밀한 만남

HCI(Human-Computer Interaction)는 인간 중심의 컴퓨터 사용 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술 또는 연구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사이트, 휴대전화, 디지털 TV 등 다양한 정보기기와 매체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게 됐다. 인간에게 친근한 컴퓨터 환경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분석하는 HCI 컨설턴트는 주로 사용자들의 제품 사용 경험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일을 하며, IT 관련 회사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많은 휴대폰들이 기존 버튼을 없애고 화면에 직접 터치하는 방식을 선보이고 있는데, HCI 컨설턴트들은 이러한 터치 기술이 적용됐을 때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 새로운 기술을 고안하고 제언하는 일을 한다.

HCI 관련 학문 분야는 다양한 전공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심리학, 사회학, 인지과학 등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문을 전공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HCI 컨설턴트는 앞으로 건설 및 환경 관련 업종에서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중재활운동사 - 물속에서 건강을 찾는 비결

수중재활운동사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에서 수중 재활운동 프로그램을 실시함에 따라 새롭게 생겨난 직업이다. 현재 수중재활운동사가 되기 위한 전공 제한은 없지만 의사, 물리치료사 등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운동치료학, 인체해부학 등과 같은 기초 학문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최근 수중재활운동 프로그램을 신설하거나 운영하는 의료기관, 복지기관, 스포츠센터 등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일자리 전망은 밝은 편이다.

새로운 직업의 등장과 함께 업무 수행 과정이 색다른 직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획일적이기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기발하고도 톡톡 튀는 이색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폴리 아티스트(Foley Artist) - 영화 속 실감나는 음향효과 창조

폴리 아티스트는 소리를 창조하는 영화 음향 분야의 마술사로 영화 속에서 사람의 목소리와 음악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창조해 내는 일을 한다. 폴리 아티스트는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을 이해하고 영화 속에서 연기자의 감정과 행동을 분석해 그에 맞는 소리를 제공한다. 주로 소리를 녹음하는 폴리 부스라는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하며 필요할 때는 외부에 나가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소리를 창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폴리 아티스트 교육을 위한 인턴제도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적으로 이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 및 훈련기관은 없고 음향이나 영화 사운드를 전공한 사람들이 많이 진출하는 편이다. 영화산업의 발전으로 폴리 아티스트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활동하는 전문가가 소수이므로 고용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카오디오 인스톨러(installer) - 차 안에서 듣는 멋진 음악소리의 비밀

카오디오 인스톨러는 차량의 제조사에서 생산돼 나온 완제품 차량의 오디오 시스템에 애프터 마켓(aftermarket)용 오디오 기기들을 이용해 자동차 안에서 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카오디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을 한다. 각종 오디오 기기를 붙이고 배선작업을 하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계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전기 관련 전공을 한 사람에게 유리하다.


레이싱 미캐닉(racing mechanic) - 바람처럼 달리는 경주 차량의 안전지킴이

레이싱 미캐닉은 자동차 경주에서 자동차가 안전하게 잘 달릴 수 있도록 차량을 정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보통 카레이서라 불리는 자동차 경주선수와, 경주차를 유도하고 통제하는 오피셜 등과 함께 팀을 이루어 활동한다.

경주 전에는 경기에 나갈 자동차 정비는 물론 자동차를 경기에 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태로 만들어 놓는 일을 하며, 경주가 시작되면 피트인(pit-in)이라고 하는 정비구역에 경주 자동차가 들어왔을 때 신속하게 수리하고 부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 교체하는 일을 한다. 일하는 곳이 자동차 경주를 하는 곳인만큼 소음 노출이 큰 편이고, 남들과 경쟁해서 경기 성적이 나오는 만큼 시합 주간에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산업잠수사 - 바다 속 유망산업을 캔다

바다 속에서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산업잠수사는 해난구조, 수중 교각설치,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냉각시설 설치 등 다양한 일을 한다. 산업잠수사가 일하는 곳은 물속으로 고압환경에서 고립된 채 추위를 이겨내야 하고,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과 오랜 시간 수중 체류에 따른 잠수병 유발 등 각종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잠수사에 유리한 자격증은 토목 관련 자격증, 용접 관련 자격증(비파괴검사), 화약 관련 자격증, 유압장비 관련 자격증 등이 있다. 향후 국내외에서 해양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기자

위에서 새롭게 생겨난 직업과 업종을 살펴보았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고 있다. 과거엔 의사라는 직업이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에게 의사는 좋은 직업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직업에는 호불호가 있을 수 없음이 정답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즐기는 사람'이다. 내가 자리한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 자신의 일을 즐기는 사람, 자신이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가 하고 있는 일이 신종 직업과 업종보다 값진 이유다.


- 한창호 / 한국경제TV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0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2편 / 경제]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2편 / 경제]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


향후 중국 경제는 경제대국이자 무역대국으로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본격화할 것이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극도의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 2009년에 세계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해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도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이 무역, 투자 등에서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의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위협 요소로 작용하는 면이 많으나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발전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충분하다.


중국을 세계 경제 중심으로 이끈 개혁개방

개혁개방 30주년인 지난 2008년은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베이징올림픽이 개최된 해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0년을 기다렸고 7년을 준비했다”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베이징올림픽은 중국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다. 올림픽은 100여 년간 계속된 오욕의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중국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상징과도 같기 때문이다.

실제 베이징올림픽은 아시아 국가 최초의 메달 집계 1위뿐만 아니라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첨단 경기장, 화려하고 장대한 개폐회식 등으로 중국의 발전상과 문화대국으로서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과시한 장(場)이기도 했다.

2008년은 또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중국 경제의 위상이 새롭게 부각된 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선진국들이 극도의 침체에 빠진 반면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여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2위 수출대국, 3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음에도 여전히 초고속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기아와 재해에 시달리던 거대 사회주의 후진국 중국이 어떻게 불과 30년 만에 이러한 경제 기적을 이룩한 것일까? 이는 바로 덩샤오핑(鄧小平)이 시작하고 그 후계자들이 흔들림 없이 계승한 개혁개방 정책의 힘이다.

 


개혁을 수반한 대외 개방이 성공의 열쇠

1978년, 십수 년간의 와신상담 끝에 집권한 덩샤오핑이 직면한 중국은 거대한 폐허와도 같았다. 대중을 동원한 극단적 사회주의 운동이었던 문화혁명(1965∼1976년)이 중국의 문화와 경제 기반을 철저히 파괴했기 때문이다. 공장, 도로, 학교 등 경제 건설을 위한 인프라는 대부분 훼손되었고 과학자, 교수, 전문기술자 등의 경제 건설을 위한 인재 풀도 유실되어 국내의 발전 기반은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재건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띠고 등장한 덩샤오핑은 현명하고도 과감하게 외부로 눈을 돌렸다. 그것도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가 주요 대상이었다. 당시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여전히 소원하긴 했지만 그렇더라도 체제 위협을 무릅쓰고 자본주의 국가에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중국 경제에 개방과 개혁의 바람을 거세게 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체제가 다른 자본주의 국가로부터 돈과 기술을 들여오는 것은 개방만 가지고는 불가능하고 중국의 기존 경제체제의 개혁을 필요로 했다. 즉, 덩샤오핑의 대외 개방 정책은 태생적으로 반드시 ‘개혁'을 수반해야 했던 것이다. 화궈펑(華國鋒) 등 덩샤오핑 이전 정권에서도 대외 개방 시도가 있었으나 덩샤오핑만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속도 조절에도 성공한 개혁과 개방

덩샤오핑은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여 경제 발전을 위한 역량을 결집했다. 마오쩌뚱이 내륙지역 개발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현실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았던 연해지역 중심의 발전 전략을 채택했으며 또한 모든 인민이 잘사는 것이 아닌 일부 계층의 우선적인 발전을 용인했다(선부론: 先富論). 사회주의체제에서 금기되어 있는 빈부격차까지 허용한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덩샤오핑이 훌륭했던 점은 개혁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전략적으로 개혁개방의 속도를 조절했다는 점이다. 덩샤오핑은 1989년에는 정치·사회 안정을 위협하는 급격한 개혁 시도를 유혈 진압한 후 불명예스럽게 권좌에서 물러났고, 천안문사태 이후 개혁개방이 침체된 1992년에는 노구를 이끌고 중국 남부를 원행하며(남순강화: 南巡講話) 개혁개방의 가속화를 촉구하였다. 개혁개방정책은 남순강화(南巡講話)를 계기로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1997년 덩샤오핑 사후에는 그의 충실한 후계자인 장쩌민(江澤民)에 의해 계승되었다. 장쩌민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완성하여 개혁개방 정책의 이론적 틀을 구축하고 2001년에는 개혁개방의 완결편에 해당하는 WTO 가입에 성공했다.


WTO 가입을 계기로 비상한 중국 경제

중국 경제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고성장을 시작하긴 했으나 현재의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2001년 WTO 가입이 결정적 계기였다. 중국은 2001년 세계 6위에서 2007년 미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 10%대의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는 안정적인 ‘고(高)성장-저(低)물가'기조를 지속하였다.

 

또한, WTO 가입 당시의 ‘자국 시장을 외국 기업에게 내줄 것'이라는 내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7년간 세계를 상대로 막대한 외화를 획득하였다. 2007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수출대국으로 부상했으며, 외환보유고는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 외국자본 유입 등에 힘입어 2008년 말 현재 2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WTO 가입 이후 중국 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은 개혁개방 이후 일관되게 추진한 시장 개방 및 성장 우선주의 경제 정책이 세계 경제의 호조세와 맞물렸기 때문이다.

 

 


후진타오는 ‘과학발전관'으로 경제의 질적 발전 추진

그러나 한편으로 중국 경제는 30년간 지속한 성장 우선 정책이 낳은 환경오염, 소득격차 확대, 자산 버블 등 경제 내 각종 부작용의 심화라는 문제에 직면하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의 품질에 대한 불신의 확산은 수출 의존도가 큰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진타오(胡錦濤)가 제기한 ‘과학발전관(科學發展觀)'은 고도 성장의 부작용을 치유하고 경제의 질적 발전을 목표로 하는 또 다른 측면의 개혁개방 정책이라 할 수 있다. 과학발전관은 환경파괴, 자원낭비, 소득격차, 산업의 저부가가치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 과거 성장 위주 정책을 ‘비(非)과학적' 방식으로 규정했으며, 양적 성장의 부작용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물론 후진타오가 경제의 양적인 성장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실제 후진타오 집권 후 중국 경제는 연평균 10.2%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후진타오는 덩샤오핑의 성장 우선 정책을 철저히 계승했으며 거기에 덩샤오핑이 시기적으로 할 수 없었던 질적 발전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2017년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

향후 중국 경제는 경제대국이자 무역대국으로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본격화할 것이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 경제가 극도의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 2009년에 세계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그 어느 해보다 커질 것이다. 물론 세계 경제 침체에 중국 경제도 예외가 아니고 중국은 내부적으로도 많은 취약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로 인해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일단 2008년 11월 4조 위안(800조 원)에 달하는 경기부양조치를 발표하는 등 중국 정부가 경기침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낮다. 또한, 2조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는 위기 발생에 대한 대처 능력을 크게 제고하고 있다. 즉, 중국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미국 등이 국제 금융시장 안정, 중국 내 자국 투자 보호 등을 위해 중국 정부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최근 10여 년간 아시아 외환위기, 사스 창궐, 국유 기업 및 은행 개혁, 글로벌 통상마찰 등 경제 위기 국면을 겪으면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중국 정부의 위기 대처 능력도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었다. 물론 중국 경제도 장기적으로는 성장세 둔화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소득 2,500달러에 불과한 경제발전 단계를 고려하면 여전히 7% 이상의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향후 더욱 확대될 것이다. 2017년 경에 중국의 GDP는 6조 달러로 일본을 추월하여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의 부상과 변화를 기회 요인으로 삼아야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2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다. 그러나, 2006년부터 대(對) 중국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무역수지 흑자가 감소하는 등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 구도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한국의 중간재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등 중국 경제의 부상으로 한·중 경제 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여전하고, 중국에 의해 한국 제조업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샌드위치 위기론'이 대두되는 등 한국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초과수요에 편승한 물량 위주의 대(對) 중국 수출은 고부가가치 품목 위주로 전환되어야 하며 질적 성장 전략에 따라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중국의 서비스업, 환경·에너지 관련 산업, 유통업 등에 대한 한·중 협력의 강화도 시급하다.

향후에도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중국이 무역, 투자 등에서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계속 커질 것이다. 내수시장이 협소한 우리 경제의 활로는 결국 해외시장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우리의 경쟁력 수준이나 지리·문화적 근접성, 수출대상국의 구매력과 잠재성 등을 고려하면 중국은 가장 유망한 시장이다. 우리 기업들은 향후에도 중국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고 이를 제조업의 구조고도화ㆍ서비스산업의 생산성 향상 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국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 속도와 질이 결정될 것이다. 중국의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위협 요소로 작용하는 면이 많으나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발전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여전히 충분하기 때문이다.


- 정상은 / 한남대학교 중국통상·경제학부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4:56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1편/중국의 정치·사회] 경제 발전을 최우선시한 ‘효율 지향의 정치 개혁’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1편/중국의 정치·사회] 경제 발전을 최우선시한 ‘효율 지향의 정치 개혁’


지난 1978년 덩샤오핑 집권 이후 중국은 장쩌민, 후진타오로의 두 차례 권력 교체를 단행했다. 두 사람은 모두 덩샤오핑이 지명한 후계자로 최고 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후진타오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중국 공산당은 정당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나 그 성공을 확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중국 정치·사회의 안정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혁개방 이후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은 혁명적 이념이 아닌 경제적 업적이었다. 따라서 경제가 회복 불능의 극도적 침체에 빠지거나 정부가 크나큰 정치적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대규모의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중국의 3대 혁명, 개혁개방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008년 12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선포 30주년 기념식에서 “개혁개방은 중국 100년 근현대사에서 신해혁명, 사회주의 혁명과 함께 중화민족의 부흥을 이끈 위대한 3대 혁명”이라고 선언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을 수천 년간 이어져 온 봉건군주제를 타파한 쑨원(孫文)의 신해혁명, 중국을 사회주의 국가로 탈바꿈시킨 마오쩌뚱(毛澤東)의 사회주의 혁명과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한 것이다. 덩샤오핑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 아니할 수 없다.

 


여전히 덩샤오핑이 지배하는 중국

개혁개방을 혁명이라고 강조한 후진타오 주석은 누구인가? 후진타오는 덩샤오핑이 발굴해서 키운 그의 후계자이다. 덩샤오핑은 장쩌민(江澤民) 이후의 중국을 맡길 요량으로 1992년 내륙의 오지에서 근무하던 무명에 가까운 젊은 정치인 후진타오를 중앙의 최고 무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후진타오는 덩샤오핑이 지목한 후계자답게 이후 승승장구하여 2002년 최고 지도자에 등극했으며 집권 후에도 그의 개혁개방 노선을 철저히 승계했다. 이런 후진타오가 개혁개방을 혁명으로 규정한 것은 향후에도 흔들림 없이 덩샤오핑의 노선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과도 같다.

이처럼 덩샤오핑은 후진타오 이전 후계자였던 장쩌민(江澤民) 시기(1989-2001년)를 포함하여 지금도 여전히 중국을 통치하고 있다. 덩샤오핑은 1949년 국민당을 몰아낸 이후 1976년 사망할 때까지 중국을 지배한 마오쩌뚱보다 더 오랜 기간 중국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 우선 실용주의 노선의 힘

덩샤오핑이 중국에 준 가장 큰 선물은 중국 정치에 계급투쟁 노선을 폐기하고 경제 우선 노선을 채택한 것이다. 바로 30년 전 1978년 12월 18일 공산당 제 11기 중앙위원회 제 3차 전체회의에서였다. 덩샤오핑은 “경제 문제는 모든 정치 문제에 우선되고 정치 문제는 경제적 각도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중국을 철저하게 파괴하고 멸망으로 끌고 가던 공산당은 이때부터 이념 문제라는 족쇄에서 해방되어 중화민족 부흥의 기치를 내걸게 된다. 중국은 지난 30년간 세계 최고의 경제 성장을 기록했으며 정치·사회적으로도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효율성과 안정성을 달성했다. 물론, 덩샤오핑의 경제 우선 실용주의 노선이 탄생시킨 사회주의 시장 경제의 힘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중국의 체제

지난 30년간 중국의 정치는 경제 발전 지상주의에 의해 그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결정되었다. 즉, 정치개혁이 정치민주화를 위해 추진된 것이 아니라,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치 체제를 갖추게 된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 행정 체제 수립을 위한 행정 개혁과 유능한 통치 엘리트 충원을 목표로 하는 인사개혁 등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내용이 정치 개혁의 핵심 내용이 되었다. 중국의 정치 개혁을 ‘효율 지향의 정치 개혁'이라고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대단히 유능한 덩샤오핑의 후계자였다. 장쩌민은 중국의 통치 엘리트를 혁명 간부에서 기술 관료로 대체하여 소모적인 이념 논쟁을 종식시키고 자본가, 기업가 등에게 문호를 개방하여 공산당을 혁명 정당이 아닌 집권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후진타오 역시 공산당의 통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정 시스템의 개혁, 법치주의 확보, 당내 민주적 의사 결정 체제 구축 등에 주력하고 있다.

물론 중국 정치는 서방의 관점에서 보면 여전히 비민주적이며 전근대적이다. 그러나 급격한 정치 민주화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 구소련 붕괴 이후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를 통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서방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 정치, 사회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활력이 넘치며 안정적이다.

2008년에 발생한 미증유의 대재앙이었던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에서 보여 준 중국 정부의 기민하고 효과적인 대처와 사회의 안정상은 이를 충분히 증명해 주고 있다. 중국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에게 맞는 최선의 체제를 완성해 가고 있다.

 


산적한 과제에 직면해 있는 후진타오 시대의 중국 정치

물론 중국의 정치, 사회가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일당 독재의 폐해인 부정부패 문제는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뿌리가 깊으며 경제 발전 우선주의는 심각한 지역·계층 간 빈부격차로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 후진타오 지도부는 중국의 화려한 성과와 함께 그늘진 모습을 모두 끌어안고 출범했다.

후진타오 시대의 공산당은 과연 지난 시기에 이룩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 가면서 중국이 당면한 심각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후진타오 지도부는 한편에서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체제를 좀 더 민주적으로 개혁하여 증가하는 국민들의 정치 참여 요구를 수렴하면서 사회적으로 산재해 있는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또한, 향후 중국 공산당의 권력 승계 역시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사회주의 정치체제에는 선거와 같은 공개적이고 공정한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지난 1978년 덩샤오핑 집권 이후 중국은 장쩌민, 후진타오로의 두 차례 권력 교체를 단행했다. 두 사람은 모두 덩샤오핑이 지명한 후계자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최고 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후진타오 이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현재 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와 엘리트 민주주의를 두 축으로 정당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나 그 성공을 확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공산당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정치·사회의 안정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중국 공산당은 중국 국민들로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정치적 지지를 받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공산당의 통치 정당성은 혁명적 이념이 아닌 경제적 업적이었다. 따라서 경제가 회복 불능의 극도적인 침체에 빠지거나 정부가 큰 정치적 실수를 범하지 않는 한 대규모의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둘째, 중국 공산당은 이념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사제도를 정착시켰다. 대표적인 인물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이다. 원자바오는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 강경진압을 반대하고 시위 학생을 격려하여 실각한 후 사망할 때까지 가택연금을 당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최측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바오는 살아남았으며 현재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존경받는 정치인 중 한 명이 되었다. 원자바오가 특유의 성실성과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중국의 정치체제가 그만큼 유연해지고 능력 위주의 인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셋째, 중국 정부는 한국이나 대만의 과거 권위주의 정부와는 달리 역사적 정통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즉, 사회주의 중국은 광범위한 인민의 참여와 지지를 통해 수립되었으며 이에 대해서는 공산당과 국민 모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중국 국민들이 실업이나 빈부격차, 부패 등 특정 사안에 대해서 강한 불만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단기간 내에 공산당과 체제 전반에 대한 반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장기적으로 중국 공산당은 민주화, 시장화, 세계화 등으로 인해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고비 때마다 중국이 보여 준 능력과 저력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공산당은 중국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새롭게 변모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 정상은 / 한남대학교 중국통상·경제학부 교수

2009. 1. 4. 20:37

2009년 세계경제 전망(LGERI)

2009년 세계경제 전망(LGERI)

제연구실 hjkim@lgeri.com

미국의 주택 채권 부실 문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신용경색, 자산 감소 효과, 환율의 급등락 등의 경로를 통해 실물 부문까지 파급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이와 같은 경기 침체 확산을 막기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재정지출 등 금융시장 조기 안정과 실물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춘 다각적인 정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08년 하반기 이후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는 세계 각국의 역사상 전례를 찾아 보기 힘든 과감하고 신속한 정책 대응에 힘입어 2009년 중반에 접어들며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09년 상반기에 1.3%, 하반기에 1.9% 성장하는 상저하고(上底下高)의 패턴을 보이며 연간 전체로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러나 대규모 부양 정책에 힘입어 경기 둔화 속도를 완화시킬 수는 있겠으나 워낙 부실의 골이 깊고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 본격적인 회복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즉, 2009년에 세계경제가 리바운드 조짐을 보인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성장세는 당분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으며, 진정한 의미의 회복은 글로벌 금융 불안과 실물경제 위축의 악순환이 진정될 2010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 목 차 > 
  
Ⅰ. 세계경제 동향  
Ⅱ. 글로벌 공황 막기 위한 각국의 정책 대응 
Ⅲ. 본격 회복 어려운 2009년 세계경제 
Ⅳ. 맺음말
 
  
 
Ⅰ. 세계경제 동향 
  
 
미국의 주택 채권 부실 문제로 야기된 글로벌 금융 불안이 자산 가격 폭락과 신용 경색, 개도국의 환율 및 외채위기 등으로 확산되면서 2008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신용경색, 자산 감소 효과, 환율의 급등락 등의 경로를 통해 실물 부문까지 파급되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3/4분기 이후 미국, 일본, EU경제권이 동시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1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경제도 9%대로 하락하면서 개도국 경제의 성장세마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 역시 선진국과 개도국 지표가 함께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계경제가 가까운 시기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2008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국 등 개도권 경제가 선진국의 성장세 둔화에 아랑곳 없이 높은 성장 추세를 유지해 낙관론이 힘을 얻는 듯 했다. 그러나 대 선진권 수출이 급감하고 금융 부문의 위기 해결 시도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하면서 하반기 이후 개도국 경제에 대한 전망 역시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세계적 실물경제 위축이 기업 부도 확대에 따른 회사채 시장 경색, 가계 부실 확산, 부동산 시장 냉각 지속 등을 촉발시키면서 금융시장을 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그 결과로 소비와 설비 투자가 더욱 둔화되는 악순환(downward spiral)이 거듭되고 있다. 
  
 
Ⅱ. 글로벌 공황 막기 위한 각국의 정책 대응 
  
 
세계 각국 정부는 이와 같은 경기 침체 확산을 막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책 대응의 초점은 금융시장 조기 안정과 실물경기 부양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으며, 큰 폭의 적자 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역시 이번 위기의 발원지라 할 수 있는 미국이다.  
 
1. 미국 : 연준과 백악관 중심으로 적극 대응 
 
미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양 방향을 모두 아우르는 다양하고 과감한 대책을 집행하고 있다. 우선 2007년 9월 이후 연방기금금리를 꾸준히 낮추어 4%에서 0%대까지 낮췄으며, 환매조건부채권(RP)을 비롯해 기간입찰대출(TAF), 기업어음(CP) 매입을 지원하는 등 달러화 증발(增發)을 통한 양적 금융 완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결과 미 연준의 자산 규모가 지난 1년 새 2.6배로 늘어 12월 18일 현재 2조3천억 달러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앞으로 페니매(Fannie Mae) 등 국책 모기지 업체들로부터 1천억 달러의 채권을 직접 매입하고,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채권과 모기지유동화증권(MBS)를 매입하며, 학자금과 자동차, 신용카드 등 소비자와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해서도 2천억 달러를 더 투입할 예정이어서 향후 미 연준의 자산 규모는 3조 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에도 적극적이다. 이번 위기가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 최종적인 전체 규모는 예측하기 힘들지만 경기하강의 정도에 따라 향후 2년 간 8천억~1조 달러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경기 하강 속도가 워낙 빨라 오바마 행정부는 취임 직후부터 각종 경기 부양책들을 서둘러 처리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1950년대 이후 최대 규모의 신뉴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이미 공언했으며, 도로, 공공건물, 다리 등 전통적 사회기반 시설과 초고속 인터넷 등의 IT기반 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대형 투자계획을 준비 중이다.  
 
2. 유럽 : 재정적자 확대에는 소극적 
 
유럽도 적극적인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재정적자 운용 폭을 제한하는 EU 공통의 재정건전성 권고 기준에서 자유롭지 않아 미국이나 중국만큼의 대규모 적자 재정 편성이 어려운 상황이며, 그 결과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의 대응 역시 유동성 위기와 신용경색 최소화를 위해 금리 인하,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한 은행자본 확충 등 적극적인 통화 및 금융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CB, 영국중앙은행(Bank of England), 스웨덴중앙은행(Riksbank) 등은 실물경기침체 속도가 더욱 빨라짐에 따라 올 10월 이후 3차례에 걸쳐 2%대까지 정책금리를 인하하였으나, 미국의 제로 금리 선언으로 조만간 금리를 더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밖에 혹시 발생할지 모를 은행인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예금보장한도를 2만 유로에서 5만 유로로 확대하였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관련 손실이 큰 은행들에 대해서는 은행자본 확충을 위해 공적자금을 직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팽창적 통화정책이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중개 기능이 상당 부분 마비된 상태에서는 금융, 통화 정책 효과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재정지출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EU위원회 역시 경기부양을 위한 일시적인 재정적자 운용을 승인한 상태여서 2009년에는 유럽 각국 정부가 재정 지출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원국들 임의의 재정적자 확대가 유럽 각국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이탈리아, 그리스처럼 그 동안 누적되어온 재정적자 폭이 상대적으로 큰 국가들의 경우 재정정책의 운용 폭이 더욱 제한될 수 밖에 없어 유럽지역의 재정정책은 미국, 일본, 호주 등에 비해 그 규모나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3. 중국 : 내수경기 부양에 전력 집중 
 
중국의 정책 대응은 금융 부문보다 실물부문에 집중되어 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금융 관련 대책은 금리 인하와 중소 수출기업 대상 신용 확대가 전부일 정도로 금융시장 안정화를 타깃으로 한 응급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이는 중국의 경우 은행 부문의 자산 규모가 큰 반면 첨단 금융기법 관련 노하우가 부족해 파생상품 관련 투자를 억제해 왔는데, 이런 규제가 결과적으로 미국 서브 프라임 위기의 불똥을 막는 방화벽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대응은 매우 적극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뒤이은 실물 부문 위축으로 중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 12월 9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4조 위안(5천5백억 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 방안을 발표했으며, 그 첫 걸음으로 내년 1사분기에 보급형 주택 건설 등에 중앙정부가 1천억 위안의 시범 투자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집행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2조 위안의 추가 재정지출은 중국 경제성장률을 2.8%p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NDRC는 4조 위안의 투자 중 중앙정부가 약 4분의 1인 1조1800억 위안을, 나머지는 지방정부와 사회기구가 담당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재원은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확대 정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중서부 투자 및 농촌지역 지원이 골간을 이루고 있는데, 이를 통해 중국 소비시장이 외연적으로 확대됨과 아울러, 토착기업 및 글로벌 기업들의 사업 인프라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재정지출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고 보장할 수 없고, 정부 지출의 과잉 중복투자와 부정부패 개입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요 지방정부들이 자체적으로 발표한 투자 계획이 이미 중국 GDP의 2/3 수준인 18조 위안에 달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공산당 중앙에서 ‘지방 재정확대 검사조’를 투입해 지방정부 차원의 재정지출에 대한 감독과 심사에 철저를 기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런 절차들을 감안할 때 경기대책의 효과는 즉각 발생하기보다는 내년 중반경에야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한편, 대규모 정부 지출 계획에도 불구하고 재정 건전성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중국은 지방정부의 공채 발행을 그 동안 허용하지 않았고, 중앙정부의 부채도 GDP의 30% 미만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막대한 국유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재원 마련에 곤란을 겪거나 그 과정에서 커다란 부작용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 일본 : 금융시장과 고용 안정 통해 내수 진작 
 
일본 정부도 극심한 수요 위축과 고용 불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화와 함께 실물 부문 대응에 적극적이다. 지난 8월 말 자원 위기 대책과 10월 말에 총 사업 규모 26조 9천억엔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데 이어 12월 19일에 추가 경기 부양책을 발표, 3개 대책의 중복 부분을 제외한 총 사업 규모는 75조 엔 규모에 달한다.  
 
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보증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을 안정화시키는 한편 성장능력 확충을 위해 에너지 절약 투자 촉진을 위한 세금 경감 제도 도입, 전자정부 추진을 위한 IT투자 등에 나설 예정이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각 가구에 대한 정액 지급 예산으로 2조 엔을 편성하는 한편, 1인당 최대 600만엔 규모의 주택 대출 감세, 고속도로 요금 인하, 기업에 대한 정규직 고용지원금 지급, 가정의 자녀 양육 지원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용 창출을 위한 기금의 설립, 재취업 지원 등에 나서게 된다. 또,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위해 지방 금융기관에 투입할 공적자금 확충, 기업이 발행한 CP 구입, 기업에 대한 저금리 융자 등의 재원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른 가시적인 정책 효과는 2009년 상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경기부양 효과가 조기에 사라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경기부양책을 계속 추가하고 있어 지난 2008년 2/4분기부터 시작된 실질GDP의 마이너스 성장세도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물론 이와 같은 주요국의 정책적 노력들이 100% 성공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통화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함정에 빠진다거나, 공공부문 투자 계획이 민간 부문의 투자를 구축해 전체적인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다. 이번 위기를 촉발한 부실 요인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2차, 3차 위험이 반복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공격적 투자로 인해 발생할 대규모 재정적자가 시한폭탄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수십 차례의 뼈 아픈 위기를 겪으며 축적한 경험이 적지 않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각국 정부가 보여주는 신속한 대응이 그 좋은 예다. 즉, 금융과 재정을 활용한 정책적 대응이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 얻은 학습 효과에 세계 경제 회복의 기대를 걸어 볼만하다. 
  
 
Ⅲ. 본격 회복 어려운 2009년 세계경제 
  
 
이와 같은 적극적 정책 대응에도 불구하고 2009년 세계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세계 동시불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연간 1.6%로 제2차 유가파동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선진국 및 주요 개도국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겠지만 이런 정책들은 경기 침체 속도를 완화시킬 뿐 극적인 추세 반전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는 선진권 경제 성장률이 대부분 -1%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 상반기에 가장 어두운 터널을 지나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 중에는 각국의 부양 정책이 조금씩 성과를 내면서 성장세의 하락 행진이 멈추고 1.9% 성장하는 등 다소나마 회복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기부양책에 힘입은 2009년 하반기의 리바운드가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을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자산 버블 조정이 2009년 하반기까지 일단락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으며, 각국의 정책이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융부실과 실물경제의 동시 불황 구조는 W자나 L자 형을 나타내며 지속될 수 있다.  
 
결국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리바운드 조짐을 보이더라도 그 이후의 성장세는 극히 불안정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경제의 본격적인 회복은 적어도 2010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설상가상으로 각국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및 경기 부양책이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선진국에 이어 개도국 경제까지 마이너스 성장에 빠지는 1930년대 대공황 수준의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 선진권 경제, 2009년 중 마이너스 성장 지속  
 
이처럼 2009년 전망이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선진권 경제의 부진이다. 2009년 중에 미국, 일본, 유럽이 동시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선진권 경제가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는 부동산 버블 붕괴, 서브프라임 관련 증권화 상품의 부실화,  금융기관의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금융과 실물경제의 악순환이 경제성장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일본 경제는 수출 수요 둔화, 엔고에 따른 수출채산성 악화가 경제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정책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할 2009년 하반기에는 마이너스 폭을 다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연 평균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계속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 공산이 크다.  
 
미국 
 
미국경제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이어지면서 신용경색과 심리적 위축에 따른 급격한 경기침체를 맞고 있다. 고용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고 부동산경기도 다시 악화되고 있어 당분간 미국경기의 빠른 하강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내구재를 중심으로 소비감소가 이어지고 기업투자의 위축도 향후 가속될 전망이다. 특히 세계경기 위축과 달러화 강세로 올해 미국경기를 이끌었던 수출부문이 크게 둔화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 역시 떨어질 전망이다.  
 
미국경기는 국내외 수요 위축에 의한 기업부실 확대로 금융기관의 어려움이 재차 가중되고, 여기에 가계 부실과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빠른 하락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는 금년 3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크며 하반기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더라도 회복세가 미약해 연간으로는 마이너스 성장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미국경기 반등의 모멘텀은 오바마정부의 경기대책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하강이 빠른 만큼 경기부양책의 규모도 커질 예정이다. 경기부양의 규모는 확실치 않으나 향후 2년간 최소 5천억 달러에서 1조 달러 규모의 부양이 예상되며 이는 GDP의 2~4%에 이르는 규모이다. 경기부양은 상당부분 국채발행을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해외부문에서 상당 부분 자금조달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 연준의 매우 공격적인 통화확장 정책과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하반기 경부터 미국경제는 급격한 침체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기관의 신용 위축 현상이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현재 높은 수준인 가계 부채 조정 역시 그 기간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경기부양 과정에서 누적된 재정적자로 인해 2010년 이후 다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1990년대 이후 미국경제는 줄곧 차입을 통해 성장을 유지해왔는데,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는 속도는 빠르겠지만 차입을 통한 성장 구조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어 본격적인 경기 확장 국면으로 돌아설 때까지 경기부진과 회복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유럽 
 
2008년 상반기,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긴축정책이 소비 둔화와 설비투자 조정을 이끌면서 둔화되기 시작한 유럽경제는 이어서 나타난 금융중개 기능의 마비, 신용경색, 기업자금조달 어려움 심화 등으로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 하락도 금융불안과 함께 소비 위축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수요 둔화가 더해지며 유로지역을 침체 국면으로 빠뜨렸다. 독일과 같이 수출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던 국가들이 타격을 직접적으로 입었으며,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 주요국 대부분이 전 분기 대비 성장률 기준으로 2008년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마이너스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경기침체는 그 동안 낮아졌던 실업률을 다시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소득 원천의 상실을 의미하여, 이로 인해 소비의 더욱 큰 위축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적어도 2009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통화 및 재정정책 효과 가시화, 국제유가 급락, 주택시장 조정 속도 진정 등이 예상되는 2009년 하반기에는 회복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일본 
 
일본경제는 그 동안 소비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수출과 투자에 힘입은 회복세를 보여 왔는데, 세계경기의 악화에 따라 수출이 급락함으로써 2008년 2/4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장기불황기에는 경기가 후퇴 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엔화가 약세를 보였으나 이번에는 저금리 엔화 자금을 활용해 왔던 투자가들이 글로벌 위험자산 가격의 폭락으로 인해 엔화 차입을 상환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엔고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수 및 수출 수요 악화와 엔고의 동시 발생에 의한 이중 충격으로 일본 대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으며, 그 결과 2008년 1~11월 동안의 상장사 부도 건수가 30건에 달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기업 수익 악화에 따른 투자 억제, 인원 감축 등의 구조조정으로 소비수요 역시 빠르게 위축되고 있어 2009년 일본경제는 1%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일본정부가 준비 중인 총 사업 규모 75조엔, 실질 재정지출 규모 12조엔(2007년 경상GDP의 2% 수준)에 달하는 추가 경기 부양책이 과거와 달리 신속히 집행될 가능성이 높아 일본경기의 누적적인 악화를 완화하는 데는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 개도권 경제, 내수 진작 효과에 한계  
 
개도권 경제는 선진국 수요의 급감과 국제금융 불안으로 2008년 하반기 이후의 성장률 하락세가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에콰도르 등으로 파급된 개도국의 외환위기가 BRICs 등의 거대 신흥시장까지 파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중국, 브라질 등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나서면서 개도국경제는 선진국경제와 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개도국 경제는 대외 의존적 성장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수출 감소의 타격을 크게 받을 것이 분명하다. 나아가 투자와 소비 역시 글로벌 경기 악화의 파급효과로 인해 위축될 여지가 크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처럼 경제성장률이 반토막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투자가 소비에 비해 경기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해온 점을 감안할 때,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소비 부문보다 투자 부문의 둔화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개도권에는 중국 등 오랜 기간 흑자 재정을 유지해 온 나라들이 많아 공공 부문의 투자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기 때문이다. 
 
한편, 개도국 중에서도 인도나 브라질처럼 내수 부문 비중이 큰 경제는 글로벌 경기 불안의 충격을 다른 지역에 비해 덜 받겠으나, 중동이나 러시아처럼 경제의 자원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원 부국들은 에너지 자원의 생산량 감소와 국제가격 하락, 외자 유출에 따른 국내 신용 경색 가속으로 실물 경기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중국 
 
글로벌 실물경기가 급락하면서 중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 분명하다. 올해 하반기 수출·입 추이를 볼 때 내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내년엔 글로벌 경기 악화의 파급효과로 투자와 소비 모두 위축될 것이 분명하다. 투자가 소비에 비해 경기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반응해온 점을 감안할 때,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소비 부문보다 투자 부문의 둔화세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처럼 경제성장률이 5~6%대까지 하락하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확장 우선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이 올림픽 기간이었고 정책 집행 시점부터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의 시차를 감안할 때 내년 중반쯤엔 경기하강 국면이 진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성장률을 전망하는 데 있어서는 정부의 의지, 즉 ‘중국 공산당이 어느 정도까지 성장률 하락을 용인할 것인가’와 ‘중국 정부의 통제력이 얼마나 유효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영향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가정하면, 정부가 커다란 제약 없이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7%대의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 
  
인도 경제의 성장률은 작년 9%에서 올 회계연도 1분기(4~6월)에는 7.9%, 2분기(7~9월) 7.6%로 연속 하락했다. 최근 인도 경제는 국제유가 하락, 인플레이션 완화 등으로 경제여건이 다소 완화되는 듯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뭄바이 테러 등 연이은 악재 출현으로 인해 경기반등의 모멘텀 확보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성장률 하락에서 보듯 인도 경제의 가장 큰 고민은 마땅한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산업생산지수가 2분기 4.5%로 전년 동기 8.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소비도 물가폭등과 가계실질소득 감소로 올 9월까지 증가율이 4.7%에 머물렀다.  
 
투자는 인플레를 잡기 위한 고금리 정책과 업종별 구조조정으로 인해 총고정자본 증가율이 작년 13.8%에서 올 9월 한자리 수(9.6%)로 떨어졌다. 교역 부문도 상반기 유가 급등, 환율 상승, 수출대상국 경기침체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폭이 전년 동기에 비해 67%나 증가함에 따라 올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작년의 세배를 초과할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부양을 위해 약 6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인도 중앙은행도 2004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9%에서 8%로 인하하고 민간은행 지급준비율도 9%에서 6.5%로 대폭 낮추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소비세, 유류세 인하, 은행의 외화차입 한도 확대 등 모든 정책수단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차원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7~8% 이상의 고성장 지속 가능성은 그리 밝지 않다. 가계 실질소득감소에 따른 소비둔화,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수익감소와 구조조정을 위한 신규투자 축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외국인투자 회수 및 신규투자 유보 등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2003년 이후 첫 감소세로 전환한 수출도 수출대상국의 경기침체로 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브라질 
 
대미 의존도가 높은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이 큰 폭의 둔화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브라질은 글로벌 경기 불안의 영향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수년 간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출 의존도가 다소 높아진 측면은 있으나 내수 비중이 여전히 크고 국내투자 기여도 역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경제가 갖고 있는 약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 경제주체들의 대응 상황 등을 분석한 결과 이번 글로벌 경제불안으로 인해 브라질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금융과 수출금융 등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 정책이 효과를 얻고 있고, 할부금 상환의 바탕이 되는 고용 환경도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브라질,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 넘을 수 있을까,” LG 비즈니스인사이트 1019호 참고>. 
 
물론 브라질 경제 역시 3% 내외의 저성장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겠지만 지난 몇 년간에 비해 부진한 성장을 보일 것이 확실하고, 민간 부문의 투자가 크게 줄어드는 데다, 평가 절하에 힘입은 가격경쟁력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출 둔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0년 간 브라질의 평균 성장률이 2.8%였고, 세계 주요국들에 대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3%대 성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지난 8년간 연평균 경제 성장률 7%를 기록한 러시아는 전체 수출의 61%, 정부 재정 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너지 자원의 생산량 감소와 국제가격 하락, 국내 신용의 경색 가속에 따라 실물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경기 급랭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가 급등을 발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까지 낳았으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국제유가의 하락세 전환, 글로벌 금융위기 심화 등에 따라 국내에서는 외자 이탈이 나타나고 해외에서는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신용 경색이 가속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민간 부문에서는 건설, 자동차, 유통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생산과 소비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신용 경색에 따른 실물 경기 침체를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신용 경색과 경기 하강 압력을 줄이기 위해 구제 금융을 통해 민간 부문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나선 데 이어, 원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원유 수출세를 낮추고 내수 진작을 목적으로 부가세 부담을 완화해 왔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이라는 대외 변수의 악화, 구제 금융을 집행하는 국영은행의 비효율성, 구제 대상 선정의 정치적 고려 등에 따라 실질적인 정책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정 수입 감소, 두 자리 수의 높은 물가 상승률 지속 등이 추가 대책 마련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동 
 
올 상반기 중동 경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했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과 두 자리수대 임금 인상 등에 힘입어 소비도 크게 늘었다. 투자도 각국의 확대된 재정 여력에 기반해 큰 폭 늘어났다. 대다수 산유국은 대규모 부동산 건설 및 플랜트 부문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투자를 유행처럼 일으켰고 그 결과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의 올 신규 프로젝트 추진 발표 규모만도 약 5~6천억 달러에 달했다. 교역에 있어서도 8월까지의 유가급등에 힘입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약 4,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9월 이후 상황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경기 침체로 국제유가가 올 최고가 대비 1/3 이하 수준으로 급락했다. 유가 폭락은 중동 산유국 GDP의 19%에 달하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크게 감소시켜 내년에는 9% 수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OPEC의 추가적인 감산조치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지속적인 원유수요 감소로 빠른 시일 내에 유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시장 불안 장기화 가능성, 부동산시장의 외국인자본 이탈과 가계대출 부실화, 자금경색에 직면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중동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각국은 1천억 달러 이상의 경기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은행예금 지급보증, 서민가계 지원책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석유의존도 때문에 국제유가가 회복되지 않는 한 성장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Ⅳ. 맺음말 
  
 
글로벌 경제 불안의 실체가 아직 다 드러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세계경제의 향방을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새로운 불안 요인들이 얼마나 더 잠재해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의 전망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알려진 정보들을 토대로 분석한 전체 결과를 종합해 볼 때, 2009년 세계경제는 다음의 세 가지 이슈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이번 위기의 장기화 여부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의 경제위기들은 다양한 회복 패턴을 보여줬다. 1997~8년 아시아 외환위기처럼 V자를 그리며 단기간에 부진에서 벗어난 경우도 있지만, 1930년대 미국 대공황처럼 더블 딥에 빠지거나 일본의 장기불황처럼 L자형 침체를 그리며 10년 이상 지속된 적도 많다. 따라서 2009년 상반기를 지나며 세계경기의 둔화세가 다소 진정되더라도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완전한 회복인지 W나 L자형 회복의 시점인지를 주의 깊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유방임과 규제를 둘러싼 줄타기이다. 이번 위기의 단초를 제공한 미국 금융시장의 감독 실패는 자유방임적 시장 질서 하에서 적절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얼마나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이는 곧 새로운 감독 체계 및 규제 확대의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주의할 점은 그 적용 범위가 금융시장뿐 아니라 교역을 비롯한 환경, 노동 등 실물 경제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각국, 혹은 각 기업들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관련 정부와 기업들은 향후 전개 방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 위기 이후의 기회에 대비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를 겪을 때마다 기업의 순위가 크게 변해 왔기 때문이다(<그림 8> 참고). 1987년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기업순위 변화 추이를 비교해 보면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난 직후 기업들의 순위 변화 폭이 컸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존 여력을 소진해 버린 기업들에게는 죽음의 기간이었지만, 경쟁력을 지켜 낸 기업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 결과는 굳이 기업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 경제가 이번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 시점에서 위기의 지속 기간과 회복 시기를 명확히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2009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출처 :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2009. 1. 4. 20:04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경제연구실 gtlee@lgeri.com


세계경기 급락과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경기는 2008년 4분기 이후 가파르게 하강하면서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세계경기와 동조화가 심해지고 있는 국내 실물경기의 하강추세는 2009년 중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선진국에 대한 내구재 수출과 개도국에 대한 자본재 수출이 위축되고 수출단가도 하락하면서 2009년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둔화에 따른 소득창출 부진과 신용공급의 제약으로 내수경기의 침체도 이어질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소비 및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 경에는 세계와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가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성장률을 약 1%p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내년 중 국내경제 성장률은 1%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위축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2009년 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2008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 및 환율이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기록할 것이며 경상수지도 소폭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 목 차 > 
  
Ⅰ. 향후 경기의 흐름 
Ⅱ. 대외거래 
Ⅲ. 내수경기 
Ⅳ. 맺음말
 
  
 
Ⅰ. 향후 경기의 흐름 
  
 
4분기 이후 실물경기 급락 
 
국내 실물경기는 2008년 1월 이후 하향국면을 지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동안에는 유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가 내수경기를 악화시키면서 경기를 하강국면으로 이끌었다면 하반기 이후부터는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도 커지고 있다. 특히 4분기 들어 경기는 급격하게 하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기관 부실화는 경제주체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크게 확대시켰고 이는 금융 측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그리고 실물경기 측면에서는 디레버리지(de-leverage)를 통한 수요의 급격한 위축이라는 현상을 낳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외화유동성의 급격한 유출 등으로 심각한 신용경색이 발생했고 경제주체들의 내수심리도 빠르게 악화되었다. 
 
또한 세계적인 수요위축으로 그동안 성장을 지지해주던 수출도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급격한 매출저하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기업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의 부실우려도 커지고 있다. 4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전년동기비로도 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와 같은 실물경기 급락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몰락을 계기로 경제주체들이 이제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불안심리를 수요위축이라는 경제행동으로 일시에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급격한 수요위축은 기업수익 악화를 통해 금융부실을 확대시켜 다시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제상황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것으로 생각되어 당 연구원은 10월에 발표했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자 한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 
 
정부의 금융안정대책 효과로 금융부문의 극심한 불안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기업들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어 신용경색과 이에 따른 실물경기의 하강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가격 하락과 고용위축으로 미국의 경기침체가 가속되면서 선진국이 2009년 중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도국 경기도 성장세의 큰 폭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우리나라와 세계경기의 동조화 현상은 2009년 중에도 지속될 것이다(박스기사 참조).  

  

2009년 상반기까지 수출이 금액기준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수출에 따른 소득창출이 크게 줄어들고 이것이 내수경기 및 고용에도 파급될 것이다. 세계적인 생산설비 조정으로 설비투자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2009년에는 아시아국의 자본재 및 중간재 공급국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의 수출이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선진국으로의 내구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동안 장치산업 부문에서 설비를 확장시킨 개도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가격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2009년 초반까지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이후에도 금융기관의 신용창출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둔화에 따른 소득창출 부진과 신용공급의 제약으로 내수경기의 위축도 이어질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소비 및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로 고용위축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취업자 증가수가 마이너스에 이르고 이에 따라 고용저하와 소득 및 수요창출 둔화의 악순환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부양책이 없을 경우 마이너스 성장  
 
경기를 하락시키는 국내외적인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위적인 수요부양이 없다면 수요위축과 고용감소의 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심각한 경기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는 2009년 중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공표하고 있다. 2009년 하반기 중에는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세계경기의 하강추세도 완화되면서 국내경기의 빠른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정책의 조기집행이 예상되고 있으나 신용경색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 정책의 효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9년 하반기 경기는 본격적인 회복이라기보다는 가파른 침체에 따른 상대적 안정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부실과 실물경기 하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기침체는 일반적인 경기하강보다 기간이 길고 폭도 깊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과잉부채와 금융부실 문제가 금융기관의 신용창출 여력을 위축시키고 가계의 신용도를 떨어뜨려 실물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과잉유동성 발생에 따른 부채 누적으로 현재 디레버리지 과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9년 중에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조정이 2008년 4분기 이후 본격화되어 2009년 중 계속되면서 소비의 회복세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불확실한 세계경제 상황으로 투자심리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중 국내경제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1.6% 전망)과 비슷한 1.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현재 발표된 정책이 제대로 수행될 경우 성장률을 1%p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박스기사 참조). 금융시장 지원 등 통화정책의 효과까지 감안할 때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2009년 중 국내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반기 중에는 0%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중 3% 내외로 성장률이 반등할 전망이다.  
  
 
Ⅱ. 대외거래 
  
 
수출 및 경상수지 
 
개도국의 수입수요 확대와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2008년 3분기까지 20%대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우리 수출이 2009년에는 급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선언한 가운데 2009년에는 이들 모두가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도 그간의 고성장 기조에서 한 단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주력 품목의 구성으로 볼 때 세계의 수입수요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먼저 선진국에서는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따라 내구소비재에 대한 구매가 가장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자동차, 가전 등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 급락으로 인해 2009년에도 對선진국 수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본재(2008년 10월 현재 48.9%)에 대한 수출 전망 또한 마찬가지이다. IT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 부문이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위축이 발생함에 따라 글로벌 재고조정과 투자위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근래까지 호조를 보였던 석유제품, 화공품, 철강제품, 기계류 등도 향후 재고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신흥국들의 경기 하락세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으로 가중평균한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체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다소 높게 나타난다(<그림 4> 참조).  

 

단가 하락으로 마이너스 수출증가율 예상 
 
2009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올해와 비슷한 1,1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유럽 등 경쟁국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절하될 것으로 예상되어 환율여건은 2008년에 비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평가된다. 2009년 수출물량 증가율은 2008년의 6%대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경제 성장률보다는 높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그림 5> 참조).  

 

반면 수출단가는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으로 떠오른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철강 제품 등은 그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 효과를 크게 누려온 제품들이다. 그러나 해외수요 급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2004년 중반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우리 수출품의 가격 또한 급격히 떨어져 2009년 중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수요감소로 더욱 좁아진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IT제품들의 단가 하락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금액기준 수출은 2008년 대비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감소, 여행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는 흑자 
 
2008년 원자재 수입가격의 급등으로 60억 달러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경상수지는 2009년 중에는 70억 달러 가량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2008년보다 늘어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요기반 약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단가 급락으로 인해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여행수지의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축에 따라 소득탄력성이 큰 여행지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2009년 초반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외여행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서비스부문 경쟁력 저하로 사업서비스 부문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서비스수지의 가장 큰 적자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Ⅲ. 내수경기 
  
 
소비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2008년 소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단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소득의 상당부분이 수입으로 유출되어 실질국민소득(GNI)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소비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4분기 이후 유가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되고 있으나 실물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중에도 민간소비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측면을 보면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 교역조건을 개선시키겠지만 이제는 수출이 급락할 것이라는 점이 소득수준을 크게 높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 수익성 악화가 고용감소로 이어지고 임금상승률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2009년 중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은 2009년 중 0%대의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격 하락이 부채조정 가속화 
 
자산가격의 하락도 소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8년 말 주가는 연평균 대비 20% 이상 떨어져 있어 2009년 중 크게 상승하지 않는 한 2008년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소비의 행태방정식을 이용하여 보면, 소비는 실질소득(GNI)과 주택가격, 주가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표 3> 참조).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역(逆)의 자산효과가 발생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89.6%에 달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산가격 하락으로 가계들의 부채감소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비하기보다는 부채를 상환하려는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기관들도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저하 등으로 가계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이후 두 차례의 가계부채 조정기는 평균 2년 이상 지속되어 왔고 현재의 부채조정이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9년 중에도 가계의 부채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6> 참조).  

 

감세, 고용진작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소비의 급속한 침체를 막아주는 요인이 되겠지만 2009년 상반기 중 소비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경기정책의 고용효과가 커지면서 민간소비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으로 1% 내외의 저조한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공급과잉으로 재고조정 및 신규투자 위축 예상 
 
세계경기 급락으로 설비투자 조정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기계수주액 등 투자의 선행지표들 역시 설비투자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세계경제의 잠재성장 능력 저하로 수요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5% 가까운 세계경제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의 빠른 확충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2009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1~2%대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대규모 재고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실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을 통해 본 기업의 투자심리는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다소 긍정적인 측면은 우리나라의 과잉설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설비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생산증가에 대응해 왔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의 보수적인 경영분위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2001년 이후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평균 3.1%에 그쳤다. 
 
IT산업 투자둔화 폭 클 전망 
 
그렇지만 2009년 중 설비투자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설비투자는 그 속성상 GDP, 민간소비보다 변동성이 큰 측면이 있다. 국내외적으로 설비투자의 변동성은 GDP의 약 4~5배에 이르러, 향후 설비투자의 변동폭이 실질GDP 증가율의 변동폭보다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그림 7> 참조).  

 

산업별로 보면 국내 설비투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IT산업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경쟁과열로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고 2009년 수요감소에 대비해 주요 기업들이 감산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2009년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의 설비투자가 2008년 대비 약 27%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내구재소비 위축으로 LCD 등 가전부문 투자도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설비투자 증설을 기대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 산업 역시 국내의 경우 그 동안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설비투자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투자 조정 폭을 확대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설비투자 중 외부자금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금여력이 취약하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제약될 전망이다. 투자여력이 남아 있는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설비투자 증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건설투자 
 
미분양, 부동산가격 약세로 민간 주택투자 부진 지속 
 
2007년 잠시 회복기미를 보이던 건설투자는 2008년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장기적인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대규모 균형개발사업들의 본격적 추진에 따른 공공 토목수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 수급불균형에 따른 미분양 누적 등으로 주거용 건축투자가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민간 건설부문의 위축현상은 2009년 중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부동산가격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그림 8> 참조). 미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가격 하락추세가 2009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개도국 시장으로 파급되려는 조짐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전국 주택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가격거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기적 성장잠재력 둔화로 부동산으로부터 얻어지는 미래소득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실질가치(fundamental value)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의 실질수급과 관련된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 예상은 자산으로서의 주택의 기대수익을 떨어뜨려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욱이 2008년 9월 현재 미분양주택이 15.7만호로 크게 누적되어 있는데 이는 연간 주택건설호수의 3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결국 2009년 중 수요부진과 재고해소로 인해 주택공급의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재정지출 효과 본격화 
 
여기에 부동산 개발금융(PF)을 통한 주택공급이 제약될 것이라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008년 6월 현재 7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PF 중 저축은행 등을 통한 사업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 2009년 중에는 신규 공모가 위축될 것이다. 부실 건설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건설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제약될 것이다. 소비와 투자의 위축으로 상가나 공장 등 비주거용 건설투자도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공공부문의 토목건설 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정비 및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목적으로 한 2009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008년 대비 26.9% 증가한 24.7조원에 이르고 있다. 재정지출이 실제 건설투자로 이어지는 시차를 고려할 때 공공투자 증대는 2009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로 및 철도 부문과 4대강 정비 부문 등에 SOC 투자가 집중될 계획이다. 또한 최초 분양이 2009년에 집중되어 있는 2기 신도시 공급물량 확대 등의 요인이 민간부문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09년 전체 건설투자는 상반기 중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될 전망이다.  
 
물가 
 
소비자 물가 하향 안정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급등 속에 환율 상승까지 이어져 2008년 상반기 4.3%, 3분기 5.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세계경제 침체 우려 속에 물가불안의 주요인이었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이하로 급락하였고, 국내 실물경제 역시 크게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근원물가지수가 여전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실물경기 침체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심각히 우려되었던 물가의 2차 파급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국제유가, 총수요압력 변수를 이용하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행태방정식을 추정, 요인별로 분해해보면 2008년에는 모든 변수들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2009년 중에는 유가와 총수요측면에서 물가하락 압력이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그림 9> 참조). 국제유가는 2009년 중 2008년 평균 대비 5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총수요압력 역시 국내경기 침체에 따라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분기까지는 환율의 영향으로 3%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이후 점진적인 안정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 경기의 상대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안정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200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2%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2009년 취업자수 2008년보다 줄어들 전망 
 
2009년에는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수 증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위축으로 전통적으로 고용을 크게 흡수하던 서비스업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수출기업들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신규인력 채용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정규직이나 장기근속자에 대한 정리해고, 명예퇴직의 실시 등이 취업자수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계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파산에 따른 해고자, 실업자도 늘어나 취업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다. 
 
GDP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인력의 수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그림 10> 참조) 이러한 취업유발계수의 장기추세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2009년에는 우리 경제가 약 2%대 후반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2008년의 취업자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장기계약에 따른 고용의 경직성으로 고용수준을 전년과 같이 유지하는 임계성장률은 2%대 후반보다 좀 더 낮을 수 있다. 그러나 2009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크게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취업자수는 2008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수요부문별로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취업유발효과가 큰 소비나 투자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어 고용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실업률은 여전히 3%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 여력의 약화, 청년층의 구직기간 장기화에 따른 실망실업자화 효과 등으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에서 탈락하여 비경제활동인구화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이 심화될수록 고령 인구는 구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경제활동참가율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구직기간도 점점 더 길어지면서 그 중 구직활동을 아예 단념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Ⅳ. 맺음말 
  
 
2009년 우리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수요침체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기업부실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관련된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2009년 상반기 중 지속될 것이다. 고용창출의 저하,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취업자수가 줄어들면서 고통을 느끼는 가계의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감소와 수요둔화의 악순환을 막지 못한다면 부실해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금융기관들은 더욱 몸을 사리게 될 것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겠지만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충격으로 인해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쓰러지게 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장기적 성장잠재력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요의 부양을 통해 경기위축이 우리경제의 성장기반에 손실을 주는 것을 막는 것이다.  
 
정부는 금리인하 등과 함께 대규모 재정정책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경기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과감한 금융완화 기조를 통해 원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여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하락 압력을 완화시켜야 한다.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인하만으로는 바로 소비나 투자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공공투자 확대, 고용진작 등 재정팽창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내수부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떨어지는 국가들도 대규모 부양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도 다소의 재정적자 부담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정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계획된 부양책들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세의 일시적 감면 등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세제정책을 병행하고 이미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지출의 일정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지출의 경우 계획의 수립과 실행에 따른 시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경기상황을 신속히 판단할 수 있는 지표들의 기준치를 정하여 실제 경기가 이보다 크게 위축될 경우 추가경정 예산 수립 등을 통해 경기 부양의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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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24. 13:55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미국의 명품 핸드백 시장에서 코치(Coach)는 구찌나 루이비통보다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코치 핸드백이나 지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제공함으로써, 가격 비싼 명품 앞에서 좌절해야만 했던 소비자들을 코치 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치가 미국과 캐나다 여성 소비자들을 조사했더니, 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코치'를 주거나 받고 싶다고 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한 코치의 성공비결을 따라가 보자.


‘코치' 나가신다,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물렀거라!

단단히 짜여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는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도 신화가 일어난다. 난공불락의 거대한 골리앗 기업을 무너뜨리는 다윗 기업은 각 영역마다 있다.

명품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루이비통·불가리·에르메스 등 오랜 전통의 유럽 브랜드가 지배하는 럭셔리 비즈니스 세계에 핸드백으로 유명한 미국의 코치(Coach)는 이단아다. 1941년에 세워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코치라는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려 활동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코치는 빈티지가 중요한 명품의 세계에서 짧은 이력과 비(非)유럽 호적을 달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치의 신화는 단순히 명품 세계의 경이로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성과 좋은 50대 기업' 순위에서, 코치는 덩치가 20배가 넘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펩시코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코치는 지난해에도 이 리스트 2위에 올랐다.

 

코치는 지난 3년간 24%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과 61%의 투자자본수익률을 올렸다. 기업의 꿈인 ‘성장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 성과를 순위로 반영한 것일 뿐이다. 코치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가격 착한 명품으로 성공가도 개척

코치는 기존 명품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키워드는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 우리말로 풀면 ‘착한 가격의 명품'쯤 된다. 명품을 열망하지만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이 너무 높아 좌절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고, 좋은 재질과 숙련된 기술로 만든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코치는 명품 반열의 핸드백을 200달러대에 내놓아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어포더블 럭셔리는 제품의 질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다. 크기를 줄여 소품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가격을 떨어뜨린다. 명품을 이제 막 구입하는 ‘명품 구입 초년생'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코치의 전략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멋을 내려는 현대 젊은 여성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졌다. 코치가 올 초 실시한 조사 결과, 여성들은 경기침체로 다른 씀씀이를 줄이더라도, 핸드백은 더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구매율 90%에 이르는 고객 충성도

코치는 북미(北美) 시장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가장 강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미국 프리미엄 핸드백 시장에서 코치의 시장점유율은 26%로 유럽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나 구찌·프라다보다 두세 배 높다. 미국 시장에서 코치 제품의 재구매율은 90%에 이른다.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다시 코치 제품을 구입한다는 얘기다.

안드리아 쇼 레스닉 코치 수석부사장은 “코치는 아시아의 역사에서 보면 짧을지 모르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오래된 브랜드”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디자인 클래식'이라는 콘셉트가 북미 소비자들과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치는 1980년대 월가의 여성 뉴요커들이 강하게 보이기 위해 정장 차림에 각진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고 이후에는 보다 여성스런 소품을 찾게 되는 등 유행의 트렌드를 같이 호흡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코치의 조사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여성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코치 핸드백을 첫 번째로 꼽았다. 나머지 핸드백 브랜드는 5위 안에 이름이 없었다. 대신 다른 명품 보석, 스파 이용권, 아이팟, 평면 TV 등이 선호 상품으로 꼽혔다. 코치는 적어도 북미에서 현대 여성들의 라이프사이클을 붙들고 있다는 얘기다.


매직(Magic)과 로직(Logic)의 결합, 새로운 명품의 탄생

그렇다면 ‘어포더블 럭셔리'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충성도 강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류 프랭크포트 코치 최고경영자(CEO)는 “매직(Magic·마술)과 로직(Logic·논리)의 결합”이라고 공개한다.

‘매직'이란, 트렌드를 이해하고 훌륭한 제품에 대한 감각과 본능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순간에 딱 맞는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다. 코치의 매직은 ‘토미 힐피거'의 디자이너 리드 크래코프를 스카우트하면서 비약했다. 청바지를 즐겨 입는 크래코프의 현대적 감각은 화려한 색상, 도회적이면서도 세련된 코치의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이런 매직은 엄격한 논리로 보완된다. 접근 가능한 모든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 ‘로직'이다. 코치는 소비자의 태도와 만족도를 측정하는 광범한 계량적 방법을 1990년대 후반부터 도입했다. 예를 들어 코치의 단골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주기를 관찰했더니 대개 3~4주에 한 번꼴로 조사됐다.

코치가 자랑하는 ‘매달 신제품 출시' 전략은 이 단골손님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또 고객 1만 명과 파일럿 시장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주부들이 핸드백을 사기 위해 쓸 각오를 하고 있는 금액이 평균 328달러라는 통계를 가격 전략에 이용했다.

 


코치의 성공신화, 세계적인 불황 속에도 계속될 것인가

코치의 높은 성장과 이익은 강한 성과중시 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30명의 경영진들은 회의 시작 직전 각종 경영지표를 알리는 음성 메일을 받는다. 회사 주가가 신기록을 갈아 치울 때마다 전 직원에겐 이메일이 발송된다.

코치는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목표를 정하고 있다. 직원들의 보너스와 각 매장 매출 목표도 이런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올라가야만 하는 코치의 문화에 대해 “코치는 어떤 의미에서 자기 자신이 이뤄 놓은 성공의 희생자”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성장을 독려하는 코치의 전략은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다. 코치는 북미에 318개의 럭셔리 매장과 103개의 팩토리 아웃렛(제조사가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상설할인 매장)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40개씩 점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경제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럭셔리 매장의 매출은 줄고 있지만, 팩토리 아웃렛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코치의 이익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말에 끝난 1분기 결산에서 코치의 순이익은 5.8% 줄었다. 전체 매출은 11% 늘었지만, 럭셔리 매장의 매출 감소와 할인 폭 증가로 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치는 크리스마스 세일 행사가 끝나는 12월 말 결산에서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만 달러 가량 늘어난 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치의 기적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불황을 어떻게 돌파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류 프랭크포트 CEO는 지난 11월 20일 코치의 주가가 주당 13달러 93센트로 떨어지자, 자사 주식 5만주를 사 모았다. 적어도 코치의 경영진은 성공신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 박종세 / 조선일보 뉴욕 특파원

2008. 12. 24. 13:47

[2008년을 되돌아본다 3편] 녹색산업 / 그린오션을 향한 발빠른 움직임, 식을 줄 모르는 그린 열풍

[2008년을 되돌아본다 3편] 녹색산업 / 그린오션을 향한 발빠른 움직임, 식을 줄 모르는 그린 열풍

모든 지표의 움직임이 둔화세를 보인 2008년, 지속성장을 멈추지 않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녹색산업이다. 불황의 여파에도 그린 테마주의 고공행진은 이어졌으며 전 산업 분야에서 그린 비즈니스의 강화 또는 신규 진출을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기업들은 남보다 한 발 앞서 녹색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녹색산업에 불고 있는 그린 열풍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2009년은 역으로 녹색산업 분야의 최대 호황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녹색성장을 통해 다음 세대가 10년, 20년 먹고 살 거리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창했다. 이후 2008년 하반기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그린' 열풍에 휩싸였다. ‘위대한 국민, 새로운 꿈'이라는 제목의 이날 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5% 남짓한 에너지 자주개발률(국내 업체에 의한 해외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값으로 흔히 한 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를 측정하는 지표)을 임기 중에 18%, 2050년에는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의 단계적 부양과 ‘그린 홈 100만 호' 프로젝트, ‘세계 4대 그린 카 강국' 도약, LED(Light Emitting Diode: 발광 다이오드) 등 그린 에너지 기술개발 실천 과제도 내놓았다.

 


시장에 부는 녹색 바람

당장 주식시장이 요동쳤다. 다음날 개장과 동시에 태양광과 하이브리드카, 원자력, 풍력 등 관련주들은 일제히 급등했다. 이른바 ‘그린 테마주'의 고공행진은 이후 세계 경제의 침체 국면에도 끄떡하지 않는 뚝심을 보이고 있다.

전 산업 분야에서 너도 나도 그린 비즈니스의 강화 또는 신규 진출을 선언하고 나선 것도 올해 국내 산업계의 특징 중 하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이용한 휴대폰과 브롬계 난연제 및 PVC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휴대폰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삼성SDI도 올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2차 전지사업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삼성물산은 전남 진도군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비롯해 수소 연료전지사업, 친환경 주거공간인 ‘E-큐빅'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9월 경북 김천시에서 태양광발전소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LG그룹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 한 해였다. 먼저 LG전자가 지난 2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환경전략팀을 전면 개편, 인력 규모를 기존 20명에서 50여 명으로 늘렸다. LG화학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감축사업인 청정개발체제(CDM: Clean Development Mechanism)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 CNS가 운영 중인 상암IT센터는 냉각방식의 효율화를 통해 전력 사용량을 2분의 1로 줄여 그룹 내 대표적 저탄소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밖에 포스코는 지난 9월 포항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이미 지난 2003년부터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스텍 등과 함께 발전용 연료전지사업에 매진, 연간 50㎿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생산해 왔다.

현대·기아차에게도 올해는 그린 카 개발에 속도를 낸 한 해였다. 최근 현대·기아차는 녹색기술과 청정에너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 ‘세계 4대 그린 카 강국'에 조기 진입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카 양산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앞당겼고, 현재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부품인 하이브리드 변속기, 모터, 인버터, 리튬 배터리 등을 일곱 개의 1차 업체와 함께 협업 개발 중이다.

 


부처 간 경계 없이 활발한 관련 정책 쏟아 내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이 있은 직후인 지난 9월 지식경제부가 중앙부처 중 제일 먼저 결과물을 내놓았다. 지식경제부는 ‘그린 에너지산업 발전 전략'을 통해 9대 분야를 엄선했다. 이 가운데 LED와 전력IT, 태양광, 풍력은 ‘제 1그룹'으로 별도 선별, 산업화를 위한 지원이 보다 강력하게 이뤄지게 됐다.

‘그린오션 정책에 관한 한 부처 간 경계가 없다'는 게 요즘 관가의 풍속도다. 국토해양부의 그린 에너지 개발 사업이 대표적인 부처 경계 파괴형 정책 중 하나다. 국토해양부는 현재 산하 한국해양수산기술진흥원을 통해 ‘해양생물을 이용한 바이오 에너지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이 끝나는 내년 2월, ‘바이오 에너지 개발 마스터 플랜'을 내놓겠다는 게 국토해양부의 방침이다. 이 마스터 플랜에는 산업화 적지탐색과 민간기업 활성화 방안 등 향후 10년간 기술개발 사업의 중장기 추진 전략이 담긴다.

또한 국토해양부는 오는 2010년부터 ‘녹색물류 인증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물류기업이 공동 배송 활용 확대와 대량 수송수단으로 전환, 장비·설비 개선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화를 추구하는 자발적 실천 계획을 제시하면 이를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업체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는다.

이밖에 방송통신위원회도 IPTV와 와이브로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고 IT정책기관으로서의 위상 확립을 위한 ‘중장기 그린IT 전략' 마련을 위해 최근 테스크포스(TF)를 가동시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녹색성장 관련 분야 내년 예산으로 올해 대비 91.8% 증액된 1,416억 원을 투자, 에너지·환경 및 미래 유망 융합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 1일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문화 전략'을 발표하고 기후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능성 게임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범정부 차원에서 각 부처가 설익은 녹색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식경제부가 지난 9월 11일 청와대에 보고한 ‘그린 에너지산업 발전 전략'의 주요 골자는 이미 지난 8월 28일 확정·발표된 ‘국가 에너지 기본 계획'에 포함돼 있어 빈축을 샀다.


2009년 녹색산업 분야, 최대 호황기 맞을 것으로 관측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내년은 역으로 녹색산업 분야의 최대 호황기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SK그룹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린 카와 해양 바이오 연료, 태양전지, 이산화탄소 자원화, 무공해 석탄 에너지 등 5대 저탄소 녹색기술 분야에 1조 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이브리드카 양산체제에 돌입한다.

정부 역시 올해 경쟁적으로 남발했던 정책을 내년에는 본격 시행에 옮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녹색정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대통령 직속 ‘녹색성장위원회'가 내년 초 출범하게 된다. 또 ‘녹색성장 기본법(가칭)'이 제정된다. 이는 국무총리실이 ‘포스트 교토체제'에 대응하고자 지난 8월 입법 예고한 ‘기후변화대책기본법'을 확대한 것으로 녹색성장위원회와 함께 대한민국 그린오션을 이끌어 갈 쌍두마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류경동 / 전자신문 그린오션팀 기자

2008. 12. 24. 13:45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2008년 한국 가전 및 IT 제품의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터치', ‘실속'으로 대변된다. 각 IT 업체들의 기술 발전으로 제품별 기능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운데, 올해의 IT 제품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기는 작고 가격도 저렴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옥션이 선정한 ‘올해의 IT 제품 베스트 10'을 중심으로 2008년 IT 제품 트렌드를 정리해 본다.


작은 것이 강했다

2008년에는 크기는 작고 기능이 단순하면서도 가격도 저렴한 미니멀리즘 IT 제품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옥션이 선정한 올해의 IT 제품 1위에는 불황 여파로 더욱 인기몰이를 한 저가형 MP3플레이어(18만 대)가 뽑혔다. 특히 올해는 조약돌 모양의 삼성전자 ‘옙 S2', 원더걸스가 디자인한 ‘이노맨 Wo',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아이즈(Mpalyer Eyes)' 등 5만 원대 이하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기능을 최소화한 대신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10∼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넷북은 옥션에서 2만 5,000여 대가 판매되며 6위를 차지해 하반기 이후 불어온 ‘넷북' 열풍을 실감케 했다. 10인치로 크기가 작고 가벼운데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 가격도 50∼60만 원대로 저렴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은 포켓 전자사전(1만 4,000대)도 8위를 차지했다. 3인치 LCD를 채용해 명함지갑 정도의 크기에 불과한 아이리버 ‘딕플 D5'는 옥션 전자사전 카테고리에서 판매 순위 1, 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였다.

 

이 같은 미니멀리즘 바람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넷북은 출시 초기보다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 디자인을 강조한 아이리버 미키마우스 MP3플레이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40% 이상 증가했다. 전자사전도 융합형 제품이 기본형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높았지만 판매량에서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만져라, 반응하리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터치' 열풍은 거셌다. 특히 풀터치스크린폰의 인기는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10% 수준에 머물렀던 터치폰 판매량이 하반기 들어 2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9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판매된 터치폰은 총 35만 대로 이는 163만 대로 추정되는 내수 시장 규모의 21%에 가까운 수치다. 최고 90만 원에 육박하는 초고가임에도 불황은 터치폰을 비껴갔다.

햅틱·시크릿·프레스토가 대표적인 풀터치스크린폰인데, 햅틱은 옥션에서만 1만 1,000대가 판매돼 9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스카이 프레스토, LG 프랭클린 플래너폰 등 경쟁자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내년 풀터치스크린폰 시장에서는 뜨거운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비게이션도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 대세를 이루면서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기기는 女心을 유혹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가전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컸다. IT 제품에 관심을 갖고 구매에 적극적인 여성 소비자를 일컫는 이른바 ‘테크파탈(Tech Fatale)'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에어컨과 같은 생활가전은 물론 휴대폰·노트북PC 등 디지털기기들도 여성들의 취향과 눈높이를 고려한 제품들의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데카르트 마케팅' 바람 또한 이러한 추세를 거들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아르누보(Art Nouveau)풍의 꽃무늬 디자인을 적용한 MP3플레이어 ‘옙 T10'은 여심(女心)을 잡기에 충분했다. 블랙 컬러 본체에 퍼플 꽃무늬를 적용해 전원을 켜면 퍼플 컬러 화면에 나타나는 블랙 컬러 꽃무늬 GUI로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LG전자도 휘센 에어컨에 예술 작가의 작품을 적용하는 데카르트 마케팅을 펼쳤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에어컨을 실내 공간의 ‘아트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잇따라 핑크빛 휴대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햅틱폰 블랙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스윗핑크 컬러를 내놓았다. LG전자의 아이스크림폰도 하루 개통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모토로라도 핑크빛 휴대폰으로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스퀘어드 핑크실버는 이음매 없는 간결한 라인과 절제된 색상의 조합, 그리고 레이저 스퀘어드 핑크실버의 매력으로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노트북PC 역시 여성 소비자들을 흔들었다. 삼성전자는 ‘센스 있는 컬러 페스티벌'이라는 컬러 마케팅을 펼치며 노트북 제품에 컬러 에디션을 선보여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LG전자가 선보인 미니노트북 ‘X110'은 기존의 투박하고 어두운 색상에서 벗어나 깜찍하고 귀여운 디자인에 앞뒷면의 색상이 같은 ‘올인원' 컬러를 채택, 테크파탈 계층의 호응을 얻었다.

 


그린과 실속

‘그린 IT'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디지털가전은 ‘그린'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0년 쓸 TV, 전기료도 생각하셔야죠'라며 마케팅 대결을 벌였다. 소비전력·대기전력은 일반 가전제품에 비해 50~60% 낮추면서 화질은 더욱 선명한 TV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인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적용한 LCD TV ‘파브 보르도 950'과 고해상도 ‘울트라슬림' 52인치 LCD TV 등을 선보였으며, LG전자는 절전을 위해 4,100단계로 시청 환경을 분석한 ‘풀HD 120㎐ LCD TV'를 출시했다. 이들은 두께가 1인치 정도에 불과하지만 TV튜너, 메인보드 등을 모두 내장하고 소비전력은 60%까지 낮췄다.

실속형도 인기를 끌었다. MP3플레이어, 노트북PC, 내비게이션 등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IT 제품들이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10만 원대 복합기는 옥션에서 1만 5,000대가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휴대폰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블루투스 기능이 점차 확장되면서 블루투스 헤드세트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4만 3,000대가 팔려 나갔다.

 

데스크톱PC가 노트북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넷북의 등장은 직장인과 대학생뿐만 아니라 여성들을 열광하게 했으며 작고 저렴하면서도 기능은 최적화된 제품들이 2009년에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석 / 전자신문 기자

2008. 12. 24. 10:49

미국, 일본의 2008년 10대 히트상품 비교!!!

<미국의 10대 히트상품>(비즈니스위크)
1.아이폰 3G

 


2.블랙베리 스톰 (스마트 폰)


3.플립 미노 (HD 미니 캠코더)


4.맥북 에어 (초경량 노트북PC)

 


5.트위터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


6.훌루 (무료 TV,영화 사이트)


7.로쿠 넷플릭스 박스 (셋톱박스)

8.형광등


9.포드 피에스타 (소형차)


10.Wii Fit

 

 

 

<일본의 10대 히트상품>(닛케이 트렌디)
1.PB상품

2.Eee PC (초저가 미니 노트북PC)


3.Wii Fit


4.아웃렛 몰


5.무칼로리 음료

6.철도박물관

7.BB크림

8.H&M (저가패션 브랜드)


9.블루레이 디스크 레코더


10.케시퐁 (개인정보 유출방지기구)

 

미국과 일본 모두 '불황'이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절약, 검소, 저가, 무료 등의 소비 키워드들을 히트상품 리스트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다음 세계엔
2008. 12. 23. 12:56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미국 NBC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오피스’라는 시트콤이 있다. ‘상사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보는 코미디’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작품이다. 2005년 3월 24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올해 11월 13일까지 총 5개 시즌에 걸쳐 72회가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오피스에서 ‘바보 같은 상사’인 마이클 스콧은 ‘멍청한 컴퓨터(stupid computer)’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TV 리모컨을 던지고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 엄청난 ‘공헌’을 했다. 2007년 9월 시즌4가 시작했을 때 미국의 시청자 5명 가운데 1명은 PC 앞에 앉아 오피스를 시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인터넷에서 1주일에 270만 번이나 재생됐다.
 
오피스는 향후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보는 방법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사실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TV 드라마를 PC에서 보는 게 일상적인 행동이 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폭스 TV의 코미디 프로그램 프로듀서 세스 맥팰런은 이 같은 현상을 “TV의 시청과 관련한 거대한 문화적 변동”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40년 전에는 새로운 기술이 TV 화면을 흑백에서 컬러로 바꿨다. 이제는 새 기술이 TV 프로그램의 시청 장소를 바꾸고 있을 뿐 아니라 사실상 TV 수상기를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웹TV 성장률이 IPTV보다 높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인터넷 회선에 TV 수상기를 연결한 IPTV(인터넷 기반 TV) 서비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IPTV는 거실에서 고화질 주문형 비디오(VOD)와 쌍방향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런데 한편에서 TV용 프로그램을 TV가 아닌 PC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웹TV’가 새로운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TV’라고도 불리는 웹TV는 일반 인터넷망을 통해 PC로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전체를 표현하는 말이다. 방송사, VOD 제공자 또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과 같이 자체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들이 주로 웹TV 형식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유통한다. IPTV와 웹TV의 차이점은 <표1>과 같다.

웹TV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에서 무료 시청이 가능한 콘텐츠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쿨스트리밍(www.coolstreaming.us) 같은 사이트는 수십 개 국가의 TV 프로그램을 24시간 제공한다. 두 번째 이유는 PC 모니터가 대형화하고 성능이 향상돼 PC를 통한 동영상 소비가 편해졌다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진화된 PC의 컴퓨팅 파워 덕분에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즐기는 멀티태스킹 환경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웹TV의 영화상영관을 이용할 경우 인터넷에 접속한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웹TV의 동영상 정보를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로 퍼가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신 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인 텔레콤뷰에 따르면 지구촌 사람들이 웹TV를 보는 시청시간은 2011년까지 연평균 67.4%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이 결과는 IPTV의 연평균 성장률인 47.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그림1)
 
웹TV 인기는 특히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매일 온라인 동영상을 보는 미국 시청자의 40%가 18∼34세의 남성이다. 이 조사 결과는 ‘TV가 없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일본 젊은 세대의 비율(15∼19세 33%, 20∼29세 24%, 30∼39세 21%)을 밝힌 노무라 리서치의 조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웹TV의 이런 잠재 가능성 때문에 관련 시장의 경쟁은 벌써부터 뜨겁다. 폭스, NBC 유니버설 등 방송사뿐 아니라 워너브러더스 같은 거대 스튜디오들까지 자사가 보유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웹TV 사이트를 구축해 온라인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훌루의 제이슨 킬러 대표는 “역사적으로 미디어 시장의 승자는 변화를 수용하는 쪽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플레이어가 웹TV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웹TV 시장에서 경쟁하는 플레이어들은 추진 주체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은 방송사 등 콘텐츠 제공자, 통신 및 케이블 사업자, 검색 포털, 웹2.0 벤처 등이다.(표2)

훌루, NBC 드라마를 TV보다 먼저 제공
콘텐츠 제공자 그룹 가운데에서는 전 세계 방송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3월 상용화를 시작한 훌루는 뉴스코프와 NBC 유니버설이 공동 투자한 웹TV 사이트다. 훌루는 여러 방송사와 스튜디오로부터 공급받은 TV 쇼와 영화들에 광고를 붙여 무료로 제공한다.
 
닐슨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훌루는 상용화 시작 6개월 만에 월간 630만 명의 이용자가 1억4200만 건의 비디오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는 미국 6위의 온라인 비디오 브랜드가 됐다. NBC 유니버설은 훌루에 대한 폭발적인 시장 반응에 고무돼 자사 텔레비전 드라마들을 훌루에서 일주일 먼저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TV 드라마가 웹사이트에서 먼저 소개되는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훌루의 성공에 자극받은 디즈니 자회사 ABC는 ABC.com을 통해 고품질로 자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CBS는 AOL.com 및 주스트(Joost)와 손을 잡고 나섰다. 영국 BBC는 지난해 12월 iPlayer를 선보이고 BBC를 통해 방영된 콘텐츠를 PC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CBS의 레슬리 문브스 회장은 더 나아가 “인터넷이 TV 시청자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태 주는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터넷과 TV 방송은 공존할 수 있다. 나는 CBS의 콘텐츠가 인터넷 구석구석으로 확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방송사들의 웹TV 시장 진입 움직임에 대해 “TV의 황금시대가 웹에서 새 삶을 찾았다”고 표현했다.
 
웹TV의 대명사로 언급되는 유튜브는 누구나 동영상을 쉽게 올리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여 세계 최고의 비디오 공유 사이트가 됐다. 닐슨 온라인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에만 5100만 명의 이용자가 유튜브를 방문했다. 현재 유튜브는 이용자 규모 면에서 마이스페이스, AOL, 야후 등 주요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이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스티브 천(중국명 천스쥔 陳士駿)은 “유튜브에서는 매일 동영상 1억 개가 클릭되고 1분에 1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면서 “유튜브는 매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나도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라고 자사의 시장 선도가 계속될 것을 전망했다.
 
케이블 사업자도 웹TV 진출
미국의 선두 케이블 사업자이자 초고속인터넷 제공자인 컴캐스트는 강력한 인터넷 미디어 브랜드를 확보해 구글과 경쟁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지난 1월 팬캐스트라는 웹TV 사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팬캐스트는 영상물의 종합정보와 4000여 편의 동영상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용자가 찾는 콘텐츠가 어느 윈도에 있든지 관계없이 안내할 수 있는 멀티윈도 프로그램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미디어 이용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해 동영상시대의 선두 웹TV 포털이 되겠다는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컴캐스트는 앞으로 팬캐스트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DVR에 예약 녹화하거나 ‘나의 VOD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컴캐스트 가입자는 팬캐스트를 통해 거실 TV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된다. 또 컴캐스트는 내년에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찾은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게 하는 웹투TV(Web-to-TV)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Hulu.com 수익 모델은 안개 걷혀
웹TV에 대한 많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수익 모델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 자주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훌루는 론칭 1주년 행사에서 사업 성과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평가하면서 광고가 앞으로 훌루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훌루 광고 모델의 특징은 광고 시간을 기존의 TV보다 대폭 줄이는 것이다. 폭스의 ‘패밀리 가이’나 NBC의 오피스와 같은 30분짜리 시트콤의 경우 TV에서는 8분 정도의 광고가 붙지만 훌루에서는 2분 정도의 광고가 들어간다. 제이슨 킬러 훌루 CEO는 “광고를 적게 하면 시청자들이 훌루의 콘텐츠를 더 기억하게 되고, 훌루는 그 대가로 광고주들에게서 더 많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훌루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훌루에서 광고를 내보낸 광고주의 브랜드 인지도는 타 미디어의 경우보다 1.2% 올랐으며, 호감도는 8.9%나 상승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설문 응답자의 93%가 무료 동영상을 보는 대가로 보는 광고가 만족스러운 정도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조만간 많은 인터넷 이용자가 PC로 TV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고,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광고 수익 모델의 유효성이 검증되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이때가 되면 인터넷은 동영상으로 넘치게 되어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 주는 동영상 검색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텍스트 정보를 이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검색한다. 이 경우 같은 제목의 동영상이지만 내용이 다른 것들을 분류할 수 없다. 따라서 동영상 검색은 텍스트 정보와 함께 동영상의 음성 부분을 인식하거나 동영상 주요 장면의 패턴을 인식해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단순 분류에 더해 동영상 의미를 인식해 검색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웹TV는 이런 동영상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시맨틱 웹’ 기술을 채용할 전망이다.

또 웹TV는 PC, TV, 모바일 등의 멀티스크린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로스 디바이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고객들은 멀티스크린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다양한 정보 단말에서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외출하는 경우 TV에서 보던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옮겨 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멀티스크린 서비스에 의해 웹의 동영상을 TV나 이동 단말로 제공하는 웹투TV 및 웹투모바일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한편 국내 웹TV 시장에서도 다양한 플레이어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0년에 이미 인터넷 자회사를 설립해 자사의 주요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유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아이스박스(isbox)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한 손수제작물(UCC) 올리기와 이용하기 기능을 결합한 웹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음이나 파란 등의 검색 포털도 TV팟이나 푸딩TV 서비스를 신설하고 웹TV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웹2.0 기업 가운데에서는 국내 대표 비디오 공유 사이트인 판도라, 개인방송 서비스로 특화한 아프리카, 동영상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인 곰플레이어를 동영상 서비스로 확장한 곰TV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한 개인 이용자들의 동영상 공유도 활발하다. 그러나 해외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이나 폭넓은 사용자 기반 확보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외 웹TV 시장은 방송, 통신, 인터넷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 기업들 간에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후 승자는 고객에게 최고 가치의 미디어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연합이 될 것이다.
 
아울러 필자는 특히 국내 기업들이 정교한 수익 기반 및 사업 모델 구축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세컨드라이프나 페이스북처럼 우리가 먼저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해외 기업에 의해 세계 시장에 보급되는 사례를 이번에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8. 12. 22. 14:45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을 되돌아본다 1편] 소비 트렌드 / 키워드로 본 2008년 소비 트렌드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정서적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 형태로 소비 트렌드가 옮아가고 있다.

그러나 불황기에도 예외 없이 히트 상품은 존재한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보다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2008년 소비 트렌드, 그 특징을 살펴본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침체로 보유한 자산가격의 폭락, 극심한 고용불안 등을 경험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은 여느 해보다 착잡하다. 불황으로 인해 국민들이 받았던 불안감과 스트레스는 2008년 소비 트렌드에도 그대로 투영되었다.

불안한 현실로 자기방어적 소비 성향 보여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전문가와 일반인 1만 351명을 대상으로 2008년 히트 상품의 69개 후보군을 선정하고 이 중 10대 히트 상품을 선정한 바 있다(참고로 선정한 10대 히트 상품은 제품과 서비스를 포함했으며 ① 촉각형 휴대폰 ② 베이징 올림픽 스타 ③ 교통요금 결제서비스 ④ 인터넷 토론방 ⑤ 베토벤 바이러스 ⑥ 리얼 버라이어티 쇼 ⑦ 닌텐도 Wii ⑧ 넷북 ⑨ 기부 ⑩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선정된 10대 히트 상품을 포함하여 상위에 랭크된 히트 상품군을 분석한 결과 2008년에는 적극적인 소비 트렌드가 걷히고 제품(식품, 가전, 의류)과 서비스(TV 프로그램, 카드서비스 등) 전반에 걸쳐 보수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8년 소비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자기방어'라고 할 수 있다. 소비 목적에 따른 정서(Mind), 재산(Wealth), 건강(Health), 각각의 카테고리에서 2008년은 과거와 차별적인 성향을 보였다.

우선 정서적인 측면(Mind)에서는 ‘정서적인 만족에서 즉각적인 만족'으로, 재산(Wealth)에 대해서는 ‘부의 증식보다는 부의 보존'으로, 건강(Health) 측면에서는 ‘건강 중시에서 자기보호'로 자기방어적인 형태로 관심사가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관심사의 전환으로 야기된 2008년 소비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즉각적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관심

첫째, ‘상호작용적 재미 추구'이다. 소비자들은 과거의 단순한 즐거움보다는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는 혁신 제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터치스크린과 중력 센서를 탑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햅틱폰이다. 단순한 터치가 아니라 만지고 잡아끄는 일련의 동작 등 다양한 방식의 터치로 구동된다. 한편, 터치에 대한 휴대폰의 반응도 다양한 진동과 사운드를 차용하여 과거에 전자기기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편안함과 친근함을 제공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직관적으로 다룰 수 있는 리모컨과 온몸을 움직이며 조작할 수 있는 체감형 게임 방식을 차용한 ‘Wii'도 상호작용적 재미라는 속성을 추가하면서 남녀노소로 사용자 계층을 넓혀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디자인을 빠르게 변경하면서 참을성이 없어진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준 패스트 패션(자라, 유니클로 등)의 인기도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다.


합리적 소비패턴과 의미 있는 지출 늘어

둘째, ‘합리적이고 의미 있는 지출'이다. 웰스케어(Wealthcare)의 초점이 ‘큰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에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로 전환되었고 소비 패턴도 이에 동조하는 합리적 소비 패턴을 보였다.

실제로 2008년 히트 상품 조사에는 2003년부터 꾸준히 선정되었던 재테크 상품(재테크 서적, 주택장기대출,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 판교, 펀드 등)이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 보수적인 트렌드 속에, 최근 소비는 저렴한 가격에 확실한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서만 지갑을 여는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했다.

즉, 과거 저가형 소비를 추구하는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던 실속형 소비가 불황기를 거치면서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소비문화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기존 노트북의 1/4 가격이면서도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도록 휴대성은 높이고 인터넷, 워드프로세서, 일부 게임 등 기본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넷북의 열풍과 도로 통행요금과 통과시간을 줄여 주는 ‘하이패스', ‘교통카드서비스' 등의 인기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한편, 합리적인 지출 트렌드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욱 어려운 사람에 대해 지갑을 여는 ‘의미 있는 지출'경향도 나타났다. 불황이 심해질수록 어려운 일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선진국형 소비 패턴이 등장하고 있음은 고무적인 일이다. 실제로 문근영, 김장훈, 차인표·신애라 부부 등 연예인들의 기부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넘어 스스로도 이 같은 소비에 동참하고자 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안심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폭

셋째, ‘안전성 추구' 트렌드이다. 국내외에서 식품관련 사건, 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증폭되었다. 웰빙이나 뷰티에 앞서 우리 몸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고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확보하는 것이 최대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국가 중요 현안이었던 쇠고기 문제와 각종 먹거리 파동을 반영하여 한우(제품부문 4위)나 각종 유기농 식품(제품부문 5위)이 히트 상품에 선정되었으며 서비스 기타 부문에서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의 안전성 및 멜라민 파동에 대해 국민적 토론이 진행된 인터넷 토론방(비제품부문 3위), 각종 먹거리 파동을 비롯해서 소비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점을 폭로하고 안전한 소비 방법을 제공해 주는 소비자고발 프로그램(비제품부문 7위) 등이 선정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은 원산지뿐만 아니라 가공처, 품종(유전자 조작여부 등), 성분 등 세세한 부분에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먹거리 뿐만 아니라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비해 일정 회비를 내면 원스톱 상조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일종의 상조보험 서비스(비제품부문 8위) 등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불황과 개성소비를 만족시키는 마케팅 해법 찾아야

국내 소비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격과 품질이 판매를 좌우하던 대중 마케팅 시대와 달리 소비자들이 각자의 주관에 따라 개성을 소비하는 소위 ‘개성소비 시대'에 닥친 불황기는 소비자의 마음을 까다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황기 히트 상품을 통해 드러난 이들의 소비심리는 자명하다. 불황 속에 소비자들의 마음은 불안하고 점점 급해졌다. 눈에 보이는 결과를 빠르게 얻길 원하며, 딱딱한 가면 뒤 상처받은 속살을 어루만져 주길 바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2008. 12. 19. 16:28

내년 소비 트렌드는 ‘BIG CASH COW’



[중앙일보 박현영] 소비 트렌드는 늘 산업계의 관심사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는 내년 소비 트렌드 전망을 11일 발표하면서 키워드로 '불황형 실존주의'를 꼽았다. 서울대 김난도(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불안감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자아를 찾아가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가 제시한 10개 트렌드의 첫 글자를 모았더니 'BIG CASH COW(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이윤을 만들어내는 사업부문)'가 됐다.

Better Me(스펙을 높여라)=취업난으로 경쟁적인 자기계발 트렌드가 도드라질 것이다. 개인들이 속도감 있는 학습으로 자기 자신을 업데이트하려 할 것이다. e-러닝 같은 자기계발 산업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I'm so hot(난 너무 멋져)=소비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적극적이다. 불황과 실업에 내몰린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위로를 주는 대중문화 상품, 이미지 메이킹 상품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Gotta be Cocooned(다시 집으로)=안정과 재충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많아진다. 적극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측면에서 '방콕족'과 구별된다. 적은 비용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뜨고, 재택활동용 상품·서비스가 진화할 것이다.

Cross-Internetization(생각대로 인터넷)=정보 욕구는 강해질 것이다. 스마트폰·전화·TV·내비게이션과 같은 생활밀착형 기기를 통해 남녀노소가 일상적으로 '온라인' 상태를 추구한다.

S
imply, Humbly, Happily(소박한 행복 찾기)=거창한 출세나 성취보다는 정서적·심리적·신체적 불안 해소와 안전에 초점을 둔, 소박하고 작은 행복을 선호하게 된다. 소비가치의 무게중심이 사회적 성취에서 일상의 행복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즐거움·안락·안정·균형·행복감·치유의 컨셉트·이미지·기능을 갖춘 상품이 각광받을 것이다.

Hobby-holic(취미 대한민국)=10여 년간 지속된 웰빙 트렌드로 취미생활에서도 전문가 수준의 지식과 실력을 갖춰 무엇이든 수준급으로 즐기고 싶어하게 된다. 스포츠·아웃도어의류, 기능성 식품·음료, 개인·단체 레슨 시장이 주목된다.

Casual Classic(고급 문화, 일상 속으로)=대중문화 취향이 높아져 오페라·순수미술·고전음악 같은 고전 문화가 일상화된다. 패션도 유행을 덜 타면서 고급스럽고 안정된 이미지를 연출하는 '클래식'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Off-air Attitude(무심한 듯 시크하게)=자연스럽고 무심해 보이지만 남다른 취향을 과시하는 '무언의 시위'가 자리 잡을 것이다. 평범함 속에서 차별화된 디테일로 스타일을 살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패션정보·스타일링 컨설팅 산업이 기대된다.

Wanna-be-star, Wanna-be-mass(스타와 대중, 자리 바꾸기)=스타는 대중과 동일시하기 위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조하고, 대중은 스타처럼 자기 연출에 열을 올리며 둘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다. 스타의 애용품이 새로운 광고 매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8. 12. 19. 00:25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내수침체로 인한 장기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2009년 중 한국 경제 심각한 경기침체 예상

4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상승세가 꺾이고, 월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였으나, 경기는 급랭하였다. 연중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출은 10월에는 8%대로 둔화되더니, 11월에는 18%나 감소하였다.

내수도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10월 중 소비재 판매는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 폭인 3.7%나 감소하였다. 또한 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문제 등 주택 경기침체로 건설 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양상을 나타내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에서 4분기에는 1%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대 초반으로 하락

2009년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한편, 세계 경제의 악화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금리 상승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확대시켜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가 하락은 경제 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역(逆)자산 효과로 소비여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2006년 이후 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식투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점차 상승하여 주가 하락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의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증가시킨다. 국내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는 2008년 6월 말 현재 1,088억 달러로 기업 외채가 급속히 늘어나기 이전인 2005년 말에 비해 60% 이상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기업의 투자 자금 확보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한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세 번째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2001년에 ‘세계 IT버블 붕괴'라는 대외 충격으로 첫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는 대외 여건의 악화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3.8%에 그쳤다. 또한 2003년에는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후유증으로 두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가계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계 부실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1.2% 감소하였다. 이러한 내수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은 3.1%로 하락하였다.

2009년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두 차례 경기침체 시기의 복합형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2003년의 ‘가계버블 붕괴'와 같은 충격은 아니지만, 내수는 장기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자리 창출 수가 평균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소비여력이 약화되고 있고, 66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다른 축인 투자에 있어서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 형태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2%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둔화로 그동안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08년 6.0% 포인트에서 2009년에는 3.4% 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중 2.1% 포인트에서 0.6% 포인트로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에 기대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의 개선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축소되어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 물가 급등세도 진정되어 소비여력의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다. 특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건설대책',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등 금융 불안 완화와 실물경기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한 이후 일본, 중국과도 통화스왑을 추진하는 등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금융권에 원화 공급을 확대하여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11조 원의 공공지출 확대, 3조 원의 세제 지원 등 총 14조 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경기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예산안을 기존 안 대비 10조 원 증액된 283.8조 원을 새로 편성하였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09년 재정적자 규모는 21.8조 원으로 GDP 대비 2.1%가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투기지역 해제, 양도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 해제로 금융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발표된 대책을 포함하면 총 33조 원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게 된다. 정부는 다양한 경기 활성화대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상승시키고, 취업자 수를 7~8만 명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책이 경기부양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 등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위기의 전 세계적 확산과 실물경제로의 빠른 전이라는 현 상황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충격이다. 충격이 큰 만큼 과거의 틀에 구애받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참신한 발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금융 부문에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복원하여 가계 및 중소기업 등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수혈받도록 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여 신속하게 필요한 부문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집행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력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해 줄 것이다. 내우외환의 충격을 내적 체질 개선으로 극복해야 한다.





- 황인성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4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휴대폰, 반도체, 가전 등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은 이미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며,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는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전망이 좋지 않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반도체는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IT산업, 전통 주력 산업, 서비스산업의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 예상

2009년 업종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및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조선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TV와 휴대폰, 자동차 등 각종 소비재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소비재에 이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화학 등의 부품소재도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물동량이 줄자 조선의 신규 발주도 거의 실종되었다. 이전의 경기침체와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주택과 자동차 등 금융을 융통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고가 제품의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판매부진은 신규 투자의 의욕을 꺾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해 왔다. 반도체, 조선, 건설 등 현재의 주력 산업은 대부분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인재를 양성하여 호황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통해 선두그룹으로 부상해 왔다. 경기침체라고 해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위기극복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IT, 전통 주력, 서비스의 3개 업종군으로 나누어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전반적인 부진, 기업별 명암이 뚜렷해지는 IT산업

정보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으로 구성된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기기는 세계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국내 제품의 품질 및 비용 경쟁력 개선을 배경으로 2009년에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9년은 3세대 휴대폰 및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린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수출 감소를 경험한 정보기기부문은 2009년에도 생산 및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넷북 등 저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은 시장여건이 좋지 않지만 경쟁사의 설비투자 축소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되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이 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 투자, 공정기술력 등에서 앞서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산업은 평판 TV의 성장 모멘텀 약화로 전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2007년까지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LCD TV는 보급률 진전과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08년에는 23%, 2009년에는 1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2009년 세계 LCD TV 수요는 당초 1억 3,000만 대 수준에서 1억 대를 약간 넘기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2009년부터 성숙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 온 노트북 PC, LCD 모니터, 평판 TV가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미흡하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60% 이상의 비중(대수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09년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패널의 성장률(금액기준)은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시기를 맞은 전통 주력 산업

2003년 이후 5년간 계속된 발주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9년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수주 급증 현상이 이미 2008년부터 반전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주를 기록했던 2006~2007년의 계약분이 본격 인도되면서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여건 악화와 원자재비용 증가, 원료공급 차질 등으로 일부 중소형 조선소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된다. 유가 급등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전 세계 자동차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판매 급감과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미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구제금융지원에 목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고용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자동차산업의 경쟁과 무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과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석유화학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하강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동산 저가제품의 출시 본격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에게 2009년은 원가절감과 수출선 다변화 및 체질강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비스산업의 부진 심화도 우려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둔화가 실물 부문에 본격적으로 파급되면서 2009년 유통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미국의 가전양판점 ‘써킷시티'가 파산보호신청을 냈고 불황기를 맞아 대부분의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저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불황기를 맞아 유통업체들이 어떠한 마케팅을 펼칠 것인가가 2009년 유통산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건설부문은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와 SOC 예산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에 힘입은 해외건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원유가격 하락과 경쟁심화로 증가율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재편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

글로벌 경기침체는 종종 세계적인 차원의 업계 재편을 후폭풍으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가치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경쟁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향후에 이어질 업계 재편을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2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새해를 앞두고 세계 경제계는 암울한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2008년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위기의 정점은 한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경기침체 본격화

세계 경제는 2007년까지 ‘고성장-저물가'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8년 들어 고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저물가 기조가 깨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성장세마저 급격히 둔화되었다. 이로 인해 2008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의 3.7%에서 2.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지배하는 암울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8년 그 강도를 더해 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 상태로 몰아넣었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금융위기의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 경제권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흥개도국의 경우 금융위기와 선진국 경기 하락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세계 경제는 IT 버블 붕괴 시보다 낮은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져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정부의 역할이 중시되는 국가자본주의가 득세

내년에도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금융시장의 축소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레버리지(Leverage)를 활용하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자산의 버블을 형성하고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크게 기여했던 선진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반대로 레버리지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선진국에 이어 신흥시장에서도 자산 디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극복과 경기부양을 위해 국가의 시장 개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림잡아 내년 한 해 동안 약 6조 5,000억 달러 이상의 국가 예산이 주요국 정부에 의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가 한동안 득세할 것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주요국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의 국유화 조치를 지속하고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2008년 미국 선거는 세계 경제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오바마와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정부의 시장개입이 증가하면서 소위 ‘국가의 귀환'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구제금융이나 경기부양 외에도 금융시장 개혁, 의료보험 확대 등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민주당과 오바마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비판하고 있어 FTA 협상은 지연되고 통상 마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 Doha Development Agenda) 협상이 결렬되어 새로운 다자 간 통상질서의 수립이 지연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의 둔화는 통상질서의 혼란과 함께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M&A나 그린필드형 투자(새로운 기업을 세우거나 기존 설비를 늘리는 투자) 등 글로벌 기업 활동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교안보정책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에 기반한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기조에 따라 다자주의로 전환되겠지만 미국의 국익을 위한 일방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흥국 위기 발생 가능성 경계해야

그동안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 왔던 중국 경제는 2009년에 감속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불황으로 수출이 위축될 것이고, 이는 지난 수년간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왔던 과잉 투자의 조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8% 성장률을 고수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4조 위안에 이르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내수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신흥국들은 선진국 자본의 이탈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있으며, 아이슬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은 이미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신흥국의 리스크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 중 동유럽 지역이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평가되며, 금융 불안은 신흥시장의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져 선진국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을 거쳐 신흥국으로 전이됨으로써 결국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2008년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은 2008년 7월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실물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투기 자금 이탈이 주된 원인이다. 2009년에도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난항 예상

미국발 금융위기가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괄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면서 세계적 차원의 공조와 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논의는 기존의 G7이 아닌 G20에서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국의 협력과 향후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질서의 재편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럽이나 중국, 러시아 등의 요구에 맞서 미국은 기존 지배력의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혁신적인 변화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6. 01:38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우리 사회에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사회 이슈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오간다. 그러나 한 사회의 토론문화는 그 사회가 얼마나 성숙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하겠다.

개인에게 있어서도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을 잘하는 법을 알아보자.


토론, 논리적 사고와 표현이 핵심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문제를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등의 상호 협력을 통해서 해결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교류의 기본 수단으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로 ‘토론'이다.

 

토론은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역량 향상이라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평소에 우리는 토론을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자료조사 및 분석방법도 배울 수 있다. 또한 토론은 문제의 대상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학교나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워크숍 등을 통해 토론회를 자주 갖는 것은 토론의 이러한 교육적 효과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각종 토론회가 성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격식을 갖춘 생산성 있는 토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내세워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의'가 토론이라고 하면, 우리는 아직 토론의 진수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토론, 잘못된 습관부터 바로 잡자

다수의 의견을 통해 바람직한 합의를 이끌어 내 보겠다고 기껏 마련한 토론회장에서 참가자들이 억지 주장을 앞세우며 상호 비방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현란한 말재주를 뽐내느라 알맹이도 없는 변론만 길게 늘어놓는다.

특히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참가자들이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워 말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듯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의 유형을 통해 잘못된 토론 습관부터 바로 잡자.

⊙ 논점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 : 논점을 여러 개 내놓아 토론의 초점을 흐리는 사람이다. 이 같은 유형은 일상적인 논의와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새로운 인력 충원시 집단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되, 출신학교는 공개하지 말자”라고 한다면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진다. 논점을 명확히 정리해 하나씩 차례대로 처리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으면 토론 시간이 길어지고 별 진전 없이 서로 공박만 하다가 끝나게 된다.

⊙ 서론을 지루하게 늘어놓는 사람 : 서론이 끝나지 않으면 본론을 시작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이런 태도를 고치려면 처음부터 결론을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발표를 할 때는 우선 앞부분에 목적과 목표를 명시하자.

⊙ 질문과 자기 주장이 불분명한 사람 : 자기 주장만 지루하게 펼치는 사람이다. 자기 주장을 늘어놓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상대편에게 질문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기도 한다. 특히 토론에서 반론을 펴야 하는 시간에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은 논쟁에서 패배하게 마련이다. 토론은 어디까지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지적인 게임이다. 논쟁에 강한 사람이란 바로 상대편이 어떻게 나오든 감정의 변화 없이 냉정하게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사소한 일에 질색하고 맞서는 사람 : 화를 내기 시작하면 이미 논쟁에 패한 것이다.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받아 내는 기술이다. 평소 꾸준한 훈련을 통해 순발력을 키우고 담력을 쌓아야 한다.

⊙ 상대방을 조소하는 사람 : 예리하게 취약점을 지적당하면 자신을 옹호하기 위해 상대편에 대해 비웃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토론의 예절에서 크게 벗어나는 실례가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토론자로서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토론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 사람의 주장도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

똑같은 농담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듣는 사람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기도 하고, 엉뚱하고 심심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같은 내용인데도 어떤 사람이 말할 때는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오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가 말할 때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말재주는 타고나는 능력이라거나 인기 비결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면접, 회의, 토론 등과 같은 상황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라고 강요한다. 따라서 제아무리 아는 것 많은 인재라 해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을 잘하는 토론 능력이야말로 인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되었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토론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토론의 기본은 듣기와 말하기이다. 토론을 잘하려면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

상대가 하는 말을 중심 내용과 보조 내용으로 잘 구분해서 듣되, 내용이나 전달 방법, 근거 자료나 표현 방법 등이 정확하고 적절한지 등을 잘 따져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론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말하려면 평소에 효과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말하기의 계획, 준비, 실행이라는 화법의 절차를 잘 연습해 두어야 토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듣기와 말하기라는 기본 자세를 다졌다면, 이제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살펴보자.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상대의 허점을 찾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토론 능력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게 된다.

⊙ 토론의 3요소를 공격하라
토론은 사실, 논거, 주장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질 때만 완전해진다. 따라서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려면 이 3요소 가운데 하나를 무효로 만들면 된다. 사실이 객관적인가, 자료에 전문성이 있는가 등 상대가 내놓은 사실의 허점을 지적하거나, 객관적으로 정의되지 못한 용어를 잡아내 문제 삼으면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상대의 잘못된 논거를 공격하려면 사실에 대한 해석이 올바른지 확대 해석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면 좋다.

⊙ 논리적 허점을 공격하라
토론에서는 최선의 방어도, 최선의 공격도 논리적 엄밀성에 있다.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 논점, 추론 방식, 논의 전개 방법 등이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자기 논리의 취약점을 얼버무리기 위해 별 관계가 없는 논점을 드러내거나, 무심코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 이 점을 지적해 상대의 기세를 꺾는 것이 좋다.

⊙ 적극적으로 반격하라
논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은 내 주장을 증명하고 상대의 반대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때 사실의 정확성과 권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내 주장에 대해 상대가 “우리 조사에 의하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공격해 오면, 거꾸로 상대편에게 “조사 방법, 담당자, 결과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 다음 조사 결과의 정확성과 권위에 도전하여 반격해야 한다. 상대편이 통계 수치를 증거로 내세우면 “누가 만든 데이터인가, 그는 전문가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등을 확인한다.

만일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해 오면 잠자코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일단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간단하게 대꾸하며 듣기만 하다가 상대가 냉정을 되찾으면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편의 자존심과 열등감을 공격해야 할 경우에는 남의 일인 것처럼 표현하거나 비슷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 Tip. 토론을 잘하려면 ]

토론을 잘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언제나 정신을 집중해 듣고, 적절하게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방 의중을 확인하고, 내가 모르는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야 한다.

다음으로 발언할 때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되 설명과 설득 기법을 발휘한다. 연역법, 귀납법, 추리법, 유추법, 변증법, 분류 및 통합, 문제해결법, 삼단논법 등 논리적 표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자기 주장을 강력히 내세우려면, 또는 상대방 주장을 논리적으로 논박하려면 타당하고 적절한 증거와 논거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뉴스, 정보, 아이디어, 화제, 자료 등을 폭넓게 수집해 놓아야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토론에 임하기 전에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밖에도, 평소에 교양있게 말하는 법을 익히고, 기회 있을 때마다 토론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또 어휘력을 기르고 정확한 발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마지막으로 생각은 어질게, 말은 쉽게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 전영우 /
수원과학대 교수이자 수원대 인문대학 명예교수이며, KBS 아나운서실 실장과 한국화법학회 회장, 국립국어연구원 국어문화학교 강사를 지냈다. 저서로 <전영우 박사의 토론을 잘하는 법>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36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우리가 누군가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을 받을 때, 처음에는 뛰어난 연설 테크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것으로는 뭔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음을 발견한다. 왜냐하면 화법보다도 더욱 본질적인,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연설하는 사람 자체의 인간적인 매력이다. 청중이 연설자를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할 때는 연설 테크닉도 빛이 바랜다.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에겐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인'이란 인간적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세기를 대표하는 뛰어난 연설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오바마는 자신의 연설 능력을 성공의 기회로 백분 활용한 기회포착형 리더의 전형이다. 그의 화법은 왜 특별한가. 미국을 넘어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오바마의 성공 화법의 비결은 무엇일까.

메시지의 간결함, 1분짜리 연설

오바마는 단 두 번의 기회 포착으로 삶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는데, 첫 번째가 LA에 있는 옥시덴탈칼리지에 다닐 때 그가 한 <누군가 투쟁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1분짜리 연설이다. 관중은 많지 않았지만 그의 연설에는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날의 연설은 이후에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게 될, 감동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그 연설을 계기로 오바마는 크게 변했다. 그때까지 그는 흑인혼혈에 따른 열등감과 정체성의 혼란 등 자신의 상처에만 골몰했던 스스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달았다. 또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불씨도 발견했다.

즉 오바마는 1분의 연설을 계기로 자신의 불행한 상처에만 집착하는 부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남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지도자로의 변화 등 보다 종합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보기 시작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1분짜리 연설이 계기가 된 내면적 변화의 결과로 오바마는 방황하는 학생에서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탁월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반듯한 리더로 성장했다.

 


성공의 디딤돌이 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오바마에게 다가 온 두 번째 기회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했던 기조연설이었다.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에게 기조연설을 맡겼는데, 그는 미국의 통합을 역설하는 인상적인 연설을 했다.

“흑인 아메리카와 백인 아메리카도, 라틴계 아메리카와 아시아계 아메리카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이 있을 뿐입니다.”

오바마는 이 연설로 분열을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촉망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조지 부시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공화당원 마크 매키넌은 오바마를 가리켜 ‘사람들은 그를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인간다리로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연설로 오바마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기반을 확실히 다졌고, 결과적으로 이 연설이 오늘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디딤돌이 되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대담하고 솔직한 연설

우리가 누군가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을 받을 때, 처음에는 뛰어난 연설 테크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것으로는 뭔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음을 발견한다. 왜냐하면 화법보다도 더욱 본질적으로,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연설하는 사람 자체의 인간적인 매력이다. 청중이 연설자를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할 때는 연설 테크닉도 빛이 바랜다. 연설자와 청중은 진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인이란 인간적인 매력이 그에겐 있기 때문이다. 그 힘은 그가 어머니에게 받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오바마에게 늘 ‘네가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으면 소중하게 여겨야 할 덕목들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예를 들면 ‘정직해라, 정정당당해라, 솔직하게 말해라' 등이었다. 그녀는 오바마가 흑인혼혈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만큼 더 훌륭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게 하고 싶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현재 오바마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자서전에서 고교시절 마약복용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으며, 또 그런 자신의 모습 앞에서 정정당당하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약점이나 콤플렉스, 어떤 순간의 두려움 등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인임에도 그의 솔직함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정치인에게 마약복용은 치명적 결함이다. 그러나 그는 고교시절 마약복용 사실을 자서전에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나 언론에서 그 사실을 공격할 때에 결코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수십 년 전의 사실이기 때문에 때로는 거짓말의 유혹에도 빠질 법 한데도 그는 언제나 진실을 택했다.

이렇게 되자 부정적으로 그를 보던 유권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정치인이 스스로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마약복용 사실까지 털어놓는 것을 보니, 오바마란 사람은 거짓말은 하지 않겠구나' 하는 신뢰감을 준 것이다. 오바마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상대 후보가 마약복용 사실에 대해 계속 공격하자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에는 음주와 마약에 빠져 있는 불우한 환경의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나처럼 고교시절 마약을 했지만 이를 극복하면 미국의 연방 상원의원도 되고, 나아가 대통령후보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바로 나 오바마이다.”

그는 스스로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의 상징'이란 공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바마에게 변화와 희망이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바마는 대담하고 솔직한 연설로 스스로의 최대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또 하나, 오바마의 풀네임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다. 그는 어렸을 때는 ‘베리'라는 영어식 이름도 사용했으나, 지금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국민들에게 최대의 공적은 오사마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더해 놓은 것 같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사람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연방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로 선거에 나서니, 상대 후보들과 언론은 그의 이름을 가지고 많은 공격을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다음과 같은 연설로 조용히 대응했다.

“부모님은 저에게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아프리카식 이름을 지어 주셨습니다. 관대한 나라 미국에선 이런 이름도 성공의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저를 자랑스럽게 내려다보실 것입니다.”

오바마는 자신의 가장 약점 중 하나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미국은 관대한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역설했다. 스스로의 약점이나 콤플렉스를 솔직하게 오픈하는 연설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전달력이 뛰어난 간결하고도 쉬운 연설

오바마는 간결하고도 쉬운 연설로도 유명하다. 어떤 연설에서는 3분간 ‘Yes, we can'을 무려 열두 번이나 사용한 적도 있다.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그 안에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강연이나 연설을 듣고 이해가 쉽지 않을 때 본인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연설은 연설자 스스로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가장 탁월한 연설은 간결하면서 쉬운 연설이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오바마의 연설은 부족함이 없다.


머리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연설

결국은 감동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해박한 지식, 논설문 같은 딱딱한 글로는 움직일 수 없다. 오바마의 40여 년 인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 드라마다. 미국 소수자에서 대통령으로, 사람들은 그의 인생 스토리에 감동받는다.

게다가 그의 연설에는 진심이 느껴지며, 듣는 이에게 없었던 믿음과 희망의 싹을 심어 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력과도 같은 힘이 있다. 지식이 높다고, 많은 재산을 가졌다고 해서 이런 마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내용의 연설문을 오바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고 가정해 보자. 오바마의 연설과 감동의 크기가 같을 수는 없는 것, 바로 이것이 오바마 연설의 힘이다.


- 김종현 / 국회 문광위 수석전문위원, <검은 케네디 오바마의 리더십 10계명>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