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9. 23:52

[국내사례(1).제일기획]글로벌 경영 방식에 기초한 작지만 강한 광고그룹 지향

[국내사례(1).제일기획]글로벌 경영 방식에 기초한 작지만 강한 광고그룹 지향

김 종 현 제일기획 전략기획팀 수석

제일기획은 2008년 3월 제일 커뮤니케이션즈(Cheil Communication)라는 영문사명을 제일 월드와이드(Cheil Worldwide)로 변경했다. 1988년 도쿄에 첫 해외 오피스를 개설한 지 20년 만에 사명을 월드와이드로 교체, 글로벌 경영의 의지를 표현하고 본격적으로 그 시동을 건 것이다. 이와 함께 해외 광고회사 M&A, 글로벌 인재 영입, 디지털을 중심축으로 하는 조직역량 강화 등을 추진, 글로벌 10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가 된다는 목표를 향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제일기획의 글로벌 진출은 1988년 일본 도쿄에 해외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도쿄 해외 사무소의 개설은 일본식 경영에 익숙해 있던 한국의 광고업계가 일본 선진 광고회사의 광고 마케팅 노하우를 습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이후 1989년에 미국과 런던 등을 포함한 5개 지역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광고주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하였고, 이러한 기조는 1994년 이후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초기 글로벌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초기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삼성전자와의 동반 진출

제일기획 글로벌 부문의 비약적 성장은 2000년 이후에 달성되었다. 전세계 26개국에 33개 거점을 마련, 명실상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함과 동시에 연평균 25%의 성장을 통해 2001년 대비 5배의 성장을 이루어냈다. 2008년 기준으로 제일기획 외형의 50% 이상이 2000년대 이후에 형성된 것이다.

제일기획의 초기 20년간 글로벌 성장을 되돌아 볼 때 주요 클라이언트인 삼성전자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제일기획의 글로벌 진출, 해외 네트워크 구축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확장 지역에 동반 진출하여 동반 성장한다는 삼성전자 중심의 전략 하에 추진되었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계 광고회사들이 클라이언트의 글로벌 확장에 맞추어 동반 진출하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한 사례와 같은 방식이었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한 최근 10년 사이에 삼성전자를 위한 충실한 광고 및 마케팅 파트너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삼성전자가 브랜드 강화를 위해 진행했던, 올림픽 스폰서십으로 대표되는 스포츠 마케팅 활동과 해외 유명 전시회 참여를 통한 전시 마케팅 활동 등 클라이언트가 필요로 하는 마케팅 활동의 역량을 본사 및 해외 네트워크가 집중적으로 지원하여 단기간에 해당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스피디한 대응 전략을 전개하였다.

이 시기에 이렇게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제일기획 글로벌 부문의 업무를 담당했던 본사의 직원들과 해외 주재원들의 역량과 노력 덕택이었다. 주재원을 네트워크의 핵으로 하여 거점 설립, 비즈니스 확보 및 현지에서의 성공 사례를 창출하였으며, 이러한 비즈니스의 전개 방식 및 성공 사례는 다른 네트워크에도 전파되어 시너지 효과를 통한 역량의 동반 상승 효과를 낳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제일기획의 초기 글로벌 성장은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클라이언트를 기반으로 하는 동반 진출 및 클라이언트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스피디한 대응, 그리고 본사와 해외 네트워크의 인적 노력을 통하여 성취되었다고 결론 지을 수 있다.

 


글로벌 10대 광고회사 도약 위해
그룹화, 인재영입에 적극 나서

제일기획은 2008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서 제일 커뮤니케이션즈(Cheil Communication)라는 영문사명을 제일 월드와이드(Cheil Worldwide)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켜 사명 변경 작업을 완료하였다. 제일기획 입장에서 이는 단순한 영문 사명 변경 이상의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오피스를 개설한 지 20년 만에 사명을 월드와이드로 교체하여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의 의지를 표현하고 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지난 20년간의 성과를 지속 발전시켜 글로벌 10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가 된다는 양적인 목표가 제일기획의 중요한 지향점이기는 하지만, 이는 제일기획의 글로벌 경쟁 역량이 업그레이드 되어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서 체질 전환이 선결되어야만 가능한 목표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제일기획은 글로벌 광고 회사로서의 체질 전환에 초점을 둠과 동시에 현재 글로벌 광고 시장의 트렌드와 미래 변화의 움직임 등을 고려하며 새로운 전략적 방향의 틀을 설정하였고, 그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일 광고회사로서의 성장이 아닌 광고그룹으로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2008년 애드에이지(AdAge)의 글로벌 광고회사 순위를 살펴보면, 10위권 내에 옴니콤을 필두로 하여 총 8개의 광고그룹이 차지하고 있다. 단일 광고회사에 입각한 성장 모델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다. 또한 그룹화된 형태라야 미래의 주요 경쟁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디지털, 인터랙티브의 부족한 역량 확보 및 마케팅 인사이트와 체계화된 마케팅 기술 발굴 등에 전략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폭넓게 활용되는 전략적 방법론이 인수합병 전략이다. 제일기획도 글로벌 시장에서 부족한 자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8년 12월 영국 BMB사의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간 자체 해외 네트워크의 확보를 중심으로 하는 조직 자체적인 성장 전략만을 활용해 왔으나, 영국 BMB사 인수를 계기로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결과로서 제일기획은 글로벌 시장에서 제일(Cheil)이라는 단일 브랜드를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BMB의 인수 사례에서 보듯이 각 지역과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멀티 브랜드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다.

둘째, 해외 우수 인재의 공격적 영입을 통한 글로벌 경영 방식의 도입이다. 광고회사는 컨설팅, 회계,법무 등과 같은 프로페셔널 서비스 산업의 하나이며, 이러한 서비스 산업은 사람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 비즈니스이다.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건은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이다. 제일기획은 해외 우수 인재의 영입을 2000년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속적으로 추진해왔으며, 이에 대한 가장 큰 결실로 지난 2008년 4월 영국 레오버넷의 그룹 CEO를 역임한 인재를 글로벌 COO로 영입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글로벌 COO는 글로벌 경영방식 도입을 통한 사업 개편과 글로벌 광고주를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 광고 제작 업무를 모두 총괄하여 글로벌 부문의 제도 및 프로세스를 해외 글로벌 광고 회사의 경영 방식으로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서 제일기획은 한국의 경영방식이 아니라 글로벌 경영방식에 기초한 진정한 글로벌 광고회사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인재 영입은 제일기획의 해외 네트워크에서도 동일한 전략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미주, 유럽, 중국, 인도 등의 해외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에서 검증된 최고 수준의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하여 글로벌 본사와 해외 법인의 체질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축으로 한 비즈니스 다각화,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개선도 추진

셋째, 글로벌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다각화 및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의 개선을 추진하는것이다. 글로벌 광고업계는 최근 수년간 인터랙티브와 디지털을 미래 성장의 핵심 요소로 선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과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터랙티브와 디지털은 하나의 매체로서 가치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기존 4대 매체 중심의 광고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에 큰 변화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 속에서 진정한 통합 마케팅이 미래 광고 마케팅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이고 현재는 이러한 방향 속에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분야는 아직까지 시장의 질서가 체계화되어 있지 않고 또한 절대 강자도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인터넷 및 디지털의 수용성 및 활용도는 세계 최고 수준에 있으며, 그에 따른 기술적 기반 및 성공적 커뮤니케이션 사례도 가지고 있다. 제일기획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회를 발굴하고 집중화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터랙티브에 특화된 조직인 ‘the i’ 본부를 설립하고 성공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제일기획은 현재 글로벌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클라이언트 포트폴리오 개선을 주요한 전략적 과제로 삼고 이에 대한 노력 또한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한국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세계로 확대되어 나가는 글로벌 기업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따라 앞으로도 늘어갈 것이다. 이렇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국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아웃바운딩 광고 마케팅의 대행을 통해 신규 광고주 영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에도 한국타이어, 오리온, 팔도라면 같은 브랜드의 글로벌 혹은 중국, 러시아 등의 주요 시장에서의 광고 대행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 및 관광 활성화 등을 위한 정부, 공기업의 해외 광고 및 마케팅도 향후 확장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러한 공공성 글로벌 광고의 영입에도 노력할 것이다.

한국의 글로벌 기업 이외에도 제일기획의 네트워크가 진출해 있는 지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여 자체 광고주를 개발하려는 노력 또한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2008년 말레이시아의 통신사업자인 U 모바일(U Mobile)의 광고 대행을 제일기획에서 집행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좋은 사례이며 이러한 노력은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와 같은 신흥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하여 추진될 것이다. 더불어 영국 BMB사의 인수 등과 같이 인수 합병을 통해 미주, 유럽 등의 선진 시장에서 간접적으로 클라이언트를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방식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 기울일 터

일반적으로 서비스 산업에서 글로벌 성장이라는 과제는 제조 산업의 글로벌 성장보다도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보다도 훨씬 이전에 글로벌 성장의 노력을 기울였던 일본 광고회사들의 성과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그러한 주장에 타당성을 보태고 있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경영 방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고 글로벌 경영 방식을 수용하고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글로벌 시장에서 부족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수 합병 전략과 우수 인재 영입을 통한 자체적인 체질 강화 노력을 동시에 그리고 일관되게 추진해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일기획이 글로벌 시장에서 단기간에 옴니콤 그룹이나 WPP와 같은 초대형 광고그룹으로 성장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광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글로벌 커버리지를 달성할 수 있는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통광고 및 디지털 등의 새로운 서비스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 광고그룹’의 목표는 달성 가능한 지향점이라고 판단하고 이 목표의 달성을 제일기획 성장 전략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추진하고 있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