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6. 03:16

여러분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CEO처럼 기획한다면!

여러분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CEO처럼 기획한다면!


창조경영ㆍ창의경영ㆍ블루오션ㆍ신성장동력……. 표현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것은 결국 창의력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빛나는 것이 ‘창의적인 기획력'이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 그리고 이것을 잘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CEO들은 다년간의 기업 경영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창의적인 기획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기획 하나로 회사의 운명까지도 바꾼다. 우리도 그들처럼 멋진 기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부러워하지만 않고, 내 안에 잠들어 있는 기획력을 깨우기만 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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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개발일로(開發一路)ㆍ산업화ㆍ대량생산에 경제의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방법이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대학생을 비롯하여 신입사원에서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창조적인 기획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 것일까? CEO에게 채택되어 회사의 앞날을 책임질 만한 아이템은 무엇일까? 해외 CEO들의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 비해, 국내 CEO들이 경영을 하면서 어떤 기획과 아이디어에 주안점을 두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CEO들은 이론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남들과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수십 장 수백 장이나 되는 멋들어진 기획서도 실행하다 보면, 한 장짜리보다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CEO들은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오감을 열어 사물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고, 똑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정의하기 등을 통해 인문학적인 지식과 논리적인 기본을 쌓으라”고 강조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완전히 처음인 것은 없다. 많은 아이디어나 기획들은 기본적인 것에서 출발해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어 왔다. 결국 남들과 다른 기획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정보와 깊은 지식을 토대로 한다는 얘기다.

오감이 열려 있는 사람은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봐도 ‘저건 왜 저럴까?' 또는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평소에도 꾸준히 ‘기획'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업무 자체에만 매몰되어 있는 이들은 그 외의 분야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다. 당연히 외부의 변화에도 대처하기 힘들다.

 


흔히들 ‘기획'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는 아이디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할 때 ‘끝까지 살아남는 기획'이 되는 것이다. 사실 기획 마인드와 실행력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 1등과는 다른 시도를 하라

창의적인 기획 마인드의 첫 번째 요소는 ‘New & Better, 1등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 찾기'다. 만년 2등 업체일수록 1등과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월마트는 1962년 미국 아칸소주의 소도시 벤튼빌에 1호점을 열었지만, 당시 1위 업체인 K마트 및 메이저들의 경쟁에서는 한낱 시골뜨기에 불과했다. 직원들 역시 만년 2등이란 패배감과 좌절감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월마트는 1등과는 다른 것을 기획했다. 철저하게 저비용 구조를 추구, 땅값이 싼 소도시나 대도시 교외 고속도로변에 점포를 짓고 과학적인 물류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여성들에게 맞게 개선해 나갔다.
 

1등과 다른 전략을 구사한 월마트는 마침내 지난 2002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에 올랐다. 반면 한때 미국 1위 할인업체였던 K마트는 113억 달러 가까운 채무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 시장과 고객을 예측하라

두 번째로 필요한 마인드는 ‘Prediction, 시장과 고객의 예측'이다. 즉 시장과 고객을 외면하는 기업이 오랫동안 장수하기란 힘들다.


1906년 창립한 멕시코의 시멘트회사 시멕스는, 역사가 오랜 기업이 그렇듯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임직원들의 의사소통 부재로 제품 납품이나 배달 등에 문제가 생겨 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 이를 개선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CEO였던 로렌조 캄브라노 회장은 시장을 정확히 보고 고객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효율적인 배달과 예측할 수 없는 수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시장과 고객을 정확히 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기획하라

세 번째 마인드로는 ‘Branding, 제품의 속성이 아니라 브랜드 기획하기'다. 김준영 해태음료 사장은 “단기적인 판매를 위해 제품의 기능이나 특징만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각 제품의 차별화를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애니콜 휴대폰, 파브 TV, 지펠 냉장고, 센스 노트북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굳이 ‘삼성전자'를 강조하지 않아도, 이 제품들은 브랜드만으로도 세계적인 명품 대열에 올랐다. 브랜드 하나의 성공이 가져오는 부대효과는 이렇게 강력한 것이다.

 
 


기획이 1%라면 실천이 99%일 정도로 실행 능력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천 가지 아이디어, 만 가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서 다른 이들이 어떤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두면, “저건 나도 생각했던 거야”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신은 생각만 한 것을, 성공한 누군가는 난관을 뚫고 직접 실천했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자신들의 기획을 집요하면서도 일관되게 실행했다. 간혹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유연하게 생각을 돌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 IBM 전(前) 회장 겸 CEO는 “단호한 실행력이 중요하며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비전과 전략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실행이란 전략을 행동으로 전환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1985년까지 IBM은 천하무적이었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모두들 매너리즘에 빠졌고 자만심도 커 갔다. 결국 매출은 물론 회사 이미지까지 바닥으로 떨어졌고, 1993년 거스너가 부임할 당시는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상태였다. 주변 사람들은 회사가 회생할 확률은 25%도 안 된다고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거스너는 고객들과 업계의 전문가, 이름난 실력자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회사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그가, 인텔 펜티엄칩을 장착한 PC에 문제가 생겨 직원들에게 얘기했지만 아무도 제대로 듣는 사람이 없어 불만이었던 고객을 접하게 됐다.

그 후 그는 그동안 판매했던 PC들을 전량 회수하고, 결함 원인이 밝혀져 모두 해결되기 전까지는 단 1대의 PC도 만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눈앞의 매출이 날아가는 상황이었기에 회사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거스너는 IBM이 과거처럼 대충대충 하지 않으며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IBM은 회사 안팎으로 작은 변화를 가져왔고, 거스너가 부임한 지 5년 만에 회사의 매출은 817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어쩌면 여러분의 기획력은 지금까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여러 가지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훌륭한 기획자가 될 수 있다. 설령 현란한 기획서를 쓰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생각을 구성원들과 공유하여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 진희정 / 더 스토리 컴퍼니 대표, CEO 인터뷰전문 작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