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 해당되는 글 9건

  1. 2009.03.27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2. 2009.03.26 [21세기 메가트렌드] ④소비자 트렌드 / 직관, 상상, 감수성… 미래의 소비자 ‘하이퍼 휴먼’을 공략하라!
  3. 2009.03.18 이야기를 통한 소비자와의 공유 ; 스토리텔링(StoryTelling)
  4. 2009.03.05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5. 2009.03.01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6. 2009.02.09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7. 2009.02.08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8. 2009.01.20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9. 2008.12.24 [디지털 시대 한국의 소비자 유형 1편] 대한민국 디지털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소비 세력은?
2009. 3. 27. 19:25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돈이 돈을 벌던 시대가 지나고, 미래는 지식과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앨빈 토플러 등 여러 미래학자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네트워크 사회가 성장하고 확산됨에 따라 미래에는 네트워크가 부의 중요한 원천으로 새롭게 자리잡을 것이다.

‘아웃소싱'에 의존하던 기업은 이제는 기업 밖에 있는 다수의 지식에 기반해 가치를 생산하는 ‘집단소싱(crowd-sourcing)'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페이퍼 클립이 근사한 이층집으로, 네트워크의 힘

2006년 4월 미국의 주요 TV 방송들은 기발한 발상으로 제법 큰돈을 번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뤘다. 이 젊은이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중 책상 위에 놓인 빨간색 페이퍼 클립에 눈이 갔다. 그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 다른 물건과 바꾸기로 했다. 교환한 물건을 또 다른 물건으로 바꾸면, 그리고 매 교환 단계마다 ‘더 크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꾼다는 원칙을 고수하면 나중에는 제법 크고 좋은 물건을 갖게 될 것이고 생각한 것이다.

페이퍼 클립 교환 광고를 인터넷에 올리자 이것에 흥미를 느낀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어느 여대생이 안 쓰는 펜하고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밴쿠버로 날아가 펜을 바꿔 온 후, 다시 펜 교환 광고를 인터넷에 올렸다. 열 네 번의 교환을 거쳐 이제 그는 근사한 이층집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황당한 실화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활용한 아이디어 하나로 돈을 번 이야기이다.

부(富)라고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돈이라는 자본을 떠올린다. 자본은 공장을 짓거나 사람을 고용하는 데 활용되는 생산요소로서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근원이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그래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본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인적 자본(human capital)'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경제학자에 의해서 제안된 이 개념은 사람들이 체득한 정보와 지식 등이 부의 원천이 된다는 뜻을 함축한다. 이러한 주장은 앨빈 토플러 등 여러 미래학자에 의해서 제기되어 왔다.

구글과 같은 신흥 대기업의 출현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큰돈 없이도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부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지식과 숙련의 정도에 따라 약 3,000배 정도의 생산성 차이가 나고, 그만큼 연봉 차이도 난다고 한다.

지식의 가치가 증대하고 있는 경향은 여러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에 미국의 대졸자가 받는 평균 임금은 고졸자의 1.3배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 접어들어 두 배까지 치솟았고 임금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내게 없는 희소 자원, 사회적 자본

 
지식정보사회에서 인적 자본이 중요하다는 점을 경제학자가 상기시켰다면, 사회학자들은 다가올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부를 만드는 원천이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여러 종류의 생산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갖고 있는 콘도는 내가 필요할 때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콘도나 마찬가지다. 즉, 나에게 없는 희소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동원할 수 있다면 그러한 능력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친분 네트워크의 효과, 신뢰

네트워크는 그 안에 존재하는 신뢰를 통해 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1968년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팔렸는데 이 사건은 신뢰가 얼마나 커다란 경제적인 자원인지를 보여 준다. 빌딩 매매를 위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200여 명의 변호사가 1년 동안 매달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려고 변호사에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매매 당사자들이 오랜 친분 네트워크를 맺어 신뢰를 쌓은 사이라면 계약서 작성에 필요한 ‘거래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네트워크 안에 있는 신뢰가 경제적인 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사용자 규모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 네트워크 외부성

 
부(富)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정보통신 기기의 예를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팩스의 가치는 팩스에 내재한 것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팩스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팩스를 단 한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면 팩스의 사용가치는 없다. 즉 가치가 네트워크 자체에 내재해 있음을 보여 준다. 다른 사람과의 호환이 중요한 소프트웨어도 네트워크 외부성에 의해서 가치가 결정된다. 사용자 네트워크의 규모에 따라 정보상품의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집단협동의 보물 위키피디아, 대규모 협동과 집단지능

네트워크는 ‘대규모 협동(mass collaboration)'과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통해서도 부를 만들어 낸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는 집단협동이 만들어 낸 인류의 보물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적 차원의 대규모 협동에 의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현실화한 것이다.

‘오픈 소스 운동(Open Source Movement)'에 참여한 전 세계 백만 명 이상의 프로그래머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개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무상으로 공급한다. 한 명의 천재 프로그래머에 의해서 기본 구조가 만들어져 공개된 리눅스는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집단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컴퓨터 운영체제(OS)로 자리잡았다. 현재 리눅스는 1억 줄이 넘는 소스 코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스 코드 한 줄을 개발하는 데 드는 미국 업계의 비용이 통상 100달러라는 기준에 비추어보면 100억 달러라는 엄청난 가치가 무상으로 네트워크 상의 협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아웃소싱'에 의존하던 기업은 이제는 기업 밖의 익명적 다수의 지식에 기반해 가치를 생산하는 ‘집단소싱(crowd-sourcing)'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NASA는 로버(Rover)라는 화성탐사 로봇이 날마다 전송하는 화성의 지형 자료에 이름 붙이는 작업을 집단소싱했고, 전 세계 네티즌의 자발적인 참여로 화성의 분화구와 평야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편 맹인에게 책을 읽어 주는 인터넷 사이트는 짬이 날 때마다 한 페이지 또는 반 페이지씩을 읽어 주는 수많은 봉사자에 의해서 매일 같이 오디오 북을 만들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시대, 개방혁신

기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R&D를 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힌 기업과 그에 대한 답을 가진 사람을 1:1로 연결해주는 ‘이노센티브(www.innocentive.com)'와 같은 사이트가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은 자신의 기술적 문제를 웹에 공개하여 문제를 풀어 줄 사람을 찾고, 해답을 아는 전문가나 일반인은 이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 노키아나 레고와 같은 굴지의 기업이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는 개방혁신(open innovation)으로 신상품 개발에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에 흩어진 지식을 활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유행하면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네트워크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그에 따라 인간 관계도 연줄이라는 공간적 제한 범위를 벗어난 디지털 인맥으로 크게 확장될 것이다. 디지털 인맥 안에 쌓이는 신뢰의 파급효과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다.
인맥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직접경제(direct economy)라고 부르는, 소비자가 생산에 직접 참여하여 부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는 직접경제의 시대가 열리면서, 부와 가치를 만드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생겨날 것이다.


- 김용학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하이트렌드> 공동 저자

2009. 3. 26. 18:54

[21세기 메가트렌드] ④소비자 트렌드 / 직관, 상상, 감수성… 미래의 소비자 ‘하이퍼 휴먼’을 공략하라!

[21세기 메가트렌드] ④소비자 트렌드 / 직관, 상상, 감수성… 미래의 소비자 ‘하이퍼 휴먼’을 공략하라!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해 상품 및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트렌드는 시대의 흐름과 인간 마음의 변화를 함께 읽는 것으로, 숲과 나무를 함께 볼 수 있는 넓은 시야와 함께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이렇게 현상 자체를 넘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는 능력은 늘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마케터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다. 21세기가 시작되고 어느새 십여 년이 흐른 지금, 향후 세상을 이끌게 될 메가트렌드로 부상한 것은 바로 시대를 이끌어 갈 새로운 인간상 ‘하이퍼 휴먼'이다.
 
 

첨단 과학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
 
하이퍼 휴먼은 세계미래학회(WFS)에서 발행하는 미래 전문지 2005년 판에 ‘10대 미래 예측' 중 하나로 처음 소개되었으며 미래학자 리처드 샘이 제시한 용어이다.

하이퍼 휴먼은 지식노동에서 한 단계 진보한 의미로 ‘디지털이나 첨단 과학의 힘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여기서 인간 고유의 능력이란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친밀감, 감수성, 사색 등이다. 하이퍼 휴먼이 주도하는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 자체'가 중요하다. 이들의 감성과 능력이 중요시하는 가치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인간의 특성이 변화하면 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또한 변화한다. 따라서 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기업의 필수전략이다. 하이퍼 휴먼이 앞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새로운 가치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들을 공략할 수 있는 기업 전략의 혜안으로 활용해 보자.

 


하이퍼 휴먼 시대의 새로운 가치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세상
하이퍼 휴먼의 세상은 자연과 더욱 친밀해진다. 휴식 공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수록 자연을 스스로 보전하고자 하는 의지는 더욱 강해진다. 기존의 웰빙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산물과 혜택을 풍요로운 삶을 가꾸기 위해 활용하려는 의지인데, 앞으로는 자연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자연을 가꾸는 차원으로 개념이 바뀔 것이다. 적극적으로 미래의 환경을 지키려는 의지를 갖는 로하스 족은 전체 미국인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환경을 지키려는 노력은 환경운동가의 몫이 아닌 일반인의 관심사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의 한 예로 자연을 구성하는 물, 돌 등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 사랑 받을 전망이다. 덴마크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전시회 ‘FLOW'는 이름 그대로 흐름을 뜻하며 새로운 사고방식을 보여 주는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주로 재활용 용기를 사용하면서 가장 심플하고 환경친화적인 디자인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감성을 표현하고 있다.

스톡홀롬의 가구 페어에 출품된 ‘세이브 아워 소울(Save Our Souls)' 브랜드의 유리 테이블 ‘Spill'은 물 위에 떠 있는 기름에서 영감을 얻어 패턴을 만들었다. 조약돌 모양인 삼성 ‘YEPP YP-S2Z' MP3 플레이어와 디자인사이트 ‘움스(Oooms)'에서 판매하는 나뭇가지 모양 그대로의 USB 메모리 스틱 또한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제품들이다. 디지털기기라는 기계의 느낌에서 탈피해 자연 그대로를 옮겨 온 듯한 디자인의 제품이 하이퍼 휴먼 시대의 트렌드가 될 것이다.

개인이 거대한 힘을 갖는 시대
미래에는 국가나 거대 기업 등 조직에 집중되었던 힘이 개인에게 넘어간다. 디지털과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인간이 시간과 장소를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인 오프라 윈프리, 한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이너 비와 배용준 등은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며 성공했고 사람들의 생각이나 가치관에까지 영향을 주는 절대적 능력을 갖춘 1인 기업의 면모를 보인다.

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던 이분법적 사고는 더 이상 의미가 없으며 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것이다. 동성애자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고 성 정체성을 넘어선 그들의 또 다른 능력은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성으로 인정 받고 있다. 일본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겸 엔터테이너인 이코(IKKO)는 흔히 말하는 게이지만 그의 말 한마디에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하고 음식점이 명소가 되기도 한다.

액티브한 여성 & 실버 세대
라이프스타일 또한 바뀌고 있다. 싱글맘이나 혼자 사는 여성은 더 이상 남편과 가정에 얽매이지 않고 더욱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유명한 혼성 그룹 노다웃의 멤버인 그웬 스테파니는 가수와 작곡가, 연기자로서 명성을 떨쳤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패션 브랜드 L.A.M.B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신이 원하는 삶을 과감히 선택하고 젊게 사는 방법을 찾아 그것을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활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인생을 보내는 실버 세대도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력이 비교적 안정된 실버층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을 주 소비층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분석도 등장하고 있다. 실버층 소비자들은 보다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며 다품종 소량 제품을 선호하고,실버층 중에서도 여성이 소비를 주도하며 제품정보를 수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등 독특한 구매패턴이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상상력이 세상을 이끄는 원동력
하이퍼 휴먼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까? 하이퍼 휴먼은 직관력, 상상력, 창의력, 감수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이들은 영적인 탐험을 중요시한다. 물질적으로 풍족한 세계에 살지만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적인 현상을 풀고자 하는 의지가 더 고조되며 종교에 귀의하거나 영성 서적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감각과 환상적인 신세계에 대한 동경, 풀리지 않는 문제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면서 상상력이 세상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소비자는 환상적인 현상을 활용한 콘텐츠에 열광하고 매료된다. 인간의 상상력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구를 채우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된다.

따뜻한 인간미 회복
하이퍼 휴먼의 시대에는 도덕적인 비즈니스 마인드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시대이다. 인간이 가진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마음이 있다는 것이며, 사람과 사람 간, 소비자와 기업 간에 마음의 움직임이 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디지털 세상의 심화 속에서도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따뜻한 인간미를 찾으려 한다. 소비자는 따뜻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는 깨끗하고 다정한 기업, 브랜드 이미지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과거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인재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세함, 다른 사람과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인재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에 주목
사람의 ‘머리'가 아닌 ‘마음'을 자극하는 감성마케팅은 재미나 즐거움, 따뜻함, 그리고 향수나 추억을 통해 사람에게 더욱 부드럽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2006년 밀라노 가구 페어를 보면 기능과 형태 모두에서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혼재되어 있으면서, 즐겁고 발칙한 상상을 즐길 수 있는 ‘펀(FUN)'의 개념이 도입된 디자인이 대거 선보였다. 침대는 더 이상 침대로서만, 쇼파는 더 이상 의자로서만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접근은 요즘과 같이 각박한 세상에 지치고 디지털 기술에 묻히기 쉬운 감성을 일깨워 준다. 기능을 내세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노력은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 컬러 등 제품의 소프트한 속성은 물론 사람 내면의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하이퍼 휴먼, 미래 세대의 기준이 되다
 
새로운 시대가 오면 필연적으로 ‘창조적 파괴'가 나타난다. 다소 모순적으로 들리는 ‘창조적 파괴'는 과거의 구태의연한 것을 과감히 탈피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했던 제도가 변화하며 기존에 허용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기준이 생기는 것이다.

하이퍼 휴먼은 그런 의미에서 미래 세대의 큰 기준이 된다. 인재육성 혹은 자기계발 차원에서 개개인은 하이퍼 휴먼의 능력, 즉 직관, 상상, 감수성 등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기업은 그러한 하이퍼 휴먼들의 특성을 파악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마케팅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 박수경 / 아모레퍼시픽 고객지원담당 상무, 소비자학 박사, 현 한국소비자학회 상임이사,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중앙대 강사 역임. <하이트렌드> 공동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8. 00:45

이야기를 통한 소비자와의 공유 ;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이야기를 통한 소비자와의 공유 ; 스토리텔링(StoryTelling)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Storytelling marketing) 이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 포장해 광고나 판촉에 활용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말한다.
(스토리텔링이란 이야기(story) + 나누기(telling)의 합성어로 이루어진 말로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미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를 의미한다.)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이야기’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에 얽힌 이야기를 가공, 포장해 광고•판촉 등에 활용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다. 상품 개발과정 등 브랜드와 관련된 실제 스토리를 여과 없이 보여줄 수도 있고, 아니면 신화•소설•게임 등에 나오는 스토리를 원용해 가공하거나 패러디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상품의 기능적 특성을 설명하는 내용 중심 광고나 판촉활동과는 차이가 있다. 상품 자체를 강조하기보다는 상품에 담긴 의미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을 유도하는 감성 마케팅 활동의 하나로, 딱딱하고 상업적인 광고 메시지보다는 소비자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화젯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스토리텔링은 상대를 설득하는 데에 있어,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광고에 대한 기본적인 반감이나 비판적 시각을 무장해제 시키는 한편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데 적절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야기’ 만 만들면 성공?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교감이 중요!

많은 기업들이 그럴듯한 이야기만 만들어서 광고로 내보내면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소비자와 브랜드의 교감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따라서, 공급자 관점이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서의 감성에 소구할 수 있는 스토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법을 택하여 인기를 얻고 있는 대표 쇼핑몰 중 하나인 원어데이의 사례를 보자.



위 그림은 매일 한가지 상품만 판매하는 원어데이의 “상품스토리” 화면이다.
보다시피 ‘이 상품은 정말 괜찮다’ 라는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 보다는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소비자 관점에서의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짧은 만화로 꾸며 상품 정보를 원하는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하버드대학 심리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에 따르면, 사람들이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성을 지배하는 좌뇌가 작동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을 할 때는 감성을 지배하는 우뇌가 작동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나 삶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하며, 구매란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져다주는 의미를 사는 것이다.

흔히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일보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호감을 얻듯이, 고객의 마음을 얻는 길은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다가가는 것이 효율적인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의 디딤돌일 것이다.

출처 : 랭키닷컴(www.rankey.com)
2009. 3. 5. 00:04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소비자와 더 친해져라! 강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소비자친화경영에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는 요즘, 생필품은 ‘싸고, 가까운 곳에서, 빨리' 구입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최대한 줄이려는 생활방위형 라이프스타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소비자 편에서 그들의 삶을 개선해주는 경영활동이 아니면 외면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기업경영의 관점이 소비자에서 출발하는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면서 ‘소비자친화경영'을 하는 기업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소비자친화경영, 선택이 아닌 필수
 
소비자친화경영이란 제품기획 및 개발단계에서는 소비자 안전 및 건강 등의 요소를 고려하고, 제품 생산과 판매단계에서는 품질, A/S, 소비자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의사소통을 철저히 시스템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공동체, 국제사회, 미래세대와 생태계 등에 대한 배려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 되어가고 있다.

이른바 ‘EHS(Environment, Health, Safety)' 시스템의 운영은 기업 이미지와 신뢰 구축을 위한 핵심 이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지난 1990년부터 소비자지향우량기업상을 제정해 기업의 자율적 소비자친화경영을 촉진했다. 우리나라도 향후 국가 소비자정책계획에서 기업의 소비자지향적 역할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사회 전반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친화경영의 성공 사례를 통해 경기침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자.


P&G의 팸퍼스 기저귀,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전방위 전략

세계 최대 생활용품기업 P&G는 아기기저귀 팸퍼스를 단순히 흡수가 빠른 기저귀로 홍보하기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한 아기 키우기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수년간 전개했다. P&G는 아기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다양한 주제의 양육법을 가르쳐 주었다. 아기들이 잠을 잘 자지 않는 이유를 연구해서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천 기저귀와 유사한 감촉을 주는 기저귀를 개발했다. 새롭게 디자인된 기저귀는 아기 엉덩이를 따뜻하게 감싸주어 아기가 보다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특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강조했다.

 

새로운 기저귀 덕분에 팸퍼스의 시장점유율은 증가했다. 물론 점유율이 증가한 이유가 단순히 신개발품의 기능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기를 위한 제품이라는 강한 확신으로 직원들이 의기투합할 수 있었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입지가 강화되고 소비자와의 감정적 유대도 돈독히 할 수 있었다. 제품 차별화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까지 얻게 됨으로써 선순환의 고리가 연결돼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한 것이다.


피봇(Pivot)의 에코백, 포스터 소재를 가방으로 재활용

 
삿포로에서 패션몰을 운영하는 피봇은 옥외광고 소재를 활용하여 에코백을 만들었다. 도심의 빌딩을 화려하게 수놓은 옥외광고는 계약했던 기간이 끝나면 내리고 곧이어 다른 광고가 등장한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광고캠페인은 기간이나 계절이 끝남과 동시에 그 생을 마감하며 광고기간이 의외로 짧아 사실상 산업폐기물로 버려졌다.

옥외광고에는 방수성, 내구성이 뛰어난 소재인 타폴린(tarpaulin, 타르를 칠한 방수천)이 주로 사용된다.폐기될 타폴린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기업이 바로 피봇이다. 피봇은 2007년 이후 자사의 건물에 걸린 옥외광고물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제작했다. 패션몰의 옥외광고라면 화려한 색상과 참신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디자인이 적지 않다. 가방 등 패션잡화의 소재로서 안성맞춤인 셈이다. 또한 광고 중에서도 옥외광고는 그 역할을 다하면 바로 폐기되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는데, 광고 소재가 가방 등의 제품으로 다시 태어남으로써 거리에서 또 한 번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소니의 CSR 디자인을 위한 SD(Sustainable Design)팀

SD팀은 소니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에코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라는 명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부문의 디자이너가 모여 구성된 팀이다.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디자인 개발부서인데, 그들은 고성능 절전형 모듈이 개발되어 제품화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다양한 주제의 제품 개발에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에콜로지와 유니버설 디자인은 SD팀이 추구해야 할 커다란 테마이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어떻게 디자인을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도 모색하고 있다.

SD팀은 발족과 동시에 소니 LA 디자인센터에서 개발한 ‘odo'를 인계받았다. 소니의 디지털 가전시리즈 odo는 ‘스스로 사용할 에너지는 스스로 만들자'라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자가발전 기능을 갖춘 친환경제품인 odo는 전원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전력공급이 불안정한 나라에서도 어린이들이 사진촬영이나 음악청취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소니는 ‘For the Next Generation(다음 세대를 위해)'이라는 명쾌한 슬로건과 로고를 탄생시켰는데 이는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목표로 하는 소니의 CSR 활동을 나타낸 캐치프레이즈다. ‘odo'는 이러한 소니의 철학에 기초하여 제안된 수동발전(kinetic energy)을 응용한 디자인 콘셉트 그룹이다.

odo 컨셉으로 제작된 기기들은 아이들의 창의성, 호기심, 에너지를 활용한다. 그 대가로 아이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체험을 제공하여 사회적 의식 및 생태적 가치에 대한 감각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방식을 고취시킨다. 본체 소재로는 식물성 원료의 플라스틱이나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본체 바닥에 있는 롤러를 움직여서 충전하는 비디오 뷰어나, 레버를 돌려 충전하는 캠코더, 좌우의 집게손가락을 구멍에 끼고 돌리면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마쓰시타의 청소가 필요없는 아라우노 변기

소비자의 친환경 의식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친환경 상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친환경 상품이라는 호소만으로는 팔리지 않는다. 마쓰시타는 3개월간 청소할 필요가 없는 변기 아라우노(A La Uno)를 출시했다. 절수, 절전 설계와 더불어 변기용 세제가 아닌 주방용 세제를 사용한 거품세척 등을 도입해 친환경 성능과 귀찮은 화장실 청소로부터 해방된다는 점이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실속형 친환경 상품이라는 점이 주효한 것이다.

 

세계경제가 극심한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격대비 높은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감정적 유대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이 불황을 극복할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이다. 브랜드 가치와 가격을 함께 홍보하여 얼어붙은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소비자는 단순히 물질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 그 이상을 원한다. 더 크고 더 좋고 더 새로운 물건을 갖기 위한 끝없는 경주 속에서 불황의 허전함을 느끼던 사람들은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친화경영은 기업환경이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는 과제임에 분명하다.


- 이동훈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39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IMF 이후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실제 상황보다 경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로 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지난 11년 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1998-2008 대한민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국 5대 주요 도시의 13~59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가 함께 분석됐다.

1.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한 한국인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기 개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반면, 기술이 발전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 수준도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돈에 대한 부담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실질 소득과 희망하는 심리적 소득의 격차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됐고, 실제 지표상의 경기 부침을 심리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

‘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낭비는 필요하다'는 답변율이 연도별 경기 상황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옷은 주로 세일기간에 산다'는 답변이 IMF 직후였던 1998년에는 61%였지만 경기회복기였던 2002년에는 45%로 급격히 줄었다.

[표1] 경기를 타는 고무줄 소비

이런 체질 변화 탓에 스스로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8년 60%에서 2008년에는 55%로 줄었고, 중하층 및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8년 33%에서 37%로 늘었다.

2.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화시킨 3대 요인

1) 낮출 수 없는 눈높이

소비의 질을 고려하고, 근원적인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웰빙 트렌드와 고급 가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아파트 구매 의향 평수를 묻는 질문에 20평대를 희망한다는 대답이 2001년 이후 크게 감소한 반면, 30~40평대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표2] 주거 환경의 고급화: 아파트 향후 구매 의향 평수는?

자동차 역시 경차 및 소형차, 준중형 및 중형차 구매 타입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대형 및 대형, SUV는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입증했다.

[표3] 자동차 구매 타입

또한 기술의 발달,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소비 범위가 확대됐다. 이동통신기기,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보유율이 증가했고, 대형 할인매장을 통한 주말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와 브랜드 고추장 구입 경험률이 크게 늘었다.

[표4] 김치냉장고 보유율 및 고추장 구입 경험률

2) 자기 개발 비용 증대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 사태를 겪으며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자기 개발, 자녀 교육을 위한 소비를 늘리며 개인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월간 가계지출을 항목별로 비교했을 때 50만원 이상 저축한 가구 비율은 1998년 33%에서 2008년 47%로 증가한 반면, 교육비 항목은 11%에서 36%로, 25%가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표5] 항목별 월간 지출: 50만원 이상 /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

또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기 가꾸기를 소홀하지 않았다.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고 대답한 비율이 1998년 30%에서 2008년 43%로 증가했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매일 에센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1998년 45%에서 75%로 증가했다.

[표6]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 / 매일 에센스 사용률

3) 돈의 비중 및 관심 증대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돈' 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돈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재산증식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 문제이다' 란 응답률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재산 증식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쫓겠다는 비율이 1999년 23%에서 2008년 36%로 증가했고, 재산 증식 방법으로 계획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9년 24%에서 2008년 44%로 증가했다.

[표7] 재산증식 안전보다 수익추구/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

3. 마케팅 전략 제언 : IDEA (합치고, 나누고, 부수고, 알리고)

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쓸 돈은 없어 불황에 민감한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는 ‘합치고(Integrate), 나누고(Divide), 부수고(Explode), 알리는(Announce)' 4가지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

1) Integrate (합쳐라)

익숙한 것들도 서로 뭉쳐 놓고 나면 새롭게 보이고,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 조합이 소비자를 끌어 들인다. 공동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다양한 팬 층을 겨냥한 그룹(9인의‘소녀시대', 13인의‘슈퍼 주니어')
패션 디자이너와 전자 제품의 결합

2) Divide (나눠라)

기존의 성별, 나이, 소득 등으로 구분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마추어/프로페셔널/프로튜어(Proteur)'처럼 제품에 대한 지식과 활용 수준에 따라 나누는 등 새로운 기준과 방식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제품도 알뜰 제품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만큼 현명하게 나누어야 한다.

예) 남성전용 바디로션을 포함한 세분화 하는 남성 화장품
와이셔츠 전용 같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 등

3) Explode (부숴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깨고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서 제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예) 카카오를 건강식품으로 부각시켜 다시 매출이 증가한 초콜릿
단순 게임이 아닌 가족 등과 함께 하는 게임을 강조해 성공한 닌텐도 Wii

4) Announce (알려라)

정보화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기업들은 움츠러들지 말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 소비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예) 과감한 광고 투자로 성공한 성광전자 쿠쿠, 태평양 아이오페 등
기업의 전문성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광고 ? KT의 IT 서포터즈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IMF의 이후의 변화는 한국인을 사회 여러 부분에서 ‘실제 지수' 보다 심리적인 ‘체감 지수'에 크게 반응하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하지만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개인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right by 제일기획

2009. 2. 9. 09:47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2009 비즈니스 키워드 1]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트렌드 키워드 6


갑작스러운 경제한파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 지금, 영국계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워칭'은 최근 ‘2009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불황기 소비자의 지갑을 열 키워드 여섯 가지로 ‘에코', ‘당신만의 럭셔리', ‘지도', ‘니치 트리뷰트', ‘피드백 3.0', ‘해피 엔딩'을 꼽았다.


인간은 불안할 때마다 미래를 점쳐 왔다. 적중률이 100%가 아니면 어떠랴. 흐릿한 등불이라도 들고 동굴 같은 미래로 걸어가는 것이 더 안심이 된다면야. 천하대세를 논하는 신문이 한 귀퉁이에 ‘오늘의 운세'를 싣는 현실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불안할수록 점술에 의존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처럼, 국내외 각종 악재에 노출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은 ‘트렌드'를 미래를 읽는 길잡이로 삼기 시작했다. 점쟁이나 마법사보다 더 과학적일 뿐 아니라, 아슬아슬한 미래에 적지 않은 안도감까지 선사하는 수단으로 트렌드가 그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나라 안팎 각종 악재에 소비자들은 우선 지갑 단속부터 하고 나섰다. 한동안 이어질 보릿고개에 기업도 위축되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제든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불황과 위기 속에도 트렌드는 있다. 갑작스러운 경제한파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고민하게 된 지금, 영국계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워칭'은 최근 ‘2009 트렌드 키워드'에 대한 보고서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 키워드 여섯 가지로 ‘에코', ‘당신만의 럭셔리', ‘지도', ‘니치 트리뷰트', ‘피드백 3.0', ‘해피엔딩'을 꼽았다.

트렌드 1 한 푼이라도 아끼려면 에코(eco) 스타일로!

신문이나 TV에 등장하는 ‘에코(eco)'라는 단어에 다소 싫증이 났다면 올해는 좀 달라진 ‘에코'를 만날 수 있다. 그동안 공급자 관점에서 ‘환경'이 화두가 됐다면 이제는 수요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친환경이라는 가치가 단순히 윤리적인 소비 행태를 넘어서 경제적인 소비 습관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 에코는 더 이상 돈 드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니다.

환경과 관련된 트렌드는 계속 탈바꿈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친환경이 접목된 에코-임베디드(Eco-Embedded)에서 친환경을 전면에 내세운 에코아이코닉(Ecoiconic)으로, 이제는 이콘시어지(Econcierge)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콘시어지란 환경(ecology)과 관리인(concierge)을 합성한 신조어로 사회 구성원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로 살아갈 수 있게 돕는 서비스나 기업을 말한다. ‘그린(green)'을 콘셉트로 소비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첫 번째 해답이다.

 

미주 지역의 풍력자원지도를 제공하는 쓰리티어(3TIER)는 매년 전기상 자료를 분석해 지역별로 일조량, 풍량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는 풍력, 태양열 등 신(新)에너지 기업들이 어디에 풍차를 세우고 태양열 패널을 설치할지 결정하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한다. 쓰리티어는 조만간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트렌드 2 관념을 바꿔라, 특별한 기쁨 주는 당신만의 특별한 럭셔리

부자의 지갑을 여는 럭셔리는 언제든 최고의 관심사다. 올해 럭셔리 브랜드는 어떤 대접을 받을까. 경제난 속에서 럭셔리에 대한 정의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비싸고 좋은 것이 최고의 럭셔리였다면 2009년에는 과시와 사치가 아닌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당신의 이름을 드러낼 럭셔리, ‘Luxyoury(Luxury+your)'가 준비돼 있다.

영국 런던의 러프 럭스 호텔은 이름 그대로 ‘날것(rough)'의 럭셔리 호텔이다. 이 호텔의 벽은 도배 전 잿빛 시멘트 벽 그대로다. 마치 도시 속 버려진 건물 같다. 하지만 잿빛 벽은 팝아트풍 그림을 걸자 멋진 갤러리가 됐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문을 연 ‘에이스 호텔 뉴욕'은 재활용품 매장이나 벼룩시장에서 구해 온 ‘값싸 보이는' 소품들로 호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하루 숙박료가 수백 달러에 달하는 호텔치고는 성의 없는 인테리어에 누가 찾아올까 했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뉴요커들은 뉴욕의 숨 막히는 속도전을 피해 자유분방한 이곳으로 모여들었기 때문.


트렌드 3 지도와 통해라

지도도 단순히 길 안내나 건물의 위치만 알려 주는 시대는 지났다. 아침 출근길 에스프레소 커피와 갓 구워낸 베이글을 파는 델리숍을 알려 주거나 이번 주말에만 엄청난 할인가로 옷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경기 악화로 맵 마니아(map mania)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트렌드워칭은 전망했다. 빵집이나 호텔, 커피숍 등 소비자와 밀접한 유통업체들은 브랜드를 알리기보다 지도 위에 자신들의 간판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될 것이다.

이제 지도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구글이나 야후, 네이버 등 전 세계 인터넷 포털 회사들이 너도나도 지도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도는 인터넷 모니터 상 뿐 아니라 자동차 네비게이션에서부터 아이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트렌드워칭은 내다 봤다.


트렌드 4 마음을 읽어라, 소비자는 사소한 것에서 만족을 얻는다

출퇴근길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 안에서 검지로 정보기술(IT) 기기의 스크린을 조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날 장갑을 벗고 차가운 금속기기에 손가락을 대기는 꺼려진다. 그렇다면 엄지와 검지 일부만 노출시킨 장갑은 어떨까.

손가락으로 스크린 조작이 쉽지 않다면 ‘닷츠 글러브'를 끼어 보는 것은 어떨까. 스크린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손가락 끝 부분에 금속 점을 부착한 이 장갑은 좁쌀만한 쇠붙이 덕에 대박이 났다.

의외로 소비자들은 사소한 것에서 구매를 결정한다는 ‘니치 트리뷰트(Niche-tribute)'가 트렌드워칭이 제시하는 해답이다.

물론 니치 트리뷰트는 IT 기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 로더에서는 비행기 탈 일이 잦은 소비자를 위해 건조한 기내(機內)에서 피부와 눈가에 수분과 영양분을 제공하는 제품을 내놓았다. 불편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그곳에 길이 있다.

 


트렌드 5 귀를 열어라, 서비스 불만 제로에 도전하라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던 1990년대 소비자들은 온라인 상에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자신의 사용후기와 불평을 쏟아 놓았다. 트렌드워칭은 이를 피드백 1.0으로 명명했다.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의 불만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무시했다.

지금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불만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불만에서 기업이 개선되어야 할 점을 찾고 있다. 피드백 2.0으로 진화한 것.

그러나 여전히 기업은 들으려고만 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 기업이 보다 빨리 문제에 대처하면 할수록 소비자의 불만은 더 쉽게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트렌드워칭은 영리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와 더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선다고 말한다. 불만이 가득한 리뷰에 사과 글과 해결책을 함께 제시한다면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진 소비자들은 그 기업에 대한 충성스러운 고객이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피드백 3.0이다.


트렌드 6 해피 엔딩(happy ending)

이제 흥청망청 쓰던 소비의 버블도 끝났다. 이제 소비자들은 진정 행복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하게 됐다. 과거에는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 돈을 썼다면 이제는 내 주머니에서 돈이 덜 나가는 행복, 저소비 모델(lower consumption models)로 바뀌고 있다.


- 정효진 / 동아일보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9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2009년 전자제품 트렌드와 기술 흐름] 슬림하고 똑똑한 TV, 무선, 소비자와의 호흡이 핵심 키워드


국내외 경기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까지 번지면서 소비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전자 분야도 마찬가지다.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눈앞이 보이지 않는 ‘시계 제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체 경기는 여전히 한겨울이지만 다행히 전자제품 시장은 훈풍이 솔솔 불고 있다. 올해 봄바람처럼 소비자의 마음을 훈훈하게 사로잡을 전자제품의 주요 트렌드와 기술 흐름의 특징을 짚어 봤다.


TV 두께, 한계는 없다

디지털 TV 분야에서 올해 주목할 흐름은 역시 ‘디자인'이다. 특히 두께를 줄이려는 TV 업체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거실 전면에 떡 버티고 있는 ‘배불뚝이 TV'를 떠올리면 ‘외계인' 취급받기 십상이다. ‘S라인'에 버금가는 늘씬한 TV가 눈을 즐겁게 해 줄 전망이다. 삼성은 올 초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 6.5㎜ 초박형 제품을 내놓아 미래 TV 디자인의 모든 것을 보여 주었다. 휴대폰보다 더 얇은 TV가 나온 것이다.

전자제품 맏형 격인 TV는 다양한 색을 디스플레이에 구현해 주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TV 두께는 색을 구현하는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 디지털 TV 이전에 시장을 주도했던 브라운관 TV는 ‘전자총'에서 발사한 전자가 목표 지점에 날아가는 궤적 때문에 두께가 두꺼웠다. 가장 많이 줄인 두께가 30㎝ 정도였다.

이어 등장한 전자총을 쓰지 않는 디스플레이 소재인 LCD는 얇은 두께로 노트북, 휴대폰 화면에 주로 사용하다가 대형화에 성공해 TV 시장의 새로운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LCD는 자체에서 빛을 내지 못하는 단점을 안고 있다. LCD 뒤에 빛을 내는 장치를 부착하는데 이를 ‘백라이트 유닛(BLU)'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TV 두께는 백라이트 소재가 결정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LCD TV는 백라이트로 ‘냉음극관'이라는 장치를 사용했다. 냉음극관은 일종의 형광등이다. 형광등으로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벽을 깬 것이 바로 ‘발광 다이오드(LED)'다. 차세대 광원으로 등장한 LED 백라이트는 기존 냉음극 형광 램프와 비교해 전력 소비량은 물론 색 재현성과 두께를 줄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등 주요 업체는 LED로 두께를 크게 줄인 S라인 TV를 앞세워 올 ‘TV 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무선이 대세다

전자제품의 한 가지 흠이라면 복잡하게 얽히는 줄이다. PC 본체와 프린터, 모니터 등 주변기기만 놓고 보더라도 전원을 공급하는 선에서 제품 하나하나를 연결해 주는 인터페이스 선까지 본체에 수많은 선이 연결되어 있다. 올해에는 유선이 얼마나 진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 주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유선을 하나로 합친 통합 케이블에 이어 아예 무선으로 연결하는 기술이 대거 선보이는 추세다.

먼저 TV에서는 선명한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보여 주는 무선 인터페이스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 주자가 바로 무선 HDMI, 블루투스 등이다. 이들은 초고화질(풀HD)급 화면을 왜곡 없이 전송해 줄 정도로 빠른 속도가 강점이다. TV뿐 아니라 오디오·게임기 심지어 휴대폰까지 서로 콘텐츠를 교환하기 위해 필요한 각종 연결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사실 복잡한 연결선은 전원 케이블과 함께 디지털기기 융합 시대의 ‘필요악'으로 불려 왔다.

 

이제 각종 전자제품이 무선 전송 기술과 만나면서 사용 편의성과 외부 디자인 면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전자제품끼리 콘텐츠 전송을 위해 TV와 모니터, PC에 탑재돼 있는 수많은 연결 단자가 점차 줄어들면서 또 한 차례 진화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기능을 장착한 컬러 레이저프린터와 레이저 복합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계 최소형 크기에 무선기능을 추가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디지털 제품, 이제는 느껴라

디지털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비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 디지털 제품과 만난다. UI는 사용자가 제품을 만나는 통로다. 키보드를 누르거나 마우스를 움직이고 혹은 화면을 터치하는 모든 행위가 바로 UI 기술과 연관돼 있다. 애플은 뛰어난 UI ‘아이폰'으로 일거에 PC 업체에서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했다. 아이폰에서 알 수 있듯 사용 편리성은 물론 재미를 주는 UI 선호도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특히 휴대폰의 작은 화면을 통해 웹에 접속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쉽고 편리한 인터페이스 기술이 떠오르는 추세다.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직관적으로 보기에 좋으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제품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조작 방법을 뜻하는 UI였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눈높이 혹은 총체적인 경험을 뜻하는 ‘UE(User Experience)' 가 디지털 제품의 핵심 흐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동영상 콘텐츠의 부상과도 맞닿아 있다. 실제로 동영상을 통한 메시지 전달이 음성과 문자 못지않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음성과 텍스트보다는 동영상 미디어가 세계인이 가장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며 “인터넷 콘텐츠의 25%를 차지하는 동영상 비중이 2012년에는 90%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UE 시대를 알렸다.

 


TV, 인터넷과 만나다

올해 주목할 또 하나의 흐름은 똑똑한 TV다. ‘바보상자'로 불렸던 TV가 점차 지능화되고 있다. TV와 콘텐츠 융합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는 것. TV가 인터넷과 만나면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진화 중이다. TV와 인터넷의 만남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소니·샤프·도시바 등 주요 업체가 TV로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 단자 기능을 탑재했다. 당시 삼성은 TV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인포링크' 기능을 개발했다. 또 이를 탑재한 LCD TV를 선보였다. 인포링크는 TV에 랜(LAN)만 연결하면 인터넷 뉴스와 증시 정보를 TV 리모컨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올해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09'는 인터넷 TV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인터넷 TV 시장을 공략해 온 삼성전자는 글로벌 시장 1위라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인터넷@TV'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인터넷 업체 야후와 제휴해 인터넷 브라우저 없이 각종 포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인터넷 TV는 문자 그대로 TV를 통해 인터넷을 볼 수 있는 기술이다. 과거 TV 업체는 멍청한 TV를 똑똑한 PC로 제어하려고 했지, 똑똑한 TV를 만드는 데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TV는 그저 방송을 수신해서 화면과 소리를 내는 디스플레이 가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인터넷 TV는 이런 선입관을 넘어섰다. TV가 인터넷과 만나면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 강병준 / 전자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0. 13:51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2편] 불황기 마케팅 키워드 / 보다 ‘알뜰’해진 소비자에게는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소비자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저가격을 내세운 유통 모델 등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가치소비패턴의 정착

불황이 금융을 넘어 실물경제에까지 전염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고 우울하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심리적 불황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실속형 소비패턴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 다른 점은 과거 중·저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되던 이 같은 실속형 소비가 이제는 소득과 상관없이 나타나는 합리적 소비문화의 한 형태로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실속형 소비패턴이 확대되는 이유는 남녀노소 전 계층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불황기에는 가격 대비 가치를 꼼꼼히 비교하고 기업이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활용하려는 알뜰형 소비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뉴미디어 확산의 영향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격을 비교할 뿐만 아니라 생필품과 같은 저관여 제품(low-involvement product: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비교하지 않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까지도 사용 후기, 전문가 및 일반 사용자의 평가 등 사전정보를 충분히 습득한 이후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구매습관으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합리적 소비패턴은 미국·일본의 소비시장을 비추어 볼 때, 과거 많은 불황과 호황의 파고를 거치면서 소비자들이 불황에 대한 ‘소비학습'을 경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소비패턴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은 일단 가격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낮은 가격뿐만 아니라 좋은 품질까지 원하는 불황기 합리적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정된 자원과 제약 하에서 차별적인 소구 포인트(appeal point)를 개발하여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려는 노력이 주효할 것이다. 저전력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인터넷, 오피스 등 핵심기능으로 특화한 ‘넷북(Netbook)'의 세계적 인기는 이를 반영한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부상

소비자들의 가치소비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가격과 품질을 모두 기대하는 복잡한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한 ‘유니클로'와 ‘자라' 등의 패션 브랜드가 저가이면서 빠른 재고순환으로 늘 최신의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기획, 생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관여하며 생산원가를 낮추는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SPA, Speciali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에 있었다. 이들 브랜드는 이제 ‘저가품'이 아니라 부유층도 갖추어야 하는 ‘베이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 상품, 서비스, 혜택을 먼저 제공하고 가격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도록 장치한 비즈니스 모델도 눈에 띈다. 무료로 제품을 빌려주되 제휴한 금융기관의 카드를 발급받게 해 일정액수를 사용하면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렌탈료에 상당하는 금액을 입금하게 하는 ‘페이프리(pay free)' 모델은 최근 불황기를 타고 등장한 새로운 사업모델이다.

저가격을 내세운 새로운 유통 모델들도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에서 백화점과 대형양판점이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매장 축소와 합병 등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반면, 다양한 저비용의 소매 혁신 모델이 등장하여 이제 백화점, 할인점 등의 대형유통망에 대항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100엔숍'으로 유명한 ‘다이소'로 대표되는 균일가 매장이나 생필품을 엄선해 특정 브랜드로만 초저가에 판매하는 초저가 할인매장(hard discount store) 등이 향후 주목할 만하다.

 


불황은 ‘신뢰 쌓기'에 적기

다양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황기에는 ‘가격'이 절대적인 소비기준이 아니라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가 더 중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주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여 오래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무의식적 불안회피형' 소비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일기획이 2008년 10월에 조사한 불황기 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뢰가 가는 브랜드를 선택한다'는 비율이 56.4%로 ‘신뢰가 조금 덜 가더라도 가격이 싼 브랜드를 선택한다'(43.6%)보다 높았다. 단순히 가격에만 영향을 받지 않는 소비성향은 선진 소비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국 KPMG(기업세금, 세무전략 및 금융자문 전문업체)가 2007년 조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이전보다 훨씬 보수적인 소비성향을 보이지만 한편으로 ‘환경문제', ‘제품 안전성', ‘제품 원산지' 등의 특정 가치를 확연하게 중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소비심리는 각종 안전과 환경, 먹거리 파동이 자주 불거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불황기에는 가격이 구매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상품가치 측면에서 볼 때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격파괴 효과는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결국, 기업들은 불황기에 가격 전략에 매몰되지 말고 좋은 품질을 통한 고객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 품질이 담보되지 않은 맹목적인 가격인하 전략은 추후 호황 시 가격인상에 오히려 제동을 거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실망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한, 비용절감을 위해 광고홍보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8년 미국 맥그로힐연구소는 불황기 광고 활동과 매출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불황기(1981~1982년)에 광고비를 유지 또는 증가시킨 기업들의 매출이 5년 후(1987년) 3.75배 증가한 반면, 감소시킨 기업은 1.1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다양한 연구결과에서 불황기에 전개한 마케팅 노력이 추후 경기회복에 큰 동력이 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불황기를 오히려 신뢰 형성과 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기회로 삼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다.


- 정태수 / 삼성경제연구소 마케팅전략실 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24. 13:54

[디지털 시대 한국의 소비자 유형 1편] 대한민국 디지털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소비 세력은?

[디지털 시대 한국의 소비자 유형 1편] 대한민국 디지털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소비 세력은?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소비자 집단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들이 디지털 서비스에 부여하는 가치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필자는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에 열광하는 다양한 소비자 집단을 찾아 내는 일련의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조사 결과 디지털 소비자 유형은 ‘정보근로자', ‘디지털 부머(Boomer: 빠순이)', ‘디지털 루덴스(Ludens)', ‘디지털 쉬크(Chic)', ‘회사형 인간', ‘네오 르네상스(Neo Renaissance)' 여섯 가지로 나타났다.


아래 <표 1>은 디지털 소비자 유형의 여섯 가지 특성을 구체적인 디지털 소비행동으로 구분한 것이다.

각기 다른 디지털 소비행동으로 소비자 집단을 구분하기도 하지만, 소비자 집단의 특성은 단순히 소비행동만으로 그 차이가 부각되진 않는다. 각각의 소비자 유형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소비와 직접 관련이 없는 행동 특성으로도 구분이 된다.

 

 


유형 1 정보근로자 - 디지털 매체의 효율과 실용성 중시

‘정보근로자'는 대부분 이성과 합리적 판단을 중시한다. 디지털 매체를 업무에 잘 활용하지만 디지털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서툴다. 이 유형의 이메일 주소를 보면 ‘swhang@~' 또는 ‘yskim@~' 등이 많다.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나 이것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한다.

또한 이 유형은 서비스의 효율과 실용성을 중시한다. 자기 일에 대한 통제나 관리 욕구가 높고 또 디지털 서비스를 일과 관련해 이용할 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예로,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멋지고 깨끗한 문서를 만들어 윗사람으로부터 인정받을 때 뿌듯한 성취감을 느낀다.

정보근로자들은 국내 굴지의 전자, 통신회사에서 일하는 대리나 과장급 사원들에게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디지털 서비스란 자신의 일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도구이자 수단이다.

정보근로자의 경우, 재미가 아닌 ‘일'로 자신의 삶이 결정된다고 믿는다. 물론, 외부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일한다. 상사가 ‘이거 멋있는데?' 라고 말하면 밤새 일한 피곤함도 모두 잊는 유형이다.


유형 2 디지털 부머 - 디지털 매체를 소통과 놀이의 수단으로

정보근로자와 대비되는 유형이 ‘디지털 부머(Boomer)' 일명 ‘디지털 빠순이'로 불리는 소비자이다. 이들에게 디지털 서비스는 소통과 놀이의 수단이다. 이들의 특성은 ‘뭉쳐서 띄우자!'다. 디지털 매체를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채널로 이용한다. 그렇다고 실용적이거나 생활에 잘 활용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곧 디지털을 활용해서 돈 버는 것에는 재주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으쌰! 으쌰!”하면서 뭔가 쫓아다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스케줄이 어떻게 되는지 서로 문자 메시지나 메신저 돌리는 것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연결하는 데는 그 누구보다 전문가이다. 또 유행에 열광한다.

‘디지털 부머'는 외부의 대상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한다. 어떤 연예인을 안다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고 또 이것이 자신을 표현한다고 믿는 소비자가 바로 ‘디지털 부머'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재미다. 단순한 삶, 아무 생각 없는 삶을 추구하지만 타인과의 관계, 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이 어떤 팬클럽에 속하느냐, 아니냐로 삶이 결정된다고 믿는다.


유형 3 디지털 쉬크 - ‘여유롭게 트렌디하게 쉬크하게' 사는 것

‘디지털 쉬크'는 말 그대로 ‘여유롭게 트렌디하게 쉬크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유형은 광고회사나 마케팅 회사, 또는 잘 나가는 통신회사 직원들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며 윗사람들이 볼 때는 약간의 된장녀, 된장남 기질도 있다.

 

자기 스타일이 강하기보다는 남들이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기만을 바라는 속성이 있다. 약간의 귀차니즘도 있고, 또 ‘나름대로' 알뜰하고 편리하고 안전함을 추구한다. 나름대로라는 말은 편리함을 추구하지만, 쓸데없는 곳에도 돈을 잘 쓴다는 말이다. 이런 소비행동을 나름대로 알뜰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므로 싹싹하단 말도 많이 듣는다.

‘디지털 쉬크'는 자신만의 멋을 추구한다. 반면 자기지향적이라 업무적인 측면에서 아웃풋은 별로 없다. 주어진 일은 꽤 잘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성과는 크지 않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애를 먹을 때가 많다. 외모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세련미를 추구한다. 패션 잡지 <보그>의 주 독자층인 젊은 여성이기 쉽다.


유형 4 디지털 루덴스 - 삶의 포인트는 ‘재미'

‘디지털 루덴스(Ludens)'의 삶의 포인트는 ‘재미'다. ‘디지털 부머'와도 비슷하지만 남들이 뭐라 하든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에 몰입하는 마니아적 속성이 있다. 사회적 규범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할 때도 본래의 기능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기 마음대로 즐긴다. 좋아하는 것에 빠지며 순간순간의 재미와 놀이를 즐긴다.

‘디지털 루덴스'의 감성적, 마니아 성향, 또 얼리어답터적인 속성 때문에 많은 마케터들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지만 안타까운 일이다. ‘디지털 루덴스'에게 마케팅을 하는 것은 ‘소귀에 경 읽기'와도 같다. ‘디지털 루덴스'는 상대적으로 돈이 없는 편이다.

‘디지털 루덴스'들은 개인적 가치에 중점을 둔 자신만의 멋을 추구한다. 또한 나름대로 열정과 호기심이 있는 단순한 삶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폐인 기질도 있다. ‘무한도전', ‘우찾사'의 마니아들이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나에게 맞춘 개인화 된 무엇'이다. 재미,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아이팟'은 이들에게 필수품이다. 새로운 아이팟이 나오면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돈을 모으고 그 돈으로 꼭 사고야 만다.

 


유형 5 회사형 인간 - 자신의 우위를 돋보이기 위한 도구

‘회사형 인간'은 조직에서 부장급이나 임원급 이상의 윗자리에 있다. 이 유형의 삶의 모토는 ‘그래도 난 뒤떨어지지 않았다'이다. 무난함과 집단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안전지향적이며 규범적이다. 타인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언급한다.

그냥 남들이 멋있다고 하면 “아~ 멋있나 보다”하고, 명품이면 “그냥 좋은 물건이구나”하고 반응한다. 이들은 신세대와 어울리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노래방에 가면 신세대들이 부르는 노래를 꼭 부르는 편이다. 자기개발 욕구와 호기심이 강하며 이것이 자기 생존의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의 임원이나 부장급에 이러한 유형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기능을 생산이라고 한다면, 회사형 인간의 소비자들은 기존의 것을 활용한 생산에 재능을 발휘한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자신의 우위를 돋보이기 위한 도구이다.


유형 6 네오 르네상스 - 디지털은 나의 놀이, 일 그리고 생활


‘네오 르네상스'는 ‘재미있게 놀면서 돈도 벌자'는 삶의 모토를 가진 소비자이자 생산자의 특성을 지녔다. 우리 주위에서 이러한 유형을 찾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벌써 회사를 차렸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아니면, 웬만한 회사에 들어오지도 못한 상태로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사람들은 나름 창조적이고 생산적이며, 또 무엇인가를 만들어 낸다. 이런 결과를 남들이 인정하면 성공한 것이고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아픈 가슴을 안고 또 다른 무엇을 시작한다. 보여 주는 것이 아닌 자기가 좋아서 일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무엇인가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마니아적인 속성도 있다. 약간의 사회성이 가미되면, 새로운 종류의 전문성을 발휘하여 경제적 성공도 이룬다.

자기 노출과 홍보에도 능숙하다. 기존의 것을 재생산하는 것이 ‘회사형 인간'이라면, ‘네오 르네상스'는 새로운 것을 생산하는 것에 더 능숙하다. 이들에게 디지털은 놀이이자 일 그리고 생활이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돈 버는 수단이 된다.


디지털 제품, 서비스의 성공은 소비행동에 달려

그럼 디지털 제품이나 디지털 서비스의 성공은 어떤 소비자 집단이 만들어 내는 것일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공 요인은 제품 자체의 기술이나 성능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최고의 기술이 최고의 소비행동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각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떤 성격을 가졌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소비자 집단에게 어필하는 방식이 다르다. 물론, 소비자 집단들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찾는 타깃 가치(Target Value)도 달라진다. 특정 디지털 제품이 시장에서 히트를 치느냐, 아니냐의 문제는 기술이나 기능이 아닌 바로 이런 소비자 집단의 가치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따라 마케팅 전략도 다르게 세워야 한다. 어쩌면, 새로운 디지털 제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개발하거나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소비자 집단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된다.

디지털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집단을 어떻게 찾아낼 것이냐'하는 것이 기술 그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디지털 서비스나 제품을 시장에 접목시키고 확산시킬 수 있는 핵심 가치를 찾고, 또 이것을 널리 전파시킬 수 있는 소비자 유형을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황상민 /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디지털 괴짜가 미래 소비를 결정한다>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