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09.04.02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2. 2009.04.02 [미래 성장 산업] 2차 전지, 세계가 주목하다! - 무궁 무진한 그 성장 가능성을 엿본다.
  3. 2009.03.31 [IT 기업 이슈] 감기엔 장사 없다! 세계 경기침체에 몸살 앓는 글로벌 IT 기업
  4. 2009.03.27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5. 2009.03.06 [IT 이슈] 인터넷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지도 서비스
  6. 2009.02.2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7. 2009.02.24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8.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9. 2009.01.09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10. 2008.12.19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11. 2008.11.24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편] 세상은 창의성을 사고 판다
  12. 2008.11.21 브랜드는 전략이다 by Dan Herman
  13. 2008.11.05 2009년 휴대폰 산업 전환에 주목하라(LG경제연구원)
  14. 2008.10.25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
  15. 2008.10.25 [디자인 경영] 디자인은 경영이다 … 디자인은 유행이다
  16. 2008.10.21 차별화의 비밀 ‥ `프라다폰` 성공신화 이끈 LG전자 마케팅전략팀의 힘
2009. 4. 2. 20:11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글로벌 IT 업계의 최대 화두는 ‘컨버전스(융합)'다. 방송·통신·인터넷으로 나뉘어 있던 네트워크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각 영역을 대표하는 터줏대감들은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통신업체는 케이블사업자와 경쟁하고, 방송사는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와 격돌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트워크의 융합은 단말기 융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 TV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IT 컨버전스의 레드오션 현황을 짚어 보고 그 안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개인 중심 컨버전스의 성공 전략을 모색해 본다. 
 

컨버전스로 인한 무한 경쟁의 시작

사례 1: 케이블TV 업체들이 인터넷전화 사업을 위해 공동 설립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올해 인터넷 전화 가입자 목표를 155만 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전체 가입자(30만 명)의 네 배를 웃도는 125만 명을 더 늘려 시장의 3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통신사들의 텃밭인 전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통신사들이 인터넷TV(IPTV)를 앞세워 유료 방송 시장에 진출한 데 따른 ‘맞불 작전'인 셈이다.

사례 2: 올해 초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삼성전자와 야후는 제휴를 통해 제작한 ‘TV 위젯'을 선보였다. 화면 아래에 야후 메신저, 실시간 날씨, 교통 알림판 등 다양한 위젯을 띄워 주는 형태인데 향후엔 TV 프로그램을 보며 이에 대한 댓글도 TV 리모콘으로 달 수 있다. 방송, 통화, 인터넷을 휴대전화 하나에 집약한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컨버전스

재패니메이션(japanimation;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기수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비록 가상이고 극단적이긴 하지만 네트워크 융합의 미래를 잘 보여 준다. 모든 전자 기기는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고유 IP(인터넷 프로토콜)를 갖고 있다. <공각기동대> 속 가상의 미래에서는 지능형 로봇은 물론 심지어 인간의 뇌파까지 네트워크망에 연결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잡은 것으로 유명세를 탄 IP카메라(흔히 CCTV라고 부르는데, CCTV는 폐쇄회로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IP카메라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도 고유의 IP를 갖고 있으며, 경찰이 휴대전화로 카메라에 찍힌 화면을 볼 수 있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TV, 세탁기, 에어컨, 난방 시설 등 칩을 꽂을 수 있는 가전 제품이라면 모두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가전을 통제하는 꿈은 ‘U시티'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IPTV의 등장은 유비쿼터스 세상을 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IPTV는 외형만 놓고 보면 디지털 케이블 방송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TV와 셋톱박스를 갖춰야 한다는 점은 똑같지만 셋톱박스가 케이블망으로 이어지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단말기 컨버전스

네트워크망이 통합되면서 단말기 역시 융합되는 추세다. 문을 여는 데는 하나의 열쇠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이다. 빈국 아프리카에서조차 휴대전화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됐고, 휴대전화 보유 증가 속도는 이미 PC를 앞질렀다. 휴대전화로 TV도 보고, 인터넷망에도 접속할 수 있다. 빠듯한 월급에 허덕이는 아버지로선 자녀에게 PC와 휴대전화 중 어떤 것을 사주겠는가? 물론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스마트폰의 가격이 훨씬 낮아질 때의 얘기이지만 말이다.

인터넷 포털의 최강자인 구글이 대만의 HTC를 비롯 삼성전자, 노키아 등과 손잡고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이 시장이 얼마나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가를 방증한다. 심지어 에이서를 비롯한 몇몇 PC 메이커가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삼성이 야후와의 제휴를 통해 선보인다는 인터넷TV(칩이 내장돼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IPTV와 약간 차이가 있다)는 이동성이 조금 떨어지고 자유롭게 음성 전화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TV는 스마트폰이 갖지 못한 커다란 화면과 선명한 해상도를 갖고 있다. 또한 PC는 키보드라는 익숙한 입력 도구를 장점으로 갖고 있다.

결국 기능별로 특화돼 있던 단말기들은 이제 그 구분이 모호해진 셈이다. PC, 휴대전화, TV 등 각각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던 단말기들은 이제 인터넷 접속, 개인 정보 관리 등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개인은 언제 어디서든 공간별로 특화된 단말기들을 통해 중단없이 네트워크망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컨버전스

콘텐츠의 유통 및 존재 방식도 컨버전스라는 추세에 맞물려 가고 있다. 2007년 말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아마존의 ‘킨들'은 이같은 변화를 잘 보여 준다.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은 자연광 화면과 휴대성을 앞세워 오프라인 인쇄물을 조그만 단말기 속에 집어 넣을 수 있다. 구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들은 기존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거대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전자책 단말기 ‘파피루스'를 개발했으며 6월 중 국내에서 발매하고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탈(脫) 텍스트'는 콘텐츠 존재 방식의 또 다른 변화다. ‘세컨드 라이프' 등 가상 체험 인터넷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등장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과 달리 세컨드 라이프의 확대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최첨단 그래픽을 활용한 가상 현실 세계는 통합 네트워크 세계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온라인 게이머들은 감정 표현을 텍스트로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을 표상하는 아바타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는 데 익숙하다.

동영상만을 전문적으로 검색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탈 텍스트와 맥락을 같이 한다. 국내에선 ‘엔서미(www.enswer.net)'라는 사이트가 등장했는데, 구글의 동영상 검색보다 엔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수 패티김의 1966년 라이브 공연 동영상, 세계적인 록밴드 비틀즈가 건물 옥상에서 벌인 마지막 라이브 공연,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회식 동영상 등 MBC, KBS 등의 방송사 자료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희귀 자료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양날의 칼'

네트워크, 단말기, 콘텐츠의 컨버전스 흐름은 기업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기업 간 경쟁을 심화시켜 IT 산업을 레드오션으로 물들이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을 보여 주는 사례로는 IPTV가 대표적이다.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IPTV의 출범은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물면서 동시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기존 다채널 유료 방송인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은 인터넷망 기반의 IPTV라는 새로운 미디어와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각종 결합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통신업체와 케이블업체가 혈전을 벌이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AT&T가 IPTV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PC와 휴대전화로도 볼 수 있는 ‘Three Screen Service'를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타임워너와 컴캐스트는 통신사의 결합서비스에 대항, 지난해 구글 등과 와이맥스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훌루닷컴(www.hulu.com)'의 출현은 또 다른 경쟁의 사례다. NBC와 폭스TV의 합작으로 탄생한 동영상 서비스 훌루닷컴은 지난해 12월 2,400만 명이 시청하는 등 큰 인기를 모으며 유튜브, 야후, 마이스페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 업체 4위를 기록했다. 방송업계의 온라인 기업에 대한 역습이라 할 만하다. 컴캐스트, 비아콤, 콕스커뮤니케이션스, 디즈니커뮤니케이션스, 타임워너케이블, NBC유니버설, 디렉TV 등 미국 주요 케이블 및 위성TV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무료 웹TV 서비스를 내놓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네트워크, 단말기, 콘텐츠의 융합 현상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다. 소비자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정보의 홍수, 개인 정보의 노출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기업은 새롭게 창출되는 부(富)에 접근할 기회를 얻겠지만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는 무한 경쟁을 감내해야만 한다.

- 박동휘 / 한국경제신문 기자

2009. 4. 2. 20:09

[미래 성장 산업] 2차 전지, 세계가 주목하다! - 무궁 무진한 그 성장 가능성을 엿본다.

[미래 성장 산업] 2차 전지, 세계가 주목하다! - 무궁 무진한 그 성장 가능성을 엿본다.


2차 전지는 쉽게 말해 한 번 쓰고 버리는 건전지와는 달리 재충전해서 쓸 수 있는 건전지를 말한다. 흔히 휴대전화, 노트북PC에 들어가는 건전지를 생각하면 되는데, 요즘은 이렇게 휴대용 기기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곳에 쓰인다.

업계에서는 대용량 2차 전지 시장만도 2015년 190억 달러(약 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일부 주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용 도로를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선진국에서는 저탄소 에너지원 발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태다. 
 

가장 주목 받는 차세대 에너지원

충남 대덕의 SK에너지 연구단지에선 요즘 대체 에너지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연구원들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 바이오 연료, 수소 에너지 등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 상용화를 위해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바로 2차 전지다. 그만큼 활용 범위가 넓고 경제성도 높기 때문이다.

이미 노트북PC나 휴대전화에 빠지지 않고 쓰이고 있으며, 조만간 하이브리드 자동차(전기 건전지와 기름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 자동차)나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면 2차 전지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휴대전화나 노트북PC 역시 고성능화에 따라 점점 고사양의 2차 전지가 요구되는 추세다.

 


세계 정상 노크하는 국내 대기업들

본래 전자제품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 제품의 특성상 2차 전지 시장의 전통 강자는 일본 기업이었다. 일본의 산요, 소니, 파나소닉 등이 전자제품과 맞물려 2차 전지 시장을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 판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IT(International Information Technology)'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1위는 여전히 일본 산요(약 23%)가 지키고 있지만, 2위는 삼성SDI로 일본 소니의 자리를 처음으로 빼앗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전 세계 2차 전지 시장의 15.1%를 차지했고, 소니는 14.7%에 머물렀다. 삼성SDI는 3~4년 전만 해도 일본 기업에 밀려 4~5위에 머물렀다. 삼성SDI가 작년 하반기부터 기존의 PDP 사업 대신 2차 전지를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육성해 온 결과다. 삼성SDI는 이제 회사의 주 업을 ‘에너지'로 규정할 만큼 2차 전지 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4위를 기록한 LG화학 역시 올해 2차 전지 사업 매출 목표를 작년 대비 100% 이상 늘려 잡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충북 오창과 중국 난징에 월 1,600만 개 제조가 가능한 생산 라인을 새로 갖췄다. 노키아(휴대전화), HP(PC) 등 각 분야 정상기업들에 대한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새로운 시장이 될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시장 대비에 적극적이다. LG화학은 올해 초 미국 GM자동차와 전기자동차용 2차 전지 공급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는 올 여름 현대자동차를 통해 LG화학의 2차 전지가 탑재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출시된다. 삼성SDI의 경우 작년 말 독일의 유명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전지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향후 5년간 5억 달러(약 7,000억 원)를 공동투자키로 했다. SK에너지 역시 2011년 상용화를 목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 전지 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를 몇 년 내로 조(兆) 단위 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반격 벼르는 일본 기업과 치열한 경쟁 벌일 듯

반면 일본 기업은 최근 엔고와 잇따른 실적 부진으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산요의 경우 작년 말 파나소닉에 인수됐으나 파나소닉이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수조 원 대의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아직 두 회사 간 전지 사업 시너지 방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산요는 2005년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이 계속 떨어졌다. 소니도 엄청난 적자 부담에 시달리고 있어 신규 투자 계획이 지지부진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일본 기업의 공세가 다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화학·전자 산업의 흐름이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쪽으로 바뀌고 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 등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2차 전지 분야에서 엄청난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각국 중앙 정부가 글로벌 금융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 재정을 투입하면서까지 태양광·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그린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어, 신규 사업을 벌이기에 이만한 기회도 없다는 분석이다.

또 그동안 강세 일로였던 엔화 가치가 최근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면서 일본 기업들이 조만간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오랜 건전지 기술 노하우가 있는 산요와 세트 시장의 강자인 파나소닉의 강력한 시너지가 결합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 역시 최근 전자제품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단연 부각되고 있는 2차 전지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다.

 


누가 더 강하고 오래 가는 건전지를 만들까

물론 국내 업체들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형국이다. 삼성SDI의 경우 PDP 등 기존 사업 외 다른 분야에서도 활로를 모색해야 하고, LG화학은 기존의 석유화학 산업에선 고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형국이다. 두 회사 다 성장성이 높은 신규 사업으로 2차 전지를 더욱 키우려 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SK에너지도 언제 맞닥뜨릴지 모를 원유 부족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 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2차 전지 시장이 마치 전자제품이나 반도체, LCD(액정화면) 시장처럼 한일 간 경쟁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분야 역시 그 사이 두 나라만큼 기술을 축적한 기업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경쟁 과정에서 충분한 가격 경쟁력이나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기업은 우위를 점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차츰 시장에서 밀려나는 구도로 정리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2차 전지 시장의 판도를 가름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누가 더 ‘강하고 오래 가는 건전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이 시장의 주인도 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 탁상훈 / 조선일보 기자


2009. 3. 31. 18:12

[IT 기업 이슈] 감기엔 장사 없다! 세계 경기침체에 몸살 앓는 글로벌 IT 기업

[IT 기업 이슈] 감기엔 장사 없다! 세계 경기침체에 몸살 앓는 글로벌 IT 기업


세계적인 IT 기업들도 금융위기는 피해갈 수 없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을 견디면서 성장해 온 IT 기업들이라 다른 업종에 비해 내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전반적인 소비 부진으로 인한 실적 부진은 이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소프트웨어의 황제 마이크로소프트와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호령하는 노키아의 부진은 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승승장구했던 구글마저도 막대한 투자손실을 겪으면서 IT 산업은 결코 혼자서만 잘하면 문제없는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구글, 영업실적은 선방했지만

영업실적만 놓고 보면 구글은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무관해 보인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의 2008년 4분기 매출은 5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 광고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은 42억 2,000만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41억 2,000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도 “불경기에는 사람들이 효율적인 비용의 광고집행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구글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구글은 영업 외적인 부분에서 큰 손실을 치러야 했다.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기업들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순이익은 12억 1,000만 달러에 달했으나 2008년 4분기 순이익은 68%나 감소한 3억 8,244만 달러에 그쳤다. 구글은 AOL과 클리어와이어 등에 11억 달러의 주식투자를 했는데 이들의 가치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AOL은 미국 최고의 인터넷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 야후나 구글과의 합병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클리어와이어도 야심차게 내세운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의 활성화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곤경에 처했다. 구글이 이 두 기업에 투자한 것은 미래를 향한 포석이지만 극심한 경기침체기에 미래만 내다보는 투자의 위험성을 보여 준 사례가 된 셈이다.

 

이 때문에 구글은 비용절감에 민감하게 대응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인사 담당 인력을 줄이고 통근버스 운전사와 청소 용역을 줄이는 인력 효율화에 착수했으며 천사표 직장 구글의 대명사였던 공짜 점심의 메뉴도 소폭 줄어들었다. 이와 함께 수익이 불투명한 서비스를 대폭 중단한 반면 통신 서비스 진출에 도전하는 등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올해 온라인 광고 시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 점에서 구글의 미래를 불투명하다고 점치기는 이르다. 다만 막대한 손해를 경험한 구글이 지나치게 소심한 투자를 할 경우 오히려 될 성 부른 새싹을 놓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가 지난 2000년 구글을 인수했다면 지금 IT 기업의 지도는 완전히 달라졌을 수도 있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가 했던 실수를 구글이 반복할 수도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은 이채롭다.


미래 성장동력 못 찾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굴욕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적도 심각하다. 지난 분기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47억 1,000만 달러에 비해 6억 달러 정도가 줄어든 41억 7,000만 달러에 그쳤다. 11.5%나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매출은 166억 3,000만 달러로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순익이 11%나 줄어든 것은 주력 운영체제인 윈도우 비스타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PC 시장의 침체가 있다. PC 시장이 2008년부터 정체기에 들어가 주력 제품인 윈도우 비스타의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최근 급속하게 시장이 커가고 있는 넷북이 윈도우 XP를 기본 운영체제로 삼고 있는 점도 마이크로소프트에게는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닷컴 버블 시기에도 단행하지 않았던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더 큰 문제는 갈수록 시장이 커가고 있는 온라인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인터넷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력인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다. 검색 시장에서는 구글의 벽에 막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차세대 검색 기술을 보유한 파워셋을 인수하며 검색 시장에 대한 도전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구글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구글은 웹오피스 ‘구글독스', 웹브라우저 ‘크롬'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까지 선보이며 운영체제 시장에도 경쟁을 선언한 상태.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의 위협을 야후 인수를 통해 극복하려 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여전히 야후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야후의 새로운 수장인 캐롤 바츠 CEO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야후 인수카드를 다시 빼내거나 독자적인 온라인 사업 모델을 성공시켜야 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키아, 저가폰의 부메랑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는 노키아의 부진은 더욱 충격적이다. 노키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보다 80%가 줄어든 4억 9,200만 유로에 그쳤다. 매출액 역시 19% 감소한 127억 유로로 집계됐다. 4분기 휴대전화 판매량도 전년 동기보다 13.9% 줄어든 1억 1,310만 대이다.

전반적인 영업지표가 모두 감소한 것은 노키아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노키아는 안방인 유럽시장을 제외하면 주로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분기에 1억 대를 만들어 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경쟁업체에 비해 압도적인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초저가 휴대전화로 신흥시장 확대에 주력해 온 것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인해 신흥시장의 구매력이 크게 감소한 것이 노키아에게는 그대로 부메랑으로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선진시장 공략에 주력해 온 국내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선방을 펼친 것과 대조적이다.

노키아는 콘셉트폰 형태로 풀터치 휴대전화의 개념을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정작 이를 상용화한 것은 경쟁 업체들에 비해 한참 뒤였다. 이미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선점한 뒤였다. 노키아는 데이터 서비스를 내세워 선진시장에서 빼앗긴 점유율을 회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서비스 오비(Ovi)를 내세워 고가폰 시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키아를 견제하려고 하는 메이저 통신사들은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노키아는 독자적으로 오비 서비스를 대중화 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 세계 금융위기는 영원한 승자로 군림할 것 같았던 세계 굴지의 IT 기업들을 고난에 빠트리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강자는 위기에 더 두각을 나타내는 법. 이들이 향후 어떠한 돌파구를 찾아 수렁에서 빠져 나올지 지켜 볼 일이다.

- 최광 / 매일경제신문 기자

2009. 3. 27. 19:25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21세기 메가트렌드] ⑤네트워크와 부(富)의 미래 / 소비자가 직접 부를 생산하는 시대로


돈이 돈을 벌던 시대가 지나고, 미래는 지식과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앨빈 토플러 등 여러 미래학자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네트워크 사회가 성장하고 확산됨에 따라 미래에는 네트워크가 부의 중요한 원천으로 새롭게 자리잡을 것이다.

‘아웃소싱'에 의존하던 기업은 이제는 기업 밖에 있는 다수의 지식에 기반해 가치를 생산하는 ‘집단소싱(crowd-sourcing)'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페이퍼 클립이 근사한 이층집으로, 네트워크의 힘

2006년 4월 미국의 주요 TV 방송들은 기발한 발상으로 제법 큰돈을 번 한 젊은이의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뤘다. 이 젊은이는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던 중 책상 위에 놓인 빨간색 페이퍼 클립에 눈이 갔다. 그는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다 다른 물건과 바꾸기로 했다. 교환한 물건을 또 다른 물건으로 바꾸면, 그리고 매 교환 단계마다 ‘더 크고 더 좋은 것'으로 바꾼다는 원칙을 고수하면 나중에는 제법 크고 좋은 물건을 갖게 될 것이고 생각한 것이다.

페이퍼 클립 교환 광고를 인터넷에 올리자 이것에 흥미를 느낀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어느 여대생이 안 쓰는 펜하고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밴쿠버로 날아가 펜을 바꿔 온 후, 다시 펜 교환 광고를 인터넷에 올렸다. 열 네 번의 교환을 거쳐 이제 그는 근사한 이층집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황당한 실화이다. 인터넷 네트워크를 활용한 아이디어 하나로 돈을 번 이야기이다.

부(富)라고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돈이라는 자본을 떠올린다. 자본은 공장을 짓거나 사람을 고용하는 데 활용되는 생산요소로서 더 많은 부를 창출하는 근원이다. 돈이 돈을 버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가 출현하기 이전부터 그래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자본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인적 자본(human capital)'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경제학자에 의해서 제안된 이 개념은 사람들이 체득한 정보와 지식 등이 부의 원천이 된다는 뜻을 함축한다. 이러한 주장은 앨빈 토플러 등 여러 미래학자에 의해서 제기되어 왔다.

구글과 같은 신흥 대기업의 출현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큰돈 없이도 단기간에 어마어마한 부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지식과 숙련의 정도에 따라 약 3,000배 정도의 생산성 차이가 나고, 그만큼 연봉 차이도 난다고 한다.

지식의 가치가 증대하고 있는 경향은 여러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에 미국의 대졸자가 받는 평균 임금은 고졸자의 1.3배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에 접어들어 두 배까지 치솟았고 임금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내게 없는 희소 자원, 사회적 자본

 
지식정보사회에서 인적 자본이 중요하다는 점을 경제학자가 상기시켰다면, 사회학자들은 다가올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부를 만드는 원천이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가 만들어 내는 여러 종류의 생산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갖고 있는 콘도는 내가 필요할 때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콘도나 마찬가지다. 즉, 나에게 없는 희소 자원을 네트워크를 통해 동원할 수 있다면 그러한 능력을 사회적 자본이라고 부르자는 것이다.


친분 네트워크의 효과, 신뢰

네트워크는 그 안에 존재하는 신뢰를 통해 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1968년에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팔렸는데 이 사건은 신뢰가 얼마나 커다란 경제적인 자원인지를 보여 준다. 빌딩 매매를 위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200여 명의 변호사가 1년 동안 매달려 4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혹시 생길지 모르는 사태에 대비하려고 변호사에게 엄청난 비용을 지불한 것이다. 그렇지만 만일 매매 당사자들이 오랜 친분 네트워크를 맺어 신뢰를 쌓은 사이라면 계약서 작성에 필요한 ‘거래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네트워크 안에 있는 신뢰가 경제적인 비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다.

 


사용자 규모에 따라 가치가 정해진다, 네트워크 외부성

 
부(富)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정보통신 기기의 예를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팩스의 가치는 팩스에 내재한 것이라기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팩스를 사용하고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 팩스를 단 한 사람만이 가지고 있다면 팩스의 사용가치는 없다. 즉 가치가 네트워크 자체에 내재해 있음을 보여 준다. 다른 사람과의 호환이 중요한 소프트웨어도 네트워크 외부성에 의해서 가치가 결정된다. 사용자 네트워크의 규모에 따라 정보상품의 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집단협동의 보물 위키피디아, 대규모 협동과 집단지능

네트워크는 ‘대규모 협동(mass collaboration)'과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통해서도 부를 만들어 낸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ww.wikipedia.org)'는 집단협동이 만들어 낸 인류의 보물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 세계적 차원의 대규모 협동에 의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현실화한 것이다.

‘오픈 소스 운동(Open Source Movement)'에 참여한 전 세계 백만 명 이상의 프로그래머도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개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소스 코드를 무상으로 공급한다. 한 명의 천재 프로그래머에 의해서 기본 구조가 만들어져 공개된 리눅스는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집단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컴퓨터 운영체제(OS)로 자리잡았다. 현재 리눅스는 1억 줄이 넘는 소스 코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스 코드 한 줄을 개발하는 데 드는 미국 업계의 비용이 통상 100달러라는 기준에 비추어보면 100억 달러라는 엄청난 가치가 무상으로 네트워크 상의 협동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아웃소싱'에 의존하던 기업은 이제는 기업 밖의 익명적 다수의 지식에 기반해 가치를 생산하는 ‘집단소싱(crowd-sourcing)'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NASA는 로버(Rover)라는 화성탐사 로봇이 날마다 전송하는 화성의 지형 자료에 이름 붙이는 작업을 집단소싱했고, 전 세계 네티즌의 자발적인 참여로 화성의 분화구와 평야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이름을 갖게 되었다. 한편 맹인에게 책을 읽어 주는 인터넷 사이트는 짬이 날 때마다 한 페이지 또는 반 페이지씩을 읽어 주는 수많은 봉사자에 의해서 매일 같이 오디오 북을 만들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시대, 개방혁신

기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R&D를 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힌 기업과 그에 대한 답을 가진 사람을 1:1로 연결해주는 ‘이노센티브(www.innocentive.com)'와 같은 사이트가 기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기업은 자신의 기술적 문제를 웹에 공개하여 문제를 풀어 줄 사람을 찾고, 해답을 아는 전문가나 일반인은 이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 노키아나 레고와 같은 굴지의 기업이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는 개방혁신(open innovation)으로 신상품 개발에 성공하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에 흩어진 지식을 활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유행하면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네트워크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그에 따라 인간 관계도 연줄이라는 공간적 제한 범위를 벗어난 디지털 인맥으로 크게 확장될 것이다. 디지털 인맥 안에 쌓이는 신뢰의 파급효과는 지역의 경계를 넘어선다.
인맥 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전에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 직접경제(direct economy)라고 부르는, 소비자가 생산에 직접 참여하여 부를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는 직접경제의 시대가 열리면서, 부와 가치를 만드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생겨날 것이다.


- 김용학 /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하이트렌드> 공동 저자

2009. 3. 6. 23:36

[IT 이슈] 인터넷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지도 서비스

[IT 이슈] 인터넷 지도가 진화하고 있다. -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인터넷 지도 서비스


인터넷 지도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워킹 내비게이션(walking navigation), 인터넷 우주지도 등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이 현실로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인터넷 포털이 공간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가 새로운 ‘캐쉬 카우'가 될 것으로 보고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지도의 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인터넷 지도, 생활을 바꾸다

사례 1. 한때 신문 외신면에 달(moon) 표면이 부동산 투자 대상이 됐다는 내용이 나온 일이 있다. ‘토끼가 방아 찧던 절구를 사려나?'며 코웃음을 쳤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달, 화성 등을 향해 부동(不動) 자금을 던지는 이들이 쏟아질지도 모를 일이다. 구글이 개발 중인 ‘구글 달(Google Moon)'을 활용하면 달 표면의 실측 사진을 개인용 노트북 화면에서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사례 2. 명동에 맛집 관광을 온 일본인 하루키 씨는 야후의 지도 서비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휴대전화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 지도 화면을 띄우면 곧바로 반경 2km 안의 맛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루키 씨는 지하철, 버스, 택시 등 각종 대중교통을 이용한 이동 예상 시간과 요금까지 확인해 교통비도 절약할 수 있었다.

위 두 가지 사례는 진화하는 인터넷 지도 서비스로 인해 바뀌게 될, 혹은 이미 바뀐 생활의 단면이다. 간략한 약도를 볼 수 있을 뿐이었던 인터넷 지도의 역할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우리 생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예정이다.

인터넷 지도는 우리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 쉬운 예로 약속 장소를 확인하는 방법이 바뀔 것이다. 예컨대 명동의 ‘중국반점'에서 만나기로 했다면 지금까진 인터넷에 검색어를 입력, 전화번호를 알아내 길 설명을 듣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이하 다음)이 최근 선보인 ‘로드뷰' 서비스를 활용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로드뷰'는 다음의 인터넷 지도 제작팀이 전국 골목골목을 누비며 실사 촬영을 해 만든 서비스로 한국판 ‘구글 어스(Google Earth)'라고 할 수 있다. 지도 검색란에 ‘중국반점'을 입력한 후 지도 위에 표시된 파란 선을 따라가면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찾아가는 경로를 마치 길을 걸어가면서 실제로 보는 것처럼 파악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통한 인터넷 접속료가 좀 더 저렴해지고 전송 속도도 빨라진다면 약속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 굳이 컴퓨터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사라질 것이다.

골프 마니아에겐 ‘스카이뷰'라는 위성지도가 매력적이다. 픽셀당 50cm급 항공 사진을 제공하는 다음의 ‘스카이뷰'는 도로 위의 화살표나 건물 간판의 글씨까지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라운딩에 앞서 미리 코스 공략법을 익힐 수 있다는 얘기다. 구글은 골프 위성지도에 게임 기능을 접목한 서비스도 내놨다.

부동산 매물을 알아보는 데도 지도 서비스가 요긴하다. 예컨대 파란의 무료 항공사진 서비스에서 ‘잠실 ○○아파트'를 치면 전체 단지의 동수, 면적과 도면, 주변 근린 시설 등이 항공기가 비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함께 제공된다. 구글 어스의 위성 영상에 비해 해상도와 색감, 생동감, 입체감 면에서 보기 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 지도를 통해 등산로를 비롯한 관광지를 미리 가볼 수도 있다. 야후코리아가 제공하는 ‘글로벌 거기' 서비스를 통해 국내 관광 명소뿐 아니라 파리 에펠탑, 런던 타워브리지 등 해외 명소의 고해상도 위성지도를 볼 수 있고, 이 곳을 다녀온 블로거들이 올린 사진이나 글을 볼 수도 있다.

 


중국의 ‘구글 열풍' 낳은 지도 서비스

 
인터넷 포털의 지도 서비스는 개인화된 맞춤형 서비스로도 진화하고 있다. 구글이 최근 선보인 ‘위치찾기(Latitude)'가 대표적인 사례다.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가족이 어디쯤 왔는지, 악천후에 연인이 무사히 공항에 도착했는지, 주말 파티에 오기로 한 친구들이 어디쯤 왔는지를 웹이나 모바일 기기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내에서도 미투데이라는 웹 사이트에서 실시간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KTF모바일웹을 통해 한 회원이 분당에서 “저는 현재 정자동에 있습니다. 근처에 계신 분 있으신가요?”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미투데이 사이트에 있는 구글 지도 위에 메시지가 표시되면서 그 회원의 위치 정보를 보여 준다.

‘웹 2.0 시대'의 최대 화두인 쌍방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인터넷 지도는 사용자나 포털 모두에게 잠재력이 풍부하다. 블로그와 지도 서비스를 접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의 태터 네트워크 재단은 설치형 블로깅 소프트웨어인 텍스트큐브에 구글 지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블로거들은 ‘로케이션 로그'라는 항목에 특정 지역과 연계된 이야기를 풀어 쓸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블로그 운영자 입장에서는 오래된 글의 가치를 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쓰인 시기와 관계없이 모든 글이 간단한 아이콘 형태로 지도 위에 표시되기 때문이다. 방문자 역시 지도를 통해 블로거가 다녀온 지역, 그와 관련된 활동과 경험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

구글을 비롯 네이버, 다음 등 국내외 인터넷 포털이 앞다퉈 지도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공간 정보를 집대성한 위키피디아가 생긴다면 이로 인한 효과는 대단할 것이다. 참여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곧 광고 수익과 직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글은 인터넷 지도 서비스 덕분에 중국에서 입지를 굳히는 효과를 봤다. 쓰촨성 대지진 당시 자원 봉사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지진 피해 정보를 지도 위에 제공함으로써 중국 네티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덕분에 중국 토종 포털인 바이두에 밀려 줄곧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던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1월 19%, 6월엔 26%로 상승, 2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쓰촨성 대지진의 경험을 살려 최근 호주 대형 화재 참사에서도 발빠르게 대응해 화제를 낳았다.호주 소방당국으로부터 최신 화재 정보를 받아 네티즌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빅토리아 화제 지도'를 제공한 것. 구글은 지도 옆에 관련 뉴스뿐만 아니라 호주 적십자 바로가기 링크를 배치하기도 했다.

 


검색 서비스 다음은 지도 서비스

 
앞으로 인터넷 지도 서비스가 포털의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s)가 될 것이라는 점에선 어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투자 대비 이익을 얼마나 거둘 것인가가 관건이긴 하지만 LBS(위치기반서비스) 등 지리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포털이 거부할 수는 없다. PC보다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가 훨씬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이미 글로벌 IT 강자들은 지도 서비스의 진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구글은 자체 위성을 쏘아올렸고, 노키아는 2007년 10월 세계 1위 전자지도 제조업체인 나브텍(Navteq)을 81억 달러에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나브텍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에 지도를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전자 지도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업체다.

지도 서비스가 그동안 인터넷 포털을 살찌웠던 검색 서비스를 대체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마 포털은 2W(검색을 의미하는 ‘what'과 지도를 의미하는 ‘where')를 병행하려 할 것이다. 미국의 시장 조사 업체인 이마케터는 2011년까지 미국 온라인 광고의 23%를 지역 관련 광고가 차지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포털 간의 경쟁이 어찌 되었든 네티즌들은 인터넷이 가능한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인터넷 지도를 따라 약속 장소를 찾아가고, 연인이 어디 있는지 손쉽게 알아보고, 더 나아가 화성이나 달의 3차원 입체 화면을 보며 투자 장소를 물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가까운 미래에 말이다.


- 박동휘 / 한국경제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3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까지 바꾼 것이다. 태양에너지라는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해 사업화한 독일의 큐셀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3.0 시대에는 기존 사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의 상업화와 미개척 시장 및 신흥 시장에 남보다 먼저 눈뜨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명'을 창조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라" 

미래 유망 산업을 개척하는 것만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사업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질 때 기업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경영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제품의 핵심 기능에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가면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 스스로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주력 사업까지 전환하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이 여기에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출발해 나일론으로 성장한 듀폰은 2004년에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사들였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기존의 주력 사업을 처분한 것이다.  

섬유부문은 듀폰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동시에 역대 대부분의 CEO를 배출해 낸 ‘성지'다. 하지만 듀폰은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파이오니아를 사들이는 등 1998년부터 7년간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바꿔 나갔다. 이 같은 ‘업의 전환'을 통해 듀폰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산업소재-전자·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4%가 최근 5년 안에 개발한 신제품에서 나올 정도다.

홀리데이 듀폰 회장은 “지난 206년간 듀폰은 스스로 과거와 결별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Go where the growth is.)'는 게 듀폰의 전략”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100년간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식량과 나노 바이오 등을 결합한 역동적인 과학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2007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 개발'이 아닌 전기·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지멘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대도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58년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1997년 컬러액정의 GSM(유럽형 이동통신방식) 휴대전화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 봐도 독일 내 1위, 유럽 내 3위 수준이다.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하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독일의 큐셀은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태양전지라는 신사업을 개척하여 설립 5년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렸다. 큐셀의 성공은 신사업 발굴 덕분이었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짚은 결과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 CEO 안톤 밀러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론의 엔지니어 두 명과 손잡고 이 회사를 창업했다. 밀러는 먼저 ‘태양은 무한하다'는 논리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끌어냈다. 때마침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름값이 뛰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을 활용하는 태양전지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이 회사의 스테판 디트리히 홍보책임자는 “지구온난화 논란이 거세지고 유가가 뛰면 뛸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큐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엘도라도, 신흥 시장을 공략하라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에게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는 2007년 8월 23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2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이 드디어 미국 시장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노키아는 2010년께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점이 3년이나 당겨졌다.

인도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일찌감치 기회로 인식했단 점이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다. 1995년 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쏘아졌을 때 사용됐던 제품이 바로 노키아였다.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 온 것이다.

두 번째는 저가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저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인도 내 최대 베스트셀러인 ‘1110i' 모델은 흑백 LCD에 통화 기능 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격은 단돈 1,300루피(32달러)다. 노키아는 글로벌 공급체인망과 연간 4억 대에 이르는 대량 생산 능력, 부품 통합 및 재사용, 모듈화, 저가형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저가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셋째는 현지화다. 노키아는 4년 전부터 방갈로르 디자인 스튜디오 등 연구 개발(R&D) 시설을 세 곳이나 세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보다 한 발 앞서 신흥 시장을 개척, 선점하려는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 ‘창조적 전환'의 기회가 숨어 있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4. 02:48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1] 고객가치를 극대화하는 창조적 전환의 10가지 비밀!


최근 IMF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전 세계 실물경제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미래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3대 축인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를 전면적으로 변화하는 ‘창조적 전환(creative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

창조적 전환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키워드로 재해석 된다. 확대/재생산, 벤치마킹, 획일성 등 기존 키워드는 창조적 전환에 적합하지 않다. 과거처럼 기존 사업의 ‘확대'와 ‘재생산'을 통해 더 나은 PC를 만드는 데에만 몰두했다면 오늘의 IBM은 없었을 것이다.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

창조적 전환은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 등 기업 전반에서 추진된다. 먼저 사업분야에서는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 등의 아이템이 필요하다.

사업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기존 사업에 숨어 있는 기회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수월하다. 핵심은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다.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습성과 행동을 보여 주고 체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의 개념을 재해석하여 폐쇄위기에 처한 동물원을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사양산업의 길로 접어들었던 시계 산업은 ‘시간을 알려 주는 정밀기계'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사업의 성격을 전환하여 고부가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국가 단위의 기술경쟁 또는 국방용이던 빅사이언스를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는 것도 새로운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로 바이오 제약분야에서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 제조업이 각광받고 있고 최근 차량 및 선박용 항법서비스에 이용되는 위성항법장치는 원래 군사용이던 위성을 상업용으로 전환한 것이다.

미개척 신산업은 낯선 지식과 기술에 관심을 기울이며 모험심을 갖고 탐색해야만 발굴해 낼 수 있다. 20세기 말 IT혁명을 주도했던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들은 이제 에너지, 바이오 신약, 전기자동차 등에 몰두하고 있다. 익숙한 것에만 집착한다면 점차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태양에너지를 사업화하여 일약 스타기업으로 떠오른 독일기업 큐셀도 미개척 분야를 개발하여 성공한 기업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선진 시장보다 성장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재론의 여지가 없다. 노키아는 인도에서만 매달 600만 명 이상의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유니레버는 비누, 샴푸 등 생필품만으로 인도에서 연 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록 신흥시장의 소비자 개개인은 선진국에 비해 소득수준이 낮지만 일단 그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면 잠재시장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

사업분야뿐만 아니라 사업방식도 바꾸어야 한다. 한국 기업이 창조적으로 전환해야 할 사업방식의 아이템은 (1)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2) 감성 및 문화 중시, (3) M&A 활용 등이다.

속도가 중요한 현대에 과거와 같은 ‘자체 완결주의'로는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글로벌 차원에서 자원을 활용하고, 소비자 가치창조라는 관점에서 사업모델을 신축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미국 생활용품업체인 P&G는 빠른 시장대응을 위해 핵심기술만 내부에서 개발하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의 R&D 자원을 활용하는 ‘C&D (Connect & Development) 전략'을 채택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속도경쟁 시대에 자생적 성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필요한 경영자원을 일거에 획득할 필요가 있다. 우리보다 후발 기업인 중국과 인도 기업들이 2007년 한 해에만 진행한 M&A는 500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우리도 더 이상 M&A를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감성'과 ‘경험'을 요구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의 독특한 엔진소음은 중요한 판매 포인트다. 오디오회사 뱅앤올룹슨(B&O)에겐 감성적인 디자인이 고객창출의 핵심전략이다. 최근 일본 전자제품들이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내지 못하는 것은 품질이 나빠서가 아니다. 차별적인 감성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

사업분야와 사업방식의 창조적 전환은 창조성을 자극하는 조직문화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기업에게 필요한 조직문화의 창조적 전환 아이템은 (1) 실패 인정, (2) 개방과 공유, (3) 글로벌 창조적 인재 활용 등이다.

먼저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와 그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포스트잇으로 유명한 3M은 “정직한 실수에 대한 용인(Tolerance for Honest Mistake)”을 핵심가치 중 하나로 표방하고 있다. 독일의 자동차회사 BMW도 “이 달의 가장 창의적인 실수 상”을 선정·시상함으로써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격려하고 있다.

개방과 공유를 통해 협업을 촉진하여 조직차원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빌게이츠는 ‘씽크 위크(Think Week)'라는 일주일의 휴가기간 동안 전 세계 MS 직원의 제안서를 읽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이메일을 교환하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창조적 인재의 중요성은 재론할 필요도 없다. 다양한 경험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과 인사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현지에서는 현지 사정에 밝은 현지인을 적극 활용하는 열린 인사가 필요하다


고객가치 추구와 유기적 통합 필요

창조적 전환은 기업 전반에 걸쳐 추진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고객가치 창조이다.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고 잠재된 욕구까지 파악해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창조적 전환의 최종 목적이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사업분야와 사업방식 및 조직문화가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세 가지 항목이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동일하고 일맥상통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창조적 전환의 시너지가 발생한다. 그렇지 않으면 항목 간 불일치로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창조적 전환의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확고한 비전을 가진 CEO의 리더십에 따라 창조적 전환의 10대 아이템이 서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창출할 때, 전사적인 차원의 창조적 전환이 가능하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7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5]위기 속 기회를 찾다 - 불황기 이후를 대비, 전략적 기회 모색의 시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또는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기업의 입지가 달라질 것이다.


세계적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 시작된 2009년은 한국 경제 전반은 물론 기업 경영 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불황이 초래할 여러 가지 경영상의 위험과 난관 속에서도 상당수 한국 기업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존 산업에서의 포지션 상승, 혹은 주력사업 변신의 기회를 모색하게 될 것이며, 이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번 불황이 끝난 이후 기업의 중·장기적 성장이 명암을 달리하게 될 것이다.

현재의 글로벌 초우량 기업들 중에도 경영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변신에 성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세계 1위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는 수익성 악화로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었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제지, 가전, PC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던 비관련 다각화 기업이었다. 1990년대 초의 위기 극복을 통해 서비스 중심의 IT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는데 성공한 IBM도 위기 당시에는 하드웨어 제조·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었다.

한국 기업들도 1997년에 겪었던 외환위기라는 경험과 함께,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기업 역량을 바탕으로,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도 단기적 접근에 매몰되지 않고 불황기 이후를 보는 전략적 기회 모색을 상당수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선된 한국 기업의 기초 체력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이러한 전망이 가능한 중요한 근거 중 하나가 바로 한국 기업들이 경영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이다. 성장 지향의 기업 경영이 주를 이루면서 내실이 충분히 다져지지 못한 가운데 큰 타격을 받았던 1997년과 비교하면 최근 한국 기업들의 체력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채비율이나 이자보상비율 등 재무적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이를 뚜렷하게 보여 주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수년간 재무적 안정성 확보와 리스크 관리 등을 강조하면서 지나치게 보수경영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을 만큼 낮은 부채비율, 충분한 현금성 자산 확보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온 것이 불황의 위기 속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경영 환경 악화에 대비해 본격적인 현금 확보 노력을 시작했다. 외부차입이 거의 없던 미국 IT 장비업체 시스코사(社)가 이미 2008년 2/4분기에 약 4억 3,000만 달러를 차입했고, 동년 10월에는 GE가 워렌 버핏으로부터 30억 달러 유치 및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조달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도 그 영향력의 크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번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재무 안정성 유지를 주요 관리지표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꾸준히 펼쳐 왔던 국내 기업들이 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제품 가격 하락이나 매출의 감소에도 상당 기간 동안 버텨 내면서 필요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기업들이 불황기가 지난 이후에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체질 개선 노력에서 앞서 간 국내 우량 기업들에게는 경영 환경 악화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불황 대응 전략의 다양성 확대

이처럼 개선된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다른 전략을 통해 불황 극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구조 개편, 내핍경영 등 어려워진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조치들에 더해, 소속 산업의 특성과 기업별 역량을 반영한 공격 전략을 함께 구사하는 기업들이 다수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한국 기업들의 재무적 유연성이나 유·무형 자산의 수준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어 기업의 복원력(resilience), 즉 불황기 도래로 인한 외부적인 충격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이 전체적으로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이러한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기업은 실제 불황이 닥쳤을 때 구사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들 우량 기업은 향후 호황기가 도래했을 때 기존의 경쟁 우위를 보다 공고히 하거나,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불황 대응 역량이 부족한 기업은 우선 생존에 무게 중심을 둔 수비 경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재무적 유연성과 소프트 역량을 중심으로 측정한 한국 기업의 복원력, 즉 불황 대응 역량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다. 외환위기 발생 직전인 1996년 우리나라 상장기업 중 이자보상비율 3 이상, PBR(Price Book-value Ratio: 주당 순자산 비율)이 1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7.4%에 불과했던 반면, 2008년 상반기에는 31%로 증가했고, 재무적 건전성과 소프트 역량이 모두 열악한 기업의 비중은 47.4%에서 23.9%로 감소해, 한국 기업의 전체적인 역량이 향상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과거와 달리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의 숫자가 많아진 만큼, 2009년 경영 환경 악화를 맞게 된 기업들이 다양한 대응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3사분면에 속한 기업이 생존을 위한 현금 확보, 제휴 파트너 물색 등 한정된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반면, 1사분면에 속한 기업들은 기존 산업 내에서의 위상 공고화를 위한 M&A나 미래를 위한 투자 등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실행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현대중공업, 포스코 등 1사분면에 해당하는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 같은 수비 일변도의 대응보다는 R&D 및 마케팅 관련된 투자를 지속해 나가는 한편, 국내·외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해당 산업 내에서 지위를 공고화하려는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를 글로벌 판세 전환의 기회로 활용

이번 불황이 지구촌의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글로벌 스케일로 나타나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는 다른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며, 여기에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한국 기업들보다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해외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08년 하반기부터 세계 각국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점차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실적 악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엔고 등의 이유로 인해 일본 기업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0% 감소한 바 있는 소니가 2008 회계연도에 1,000억 엔 정도의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 1위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 역시 사상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국내 기업들 역시 글로벌 경영 환경 악화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상당수 우량 기업들에게는 지금의 불황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판도를 바꾸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미국 모토롤라가 경쟁력 약화로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가 미국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나 미국 자동차 Big 3가 고전하는 가운데 현대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처럼, 시장 상황 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 간 경쟁 상황도 글로벌 업계 판도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기초 체력과 경영 능력을 토대로, 특히 최근 일본 경쟁 기업들의 부진을 기회로 승화시켜 경영 환경 악화라는 악재를 판세 변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기업 CEO들 역시 다가올 불황의 위기에도 수비 경영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해외 기업 M&A 등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공통적으로 밝히고 있다. 예컨대 삼성, 포스코 등은 M&A를 2009년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채택하고 해외 기업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8년 하반기에 이미 미국 샌디스크사(社) 인수를 시도한 바 있으며, 포스코는 동년 10월 일본 기업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약 4조 원 규모의 브라질 철광석 광산 지분 인수를 감행하는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의 우량 기업들은 변동성이 매우 커진 불황기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자리매김하면서 향후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강한수 /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9. 20:07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의 체질에 맞는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이 전 세계적인 불황을 몰고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에 들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급속히 전이되면서 선진 경제의 침체를 가져왔고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역시 불황의 충격에 빠지고 있다.

불황은 모두에게 고통을 주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거품이 꺼지며 기업 판도가 크게 바뀌어 왔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미국의 IT 버블이 꺼지면서 미국 상장기업의 고성과 기업 중 40%가 탈락되었고(맥킨지), 우리나라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고성과 기업의 2/3가 탈락하고 말았다(삼성경제연구소).

이와 같이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침체기에 몸을 도사리면 뒤에 다가올 호황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노키아는 불황기에 이동통신시장에 집중,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사업구조를 전환할 시기를 놓친 코닥과 컴팩은 경기가 살아난 뒤에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불황기 기업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그 성공 전략을 살펴보자.


불황기 공통 전략은 구조조정과 전략적 비용절감

불황기에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힘쓴다. 핵심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데 이때 비주력사업뿐만 아니라 주력사업도 매각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전략적인 비용절감에 주력해야 하는데 단기적 효과만을 고려한 비용감축은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래 성장에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2001~2003년에 미국 자동차 빅3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기를 넘겼으나 체질개선 및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여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다. 반면 도요타는 고가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개선하여 절감한 28억 달러를 R&D에 투자하여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비용삭감과 실적 개선은 다음과 같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기업 실적의 90%가 10%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에 비해, 비용의 90%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90%의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구루였던 피터 드러커는 ‘실적을 내는 사업은 일반적으로 자금이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비용을 삭감하면 실적을 올릴 수 없다.'라고 하며 일률적인 비용 삭감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연역량별로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구사

이러한 공통 전략과 함께 유연역량의 네 가지 유형별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유연역량이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재무적인 여유(현금)와 전략적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프트 경쟁력(브랜드, 디자인, 기술과 같은 무형자산)을 의미한다. 이 유연역량은 사전에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먼저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이 모두 양호한 그룹은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 불황은 좋은 매물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므로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계 1위의 철강기업인 아르셀로 미탈은 다수의 광산을 확보하여 원자재를 저가에 공급받고 철강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대형화를 추진하여 급속히 성장하였다.

 

둘째, 재무 유연성은 괜찮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여 체질 강화에 주력한다. 성광전자는 외환위기 직후 ‘쿠쿠' 브랜드를 출시하여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국내 압력밥솥 시장 1위로 등극하였다.

 

한편 불황기에는 싼 값으로 브랜드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자사가 부족한 소프트 경쟁력을 M&A를 통해 보완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2008년 6월에 고디바(벨기에), 페레로 로쉐(이탈리아) 등과 더불어 명품 초콜릿으로 유명한 길리안(벨기에)을 1,700억 원에 인수하여 프리미엄 초콜릿 생산 라인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고자 하였다.

셋째,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 모두 부족한 기업은 생존을 위한 재원 확보가 최우선이며 자력 생존이 어려우면 제휴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 1998년 하이트맥주는 미국 투자회사 캐피털그룹에 3,000만 달러의 무(無)의결권 우선주 전환사채를 팔고 1999년에 덴마크 칼스버그 그룹에서 외자 1억 달러를 유치하여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으로 재무력은 약하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소프트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략적 신축성을 확보하여 지속성장을 추구한다.

IBM과 HP는 그 좋은 사례이다. 먼저 IBM은 강력한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변신에 성공하였다.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로 시장이 침체되고 PC 가격의 하락으로 제조 분야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핵심분야를 지속적으로 매각함으로써 재무력을 회복했다. 또한 2002년에 하드디스크 부문을 히타치에, 2004년 PC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여 ‘하드웨어 회사'에서 지식 기반의 ‘서비스 회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하였다.

 

다음으로 HP는 기존 PC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부활하였다. IBM도 철수하고 델사도 고전하던 PC업계에서 HP만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바로 ‘와우(WOW; 대성공, 열광시키는 상품)'에 있다. CEO 토드 브래들리는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와우'라고 강조하며 디자인을 강조한 PC, 눈길을 끄는 독특한 광고 등을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했다. 또한 혁신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가격의 인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전략을 구사하였다.


자신감을 갖고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 펴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앞에서 소개한 유연역량별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종년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9. 12:41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디자인은 많은 기업들이 성과 향상과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최근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채용하면서 디자인 경영의 진부화 및 범용화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디자인 아우라, 미래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둘째,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장악해야 한다. 우월한 디자인을 통해 파트너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개인적 가치를 넘어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 소통의 방식에 있어 감수성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 목 차 > 
  
Ⅰ.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Ⅱ.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Ⅲ.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Ⅳ. 결론 및 시사점
 
  
 
I.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성과 향상 및 경쟁 우위 확보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첫째, 디자인은 제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호텔, 이동통신, 병원 등 서비스 산업에서도 디자인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및 고객관계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기업 내에서 디자인의 위상과 적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제품 설계 과정상의 한 부분을 넘어서 조직, 전략, 비전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디자인이 격상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셋째, 디자인 활용의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선진 기업들뿐 아니라 신흥 기업들도 디자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흥국 제조 기업들 중 일부는 이미 단순히 저가 제품을 양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설계 및 제조 대행을 의미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물론 자체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이나, 심지어 선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일보된 제품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대만의 PC 기업 아수스텍(Asus)은 최고급 자동차회사 페라리와 디자인 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불과 2~3년 전 우리 기업들이 활용했던 차별화 포인트였다. 
 
본고는 이처럼 디자인의 분야, 위상, 주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미래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 방식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디자인 활용의 역사를 짚어본다. 아울러 최근 범용화가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전략의 흐름과 그것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디자인 활용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II.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1. 디자인 활용의 역사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디자인은 기업 경영에 어떻게 활용되어 왔을까?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디자인 경영의 시발점은 1920년대 독일의 AEG와 1940년대 이탈리아의 올리베티로 거슬러 올라간다. AEG의 경우 자사 제품군에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구축했다. 1940년대 들어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이 창립되어 체계적으로 디자인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까지는 디자인의 효용을 인지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1950년대 들어 경영과 디자인의 결합이 가속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학회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특히 1976년에는 미국에서 디자인경영협회(DMI)가 설립되면서 디자인과 경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80년대에는 디자인과 관련한 논의가 단순히 제품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어 사회, 경제, 기술,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과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강화했으며, 이것이 디자인 품질과 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하버드 등 주요 경영대학들에 디자인 관련 MBA가 설립되는 등 디자인 경영에 대한 실무적 교육 기회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는 디자인 경영의 고도화 시기다. 디자인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나이키, 애플,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의 성과 부진을 극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웅진코웨이, 레인콤 등 중견 기업들이 iF, Red Dot, IDEA 등 세계 최고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백색가전 업체는 유리탁자 형태의 냉장고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iPod Touch를 부착시킬 수 있는 오디오 결합형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디자인 공세도 만만치 않다. 자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고도화되고,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 디자인의 고유성을 전세계에 알린 것을 계기로 디자인 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샹을 비롯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이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50곳이 넘는 디자인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2.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2000년 이후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경영의 제반 활동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신흥국 기업들도 나름의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위상 제고를 꾀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나름의 수준에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진부화가 될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준이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요구도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화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제 어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디자인 경영과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서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 활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3. 현 단계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 활동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부쩍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디자인 부서 관리를 기업의 핵심역량 구축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 이미지의 형성, 미래 전략 및 비전 수립에도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처럼 전사적인 전략, 조직 및 역량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후발 기업들도 제품 차원이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감안할 때 손색 없는 디자인으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차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활용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에서 향후 디자인 활용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IBM은 최근 ‘미래의 기업(The Enterprise of the Future)’ 보고서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 고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 글로벌 통합, 와해적 본성, 진정성 등을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과 함께 주요 글로벌 트렌드, 미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시장 경쟁 방식의 변화 등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보의 폭발적 증가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제품 간 경쟁, 산업 내 경쟁을 넘어 다양한 산업 간 경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객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둘째, 핵심역량에 기반한 사업 전반의 장악 능력이 요구된다. 최근 개방형 혁신이 이슈가 되면서 모자라는 역량은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개방형 혁신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핵심역량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진정성과 높은 감수성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역량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웹 2.0의 영향으로 현재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과거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 능동적 정보 생산 및 유통과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들이다. 이들은 더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고, 전혀 새로운 가치에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진정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부터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III.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1.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주는 제품 디자인 
 
제품은 가장 직접적으로 본래 의미의 디자인과 관련된 영역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디자인의 대부분이 제품의 기능과 형태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품 디자인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후발 기업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상황이다. 아수스텍, MSI 등 대만 IT 기업들은 ODM 역량을 바탕으로 비교적 디자인이 우수한 저가 브랜드 PC를 내놓고 있다. Arcelik, Vestel 등 터키 전자기업들의 최근 제품 디자인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제품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아우라(Aura·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다. 무조건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독특한 가치나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리 돈으로 1,000 만원을 호가하는 노키아의 최고급 브랜드 베르투 휴대폰의 실패는 최고급의 추구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기능이나 가격 등 다른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그 디자인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적 감성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앞으로 감성과 컨셉트가 중요해지는 하이컨셉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독특한 아우라와 정체성을 가진 디자인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소품 제조사 Alessi의 쥬서기는 특유의 감각적 디자인으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모두 컬트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V 가전업체 B&O의 경우 독특한 최고급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성화 브랜드 Jimmy Choo도 착용 시 발 변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뛰어난 감각과 디자인으로 1,000 달러가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사실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로 단일 제품 차원을 넘어서는 고객 콘텍스트(종합적 상황) 관점의 디자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단일 제품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으로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 방식에 주목하고 이에 선대응하자는 것이다. 디자인의 의미는 단일 제품 차원에서 벗어나 고객이 처한 상황과 활용방식을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때문에 기능이나 고객 관점에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디자인적 조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지능형 생활공간(Ambient Intelligence) 구현을 위해 인테리어, 관련 제품 등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 성과 관점에서 관련된 여러 기업간 디자인 협력이 미래의 새로운 디자인 경영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미래 디자인은 단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동적 변화 대응이 아닌 능동적 미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용 방식의 진보성, 색감의 미래성과 조명을 통한 아우라의 구축, 소재의 혁신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디자인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중 활용 방식의 진보성의 경우 미래의 제품 활용 방식의 컨셉트를 선점하거나, 제품에 미래 생활의 단서(cue)를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SF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등장한 동작 인식 UI(User Interface)는 애플의 iPod Touch나 닌텐도 게임기 Wii에서 초기적인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각 멀티터치스크린과, 무선 동작 인식 콘트롤러 등 미래적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컨셉트 PC인 Surface에 멀티터치 UI와 테이블형 디자인과 같은 미래적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미래 제품의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기업인 필립스의 경우 이미 지난 1996년에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화와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디자인을 통한 고객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강력한 디자인 역량에 기반해 비즈니스 생태계 장악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부서 강화, 디자인 중심의 제품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토로라는 디자인 중심 제품을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사는 2005년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RAZR라는 글로벌 히트 모델을 통해 이전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컨버전스와 고성능이라는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일시에 바꾸어버린 RAZR의 디자인은 경쟁 기업들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시장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KRZR 등 유사한 디자인의 후속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RAZR의 색상 다양화, 스페셜 에디션 출시 등 디자인에 기반한 차별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모토로라의 디자인 경영 방식은 빠르게 진부화되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실패는 디자인의 영향력이 제품 자체에만 머물렀다는 점에 있다. 아이리버로 주목 받았던 국내 MP3 플레이어 제조사 레인콤의 실패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향후에는 디자인을 비즈니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Belkin, Kensington, Griffin, iLuv과 같은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PC, 모바일 기기 관련 주변기기를 만드는 이들 회사는 iPod 전용 주변기기를 만드는 애플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Made for iPod’ 프로그램은 iPod을 둘러싼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iPod을 위한 주변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애플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대신 애플은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제품 출시 일정과 스펙 등을 알려줌으로써 파트너들의 원활한 제품 개발을 돕는다. 이들 기업의 주변기기들은 애플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부가해주고, 디자인 측면에서 잘 어울린다. 때문에 iPod, MacBook 등의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스피커, 이어폰, 휴대용 케이스, 도킹스테이션 등 제품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주변기기를 적어도 한 두개 정도는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 곳이 넘는 iPod 주변기기 기업들은 애플의 제품 판매를 가속시키는 수단이자 또 다른 수익지대인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플과 파트너 기업들이 동시에 염두에 두는 것은 디자인의 일관성·통일성이다. 그 결과가 애플 디자인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미래 개방형 혁신 플랫폼 하에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강력한 디자인 역량은 개방형 비즈니스에서 고객과 파트너 기업들에게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방식의 업그레이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디자인의 기본적 편익이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기능적,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기술 발전과 제품의 사용 방식,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디자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과 내용도 변화할 것이다. 
 

먼저 기능적 가치의 전달 측면을 살펴보자.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편의성, 안정성, 다기능성 등 기능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잘 디자인된 제품의 경우 별도의 설명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인을 통한 기능적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예다. Dyson 청소기는 혁신적 디자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기본적 청소 기능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러한 기능적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양뱡향성, 민감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커뮤니케이션 고도화를 위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BMW 자동차의 첨단 멀티미디어 제어 시스템인 iDrive는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나 메뉴의 단계와 특성에 따라 조그 다이얼의 반응이 달라지도록 디자인되었다. 최신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 UI 디자인은 소비자가 제품과 더욱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디자인의 가치인 심미성, 세련됨, 멋짐, 만족감 등 개인적 감성의 전달을 넘어 환경, 공존, 배려와 같은 사회적 영역의 가치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지속가능 디자인, 그린 디자인 등이 디자인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의 디자인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들을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나타난 주류 트렌드로서의 사회적 가치가 아닌 기업이 선견하고 제안하는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사회의 가치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 디자인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사회의 요구를 잘 충족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를 소통하는 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의 선, 윤리 등을 전달하는 것은 기존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수행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더욱이 웹 2.0 등으로 고객들이 힘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획득하고 기업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될수록 진정성과 열린 태도는 기업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량이 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디자인의 경우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도구가 된다. 사람들이 블로그, 미니홈피, 소셜네트워킹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을 웹에 게시하고 있다. 소비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된 디자인은 그것이 과시적 의도에서든 이타적 의도에서든 네트워크를 타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IV. 결론 및 시사점 
  
 
1.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의미 
 
디자인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의 영향력과 범위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방식, 가치관 변화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경쟁 심화,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도 기업의 디자인 전략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다. 
 
요컨대 미래 디자인의 가장 큰 역할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을 통해 개별 고객과 고객 집단, 사업 파트너, 더 넓게는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미래 기업의 근본적인 고민이 되어야 한다. 
 

첫째, 제품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은 미래의 비전과 꿈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단지 제품의 형태를 결정짓는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상상을 넘어서는 편익을 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제품의 형태, 기능, 활용방식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를 함께 할 기업이라는 점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둘째,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뢰와 확신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과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 기업에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주도자이자 미래를 함께 할 사업 파트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파트너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파트너 기업들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논리는 경쟁 기업들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뛰어난 디자인이 경쟁자에도 협업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의 MP3플레이어 및 주변기기 제조사 CREATIVE는 애플과의 경쟁관계 때문에 과거 iPod용 주변기기 생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현재는 다양한 iPod 주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셋째, 사회와 소통에 있어 진심을 가지고 항상 새로운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를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까지 발전하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 일례로 영국의 디자인위원회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새로운 이슈를 선견·발굴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죄 예방, 개인과 사회 구성원의 건강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친환경 인테리어 내장재를 만드는 Invotek, 건강음료 제조사 Innocent Drink 등 영국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점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객과 파트너, 사회와 소통하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은 소통을 통해 감정적 유대감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 관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파트너 기업들의 경우도 협업의 지속적 참여 유인을 얻게 된다. 나아가 잠재적 파트너 기업과 경쟁자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소통은 소셜 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현재의 비고객 또는 잠재적 고객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시키며, 이는 기업의 장기 성과 향상의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광고, 그래픽 디자인 회사 MAQ Inc.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가능성을 매우 간단한 솔루션을 통해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흰 플라스틱 봉투에 빨간 점 두 개와 엑스(X) 표시 하나를 프린트하는 것 만으로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손잡이를 묶으면 마치 토끼 귀와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매듭 밑에 토끼의 얼굴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너무도 간단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환경오염 방지와 쓰레기 수거라는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디자인은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나 막대한 비용이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2.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자인의 역할이 새롭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고객, 사회의 본질적인 디자인 니즈를 파악·선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시장조사,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트렌드 분석과 대응을 강조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페르소나 디자인 기법을 빌려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페르소나 디자인이란 기업의 상황에 맞는 가상의 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래 소비자들의 디자인 요구를 예측해보기 위해 페르소나 기법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 니즈의 좀 더 본질적인 영역에 접근하면서도 문화인류학 등의 방법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이다. 
 
둘째, 미래 디자인 이슈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역량은 천재적인 개인의 능력에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니즈가 다양화·복잡화되고 조직, 전략, 비전 등 경영의 다양한 이슈와 결합하면서 미래에는 디자인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조직과 시스템의 감수성, 동기화(synchronizing) 속도가 미래 디자인 성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일례로 파나소닉의 경우 조직 내 디자인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비·강화한 바 있다. 2002년 ‘파나소닉 디자인사’를 별도로 분사하여 기업 내부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자원을 정비하였다. 또한 디자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사 직제와 다른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나아가 파나소닉의 제품에 디자인이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디자인 조직 경영진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그림 3> 참조). 

 

셋째, 디자인 영역의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디자인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는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공공 디자인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리스, 대여 등 제품 구매 및 사용 방식의 변화의 경우는 정보 디자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뿐 아니라 후각, 촉각, 청각 등 공감각적 영역에서도 디자인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운드 디자인의 경우 생활공간에 편리함을 넘어 특정한 분위기와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2008. 11. 24. 22:36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편] 세상은 창의성을 사고 판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1편] 세상은 창의성을 사고 판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뒤숭숭한 요즈음, 이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기업의 경쟁력은 조직의 힘에서 나오며 이 힘의 원천은 사람이다.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기 위한 다섯 가지 비밀 코드를 풀어 본다. <편집자 주>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에서 자란다. 과학소설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지만, 제아무리 날고뛰는 첨단기계라 할지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는 못한다. 그래서 창의성에 의존하는 산업계는 영원히 창의적인 사람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창의성은 이제 개인의 아이디어 차원을 넘어 시장을, 자본을, 세상을 움직이고 있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창의적인 사람들은 실제로 다른 사람들과 무엇이 다른 걸까. 그들은 어떻게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까. 음악, 광고, 스토리, 디자인, 패션 등의 분야는 어떻게 새로운 영감을 끄집어내는 것일까.

그들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야망, 금전, 명성, 성취감 아니면 다른 그 무엇일까.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을 관리하며 통제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규율과 제약이 있는 조직 내부에서 그들의 창의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참으로 미묘하고 어려운 질문들이다. 어떤 경영전문가도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다. 우선 창의성이란 개념부터 모호하고 다의적이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기도 쉽지 않다. 혹자는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라고 하고 또 다른 이는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학식과 경험의 차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창의성을 최고조로 이끌어 내고 관리하는 기술(역량) 역시 경영자의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한마디로 정답이 없다.


알면서도 속는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현대사회에서 창의성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일 텔레비전을 보고, 옷을 사 입고 잡지와 신문, 서적을 읽고, 가구와 집기를 구매한다. 보다 맵시 있는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 수많은 전시장을 둘러보기도 한다. 우리는 하루를 보내면서 주변에 널려 있는 창의성을 끊임없이 사들이고 즐긴다. 비용-편익 구조에 웬만큼 익숙해진 이들조차 알면서도 광고에 속아 넘어간다.

특급호텔 수영장에서 파는 ‘학창시절 추억의 라면'은 2만 원, 동네 분식점에서 파는 계란라면은 2,000원이다. 그런데도 특급호텔의 라면을 찾는 고객들이 있다. 열 배나 비싼데도 말이다. 특권의식이나 허영심 때문일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호텔측이 메뉴에 그냥 ‘라면'이라고 했다면 ‘바가지를 씌운다'는 원성을 들었을 게 뻔하다. 하지만 특급호텔을 찾는 이들 가운데는 그냥 라면이 아닌 ‘학창시절 추억'을 구매하는 기분으로 2만 원을 지출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청년시절 갖은 고생을 거쳐 어느 정도 여유를 갖게 된 재력가들의 경우다. 수영장 벤치에 편안하게 기대어, 파노라마처럼 스쳐 가는 과거의 역경을 떠올리며 오늘의 성공을 확인할 수 있다면 2만 원이라는 돈은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호텔 역시 고객들의 그런 심리나 성향을 간파했을 게다. 결국 호텔이 팔고 있는 라면은 라면에 담긴 고객들의 정서와 추억인 셈이다. 호텔 라면은 요리사의 솜씨가 아니라 창의성의 산물이라는 얘기다.


기계는 창의성을 만들지 못한다

창의성은 우리가 소비하는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와는 전혀 다르다. 대량생산 사회가 배출해 내는 제품은 대부분 규격화·표준화되어 있다. 하지만 창의성은 기계적으로 대량생산화할 수 없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인간의 마음에서 자란다. 과학소설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지만, 제아무리 날고뛰는 첨단기계라도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지 못한다. 그래서 창의성에 의존하는 산업계는 영원히 창의적인 사람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례는 또 있다.

 

루이비통의 스테디셀러 가방 ‘스피디 30'은 명품치고는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었다. 그러나 도시 여성들이 들고 다니기엔 ‘2%'가 부족했다. 물건을 넣고 빼기엔 편리하지만 디자인이 단순한 게 문제였다. 해법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내놓았다.

2005년 봄 시즌에 맞춰 루이비통이 선보인 ‘맨해튼 PM'을 통해서다. 이 가방은 포켓 두 개가 나란히 있어 마크 제이콥스의 작품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광고 모델로는 도시적 이미지의 배우 우마 서먼이 기용됐다. 루이비통 특유의 모노그램에 실용적인 디자인이 결합된 맨해튼 PM은 스피디 30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두 제품은 사실 생산 원가에서 큰 차이가 없다. 맨해튼 PM에 더 들어간 재료가 있다면 몇 개의 금속 정도이다.

그렇다면 루이비통은 무엇을 판 것일까. 바로 ‘이 가방을 들고 뉴욕의 맨해튼을 걸어도 더 이상 촌스럽지 않고 꿀리지 않는다'는 스토리였다. 새로운 부가가치는 이런 점을 젊은 여성들에게 알릴 수 있는 힘에 있었던 것이다.

노키아의 고가 브랜드인 ‘버투 어센트(Vertu Ascent)'는 중가폰인 ‘노키아 550 스포트 뮤직'과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무려 15배나 비쌌다. 소비자들은 외장의 일부를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마감한 버투 어센트에 무려 4,200달러를 더 지불했다. 생산원가 차이는 얼마되지 않지만 디자인이 창출한 부가가치는 수천 달러에 달했던 셈이다.

몇 년 전 한국에서는 올림푸스가 제품이 아닌 ‘추억'을 팔아 초기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비결은 광고에 있었다. 올림푸스는 처음엔 제품의 기능을 부각시킨 광고를 만들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기능보다는 그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추억과 사연에 관심이 더 많았다. 전지현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만든 후속 광고는 이런 측면에서 적중했다.

루이비통, 노키아, 올림푸스는 모두 가방, 휴대폰, 디지털카메라라는 ‘컨테이너'에 스토리, 디자인, 추억과 같은 ‘콘텐츠'를 담아 팔았던 것이다. 하드(Hard)는 거의 그대로인데 어떤 소프트(Soft)를 더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그렇다면 이런 제품들을 가능케 했던 창의성의 요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아주 오래전부터 이를 연구한 학자들이 의외로 많다.

창의성을 학문의 틀에서 비교적 체계적으로 분석한 사람은 헝가리 철학자인 아서 케슬러다. 그는 <창작의 예술>이라는 저서를 통해 창의적 과정을 ‘이연현상(Bisociation)'이라고 정의했다. 이연현상이란 서로 관련이 없는 두 가지 사실이나 아이디어를 하나의 아이디어로 통합하는 것이다.

케슬러는 난데없이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다는 식의 아이디어 탄생 논리를 거부했다. 대신 변화는 때때로 예기치 않게 일어나지만 존재하는 현상이나 사실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즉 아직 존재하지 않는 관계, 아직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관계를 창조하는 과정이 이연현상이라는 것이다.

이 이론에 근거하면 뉴턴이 사과와 만유인력의 법칙을 연결한 것이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부력 이론을 얻었다는 얘기에 수긍이 간다.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과 곰팡이 역시 마찬가지다.

 

케슬러가 유럽에서 이연현상 이론을 정립할 때 미국에서는 창의성에 관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러시아와의 우주개발경쟁에서 뒤처진 이유가 상상력 빈곤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 미국은 1960년대 중반부터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구진들은 인간이 갖고 있는 두 뇌(좌뇌, 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좌뇌는 주로 ‘논리적인' 사고(수학, 언어, 분석, 추론 등)를 하고 우뇌는 ‘창의적인' 사고(상상, 색상, 음악, 리듬 등)를 한다는 것. 실제 몇몇 실험결과에 따르면 두뇌의 두 반구는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심지어 외과수술을 통해 분리해도 각자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창의성을 사고의 흐름으로 설명하는 이도 있다. 1950년대의 저명한 심리학자 윌리엄 고든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창의성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분석을 통해서 낯선 것을 낯익은 것으로 바꾸려고 시도하는 마음의 기능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기 때문에 낯선 것에서 불편과 위협을 느낀다. 마음은 낯선 것을 만났을 때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패턴으로 만들거나 그것의 기하학 체계를 바꿔서 수용하려고 한다

… 근본적으로 참신한 것은 새로운 시각,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요구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것이 관건이다. 이처럼 새로운 시각은 새로운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마음의 자연스러운 사고 과정이 낯선 것과 교감하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창의성이 분출된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모든 설명들은 창의성의 개념을 한마디로 일목요연하게 정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 준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 하지만 늘 우리 생활 가까이 존재하고 오늘날 경제적 선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기준이 바로 창의성인 것이다.


- 조일훈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1. 01:02

브랜드는 전략이다 by Dan Herman

브랜드는 전략이다 by Dan Herman


경쟁 회사의 경영자들이 회사에서 하는 일의 95퍼센트는 언제나 대개 같은 일이다. 좋은 경영을 하는 것이다.


당신이 무선 통신 서비스 회사의 CEO 라면 밝은 미래와 멋진 단말기 전화, 그리고 다른 도구, 훌륭한 서비스 시스템, 매력적인 부가가치 서비스와 가격을 이용해서 앞선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점은 경쟁 회사도 역시 노력하는 부분이다. 당신이 하는 일중 5퍼센트가 당신의 전략을 차별화시킨다. 혁신적인 미국 국내 항공사인 Southwest Airlines의 CEO는 대부분 그녀의 동료들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을 한다. 그러나 그녀의 회사는 티켓을 사지 않고도 여행을 하며 공항에서 기다릴 때 음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잘 하는 것은 경쟁의 필수조건이다. 그것은 확실히 전략이 아니다. 더 잘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략이 아니며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업종들은 균등한 수준으로 평등화되는 경향이며 가격/비용, 품질과 특성, 기술과 서비스 품질도 대개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는가? 당신은 경쟁업체가 제공하는 것 이상을 제공해야 한다. 더 높은 가격으로, 같은 가격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혹은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낮은 질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런 모든 옵션은 이점이 있지만 대개 오래가지 않는다.


또한 경쟁업체와 다른 무언가를 제공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만족시킬 수 없었던 욕구를 맞출 수도 있다. Nokia를 예로 들면, 회사는 휴대폰을 악세사리로 그리고 나중에는 오락 도구로 취급하기로 했다.


이런 접근조차도 보험이라고 여길 수는 없다. 사업의 세계에는 보험이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거나 모방하기 불가능할 때, 혹은 경쟁업체가 모방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에는 당신 자신만의 독점상태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업적은 경쟁 시장에서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진짜 전략은 무엇인가?


전략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계획이다. 경쟁 환경에서는 소비자가 당신을 경쟁업체보다 선호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전략이 소비자의 관점에서 경쟁자보다 이점을 획득하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거의 언제나 선호는 차별에 의해서만 획득된다. 경쟁업체가 하는 것이 아닌 것을 하거나 아주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다르다는 것은 고객들에게 구매나 소비 기회에서 당신을 더 원하도록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것이다. 혹은 당신만을 원하도록 할 수도 있다.


차별화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그리고 오직 한가지만이 전략, 혹은 전략적 차별화를 이룬다. 일시적 차별은 종종 대규모 세일 같은 판촉 행위에 의해 이뤄진다. 상황 차별은 거대한 독점이나 소비자와 회사 내 인물 간에 특별한 관계를 이용하거나 편리한 점포 장소 같은 종류의 일들로 이뤄진다.


차별화가 그렇게 필요한가? 어떤 경우에도 고객은 이 옵션 가운데에서 선택해야 하는가? 대답은 반드시 그렇다.


왜 그런가? 소비자는 그가 인식하는 차별성을 기반으로 한 대안 가운데에서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잠깐 생각해 보자.


가장 흔한 함정에 빠지지 말라 : 소비자는 대안 가운데에서 차별성에 근거해 선택을 한다. 그가 가치를 평가하는 제품에 근거해서가 아니고 말이다.


대개 시장에서 대부분의 가능한 옵션은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차를 구입한다면 모든 브랜드나 모델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적당한 가격, 신뢰성, 안전성, 안락함 등등이다.


소비자가 선택하는 차별화된 브랜드와 모델은 중요도에서 두 번째에 처진다. 예를 들어 미등의 디자인이나 악세사리 같은 것들이다.


경쟁 전략의 개념은 경쟁업체보다 이익을 혹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독특한 위치를 제공하는 것이며 두 가지 질문에 언제나 동시에 대답이 된다.


첫 번째 질문 : 어떤 소비자 그룹을 제품을 구매하는 잠재 집단이라고 파악하는가? 그룹이라는 것은 사회경제적이나 인구적 특성, 혹은 개성이나 라이프스타일을 꼭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얘기하는 것은 공통된 요소가 있어서 당신이 그들에게 자신들이 이미 가진 것보다 더 매력적인 제공을 할 수 있게 만드느냐는 것이다.


두 번째 질문 : 그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경쟁 전략은 이 두 가지 질문에 동시에 대답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HBO는 미국 사람 대부분이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아주 미남이고 특별한 인생을 사는 주인공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ER이나 NYPD Blue 그리고 The Practice를 떠올려 봐라) HBO는 Sopranos, 그리고 Six Feet Under같은 성공적이고 새로운 시리즈를 만듦으로써 회사를 차별화시켰다.


이런 시리즈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사람들의 일상을 다루고 있으며 그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드라마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략이란 미인 대회나 인기투표가 아니다. 목표는 합의를 이루는 것이지 모든 사람에게 오케이를 받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특정 그룹의 소비자들로 하여금 당신을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여기게 하는 것이 열쇠라는 것을 배웠다. 그들은 당신의 성공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심지어 자신들의 성향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럴 것이다.


BMW의 팬들은 Mercedes가 나쁜 차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저 그것이 BMW가 아니라는 것뿐이다. 그들에게는 Mercedes는 BMW에 필적하지 못한다. 그 점이 Apple 팬들이 IBM에 대해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브랜딩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브랜드는 특정 제품/서비스를 소비/소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독특한 경험이나 혹은 특정 혜택이다.


그래서 파리 여행에 대한 기대는 로맨틱한 휴가의 경험이 되는 것이다. IKIA에 대한 기대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멋진 디자인”의 가구를 사는 것이다.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그런 기대를 줄 때에만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기대가 독점적이고도 매력적이라면 강한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친숙한 이름이나 로고는 강력한 브랜드를 만드는데 보충이 되지 않는다.


이런 소비자의 기대는 마케터가 일관되게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유발되며 지지된다. 이런 개념이 브랜드 전략이며 고객에 대핸 약속과 헌신이다.


Krispy Kreme Doughnut Theater은 확실히 독특한 경험을 준다. 소비자들은 모든 감각이 향과 맛을 즐기는 경험을 한다. 그 자체로서도 즐거운 일일 뿐 아니라 제품의 신뢰성과 신성함에 믿음을 준다. 이것이 브랜드 전략이다.


Starbucks가 직장과 집 사이에 당신이 자주 가는 장소를 마련해놓았다는 브랜드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잠깐 기다려라! 이것은 또한 차별화이며 경쟁 전략 그 자체이다. 이것들이 바로 경영자들이 이점을 얻기 위해 차별화해야 하는 5퍼센트의 일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가 전략인 이유다. 혹은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브랜드 전략은 경쟁 전략을 소비자에 대한 약속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특정 혜택에 대한 결정이고 그 혜택을 제공하는데 사용되는 개념이다.


설사 마치 향수 업계에서 하는 것처럼 소비자의 환상을 지원해서 단순히 심리적인 혜택만을 제공한다거나 혹은 신분의 상징으로 고급 펜을 사용하는 것처럼 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일지라도 어떤 결정도 여전히 전략적인 것이다.


마케팅 영역에서 브랜드의 역할은 지난 세기 동안 극적으로 변화했다. 과거에는 현존하는 제품이나 회사를 소비자에게 더 매력적인 만드는 것을 “브랜드” 한다고 했다. 아주 표면적인 브랜딩이었던 것이다.


반면에 최근에는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것은 소비자에게 이익을 전달하는 수단을 고안하고 실행한다는 의미이다. 그런 개념은 제품 개발과 서비스를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디자인하도록 감독하며 심지어는 전 조직을 이 목적으로 변화시키기 까지 한다. 이것이 전략적 브랜딩 이다.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것 중 하나가 “브랜드 확장”이다. 조심스러움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브랜드와 한 제품 범주 사이에 구분은 물론 여전히 가능하다. (FedEx가 훌륭한 보기이다.) 그러나 이런 제한은 더 이상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Manchester United 브랜드는 성공적으로 침구와 은행 같은 업종에 진출했다. Virgin 브랜드의 원래 업종은 이제 조만간 소수의 사람들에게서만 기억될 것이다. 이것이 세계의 브랜딩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새롭고 전략적인 브랜딩의 역할은 브랜딩의 개념을 새로 만들었다. 오늘 날 브랜드 구축은 더 이상 단순히 소비자의 인식과 욕구를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편에서는 약속을 하고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시스템을 창조하는 것이고 다른 쪽에서는 그 약속을 실행하는 것이다.


출처 : 비즈스킬(www.bizskill.co.kr)
2008. 11. 5. 13:02

2009년 휴대폰 산업 전환에 주목하라(LG경제연구원)

2009년 휴대폰 산업 전환에 주목하라

LG경제연구원

2009년 휴대폰 산업은 10% 미만의 저성장세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산업 환경 전환 속에서 선도업체인 노키아와 관련 산업의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인 스마트폰과 서비스 플랫폼을 활성화 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국내 휴대폰 업체들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휴대폰 산업은 지난 10년간 대수 기준으로 연평균 성장률 26.3%를 기록하는 등 고성장 세를 구가해 왔다. 물론 2001년, 2002년에 각각 -5%, 9% 성장률을 기록한 적도 있었지만, 이는 IT 버블 붕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휴대폰 산업은 성장률 10% 미만의 저성장 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초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사는 2009년 휴대폰 산업 성장률을 6.5%로 전망했으며 이후 성장률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의 깊이에 따라 성장률은 보다 더 감소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산업은 지금까지의 고성장 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필요로 한다. 이미 휴대폰 산업 내부에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여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보다 발전된 컴퓨팅 및 이동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인 스마트폰과 서비스 플랫폼 사업 확대를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특히 성장세가 꺾이는 2009년은 이러한 노력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됨으로써 휴대폰 산업 전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새로운 성장동력이 2009년 한해 동안 휴대폰 산업을 완전히 전환시키지는 않겠지만, 성장 둔화기가 도래하면서 이들 영역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본 보고서는 2009년 휴대폰 산업의 변화 모습을 전망한 뒤, 국내 휴대폰 기업들의 대응 방안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산업 전환기의 휴대폰 산업 전망 
 
2009년 변화를 주도할 핵심적인 키워드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이 유통되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이나 서비스 플랫폼 사업은 최근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시도되어 왔던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삼 2009년에 이 사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었기 때문이다. 관련 핵심 인프라는 하드웨어와 통신 기술 등 기술적인 인프라 구축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거부감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된 인식의 변화까지도 포함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컴퓨팅 성능 관점에서 볼 때, 최근 ARM사가 Cortex 버전을 출시하여 휴대폰 CPU의 처리 속도는 일반 PC 사양 수준인 1GHz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둘째 통신 인프라 측면에서도 HSDPA 기술이 적용되어 최대 14.4Mbps 속도로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은 이미 1996년부터 Palm PDA를 알아왔고, 최근 들어 기업 고객용으로 RIM사의 블랙베리, 일반 소비자용으로 애플의 아이폰을 경험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이 이미 축적된 상태이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우선 주목해 봐야할 대목이 휴대폰 산업 선도업체인 노키아가 2009년 스마트폰과 서비스 플랫폼을 활성화시키는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다음으로는 휴대폰 산업의 성장동력 영역에 진입하려는 他 산업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PC 제조사와 스마트폰 전문 제조사의 진출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끝으로 서비스 플랫폼 시장에서 본격적인 진입이 예상되는 OS 개발사와 기존 사업자인 이동통신 사업자간의 경쟁 심화 역시 2009년에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주요 포인트라고 하겠다.  
  
1. 한 발 앞선 노키아의 전환기 대응 
  
2009년 휴대폰 산업 선도기업인 노키아는 이미 구축된 스마트폰 역량을 바탕으로 서비스 플랫폼의 시장 기회를 활성화시키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2위 ~ 5위 기업들은 사업 영역확대보다는 기존 사업 영역 내에서 사업기반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서비스 업체로 거듭나는 노키아 
 
선두기업인 노키아가 지금까지 준비해 온 차별적인 역량은 휴대폰 산업의 전환기에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약 40%의 안정된 사업기반을 갖춘 노키아는 스마트폰과 서비스 플랫폼 등 신성장 동력을 미리부터 준비해왔다. 그 결과 노키아는 ‘07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50% 이상 확보하였으며, OVI(브랜드 명칭; 핀란드 어로 관문이라는 의미)라는 인터넷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노키아는 OVI를 통해 지도, 음악, 게임 컨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며, 컨텐츠의 공유와 연동을 지원하고 있다.  
 
2009년 노키아는 구체적인 OVI 활성화를 통해 서비스 업체로 거듭날 전망이다. OVI 활성화 움직임을 살펴보면, 첫째 노키아는 2009년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방하기 위해 심비안 재단을 설립할 것이다. 심비안 OS와 미들웨어인 S60은 OVI 서비스를 스마트폰에서 구현시키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심비안 재단 설립과 함께 재단 소유가 될 것이다. 이에 재단 회원사는 누구나 로열티 없이 소프트웨어 라이센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로열티 부담으로 생산이 어려웠던 심비안 OS 탑재 스마트폰이 과거보다 더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비안 OS를 적용한 휴대폰이 시장에 널리 확산될수록 노키아는 OVI 사용기반이 더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둘째 노키아는 2009년 OVI와 연계된 휴대폰 출시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4분기에 노키아는 컴즈 위드 뮤직(Comes with Music) 라인업으로 '노키아 5800 Xpress Music' 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컴즈 위드 뮤직은 해당 휴대폰 구매 시 1년간 음악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이다. 이는 등록된 휴대폰이나 PC로 음악을 다운받거나 들을 수 있게 함으로써 OVI의 음악서비스와 휴대폰 구매를 결합한 것이다.  
 
컴즈 위드 뮤직을 출발점으로 노키아는 OVI 서비스가 인터넷 서비스의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노키아는 향후 음악뿐만 아니라 지도, 게임 등 다양한 OVI 서비스를 결합한 휴대폰 출시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 2위~5위 기업은 여전히 볼륨 경쟁에 집중 
 
선두기업인 노키아와는 달리 2위 ~ 5위 제조사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기존 휴대폰 산업 환경 속에서 사업영역을 확대할 만한 여력이 없다. 실제로 2위 업체인 삼성전자는 全 제품지역에 걸쳐 노키아와 피 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고, 3위 ~ 5위 제조사들은 경쟁사간의 격차가 좁아 작은 환경 변화에도 순위가 바뀌는 등 경쟁환경 변화에 취약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2위 ~ 5위 기업들은 성장동력으로 인식되는 스마트폰 영역 확대보다 볼륨 경쟁에 우선순위를 둘 수 밖에 없다.  
 
선두기업인 노키아가 가진 4억대 정도의 제조역량은 저가에서 중고가까지를 포함한 제품라인업, 다양한 지역을 포괄하는 지역 포트폴리오까지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이다. 이에 반해 2009년 2위 ~ 5위 제조사들은 년 1억 ~ 2억 5천만대 정도의 제조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2위인 삼성전자가 가질 2억 5천만대 이하의 규모는 노키아처럼 넓은 제품지역 포트폴리오를 감당할 수 있지만, 여전히 경쟁력 비교에서는 규모의 경제 등의 요인으로 열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3위~5위 제조사들의 1억 ~ 2억대 규모는 특정 제품 라인업 또는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성이 높을 수 밖에 없어 제품 및 지역환경 변화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2위 ~ 5위 기업들은 휴대폰 산업이 전환기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장에서 안정된 사업기반 확보를 위해 볼륨 경쟁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2. 틈새 공략자들의 스마트폰 진입 
  
앞서 살펴본 휴대폰 산업의 지배적 플레이어들의 움직임과는 달리 틈새 공략자들은 새로운 성장 영역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례로 애플은 아이폰 출시로 2008년까지 스마트폰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켰고 시장성도 검증했다. 게다가 2009년에 심비안 OS와 S60 개방, 새로운 아이폰, 다양한 구글폰 출시 등 스마트폰의 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들이 더 많아 수요를 더욱 진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가트너(Gartner)는 2009년 스마트폰 시장은 ’08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여 약 3억대의 시장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노키아를 제외한 2위 ~ 5위 제조사들은 스마트폰 개발제조 역량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이 틈을 타서 스마트폰 전문 브랜드와 PC 제조사들이 틈새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향후 이들 틈새 공략자들은 스마트폰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차츰 주류 플레이어로 거듭나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 스마트폰 전문 플레이어의 부상 
 
스마트폰 시장 확대와 함께 스마트폰 전문 제조사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대만의 HTC(High Tech Computer)는 최근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한 첫 스마트폰인 G1의 출시와 함께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HTC는 2007년 기준으로 99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매출 36억 달러, 영업이익률 26.5%를 달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8년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4위를 차지하는 성장을 했다. 
 
이러한 HTC의 성공은 사업초기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기술에서 특히 중요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왔기 때문이다. HTC는 MS와의 긴밀한 협력관계 덕분에 사업 초기에 ODM(제조사 디자인 생산)을 통해 컴팩의 iPAQ을 생산했고 지금까지도 MS의 모바일 OS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제조해 왔다.  
 
최근 HTC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소니에릭슨의 야심작인 Xperia X1와 Palm의 Palm Treo Pro를 디자인 생산하는 등 MS OS기반 스마트폰 역량이 부족한 업체들에게 스마트폰을 제공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HTC는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확대 속에서 영향력을 강화해 주류 플레이어로 거듭나고자 노력할 것이다. 자체 브랜드력에 걸맞는 제품력 확보를 위해 현재 HTC는 전체 종업원(7,500여 명)의 1/4인 1,800여 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 PC 제조사의 스마트폰 시장 진입 
 
컴퓨팅 성능이 중요한 스마트폰의 시장 확대는 기술적으로 유사한 PC 제조사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MS사가 모바일 OS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Intel이 휴대폰용 CPU를 출시하느냐 여부가 PC 제조사들이 시장 진입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빠르면 2009년에 인텔이 첫번째 휴대폰용 CPU인 ‘무어스타운(Moorestown)’을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2009년은 PC 제조사들에게 스마트폰 시장 진입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인텔은 PC 산업에서 CPU 로드맵을 제안하고, 산업 내 관련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새 CPU를 적용한 PC 제품이 바로 출시되도록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 이러한 인텔의 PC 산업 내 영향력을 감안할 때, 인텔이 휴대폰용 CPU 사업에 진입하면 곧바로 PC 제조사들이 인텔을 따라 휴대폰 제조사업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비록 HP, 에이서(Acer), 아서스(Asus)가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했지만, 인텔의 휴대폰용 CPU 출시로 더 많은 PC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제조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3. 이동통신사업자와 OS 개발사 중심의 서비스 플랫폼 경쟁 
  
이번에는 서비스 플랫폼 분야를 살펴보자. 새로운 성장영역인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서도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보다폰, 오렌지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동통신 망을 통해 이미 애플리케이션을 유통시키는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2008년 애플의 App Store 성공은 이동통신 사업자 이외의 휴대폰 업체도 애플리케이션 유통사업에 진입하고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성공으로 휴대폰 제조사들도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이동통신 사업자의 기존 사업영역이었던 서비스 플랫폼 사업에 진입한 것은 제조 역량보다는 OS 역량을 바탕으로 한 사업확장으로 이해해야 한다.  
 
서비스 플랫폼 사업이 제조 역량 중심인 제조사 사업영역이라기 보다 OS 역량이 바탕이 되는 OS 개발사에게 더 적합한 사업영역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구조상 애플리케이션은 OS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으며, 하드웨어와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간접적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기 때문이다. 둘째, 특정 제조사 중심의 컨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 OS 기반의 소프트웨어보다 더 높은 품질과 다양성을 갖기는 힘들다. 그 예로 PC 산업에서 1위 기업인 HP용 소프트웨어보다 MS OS 기반의 소프트웨어가 더 다양하고 높은 품질을 갖는다. 애플리케이션 유통을 위해 준비중인 안드로이드 마켓, 스카이 마켓도 모바일 OS 개발사인 구글과 MS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애플리케이션 유통은 OS 개발사 중심의 사업이라는 점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애플리케이션 유통은 이동통신 사업자와 OS 개발사 중심으로 치열한 주도권 확보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 전략 
 
저 성장세로 전환된 산업 환경에서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잘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과거 하드웨어 중심의 성능 차별화에 집중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인 스마트폰 시장 확대 및 차별화 방안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 방안은 구체적으로 애플리케이션 기능 구현 강화와 관련 기술에 대한 배타적 권리 확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도 소비자 니즈 발굴, 정확한 시장 수요 예측 및 대응 등 안정된 사업기반 확보는 기업이 갖춰야 하는 기본 체질이 되어야 한다.  
  
◈ 휴대폰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인식 
 
저 성장세 전환은 휴대폰 산업의 패러다임을 ‘볼륨 성장’ 중심 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중심으로 전환시킨다. 예를 들어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는 스마트폰은 기존에는 볼륨을 성장시키는 하나의 제품 라인업 측면에서 바라보았다. 하지만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스마트폰은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성장 역량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쟁사 보다 빠르게 역량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스마트폰 전문 업체에 대한 M&A 등도 고려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2012년 휴대폰 전체 시장에서 40%이상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휴대폰 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제조사들이 내부 역량을 축적할 여력이 없다면 외부의 힘을 빌려서라도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 애플리케이션 구현 기능 차별화에 집중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OS 역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 동력 중 서비스 플랫폼보다 스마트폰 제조에 더 힘을 쏟을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국내 기업들은 시장에서 스마트폰에 가장 적합한 OS를 선택하여, 스마트폰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 우선 스마트폰이 갖는 특징을 살펴보면, 하드웨어 경쟁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일반 휴대폰에 비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 애플리케이션은 휴대폰 제조사의 영역이라기보다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영역이므로 휴대폰 제조사 측면에서는 통제성이 떨어져 차별화 요소가 줄어드는 위험이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 제조사는 애플리케이션을 더 잘 구현할 수 있도록 기능을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  
 
스마트폰 기능을 차별화하는 방안으로 휴대폰 제조사는 위치, 얼굴, 음성 등 ‘인식’ 기능 등 차별화 요소를 만들고 경쟁사가 쉽게 복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인식 기능과 관련해서는 애플 및 구글의 스마트폰이 초보적인 단계로 출시되었으며, 기능 차별화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애플의 특허 전략이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박스 기사> 참조).   
  
◈ 사업 기반 안정화를 위한 체질강화는 지속 
 
패러다임 전환으로 인한 제품의 변화 속에서도 휴대폰 제조사에게 본질적인 제조 역량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아직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은 안정적 사업 기반 구축을 위해 제품라인업 증대, SCM (공급망관리)과 지역별 유통망을 견고히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저 성장세가 되는 산업 전환기에서도 제조업의 본질적 활동으로 변함이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패러다임이 ‘볼륨 확대’에서 ‘신성장 동력 확대’로 포커스가 바뀌는 것이지 제품 라인업 확대와 공급망관리 역량은 스마트폰 제조에서도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휴대폰 기업들은 제품 라인업 확대를 위해서 소비자 니즈 발굴 역량을 높여 단순한 제품군 확대가 아닌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을 중심으로 확대시켜 가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사들은 공급망관리를 위해서 수요 예측에서 제품 전달까지 정확하고 효율적인 공정관리 능력을 배양하여 원가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맺음말 
 
불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09년 휴대폰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앞서 밝힌 대로 2009년은 신 성장동력이 휴대폰 산업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기 보다는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기이다. 하지만 향후 스마트폰과 같은 성장동력은 휴대폰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점령해야 할 영역임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신 성장동력으로서의 중요성은 휴대폰 기업들이 모두 인식하고 있어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활성화의 노력은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휴대폰 기업들은 경쟁사들이 머뭇거릴 수 있는 지금이 미래 휴대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도전해야 할 시기임을 인식해야 한다.  <끝> 



2008. 10. 25. 23:39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 운영의 노하우

최근 기업들이 블로그를 고객 접촉을 위한 대표적인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 블로그는 엄연한 하나의 투자처로서 투입대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 블로그를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살펴본다. 
  
새로운 고민거리, 기업 블로그 
 
블로그가 생겨난 지 10여 년이 흘렀다. 블로그는 ‘웹 로그(Web Log)’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에 ‘기록을 남기다’라는 뜻의 로그(Log)라는 단어가 합성된 것이다. 어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블로그에는 누구나 쉽게 글과 사진을 올릴 수 있으며, 독자들은 이에 대한 의견을 달 수 있다. 또 글과 사진이 마음에 들면 쉽게 복사해서 자신의 블로그에 옮길 수도 있다. 이러한 행동이 블로거들 사이에서 반복되면 특정 컨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고 했던 마샬 맥루한(H.M.McLuhan)이 오늘날 블로그 같은 소셜 미디어를 봤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  
 
최근 새로운 표현 수단을 찾아 매일 세계적으로 7만개 이상의 블로그들이 새로 생성되고 있다. 존 카스는 이러한 블로그 확산 현상을 ‘현대 기술 발전의 산물이자 문화적 현상’이라 분석한다. 블로그를 통한 정보의 확산이 일시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끝날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일상화되어가는 현대인들의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의 정보 탐색 행동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대화의 창이 생겨나는 것을 의미하므로 기회요인이 될 수가 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 하는 고민거리가 될 수도 있다. 발빠른 기업들은 이미 얼리 아답터(early adoptor)가 되었다. 델, IBM, 마이크로소프트 및 시스코시스템스 등 세상의 변화를 선도해왔던 다수의 하이테크 기업들은 블로그를 고객 접점 채널로 결정하고 블로그 공간을 열었다. 이들 기업은 블로그의 확산을 또다른 사업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블로그에 대해 전혀 고민을 하지 않거나 도입을 보류하고 있는 기업들도 많다. 우후죽순처럼 블로그가 생겨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 현재 포춘 500대 기업 중 9.7 % 만이 기업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블로그의 증가 속도에 비해 확산 속도가 느린 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기업 블로그가 이메일이나 기업 홈페이지처럼 기업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툴이 될 것인가? 모든 기업들이 얼리 어댑터들을 따라 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어떠한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을까?   
 
기업 블로그를 채택하는 이유  
 
개인 블로그는 수를 헤아리는 것은 무의미할 정도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블로그를 검색해주는 테크노라티(Technorati)라는 검색 사이트까지 탄생한 것을 보면 블로그의 빠른 증가 속도를 알 수 있다. 유투브, 마이스페이스, 세컨드라이프 등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중에서도 블로그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 왜냐하면 블로그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특정 기업에만 배타적으로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블로그에 쉽게 접근해서 쉽게 가입하고 자유롭게 글을 올린다. 이처럼 블로그는 이용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고 온라인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을 고루 갖추고 있다.  
 
기업 블로그는 이러한 개인 블로그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얼리 어댑터 기업들이 기업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기업은 철저히 이익 중심으로 움직인다면, 기업 블로그는 어떻게 기업이익을 높이는데 기여한단 말인가?  
 
기업이 블로그를 시작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고객 즉,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이다. 소비자들이 블로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이들은 기업과 그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에서 찾고 의견을 올린다.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에 찬성을 하든지 반대를 하든지는 블로그 활성화에 큰 장애물이 아니다. 블로거들은 사실 여부보다는 옳든 그르든 서로 의견을 주장하고 교환하는 광장으로서 블로그를 이해하고 활용한다.  
 
이럴 경우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방관, 적극적인 정보 유도, 혹은 그 중간이 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업이 의도하지 않은 정보나 혹은 잘못된 정보가 블로그 공간에서 세포분열을 일으키지 않도록 방지하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 블로그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다.  
 
델은 2005년 제품 서비스에 대한 블로거의 불만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던 경험한 적이 있다. 일련의 시련을 겪은 델은 2007년 ‘DIRECT2DELL’이라는 자사의 블로그를 내놓았다. 델의 이 블로그는 이후 대표적인 기업 블로그로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의 행동 변화에 대응하고 그들과 새로운 공간에서 대화를 하기 위해서 얼리 어답터들은 자사 웹 사이트에 부가 기능으로 블로그를 개설하거나 혹은 독립적으로 기업 블로그를 만들었다. 기업 블로그에서 대화를 이끄는 블로거 역할을 맡기기 위해 직원을 배치하거나 전문가를 고용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가상공간에서 고객과의 대화를 위해서 전담 블로거를 고용했다. IBM은 모든 직원이 블로거가 될 것을 전사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다. 심지어 CEO들까지 직접 나섰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인 조나단 슈와츠( Jonathan Schwartz), GM의 CEO인 밥 루츠(Bob Roots), 그리고 매리어트의 CEO인 빌 매리어트 (Bill Marriott)는 자사를 대표하는 블로거가 되었다.  
 
기업들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두 번째 이유는 고객과의 상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마케팅 효과를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로그는 고객을 끌어들이고 고객과의 접촉을 온라인에서 수평적으로 넓히는 잠재력이 있다. 혼다 테츠야(Honda Tetzuya)는 이것을 ‘과거 대중 매체를 통한 마케팅 푸쉬(push) 방식에서 풀(pull) 방식으로의 변화’로 해석한다. 블로그에서 흥미로운 컨텐츠와 대화를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직·간접 홍보 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블로그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자사의 기업 블로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기업은 블로그 공간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파워 블로거들을 활용하여 기업 블로그 운영에서 얻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예를 들어 노키아는 자사의 ‘블로거 관계 확장 캠페인’의 일환으로 노키아의 대표적 상품중의 하나인 N90 폰을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에게 보내주면서 제품을 사용해보고 평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요청을 수락한 블로거들은 제품을 실제 사용해본 뒤 평가 결과를 블로그에 올렸다. 노키아는 이 결과를 마케팅, 홍보뿐만 아니라 제품 혁신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노키아는 블로거들에게 자사에 유리한 글을 올려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좋은 점이 부각하는 것도 좋지만 솔직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이는 것이 당시 캠페인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의 경영 환경에서는 글로벌 마케팅 관점을 배제할 수 없다. 얼리 어댑터들 가운데는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하이테크 기업들이 많았다. 블로그에서는 지역과 문화가 다르더라도 누구나 장애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델 컴퓨터는 현재 자사의 블로그를 4개 국어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용 언어 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기아 자동차가 글로벌 비즈니스 블로그인 기아버즈를 홍보 미디어로 이용하고 있는 것도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활동은 기업 브랜드 마케팅과 연관성이 높다.  
 
셋째, 기업 블로그 얼리어답터들은 블로그를 통해 고객과 시장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마켓 센싱(market sensing)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 소비자를 두려워한다면 기업 블로그를 해서는 안 된다. 얼리 어댑터들은 블로그에 올라온 내용을 토대로 고객의 니즈를 이해하기 위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불만을 체크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객 서비스 방안을 마련한다.  
  
블로그는 반드시 필요한가?  
 
기업은 반드시 블로그를 운영해야만 하는 것인가? 수많은 기업 블로그가 생겨났으나 여전히 블로그를 운영하지 않거나 심지어 블로그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기업이 블로그를 열지 않는다고 해서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대중에게는 블로그가 비용 부담 없이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기업에게는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가 들어가는 엄연한 하나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 블로그를 운영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짚어봐야 할 점이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은 고객의 특성이다. 자사의 제품 성격상 고객과 블로그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업에 이득을 가져다 주는가? 대체로 일반 소비재와  내구재는 소비자들의 입소문과 평가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X세대와 Y세대는 자신이 쓰는 제품에 대해서 거리낌 없이 의견을 올리는 성향이 있다. 이들이 올린 내용이 퍼져나가 제품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고객층이 고정적이거나 시장이 특화되어 있는 산업에서는 기업 블로그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중장비, 석유화학, 특수금속 및 건설업은 전형적인 B2B 비즈니스로서, 기업 고객이 대부분이며 장기적인 거래 관계가 중요하므로 블로그에 대한 투자의 가치가 낮다.  
 
또다른 고려사항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일관성을 이루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또한 블로그를 운영할 조직의 역량과 인력, 기타 자원의 투자 가치가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기업 블로그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내실 있게 운영해나가기는 만만치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적 기업 블로그를 위한 제안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 운영을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첫째, 확실한 비즈니스 목적이 있어야 한다. 블로그를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단순하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장을 열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기업 블로그는 목적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여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그림> 참조). 기업 홈페이지처럼 기업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길 것인가? 마케팅 목적에 집중할 것인가? 고객으로부터 구매를 유도하는 목적인가 혹은 고객의 불만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창으로 활용할 것인가? 분명한 방향을 설정해야 목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코카콜라는 2008년 1월‘Coca-Cola Conversations’ 라는 기업 블로그를 열었다. 이 블로그는 코카콜라의 판매를 위한 직접적인 목적보다는 코카콜라의 PR에 목적을 두고 있다. 코카콜라의 역사적 사건들, 문화, 과거 브랜드 등을 소개하고 독자들의 의견도 올린다. 필 무니라는 담당 블로거는 담담한 문체로 코카콜라 팬들의 관심과 지속적 애정을 유도하고 있다. 이것은 기업 홈페이지와는 다른 방식의 혁신적 PR 방법이다.  
 
둘째,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로 포지셔닝을 해야 한다.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 특징을 고려하고 고객의 특성을 고려하여 독창적인 아이덴티티를 확보해야 한다. 기업 블로그의 이름도 기업명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나름의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블로거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 기업 블로그의 대표격인 델의 ‘DIRECT2DELL’, 시스코시스템스의 ‘The Platform’,그리고 앞서 언급한 코카 콜라의 ‘Coca-Cola Conversations’등은 블로그에 새로운 브랜드를 입혀 해당 기업의 특성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기업 블로그에 고유한 색채로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게 한다.  
 
셋째,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운영되어야 한다. 블로그 공간에서 블로거들은 기업 홍보물 형식의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원하지 않는다. 블로거들은 메시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 중심으로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야 한다. 대화의 내용을 연출해서도 안 된다. 혹 부정적인 내용이 올라오더라도 예민하게 대응하기보다는 견해의 차이로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성공적인 기업 블로그를 위해서는 컨텐츠의 질, 다른 블로거들과의 교류, 민첩한 응답, 컨텐츠 포스팅 등이 모두 중요하나, 그중에서도 고객을 배려한 블로거의 진솔함이 가장 중요하다. 
 
CEO가 블로거 역할을 하는 경우에도 권위적이거나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EO인 조나단 슈와츠는 자신의 블로거 운영 경험을 술회하면서 “사람들이 나를 친구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블로거들은 기업 블로거가 자신들과 같은 수준에서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컨텐츠의 유통에 신경 써야 한다. 소비자가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은 스스로 검색을 하거나 아는 사람한테 소개를 받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방문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파워 블로거의 영향력이 크다. 이 때문에 그들과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2005년 구글 블로거인 마크 젠은 자사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올렸다가 해고되었다. 2007년 호주의 미디어 그룹 페어팩스도 블로거 잭 막스를 기업의 정책과 맞지 않는 풍자적인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많은 블로거들이 컨텐츠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지침이 없어 사내 비밀 혹은 신상품 개발 정보를 누출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기업 블로거의 얼리 어답터인 매크로미디어는 사내 블로거를 상품개발팀에 한정하여 50~6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업은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블로그 가이드라인을 갖추어야 한다. 
 
CEO 블로거를 선도 했던 선 마이크로 시스템즈의 조나단은 “내가 먼저 시작했던  블로그도 곧 그 의미가 퇴색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 블로그가 관심을 잃게 되기 전에 경쟁사보다 더 빨리 변화를 포착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기업 블로그는 아직 시험대에 올라 있는 상태이고 기업이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기업 블로그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인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맞는지,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좋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어떻게 그 성과를 측정할 것인지도 신중히 고려해봐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

출처 : LG경제연구원

 


2008. 10. 25. 22:34

[디자인 경영] 디자인은 경영이다 … 디자인은 유행이다

[디자인 경영]

디자인은 경영이다 … 디자인은 유행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구입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정답은 디자인이다. 제일기획의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디자인'이라는 답은 1997년 13.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5.2%로 높아졌다. 반면 성능이라는 답은 같은 기간 54.8%에서 31.5%로 줄어들었다. 주요 기업들이 내놓은 제품들의 품질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디자인만 꼼꼼히 살피면 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는 휴대폰뿐 아니라 전 산업분야에서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 디자인 역량이 뛰어난 기업들이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영국 디자인협회가 선정한 디자인 선도 기업(디자인상을 자주 받은 63개사)의 주가는 1994년 FTSE 100 기업(런던 국제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00대 기업)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2007년에는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애플은 아이팟 등 미려한 디자인의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브랜드 가치와 매출이 2003년 대비 각각 2배와 1.7배 늘어났다.

국내 기업들도 엇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내놓은 글로벌 히트상품들은 대부분 디자인이 미려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와인잔 이미지를 제품에 반영한 보르도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출시해 2005년 4위였던 세계 LCD TV 시장 점유율을 2006년 1위로 끌어올렸다. LG전자 역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살린 프라다폰과 초콜렛폰을 히트시키며 메이저 휴대폰 업체로 발돋움했다. LG전자는 소니에릭슨 모토로라 등을 제치고 세계 휴대폰 업체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산업전자,서비스 등 소비재를 생산하지 않는 기업들도 '디자인 경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산업용 디자인을 연구,독일 iF 전시회에서 디자인상을 받은 LS산전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중소기업들도 디자인 경영에 적극적이다. 디자인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인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일이다. 엔유씨전자는 기존에 판매하던 '요구르트 & 청국장 제조기'의 디자인을 개선한 뒤 매출이 10배로 뛰어올랐다. 미국의 중소 TV 생산업체인 비지오는 스피커와 버튼의 소재를 금속으로 바꿨다. 저가 상품이라도 이미지가 고급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회사는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한 지 2년째인 지난해 2분기 북미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산업 디자인의 개념이 확장되는 추세다. 모양과 색상뿐 아니라 소리,냄새 등 오감의 요소가 디자인에 총동원된다. 노키아는 휴대폰을 열 때 고급 승용차의 배기음이 들리도록 제품을 설계했다. 벨 소리는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에게 의뢰했다. 아우디는 '상쾌한 아우디만의 향기'가 나는 차량을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LCD 화면을 터치해 휴대폰을 조작할 수 있는 '햅틱폰'을 설계할 때 소비자가 다양한 '손맛'을 느끼게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개별 제품에서 벗어나 생활공간 전체를 디자인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LG그룹은 전자,화학,생활건강 등 3개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LG디자인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 협의회는 미래 주거공간의 디자인 트렌드를 분석하고 가전제품과 인테리어제품 생활용품의 디자인을 미래 트렌드에 맞게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에 남은 과제는 천재급 디자이너의 육성과 디자인 아이덴티티 정립이라고 입을 모은다. 천재급 디자이너를 확보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인 기업의 예로 B&O(뱅앤울슨)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아르네 야콥센과 데이비드 루이스 두 명의 디자이너 덕분에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두 디자이너가 만든 대표작은 CD 플레이어 '베오사운드 9000'.이 제품은 15년째 팔리고 있는 스테디 셀러다.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상표를 보지 않고 제품 디자인만으로 어느 회사의 제품인지 구분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말이다. 글로벌 기업 중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기업은 BMW,B&O,볼보,애플 등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춣처 : 한국경제신문

2008. 10. 21. 11:49

차별화의 비밀 ‥ `프라다폰` 성공신화 이끈 LG전자 마케팅전략팀의 힘

차별화의 비밀 ‥ `프라다폰` 성공신화 이끈 LG전자 마케팅전략팀의 힘

"우린 역발상의 달인들…업무영역 한계는 없다"

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서관 21층.밤 12시가 가까운 시간까지 불을 훤히 밝히고 있는 이곳이 바로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의 마케팅전략팀이 있는 곳이다. 초콜릿폰,샤인폰,시크릿폰 등 '블랙라벨' 시리즈와 '프라다폰'의 대박 신화를 연달아 일궈내며 불과 2년 전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던 휴대폰 사업을 회사의 가장 든든한 캐시카우로 탈바꿈시킨 주인공이 바로 마케팅전략팀이다. 특히 마케팅전략팀이 만든 프라다폰의 성공 스토리는 창의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사내 조직이 어떻게 회사 전체에 활력과 사업 영감을 불어넣고 매출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목표가 정해지면 밀어붙인다

2005년 12월 이탈리아 패션의 도시 밀라노 중심부에서 조금 떨어진 비아 안토니오 포가차로 거리.
LG전자 MC 사업본부의 마케팅 전략팀장인 마창민 상무가 패션 명가 프라다 본사 건물 앞에 섰다. 그가 들고 있는 작은 서류가방에는 A4 16쪽짜리 사업제안서가 담겨 있었다.

몇 달 전 약속을 하고 방문 날짜를 받았지만 마 상무는 건물 내 작은 세미나실에서 3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그의 앞에 자코모 오비디 프라다 신규사업 기획총괄 부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1시간30분 동안 이어진 사업 프레젠테이션에서 마 상무는 프라다와
LG전자의 사업 제휴로 프라다가 얻을 수 있는 사업적 이익에 대해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마 상무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한동안 그를 멀뚱히 쳐다보던 오비디 사장이 마침내 입을 뗐다. "2주 뒤에 우리 CEO(최고경영자) 앞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해주시오." 100만대 판매의 대박 신화를 쓴
LG전자의 프리미엄폰 '프라다폰'의 탄생은 이렇게 시작됐다.


▶▷
발상의 전환과 실행능력의 조화가 빛을 발하다

작년 3월 출시 이후 1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프리미엄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프라다폰 개발은 2005년 6월 명품의 가치를 휴대폰에 적용시켜 보자는 마케팅전략팀의 아이디어 회의에서 출발했다. 기존 휴대폰에 단순히 명품 패션 브랜드인 '프라다' 상표를 붙인 라이선싱 제품이 아닌 제품의 기획부터 메뉴 디자인,심지어 벨소리까지
LG전자와 프라다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명품 휴대폰을 만들어 보자는 게 프라다폰의 기획 의도였다.

프라다폰 개발은 당시 초콜릿폰,샤인폰을 잇따라 내놓으며 경쟁사와 차별화한 '명품폰' 이미지를 세계 시장에 뿌리내리려는
LG전자에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일이기도 했다. 유승영 글로벌 마케팅전략팀 실장은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가치를 휴대폰에 적용시켜 보자는 게 프라다폰의 개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마 상무의 프라다 본사 방문 이후 두 회사의 만남은 급물살을 탔다. MC 사업본부 마케팅전략팀이 만들어낸 발상의 전환이 프라다 측의 마음을 바꿔놓은 것.프라다 입장에서도 노키아 등 상표 라이선싱 형태의 사업 협력을 원했던 기존 휴대폰 회사들과 달리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공동 개발을 요청해온
LG전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
제품기획에서 제작까지ㆍ스스로 공간을 창출하다

프라다폰의 탄생 과정은 일반적인 휴대폰 제품의 기획ㆍ생산 과정과도 큰 차이점을 보인다. 디자인실이나 연구소에서 기획한 시제품에 마케팅 부서 인력들이 달려들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통상적인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마케팅팀이 제품 개발과 기획의 출발점이 됐다는 게 특징이다.

박승도 마케팅전략팀 차장은 "마케팅 전략팀에는 수동적인 입장에서 내가 해야 할 업무를 지시받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 하는 능동적인 업무 문화가 정착돼 있다"며 "뛰어난 성과를 내는 조직은 내가 맡은 일을 무조건 열심히 하는 조직이 아니라 기존 조직과 다른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조직"이라고 강조했다. MC 사업본부의 마케팅 전략팀원들은 자신들을 빈 공간에 스스로 달려들어가 찬스를 만들어내는 축구 선수에 비유하곤 한다. 창의적인 목표 의식을 갖고 제품 기획 등 새로운 업무 영역을 스스로 창출하고 넓혀 나가는 조직을 지향한다는 뜻에서다.


▶▷ 
독립된 5개 소그룹, 매트릭스 조직처럼 움직인다

MC 사업본부의 마케팅전략팀은 허브(Hub) 형태의 5개 소그룹 운영 등 독특한 조직 구성을 갖추고 있다. 초콜릿폰,샤인폰,프라다폰 등의 잇따른 성공으로 마케팅전략팀 인원이 3년 전 18명에서 현재 60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5개의 소그룹 형태로 팀을 세분화한 것.5개 그룹은 마케팅 전략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수행하는 '글로벌 마케팅 스트래티지 1ㆍ2그룹',전시ㆍ홍보와 브랜드 캠페인 전략을 짜는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마케팅 리서치를 담당하는 '인사이트 마케팅 그룹',지역별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전략을 수립하는 '고 투 마켓 그룹' 등으로 나뉘어진다.

5개의 소그룹은 각 그룹에 주어진 임무에 대해 자체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부여받아 상황별로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세포분열하듯 규모가 커진 마케팅전략팀은 비록 구성원들이 독립 그룹에 속해 있지만 프라다폰 개발과 같은 공동 프로젝트 수행시에는 매트릭스 조직처럼 유기적으로 연계돼 움직인다. 마 상무는 "최초의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팀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이디어를 더 구체적으로 보완하는 팀원들도 중요하다"며 "자유로운 의견 전달을 위해 팀원 간 수평적인 관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 이정호/사진 김영우 기자
dolph@hankyung.com

출처 : 사업계획서 만들기 포럼 - 기획서, 제안서, 계획서, 시나리오, 보고서(www.seri.org/forum/make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