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3.13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2. 2008.12.23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3. 2008.12.19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4. 2008.12.08 오바마, 승리를 부른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5. 2008.10.23 다음 “3년뒤 국내 모바일웹 장악”
2009. 3. 13. 19:26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최근 블로그는 대안미디어, 1인미디어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면서 새로운 뉴미디어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Content Management System 툴의 개념을 넘어서 블로그를 활용한 브랜딩, 마케팅, PR과의 접목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의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없는 성급한 접근은 오히려 모래 위에 성을 쌓아 올리는 격이어서 쉽게 허물어지기 쉽다. 블로그 매체의 성격과 본질을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제 블로그를 활용한 블로그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블로그비즈니스의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1인미디어 블로그의 등장과 성장

2007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 블로그 이용자는 40%에 육박한다. 적극적으로 블로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인구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절반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물론 미니홈피를 블로그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이 다소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블로그 인구는 점진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국인이 블로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횟수는 어느정도일까. 블로그산업협회의 분석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일주일에 평균 2.03회 정도 블로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영국, 프랑스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치인과 언론인, 공공문제에 대한 집회에 참여하는 등 공공담론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영향력 행사자가 블로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횟수는 주당 평균 3.06회로 일반 이용자보다 더욱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블로그 콘텐츠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시민 저널리즘의 등장

2008년 대한민국은 광우병, 멜라민 파동 등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과 미국발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매스 미디어가 주도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던 여론의 흐름은 아고라, 블로그 등 이른바 소셜 미디어로 불리는 뉴미디어로 분산됐고, 다양한 형태의 의제 설정은 물론, 수용과 소통, 전파되는 과정이 순수 대중들에 의해 이뤄지는 시민 저널리즘의 꽃을 피웠다.

이런 경향은 정치나 공공문제에 대해서 사실과 의견을 제대로 구분해 전달하지 못하고, 다소 편향되거나 왜곡된 보도형태로 일관하는 일부 주류언론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욕구의 표출인 동시에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과 냉소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아고라의 참여형 게시판과 풀뿌리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1인미디어, 블로그가 있었다.

블로그 서비스의 국내 등장과 성장 되짚어보기

ㅣ블로그 서비스의 등장과 발전ㅣ

국내에 처음 블로그가 소개된 2001년 12월이래로 블로그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일부 IT종사자들에 의해서 시작된 블로그는 2003년 5월 각종 포털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한국형 블로그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003년 7월에는 포털뿐만 아니라 주요 언론사들도 블로그 서비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월간지 전자신문을 필두로 2004년 3월에 중앙일보, 2004년 8월에는 조선일보, 2005년 들어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한겨레 등이 블로그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며 블로그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또한 블로그플랫폼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이글루스, 태터툴즈 등의 서비스들도 잇따라 오픈했다.

대형포털과 중소형포털, 언론사뿐만 아니라 전문 블로그 업체까지 합세한 2005년은 1인미디어 시장 내 쟁탈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였다. 포털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형언론사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보인 것은 블로그 서비스가 커뮤니티 속성이 강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뿐 아니라, 자사의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를 확인하고 독자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가 성장하고 콘텐츠가 비약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자 포털과 언론사, 전문블로그업체뿐만 아니라 흩어져있는 블로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유통해 줄 메타블로그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2003년 10월 블로그코리아를 시작으로 2004년 9월에 올블로그, IT전문 메타서비스인 블로그전자신문 버즈가 2005년 8월 오픈했다.

포털 역시 블로그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음은 2006년 5월 개발형 블로그서비스인 티스토리를 오픈하면서 블로그플랫폼을 통한 콘텐츠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006년 9월에는 포털서비스 최초로 미디어다음 내에 블로거뉴스라는 별도의 메타블로그 형식 서비스를 오픈하며 블로그콘텐츠와 뉴스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블로그 미디어의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ㅣ블로그 미디어의 특징과 성장동력ㅣ

블로그는 웹에 개인의 일상을 담아내는 일기형식의 개인 홈페이지로 시작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홈페이지와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 단순한 생각들을 저장할 목적으로 생성된 웹로그 형식의 블로그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홈페이지에 비해 개인의 다양한 관심사를 콘텐츠 단위로 잘게 쪼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쪼개진 단위는 고유주소를 갖고 발행되고 이 고유주소를 통해 링크와 인용 댓글, 트랙백 등을 통해 폭넓은 형태로 소통하고 소비된다.

둘째, RSS의 구현이다. RSS는 Really Simple Syndication 혹은 Rich Site Summary의 약자로 웹사이트의 갱신된 정보를 요약하고 인터넷으로 발행하기 위한 문서포맷을 말한다. 기존의 홈페이지가 갱신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를 재방문하고 검색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면, RSS는 갱신된 정보를 능동적으로 알려줌으로써 갱신주기를 RSS정보 (RSS Feed)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잘개 쪼개진 콘텐츠의 생성과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RSS정보의 결합으로 블로그는 콘텐츠와 콘텐츠 사이의 교류와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정보의 자가증식 및 전달의 메커니즘이 현저히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의 지극히 사소한 콘텐츠가 이런 기술적 특성을 활용한 서비스들과 결합해 더욱 교류가 활발해지고 확장된 것이 현재의 블로그 성장의 동인이다.

블로그 이용자의 성향 및 요구분석

한국형 블로그의 특징

ㅣ포털 종속적인 성격ㅣ

2007년 7월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블로그 서비스는 네이버와 다음 등의 거대포털 내 블로그 서비스다. 양대 포털에서 개설된 블로그 수만 전체 블로그 인구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는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블로그로 대표되는 1인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일찌감치 총력전을 펼친 결과의 산물이다. 양대 포털의 통합검색시스템은 자사 블로그 콘텐츠 결과물을 검색 최상단에 배치하고 상대적으로 전문블로그업체와 타포털의 콘텐츠는 검색결과에서 제외하거나 하단에 배치함으로써 블로그 콘텐츠 사이의 교류와 소통을 단절시키는 다소 폐쇄적인 구조를 띄기도 했다. 또한 사용자에 의한 실질적인 콘텐츠의 생산이 아니라 기성 언론의 기사를 스크랩하거나 타블로그의 콘텐츠 스크랩을 조장하는 형태의 UI는 개인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생산을 저해하거나 저작권문제에 취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포털 종속적인 특징이 가져온 장점도 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다소 어려운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손쉽게 이용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블로그의 저변을 확장하고 단기간에 블로그가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이 그것이다.

ㅣ커뮤니티 성격ㅣ

한국의 블로그 이용자들의 보편적인 특성은 웹에 로그를 남긴다는 블로그 본연의 모습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한국형 블로그의 특화된 형태라고 불리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인적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젊은 세대들의 요구와 취향을 잘 간파한 히트 상품 중 하나이다. 일촌맺기 기능을 이용한 네트워크 관리는 미니홈피의 대중화를 가속화시킨 동력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의 블로그 역시 미니홈피의 소셜 네트워크 특성에 영향을 받아 이웃맺기 기능 등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네트워크 특성을 일부 차용한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다. 다만 이러한 커뮤니티 성격이 특정 포털서비스나 블로그 전문 서비스안에서만 형성되고 소통되는 단조로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블로그의 독립성과 개방성이라는 특징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이견도 존재한다.

ㅣ멀티미디어 활용한 블로그ㅣ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보편화와 더불어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 캠코더 등의 보급이 활발해졌다. 이는 UCC의 제작과 유통이 특정 전문가만의 전유물에 머물지 않고 보편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구나 손쉽게 멀티미디어 창작물을 게시하고 공유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에는 멀티미디어 기기를 앞세워 실시간으로 집회현장을 생중계하는 블로거들이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블로그 이용자의 욕구 분석

한국 블러그들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블로그 이용자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블로그에서 사용자들이 누리는 효용은 무엇일까를 함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ㅣ자기만족의 욕구ㅣ
PR전문업체인 에델만코리아와 한국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통계자료(2006년)에 의하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생각과 경험, 지식 등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실제로 자유로운 표현 도구인 블로그를 기억과 생각의 보관장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자별로 작성된 포스트는 차곡히 쌓여 그 자체가 개인을 기록하는 역사가 된다.

ㅣ소통의 욕구ㅣ
블로깅의 가장 큰 재미를 상호교류를 통한 소통으로 꼽는 블로거가 많다. 블로그는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표출하는 도구인 동시에 댓글과 트랙백, 링크와 인용 등을 통해서 가치를 확장시키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콘텐츠를 단순히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활발한 교류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수정, 보완하고 확장함으로써 경험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다. 쌍방향의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비슷한 관심사와 공통의 주제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온라인상의 유대는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기도 하고, 팀블로그 형태의 연합된 형태를 띄기도 한다.

ㅣ수익추구의 욕구ㅣ
블로그라는 매체가 보편화되면서 블로그로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익모델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요구와 더불어 블로그 매체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려는 기업의 노력들이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블로거들은 구글의 애드센스를 필두로 다음의 애드클릭스, 올브로그의 올블릿 등의 문맥형 디스플레이 광고형태의 집행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다음의 블로거뉴스AD처럼 배너 디스플레이광고집행으로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블로거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블로거 얼이어답터를 활용한 블로거 체험단이나 리뷰어 모집 등으로 자사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려는 기업의 마케팅 역시 블로그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 블로거들은 언론이나 잡지에 기고하거나 강연 등을 통해서 부가적인 수익을 실현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ㅣ인정의 욕구ㅣ
블로거들은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나 실제 활동하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실제로 특정분야에서 오랜 기간 블로깅을 통해서 전문성을 인정 받은 블로거를 롤모델로 삼고, 자신 역시 분야를 선도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실제로 이러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들이 늘어가고 있다.

2009년 블로고스피어 전망

전문가 블로거들의 약진

2008년의 블로거스피어는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소신이나 신념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블로그콘텐츠 유통의 메카인 다양한 메타블로그서비스 역시 블로거들이 쏟아내는 생각과 의견들이 제대로 공유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이런 경향들은 자칫 블로고스피어가 이슈 종속적으로 흐르고 시의성있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공간으로 한정될 염려를 낳았다. 블로그의 다양한 기능성과 전문성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메타서비스들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의 블로거뉴스는 시사분야뿐만 아니라 사는이야기, 문화연예, IT과학, 스포츠 등 블로거들이 관심이 집중되거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의 카테고리별 UI개편을 통해서 블로고스피어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블로그코리아는 다양한 분야의 카테고리별 포스트를 수집해 노출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들이 스스로 관심분야의 채널 개설을 통해 특정분야의 전문블로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 역시 블로그의 미디어 측면을 중시한 기존의 서비스 형태를 탈피하고 분야별로 전문적이고 다양한 포스트들이 주목받고 교류할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 개편을 준비중이며, 분야별 전문가 블로거들이 인정받고 부각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2009년은 이처럼 보다 전문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블로그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와 함께, 개별 블로그가 블로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블로거들이 2008년에 비해 더욱 많이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양한 블로그마케팅의 출현

블로그라는 매체가 주목받고 조명되면서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듯이 블로그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블로그를 통제가 가능한 광고판 정도로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블로거들의 강력한 저항을 경험하기도 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대신 자사 브랜드에 해가 되는 부정적 여론에 직면하기도 한다. 독립적이고 개방적인 블로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데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장기적으로 기업이나 광고주의 입장에서 해가 될 뿐만 아니라, 블로그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깍아내리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09년은 블로그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리고, 블로그 이용자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새로운 블로그 마케팅 기법들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단순히 블로그 이용자에게 수익 분배를 통한 참여동기를 제공하기보다는 블로거 스스로 참여가능하고 참여를 통해서 고정적인 수익이 부장되는 형태의 다양한 서비스가 기획들 것으로 보인다.

IM, 2009 02


2008. 12. 23. 12:56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Future Wave]TV, 인터넷에서 새 ‘황금시대’ 꿈꾼다 (DBR)


미국 NBC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오피스’라는 시트콤이 있다. ‘상사가 바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 보는 코미디’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작품이다. 2005년 3월 24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올해 11월 13일까지 총 5개 시즌에 걸쳐 72회가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이다.
 
오피스에서 ‘바보 같은 상사’인 마이클 스콧은 ‘멍청한 컴퓨터(stupid computer)’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이 TV 리모컨을 던지고 컴퓨터를 사용하도록 하는 데 엄청난 ‘공헌’을 했다. 2007년 9월 시즌4가 시작했을 때 미국의 시청자 5명 가운데 1명은 PC 앞에 앉아 오피스를 시청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인터넷에서 1주일에 270만 번이나 재생됐다.
 
오피스는 향후 사람들이 엔터테인먼트 영상을 보는 방법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사실을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TV 드라마를 PC에서 보는 게 일상적인 행동이 되고 있다. 초고속 인터넷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폭스 TV의 코미디 프로그램 프로듀서 세스 맥팰런은 이 같은 현상을 “TV의 시청과 관련한 거대한 문화적 변동”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40년 전에는 새로운 기술이 TV 화면을 흑백에서 컬러로 바꿨다. 이제는 새 기술이 TV 프로그램의 시청 장소를 바꾸고 있을 뿐 아니라 사실상 TV 수상기를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웹TV 성장률이 IPTV보다 높다
현재 국내외에서는 인터넷 회선에 TV 수상기를 연결한 IPTV(인터넷 기반 TV) 서비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IPTV는 거실에서 고화질 주문형 비디오(VOD)와 쌍방향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런데 한편에서 TV용 프로그램을 TV가 아닌 PC에서 바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웹TV’가 새로운 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TV’라고도 불리는 웹TV는 일반 인터넷망을 통해 PC로 동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전체를 표현하는 말이다. 방송사, VOD 제공자 또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과 같이 자체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은 회사들이 주로 웹TV 형식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유통한다. IPTV와 웹TV의 차이점은 <표1>과 같다.

웹TV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에서 무료 시청이 가능한 콘텐츠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쿨스트리밍(www.coolstreaming.us) 같은 사이트는 수십 개 국가의 TV 프로그램을 24시간 제공한다. 두 번째 이유는 PC 모니터가 대형화하고 성능이 향상돼 PC를 통한 동영상 소비가 편해졌다는 데 있다. 마지막으로 진화된 PC의 컴퓨팅 파워 덕분에 여러 서비스를 동시에 즐기는 멀티태스킹 환경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웹TV의 영화상영관을 이용할 경우 인터넷에 접속한 친구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웹TV의 동영상 정보를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로 퍼가도록 하는 것도 가능하다.
 
통신 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인 텔레콤뷰에 따르면 지구촌 사람들이 웹TV를 보는 시청시간은 2011년까지 연평균 67.4%에 이르는 놀라운 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이 결과는 IPTV의 연평균 성장률인 47.3%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그림1)
 
웹TV 인기는 특히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리히트만 리서치 그룹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매일 온라인 동영상을 보는 미국 시청자의 40%가 18∼34세의 남성이다. 이 조사 결과는 ‘TV가 없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일본 젊은 세대의 비율(15∼19세 33%, 20∼29세 24%, 30∼39세 21%)을 밝힌 노무라 리서치의 조사와도 일맥상통한다.
 
웹TV의 이런 잠재 가능성 때문에 관련 시장의 경쟁은 벌써부터 뜨겁다. 폭스, NBC 유니버설 등 방송사뿐 아니라 워너브러더스 같은 거대 스튜디오들까지 자사가 보유한 프리미엄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웹TV 사이트를 구축해 온라인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고 있다. 훌루의 제이슨 킬러 대표는 “역사적으로 미디어 시장의 승자는 변화를 수용하는 쪽이었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플레이어가 웹TV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웹TV 시장에서 경쟁하는 플레이어들은 추진 주체별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은 방송사 등 콘텐츠 제공자, 통신 및 케이블 사업자, 검색 포털, 웹2.0 벤처 등이다.(표2)

훌루, NBC 드라마를 TV보다 먼저 제공
콘텐츠 제공자 그룹 가운데에서는 전 세계 방송사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3월 상용화를 시작한 훌루는 뉴스코프와 NBC 유니버설이 공동 투자한 웹TV 사이트다. 훌루는 여러 방송사와 스튜디오로부터 공급받은 TV 쇼와 영화들에 광고를 붙여 무료로 제공한다.
 
닐슨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훌루는 상용화 시작 6개월 만에 월간 630만 명의 이용자가 1억4200만 건의 비디오를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하는 미국 6위의 온라인 비디오 브랜드가 됐다. NBC 유니버설은 훌루에 대한 폭발적인 시장 반응에 고무돼 자사 텔레비전 드라마들을 훌루에서 일주일 먼저 소개하기로 결정했다. TV 드라마가 웹사이트에서 먼저 소개되는 ‘역전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훌루의 성공에 자극받은 디즈니 자회사 ABC는 ABC.com을 통해 고품질로 자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CBS는 AOL.com 및 주스트(Joost)와 손을 잡고 나섰다. 영국 BBC는 지난해 12월 iPlayer를 선보이고 BBC를 통해 방영된 콘텐츠를 PC로 제공하고 있다. 미국 CBS의 레슬리 문브스 회장은 더 나아가 “인터넷이 TV 시청자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태 주는 것”이란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9월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인터넷과 TV 방송은 공존할 수 있다. 나는 CBS의 콘텐츠가 인터넷 구석구석으로 확산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방송사들의 웹TV 시장 진입 움직임에 대해 “TV의 황금시대가 웹에서 새 삶을 찾았다”고 표현했다.
 
웹TV의 대명사로 언급되는 유튜브는 누구나 동영상을 쉽게 올리고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게 하여 세계 최고의 비디오 공유 사이트가 됐다. 닐슨 온라인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6월에만 5100만 명의 이용자가 유튜브를 방문했다. 현재 유튜브는 이용자 규모 면에서 마이스페이스, AOL, 야후 등 주요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고 있다.
 
유튜브의 공동 창업자이며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스티브 천(중국명 천스쥔 陳士駿)은 “유튜브에서는 매일 동영상 1억 개가 클릭되고 1분에 1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올라올 정도로 이용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면서 “유튜브는 매일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나도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라고 자사의 시장 선도가 계속될 것을 전망했다.
 
케이블 사업자도 웹TV 진출
미국의 선두 케이블 사업자이자 초고속인터넷 제공자인 컴캐스트는 강력한 인터넷 미디어 브랜드를 확보해 구글과 경쟁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지난 1월 팬캐스트라는 웹TV 사이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팬캐스트는 영상물의 종합정보와 4000여 편의 동영상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이용자가 찾는 콘텐츠가 어느 윈도에 있든지 관계없이 안내할 수 있는 멀티윈도 프로그램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미디어 이용 고객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제공해 동영상시대의 선두 웹TV 포털이 되겠다는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컴캐스트는 앞으로 팬캐스트를 통해 이용자가 자신의 DVR에 예약 녹화하거나 ‘나의 VOD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컴캐스트 가입자는 팬캐스트를 통해 거실 TV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게 된다. 또 컴캐스트는 내년에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찾은 콘텐츠를 TV로 볼 수 있게 하는 웹투TV(Web-to-TV)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Hulu.com 수익 모델은 안개 걷혀
웹TV에 대한 많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수익 모델이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 자주 지적돼 왔다. 그러나 최근 훌루는 론칭 1주년 행사에서 사업 성과가 생각보다 좋았다고 평가하면서 광고가 앞으로 훌루의 주요 수익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훌루 광고 모델의 특징은 광고 시간을 기존의 TV보다 대폭 줄이는 것이다. 폭스의 ‘패밀리 가이’나 NBC의 오피스와 같은 30분짜리 시트콤의 경우 TV에서는 8분 정도의 광고가 붙지만 훌루에서는 2분 정도의 광고가 들어간다. 제이슨 킬러 훌루 CEO는 “광고를 적게 하면 시청자들이 훌루의 콘텐츠를 더 기억하게 되고, 훌루는 그 대가로 광고주들에게서 더 많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훌루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훌루에서 광고를 내보낸 광고주의 브랜드 인지도는 타 미디어의 경우보다 1.2% 올랐으며, 호감도는 8.9%나 상승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설문 응답자의 93%가 무료 동영상을 보는 대가로 보는 광고가 만족스러운 정도라고 답했다는 점이다.
 
조만간 많은 인터넷 이용자가 PC로 TV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고,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수익을 얻는 광고 수익 모델의 유효성이 검증되는 시점이 올 것으로 보인다. 이때가 되면 인터넷은 동영상으로 넘치게 되어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 주는 동영상 검색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검색 엔진은 텍스트 정보를 이용해 동영상 콘텐츠를 검색한다. 이 경우 같은 제목의 동영상이지만 내용이 다른 것들을 분류할 수 없다. 따라서 동영상 검색은 텍스트 정보와 함께 동영상의 음성 부분을 인식하거나 동영상 주요 장면의 패턴을 인식해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단순 분류에 더해 동영상 의미를 인식해 검색하는 기술이 요구된다. 웹TV는 이런 동영상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시맨틱 웹’ 기술을 채용할 전망이다.

또 웹TV는 PC, TV, 모바일 등의 멀티스크린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로스 디바이스 플랫폼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고객들은 멀티스크린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다양한 정보 단말에서 동영상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외출하는 경우 TV에서 보던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옮겨 보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 멀티스크린 서비스에 의해 웹의 동영상을 TV나 이동 단말로 제공하는 웹투TV 및 웹투모바일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한편 국내 웹TV 시장에서도 다양한 플레이어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2000년에 이미 인터넷 자회사를 설립해 자사의 주요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유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아이스박스(isbox)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동통신 단말기를 통한 손수제작물(UCC) 올리기와 이용하기 기능을 결합한 웹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음이나 파란 등의 검색 포털도 TV팟이나 푸딩TV 서비스를 신설하고 웹TV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웹2.0 기업 가운데에서는 국내 대표 비디오 공유 사이트인 판도라, 개인방송 서비스로 특화한 아프리카, 동영상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인 곰플레이어를 동영상 서비스로 확장한 곰TV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블로그나 카페를 이용한 개인 이용자들의 동영상 공유도 활발하다. 그러나 해외에 비해 비즈니스 모델이나 폭넓은 사용자 기반 확보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내외 웹TV 시장은 방송, 통신, 인터넷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긴장감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참여 기업들 간에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합종연횡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최후 승자는 고객에게 최고 가치의 미디어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연합이 될 것이다.
 
아울러 필자는 특히 국내 기업들이 정교한 수익 기반 및 사업 모델 구축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세컨드라이프나 페이스북처럼 우리가 먼저 만들어낸 아이디어가 해외 기업에 의해 세계 시장에 보급되는 사례를 이번에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8. 12. 19. 12:41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LG경제연구소-LGEI)

소통의 디자인,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지렛대

디자인은 많은 기업들이 성과 향상과 경쟁 우위 확보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적 수단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디자인 경영을 통해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다. 최근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을 활용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채용하면서 디자인 경영의 진부화 및 범용화가 시작되었다. 앞으로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디자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제품 디자인은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디자인 아우라, 미래 라이프스타일 등을 제시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둘째,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생태계를 장악해야 한다. 우월한 디자인을 통해 파트너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태계에 참여하도록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 셋째, 개인적 가치를 넘어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의 소통에 힘써야 한다. 소통의 방식에 있어 감수성을 강화하고 진정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 목 차 > 
  
Ⅰ.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Ⅱ.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Ⅲ.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Ⅳ. 결론 및 시사점
 
  
 
I. 서론 : 미래를 준비하는 디자인 역량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성과 향상 및 경쟁 우위 확보의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최근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첫째, 디자인은 제품을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호텔, 이동통신, 병원 등 서비스 산업에서도 디자인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및 고객관계 강화 등이 추진되고 있다. 둘째, 기업 내에서 디자인의 위상과 적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제품 설계 과정상의 한 부분을 넘어서 조직, 전략, 비전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디자인이 격상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셋째, 디자인 활용의 주체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선진 기업들뿐 아니라 신흥 기업들도 디자인 강화에 힘쓰고 있다. 신흥국 제조 기업들 중 일부는 이미 단순히 저가 제품을 양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설계 및 제조 대행을 의미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물론 자체 브랜드의 새로운 제품이나, 심지어 선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진일보된 제품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대만의 PC 기업 아수스텍(Asus)은 최고급 자동차회사 페라리와 디자인 협업을 통해 독특한 디자인의 노트북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불과 2~3년 전 우리 기업들이 활용했던 차별화 포인트였다. 
 
본고는 이처럼 디자인의 분야, 위상, 주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미래 기업들의 디자인 활용 방식은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디자인 활용의 역사를 짚어본다. 아울러 최근 범용화가 일어나고 있는 디자인 전략의 흐름과 그것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디자인 활용방식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II. 디자인 활용의 변천 과정과 현 단계 과제 
  
 
1. 디자인 활용의 역사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디자인은 기업 경영에 어떻게 활용되어 왔을까?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디자인 경영의 시발점은 1920년대 독일의 AEG와 1940년대 이탈리아의 올리베티로 거슬러 올라간다. AEG의 경우 자사 제품군에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부여하여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구축했다. 1940년대 들어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British Design Council)이 창립되어 체계적으로 디자인이 연구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까지는 디자인의 효용을 인지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1950년대 들어 경영과 디자인의 결합이 가속되기 시작했다. 디자인 학회들이 창립되기 시작했다. 특히 1976년에는 미국에서 디자인경영협회(DMI)가 설립되면서 디자인과 경영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1980년대에는 디자인과 관련한 논의가 단순히 제품과 비즈니스의 영역을 넘어 사회, 경제, 기술,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영국에서는 디자인위원회를 중심으로 교육과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강화했으며, 이것이 디자인 품질과 수준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1990년대에는 하버드 등 주요 경영대학들에 디자인 관련 MBA가 설립되는 등 디자인 경영에 대한 실무적 교육 기회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후는 디자인 경영의 고도화 시기다. 디자인 경영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운 나이키, 애플, 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과거의 성과 부진을 극적으로 개선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LG전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뿐 아니라 웅진코웨이, 레인콤 등 중견 기업들이 iF, Red Dot, IDEA 등 세계 최고 디자인 어워드에서 상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 기업들도 디자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유럽 슬로베니아 백색가전 업체는 유리탁자 형태의 냉장고를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iPod Touch를 부착시킬 수 있는 오디오 결합형 냉장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 기업들의 디자인 공세도 만만치 않다. 자국 소비자들의 니즈가 고도화되고, 올림픽을 전후로 중국 디자인의 고유성을 전세계에 알린 것을 계기로 디자인 부문에서 중국의 위상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렌샹을 비롯해 많은 중국 대기업들이 자체 디자인 연구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50곳이 넘는 디자인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 
 
2.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2000년 이후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을 경영의 제반 활동에 적용하기 시작했으며, 신흥국 기업들도 나름의 디자인 역량을 바탕으로 위상 제고를 꾀하고 있다. 모든 기업들이 나름의 수준에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디자인 전략의 범용화, 진부화가 될 것이다.  
 
더욱이 소비자들의 인식과 수준이 높아지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요구도 더욱 고도화되고 다양화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제 어떤 비즈니스의 영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고민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 남들보다 한발 앞서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디자인 경영과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서 미래에 성공할 수 있는 디자인 활용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3. 현 단계 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디자인을 경영의 핵심 활동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은 최근 부쩍 다양화되고 고도화되고 있다. 기업들은 디자인 부서 관리를 기업의 핵심역량 구축 차원에서 체계화하고,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워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 이미지의 형성, 미래 전략 및 비전 수립에도 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 기업들과 경쟁하는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처럼 전사적인 전략, 조직 및 역량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 후발 기업들도 제품 차원이긴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감안할 때 손색 없는 디자인으로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차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려면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 활용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에서 향후 디자인 활용의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IBM은 최근 ‘미래의 기업(The Enterprise of the Future)’ 보고서에서, 변화에 대한 갈망, 고객의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 글로벌 통합, 와해적 본성, 진정성 등을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과 함께 주요 글로벌 트렌드, 미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시장 경쟁 방식의 변화 등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갖춘 기업이 성공을 거둘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제품 및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보의 폭발적 증가로 고객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면서 제품 간 경쟁, 산업 내 경쟁을 넘어 다양한 산업 간 경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객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둘째, 핵심역량에 기반한 사업 전반의 장악 능력이 요구된다. 최근 개방형 혁신이 이슈가 되면서 모자라는 역량은 외부에서 아웃소싱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개방형 혁신은 역설적으로 강력한 핵심역량이 있을 때만 성공할 수 있다. 
 
셋째, 진정성과 높은 감수성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역량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웹 2.0의 영향으로 현재의 소비자들은 더 이상 과거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 능동적 정보 생산 및 유통과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를 갖추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파트너들이다. 이들은 더욱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덕이 심하고, 전혀 새로운 가치에 흥미를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진정성과 감수성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와 같은 미래 성공 기업의 조건으로부터 미래 디자인의 방향성을 도출할 수 있다. 
  
 
III. 미래 기업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 
  
 
1.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주는 제품 디자인 
 
제품은 가장 직접적으로 본래 의미의 디자인과 관련된 영역이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디자인의 대부분이 제품의 기능과 형태에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품 디자인은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부문이기도 하다. 특히 후발 기업들의 추격이 위협적인 상황이다. 아수스텍, MSI 등 대만 IT 기업들은 ODM 역량을 바탕으로 비교적 디자인이 우수한 저가 브랜드 PC를 내놓고 있다. Arcelik, Vestel 등 터키 전자기업들의 최근 제품 디자인도 만만치 않다. 때문에 제품에서 기대하는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디자인이 미래 기업들에게 중요해질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자신만의 독특한 디자인 아우라(Aura·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창출하는 것이다. 무조건 고급스러운 디자인보다 독특한 가치나 감각을 전달해줄 수 있는 디자인 정체성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리 돈으로 1,000 만원을 호가하는 노키아의 최고급 브랜드 베르투 휴대폰의 실패는 최고급의 추구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기능이나 가격 등 다른 부분이 기대에 미치지 않더라도 그 디자인만이 줄 수 있는 차별적 감성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앞으로 감성과 컨셉트가 중요해지는 하이컨셉 시대가 열리는 것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도 독특한 아우라와 정체성을 가진 디자인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소품 제조사 Alessi의 쥬서기는 특유의 감각적 디자인으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전문가와 소비자들에게 모두 컬트 디자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AV 가전업체 B&O의 경우 독특한 최고급 디자인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여성화 브랜드 Jimmy Choo도 착용 시 발 변형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뛰어난 감각과 디자인으로 1,000 달러가 넘는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사실은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로 단일 제품 차원을 넘어서는 고객 콘텍스트(종합적 상황) 관점의 디자인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단일 제품에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솔루션으로 변화하는 고객들의 소비 방식에 주목하고 이에 선대응하자는 것이다. 디자인의 의미는 단일 제품 차원에서 벗어나 고객이 처한 상황과 활용방식을 중심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때문에 기능이나 고객 관점에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와 디자인적 조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필립스의 경우 지능형 생활공간(Ambient Intelligence) 구현을 위해 인테리어, 관련 제품 등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인간중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 성과 관점에서 관련된 여러 기업간 디자인 협력이 미래의 새로운 디자인 경영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미래 디자인은 단지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수동적 변화 대응이 아닌 능동적 미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제품을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용 방식의 진보성, 색감의 미래성과 조명을 통한 아우라의 구축, 소재의 혁신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미래 디자인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중 활용 방식의 진보성의 경우 미래의 제품 활용 방식의 컨셉트를 선점하거나, 제품에 미래 생활의 단서(cue)를 부여하는데 활용된다. 예를 들어 SF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에서 등장한 동작 인식 UI(User Interface)는 애플의 iPod Touch나 닌텐도 게임기 Wii에서 초기적인 수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각 멀티터치스크린과, 무선 동작 인식 콘트롤러 등 미래적 컨셉트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컨셉트 PC인 Surface에 멀티터치 UI와 테이블형 디자인과 같은 미래적 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미래 제품의 컨셉트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기업인 필립스의 경우 이미 지난 1996년에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문화와 기술 트렌드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디자인을 통한 고객의 미래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라는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강력한 디자인 역량에 기반해 비즈니스 생태계 장악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 부서 강화, 디자인 중심의 제품 개발과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토로라는 디자인 중심 제품을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성공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이 회사는 2005년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RAZR라는 글로벌 히트 모델을 통해 이전의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컨버전스와 고성능이라는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일시에 바꾸어버린 RAZR의 디자인은 경쟁 기업들이 추종할 수밖에 없는 시장의 ‘지배적 디자인(dominant design)’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KRZR 등 유사한 디자인의 후속 제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RAZR의 색상 다양화, 스페셜 에디션 출시 등 디자인에 기반한 차별화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모토로라의 디자인 경영 방식은 빠르게 진부화되고 말았다. 모토로라의 실패는 디자인의 영향력이 제품 자체에만 머물렀다는 점에 있다. 아이리버로 주목 받았던 국내 MP3 플레이어 제조사 레인콤의 실패도 이와 유사한 경로를 거쳤다. 
 
향후에는 디자인을 비즈니스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는 레버리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Belkin, Kensington, Griffin, iLuv과 같은 회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PC, 모바일 기기 관련 주변기기를 만드는 이들 회사는 iPod 전용 주변기기를 만드는 애플의 주요 파트너이기도 하다. 애플이 추진하는 ‘Made for iPod’ 프로그램은 iPod을 둘러싼 일종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iPod을 위한 주변기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애플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대신 애플은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제품 출시 일정과 스펙 등을 알려줌으로써 파트너들의 원활한 제품 개발을 돕는다. 이들 기업의 주변기기들은 애플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부가해주고, 디자인 측면에서 잘 어울린다. 때문에 iPod, MacBook 등의 애플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은 스피커, 이어폰, 휴대용 케이스, 도킹스테이션 등 제품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주변기기를 적어도 한 두개 정도는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 곳이 넘는 iPod 주변기기 기업들은 애플의 제품 판매를 가속시키는 수단이자 또 다른 수익지대인 셈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애플과 파트너 기업들이 동시에 염두에 두는 것은 디자인의 일관성·통일성이다. 그 결과가 애플 디자인 중심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은 미래 개방형 혁신 플랫폼 하에서도 중요한 비즈니스 역량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강력한 디자인 역량은 개방형 비즈니스에서 고객과 파트너 기업들에게 생태계의 중심 기업으로 인정을 받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커뮤니케이션 내용과 방식의 업그레이드 

 
다양한 가치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은 디자인의 기본적 편익이다. 디자인을 통해 고객에게 기능적,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기술 발전과 제품의 사용 방식,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디자인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방식과 내용도 변화할 것이다. 
 

먼저 기능적 가치의 전달 측면을 살펴보자. 과거에는 물론 지금도 대부분의 디자인은 고객에게 편의성, 안정성, 다기능성 등 기능적 가치를 전달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잘 디자인된 제품의 경우 별도의 설명 없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디자인을 통한 기능적 커뮤니케이션의 좋은 예다. Dyson 청소기는 혁신적 디자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복잡한 매뉴얼 없이도 기본적 청소 기능 이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디자인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는 이러한 기능적 가치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케이션의 양뱡향성, 민감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커뮤니케이션 고도화를 위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BMW 자동차의 첨단 멀티미디어 제어 시스템인 iDrive는 화면에 표시되는 콘텐츠나 메뉴의 단계와 특성에 따라 조그 다이얼의 반응이 달라지도록 디자인되었다. 최신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 UI 디자인은 소비자가 제품과 더욱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 디자인의 가치인 심미성, 세련됨, 멋짐, 만족감 등 개인적 감성의 전달을 넘어 환경, 공존, 배려와 같은 사회적 영역의 가치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강조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 지속가능 디자인, 그린 디자인 등이 디자인 업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의 디자인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들을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나타난 주류 트렌드로서의 사회적 가치가 아닌 기업이 선견하고 제안하는 사회적 가치를 디자인에 담을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사회의 가치와 함께 호흡하는 것이 디자인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사회의 요구를 잘 충족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감성적 커뮤니케이션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가치를 소통하는 방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공의 선, 윤리 등을 전달하는 것은 기존 기업들의 경영 시스템이 수행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하고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진정성과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더욱이 웹 2.0 등으로 고객들이 힘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보를 획득하고 기업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고도화될수록 진정성과 열린 태도는 기업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하여 핵심적인 역량이 될 것이다.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디자인의 경우 긍정적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도구가 된다. 사람들이 블로그, 미니홈피, 소셜네트워킹에 익숙해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을 웹에 게시하고 있다. 소비 활동도 예외는 아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이유로 사회적 가치가 잘 반영된 디자인은 그것이 과시적 의도에서든 이타적 의도에서든 네트워크를 타고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IV. 결론 및 시사점 
  
 
1.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의미 
 
디자인이 갖는 의미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디자인의 영향력과 범위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방식, 가치관 변화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디자인 활용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트렌드, 경쟁 심화,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도 기업의 디자인 전략 변화를 촉구하는 요인이다. 
 
요컨대 미래 디자인의 가장 큰 역할은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디자인을 통해 개별 고객과 고객 집단, 사업 파트너, 더 넓게는 사회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미래 기업의 근본적인 고민이 되어야 한다. 
 

첫째, 제품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은 미래의 비전과 꿈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고객들에게 단지 제품의 형태를 결정짓는 디자인이 아니라, 고객의 상상을 넘어서는 편익을 주는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제품의 형태, 기능, 활용방식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 라이프스타일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미래를 함께 할 기업이라는 점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다.  
 
둘째, 파트너 기업들에게 신뢰와 확신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 경쟁력 있는 디자인과 디자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파트너 기업에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주도자이자 미래를 함께 할 사업 파트너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의 파트너뿐 아니라 미래의 잠재적 파트너 기업들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러한 논리는 경쟁 기업들에까지 확대될 수 있다. 뛰어난 디자인이 경쟁자에도 협업의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싱가포르의 MP3플레이어 및 주변기기 제조사 CREATIVE는 애플과의 경쟁관계 때문에 과거 iPod용 주변기기 생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현재는 다양한 iPod 주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셋째, 사회와 소통에 있어 진심을 가지고 항상 새로운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바람직한 사회적 이슈를 선도하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까지 발전하는 방향도 모색해야 한다. 일례로 영국의 디자인위원회는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새로운 이슈를 선견·발굴하여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범죄 예방, 개인과 사회 구성원의 건강 등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디자인의 관계를 연구 중이다. 친환경 인테리어 내장재를 만드는 Invotek, 건강음료 제조사 Innocent Drink 등 영국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관점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고객과 파트너, 사회와 소통하는 디자인을 통해 기업은 보다 장기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들은 소통을 통해 감정적 유대감을 갖게 되며, 이는 장기적 관계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파트너 기업들의 경우도 협업의 지속적 참여 유인을 얻게 된다. 나아가 잠재적 파트너 기업과 경쟁자까지도 끌어들일 수 있다. 사회적 가치의 소통은 소셜 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현재의 비고객 또는 잠재적 고객들에게까지 전달되면서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시키며, 이는 기업의 장기 성과 향상의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광고, 그래픽 디자인 회사 MAQ Inc.는 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소통의 가능성을 매우 간단한 솔루션을 통해 보여준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흰 플라스틱 봉투에 빨간 점 두 개와 엑스(X) 표시 하나를 프린트하는 것 만으로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플라스틱 봉투에 쓰레기를 담고 손잡이를 묶으면 마치 토끼 귀와 같은 모양이 된다는 것에 착안하여, 매듭 밑에 토끼의 얼굴이 들어가도록 한 것이다. 너무도 간단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를 통해 환경오염 방지와 쓰레기 수거라는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귀여운 디자인을 보고 있노라면 집에 가져가고 싶을 정도다. 디자인은 이처럼 복잡한 프로세스나 막대한 비용이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사회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강력한 도구인 것이다. 
 
2.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자인의 역할이 새롭게 변화하는 시점에서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첫째, 고객, 사회의 본질적인 디자인 니즈를 파악·선견할 수 있는 시각을 갖추어야 한다. 기존의 시장조사, 트렌드 분석만으로는 부족하다.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트렌드 분석과 대응을 강조하고 있어서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페르소나 디자인 기법을 빌려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페르소나 디자인이란 기업의 상황에 맞는 가상의 소비자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미래 소비자들의 디자인 요구를 예측해보기 위해 페르소나 기법은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 니즈의 좀 더 본질적인 영역에 접근하면서도 문화인류학 등의 방법론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 때문이다. 
 
둘째, 미래 디자인 이슈에 유연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역량은 천재적인 개인의 능력에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한 니즈가 다양화·복잡화되고 조직, 전략, 비전 등 경영의 다양한 이슈와 결합하면서 미래에는 디자인 이슈에 대응하는 조직과 시스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조직과 시스템의 감수성, 동기화(synchronizing) 속도가 미래 디자인 성공의 바탕이 될 것이다. 일례로 파나소닉의 경우 조직 내 디자인 역량을 체계적으로 정비·강화한 바 있다. 2002년 ‘파나소닉 디자인사’를 별도로 분사하여 기업 내부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자원을 정비하였다. 또한 디자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사 직제와 다른 인사제도를 마련했다. 나아가 파나소닉의 제품에 디자인이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디자인 조직 경영진의 권한을 대폭 강화했다(<그림 3> 참조). 

 

셋째, 디자인 영역의 새로운 이슈를 지속적으로 탐색해야 한다. 디자인이 적용되는 분야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회도 점차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 변화 트렌드는 ‘배려’라는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공공 디자인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것이다. 리스, 대여 등 제품 구매 및 사용 방식의 변화의 경우는 정보 디자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시각뿐 아니라 후각, 촉각, 청각 등 공감각적 영역에서도 디자인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사운드 디자인의 경우 생활공간에 편리함을 넘어 특정한 분위기와 감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 LG경제연구원
2008. 12. 8. 19:17

오바마, 승리를 부른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오바마, 승리를 부른 '인터넷 네트워크 활용
태터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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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후보 youtube 페이지 -http://www..youtube.com/user/barackobamadotcom?ob=4


미국 최초의 네트워크 대통령 탄생


11월 4일, 미국은 최초의 '네트워크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오바마라는 이름 앞에 수많은 수식어가 붙곤 하지만, '네트워크'만큼 그를 잘 드러내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어느 한 전문가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선거 캠페인 구호였던 "경제야 이 바보야'에 빗대 "네트워크야 이 바보야"라고 논평할 정도다.

'네트워크 효과'란 본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구성원의 수가 증가하면 모든 구성원의 효용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고전경제학의 기초인 '수확체감의 법칙'에 대비되는 경제학적 개념이다. '수확체증의 법칙'을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오바마를 '네트워크 대통령'이라고 칭한 이유는 조직도 자본도 부족했던 비주류 정치인인 그가 불과 1~2년 만에 주류의 핵심으로 등극한 과정을 설명해내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촛불집회가 아고라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효과를 발산한 과정과도 닮았다.

오바마 소셜 미디어를 장악하다

촛불집회 '네트워크 효과'의 발원지가 아고라였다면 오바마발 '네트워크 효과'의 발원지는 블로그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였다. 블로그 미디어인 RWW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오바마를 언급한 블로그 포스팅은 무려 5억 개에 이르렀다. 반면, 맥케인은 같은 기간 1억5000만개에 그쳤다.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인 '트위터'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선이 치러질 때까지 오바마의 트위터에 친구를 맺은 네티즌은 무려 13만여명. 그가 맺은 친구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5000여명 수준에 그친 매케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치다.

블로그는 대선 당일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저작권법의 권위자이자 CCL로 널리 알려진 로렌스 레식 교수조차도 대선 전날 블로그를 통해 오바마 지지자들에게 자신을 글을 널리 퍼뜨릴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지지자들이 문자를 보내며 투표를 독려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의 오바마 추종자는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었다. 페이스북의 오바마 홈페이지에는 3백만명이, 마이스페이스에선 84만명이 그를 친구로 등록했다. 특히 마이스페이스에선 대선 당일인 11월 3일과 4일 1만명이 넘는 네티즌이 오바마를 친구로 삼는 등 폭발적인 역동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의 선택을 받은 오바마는 이를 기반으로 폭넓은 '풀뿌리 지지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었다. 소셜 미디어는 오바마의 확성기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지지세력을 한층 더 확장할 수 있었다. 오프라인 인맥의 빈곤에 시달린 오바마를 온라인 인맥이 메워준 셈이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통해 선거자금도 모았다. 지난 1월 기준으로, 오바마가 모금한 3200만 달러 가운데 90%인 2800만 달러는 모두 온라인으로 모금됐다. 선거가 끝날 무렵까지 페이스북에서만 무려 93만2000여명의 소액기부자가 자신의 주머니를 열었다.
블로그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오바마의 탄생에도 기여했지만 결과적으로 수혜를 입은 미디어이기도 했다. 단적으로 친민주 성향이 뚜렷했던 블로그 사이트 '허핑턴포스트'는 대선 기간 가장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주류 언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닐슨 온라인이 발표한 지난 10월 데이터에 따르면, 허핑턴포스트는 월 순방문자수 810만명을 기록, 지난해 동기대비 무려 44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위도 그 전달 20위(740만명)에서 18위로 2계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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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사이트 1위를 차지한 허핑턴포스트 - http://www.huffingtonpost.com/


'칼 로브' 시대의 종언과 크라우드정치의 탄생

2008년 미국 대선은 오프라인 선거의 대명사인 칼 로브식 캠페인의 종말을 상징한다. '부시의 제갈공명', '부시 정부의 설계자'라고 불리운 칼 로브는 자신이 확보한 투표자 명단, 폰뱅킹, 메일 등 'Offline-Tool'을 이용해 부시를 대통령으로 주조해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웹2.0' 정치가 싹튼 시대엔 비용이 높고 효율이 떨어지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맥케인은 이를 간파하기엔 노회했고, 그의 선거캠프도 변화된 흐름을 가슴으로 수용하기엔 촉수가 무뎠다.

오바마가 당선된 지금, 칼 로브식 전략은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 전략으로 대체되고 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와 아젠다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실험됐고, 이 전략이 당선의 밑거름이 됐다. 나아가 오바마는 인수위 기간 동안 'Change.gov'라는 사이트를 개설해, '크라우드소싱 정치'의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국민과의 직접적인 쌍방향 소통으로 정치의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과 세력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안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기술, 민주주의에 기여하다

'크라우드소싱 정치'의 탄생은 기술이 민주주의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느냐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다. '크라우드소싱 정치'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네트워크가 형성돼야 하며 그 성패도 네트워크의 규모에 달려있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대변의 깊이가 깊어지고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관건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창구로서 소셜 미디어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것. 특히 대중의 지성과 자발적 참여로 작동되는 '소셜 미디어'가 '대의정치'의 구조 하에서 소외받고 대변되지 못한 계층과 세력을 얼마나 끌어안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낮은 진입장벽이라는 잇점으로 인해 미 대선 과정에서 블로그를 포함한 소셜 미디어가 이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첨예한 이슈가 사라진 정치 비수기에도 정부의 역할을 대신할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하지만 비관할 이유는 없다. '네트워크 효과'와 '크라우드소싱 정치'가 가능태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의 모델로 우뚝 섰다. 성공적인 실험도 마쳤다. 남은 건 대선을 통해 대중의 이목을 끈 소셜 미디어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민들에게 친군한 툴로 다가가느냐이다. 대중은 지금 소셜 미디어의 친근한 품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 www.i-alliance.co.kr
2008. 10. 23. 13:52

다음 “3년뒤 국내 모바일웹 장악”

다음 “3년뒤 국내 모바일웹 장악”

김태정 기자(tjkim@zdnet.co.kr)   2008/10/23 11:30:04 AM
[지디넷코리아]다음커뮤니케이션이 모바일 웹 시장을 선점, 네이버에게 내준 포털 주도권을 3년안에 되찾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내걸었다.

21일 다음의 김동현 동영상팀장은 메가뉴스 지디넷코리아가 주최한 ‘커뮤니케이션 비전 2008’에서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장악하면 인터넷 전체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막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시장에서의 지분 확대를 위해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뜻이 다음에게 확고하다.

◇사진설명 : 아이폰이 불러온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바람이 미국 인터넷 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다음이 말하는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이란 포털 서비스 일부를 휴대폰용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는 각종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하나 포털 기능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의 미래를 ‘핑크빛’으로 전망한다.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미국에서 나타난 현상들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의 경우 회원 중 100만명 이상을 아이폰으로 유치했다. 또 음악사이트 ‘판도라’는 5천여명의 하루 가입자 중 절반가량이 아이폰에서 들어와 애플에 살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동현 팀장은 “페이스북이나 판도라는 일찍이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준비를 해왔기에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같은 장면을 한국에서도 연출하겠다는 것이다.

■ 실사 웹지도·항공사진 등 준비 한창
김동현 팀장에 따르면 다음의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 작업은 이미 막바지에 들어섰다. 내년이면 사업이 본격화된다. 2011년까지 시장을 정복한다는 시나리오도 그려져 있다.

서비스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 보면 ‘실사 웹지도’, ‘항공사진’, ‘동영상 UCC’ 등이 모바일 버전으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모두 애플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에서 돌아가는 모델들이다.

◇사진설명 : 다음이 실사 웹지도의 모델로 삼은 구글 스트리트뷰,


특히 실사 웹지도는 다음이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밀고 있는 서비스. 국내 길거리 대부분을 보여주는 이 서비스는 구글의 ‘스트리트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모바일에서 ‘신촌역’을 검색하면 신촌역 주위의 길거리와 건물들 모습을 다음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볼 수 있다. 다음 직원들은 지난 1년간 자동차와 스쿠터 등을 타고 서울과 경기지역, 5대광역시, 제주도 길거리 사진을 찍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고 한다.

위성이 아닌 항공기에서 지상을 보다 정밀하게 촬영, 대형 간판까지 식별할 수 있는 항공사진 서비스도 다음의 야심작이다.

김동현 팀장은 “궁극적으로 PC에서 제공되는 다음의 서비스를 최대한 모바일서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 모바일 웹 각축전서 성공할까?
이처럼 거창한 다음의 포부를 듣다 보니 몇 가지 물음표가 생겼다. 우선 아이폰과 아이팟 터치만 소화할 수 있는 다음의 모바일 서비스가 한국서 확산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국내 아이팟 터치 판매량은 40만대 수준이며, 아이폰은 도입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이와 관련 김동현 팀장은 “실사 웹 지도와 항공사진은 올 연말 인터넷에 공개한 뒤 아이폰 동향을 살필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할 것에 대비한 조기 투자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후나 구글 등 경쟁 포털들도 모바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 내용이 겹치는 부분도 적지 않다.

◇사진설명 : 야후가 이달 국내 출시한 아이팟 터치용 웹 지도 서비스.


특히 웹 지도의 경우 야후가 전사적으로 밀고 있는 서비스여서 쉽지 않은 경쟁이 예상된다. 야후는 이달 아이팟 터치 전용 ‘거기 지도서비스’를 출시하며, 모바일 플랫폼 시장 확대에 따라 사업을 확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일단은 웹 지도 출시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다음보다 한 걸음 앞서나간 것이다.

구글도 해외에서 검색과 유튜브 동영상을 모바일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고, 한국서도 비슷한 사업을 시작할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이 3년 뒤 한국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틀어쥐겠다는 꿈을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처 : 지디넷코리아(http://www.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