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4.01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2. 2008.12.16 [위기 극복 기업 7편] 월트 디즈니 / 창의성 잃었을 때 회사도 위태, 디즈니의 ‘창의성 회복’ 작전
  3.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2009. 4. 1. 20:49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경영 혁신 전략] 로꾸거, 거꾸로! 청개구리처럼 정반대로 생각해 보자 - 혁신의 열쇠, 통찰력(insight)


전 세계 경제 위기로 미래에 대한 불안한 예측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인사이트(insight) 경영', 즉 ‘통찰력'에 주목하고 있다.

인사이트 경영은 한 마디로 고객에게서 얻은 통찰을 토대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조차 모르는 가치를 찾기 위해 통찰력을 길러야 할 때이다. 
 

익숙함, 그 표면 아래의 진실

경제 위기로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면서 문제해결의 돌파구로 ‘통찰력(Insight)'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통찰력이란 무엇일까?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표면 아래의 진실을 찾아내는 일'이라 표현하겠다.

‘익숙한 것' 이면에는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진실'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삼성 ‘애니콜' 브랜드의 탄생은 대표적인 통찰의 사례이다. 한국은 산악 지형이 70%를 차지해서 평야지대가 많은 미국과는 통신환경이 다르다. 모토로라가 한국의 지형적 특성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 애니콜은 이에 집중해 한국 지형에 강한 애니콜을 만들어 냈다. 이를 시작으로 애니콜은 이제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바일 폰이 되었다.

이처럼 통찰의 핵심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관성적 기억을 넘어, 보다 핵심적 이유를 찾아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통찰력은 어느 한순간 천재의 영감처럼 갑자기 떠오르기보다는 충분한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때 도출되는 지적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찰력을 보다 쉽게 도출하기 위한 핵심 방법은 무엇일까?

 


‘사진을 뽑기 위해 왜 기다려야 하지?' 결핍을 찾아라

통찰적 문제해결점을 찾아내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소비자 결핍을 찾아내 해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모르는 결핍을 새롭게 정의해주면 ‘깜짝 놀라고', ‘재해석하고', ‘추론하고', ‘기억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는 ‘기다리기 싫다'는 소비자의 결핍을 발견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광학자였던 에드윈 랜드 폴라로이드 사장은 어느 날 딸의 사진을 찍어 주었고, 딸은 지금 찍은 사진을 바로 보고 싶다며 그를 재촉했다. 에드윈 랜드는 딸의 재촉에 ‘그러게… 왜 사진을 바로 뽑을 수 있는 카메라는 없는 거야?'라고 생각했다. 사진 현상과 인화에 걸리는 시간에 소비자들은 상당한 결핍을 느끼고 있고, 이것을 해결하면 대량의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 탄생의 시작이었다. 최초의 즉석 카메라인 미국 폴라로이드의 모델은 1947년 첫선을 보였다. 당시 대중은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환호했고, 엄청난 수요가 발생해 발매하자마자 품절될 정도였다. 많은 사람이 폴라로이드의 뜻을 즉석 카메라라고 이해할 정도로 즉석 카메라의 대명사가 되었다.

 


소비자에게 집중하면 결핍이 보인다
 

어떻게 하면 결핍을 발견할 수 있을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결핍을 찾고자 하는 충분한 의도가 필요하다. 충분한 의도를 갖고 문제해결을 위해 탐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다.

둘째, 소비자의 말을 듣지 말고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사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셋째,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해야 한다. 소비자의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관찰자의 입장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살펴본다는 것이다.

이렇게 충분한 의도를 갖고 소비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려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순간 문제해결 방법이 보일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 그 반대를 살펴라

통찰이 일어나는 가장 놀라운 순간 중 하나가 바로 익숙한 것의 반대를 살피는 순간이다. 모두 다 이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반대의 해석을 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라고, 그 내용이 타당할 경우 감동과 함께 설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통찰을 얻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그 반대를 살피는 것이다. 3M의 ‘포스트 잇'은 이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다.

접착제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은 잘 붙어야 된다는 것이다. 손쉽게 떨어지는 접착제는 자격 미달이다. 그런데 이런 통상적 생각을 완전히 뒤집은 제품이 바로 3M의 포스트 잇이다. 3M의 연구원인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는 1970년 경 새로운 형태의 강력한 접착제를 만들려고 했지만 우연치 않게 접착력이 약한 제품을 만들게 되었다. 일종의 실패였다. 의도한 제품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 대부분은 폐기처분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펜서 실버는 같은 연구소에 다니던 아서 프라이(Arthur Fry)의 도움으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아서 프라이는 교회 성가대의 일원이었는데, 찬송집에서 곡을 고를 때 뒤적뒤적하는 것이 매우 불편했다. 스펜서가 만든 약한 접착력의 풀이라면 붙이기도 쉽고 떼기도 쉬운 새로운 형태의 접착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추가 연구와 시간 투자를 통해 이들은 지금의 포스트 잇을 만들어 냈고 1980년 이후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포스트 잇 성공의 핵심은 접착제에 대한 기존의 관점, 그 반대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사무실 어느 곳엘 가도 포스트 잇이 없는 곳은 없다. 무엇이 이런 놀라운 통찰을 만들었겠는가? 붙이는 게 중요한 접착의 개념에서, 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정반대의 관점을 찾아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미국 존슨앤존슨의 벤드에이드(Band-Aid)는 사람의 살색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다. 상처난 것이 겉으로 드러나면 누가 봐도 좋지 않을 테니 최대한 살색과 비슷하게 만든 것이다. 다시 말해 벤드에이드는 상처난 것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통상적 관념이 수용된 제품이다. 그런데 큐래드(Curad)는 밴드에이드의 반대 입장을 취했다.

큐래드는 반창고에 캐릭터를 입혀 일회용 반창고를 붙였다는 것을 과감히 드러낸다. 일회용 반창고의 주 사용 계층은 어린이들이다. 큐래드는 어린이가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1995년에 캐스퍼를, 1998년에는 스타워즈와 스쿠비 두를, 1999년에는 포켓몬을 그려 넣어 성공을 거두었다.

 

통찰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살펴 보았다. 첫째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장의 결핍을 찾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우리에게 익숙한 것의 반대를 살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이 읽는 이의 통찰력을 키우는 데 작은 단서가 되기를 희망한다.

- 신병철 / 브릿지래보러토리 대표. <브랜드 인사이트>, <통찰의 기술> 저자.

2008. 12. 16. 01:50

[위기 극복 기업 7편] 월트 디즈니 / 창의성 잃었을 때 회사도 위태, 디즈니의 ‘창의성 회복’ 작전

[위기 극복 기업 7편] 월트 디즈니 / 창의성 잃었을 때 회사도 위태, 디즈니의 ‘창의성 회복’ 작전

창의성이 생명인 곳에서 창의성이 사라지면 무엇이 남을까?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조직은 위태로워진다. 상상과 공상의 나라 디즈니, 가장 창의적인 곳이 되어야 할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창의성을 잃어버리자 기다렸다는 듯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의 위기를 맞았을 때 디즈니는 마이클 아이즈너와 로버트 아이거의 뛰어난 리더십으로 힘겨운 고비를 넘겼다. 낡은 리더십이 시대에 맞는 리더십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그 두 번의 위기를 이긴 핵심은 바로 ‘창의성 회복'이다.


국내 캐릭터 상품의 시장 규모가 연간 4조 원대라고 한다. 그런데 월트 디즈니가 만든 캐릭터 상품 하나가 연 6조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바로 ‘미키마우스'다. 미키마우스의 상품성은 현대자동차의 대표 차종인 ‘그랜저'를 30만 대 수출한 것과 같은 경제효과를 갖고 있다.

미키마우스의 위상은 대단하다. 초등학생들에게 ‘어떤 그림이 그려 있는 상품을 좋아하느냐'고 물어 보면 반드시 나오는 대답이 미키마우스다. 여기에 ‘도날드 덕', ‘구피' 등 디즈니가 만든 어린이들의 친구들이 꽤 많다. 이 뿐인가?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 어린이들에게 “엄마, 아빠와 어디로 놀러 가고 싶으냐”고 물어 보면 주저 없이 ‘디즈니랜드'라고 대답한다.

1928년 만화제작자 월트 디즈니가 세운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변신하며 80년이 지난 오늘날 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많은 글로벌 기업이 그러하듯 디즈니도 위기 국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위기가 찾아온 결정적인 이유는 가장 창의적인 곳이 되어야 할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그 창의성을 잃어버렸다는 데 있다. 대주주와 전문경영인과의 불화도 새로운 어려움을 낳았다. 과연 디즈니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을까?

 


마이클 아이즈너, ‘공쇼'로 직원들의 숨겨진 창의성 끌어내

디즈니는 두 번의 큰 위기를 맞았다. 첫 번째는 창업주 월트 디즈니가 사망한 후에 찾아왔다. 1966년 탁월한 능력과 절대적인 카리스마로 기업을 이끌었던 월트 디즈니가 사망한 뒤 후계자들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의사결정력이 떨어지면서 창의적인 사업 대신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운용에 치중했다.

부실경영의 여파는 1980년대 초반에 찾아왔다. CBS가 1954년부터 방송해 오던 디즈니 방송을 끊으면서 텔레비전과의 인연이 사라졌고, 당시 인기를 끌었던 <스타워즈>에 완전히 밀려났다. 디즈니는 미국 중년의 사라져 가는 브랜드로 인식됐다.

1979년 시장점유율은 4%로 7개 대형 영화제작사 중 꼴찌로 전락했다. 1980년 1억 5,000만 달러에 달하던 이익이 1983년에는 9,000만 달러대로 하향곡선을 그렸고, 미국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있는 놀이공원 입장객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선 ‘월트 디즈니가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파다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타개한 최고경영자(CEO)가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이다. 파라마운트사에서 전격 영입된 아이즈너 회장이 디즈니를 구한 비법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바로 ‘창의성 회복'이다. 그는 디즈니에 영입되자마자 비전부터 다시 세웠다. 5년의 장기 계획을 세워 매년 열두 편의 영화와 한 편의 만화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그 뒤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 ‘공쇼(Gong Show)'라는 제도를 도입했다. 공쇼는 1970년대 유행한 미국의 TV 쇼 이름. 아마추어들이 자유롭게 춤이나 노래 실력을 겨루는 무대였다. 이를 본떠 모든 직원들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발표하도록 했다. 모든 임직원들이 1년에 세 번의 공쇼에 참여하도록 유도해 늘어진 조직문화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숨어 있던 직원들의 창조성을 되살렸던 것이다.

또 본업에 충실했다. 영화와 테마파크에 몰두한 것이다. 특히 영화산업에 매진했는데 한 영화의 성공이 엄청난 수익을 낸다는 점에서, 5년 주기로 극장에서 재개봉하던 기존의 영화 전략을 폐기하고 새로운 영화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그는 미키마우스로 상징되는 디즈니의 브랜드 파워를 살리기 위해 캐릭터 사업을 추진했다. 아이즈너 회장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온 킹> 등 히트 작품을 잇따라 내놓을 수 있었다. 그가 위기 극복에 매진하는 동안 1984년부터 1997년까지 이익은 16억 달러에서 220억 달러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시가총액도 20억 달러에서 670억 달러로 껑충 끌어올렸다.


후임 로버트 아이거, 제작자 아이디어 최대한 존중

그런데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이번엔 아이즈너 회장 자신이 위기를 자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20년 이상 재직하는 동안 그토록 강조했던 창의적인 조직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다. 그는 독재자처럼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했다. 디즈니의 모든 영화와 드라마 작품을 직접 선택했고, 심지어 디즈니 건물의 커튼 색깔까지 자신이 고를 정도로 지나친 개입이 계속되자 눈총을 받았다. 결국 아이즈너 회장은 내부 직원들의 반발과 경영진과의 다툼으로 인해 주주들의 신뢰를 잃고 2005년 사임했다.

다행스럽게도 후임자인 로버트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다시 한 번 창의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ABC방송 기상캐스터에서 출발해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그는 아이즈너 밑에서 일할 때 그의 문제점을 잘 알았고, 전제통치의 대명사로 불렸던 전략기획그룹을 해체했다. 아이즈너 회장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매사 뒤편에 서서 사람들을 독려했고, 말을 아끼고 주변의 말을 경청했다. 또한 제작자들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존중해 사업을 추진했다.

그의 리더십으로 인해 창의적인 회사 분위기를 해치는 관료적 경영이 점차 사라졌다. 테마파크, 리조트, 스튜디오 등 각 사업부 단위는 스스로 권한을 갖고 책임 있게 일하게 됐다. 톰 스택스 월트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버트 아이거는 신중한 자유방임형 스타일로 임직원의 잃어버린 창의성과 조화를 다시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디즈니 영화 프로덕션 파트너사인 픽사 애니메이션과의 관계를 회복시켰고, 나아가 2006년 1월 스티브 잡스 애플 CEO로부터 픽사 지분을 모두 인수해 애니메이션 분야의 위상을 굳건히 다졌다. 아이거 회장이 아니었더라면 사무실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다닐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재기 발랄한 픽사 직원들이 월트 디즈니의 압력에 눌려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이기도 하다.

아이거 회장이 경영을 맡은 뒤 실적은 다시 상향세로 돌아섰다. 월트 디즈니의 2007 회계년도(2006년 10월~2007년 9월) 순이익은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나 그가 부임한 2005년 회계연도 이후 3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다. 이러한 성장은 그가 창의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마케팅 목표 계층을 기존 유아 중심에서 10~20대, 나아가 중·장년층으로 확대시킨 것이 주효했다. 예를 들어 2006년 디즈니 채널에서 방영돼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TV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을 실제 뮤지컬과 콘서트, 아이스쇼 등으로 새롭게 각색해 총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는 방대한 양의 실증 조사를 통해 ‘단기간에 성장한 기업들은 오래 유지되기 어렵지만, 위대한 기업들은 대부분 수십 년간 꾸준히 성장하고 전환점을 거쳐 도약한다'고 했다. 그 전환점이란 바로 ‘위기와 극복의 모멘텀'이라는 말로 대체할 수 있다.

디즈니는 두 번의 위기를 맞아 마이클 아이즈너와 로버트 아이거라는 다소 다르지만 뛰어난 리더의 리더십으로 힘겨운 고비를 넘겼다. 낡은 리더십이 시대에 맞는 리더십으로 그 모습을 달리하면서 위기를 극복한 경우이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0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5편] 우수인재와 조직문화 -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만들자

우수인재를 자원이나 부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역, 주인공으로 만들 때 우수인재는 더 큰 애착과 노력을 발휘한다. 결국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되, 우수인재를 그 주역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우수인재 관리 방안이 될 것이다. 기업의 ‘조직문화'는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전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수인재의 육성과 활용에서 조직문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우수인재의 특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력과 우수인재의 가장 큰 차이는 ‘협상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수인재란 대안이 많은 인재, 즉 그만큼 확보와 유지가 어려운 인재를 뜻한다. 어느 기업을 지원하든 환영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만큼 붙잡고 있기가 어려운 것이다.

물론 ‘회사 특정적(Firm-specific)' 역량을 키워 줄 경우, 우리 회사에서는 매우 유용한데, 다른 회사에서는 유용하지 못한 인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회사인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회사 간의 경계가 약화되고 회사 간 연결과 협력이 빈번해지면서 ‘특정 회사에만 통하는 역량'의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사용하는 시스템, 인프라, 경영 기법들이 점차 표준화되고 있어 한 회사의 우수인재는 다른 곳에서도 우수할 가능성이 높다.

우수인재의 양성 및 활용에 가장 중대한 변수가 바로 우수인재 확보와 유지의 곤란성이다. 우수인재는 대안이 많기 때문에 쉽게 조직의 이탈을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을 통상적으로 확보·유지하기 위한 방법, 즉 급여나 복리후생 또는 파격적인 승진 기회의 제공만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보상은 회사의 지불 여력과 직결되며 승진 역시 조직의 기존 질서와 상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소수의 우수인재 때문에 엄청난 비용과 기존 조직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면 우수인재 관리의 득실을 다시 따져 보지 않을 수 없다.

조직문화가 우수인재 관리에 미치는 영향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조직문화는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전략이다. 우선 비용이 적게 드는 경제적 전략이다. 보상이나 승진과 같은 조직내의 유형 자원을 통한 물량공세가 아니라 무형자원을 통해 인재의 마음에 직접 호소하는 것이다. 조직문화가 우수인재 관리에 미치는 영향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치에 대한 공감
우수인재는 높은 경쟁력과 협상력을 가진 만큼 물질적 보상이나 명예에 민감하다. 조직 내의 위상과 보상 수준에 둔감한 우수인재는 드물다. 그러나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우수인재는 단순히 물질만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은 가치, 미션, 대의명분에 대해서도 역시 민감하다. 이들은 생계만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 결국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이 자신의 가치관, 자아상과 일치할 경우 이들은 의외로 물질적 조건에 대해 대범해질 수 있다. 비슷한 조건의 보상 수준이라면 우수인재의 향배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건은 오히려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구글이라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악의 제국 다스베이더에 비유하고 자신을 젊고 유약하지만 정의의 편에 선 스카이워커에 비유한다. 이들은 전 직원이 함께 <스타워즈>를 관람하면서 다스베이더에게 야유를 보내고 스스로를 은하계의 정의파로 자부한다.

구글은 자신의 미션 선언문을 통해 이를 임직원과 세상 모두에 알렸다. 구글의 첫 번째 미션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은 젊은 IT 우수인재의 도전정신을 일깨우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구글은 검색엔진의 검색결과 순위 결정에서 광고비용을 많이 지불한 업체의 사이트가 아니라 실제 유저들의 조회수가 많은 사이트에 높은 순위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미션이 단지 말에서 끝나는 구두선(Lip Service)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매력적이고 윤리적인 회사의 가치와 미션이 우수인재를 붙잡을 수 있는 경제적이면서 지속가능한 제안이 되는 것이다.

 

2) 조직과 인재의 궁합
가치에 대한 공감 이상 중요한 것이 조직과 인재의 궁합이다. 우수인재는 일을 잘하는 만큼, 자신만의 스타일이 강하다. 즉 무슨 일이든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 자신만의 조건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직은 우수인재에게 어느 정도 비위를 맞춰 가며 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결국 근무환경에서 구성원의 개성과 스타일을 허용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인 스타일, 위계적인 문화, 세분화된 직무설계 등은 우수인재에게는 모두 적합하지 않은 조건들이다. 오히려 상당 폭의 권한 위양, 카리스마적이기보다는 후원적인 리더십, 수평적 협력이 왕성한 조직이 우수인재에게 더욱 적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의 이데이 전 회장은 “회사는 임직원의 꿈을 실현하는 장(場)”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또 다시 구글의 경우를 예로 들면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이것이 채택되면 바로 독자적인 비즈니스 단위로 키울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수평적인 동료 상호 평가를 중시하며, 다수의 임직원이 높은 평가를 한 아이디어는 관철될 수 있도록 보호한다.

빌 게이츠 역시 다단계 의사결정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유실되지 않도록 휴가 중 전 임직원의 자유로운 아이디어 제안을 검토하고 공감이 가는 아이템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접 토론하고 사업으로 채택하는 채널을 운영했다.

이처럼 위계적인 의사결정 단계를 뛰어넘는 자유로운 의사소통 채널, 그리고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조직 내 후원을 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 실행 체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을 우수인재를 무조건적으로 후원하고 특혜를 주는 것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우수인재는 일반인재보다 부당하게 좋은 대우나, 근거 없는 특혜(Favor)에 대해 오히려 불편해 하는 속성을 지닌다. 엄정한 평가와 위험 감수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는 조직의 엄격함이 필요하다. 우수인재는 일반인력보다 ‘고수익 고위험(High-return High-risk)'을 추구하는 경로를 택하게 하고 ‘정글의 법칙'이라고 불릴만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특별한 가시적 성과없이 단지 우수인재라는 완장만으로 특혜를 독점한다면 우수인재의 나태화는 물론 일반인력의 불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자율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는 우수인재에게 가장 적합한 근무환경이라 할 수 있다.

3) 우수인재를 문화 구축의 주역으로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수인재는 어느 회사에 가도 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보상만으로 이들을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과거의 내부 노동시장처럼, 우리 회사에서만 유용하고 다른 회사에서는 쓸모없는 ‘회사인간'으로 만드는 것도 곤란하다. 오늘날의 우수인재는 그렇게 쉽게 회사인간으로 전락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조직은 우수인재에게 더욱 더 많은 기회와 여지를 부여하여 이들이 회사의 전략, 비전,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도록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의 저자 짐 콜린스는, ‘인재를 회사 전략에 맞추지 말고 확보한 인재에 맞춰 회사 전략을 바꾸라'고 했다. 우수인재일수록 주어진 틀에 맞추기보다는 틀 자체를 개선하고 바꿔 나갈 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들로부터 단기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는 데 급급하지 말고 이들이 능동적으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나가도록 권한을 위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충분한 자원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단순히 하나의 프로젝트, 하나의 상품을 성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프로세스 자체, 경영전략, 고객가치, 더 나아가 문화 자체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우수인재 스스로 이러한 근본적인 것을 만들어 낸다면 이들은 자신이 이룩한 업적 때문에 쉽사리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할 것이다. 즉 우수인재의 발목을 잡을 쇠사슬을 회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인재 스스로 만들게끔 유도해야 한다. 그들이 애착을 가지고 쉽게 버리지 못할 집을 회사에 짓도록 하라.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 머물면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회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문화를, 교육과 훈련에 의해 우수인재에 주입하려 하지 말고 우수인재가 조직문화 자체를 거듭나게 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우수인재는 자신이 공들여 만든 프로세스, 가치, 문화를 통해 조직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재가 ‘회사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인재회사'가 된다. 이것은 회사가 인재에 끌려 다니고 종속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재가 자신이 이룩한 업적에 몰입하고 결국 회사에 로열티를 갖게 됨을 의미한다.

우수인재를 자원이나 부품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주역, 주인공으로 만들 때 우수인재는 더 큰 애착과 노력을 발휘한다. 결국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되, 우수인재를 그 주역으로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면서 효과적인 우수인재 관리 방안이 될 것이다.


- 김은환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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