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9.03.25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⑥] ‘와인=프랑스’, ‘전자제품=일본’,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을 지배한다
  2. 2009.03.01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3. 2009.02.26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4. 2009.02.12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5. 2009.02.11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6. 2008.12.19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7. 2008.12.17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8. 2008.12.16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9. 3. 25. 19:54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⑥] ‘와인=프랑스’, ‘전자제품=일본’,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을 지배한다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⑥] ‘와인=프랑스’, ‘전자제품=일본’, 브랜드가 고객의 마음을 지배한다


불황일 때 소비자는 더욱 똑똑해진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처럼 기왕이면 값도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제품을 면밀히 따지고 고른다. 그리고 위험한 선택은 하지 않는다. 안전한 선택인 1등 브랜드의 제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불황기에 소비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건 농축된 브랜드의 힘이다.


국가브랜드지수 높아지면 기업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

 
이탈리아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십 년 만에 세계 최대의 와인 생산국으로 등극했다. ‘와인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탈리아는 2007년보다 8% 증가한 47억 리터의 와인을 생산했다. 프랑스는 와인 생산량이 전년보다 5% 감소해 44억 리터에 그쳤다. 와인 전문가들 사이에는 이탈리아 와인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프랑스 와인보다 낫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뇌리에는 ‘와인=프랑스'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다. 와인을 잘 마시지 않는 사람도 “와인은 프랑스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계산업은 독일, 전자제품은 일본이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이는 ‘국가브랜드'의 힘 때문이다.

외국 사람들은 삼성의 휴대전화를 쓰고, 현대의 자동차를 타면서도 그것이 한국 브랜드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제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기분 상하는 일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이라는 국가브랜드의 덕을 보는 측면도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미국 조사기관 안홀트사(社)의 국가브랜드지수(NBI)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 가치는 세계 33위 수준이다. 1위는 독일, 2위 프랑스, 3위 영국의 순서였다. 일본은 5위, 미국은 7위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싱가포르(24위), 인도(27위), 중국(28위) 등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오는 2013년까지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지수를 세계 15위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 위원회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는 선진국에 비해 30% 가량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를 10%만 개선해도 삼성, LG, 현대 등 3대 기업의 영업이익을 130억 달러 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황엔 더욱 똑똑해지는 소비자 마음 얻기

 
브랜드는 국가보다 개별 기업에 더 중요하다. 가령 요즘같은 불황기에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브랜드 하나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어려워도 소비를 안 할 수는 없기에 경제 실정이 빠듯한 소비자들은 구매를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과연 이게 나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더 싸게 살 방법은 없는지, 같은 값이면 더 나은 게 없는지 등등 ‘가치(value)'를 더 따지고, ‘현명하게 돈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지갑을 연다.

자동차, 가전, 식료품, 패션 등 여러 시장에서 제품 가치를 엄격하게 따지는 새로운 게임이 시작됐다. 이런 상황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실제로 세계적 불황 속에서도 한국 자동차와 TV, 휴대전화 등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졌다.

물론 가격이 저렴한 물건이 제일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싸다고 해도 품질이나 고객만족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더 높아진다. 제대로 된 브랜드에는 여러 고객들의 사용 경험이 녹아 있고, 그만큼 선택에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황에 동종 업계의 1등 브랜드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것이다.

브랜드 전략의 대가(大家)인 케빈 켈러(Kevin Keller) 미국 다트머스대 석좌교수는 “요즘 같은 때가 오히려 지속적이고 공격적인 브랜드 전략을 통해 기존 고객층을 튼튼히 다지는 동시에 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역설한다.

 

같은 값으로 더 많은 가치를
 
1등 브랜드가 영원한 1등은 아니다. 글로벌 메이커와 브랜드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요즘 소비자는 끊임 없이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가치는 뛰어난 성능이나 저렴한 가격일 수도 있고 상징성, 감성, 매력 등 무형적 요소일 수도 있다. 유명 브랜드에는 대부분 여러 가지 가치가 복합적으로 들어있다.

‘포지셔닝(positioning)'이란 개념을 경영에 도입한 것으로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 잭 트라웃(Jack Trout)은 “제품이나 브랜드 아이디어가 ‘못'이라면 차별화 마케팅은 ‘망치'”라고 강조한다. 못이 아무리 좋아도 고객의 마음에 망치로 밀어 넣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소비자의 마음 속에, 머릿속에 파고들려면 메시지를 날카롭게 갈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한다.

메시지를 날카롭게 만들려면 애매모호하거나 불필요한 것은 빼고 단순화해야 한다. 한 제품에는 여러 특성이 섞여 있지만 그 제품을 독특하고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은 결국 딱 하나의 특성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벤츠는 기술력', ‘도요타는 품질', ‘볼보는 안전'이라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아직까지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제품은 ‘가격이 싸다'는 이미지가 압도적이다. 이것은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다른 제품과 차별화되는 좋은 강점으로 바꿀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같은 돈으로 더 많은 가치를 준다(more value for the same money)”라는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최근 월마트나 맥도날드의 실적이 좋아지는 것도 이런 단순한 메시지로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기 때문이다. 이들을 ‘싸구려 브랜드'라고 폄하하는 사람은 없다.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좋은 가치를 주고 신뢰를 심어 주는 기업이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인 것이다.


- 김희섭 / 조선일보 디지털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 08:39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난 돈 쓸 곳은 많고, 돈은 없을 뿐이고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IMF 이후 정치, 경제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큰 변화를 겪으면서 실제 상황보다 경기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체질로 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기획은 지난 11년 간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1998-2008 대한민국 소비자 보고서'에서 한국인들이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국 5대 주요 도시의 13~59세 남녀 3,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가 함께 분석됐다.

1.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한 한국인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소비자들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자기 개발에 대한 욕구와 필요성, 그리고 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반면, 기술이 발전하고 브랜드가 다양해지면서 씀씀이가 커지고 소비 수준도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돈에 대한 부담과 중요성이 커지면서, 자신의 실질 소득과 희망하는 심리적 소득의 격차를 점점 크게 느끼게 됐고, 실제 지표상의 경기 부침을 심리적으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변했다.

‘생활을 즐기기 위해 어느 정도의 낭비는 필요하다'는 답변율이 연도별 경기 상황에 따라 10% 이상 차이가 났으며, ‘옷은 주로 세일기간에 산다'는 답변이 IMF 직후였던 1998년에는 61%였지만 경기회복기였던 2002년에는 45%로 급격히 줄었다.

[표1] 경기를 타는 고무줄 소비

이런 체질 변화 탓에 스스로 중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8년 60%에서 2008년에는 55%로 줄었고, 중하층 및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998년 33%에서 37%로 늘었다.

2. ‘불황 민감성 체질' 로 변화시킨 3대 요인

1) 낮출 수 없는 눈높이

소비의 질을 고려하고, 근원적인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 웰빙 트렌드와 고급 가전, 고급 주거환경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아파트 구매 의향 평수를 묻는 질문에 20평대를 희망한다는 대답이 2001년 이후 크게 감소한 반면, 30~40평대 이상을 희망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표2] 주거 환경의 고급화: 아파트 향후 구매 의향 평수는?

자동차 역시 경차 및 소형차, 준중형 및 중형차 구매 타입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중대형 및 대형, SUV는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의 고급화 추세를 입증했다.

[표3] 자동차 구매 타입

또한 기술의 발달,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소비 범위가 확대됐다. 이동통신기기, 노트북 등 디지털기기의 보유율이 증가했고, 대형 할인매장을 통한 주말 장보기가 늘어나면서 김치냉장고와 브랜드 고추장 구입 경험률이 크게 늘었다.

[표4] 김치냉장고 보유율 및 고추장 구입 경험률

2) 자기 개발 비용 증대

구조조정과 대량 실업 사태를 겪으며 평생 직장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소비자들은 자기 개발, 자녀 교육을 위한 소비를 늘리며 개인 경쟁력을 높이기 시작했다.

월간 가계지출을 항목별로 비교했을 때 50만원 이상 저축한 가구 비율은 1998년 33%에서 2008년 47%로 증가한 반면, 교육비 항목은 11%에서 36%로, 25%가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다.

[표5] 항목별 월간 지출: 50만원 이상 / 좋은 대학 가기 위해서는 과외가 필요하다

또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자기 가꾸기를 소홀하지 않았다. ‘나와 똑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고 대답한 비율이 1998년 30%에서 2008년 43%로 증가했고, 피부 관리를 위해 매일 에센스를 사용한다는 소비자가 1998년 45%에서 75%로 증가했다.

[표6]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그 옷이 입기 싫어진다 / 매일 에센스 사용률

3) 돈의 비중 및 관심 증대

믿을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돈' 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고, 이에 따라 돈에 대한 비중과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재산증식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개인 문제이다' 란 응답률이 1998년 16%에서 2008년 2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재산 증식을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익성을 쫓겠다는 비율이 1999년 23%에서 2008년 36%로 증가했고, 재산 증식 방법으로 계획적인 투자보다는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1999년 24%에서 2008년 44%로 증가했다.

[표7] 재산증식 안전보다 수익추구/ 부동산이 가장 확실한 재산 증식 방법

3. 마케팅 전략 제언 : IDEA (합치고, 나누고, 부수고, 알리고)

돈 써야 할 곳은 많고, 쓸 돈은 없어 불황에 민감한 대한민국 소비자에게는 ‘합치고(Integrate), 나누고(Divide), 부수고(Explode), 알리는(Announce)' 4가지의 마케팅 전략이 유효하다.

1) Integrate (합쳐라)

익숙한 것들도 서로 뭉쳐 놓고 나면 새롭게 보이고,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 조합이 소비자를 끌어 들인다. 공동마케팅, 전략적 제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 다양한 팬 층을 겨냥한 그룹(9인의‘소녀시대', 13인의‘슈퍼 주니어')
패션 디자이너와 전자 제품의 결합

2) Divide (나눠라)

기존의 성별, 나이, 소득 등으로 구분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마추어/프로페셔널/프로튜어(Proteur)'처럼 제품에 대한 지식과 활용 수준에 따라 나누는 등 새로운 기준과 방식에 따라 소비자를 구분해야 한다. 또한 제품도 알뜰 제품에서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고객들만큼 현명하게 나누어야 한다.

예) 남성전용 바디로션을 포함한 세분화 하는 남성 화장품
와이셔츠 전용 같은 기능성 의류 전용 세제 등

3) Explode (부숴라)

새로움에 대한 갈망이 점점 커지는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깨고 부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서 제공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예) 카카오를 건강식품으로 부각시켜 다시 매출이 증가한 초콜릿
단순 게임이 아닌 가족 등과 함께 하는 게임을 강조해 성공한 닌텐도 Wii

4) Announce (알려라)

정보화의 발달로 소비자들은 계속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기업들은 움츠러들지 말고 알고자 하는 욕구가 더욱 강해진 소비자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예) 과감한 광고 투자로 성공한 성광전자 쿠쿠, 태평양 아이오페 등
기업의 전문성과 연계한 사회공헌 활동 광고 ? KT의 IT 서포터즈

제일기획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IMF의 이후의 변화는 한국인을 사회 여러 부분에서 ‘실제 지수' 보다 심리적인 ‘체감 지수'에 크게 반응하는 ‘불황 민감성 체질'로 바꾸어 놓았다"라며 "하지만 변화에 대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을 끌어내 개인과 사회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right by 제일기획

2009. 2. 26. 01:43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 21세기 새로운 경쟁코드는 ‘매력'이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린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야 한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라는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에서 승패를 가른다. 


김연아와 이용대의 매력은 '소프트 파워'
 

‘피겨 퀸' 김연아의 매력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실력? 깜찍한 외모? 물론 이런 점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밝은 표정과 솔직하고 당당한 자기 표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 스케이팅을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점프를 성공시켰을 때는 활짝 웃는 표정을 짓고, 실수를 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김연아가 10여 개 기업 광고에 출연한 이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기업 호감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이용대(배드민턴) 선수도 마찬가지다. ‘용대찬가', ‘용대어천가' 같은 패러디 시구(詩句)들이 인터넷과 일상 대화의 화제로 떠오를 정도였다. 한국대표팀이 1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이용대에게 보내는 대중의 환호는 특히 뜨거웠다.

이용대 선수에게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스포츠 선수들처럼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용대 선수도 고된 훈련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대 선수는 승리가 결정됐을 때 카메라에 멋진 윙크를 날릴 정도로 여유와 센스를 갖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계 최정상의 실력이라는 ‘하드 파워'에서는 다른 금메달리스트들과 얼추 비슷했지만, 귀여운 외모나 카메라 앞 윙크 같은 ‘매력'의 ‘소프트 파워'에서 이용대 선수가 월등했다”고 분석한다.  

매력의 시대가 왔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이 최고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가 그냥 꼬인다고?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TV, 가장 얇은 휴대폰,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MP3플레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제일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은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하다.

애플의 아이팟, 닌텐도 게임기, 삼성전자의 파브 TV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이 좋아서? 편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작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는 벤츠”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판매량이나 매출로만 따질 수 없는 매력이 벤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벤츠나 도요타 렉서스에 뒤지는 것도 이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의 매력' 때문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최근 펴낸 책 <매력이 경쟁력이다>에서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도 21세기의 새로운 경쟁코드로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리는 것이다.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라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카리스마에서 매력으로 리더십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리스마가 강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만의 방식, 즉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주변의 충고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내외적으로 늘 마찰을 빚었고, 경제나 외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정반대였다. 그는 부시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바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읽었다. 링컨, 케네디 같은 전임 대통령의 매력 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해 자신의 장점으로 흡수했다. 부시의 카리스마 정치에 실망한 미국인들은 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표를 던졌다.

매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오바마처럼 당연히 후자에 주목해야 한다. 제품을 기획할 때는 어떤 매력적 요소를 집어넣을 것인지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 '매력' 

끝없는 가격경쟁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를 당할 도리가 없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란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 승패를 가른다. 사람들이 반드시 갖고 싶은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이 되려면 반드시 거기에 어울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21세기형 기업문화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명령과 복종을 외치는 일방적인 리더십을 거부한다. 이제는 권력형 리더보다 신뢰와 믿음을 통해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각광받는다. 수평적 관계, 소통의 리더십 등이 중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여! 이기고 싶다면 당신에게도, 당신의 작품에도 ‘매력'을 장착하라.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2. 20:41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불황 속 컬러 마케팅 Tip을 알아본다 - 경제가 어두울수록 더 밝게~ 2009년 가장 유행할 컬러는 ‘옐로우’, ‘블루’


세계적 경기침체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2009년에는 우울함을 떨쳐 낼 수 있는 환하고 발랄한 패션이 유행할 것이라고 한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리전스 그룹과 표준 색상을 제시하는 미국 팬톤컬러연구소는 올해 상징색을 ‘옐로우'라고 발표했다. 활기차고 밝은 느낌의 옐로우는 생기를 주고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불황을 겪는 사람들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

‘블루'도 2009년 유행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블루는 ‘고품격'과 ‘신뢰'의 이미지에다 파란 하늘이 상징하는 ‘희망'까지 담아 불황기에 가장 어필하는 색상으로 꼽힌다. 광고계에서도 ‘블루'가 올해 컬러 마케팅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유행할 컬러로 꼽히는 옐로우와 블루가 왜 주목받는지, 패션과 전자제품 등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짚어 보자.


불황 속 ‘컬러 마케팅'이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부상했다. 불황기 우울한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해 그레이, 블랙 등 어두운 컬러가 두드러질 것 같지만 오히려 밝은 색상이 주목을 받는다. 화려한 색상은 제품 가치를 높여 줄 뿐만 아니라 단번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아 구매로 이어 주는 유용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델 컴퓨터는 100여 가지 색상의 제품을 내놓으며 ‘레인보우 마케팅'에 열을 올렸고, 애플사의 아이팟과 모토로라의 휴대전화도 레드, 핑크, 블루, 자주, 옐로우 등 화사한 컬러 제품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미국의 패션브랜드 갭(GAP)도 컬러 전문 연구소 팬톤(Pantone)과 콜래보레이션 티셔츠 라인을 기획해 팬톤이 제시하는 컬러칩에 맞춰 알록달록한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색채 전문가들은 어려운 현실에서 변화를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알록달록한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품 전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하지는 못하지만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컬러 활용으로 위축된 소비심리와 우울해진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황의 그늘이 더 깊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과 함께 컬러 마케팅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옐로우, 블루가 올해를 대표할 유행 컬러로 지목됐다.


행복·희망의 상징, 옐로우

디자인 업계에 표준 색상을 제공하는 미국 팬톤컬러연구소는 올해의 색으로 ‘미모사(노란색)'를 선정했다. 미모사는 함수초의 꽃 색깔이기도 하지만, 샴페인과 오렌지주스를 혼합해 만든 브런치 칵테일 이름이기도 하다. 팬톤의 리트리체 아이즈맨 디렉터는 “미모사처럼 화사한 노란색이 인기를 끌 것”이라며 “따스함, 햇살, 기쁨, 활력 등을 상징하는 노란색이 불황 속 소비자들에게 희망, 안정,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노란색은 다른 컬러와 잘 어울리는 색상이기 때문에 패션은 물론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

화가 반 고흐는 절망 속 희망을 노란색의 ‘해바라기'로 표현했다. 또한 행복을 상징하는 노란 스마일 마크는 1970년대 불황 속 하나의 심벌로 등장했다. 하비볼이 탄생시킨 스마일 마크는 1970년대 중반 ‘스마일 운동'으로 전 세계에 노란빛 웃음을 선사했고, 노란색 스마일 배지를 유행시켰다. 이후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올 봄 희망의 메시지를 안은 노란색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외 패션쇼에서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미모사 컬러를 적극 활용했다. 크리스찬 디올의 존 갈리아노, 마이클 코어스 등은 옐로우 롱드레스, 수영복 등을 선보여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풍성하게 부풀린 랑방의 옐로우 실크 블라우스는 여성스러움의 극치를 표현했고, 루이비통의 와이드 팬츠와 트렌치 코트, 장 폴 고티에의 실크 슬립 모두 옐로우 일색이었다.

국내에서도 코리아나 화장품의 에센셜 엔시아는 옐로우 펄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였다. 황세원 브랜드 매니저는 “옐로우는 동서양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컬러로 심리적으로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물론 봄의 꽃 빛깔과 어우러져 상큼함을 연상시킨다”고 설명했다.

고급스러운 느낌이 덜하다는 이유로 사랑받지 못했던 노란색이 가전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밝은 느낌의 노란색이 제품의 포인트로 부각되면서 덴마크 명품가전 뱅앤올룹슨, 영국 청소기 다이슨 등은 노란색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

노란색을 두고 색채 전문가들은 가벼우면서도 밝고 대담한 성질이 있다고 평한다. 의기소침해 있을 때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색 소품으로 장식하면 기분이 전환되고, 어려움을 대처하는 방법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외유내강'의 컬러, 블루

증시의 블루칩, 골프의 블루티, 위스키의 블루라벨처럼 블루는 ‘최고'의 이미지를 상징한다. 이런 블루 컬러가 옐로우와 함께 올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품격은 물론 신뢰의 이미지에다 파란 하늘을 상징하는 희망까지 담겨 있어 불황기 가장 어필하는 색상으로 꼽히는 것이다.

블루의 물결은 2009년 봄·여름 해외 패션 컬렉션에서도 일었다. 캘빈클라인, 엠마누엘 웅가로, 구찌, 토즈,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들이 다양한 블루톤 원피스와 스커트, 가방, 신발 등을 무대에 올렸다.

과장되지 않은 럭셔리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블루를 선보였다는 이탈리아 명품 토즈는 “블루 아이템은 스포츠룩이나 캐주얼웨어 등 모든 의류에 쉽게 매치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 가지 아이템으로도 충분한 멋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캘빈클라인진은 지난해 젊은 열정을 상징하는 블루 컬러를 모티브로 ‘블루 오메가 디테일 데님'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고, 레노보재팬(Lenovo Japan)도 블루 컬러 넷북을 출시했다.

광고업계도 블루가 올해 컬러 마케팅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제상 웰콤 부사장은 “파란색은 차분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주는 ‘외유내강' 이미지가 강하다”며 “광고의 배경화면이나 모델 의상으로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튀는 컬러보다는 차분한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신중함을 상징하는 블루 계열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기업의 CI(기업 이미지 통합) 변경에서도 블루 컬러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달 부산은행은 19년만에 CI를 변경하면서 부산은행의 상징색을 블루로 선택했다. 금융회사의 최고 덕목인 ‘신뢰'와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블루 컬러를 메인 색상으로 채택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 12월 CI를 개편한 한국경제신문의 상징색도 ‘인디고 블루'다.

삼성을 비롯한 세계 일류 기업의 로고색도 블루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2008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100대 기업을 보면 파란색 CI를 채택한 기업은 33개로 가장 많다.

독일의 대표적 작가 에바 헬러가 쓴 <색의 유혹>에 따르면 대중의 호감도가 가장 높은 색상은 단연 블루라고 한다. 남자 46%, 여자 44%가 파란색을 좋아한다. 청사진, 청운의 꿈, 파랑새, 블루 오션 등에서 알 수 있듯이 파란색은 불황 속 희망을 안겨 준다는 인식이 강해 올 한 해 사회 전반을 주도하는 트렌드 컬러로 떠오를 전망이다.


- 안상미 / 한국경제신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11. 22:44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③] 일하기 좋은 최고의 직장


좋은 직장의 기준을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월급도 중요하지만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가 꼭 좋은 직장은 아니다. <포천>이 최근 발표한 ‘일하기 좋은 직장' 랭킹에서, 급여가 가장 많은 금융기관은 10위 안에 골드만삭스 한 곳만 포함됐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급여나 복지 혜택 외에도 회사 및 개인의 비전, 인간 관계, 조직 문화, 직업 안정성, 사회적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일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성공하면 효과는 엄청나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대량 감원 한파에다 취업난까지 가중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채용을 억제하고 급여를 삭감하는 등 인건비 줄이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인력을 줄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인재'다. 어려울수록 인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한 명의 천재급 직원이 10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고, 10만 명의 직원이 힘을 모으면 망해 가는 회사를 되살리는 일도 가능하다. 국내 기업들은 IMF 금융위기를 통해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 만들어야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 히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픽사의 CEO 애드 캣멀 회장은 “여러 회사가 금융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외부에서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찾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직원들에게서 창의력을 최대한 이끌어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집단 창의력'을 강조한 말이다.

창의성과 능력을 끌어내려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월급만 많이 준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회사 내에서 개인의 비전, 사회적 인식, 인간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유명한 경영학자 맥그리거(McGregors)의 ‘Y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오락이나 휴식뿐 아니라 자존(自尊)과 헌신(獻身)에 대해서도 본성적으로 욕구가 있다. 자발적으로 일할 마음을 갖게 하면 능력의 극대화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그의 ‘X 이론'은 인간은 선천적으로 일을 싫어하므로,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통제와 명령과 상벌(賞罰)이 필요하다는 논리이다. 최근 기업들은 상명하복 식의 X 이론보다 구성원의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는 Y 이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일하고 싶은 기업' 랭킹에서 12년 연속으로 최상위권에 오른 고어텍스(정식 회사명은 W. L. Gore & Associates)가 좋은 예다. 등산복 등에 쓰이는 첨단 기능성 섬유를 만드는 고어텍스의 조직은 상사나 부하가 없는 완전 수평 조직이다. 임원이나 직원 모두가 ‘동료(associate)'로 불린다. CEO도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해 뽑는다. 물론 이런 방식을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조직 운영의 기본 원칙은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는 사람이 주인인 따뜻한 회사 ‘넷앱'

<포천>은 매년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Best Companies to Work For)'을 선정한다. 올해는 미국 내 353개의 회사 직원 중 4,000여 명을 무작위로 추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종합 순위는 각 기업의 정책 및 문화에 대한 평가와 임직원의 내부의견 조사 등을 평가해 정해진다.

올해 1위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IT 회사 넷앱(NetApp)이 차지했다. 미국 내 직원 5,014명을 보유한 이 회사는 감원 칼바람 속에서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은 ‘천사표' 회사다. 직원들의 아픈 자녀들을 직접 챙기는 ‘따뜻한' 회사이기도 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가 있는 넷앱은 최근 6년간 <포천>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넷앱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2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을 높였다. 지난해 고용을 12% 늘렸고,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은 하지 않았다.

넷앱은 직원들이 자녀를 입양할 때 1인당 연간 1만 달러(약 1,39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2006년부터는 직원 자녀 가운데 자폐증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치료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아울러 전 직원에게 1년에 5일씩 자원봉사를 위한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으며, 사내 피트니스센터와 세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분기별로 최고경영자에서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회사 경영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넷앱은 “직원들이 녹초가 되도록 일할 필요는 없다. 상식을 활용하라”는 경영관을 내세운다. CEO인 댄 워맨호벤(Dan Warmenhoven)은 “기술 혁신도 중요하지만 직원 복지와 근무 여건에도 신경 써서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 극대화가 중요

넷앱에 이어 2위에 오른 에드워드 존스(Edward Jones)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자문 서비스 회사다. 이 회사 역시 작년 금융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 2,129명을 신규 채용했다. 3위를 차지한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지난해 고용을 25% 가량 늘렸고, 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해 왔다.

‘샐러리맨의 천국'으로 통하는 구글은 작년 1위에서 올해는 4위를 차지했다. 구글은 구내식당에서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말단 직원에게까지 스톡옵션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회사에서 일정 시간은 업무와 상관없는 일을 하도록 장려, 창의적 아이디어를 끌어내기도 한다. 구글은 오후 티타임이나 연례 스키여행 등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채용공고를 내면 77만 명이 넘는 구직자가 몰려든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고용 감소 및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일하기 좋은 기업 24위에 올랐다.

반면 급여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 월가의 금융기관들은 랭킹에 거의 들지 못했다. 10위 안에는 골드만삭스 한 곳만 포함됐을 뿐이다. 이 밖에 최고의 직장 10위 내에는 IT 기업인 시스코(6위), 바이오산업의 대표 기업인 제넨텍(7위) 등이 포함됐다.

좋은 직장을 만들려면 급여나 복지 혜택 외에도 회사 및 개인의 비전, 인간 관계, 조직 문화, 직업 안정성, 사회적 평판 등을 종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직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일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성공하면 효과는 엄청나다. 결국 사람만이 희망이다.

다음은 <포천>이 발표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상위 20위 기업의 리스트다.

<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중 상위 20위 >

순위 회사명

1 NetApp
2 Edward Jones
3 Boston Consulting Group
4 Google
5 Wegmans Food Markets
6 Cisco Systems
7 Genentech
8 Methodist Hospital System
9 Goldman Sachs
10 Nugget Market
11 Adobe Systems
12 Recreational Equipment(REI)
13 Devon Energy
14 Robert W. Baird
15 W. L. Gore & Associates
16 Qualcomm
17 Principal Financial Group
18 Shared Technologies
19 OhioHealth
20 SAS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
www.samsung.co.kr)

2008. 12. 19. 00:25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내수침체로 인한 장기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2009년 중 한국 경제 심각한 경기침체 예상

4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상승세가 꺾이고, 월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였으나, 경기는 급랭하였다. 연중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출은 10월에는 8%대로 둔화되더니, 11월에는 18%나 감소하였다.

내수도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10월 중 소비재 판매는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 폭인 3.7%나 감소하였다. 또한 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문제 등 주택 경기침체로 건설 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양상을 나타내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에서 4분기에는 1%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대 초반으로 하락

2009년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한편, 세계 경제의 악화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금리 상승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확대시켜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가 하락은 경제 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역(逆)자산 효과로 소비여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2006년 이후 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식투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점차 상승하여 주가 하락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의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증가시킨다. 국내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는 2008년 6월 말 현재 1,088억 달러로 기업 외채가 급속히 늘어나기 이전인 2005년 말에 비해 60% 이상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기업의 투자 자금 확보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한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세 번째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2001년에 ‘세계 IT버블 붕괴'라는 대외 충격으로 첫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는 대외 여건의 악화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3.8%에 그쳤다. 또한 2003년에는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후유증으로 두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가계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계 부실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1.2% 감소하였다. 이러한 내수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은 3.1%로 하락하였다.

2009년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두 차례 경기침체 시기의 복합형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2003년의 ‘가계버블 붕괴'와 같은 충격은 아니지만, 내수는 장기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자리 창출 수가 평균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소비여력이 약화되고 있고, 66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다른 축인 투자에 있어서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 형태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2%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둔화로 그동안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08년 6.0% 포인트에서 2009년에는 3.4% 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중 2.1% 포인트에서 0.6% 포인트로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에 기대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의 개선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축소되어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 물가 급등세도 진정되어 소비여력의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다. 특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건설대책',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등 금융 불안 완화와 실물경기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한 이후 일본, 중국과도 통화스왑을 추진하는 등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금융권에 원화 공급을 확대하여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11조 원의 공공지출 확대, 3조 원의 세제 지원 등 총 14조 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경기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예산안을 기존 안 대비 10조 원 증액된 283.8조 원을 새로 편성하였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09년 재정적자 규모는 21.8조 원으로 GDP 대비 2.1%가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투기지역 해제, 양도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 해제로 금융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발표된 대책을 포함하면 총 33조 원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게 된다. 정부는 다양한 경기 활성화대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상승시키고, 취업자 수를 7~8만 명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책이 경기부양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 등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위기의 전 세계적 확산과 실물경제로의 빠른 전이라는 현 상황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충격이다. 충격이 큰 만큼 과거의 틀에 구애받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참신한 발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금융 부문에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복원하여 가계 및 중소기업 등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수혈받도록 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여 신속하게 필요한 부문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집행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력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해 줄 것이다. 내우외환의 충격을 내적 체질 개선으로 극복해야 한다.





- 황인성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4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휴대폰, 반도체, 가전 등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은 이미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며,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는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전망이 좋지 않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반도체는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IT산업, 전통 주력 산업, 서비스산업의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 예상

2009년 업종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및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조선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TV와 휴대폰, 자동차 등 각종 소비재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소비재에 이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화학 등의 부품소재도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물동량이 줄자 조선의 신규 발주도 거의 실종되었다. 이전의 경기침체와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주택과 자동차 등 금융을 융통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고가 제품의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판매부진은 신규 투자의 의욕을 꺾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해 왔다. 반도체, 조선, 건설 등 현재의 주력 산업은 대부분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인재를 양성하여 호황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통해 선두그룹으로 부상해 왔다. 경기침체라고 해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위기극복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IT, 전통 주력, 서비스의 3개 업종군으로 나누어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전반적인 부진, 기업별 명암이 뚜렷해지는 IT산업

정보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으로 구성된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기기는 세계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국내 제품의 품질 및 비용 경쟁력 개선을 배경으로 2009년에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9년은 3세대 휴대폰 및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린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수출 감소를 경험한 정보기기부문은 2009년에도 생산 및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넷북 등 저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은 시장여건이 좋지 않지만 경쟁사의 설비투자 축소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되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이 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 투자, 공정기술력 등에서 앞서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산업은 평판 TV의 성장 모멘텀 약화로 전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2007년까지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LCD TV는 보급률 진전과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08년에는 23%, 2009년에는 1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2009년 세계 LCD TV 수요는 당초 1억 3,000만 대 수준에서 1억 대를 약간 넘기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2009년부터 성숙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 온 노트북 PC, LCD 모니터, 평판 TV가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미흡하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60% 이상의 비중(대수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09년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패널의 성장률(금액기준)은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시기를 맞은 전통 주력 산업

2003년 이후 5년간 계속된 발주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9년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수주 급증 현상이 이미 2008년부터 반전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주를 기록했던 2006~2007년의 계약분이 본격 인도되면서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여건 악화와 원자재비용 증가, 원료공급 차질 등으로 일부 중소형 조선소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된다. 유가 급등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전 세계 자동차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판매 급감과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미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구제금융지원에 목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고용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자동차산업의 경쟁과 무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과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석유화학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하강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동산 저가제품의 출시 본격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에게 2009년은 원가절감과 수출선 다변화 및 체질강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비스산업의 부진 심화도 우려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둔화가 실물 부문에 본격적으로 파급되면서 2009년 유통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미국의 가전양판점 ‘써킷시티'가 파산보호신청을 냈고 불황기를 맞아 대부분의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저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불황기를 맞아 유통업체들이 어떠한 마케팅을 펼칠 것인가가 2009년 유통산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건설부문은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와 SOC 예산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에 힘입은 해외건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원유가격 하락과 경쟁심화로 증가율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재편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

글로벌 경기침체는 종종 세계적인 차원의 업계 재편을 후폭풍으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가치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경쟁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향후에 이어질 업계 재편을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6. 00:41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8년 4/4분기 국내 금융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이다. 원/달러환율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과 상승폭이라는 기록을 오갔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성 지속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2008년 4/4분기 들어 환율과 주가를 포함한 제반 금융변수들의 변동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10월 16일 1,373원으로 전날보다 133.5원 올랐는데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치였다. 10월 30일에는 1,250원으로 177원 떨어졌는데, 이것은 10년 10개월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피지수 역시 10월 16일 1,213.78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126.5p 떨어져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10월 30일에는 1,084.97로 전날보다 115.75p 올랐는데 이 역시 사상 최대의 상승폭이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증대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국채(5년물)의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파산스왑-거래를 보증하는 채권) 프리미엄과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2008년 10월 27일 각각 699bp와 79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2월 5일 현재 각각 415bp와 517bp를 기록하고 있다.(BP: Basis Point의 약자로 0.01%, 즉 만분의 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008년 10월 들어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언론들도 한국의 금융위기 전염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위기감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개별 금융시장 동향

자금시장: 외화 및 원화의 유동성 경색 심화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면서 외화 및 원화 자금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10월 이후 통화 스왑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외화 차입 여건이 악화되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은행의 국내 자금조달 여건도 나빠졌다. 회사채금리(3년 만기, AA-)는 12월 들어 8.9%까지 올라가면서 지난해 12월 평균 6.73%에 비해 2.17%p 상승했고,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도 3%p 이상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경색은 상당 부분 국내 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해외 언론에서 외화 부족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제기한 탓도 크다. 국내 은행들은 2006년 이후 조선사 및 해외펀드의 환위험 헤지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단기 외화 차입을 크게 늘렸다. 그런데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 및 차환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은행의 유동성 부족설이 확산된 것이다.

한편 10월 이후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이 금융기관의 해외 발행 채권을 지급 보장하거나 부실 은행을 국유화하는 등 신용 리스크 축소에 나서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의 대외 채무를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한 면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국내 은행의 대외 채무에 대해 향후 3년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국내 은행이 해외 자금을 조달할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은행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원화를 대가로 미국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은행채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하여 은행채의 신인도를 높임으로써 은행의 원화 유동성 개선을 유도했다. 정부 당국은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조성하여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발행한 금융채 및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시장: 원화 가치 급락 및 변동성 확대
원화 가치는 2008년 12월 5일 현재 2007년 말보다 36.6% 하락해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원/달러환율의 변동성은 2008년 상반기 0.65에서 하반기에는 1.83으로 2.8배나 확대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의 급락은 외국인의 투자 자금 대거 유출에 기인한 바 크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본격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순매도하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했다. 2008년 초부터 12월 5일까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는 373.6억 달러로 2007년 순매도 규모(292.6억 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이 2008년 중 한국에서 회수한 주식투자자금은 일본 등 아시아 7개국 전체 회수액의 37.4%를 차지한다.

한편 달러 유동성 축소에 따라 현물환시장이 위축된 것이 최근 원/달러환율 급등락의 다른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8년 10월의 일평균 현물환 거래 규모는 43.5억 달러로 9월 평균 거래액(77.2억 달러)의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된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른 투신권의 선물환 매수와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환율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주가 급락과 약세 지속
2008년 12월 5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연초보다 45.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도 528.4조 원으로 연초보다 44.4% 감소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 및 유럽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 상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 목적과 함께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12월 5일 현재 외국인 보유액은 153조 8,694억 원으로 지분율이 29.1%로 하락했다. 그러나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 내며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함으로써 주변 신흥국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파급되면서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은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및 가계대출 등의 부실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원/달러환율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 내수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편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역자산 효과(주가하락이 소비 및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부진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현재의 금융불안이 취약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대출의 부실 위험
2007년 이후 미분양 주택이 늘고 신규 주택 건설도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6년 말 10.4%에서 2007년 말에는 11.6%로 높아졌고, 2008년 9월에는 17%로 더욱 높아졌다. 여기에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대출금리마저 상승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급등 및 저축은행의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는 일부 중소형저축은행에 해당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일반은행 및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2008년 6월 말 현재 60.1조 원으로 총대출의 5.3%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금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 전반의 채권 및 CP차환이 어려워짐으로써 부동산 관련 부실이 모든 금융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부동산 PF 대출을 매입하기 위해 1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신용경색이 금융시장 및 부동산 관련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
2008년 6월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이 660.3조 원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은행의 국내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1%p 오를 경우 고정금리 대출분을 고려한 가계의 실질 이자부담액은 5.9조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가계부채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에서 37%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각종 건전성 규제의 사전 도입 등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권 LTV(Loan to Value: 담보인정비율)는 47.9%(2007년)로 70~80% 수준인 미국과 영국보다 훨씬 낮으며, 2006년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추가 도입되면서 가계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의 약정만기가 장기화되고 분할상환 방식이 늘어난 것도 부실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
2008년 4/4분기에 들어서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경색되었다. 한국은행의 <2008년 10월중 기업 경기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0월 자금 사정 BSI(Business Survey Index)는 68로 9월(75)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소기업 연체율 역시 상승하고 있어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07년 말 1.1%에서 2008년 9월에는 1.5%로 상승했다. 따라서 향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 중소기업의 자금 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국내은행들 역시 2008년 9월 말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위험자산인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 인식이 해소되지 못한 탓에 앞으로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것이고, 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직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이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도 BIS 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이다.

 


경기 하강세 본격화, 내년 경기침체 더욱 심각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는 내수부진을 수출이 어느 정도 보완해 주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경기마저 둔화됨으로써 경기 부진을 억제하는 효과가 적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악화, 고용 창출력 약화 등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고정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분양 문제 등 주택경기침체로 인해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4/4분기 들어 경기 하락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 전효찬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