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19. 23:46

[덴츠의 글로벌 경영 전략]아시아의 맹주 넘어 글로벌 광고그룹으로 도약 모색

[덴츠의 글로벌 경영 전략]아시아의 맹주 넘어 글로벌 광고그룹으로 도약 모색

김 철 용 게이오대 매스커뮤니케이션전공 박사과정

덴츠는 세계 5위의 글로벌 광고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전체 매출 대비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도 채 안 된다. 그나마도 대부분 중국과 아시아에 제한되어 있으며, 매출의 80%가 미디어 광고에 편중되는 등 한계를 갖고 있다. 이에 2009년 글로벌 진출 50주년을 맞아 덴츠는 신흥 경제국을 대상으로 글로벌 거점을 확대하고 온라인 및 마케팅 전문 회사와의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통해 제2의 글로벌 경영에 나설 태세다.

일본 내 광고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 1위를 달리던 덴츠는 국내외 사업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2008년 새로운 경영 방침을 천명하였다. 그리고 솔루션 체제의 강화 및 확대, 디지털 영역의 강화 및 확대, 글로벌 사업의 강화 및 확대, 신규사업 육성,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자원의 재분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노력 등 6가지 구체적인 경영 전략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덴츠가 역점을 두는 분야는 솔루션, 디지털, 글로벌이다. 솔루션은 클라이언트 기업의 마케팅 니즈가 점점 더 고도화되어 감에 따라 각각의 클라이언트들에게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덴츠의 경영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디지털은 기존의 매스 미디어 광고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 반면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해 감에 따라 디지털 시장에 경영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은 일본 국내 광고시장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데 반해 해외 광고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클라이언트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가속화함에 따라 해외 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글로벌 진출에 대한 덴츠의 열의는 특히 대단하다. 2009년은 덴츠가 뉴욕 사무소 설립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1위의 광고회사로 우뚝 솟았고 세계 27개국에 진출해 있지만, 그룹 차원으로 보면 4대 글로벌 광고그룹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2006년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 발표를 기준으로 한 2006년 덴츠의 매출액은 29억5000만 달러로 5위였지만, 4위를 차지한 퍼블리시스 그룹(58억7000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 머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덴츠에게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오고 있다.

50년 글로벌 경영의 역사에 걸맞게 덴츠는 외형적으로는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덴츠의 해외 진출은 미국, 유럽은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남미 등 전방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덴츠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이다. 2008년 덴츠가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약 520억 엔. 이는 2008년 전체 해외 매출액 1천800억 엔의 약 30%에 해당한다.

중국에 진출한 덴츠의 최초 거점은 1994년 설립한 베이징덴츠광고유한공사이다. 중국 현지 광고회사인 중국국제광고공사와 대성광고유한공사를 합병해서 만든 베이징덴츠광고유한공사는 2004년 광고회사 순위에서 매출 25억 위안으로 4위, 영업수익은 5억 위안으로 1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했다. 또한 2004년에는 상하이 전영집단(電影集團)과 공동 출자하여 미디어 콘텐츠 사업회사인 상하이 상영덴츠시문화전파(上影電通視文化傳播)를 설립, 상하이에 제 2의 거점을 마련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거점 마련 외에 덴츠는 중국의 광고 시장 자체를 키우려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2005년 여름 광고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중국 교육부와 공동으로 실시한 덴츠/중국 광고인재 육성기금 프로젝트는 한 예이다. 당시 이 프로젝트에 1천만 위안을 기부한 덴츠는 향후 3년간 중국 대학교원 가운데 우수한 인재를 선발해 각종 연수를 지원하고, 광고학과의 교수들에게 최신 광고이론과 사례를 제공하며 광고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충실히 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지역 집중 공략
미국 유럽 외에 신흥경제국 진출도 모색

덴츠의 중국 진출 전략은 크게 3가지이다. 매스 미디어뿐만 아니라 프로모션, 인터넷, PR 등 전방위 서비스 제공 체제의 확충, 거점 재편에 따른 솔루션 능력의 강화, 디지털 영역에서의 전문 서비스의 강화가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덴츠는 기존 거점인 중국 덴츠 3사(베이징덴츠北京電通, 상하이동파上海東派, 베이징동방일해北京東方日海)는 기존의 매스 미디어 중심의 광고에 집중하고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인터넷 광고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였다. 2007년 3월 사이버 에이전트의 자회사인 씨에이모바일, 사이버 커뮤니케이션즈와 공동 출자를 통해 휴대전화 대상 광고회사인 베이징전익광고유한공사의 영업을 개시하였으며, 2008년 3월에는 포커스 미디어의 자회사인 화광(華光)광고유한공사(홍콩)와 공동출자해 전중수마(電衆數碼)광고유한공사를 베이징에 설립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덴츠는 2008년 중국에서만 약 520억 엔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2011년까지 850억 엔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이외의 동남아시아 광고시장으로의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덴츠는 2005년 3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에 덴츠 우타마(Utama)를 설립하였다. 그 전에는 덴츠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광고 서비스를 전개해 왔지만, 덴츠가 100% 출자한 덴츠 우타마를 만듦으로써 덴츠는 일본계 기업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 및 현지 기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를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2005년 여름에는 베트남의 네코(Neko)와 공동 출자로 호치민에 덴츠 알파(Alpha)를 설립, 영업을 시작하였다. 덴츠 알파는 덴츠 베트남에 이어 베트남의 두 번째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홍콩에도 진출해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인도의 경영 컨설팅 회사인 ‘모게 컨설턴트’와 공동 출자로 덴츠 크리에이티브 임팩트를 뉴델리에 설립, 2006년 2월부터 영업을 시작하였다. 덴츠의 세 번째 인도 현지법인인 이 회사는 크리에이티브 관련 업무를 중심으로 하며 일본계 기업을 주 타깃으로 한다. 또한 인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인터넷 광고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덴츠는 2008년 5월 인도의 인터넷 광고전문회사 커넥터프(Connecturf) 인디아와 공동으로 클릭스트리머스(Clickstreamers) 인디아를 설립했다.

덴츠의 아시아 광고시장 진출은 중동에까지 이어졌다. 인도 경제권이 중동을 포함하는 주변 나라들로 확산되자 덴츠는 2005년 6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광고회사 드라이브 커뮤니케이션에 출자했으며, 2006년에는 인도의 덴츠 마콤(Marcom)과 모게 컨설턴트의 공동 출자로 중동 경제의 심장으로 떠오른 UAE 두바이에 덴츠 마콤 두바이를 설립, 중동지역으로도 거점을 늘리고 있다.

한편 덴츠는 거점 확보를 통한 아시아 시장 확보에 그치지 않고 독자적인 미디어 에이전시 네트워크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덴츠는 대만과 태국에 각각 미디어 팔레트와 덴츠 미디어라는 독립회사를 가지고 있으며, 그 외의 국가에서는 영업거점의 미디어 부문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는 베이징 덴츠 미디어 팔레트가 미디어를 집중 구매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PDS미디아가 그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덴츠의 글로벌 진출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 남미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덴츠는 해외 매출 비중이 매우 낮은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2006년 퍼블리시스 그룹 산하의 퍼블리시스 레지온(Regions), 독일의 BMZ 앤 모어(BMZ & More)와 업무 제휴를 선언했다. 두 회사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현지에서 활동하는 일본계 기업의 광고를 수주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한다. 또 퍼블리시스 그룹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활용, 퍼블리시스 산하의 미디어 플래닝/바잉 회사를 통해 클라이언트가 기대하는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벨기에 브뤼셀에 덴츠 디지털을 설립, 유럽 디지털 사업의 허브로 키우고 있으며 독일의 프로그램 제작사인 DCTP를 통해 글로벌 역량을 높이고 있다.

덴츠는 2007년 10월 광고제작사인 미국 아틱(Attik)과 영국 아틱을 매수하였으며, 미국 아틱은 덴츠 홀딩스 USA의 자회사인 덴츠 아메리카에, 영국 아틱은 덴츠 홀딩스 USA의 자회사에 편입시켰다. 이는 미국과 영국 시장에서 광고기획 및 제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 외에 유럽과 미국, 캐나다에 여러 영업지점을 확보한 덴츠는 2007년 4월 아르헨티나에 현지 법인인 덴츠 아르헨티나를 설립, 덴츠 라틴 아메리카(브라질)와 함께 남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아시아 시장 편중,
수입선 다변화는 숙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덴츠의 글로벌 전략에는 한계가 있다. 덴츠는 2007년 매출 2조 엔 시대를 열었지만 90%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입이고, 해외 판매 수익은 2천억 엔도 채 되지 않는다. 이는 그동안 글로벌 확장에 꾸준히 노력을 쏟아 부은 것 치고는 이상하리만치 낮은 수치이다. 그나마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의 수입이 해외 수입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수입선 다변화도 덴츠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2006년 애드버타이징 에이지(Advertising Age)의 발표에 따르면 덴츠의 수입 가운데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 광고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가운데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4대 광고그룹의 경우 40.3%(옴니콤), 35.6%(WPP), 52.1%(인터퍼블릭), 50.3%(퍼블리시스)에 그치는 것에 비춰볼 때 비정상적으로 높다. 반면 마케팅 및 세일즈 프로모션과 인터랙티브 광고 수입의 비율은 각각 11.7%와 1.2%에 그치고 있다. 이는 광고시장이 얼어붙을 경우 수입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덴츠를 글로벌 광고그룹으로 부르기에 다소 부족한 점이 없지 않다.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덴츠는 해외 광고 시장 개척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거나 4대 광고그룹의 시장 점유가 고착화된 지역을 배제, 브릭스(BRICs) 등 신흥 경제국을 대상으로 거점을 확충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도 일본 국내와 같은 수준의 통합 솔루션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현지 클라이언트를 획득하며, 로컬 기업과의 유대 강화로 현지의 우수 인재를 확보, 육성함으로써 2011년까지 해외 수입을 2천700억 엔까지 확대하고, 전체 매출 대비 해외 수입 비율을 1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또한 크리에이티브와 미디어 광고 부문을 지속적으로 키우면서도 온라인 및 마케팅 전문 회사와의 업무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