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에 해당되는 글 5건
- 2009.03.31 [IT 기업 이슈] ‘대수술’ 앞두고 있는 소니,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 되찾을까?
- 2009.02.12 [위기 극복 기업 11편] 네슬레 / UN이 꼽은 세계 최고의 현지화 성공 기업 1
- 2008.11.21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성공전략
- 2008.11.09 경기침체기를 기회로 활용한 기업들의 교훈(LGERI)
- 2008.10.25 소니, 일본식 디자인 경영이 만든 축약의 미학.
[IT 기업 이슈] ‘대수술’ 앞두고 있는 소니,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 되찾을까?
일본의 대표적 가전회사인 소니(Sony)가 요즘 풀이 죽어 있다. 세계 동시불황과 엔고라는 이중고로 인해 사상 최악의 적자가 예고된 상태인 데다, 최근 전격적인 사장 교체 인사로 뒤숭숭하기까지 하다. 일본 벤처기업 성공신화의 상징이었던 소니가 어느새 전형적인 대기업형 경영부진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반짝 부활 후 적자 수렁
1년 전만 해도 소니의 실적 호전에 “소니가 부활했다”며 찬사를 보내던 세계 전자업계는 지금 “소니가 예전의 소니가 아니다”라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황과 엔고라는 외부 요인도 문제지만 덩치가 커지면서 굳어진 고비용 구조와 수년째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한 내부 요인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선 “소니가 규모가 커지면서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을 잃었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소니다움'을 잃고 대기업병에 걸렸다는 얘기다. 따라서 소니의 위기 극복 열쇠는 ‘소니다움'을 부활시키느냐 여부에 달렸다는 조언이 많다.
소니는 브라운관 TV 판매 호조에 안주해 LCD(액정표시장치) TV 개발에 소홀했다가 2000년대 초반 실적 부진으로 고전했다. 그때 사람들은 “이제 소니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2005년 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하면서 과감한 변신을 꾀해 다시 일어나는 저력을 보였다. 2007년 소니는 3,694억 엔의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화려한 부활'이었다.
그러나 부활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실적은 다시 곤두박질쳤다. 소니는 지난 1월 29일 실적 전망 발표를 통해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결산에서 사상 최대인 2,600억 엔(약 3조 9,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당기순이익도 1,500억 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 예상했다. 14년 만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락한 것이다.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수익은 어느 정도 개선됐지만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 분야인 LCD TV 등 전자부문의 실적이 급락한 탓이다.
소니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국내 두 개의 TV 공장 중 한 곳을 폐쇄하고,전 세계 사업장에서 1만 6,000명(정규직 8,000명 포함)을 해고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했다. 올해 TV 사업 투자액도 당초 계획했던 4,300억 엔에서 3,800억 엔으로 줄였다. 스트링거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하며 “경영진으로서 남은 책임은 빨리 대응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소니다움'을 잃은 게 문제
소니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낸 것은 세계 동시불황에 따른 제품 판매 급감과 가파른 엔고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표면적인 요인이다. 스트링거 회장은 “원래 지난해 2,000억 엔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갑작스런 판매 감소와 엔고로 각각 2,800억 엔과 600억 엔의 적자요인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니의 진짜 문제는 판매 급감과 엔고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판매 급감과 엔고는 소니 외의 다른 일본 전자기업 및 전 세계 다른 경쟁사들도 똑같이 안고 있는 문제다. 즉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굳어진 고비용 구조와 수년째 히트상품을 못 내놓고 있는 한계가 소니의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소니다움'을 잃고 있다는 얘기다.
우선 TV 사업의 고비용 구조가 문제로 지적된다. 소니는 브라운관 TV 판매 호조에 안주해 LCD TV 개발에 한발 늦게 참여하는 바람에 LCD 패널을 독자적으로 만들지 못했다. 현재 소니는 LCD 패널을 삼성과의 합작회사에서 주로 공급 받고 있다. 최근엔 경쟁사인 샤프로부터도 구매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LCD를 자체 생산하는 삼성이나 샤프에 비해 생산원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물론 삼성과의 합작사로부터는 삼성전자와 똑같은 가격에 LCD패널을 공급 받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LCD TV 부문에서 이익을 내는 반면 소니는 손해를 보고 있다.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최근 중역들에게 “삼성과 똑같은 가격으로 LCD패널을 공급 받고도 TV를 더 비싸게 만드는 이유가 뭐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소니의 비효율적 사업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소니는 일본·북미·유럽·아시아 등 각 지역에서 TV 개발과 설계 생산을 각각 담당한다. 개발과 설계 기능 등이 분산돼 있어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TV가 안 팔리는 것도 문제지만, 많이 팔려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소니 경영진)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스트링거 회장의 ‘과감한 수술'
소니다운 히트상품을 못 내놓고 있는 것도 문제다. 소니는 트랜지스터 라디오(1955년 발매), 워크맨(1970년),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1994년) 등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세계 최초', ‘일본 최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걸로 유명했다. 그러나 LCD TV에서 박자를 놓친 이후 제대로 된 히트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미국의 애플은 아이팟과 아이폰, 닌텐도는 게임기 DS와 위(Wii) 등으로 히트를 치고 있다.
미즈호 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 구라하시 노부는 “소니는 규모가 커지면서 톡톡 튀는 특유의 창의성을 잃었다”며 “소니의 위기 극복은 ‘소니다움'을 부활시키느냐 여부에 달렸다”고 말한다. 어느 기업이나 마찬가지지만 기업이 ‘성공 유전자'를 잃어버린 순간 몰락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지금의 소니가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어쨌든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은 소니에 대수술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2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4월 1일부터 옆에 앉아 있는 주바치 료지 사장은 상담역으로 물러나고 내가 사장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그는 “나와 사업본부장 사이에 사장, 부사장 등 관료적 단계를 없애는 것”이라며 앞으로 일선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경영 전권을 장악한 스트링거 회장은 네 개 사업본부의 책임자 네 명 중 세 명을 40대 젊은 간부로 발탁했다.
소니 내부적으로는 사장이 단칼에 물러나고 연공서열이 무시된 ‘혁명적인 인사'가 시작되었다. 스트링거 회장은 인사뿐만 아니라 생산체제에도 과감하게 메스를 들이댈 계획이다. 구조적 비효율을 제거해 ‘소니다움'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 준 것이다. 스트링거 회장의 혁명적 구조조정이 과연 소니의 본래 모습을 되찾게 해줄지 두고 볼 일이다.
- 차병석 / 한국경제신문 도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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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 기업 11편] 네슬레 / UN이 꼽은 세계 최고의 현지화 성공 기업
네슬레는 무려 150년 가까이 이어 온 장수기업이다. 장수기업은 ‘반드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위기 상황을 맞곤 한다. 네슬레에게 위기 때마다 힘이 된 것은 바로 창업정신이었다. 죽어가는 유아를 살리자는 공익적 취지는 안전 제일주의 식품 회사로 커 가는 밑바탕이 됐다.
한편, 네슬레는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라는 큰 위기를 겪으면서 두 가지 중요한 전략을 세웠다.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다국적 식품 회사로 성장했고, 철저한 글로벌화와 현지화 전략으로 전 세계 80여 개 국가 500여 개 도시에 진출했다.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 현지에서 뿌리를 내렸다.
지금은 영향력이 조금 약해졌지만 10년 전쯤 소니(SONY)는 난공불락의 세계적인 IT 기업이었다. 당시 일본의 모 신문사 국장이 이데이 노부유키 사장을 인터뷰하면서 “소니도 벤치마킹을 하는 기업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많은 기업이 소니를 벤치마킹하는 상황이었지만 소니도 무언가를 닮고 싶은 기업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잠시 고민하던 이데이 사장은 이렇게 답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유럽의 ABB와 미국의 GE입니다. 제조업은 휴렛팩커드(지금의 HP)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와 시너지 효과는 네슬레를 벤치마킹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기업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식음료 기업 네슬레(Nestle)다. 네슬레에는 어떤 힘이 있기에 당시 세계 IT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소니도 배우고 싶다고 했을까?
1860년 모유 대체 식품으로 개발
네슬레의 탄생은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또 자못 진지하기까지 하다. 1860년대 당시 숙련된 약사였던 앙리 네슬레는 모유를 먹일 수 없었던 어머니들을 위해 모유 대신 유아의 영향을 보충해 줄 식품을 개발했다. 궁극적인 목적은 영양실조로 인한 유아의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었다.
그는 우유와 밀가루, 설탕 등을 조합하는 다양한 실험을 한 끝에 모유 대신 먹일 수 있는 우유와 비슷한 액체 성분인 ‘페린락테(farine lactee)'를 개발했다. 첫 고객은 모유나 기존 대체 식품을 소화하지 못해 의사들도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미숙아들이었다. 네슬레의 ‘페린락테'는 성공적이었다. 미숙아는 이 분유를 먹고 아무런 부작용 없이 자랐고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네슬레가 유럽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순간이다.
150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 오는 동안 위기의 순간은 수시로 찾아왔다. 제 1·2차 세계 대전은 위기이면서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1차 세계 대전은 엄청난 유제품 수요를 만들었고, 네슬레는 미국에 있는 공장을 속속 사들여 전쟁이 끝날 무렵 40여 개의 공장을 갖게 됐다. 기회가 되는 듯 했으나 전쟁이 끝나자마자 소비자들은 신선한 우유를 원하기 시작했고 네슬레는 1921년 첫 번째 손실을 기록했다. 바로 위기가 닥친 것이다.
네슬레는 스위스의 금융전문가인 루이스 데이플을 데려와 공장 가동 효율성을 높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때 사업 다각화를 목적으로 초콜릿 회사 피터 카일러를 사들였다. 이 곳에서 맥아로 된 우유, ‘마일로'라고 불렸던 가루 음료, 유아 음료 등을 개발했고 1938년에는 ‘네스카페'를 출시했다.
2차 세계 대전 참전 군인들이 네스카페 전파
2차 세계 대전도 네슬레에게는 위기처럼 보였다. 회사 이익은 반토막 났고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는 전쟁 기간 동안 유럽에서 고립됐다.
그러나 전쟁이 네슬레에게 위기로만 끝나지 않았다. 제 2차 세계 대전은 네슬레의 최신 제품이었던 네스카페가 급속도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추운 전쟁터에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뜨거운 네스카페는 언 몸을 녹이는 최고의 음료였고 세계 각지에 주둔하는 미군의 주요 음료가 됐다.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군인들은 본토로 돌아가서도 네슬레의 커피를 즐겼다. 1938년에 1억 달러 수준이었던 총 판매액은 1945년 2억 2,500만 달러까지 급증했다. 네슬레 역사상 2차 세계 대전은 가장 급격히 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분유에서 커피, 화장품 등 사업 다각화
네슬레는 전쟁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두 가지 중요한 전략을 세우게 된다. 첫 번째는 M&A를 통한 사업 다각화다. 1차 세계 대전 이후 초콜릿 회사 피터 카일러를 인수한 것은 분유에서 커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차 세계 대전 이후에는 요구르트와 디저트 회사인 프랑스 기업 샴부르시를 인수했고, 1992년에는 생수 회사 페리에, 1998년에는 스필러 패스트푸드를 인수했다. 이런 식으로 네슬레는 생수 회사, 냉동식품 회사, 제약 회사, 화장품 회사를 인수하며 다국적 식품 회사로 성장했다.
UN이 꼽은 세계 최고의 현지화 성공 기업
또 하나의 전략은 철저한 글로벌화와 현지화다. 네슬레는 전 세계 80여 개 국가 5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있고 종업원 수가 25만 명에 달하는 거대 기업이지만 본사가 위치한 스위스에서의 매출은 2%밖에 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 나가 현지에서 뿌리를 내렸다는 이야기다.
유엔(UN)이 최고의 현지화 기업을 꼽은 적이 있는데, 사람들은 첨단 업종이 되리라고 결과를 예상했지만 1위는 바로 네슬레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문화에 따라 입맛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에 식품업체만큼 현지화가 중요한 곳도 없다.
일본이 ‘스시'와 ‘사시미'를 미국에 뿌리내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를 생각해 보면 식품의 현지화만큼 힘든 것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네슬레는 아주 성공적으로 현지화를 이뤄 냈다. 미국인에게 네슬레가 어느 나라 기업인가 물었을 때 절반 이상이 미국 기업이라고 답변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한국에서도 철저하게 현지화가 이뤄졌다. 이삼휘 한국네슬레 사장은 입맛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유럽 소비자는 맛은 씁쓸해도 향이 풍부한 커피를 좋아합니다. 반면 한국 소비자는 양립하기 어려운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을 기대합니다. 한국네슬레는 본사의 지시를 최대한 한국 코드에 응용시킵니다. 이렇게 해서 한국인의 입맛에 꼭 맞는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내놓게 된 겁니다.”
최근 멜라민 파동도 슬기롭게 넘겨
네슬레는 신뢰도 높은 브랜드를 앞세워 철저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식품 회사는 한 번의 위기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로 작용하기도 한다. 2004년 이른바 ‘만두 파동' 때문에 한동안 만두 시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 멜라민 파동도 전 식품 업계를 흔들었다. 특히 커피에 멜라민이 들었다는 소문과 함께 네슬레도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네슬레는 멜라민 파동이 일어나자마자 베이징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해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고 유해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실험기계를 도입하겠다고 발빠르게 대응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네슬레가 갖고 있는 경영철학과 브랜드다. 네슬레의 로고는 어미새와 아기새 둥지로 이뤄졌는데 이는 안전, 모성애, 자연, 가족 등을 의미한다.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식품을 제공해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모토는 다양한 환경정책, 사회공헌 등을 통해 투영되며 브랜드에도 그대로 녹아 들게 관리됐다.
네슬레는 전 세계 경영학 교수들이 선호하는 회사라고 한다. 조직과 인사 관리, 자금 운용, 브랜드 마케팅, M&A, 기업 윤리 등 경영학 수업시간 어디에 등장시켜도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네슬레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네슬레는 무려 150년 가까이 이어 온 장수기업이다. 장수기업은 ‘반드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위기 상황을 맞곤 한다. 네슬레에게 위기 때마다 힘이 되는 것은 바로 창업정신이었다. 죽어가는 유아를 살리자는 공익적 취지는 안전 제일주의 식품 회사로 커 가는 밑바탕이 됐다.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앞으로 100년간 장수할 세계 1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스페인의 건설사 ‘악시오나', 프랑스 소비재 기업 ‘아코르' 등이 꼽혔다. 불행히도 한국에서는 단 한 기업도 선정되지 못했다. <포브스>의 잣대를 비판하기에 앞서 한국 기업에는 장수기업의 DNA가 없는 것인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최고 기업으로서 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세계를 누비고 있더라도 위기 극복의 DNA가 있느냐의 여부는 다른 이야기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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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성공전략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전략들이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와 일치하는가 아닌가 에 대한
소비자의 판단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지의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주요요인이 된다.
하지만, 소비자가 브랜드 사업의 확장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판단기준에 대한 분석은 미흡한 상황이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연구 중에 어떤 요인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제시하니 참고하라.
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는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은 기업들이 신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판매할 때 브랜드의 이용가치를 활용하기 위해서 사용해오던 방법이다. 나이키의 골프의류나 소니사의 디지털카메라, 에비앙 의류 등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성장률, 브랜드의 주요 메시지에 대한 확인 등 브랜드 이용가치를 활용하여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 수익성이 보장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오히려 수익이 감소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브랜드 전략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그렇다. 브랜드의 이미지가 브랜드 전략이 적용된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에 아무런 상승효과를 일으키지 않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지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1. 신뢰도는 브랜드가 신뢰할만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1) 소니사의 브랜드 속성은 컴퓨터와 디지털 카메라 제품을 판매할 때에는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지만,
스포츠의류 분야로 진출한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소니사의 운동복에 대해 최고의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2) 버드와이저가 새로운 맥주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소비자들은 먹어보지 않은
신제품이라 해도 맛과 품질에 대해서 기본적인 신뢰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드와이저에서 와인이나
청량음료를 판매한다고 하면 소비자들은 별로 신뢰하지 못할 것이다.
2. 경험은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브랜드 신규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의 기준이다.
(1) 브리티시 항공사의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이용한다면 국내항공과 소형 비행기 운항에 진출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브리티시 항공사가 철도운송 분야에 진출한다고 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2)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기술과 경험이라면 여행보험과 외환서비스 분야에서도 적용할 수 있겠지만,
자동차 렌탈 사업이라면 전혀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야만 할 것이다.
소비자가 브랜드 신규분야 진출사업에 대한 예측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은 기업의 성과물 들이다.
기업이 성공적인 결실을 얻었던 모든 경험들은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되며 소비자는 브랜드 전략이 적합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된 성과물들을 파악해야 한다.
브랜드 신규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다음의 5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1. 기초연구조사 실시 : 브랜드의 속성을 연구하고 분석하기 위해서, 고정 고객 층에게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브랜드의 속성과 성과물들에 대한 이해를 도출하는 정제되지 않은 연구기술을 이용한다.
2. 기초연구조사결과 활용 : 기초연구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이 단계에서는 자유로운
아이디어 개발을 위해서 브랜드 전략에 적합한 아이디어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잠시 보류한다.
3. 전략방향수립 : 브랜드 신규사업 확장 전략이 브랜드 속성에 적합한지에 대한 대상 고객층의 평가를 조사하라.
표본대상을 정할 때에는 반드시 신규상품에 대한 구매의사를 지닌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브랜드 신규사업 전략 확정 : 연구조사 결과 브랜드 속성과 가장 적합하고 성공적인 결과가 예측되는 분야를
선택하여 브랜드 신규사업 분야로 확정한다. 만약 브랜드 속성과 덜 부합하는 분야를 신규사업분야로 선택하고자
한다면,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광고나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브랜드 전략 적합성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연구해야 한다.
5. 브랜드 신규사업의 실행 : 브랜드 신규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신규사업으로 인하여 브랜드 본래의 이미지에
대한 인식변화가 발생하는지를 주의 깊게 조사하는 것이 좋다. 모든 조사가 끝난 후엔 사업진행의 모든 과정이
명확하게 설정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실행에 옮기도록 하라.
출처 : 비즈스킬(www.bizski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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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기를 기회로 활용한 기업들의 교훈(LGERI)
경기침체기를 기회로 활용한 기업들의 교훈(LGERI) |
홍덕표 | 2008.11.03 |
1970년대 이후 세계 경제에서 주목 받은 경기침체기는 크게 4차례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경기침체기를 전후하여 기업들 간 경쟁 지위의 변화가 많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들이 경쟁 지위가 올라갔을까? 이들의 공통점은 단지 단기적인 대응에만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Big Picture’를 갖고 대응하였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의 Fundamental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또한, 경기침체기일수록 더욱 ‘소비자 니즈’에 맞춘, ‘확실히 차별화된’ 포인트를 견지하여 제품력을 강화하였으며, 보다 빠른 대응을 통해 경기침체기 이후의 호황기때 비약적인 성장을 하였다는 점이다. 경기침체기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호황기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한다면 이 시기를 시장 지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목 차 >
Ⅰ. 과거 경기침체기의 유형
지난 해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발단이 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언제 끝날 것인지 모를 정도로 세계 경제를 위협해 들어가고 있다. 금융 위기의 여파는 실물 경제에도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라서는 이미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기를 겪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기간이 짧을 것이라고 하지만, 많은 이들은 상당 기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직면하여 우리 기업들은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의 고민에 깊이 빠져 있다.
I. 과거 경기침체기의 유형
최근 Mckinsey & Company에서 조사한 자료(2000년대 초 IT 버블 시기 전후의 미국기업 지위 변화, 2008)에 의하면 경기침체기 전에 상위 25%에 속해 있던 기업들 중에서 경기 침체기 이후에도 상위 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이 6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40%는 경기침체기를 거치면서 기존의 시장 지위를 상실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75%에 속하던 기업들 중 14%가 상위 그룹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기에는 전반적인 수요 침체, 신용 경색, 기업 활동 위축 등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압박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경기침체기에는 또 강자와 약자의 차이가 뚜렷해지고, 이 때문에 자신의 Fundamental을 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따라서, 경기침체기에 호황기를 대비해 철저히 준비한다면, 이 시기를 시장 지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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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일본식 디자인 경영이 만든 축약의 미학.
소니, 일본식 디자인 경영이 만든 축약의 미학.
"언젠가 TV로 축구 경기를 보고 있을 때였습니다. 카메라가 경기장 구석에 놓인 TV를 잠깐 비췄는데 상표를 보지 않고도 금방 알 수 있었어요. 소니 브라비아 시리즈였죠. 잠깐 보기만 해도 소니라는 걸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 소니를 소니답게 하는 것. 그걸 우리는 소니 디자인이라고 부릅니다." 34년 동안 소니의 디자인을 맡아왔던 구로키 야스오의 이야기다.
1932년생이니까 올해 75세. 1960년에 입사해 소니의 성장을 주도하고 한때 최고 경영자 자리까지 올랐던 그는 지금 구로키 오피스의 소장으로 있다. 입사 6개월 만에 지금의 소니 로고를 만든 것도 바로 그다. 워크맨을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니의 히트 제품들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그를 미스터 워크맨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봐, 그거 어디선가 본 거 같지 않아?' 이런 말이 나오는 디자인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어디선가 훔쳐온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설령 우리가 먼저 개발했는데 다른 회사에서 먼저 제품을 내놓았다면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포기합니다. 철저하게 새로울 것. 다른 어떤 것과도 다를 것. 이런 원칙이 소니를 소니답게 하는 것이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소니만의 무엇.
소니는 디자인을 경영의 우선순위에 올려놓은 많지 않은 회사 가운데 하나다. 이를테면 구로키가 CEO로 있던 무렵 디자인센터는 아키오 모리타 회장실의 바로 아래층에 있었다.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면 모리타 회장이 직접 아래층으로 내려오곤 했다. 이를 두고 구로키는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제품은 발이 없지만 회장님은 있으니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디자인센터에서는 이를 목업으로 만들었다. 간단한 스케치를 던져놓고 끝나는 게아니라 직접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만들도록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 사이의 충돌이 줄어들고 좀 더 생산적인 논의가 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이를 크리에이티브 리포트라고 불렀다.
소니는 또 트리오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조직 운영을 도입하기도 했다. 직책과 경력, 업무 분야와 무관하게 디자이너를 세 명씩 한 팀을 짜도록 했다. 한 디자이너가 아이디어를 내면 다른 두 명이 이를 검토하고 의견을 내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채택된 아이디어는 한 차례 결재를 받고 바로 최고 경영자에게 올라오게 된다.
크리에이티브 리포트와 트리오 시스템은 소니의 디자인 경영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 기술 장벽을 넘어 도발적인 상상력을 수용하는 문화, 자유로운 토론을 장려하는 문화. 모리타 회장은 "침묵은 비겁하다"고 말하곤 했다. 강제로라도 의견을 내도록 했고 그 모든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의견 없는 만장일치는 만장일치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직급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데 많은 신경을 썼다. 크리에이티브 리포트를 발표할 때면 경영진은 물론이고 엔지니어를 비롯해 판매 부서까지 모여들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디자이너들이 디자인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기술과 판매, 경영 전반에 아이디어를 넓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언젠가 디자인센터의 디렉터 가운데 한 사람이 사표를 냈다. 회장과 자신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였다. 모리타 회장은 그를 불러 이렇게 말했다. "당신과 내 생각이 똑같다면 우리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된다. 당신이 내게 필요한 것은 나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니의 기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구로키는 '소니 스타일을 훔쳐라'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으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고 효율도 오를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과 생각이 너무 달라서 어울리기 힘든 사람과도 함께 일해야 한다. 기획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끼리 어울려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의미가 있다."
소니가 세계 시장에 처음 이름을 알린 때는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던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라디오가 전자레인지만 하던 무렵, 소니는 들고 다닐 수 있는 라디오를 만든다는 무모한 아이디어에 도전했다. 도발적인 아이디어를 환영하는 소니의 독특한 기업 문화 덕분에 가능한 시도였다.
소니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끌어올린 워크맨도 마찬가지다.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내놓을 때만 해도 녹음기는 차라리 가전제품에 가까웠다. 들고 다니는 녹음 재생장치라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제품에 구현하기까지는 험난한 도전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팔린 워크맨은 종류만 200여종, 세계적으로 3억개 이상이다.
소니는 이밖에도 1984년에는 이동식 CD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1989년에는 손바닥 크기의 캠코더, 핸디캠을 역시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경쟁업체들이 소니를 흉내 내기 시작했지만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했다. 아이디어는 흉내낼 수 있었지만 기술이 뒤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니의 디자인 철학은 흔히 '축약의 미학'이라는 말로 설명된다. 축약이란 단순히 크기를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은 크기에서도 품질과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버튼 크기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버튼을 누르는 감촉과 반작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니의 경쟁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도발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토론 문화.
최근에 소니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바이오 VGX-TP1이다. 동그란 로봇 청소기처럼 생긴 이 혁신적인 디자인의 PC는 아이들 공부방이 아니라 거실에 어울리도록 디자인 됐다. 대형 LCD-TV나 DVD 플레이어와 연결할 수 있고 무선 키보드나 리모컨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다. MP3파일을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 재생할 수도 있다.
"처음 목업을 봤을 때 한눈에 반했습니다. 과연 이걸 만들 수 있을까. 이틀 밤낮을 고민한 끝에 결국 해보기로 했습니다. 사각형의 메인보드를 둥그렇게 만드는 것부터 부딪혀야 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죠. 매끈한 디자인을 유지하려면 수많은 배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도 고민거리였고요." 소니 디자인센터의 아트 디렉터, 오사무 마사미쯔의 이야기다.
말끔한 흰색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은 언뜻 애플의 아이팟을 연상하게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니답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 지저분한 배선은 모두 뒷면으로 옮겨갔고 USB 포트와 메모리 카드 리더 등은 모두 슬라이딩 커버 안으로 들어갔다. DVD 드라이브 슬롯 역시 원통형 디자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데스크톱 PC와 노트북의 중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오 타입L 역시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데스크톱 PC처럼 쓰면서도 들고 다닐 수 있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어느 곳에 놓아도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컨셉이었다. 기획 단계에서는 반대 의견이 끊이지 않았지만 일단 목업을 보고 나자 다들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디자인센터의 시미즈 미노루는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데스크톱 PC도 노트북도 아닌 완벽하게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했습니다. 사람들이 데스크톱 PC 같다거나 노트북 같다고 말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꼬박 1년 반 동안 시행착오를 거쳤죠. 결국 투명 프레임을 써서 주변 인테리어와 어울리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됐습니다."
소니가 최근 가장 힘을 쏟고 있는 제품은 역시 브라비아 시리즈다. 사각형의 LCD-TV에 디자인을 불어넣을 여지가 있을까. 가뜩이나 디자인이 애플에 뒤쳐진다는 비난을 의식한 소니는 디자인 공모라는 모험을 감행한다. 막강한 디자인센터를 두고 외부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를 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위기의식 못지않게 자존심을 건 승부수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소니 디자인센터의 니이츠 타쿠야를 따라 잡을 아이디어가 없었다. 이른바 플로팅 디자인, 테두리 바깥에 투명 유리판을 받쳐 TV가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빨간색 테두리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다. 니이츠는 "거실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다가 TV와 창은 본질적으로 같다는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화면 이외의 부분을 작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TV는 이미 디자인의 영역을 떠났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러던 어느날 무심코 마우스를 움직이다가 패널을 넓히면 투명한 유리 위에 화면이 떠 있는 것처럼 만들 수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작게 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했던 거죠."
소니 디자인센터에는 225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이들은 해마다 2천건 이상의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는다. 소니의 디자인 철학은 첫째, 독창적일 것, 둘째,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할 것, 셋째, 기능적일 것, 넷째, 사용환경을 고려할 것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워크맨 시리즈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유진 모리사와의 다음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가끔 소니답다는 것이 뭔가를 놓고 이야기합니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려면 어려운데 강력한 열망 같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들도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 강력한 열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열망이 소니다운 디자인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환 기자 top@leejeonghwan.com
출처 : www.leejeonghw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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