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2.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3.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4.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5.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6. 2008.12.16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일본 기업들 - 해외 진출이든지, 틈새시장이든지 둘 중 하나
2009. 2. 8. 15:16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해외 10대 트렌드 5] 변화 / ⑨ 협력외교 강화 ⑩ 다원주의 문화 확산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오바마 정부 출범으로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트렌드 9.
경제·안보문제 등 협력외교 강화
 


2009년 국제정치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협력외교(cooperative diplomacy)의 강화일 것이다. 무엇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미국의 일방주의로 인해 초래되어 온 강대국 사이의 긴장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오바마 정부, 중국·러시아와 화해 협력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일방주의 외교노선을 견지함으로써 국제관계에서 불안정성을 증폭시켜 왔다. 특히 미사일 방어망 구축, 나토 확장 등에 따른 중국과 러시아의 미국에 대한 군비 경쟁 및 대항동맹 형성은 새로운 냉전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요소로까지 지적되어 왔다. 일례로 신냉전의 태동으로까지 평가받았던 러시아의 그루지아 침공(2008년 9월)은 미국의 나토 및 미사일방어망 확대 등 러시아 포위전략에 대한 반발적 성격이 강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주요 국제문제 해결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포용과 러시아와의 협력 강화를 천명했으며, 미사일 방어망 및 나토 확장 문제에 대해서도 전임자보다 훨씬 유연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예컨대 미사일 방어망은 “기술적으로 입증되는 경우만 추가 지원한다”는 입장이며, 나토 확장의 경우 “그루지아 및 우크라이나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 등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반드시 화해협력 기조로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제위기 속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주의 무역기조는 장기적으로 강대국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나갈 전망이다. 안보분야에서 협력외교의 강화가 이러한 갈등을 방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경제적, 이념적 갈등이 군사적 갈등으로 비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동장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동아시아권 다자협력체제 활성화

한편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안보분야에서의 협력이 미진했던 동아시아권에서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12월 있었던 한·중·일 정상회담이 좋은 예이다. 여기서 3국 정상들은 통화 스와프 등 경제협력만이 아니라 북핵문제 등 지역 내 안보문제에까지 포괄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 역시 동아시아 경제안보협력체제의 강화를 지지하고 있어 향후 APEC, ASEAN+3,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다자협력체제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유럽과 같은 안보공동체 형성은 기대할 수 없지만, 지역 내 갈등을 완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며 향후 유럽 수준으로 협력을 확대시켜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와 함께 동아시아에서 분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평가받아 온 중국과 대만의 관계 역시 화해 분위기가 뚜렷하다. 양안(兩岸)관계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군사충돌까지 촉발할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이슈였으나, 대만 국민당의 재집권 이후 화해협력 기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계기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열린 국공 양안경제문화논단(國共 兩岸經濟文化論壇)에서는 10개 경제협력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 한반도와 중동에서의 불확실성은 지속

그러나 전 세계적인 협력외교의 확대 추세에도 불구하고 중동 및 한반도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 및 북핵문제에서도 외교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대(對) 이스라엘 군사원조 확대 및 하마스 고립화 등 친(親) 이스라엘 정책은 견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부시 행정부가 소홀히 다루었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정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란과 북한 핵문제 역시 고위급 직접 협상을 통해 여건만 조성되면 핵 포기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맞교환하는 ‘빅딜'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할 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초기에는 경제문제 해결에 전력할 가능성이 높아 이란과 북한 등이 미국의 관심을 끌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도발적 행동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러한 도발적 행동에 대해 적극적 제재로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임기 초반 한반도와 중동에서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렌드 10.
정치·경제, 예술과 문화까지 다원주의 문화 확산

제 44대 미국 대통령에 흑인계인 오바마가 취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원주의 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의 당선은 이념·종교·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고정관념을 타파하려는 다원주의 문화가 미국사회에서 정착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다인종 사회인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거주한 경험과 케냐 출신 아버지를 둔 오바마의 당선은 국제사회의 정치·경제 흐름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이후 총 15명의 장관 자리 중 히스패닉 두 명, 아시아계 두 명, 흑인계 한 명의 소수인종이 장관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오바마 행정부에 다원주의적 성격이 강하게 표출되었다. 흑인계 주요 인사 중에는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론 커크 전(前) 달라스시 시장, 환경보호국(EPA) 국장에 리사 잭슨 뉴저지주 주지사 비서실장, 유엔(UN) 대사에 수잔 라이스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외국인 및 이민자에 대한 포용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00대 기업의 인력 채용 시 이력서에 사진과 이름을 넣지 않도록 하는 등 소수인종 차별금지를 촉구했다. 그동안 외국인에 배타적이었던 한국에서도 오바마 당선 이후 다인종·다문화를 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는 2008년 9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보호를 위한 지원 혜택을 담은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이미 시행되었다.

다원주의는 정치·경제뿐 아니라 예술과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세계 미술시장에서 아시아계 작가의 작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 500대 현대미술가 중 12명이 인도인이며, 구겐하임 미술관은 아시아 현대미술 수집을 전담하는 부서를 운영할 정도이다. 제 3세계를 배경으로 한 비(非) 영미권 문학가들의 작품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를 주요 문학적 모티브로 작품 활동을 한 프랑스의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 임수호·김화년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4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해외 10대 트렌드 4] 변화 / ⑧ 녹색성장 정책의 본격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녹색선도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놓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 등 관련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에너지 효율국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또한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8. 녹색성장 정책 본격화

미국과 개발도상국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하는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사실 유럽과 일본 등을 대상으로 의무감축을 시행하는 현재의 교토의정서 체제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과 같이 의무감축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 세계 배출량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은 올해 12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 15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권 시장과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같은 녹색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기후거래소와 시카고기후거래소를 비롯한 전 세계 10여 개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는 2007년 640억 달러에 달했다. 2005년 100억 달러가 조금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여섯 배 이상 급성장한 셈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0년에는 1,5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한다.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 예를 들어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같은 곳은 2012년에 탄소배출권의 시장 규모가 2조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의무감축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포스트 교토의정서 체제가 시작되는 2013년 이후에는 배출권 시장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풍력이나 태양광, 연료전지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도 2017년 2,545억 달러로 확대되면서 773억 달러 정도였던 2007년에 비해 세 배 정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녹색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주요국은 ‘녹색선도시장'을 창출하여 선도자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도시장이란 기술이나 규제의 표준이 설정되는 시장으로 일단 표준이 설정되면 추후에 다른 국가도 이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표준을 설정한 국가는 향후 시장을 주도하면서 선도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선도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녹색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을까?


- ‘New Apollo Project'를 통해 돌파구 찾는 미국

먼저 올 1월 출범한 오바마 미(美) 행정부는 ‘New Apollo Project'를 통해서 본격화되는 녹색성장 시대에 대비하고 경제위기도 극복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9년부터 10년간 1,500억 달러를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투자해 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투자 규모면에서 1960∼1973년 인간의 달 탐사를 위해 추진되었던 ‘Apollo Project'를 상회하는 국책사업이라는 의미에서 ‘New Apollo Project'로 명명되었다. 2007년 가격기준으로 ‘Apollo Project'에는 96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

 
 


- 다양한 녹색 관련 정책으로 경쟁력 확보에 앞장선 일본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인 일본은 2007년 이후 ‘저(低)탄소 사회'를 비전으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후쿠다 비전'을 통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60∼80%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면서, 고(高)효율 천연가스, 석탄, 화력발전, CCS, 태양광, 연료전지 등 에너지 효율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중점 육성 핵심기술을 선정했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발전 또는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일본의 녹색기술지원 정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NEDO(New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라는 기구이다. NEDO는 우리나라의 에너지관리공단과 같은 조직으로 녹색산업에 대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


- 강력한 환경규제로 주도권 장악에 나선 EU

EU는 강력한 환경규제와 법 제정을 통해서 글로벌 녹색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등의 환경규제로 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 기업의 진출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EU 의회는 2007년 10월 자동차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40g/㎞에서 2015년부터는 125g/㎞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동차는 수입을 아예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역내에 있는 기업들은 2015년 이전까지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즉 기술 확보 후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종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008년 7월에는 항공기에 대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2012년부터 역내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기를 대상으로 탄소배출 상한을 할당하고 거래를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

녹색성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관련 부문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은 이미 2007년 5월부터 IT 인프라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목적으로 ‘Project Big Green'을 시작했다. 자사(自社)를 포함한 전 세계 기업 및 공공기관의 IT 인프라 시장을 대상으로 녹색기술을 적용하여 총 42%의 에너지를 절감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물류기업 DHL의 모(母) 기업인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Deutsche Post World Net)은 녹색사업기회 선점을 위해 2008년부터 ‘Go Green'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차량 및 연료사용 등을 통해 탄소효율성을 2020년까지 2007년에 비해 30%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의 탄소효율성은 단위 매출 당 탄소배출량을 의미한다. 또한 도이치 포스트 월드 넷은 물류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탄소배출 절감 컨설팅 사업도 추진 중이다.


- 이지훈 /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10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해외 10대 트렌드 3] 응전: ⑦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와 산업 재편


자동차 산업은 2009년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트렌드 7.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과 산업 재편
 

2008년 하반기에 본격화된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실물경제의 피해가 2009년부터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위기는 소비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실제 소비자의 구매력도 약화시켰다. 그에 따라 최종 소비재 시장 규모가 대폭 줄었고 유통, 부품·소재, 해운, 조선 등 최종 소비재의 전·후방 산업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업 대부분은 매출과 채산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2009년에도 주요 산업의 경기는 정체되거나 지금보다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우울한 1년이 될 전망이다.

 

2008년초부터 미국 자동차 빅 3(포드, GM, 크라이슬러)의 부실로 업계의 구조조정이 조심스럽게 언급되던 자동차 산업은 이번 경제위기를 계기로 그동안 잠재됐던 어려움이 일시에 표출되면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그동안 비교적 우량한 성적을 기록했던 도요타도 67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현재까지의 상황만으로 볼 때 경기침체로 인해 세계 자동차 수요가 2008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줄어들 것이고 경쟁 악화로 인해 산업 전반의 수익률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자동차 산업 내외적으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 및 외압에 의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다. 가깝게는 미국 정부로부터 174억 달러의 구제 금융을 지원받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한 실질적인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다. 도요타와 닛산은 이미 진행 중인 공장 폐쇄, 감원 등을 통한 감산과 자구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피아트의 최고경영자 세르지오 마르시온네는 최근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는 “한 해 550만 대 이상 생산하는 거대 자동차 회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 각 1개사,프랑스-일본 합작사,어쩌면 미국 회사 1개사와 일본과 중국, 그리고 또 다른 유럽 메이커가 생존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 경제위기로 기업들 고통은 장기화될 것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경기 악화로 치킨게임(Chicken Game: 국제정치학에서 쓰는 게임이론으로 두 대의 차에 사람이 타고 반대방향에서 서로의 차를 향해 달려드는데 이때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지는 게임에서 유래되었다. 결국 끝까지 버티는 쪽이 이기는 게임)을 지속하고 있던 반도체 산업도 최근 세계 제 5위 업체인 독일의 키몬다가 늘어만 가는 적자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파산했고 반도체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가 4/4 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1년 이상의 장기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는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도 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버틸 수 있었던 대만 업체와 최근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Qimonda) 등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업계 내 위상도 변화될 것이다. 또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경영 악화로 감원계획을 발표했고, 구글과 같은 우량 벤처기업도 경영 악화로 인해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위기로 인한 기업들의 고통은 생각보다 크고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업 간 산업 재편은 불가피

한편 기업의 구조조정은 자연스럽게 해당 산업의 기업 간 위상 변화 및 산업 재편으로 이어진다. 실제 2000년 IT버블 붕괴 당시, 경영 여건 악화로 인해 진행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미국 상장기업 1,300개사의 우량 그룹인 상위 25% 중 40%가 기존의 우량 그룹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구조조정 이후에 산업 내 판도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어려울 때일수록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업이 더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 수 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은 공장 폐쇄, 브랜드 매각 또는 피인수 등으로 인해 규모가 대폭 줄거나 회사가 합병될 수도 있어 앞으로 ‘빅 3'라는 표현은 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적절한 대응을 통해 새로운 자동차 강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빅 3의 다양한 브랜드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재편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 미국 자동차 빅 3의 구조조정 >

GM : 2012년까지 9개 공장을 폐쇄할 방침이며, Saab 및 Saturn 브랜드 매각 추진
포드 : 스웨덴의 볼보 매각 및 감원 등의 원가절감 노력으로 유동성 추가 확보
크라이슬러 : GM과의 합병 논의 진행, 4개 공장 폐쇄 및 브랜드 수 10~20% 축소 검토


반도체 업계도 산업 재편은 불가피하다. 파산한 독일의 키몬다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순위의 변동이 있을 수 있고 적자누적이 심각한 대만과 상대적으로 양호한 한국 및 일본 업체들의 향후 행보에 따라서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어수선할 때 기업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기업 경영에 어려움이 크지 않아 이번 위기를 잘 넘길 수 있다 하더라도 거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최근의 경제위기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의 위상이 바뀌기 때문이다.


- 배영일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7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해외 10대 트렌드 2] 응전 : ④경기부양 본격화 ⑤국가자본주의 대두 ⑥신국제금융질서 모색


세계적으로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된 지금, 이 불황에 맞서 어떠한 도전과 응전의 자세를 보여줄 것인가에 따라 각국 경제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등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렌드 4.  경기부양의 본격 추진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는 각국 정부로서는 경기침체 극복이 최대 현안이 되고 있다. 현재 세계 경제는 금리인하와 양적 완화 정책 등 금융·통화 정책만으로 경기침체를 막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정책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했고, 영국과 유로지역도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추었지만 신용공급 확대를 통한 실물경기 부양효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금융통화 정책뿐만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효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2007년 세계 경상GDP의 약 4%인 총 2조 2,000억 달러 이상의 재정을 도로 등 인프라 구축과 주택건설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신뉴딜정책'이라는 경기부양책으로 앞으로 2년간 약 8,190억 달러를 감세(2,750억 달러) 및 도로, 교량, 학교, 청정(淸淨)에너지 프로그램 등에 투자하여 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중국도 4조 위안(5,860억달러)을 주택건설(450만 호), 고속도로(51,000km) 및 철도(5,500km) 건설 등 인프라 건설과 지진피해 복구 등에 투입하여 2,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산업도시 건설 등 인프라 구축과 교육·훈련 지원 등에 경상GDP의 33.2%인 1,267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트렌드 5. 국가자본주의 대두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후유증을 치유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정부개입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선진국들의 구제금융 자금투입을 통한 은행 국유화 조치를 ‘국가의 귀환(The Return of the State)'으로 표현한다. 세계 각국 정부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구사하는 한편 금융기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과 동시에 국유화를 추진 중에 있다.

과도한 정부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정부의 은행 국유화와 금융시장 규제, 특정산업 보호 등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특히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융기관 및 금융상품에 대한 지나친 규제완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이 지목되면서 정부측의 금융시장 규제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각국은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금융기관 및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구제금융을 받은 AIG,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규제 감독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독일도 정부가 금융기관의 지분 및 위험자산을 매입해 주는 대신 금융기관은 금융시장 안정기금의 경영 통제를 받도록 의무화하였다. EU도 신용평가기관의 책임과 윤리규정 제정, ‘감독 사각지대'에 있던 헤지펀드 및 사모펀드 등에 대한 규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과 근로자가 정부측에 대책마련과 보호책을 강력히 요구하면서 각국 정부의 자국 산업 및 고용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것이다. 근로자 보호를 위해 공정무역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오바마 미 행정부의 출범이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 행정부의 자동차 3사에 대한 구제금융(174억 달러)은 정부 보조금을 제한하고 있는 WTO 기본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한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EU는 미국이 부당하게 자국 기업을 지원하면 WTO 제소 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향후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함에 따라 통상마찰이 증가할 전망이다.

 


트렌드 6.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모색

2008년 11월에 열린 G20 워싱턴 회의에서 20개국 정상들은 국제금융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5대 원칙을 채택하고 47개 이행과제를 선정했다. 현재 이행과제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리딩그룹(브라질, 영국, 한국)의 주도로 마련 중이다.

따라서 2009년에는 금융위기 재발 방지를 위해 금융시장 규제강화와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등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새로운 국제금융질서에 대한 구체적 추진 방안은 2009년 4월초에 열릴 예정인 ‘런던 2차 정상회의'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금년 중에 금융기관 및 파생금융상품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어 투자은행 분야에서 압도적인 비교 우위를 지녔던 영미계 금융산업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금융파워의 주도권을 좌우할 국제금융시스템의 개혁은 미국과 신흥국 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타협점을 도출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선진국은 신흥국에 대해 자본제공 및 금융시장 개방 등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이행을 적극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국 등 신흥국은 자본제공이나 자국의 금융시스템 개혁에 앞서 국제기구에서의 권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IMF 등 국제기구에서 신흥국의 권한확대 요구는 미국 경기 회복과 함께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와 같은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영미계 금융기관이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므로 미국 경기의 회복과 함께 미국 주도의 금융체제는 다시 복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경제실 전문위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5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2009년은 세계 경제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불황'과 ‘응전', 그리고 ‘변화'로 요약된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9년 이슈가 될 세계 10대 트렌드를 짚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2/4분기 이후 점차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는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에 따른 자금 공급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2009년 한 해 동안 경기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던 중국 경제도 8%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1. 금융위기는 2/4분기 이후 진정


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과 국책 모기지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와중에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정부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에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아직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화 위험 등으로 금융위기의 공포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이 2009년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금융시장은 경색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해소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은 2008년 12월 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천명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기관의 안정과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금융 지원에 2,0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등의 매입에 6,000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권의 대출 억제에 따른 부작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08년 12월에는 일본도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고, 중국도 1년 대출금리를 5.58%에서 5.31%로 낮췄다. 2009년 1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에서 2.0%로, 영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했다.

2008년 12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구제금융자금의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통화정책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 정책실행 시기와 시차를 감안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4분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금융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쏠림현상이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회복을 위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위험회피 성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은행부문의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의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렌드 2.
실물경기 침체 심화, 신흥국은 외환위기 위험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계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신용 공급을 억제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여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 12월 5%에서 2008년 12월에는 7.2%로 상승했는데, 2009년 말에는 8%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년 10월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대비 44.7% 감소했고 2009년에도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미 15~20% 하락한 미국,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오던 중국 경제도 2009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을 통해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8%의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와 핵발전소 건설 등 국책사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급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급감하고 기업 도산으로 민간투자까지 대폭 감소할 경우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만으로는 성장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8%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진국 시장의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자산부채 구조조정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외환보유액에 비해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여서 외환위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3.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하반기에 상승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유발했던 투기자금이 자원시장을 이탈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까지 겹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상반기 중에 한때 배럴당 30달러 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로이터-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는 2008년 말에 비해 10% 정도 추가로 하락하는 등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국면을 벗어나게 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증가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상반기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에는 5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개발을 위한 신규투자는 연기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한 분석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회사들의 신규 유전 개발과 설비개선 등 공급확대 투자는 1~2년간 60% 이상 축소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쉐브론, 영국의 로열더치셀 등은 2009년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해야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도전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 경제의 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내부에서의 구조조정 압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파묻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 박현수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11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일본 기업들 - 해외 진출이든지, 틈새시장이든지 둘 중 하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일본 기업들 - 해외 진출이든지, 틈새시장이든지 둘 중 하나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중소기업은 두 가지에 역량을 집중,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해외로 진출해 사업 기회를 찾거나 아니면 일본 내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다. 경제위기로 움츠러드는 요즈음 발 빠른 일본 중소기업의 움직임은 여느 때보다 재빠르다.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노라면 불황은 어느새 ‘기회'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일본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법 속에서 불황의 해법을 찾아보자.


일본 큐슈의 대표적인 상업도시 하카타의 두 기업

사례#1_ ‘온리 원(Only One)' 제품으로 승부하는 제일시설공업

하카타에서 전철을 타고 20분을 가면 ‘제일시설공업'이 나온다. 이 회사는 반도체와 LCD 제조공장에서 사용되는 수직 반송장치(승강기)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지방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에서 만든 승강기는 상하로 움직이는 박스 형태에 공기압 원리를 적용해 제품을 깨끗한 상태로 이동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LCD 패널인 10세대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매출 구성비는 한국, 대만, 일본이 각각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올 4분기 매출액은 47억 엔으로 3분기 대비 8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달러로 대금 결제를 하지만 이 업체는 엔화 결제만을 고집한다. 이곳의 기술을 대체할 업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서 거래 상대도 이 결제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제일시설공업이 계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온리 원(Only One)' 제품을 만든다는 점. 이외에 사원들의 다양한 국적 구성을 보면 금방 그 비결을 알 수 있다. 약 100명의 사원 중 20명이 한국, 대만, 중국 출신이다. 이들은 구매에서 설계, 영업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 배치돼 있다. 한국이나 대만에 있는 고객 회사의 주문을 받을 때부터 설치, 납품 후 애프터 서비스, 문제 발생 대처에 이르기까지 모두 현지 언어로 대응한다. 언제라도 고객 회사의 요청이 있으면 해외 출장을 떠날 수 있도록 사원들은 여권을 회사의 책상서랍에 넣어 둔다.
현재 이 회사는 인도인 채용을 계획 중이며 내년에는 설계 부문을 중국으로 이관할 생각이다. 아울러 매출액의 8%를 연구개발비에 투입해 1년에 1개의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목표를 실천 중이다. 올해 새로 시작한 것이 물에 젖은 휴대폰의 데이터를 복구하는 서비스다. 어느 벤처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매입한 것으로 지난 10월에는 가전양판점인 베스트덴키와 제휴했다.

 

사례#2_ 눈앞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장기 투자로 방향 잡은 니치콘

“당장은 힘들지만 장기적인 시각에서 회사의 비전에 맞는 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늘릴 시기다” “투자는 남들이 안 할 때 해야 빛을 발한다”

다케다 잇페이 니치콘 회장(67)은 눈앞의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장기적 투자를 지속할 것을 역설한다. 니치콘은 교토에 본사를 둔 콘덴서 제조업체다. 주요 제조 품목은 몇 와트 수준에서 250만 볼트의 고전압까지를 변환하는 데 쓰이는 다양한 콘덴서다.

이 회사는 올해 3월말 결산 때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5% 감소했을 정도로 실적이 악화됐다. 그렇지만 올해 투자 규모를 120억 엔(지난해에는 94억 엔)으로 오히려 늘렸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차세대 전기자동차용 모터의 구동력-변속을 담당하는 제품의 개발과 생산 확대를 위해서다. 미래의 자동차로 꼽히는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는 셈이다.

다케다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현재 17%인 전체 매출 내 자동차 관련 매출을 20% 선으로 하루빨리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각 자동차 업체들이 2015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생산량을 높이겠다고 앞다퉈 나서고 있으므로 다케다 회장은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 미래사업에 승부를 걸고 나선 것이다.

다케다 회장은 이미 후쿠이현과 나가노현 등지에 공장을 지어 원·부자재 가공부터 제품 조립까지 일관 제조를 하고 있다. 다케다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1)LCD TV 등에 들어가는 관련 제품 (2)휴대폰 등 정보통신 관련 품목군 (3)에어컨용 인버터 기기 (4)자동차 관련 제품 등으로 짜고 첨단설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여름부터 가속화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세계 경제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위기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으며, 세계 경기침체가 앞으로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관론은 더 심각한 비관론을 낳아 경영인들의 의지는 더욱 움츠러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우리보다 훨씬 심각하다. 지난 2개월 동안 자고 일어나면 엔화가치가 뛰는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폭등한 엔고로 특히 일본의 수출 기업들은 수요 부진과 환율 급등이라는 연타를 얻어맞은 셈이다. 이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제일시설공업이나 니치콘 등은 지금이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하고 공격경영에 나서고 있다. 시장 전략이나 상품 전략을 전환한 곳도 있으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발상으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중국시장의 비즈니스 모델 바꾼 이토추상사

이토추상사는 최근 중국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꿨다. 지금부터는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를 벌어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수출과 투자에 올인해 온 중국 정부가 글로벌 경제위기가 확산되자 앞으로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내수에서 찾겠다고 정책을 전환하려고 한 만큼 이토추상사도 내수 쪽에 주력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 공장 건립 목적도 제품을 가공해 미국 등지로 수출하겠다는 목적이 아닌 중국시장을 겨냥한다.

이토추상사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4대 분야로 환경, 에너지 절감, 자원, 생활소비재 관련 업종을 정했다. 예를 들어 환경 관련 분야라고 해도 그 범위가 넓다. 아사히맥주 등과 손을 잡고 시작한 순환형 농업도 환경사업으로 꼽힌다. 에너지 절감 분야로는 보일러 개조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기계 등의 판매 등이 대표적이다. 자원 분야 사업으로는 크게 이토추상사가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에 필요한 자원을 수입하는 분야와 중국 내부에서 채굴한 자원을 중국시장에 판매하는 부문으로 나뉜다. 생활소비재 분야는 식품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는 충격적 사건이 발생하면서 식품 안전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토추상사는 지난 9월 아사히맥주와 공동으로 우유를 팔고 있다. 유기농산물을 사료로 먹인 젖소에서 짠 우유인 만큼 가격이 일반 우유의 두 배에 달하지만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신뢰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한 이토추상사는 취급 품목을 빵 등 다른 품목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토추상사 중국법인은 올해부터 2010년까지 중국시장에 모두 1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이토추상사 본사의 대중국 투자와는 별도로 현지법인이 자체적으로 책정한 투자 금액이다. 이토추상사 중국법인이 지난해 중국에 투자한 금액이 고작 900만 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금액이다.


독점 기술력으로 돌파구 찾는 중소기업들

어려울 때일수록 자사만이 갖춘 기술력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중소기업도 많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개발 경쟁이 한창인 태양전지. 선발 주자인 샤프와 산요가 태양전지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인들의 이목은 교토시에 본사를 둔 벤처기업 ‘클린 벤처 21(CV21)'에 쏠린다.

2001년 5월에 설립된 CV21은 올해 6월부터 지구 모양의 둥근 태양전지를 양산하기 시작한 후발주자다. 지구형 실리콘 태양전지에 관한 기초 기술은 1970년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양산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었다.

CV21의 무로조노 미키오 사장은 남들이 사실상 포기한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그는 마쓰시타전기(지금은 파나소닉으로 명칭 변경)의 태양전지사업부에서 구형 실리콘 태양전지 개발을 담당했지만 2001년 회사측이 태양전지사업부를 수익성이 약하다며 조직을 폐지하자 고민에 빠졌다. 마쓰시타전기의 다른 사업부로 옮겨가 다른 일을 할 것인지, 아니면 아직 성공시키지 못한 연구를 지속할 것인지의 양자택일을 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결국, 그는 벤처기업을 설립키로 마음을 굳혔다.

무로조노 사장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할 경우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실리콘의 양이 종래의 판형 실리콘 태양전지에 들어가는 실리콘 양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국제 원자재 값 급등에 따른 실리콘 확보 전쟁이 벌어진 상황을 감안하면 ‘꿈의 제품'인 셈이다. CV21는 이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실리콘 소비량을 대폭 줄여 종전에 비해 원가를 20~30% 가량 낮췄다. CV21은 전체 종업원 숫자가 77명이며 올해 3월말 결산에서 고작 4억 2,888만 엔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15억 엔에 이르는 자금 조달에 성공, 2009년 연말까지 교토에 새로운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유럽의 늘어나는 태양전지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내수업종도 해외 진출에 박차

일본의 내수침체가 이어지면서 전형적인 내수 기업 가운데 해외에서 활로를 찾는 곳이 부쩍 늘었다.

저출산 고령화 현상으로 일본 내 신규 주택 수요가 갈수록 줄어들자 일본의 주택 건축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기업 특유의 에너지 절감 기술이나 태양광 등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한 건축 기술을 앞세워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스미토모린교는 2002년 미국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에, 올해 4월에는 호주에서 단독주택 건설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목조 주택을 지어온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홍보하며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공업용 주택업체인 다이와 하우스도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한 전통 여관은 일본식 비즈니스 모텔에 서양의 호텔 시스템을 접목시켜 대박을 터뜨렸다. 1906년 이시가와현에 설립된 ‘카가야(加賀屋)'는 연간 숙박객 30만 명 가운데 2만 명이 외국인이다. 이들 외국인중 절반 가량은 대만에서 온 관광객이다. 1박(두 끼 식사 포함) 숙박비가 3만 엔으로 매우 비싸지만 성수기에 이곳에 묵으려면 예약하기도 힘들 정도로 인기다. 대만의 여행객을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지방 여관이 1박에 1만 원 이하로 가격을 설정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고가다.

카가야는 고가인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만 관광객들이 많이 들르는 때가 되면 이 여관의 사장이 1시간이 걸리는 공항까지 마중을 나간다. 돌아갈 때는 대만에서 인기를 끄는 일본산 과일 후르츠나 도넛 세트를 미리 준비해 놓았다가 선물한다. 식탁에는 장례나 사망을 의미하는 흰색의 식탁보나 냅킨 대신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붉은색만을 쓴다. 일본의 마쯔리(축제)나 가라오케 등도 참석시켜 색다른 일본의 문화를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이 여관은 1996년부터 대만에서 홍보를 시작했는데 이제 ‘카가야'라는 이름은 ‘고급 일본 전통 여관'이라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대중의 뜨거운 인기가 확인되자 이 여관은 직접 대만에 진출했다. 타이베이시 북부에 일본의 카가야를 그대로 옮겨 놓은 전통여관을 2010년에 개점한다는 목표 아래 현재 한창 건설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일본 각 지방의 산업에 정통한 히토츠바시대 대학원 상학연구과의 세키 미치히로 교수는 “일본은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만큼 일본의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해외로 진출해 사업 기회를 찾거나 아니면 일본 내의 니치(Niche : 틈새) 마켓을 노리는 길 뿐이다”고 말한다.

한국의 기업들도 경기침체와 내수위축으로 어렵다고 움츠러들지만 말고 어차피 국내가 어렵다면 눈을 부릅뜨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밖으로 나설 일이다.


- 김대영 / 매일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