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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3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2. 2008.12.18 [Think Smart Work Better] 창의성 원하면 인식의 틀 바꿔라 (DBR)
2009. 3. 13. 19:26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미디어로 변화하는 개인블로그


최근 블로그는 대안미디어, 1인미디어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면서 새로운 뉴미디어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블로그에 대한 관심은 단순한 Content Management System 툴의 개념을 넘어서 블로그를 활용한 브랜딩, 마케팅, PR과의 접목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의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없는 성급한 접근은 오히려 모래 위에 성을 쌓아 올리는 격이어서 쉽게 허물어지기 쉽다. 블로그 매체의 성격과 본질을 분석하는 것을 시작으로 실제 블로그를 활용한 블로그 마케팅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블로그비즈니스의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1인미디어 블로그의 등장과 성장

2007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터넷 이용자 중 블로그 이용자는 40%에 육박한다. 적극적으로 블로그 콘텐츠를 생산하는 인구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 중 절반에 육박한다는 의미다. 물론 미니홈피를 블로그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이 다소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블로그 인구는 점진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한국인이 블로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횟수는 어느정도일까. 블로그산업협회의 분석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일주일에 평균 2.03회 정도 블로그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영국, 프랑스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치인과 언론인, 공공문제에 대한 집회에 참여하는 등 공공담론 형성에 영향력을 미치는 영향력 행사자가 블로그 콘텐츠를 소비하는 횟수는 주당 평균 3.06회로 일반 이용자보다 더욱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블로그 콘텐츠가 단순한 정보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시민 저널리즘의 등장

2008년 대한민국은 광우병, 멜라민 파동 등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과 미국발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매스 미디어가 주도하고 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던 여론의 흐름은 아고라, 블로그 등 이른바 소셜 미디어로 불리는 뉴미디어로 분산됐고, 다양한 형태의 의제 설정은 물론, 수용과 소통, 전파되는 과정이 순수 대중들에 의해 이뤄지는 시민 저널리즘의 꽃을 피웠다.

이런 경향은 정치나 공공문제에 대해서 사실과 의견을 제대로 구분해 전달하지 못하고, 다소 편향되거나 왜곡된 보도형태로 일관하는 일부 주류언론의 구태의연한 행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욕구의 표출인 동시에 기성언론에 대한 불신과 냉소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 중심에는 아고라의 참여형 게시판과 풀뿌리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1인미디어, 블로그가 있었다.

블로그 서비스의 국내 등장과 성장 되짚어보기

ㅣ블로그 서비스의 등장과 발전ㅣ

국내에 처음 블로그가 소개된 2001년 12월이래로 블로그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일부 IT종사자들에 의해서 시작된 블로그는 2003년 5월 각종 포털사이트들이 경쟁적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한국형 블로그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2003년 7월에는 포털뿐만 아니라 주요 언론사들도 블로그 서비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월간지 전자신문을 필두로 2004년 3월에 중앙일보, 2004년 8월에는 조선일보, 2005년 들어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한겨레 등이 블로그 서비스 대열에 합류하며 블로그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또한 블로그플랫폼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이글루스, 태터툴즈 등의 서비스들도 잇따라 오픈했다.

대형포털과 중소형포털, 언론사뿐만 아니라 전문 블로그 업체까지 합세한 2005년은 1인미디어 시장 내 쟁탈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였다. 포털 서비스뿐만 아니라 대형언론사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보인 것은 블로그 서비스가 커뮤니티 속성이 강한 사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뿐 아니라, 자사의 콘텐츠에 대한 반응도를 확인하고 독자들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블로그가 성장하고 콘텐츠가 비약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자 포털과 언론사, 전문블로그업체뿐만 아니라 흩어져있는 블로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유통해 줄 메타블로그 서비스들도 등장했다. 2003년 10월 블로그코리아를 시작으로 2004년 9월에 올블로그, IT전문 메타서비스인 블로그전자신문 버즈가 2005년 8월 오픈했다.

포털 역시 블로그콘텐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음은 2006년 5월 개발형 블로그서비스인 티스토리를 오픈하면서 블로그플랫폼을 통한 콘텐츠경쟁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006년 9월에는 포털서비스 최초로 미디어다음 내에 블로거뉴스라는 별도의 메타블로그 형식 서비스를 오픈하며 블로그콘텐츠와 뉴스서비스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블로그 미디어의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ㅣ블로그 미디어의 특징과 성장동력ㅣ

블로그는 웹에 개인의 일상을 담아내는 일기형식의 개인 홈페이지로 시작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존의 홈페이지와는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 단순한 생각들을 저장할 목적으로 생성된 웹로그 형식의 블로그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홈페이지에 비해 개인의 다양한 관심사를 콘텐츠 단위로 잘게 쪼개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쪼개진 단위는 고유주소를 갖고 발행되고 이 고유주소를 통해 링크와 인용 댓글, 트랙백 등을 통해 폭넓은 형태로 소통하고 소비된다.

둘째, RSS의 구현이다. RSS는 Really Simple Syndication 혹은 Rich Site Summary의 약자로 웹사이트의 갱신된 정보를 요약하고 인터넷으로 발행하기 위한 문서포맷을 말한다. 기존의 홈페이지가 갱신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를 재방문하고 검색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반면, RSS는 갱신된 정보를 능동적으로 알려줌으로써 갱신주기를 RSS정보 (RSS Feed)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잘개 쪼개진 콘텐츠의 생성과 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RSS정보의 결합으로 블로그는 콘텐츠와 콘텐츠 사이의 교류와 확장을 용이하게 만들었으며, 정보의 자가증식 및 전달의 메커니즘이 현저히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개인의 지극히 사소한 콘텐츠가 이런 기술적 특성을 활용한 서비스들과 결합해 더욱 교류가 활발해지고 확장된 것이 현재의 블로그 성장의 동인이다.

블로그 이용자의 성향 및 요구분석

한국형 블로그의 특징

ㅣ포털 종속적인 성격ㅣ

2007년 7월을 기준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블로그 서비스는 네이버와 다음 등의 거대포털 내 블로그 서비스다. 양대 포털에서 개설된 블로그 수만 전체 블로그 인구의 70%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는 인터넷 포털업체들이 블로그로 대표되는 1인미디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일찌감치 총력전을 펼친 결과의 산물이다. 양대 포털의 통합검색시스템은 자사 블로그 콘텐츠 결과물을 검색 최상단에 배치하고 상대적으로 전문블로그업체와 타포털의 콘텐츠는 검색결과에서 제외하거나 하단에 배치함으로써 블로그 콘텐츠 사이의 교류와 소통을 단절시키는 다소 폐쇄적인 구조를 띄기도 했다. 또한 사용자에 의한 실질적인 콘텐츠의 생산이 아니라 기성 언론의 기사를 스크랩하거나 타블로그의 콘텐츠 스크랩을 조장하는 형태의 UI는 개인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생산을 저해하거나 저작권문제에 취약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물론 이런 포털 종속적인 특징이 가져온 장점도 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기에 다소 어려운 설치형 블로그 서비스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손쉽게 이용가능한 형태로 발전시켜 블로그의 저변을 확장하고 단기간에 블로그가 확산될 수 있도록 기여한 것이 그것이다.

ㅣ커뮤니티 성격ㅣ

한국의 블로그 이용자들의 보편적인 특성은 웹에 로그를 남긴다는 블로그 본연의 모습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한국형 블로그의 특화된 형태라고 불리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인적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 젊은 세대들의 요구와 취향을 잘 간파한 히트 상품 중 하나이다. 일촌맺기 기능을 이용한 네트워크 관리는 미니홈피의 대중화를 가속화시킨 동력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한국의 블로그 역시 미니홈피의 소셜 네트워크 특성에 영향을 받아 이웃맺기 기능 등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네트워크 특성을 일부 차용한 커뮤니티 성격이 강하다. 다만 이러한 커뮤니티 성격이 특정 포털서비스나 블로그 전문 서비스안에서만 형성되고 소통되는 단조로운 형태로 나타나는 것은 블로그의 독립성과 개방성이라는 특징을 저해하는 요소라는 이견도 존재한다.

ㅣ멀티미디어 활용한 블로그ㅣ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보편화와 더불어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 캠코더 등의 보급이 활발해졌다. 이는 UCC의 제작과 유통이 특정 전문가만의 전유물에 머물지 않고 보편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누구나 손쉽게 멀티미디어 창작물을 게시하고 공유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난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집회에는 멀티미디어 기기를 앞세워 실시간으로 집회현장을 생중계하는 블로거들이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블로그 이용자의 욕구 분석

한국 블러그들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블로그 이용자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블로그에서 사용자들이 누리는 효용은 무엇일까를 함께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ㅣ자기만족의 욕구ㅣ
PR전문업체인 에델만코리아와 한국과학기술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통계자료(2006년)에 의하면 블로그를 운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생각과 경험, 지식 등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실제로 자유로운 표현 도구인 블로그를 기억과 생각의 보관장소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자별로 작성된 포스트는 차곡히 쌓여 그 자체가 개인을 기록하는 역사가 된다.

ㅣ소통의 욕구ㅣ
블로깅의 가장 큰 재미를 상호교류를 통한 소통으로 꼽는 블로거가 많다. 블로그는 자신의 생각과 견해를 표출하는 도구인 동시에 댓글과 트랙백, 링크와 인용 등을 통해서 가치를 확장시키는 커뮤니케이션 도구이다. 콘텐츠를 단순히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활발한 교류과정을 통해 콘텐츠를 수정, 보완하고 확장함으로써 경험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한다. 쌍방향의 소통을 통해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비슷한 관심사와 공통의 주제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도 한다. 온라인상의 유대는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기도 하고, 팀블로그 형태의 연합된 형태를 띄기도 한다.

ㅣ수익추구의 욕구ㅣ
블로그라는 매체가 보편화되면서 블로그로 추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수익모델에 관심이 집중되기도 한다. 블로그를 통해서 수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요구와 더불어 블로그 매체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려는 기업의 노력들이 새로운 형태의 시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블로거들은 구글의 애드센스를 필두로 다음의 애드클릭스, 올브로그의 올블릿 등의 문맥형 디스플레이 광고형태의 집행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다음의 블로거뉴스AD처럼 배너 디스플레이광고집행으로 고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블로거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블로거 얼이어답터를 활용한 블로거 체험단이나 리뷰어 모집 등으로 자사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려는 기업의 마케팅 역시 블로그의 새로운 수입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 블로거들은 언론이나 잡지에 기고하거나 강연 등을 통해서 부가적인 수익을 실현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ㅣ인정의 욕구ㅣ
블로거들은 자신이 관심있어 하는 분야나 실제 활동하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다. 실제로 특정분야에서 오랜 기간 블로깅을 통해서 전문성을 인정 받은 블로거를 롤모델로 삼고, 자신 역시 분야를 선도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인정받고 싶어한다. 실제로 이러한 자아실현의 욕구를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자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충성고객으로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들이 늘어가고 있다.

2009년 블로고스피어 전망

전문가 블로거들의 약진

2008년의 블로거스피어는 시의성 있는 주제들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소신이나 신념을 콘텐츠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블로그콘텐츠 유통의 메카인 다양한 메타블로그서비스 역시 블로거들이 쏟아내는 생각과 의견들이 제대로 공유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이런 경향들은 자칫 블로고스피어가 이슈 종속적으로 흐르고 시의성있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하는 콘텐츠가 생성되고 소비되는 공간으로 한정될 염려를 낳았다. 블로그의 다양한 기능성과 전문성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메타서비스들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다음의 블로거뉴스는 시사분야뿐만 아니라 사는이야기, 문화연예, IT과학, 스포츠 등 블로거들이 관심이 집중되거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의 카테고리별 UI개편을 통해서 블로고스피어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블로그코리아는 다양한 분야의 카테고리별 포스트를 수집해 노출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들이 스스로 관심분야의 채널 개설을 통해 특정분야의 전문블로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 역시 블로그의 미디어 측면을 중시한 기존의 서비스 형태를 탈피하고 분야별로 전문적이고 다양한 포스트들이 주목받고 교류할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 개편을 준비중이며, 분야별 전문가 블로거들이 인정받고 부각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2009년은 이처럼 보다 전문화되고 다양한 형태의 블로그 콘텐츠 생산과 소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와 함께, 개별 블로그가 블로거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함으로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블로거들이 2008년에 비해 더욱 많이 부각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양한 블로그마케팅의 출현

블로그라는 매체가 주목받고 조명되면서 블로그를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관심 역시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듯이 블로그라는 매체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히 블로그를 통제가 가능한 광고판 정도로만 생각하고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블로거들의 강력한 저항을 경험하기도 하고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대신 자사 브랜드에 해가 되는 부정적 여론에 직면하기도 한다. 독립적이고 개방적인 블로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데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장기적으로 기업이나 광고주의 입장에서 해가 될 뿐만 아니라, 블로그 자체에 대한 신뢰를 깍아내리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09년은 블로그라는 매체의 특성을 살리고, 블로그 이용자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새로운 블로그 마케팅 기법들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단순히 블로그 이용자에게 수익 분배를 통한 참여동기를 제공하기보다는 블로거 스스로 참여가능하고 참여를 통해서 고정적인 수익이 부장되는 형태의 다양한 서비스가 기획들 것으로 보인다.

IM, 2009 02


2008. 12. 18. 14:01

[Think Smart Work Better] 창의성 원하면 인식의 틀 바꿔라 (DBR)

[Think Smart Work Better] 창의성 원하면 인식의 틀 바꿔라 (DBR)


사람은 누구나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나 ‘잘’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요리에 대가가 있듯이 사고에도 ‘달인’이 있다. 달인은 여러 정신적 재료로 맛을 내고 섞어 조합하는 일에 도통한 사람이다.”(‘생각의 탄생’, 로버트 루트번스타인·미셸 루트번스타인)
우리는 직장이나 사회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낸 사고의 ‘달인’을 가끔 접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복잡한 현상의 핵심을 잘 간파해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을 찾아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공에 필수적인 ‘사고의 기술(thinking skill)’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동아비즈니스리뷰(DBR)가 인크루트와 함께 직장인 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회사에서 사고의 기술에 대해 교육받았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불과 7%에 그쳤습니다. 학교에서 이런 기술을 배웠다는 응답자도 극히 소수(4%)였습니다. 물론 직장인의 88%는 “사고의 기술을 익히면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교육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훈련을 통해 사고능력을 얼마든지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루트번스타인 부부도 “사고의 대가가 되려면 필요한 도구의 용법을 익히고, 정신적 재료의 요리법을 배우면서 실력을 키우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누구라도 탁월한 사고 능력을 지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텔과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이 조직원들에게 사고 방법을 교육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DBR은 이번 스페셜리포트로 사고의 기술을 키울 수 있는 세 가지 핵심 솔루션을 소개합니다. 창의적 사고는 아이디어 창출 과정, 전략적 사고는 실제 전략 수립 과정, 시각적 사고는 생각을 정리하고 명확히 하는 데 각각 도움이 되는 방법론입니다. 이번 기획이 독자 여러분의 사고력 증진과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관점의 전환
미국 하버드대에서 ‘Mark I’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그레이스 호퍼는 일반인에게 ‘나노초(nano second: 나노초는 10억분의 1초이며, 슈퍼컴퓨터 내부 시계의 기본이 되는 시간 단위)’의 의미를 설명할 예정이었다. 사람들에게 “1나노초는 10억 분의 1초입니다”라고 말하더라도 얼마나 짧은 시간인지 감을 잡지 못할 것 같아서 그녀는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녀는 시간을 시각화 한다면 사람들이 훨씬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노초에 관한 문제를 ‘시간’이 아닌 ‘공간’의 문제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녀는 10억 분의 1초 동안 빛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서 설명했다. 그녀는 30cm짜리 끈 하나를 뽑아 들고 말했다.
 
이게 1나노초입니다.”
 
호퍼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빛도 1나노초 동안에는 30cm 정도밖에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이해시켰다. 그녀가 이처럼 알기 쉽게 나노초를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에 관한 문제를 ‘공간’에 관한 문제로 관점을 전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렇게 관점을 바꾸고 시각을 바꿔야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고, 이를 토대로 사람들은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기도 하며 새 비즈니스를 만들기도 한다.
 
내가 제공하는 상품을 다른 관점에서 보기
관점과 시각을 바꿔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시계다. 세계 최고의 시계는 스위스 산이다. 스위스 제품이 인기를 얻은 것은 정밀하게 시간이 잘 맞았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산악지방 장인들은 정교한 손놀림으로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때 모든 사람은 시계를 정밀제품으로 바라봤다.

이런 시계 산업의 지형을 바꾼 것은 바로 일본의 전자시계다. 1950년대 전자공학이 발전하면서 일본 사람들은 시계를 이전과 달리 전자제품으로 바라봤다. 이후 값싼 전자시계가 대량으로 사람들에게 판매되면서 시계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더 이상 시계를 만들어서는 돈을 벌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스와치는 ‘시계=패션’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시계에 시간을 보는 기계로서의 가치보다 패션을 완성한다는 더 큰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한 사람에게 78개의 시계를 팔기 시작했다. 덕분에 스와치는 세계에서 시계를 가장 많이 판 회사가 됐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계에 대한 관점은 정밀제품에서 전자제품으로, 그리고 패션제품으로 바뀌었다. 시계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다른 시각을 제시한 회사들은 시계 산업의 강자로 떠올랐다.
 
생각의 공식
생각의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순한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 공식에서 ‘인식’은 사물을 보는 시각이다. 첫인상이나 느낌 같은 것, 기존 경험으로 사물이나 사건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식이다. ‘인식’은 보통 23초 만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짧은 순간 인식이 형성된 이후에는 오랜 시간 동안의 사고가 이뤄지는데, 바로 이 과정이 ‘처리’다. 그런데 사람들의 생각은 초기의 짧은 순간인 인식에서 많이 결정된다. 인식에서 결정된 생각은 긴 시간의 처리 과정에서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인식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특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아이디어를 원한다면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사람들의 인식이 전체 생각을 결정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으로도 증명된다. 어떤 회사에서 직원을 뽑기 위한 면접을 보고 있다. 지원자 10명 중 2명을 뽑기 위한 면접을 진행할 때 면접을 3시간을 보는 경우와 30분을 보는 경우, 극단적으로 3분만 보는 경우 모두 같은 사람을 채용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척 보면 안다는 이야기를 자주한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첫 대면한 짧은 순간과 몇 가지 제한된 정보를 통해 내린 판단을 좀처럼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 실험은 인식이 생각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이렇게 시각이나 관점인 인식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새로운 생각, 다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아이디어 발상의 원리
아이디어 발상의 원리는 ‘인식’을 자극하는 것이다. 인식을 자극하고 새로운 인식을 만들어 내야 한다. 같은 생각을 반복하는 것으로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없다. 인식 이후 처리 과정에서도 새로운 생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 시간 동안 계속 한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보다 6분 동안 10번 생각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발상법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도 사물에 대해 새롭게 인식해 보려는 시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
우리가 자주하는 브레인스토밍도 생각의 공식에 맞춰 새로운 인식을 얻기 위한 방법론 가운데 하나다. 다양한 이야기를 별 부담 없이 말하고, 비판 없이 생각해서 새로운 ‘인식’을 발생시키려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다음의 네 가지 원칙을 따라야 한다.
 
1. 비판하거나 평가해서는 안 된다.
2. 자유분방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3. 아이디어는 질보다 양을 추구한다.
4. 아이디어의 결합과 조합을 통해 개선안을 도출한다.
 
브레인스토밍의 네 가지 원칙은 새로운 시각이나 다른 관점으로 인식을 전환시키기 위한 하나의 제도적 장치이다. 생각의 공식에서 보면 브레인스토밍의 목적은 새로운 인식을 얻는 것이다. 이제부터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에는 이 네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키면서 과감하게 새로운 인식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해 보자.
 
아이디어 발상법
1. 아이디어 가져오기
생각의 공식과 앞에서 소개한 아이디어 발상 원리에 따라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디에선가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모방하는 거다. 그런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같은 일을 하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다른 영역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벤치마킹할 때 같은 산업 내에서 우수한 사례를 찾으면 결국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를 내는 수준에 머물게 된다. 비슷한 인식이 아니라 새로운 인식을 얻으려면 같은 업종보다 다른 업종을 벤치마킹하는 게 바람직하다.
 
몇 년 전에 10대는 들을 수 있지만 3040대는 듣지 못하는 벨 소리가 유행한 적이 있다. ‘틴벨(Teenage-Bell)’이라는 이 서비스는 10대는 듣지만 30대는 듣지 못하는 소리를 이용해 휴대전화 벨소리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영국과 미국 등지에서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장면을 상상해 보라. 교실에서 수업 중에 누군가의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린다. 교실의 학생들은 모두 낄낄거리며 웃는다. 그들이 듣는 이 휴대전화 벨소리를 선생님은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은 학생은 선생님 몰래 살짝 통화를 한다. 이런 상상이 실제로 교실에서 일어났고, 10대들은 이 벨소리에 열광했다.
 
이렇게 10대는 듣지만 30대는 듣지 못하는 소리의 아이디어는 모기 퇴치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모기 퇴치기라는 제품은 모기는 듣지만 인간은 듣지 못하는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발생시켜 모기를 내쫓는 제품이다. 전혀 다른 산업 분야의 아이디어라도 변형과 진화를 거치면 다른 업종에 매우 소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른 영역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도표로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래 도표는 다른 영역의 성공 사례를 분석, 추상화 작업을 거쳐 창조적 개념을 만든 다음에 해당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적당한 개념과 효과적인 추상화를 거치면 다른 영역의 상품과 서비스에서 매우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2.
다이아몬드 사고법
창조의 과정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인 창조의 과정을 ‘상상하기’와 ‘실용적으로 만들기’라는 두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상상 단계다. 새로운 발상과 함께 다양한 상상을 하는 단계를 거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상상으로 만든 생각들을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평가하는 실용적 단계다. 아이디어는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치면서 만들어진다. 생각의 공식(생각=인식+처리)에 대입하면 상상하는 첫 번째 단계는 인식에 해당되고, 실용적으로 만드는 두 번째 단계는 처리 과정에 해당한다. 인식은 유연하게, 처리 과정은 냉철하게 각각 진행해야 한다.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만드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시간을 정해 놓고 한 번은 유연하게 또 한 번은 냉철하게 나눠서 생각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유연하게 생각할 때 100% 유연하게만 생각하고, 냉철하게 생각할 때 100% 냉철하게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 한 번씩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처럼 한 번은 유연한 생각만 하고 또 한 번은 냉철한 생각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유연하게만 생각하는 시간과 냉철하게만 생각하는 시간을 나누고 한 번에 한 가지 종류의 생각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스스로 튀어나오곤 한다.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것과 차가운 물에 들어가는 것은 확산과 수렴이라는 측면에서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다이아몬드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필자는 이를 다이아몬드 사고법이라 부른다.

이때 중요한 것은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분 동안 뜨거운 물에 들어간다면 10분 동안 주어진 문제에 대해서 정말 무책임하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써보는 것이다. 터무니 없이 비현실적인 방법, 어린 아이들의 유치한 이야기, 만화 영화에나 나올 법한 방법들을 무책임하게 쏟아내는 거다. 그렇게 쏟아낸 아이디어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진화해 예상치 못한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하기도 한다.
 
3. 계시 받기
아이디어를 만드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계시를 받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주위에서 무작위로 무엇인가를 골라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 생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회사의 신상품에 대해 새로운 방법의 마케팅 홍보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해 보자. 당신이 고민할 것에 대한 초점이 맞춰졌다면 무작위로 무엇인가를 선택해 보라. 지금 눈앞에 맥주가 보였다면 맥주로 선택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맥주가 당신에게 어떤 영감을 주고 어떤 계시를 줄 것으로 믿으면 된다. 맥주를 생각하면서 신상품의 홍보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분명 맥주는 당신에게 더 많은 아이디어를 줄 수 있다.
 
당신이 공무원이고, 상사로부터 ‘놀이공원에서 길 잃은 아이들을 찾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 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지금 놀이 공원에서 길을 잃은 아이들을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찾아주기 위해 좀 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먼저 계시를 받기 위해 무작위로 단어 하나를 골라보라. 단어를 고르는 방법은 무작위로 고르면 된다. 예를 들어 지금 왼편에 있는 책을 들고 중간을 펴서 오른쪽 상단에 있는 것 하나를 고르면 된다. 신문을 펴고 손가락으로 장난치듯 신문의 한 곳을 찔러서 그곳에 있는 단어를 선택해도 된다.
 
이렇게 고른 단어가 우체통이었다고 해 보자. 그럼 이제 당신은 우체통으로부터 놀이 공원에서 길 잃은 아이들을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찾아주기 위한 아이디어 계시만 받으면 된다. 필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우체통은 동네의 곳곳에 있어서 편지를 모으는 역할을 한다. 우체부가 우체통에 들어 있는 편지를 우체국으로 가져와서 배달한다. 놀이 공원에도 우체통과 같은 것을 곳곳에 놓고 길을 잃은 아이는 일단 그곳에 앉아 있게 한다. 그러면 바로 우체부처럼 놀이 공원의 직원이 달려가 아이를 한 보호소로 데리고 오는 것이다. 아이들은 보호소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내면 된다. 그들의 부모는 아이를 잃으면 바로 보호소로 올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에는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당신이 먼저 무작위로 단어 10개 정도를 준비함으로써 회의에 필요한 아이디어에 대한 집단적 계시를 받을 수도 있다. 방법은 이렇다. 일반적인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당신은 사람들에게 생각의 산책을 하자고 제안 한다. 산책하면서 당신은 미리 준비한 10개의 단어를 하나씩 만나게 해 주면 된다. 하나씩 단어를 만나면서 그 단어에 의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회의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 보라. 어떤 단어에서는 아무런 아이디어도 나오지 않고, 어떤 단어에서는 몇 개의 아이디어가 쏟아질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의 틀을 갖고 있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주제나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는 일정한 생각의 틀을 갖고 있다. 그런데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그런 틀에서 벗어날 때 만들어진다. 이렇게 자기 생각의 틀을 벗어나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주제나 이슈와 전혀 상관없는 물건을 무작위로 선택해 그 물건과 관련된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들과 지금 내가 고민하는 주제나 이슈를 겹쳐 생각해 보라. 어떻게 아이디어를 만들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엉뚱하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것이다. 마치 그 물건으로부터 어떤 계시를 받는 것처럼. 물론 아무런 계시가 없다면 또 다른 물건을 떠올리면 된다.

창의적인 ‘나’ 만들기
창의성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미국 하버드대 테레사 아마빌 교수는 창의성을 만드는 요소로 전문 지식, 창의적인 사고 능력, 내적 동기 등 세 가지를 꼽는다.

그가 지적한 창의성의 요소를 ‘나’에게 적용해 보자. 내가 새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하는 일에 대한 풍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마케팅과 관련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웹 서비스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웹 서비스에 대한 지식이 많을수록 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다. 더 좋은 생각을 하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일과 관련한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더 많이 적극적으로 쌓는 것이 나의 창의성을 키우는 첫 번째 단계다.
 
창의성의 두 번째 요소는 창의적 사고 능력이다. 이것은 새롭게 생각하는 사고 방식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는 것과 같다. 전문지식이 많고 관련 경험이 많아도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만 일을 처리하고 같은 방식으로만 생각한다면 결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할 수 없다. 이를 다양성이라는 단어로 생각하면 효과적이다. 창의적 사고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어떤 특별한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라기보다 내 생각의 방식을 좀 더 다양화하고 내 생활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다. 항상 입던 스타일의 옷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입어 보고, 항상 먹는 메뉴가 아닌 새로운 메뉴를 먹어 보는 것이 바로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불확실함을 감수하며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가끔 일해 볼 필요가 있다. 창의적인 사고력을 증가시키는 매우 강력하며 단순한 방법이 바로 다양성이다. 나의 다양성을 높이면 나의 창의적인 사고력은 자연스럽게 증가한다.
 
아마빌 교수가 지적하는 창의성의 세 번째 요소는 강한 내적 동기다. 재능이 있는 사람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그 일을 즐기며 하는 사람이 더 큰 성과를 낸다고 한다. 창의성도 마찬가지다. 하고 싶고 재미있으며 즐거운 일에는 당연히 더 새롭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성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고 말한다. 창의성도 비슷하다. 강한 내적 동기가 없다면 창의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조직의 리더는 강한 내적 동기가 창의성을 만든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아무리 전문성을 갖추고 창의적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에게 강한 내적 동기를 불어넣지 못한다면 그는 자신의 조직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래서 창의적인 조직을 위해서는 근무 환경과 조건 등 조직 차원의 문화가 중요하다.
 
창의성= f (전문 지식, 창의적 사고력, 내적 동기)
 
아마빌 교수가 지적하는 창의성의 세 가지 요소를 이 같은 함수로 생각하고 ‘나’의 입장에서 각각의 요소를 어떻게 만들어갈 지 실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음 항목에 구체적으로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섯 가지 정도의 요소들을 써 보자.
전문 지식:
창의적 사고력:
내적 동기:
 
예를 들어 필자는 전문 지식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한 달에 10권의 책을 읽고, 1주일에 의무적으로 10시간의 인터넷 서핑을 한다. 내 생각을 정리하며 원고를 쓰는 것도 나에게는 전문성을 높이는 일이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 나는 다양성을 항상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은 왼손으로 칫솔질을 하기도 하며, 새로운 재료를 넣어 라면을 끓여 보기도 한다.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거부감을 먼저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항상 ‘새로움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 창의성을 만드는 방법이다.
 
내적 동기도 키워야 한다. 내적 동기를 의도적으로 키운다는 것이 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마음의 힘을 키우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칭찬’이다. 21세기에 가장 이상적이고 닮아야 할 인간상으로 돈키호테를 꼽는 사람도 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지만 용기를 갖고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지향하는 창의적 인재의 특징과 닮아 있다. 자신을 항상 칭찬하고, 더 큰 꿈을 꾸며, 그것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바로 내적 동기를 키우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몇 가지 발상법을 보면 모든 발상법의 목표가 새로운 인식을 얻기 위해서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문제나 이슈를 거꾸로 만들거나 특정한 것을 줄이고 늘리고, 없애고 덧붙여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하고, 은유를 이용하거나 직유를 이용해 언어에서 아이디어를 만들려고 하는 등 모든 노력이 기본적으로 생각의 공식(생각=인식+처리)에서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시도이다. 이런 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기법이 아닌 다양성과 유연함, 여유로운 마음의 태도에 있다. 유연한 생각으로 과감하게 새로운 인식에 도전하며 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보자.
 
필자는 고려대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PSI컨설팅, 이언그룹과 클릭컨설팅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창의력 컨설턴트로 문제 해결과 리더십 및 자기계발 분야의 글을 쓰며 강의를 하고 있다.

출처 : 동아비즈니스리뷰(DBR) - www.donga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