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3.25 [21세기 메가트렌드] ① 디자인 상상력 / 디자인 상상력으로 기업 혁신을 주도하라
  2. 2009.03.05 물에 관심을 가지자! - 21세기 미래 산업, 물 / 세계의 기업들이 블루 골드(Blue Gold)에 뛰어들고 있다
  3. 2009.02.2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4. 2008.11.21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2009. 3. 25. 19:49

[21세기 메가트렌드] ① 디자인 상상력 / 디자인 상상력으로 기업 혁신을 주도하라

[21세기 메가트렌드] ① 디자인 상상력 / 디자인 상상력으로 기업 혁신을 주도하라


전 세계적 경제 위기의 여파로 기업들은 저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한다. 이로 인해 기업 투자의 우선순위였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기능을 숙지하기도 전에 또다시 새로운 기능을 더한 제품이 출시되는 시장 상황을 볼 때, 여전히 디자인은 비슷한 기능의 제품을 차별화시키는 핵심 포인트일 수밖에 없다.
 
 

많은 고객은 디자인의 의미를 단순히 ‘새로운 스타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디자인은 스타일을 넘어서 과거의 경험을 존중하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상상해 나가는 ‘통찰(insight)'과 ‘직관(intuition)'의 통합적 의미이다.

특히 디자인은 한 가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미래를 상상하여 소비자의 새로운 니즈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기대하지 못한 감동을 창출하고 만족스러운 미래를 구체적으로 시각화한다는 측면에서 디자인의 파워는 실로 대단하다. 디자인으로 상상을 실현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대표적 사례를 통해 그 핵심 가치를 알아보자.


경쟁자와 정반대의 길로 가라, 다이슨 청소기

청소기 브랜드 다이슨은 영국의 RCA(Royal College of Art)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에 의해 탄생됐다. 다이슨 청소기는 영국 청소기 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청소기 시장에서 최고가 브랜드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청소기는 세계 최초로 먼지 주머니가 투명하게 내비치는 상상을 디자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사이클론 흡입 방식을 사용해 고객은 청소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한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경쟁 기업과는 정반대의 상상력을 디자인으로 구현해 현재까지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트레오 타입(stereo type)의 인식을 멀리하라, 삼성 휴대전화/영국 항공
 

유럽 사람들은 한국 휴대전화의 놀라운 성공을 부러워하는 한편 시기하기도 한다. 1990년대 중반 삼성전자의 휴대전화가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종합정보통신망과 연결되어 모뎀을 사용하지 않고도 전화 단말기와 팩시밀리, 랩톱 등에 직접 접속해 이동 데이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유럽식 디지털 이동통신 방식)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금속성의 밝고 작은 폴더 전화의 등장에 당시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였던 에릭슨, 지멘스, 보쉬, 필립스 등은 유럽인의 커다란 손 사이즈도 반영하지 못한 장난감이라고 펑가절하했다. 이들의 판단 근거는 바로 유럽인의 특성을 스테레오 타입(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고정된 견해)으로만 이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관과 통찰에 근거해 유럽인을 공략한 한국 휴대전화의 성공으로 이들은 현재 쇠락의 길을 걷고 있거나 심지어 대부분의 브랜드가 휴대전화 사업을 접었다.

또 다른 예는 영국 항공(British Airways)의 새로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다. 세계 최초로 수평으로 누울 수 있도록 디자인된 이 비즈니스 좌석은 공간의 효율성을 위해 앞뒤로 마주보는 두 개의 좌석이 한 쌍을 이룬다. 이 디자인이 처음 구체화될 때, 뒤로 비행하는 좌석은 승객에게 대단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의견이 영국 항공 내에서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비행기 안에서도 편안한 침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상상력에 확신을 가지고 론칭하였다. 이후 영국 항공은 이 좌석을 통해 현재까지 8년여 동안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연평균 1조 원 이상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마니아를 배려 하라, 일본 혼다 Zoomer

일본 혼다가 최근 선보인 스쿠터 Zoomer는 긴 물건을 넣을 수 있도록 트렁크가 개방되어 있는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이 스쿠터는 1리터에 75km를 주행하는 놀랄 만한 경제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산화탄소를 일본 규제치의 5분의 1밖에 방출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다. 즉 경제성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토끼를 동시에 잡은 획기적인 제품인 것이다.

이 제품은 혼다 사장의 “최종 고객의 입장에서 젊은이들이 진정 열광할 수 있는 제품을 반드시 상상해 내라”라는 요구에서 시작되었다. 기존 스쿠터의 빈약한 디자인을 넘어 강인하면서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제품의 조형을 만들어 낸 것이 성공의 주요인 중 하나이다. 결국 제품 가격보다 몇 배의 비용을 투자해 튜닝을 하는 마니아가 늘고 있으며, 이들을 일컬어 Zoomer족이라 부르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미래 경영의 힘 ‘상상력' 키우기

위의 세 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기존 경쟁자들에게서 찾기 힘든 상상을 통해 적극적인 발상의 전환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상상의 주체를 고객에게 철저히 집중시켰다. 이러한 상상력은 기업 혁신의 큰 추진체가 된다.

미래 경영의 힘은 상상이다. 상상은 지속성을 가진 전달과 디자인에 의한 확신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디자인을 잘 활용했을 때 상상을 조직 안에서 실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상상을 발현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1. 낯선 것을 상상하자
익숙한 것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는 가장 기본이다.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장소,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접할 때 멋지고 효율적인 상상이 만들어 질 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상상은 자신의 모든 경험이 전혀 색다른 경험과 충돌할 때 반짝인다.

2. 전략적으로 상상하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기발한 상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새롭다고 생각하는 것조차 사실은 기억 저편에 자리잡고 있었거나 끊임없는 고민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타고난 상상가는 없다. 다른 분야와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거나 자신만의 상상 과정을 구축해 전략적으로 상상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3. 절박함으로 상상하자
기업의 상상은 여유로운 감성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절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바로 위기가 기회라는 정의와 직결된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공상과 상상을 구분 짓는 것이기도 하다. 간절하고 절박하게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의 혁신을 추진하는 강력한 원동력이다.


- 이돈태 / 디자인 기업 ‘탠저린' 대표, 삼성물산 디자인 고문. <하이트렌드> 공동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5. 00:02

물에 관심을 가지자! - 21세기 미래 산업, 물 / 세계의 기업들이 블루 골드(Blue Gold)에 뛰어들고 있다

물에 관심을 가지자! - 21세기 미래 산업, 물 / 세계의 기업들이 블루 골드(Blue Gold)에 뛰어들고 있다


물이 생명의 근원이고 인류의 역사와 문명이 물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의 사실이다. 그런데 세계의 수자원은 한정되어 있는 반면 인구는 급증하고 있으며, 더욱이 갖가지 수질오염으로 인해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물은 누구에게나 필요하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그 혜택을 공평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으로 인해 21세기는 물의 시대가 될 것이라든가 또는 물을 블루 골드(Blue Gold)라고 칭하는 일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 않게 되었다.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로 발전 중인 물산업
 
2000년 9월 열린 유엔총회는 ‘2015년까지 상수도 및 기초 위생설비 미보급 인구를 절반으로 축소'를 포함하는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를 채택했다. 이는 물부족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세계 일부 지역의 현실을 보면 반드시 필요한 목표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2년 현재 세계 인구 62억 명의 17%인 11억 명이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42%에 해당하는 26억 명은 기초 위생설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위생상태가 악화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있다.

 

물을 공급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초기 투자재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부문에서 이를 조달하기 어려워 민간부문 자금을 활용하기 위해 상하수도 서비스 시장을 민간기업에 개방하는 국가도 많다. 전 세계 민간기업에 의한 상하수도 서비스 인구는 1988년 기준 9,300만 명에서 2005년 5억 6,260만 명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세계 물산업은 2003년 기준 830조 원에서 2015년에는 1,59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 물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5.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5, EBI 등)

한편, 민간기업에 의한 물공급은 2006년 현재 전 세계 인구의 10%에서 2015년에는 16%로 전망되며, 아시아 지역이 세계 물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06-2007)

기후변화 때문에 만년설과 빙하가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남미나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은 앞으로 물부족으로 인한 인구 이동과 사회적 변화를 겪게 될 전망이다.

미국 경제지인 <포천>은 “물산업은 20세기의 석유산업과 같은 21세기의 대(大) 유망산업”이라고 했으며, 세계은행은 “21세기에는 물산업이 연간 수천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에 매료된 세계 기업들

물산업 시장이 형성되고 발달하면서 세계 굴지의 기업이 고효율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업체와의 M&A를 통해 물산업에 신규로 진입했다.

GE는 2005년부터 분리막 분야에 진입을 시도해 ‘이오닉스(Ionics)'를 인수한 데 이어 2006년에는 캐나다의 ‘제논(Zenon)'사 역시 인수하면서 수처리 설비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사업을 본격화한지 3년 만에 상하수도 설비, 산업용수 설비, 기기, 화학약품 등수처리 제조업 등 전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멘스는 제조업 전 부문에 위탁운영을 포함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2004년 100년 역사의 상하수도 서비스 기업인 ‘베올리아(Veolia)' 계열의 수처리 장비회사 ‘US 필터(US Filters)'를 인수하면서 수처리 제조업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3M은 2005년에 필터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큐노(CUNO)'를 인수했다.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물산업의 매력으로 인해 제조업 부문 기업(GE, 3M, 지멘스)뿐만 아니라 금융자본들도 상하수도 서비스 사업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물, 전력, 가스 등을 단일기업에 의존하는 멀티-유틸리티(multi-utility) 경향이 확산되면서 에너지 기업들도 신규로 진입하고 있다. 2006년에는 프랑스 예금공탁공고가 ‘소어(Saur)'를 인수했고, ‘맥쿼리(Macquarie)'도 2006년에 ‘RWE 템즈(RWE Tames)'를 인수했다. 또한 ‘가즈 드 프랑스(Gaz de France)'는 2007에 ‘수에즈(Suez)'와 합병했다.

GE나 지멘스와 같은 기업들의 신규 진입에 맞춰 기존의 대표적인 물산업 기업이던 베올리아와 수에즈는 핵심사업이 아니었던 기기, 장비업체들을 매각하는 한편 고객의 다양한 필요에 따라 물 서비스 시스템의 계획, 설치, 운영, 관리 등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물산업, 21세기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

 
우리나라 기업들은 물산업에 대한 확신과 이해 부족으로 아직까지는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공기업의 특성상 활동을 제한받고 있으며, 일찍이 물산업 진출을 표방한 코오롱이 해외시장 개척에 애를 쓰고 있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선진국의 선발 기업들은 신속하게 물시장에 접근하고 있으며, 중국 또한 이미 베올리아 등과 합작회사를 만들면서 물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물산업은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우리나라의 기술과 인력으로 진입이 가능하다. 다만 필요한 것은 정책적 뒷받침과 산업의 호응, 그리고 주도적 기업의 활동이다. 우리나라는 2005년에 물산업 육성 정책을 수립해 정책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실행으로 옮겨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세계는 새로운 물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물시장에 진입하면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에 IT산업과 조선, 건설, 중화학산업 등으로 국가 경제를 육성했으나 21세기에 지속적인 국가경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물산업은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신규 사업으로 매우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 최승일 / 고려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한국 물환경학회 이사, 한국 상하수도협회 이사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26. 01:3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까지 바꾼 것이다. 태양에너지라는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해 사업화한 독일의 큐셀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3.0 시대에는 기존 사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의 상업화와 미개척 시장 및 신흥 시장에 남보다 먼저 눈뜨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명'을 창조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라" 

미래 유망 산업을 개척하는 것만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사업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질 때 기업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경영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제품의 핵심 기능에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가면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 스스로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주력 사업까지 전환하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이 여기에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출발해 나일론으로 성장한 듀폰은 2004년에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사들였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기존의 주력 사업을 처분한 것이다.  

섬유부문은 듀폰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동시에 역대 대부분의 CEO를 배출해 낸 ‘성지'다. 하지만 듀폰은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파이오니아를 사들이는 등 1998년부터 7년간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바꿔 나갔다. 이 같은 ‘업의 전환'을 통해 듀폰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산업소재-전자·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4%가 최근 5년 안에 개발한 신제품에서 나올 정도다.

홀리데이 듀폰 회장은 “지난 206년간 듀폰은 스스로 과거와 결별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Go where the growth is.)'는 게 듀폰의 전략”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100년간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식량과 나노 바이오 등을 결합한 역동적인 과학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2007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 개발'이 아닌 전기·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지멘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대도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58년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1997년 컬러액정의 GSM(유럽형 이동통신방식) 휴대전화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 봐도 독일 내 1위, 유럽 내 3위 수준이다.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하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독일의 큐셀은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태양전지라는 신사업을 개척하여 설립 5년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렸다. 큐셀의 성공은 신사업 발굴 덕분이었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짚은 결과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 CEO 안톤 밀러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론의 엔지니어 두 명과 손잡고 이 회사를 창업했다. 밀러는 먼저 ‘태양은 무한하다'는 논리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끌어냈다. 때마침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름값이 뛰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을 활용하는 태양전지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이 회사의 스테판 디트리히 홍보책임자는 “지구온난화 논란이 거세지고 유가가 뛰면 뛸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큐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엘도라도, 신흥 시장을 공략하라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에게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는 2007년 8월 23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2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이 드디어 미국 시장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노키아는 2010년께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점이 3년이나 당겨졌다.

인도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일찌감치 기회로 인식했단 점이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다. 1995년 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쏘아졌을 때 사용됐던 제품이 바로 노키아였다.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 온 것이다.

두 번째는 저가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저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인도 내 최대 베스트셀러인 ‘1110i' 모델은 흑백 LCD에 통화 기능 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격은 단돈 1,300루피(32달러)다. 노키아는 글로벌 공급체인망과 연간 4억 대에 이르는 대량 생산 능력, 부품 통합 및 재사용, 모듈화, 저가형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저가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셋째는 현지화다. 노키아는 4년 전부터 방갈로르 디자인 스튜디오 등 연구 개발(R&D) 시설을 세 곳이나 세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보다 한 발 앞서 신흥 시장을 개척, 선점하려는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 ‘창조적 전환'의 기회가 숨어 있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1. 21:24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기사입력 2008-11-18 09:38 기사원문보기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세계

10년 뒤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에는 어떤 위기가 닥치고 어떻게 달라지나
국제정치

국가권력 약화되면서 새 기구 ‘세계정부’ 등장
‘똑똑한 국민’ 설득 못하면 국가운영 원천 불가능


2018년이 되면 세계정부(world government), 세계시민권이 유행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영토 중심의 구분, 민족 중심의 정부운영체제로는 지구촌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정부라는 새로운 기구가 나온 것이다.

유럽연합(EU) 같은 지역정부는 세계정부로 가는 과정이다. 위기와 사회 불안정이 다가오지만 글로벌 리더로 국제질서를 유지할 만한 힘을 가진 국가는 없다. 미국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힘이 빠지고, 중국은 아직 미국을 능가하는 힘을 갖지 못해 국제 리더십에 ‘블랙홀’이 생긴다.

비효율적으로 변한 화폐나 금융시장도 힘이 빠진다. 지금도 각지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나고 있지만 중국은 2013~2018년 사이 격랑을 맞을 수 있다. 빈부격차가 심각해지고 똑똑한 국민이나 군중의 힘이 특정 부유층에 대한 분노나 시기심의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경찰력이나 군사력이 시위대를 다 조정할 수 없게 된다.

국가의 힘은 더욱 약화된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보고서 ‘퓨처 매핑(future mapping) 2030’은 현재 기업의 권력은 14.3% 이고 국가의 권력이 69.3%이지만, 2030년에는 기업의 힘이 85.7%, 국가의 권력은 30.7%로 역전된다고 전망했다.

 개인의 권력은 현재 16.8%에서 2030년 83.2%, 온라인 네트워크 그룹의 힘은 현재 18.1%에서 81.9%로, NGO의 힘은 39.4%에서 60.6%로 바뀐다. 정부가 국민설득, 국민통합을 시도하지 않으면 국가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오는 것이다. 새로운 직접민주주의, 전자민주주의에 익숙한 국민들의 ‘똑똑한 자아(smart identity)’를 설득하기 위해 국민설득부?대국민홍보부가 큰 권력을 갖게 된다. 적시정책(just-in-time policy)을 만드는 것이 최상이다.

▲ 국제 금융위기 공동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월 12일 파리 엘리제궁에 모인 유로존 15개국 정상들. photo 조선일보 DB
서구의 여러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국민이 기사를 올릴 수 있는 대형정부 포털로 가고 있다. 이제는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말 대신에 연결된 정부로, 모든 것을 하나의 포털에서 원스톱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정부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복지?세금?법률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가장 손쉽게 정리하고 지원하는 포털이 정부보다 더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한 정당이 오랫동안 집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선거 전략에서 인물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 국민들은 지도자를 존경하기보다 경원시하며 늘 새로운 사람을 원하게 된다.

 또 다른 정당이나 인물을 원하는 변덕쟁이가 되는 것이다. 버펄로주립대 제임스 캠벨(Campbell) 교수의 최근 기고 ‘미국 대통령선거 예측’에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앞으로의 대선에서 미래 지도자의 선택은 인물론이나 정책, 이슈의 선택이 아니라 현 정부 행정능력의 중간 심판으로 간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보다 우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세대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이들을 설득하는 군중설득가?군중심리학자?정치성향분석가?집단행동연구가?집단여론설파자?시민사회연구가?문자메시지사?온라인네트워크사?선동문구지도사?군중질서법률가?집단심리관리사 등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한다. 
 

경제?산업

대부분 군인 로봇으로 대체…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장
중국 중산층이 트렌드 주도… 빌려 쓰는 트랜슈머 시대


2015년 무렵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이 보편화된다. 2020년에는 나노가 생산공정에서 주류가 되며 ‘제2의 산업혁명’이 이뤄진다. 나노 의학 기술, 나노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신소재 개발이 붐을 이룬다. 나노를 응용한 자체 생존 건물들이 들어서서 지진이나 폭발에도 견뎌내는 거주지가 나온다.

SRIC-BI(SRI Consulting Business Intelligence)는 다가올 15년 동안 대변혁을 가져올 기술 6개를 선정해 이것이 미국의 지역?군사력?경제?사회통합에 미칠 변화에 대해 연구했다. 삶의 기본 조건을 바꾸고 수명을 연장하는 바이오 기술이 우선 꼽힌다.

울트라 배터리나 수소 저장물질, 연료전지 기술 등 에너지 저장물질(energy storage material)도 개발된다. 바이오 연료와 바이오에 기반한 화학물질(biofuels and bio-based chemical)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다. 에너지 효율적인 바이오 연료가 도입되면 유전 확보 전쟁의 국제 경쟁이 줄어든다. 바이오 연료의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 제조도 각광 받는다. 청정석탄(clean coal) 기술은 현재의 SOC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2025년에는 센서?발동기?전력시스템?소프트웨어에서 로봇이 다양한 서비스를 담당한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테러 현장에서의 무인 로봇 활용이 가능해지고, 대부분의 군인들이 로봇으로 바뀐다. 고령자의 도우미가 되는 로봇 개발이 진행되고, 청소나 일거리를 담당하는 값싸고 좋은 품질의 로봇이 나온다. 모든 곳을 연결하는 인터넷은 유통 분야에서도 혁명을 일으킨다.

가볍고, 초음속 기류에서도 안정성이 강화된 극초음속 비행기(hypersonic planes)가 나온다.  미국 동부에서 아시아까지의 비행 시간이 2~3시간인 극초음속 비행기의 상용화가 준비되고 있다.

2020년에는 장거리 비행의 30%를 극초음속 비행기가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skycar 또는 flying car)도 나온다. 경비행기(small aircraft)를 소유하는 비용이 현저히 떨어지고, 기술 발전으로 자동차처럼 쉽게 운전할 수 있다. 혼잡 지역 교통의 30%는 자기부상열차(maglev train)가 담당한다. 자동화 고속도로(automated highway)도 나와 센서와 무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들이 전자 차로 위에서 컴퓨터로 속력과 방향, 제동을 조정하며 운행된다.

▲ 가상 현실을 이용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자동차 테스트를 할 수 있다. photo 지멘스
선진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팽창 일로의 경제는 주춤하게 된다. 고령화로 복지 예산이 급격히 증가한다. 인구 감소로 여성이나 장애인, 고령 인구가 생산 노동력으로 본격 흡수되며 사회 구조가 변한다. 여성을 위한 아동 도우미 산업,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휠체어나 교통수단의 변화,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산업이 부상한다.

소비에서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모든 소비재의 70%는 여성이 구매한다. 구매력의 70%를 여성이 차지하는 것이다. 가구의 94%, 여행과 휴가지 결정의 92%, 집 구입의 91%, DIY 제품의 80%, 은행계좌의 89%, 투자 결정의 67%, 창업의 70%가 여성의 손에 달렸다. 오드 지제니스(Zieseniss)는 2006년 10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모든 상거래를 여성이 좌지우지하는 위미노믹스(womenomics)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44~65세가 새로운 최대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다. 이 세대는 18~43세의 구매력보다 45% 더 크다. 학력 인플레와 함께 돈과 직업이 없는 18~43세 사이의 소비 계층은 급격히 힘을 잃는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제품의 양극화가 일어난다. 고령 인구는 단순하고 강한 것을 원하지만 신세대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요구하기 때문이다.

고령 인구는 다양한 디자인 대신, 사용하기 쉽고 튼튼한 제품을 원한다.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세게 눌러도 부서지지 않으며 사용하는 버튼만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단순하고(simple) 신뢰할 수 있는(reliable) 상품이 최고다.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재택 서비스도 각광 받는다. 광고의 주인공으로 중?노년층이 많이 등장하고, 드라마도 중?노년층 대상으로 바뀐다.

체험적 소비자인 트라이슈머(trysumer)의 시대가 온다. 트라이슈머란 ‘시도하다(tr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이다. 소유가 아닌 경험을 사는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구매에서 중요하다. 이들은 관습이나 광고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한다. 사전에 정보와 리뷰를 확인하고 새로운 서비스나 맛, 제품이나 장소 경험을 체험한 뒤 구매하는 것이다. 이들은 구두나 핸드백을 구매할 때 신발을 신고 한 블록을 걸어보거나 핸드백을 두세 시간 사용해 본 뒤 제품을 구입한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늘 빌려서 쓰고 질리면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는 트랜슈머(transumer)를 낳았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던 유행’에서 ‘스스로 경험하는 DIY’로 변한 것이다. 권태감을 빨리 느끼고, 항상 변화와 새로운 충격을 원하는 신세대들의 소비 트렌드다.

비싼 파티복이나 가방, 액세서리 대여는 물론 비행기나 조종사, 심지어는 회사나 사람을 빌리는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부분 소유권, 즉 회원권이 뜨는 것이다. 룸메이트 교환 서비스, 아파트 전체를 빌려 그룹 임대를 통해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사는 경우도 생겨난다. 모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사회는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는(cash rich, time poor)’ 사회로 바뀌었다. 인터넷에 익숙해져 모든 것에 대해 신속한 답변을 얻는 사회는 사람들에게서 인내심을 빼앗아갔다. 조금도 오래 참지 못하는 사회다. 사람들은 빠르고 간결한 선택(fast and simple choice)을 원한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나 이용료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공짜 경제모델’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10대는 세계 최대의 틴(teen) 시장이다. 이들은 첨단 기술에 열광하면서 싼 가격의 제품을 찾는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트렌드가 지구촌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다. 인도의 콜센터에 근무하는 고급 교육 인력도 새로운 접속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미국?일본의 고령 인구에도 주목하자. 이들은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를 경험하는 집단이다. 인텔사는 은퇴 이후 공동체에 제공할 다양한 건강?헬스 기술을 개발했다. 선진국에서는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 동성애자들의 공동체가 커지고 이들이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낸다. 

이메일 산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뜨고 있다. 자신이 죽고 난 뒤 자식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십 년 후에 전달될 이메일을 보내주는 사업이다. 자신이 죽은 뒤 가족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거나, 가장 절망적인 순간 용기를 주는 이메일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위치 추적과 사람 찾기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전화에서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지금 어디 있냐”는 말이다. 자동으로 위치가 드러나는 기술이 보편화된다.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식당이나 영화관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좋아하는 영화가 나오면 자동으로 예약해 주는 서비스도 나온다.

기업들은 제품의 결함을 미리 탐색하고 소비자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군중 소싱(crowdsourcing)’을 도입했다. 생산과 서비스 과정에 소비자나 대중이 참여하도록 개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려는 방법이다. 업계의 전문가나 내부자에게만 접근이 가능했던 지식을 공유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과정에 비전문가나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수많은 개인, 소수 의견이 함께 존중 받는 다양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유엔미래보고서] | 인터뷰 | 제롬 글렌(Jerome Glenn) 유엔미래포럼 회장
“통일 대비해 북한 아동 영양과 두뇌발달에 관심을 집단지성과 지식정보 수준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
▲ photo 이상선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11월 5일 서울 정릉동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사무실에서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을 만났다. 한국 정부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글렌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에서 미래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매년 발간되는 유엔미래보고서 필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지난 8년간 부시 정부는 유엔을 마치 미국 정부의 도구처럼 부렸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 인도네시아, 하와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서 유엔과 더욱 잘 화합할 것입니다.”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는 그는 “부시 정부에서 무력 사용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이 대접을 받았다면 이제는 그동안 바보로 취급되던 이상주의자들이 대접을 받을 것”이라며 “지난 8년 공화당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사람들은 무엇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고 투자를 했다”며 “차입매수(LBO) 등의 방법을 동원해 카드를 여러 장 겹친 것과 같은 중층 구조 속에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위기의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금융위기의 원인을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위기는 기회인 만큼 잘 극복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위기를 통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비로소 깨닫게 된 측면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유엔미래보고서에서 화두 중 하나인 ‘권력이동(Power Shift)’에 대해 강조했다. “‘권력’이라는 것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며 “금융위기로 인해 국가와 같은 조직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고 1인 미디어와 같은 개인의 힘이 새롭게 부각될 것입니다. 과거 영국왕실에서 의회로 권력이 넘어갔고 요즘은 영국 기업들이 고용을 좌지우지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지는 개인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오마이뉴스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권력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지 않습니까” 라고 반문했다.

최소한 5번은 한국을 방문했다는 글렌 회장은 우리나라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위키피디아와 같은 인터넷 ‘집단지성’이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새로운 시대에는 국가의 지성과 지식 정보를 끌어올리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는 “집단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방면에 걸친 전문가들과 일반인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에 소개된 통일과 북한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서도 그는 독특한 견해를 제시했다. 북한의 식량위기와 같은 문제도 중요하지만 북한 아이들의 두뇌발달에도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글렌 회장은 “북한 아이들은 철분?단백질 부족과 같은 영양실조로 인해 두뇌발달이 같은 나이 또래의 남한 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며 “통일이 되어 남북한의 도로, 철도와 같은 사회 인프라가 결합되어도 아이들의 ‘두뇌발달’ 수준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은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때문에 대북지원에 있어서 “충분한 영양공급과 함께 아이들의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도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이 전세계에서 시시각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충분한 장악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유엔이 사무총장에게 비행기표를 사주고 손을 흔들어 배웅해 주는 것이 다가 아니다”며 “전쟁, 기아, 홍수와 같은 전세계의 모든 정보가 한곳에 집결되는 상황실과 같은 것을 만들어 사무총장이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유엔미래보고서] | 인터뷰 |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대표
“미래는 똑똑한 개인들이 권력 쥐는 세상 정부는 효과적 국민 설득 위해 고민해야”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박영숙(53)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지난 7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08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에서 참석자들로부터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세계미래회의는 매년 세계 5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미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구촌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 박 대표는 “한국의 촛불시위는 미래학자들이 공식처럼 얘기하는 권력의 전이(轉移)를 예고한 실감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고 말했다.

“미래학자들의 공식 중 하나는 앞으로 개인이 권력을 쥔다는 것입니다. 과거 농경시대 종교가 쥐고 있던 권력은 산업화가 되면서 국가로, 정보화 사회에서는 기업으로 옮겨갔습니다. 2015년경 우리가 맞이할 후기 정보화 사회에는 이것이 개인으로 옮겨간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전망입니다. 한국의 촛불시위에서 등장한 스마트 몹(smart mob)은 똑똑하고 권력화한 개인의 출현을 보여줬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박 대표는 당시 외국 전문가들과의 의견 교환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적 미래학지인 ‘퓨처 테이크스(Future takes)’에 ‘박의 법칙(Park’s Law)’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미래 전문가들은 자신의 이론을 공식화한 법칙을 만들어 공인받기를 원한다.

 박 대표가 처음 만든 미래 법칙 1호는 ‘광역통신망이 더 많이 퍼질수록 대중적 리더십은 줄어든다(The more broadband penetration, the less is leadership popularity)’는 것.

“한국의 세계적 초고속통신망은 권력을 쥔 개인을 양산해내며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입니다. 최근의 안타까운 사건에서 보듯 정보를 공유하는 권력화된 개인들이 모여 거물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았습니까. 초고속통신망으로 엮인 무명인들이 모여 유명인을 죽이고 대통령을 향해 하야를 외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2015년 후기 정보화 사회가 되면 본격적으로 정부의 힘이 빠지고 대의민주주의도 흔들릴 것입니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에도 썼지만 광역통신망의 확산이 결국 남북 통일도 실현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해야만 합니다.”

박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바로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의 물결에 대한 우리의 대처와 관련된 부분이다. 박 대표는 “선진국 정부는 국민이 점점 더 똑똑해진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공무원 역량의 절반 이상을 정책 홍보와 국민 설득에 쓰고 있고 똑똑한 군중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도 국민 앞에 정책을 던지듯이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미래학은 지적 유희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 중 하나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50여개국이 의회나 정부 안에 미래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우리도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미래’가 아닌 ‘행정’에 치중하는 인상입니다. 진정한 미래위원회는 향후 10년 안에 예상되는 이슈를 건드리면 안됩니다.”

현재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9년째 근무(수석보좌관)하고 있는 박 대표는 그 전에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18년간 근무하면서 영국 정부를 대신해 세계 각지의 미래학 대회에 참석하다 미래학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경우. 2004년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했고, 2006년부터 유엔미래보고서 한국 관련 전망 부분을 대표 집필해왔다.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설립해 아동 인권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인 남편과 살면서 독일계 시어머니와 노르웨이계 시아버지를 모시다 보니 지구촌의 미래에 대해 골몰할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박사가 말한 ‘미래 법칙 1번은 처음 들어서 우스꽝스러워야(ridiculous) 가치가 있다’는 명언대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정장열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