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3.12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2. 2009.03.11 [소프트 파워, 소통 2]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한 역사 속 달인 / 소통의 달인 1
  3. 2008.12.16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4. 2008.12.08 제 44대 미국 대선 후보들의 홍보 전략 비교
2009. 3. 12. 21:5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소프트 파워, 소통 4] 경청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라 / 소통의 일곱 가지 법칙 1


앞서 만나 본 소통의 달인은 시대 상황은 달랐지만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특징을 소통의 필수 항목 일곱 가지 법칙으로 정리했다. 물론 여기에 소개되는 일곱 가지 법칙이 소통의 절대적인 규칙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법칙은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제 1원칙: 공감의 원칙

 
전자부품을 파는 세일즈맨이 있다고 하자. 그는 어렵게 거래처 사장에게 15분이라는 소중한 시간을 약속 받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거래처는 일주일 전에 다른 업체와 계약이 끝난 상태다. 사장이 15분이라는 시간을 허락한 것은 계약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연락을 하는 세일즈맨의 성의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15분의 시간을 제품설명에 할애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세일즈맨이 팸플릿을 꺼내 열성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사장도 어쩔 수 없이 눈길은 주겠지만, 건성으로 들으며 시간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사장실에 들어간 세일즈맨이 책상 위에 놓인 사진 한 장을 보게 된다. 거래처 사장이 마라톤을 하고 있는 사진이다. 그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을 건넨다.
“사장님, 마라톤 좋아하시나 봐요?”

하지만 사장은 “아, 네에”라고 형식적으로 답한다. 세일즈맨은 이에 굴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혹시 사장님 작년 춘천 마라톤 뛰셨나요? 저는 올해도 출전하는데.”
“아 그래요? 작년에 하프 뛰었지. 얼마나 뛰었어요?”
“어 저도 하프 뛰었는데요. 기록은 뭐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마라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대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하지만 세일즈맨은 제품을 팔 수 없을 것이다. 이미 다른 곳과 거래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감대를 통한 관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내년을 기약할 수 있게 되었다. 혹은 다른 거래처를 소개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에 인기 있는 사람을 보면 상대의 기분을 빠르게 파악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기분을 맞추는 공감능력이 뛰어나다. 삶의 벼랑 끝에 섰던 오프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다.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 마음을 열고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은 상대방을 알아야 한다. 소통의 시작은 관심이며, 관심 있는 상대에게 질문함으로써 그 사람을 알아 가게 된다. 누구나 알고 있는 표피적 특징이 아니라 깊은 관심과 관찰을 통해 상대방의 태도, 성향에 대한 지식을 알고 있으면 공감대 형성이 수월하다.

자기노출 역시 공감대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된다. 오바마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한 연설의 첫 부분은 자신의 가족 이야기였다. 오프라는 성폭행 당한 사람과의 인터뷰에서 숨기고 싶은 자신의 성폭행 경험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케네디는 불안에 떨고 있는 베를린 시민 앞에서 자신이 베를린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며 베를린 시민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적절한 자기노출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맺는 지름길이다. 상대방이 가족 이야기를 한다면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들려 주며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는 겉돌고 단절된다.


제 2원칙: 경청의 원칙

경청의 원칙은 공감의 원칙과 함께 소통의 출발점이다. 듣는 것은 상대방의 의도를 정확히 받아들인다는 것이며 더 나아가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경청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듣기의 방해요인은 너무나 많다.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비행기를 기다리던 어떤 여자가 신문과 쿠키 한 봉지를 사 들고 빈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는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신문을 보며 쿠키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문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든 여자가 신문을 접고 테이블을 바라보니, 잘 차려 입은 남자가 옆자리에 앉아 그녀의 쿠키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당황한 여자는 그와 말을 섞기 싫은 생각에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쿠키를 먹었다. 그런데 남자도 계속해서 여자의 쿠키를 집어 먹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번갈아 먹다 마지막 쿠키 하나가 남았다. 그러자 남자는 쿠키를 반으로 쪼개더니 반쪽을 그녀에게 주고 남은 반쪽은 자신의 입에 넣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쇼핑백을 들었는데 자신의 쿠키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보였다. 여자는 지금까지 남자의 쿠키를 먹은 것이다.

이처럼 사람은 누구나 ‘스키마(schema)'를 가지고 있다. 스키마란 자라온 환경, 교육정도, 집안 분위기, 종교 등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며 형성된 지식체계다. 이 스키마는 경청의 가장 큰 적이라 할 수 있다. 경주마가 앞만 보고 달리듯, 스키마 때문에 정보를 얻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 단정짓는 것이다.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를 보더라도 보수, 진보 스키마에 따라 상황을 보는 인식이 180도 다르지 않았는가?

새로운 기획안을 설명하는 부하 직원에게 ‘너무 진부한 것 아니야'라는 한마디는 그를 위축시킨다. 그러면 부하 직원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충분히 들을 수 없게 된다. 때로는 인내심을 가지고 소크라테스처럼 상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것이 필요하다. 듣기도 훈련이 필요하다. 분석적 듣기와 공감적 듣기를 통해 듣기 능력을 향상시켜 보자.

분석적 듣기 훈련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내가 이야기 하고자 바를 압축하고 그것을 풀어낼 줄 알아야 한다. 분석적 듣기를 통해 집중해서 듣기 능력과 표현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 방송 뉴스 아이템 다섯 개를 집중해서 듣는다.(8분 정도 소요)
- 뉴스를 시청하며 밑의 자막(헤드라인)을 적는다.
- 들으면서 자막 내용을 지지하는 다른 키워드를 집중해서 듣는다.
(통상 헤드라인을 지지하는 서너 개의 키워드가 있음.)
- 다섯 개 정도의 뉴스 아이템을 들은 뒤 바로 적어 놓은 헤드라인만 보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완성된 문장으로 뉴스를 설명해 본다.

공감적 듣기 훈련

오프라 윈프리처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집중해 경청하는 것이 공감적 듣기 훈련이다. 절대로 자신의 의견을 처음부터 말하지 말고 적절한 자세로 상대방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

- 격려하기: “더 이야기해 봐.” “그랬구나…그래서?” “진짜야? 어떻게 됐어?”
- 동의하기: “힘들었겠다….” “진짜 황당하다.” “내 그 맘 알지.”
- 조금 적극적으로 상대방에게 다가가 앉고 눈을 반드시 맞추며 고갯짓을 한다.

만약 상대방의 이야기가 고민거리나 문제거리라면 이야기를 다 듣고 집에 와서 다음의 표를 작성해 보자. 이런 과정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 TIP. 소통 전 체크 리스트 ]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1. 19:11

[소프트 파워, 소통 2]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한 역사 속 달인 / 소통의 달인 1

[소프트 파워, 소통 2]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한 역사 속 달인 / 소통의 달인 1


이번에 살펴볼 소통의 달인은 청중 중심의 소통, 철저한 자기 준비, 언행일치의 진정성을 보여 준 사람이다. 소통은 얕은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 보여 줄 때 그 빛을 발하는 것이다.


한 시간 연설을 20분으로 줄인 청중 중심 소통의 달인, 오바마

 
“진보적인 미국인도, 보수적인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흑인을 위한, 백인을 위한, 히스패닉을 위한, 아시아인을 위한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하나의 국민입니다.”

2004년 7월 2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기조연설을 남긴 오바마는 미국 대선의 태풍으로 떠올랐다. 극심한 경기불황과 인종갈등, 소득격차 등의 문제로 분열하고 대립하는 미국인들에게 ‘모두 같은 하나의 국민일 뿐'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2008년 11월 4일 마침내 그는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지금은 그의 이름에 세계인이 열광하지만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만 해도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점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통령이 된 후 경제문제로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동안 보여 준 그의 소통능력은 현존하는 인물 중 최고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현재진행형인 그의 소통이 역사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흥미롭다.

 

우리는 오바마의 스피치와 소통에 열광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노력에 주목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의 소통방식은 청중 중심의 스피치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민주당 경선에서의 일화를 보면 그의 소통방식을 알 수 있다. 한 카운티의 작은 지역에서 유세 연설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한 시간 간격으로 오바마와 힐러리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인기 정치인이 온다는 소식에 1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강당에 300여 명이 모였다. 먼저 도착한 오바마는 한 시간 예정 연설 중 20분만 이야기하고 나머지 시간은 청중과 악수하며 사인을 해줬다. 그는 혼잡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연설을 집중해 들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시간 뒤 연설을 시작한 힐러리는 흥분하며 자신의 공약을 한 시간이 넘도록 설명했다. 힐러리가 연설을 마쳤을 때는 청중의 반이 집으로 돌아간 뒤였다. 이후 그 지역에서 예상 외로 오바마가 압승을 거두고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었다. 대화 중 상대방이 자주 시계를 보고 고개를 돌리면 이야기를 그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소통이다. 상대방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소통의 기본 원칙이다.


키워드 강조의 달인, 링컨, 케네디, 마틴 루터 킹
 

오바마는 링컨, 케네디, 마틴 루터 킹 같은 소통의 달인을 벤치마킹했다. 그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키워드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 키워드, 즉 내용을 압축하지 못하면 중언부언하게 된다. 사람들은 선택적 지각을 하기 때문에 장황하게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다.

케네디는 자유를, 마틴 루터 킹은 인권을, 오바마는 변화라는 키워드를 설정했다. 이처럼 직장에서 회의를 할 때도 많은 내용을 일일이 나열하는 것보다 중요한 키워드 몇 가지를 강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머지 내용은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중요 키워드를 강렬하게 인지하면 그것을 들은 사람 스스로 상세한 내용을 찾을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도 메시지를 압축한 비주얼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반복해 강조하면 된다. 미국인들이 최고의 연설로 꼽은 마틴 루터 킹의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연설을 보면 ‘꿈'이라는 키워드가 반복된다. 여러 사례를 곁들여 특정 문장을 반복하면 특유의 운율과 리듬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각인된다. 272단어 밖에 안 되는 링컨의 게티스 버그 연설 중에도 봉헌(dedication)이라는 단어가 다섯 번이나 반복됐으며 케네디의 베를린 연설에서도 “베를린에 오게 합시다”라는 문장이 반복됐다.

 

케네디가 처음 연방 하원으로 미디어 연설을 했을 때 심각한 발표 불안증 현상이 나타났다. 왼쪽 손이 심하게 떨렸다. 그는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스피치 컨설턴트 테드 소렌슨을 고용해 훈련했다. 이후 대통령 후보 TV 토론회에서 그 훈련의 결실로 압승을 거두고 대통령이 됐다. 흥미로운 것은 스피치의 달인 오바마의 스피치를 총괄한 사람이 바로 케네디를 가르쳤던 테드 소렌슨이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연설 전까지 수 차례 연설문을 고치며 내면화 시킨다. 청중,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링컨도 게티스버그 추모사 연설 부탁을 받고 그 묘지를 조성한 사람을 불러 분위기를 파악했다. 심지어 정적까지 찾아가 연설을 감수받았다. 다른 사람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그것이 객관적으로 타당한지 고민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다.

오바마는 링컨의 리더십, 케네디의 이미지(실제로 케네디가 한 것처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야외에서 했다), 마틴 루터 킹의 반복 기법을 벤치마킹해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언행일치를 위해 전투에 참가한 경청의 달인,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 트라시마코스! 무엇을 그토록 열띠게 토론하고 있었나?
트라시마코스: 네, 정의란 무엇인지 토론하고 있었습니다.
소크라테스: 정의는 무엇인가?
트라시마코스: 정의는 정의로운 것, 강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크라테스: 그렇군. 그런데 강자는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트라시마코스: 당연히 사람입니다.
소크라테스: 사람은 때때로 실수하지 않나? 실수를 한다면 잘못된 행동도 하겠군.
트라시마코스: 맞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잘못된 행동을 합니다.
소크라테스: 그런데 말이네, 잘못된 판단과 그에 따른 행동도 정의로운 것인가?
트라시마코스: …….

소크라테스와 청년 트라시마코스가 ‘정의'에 대해 대화한 내용이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소통방식은 산파술이다.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산파처럼 상대방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경청하며 기다릴 줄 알았으며 상대방 수준에 맞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상대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증거이자 청중 중심의 소통방식이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적절한 질문은 관계 형성에 효과적이다. 물론 겉도는 질문이나 쓸데없는 질문은 부적절하다.

질문은 폐쇄형보다는 개방형 질문이 효과적이다. 즉 “이번 보고서 ○○ 내용이지? 맞지?”보다는 “이번에 올린 보고서 어떤 내용인가”라고 묻는 것이 대답하는 사람 입장에서 훨씬 운신의 폭이 크다. 또한 소크라테스는 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 주었다. 직접 전투에 참여했으며, 죽음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켰다. 그의 언행일치는 그를 위대한 철학자로 역사에 남게 했다.

 


어깨를 바로 잡기 위해 칼을 매달아 둔 노력의 달인, 데모스테네스

말더듬이인 데모스테네스는 스피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처절할 정도로 연습을 했다. 빼앗긴 부친의 재산을 되찾으려는 그에게 있어 스피치는 생존능력이었다. 떨리는 호흡을 잡기 위해 뒷동산에 매일 뛰어 올라가 말하기 연습을 했으며, 말할 때 올라가는 어깨를 바로 잡기 위해 천장에 날선 칼을 매달아 두고 훈련했다.

논리적 기술을 높이기 위해 지하 창고에 들어가 책을 읽었는데 외출을 삼가기 위해 머리카락과 수염의 반을 깎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는 훈련을 바탕으로 아테네의 10대 웅변가이자 정치가로 변신했다. 그의 성실한 모습은 아테네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마케도니아 필립왕이 침공했을 때 그는 ‘아테네 시민이여 일어나라'라는 명 연설로 투쟁을 시작했다. 소크라테스처럼 그 역시 자신의 삶을 통해 언행일치로 세상과 소통했다.


- 김은성 / KBS 아나운서, 국내 1호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박사, <오바마처럼 연설하고, 오프라처럼 대화하라>, <마음을 사로잡는 파워 스피치> 저자. 서울대, 경희대, 국민대 정치 대학원 겸임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36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직장인 칼럼] 오바마에게 배우는 성공 화법, ‘결국은 감동이다. 머리보다 감성에 호소하라’

우리가 누군가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을 받을 때, 처음에는 뛰어난 연설 테크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것으로는 뭔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음을 발견한다. 왜냐하면 화법보다도 더욱 본질적인,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연설하는 사람 자체의 인간적인 매력이다. 청중이 연설자를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할 때는 연설 테크닉도 빛이 바랜다.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에겐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인'이란 인간적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마틴 루터 킹 목사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와 함께 세기를 대표하는 뛰어난 연설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오바마는 자신의 연설 능력을 성공의 기회로 백분 활용한 기회포착형 리더의 전형이다. 그의 화법은 왜 특별한가. 미국을 넘어 세계인의 가슴을 울리는 오바마의 성공 화법의 비결은 무엇일까.

메시지의 간결함, 1분짜리 연설

오바마는 단 두 번의 기회 포착으로 삶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는데, 첫 번째가 LA에 있는 옥시덴탈칼리지에 다닐 때 그가 한 <누군가 투쟁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1분짜리 연설이다. 관중은 많지 않았지만 그의 연설에는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날의 연설은 이후에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게 될, 감동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그 연설을 계기로 오바마는 크게 변했다. 그때까지 그는 흑인혼혈에 따른 열등감과 정체성의 혼란 등 자신의 상처에만 골몰했던 스스로가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달았다. 또한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불씨도 발견했다.

즉 오바마는 1분의 연설을 계기로 자신의 불행한 상처에만 집착하는 부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남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지도자로의 변화 등 보다 종합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보기 시작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1분짜리 연설이 계기가 된 내면적 변화의 결과로 오바마는 방황하는 학생에서 컬럼비아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탁월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반듯한 리더로 성장했다.

 


성공의 디딤돌이 된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오바마에게 다가 온 두 번째 기회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했던 기조연설이었다. 당시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에게 기조연설을 맡겼는데, 그는 미국의 통합을 역설하는 인상적인 연설을 했다.

“흑인 아메리카와 백인 아메리카도, 라틴계 아메리카와 아시아계 아메리카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이 있을 뿐입니다.”

오바마는 이 연설로 분열을 통합으로 이끌 수 있는 촉망받는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조지 부시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공화당원 마크 매키넌은 오바마를 가리켜 ‘사람들은 그를 국가를 통합할 수 있는 인간다리로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연설로 오바마는 미국의 대통령이 될 기반을 확실히 다졌고, 결과적으로 이 연설이 오늘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의 디딤돌이 되었다.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대담하고 솔직한 연설

우리가 누군가의 연설을 듣고 크게 감동을 받을 때, 처음에는 뛰어난 연설 테크닉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것으로는 뭔가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음을 발견한다. 왜냐하면 화법보다도 더욱 본질적으로, 중요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연설하는 사람 자체의 인간적인 매력이다. 청중이 연설자를 마음으로 수용하지 못할 때는 연설 테크닉도 빛이 바랜다. 연설자와 청중은 진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오바마는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치인이란 인간적인 매력이 그에겐 있기 때문이다. 그 힘은 그가 어머니에게 받은 교육에서 비롯되었다. 그녀는 오바마에게 늘 ‘네가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고 싶으면 소중하게 여겨야 할 덕목들이 있다'고 얘기했는데, 예를 들면 ‘정직해라, 정정당당해라, 솔직하게 말해라' 등이었다. 그녀는 오바마가 흑인혼혈이라는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놓인 만큼 더 훌륭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살게 하고 싶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가르침은 현재 오바마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바마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지금도 지키고 있다. 자서전에서 고교시절 마약복용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 놓았으며, 또 그런 자신의 모습 앞에서 정정당당하다.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약점이나 콤플렉스, 어떤 순간의 두려움 등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인임에도 그의 솔직함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정치인에게 마약복용은 치명적 결함이다. 그러나 그는 고교시절 마약복용 사실을 자서전에 기술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후보나 언론에서 그 사실을 공격할 때에 결코 진실을 은폐하지 않고 솔직하게 시인했다. 수십 년 전의 사실이기 때문에 때로는 거짓말의 유혹에도 빠질 법 한데도 그는 언제나 진실을 택했다.

이렇게 되자 부정적으로 그를 보던 유권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변하기 시작했다. ‘정치인이 스스로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마약복용 사실까지 털어놓는 것을 보니, 오바마란 사람은 거짓말은 하지 않겠구나' 하는 신뢰감을 준 것이다. 오바마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상대 후보가 마약복용 사실에 대해 계속 공격하자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에는 음주와 마약에 빠져 있는 불우한 환경의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 그들에게 나처럼 고교시절 마약을 했지만 이를 극복하면 미국의 연방 상원의원도 되고, 나아가 대통령후보도 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가 바로 나 오바마이다.”

그는 스스로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의 상징'이란 공식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바마에게 변화와 희망이란 바로 자기 자신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바마는 대담하고 솔직한 연설로 스스로의 최대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또 하나, 오바마의 풀네임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다. 그는 어렸을 때는 ‘베리'라는 영어식 이름도 사용했으나, 지금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아버지가 지어 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국민들에게 최대의 공적은 오사마 빈 라덴과 사담 후세인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더해 놓은 것 같은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사람이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연방 상원의원, 대통령 후보로 선거에 나서니, 상대 후보들과 언론은 그의 이름을 가지고 많은 공격을 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다음과 같은 연설로 조용히 대응했다.

“부모님은 저에게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아프리카식 이름을 지어 주셨습니다. 관대한 나라 미국에선 이런 이름도 성공의 장애물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저를 자랑스럽게 내려다보실 것입니다.”

오바마는 자신의 가장 약점 중 하나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라는 이름을 가지고, 미국은 관대한 나라, 희망이 있는 나라라고 역설했다. 스스로의 약점이나 콤플렉스를 솔직하게 오픈하는 연설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전달력이 뛰어난 간결하고도 쉬운 연설

오바마는 간결하고도 쉬운 연설로도 유명하다. 어떤 연설에서는 3분간 ‘Yes, we can'을 무려 열두 번이나 사용한 적도 있다. 간결하고 쉬우면서도 그 안에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강연이나 연설을 듣고 이해가 쉽지 않을 때 본인의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중이 이해하지 못하는 연설은 연설자 스스로도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가장 탁월한 연설은 간결하면서 쉬운 연설이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오바마의 연설은 부족함이 없다.


머리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 연설

결국은 감동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은 해박한 지식, 논설문 같은 딱딱한 글로는 움직일 수 없다. 오바마의 40여 년 인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감동 드라마다. 미국 소수자에서 대통령으로, 사람들은 그의 인생 스토리에 감동받는다.

게다가 그의 연설에는 진심이 느껴지며, 듣는 이에게 없었던 믿음과 희망의 싹을 심어 주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력과도 같은 힘이 있다. 지식이 높다고, 많은 재산을 가졌다고 해서 이런 마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같은 내용의 연설문을 오바마가 아닌 다른 사람이 했다고 가정해 보자. 오바마의 연설과 감동의 크기가 같을 수는 없는 것, 바로 이것이 오바마 연설의 힘이다.


- 김종현 / 국회 문광위 수석전문위원, <검은 케네디 오바마의 리더십 10계명>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8. 19:16

제 44대 미국 대선 후보들의 홍보 전략 비교

제 44대 미국 대선 후보들의 홍보 전략 비교
 
Prain


11월 4일에 진행된 제 44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는 사상 초유의 관심이 쏟아졌다.

올해 9월 경에 터진 금융 위기는 미국 사회를 강타했고, 자연히 이번 대선에서 당선될 차기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전 정권의 실패로부터 새롭게 미국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또한 세계 최대 선진국으로서 강한 권력을 휘두르며 강압적이고 무거운 이미지를 그려왔던 미국의 외교 측면에서도 변화가 촉구되는 시점에서, 이번 대선은 미국과 우호 혹은 적대 관계를 가지고 있는 모든  나라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전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지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 역시 높은 관심을 이끄는데 한 몫을 했다.



미 첫 흑인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민주당)와 전쟁 영웅 존 매케인(공화당) 간의 팽팽한 대결이 시작되면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되었고 대선 결과에 대한 온갖 예상과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모두 알다시피 결과는 버락 오바마의 승이었다. 오바마는 52%라는 득표율로 32년 루즈벨트 이후 현역이 아닌 민주당 후보로는 최초로 50% 이상의 지지율을 받는 기록을 남겼다. 젊은 층과 소수민족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로 인해 투표율은 65%에 육박했다.

‘변화’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2가지 커다란 과제를 안고 실시된 이번 대선에서 두 후보의 홍보 전략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고자 한다.


* 핵심 메시지- 오바마의 "변화" vs 매케인의 “변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 국민의 실망감은 단순한 여야의 정권교체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동반한 완전히 새로운 미국을 원했다.

오바마는 '변화(Change)'라는 간단하고 강력한 슬로건을 유세 기간 동안 일관되게 전달해 유권자의 큰 공감을 얻어냈다.

  

다른 후보들이 자신의 이름을 강조한 밋밋한 선거 로고를 사용한 반면 오바마는 자신 이름의 첫 글자인 "O"를 태양으로 형상화하고 푸른색 배경을 넣어 미래로 달려가는 이미지를 상징화했다. 그는 이 로고로 변화와 희망이라는 자신의 브랜드를 극대화 시켰다.

존 매케인 역시 변화를 주장했으나 지난 4년간 90% 이상 부시법안에 찬성했던 그가 앞으로의 4년이 부시 8년간과 어떻게 다를 것인지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그는 일관성이 결여된 주장으로 부시 정권과의 차별화에 실패했으며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극단적인 예로 오바마는 유세 기간 동안 미국산 하이브리드 카를 타고 다녔다. 이는 자신이 내세운 에너지 공약에 부합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오바마의 열정을 일관성 있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에 비해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는 끝까지 대형 세단을 고집해 자신이 주장해 온 자동차 에너지 공약을 무색하게 했다. 국민들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변화에 힘쓰겠다’고 말하는 후보보다 ‘작은 일이라도 먼저 실천하는’ 후보에게 더 감동했음은 물론이다.


* 금융위기 대처- 적극적 대처 vs 안일한 대처

두 후보가 앞다투어 주장했던 ‘변화’는 대선의 결과를 가르기에 부족했다.
2008년 9월, 미국 금융 시장에 찾아온 위기는 이번 대선에서 경제 문제를 가장 중요한 화두로 올려놓았다.



이에 오바마는 금융위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단을 모았다. 클린턴 경제부흥의 주역들, 또 레이건 정부에서 경제위기를 구했다고 평가받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장을 지낸 폴 볼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등. 이 같은 경제계의 거물들이 오바마를 자문한다는 언론의 보도는 오바마의 경제능력에 신뢰를 더하였다.

반면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던 날 매케인은 플로리다주 잭슨빌시 유세에서 "미국의 경제근간(펀더멘털)은 튼튼하다"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하고 만다. 이 발언은 매케인이 당시 경제 위기의 심각성이나 금융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다.

또한 오바마 캠프에서 선거 초반부터 고착시키고자 했던 ‘매케인은 경제 문외한’이라는 이미지는 때마침 불거진 금융위기로 매케인 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매케인이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최대 강점이었던 외교안보 이슈는 금융위기에 묻혀 선거전 내내 빛을 발하지 못했다.



* 부통령 지목- 기본에 충실 vs 위험한 도박



매케인에 비해 국방과 외교 분야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오바마는 러닝 메이트로 탁월한 국방, 외교 전문가인 조지프 바이든을 선택했다. 현재 상원 외교위원장이자 최고 외교통으로 꼽히는 바이든의 부통령 수락은 오바마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고, 바이든은 오바마를 보완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매케인은 중앙 정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알래스카 주지사 세라 페일린을 부통령으로 지목하여 화제가 되었다. 세라 페일린은 다운증후군의 아들, 임신한 고등학생 딸 등 미국의 사회적 문제를 고스란히 담은 가정을 힘있게 꾸려나가는 당찬 ‘하키맘'의 모습으로 한때 대선의 판도를 흔들었다.

그러나 정책 현안에 대한 미숙한 답변과 말실수, 알래스카 주지사 재직 시 여러 스캔들에 대한 언론의 집중 공격은 페일린의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중간 성향 유권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이렇듯 매케인의 부통령 지목은 초반에는 ‘경륜과 젊음’이라는 절묘한 결합으로 평가 받았지만 결국은 실패한 선택으로 드러났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여 당선의 필수요소인 ‘신뢰’를 심어주고자 했던 오바마와 달리, ‘페일린’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도박수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려 했던 매케인은 페일린 카드가 힘을 잃으면서 함께 추락하였다.


* TV토론회- 냉철함과 신뢰감 vs 경계와 불안감

유권자에게는 후보자들의 역량을 가늠해 볼 기회, 그리고 대선 후보자에게는 결정적인 홍보 기회를 제공하는 TV토론회에서 오바마는 냉철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짙은 감색 양복에 흰 셔츠를 입은 오바마는 차림새만큼 냉철하고도 신뢰감 있는 모습으로 변화를 이끌 주역의 느낌을 주었다. 매케인은 하늘색 셔츠에 빨간 줄무늬 넥타이를 매 열정적이지만 다소 충동적인 인상을 남겼다.

토론회 내내 오바마는 매케인을 ‘존’이라 부르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지만 매케인은 오바마를 한 번도 ‘버락’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의 과장된 몸짓과 어투는 오바마를 경계하는 듯 불안하고 초조해 보였다.

오바마는 야당의 젊은 후보답게 정부와 여당 후보를 날카롭게 공격했으며, 이라크 전과 관련해 매케인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해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매케인은 자신이 자부하던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설명하면서 상대국의 원수 이름을 잘못 말하는 등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 홍보매체- 뉴미디어 vs 올드미디어


오바마의 선거 캠프는 인터넷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했다. 온라인, 모바일 등의 새로운 홍보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지지자들은 정보의 확대 재생산을 통해 UCC, 위젯 등으로 자발적인 오바마 홍보에 동참했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소액 다수의 참여를 통해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천문학적 선거 자금을 마련한 것은 미국 대선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충분한 선거 자금을 바탕으로 오바마는 거의 모든 주에서 조직과 TV광고를 과감하게 풀가동해 막판 굳히기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유튜브 시대’에 발맞추지 못한 매케인은 한정된 선거 자금으로 오바마의 공세에 방어하기 급급했고, 백인 보수층이 갖고 있는 오바마에 대한 불안감을 극대화하려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매달려 오바마를 비난하는데만 힘을 쏟았다. 하지만 화합을 기치로 외연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사한 오바마측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 지지 세력- 홍보 대사를 얻느냐 vs 잃느냐

신인 오바마에게 정치 명문가이자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케네디가 사람들의 지지는 큰 힘이 되었다. 케네디 형제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암 투병 중에도 전당대회에 참석, 오바마 지지를 호소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도 오바마를 지지했으며, 조카 마리아 슈라이버는 공화당의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남편임에도 오바마 지지를 선언했다.
   

또한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프라윈프리, 린제이 로한, 마돈나, 비욘세 등은 자발적으로 오바마 유세에 동참하는 등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오바마 홍보 대사’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각 세대와 계층별로 영향력 있는 셀레브리티들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저절로 이끌어낸 것이다.



반면 매케인 진영은 오바마를 반짝 유명인사에 지나지 않는다며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페리스힐튼에 빗대어 비판했다. 화가 난 패리스힐튼은 비키니 차림으로 "나는 구시대 인물이 아니고, 구시대 인물같은 공약도 약속하지 않을 것이다" 며 매케인을 비판하는 UCC를 내보내기도 했다.

한 명이라도 더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도 시원찮은 마당에 스스로 적을 만드는 매케인의 행동은 그의 불안하고 초조한 심정을 보여주어 자신의 패색을 인정한 꼴이 되었다.

오바마는 자신의 신념과 선거전략을 처음부터 끝까지 실천에 옮기며 완승을 거뒀다. 준비된 정책과 시기 적절한 미디어 활용 능력, 유권자와 함께 호흡했던 그의 선거 운동은 모범적이며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은 지금 ‘변화’라는 역사적인 장을 써내려 가는 중이다.

초반에는 오바마의 이 ‘대단한 도전’이 무모한 것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주변인들마저 우려하며 그의 대선 출마를 말렸지만, 변화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는 인종과 국적과 세대를 뛰어넘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미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집권당을 심판하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대안에 대해 그들의 희망을 걸었다.세계가 오바마의 당선에 기대와 환호를 보내며 그가 보여줄 변화에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오바마가 그 기대에 부응하여 그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해야 할 차례다.

선거 기간 동안 그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처럼 ‘위가 아닌 아래로부터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한미 관계에도 새로운 변화의 리더쉽을 발휘하기를 기대해 본다.


프레인 뉴미디어팀

출처 : www.i-allianc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