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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8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1] 콜래노믹스의 힘, ‘경쟁’에서 ‘협력’으로
  2. 2008.10.25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삼성의 디자인경영
2009. 2. 8. 14:51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1] 콜래노믹스의 힘, ‘경쟁’에서 ‘협력’으로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1] 콜래노믹스의 힘, ‘경쟁’에서 ‘협력’으로


소유보다 접속이 중요한 네트워크 시대. 글로벌 기업들은 21세기형 비즈니스 모델로 하이컨셉(high concept)에 의해 헤쳐 모이는 ‘콜래보레이션'을 선택했으며, 이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공하는 기업은 업종의 경계를 넘어 기업의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할 수 있는 콜래보레이션 파트너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콜래보레이션을 추진해야 될까? 단순히 콜래보레이션을 한다고 콜래노믹스가 창출되지는 않는다. 효과적으로 콜래노믹스를 창출하려면 가장 적합한 시기에 양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과 철학을 제품에 쏟아야 한다. 성공적인 콜래노믹스를 위해 콜래보레이션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콜래보레이션의 대표적 유형, 콜래보레이션을 활용해 성공을 거둔 글로벌 기업 사례, 콜래보레이션을 200%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방법 등을 세 편에 걸쳐 소개한다. 


협력의 시대

많은 사람들이 ‘협력의 시대'라고들 한다.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20일에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다민족, 다인종 배경을 가진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협력'과 ‘융합'이 이 시대의 코드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비해 아쉽게도 많은 기업들은 협력이 대세라고 말은 하지만, 협력을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과 같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의무라고 소극적으로 생각할 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기업 전략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적극적인 사고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특히 우리나라의 특수한 환경에서 기인했다고도 할 수 있다.

현재 기업의 주축이 되고 있는 40대 초반 인재들은 흔히 학력고사 세대라고 불리며, 혹독한 경쟁의 시대를 거쳐 왔다. 같은 크기의 파이를 놓고 더 먹고 덜 먹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 방식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 경쟁보다 협력이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적 발상으로 치부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협력을 통해 힘을 합쳐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내 파이를 같이 협력한 이가 빼앗아 간다는 사고 방식이 아직도 팽배한 것이다.

더욱이,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협력을 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희석시켜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피해를 입는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력의 마법,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

하지만, 영리한 협력이야말로 현재와 같은 경제 불황의 시대에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회심의 한방이 될 수 있다. 협력 즉,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을 통해 기업은 자신에게 맞는 파트너를 자신의 시장에 끌어들여 시장의 화두와 게임의 판도를 유리하게 변경시킬 수 있다. 즉 콜래보레이션을 통한 부의 창출인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콜래보레이션을 통한 부의 창출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두 기업이 만나니 둘의 고객 크기만큼 네트워크가 확장된다. 더욱이,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울타리(boundary)를 넘어서게 되고 새로운 네트워크로 진입하게 됨으로써 확산(diffusion)에 가속도가 붙는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느낌이 강한 1990년대의 루이비통이 2000년대 그래피티(graffiti) 아티스트인 스테판 스프라우스, 래퍼인 패럴 윌리엄스 등과 협력했던 것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파트너를 고르게 되면 자칫 노후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면서 수명을 길게 연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만남이 유의미한 협력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단순한 콜래보레이션을 넘어 콜래보노믹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콜래보노믹스 창출의 조건은 무엇인가?


가치 사슬 전반에서 협력하라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네트워크로의 진입을 통해 확산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 협력의 마법이다. 하지만, 콜래보레이션이라는 미명 아래 파트너를 아웃소싱 업체로 생각한다면 파트너의 고객을 내 네트워크로 끌어올 수 없다. 디자인이나 영업 등 가치 사슬(value chain)의 어느 한 부분에서만 콜래보레이션할 것이 아니라, 기획-디자인-제조-마케팅-영업 등 가치 사슬의 모든 부분에서 협력할 때에만 네트워크 기반이 확산된다.


오픈 플랫폼으로 ‘집단 혁신'을 도모하라

또한, 두 브랜드 간의 철학과 기술을 융합하여 고객의 잠재적 니즈 구현에 협력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진화와 혁신이 콜래보노믹스의 전제 조건인 것이다. 즉, 협력을 통한 집단 혁신(collaborative innovation)을 이룰 수 있을 때 콜래보노믹스가 창출된다. 이제까지 많은 휴대전화 메이커들이 디자이너와 합작(콜레보레이션)하여 디자이너 에디션 폰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만남은 그리 많지 않다.

의식적이든 의식적이지 않든, 휴대전화 메이커들은 디자이너들을 휴대전화 시장에 끌어들여 ‘멋진 디자인'을 시장의 화두로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디자인을 통해 진일보된 혁신이 느껴지지 않고, 유명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패턴을 클리쉐(cliche: 상투적인 표현이나 인식)처럼 휴대전화에 나열했을 뿐이다.

그에 비해, 삼성의 비욘세폰은 콜래보레이션한 대상과 제품의 혁신적 코드가 잘 맞아떨어졌기에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비욘세폰은 앞과 뒤가 다른 혁신적인 듀얼 페이스가 비욘세의 멀티 플레이어적인 모습과 겹치고, 뮤직폰인 만큼 세린폰으로 콜래보레이션했던 뱅앤올룹슨의 아이스파워 앰프기술과 이동 중 편리하게 음악을 검색할 수 있는 ‘스위핑 PUI(물리적 유저인터페이스)'를 채택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혁신 없는 콜래보레이션은 한순간 이슈 메이킹으로 간주되어 쓸데없는 가격 상승 요인으로만 여겨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유명세에 얽매이지 말고, 철학이 맞는 파트너를 골라라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이제는 가전제품과 평면 TV도 종종 콜래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콜래보노믹스의 전제 조건인 진화와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빌려 이슈 메이킹에만 신경을 쓸 뿐이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사례에서도 봤듯이 한순간 이슈가 되는 콜래보레이션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인지도면에서는 떨어진다고 생각되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기술적 혁신에 부합하는 디자인을 구현하는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협력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면 TV의 선(wire)을 완전히 없앤다거나, 혁신적인 소재 기술로 플라스틱이나 철을 자유 자재로 구부러뜨리는 등의 혁신을 선보이려는 기업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혁신을 디자인으로 구현해 줄 파트너의 철학과 행보가 이러한 모습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면 그 파트너의 유명세가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당연히 그 만남은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생각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실질적인 가공 기술 및 IT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그 업체가 신생 업체라 하더라도 협력할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브랜드 및 기업이 시도해 볼 수 있는 콜래보레이션 유형과 경쟁적 패러다임에 익숙한 이제까지의 마케팅 기업에 비해 각 유형별 콜래보레이션이 얼마만큼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 데본 리(Devon Lee) / Faculty, Baruch College/City University of New York.
뉴욕시립대 경영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버륙 칼리지에서 소비자 행동론과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콜래보경제학(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한국인이 사는 법(공저)>이 있다.

* ‘콜래보경제학(collabornomics)'이란?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과 이코노믹스(ecomonics)의 합성어로, ‘협력의 경제학'을 말한다. 콜래보레이션이 협력을 의미한다면, 콜래보경제학은 협력을 통해 창출한 새로운 이익을 의미한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0. 25. 23:44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삼성의 디자인경영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삼성의 디자인경영

회장은 떠나도 디자인은 남는다

 

 

삼성전자 LCD TV 1분기 북미 시장 1위, 햅틱폰 단기간 10만대 돌파, 디자인경영 대통령상 수상에 빛나는 래미안, 제일모직의 10꼬르소꼬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일선 퇴진 방침과 별개로 최근 삼성 계열사들의 호실적을 설명하는 아이콘들이다. 그간 끊임없이 강조해왔던 삼성의 디자인경영이 서서히 꽃피고 있는 것이다.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가 브랜드 가치에서 소니를 제치며 급상승한 주요 요인으로 ‘획기적인 디자인(Cutting Edge Design)’을 꼽은 바 있다. 매경이코노미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삼성 디자인 저력의 비결을 짚어봤다.

비결 1경영진의 의지

원대연 SADI(Samsung Art & Desi gn Institute) 학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93년 발언을 삼성 디자인경영의 시발점으로 본다. 당시 화제가 됐던 ‘마누라,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발언은 혁신을 강조하는 핵심 어록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된다. 원 학장은 “이 발언 이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이른바 ‘신경영’ 선언이 이어졌고 결국 소프트웨어, 즉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95년 SADI 개원, 96년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명’ 선언 등 후속 조치들은 급물살을 탔다. 삼성전자는 2001년부터는 CEO 직속의 디자인경영센터를 조직하고 CEO 주재의 디자인위원회를 통해 주요 디자인 전략을 전사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2005년은 삼성그룹의 디자인이 한차례 업그레이드된 해로 기록된다. 이건희 회장이 ‘제2 디자인 혁명’을 선언했기 때문. 4대 전략으로 △독창적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스 체계 구축 △디자인 우수인력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 등이 제시됐고 전 계열사는 이를 묵묵히 따르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지성 정보통신 총괄 사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임하면서 히트상품인 보르도TV 신화에 이어 애니콜 디자인 혁명도 이어가고 있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제일모직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딸 이서현 상무보가 디자인을 직접 챙기면서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박상용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영자의 의지가 결국 사운을 좌우한다는 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이런 정신이 공유되기에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결 2 인재에 관한 한 ‘흑묘백묘’

삼성그룹의 디자인 경쟁력 핵심 중 또 하나는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로 요약된다. 외부 인재 영입은 물론 외부 전문가와 공동 작업도 마다하지 않는 유연함이 강점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은 2005년부터 래미안의 주거형태, 조명 배치, 조경 등을 이돈태 탠저린 사장에게 자문했다.

이돈태 디자인고문 영입 이후 개선된 래미안 지하주차장 디자인.
권혁우 삼성건설 디자인실 차장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도 이를 어떻게 아파트에 적용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을 때”였다며 “하나의 개념 아래 아파트의 내외부 디자인을 다시 해야 한다는 개념을 이돈태 사장을 통해서 알게 됐다”라고 전했다. 여기서 얘기가 끝나면 철저한 ‘아웃소싱’에 방점이 찍힐 터.

하지만 삼성건설은 이듬해 이 사장에게 디자인고문이라는 직함을 줘 장기적으로 삼성건설의 디자인 전략을 짜도록 했다. 이 고문은 탠저린 사장이란 직책을 유지하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삼성건설에 출근해 각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결정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10꼬르소꼬모도 같은 맥락. 제일모직은 서울 청담동에 명품편집숍을 준비하면서 내부 논의 끝에 자체 브랜드보다 해외 유명 브랜드가 낫다는 결론을 냈다. 내부 콘셉트, 인테리어 등도 10꼬르소꼬모의 창립자 카를라 소차니에게 대부분 일임했다. 이로써 제일모직은 보다 세련된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은 물론 매장 내 각 브랜드의 매출 추이를 기반으로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등 디자인경영의 전초기지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협업은 일찌감치 자리매김한 분위기다. 아르마니폰, 아르마니 LCD TV 등이 그 결과물들이다.

비결 3 ‘메기론’ 내부경쟁

이건희 회장이 93년 신경영 선언 시 내건 경영론 중 하나가 ‘메기론’이다. 미꾸라지를 키우는 논에 포식자인 메기를 넣어 두면 메기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한다는 것.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 ‘내부경쟁’을 장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자인경영에도 이는 적용되고 있다. 삼성건설의 경우 2005년 업계 최초로 디자인실이 문을 열면서 사내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아파트의 구조 등 디자인을 두고 상품개발실과 경쟁 구도에 놓인 것. 결국 주택사업본부장이 최종 조율을 하지만 그 전까지 두 실에서는 치열한 디자인 경쟁을 벌이면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삼성전자에서 휴대폰을 만들 때 무선사업부 디자인팀과 상품기획팀 간 치열한 내부 논의가 오가는 것도 이런 맥락. 계열사 간 디자인 경쟁도 볼거리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간,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 간 등 동일 아이템을 놓고 디자인 경쟁을 벌였던 점도 삼성그룹 디자인의 경쟁력을 확대시킨 중심축이 됐다.

조벽호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장은 “피 말리는 경쟁 체제로 당장은 당사자들 역시 고통스럽겠지만 시장에서 성공 이후 방향성을 다시 가늠해볼 수 있는 등 디자이너들의 역량 강화에 기폭제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비결 4 전문 인력 양성

이돈태 고문은 사실 삼성그룹과 인연이 깊다. 삼성전자가 93년에 처음 시작한 디자인 영재 후원 프로그램 ‘디자인 멤버십’ 1기 출신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디자인 인력의 중요성에 주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지금껏 이어지고 있는 영재 프로그램은 각 계열사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삼성건설 역시 2005년에 래미안디자인멤버십 1기를 선발한 이후 올해부터는 지원 분야와 상금(1등 1500만원)을 높여 디자인 인재들을 더욱 적극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제일모직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유망 디자이너를 발굴, 지원한다는 취지 아래 지난 2005년 SFDF (Samsung Fashion & Design Fund)를 설립한 상황. 지금까지 총 5명의 신예 디자이너들이 수혜(1인당 10만달러)를 입었다.

SADI는 단연 삼성 디자인 인재양성의 핵심이다. 제일모직 사장 출신인 원대연 학장 취임 이래 보다 현장성을 강조하는 커리큘럼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2007년 개설된 PD(상품디자인) 부문 출신 학생들은 iF 등 해외 전시회에서 매년 입상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기도 했다.

원대연 학장은 “현장경험이 많은 교수진이 가르치다 보니 졸업생들이 삼성전자를 비롯, 100% 취업을 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 인터뷰 / 이돈태 삼성물산 건설부문 디자인고문(탠저린 사장) 】

Q> 미래 유산이 될 만한 디자인 추구

산업디자인이 전공인데 건설부문 참여가 이채롭다.

한국식의 사고가 아닐까 싶다. 디자인은 칼로 자르듯 분야가 명확하게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철학과 콘셉트를 가지고 있느냐다. 돈을 더 들여서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비용을 들이면서도 훨씬 더 좋은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것이 관건이다. 종전 아파트가 그간 소비자들에게 불만이 많았던 것은 공통된 디자인에 대한 이해 없이 중구난방으로 하다 보니 발생한 문제였다. 이런 점을 디자인실과 상의하다 보니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다.

Q> 래미안의 디자인 콘셉트는 뭔가.

퓨처 해리티지, 즉 현재의 모든 건축물은 ‘미래에서도 유산이 돼야 한다’란 철학이다. 그간 아파트는 판상형, 즉 성냥갑 같은 형태가 전부였다. 이는 공급자 위주의 편의성에 기반을 둔 철학이었다. 개인이 살 수 있는 가장 비싼 상품인 집이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살면서 가치를 느끼고 후세에도 자랑할 수 있는 건축물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레 남들과 다른 주거공간을 연출하는 데 일조하게 됐다.

Q> 타사 소속으로 바라본 삼성 분위기는.

외부 인재 영입 시 검증 절차가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일단 검증만 되면 이후에는 철저히 일을 맡기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대외비 수준의 정보도 서슴없이 제공하며 홍보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배려해준다. 한국의 디자인 수준은 대기업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지만 중소기업은 고사 위기에 처한 것이 현실이다. 중소기업의 디자인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건물에 부족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디자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 특정 기간 삼성에 납품하게 하는 조건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