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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2. 22:00

[인터넷광고]두 자릿수 성장률 꺾였지만, 매체력과 영향력은 각인돼

[인터넷광고]두 자릿수 성장률 꺾였지만, 매체력과 영향력은 각인돼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인터넷 광고비는 디스플레이 광고비가 5천억 원, 검색 광고비가 8천225억 원 등 1억3천2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6% 증가한 수치로, 그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해 왔던 인터넷 광고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형국이다. 2009년 역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인터넷마케팅협회는 내다보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성장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08년은 베이징올림픽 등 각종 호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광고시장의 성장이 둔화되었다.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았고, 예기치 못한 국내외 변수들이 전체 광고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2008년 전체 광고 시장은 당초 예측치인 8조 3천억 원에서 5천200억 원 가량 하향 조정된 7조7천800억 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전체 광고시장이 이렇게 축소되는 분위기 속에서 인터넷 광고는 나름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이 5천억 원, 검색 광고 시장이 8천2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6% 증가한 수치로, 그 동안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해 왔던 온라인 광고 시장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한 형국이다. 광고주별로는 SK텔레콤, 지마켓, 삼성전자 등 전통적으로 상위에 올라 있는 광고주들이 2008년도에도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였다. 하지만 광고비 자체는 전년도와 비교해서는 많이 감소했음을 볼 수 있다.

업종별로는 경기에 민감한 패션과 음료 부문에서 전반적인 감소세가 나타났다. 패션업계는 34%, 음료업계는 39%의 인터넷 광고비가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와 주유소 등 운송 및 에너지 관련 인터넷 광고비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분야에서 인터넷 광고비가 증가하였다는 사실은 이제 인터넷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으며 인터넷의 매체력도 그만큼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2008년 대한민국 온라인을 강타했던 키워드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대표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었듯이 온라인 마케팅에서 2008년도의 핵심 키워드 역시 소통과 교감이 아니었나 싶다. 촛불시위가 한창이었던 당시, 토론 공간으로서 다음 아고라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인터넷 개인방송이었던 아프리카의 페이지뷰가 급증했던 현상들은 온라인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어린 학생들부터, 거리 문제로 촛불시위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지방거주자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을 통해 자신들의 의사를 소통한 결과이다 . 이런 현상들이 온라인 시장에 긍정적 역할만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실로 온라인의 위력을 실감케 했던 사건 중의 하나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유하고 교감하고 재미 주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득세

이러한 현상은 마케팅 내에서도 반영되었다. 드라마나 스포츠처럼 함께 공유하고 교감하고 재미를 주는 광고 형태가 온라인 광고의 한 축을 형성한 것이다. 일명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라 하는 것으로, 15초 안에 모든 메시지를 담아야 하는 TV매체의 한계를 극복, 온라인 매체로서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광고 형태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 콘텐츠 형식을 시도한 LG 엑스노트의 ‘여름날’은 현빈, 신민아, 류승범 3인의 삼각 관계를 중심으로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의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혼합한 형태로 총 7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됐다. 온라인 동영상의 경우 250만 명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편 LG텔레콤 ‘오주상사’의 경우는 시트콤의 형식을 띤 온?오프라인 광고를 전개했다. TV로 표현하지 못한 시트콤 풀버전을 인터넷에서 1천만 명 정도가 시청했다고 한다.

이처럼 온라인 상에서도 동영상 광고가 증가하는 것이 2008년도 온라인 마케팅의 또 하나의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동영상 광고가 온라인 상에서 효율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는 툴로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온라인 광고회사에서 제작한 동영상의 퀄리티도 점차 높아짐에 따라, 온라인용으로 제작된 광고물이 오프라인을 통해 방영되는 사례도 나타나게 되었다. 모토로라의 Z6M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지난 7월 한 네티즌의 순수 창작물로 시작한 빠삐놈, 빠삐송 열풍은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것은 또 다른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성해 냈으며,




롯데삼강에서는 이 UCC 덕분에 매출이 40%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보기도 했다.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UCC는 비록 그것이 광고의 형태를 띤다 하더라도 온라인 상의 입소문을 통해 전파돼 일반 직접 광고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

웹2.0 시대,
영향력 강화되는 UCC와 블로그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활성화되고 진화된 또 다른 하나는 바로 블로그다. 소비자들은 블로그를 통해서 웹 2.0시대에 영향력을 증대시키고 있으며, 온라인 구전을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주어진 옵션들은 너무 많아 제품 정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구매한 제품을 가치 있게 이용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제품을 이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궁금해하고 공유하고 싶어한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은 자신이 관심을 보이는 브랜드와 소통 및 교감을 하고 싶어하며 그러한 공간으로서 블로그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각 기업들이 이런 블로그를 활용하여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늘리고 있으며, 수많은 콘텐츠를 생성해내는 파워 블로거들의 영향력도 점차 커져가면서 이들과의 관계도 변화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소통의 키워드는 대세였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가 웹2.0 도구를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바마의 승리는 인터넷 선거 전략의 승리라는 말도 있다. 인터넷 지지 사이트만 해도 20만개가 넘었고, 인터넷 자원 봉사자의 수는 310만명을 상회했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오바마 선거 광고를 본 사람만 해도 1천450만명에 이르렀다. 오바마는 온라인 상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국민과 소통, 교류를 하였고, 당선 이후에도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국민과의 소통의 장을 열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마케팅 트렌드에 힘입어 온라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많은 참여와 공유를 이끌어냈던 것이 2008년도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하겠다.

그러나, 2009년도는 예측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에서는 올해 온라인광고시장의 규모를 1조5천173억원으로 전망했다. 성장은 하되, 전반적인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다. 정부에서는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대로 관측했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기업에서도 꼭 필요한 곳에만 예산을 지출할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회 요인은 분명히 있다. 소비자 행동을 유발하고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매출로 연계되는 온라인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또한, 불황기 속에 소비자들은 더 신중한 소비를 위한 정보 탐색을 강화할 것이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앞으론 더욱 중요한 구매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블로그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서 소비자들은 스스로 더 확신을 가지려 할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가 앞으로 더욱 더 활성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불황기 더 신중해지는 정보탐색,
신뢰감 있는 콘텐츠가 마케팅의 큰 축 될 듯

포털 순위 1위를 달리는 네이버의 변화는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올해 네이버는 포털의 개념을 종합 서비스 제공에서 개방형 정보 유통 플랫폼으로 바꾸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오픈캐스트이다. 기존의 블로거가 콘텐츠 생성자 역할을 했다면, 캐스트는 바로 생생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2009년도에는 바로 이러한 오픈캐스트를 통해 소비자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고 소통을 하게 될 것이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2009년 온라인 마케팅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광고 영역도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2008년 SK브로드밴드의 양방향 광고 서비스를 시작으로 2009년에는 IPTV의 특성을 살린, 양방향 광고의 활성화가 예상이 된다.

2009년도의 대내외적 광고 환경이 어려울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환경의 변화, 소비자 니즈의 변화, 광고주 니즈의 변화 등은 인터넷 광고가 이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영향력을 한 단계 더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2009년도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 같다.


1. 스토리텔링 콘텐츠 형식을 시도한 LG 엑스노트의 ‘여름날’은 뮤직비디오, 단편영화, 온라인 사이트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를 혼합한 형태로 총 7편의 에피소드가 제작됐다.
2. 2008년에는 온라인 동영상 광고가 증가하면서 온라인용으로 제작된 광고물이 오프라인에서 방영되는 사례도 나타나게 되었다. 사진은 모토로라의 Z6M 광고.
3.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소통 및 교감을 하는 공간으로서 블로그가 각광을 받고 있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9. 3. 12. 02:11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과 광고 - 극장과 지하철, 인터넷, 도처에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디지털 시대의 스토리텔링과 광고 - 극장과 지하철, 인터넷, 도처에 그들의 이야기가 있다


오늘날 네티즌들은 단순한 콘텐츠 수용자가 아니다. 이들은 새롭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견하면 인용, 수정, 가공, 편집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콘텐츠로 조직하여 다시 세상에 뿌린다. 수용자이자 곧 생산자인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리터러시와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었을 때 빼어난 광고가 만들어질 수 있고 소비자가 화답하게 된다. 이번 광고비평에서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중심에 있는 광고들을 살펴본다.




지하철의 개폐문이나 엘리베이터 문 안쪽에는 대개 ‘기대지 마시오’, ‘손대지 마시오’라는 문구의 스티커가 단순한 아이콘과 함께 붙어있다. 오래도록 보아온 익숙한 경고문이어서 이제 있는지 없는지도 잘 의식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이 스티커가 눈에 딱 들어왔다. 시선을 끈 이유는 그 문구 앞에 첨언해놓은 낙서 때문이었다. (남자에게) ‘기대지 마시오’ (여자에게) ‘손대지 마시오’라고 되어 있었다. 말장난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재치가 보통이 아니다. 이제 카피라이터는 광고회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UCC가 보편화된 이 시대는 소비자가 광고인이고, 시청자가 제작자라는 것이 새삼스럽게 체감된다. 프로슈머라 불리는 이들은 카피만 쓰는 것이 아니라 CF제작도 하고, 믹싱도 하고, 편집도 하고, 비평도 한다.

패러디물로 이어지는 CM송의 인기
지난해 대성공을 거둔 몇 개의 CM송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SK텔레콤의 ‘되고송’. 이 ‘되고송’ 말고도 UCC 열풍은 또 하나의 ‘불후의 명작’을 남겼으니 이름하여 ‘빠삐놈’이다. 독특한 한국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테마곡이 ‘빠빠라빠빠빠~삐삐리빠삐코~~~’라는 인기 빙과류 빠삐코 CF음악과 비슷하다는 점을 발견한 네티즌들이 영상과 음향을 절묘하게 교차 편집한 영상물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통시키면서 각종 패러디물이 만들어지고 인구에 회자된 것이다.

CM송으로 인기를 얻은 인기곡은 SK브로드밴드의 ‘BB송(BroadBand송)’이다. W&Whale의 ‘R.P.G shine’을 SK브로드밴드 기업CF로 개사한 이 노래는 독특한 음색과 미학적인 화면으로 눈길을 끌었다. “못 보던 세상 이제 시작이야/뭔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어/아무도 볼 수 없었던 보여주지 못했던/See the Unseen, 브로드밴드/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전화 약간 합치면 못 보던 세상/이제 내딛자 뛰어들자 들어가 보자/익숙한 세상이 놀랍게 변해/자 지금부터 시작이다/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

이 CF 가사는 음반의 인기와 더불어 상승세를 타면서 갖가지 버전으로 패러디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 광고들의 확산과 생성, 유통, 인기는 TV를 비롯한 4대 매체를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터넷이나 극장, 거리의 OOH광고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만났다. SK브로드밴드 CM송의 경우 극장판이 인기몰이에 큰 역할을 했다.

“못 보던 세상 이제 시작이야/팝콘, 콜라, 오징어 모두 준비완료/ 누구도 볼 수 없었던 보여주지 못했던/지금부터 영화 속 세상/약간의 스릴, 약간의 로맨스, 유머 약간 합치면 또 새로운 영화/이제 불 꺼진다, 집중하자, 애인손잡자/솔로부대도 당당해지자/졸면 안 돼 끝까지 영화에 집중/자. 지금부터 시작이다/ See the Unseen, SK브로드밴드.” 흥얼거리는 듯한 묘한 음색의 매력과 장소를 활용한 재치 있는 가사는 그야말로 위치기반 마케팅(location based marketing)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 광고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고 생동감을 입힌 것은 뭐니뭐니 해도 독특한 음색의 CM송이다. 일렉트로닉 등 기계음과 섞인 흥얼흥얼 매력적인 CM송이 적절하게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이처럼 매력적인 광고가 나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광고가 나오자마자 CM송과 가수에 대한 문의가 폭주했고, 곧바로 원곡의 인기도 상승세를 탔다.

신비한 보라색 꿈의 세계, 디지털 컨버전스
SK브로드밴드의 이 광고는 유머광고가 대세인 요즘 광고계에서 보기 드문 독특한 광고다. 신비한 보라색 배경화면에 아르누보 스타일의 신비로운 문양과 각종 기기들이 섞여 들어가고, 말이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가 하면 마지막에 등장하는 여자는 토끼 인형을 머리에 쓰고 있다. 부엉이는 고양이의 머리를, 물고기는 새의 꼬리를 하고 있어 산해경에 나오는 신화 같기도 하고, 초현실주의 그림 같기도 한 독특한 혼종의 세계를 보여준다. 신비한 보라색 꿈의 세계는 바로 융합과 혼종의 세상, 디지털 컨버전스의 세상을 표현한다. 이 광고는 광고이해도와 제품의 명확성 측면에서는 떨어질지 몰라도 론칭 광고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광고의 주목도와 독창성에서 오히려 광고목표에 충실한 콘셉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캠페인의 두 번째 광고는 ‘못 보던 춤’ 이다. 세계 각국의 민속의상을 입은 캐릭터들이 BB송에 맞춰 춤을 추는 CF로 민속의상을 걸친 등장인물이 현대적 감각의 노래와 춤과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준다. 발레리나, 아프리칸, 리우카니발, 마우이, 궁중무용, 플라멩코, 난데없이 등장하는 토끼 캐릭터 등 각양각색의 복장을 한 이들은 민속춤이 아니라 힙합 춤을 추며 과거와 현재, 인종과 문화, 시공간이 뒤섞인 혼종의 문화를 보여준다. 세 번째 광고에서는 콘셉트가 더욱 명확해진다. 드디어 제품의 기능과 편익, 속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었다. 냉장고에서 꺼낸 키보드 얼음을 믹서에 넣고, 휴대폰을 껍질 벗겨 초콜릿처럼 잘라 넣고, TV를 접어서 과즙을 내서 만든 보라색 칵테일, 이것이야말로 컨버전스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은유일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이 지난해 10월 IPTV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대대적으로 사명을 바꾸고 재출범한 것이 바로 SK브로드밴드이다. SK브로드밴드가 전면으로 내세운 콘셉트는 바로 ‘See The Unseen’이다. ‘See The Unseen’이란 지금까지 고객이 접하지 못했던 수준의 컨버전스 환경, 고객중심의 창의적이고 생활 친화적인 서비스를 보여주겠다는 약속이다.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약간의 TV, 약간의 인터넷, 약간의 전화’를 합쳐서 IPTV, 홈네트워크 등 가정 내 다양한 유무선 통합 컨버전스 환경을 구현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선도하겠다는 의미다.

광고효과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SK브로드밴드는 사명을 변경한 이후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새로운 사명을 걸고 출범하는 입장에서 론칭 광고로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느낌의 이미지를 형성하고자 했다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IPTV사업의 경쟁자인 KT와 LG 데이콤에 비해 SK브로드밴드는 인지도와 호감도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었다.

시트콤처럼 재미있는 광고를 인터넷에서
다매체 상황에서 이제는 CF가 전통적 4대매체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BMW같은 경우 당대의 내로라하는 감독들이 만든 빼어난 무버셜 8편이 영화보다 재미있는 광고로 사람들을 웹사이트에 끌어들였다. HBO의 ‘관음증(voyeur)’ 역시 4층 아파트의 여덟 가구에 관한 에피소드, 번외의 이야기들이 인터넷과 UCC를 통해 확산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나갔다.

우리 광고계에서도 광고를 시트콤 형식의 시리즈로 만드는 시도가 시작되었고, 성공을 거두고 있다. 바로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 오즈(OZ)가 탄생시킨 ‘오주상사 영업2팀’이 그것이다. 현재 8화까지 제작돼 인기를 누리는 ‘오주상사 영업2팀’은 각각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를 가진 회사원들이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갖가지 에피소드를 코믹하면서도 현실감 있게 전달하고 있다.

웹사이트에 설명된 바에 의하면, 누구에게도 고개를 숙이는 법이 없는 고상, 고고, 고독, 쓰리고 라이프스타일 카리스마 부장 장미희, 명품으로 휘감지 않으면 외출을 안 한다는 이기적인 간지 차장 오달수, 혼잣말하며 태어나 하품할 때를 제외하고 한순간도 말을 쉰 적 없다는 촐랑 과장 유해진, 별 거 없는 학력, 외모, 실력 세트 소유자이며 유일한 경쟁력은 애교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애교대리 이문식, 얼짱 신입이기는 한데 울트라 무개념의 소유자 이민기 등이 벌이는 좌충우돌 황당하고 코믹한 일상사가 펼쳐진다. 연기력이 튼실한 배우들이 에피소드를 드라마처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전달한 것도 인기의 비결이지만, 무엇보다 아이디어와 캐스팅이 주효했다.

1화 ‘놈놈놈’에서는 업무시간에 주식 시황을 확인하다 상사에게 들켜 시말서를 쓰는 직장인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렸다. 이후 이어진 ‘계약 시간 10분 전’은 계약을 앞두고 길가에 볼일을 보러 간 이 대리를 버리고 가는 에피소드, ‘그날이 오면’은 엎드려 절받기 식의 장 부장 생일 에피소드, ‘호주의 수도는’은 술집에 모인 영업 2팀 사람들이 호주의 수도를 놓고 공방을 벌이는 에피소드다. ‘회의는 영어로’에서는 이른바 ‘영어 울렁증’에 시달리는 영업2팀 멤버들에게 ‘모든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라’는 회사의 방침이 떨어지자 팀원들이 회의시간 내내 말도 안 되는 콩글리시로 엉터리 회의를 진행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 오즈로 영어단어를 검색하는 신입사원 이민기의 모습을 통해 오즈 서비스의 유용함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최근 시리즈는 오달수 차장의 굴욕을 다룬 ‘큰바위 얼굴’이다. 새 오즈폰을 구경하는 소녀들에게 오달수가 ‘오즈폰보다 얼굴이 더 크다.’고 놀림을 당하는 것. 그러자 이를 위로하려는 장미희가 특유의 진지한 표정과 음성으로 오달수의 얼굴을 잡고 ‘얘 얼굴 안 커. 머리가 커’라는 반전으로 웃음을 주었다. 커진 화면과 편리한 인터페이스가 적용된 최신 오즈폰 4종 세트의 편익을 보여주기 위해 노트북 같이 디스플레이 창을 열고 키패드를 노트북 마우스처럼 쓰는 모습을 광고에 담았다.

인터넷과 지하철에서 영업하는 오주상사
이 광고 시리즈는 TV CF도 인기를 얻었지만 인터넷에서도 1천만 명 이상의 네티즌이 시트콤 풀 버전을 보는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인기에 힘입어 15분짜리 단편영화로 제작돼 지난해 겨울 영화관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오주상사 홈페이지(http://oz.lgtelecom.com)에서는 현재까지 제작된 총 8편의 TV 광고와 풀 버전 시트콤, 온라인 전용 버전뿐만 아니라 광고 메이킹 필름, 광고 NG 동영상, 오즈 관련 에피소드 영상 등 다양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짜임새 있고 흥미롭게 구성된 이 웹사이트에는 시트콤 외에도 웹툰과 CEO의 황당한 인사말, 영업2팀 출장기 등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보통 통신사 홈페이지는 각종 요금제나 이벤트, 신규 상품 소개에 급급하여 홈페이지에 대한 크리에이티브는 찾아보기 힘들고, 이 때문에 심심풀이나 유희를 위해 홈페이지를 찾는 경우는 드물었다. 하지만 LG텔레콤의 브랜드 홈페이지는 다양한 이야기와 정보가 적절하게 혼합되어 있다. 면접에 성공하기 위한 노하우, 신규 휴대폰 구매나 쇼핑 시 제휴카드를 활용해 지출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만화와 영상으로 구성하기도 했고, ‘2009 희망 특집전’ 코너에서는 오즈 서비스뿐만 아니라 신규 출시된 서비스나 요금제, 놓치지 말아야 할 이벤트 등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구성했다. 그런 흡입력에 힘입어 일일 평균 2천여 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오즈 홈페이지를 다녀가는 등 꾸준히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LG텔레콤 오주상사 영업2팀 사례야말로 OSMU (One Source Multi Use) 마케팅 방식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전례 없는 광고비를 쏟아 붓고 있는 KTF나 SK텔레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광고예산으로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차제에 탄력을 받아 오주상사 영업2팀은 지하철 영업에도 나섰다. LG텔레콤은 서울 지하철 사당역에 무선인터넷 데이터 서비스 오즈의 ‘오주상사 영업2팀’ 래핑(wrapping) 광고를 내걸었다. 이 광고는 오주상사 영업2팀 각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반영해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공주병 걸린 부장에게 아첨하기, 상사들끼리 싸워서 살벌한 분위기 만들기, 상사에게 안마하며 애교떨기, 부장 명령에 단체로 반항하기, 부장 몰래 퇴근해서 술자리 가기, 출근시간에 늦어 눈치 보기, 출근 후 숙취로 고생하다 사우나 검색하기, 직원들이 사우나 간 차장 찾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TV광고나 인터넷에서 익숙해진 캐릭터들이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어 출퇴근길의 회사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2호선과 4호선을 연결하는 계단 위의 와이드컬러 광고에 장미희 부장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과 계단 벽면에 팀원들이 고속 승진의 참된 진리라며 ‘줄타기’하는 모습을 넣은 것이 특히 재미있다.

스토리텔링의 매력, 토크 밸류의 가치
오주상사의 에피소드가 대체로 유머로 소구하는 코믹터치이기는 하지만, ‘대리 인생’편은 조금 다르다. 고단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생활인이 겪는 서민경제를 담았다. 다른 에피소드들은 TV광고 버전이 시트콤 버전을 편집한 것이라면 이 에피소드는 같은 타이틀 안에 스토리와 메시지가 전혀 다르게 제작되었다. TV광고 버전은 장미희 부장이 집으로 가기 위해 대리운전 기사를 기다리는데 허겁지겁 뛰어오는 대리 기사가 다름 아닌 이문식 대리였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운전하며 이대리가 “애들 학원비가…….”하고 말끝을 흐리자 “낮에도 대리, 밤에도 대리입니까? 내년에는 둘 다 끝냅시다.”라고 장부장이 호쾌하게 위로한다. 시트콤 버전은 같은 주제지만 조금 다르다. ‘오주상사 영업2팀’의 송년회 날을 배경으로 1차에서 거나하게 취한 영업2팀 팀원들이 2차를 가기 위해 나오는 장면이 그려진다. 술김에 애교대리 이문식은 집에 ‘뱀술’이 있다며 팀원들을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이끄는데, 장부장이 부른 대리운전자는 안타깝게도 이문식 대리의 친형이다. 표정이 굳어 아무 말 못하고 차에 탄 이문식 대리는 “미안해 형. 많이 힘들지?”라며 안쓰러워하는 내용이다.

오주상사에는 희로애락이 있다. 인터넷에 둥지를 튼 오주상사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그들의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웃음을 주고 있지만 그 본사는 인터넷에 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기에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버전의 이야깃거리, 놀이거리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LG가 마케팅에 이야기를 실어 재미를 본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전자 노트북 X NOTE 사업부는 지난해 여름 인터넷 광고 캠페인 ‘여름날’(summerdays.co.kr)을 선보여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자연스레 매출 특수가 이어졌었다. ‘여름날’은 단편영화 에피소드 형식으로 현빈, 신민아, 류승범의 삼각관계를 다루면서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를 섞은 크로스오버필름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유명 배우들의 출연과 깔끔한 영상에 힘입어 젊은이들의 인기를 얻은 7개의 에피소드는 극장에서 시사회를 통해 공개돼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이렇듯 경쟁사 제품과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진 시대에 재미와 감동이 담긴 스토리로 고객 감성을 파고드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오주상사 영업2팀’ 캠페인은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전형이다. 스토리텔링은 소비자와 잠재소비자들 사이에 화제를 만들고, 브랜드에 대한 토크 밸류(Talk Value)를 높여준다.

일반적으로 ‘스토리’는 ‘허구로 구조화되기 전의 전체 줄거리’라는 의미로 많이 논의되어 왔다. 반면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하기’, 즉 이야기에 참여하는 현재성·현장성을 강조한 말이다. 즉 ‘이야기의 행위’에 초점이 맞추어진 개념이다. 디지털 상황에서 스토리텔링은 그 개념이 더욱 확장될 수 있다. 컴퓨터 공간과 웹에서 일어나는 서사행위, 웹상의 상호작용적인 멀티미디어 서사 창조 등을 모두 포함한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음악·목소리·비디오·애니메이션 등이 모두 재료다. 그 콘텐츠의 주체도 정해져 있지 않다. 오늘날 네티즌들은 정보를 완성품으로 두지 않는다. 그들은 정보를 다운로드 받은 후 인용, 수정, 가공, 편집을 통해 그것을 새로운 정보로 조직하여 다시 업로드 한다. 사운드의 짜깁기는 리믹스, 이미지의 짜깁기는 합성, 텍스트와 편집의 짜깁기는 몽타주라 부른다. 물론 이 모든 현상은 포스트모던의 특징인 패스티시(pastiche: 혼성모방)이다.

어떤 기법을 쓰건 중요한 것은 이 시대에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보다 다양한 채널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다원화시킴으로써 브랜드 스토리 전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거킹의 ‘복종하는 닭(Subservient Chicken)’ 사이트처럼 스토리텔링을 넘어 소비자의 체험을 유도하는 유희 마케팅, 인터랙티브 마케팅이 필요한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와 크리에이티브가 결합되었을 때 이 시대의 빼어난 광고가 만들어질 수 있고 소비자가 화답하게 된다. 제품의 편익을 알리고 제품의 이미지와 호감도를 높이는 차원을 넘어 이제 광고도 상품이 되는 세상이다. 재미와 감동,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필요하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