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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12.18 [Surviving in Red Ocean]“익숙한 것이 좋아!” 레드오션은 살아있다
2009. 2. 8. 15:35

블로거, 1인 기업 시대의 Interactive Marketing

(주)브릿지 래보러토리


지난해 12월 8일 오전 9시. 소형 오븐 전문 기업 컨벡스코리아의 홈페이지가 갑자기 다운됐다. 네이버 블로그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 (http://blog.naver.com/shriya)’ 과 함께 진행한 공동구매에 갑자기 많은 주문자가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채 두 시간이 되지 않아 준비한 물량 300대가 모두 동났다. 컨벡스 코리아는 긴급히 추가 상품을 확보, 겨우 5일간의 공동구매 이벤트 약속을 지켜낼 수 있었다.

이 회사는 주부 블로거로 유명한 문성실씨의 블로그를 통해 닷새 만에 1300대의 오븐을 판매했다. 예상보다 네 배가 넘는 물량이었다. 문 씨는 공동구매 이벤트를 마감하면서 “이렇게 주문이 폭주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1월 14일 오전 10시. 네이버 블로그 ‘베비로즈의 쿠킹앤리빙(http://blog.naver.com/jheui13)’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순식간에 방문객 수가 5000명을 넘어서고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비록 사람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한 공간에 모인 이들의 열기가 컴퓨터 화면 밖까지 전해졌다.

이날은 ‘살림의 여왕’ 이라는 별명의 블로거 베비로즈 현진희 씨가 진행하는 공동구매 이벤트의 D-데이. 주방에 놓고 쓸 수 있는 소형 행주 살균기 ‘두두e크린’ 을 시중가격보다 30%가량 싸게 내놓는 날이었따. 드디어 두두e크린 공동구매 화면으로 연결되는 링크 창이 공개되고 기다리던 이들이 일제히 주문 버튼을 눌렀다. 베비로즈는 이날 공동구매 계획을 수일 전부터 예고한 터였다.

폭발적인 호응은 오후 늦도록 계속됐다. 판매사인 두두월드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다. 이 회사 정기석 부장은 “베비로즈와 진행한 네 번의 공동구매 이벤트가 모두 대박을 기록했다” 면서 “이벤트를 위해 이윤을 낮췄지만 많은 주부에게 제품을 보급할 수 있어 기쁘다” 고 말했다.
 
미디어 가치 급상승 ‘영향력 UP’
 
인터넷 상의 1인 미디어 블로그가 새로운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별 주목을 받지 못하던 중소기업 제품이 블로그를 통해 히트 상품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무수한 입소문의 진원지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때로는 TV홈쇼핑 못지않은 실적을 올리는 매장으로, 신문 방송 광고 못지않은 미디어의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이런 변화는 블로그의 확산과 기업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블로그가 늘어나고 이를 찾는 방문자가 늘자, 기업들이 블로그를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목 좋은 곳에 시장이 서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또 한편에선 ‘쌍방향’을 뜻하는 인터랙티브 마케팅(Interactive Marketing)이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화, 공유화, 상호작용화의 3가지 특징을 가지는 인터랙티브 마케팅은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큰 효과를 발휘한다. 블로그를 통해 기업과 고객, 고객과 고객 사이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한때 붐을 이루던 체험 마케팅, 프로슈머 마케팅도 블로그로 옮겨가고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이 모든 블로그에서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 수천 수만 명의 방문자를 불러 모으는 ‘파워 블로그’ 가 주인공이다.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일수록 유통 채널로서의 가치와 위상이 높게 매겨진다. 대중에 노출 빈도가 많고 스크랩을 통해 확산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이는 고정 고객이 많다는 의미와도 연결된다. 기업들 입장에선 당연히 영향력 강한 블로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소소한 일상과 취미를 기록하는 인터넷 상의 공간이었던 블로그가 이제는 마케팅의 최전선으로 변신한 것이다.

특히 와이프로거( ‘아내’를 뜻하는 와이프와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을 뜻하는 ‘블로거’ 의 합성어)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기업들도 주부와 관련된 제품군에서 가장 활발한 블로그 마케팅을 펴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파워블로거가 늘어나면서 블로그의 유통 채널화를 이끌고 있다. “좋은 물건을 싼 가격에 여러 사람에게 보급한다” 는 취지로 공동구매 이벤트를 기획,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기업 러브콜 줄이어…새 비즈니스 등장
 
주부 관련 상품을 내놓는 기업들에게 인기 파워블로거의 블로그는 타깃 시장이나 다름없다. 기업이 원하는 고객들이 고스란히 모여 있기 때문이다. 또 비용 대비 효율이 높아 매력적인 마케팅 창구 역할을 한다. 미디어로서 가치가 높아지면서 영향력도 상승일로에 있다.

오랫동안 쌓아온 블로그의 신뢰도를 등에 업을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유명인이 선택하는 패션이나 스타일에 열광하듯, 자신이 좋아하는 파워블로거가 선택한 제품이라는 점만으로도 품질에 확신을 갖는 효과다.
이런 특징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블로그를 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다각도로 블로그 마케팅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가전, 식품 분야 대기업의 행보가 가장 빠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드럼세탁기 ‘하우젠 버블’ 을 출시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을 실시했다. 100명의 주부 블로거로 체험단을 구성해 6주 동안의 체험기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도록 한 것이다. 대신 이들에겐 160만원 상당의 제품을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혜택을 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제품 성능이 좋다는 리뷰가 쏟아지면서 지난 8월 말 출시 후 두 달 만에 판매량이 1만5000대를 돌파해 역대 최단시간 최다 판매 신기록을 세웠으며 블로그 마케팅이 접목된 마케팅의 결과여서 업계 안팎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중소기업들도 블로그 마케팅의 효과에 눈을 뜨고 있다. 밀폐 용기로 잘 알려진 락앤락의 경우 ‘락앤락 서포터즈’ 를 운영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이스라엘산 과일 스위티를 수입하는 프룻뱅크는 지난 1월 5일부터 한달동안 블로그 마케팅을 시작하고 직접적인 효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회사 최재림 차장은 “광고대행사를 통해 블로그 마케팅을 제안 받고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결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고 말했다.

베비로즈와 공동구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두두월드는 앞으로 블로그 마케팅의 비중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정기석 부장은 “몰랐던 시장에 눈을 뜬 셈” 이라고 말하고 “오픈 마켓에 비해 훨씬 폭발력이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고 밝혔다.


블로그 마케팅의 관건은 공신력 유지와 운영자의 이미지 관리에 달려있다. 신병철 브릿지래보러토리 대표는 “블로거의 비즈니스 진출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면서 “블로거의 욕구가 어디까지냐에 따라 블로그는 계속 변신할 것” 이라고 밝혔다.

※ 위 글은 (주)브릿지 래보러토리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편집한 기사입니다.
원본 출처 : 한경비즈니스 2009. 1. 26~2.2 설 합본호(68p~71p)
         '1인 기업 시대의 신데렐라 와이프로거 집중 탐구', 박수진 기자

Posted by 브릿지_박주민

출처 : i-alliance.co.kr

2008. 12. 18. 13:23

[Surviving in Red Ocean]“익숙한 것이 좋아!” 레드오션은 살아있다

[Surviving in Red Ocean]“익숙한 것이 좋아!” 레드오션은 살아있다

경쟁자를 이기려 하지 말고,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라.’ 2005년 한국 경영자들은 이 메시지를 담은 ‘블루오션 전략’에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은 레드오션에 머물고 있습니다.

가치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라는 블루오션 전략의 메시지는 유효합니다. 그렇지만 레드오션에서의 생존법을 알아야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블루오션 전략의 주창자들도 ‘기존 시장의 수성’과 ‘신시장 개척’ 모두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어렵게 블루오션을 찾더라도 순식간에 레드오션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드오션에서의 생존 전략을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대내외 환경 악화로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는 레드오션에 대한 더 높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모두가 한물갔다고 생각하던 레드오션에서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의 사례와 전문가들의 이론을 집약했습니다.


주거 지역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수많은 통닭집이 눈에 들어온다. 치킨업은 극도로 심한 경쟁이 펼쳐지는 대표적인 레드오션이다. 그러나 뒤늦게 뛰어든 일부 업체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편의점 음료 진열대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복제품과 신제품이 쏟아진다. 지독한 레드오션이지만 여기서도 기막힌 성공 스토리가 나오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이 블루오션에 열광했다. 그러나 한국 상황에서 레드오션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은 차별적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한국에서의 블루오션 존속 기간은 다른 국가보다 짧다. 다른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베끼면서 수치심을 느끼는 기업이 드물기 때문이다.
 
매번 블루오션을 개척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새 시장 창출 전략은 리스크가 매우 높다. 자칫 블루오션만 추구하다가 위험관리에 실패할 수도 있다. 레드오션은 기업에 또 다른 의미도 부여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기본기가 튼튼하면 다른 ‘바다’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레드오션에서 시련을 겪은 기업은 ‘근성’이라는 DNA가 남다르다. 레드오션 전략과 블루오션 전략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블루오션과는 다른 레드오션에서의 생존법도 잘 알고 있어야 기업은 지속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가혹한 레드오션에서의 생존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웰빙 치킨이란 개념을 앞세워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BBQ’ △차별화한 마케팅으로 음료 시장에서 성공한 ‘옥수수수염차’ △1700개가 넘는 쌀 브랜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안성마춤 쌀’ △출생의 비밀이란 진부하기 짝이 없는 소재로 대박을 터뜨린 드라마 ‘태양의 여자’ 사례를 분석했다.
 
철저한 시장분석부터 시작해야
한국의 외식산업은 경쟁이 치열하고 진입장벽이 낮기로 유명하다.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고, 특별한 원천기술이 필요치 않다는 점에서 개인 사업자들은 창업 시 가장 먼저 외식업을 고려한다. 그 중에서도 치킨업은 단순히 포화상태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업체가 존재한다.
 
이런 시장에서 창립 13년 만에 국내 최대 치킨 전문 체인으로 성장한 기업이 제너시스BBQ다. 윤홍근 BBQ 회장은 1995년 치킨브랜드 BBQ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뛰어들어 불과 10여 년 만에 2000여 개의 가맹점에 연 매출 5000억 원을 올리는 중견 기업으로 키워냈다.
 
1984년 대상그룹(옛 미원)에 입사, 사회생활을 시작한 윤 회장은 입사 후 6년 만에 과장으로 승진했고, 중국 공장 사장으로 내정될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4년 초 중국 부임 직전에 그는 회사로부터 미원의 거래 업체이자 부도 후 미원이 인수한 마니커를 맡으라는 명령을 받는다. 치킨과 외식업에 대해 지식이 없는 그가 마니커에 방문했을 때 회사는 그야말로 빈사상태였다. 영업 직원은 고작 2명, 100개였던 대리점은 불과 10개만 남아 있었다. 밤낮으로 이탈한 대리점을 찾아다니며 점장들을 설득해 대리점 수를 부도 이전보다 늘려놓은 그는 1995년 회사에서 나와 BBQ를 창업한다.
 
그 당시에도 국내 시장에는 200개가 넘는 치킨 업체가 있었다. 직장생활을 과감히 버리고 위험한 창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윤 회장은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치킨사업의 성장성이 일반인의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니커에서 두 달 동안 한국의 외식구조를 분석했습니다. 저 역시 시장조사를 해보기 이전에는 이 사업이 대표적 경쟁 산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1995년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6kg에 불과했습니다. 반면에 쇠고기는 7∼8kg이었고, 삼겹살은 이보다 더 높았습니다. 1995년 미국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45kg, 유럽과 동남아는 35kg, 일본도 25kg에 달했습니다. 율법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스라엘의 1인당 소비량은 무려 60kg에 달했습니다. 한국의 닭고기 소비량이 적다는 사실을 파악하자 확신이 섰습니다. 닭고기 소비량을 일본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대성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BBQ의 사례가 보여주듯 단순히 경쟁자가 많다고 해서 그 시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시장 분석을 해 보면 전혀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실제 밀폐용기 시장을 석권한 락앤락도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냉장고의 절대 면적을 계산해 본 결과 밀폐용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결론을 얻고 이 분야에 전력투구, 성공을 거뒀다. 경쟁자 수만으로 시장의 성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장 잠재력을 확신한 윤 회장은 ‘맛’이 아니라 ‘영양’에 중점을 둔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 각종 식품학회·영양학협회·조리사협회 등을 찾아다니면서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콜레스테롤·칼로리는 낮고 필수 단백질은 높은 닭고기의 우수성, 즉 ‘3저(低) 1고(高)’ 닭고기론을 집중 홍보했다. 닭고기가 중풍과 관련이 있다는 미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보다는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부터 공략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서였다.
 
윤 회장은 이후에도 끊임없는 혁신을 단행했다. 설립 4년 만인 1999년 국내 점포 수가 1000개를 넘어서자 그는 곧바로 해외 진출을 시도했다. “외식 업체가 성공적으로 해외 진출을 한 예가 없다. 치킨이라는 품목으로 해외 시장에서 KFC 같은 대형 업체와 경쟁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도 굴하지 않고 중국·일본·미국·싱가포르·스페인·북유럽 등지로 매장을 확장했다. 현재 BBQ는 세계 각국에 35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30%에 이른다.
 
윤 회장은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 때문에 한국 서비스업은 상당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성공적인 해외 진출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고객이 부르기 전에 먼저 다가오거나 말하기도 전에 리필해 주는 매장이 많지 않습니다. 이런 서비스를 도입했더니 해외 고객들이 너무 좋아하더군요.”
 
BBQ는 2005년 중대한 결정을 통해 이미지 변화를 꾀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란 고급 기름을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토록 해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감을 없앴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사용 때문에 연간 140억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했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름 때문에 치킨을 안 먹겠다는 고객이 있으면 ‘먹어서 좋은 기름’으로 공략하는 것이 발상의 전환입니다. 지금은 모든 업체가 ‘웰빙 치킨’을 표방하고 있지 않습니까.”
 
윤 회장은 레드오션의 존재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많은 업체가 존재하고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는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광범위하게 사랑받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기본 수요는 충분하기 때문에 차별화하거나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기업이 할 일입니다. 한국의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아직도 12kg에 불과합니다. 경쟁자가 많다 해도 성장 여력은 충분합니다.”
 
모방하지 말고 나만의 소재를 발굴하라
총 3조7000억 원 규모의 국내 음료 시장은 많은 전문가가 가장 대표적인 레드오션으로 꼽는 분야다. 수천 종의 제품이 경쟁하고 있는 데다 한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 수십 종의 유사품이 곧바로 뒤따르는 소위 ‘미투(Me Too) 제품의 천국’이기 때문이다. 복제품의 브랜드까지 비슷하기 때문에 수시로 법정 분쟁이 벌어진다.
 
절망적인 시장 환경에서 식품 업체도 아닌 제약 업체가 연이은 ‘홈런’을 터트려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과거 쌍화탕으로 유명한 광동제약. 광동제약은 2001년에 출시한 ‘비타500’으로 수십 년간 동아제약의 ‘박카스’가 군림하던 국내 드링크류 시장을 뒤흔들었다. 이어 2006년에는 ‘옥수수수염차’를 개발해 다시 대박을 터뜨렸다.


옥수수수염차의 성공을 주도한 이인재 유통사업부 상무는 “차 음료 시장 자체는 레드오션이지만 수익을 창출할 기회는 많다”고 말한다. 2005년 후반부터 차 음료 시장을 지배하던 녹차 시장 규모가 감소하면서 남양유업의 ‘17차(茶)’를 중심으로 한 혼합차가 주류로 떠올랐다. 광동제약은 이미 남양유업이 장악하고 있는 혼합차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 아래 시장 발굴에 나섰고, 곡물차의 잠재력을 감지했다.
 
이 상무는 “당시 웅진식품의 ‘하늘보리’가 월간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하고, 무명 회사인 담원식품의 ‘옥수수 끓인물’이 노래방에서 조금씩 팔린다는 사실을 알고 혼합차 시장 이후에는 곡물차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음료 업계에는 일본 등 외국 제품을 모방한 ‘미투 제품’이 난무하고 있던 상황이어서 한국 고유의 원료를 발굴해 차별화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원료를 쓸까 고민하던 이 상무에게 결정적인 힌트를 제공한 사람은 그의 친척이다. 자궁과 신장 기능이 좋지 않던 이 상무의 한 친척이 이뇨 작용에 효능이 있는 옥수수수염을 달여 먹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그는 즉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과연 일반인들이 옥수수수염의 효능을 알고 있을까 궁금해서 직접 동대구역에서 40대 아주머니 10여 명에게 비타500을 나눠주면서 혹시 옥수수수염의 효능을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주머니들은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강한 확신을 갖게 됐죠.”
 
2006년 옥수수수염차 출시 후 초창기 마케팅을 펼칠 때도 주부들을 중점 공략했다. 2006년 겨울에 광동제약은 전국 각지의 미용실에 옥수수수염차 포스터를 붙이는 조건으로 무료로 차 샘플을 나눠줬다. 주부들은 이미 옥수수수염의 효능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미용실에 오는 젊은 여성들에게 입소문을 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V라인 얼굴’이라는 광고 카피도 주효했다. 당시 대부분 차 음료들은 ‘칼로리 제로’나 ‘슬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몸매’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광동제약은 붓기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옥수수수염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얼굴선을 V라인으로 만들어주는 차’라는 메시지를 홍보했다.
 
이 상무는 미투 제품으로는 결코 레드오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옥수수수염차의 경우 한국 고유의 소재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제품을 만들었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차 음료가 극도로 발달한 일본에도 없으며, 중국에서는 옥수수차가 있을 뿐입니다. 사실 국내 식음료 업계에 존재하는 많은 제품이 일본 복제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베낀 제품은 소비자들이 쉽게 식상해하기 때문에 오래 가지 못합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라
특정 시장에 수많은 사업자가 난립하고 있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유력한 생존 대안이 될 수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 비용 우위는 물론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집중시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기업이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설비투자 같은 결정을 하는 중요한 이유도 규모의 경제 실현이다.
 
단순한 숫자로만 보면 브랜드 쌀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도 없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국내 쌀 수요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2008년 4월 현재 전국에 존재하는 브랜드 쌀은 무려 1721개에 이른다. 특히 이천 쌀과 여주 쌀이 워낙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어 이에 필적할 만한 브랜드를 키우기는 더욱 어렵다.

안성시의 ‘안성마춤 쌀’은 이런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후발주자로 성공한 보기 드문 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브랜드 쌀을 시도한 안성마춤 쌀은 2005년 국내 농산물 중 최초로 쌀 생산·유통 전 과정의 ISO9001 인증을 획득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주 및 이천쌀과 비슷한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안성마춤 쌀은 단일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영세 농가의 결합을 촉진,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 농산물 경쟁이 치열하던 1998년에 안성시는 ‘안성마춤’이라는 고급 농축산물 브랜드를 만들어 한우·쌀·포도·배·인삼까지 다섯 종류를 한 브랜드로 단일화했다. 전국 최초로 안성 내 14개 농협 단위조합이 뭉쳐 농협 연합사업단(안성마춤농협)도 꾸렸다.
 
그러나 이후 과정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안성마춤’이라는 공동 브랜드만 있었을 뿐 14개 농협 단위 조합마다 가격, 포장 디자인, 미곡처리장, 유통망 등이 모두 달라 대규모 유통이 불가능했다. 서류상 브랜드만 존재한 셈이다.
 
이에 안성시는 2003년부터 브랜드 단일화에 박차를 가했다. 안성마춤농협의 이순옥 마케팅 1본부장은 “대부분의 농민들은 투자를 비용 개념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투자하면 바로 흑자가 나는 줄 압니다. 이 점을 납득시키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2003년 출범 후 2006년까지는 적자가 났기 때문에 농협 연합사업단을 탈퇴하겠다는 조합도 심심찮게 있었고, 연합사업단을 해체하라는 요구도 많았습니다. 단일화 재배 매뉴얼이 까다롭다는 불평도 많아 늘 마음이 조마조마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안성시가 농민들을 다독인 방법은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이었다. 안성시는 2004년부터 마케팅 담당관실을 설치해 20여 명의 공무원이 안성마춤 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TV나 신문 광고도 시가 지원한다. 지난해 11∼12월에는 안성마춤 쌀 이동전시관 버스를 만들어 버스 안에서 홍보·시식·상담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주요 대형 마트 앞을 찾아다니며 소비자와 접촉하는 등 이색 마케팅을 전개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일관된 품질 관리가 가능해졌다. 농민들에게 높은 수매가격을 보장해 주되 엄격한 품질 관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안성마춤 쌀은 1년 간 예비심사를 거쳐 합격한 땅에서만 계약 재배를 할 수 있다. 종자는 안성 땅에 맞는 ‘추청(일명 아끼바리)’이란 단일 품종만을 사용한다. 추청 벼의 순도율은 97∼98%에 달해 균일한 밥맛이 가능하다. 작목 반장, 농협 직원, 시청 직원들이 수시로 계약 재배 농가에 들러 재배 매뉴얼을 지키는지 검사하고, 이를 어기는 농가는 계약농가에서 탈락시킨다.
 
진부한 소재로도 성공할 수 있다
지난 7월 말에 종영한 KBS 드라마 ‘태양의 여자’는 최근 드라마 가운데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초반에 한 자릿수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매회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시청률 조사기관 TNS 미디어에 따르면 5월 28일 1회 시청률은 6.8%에 그쳤지만 중반부로 접어들며 20%를 돌파했고, 20회 마지막 방송의 시청률은 무려 27.3%에 달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방송 1, 2회 때 시청률을 마지막 방송까지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무서운 뒷심을 발휘한 셈이다. 호화 캐스팅이나 해외 로케 같은 투자도 없었으며, 이야기 소재도 극히 상투적이었다. 입양된 고아가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양부모의 친자녀를 버리고, 친자녀가 다시 복수에 나선다는 ‘출생의 비밀’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게다가 기억상실, 복수, 4각 관계 등 한국 드라마가 수십 년간 우려먹은 소재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태양의 여자’는 단순 복수극으로 끝날 수 있었던 드라마에 인간에 대한 미세한 관찰력을 가미해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용서와 화해, 인간 구원의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색다른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빤한 소재의 통속극이지만 전개나 결말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 통속적이고 진부한 소재도 재해석을 통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사례다.
 
시청자들이 특히 이 드라마에 호감을 표시한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호하다는 점 때문이다. 피해자인 ‘사월’은 가해자 역할을 맡은 ‘도영’ 못지않게 독하고 기가 세다. 이들은 선과 악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다. 인간은 모두 악하면서도 착하고,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태양의 여자’는 잘 보여 준다. 인간 본성의 단면을 스토리로 잘 녹여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기억상실 같은 지나치게 진부한 소재에 대해 반감을 표시하면서도 결국 다시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었다.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하는 김경묵 덕성여대 교수는 “진부한 소재를 썼으며 특급 배우를 동원하지 않고도 ‘태양의 여자’가 성공한 것은 지나치게 새로운 것에 집착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 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드라마의 기본은 새로운 소재, 화려한 볼거리, 톱스타가 아니라 결국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멜로드라마처럼 대중이 친숙함을 느끼는 주제일수록 스토리가 중요하지 배경이 어디냐, 배우가 누구냐는 중요치 않습니다. 소비자들이 드라마를 선택하는 이유는 익숙한 것에서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서입니다. 과거에 없던 새로운 드라마를 시도하기보다 기존 요소들을 어떻게 담아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출처 : 동아 비즈니스 리뷰(www.donga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