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3.06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5] 딱딱한 경영이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라 /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례
  2. 2009.03.06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4] 목적은 뚜렷하게! 창조적으로 이야기하라 - 기업별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3. 2009.03.05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4. 2009.03.03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5. 2009.03.03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2009. 3. 6. 23:39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5] 딱딱한 경영이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라 /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례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5] 딱딱한 경영이념도 재미있는 스토리로 전달하라 / 기업의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례


많은 기업이 기업 가치를 경영 이념이나 사훈 등을 통해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추상적이고 교훈적인 내용의 문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는커녕 내부 구성원의 공감조차 얻기 어렵다. 임직원조차 기업이 가진 차별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고객이 자신의 기업을 사랑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내부 커뮤니케이션은 기업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구성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일상 업무에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그럼으로써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현실 속에서 살아 움직이도록 구성원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한 조직과 리더의 가치 전달
 
얼마 전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 리더의 최고 덕목으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꼽혔다. 기업의 가치와 리더의 생각을 조직 내부에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달에 사람을 보낼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미국 대중뿐만 아니라 NASA 직원 모두가 강력하게 공유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 스토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NASA 내에 혁신과 창조를 기반으로 하는 가치 시스템을 전파시켰다.

이와 유사한 사례를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기업의 가치를 스토리로 설명하면 추상적인 가치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복잡한 개념이 구체화 된다. 물론 여기에서도 핵심 스토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리더는 분명한 전략적 메시지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부합하는 스토리를 발굴하고 적절한 시기에 개연성 있는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스웨덴의 가구회사 이케아(IKEA)는 기업 설립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Swede Ingvar Kamprad)의 스토리를 통해 기업 철학을 직원들에게 전달한다.

회사 운영 초기에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스웨덴 내의 이케아 창고들을 방문하기 위해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녔다. 목적지에 밤에 도착할 경우 그는 도시 한가운데 차를 주차하고 저렴한 호텔을 찾을 때까지 걸어서 돌아다녔다. 호텔에서도 미니바에서 콜라를 꺼내 마셨을 경우에는 다음 날 아침 가까운 가게에서 똑같은 콜라를 사서 다시 채워 놓는 등 사소한 부분에서도 경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날 한 창고를 방문할 때 그는 예정보다 30분쯤 일찍 도착했다. 그는 30분 동안 잡담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대신 파손된 가구들을 모아놓은 거대한 컨테이너로 향했다. 그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직 사용 가능한 가구가 혹시 있는지를 일일이 검사했다. 잉그바르 캄프라드는 판매해도 좋을 만한 상태의 가구를 종종 발견해서 창고 담당자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이케아의 핵심 메시지는 다양한 유형의 기능적이고 디자인 중심적인 가구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최우선 과제인데, 언제나 이를 위해 노력한 설립자의 스토리를 접하면서 이케아 직원들은 기업 내에서 자신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신발 브랜드 에코(ECCO)의 설립자인 칼 투스바이(Karl Toosbuy) 역시 에코 기업 내에서 회자되는 많은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에코에서 새로운 생산 방법을 처음 도입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기계의 틀을 새로 바꾸는 것이었다. 다른 종류의 밑창을 만들 때마다 매번 기계의 틀을 바꿔야 하는데 이 교체 작업에만 대략 30분 이상이 걸렸다. 그동안 기계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에코에게는 막대한 손실인 셈이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투스바이는 생산 관리자에게 ‘중단하는 시간을 줄여라!'라는 도전 과제를 주었다.

생산 관리자는 여러 주 동안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한 끝에 마침내 해결책을 생각해 냈고 투스바이를 찾아가 가동 중단 시간을 단 2분으로 줄일 수 있다고 외치며 뿌듯해 했다. 투스바이는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 주말에 포뮬러 원(Formula 1)을 봤는데, 차에 주유하고 타이어 네 개를 교체하고 선바이저를 닦고 다시 트랙으로 돌려 보내는 데 8.6초가 걸렸다네. 자네는 틀 하나를 바꾸는 데 2분이나 걸리는 것에 정말로 만족하나?”

생산 관리자는 되돌아가서 시간을 더 줄일 방법을 다시 강구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정말로 2분이 채 걸리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런 투스바이의 스토리들은 매일 같이 회사 내에서 이야기되고 있다. 부서를 막론하고 에코의 모든 구성원에게 기대하는 책임과 완벽함의 수준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하게 짚어 주고 있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일하는 방식 제시

스토리텔링은 조직의 가치나 문화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구성원에게 제시해 주는 데도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스토리는 업무의 방향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컨텍스트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추상적인 이론보다 훨씬 잘 이해되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레고(LEGO)는 지난 2000년에 커다란 위기를 맞았다. 경영이 악화되었고 적자 폭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경영 팀은 기업에 새로운 사고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먼저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기업의 가치들을 새로 평가하고, 그 가치들이 구성원 개개인에게 좀 더 공감되도록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레고는 전 조직을 대상으로 레고의 가치에 기반한 다섯 개의 핵심 역량을 도출하고 세부적으로 체계화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지만 레고 역시 국내 기업들이 역량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겪게 되는 것과 동일한 문제점에 도달했다.

‘비즈니스 지향적', ‘고객 및 브랜드 포커스'와 같은 역량을 도출했지만 이 역량이 실제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런 역량을 어떻게 연결시켜야 하는지 아는 직원이 거의 없었다.

레고는 구성원에게 현실과 동떨어진 역량 관련 교육이나 지루한 텍스트를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터득하고 있었다.

레고의 경영진은 스스로에게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개인의 역량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 보았다. 대답은 명확했다. 구성원의 일상 업무에 관련된 스토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개별 역량이 어떤 식으로 실천되고 있는지를 보여 줌으로써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경영진은 곧 전 세계 모든 레벨의 조직에 걸쳐 역량을 대변할 수 있는 구체적인 스토리를 탐색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수집된 스토리들은 역할과 가치, 역량과의 부합 정도,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과 분류 작업을 통해 간추려졌다. 그리고 다시 스토리를 가다듬고 플래시 영상과 인터뷰 영상으로 재편집되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레고의 역량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 주는 이미지와 사운드로 가득한 스토리를 얻을 수 있었다. 레고의 정신을 그대로 담은 이 보물 상자는 CD-ROM과 인트라넷을 통해 배포되었고 직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이를 통해 레고 구성원의 역량에 대한 공감와 이해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지식경영 그리고 스토리텔링
 

지식경영은 거창하고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다. 사실 지식경영의 핵심은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통해 어떤 행동을 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때문에 복잡한 개념 이해보다는 일상 업무 속의 자연스러운 컨텍스트에서 사용되는 지식이 회사 차원에서는 더 소중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식 경영에서 스토리텔링은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스칸디나비아의 호텔 체인 콤웰(Comwell)은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생각한다. 이 회사의 핵심 스토리는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을 극복해 나가는 구성원 개개인의 우수성에 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콤웰은 조그마한 지식경영 활동을 전개했다. 바로 ‘올 포 유(All For You)'라는 조그마한 폴더를 만드는 것이었다.

콤웰의 모든 직원은 일상 업무 속에서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어떠한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폴더 속에 스토리 형식으로 자세하게 적어 놓는다. 폴더 속에 기록된 직원들의 경험담은 전 직원에게 공유되고 이를 접하는 직원은 동료들의 재미난 스토리에 푹 빠져든다. 이런 과정에서 자신이 유사한 상황에 처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제록스(Xerox)도 이러한 일상의 스토리를 잘 활용한 기업이다. 제록스는 내부조사를 통해 서비스 인력이 정보를 얻기 위해 가장 자주 사용하는 방법은 매뉴얼을 찾아보거나 비싼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결과를 얻었다. 대신 현장에서 발생한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관해 자신이 경험한 스토리를 휴게실 커피자판기 옆에서 잡담처럼 주고 받음으로써 업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교환한다는 것을 밝혀 냈다.

제록스는 그런 스토리들이 매우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곧 휴게실에 떠돌아다니는 ‘커피 브레이크 스토리'를 모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스토리를 잘 구조화해 ‘유레카(Eureka)'라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이용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제록스의 수석연구원인 존 실리 브라운(John Seely Brown)에 따르면 유레카를 통해 매년 1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절감된다고 한다.


스토리텔링 커뮤니케이션, 현실과 이상 사이

기업이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하지만 바람직한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할 것이 있다. 스토리는 기업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과 현재 상황 사이의 현실적인 균형을 잘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기업이 이상적인 미래만을 묘사하는 스토리를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스토리는 신빙성이 없기 때문에 곧 잊혀지거나 무시되고 말 것이다. 먼저 구성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들이 스토리 속에서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하며, 스토리를 통해 영감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구성원을 향한 스토리텔링은 그저 단순한 선전도구로 전락할 것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6. 23:32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4] 목적은 뚜렷하게! 창조적으로 이야기하라 - 기업별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4] 목적은 뚜렷하게! 창조적으로 이야기하라 - 기업별 다양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사례 역시 기업과 제품의 특성에 따라, 스토리텔링을 사용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살펴보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스토리텔링을 활용하기 전에 먼저 핵심 스토리를 튼튼하게 구축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스토리 창조

 
로얄코펜하겐(Royal Copenhagen)은 2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도자기 업체로 덴마크 사람들에게는 국가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핵심 스토리는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재창조'에 관한 것이다. 이 메시지 아래서 새로운 디자인과 스토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로얄코펜하겐만의 정체성과 차별성을 살려 나가고 있다.

 

로얄코펜하겐의 한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할머니의 찬장 속에 있는 그릇, 주전자, 도자기 인형들이 할머니가 외출하자마자 갑자기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가장 무도회를 열어서 누가 제일 예쁘게 차려 입는지를 두고 시합을 벌인다. 옷을 가지고 다투는 등 여러 사건들이 이어서 벌어진다.

만화 ‘미녀와 야수'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스토리는 로열코펜하겐의 디자이너인 셰인 브록스에 의해 창작되었다. 그는 이 스토리를 바탕으로 아동용 그릇인 가면무도회(masquerade) 제품도 디자인했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멋진 장면으로 디자인된 이 제품은 스토리를 담은 예쁜 아동용 동화책과 함께 판매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 제품을 오히려 엄마들이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같이 책을 읽고 공상을 하면서 그릇의 매력에 빠져 든다. 게다가 아이들이 그릇을 소중하게 다루도록 지도하면서 식사 예절까지 가르칠 수 있다. 단순히 멋지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스토리 속 캐릭터들이 로얄코펜하겐의 오랜 전통 속에서 사랑받아 온 도자기 인형과 식기 중에서 선정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캐릭터들은 스토리 속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던 로얄코펜하겐의 유명한 북극곰 도자기 인형은 이 스토리 속에서는 발레리나로 분장하며 우스꽝스럽고 재미난 모습으로 바뀐다. 전통의 끈을 이어 가면서도 대상과 시대에 맞춰 새롭게 해석된 스토리를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도자기의 가치가 새로운 빛을 발하는 것이다.


당신의 눈물을 닦아 드립니다

크리넥스는 ‘Let it out'이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일반적으로 기업 광고나 제품 광고는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저렴한지를 과장되게 광고하곤 한다. 하지만 크리넥스의 캠페인은 그런 요소를 배제하고 감동적인 컨텍스트를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캠페인은 길거리 한복판에서 진행되었다. 길거리에 크리넥스의 상징색인 푸른색 소파를 놓고 소파 앞에는 크리넥스 휴지가 올려진 탁자를 놓았다. 캠페인의 내용은 거리를 지나는 평범한 사람들이 소파에 앉아서 자신의 삶에 얽힌 감동적인 스토리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인터뷰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 삶에서 기뻤던 순간, 고통과 슬픔의 순간들을 되살리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을 크리넥스 휴지로 닦는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스토리에 감동 받는다.

크리넥스는 인터뷰 장면을 광고로 제작하고 웹 사이트를 만들어 자세한 내용과 뒷이야기도 제공했다. 인위적으로 재미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요란스럽게 제품을 광고하는 대신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실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 제품을 연결시킴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 캠페인은 스토리의 진실성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크리넥스의 제작진이 인위적으로 참여자들의 경험을 과장되게 만들고 눈물 흘리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의혹과 고발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었다. 실제 스토리의 경우 그 진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는 사례이다.

지금은 예전처럼 기업이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고객들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기업보다는 고객이 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실제 스토리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감추어진 수많은 스토리들을 찾아내고 그중에서 어떤 것을 어떻게 전달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스토리텔러의 역할이다.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연출한 스토리는 순간적으로 사람들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거짓이 탄로나면 그 이상의 역효과를 얻게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하우스 속의 애플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내거나 실제 스토리를 찾아내는 것 외에도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는 유용한 방법 중 하나가 기존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다. 패러디나 PPL 같은 간접광고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무작정 스토리를 이용해서는 별다른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단순히 영화 속 배경이나 소품으로 쓰였다거나, 유명 배우가 사용했다고 해서 쉽게 이목을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관객은 영화 내용에만 몰입하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가 매력적인 스토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기업은 강력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할 수 있지만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기업이나 상품의 핵심 스토리가 영화 내용과 연관성을 가져야 한다. 영화와 기업 간에 시너지 효과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 인기 드라마 하우스(House M.D.)를 보자.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주인공 닥터 하우스의 독특한 캐릭터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고 제도와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조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천재 의사다. 대사마다 그의 솔직하고 쿨한 매력이 넘친다.

이 드라마와 가장 잘 어울리는 기업은 어디일까?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쉽게 애플을 떠올릴 것이다. 애플은 이 드라마 속에서 다양한 간접광고를 하고 있다. ‘창조적 다양성'을 핵심 스토리로 하는 애플의 캐릭터는 드라마 속 주인공과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 음악을 좋아하는 하우스의 필수품은 아이팟(iPod)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노트북은 맥(MAC)이며, 선물로 받는 휴대폰은 아이폰(iPhone)이다. 애플 제품들은 창조적 디자인과 개인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닥터 하우스라는 캐릭터를 더욱 잘 살려 주고 있다. 그리고 애플은 하우스의 매력적인 개성을 제품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창조적인' 간접 광고들도 종종 등장한다. 극중 닥터 하우스가 사과를 먹는 장면이 가끔 등장한다. 닥터 하우스가 현대미술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녹색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들고 다니는 모습은 은연중에 애플을 떠올리게 한다. 의사가운과 정장 대신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고 진료하는 하우스의 스타일은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옷차림을 연상시킨다.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도 잡스는 청바지에 운동화 차림이다. 아마도 하우스라는 드라마와 애플을 묘사하는 단어들 중에는 겹치는 것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일상적인 스토리에 신뢰를 담아라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많은 기업이 이미 전달할 만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스토리를 이미 가지고 있다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굳이 새로운 스토리를 개발할 필요는 없다. 진짜 스토리는 메시지에 신뢰성을 부여하고 허구의 스토리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기업 안팎에 퍼져 있는 일상적인 스토리들은 스토리텔링에 필요한 훌륭한 소재를 공급해 준다. 문제는 어디를 찾아봐야 하고 무엇이 시작점인지를 아는 것이다. 스토리를 탐색하기 전에 먼저 이 스토리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기 위해 필요한지를 분명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스토리들을 찾고 모으는 작업을 한 뒤 이들을 분류하고 가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적절한 컨텍스트 속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이를 전달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치면 좋은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기본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5. 00:00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3] 우리만의 특별한 핵심 스토리 만드는 법 -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


요즘처럼 경제 여건이 어렵고 경쟁이 심한 환경에서 고객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기업의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유용한 도구가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 그중에서도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기업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와 방법론을 살펴보자. 


스토리텔링은 전략이다

 
먼저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며 스토리텔링의 과정에서 특정 대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와 방향성이 담겨 있다.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의 성공 여부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얼마만큼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전달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 작업을 ‘핵심 스토리(core story) 만들기'라고 한다.

 

핵심 스토리는 기업의 모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엮어 내는 중추신경 혹은 밑바탕이 되는 테마라 할 수 있다. 사실 핵심 스토리를 찾아내고 만들어 가는 과정은 기업과 상품의 진정한 영혼과 가치를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창조적 다양성'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나이키는 ‘이기고자 하는 의지'에 관한 핵심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스토리들은 머리와 마음 모두를 향하고 있으며,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한다. 기업의 핵심 스토리는 기업 내·외부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일관성을 부여하고 경쟁자들과 구분되는 차별성을 드러낸다.


우리만의 차별성 찾기
 

기업의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는 기업과 상품의 차별성을 찾아내는 것이다. 기업이 가진 역동성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맞서 싸우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 존재한다. 이것이 흔히 스토리에서 말하는 갈등이다. 기업의 스토리텔링은 갈등이 분명하고 클수록 더욱 뚜렷한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토리를 생각해 보라.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악당 조커가 빠진다면 어떤 스토리가 되겠는가? 스토리에 조화로움만 가득하고 갈등이 없다면, 그 스토리는 생명력을 잃어버린다. 갈등이 행동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표출하게 된다.

애플이 맥킨토시를 출시하면서 사용한 ‘1984' 광고는 획일주의적인 경쟁업체들과 애플의 창조적 다양성 간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확실하게 애플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우리 기업이나 상품이 만들어 내고 있는 차별성은 어떤 것인가? 짧고 간단하게 답할 수 없다면 다시 생각해 보라. 답은 간단명료해야만 한다.


내부와 외부의 목소리 듣기

뛰어난 작가는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해 먼저 자신의 내면에 대한 고통스러운 탐구 과정을 거친다. 기업이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먼저 기업의 비전, 가치, 철학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기업이 걸어온 발자취와 중요한 이정표들, 직원들의 소리를 가감 없이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기업은 숨기거나 미화시키고 싶은 부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장난감 업체 레고의 한 직원이 상품 포장 과정에서 커터 칼을 잃어버렸다. 그러자 직원들은 제작, 배송 라인을 모두 멈추고 커터 칼이 들어간 상품을 찾아냈다. 레고는 이 과정을 인터뷰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제품 안전을 위한 직원들의 열정을 보여 준 사례로 홍보해 성과를 톡톡히 봤다. 릴케의 시구처럼 우리 내면의 모든 괴물들은 어느 순간 아름다운 공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기업 외부의 목소리 역시 중요하다. 외부 리서치를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고객의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기업에 관한 스토리와 이미지를 파악함으로써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다.

먼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핵심 스토리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흔히 고객을 조사하고 해석, 분석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적어도 스토리텔링의 영역에서는 옳지 않은 접근이다. 올바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식품 브랜드 뱅킷은 집에서 만든 음식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서 가족들의 저녁 식사를 직접 만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식탁에 앉아 함께 식사하는 단란한 가족'이라는 스토리를 전달함으로써 제품 판매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


핵심 스토리 창출을 위한 동화 모델

핵심 스토리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동화 모델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의 스토리를 만드는 기준은 10살짜리 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동화 모델 속에 기업의 스토리를 구성하는 여러 역할들을 배정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명확하게 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사실 기업이 비즈니스를 영위해 가는 과정은 곤경에 처한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잘생긴 왕자에 관한 동화와 유사하다. 왕자 대신 기업이 구체화된 아이디어를 위해 투쟁해 나가는 것이다.

동화 모델에서 목표(goal)는 기업의 차별화된 가치를 대변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명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적대세력(adversary)은 동화 속에서처럼 공룡이나 괴물이 아니다. 적대세력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정사정없는 경쟁 업체가 적대세력일 수도 있고 기업 내부의 갈등이나 사회나 외부 환경의 변화도 적대세력이 될 수 있다.

조력자(support)는 주인공의 목표 달성을 도와주는 협력자나 독특한 노하우, 또는 문화·역량·기술이다. 어떤 방법으로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맞설 것인가? 만약 고객이 주인공이라면 조력자 역할은 고객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 있다.

수혜자(beneficiary)는 주인공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혜택을 받게 되는 특정 인물이나 사람들이다. 전형적으로 고객이 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후원자(benefactor)는 주인공과 함께 수혜자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로 기업은 주인공 역할뿐만 아니라 후원자 역할도 맡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 속 주인공으로서의 기업과 상품

동화 모델에서 주인공(hero)은 주로 기업이나 상품이다. 주인공은 일반적으로 분명한 개인적 능력과 성격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기업 역시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잘 드러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할리데이비슨(Harley-Davidson)은 반항아의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버진(Virgin)은 모험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의할 점은 주인공의 모습이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이 묘사하는 것과 같은 결점이 없는 존재, 자기 도취에 빠진 존재, 스테레오 타입의 존재여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주인공은 남과 다른 독특함을 구비한 존재, 보편성을 가짐과 동시에 고유성을 겸비한 존재여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영웅이란 개념의 정점에는 갈등을 극복해 나가는 굳건한 자기희생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가져다 주기 위해 힘겹지만 용기를 내서 투쟁해 나가는 모습이야말로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가져야 하는 자질이다.


스토리텔링, 잊지 말아야 할 것

스토리텔링을 브랜딩 도구로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내부의 서로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활동뿐만 아니라 기업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기업 외부 커뮤니케이션이 핵심 스토리를 기반으로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마케팅 부서에서는 대외적으로 제품의 질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자랑하는 반면, 제조공정에서는 비용 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기업이라면 하나의 기업에 서로 다른 핵심 스토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 간의 충돌은 기업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꾸며낸 스토리에 식상해 하고 그 안에 담긴 거짓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만들어 낸 거짓 스토리는 들통날 경우 아예 이를 전달하지 않은 것만 못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기업과 상품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뜰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스토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진정한 비즈니스 스토리텔링은 진실된 대상에 새로운 관점과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해 내는 과정이다.


- 황신웅 / 비즈니스스토리텔링연구소장, 덴마크 SIGMA의 협력 컨설턴트, STORYout 대표 컨설턴트로 스토리텔링 관련 강의 및 기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3. 22:28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이 디지털로 옮겨가면서 최근에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이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일방적인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모 나랜스와 스토리텔링 마케팅

미국 영문학자 존 닐(John Niels)은 그의 저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1996)에서 인류는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는 ‘호모 나랜스(이야기하는 사람)'로서 이야기를 통해 환경을 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시초부터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 방법 중 하나였던 이야기는 마케팅 도구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총알을 막아준 ‘지포(Zippo) 라이터 이야기', 한 귀족이 알프스 작은 마을 에비앙에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에비앙 이야기', 가난한 고학생과 지방유지의 딸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말보로 이야기'가 그 고전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말보로가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말보로(Marlboro)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가 만든 ‘Happiness Factory'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 광고는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을 때부터 코카콜라가 나올 때까지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자판기 안에서 코카콜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콜라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펭귄 과학자들과 콜라 거품을 연구하는 폭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 캠페인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 기법을 써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꿈 같은 동화에 빠져 들게 한다.

 

여러 제품의 품질과 기능이 서로 비슷해면서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이 지닌 유형의 상품가치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이럴 때는 기업의 이미지나 제품과의 연관성,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어 이성적 방어기제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객의 머릿속에 머물고 꾸준하게 맴돈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감성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온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과 스토리텔링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스토리텔링 공간도 시대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해 왔다. 스토리텔링 공간의 이동은 이야기 형태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서 스토리텔링 패러다임 또한 변화시켰다. 디지털 공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다니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것은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 줄 작은 이야기들 그 자체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용대 선수의 수훈을 기리는 ‘용대찬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박태환 선수를 라이벌로 대비시킨 ‘태환비가'가 작은 이야기들로 재구성된 소비자 이야기의 좋은 예다.

아날로그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드 이야기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예는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 Ban)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레이밴은 무수한 브랜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윌 스미스, 톰 크루즈, 영원한 노병 맥아더, 록의 전설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코 끝에는 레이밴이 걸려 있었다. 또한 레이밴은 1960년대 히피영화의 전설인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서 변함없는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다.

한편, 작년 레이밴에서 제작해 유튜브(Youtube)에 올린 바이럴 동영상은 4일 만에 6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은 대단한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남자가 친구들과 레이밴 쓰기 놀이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였다. 즉,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신화적인 브랜드 이야기 대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은연중에 제품을 노출시킨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맥락이다.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

누구나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된 디지털 공간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은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가고 있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라, 브랜드 이야기를 말하라”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스스로 이야기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그 속에 브랜드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즉, 기업 일방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은 이상적 가족상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기업광고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 또한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소비자들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도 UCC 동영상을 활용해 스타가 아닌 평범한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한층 친밀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 더 마더후드(In the Motherhood)'는 2007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온라인 코미디 시리즈다. 이 코믹 드라마의 성공 비결도 과거와 오늘날의 소비자 태도의 차이를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데 있다. 캠페인 참여 브랜드가 일차적으로 추구한 것은 타깃, 즉 실제 엄마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가사노동, 아이 양육 및 교육 등으로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이 다른 엄마들과 다양한 체험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먼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인터넷 공고를 통해 모집된 다양한 엄마들의 체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투표를 거쳐 선택되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일화를 촬영하고, 메이킹 필름이나 촬영후기 같은 영상물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했다.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즉, 타깃 소비자들이 말하고 반응하고 동의하는 이야기 속에 제품을 노출시켜 그들과의 연대를 형성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소비자 마음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찾아야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여느 마케팅 캠페인처럼 클릭 횟수, 다운로드 횟수, 이벤트 참여자 수로써 정리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존스 소다(Jones Soda)의 예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객 참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천연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대체 음료 제조회사인 존스 소다는 음료병 라벨 이미지 공모 이벤트로 고객이 일상에서 주로 하는 활동이나 ‘쿨'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도록 했다. 이벤트 결과를 고객이 중계·편집·투표할 수 있게 했으며, 고객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찍힌 음료를 박스 단위로 주문 가능하도록 했다. 존스 소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주로 만들어 내는 동영상과 사진의 이미지들을 키워드로 묶어 분류함으로써 존스 소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가는 데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만든 이야기에 담긴 이미지가 곧 그들 마음속의 브랜드 이미지일 수도 있고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예의 주시하고 현재와 미래의 브랜드 모습을 찾아가는 데 활용돼야 한다.

소비자와 대화하고자 한다면 항상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홍지영 / 제일기획 제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3. 22:25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1] 고객의 무의식을 지배할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전략 ‘스토리텔링’


“정보사회의 태양이 지고 있다. 정보사회 이후를 준비하라” 세계적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 박사가 10년 전에 던진 충격적 발언이다. 그는 정보사회 이후의 세계를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고 정의했으며, 이 ‘꿈의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꿈을 만들고 구현하고 체험하는 것이 산업의 중심이요, 부가가치를 낳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롤프 옌센 박사는 꿈이란 곧 이야기이고,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여섯 가지 능력을 주목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그는 미래사회의 최고 리더는 스토리를 생산해내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스토리텔링은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가 되었다. 


스토리텔링 왜 중요한가?

출판, 영화, 드라마, 게임 등 스토리텔링 자체가 주 업무인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 경영이나 신제품 개발, 마케팅, 광고, 홍보 등의 분야에서도 스토리텔링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이미 드림 소사이어티가 도래했고, 스토리텔링 능력이 핵심가치인 사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자칫 ‘현상(스토리텔링이 중요해진 현상)'을 가지고 ‘근거(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오류에 빠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시 한 번 생각을 다듬어야 한다. 스토리텔링, 정말 왜 중요한가?

무릇 인간의 삶은 문제해결 과정의 연속이고, 인간이 일을 한다는 자체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기본적으로 기업에서 만드는 재화는 소비자의 욕구와 니즈라는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존재의의를 갖는다. 그런 차원에서 모든 기업경영 활동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스토리텔링 능력이 필수적이며 핵심적 요소인 이유는 무엇일까?

 


스토리텔링의 문제발견력 -
심층에서 소통한다

기업의 활동은 소비자들의 문제의식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적지 않은 비용으로 전문가를 동원하여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려 애쓰는 이유다. 그런데 통계에 따르면 출시 후 6개월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신제품의 비율이 무려 80%에 이른다고 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음으로써 기업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의 첫 단계부터 좌절을 겪는다. 왜 그럴까?

소비자들의 의사결정이나 구매행동은 의식적 차원보다는 무의식적 차원의 사고와 감정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마케팅 도구로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경영자들이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조사를 하고 제품을 개발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내면에 숨겨져 있는 소비자의 사고와 감정을 파헤치는 데 가장 강력한 도구는 무의식 세계의 소통 채널인 은유적 표현 방식이다.

은유적 표현을 분석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공급과 같은 마케팅 활동은 가장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의미있는 기억을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면 소비자들의 심층의식과 소통할 수 있고, 그들의 의사결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문제정의력 -
딜레마를 다룬다

문제의식을 발견했으면 그 다음으로는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의식은 가지고 있으나 문제정의가 잘못되어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식을 문제정의로 전환하는 데는 기존 관념과 이분법적 사고의 틀을 깨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에 따라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차별화해야 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가격도 낮추어야 하지만, 제품의 가치를 높이려면 그만큼 비용이 상승할 우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자와 전문가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좋은 상품이란 고객이 가치와 가격, 두 가지 모두에 대해 만족하는 것이며, 성공한 기업이란 가치창조 능력(창조성)과 원가절감 능력(생산성)을 함께 겸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딜레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뛰어난 경영적 사고와 스토리텔링의 사고에는 공통점이 있다. 딜레마를 회피하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의하고, 똑바로 대면하여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기업 창업과 발전의 역사, 수많은 제품과 브랜드는 모두 딜레마의 극복이라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은 그러한 딜레마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는 최적의 방식이자 매체일 수밖에 없다.

 


스토리텔링의 문제해결력 –
반전은 쾌감의 핵심이다

이제 품질이나 기술, 가격 경쟁력만으로는 제품 차별화가 어렵다. 경영환경은 마치 해답이 보이지 않는 카오스 상황과 같다. 그러나 인류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고, 기업이 기술이나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모두 이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은 기업경영의 카오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다.

두뇌과학에서는 인간이 카오스 상황에서 패턴(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때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발생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발생한다고 한다. 즉 문제해결책을 발견하면 생물학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이 채워지는 것이다. 고객의 무의식을 파고 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이러한 쾌감 원리를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쾌감 원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명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연극을 보는 관객이 느끼는 쾌감의 원리를 반전-발견으로 설명했다. 기-승-전을 통해 쌓인 긴장이 결론의 반전을 통해 해소된다는 것이다. 이 쾌감의 원리는 인식의 지평을 넓혀 주고 깨달음을 준다. 스토리텔링에서도 마찬가지로 고객은 ‘반전'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느끼게 된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한 기술이나 기법이 아니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스토리텔링의 바이블격인 <시학>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보편적인 원리와 인간의 삶과 일에 대해 무지하고 단순하게 사건을 연결하여 삽화적 스토리를 만드는 것을 반드시 피해야 할 악덕으로 지적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인간은 문제해결을 통해 쾌감을 느끼게 되며 그 쾌감을 안겨 줄 수 있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이 주목받는 진정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박현찬 / 스토리텔링 디렉터, ‘스토리로직' 대표. <경청>, <원칙있는 삶>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