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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4 [디자인 경영 시대 3편]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 / 문명의 흐름을 등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
  2. 2008.11.21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2008. 11. 24. 22:48

[디자인 경영 시대 3편]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 / 문명의 흐름을 등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

[디자인 경영 시대 3편]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 / 문명의 흐름을 등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전환기


최근 현대건축의 흐름은 새로운 경향을 창출하지 못한 채 정체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00년대도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1990년대의 연장선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20~30년 동안의 건축 트렌드를 살펴보면 사회적 요구에 건축이 종속되어 가는 현상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건축가들이 사회를 이끌 카리스마를 상실하고 자본의 논리에 귀속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문명의 흐름이 건축가들에게 불리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문명은 부침이 있게 마련인데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큰 흐름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건축의 흐름은 십 년 단위로 끊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1950년대의 모색기, 1960년대의 자유정신 시기, 1970년대의 합리주의 시기, 1980년대의 뉴 아방가르드와 포스트모더니즘 시기가 그것이다. 애석하게도 1990년대 이후는 정체·전환기로 이름 붙여야 할 것 같다. 최근 현대건축의 흐름은 십 수년간 새로운 경향을 창출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형국이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실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기에 여기에 치중한다면 잘해야 전환기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제 2000년대도 후반부로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1990년대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최근 건축 경향은 돌파구를 찾지 못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건축의 최근 흐름은 다음 여섯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1980년대까지 형성된 현대사조들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지역주의, 해체주의, 포스트모더니즘, 팝 건축, 후기 모더니즘, 네오 모더니즘 등 현상들만 보면 비교적 다양성을 보인다.

찰스 무어의 성 매튜 교회는 미국 지역주의를 잘 보여 준다. 이민기 이전의 소위 말하는 프레 콜럼버스(Pre-Columbus)의 전통 목구조 방식을 기독교 교회에 접목시킨 점에서 단순히 건축 차원의 지역주의를 넘어서 문화적, 종교적 차원에서의 혼성을 시도하고 있다.

윌리엄 페레이라의 샌디에이고대학교 가이젤도서관은 후기 모더니즘과 구조주의 건축을 혼합한 조형성을 자랑한다. 콘크리트 구조 골격을 사선 방향으로 짜서 조형성을 더한 뒤 노출시켜 힘센 역사(力士)의 이미지를 창출했다. 본체는 반짝이는 반사유리를 써서 전형적인 후기 모더니즘 입장을 굳게 지켰다.

둘째, 생태건축이다
‘생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건축에서는 이미 19세기부터 기계문명에 반대하는 ‘자연' 개념의 일환으로 건축가들의 관심이 되어 왔다.

그러나 정작 건축에서의 생태주의는 애매한 입장에 처해 있다. 생태는 실천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사회운동과 연계를 맺어야 하는데 순수 양식 운동으로서의 건축 창작에 있어 이런 연계는 체약(締約)이 되기 쉽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생태 개념의 도입을 꺼리는 편이다. 쉽게 얘기해서 자신의 순수하고 고결한 예술 세계를 방해한다고 받아들인다. 태양열은 환경 분야로, 생태마을은 도시 분야로 각각 이동시킨 것은 좋은 예이다.

건축에서 좁은 의미의 생태건축은 형태 차원에 집중한 신표현주의가 대표한다. 브루스 고프와 바트 프린스의 LACMA 일본관은 좋은 예이다. 이 건물은 자연 유기성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고 동북아시아의 전통건축을 모델로 삼은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생태 개념을 표방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건물 골격을 콘크리트로 짠 현상을 생태건축과 어떻게 연계시킬지는 설명할 길이 없다.

생태건축에 나타난 특이한 현상으로 하이테크 건축가들의 참여를 들 수 있다. 크게 보면 하이테크 건축은 기술력을 신봉하고 기계 미학을 디자인 요소로 삼는 사조이므로 생태건축과 대립된 개념으로 분류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생태건축에도 ‘생태의 정도'에 따른 등급이 생기면서 하이테크 건축가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생겼다. ‘생태의 정도'란 바꾸어 얘기하면 기계문명과의 단절의 정도를 나타내며 이에 따라 산업혁명 이전의 전통시대로 돌아가자는 극단적 환경운동에서 기계력과의 공존으로 열효율을 높이려는 절충 경향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하이테크 건축가들은 기계 미학을 운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후자의 경향에 참여하고 있는데 노르만 포스터 경의 런던 시청사는 좋은 예이다.

셋째, 사이버건축이다
도면을 그리는 도구로서 컴퓨터의 도입은 이제 너무 진부해서 디자인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반면 각종 첨단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비 유클리드 공간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건축에서의 첨단 경향을 대표한다. 특히 건축도 첨단 공학과 항상 보조를 같이 맞춰야 한다고 믿는 서양의 기술 신봉론자들이 이러한 경향을 이끈다.

이 경향은 컴퓨터 속에서는 일정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접기, 뒤틀린 공간, 전도 등 비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제시하는 새로운 수학적 공간 개념들을 건축 공간으로 구현하는 데 일정한 성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가상 현실 속에 머문다. 건축이란 결국 사람이 책상 앞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발 뻗고 편히 쉬어야 하는 생활 공간을 만들어 내는 분야이므로 뒤틀리고 전도된 공간은 실생활과 비교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타당성도 걸림돌이다. 현재로서는 뒤틀린 공간을 짓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들지 감조차 잡을 수 없는 먼 미래의 일이다. 이들의 실험이 컴퓨터를 뛰쳐나와 실제 현실 속 건물로 구현될 날은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넷째, 대형 공공건물이나 도시공원 등 공공건축의 활성화 경향이다
이는 후기 자본주의로 넘어가면서 공공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밴쿠버시립도서관은 콜로세움을 모델로 삼았다. 실제 크기도 콜로세움에 근접할 정도의 대형 공공 공간이다. 밴쿠버 인구와 비교해 볼 때 위치와 규모 면에서는 확실한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시민들의 지적 공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파리의 라빌레트 공원은 도살장이라는 혐오 시설을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모범적 예이다. 현상공모에서 해체주의 건축의 시작을 알리는 베르나르 추미의 당선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건축계 내부의 센세이션에 비해 시민들의 호응이나 사용 측면의 실패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섯째, 부동산 개발과 맞물린 고층 건물과 대형 공간의 등장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1920년대부터 나타난 현상으로 최근에는 하이테크 건축이 이 흐름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기업이나 여러 지자체 등이 초고층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며, 설계자는 대부분 하이테크 계열의 선진국 건축가들이 거론된다.

그러나 하이테크 건축은 이미 너무 많이 변질되어 1980년대 실험적 하이테크의 진지함은 사라지고 자본의 논리에 많이 귀속되는 형국이다. 주로 유럽에서 시도되던 실험적 초기 단계가 이후 미국의 대형 설계사무소로 넘어가면서 세계화의 흐름과 맞물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자본의 세계 침투와 파트너를 이루어 대규모 부동산 개발을 이끄는 도면공장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여섯째, 상업건축의 득세이다
이 역시 후기 자본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로 주로 소비 자본주의를 위해 봉사하는 현상이다. 한 건물 안에 식당가, 영화관, 쇼핑몰 등 소비시설들을 종합 세트로 갖춘 대형 건물이 주인이다. 건축 양식은 소비를 돕기 위해 화려해진다.

대공황 이후 생산 자본주의에서 소비 자본주의로 넘어가던 1930년대의 소비문화를 이끌던 아르데코 양식이 새롭게 리바이벌되고 있다. 이름 하여 네오 아르데코쯤으로 부를 수 있는데 미국에는 도면공장처럼 기계적으로 이런 소비 건물을 설계하는 사무소들이 즐비하다.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RTKL도 대표적 예인데 이들이 설계한 어빈 스펙트럼 센터는 마치 1930년대 할리우드 양식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르데코의 리바이벌 현상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CGV 설계도 맡고 있다.

이상이 대략적으로 살펴본 최근 20~30년 동안의 현대건축 디자인 트렌드이다. 이 가운데 좁은 의미의 디자인, 즉 양식운동은 첫 번째에 국한되고 나머지는 사회적 요구에 건축이 종속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건축가들의 창작력이나 예술적 권위는 많이 약해졌고 사회적 뒤치다꺼리에 내몰리는 형국이다.

원인은 양면적이다. 건축가들이 사회를 이끌 카리스마를 상실하고 자본의 논리에 귀속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보면 문명의 흐름이 건축가들에게 불리한 시대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문명은 부침이 있게 마련인데 개인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큰 흐름이란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최근의 경제위기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임석재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1. 21:24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한국

기사입력 2008-11-18 09:38 기사원문보기

  
[유엔미래보고서] 2018년, 세계

10년 뒤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에는 어떤 위기가 닥치고 어떻게 달라지나
국제정치

국가권력 약화되면서 새 기구 ‘세계정부’ 등장
‘똑똑한 국민’ 설득 못하면 국가운영 원천 불가능


2018년이 되면 세계정부(world government), 세계시민권이 유행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영토 중심의 구분, 민족 중심의 정부운영체제로는 지구촌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계정부라는 새로운 기구가 나온 것이다.

유럽연합(EU) 같은 지역정부는 세계정부로 가는 과정이다. 위기와 사회 불안정이 다가오지만 글로벌 리더로 국제질서를 유지할 만한 힘을 가진 국가는 없다. 미국이 빚더미에 앉게 되면서 힘이 빠지고, 중국은 아직 미국을 능가하는 힘을 갖지 못해 국제 리더십에 ‘블랙홀’이 생긴다.

비효율적으로 변한 화폐나 금융시장도 힘이 빠진다. 지금도 각지에서 소요 사태가 일어나고 있지만 중국은 2013~2018년 사이 격랑을 맞을 수 있다. 빈부격차가 심각해지고 똑똑한 국민이나 군중의 힘이 특정 부유층에 대한 분노나 시기심의 형태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경찰력이나 군사력이 시위대를 다 조정할 수 없게 된다.

국가의 힘은 더욱 약화된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미래보고서 ‘퓨처 매핑(future mapping) 2030’은 현재 기업의 권력은 14.3% 이고 국가의 권력이 69.3%이지만, 2030년에는 기업의 힘이 85.7%, 국가의 권력은 30.7%로 역전된다고 전망했다.

 개인의 권력은 현재 16.8%에서 2030년 83.2%, 온라인 네트워크 그룹의 힘은 현재 18.1%에서 81.9%로, NGO의 힘은 39.4%에서 60.6%로 바뀐다. 정부가 국민설득, 국민통합을 시도하지 않으면 국가 운영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오는 것이다. 새로운 직접민주주의, 전자민주주의에 익숙한 국민들의 ‘똑똑한 자아(smart identity)’를 설득하기 위해 국민설득부?대국민홍보부가 큰 권력을 갖게 된다. 적시정책(just-in-time policy)을 만드는 것이 최상이다.

▲ 국제 금융위기 공동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0월 12일 파리 엘리제궁에 모인 유로존 15개국 정상들. photo 조선일보 DB
서구의 여러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국민이 기사를 올릴 수 있는 대형정부 포털로 가고 있다. 이제는 전자정부(e-government)라는 말 대신에 연결된 정부로, 모든 것을 하나의 포털에서 원스톱 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정부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복지?세금?법률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가장 손쉽게 정리하고 지원하는 포털이 정부보다 더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한 정당이 오랫동안 집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선거 전략에서 인물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 국민들은 지도자를 존경하기보다 경원시하며 늘 새로운 사람을 원하게 된다.

 또 다른 정당이나 인물을 원하는 변덕쟁이가 되는 것이다. 버펄로주립대 제임스 캠벨(Campbell) 교수의 최근 기고 ‘미국 대통령선거 예측’에 흥미로운 내용이 나온다. 앞으로의 대선에서 미래 지도자의 선택은 인물론이나 정책, 이슈의 선택이 아니라 현 정부 행정능력의 중간 심판으로 간다는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보다 우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세대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이들을 설득하는 군중설득가?군중심리학자?정치성향분석가?집단행동연구가?집단여론설파자?시민사회연구가?문자메시지사?온라인네트워크사?선동문구지도사?군중질서법률가?집단심리관리사 등 새로운 직업군이 탄생한다. 
 

경제?산업

대부분 군인 로봇으로 대체… 하늘을 나는 자동차 등장
중국 중산층이 트렌드 주도… 빌려 쓰는 트랜슈머 시대


2015년 무렵 나노기술(nano technology)이 보편화된다. 2020년에는 나노가 생산공정에서 주류가 되며 ‘제2의 산업혁명’이 이뤄진다. 나노 의학 기술, 나노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신소재 개발이 붐을 이룬다. 나노를 응용한 자체 생존 건물들이 들어서서 지진이나 폭발에도 견뎌내는 거주지가 나온다.

SRIC-BI(SRI Consulting Business Intelligence)는 다가올 15년 동안 대변혁을 가져올 기술 6개를 선정해 이것이 미국의 지역?군사력?경제?사회통합에 미칠 변화에 대해 연구했다. 삶의 기본 조건을 바꾸고 수명을 연장하는 바이오 기술이 우선 꼽힌다.

울트라 배터리나 수소 저장물질, 연료전지 기술 등 에너지 저장물질(energy storage material)도 개발된다. 바이오 연료와 바이오에 기반한 화학물질(biofuels and bio-based chemical)은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다. 에너지 효율적인 바이오 연료가 도입되면 유전 확보 전쟁의 국제 경쟁이 줄어든다. 바이오 연료의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 제조도 각광 받는다. 청정석탄(clean coal) 기술은 현재의 SOC를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2025년에는 센서?발동기?전력시스템?소프트웨어에서 로봇이 다양한 서비스를 담당한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테러 현장에서의 무인 로봇 활용이 가능해지고, 대부분의 군인들이 로봇으로 바뀐다. 고령자의 도우미가 되는 로봇 개발이 진행되고, 청소나 일거리를 담당하는 값싸고 좋은 품질의 로봇이 나온다. 모든 곳을 연결하는 인터넷은 유통 분야에서도 혁명을 일으킨다.

가볍고, 초음속 기류에서도 안정성이 강화된 극초음속 비행기(hypersonic planes)가 나온다.  미국 동부에서 아시아까지의 비행 시간이 2~3시간인 극초음속 비행기의 상용화가 준비되고 있다.

2020년에는 장거리 비행의 30%를 극초음속 비행기가 차지하게 될 전망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skycar 또는 flying car)도 나온다. 경비행기(small aircraft)를 소유하는 비용이 현저히 떨어지고, 기술 발전으로 자동차처럼 쉽게 운전할 수 있다. 혼잡 지역 교통의 30%는 자기부상열차(maglev train)가 담당한다. 자동화 고속도로(automated highway)도 나와 센서와 무선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장착한 자동차들이 전자 차로 위에서 컴퓨터로 속력과 방향, 제동을 조정하며 운행된다.

▲ 가상 현실을 이용하면 사이버 공간에서 자동차 테스트를 할 수 있다. photo 지멘스
선진국의 저출산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팽창 일로의 경제는 주춤하게 된다. 고령화로 복지 예산이 급격히 증가한다. 인구 감소로 여성이나 장애인, 고령 인구가 생산 노동력으로 본격 흡수되며 사회 구조가 변한다. 여성을 위한 아동 도우미 산업,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휠체어나 교통수단의 변화,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의료 서비스 산업이 부상한다.

소비에서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된다. 모든 소비재의 70%는 여성이 구매한다. 구매력의 70%를 여성이 차지하는 것이다. 가구의 94%, 여행과 휴가지 결정의 92%, 집 구입의 91%, DIY 제품의 80%, 은행계좌의 89%, 투자 결정의 67%, 창업의 70%가 여성의 손에 달렸다. 오드 지제니스(Zieseniss)는 2006년 10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모든 상거래를 여성이 좌지우지하는 위미노믹스(womenomics)의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44~65세가 새로운 최대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다. 이 세대는 18~43세의 구매력보다 45% 더 크다. 학력 인플레와 함께 돈과 직업이 없는 18~43세 사이의 소비 계층은 급격히 힘을 잃는다. 고령화 사회에서는 제품의 양극화가 일어난다. 고령 인구는 단순하고 강한 것을 원하지만 신세대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요구하기 때문이다.

고령 인구는 다양한 디자인 대신, 사용하기 쉽고 튼튼한 제품을 원한다.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고 세게 눌러도 부서지지 않으며 사용하는 버튼만 있는 것을 좋아한다. 단순하고(simple) 신뢰할 수 있는(reliable) 상품이 최고다.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재택 서비스도 각광 받는다. 광고의 주인공으로 중?노년층이 많이 등장하고, 드라마도 중?노년층 대상으로 바뀐다.

체험적 소비자인 트라이슈머(trysumer)의 시대가 온다. 트라이슈머란 ‘시도하다(try)’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말이다. 소유가 아닌 경험을 사는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구매에서 중요하다. 이들은 관습이나 광고에 얽매이지 않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한다. 사전에 정보와 리뷰를 확인하고 새로운 서비스나 맛, 제품이나 장소 경험을 체험한 뒤 구매하는 것이다. 이들은 구두나 핸드백을 구매할 때 신발을 신고 한 블록을 걸어보거나 핸드백을 두세 시간 사용해 본 뒤 제품을 구입한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늘 빌려서 쓰고 질리면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는 트랜슈머(transumer)를 낳았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만들어 주던 유행’에서 ‘스스로 경험하는 DIY’로 변한 것이다. 권태감을 빨리 느끼고, 항상 변화와 새로운 충격을 원하는 신세대들의 소비 트렌드다.

비싼 파티복이나 가방, 액세서리 대여는 물론 비행기나 조종사, 심지어는 회사나 사람을 빌리는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부분 소유권, 즉 회원권이 뜨는 것이다. 룸메이트 교환 서비스, 아파트 전체를 빌려 그룹 임대를 통해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서 사는 경우도 생겨난다. 모험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사회는 ‘돈은 많지만 시간이 없는(cash rich, time poor)’ 사회로 바뀌었다. 인터넷에 익숙해져 모든 것에 대해 신속한 답변을 얻는 사회는 사람들에게서 인내심을 빼앗아갔다. 조금도 오래 참지 못하는 사회다. 사람들은 빠르고 간결한 선택(fast and simple choice)을 원한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광고나 이용료를 통해 이익을 챙기는 ‘공짜 경제모델’도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중산층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10대는 세계 최대의 틴(teen) 시장이다. 이들은 첨단 기술에 열광하면서 싼 가격의 제품을 찾는다. 이들이 만들어가는 트렌드가 지구촌의 새로운 트렌드가 된다. 인도의 콜센터에 근무하는 고급 교육 인력도 새로운 접속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유럽?미국?일본의 고령 인구에도 주목하자. 이들은 처음으로 초고령화 사회를 경험하는 집단이다. 인텔사는 은퇴 이후 공동체에 제공할 다양한 건강?헬스 기술을 개발했다. 선진국에서는 레즈비언이나 게이 등 동성애자들의 공동체가 커지고 이들이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낸다. 

이메일 산업에도 새로운 시장이 뜨고 있다. 자신이 죽고 난 뒤 자식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십 년 후에 전달될 이메일을 보내주는 사업이다. 자신이 죽은 뒤 가족의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거나, 가장 절망적인 순간 용기를 주는 이메일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위치 추적과 사람 찾기 서비스도 주목할 만하다. 전화에서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지금 어디 있냐”는 말이다. 자동으로 위치가 드러나는 기술이 보편화된다.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식당이나 영화관을 자동으로 알려주고 좋아하는 영화가 나오면 자동으로 예약해 주는 서비스도 나온다.

기업들은 제품의 결함을 미리 탐색하고 소비자의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 ‘군중 소싱(crowdsourcing)’을 도입했다. 생산과 서비스 과정에 소비자나 대중이 참여하도록 개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려는 방법이다. 업계의 전문가나 내부자에게만 접근이 가능했던 지식을 공유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개발 과정에 비전문가나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유도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다. 수많은 개인, 소수 의견이 함께 존중 받는 다양성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유엔미래보고서] | 인터뷰 | 제롬 글렌(Jerome Glenn) 유엔미래포럼 회장
“통일 대비해 북한 아동 영양과 두뇌발달에 관심을 집단지성과 지식정보 수준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
▲ photo 이상선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지난 11월 5일 서울 정릉동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사무실에서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을 만났다. 한국 정부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글렌 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에서 미래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매년 발간되는 유엔미래보고서 필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얘기부터 꺼냈다. “지난 8년간 부시 정부는 유엔을 마치 미국 정부의 도구처럼 부렸습니다.

하지만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 인도네시아, 하와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데 있어서 유엔과 더욱 잘 화합할 것입니다.”
오바마 당선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는 그는 “부시 정부에서 무력 사용을 강조하는 현실주의자들이 대접을 받았다면 이제는 그동안 바보로 취급되던 이상주의자들이 대접을 받을 것”이라며 “지난 8년 공화당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동안 사람들은 무엇에 진정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고 투자를 했다”며 “차입매수(LBO) 등의 방법을 동원해 카드를 여러 장 겹친 것과 같은 중층 구조 속에서 투자를 했기 때문에 위기의 파급 효과가 클 수밖에 없었다”고 금융위기의 원인을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위기는 기회인 만큼 잘 극복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위기를 통해서 사태의 심각성을 비로소 깨닫게 된 측면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는 올해 유엔미래보고서에서 화두 중 하나인 ‘권력이동(Power Shift)’에 대해 강조했다. “‘권력’이라는 것은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라며 “금융위기로 인해 국가와 같은 조직의 역할은 더욱 줄어들고 1인 미디어와 같은 개인의 힘이 새롭게 부각될 것입니다. 과거 영국왕실에서 의회로 권력이 넘어갔고 요즘은 영국 기업들이 고용을 좌지우지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지는 개인이 될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오마이뉴스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권력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기존 미디어를 위협하고 있지 않습니까” 라고 반문했다.

최소한 5번은 한국을 방문했다는 글렌 회장은 우리나라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위키피디아와 같은 인터넷 ‘집단지성’이 사회를 움직이는 진정한 권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새로운 시대에는 국가의 지성과 지식 정보를 끌어올리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는 “집단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방면에 걸친 전문가들과 일반인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에 소개된 통일과 북한에 대한 전망과 관련해서도 그는 독특한 견해를 제시했다. 북한의 식량위기와 같은 문제도 중요하지만 북한 아이들의 두뇌발달에도 한국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글렌 회장은 “북한 아이들은 철분?단백질 부족과 같은 영양실조로 인해 두뇌발달이 같은 나이 또래의 남한 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며 “통일이 되어 남북한의 도로, 철도와 같은 사회 인프라가 결합되어도 아이들의 ‘두뇌발달’ 수준을 동일하게 맞추는 것은 힘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때문에 대북지원에 있어서 “충분한 영양공급과 함께 아이들의 두뇌를 발달시킬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 등도 고려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이 전세계에서 시시각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에 대해 충분한 장악력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유엔이 사무총장에게 비행기표를 사주고 손을 흔들어 배웅해 주는 것이 다가 아니다”며 “전쟁, 기아, 홍수와 같은 전세계의 모든 정보가 한곳에 집결되는 상황실과 같은 것을 만들어 사무총장이 모든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장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동훈 기자 flatron2@chosun.com


 

[유엔미래보고서] | 인터뷰 |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대표
“미래는 똑똑한 개인들이 권력 쥐는 세상 정부는 효과적 국민 설득 위해 고민해야”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박영숙(53)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지난 7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08 세계미래회의(World Future Society)에서 참석자들로부터 한국의 촛불시위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세계미래회의는 매년 세계 50여개국에서 2000여명의 미래 전문가들이 참석해 지구촌의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행사. 박 대표는 “한국의 촛불시위는 미래학자들이 공식처럼 얘기하는 권력의 전이(轉移)를 예고한 실감나는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고 말했다.

“미래학자들의 공식 중 하나는 앞으로 개인이 권력을 쥔다는 것입니다. 과거 농경시대 종교가 쥐고 있던 권력은 산업화가 되면서 국가로, 정보화 사회에서는 기업으로 옮겨갔습니다. 2015년경 우리가 맞이할 후기 정보화 사회에는 이것이 개인으로 옮겨간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전망입니다. 한국의 촛불시위에서 등장한 스마트 몹(smart mob)은 똑똑하고 권력화한 개인의 출현을 보여줬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박 대표는 당시 외국 전문가들과의 의견 교환을 바탕으로 최근 세계적 미래학지인 ‘퓨처 테이크스(Future takes)’에 ‘박의 법칙(Park’s Law)’을 발표했다. 대부분의 미래 전문가들은 자신의 이론을 공식화한 법칙을 만들어 공인받기를 원한다.

 박 대표가 처음 만든 미래 법칙 1호는 ‘광역통신망이 더 많이 퍼질수록 대중적 리더십은 줄어든다(The more broadband penetration, the less is leadership popularity)’는 것.

“한국의 세계적 초고속통신망은 권력을 쥔 개인을 양산해내며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전망입니다. 최근의 안타까운 사건에서 보듯 정보를 공유하는 권력화된 개인들이 모여 거물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가지 않았습니까. 초고속통신망으로 엮인 무명인들이 모여 유명인을 죽이고 대통령을 향해 하야를 외치는 나라가 한국입니다.

2015년 후기 정보화 사회가 되면 본격적으로 정부의 힘이 빠지고 대의민주주의도 흔들릴 것입니다. 유엔미래보고서 한글판에도 썼지만 광역통신망의 확산이 결국 남북 통일도 실현시킬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해야만 합니다.”

박 대표가 안타까워하는 부분은 바로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의 물결에 대한 우리의 대처와 관련된 부분이다. 박 대표는 “선진국 정부는 국민이 점점 더 똑똑해진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공무원 역량의 절반 이상을 정책 홍보와 국민 설득에 쓰고 있고 똑똑한 군중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정부는 아직도 국민 앞에 정책을 던지듯이 내놓는다”고 비판했다.

“미래학은 지적 유희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전략 중 하나입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50여개국이 의회나 정부 안에 미래위원회를 두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우리도 이명박 정부 들어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미래’가 아닌 ‘행정’에 치중하는 인상입니다. 진정한 미래위원회는 향후 10년 안에 예상되는 이슈를 건드리면 안됩니다.”

현재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9년째 근무(수석보좌관)하고 있는 박 대표는 그 전에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18년간 근무하면서 영국 정부를 대신해 세계 각지의 미래학 대회에 참석하다 미래학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경우. 2004년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했고, 2006년부터 유엔미래보고서 한국 관련 전망 부분을 대표 집필해왔다.

한국수양부모협회를 설립해 아동 인권 보호에도 나서고 있다. 박 대표는 “미국인 남편과 살면서 독일계 시어머니와 노르웨이계 시아버지를 모시다 보니 지구촌의 미래에 대해 골몰할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 미래학자인 짐 데이토 박사가 말한 ‘미래 법칙 1번은 처음 들어서 우스꽝스러워야(ridiculous) 가치가 있다’는 명언대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미래가 우리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 정장열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