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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2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2. 2008.11.26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2009. 4. 2. 20:11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IT 지각변동]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컴퓨터, 휴대폰, TV - 컨버전스 확대와 경쟁 심화 / 새로운 부(富)의 기회 VS 무한 경쟁의 위험


글로벌 IT 업계의 최대 화두는 ‘컨버전스(융합)'다. 방송·통신·인터넷으로 나뉘어 있던 네트워크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각 영역을 대표하는 터줏대감들은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통신업체는 케이블사업자와 경쟁하고, 방송사는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와 격돌해야 하는 상황이다. 네트워크의 융합은 단말기 융합으로 이어지고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 TV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연재를 통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IT 컨버전스의 레드오션 현황을 짚어 보고 그 안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개인 중심 컨버전스의 성공 전략을 모색해 본다. 
 

컨버전스로 인한 무한 경쟁의 시작

사례 1: 케이블TV 업체들이 인터넷전화 사업을 위해 공동 설립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올해 인터넷 전화 가입자 목표를 155만 명으로 잡았다. 지난해 전체 가입자(30만 명)의 네 배를 웃도는 125만 명을 더 늘려 시장의 30%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통신사들의 텃밭인 전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 통신사들이 인터넷TV(IPTV)를 앞세워 유료 방송 시장에 진출한 데 따른 ‘맞불 작전'인 셈이다.

사례 2: 올해 초 CES(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삼성전자와 야후는 제휴를 통해 제작한 ‘TV 위젯'을 선보였다. 화면 아래에 야후 메신저, 실시간 날씨, 교통 알림판 등 다양한 위젯을 띄워 주는 형태인데 향후엔 TV 프로그램을 보며 이에 대한 댓글도 TV 리모콘으로 달 수 있다. 방송, 통화, 인터넷을 휴대전화 하나에 집약한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 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네트워크 컨버전스

재패니메이션(japanimation; 일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의 기수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는 비록 가상이고 극단적이긴 하지만 네트워크 융합의 미래를 잘 보여 준다. 모든 전자 기기는 인터넷망에 접속할 수 있는 고유 IP(인터넷 프로토콜)를 갖고 있다. <공각기동대> 속 가상의 미래에서는 지능형 로봇은 물론 심지어 인간의 뇌파까지 네트워크망에 연결되는 것으로 그려진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잡은 것으로 유명세를 탄 IP카메라(흔히 CCTV라고 부르는데, CCTV는 폐쇄회로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IP카메라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도 고유의 IP를 갖고 있으며, 경찰이 휴대전화로 카메라에 찍힌 화면을 볼 수 있는 시대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TV, 세탁기, 에어컨, 난방 시설 등 칩을 꽂을 수 있는 가전 제품이라면 모두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집안의 가전을 통제하는 꿈은 ‘U시티'라는 이름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IPTV의 등장은 유비쿼터스 세상을 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IPTV는 외형만 놓고 보면 디지털 케이블 방송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디지털TV와 셋톱박스를 갖춰야 한다는 점은 똑같지만 셋톱박스가 케이블망으로 이어지지 않고 초고속 인터넷망에 연결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단말기 컨버전스

네트워크망이 통합되면서 단말기 역시 융합되는 추세다. 문을 여는 데는 하나의 열쇠만 있으면 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스마트폰이다. 빈국 아프리카에서조차 휴대전화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이 됐고, 휴대전화 보유 증가 속도는 이미 PC를 앞질렀다. 휴대전화로 TV도 보고, 인터넷망에도 접속할 수 있다. 빠듯한 월급에 허덕이는 아버지로선 자녀에게 PC와 휴대전화 중 어떤 것을 사주겠는가? 물론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스마트폰의 가격이 훨씬 낮아질 때의 얘기이지만 말이다.

인터넷 포털의 최강자인 구글이 대만의 HTC를 비롯 삼성전자, 노키아 등과 손잡고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은 이 시장이 얼마나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가를 방증한다. 심지어 에이서를 비롯한 몇몇 PC 메이커가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삼성이 야후와의 제휴를 통해 선보인다는 인터넷TV(칩이 내장돼 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IPTV와 약간 차이가 있다)는 이동성이 조금 떨어지고 자유롭게 음성 전화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인터넷TV는 스마트폰이 갖지 못한 커다란 화면과 선명한 해상도를 갖고 있다. 또한 PC는 키보드라는 익숙한 입력 도구를 장점으로 갖고 있다.

결국 기능별로 특화돼 있던 단말기들은 이제 그 구분이 모호해진 셈이다. PC, 휴대전화, TV 등 각각 고유의 기능을 가지고 있던 단말기들은 이제 인터넷 접속, 개인 정보 관리 등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 개인은 언제 어디서든 공간별로 특화된 단말기들을 통해 중단없이 네트워크망에 다가설 수 있게 됐다.

 


콘텐츠 컨버전스

콘텐츠의 유통 및 존재 방식도 컨버전스라는 추세에 맞물려 가고 있다. 2007년 말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아마존의 ‘킨들'은 이같은 변화를 잘 보여 준다. 전자책 단말기인 킨들은 자연광 화면과 휴대성을 앞세워 오프라인 인쇄물을 조그만 단말기 속에 집어 넣을 수 있다. 구글,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들은 기존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디지털화하는 거대한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삼성전자도 전자책 단말기 ‘파피루스'를 개발했으며 6월 중 국내에서 발매하고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다.

‘탈(脫) 텍스트'는 콘텐츠 존재 방식의 또 다른 변화다. ‘세컨드 라이프' 등 가상 체험 인터넷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등장 당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과 달리 세컨드 라이프의 확대는 미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최첨단 그래픽을 활용한 가상 현실 세계는 통합 네트워크 세계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온라인 게이머들은 감정 표현을 텍스트로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을 표상하는 아바타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는 데 익숙하다.

동영상만을 전문적으로 검색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도 탈 텍스트와 맥락을 같이 한다. 국내에선 ‘엔서미(www.enswer.net)'라는 사이트가 등장했는데, 구글의 동영상 검색보다 엔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수 패티김의 1966년 라이브 공연 동영상, 세계적인 록밴드 비틀즈가 건물 옥상에서 벌인 마지막 라이브 공연,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회식 동영상 등 MBC, KBS 등의 방송사 자료실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희귀 자료를 검색해 볼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양날의 칼'

네트워크, 단말기, 콘텐츠의 컨버전스 흐름은 기업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기업 간 경쟁을 심화시켜 IT 산업을 레드오션으로 물들이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을 보여 주는 사례로는 IPTV가 대표적이다.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IPTV의 출범은 방송과 통신의 경계를 허물면서 동시에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기존 다채널 유료 방송인 케이블방송과 위성방송은 인터넷망 기반의 IPTV라는 새로운 미디어와 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각종 결합상품이라는 이름으로 통신업체와 케이블업체가 혈전을 벌이는 이유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이동통신업체인 AT&T가 IPTV로 제공하는 콘텐츠를 PC와 휴대전화로도 볼 수 있는 ‘Three Screen Service'를 내놓은 게 대표적 사례다. 타임워너와 컴캐스트는 통신사의 결합서비스에 대항, 지난해 구글 등과 와이맥스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훌루닷컴(www.hulu.com)'의 출현은 또 다른 경쟁의 사례다. NBC와 폭스TV의 합작으로 탄생한 동영상 서비스 훌루닷컴은 지난해 12월 2,400만 명이 시청하는 등 큰 인기를 모으며 유튜브, 야후, 마이스페이스에 이어 동영상 서비스 업체 4위를 기록했다. 방송업계의 온라인 기업에 대한 역습이라 할 만하다. 컴캐스트, 비아콤, 콕스커뮤니케이션스, 디즈니커뮤니케이션스, 타임워너케이블, NBC유니버설, 디렉TV 등 미국 주요 케이블 및 위성TV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무료 웹TV 서비스를 내놓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네트워크, 단말기, 콘텐츠의 융합 현상은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양날의 칼이다. 소비자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정보의 홍수, 개인 정보의 노출이라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기업은 새롭게 창출되는 부(富)에 접근할 기회를 얻겠지만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는 무한 경쟁을 감내해야만 한다.

- 박동휘 / 한국경제신문 기자

2008. 11. 26. 22:27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창의적인 사람들은 성격상 게으름을 피우기보다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이 창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일을 즐긴다. 지시를 받아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성과물 또한 온전히 그들의 보람과 자부심이 된다.

기업과 조직을 움직여 가는 충성심이자 주인의식인 팀워크도 그렇게 모인다. 창의성은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지루하고도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IQ 115의 범인(凡人)들도 개인과 조직의 동반 성장을 목도하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 우선 직장, 학력, 경력, 외모, 나이, 집안 배경 등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작용한다. 처음 만나 명함을 교환하고 출신지와 출신학교를 묻는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절로 알게 되는 요소들이 있다. 성격, 자세, 성실성, 긍정적인 사고, 적극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특정인에 대한 최종적 평가가 전자보다는 후자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00%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70∼80% 이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요즘 기업들은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위에 열거한 덕목들 외에 창조적 역량을 꼽고 있다. 창의성이라는 개념이 경영학계에 등장한 것이 불과 30여 년이고 보면 이제 와서 강조되는 현실을 알 법도 하다.

창조와 혁신의 차이

기업에서의 창조는 상업적 의미로 제한된다. 예술이나 과학과는 달리 기업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유용성을 가져야 한다. 해당 기업의 정체성을 가미한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하버드대학의 애머빌 교수는 창조를 “독창적이고(Original) 유용하며(Useful), 실행 가능한(Actionable)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에모리대학교의 페리 스미스 교수는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나 기존 방식의 재해석을 통해 업무 수행상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와 혁신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서로 다른 것이다. 창조는 아이디어의 창출 자체를 의미하는 반면 혁신은 사업화가 실행되어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혁신인 것이다. 창조는 개인 수준에서도 가능하지만 혁신은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과정이라는 견해도 있다. 창조가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지만 창조가 반드시 혁신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 창출 능력과 실행 능력은 엄연히 별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제록스의 팔로알토연구소(PARC)는 데스크톱 PC, 마우스, GUI(Graphic User Interface :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입출력 등의 기능을 알기 쉬운 아이콘을 이용해서 그래픽으로 나타낸 것), 레이저프린터 등 역사에 남을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하지만 제록스는 이 컴퓨터를 상용화하는 데 실패했다. 연구소는 다른 부서의 협력을 이끌어 내지 못했고 마케팅 부서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제록스는 이 컴퓨터를 창고에 방치한 채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용 워크스테이션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나 1980년 팔로알토연구소를 방문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달랐다. 잡스는 제록스의 기술이 미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몇 년 뒤 애플이 내놓은 매킨토시는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며 잡스를 일약 세계적인 기업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창조성은 훈련의 영역

그렇다면 어떻게 창조성을 키울 수 있을까. 창의적인 인물은 따로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흥미있는 한 가지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지난 1921년부터 무려 한 세기에 걸쳐 IQ(지능지수)와 창조성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오고 있다. 청소년기에 IQ를 측정한 실험 대상의 전 생애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아직 목표 연구기간인 100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스탠포드대학은 몇 년 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창조적 성과를 내기 위한 IQ는 115∼120 수준으로, 그 이상을 넘어도 IQ와 창조성의 상관관계가 더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지능지수는 107 정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국 천재나 준재가 아닐지라도 세상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창조성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며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 얼마든지 발현될 수 있다는 게 최근 학계의 주류 학설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창조적 활동은 천재의 영역이라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1950년대 이후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후천적 노력을 통해 창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실제 월트 디즈니는 평소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자꾸 사용하면 역량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당연히 훈련도 가능하다.

미국 버팔로대학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창조성을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아이디어 차이는 최고 1.7배까지 벌어진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차이의 대부분을 생산적 아이디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독한 천재'라는 표현도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천재들의 예술작품도 결국은 그 사람이 접촉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상호관계에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바티칸 시스틴 성당의 천장 벽화는, 사실 13명의 화가들이 협업을 통해 완성한 것이었다. 불세출의 스타인 비틀즈도 팀 내부에서 벌어진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에 음악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게으른 천재는 없다

물론 창조적 사고를 배양하는 데는 고통이 따른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가만히 혼자서 침잠의 시간을 가져 보라. 선인들이 면벽 참선을 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생각'을 생각한다. 나중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다음엔, ‘생각할 수 없는 것'까지 생각해야 하는 게 상상의 세계다.

더욱 고민스러운 것은 생각의 양에 비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세계'가 계속 팽창한다는 점. 그래서 생각을 쥐어짜 내는 창조는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 “천재는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얘기는 고통에 찬 비명일 뿐이다. 세상에 ‘게으른 천재'는 없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성격상 게으름을 피우기보다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은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대작을 만들었다. 모짜르트와 피카소는 다작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발자크와 디킨스는 매달 소설 한 편을 창작할 정도로 정력적으로 글을 썼다.

기업이 창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일을 즐긴다. 지시를 받아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성과물 또한 온전히 그들의 보람과 자부심이 된다. 그래서 즐기는 사람한테는 못 당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기업과 조직을 움직여 가는 충성심이자 주인의식인 팀워크도 그렇게 모인다. 결론적으로 창조력(창의성)은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지루하고도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른다. 하지만 일단 배양된 창조력으로 일을 시작하면 금전이나 명예보다도 훨씬 내적으로 충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를 통해 IQ 115의 범인(凡人)들도 개인과 조직의 동반 성장을 목도하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다.


- 조일훈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