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3.31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2. 2009.02.2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 2009.01.09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4. 2008.12.19 미래 기업의 핵심 가치, 고객의 신뢰(LG경제연구원)
  5. 2008.12.16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2009. 3. 31. 18:50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고객 가치 창조, 시각부터 교정하자(LG경제연구원)


최근 고객 가치 창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진정한 고객 가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시각에서 벗어나 철저히 고객 관점에서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경제 상황을 놓고 다들 위기라고 한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1930년대 대공황보다 심각하다’. ‘자유시장 모델이 실패했다’라고 할 정도로 금융위기의 충격은 광범위하고 깊다. 3월 들어 국내외 증시가 다소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분간 기업들의 화두는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다. 
 
기업에게 위기(危機)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유수한 기업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한 사례가 수두룩했으며, 그 자리는 어느새 새로운 기업으로 대체되어 왔다. 컨설팅 그룹 맥킨지(Mckinsey)가 2000년대 초 경기 침체기 전후의 미국 기업을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불황 이전 상위 25%에 속한 기업 가운데 40%가 과거 시장 지위를 상실했던 반면 하위 75%의 기업 중 14%가 상위 그룹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극심한 불황과 같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강조되는 것이 ‘고객 가치’이다. 실제로 Toyota, GE, 월마트 등 세계적인 기업의 CEO들도 작금의 위기 상황에서 오직 비용 절감만을 위해 긴축경영으로 일관하기보다 고객에 기반한 가치를 추구하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기업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객 가치를 창조하고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고객 가치를 발견하여 가시적 성과를 내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토로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경영 환경이 ‘제품이 부족한 시대’에서 ‘고객이 부족한 시대’로 전환되어 마켓 파워가 기업에서 고객으로 이동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실현하는데 있어 기업의 시각이 여전히 기업 관점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불황기에는 고객 가치 창조의 접근 방법에 따라 사업 성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다 보니 시각을 고객에 두지 않고서 ‘고객의 가치를 실현하자’,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는 피상적인 글귀만으로 좋은 사업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본고에서는 진정한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한 고객 관점의 접근이란 무엇이며 이를 명확화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업 관점 vs 고객 관점 
 
진정한 고객 가치 창조란 기업 관점에서 행해지는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고객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주기 위한 고민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해 유사한 방법론을 사용하지만 그 결과가 천차만별인 것은 고객 가치에 대한 시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고객 가치 창조는 프로세스나 방법론의 문제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데 있어 기업 관점과 고객 관점의 접근으로 인한 차이는 무엇일까?  고객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고객과의 관계 형성, 고객 가치 파악, 고객 가치 분석 결과물 활용 측면에서 그 차이점을  살펴보도록 하자(<그림 1> 참조).   
 

첫째, 기업 관점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목적이 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제품 구매 전에는 뭐든지 들어줄 것 같던 기업들이 제품 판매 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데, 이 경우가 제품 판매를 목적으로 고객 관계를 형성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반면 고객 관점에서 고객에게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과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교류를 통해 고객을 이해하고자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미국에서 12년 연속 자동차 판매왕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조 지라드(Joe Girard)는 ‘나는 차를 팔지 않는다. 고객이 소개시켜준 고객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며 진정한 고객 관계는 일회성 판매가 아닌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둘째, 고객 가치를 파악하는데 있어서 기업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선호 여부에 초점을 둔다면,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업들은 고객의 특성과 처한 상황을 중심으로 고객의 고민과 문제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다. 최근 불황중에도 표정 관리에 신경쓰고 있는 닌텐도(Nintendo)의 이와타 사토루 현 사장은 닌텐도 관련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는 외주업체 출신인데 43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으로 발탁되었다. 그는 경영 관련 서적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 단지 유명한 프로그래머였다. 그는 ‘내가 CEO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엔지니어로서 더 성능이 좋은 게임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게임기 고객인 젊은 남자들의 애로 사항과 게임기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고객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고객 관점의 고민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기 개발에 전력투구해서 내놓은 작품이 바로 전세계에서 7천만대가 넘게 팔린 닌텐도 DS이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이 고객 가치 창조를 위해 확보하고 있는 고객과 시장 정보에 대한 활용 측면을 살펴보자. 기업 관점에서 고객이나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업들은 이를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의사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주력한다. 반면 고객 관점에서 고객이나 시장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업들은 고객만이 제대로 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이를 의사결정의 핵심적인 근거로 활용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는 비즈니스의 본질을 고객에 대한 믿음에서 찾아야 한다며 ‘고객 없는 사업은 없다(No Business without a Customer)’고 주장했다. 고객은 기업의 활동을 정당화시켜주는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무엇을 해야할 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 관점 명확화 방안
 
 
결국 고객의 시각에서 고객 가치를 이해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생각의 힘과 이를 바탕으로 전개하는 시장 지향적 활동에 대한 믿음이 고객 가치 창조를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해답이 안보일 때 일수록 방법론이나 프로세스에 연연하기보다 고객 가치 창조의 기본으로 돌아가, 시각을 교정하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 고객 가치 창조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고객 관점을 명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살펴보자.  
  
1. 고객의 원하는 것은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이다. 
  
지갑이 얇아지면 고객들은 더욱 까다롭고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러한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다수의 기업들이 새로운 성능이나 디자인을 개발하여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고객 가치 창조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고객 관점에서의 진정한 가치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흔히 아이팟(i-pod)이라는 히트 상품 덕에 애플(Apple)이 재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애플의 주가를 살펴보면 아이팟이라는 새로운 제품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그림 2> 참조). 오히려 2001년의 1세대 아이팟 출시 후 2003년 아이튠즈(i-tunes) 서비스를 시작하고 디자인, 대용량 메모리와 클릭휠 방식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여 6세대 아이팟 시리즈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주가는 폭발적으로 상승하였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사용자 경험을 더욱 더 확장하여 컬러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사진 및 비디오를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음반회사들과 할리우드 영화사, 방송사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음악, 영화, 텔레비전 쇼 등을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한 팟캐스팅라 불리는 손수제작물(UCC)인 개인 방송들을 쉽게 구독할 수 있도록 했는데 대부분 무료이어서 사용자들의 편의를 대폭적으로 향상 시켰다. 그 결과 2007년 4월까지 1억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는 여기서 애플의 성장은 아이팟이라는 MP3 상품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 편의라는 새로운 가치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닌텐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닌텐도의 실적 개선은 가정용 게임기 ‘위(Wii)’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가 불티나게 팔린 덕분이다. ‘위’는 지난해 4~12월 사이 전 세계에서 이천만대가 넘게 팔렸다.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실적이다. '닌텐도 DS'도 전년 실적을 웃도는 약 이천 오백만대가 판매됐다. 과연 ‘100년 만의 경기 불황’상황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 휴대용, 가정용 게임기였을까? ‘위’와 '닌텐도 DS'의 성공 비결을 찬찬히 뜯어보면 불황으로 사람들이 외출이나 여행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이 게임기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유독 닌텐도의 게임기만 불티나게 팔려나간 것일까? 바로 '닌텐도 DS'의 경우 단순 게임뿐만 아니라 영어 학습, 지능 개발 등 교육적인 게임 타이틀을 개발해 게임기에 대한 부모들의 저항감을 최소화했고, ‘위’는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운동 삼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2. 고객 가치는 ‘다다익선(多多益善)’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에 가깝다. 
  
기업 관점에서 고객 가치는 다양한 가치를 제공할수록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오히려 지나친 고객 가치는 고객에게 혼란만 초래하고 기업의 마케팅 비용만 증가시킬 뿐이다. 즉, 기업 관점에서의 고객 가치는 많을수록 좋다는 의미에서 다다익선에 가깝다면, 고객 관점에서의 고객 가치는 가짓수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가치를 극대화하여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 
 
2008년 2월 세상에서 가장 얇고 이동성이 뛰어난 노트북을 표방하며 출시된 맥북 에어(MacBook Air)의 경우를 보자. 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내장 광 드라이버, Firewire, 모바일 브로드밴드 등이 지원되지 않고 타이핑 시 손가락이 뜨거울 정도의 발열, 신경에 거슬리는 팬 소음 등으로 인해 ‘최악의 노트북’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혹평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맥북에어는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맥북 애호가들에게는 이동성과 디자인이 핵심적인 가치였을 뿐 다른 것들은 관심 사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맥북에어가 접속사양과 발열이라는 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동성과 디자인에서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면 애플의 주 타겟 고객층인 애플의 매니아들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맥도널드(MacDonald)도 자신들의 주고객층의 관점에서 고객의 가치를 파악하여 ‘최고급 햄버거’가 아닌 ‘빠르고 저렴한 햄버거’라는 핵심 가치를 실현하였기 때문에 불황기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이처럼 고객마다 원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고객을 정확히 선별(Targeting)해서 그들의 핵심 가치 구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 고객 만족에 대한 맹신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고객 가치 창조는 단순한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이 표출한 요구나 니즈뿐 아니라 고객이 미처 깨닫지 못한 잠재된 니즈까지 파악해 충족시켜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고객 만족만을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제품 또는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선 고객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고객들은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라고 말한 것처럼, 특히 기존 방식을 뒤엎을 정도의 파괴적 혁신일 경우에 대해 고객들로부터 통찰력을 얻는 것은 그 전제부터 성립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고객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과 실제 성과가 비례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의 목소리가 반영되었다고 믿는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고객 목소리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적극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들이 더욱 영리해지고 까다로워지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파괴적 혁신이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유명한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M.Christensen) 하버드대 교수는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말라’고 역설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일례로 스테이플스(Staples)는 1990년대 고객 정책 수립 초기에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을 위해 모든 고객을 동등하게 여기고 연간 $100 정도의 구매 고객까지 아우르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원을 투입하였다. 하지만 기업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다 주는 대량 구매 고객은 실제적으로 아무런 변화나 혜택을 느끼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후 스테이플스는 연간 $1,000 이상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할인 및 환불 혜택 등 계층적 보상 시스템을 수립하는데 추가적인 막대한 자원을 낭비해야만 했다. 가치에 따른 고객 식별 작업 없이 일률적으로 파악되는 고객 만족에 대한 맹신은 고객 가치 창조는 커녕 기업에게 심각한 부작용으로 작용할 뿐이다. 


4.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은 기업에게 ‘독(毒)’이 아니라 ‘약(藥)’이다.
 
  
2006년 와튼(Warton School)의 불만 고객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불만족 고객 100명 중 6명만이 기업에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뿐이라고 한다. 반면 94%의 불만족 고객은 이를 직접 표현하지 않는데 이 중 31%에 달하는 불만족 고객이 입소문이나 험담을 통해 친구나 가족, 동료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잠재 고객까지 잃게 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은 제거하거나 회피해야 하는 '독(毒)'이 아니라 의사로부터 처방 받고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약(藥)'이다. 특히 약 중에서도 항생제나 소화제 같이 되도록 적게 먹어야 좋은 것이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 치료를 위해 반드시 지속적으로 복용되어야 하는 약에 가깝다. 기업들은 고객이 직접 말하는 불만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하여 그때그때 신속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이러한 불만이 더 큰 불만으로 확대되어 잠재 고객에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고객의 불만이 자라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감지되는 불만에 대해서는 잠재 고객에게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해야 한다.  
 
오늘날 나이키(Nike)가 전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3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2007년 추산 120억 달러에 달하는 브랜드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고객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1990년대 아랍어로 알라를 지칭하는 문자와 유사한 신제품 로고가 새겨진제품 출시로 인한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키는 발빠르게 일부 운동화에 붙은 로고가 알라신을 모독했음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관련 제품 3만 8,000켤레에 대해 모두 리콜을 실시하고 문제의 로고가 부착된 모델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이후 나이키는 꾸준히 대규모 손실을 감수하고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제품들을 자발적으로 리콜하였다. 이를 통해 고객 불만을 잠재운 것은 물론 현재 고객 및 잠재 고객에게 ‘1등 제품은 다르다’는 인식을 굳건히 심어줌으로써 경제적 손실 이상의 효과를 창출하였다. 이후 2000년 이후 전 세계 인권단체와 소비자단체가 제3세계 여성과 어린이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막대한 이익을 낸다는 비판을 제기하자 신속하게 전세계적으로 어린이 구호사업과 환경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여 국제적인 NGO 단체들과의 갈등을 극복한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담당하는 전담 부사장직을 상설화하고 매년 사회책임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적극적인 사회책임 프로그램을 수행했다. 또한 전세계 569개 해외 하청공장에 대한 인권위반 감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공개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나쁜 기업,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획득할 수 있었다.  
  
미 해병대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 체스티 풀러(Chesty Puller) 장군은 아군이 적군에게 완전히 포위되어 고립되었다는 보고를 받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포위됐다. 덕분에 문제는 간단하다! 이제 우리는 모든 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불황을 알리는 각종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무조건 ‘어렵다’고 규정하고 부정적이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오히려 우리 기업의 진가를 고객들에게 인정받는 계기로 삼아, 고객의 지갑에서 굳건한 자리(SOW : Share Of Wallet)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고객가치전략을 수립해 추진해야 할 때이다. <끝>

2009. 2. 26. 01:36

[비즈니스 3.0 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비즈니스 3.0시대의 무기, 창조적 전환 2]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도 바꿔라 / 사업 분야의 창조적 혁신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은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고 필요하다면 주력 사업까지 바꾼 것이다. 태양에너지라는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해 사업화한 독일의 큐셀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비즈니스 3.0 시대에는 기존 사업도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의 상업화와 미개척 시장 및 신흥 시장에 남보다 먼저 눈뜨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혁명'을 창조해야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창의력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분야를 개척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사업 분야의 창조적 전환은 (1) 기존 사업에 대한 발상의 전환, (2) 빅사이언스의 상업화, (3) 미개척 신사업의 발굴, (4) 신흥시장 선점에서 이루어진다.

"기존 사업을 재해석하라" 

미래 유망 산업을 개척하는 것만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끊임없이 기존 사업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질 때 기업은 가장 자신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사업의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와 경영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존 제품의 핵심 기능에 부가 서비스를 추가해 가면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는 성공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때로는 기업 스스로가 소비자의 기호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경우도 있다.

필요하다면 현재의 주력 사업까지 전환하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 3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생명력을 이어 가고 있는 듀폰의 생존 비결이 여기에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출발해 나일론으로 성장한 듀폰은 2004년에 섬유부문을 매각하고 대신 종자회사인 파이오니아를 사들였다. 21세기에는 기후 변화로 인해 식량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과감히 기존의 주력 사업을 처분한 것이다.  

섬유부문은 듀폰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인 동시에 역대 대부분의 CEO를 배출해 낸 ‘성지'다. 하지만 듀폰은 섬유사업을 매각하고 파이오니아를 사들이는 등 1998년부터 7년간 무려 60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단행하여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사업 구조)를 바꿔 나갔다. 이 같은 ‘업의 전환'을 통해 듀폰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산업소재-전자·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한 ‘종합 과학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듀폰의 전체 매출 중 34%가 최근 5년 안에 개발한 신제품에서 나올 정도다.

홀리데이 듀폰 회장은 “지난 206년간 듀폰은 스스로 과거와 결별하는 의사결정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있는 곳으로 간다(Go where the growth is.)'는 게 듀폰의 전략”이라며 “이에 따라 향후 100년간 가장 유망한 시장을 찾아 식량과 나노 바이오 등을 결합한 역동적인 과학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사이언스를 상업화하라
 

2007년 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지멘스 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프레스룸에 들러 기자들에게 ‘메가시티(Megacity) 보고서'를 돌렸다. 서울, 도쿄, 뉴욕 등 세계 25개 도시의 주요 의사결정자를 대상으로 대도시의 현안을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지멘스는 ‘도시 개발'이 아닌 전기·전자 솔루션업체이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도시 개발을 하지는 않지만 도시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 발표 후 세계 여러 도시와 교통, 에너지, 환경 등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었지요.”

메가시티 담당 빌프리드 빈홀트 지멘스 부사장의 설명이다. 지멘스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 대도시에 투입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이 담긴 종합보고서를 작성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았다는 것이다.

지멘스는 1847년 창업 이후 기초과학을 상업화해 그룹의 핵심 성장엔진으로 삼아 온 대표적인 기업이다. 1958년 인공 심장 박동기를 개발한 데 이어 △1965년 실시간진단 초음파기계 △1980년 디지털 방식의 전화교환 시스템 △1997년 컬러액정의 GSM(유럽형 이동통신방식) 휴대전화 등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발명품을 상업화해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은 물론이다. 신규 특허등록 건수만 놓고 봐도 독일 내 1위, 유럽 내 3위 수준이다.  


미개척 유망 분야를 발굴하라
 

신시장 개척을 위해 기업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혁명'을 일으키는 기업만이 성공할 수 있다.

독일의 큐셀은 GT(Green Technology, 그린 기술)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태양전지라는 신사업을 개척하여 설립 5년만에 매출을 540배나 늘렸다. 큐셀의 성공은 신사업 발굴 덕분이었다. 시대 흐름을 제대로 짚은 결과다.

컨설팅업체 맥킨지 출신 CEO 안톤 밀러는 태양광 모듈 제조업체 솔론의 엔지니어 두 명과 손잡고 이 회사를 창업했다. 밀러는 먼저 ‘태양은 무한하다'는 논리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끌어냈다. 때마침 유럽연합(EU)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기름값이 뛰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을 활용하는 태양전지가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세제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해외 바이어들이 물량을 먼저 확보하겠다며 몰려들었다.

이 회사의 스테판 디트리히 홍보책임자는 “지구온난화 논란이 거세지고 유가가 뛰면 뛸수록 회사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구조”라며 “큐셀의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엘도라도, 신흥 시장을 공략하라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노키아에게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노키아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 CEO는 2007년 8월 23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2007년 2분기 인도 시장에서의 매출이 드디어 미국 시장을 앞섰다고 발표했다. 당초 노키아는 2010년께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의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시점이 3년이나 당겨졌다.

인도에서 성공한 노키아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인도 등 신흥 시장을 일찌감치 기회로 인식했단 점이다. 노키아는 인도에 가장 먼저 진출한 기업 중 하나이다. 1995년 인도에서 이동통신 전파가 처음 쏘아졌을 때 사용됐던 제품이 바로 노키아였다. 일찍부터 시장 잠재력을 보고 제품과 유통망 등에 투자해 온 것이다.

두 번째는 저가화 기술을 확보해 다양한 저가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이다. 노키아의 인도 내 최대 베스트셀러인 ‘1110i' 모델은 흑백 LCD에 통화 기능 외엔 별다른 기능이 없다. 가격은 단돈 1,300루피(32달러)다. 노키아는 글로벌 공급체인망과 연간 4억 대에 이르는 대량 생산 능력, 부품 통합 및 재사용, 모듈화, 저가형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저가화 기술을 성공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셋째는 현지화다. 노키아는 4년 전부터 방갈로르 디자인 스튜디오 등 연구 개발(R&D) 시설을 세 곳이나 세워 인도인의 입맛에 맞는 휴대폰을 개발해 왔다. 이를 통해 노키아는 저가이면서도 디자인을 강조한 슬림폰 ‘노키아2630'을 출시해 인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남보다 한 발 앞서 신흥 시장을 개척, 선점하려는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를 추구하는 과정 속에 ‘창조적 전환'의 기회가 숨어 있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9. 20:07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불황기, 기업의 경영 전략은] 불황 뒤 도사리는 위기와 기회를 살펴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의 체질에 맞는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것이 전 세계적인 불황을 몰고 오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8년 하반기에 들어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급속히 전이되면서 선진 경제의 침체를 가져왔고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 역시 불황의 충격에 빠지고 있다.

불황은 모두에게 고통을 주지만 한편으로 이 시기를 거치면서 기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거품이 꺼지며 기업 판도가 크게 바뀌어 왔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 미국의 IT 버블이 꺼지면서 미국 상장기업의 고성과 기업 중 40%가 탈락되었고(맥킨지), 우리나라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고성과 기업의 2/3가 탈락하고 말았다(삼성경제연구소).

이와 같이 경기침체기에는 도약의 기회와 추락의 위험이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침체기 뒤에 찾아올 호황을 미리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침체기에 몸을 도사리면 뒤에 다가올 호황의 기회를 잡지 못한다. 실제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노키아는 불황기에 이동통신시장에 집중,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반면 사업구조를 전환할 시기를 놓친 코닥과 컴팩은 경기가 살아난 뒤에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불황기 기업은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그 성공 전략을 살펴보자.


불황기 공통 전략은 구조조정과 전략적 비용절감

불황기에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 힘쓴다. 핵심사업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데 이때 비주력사업뿐만 아니라 주력사업도 매각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음으로 전략적인 비용절감에 주력해야 하는데 단기적 효과만을 고려한 비용감축은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미래 성장에 저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2001~2003년에 미국 자동차 빅3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불황기를 넘겼으나 체질개선 및 경쟁력 강화에 실패하여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다. 반면 도요타는 고가 부품을 통합하고 공정을 개선하여 절감한 28억 달러를 R&D에 투자하여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비용삭감과 실적 개선은 다음과 같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즉 기업 실적의 90%가 10%의 활동에서 비롯되는 것에 비해, 비용의 90%는 실적을 내지 못하는 90%의 활동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영학의 구루였던 피터 드러커는 ‘실적을 내는 사업은 일반적으로 자금이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비용을 삭감하면 실적을 올릴 수 없다.'라고 하며 일률적인 비용 삭감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연역량별로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구사

이러한 공통 전략과 함께 유연역량의 네 가지 유형별로 맞춤형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유연역량이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재무적인 여유(현금)와 전략적 신축성을 발휘할 수 있는 소프트 경쟁력(브랜드, 디자인, 기술과 같은 무형자산)을 의미한다. 이 유연역량은 사전에 지속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위기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먼저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이 모두 양호한 그룹은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 불황은 좋은 매물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므로 M&A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세계 1위의 철강기업인 아르셀로 미탈은 다수의 광산을 확보하여 원자재를 저가에 공급받고 철강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대형화를 추진하여 급속히 성장하였다.

 

둘째, 재무 유연성은 괜찮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저렴한 가격에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여 체질 강화에 주력한다. 성광전자는 외환위기 직후 ‘쿠쿠' 브랜드를 출시하여 마케팅에 주력한 결과 국내 압력밥솥 시장 1위로 등극하였다.

 

한편 불황기에는 싼 값으로 브랜드나 기술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자사가 부족한 소프트 경쟁력을 M&A를 통해 보완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롯데제과는 2008년 6월에 고디바(벨기에), 페레로 로쉐(이탈리아) 등과 더불어 명품 초콜릿으로 유명한 길리안(벨기에)을 1,700억 원에 인수하여 프리미엄 초콜릿 생산 라인을 확보하고 세계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제고하고자 하였다.

셋째, 재무 유연성과 소프트 경쟁력 모두 부족한 기업은 생존을 위한 재원 확보가 최우선이며 자력 생존이 어려우면 제휴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물색한다. 1998년 하이트맥주는 미국 투자회사 캐피털그룹에 3,000만 달러의 무(無)의결권 우선주 전환사채를 팔고 1999년에 덴마크 칼스버그 그룹에서 외자 1억 달러를 유치하여 위기를 넘겼다.

마지막으로 재무력은 약하지만 소프트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강력한 구조조정 속에서도 소프트 경쟁력을 기반으로 전략적 신축성을 확보하여 지속성장을 추구한다.

IBM과 HP는 그 좋은 사례이다. 먼저 IBM은 강력한 소프트 경쟁력을 바탕으로 사업 변신에 성공하였다. 2000년대 초 IT 버블 붕괴로 시장이 침체되고 PC 가격의 하락으로 제조 분야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비핵심분야를 지속적으로 매각함으로써 재무력을 회복했다. 또한 2002년에 하드디스크 부문을 히타치에, 2004년 PC 부문을 레노버에 매각하여 ‘하드웨어 회사'에서 지식 기반의 ‘서비스 회사'로 성공적으로 변신하였다.

 

다음으로 HP는 기존 PC 사업의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부활하였다. IBM도 철수하고 델사도 고전하던 PC업계에서 HP만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바로 ‘와우(WOW; 대성공, 열광시키는 상품)'에 있다. CEO 토드 브래들리는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와우'라고 강조하며 디자인을 강조한 PC, 눈길을 끄는 독특한 광고 등을 통해 자사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쇄신했다. 또한 혁신에 대한 투자와 제품 가격의 인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 전략을 구사하였다.


자신감을 갖고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 펴야

우리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재계 판도 변화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불황의 파고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한국 기업이 처한 상황이 글로벌 경쟁사보다 결코 불리하지 않고 과거 몇 차례의 위기를 겪으면서 역량도 크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앞에서 소개한 유연역량별 맞춤형 불황 극복 전략을 적절하게 구사한다면 이번 불황의 끝에서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종년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9. 12:18

미래 기업의 핵심 가치, 고객의 신뢰(LG경제연구원)

미래 기업의 핵심 가치, 고객의 신뢰

사회 전체적인 신뢰의 위기는 기업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고객과 기업, 그리고 외부환경의 빠른 변화는 신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고객 신뢰의 의미 자체도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이에 대한 장단기적 대응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메일 수신함을 열어보면 ‘○○○ 고객님! 경품에 당첨되었습니다!’, ‘선물 받아가세요!’와 같은 메일을 수없이 접하게 된다. 비단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보낸 스펨메일의 얘기만은 아니다. 유수의 기업들도 이러한 자극적인 제목의 마케팅 메일로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실제 제목만큼의 혜택을 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속을 만큼 속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메일은 ‘삭제’의 대상일 뿐이다. 
 
사람들이 즐겨보는 포털 뉴스란의 경우 이른바 ‘낚시형’ 기사들의 천국이다. 실제 기사 내용의 특정 부분을 과장한 선정적인 헤드카피로 네티즌들의 클릭을 유도하고 있다. 포털에 게재된 뉴스 중 상당수는 내용과는 딴판인 제목에 현혹되었음을 의미하는 ‘낚였다’는 덧글이 달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이 생산한 뉴스 등 새로운 정보원으로 이동 중이다. 정보 범람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과장된 제목의 기사들은 오히려 독자들을 멀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유제품 산업을 강타한 멜라민 파동, 유명 완구사 마텔의 중금속 장남감 리콜 사태, 서브프라임에서 촉발된 금융위기 등은 모두 신뢰와 관련하여 사회 전반에 엄청난 비용을 초래한 사건들이다. 어느덧 우리 주위에는 신뢰할 수 없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사회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우리가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없는 일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우리는 ‘믿어도 되는가?’를 매순간 확인해야 하는 심각한 저신뢰 사회에 살게 되었다. 
 
이 같은 신뢰의 위기는 기업들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과 고객이라는 경제적, 거래적 관계에서는 신뢰가 관계 유지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1995년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그의 저서 ‘트러스트’에서 사회적 자본으로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래 맥킨지, 엑센추어 등 컨설팅사들과 많은 연구 기관에서도 미래 비즈니스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다시 역설하고 있다. 신뢰는 미래 기업들에게 전략의 원칙과 실행의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다.  
 
여기서는 고객과 기업간 신뢰를 중심으로, 신뢰가 흔들리는 이유와 신뢰의 변화 양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에 따른 기업들의 대응방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고객과 기업간 신뢰가 흔들리는 이유 
 
사회 전체적인 신뢰의 저하와 함께 기업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기업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가 약화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첫째, 고객간 연결성의 증대 때문이다. 웹 활용이 증가하면서 고객들간의 신뢰 형성이 촉진되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의 직접적 관계에 기반한 신뢰는 웹 2.0 시대에 이르러 간접적 관계와 불특정다수에 대한 신뢰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제품 구매시 기업이 제공하는 공식적인 정보에의 의존도가 줄어들고, 반면 다수 고객들의 의견을 따르는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가는 미국의 소비자 리뷰 사이트 ‘Epinions.com’의 경우 고객들이 상품평을 올리는 동시에, 다른 사용자들이 평가를 내린 사람을 평가하는 2중의 신뢰 확보 장치를 구축함으로써 고객간 신뢰 구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둘째, 기업 내 가치사슬과 비즈니스 모델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신뢰 문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화와 아웃소싱의 확대가 그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세계에 걸친 가치사슬에서 기업이 통제하기 힘든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의 멜라민 파동은 예측하기 어려운 신뢰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멜라민은 중소기업, 대기업 브랜드를 막론하고 관련 재료가 사용되는 대다수 식품기업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알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고객들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보다 저렴한 생산지를 찾아 이동하면서, 원료와 제조과정에 대한 관리 및 통제 능력을 잃어버린 결과, 품질과 안전에 대한 고객의 신뢰가 훼손되기에 이른 것이다. 


셋째, 고객-기업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변화도 신뢰 약화의 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고객의 관심을 확보하기 위한 자극적인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는다. 논란을 일으킬 만한 소재나 방식으로 기업의 제품, 브랜드 등을 광고하는 노이즈 마케팅은 이미 효과를 잃고 있다. 최근에는 미니홈피, 블로그를 활용하여 소비자들과의 직접 소통을 시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활용할 역량이 부족하다. 개인성, 친밀성 등이 요구되는 1인 미디어를 마치 또 하나의 홈페이지처럼 활용하거나 효과가 없다고 해서 금새 폐기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심지어는 고객임을 가장한 덧글과 블로그 활용으로 고객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어설프게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의 글로벌 경제 위기는 신뢰 문제를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각시킬 것이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생존경쟁이 심화되면서, 사회 구성원 상호간의 불신이 깊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기업과 고객은 기본적으로 경제적 관계이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기업들의 품질, 가격 정책을 의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생존을 위해 고객가치보다는 원가 절감이나 단기적 이윤에 따라 행동하려는 유인이 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미국에서는 고객들이 더 많은 할인을 기대하면서, 지갑을 열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상적 할인 경쟁이 심화되면서 고객들이 기업의 가격 정책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불황기에는 비단 가격 정책뿐 아니라, 품질, 서비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업을 신뢰하지 않는 고객이 늘어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고객 신뢰의 양상과 의미도 변화 
 
살펴본 바와 같이 고객상호간 소통 증가, 기업 내 복잡성의 증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활용의 미숙 및 글로벌 경제 위기의 심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고객과 기업간의 신뢰는 점차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웹이 다양한 사회 관계와 행위들을 흡수하기 시작하면서 향후 고객의 신뢰가 갖는 의미는 다음과 같이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 고객 신뢰가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 시차는 더욱 짧아질 것이다. 즉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시간과 경로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의 신뢰가 웹을 통해 빠르게 응집되면서, 기업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중요한 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집단지성’이라는 형태로 기업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증가하는 상황이다.  
 
기업들은 향후 의사결정에 있어 투자자들의 요구뿐 아니라 고객들의 신뢰 부합 여부를 명시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뢰가 단순히 기업 평판의 문제를 넘어 재무 성과와 기업의 제반 활동에까지 직접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영국 노던록 은행에서는 이틀 만에 예금 20억 달러가 인출되는 뱅크런 사태가 있었다. 이처럼 고객들의 정보력이 강화되면서 신뢰는 기업의 성과, 나아가서는 존립의 문제까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 
 
둘째, 극단적 신뢰와 극단적 불신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특히 웹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증가하면서 극단적인 신뢰 표출 형태는 일반화되는 상황이다. 기존의 연구들에 따르면 사이버 공간에는 중간 성향의 논의가 존재하기 어려우며, 실제로 웹상의 논쟁을 살펴보면 특정 이슈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나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는 개인이나 집단이 특정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전개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뢰의 극단성 문제는 기업 비즈니스의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고객 신뢰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고객의 신뢰/불신 여부에 따라 사업의 성과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웹상에서는 신뢰와 불신의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 신뢰를 지속적으로 살피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할 전망이다. 
 
셋째, 신뢰의 속성들이 빠르고 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즉 고객이 신뢰할 만 하다고 판단하는 근거들이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컨설팅사 맥킨지(2003)에 따르면 신뢰의 속성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충격이 있을 경우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엔론 회계부정 사건과 닷컴 버블 이전(1997년)에는 ‘역동성’이라는 속성이 ‘신뢰할 만함(Trustworthy)’과 양의 상관관계를 가졌다. 그러나 이후(2002년)에는 ‘역동성’은 오히려 신뢰와 음의 상관관계를 갖게 되었다. 

 
전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최근 정보사회의 특징상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충격들이 실시간으로 PC나 TV를 통해 전달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뢰 속성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신뢰 구축이라는 대명제는 계속 유효하지만 그 전술적 수단들은 끊임없이 재점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신뢰의 문제,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비즈니스 진화의 방향성 관점에서 볼 때 고객의 신뢰가 갖는 영향력은 미래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의 주요 비즈니스인 대행 서비스나 사후적 제품/서비스 판매를 수반하는 솔루션 비즈니스의 경우 신뢰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솔루션 비즈니스의 경우 지속적 파트너 관계 유지를 위해 신뢰가 필수적이다. 대행 서비스도 ‘주인-대리인’ 문제(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려는 유인) 때문에 기업에 대한 높은 신뢰가 요구된다. 이처럼 미래에도 신뢰의 문제는 꾸준히 기업의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도 고객의 신뢰 문제에 대해 점검하고 장단기 전략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 사업 관행의 신뢰 리스크에 대한 재평가가 필수적 
 
고객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먼저 기존 사업에서 신뢰 훼손의 가능성이 있는 부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고객 신뢰를 증진시켰던 전략이나 사업방식 등이 현 시점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신뢰의 변동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는 필수적이다. 이는 특히 산업 내에서 관행이나 통설로 굳어진 사업 방식이 지배적인 경우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 
 
제조기업들의 경우 아웃소싱은 비용절감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었다. 가치사슬이 전세계로 흩어지면서 발생하는 돌발 리스크의 비용보다 제조비용 절감으로 인한 편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는 관행 때문이다. 그러나 멜라민 분유나 농약 만두, 제 3국 어린이들의 노동을 착취하는 스웻샵(sweat shop) 문제 등 다양한 리스크로 인해 고객 신뢰의 파괴가 나타나고 있음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금융위기 속에서 기존 펀드나 금융상품의 구성과 판매 방식에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던 많은 금융기관들도 엄청난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고객과 자사의 자산에 대한 손실은 물론 금융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객의 신뢰에 상당한 훼손이 발생했다는 점은 기존 사업 관행에 대한 지속적인 재평가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단기 성과, 재무 성과 중심의 근시안에서 탈피 
 
단기적 성과나 재무적 성과를 위해 고객의 신뢰를 파괴하는 행위도 빈번히 발생한다. 무리한 끼워팔기로 고객의 선택가능성을 제한하는 경우도 많다. 첨단 업종의 경우 전문지식 없이는 알기 힘든 복잡한 옵션이나 사양을 제시하면서 고객의 혼란을 유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자동차 회사의 옵션 패키지나, 펀드/보험 상품의 깨알 같은 정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업은 손쉽게 단기 매출과 이윤을 확보할 지는 모르지만, ‘신뢰할 만함’의 평판은 잃게 된다. 신뢰로부터 얻을 미래 수익을 값싸게 할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의 ‘1등 기업의 법칙’이라는 책에서는 고객 가치에 반하는 나쁜 이익(Bad Profit)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시적으로 고객의 신뢰나 가치를 훼손해서 얻은 이익은 오래갈 수 없으며, 결국 고객들의 외면을 받는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NPS(순추천지수) 개념도 고객 신뢰의 중요성을 명시적으로 반영한다. 추천이라는 행위는 대상에 대한 신뢰 없이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뢰 훼손에 대한 즉각적 대응 시스템 구축 
 
신뢰 표출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면서, 신뢰 훼손에 대응하는 신속한 사후조치와 대응 시스템 마련은 필수적이다. 극단적 신뢰와 불신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장치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산업에서 자발적 리콜이 확산되는 것도 기업들이 신뢰 훼손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다. 최근에는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고객들과 개인적,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들도 많다. 반드시 공식적인 경로가 아니라 하더라도, 고객들과 가장 빠르고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1980년대 존슨앤존슨이 타이레놀 제품과 관련해 보여준 신속한 대응은 시간이 지나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독극물이 주입된 약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언론을 통해 신속히 사과하고, 해당 지역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제품을 긴급히 회수한 바 있었다. 이를 통해 오히려 고객의 더 큰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새로운 신뢰 구축 포인트의 발견과 적극적인 강화 
 
지금까지 기업들이 신뢰를 ‘회복’하는 다소 방어적인 관점이었다면, 장기적으로는 보다 공세적인 입장에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신뢰를 지킨다고 해서 항상 기존에 해왔던, 기존의 고객이 기대했던 방식으로 사업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신뢰에 대한 기존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뢰할 만 하다고 판단하는 기준, 즉 신뢰의 속성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미래 고객들이 기업의 어떤 가치와 태도를 신뢰하는지 연구하는 것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쇼핑의 경우 배송단계를 보다 자세하게 조회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거에는 없었던 ‘투명성’, ‘통제가능성’ 등 새로운 고객 신뢰의 속성들을 제공하고 있다. 선도적인 기업들은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 향후 고객들이 신뢰할 만한 속성들을 발굴하고, 선 제시함으로써 높은 평판과 성과를 확보할 수 있었다. 미래 고객의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신뢰 구축을 고민한 것이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나아가 현재의 고객이 아닌 비고객으로까지 신뢰 구축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고객의 신뢰를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만이 방법이다. 언행일치의 철학과 투명한 프로세스 구축이 고객의 지속적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미래기업의 조건으로 여겨지는 ‘진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맥킨지는 고객의 신뢰 증진을 위한 확실성(Reliability), 정직함(Integrity), 공감(Empathy), 친숙함(Familiarity)의 네 가지의 판단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고객의 입장에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를 재고해 보라는 것이다.   <끝>
2008. 12. 16. 00:51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창조적 인재, 인재경영 1편] 인재,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의 핵심


기업은 이제 한 가지 경쟁원천에만 의존할 수 없다.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경쟁원천을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의 틀을 답습하거나 남의 전략을 모방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 남들이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쟁원천을 발견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위기가 커질수록 사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인재경영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경영에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인재경영은 경영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경쟁력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움츠러들고 있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기업들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기존의 규칙이나 질서가 붕괴되고 변화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업은 이제 한 가지 경쟁원천에만 장기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 항상 새롭고 독창적인 경쟁원천을 창출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과거의 틀을 답습하거나 남의 전략을 모방해서는 경쟁력 확보가 불가능하다. 과거의 틀을 벗어나 남들이 보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쟁원천을 발견하는 것, 그것은 결국 ‘사람'이고, ‘사람'의 몫이다.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

많은 미래학자들은 창조력과 유연한 사고를 갖춘 인재가 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맥킨지가 출판한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에서는 ‘인재가 회사의 성과와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 고성과(高成果)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공통적 신념이라고 말한다. 또한 인재가 현재의 경쟁원천이라면, 인재를 유인, 개발,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의 경쟁원천이라고 지적한다. 짐 콜린스도 에서 ‘위대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의 경우에도 성장의 궁극적인 동력이 시장도, 기술도, 경쟁도, 상품도 아님을 이해한다. 다른 모든 것 위에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적합한 사람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붙들어 두는 능력'이라며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해지고 위기가 커질수록 사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인재경영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경영에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인재경영은 경영위기를 돌파하는 핵심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GE와 IBM, MS, 인텔과 같은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동시에 존경받는 기업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한다. 이들 모두 자신의 주요한 핵심 역량으로 인재경영을 꼽고 있다.

GE의 전 회장 잭 웰치는 ‘경영은 사람경영이다. 먼저 사람을 생각하고 전략은 그 다음'이라고 언급했다. 심지어 자신의 일과 중 70~80%는 좋은 사람을 뽑는 데 할애하고 있다고 할 만큼 인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MS의 전 회장 빌 게이츠도 ‘핵심 인재가 없다면 MS는 평범한 기업'이라는 신념을 갖고 우수한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용 비행기까지 동원했을 정도다. 특히 MS는 글로벌 우수인재 발굴을 위해 300명이 넘는 ‘Candidate Generator'라고 불리는 인재발굴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인재가 있을 만한 곳이라면 국경을 넘어 어디든 찾아가는 열정을 보인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도 ‘창조적 인재는 이제 천연자원과 금융자원을 능가하는 새로운 필수자원이므로 기업이나 국가의 성공은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창조적 인재의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재 확보와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우수인재 확보와 양성을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대전이라 할 만큼 치열하다.


‘인재 제일'을 경영 이념으로 한 삼성

우리 삼성 앞에는 늘 ‘인재의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닌다. 삼성은 창업시부터 ‘인재 제일'을 경영 이념의 하나로 삼고, 다른 기업들보다 한발 앞서 우수인재 확보와 양성에 힘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었던 삼성의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회장은 한 강연에서 그의 인재관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기업은 사람입니다. 기업(企業)은 문자 그대로 업(業)을 기획(企劃)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사람이 기업을 경영한다는 이 소박한 원리를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는 내 일생을 통해서 80%는 인재를 모으고 육성시키는 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키운 인재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쌓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제 2 창업시 새로운 경영 이념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에서 알 수 있듯이 인재를 경영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일찍부터 ‘인재 제일, 인간 존중'을 경영 이념으로 삼아 인재를 널리 구하고, 아끼고, 키우는 것을 적극적으로 실천했던 최고경영자들의 인재에 대한 끝없는 욕심이야말로 오늘날의 삼성을 있게 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도전정신으로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는 창조적 인재상

그럼 지금과도 같은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필요한 창조적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창조이론의 대가로 꼽히는 테레사 아마빌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창조적 인재의 요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탄탄히 받쳐 주어야 창조의 꽃이 핀다는 것이다.

둘째, 창조적 사고다. 기존의 지식이나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한다. 똑같은 사건과 현상을 보고도 예사롭게 보지 않고 그곳에서 새로운 지혜를 발견하여 훌륭한 업적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셋째, 일에 대한 열정이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정과 그것을 위해 몰입하고 끈기있게 도전하는 실행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창조적 사고와 열정을 가지고 급격한 환경변화에 순발력 있게 적응하며 모험심과 도전정신으로 기존의 상식과 틀을 깨는 창조적 인재가 지식정보화시대에 기업이 바라는 인재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창조적 인재들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글로벌 우수 인재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 산업화시대에 사용되었던 획일적인 규정과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모든 것을 인재에 맞추어 개선해야 한다.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다양한 글로벌 우수인재들을 평등하게 채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인사제도와 시스템도 창조적 인재를 잘 다룰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창조적 인재들이 글로벌 경영의 리더와 최고전문가로 커갈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하며, 그들이 거둔 성과와 시장가치에 적합한 처우를 해야 한다. 또한 창조적 인재들이 두려움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창조적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며, 자발적 몰입과 헌신을 유도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식정보화시대에 더욱 커지는 인재 경영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창조적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함으로써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다시 한 번 도약의 계기로 반전시켜야 할 때다.


- 정권택 / 삼성경제연구소 HR일류화팀 상무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