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브라더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12 [위기 극복 기업 13편] 급행화물업체에서 카드사로 변신, 틈새시장 공략의 귀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2. 2009.02.08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3. 2009.01.04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2009. 3. 12. 21:53

[위기 극복 기업 13편] 급행화물업체에서 카드사로 변신, 틈새시장 공략의 귀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위기 극복 기업 13편] 급행화물업체에서 카드사로 변신, 틈새시장 공략의 귀재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투자의 귀재인 워렌 버핏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몇 개의 글로벌 기업에 큰돈을 투자했다. 그는 주로 핵심역량을 가진 장수기업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며 그 대표 기업이 코카콜라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다.

존 웨인 주연의 서부극을 보면 은행강도가 자주 등장하는데 은행의 이름은 늘 ‘웰즈 파고'였다. 웰즈 파고 은행은 당시 미국 은행의 대명사였다. 웰즈 파고는 바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창시자 헨리 웰즈와 윌리암 조지 파고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15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긴 세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증권·화폐 배달의 틈새시장을 공략
 
1850년 미국 뉴욕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라는 회사가 만들어졌을 때는 카드업이 태동하지도 않았을 때다. 오늘날 특급열차를 뜻하는 ‘익스프레스'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첫 출발은 급행화물 배달업이었다. 당시 미국의 우편 서비스는 느리고 비쌌다. 편지 같은 소형 우편물 정도를 배달하는 데 그쳤을 뿐만 아니라 배달 지역도 한정돼 국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때 화물서비스 업체는 말과 마차를 타고 동부와 서부를 신속하게 오갔다. 화물뿐 아니라 금과 화폐 등 귀중품을 성실하게 배달했다. 여러 운송서비스 업체들 가운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가장 믿을 만한 업체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아 수익 또한 늘지 않았다. 이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틈새를 노리기 시작했는데 바로 은행이었다. 은행으로부터 주식, 어음, 돈 등을 배달하는 것은 일반 화물을 운송하는 것보다 훨씬 수익이 좋았다.

성실하게 배달하면서 고객들의 믿음도 쌓여 갔다. 신뢰와 안심이라는 단어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규정짓는 브랜드 가치가 됐다. 초창기 광고를 보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라고 쓰인 상자 위에 하얀 개 한 마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상자를 지키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 보인다.

 


1882년 선보인 여행자수표 대성공

 
1882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우편환(money order) 사업에 뛰어들었고 1891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행자수표를 발행했다. 이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둬 당시로는 큰돈인 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운송회사가 아닌 금융회사로 전환하는 순간이었다. 그 뒤 영국 등 유럽으로 사업을 넓혔고 외환업에도 뛰어들어 명실상부한 금융사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왔다. 1차 세계대전이 터졌을 때 미국인들은 국경 폐쇄와 은행 서비스 정지로 혼란에 빠졌다. 유럽의 은행들은 여행자들에게 돈을 내어 주기를 거부했다. 그러자 여행객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발행하는 여행자수표를 이용했다. 이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성의를 다해 여행자의 귀국 수속을 도와주었고 전쟁 중에도 유럽 사무실의 문을 열고 여행자수표를 고객에게 유리한 환율로 현금화해주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절대 고객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신화를 굳건히 했다.

2차 세계대전 역시 위기이자 기회였다. 전쟁 중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전쟁이 끝난 이후를 준비했다. 따라서 종전 후 어느 회사보다 먼저 유럽 현지에 영업소를 재건할 수 있었다. 전쟁 직후 유럽대륙에서 유일하게 문을 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영업소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세계여행'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또 미국 정부와 제휴를 맺어 해외에 머물고 있는 미군 및 가족들을 위한 군용은행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신용카드를 발행한 것은 전쟁이 끝난 뒤인 1958년이다. 결제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았던 시대에 시작한 카드사업은 손실만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이 시기를 잘 견뎠다. 결국 신용카드는 모든 사람들의 필수품이 됐고 5년 만에 흑자로 돌아서 100만 장이 넘는 카드를 발급했다.

 
다각화하다 위기 찾아와

그러나 이렇게 승승장구할 때 더 큰 위기는 찾아오는 법이다. 1970년대 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다양한 사업군을 가진 글로벌 대기업이 되기를 원했다. 그 손쉬운 방법은 인수합병이었다. 그래서 세어슨 로프 로즈(Shearson Loeb Rhoades), 퍼스트 데이터 리소시스(First Data Resources), 트레이드 디벨롭먼트 뱅크(Trade Development Bank), 리먼 브라더스 쿤 로브(Lehman Brothers Kuhn Loeb) 등을 마구 사들였다. ‘금융슈퍼마켓'을 지향한 것이다.

하지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사례는 장기적인 비전이 없는 사업 다각화의 위험성을 보여 준다. 수많은 사업을 통해 교차판매를 시도했지만 얻은 것은 비대해진 비용구조뿐이었다. 경영자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산만한 금융 사업 포트폴리오는 고객들에게 매력적이지 않았으며 시너지도 크지 않았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1990년대 들어 시가총액은 40% 이상 떨어졌고 기업을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도 횡행했다.

결국 위기를 벗어나는 해법은 다시 핵심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다각화에 대해 주주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비 골럽(Harvey Golub)과 켄 체널트(Ken Chenault)라는 새로운 경영진이 나섰다. 그들은 곧바로 20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에 착수했고, 카드라는 핵심사업(core businesses)으로 돌아섰다.

 

두 경영자는 ‘모든 고객에게 탁월한 가치를 제공한다',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경제성을 달성한다', ‘모든 기업 활동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3대 경영원칙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금융백화점이 되겠다는 비전으로 인수했던 기업 상당수를 매각했다.
긴축과 구조조정만으로는 부족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매출은 상당수가 법인고객의 출장 용도였다. 시장이 너무 좁았다. 반면 경쟁업체인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개인고객 시장을 파고들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출액이 높은 고객군을 파악한 후 이 그룹에 맞는 상품을 개발했다. 제품 개발 사이클을 정확히 파악하고 통합 프로세스를 구축해 2년이나 걸리던 신상품 개발 기간을 1개월까지 단축시켰다.

그 결과 출장비와 접대비가 매출의 70%를 차지하던 구조에서 30% 수준으로 줄이고, 고객의 실제 소비패턴을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시켰다.


전략이 옳아야 위기를 벗어나는 속도도 빨라져

너무 많은 상품을 발행하는 것이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이에 대해 체널트 사장은 “더 많은 상품을 출시한다는 것은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분명 복잡성을 늘린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향상되는 방향으로 역량을 집중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50년을 이어 온 브랜드의 힘과 고객 정보 등 숨겨진 자산을 잘 활용할 수 있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요즘 어느 누구도 위기라는 단어를 피해갈 수 없듯이 이번 경기침체의 골이 깊고 넓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위기는 반드시 끝난다. 다만 전략적 방향 설정이 옳아야 그 속도가 빨라진다. 강력한 브랜드와 고객 기반을 바탕으로 핵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매진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사례는 위기 극복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2. 8. 15:05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해외 10대 트렌드 1] 불황: ①금융위기 진정, ②경기침체 심화, ③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2009년은 세계 경제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시험 받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세계 경제의 키워드는 ‘불황'과 ‘응전', 그리고 ‘변화'로 요약된다.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009년 이슈가 될 세계 10대 트렌드를 짚어본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가 2/4분기 이후 점차 효과를 나타내면서 금융위기는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진정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에 따른 자금 공급 위축은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1%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2009년 한 해 동안 경기침체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해 오던 중국 경제도 8% 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이며,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국가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국면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 1. 금융위기는 2/4분기 이후 진정


2007년 중반 이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2008년 하반기에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과 국책 모기지회사가 파산위기에 처해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연명하는 와중에 결국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금융시장의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금융시장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가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편 정부는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자금을 대형 은행의 자본 확충에 투입했다. 이러한 노력이 효과를 발휘해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어느 정도 진정되었으나, 아직 대형 상업은행의 부실화 위험 등으로 금융위기의 공포는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러한 금융위기의 전개 방향이 2009년은 물론 향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금융위기는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시장의 불안심리로 인해 금융시장은 경색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하지만 2/4분기 이후에는 해소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하와 함께 유동성 공급 확대정책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은 2008년 12월 16일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제로금리 정책과 함께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천명했다.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가 없어진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기관의 안정과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TALF(Term Asset-Backed Securities Loan Facility)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금융 지원에 2,000억 달러, 주택저당채권 등의 매입에 6,000억 달러를 지원함으로써 금융권의 대출 억제에 따른 부작용 완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2008년 12월에는 일본도 정책금리를 0.1%로 인하했고, 중국도 1년 대출금리를 5.58%에서 5.31%로 낮췄다. 2009년 1월에는 유럽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2.5%에서 2.0%로, 영국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1.5%로 인하했다.

2008년 12월에는 EU 집행위원회가 회원국의 구제금융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구제금융자금의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의 통화정책은 통상적으로 일정 기간의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데, 정책실행 시기와 시차를 감안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2/4분기 이후 본격화되면서 금융위기는 해소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가 완화되면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 달러화에 대한 쏠림현상이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의 자금 공급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건전성 회복을 위해 위험자산인 대출을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실물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위험회피 성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금융기관의 자산부채 구조조정에 따른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차입축소) 현상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은행부문의 자산이 증가하더라도 은행의 민간부문에 대한 신용 공급은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트렌드 2.
실물경기 침체 심화, 신흥국은 외환위기 위험

금융위기는 진정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침체는 심화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가계부실을 해소하기 위한 부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소비가 크게 위축될 것이고 그 영향으로 기업투자도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신용 공급을 억제함에 따라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어 실물경제의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2009년 세계 경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실업이 증가하여 임금소득이 감소하는 가운데 주택, 주식 등 자산 가격 하락도 소비를 억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7년 12월 5%에서 2008년 12월에는 7.2%로 상승했는데, 2009년 말에는 8%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08년 10월 세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2007년 말 대비 44.7% 감소했고 2009년에도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에 이미 15~20% 하락한 미국, 영국 등의 주택 가격은 2009년에도 10% 이상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특히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 경제권의 성장률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다.

중국 등 신흥국은 플러스 성장을 유지하겠지만 성장세 둔화는 불가피하다. 2003년 이후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해 오던 중국 경제도 2009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을 통해 사회불안을 막기 위해 8%의 성장을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철도와 핵발전소 건설 등 국책사업을 통해 내수를 진작함으로써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급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 급감하고 기업 도산으로 민간투자까지 대폭 감소할 경우 정부의 내수진작 정책만으로는 성장률을 지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8% 성장률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일부 신흥국들은 외환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선진국 시장의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여 수출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의 경제난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한 자산부채 구조조정으로 선진국 금융기관의 자금 회수가 이어지면서 일부 신흥국은 자본유출이 확대되어 통화가치와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일부 동유럽 국가의 경우 외환보유액에 비해 외채가 과다하고 재정수지도 적자여서 외환위기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 3.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 하반기에 상승 가능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은 대체적으로 약세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2009년 상반기에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유발했던 투기자금이 자원시장을 이탈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까지 겹쳐 국제 원자재 가격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 유가는 상반기 중에 한때 배럴당 30달러 대로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로이터-CRB(Commodity Research Bureau) 지수는 2008년 말에 비해 10% 정도 추가로 하락하는 등 원유와 비철금속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반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것이다.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가 최악의 침체국면을 벗어나게 되면 국제 원자재 가격도 점차 상승할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와 양적완화정책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증가로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상반기 배럴당 45달러에서 하반기에는 55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원자재 가격 약세로 자원개발을 위한 신규투자는 연기되거나 축소될 것이다. 한 분석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석유회사들의 신규 유전 개발과 설비개선 등 공급확대 투자는 1~2년간 60% 이상 축소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쉐브론, 영국의 로열더치셀 등은 2009년 경영전략을 보수적으로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큰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해야

2009년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어느 때보다 도전이 거센 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의 위축과 중국 경제의 조정 등 우리를 둘러싼 외부환경은 어느 때보다 혹독하고, 내부에서의 구조조정 압력도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기에 파묻히지 말고 큰 흐름을 읽음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 박현수 /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4. 20:04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2009년 국내경제 전망(LGERI 리포트)

경제연구실 gtlee@lgeri.com


세계경기 급락과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국내경기는 2008년 4분기 이후 가파르게 하강하면서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세계경기와 동조화가 심해지고 있는 국내 실물경기의 하강추세는 2009년 중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선진국에 대한 내구재 수출과 개도국에 대한 자본재 수출이 위축되고 수출단가도 하락하면서 2009년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둔화에 따른 소득창출 부진과 신용공급의 제약으로 내수경기의 침체도 이어질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소비 및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하반기 경에는 세계와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가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성장률을 약 1%p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내년 중 국내경제 성장률은 1%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위축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2009년 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2008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가 및 환율이 안정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기록할 것이며 경상수지도 소폭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 목 차 > 
  
Ⅰ. 향후 경기의 흐름 
Ⅱ. 대외거래 
Ⅲ. 내수경기 
Ⅳ. 맺음말
 
  
 
Ⅰ. 향후 경기의 흐름 
  
 
4분기 이후 실물경기 급락 
 
국내 실물경기는 2008년 1월 이후 하향국면을 지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상반기 동안에는 유가상승에 따른 구매력 저하가 내수경기를 악화시키면서 경기를 하강국면으로 이끌었다면 하반기 이후부터는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도 커지고 있다. 특히 4분기 들어 경기는 급격하게 하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기관 부실화는 경제주체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크게 확대시켰고 이는 금융 측면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그리고 실물경기 측면에서는 디레버리지(de-leverage)를 통한 수요의 급격한 위축이라는 현상을 낳았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외화유동성의 급격한 유출 등으로 심각한 신용경색이 발생했고 경제주체들의 내수심리도 빠르게 악화되었다. 
 
또한 세계적인 수요위축으로 그동안 성장을 지지해주던 수출도 큰 폭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급격한 매출저하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기업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계기업들의 부실우려도 커지고 있다. 4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전년동기비로도 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와 같은 실물경기 급락은 거대 금융기관들의 몰락을 계기로 경제주체들이 이제까지 막연하게 생각했던 불안심리를 수요위축이라는 경제행동으로 일시에 표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급격한 수요위축은 기업수익 악화를 통해 금융부실을 확대시켜 다시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제상황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쁠 것으로 생각되어 당 연구원은 10월에 발표했던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자 한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 
 
정부의 금융안정대책 효과로 금융부문의 극심한 불안은 다소 완화되었으나, 기업들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어 신용경색과 이에 따른 실물경기의 하강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부동산가격 하락과 고용위축으로 미국의 경기침체가 가속되면서 선진국이 2009년 중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개도국 경기도 성장세의 큰 폭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우리나라와 세계경기의 동조화 현상은 2009년 중에도 지속될 것이다(박스기사 참조).  

  

2009년 상반기까지 수출이 금액기준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수출에 따른 소득창출이 크게 줄어들고 이것이 내수경기 및 고용에도 파급될 것이다. 세계적인 생산설비 조정으로 설비투자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2009년에는 아시아국의 자본재 및 중간재 공급국의 역할을 했던 우리나라의 수출이 위축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선진국으로의 내구재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 동안 장치산업 부문에서 설비를 확장시킨 개도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출가격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2009년 초반까지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이후에도 금융기관의 신용창출 기능이 충분히 회복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둔화에 따른 소득창출 부진과 신용공급의 제약으로 내수경기의 위축도 이어질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소비 및 건설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침체로 고용위축 현상이 본격화되면서 2009년 상반기 중에는 취업자 증가수가 마이너스에 이르고 이에 따라 고용저하와 소득 및 수요창출 둔화의 악순환 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부양책이 없을 경우 마이너스 성장  
 
경기를 하락시키는 국내외적인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인위적인 수요부양이 없다면 수요위축과 고용감소의 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 심각한 경기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는 2009년 중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공표하고 있다. 2009년 하반기 중에는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세계경기의 하강추세도 완화되면서 국내경기의 빠른 하락세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정책의 조기집행이 예상되고 있으나 신용경색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어야 정책의 효과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09년 하반기 경기는 본격적인 회복이라기보다는 가파른 침체에 따른 상대적 안정에 그칠 전망이다. 금융부실과 실물경기 하강이 동시에 진행되는 경기침체는 일반적인 경기하강보다 기간이 길고 폭도 깊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는 과잉부채와 금융부실 문제가 금융기관의 신용창출 여력을 위축시키고 가계의 신용도를 떨어뜨려 실물경기 회복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과잉유동성 발생에 따른 부채 누적으로 현재 디레버리지 과정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9년 중에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인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조정이 2008년 4분기 이후 본격화되어 2009년 중 계속되면서 소비의 회복세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불확실한 세계경제 상황으로 투자심리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중 국내경제 성장률은 세계경제 성장률(1.6% 전망)과 비슷한 1.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경기부양책의 효과는 현재 발표된 정책이 제대로 수행될 경우 성장률을 1%p 가량 끌어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박스기사 참조). 금융시장 지원 등 통화정책의 효과까지 감안할 때 정부의 개입이 없다면 2009년 중 국내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반기 중에는 0% 수준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중 3% 내외로 성장률이 반등할 전망이다.  
  
 
Ⅱ. 대외거래 
  
 
수출 및 경상수지 
 
개도국의 수입수요 확대와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2008년 3분기까지 20%대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해온 우리 수출이 2009년에는 급락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미국과 EU,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공식적인 경기침체를 선언한 가운데 2009년에는 이들 모두가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률도 그간의 고성장 기조에서 한 단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주력 품목의 구성으로 볼 때 세계의 수입수요 둔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먼저 선진국에서는 경기침체와 소득감소에 따라 내구소비재에 대한 구매가 가장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자동차, 가전 등 우리나라 소비재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들 내구소비재에 대한 수요 급락으로 인해 2009년에도 對선진국 수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우리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본재(2008년 10월 현재 48.9%)에 대한 수출 전망 또한 마찬가지이다. IT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 부문이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위축이 발생함에 따라 글로벌 재고조정과 투자위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근래까지 호조를 보였던 석유제품, 화공품, 철강제품, 기계류 등도 향후 재고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수출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신흥국들의 경기 하락세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으로 가중평균한 세계경제 성장률은 전체 세계경제 성장률보다 다소 높게 나타난다(<그림 4> 참조).  

 

단가 하락으로 마이너스 수출증가율 예상 
 
2009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올해와 비슷한 1,100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 유럽 등 경쟁국에 비해서는 평균적으로 절하될 것으로 예상되어 환율여건은 2008년에 비해 다소 개선될 것으로 평가된다. 2009년 수출물량 증가율은 2008년의 6%대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경제 성장률보다는 높은 2%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그림 5> 참조).  

 

반면 수출단가는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상품으로 떠오른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철강 제품 등은 그 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가격 상승 효과를 크게 누려온 제품들이다. 그러나 해외수요 급락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2004년 중반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우리 수출품의 가격 또한 급격히 떨어져 2009년 중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수요감소로 더욱 좁아진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IT제품들의 단가 하락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금액기준 수출은 2008년 대비 7%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감소, 여행수지 개선으로 경상수지는 흑자 
 
2008년 원자재 수입가격의 급등으로 60억 달러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경상수지는 2009년 중에는 70억 달러 가량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상품수지 흑자는 2008년보다 늘어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수출환경이 크게 악화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수요기반 약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입단가 급락으로 인해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만성적인 서비스수지 적자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여행수지의 적자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축에 따라 소득탄력성이 큰 여행지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지만 2009년 초반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외여행 부진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서비스부문 경쟁력 저하로 사업서비스 부문의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서비스수지의 가장 큰 적자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Ⅲ. 내수경기 
  
 
소비 
 
유가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산으로 2008년 소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단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소득의 상당부분이 수입으로 유출되어 실질국민소득(GNI) 증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 소비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4분기 이후 유가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되고 있으나 실물경기 침체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중에도 민간소비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 측면을 보면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 교역조건을 개선시키겠지만 이제는 수출이 급락할 것이라는 점이 소득수준을 크게 높이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기업 수익성 악화가 고용감소로 이어지고 임금상승률도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2009년 중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크게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은 2009년 중 0%대의 낮은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자산가격 하락이 부채조정 가속화 
 
자산가격의 하락도 소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08년 말 주가는 연평균 대비 20% 이상 떨어져 있어 2009년 중 크게 상승하지 않는 한 2008년보다 평균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가격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소비의 행태방정식을 이용하여 보면, 소비는 실질소득(GNI)과 주택가격, 주가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다(<표 3> 참조).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역(逆)의 자산효과가 발생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는 89.6%에 달해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산가격 하락으로 가계들의 부채감소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소비하기보다는 부채를 상환하려는 노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기관들도 부동산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가치 저하 등으로 가계대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90년대 이후 두 차례의 가계부채 조정기는 평균 2년 이상 지속되어 왔고 현재의 부채조정이 2008년 하반기 이후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9년 중에도 가계의 부채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6> 참조).  

 

감세, 고용진작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소비의 급속한 침체를 막아주는 요인이 되겠지만 2009년 상반기 중 소비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경기정책의 고용효과가 커지면서 민간소비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간으로 1% 내외의 저조한 증가율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공급과잉으로 재고조정 및 신규투자 위축 예상 
 
세계경기 급락으로 설비투자 조정 역시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기계수주액 등 투자의 선행지표들 역시 설비투자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설비투자를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세계경제의 잠재성장 능력 저하로 수요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점이다. 그동안 5% 가까운 세계경제의 고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흥개도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의 빠른 확충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2009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1~2%대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세계적으로 대규모 재고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신규 설비투자에 대한 수요도 큰 폭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실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을 통해 본 기업의 투자심리는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다소 긍정적인 측면은 우리나라의 과잉설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설비투자를 늘리기보다는 가동률을 높임으로써 생산증가에 대응해 왔는데 이는 외환위기 이후의 보수적인 경영분위기에서 기인한 것이다. 2001년 이후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평균 3.1%에 그쳤다. 
 
IT산업 투자둔화 폭 클 전망 
 
그렇지만 2009년 중 설비투자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설비투자는 그 속성상 GDP, 민간소비보다 변동성이 큰 측면이 있다. 국내외적으로 설비투자의 변동성은 GDP의 약 4~5배에 이르러, 향후 설비투자의 변동폭이 실질GDP 증가율의 변동폭보다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그림 7> 참조).  

 

산업별로 보면 국내 설비투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IT산업의 투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반도체의 경우 경쟁과열로 가격이 원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이고 2009년 수요감소에 대비해 주요 기업들이 감산을 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의 2009년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에서의 설비투자가 2008년 대비 약 27%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내구재소비 위축으로 LCD 등 가전부문 투자도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전세계 자동차 산업의 부진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업계의 설비투자 증설을 기대하기도 힘들 것으로 보이며, 석유화학 산업 역시 국내의 경우 그 동안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설비투자 조정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투자 조정 폭을 확대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설비투자 중 외부자금 비중이 외환위기 이후 감소하였지만 아직도 3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자금여력이 취약하고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제약될 전망이다. 투자여력이 남아 있는 기업들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설비투자 증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건설투자 
 
미분양, 부동산가격 약세로 민간 주택투자 부진 지속 
 
2007년 잠시 회복기미를 보이던 건설투자는 2008년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장기적인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대규모 균형개발사업들의 본격적 추진에 따른 공공 토목수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가격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 수급불균형에 따른 미분양 누적 등으로 주거용 건축투자가 크게 부진한 모습이다.  
 
민간 건설부문의 위축현상은 2009년 중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부동산가격 하락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그림 8> 참조). 미국 등 선진국의 부동산가격 하락추세가 2009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개도국 시장으로 파급되려는 조짐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전국 주택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의 가격거품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기적 성장잠재력 둔화로 부동산으로부터 얻어지는 미래소득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실질가치(fundamental value)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의 실질수급과 관련된 전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주택가격 하락 예상은 자산으로서의 주택의 기대수익을 떨어뜨려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더욱이 2008년 9월 현재 미분양주택이 15.7만호로 크게 누적되어 있는데 이는 연간 주택건설호수의 30%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결국 2009년 중 수요부진과 재고해소로 인해 주택공급의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재정지출 효과 본격화 
 
여기에 부동산 개발금융(PF)을 통한 주택공급이 제약될 것이라는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008년 6월 현재 7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PF 중 저축은행 등을 통한 사업의 연체율이 크게 높아 2009년 중에는 신규 공모가 위축될 것이다. 부실 건설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기관들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건설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제약될 것이다. 소비와 투자의 위축으로 상가나 공장 등 비주거용 건설투자도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공공부문의 토목건설 투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대강 정비 및 광역경제권 선도프로젝트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을 목적으로 한 2009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008년 대비 26.9% 증가한 24.7조원에 이르고 있다. 재정지출이 실제 건설투자로 이어지는 시차를 고려할 때 공공투자 증대는 2009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도로 및 철도 부문과 4대강 정비 부문 등에 SOC 투자가 집중될 계획이다. 또한 최초 분양이 2009년에 집중되어 있는 2기 신도시 공급물량 확대 등의 요인이 민간부문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2009년 전체 건설투자는 상반기 중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되다가 하반기에 공공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될 전망이다.  
 
물가 
 
소비자 물가 하향 안정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급등 속에 환율 상승까지 이어져 2008년 상반기 4.3%, 3분기 5.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4분기 들어 세계경제 침체 우려 속에 물가불안의 주요인이었던 국제유가가 50달러 이하로 급락하였고, 국내 실물경제 역시 크게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근원물가지수가 여전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실물경기 침체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심각히 우려되었던 물가의 2차 파급효과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국제유가, 총수요압력 변수를 이용하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행태방정식을 추정, 요인별로 분해해보면 2008년에는 모든 변수들이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반면 2009년 중에는 유가와 총수요측면에서 물가하락 압력이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그림 9> 참조). 국제유가는 2009년 중 2008년 평균 대비 5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총수요압력 역시 국내경기 침체에 따라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1분기까지는 환율의 영향으로 3%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예상되지만 이후 점진적인 안정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하반기 이후 경기의 상대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반적인 소비자물가 안정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2009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2%대 초반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2009년 취업자수 2008년보다 줄어들 전망 
 
2009년에는 2003년 카드 사태 이후 처음으로 취업자수 증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위축으로 전통적으로 고용을 크게 흡수하던 서비스업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수출기업들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신규인력 채용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비정규직이나 장기근속자에 대한 정리해고, 명예퇴직의 실시 등이 취업자수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한계기업들의 구조조정과 파산에 따른 해고자, 실업자도 늘어나 취업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이다. 
 
GDP 생산을 위해 필요한 인력의 수를 나타내는 취업유발계수는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그림 10> 참조) 이러한 취업유발계수의 장기추세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2009년에는 우리 경제가 약 2%대 후반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2008년의 취업자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장기계약에 따른 고용의 경직성으로 고용수준을 전년과 같이 유지하는 임계성장률은 2%대 후반보다 좀 더 낮을 수 있다. 그러나 2009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크게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취업자수는 2008년에 비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수요부문별로 보더라도 상대적으로 취업유발효과가 큰 소비나 투자가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어 고용창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실업률은 여전히 3%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공급 여력의 약화, 청년층의 구직기간 장기화에 따른 실망실업자화 효과 등으로 인해 경제활동인구에서 탈락하여 비경제활동인구화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부진이 심화될수록 고령 인구는 구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경제활동참가율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의 구직기간도 점점 더 길어지면서 그 중 구직활동을 아예 단념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도 심화될 것이다.  
  
 
Ⅳ. 맺음말 
  
 
2009년 우리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다. 수요침체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기업부실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관련된 이슈들이 제기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 2009년 상반기 중 지속될 것이다. 고용창출의 저하,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취업자수가 줄어들면서 고통을 느끼는 가계의 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고용감소와 수요둔화의 악순환을 막지 못한다면 부실해지는 기업이 늘어나고 금융기관들은 더욱 몸을 사리게 될 것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겠지만 외환위기 이후 기업과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충격으로 인해 잠재력 있는 기업들이 쓰러지게 된다면 이는 우리나라의 장기적 성장잠재력에 타격을 주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수요의 부양을 통해 경기위축이 우리경제의 성장기반에 손실을 주는 것을 막는 것이다.  
 
정부는 금리인하 등과 함께 대규모 재정정책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경기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과감한 금융완화 기조를 통해 원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여 신용경색과 자산가격 하락 압력을 완화시켜야 한다.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인하만으로는 바로 소비나 투자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공공투자 확대, 고용진작 등 재정팽창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내수부양에 나서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해 재정건전성이 떨어지는 국가들도 대규모 부양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도 다소의 재정적자 부담은 감수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정책을 찾기 위해 시간을 소모하기보다는 계획된 부양책들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세의 일시적 감면 등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세제정책을 병행하고 이미 계획이 수립되어 있는 지출의 일정을 앞당겨야 할 것이다. 새로운 지출의 경우 계획의 수립과 실행에 따른 시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경기상황을 신속히 판단할 수 있는 지표들의 기준치를 정하여 실제 경기가 이보다 크게 위축될 경우 추가경정 예산 수립 등을 통해 경기 부양의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출처 :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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