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12 [광고와 스토리텔링]이야기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2. 2009.02.19 '온라인 게임은 지금 판타지로 간다', 2009 게임 트렌드 전망
  3. 2008.11.26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동향 2
2009. 3. 12. 02:57

[광고와 스토리텔링]이야기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광고와 스토리텔링]이야기가 되는, 이야기를 만드는…


아들은 진화한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라는 말은 이제 안 통한다. 아비만한 자식 없다는 것은 거의 망발에 가깝다. 적어도 엄마들에게 아들은 이세상 최고의 존재다. 희망이고 구원이다. 남편이 못 이룬 것들을 아들은 다해 줄 수 있을 거라는 신념으로 산다. 아들은 애인이고 장난감이고 신종보험이다. 남편은 ‘웬수’이고 애물단지고 효력 없는 보험이다. ‘불혹’이 지난남자는 어느새 여자의 인생에서 ‘부록’으로 전락하고 만다. 아들은 아내를 가로채는 라이벌이요 복병이다. 한 때 내 애인이었고 내 여자였던 아내를 앗아간 아들이 밉다.

이른 아침 아들의 통학을 책임지는 운전기사이자, 늦은 밤 아들의 출출한 배를 다독거리는 야식당번으로 봉사하는 아내가 안쓰럽지만 한편 야속하기도 하다. 애꿎은 아내의 호의도 마다하고 사사건건 투정을 부리는 수험생 아들 녀석의 행패를 더 이상은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아들 방에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갔다가 무참하게 퇴짜를 맞고 나오는 아내 대신 핫 초콜릿 한 잔을 건네주면서 불쑥 한마디 한다. “내 여자 너무 괴롭히지마라.” 머리를 쓰다듬는 건지 꿀밤을 먹이는 건지 모를 애매모호한 아버지의 동작에 이어지는 서먹한 집안 공기. 내레이션으로 상황은 깔끔하게 정리된다.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광고1)”

핫초코 미떼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국 청년을 애인이라고 데리고 들어와 인사시키는 딸 앞에서 머쓱해 하던 아버지가 쭈뼛거리며 한 마디. “하우 올드 아… 후~” 그러곤 싹 가라앉은 분위기를 다독이며 “찬바람 불 때, 핫초코 미떼.” 엄마와 신경전을 벌이던 딸 녀석이 화해의 제스처로 엄마 앞에 차 한 잔을 툭 밀쳐놓으며 한마디 한다. “집 한번 되게 썰렁하네.”

핫초코 미떼 광고에는 서늘한 패러독스가 있다. 감칠맛과 여운을 남기는 서사가 있다. 그래서 이 광고를 두고 사람들은 ‘이야기 되는’ 광고라고 여기는 것 같다. 스스로 이야기 되는 광고는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인터넷에서 바이러스처럼 광고 이야기가 꼬리를 무는 패러디 열전이 생겨난다.

이야기는 패러디를 타고 번져간다

패러디를 이야기하자면 ‘생각대로 T’ 광고를 뺄 수 없다. “부장 싫으면 피하면 되고, 못 참겠으면 그만두면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월급날 되고… 딴따다따 따란따다~ 생각대로 T.” 최근 방송된 광고 중에서 가장 쓸모가 많았던 CM송이었던 것 같다. 벨소리를 대신하는 컬러링 송도 되고, 기분풀이 추임새도 되고, 동아리 주제가도 되고, 여기저기 패러디도 되고. 말 그대로 생각대로 되는 노래였다. ‘되고 송’이라는 별명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광고2, 3).

가지 수만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패러디가 인터넷 사이트를 떠돌고 있다. ‘군인 버전’, ‘노처녀 버전’, ‘재수생 버전’, ‘백수 버전’, ‘알바 버전’ 등. ‘~하면 〜되고’라는 문장 속에 대입하기만 하면 패러디 끝! “가수 말 나오면 웃으면 되고, 그러다가 가수 되고 싶으면 소녀시대 멤버 보면 되고, 연예인 보고 싶을 땐 오디션 통과해서 보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돈이 없으면 알바하면 되고, 몸이 안 되면 운동하면 되고, 얼굴 안 되면 성격 좋으면 되고, 성격 아닌 건 고치면 되고, 이것저것도 아무것도 아니면 그냥 평생 혼자 살면 되고~.” 어떤 방송사의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이런 패러디 가사도 인기를 끌었다. “차 싫증나면 한 대 또 사고, 몸이 아프면 병원을 사고, 그러다가 돈 다 떨어지면 아빠한테 손 벌리고. 아빠 나 백억만. 백억이면 해결 되고~ 좀 사는 티.” 아무튼 여기저기 패러디된다는 것은 그만큼 힘을 받고 있다는 증거였다.

세상은 모를 일이다. 온갖 ‘쇼’를 하며 불패의 기세를 떨치던 쇼(SHOW) 광고의 약발이 잘 안 먹히고 있다.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쏟아 부으며 무수한 화제를 만들어 냈던 KTF SHOW 캠페인이 이 광고로 인해 적잖이 주춤거리는 형국이다. 이동통신 시장의 패권 다툼에서,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련의 CM송이 뜻하지 않은 변화를 불러 오고 있는 것이다. ‘손이 가요 손이 가’로 시작되는 왕년의 새우깡 CM송 신화가 되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고 라이벌인 SHOW의 ‘인생을 돕자’ 시리즈나 ‘쇼하고 살자!’시리즈가 별 볼일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생뚱맞은 상황 설정이나 등장인물들의 엎치락뒤치락 코믹한 몸동작도 여전히 재미있다. 애교스런 콧소리로 마무리하는 내레이션도 여운을 남긴다(광고4, 5). 하지만 아무래도 ‘되고 송’의 예측불허 변화무쌍한 랠리에는 역부족을 면치 못하고 있다. KT의 ‘라이프 이즈 원더풀(Life Is Wonderful)’ 캠페인도 그럴 듯하지만 그냥 멋있는 정도다.

‘세련되었지만 어렵다’, ‘잘 만들었지만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와 같은 평을 받아오던 SK텔레콤의 T 광고가 확실히 변했다. 이 광고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따라 부르기 좋을 만큼 익숙한 멜로디에 쉽고 편한 노래 가사 때문일까? 인구에 회자되었던 노래 가사에 브랜드를 앉힌 광고라면 최근에 방송된 오뚜기 진라면 광고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비가 오면 생각나는~”,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미칠 듯 사랑했던~”, “어제는 사랑을 오늘은~” 이렇듯 귀에 익은 노래 가사의 한 대목을 툭 잘라서 진라면이라는 브랜드를 끼워 넣는 간단명료한 서사구조다. 새삼 새로울 것 없는 표현방식이다. 고전적 조건화 내지는 단순노출이라는, 효력이 입증된 이론모형에 기대고 있는 안전한 전략이기도 하다. CM송이라는 똑같은 수법을 가지고서도 뜨는 브랜드와 안 뜨는 브랜드가 있는 건 광고 물량의 차이라고 하지 않을 수도 없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야기’의 함량 문제 아닐까?

현대해상 하이라이프 광고는 위트 있는 블랙 유머가 돋보인다. “위암일지도 모른단다. 7년 모은 비상금을 아내에게 다 줬다. 근데, 위염이란다. 아침마다 반찬이 달라진다.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건강진단을 받았다. 1백 살까지도 거뜬하겠단다. 근데, 낼 모래가 은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한 대 맞았다. 코뼈가 나갔단다. 납작하던 코가 오뚝해졌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래도 하이라이프가 있어 웃는다.” 인생의 한 지점에서 마주치는 황당한 사건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대략난감인 상황에서 보험이 오아시스가 될 수도 있고 피난처가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 솜씨가 깜직한 경지에 이르렀다(광고6).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서사

디지털 시대일수록 이야기의 가치는 빛을 더하는 것 같다. 원래 디지털이란 자로 잰 듯이 딱딱 떨어지는 것이다 보니까 가파르고 메마른 성질머리를 하고 있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을 터이다. 그런 까칠한 모양새를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솜씨로 다독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그 옛날 할부지, 할매가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야기를 하던 것처럼 디지털 미디어들이 구수하고 정감 있는 아날로그 이야기를 담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박카스 광고의 ‘재봉틀’편과 ‘자전거’편도 그 사례다. “김정남 할머니의 피로회복제는 재봉틀입니다.” 이런 주장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카메라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다가간다. 할머니의 굵은 손마디와 자잘한 주름살, 윗실과 아랫실이 부지런히 교차하면서 한 땀 한 땀 헝겊을 누비는 바늘, 발놀림의 강약에 따라 춤추듯이 아래위로 진동하는 노루발의 움직임을 카메라는 정확하게 기록한다(광고7). 얼마 전 타계한 박경리 선생에게도 재봉틀은 고단한 글쓰기의 노역을 위로하는 피로회복제이고 장난감이었을 것이다. 그런 재봉틀로 박은 원고지가 강물이 되어 바다에 닿았다는 어느 추도사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봄의 피로회복제는 무엇일까? 박카스 광고는 정답을 자전거라고 밝히는 대신 이런 저런 형상을 한 자전거들을 오랫동안 보여주고 있다(광고8). 소설가 김훈의 비유처럼, 자전거는 삶을 굴리는 바퀴다. 온몸의 힘을 받아서 움직이는 가장 정직한 동력이다. 자동차 운전자가 자신이 도로의 중심이라는 착각에 빠져 거만해져 있을 때 자전거를 탄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겸손하고 조심스런 마음가짐으로 페달을 성실하게 밟아 간다. 그래서 바퀴를 타고 달리면서 보는 세상은 아름답다. 거리는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 통로가 되고 나는 자전거 위에서 세상과의 관계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재봉틀과 자전거를 통해 묘사되는 박카스는 철저히 아날로그 음료다. 마시면 피로가 바로 풀리는 마법의 에너지원이며 뇌물과 정표 사이를 살갑게 오가는 인정의 기호다.

이야기의 참고서, 소설과 시

‘이야기’ 잘하는 솜씨가 새삼스럽게 능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 지도자의 리더십을 말할 때도 그렇고 문화 콘텐츠의 함량을 잴 때도 그렇다. 게임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도 ‘이야기’를 들먹인다. 인물이든 브랜드든, 놀이든 사건이든, 그것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고 얼마나 ‘이야기’를 잘 해 낼 수 있는지가 진정성의 척도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영상·문화 콘텐츠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자.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 <반지의 제왕>, <리니지> 게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이런 영화와 드라마, 게임, 소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토리텔링은 문학 용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혹은 구전(口傳)을 뜻한다.

브랜드에 스토리를 넣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 판매 촉진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스토리텔링+마케팅=감성 마케팅’, 즉 소비자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은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보다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뭔가 다른 상품이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야기’의 풍부함과 빈곤함이 ‘좋은 광고’를 가리는 새로운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놀랍다, 재미있다, 특이하다, 새롭다, 강하다고 칭찬하는 대신 ‘이야기 된다’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메시지나 텍스트가 ‘좋은 이야깃거리’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 지를 굳이 따져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란 동화 구연하듯이 아기들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던 그런 소통방식이 아니다. 텍스트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수용자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제대로 반응하는가 하는 쌍방향 소통이 문제의 핵심이다.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이야기하기’ 솜씨가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좀 어눌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여긴다. 이야기 솜씨의 교과서는 역시 소설이다. 중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작가로 주목 받는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은 광고 서사를 짜는 데도 참고할 만한 중요 한 힌트를 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부잣집 도련님에서 가난한 농부로 전락한 푸구이라는 인물이 국공 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 속에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나’는 민요를 수집하러 다니며 만난 많은 노인들 중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털어놓는 푸구이 노인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호감을 느끼며 그에게 문학 용어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혹은 구전(口傳)을 뜻한다.

브랜드에 스토리를 넣어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시키고 이를 통해 판매 촉진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스토리텔링+마케팅=감성 마케팅’, 즉 소비자의 마음 점유율을 높이는 수단이다. 브랜드 이미지를 디자인하는 이야기가 담긴 제품은 품질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보다 소비자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소비자에게 뭔가 다른 상품이나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고라고 예외일 수 없다. ‘이야기’의 풍부함과 빈곤함이 ‘좋은 광고’를 가리는 새로운 기준으로 주목받고 있다. 놀랍다, 재미있다, 특이하다, 새롭다, 강하다고 칭찬하는 대신 ‘이야기 된다’라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사람들은 메시지나 텍스트가 ‘좋은 이야깃거리’를 얼마나 많이 담고 있는 지를 굳이 따져 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란 동화 구연하듯이 아기들에게 일방적으로 읽어주던 그런 소통방식이 아니다. 텍스트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수용자가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제대로 반응하는가 하는 쌍방향 소통이 문제의 핵심이다. 매끈하게 잘 다듬어진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해서 ‘이야기하기’ 솜씨가 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좀 어눌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반응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으면 더 좋다고 여긴다. 이야기 솜씨의 교과서는 역시 소설이다. 중국 문단을 이끌어갈 차세대 대표작가로 주목 받는 위화의 장편소설 <인생>은 광고 서사를 짜는 데도 참고할 만한 중요 한 힌트를 줄 것 같다.

요약하자면, 부잣집 도련님에서 가난한 농부로 전락한 푸구이라는 인물이 국공 내전, 대약진 운동, 문화대혁명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역사속에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고 혼자 남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다. 이야기는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나’는 민요를 수집하러 다니며 만난 많은 노인들 중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리고 진실하게 털어놓는 푸구이 노인에게 인간적인 연민과 호감을 느끼며 그에게 이야기를 재촉한다.

<인생>은 원래 3인칭 시점의 소설이었다. 작가는 1~2만 자쯤 쓰고 나서 필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작가의 전지적 시점이 아닌, 주인공 푸구이가 직접 말하는 방식으로 바꿨더니 이야기가 막힘없이 술술 풀려 나갔다고 한다. 푸구이 노인은 고난의 연속인 일생을 회고하는 화자가 된다. 같은 글감이라도 스토리텔러의 입을 빌어 묘사되면 그 생생함과 깊이가 훨씬 더해진다는 것을 이 소설은 방증하고 있다.

내친 김에 윤대녕의 단편소설집 <제비를 기르다>도 한번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책 제목과 같은 이름의 단편 <제비를 기르다>는 과거 아버지의 연인이었던 술집 작부 ‘문희’가 다시 ‘나’의 연인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우연일 수 있고 실현의 개연성도 없는 듯한 만남이 이 소설의 스토리를 이끌어 가고 있다. 이야기만 두고 보면 불편한 곳도 없지 않다. 동명이인으로 묘사된 ‘문희’의 캐릭터라든가, 인물들의 만남이 우연의 남발로 일관되는 것이라든가 어머니와 아버지, 술집 작부 할머니 ‘문희’가 다시 현실의 ‘나’와 만나는 ‘문희’로 현신하는 대목 등은 잘 꿰어 맞춘 모자이크 같은 스토리다.

목소리를 듣고 싶으면 바로 전화 걸어 통화를 하면 되고, 보고 싶으면 바로 화상통화를 하면 그만인 세상. 그야말로 ‘생각대로’ 되는 세상이고 마음에 있는 모든 생각들은 즉석에서 ‘쇼’를 해야 통하는 세상이다. 모든 것이 신속성과 실효성의 잣대로 측정되는 디지털의 편리한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모양새를 띠는 ‘정’과 ‘회한’, ‘이별’과 ‘아픔’, ‘그리움’과 ‘기다림’ 등은 그저 사치스럽고 미련한 감정의 찌꺼기에 지나지 않는 것들일까? 윤대녕의 소설 <제비를 기르다>는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아날로그 인간들의 또 다른 사랑 이야기로 읽혔다.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관심과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작용과 반작용을 만들어 내면서 확산되는 이야기의 가능성. 보다 전문적인 개념으로 말하면 ‘이야기 가치(story value)’가 된다. 이야기 가치는 사건이 전개되는 시간의 길고 짧음이 아니다. 역동성과 반전, 긴장과 갈등, 심리작용의 복잡한 화학작용의 농도에 있음을 <인생>과 <제비를 기르다>는 말해 주고 있다.

충분한 함량의 이야기를 담기에 광고는 너무 짧은 매체라는 불평이 있을 수 있다. 짧은 것을 불평하자면 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시는 이야기를 담기에 적당하지 않은 장르인가?


(전략)… 요새 고기 없니더 달랑, 눈만 달린 호박씨만 나오니더 어제 시청 김계장, 와, 거, 벌초 때도 낚싯대 들고 오는 양반, 세 칸대 네 칸대 외바늘로 딱, 딱 수초 구멍에 때리 넣는데 참말 기가 막힙디더 그래도 꽝쳤심더 1급수 맹동지 옛말 됐니더 4짜 붕어 인터넷에 뜬 뒤에 벌떼 같은 릴 부대 원자탄에 물이 죽었심더… (후략)
- 전동균 시집, <거룩한 허기> 중 ‘맹동에서 온 전화’에서

시에도 이야기의 장치는 힘이 세다. 시인은 전화기 건너편에서 건너온 화자의 목소리를 빌어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모든 사람이 알아듣고 공감하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낚시에 일가견이 있거나 명당을 찾아 헤매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간절한 이야기다.

어차피 광고가 풀어내는 이야기도 말귀를 알아들을 사람에게 더 절절하게 생생하게 전하는 데 묘가 있을 것이다. 세세하게 주절주절 다 설명하지 않아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시간과 공간에는 어김없이 호기심과 관심이 모여든다. “소비자들의 세계관에 맞추어 스토리의 틀을 짜라.

그러면 당신의 이야기가 그들에게 들리게 될 것이다.” <보랏빛 소가 온다(Purple Cow)>,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 <아이디어 바이러스(Unleashing the Ideavirus)>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변화의 전도사로 알려진 세스 고딘(Seth Godin)이 설파한 얘기도 바로 이 맥락이다.

출처 : 한국방송광고공사
2009. 2. 19. 22:32

'온라인 게임은 지금 판타지로 간다', 2009 게임 트렌드 전망

'온라인 게임은 지금 판타지로 간다', 2009 게임 트렌드 전망


□ 획일화된 MMORPG시장, SF와 결합해 다양성 추구

 - 2008년 미국 내 게임시장 트렌드는 MMORPG(멀티 플레이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의 강세였으며, 그 중 MMORPG의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으로 자리 잡은 'World of Warcraft'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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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하반기, 미국의 게임개발업체인 EA에서는 SF MMORPG를 시험적으로 내놓은 결과, 앞으로 큰 인기를 가늠할 수 있을만한 성과를 거둔바 있음. 2009년 상반기에는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타트랙(Star Trek)', '배틀스타갤럭티카(Battle Star Galactica)', '스타게이트(Stargate)' 등 유명 SF TV시리즈물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게임이 출시를 앞두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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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MMORPG의 소재가 된 미국 내 TV시리즈물

 - 2009년 온라인 게임시장 내 장르간의 균일한 성장을 위하여 유럽 판타지물의 출시도 예상됨. 폭넓은 게이머 유치를 노리는 노르웨이 레이져왁스(Razorwax)사의 '다크폴(Dark Pole)'과 네덜란드 스펠본인터내셔널(Spellborn Intenational)의 '스펠본 연대기(Spellborn)'가 출시를 앞두고 있음

 - 미국의 SF MMORPG는 다른 장르에 비해 압도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중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있는 '이브 온라인(eve-online)'과 '스타워즈 갤럭시(Star Wars Galaxies)'는 이미 그 시장성을 호평 받았음.몇몇 게이머들로부터 순수 SF 장르가 외면당하고 있는 추세를 배제한다면 SF MMORPG도 시장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임

 - 기존의 순수 SF 장르가 게이머들로부터 외면당했던 배후에는 WOW의 큰 인기와 굳이 대작을 두고 다른 게임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었음. 이런 상황에서 미국 내 게임 개발업체들은 방향을 선회하여 기존 순수 SF 장르에 MMORPG 기능을 더한 SF MMORPG를 내놓으면서 WOW와의 정면승부에 돌입할 예정임

 - WOW의 지나친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게임 장르의 다양화를 골자로 하는 2009년 온라인 게임 시장 예측 및 전략이 미국 내 게임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대목임



□ 2009년 한국, 외산 게임의 공세는 보다 거세질 전망

- 국내의 경우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2008년 온라인 게임시장을 주도했던 트렌드는 '블록버스터'였으며 영화산업과 마찬가지로 게임 산업도 대형화, 조직화 되면서 대작게임들만이 2008년 게임시장 상위권을 차지했음

 - 이는 국내 게임개발사들의 그래픽 기술에 치우친 게임개발과 새로운 장르에의 도전을 기피하여 국내 게임개발이 위축되었다는데 큰 원인이 있음. 국내에서 야심찬 대작을 내놓아도 외산게임과 비교했을 때, 그래픽 기술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게이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만한 특징이 없다는 것도 국내 게임이 취약한 원인임

 - 특히, 외산게임에 비하여 크게 떨어지는 스토리 구성과 좁은 세계관 등이 WOW를 비롯한 외산 대작게임과는 견줄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왔음. 이러한 환경에서 이미 외산 게임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의 구미를 쉽게 되찾아오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으로 판단됨

 - 이에 더하여 비록 온라인 게임은 아니지만 2009년 상반기 새로이 출시를 앞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2(Star Craft Ⅱ)'는 국내 게임업체들이 WOW 다음으로 강력한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게임이며, 동사의 '디아블로3(Diablo Ⅲ)' 역시 출시를 앞두고 있어 출시 후 국내 게임업계는 외산 게임의 잠식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판단됨

 - 국내 게임시장은 일본의 영향력도 크다고 볼 수 있음. 일본 만화인 '드래곤볼(Dragon Ball)'을 원작으로 한 '드래곤볼 온라인 (Dragon Ball Online)' 역시 WOW에 비견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마니아 층 및 시장에서의 입지를 차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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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산게임. 왼쪽으로부터 '아이온', '리니지', '메이플 스토리'

 - 그러나 국산게임이 전혀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며, 2008년 11월 국내 엔씨소프트(ncsoft)에서 출시한 '아이온'의 경우 게임출시 3개월 만에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 1위에 올랐음. 이후 9주간 꾸준히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이는 WOW와 디아블로2를 앞서는 순위로 한국 토종 온라인 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임

 - 동사의 '리니지(Lineage)' 또한 국내 온라인게임으로써 국내 게이머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렸으며 국산 게임의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 세계 4200만 명의 고정 게이머를 보유하고 있음. 뒤를 이어 국내 게임 개발사 넥슨(NEXON)의 '메이플스토리(maple story)'도 큰 인기를 누린 바 있음

 - 국내 소수의 게임이 큰 성공을 누렸던 사례들은 앞으로 국내 게임시장을 견인할 만한 충분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국내 게이머들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개발에 끊임없는 노력이 뒤따른다면 국내 게임시장의 발전가능성 역시 타진해 볼 수 있음

 - 이를 위해 무엇보다 주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이머들의 취향분석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며, 그래픽 기술에 크게 신경을 쓰기 보다는 국산 게임의 취약점인 스토리텔링 부분에 있어서 좀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됨

 -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역대 국산 게임들은 모두 판타지 장르였으며, 앞으로 거대 외산 대작들과 필적할만한 국내의 전략으로서 판타지 장르에의 개발 및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

 - 2009년 블리자드의 '신종 3종 세트'로 불리는 'WOW-리치왕의 분노',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의 국내 상륙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올 해도 외산 게임의 국내 시장 잠식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임. 단, 아이온과 같이 화려한 3D 그래픽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보유한 판타지 장르의 경우에는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국내 업체들의 선전과 다각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임

Suggestion point

▶ 2008년 미국 및 국내 게임시장은 'World of Warcraft'의 큰 강세가 돋보였음. WOW의 강세로 획일화 되는 온라인 게임시장을 다양화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며, SF와 MMORPG의 결합은 그 대표적 사례임. EA가 시도한 SF MMORPG는 예상 밖의 선전을 거두며, 새로운 장르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줌
▶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으로 새로운 MMORPG의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SF와 판타지 등의 장르가 주축이 될 것으로 전망됨
▶ 한편 국내시장의 경우 블리자드를 중심으로 한 외산게임의 시장점령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2009년에도 '스타크래프트2'와 '디아블로3'와 같은 대작들이 대거 상륙할 예정에 있어 외산게임의 국내시장 잠식은 지속될 것으로 보임
▶ 하지만 국내게임이 기술적인 부분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므로 스토리텔링을 강화한다면 충분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상황. 실제로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의 경우 출시된지 3달 만에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몰고 옴
▶ 2009년에도 판타지 장르를 앞세운 MMORPG게임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게임업체의 개발노력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거센 외산게임의 공격에도 맞설 자생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됨



[참고자료]

elearnspace(2008. 12. 23). Trends with Games.

Market Research(2008. 12. 30). Online Games Market Research Reports.

SFGate(2009. 1. 13). Online games trends, more or less.

Wired(2008. 12. 31). Life Video: Predicting 2009's Gaming Trends.


출처 :  KBI 뉴미디어제작정보시스템

2008. 11. 26. 01:31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동향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 동향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현재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의 34.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2007년을 기점으로 성장률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률 둔화로 인해 업체들간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 업체들은 예전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여 유저층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한 대형 업체 중심으로 시장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해외 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해지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업체들을 중심으로 업체간 M&A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이다.

한편으로는 한정적인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을 피해 대형 업체와 중소 업체를 가리지 않고 점차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수출 시장인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고, 수출 지역 역시 미국과 동남아, 유럽, 남미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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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 상황과 성장률 둔화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게임 포털을 운영하는 업체들의 지속적인 시장 주도와 FPS, 캐주얼 장르 게임의 흥행, 수출 증가 등의 요인으로 2007년 전년 대비 2.7%의 성장을 거두었다. 또한 10~20대 중심이었던 게임 이용자들의 세대층이 다양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천만 명으로 집계된 국내 온라인 게임 이용자의 수는 온라인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의 이유로 더 이상 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이며 향후 성장률 역시 차츰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률 둔화의 이유로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2년여 간 시장의 전체적인 성장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대작 게임이 등장하지 않은 것을 꼽았다. 온라인 게임 이용자 중 가장 많은 31.1%가 선호하는 장르인 MMORPG의 경우 2003년 나온 NC 소프트의 「리니지 II」 이후로 많은 대작 MMORPG가 출시되었으나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작품이 없고, 다른 장르에서도 「헬게이트 : 런던」과 같은 대작 게임들이 흥행에 실패하여 성장의 기폭제가 되지 못했다. 「프리스타일」의 제작사 JCE의 김소정 팀장은 “최근 시장에 나온 NC 소프트의 「아이온」과 CJ 인터넷의 「프리우스」와 같은 대작 MMORPG에 업계의 큰 관심이 모이는 것은 신규 대작 게임에 대한 갈망 때문”이라며, 향후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대작 게임의 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르의 다양화로 신규 유저 유입에 노력

그 동안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특정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모으면 동일한 장르의 게임들로 시장이 포화되는 성향이 두드러졌다. 한가지 장르에 시장 전체가 쏠리는 현상은 MMORPG에서 캐주얼을 거쳐 FPS로 이어져 왔으나, 현재는 딱히 시장을 주도하는 장르 없이 다양한 장르가 복합된 게임이나 기존 장르에 새로운 요소를 더한 게임들이 대거 출시되어 장르별 다양화가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장르별 다양화가 이루어지는 원인은 포화 상태의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제한적인 시장 안에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유저들의 다양한 Needs를 노린 틈새 시장 개척과 새로운 유저층의 유입 유도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2년간 특정 장르에서 시장을 주도할만한 대작 게임이 나오지 않은 것 역시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개발사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시도를 하게 만든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시기에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SNS(social networking service)형 게임 제작을 발표하여, 특정 장르에 대한 시장의 쏠림 현상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유저들의 Needs를 반영하지 못하는 특정 장르로의 쏠림 현상은 시장 자체를 축소시킬 위험이 있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장르의 다양화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업체들의 활발한 국내 시장 진출

2007년 해외 거대 게임 업체 EA가 네오위즈에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자본력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해외, 특히 중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투자 안정성과 검증된 해외 컨텐츠를 활용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호응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서비스되는 해외 게임 수 역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해외 업체들이 포화 상태인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활성화 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세계 게임 시장의 70%는 콘솔 게임이 장악하고 있어 온라인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은 상황이나, 차츰 온라인 게임으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업체들 역시 온라인 게임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온라인 게임 인프라와 유저풀이 풍부한 우리나라가 온라인 게임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의 장소라는 것이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려는 가장 큰 이유이다. 또한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다른 나라로의 진출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것도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 진출하려는 또 다른 이유이다.

해외 수출 증가와 수출 지역 다변화

국내 시장의 포화로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엔씨, 넥슨 등 대기업들은 글로벌 로컬화 전략에 따라 해외 현지 지사를 세우는 등 적극적으로 수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중소 업체들도 해외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거나 GSP(Global service platform)을 통한 글로벌 서비스 형태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온라인 게임의 수출액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국내 게임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6년 89.3%에서 2007년에는 95.5%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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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지역 역시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중국, 일본, 동남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이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미국과 남미, 유럽, 러시아 등으로 수출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것은 주요 시장인 중국, 일본 등은 국내 대기업이 선점하거나 현지 업체들의 성장으로 이미 시장이 레드오션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앞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국내 업체들의 활동으로 인해 수출 지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넥슨의 최현우 팀장은 “앞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해외 업체와의 경쟁은 필연적”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게임 업체들이 해외 수출을 꾸준히 진행하려면 자금력과 우수 컨텐츠 확보로 더욱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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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유저 창출과 사업 다각화가 향후 시장 성장의 관건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들은 향후 신규 유저 창출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JCE의 김소정 팀장은 “신규 유저의 유입 없이 자사의 기존 게임 유저들이 자사의 신규 게임으로 이동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 출시되는 게임의 장르가 다양화되는 이유 역시 궁극적으로는 신규 유저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NHN과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 또한 앞으로 기능성 게임이나 에듀테인먼트 게임 등으로 새로운 유저층을 시장에 유입시키겠다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으로 넥슨과 같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도 있다. 넥슨은 이미 자사 게임 캐릭터를 이용한 라이센스 산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게임 내 광고 시장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한국게임산업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42.8%가 향후 자사의 기업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자금력 강화’를 1순위로 꼽고 있어, 앞으로 대부분의 국내 업체들 역시 자금력 확보를 위해 사업 다각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차트 출처 : (재)한국게임산업진흥원, 「2008 대한민국 게임백서」 재구성

<스카이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