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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0 [경제학 바이블 5] ‘100-1=0’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시한 일은 없다 / 금융경제학
  2. 2009.03.18 [경제학 바이블 3] 자장면보다 탕수육이 먼저 없어지는 이유는? - 정책을 통해 실물을 지배한다 / 국가경제학
2009. 3. 20. 20:02

[경제학 바이블 5] ‘100-1=0’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시한 일은 없다 / 금융경제학

[경제학 바이블 5] ‘100-1=0’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시한 일은 없다 / 금융경제학


미국 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어 지구촌 전체에 영향을 주는 나비효과, 고객과 금융기관의 숨바꼭질로 인한 정보의 비대칭성,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어도 효과가 없는 유동성 함정 등 금융경제학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고객과 금융기관의 숨바꼭질, 정보의 비대칭성

〈이솝 우화〉에 여우와 두루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두루미를 집에 초대한 여우는 음식을 대접했지만 납작한 접시에 담겨 있어 부리가 뾰족한 두루미는 먹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여우를 집에 초대한 두루미가 길쭉한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왔고 부리가 없는 여우는 먹지 못했다. 여우와 두루미는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특성에 대한 정보를 몰랐던 것이다. 이렇게 자신은 알지만 상대방은 모르는 정보가 생기는 상황을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y of information)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정보의 비대칭성 사례는 보험에 가입할 때도 발견할 수 있다.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건강상태, 직업, 운전 여부 등에 대한 심사를 거치는데, 가입하려는 사람이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 보험사로부터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 또한 보험에 가입한 후 보험금을 수령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보험조사반에서는 조사·판단 등의 심사를 거쳐 보험금을 지급한다. 만약 이러한 심사절차가 없다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옳지 않은 방법을 동원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 문제를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본다. 자신의 몸에 대한 정보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반면 보험회사는 가입하려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만약 심사절차가 없다면 보험회사에서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할 경우 애초에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그 사람을 악의적인 보험금 수령자로 판단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바로 심사이다. 즉 심사는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줄이려는 수단이다.

한국은행은 연 5.25%였던 기준금리를 2008년 10월부터 인하하기 시작해서 올 2월까지 5개월 동안 총 3.25%포인트를 낮췄다. 금융통화위원회는 3월 12일 6개월 만에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정부에서 기준금리(시중 금리의 방향을 유도하는 정책금리)를 변동시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기가 위축됐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인하해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가 과열됐다고 판단되면 금리를 인상해 투자를 위축시키고 과열된 경기를 식히는 것이다. 시중금리가 떨어져야 가계는 소비여력이 생기고 기업은 투자에 나설 수 있다.

1990년대 말 일본 중앙은행은 ‘잃어버린 10년'의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해 제로금리정책을 폈다. 즉 돈을 공짜로 빌려 준다는 얘기다. 이자 없이 그냥 대출해 줄테니 제발 투자도 하고 소비도 하라는 무제한적인 통화팽창 정책이었다. 그럼에도 기업은 투자를 늘리지 않았고 국민은 이자도 없는 은행에 돈을 예치했다. 아무리 돈을 풀어도 소비는 활성화되지 않았고 돈은 금융기관으로 되돌아 왔다. 앞에서 설명한 원리대로라면 기업은 제로금리 상태에서 다양한 분야의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진다. 그럼에도 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 마치 동맥경화로 인해 체내에 피가 제대로 흐르지 못하는 것처럼 돈이 있어도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미래를 어둡게 전망하기 때문이다. 투자를 늘리고 시장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통화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 근본적으로 왜곡된 시장을 안정시키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을 제거해야 한다.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기업으로 하여금 투자를 주저하게 하고 시장에 돈이 유통되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의 기능을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는 신뢰회복이 최우선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1997년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는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이를 잘 극복했다.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정책을 유지한다면 국민과 기업은 정부 정책에 더 한층 신뢰를 쌓고 어두운 터널을 더 빨리 지날 수 있을 것이다.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어도 더 이상 효과가 없는 상황, 유동성 함정

‘미니스커트가 유행하거나 립스틱 판매량이 늘어나면 경기 불황'이라는 말이 있다. 여성 스커트의 길이나 립스틱 판매량과 경기 흐름의 상관관계는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간혹 경제 상식으로 활용된다. 여성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강해져 미니스커트를 선호하며, 불황일 때 비싼 화장품을 사기 힘들어 비교적 저렴한 립스틱으로 화장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

또한 휴일에 아파트 주차장이 차로 가득한 현상, 외식 횟수가 줄고 라면과 쌀의 판매가 늘어나는 현상, 아동복 매출이 줄어드는 현상, 차량이 적어 도로가 시원하게 뚫리는 현상, 천 원짜리 김밥이 많이 팔리는 현상 등은 경기 침체의 신호라고 볼 수 있다.

국내 경기 침체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2~4%로 예상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란 경기 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지속적인 물가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용어다. 정부에서는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지만 이는 서로 상충되는 것이어서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IMF 외환위기가 ‘급성'이라면 스태그플레이션은 ‘만성병' 같아서 치유가 더 어렵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경기부양 정책을 펴면 돈이 시중에 많이 풀려 경기는 살릴 수 있지만 물가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 반면 물가를 잡기 위해 돈줄을 죄면 물가는 잡을 수 있으나 소비가 줄어 결국 경기 침체로 이어진다.

마치 비가 오면 짚신 장수 큰 아들을 걱정하고, 맑은 날이면 우산 장수 작은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처럼 어느 하나가 잘되면 다른 하나가 문제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경제문제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어느 한 쪽을 누르면 다른 한 쪽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호주머니 사정은 안 좋은데 물가가 뛴다, 스태그플레이션

관객을 열광시킨 스릴러 영화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는 미국 개봉 당시 전미 최다 관객을 동원한 2004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꼽혔다. 이 영화는 한순간의 ‘선택'이 한 사람의 운명을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시키는지를 보여 준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취한 매점매석도 나비효과를 이용했다고 볼 수 있다. 제주도에 내려가 말총을 모두 독점한 결과 온 국민이 상투를 틀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안성에서 과일을 모두 사버리니 온 나라에서 제사를 지낼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 바로 경제학에서 나타나는 ‘나비효과'라고 할 수 있다.

‘나비효과'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인 에드워드 로렌츠로 알려져 있다. ‘어떤 일이 시작될 때 아주 작은 차이가 결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는 것으로 작은 일들이 서로 인과관계가 되어 나중에 큰일이 된다는 뜻으로 활용된다.

최근 경제상황을 보면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미국의 위기가 태평양을 건너 우리나라의 금융에까지 영향을 미친 이유 또한 나비효과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국제 금융이나 경제상황에서 나비효과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가 간 투자, 무역 등을 통해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묶여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위기가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미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무시해도 좋을 만큼 시시콜콜한 일이란 없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가볍게 여기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계심에서 나온 말이다. 비즈니스 업계에서는 하나가 문제를 일으키면 ‘100-1=99'가 아니라 ‘100-1=0'의 등식이 성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몰락과 같은 사건을 보면서 한 번쯤 짚어 봐야 할 말들이다.


- 조영관 / 경제교육 전문가. 신한카드 부부장. 〈씽아의 生生 경제탐험〉, 〈생생 라이브 경제학〉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18. 23:02

[경제학 바이블 3] 자장면보다 탕수육이 먼저 없어지는 이유는? - 정책을 통해 실물을 지배한다 / 국가경제학

[경제학 바이블 3] 자장면보다 탕수육이 먼저 없어지는 이유는? - 정책을 통해 실물을 지배한다 / 국가경제학


우리는 평소 경제생활을 하면서 국가와의 관계를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 통행료를 내고 자장면보다 탕수육을 먼저 먹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국가경제학 이론이 적용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고속도로는 왜 통행료를 받을까? 이용자 부담의 원칙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고속도로는 국도처럼 길이 좁거나 급 커브길이 많지 않고 신호도 없기 때문에 목적지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 다만 통행료를 내야 한다. 고속도로는 건설 비용이 엄청나며 공사기간도 아주 길다. 개통된 후에도 도로를 유지하는 데 꽤 많은 비용이 든다. 그렇다면 건설 및 유지 비용이 필요하긴 마찬가지인 국도는 왜 이용료를 받지 않을까? 국도는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유지·보수를 하기 때문에 누구나 무료로 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국가가 세금으로 시설을 만들고 국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재'인 것이다.

국도나 가로등, 공원 등의 공공재는 대부분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는 모든 국민이 항상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용료를 받는 것이다. 이처럼 이용자가 어떤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직접 부담하는 것을 ‘이용자 부담의 원칙'이라고 한다.

서울 남산터널은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이곳은 늘 차량으로 꽉 막혀 원래 터널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자 서울시에서는 혼잡통행료라는 명목으로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여기에도 ‘이용자 부담의 원칙'이 적용된다.

자장면보다 탕수육이 먼저 없어지는 것은? 공유지의 비극 

중국 음식점에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보완 관계의 메뉴가 있다. 바로 자장면과 탕수육이다. 여럿이 식사를 하게 되면 자장면은 1인당 한 그릇씩을 주문하고 모여 있는 사람의 수를 가늠해 탕수육을 추가로 주문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여럿이 모여서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으면 대개 탕수육이 먼저 사라진다는 것. 그 이유는 단지 탕수육이 맛있기 때문일까?

내 음식, 내 옷 등 소유권이 자신에게 한정된 것은 스스로 아끼고 관리를 잘하지만 소유권이 분명치 않은 자원을 공동으로 사용할 때는 비효율적 사용에 따라 자원고갈 현상이 나타난다. 즉 소유권이 불분명하여 자원을 아껴 쓸 유인(誘因)이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한다.

대중목욕탕에서도 이런 일은 흔하다. 요금을 내고 목욕탕에 들어온 순간부터는 물을 많이 쓰든 적게 쓰든 상관이 없기 때문에 시설물이나 자원을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비누칠을 하거나 탕에 들어가면서도 수돗물을 계속 틀어 놓는 사람들 때문에 절수형 수도꼭지가 개발된 것을 보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개인의 합리성과 사회적 공공성이 충돌하는 영역에는 반드시 이러한 공유지의 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경제학자들은 이를 ‘시장의 실패'라고 부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개입을 한다.

싱거포르 거리는 왜 깨끗할까? 페널티(Penalty) 

싱가포르는 담배꽁초 하나 없는 깨끗한 거리로 유명하다. 담배꽁초는 물론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면 엄격한 벌금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문명국가는 기초질서위반자에 대한 처벌조항을 법에 명시하고 있다. 헌데 유독 싱가포르의 벌금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철저히 이루어지는 법 적용'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전동차 내에서 음식물을 먹어 냄새를 풍기거나 음식물을 흘리면 500싱가포르 달러(약 50만 원) 상당의 벌금이 부과된다. 침 뱉기도 적발 횟수에 따라 500~2,000싱가포르 달러 상당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노상방뇨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리지 않아도 벌금을 내야 한다. 금전적 처벌은 어느 정도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순기능 역할을 한다. 법을 어겼을 때 자신이 얻는 이익보다 치러야 하는 대가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특색 있는 관광지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 외부효과 

유명한 문화관광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편리한 숙박시설과 교통편,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관광객의 마음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소재가 있어야 한다. 스페인 북부의 해안 도시 빌바오는 관광객이 조금씩 발길을 끊었던 공업도시였다. 그러나 1997년 10월 세계 최고 현대미술관인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의 분관이 생긴 이후 빌바오는 마법처럼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했다.

1,500억 원을 들여 만든 구불구불하게 생긴 특이한 건축물은 이제 매년 1,600억 원의 관광 수익을 가져다 주는 상품이 되었다. 이 미술관의 특이한 건축양식 때문에 국내외 관광객이 모이고 외화를 벌어들여 숙박업을 비롯한 관광산업이 발전했다. 즉 이 미술관은 빌바오에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주었다.

외부효과에 대한 보다 쉬운 사례로 독감 예방접종을 들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독감에 걸리지 않기 위해 예방주사를 맞으면 주변 사람들이 독감에 걸릴 가능성도 낮아진다. 한 사람의 예방접종이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이득을 주기 때문에 이로운 외부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외부효과는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볼 수 있다. 지하철 옆자리 사람의 술 냄새, 아파트 복도의 소음, 중국의 황사와 같은 해로운 외부효과가 있는 반면 추운 겨울 내 집 앞의 눈을 치움으로써 나와 가족을 비롯해 지나가는 행인에게도 안전한 길을 만들어 주는 긍정적인 외부효과도 있다. 긍정적인 외부효과는 우리 경제에 매우 유익하다.

정부의 시장개입 약인가, 독인가? 신뢰 

사람 몸은 어느 정도 자체 회복 능력이 있다. 몸이 아플 때 가장 좋은 치유방법은 스스로 낫게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러나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통을 받는다면 의사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경기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경제 주체(소비자나 기업)가 많은 고통을 겪는다면 정부의 정책적 개입 필요성이 커진다.

경기침체, 기업부도 등이 개인과 기업의 연체율 증가로 이어지면서 또 다시 금융위기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물론 정부의 개입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우리나라는 많은 분야가 정부의 계획 아래 변화해 왔다. 특히 경제정책은 그동안 많은 부분이 정부 주도로 진행됐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압축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과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정부의 추진력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스포츠 시합을 할 때 심판이 신뢰를 얻는 이유는 심판으로서의 권위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권위는 해당 시합을 진행하는 단체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심판을 선발하기 때문에 생긴다. 정부 정책이 심판으로서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설익은 정책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장기적으로 일관된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국민과 기업은 국가를 한층 더 신뢰하게 될 것이다.


- 조영관 / 경제교육 전문가. 신한카드 부부장. 〈씽아의 生生 경제탐험〉, 〈생생 라이브 경제학〉 저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