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베이징올림픽'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20 ‘짝퉁’에서 브랜드 이미지로, 싼값보다 품질 챙기는 중국인들
  2. 2009.03.03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2009. 3. 20. 20:04

‘짝퉁’에서 브랜드 이미지로, 싼값보다 품질 챙기는 중국인들

‘짝퉁’에서 브랜드 이미지로, 싼값보다 품질 챙기는 중국인들


요즘 중국인들 사이에서 값싼 제품을 사서 품질 때문에 애를 먹느니 조금 비싸더라도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겠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 중국인의 실용적인 소비행태와 중산층의 부상으로 인한 이러한 경향은 자동차, 휴대전화, 가전제품시장 등으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은 우리 기업에게 시장 확대 및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품질에 눈뜬 중국 소비자와 이에 따라 바뀌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에 맞춰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짚어 본다.


세계 경기침체에도 꿋꿋한 중국 소비시장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각국이 소비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바뀌고 있는 중국은 예외다. 2008년 중국 소비시장 규모는 1조 5,6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6%나 성장했다. 성장속도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한 것이다. 소비시장 규모도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한 특수가 있었다 해도 상반기에는 쓰촨성(四川省) 대지진이 발생했고,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에도 세계 경기침체의 여파가 가시화되었음을 고려하면 가히 소비광풍이라 할만하다. 세계 경제가 극도의 침체에 빠진 금년 들어서도 중국의 1~2월 소비시장은 15.2% 성장하여 불황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바야흐로 소비대국 중국이 전 세계 경기침체의 유일한 활로로 부상하고 있다.


미래 소비시장 잠재력은 더욱 막대

세계가 중국 소비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팽창 속도에 있다. 지난 십년간 중국 소비시장 규모는 약 3.7배 확대되었다. 크레디스위스 은행은 중국이 2015년 세계 소비시장의 14.1%를 차지하여(2007년 5.5%) 미국에 이은 세계 제 2위 소비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소비의 경우 2000년 208만 대에서 2008년 938만 대로 급증했으며 2014년에는 2,00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고속 성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100가구당 자동차 보유대수는 세 대에 불과하다. 향후에도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되면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가 기업의 사활을 걸고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중국이 세계 소비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예견된 소비시장의 부상

사실 세계 소비시장에서 중국의 돌풍은 충분히 예견된 것이다. 10%대의 고속성장이 지속되고 체제가 안정되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소득수준 향상이 지출 증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고도성장에 따라 부유층과 중산층이 크게 늘어났다. 메릴린치는 중국에 100만 달러 이상 금융자산가가 2006년 34만 5,000명으로 세계 5위이며, 10∼100만 달러 자산가도 640만 명으로 200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저소득층의 중산층 편입이 가속화되면서 중산층 비율이 1995년 7%에서 2005년 22%로 증가했다. 중국 정부도 소비 촉진을 위해 소비대출 확대, 개인소득세 공제기준 상향조정, 소비자 권익보호 강화 등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


빠르게 진전되는 소비시장의 고급화

양적인 팽창과 함께 중국 소비시장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소비의 고급화이다. 상하이(上海), 션전(深?), 광저우(廣州) 등 중국에 1인당 GDP 1만 달러가 넘는 도시가 속속 등장하는 등 소득수준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되고 중산층 규모가 두터워지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도시화의 진전으로 1인 가구나 무자녀 맞벌이 부부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등장하고, 동시에 서구문화 유입과 인터넷 발달로 개성적인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진 것도 소비행태의 고급화에 한몫하고 있다.

특히 1980년 이후에 출생하여 ‘빠링허우(80後)'라고 불리는 20대는 최근 중국 소비시장 고급화의 핵이다. 중국의 기성세대가 소비를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행위로 인식하는 데 반해 빠링허우 세대는 소비를 즐거움 또는 여가로 인식하고 있다. 이들은 산아제한 세대로 ‘소황제'라 불리며 자라면서 부모나 조부모를 통해 원하는 것을 모두 구입하며 살아왔다. 따라서 소비에 대한 부담이 없고 소비를 ‘삶의 낙'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으며 씀씀이도 크다. 이들은 결혼할 때도 대형 가전을 구입하고 외국 브랜드 자가용을 구입한다.


중간(Good Enough)시장의 부상

중국 소비자의 고급화는 프리미엄시장과 저가시장으로 비교적 명확히 구분되었던 중국 소비시장에 ‘중간시장'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중간시장은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저렴하면서 품질과 서비스는 양호한 ‘이 정도면 충분하다'라는 뜻의 ‘Good-Enough'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중산층의 부상과 실용적인 중국인의 소비행태가 만들어 낸 독특한 형태의 소비시장이다.

여기에 맞춰 기업들의 중국 소비시장에서의 경쟁양태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 중국 소비시장은 글로벌 기업은 ‘고가-고기능 제품', 중국 기업은 ‘저가-저기능 제품'으로 양분되었으나 그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 즉 저가시장에 치중하던 로컬 기업들은 A/S, 디자인, 품질 관리 등을 강화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고, 프리미엄 시장에만 주력하던 외국 기업은 고급형 중저가 제품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중간시장은 IT, 가전에서 시작되어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

Good Enough 제품은 상대적으로 기능의 가감이 용이하고 소비자에게 익숙한 IT, 가전 등에서 시작되어 승용차, 호텔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2005년에 하이신(海信), 캉쟈(康佳) 등 로컬 TV기업들이 부가기능을 과감히 축소한 LCD TV를 판매하여 중국 디지털TV시장을 장악했으며, 2006년부터는 삼성, 소니 등 외국 브랜드도 대만산 패널을 사용한 중저가 LCD TV를 출시하여 이에 맞서고 있다.

자동차시장에서는 도요타, 현대, 폭스바겐 등 외국 기업이 프리미엄 승용차보다는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고품질의 중소형 승용차를 출시하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지리(吉利)자동차 등 중국 기업은 저품질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모델 개발, 외국 브랜드 인수 등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시장에서는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객실에 인터넷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객실료는 최고급 호텔의 20% 수준으로 낮춘 ‘이코노미 호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Good Enough' 제품은 기업의 성패를 좌우

‘Good Enough'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기업은 예외없이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자동차시장의 경우 외국 제품의 절반 가격에 불과한 ‘짝퉁 마티즈 QQ'로 중국 승용차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로컬 브랜드 치루이(奇瑞)자동차의 최근 시장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판매량이 2007년 38만 대에서 2008년 28만 대로 급감한 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이 ‘저품질', ‘짝퉁'의 이미지가 강한 치루이보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품질과 브랜드 파워가 뛰어난 도요타, 혼다의 중소형차를 구입했기 때문이다.

휴대폰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해 온 대표적 외국 기업인 삼성전자가 중국 중산층의 휴대폰 교체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저가형과 프리미엄 제품의 경계에 해당하는 ‘엔트리 프리미엄폰' 전략을 강화했다. 그 결과 모토로라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반면 한때 저가를 무기로 중국 휴대폰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로컬 브랜드 닝뽀(寧波)Bird는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시장점유율 2~3%의 군소업체로 전락했다.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

중국 소비시장은 변화속도가 빠를뿐 아니라 다양한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하는 복합시장이다. 이에 따라 중국 소비시장의 특징을 명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조류를 사업전략에 얼마나 잘 반영하는지가 성공을 좌우하고 있다. 특히 중산층의 부상, ‘빠링허우' 같은 다양한 신소비층의 등장 등에 따라 ‘고가 아니면 저가'라는 양분적 시각에서 벗어난 다각적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수준이나 실용적인 소비행태를 고려하면 향후 상당 기간 프리미엄시장보다는 중간시장이 주류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고 품질관리에 주력하는 한편 중국 소비자에 적합한 맞춤형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

2007년 중국시장에서 판매량 급감으로 고전했던 현대자동차가 2008년 중국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아반테의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꾼 중국형 중소형차 ‘위에둥(悅動)'을 출시한 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Good Enough' 제품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금년 1~2월에도 중국 내 판매량이 38% 증가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소비시장은 우리 기업에게 시장 확대 및 수익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내수시장이 협소한 우리 기업의 활로는 결국 해외시장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우리의 경쟁력 수준이나 지리적·문화적 근접성, 대상국의 구매력·잠재성 등을 고려하면 중국은 가장 유망한 시장이다. 중국시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국 소비시장 변화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향후 우리 기업의 성장 속도와 질이 결정될 것이다.


- 정상은 / 한남대학교 중국통상학과 교수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3. 3. 22:28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기업경영의 카오스에서 승리하는 법, 스토리텔링 2] 이야기와 비즈니스의 만남, 스토리텔링 마케팅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한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이 디지털로 옮겨가면서 최근에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이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일방적인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호모 나랜스와 스토리텔링 마케팅

미국 영문학자 존 닐(John Niels)은 그의 저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1996)에서 인류는 이야기하려는 본능이 있는 ‘호모 나랜스(이야기하는 사람)'로서 이야기를 통해 환경을 이해해 왔다고 주장했다. 인류의 시초부터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 방법 중 하나였던 이야기는 마케팅 도구로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서 총알을 막아준 ‘지포(Zippo) 라이터 이야기', 한 귀족이 알프스 작은 마을 에비앙에 요양하면서 지하수를 마시고 병을 고쳤다는 ‘에비앙 이야기', 가난한 고학생과 지방유지의 딸 사이의 러브 스토리를 그린 ‘말보로 이야기'가 그 고전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말보로가 “Man Always Remember Love Because of Romance Over(남자는 흘러간 로맨스 때문에 항상 사랑을 기억한다)”라는 말의 앞 글자를 따서 말보로(Marlboro)라고 이름 붙였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카콜라가 만든 ‘Happiness Factory'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 광고는 자동판매기에 동전을 넣을 때부터 코카콜라가 나올 때까지 몇 초 안 되는 시간에 자판기 안에서 코카콜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콜라 온도를 차갑게 유지하는 펭귄 과학자들과 콜라 거품을 연구하는 폭발 전문가들이 등장한다. 이 캠페인은 상상력이 풍부한 스토리 기법을 써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꿈 같은 동화에 빠져 들게 한다.

 

여러 제품의 품질과 기능이 서로 비슷해면서 고객들은 더 이상 제품이 지닌 유형의 상품가치에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이럴 때는 기업의 이미지나 제품과의 연관성, 고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담은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소비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몰입하게 만들어 이성적 방어기제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다.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고객의 머릿속에 머물고 꾸준하게 맴돈다.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각인시키고 감성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케터들은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왔다. 일방적으로 제품이 가진 특성을 설명하기보다는 다양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략을 활용해 온 것이다.


스토리텔링 공간과 스토리텔링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

스토리텔링 공간도 시대 흐름에 따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해 왔다. 스토리텔링 공간의 이동은 이야기 형태뿐 아니라 마케팅 도구로서 스토리텔링 패러다임 또한 변화시켰다. 디지털 공간은 이야기하려는 본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찾아 다니고 그것을 자신의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것은 완결된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해 줄 작은 이야기들 그 자체이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이용대 선수의 수훈을 기리는 ‘용대찬가', 비슷한 나이 또래의 박태환 선수를 라이벌로 대비시킨 ‘태환비가'가 작은 이야기들로 재구성된 소비자 이야기의 좋은 예다.

아날로그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서 브랜드 이야기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예는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Ray Ban)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레이밴은 무수한 브랜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윌 스미스, 톰 크루즈, 영원한 노병 맥아더, 록의 전설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코 끝에는 레이밴이 걸려 있었다. 또한 레이밴은 1960년대 히피영화의 전설인 <이지 라이더(Easy Rider)>에서 변함없는 저항의 상징이기도 했다.

한편, 작년 레이밴에서 제작해 유튜브(Youtube)에 올린 바이럴 동영상은 4일 만에 6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해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 동영상은 대단한 브랜드 스토리가 아니라 너무나 평범한 남자가 친구들과 레이밴 쓰기 놀이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였다. 즉,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신화적인 브랜드 이야기 대신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소비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은연중에 제품을 노출시킨 것이다. 디지털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제품 이야기가 아니라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참여시킬 수 있는 이야기의 맥락이다.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

누구나 듣고 싶은 것을 듣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게 된 디지털 공간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중심축은 점차 기업에서 소비자로 이동해가고 있다. 현명한 기업이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브랜드 이야기를 들어라, 브랜드 이야기를 말하라”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소비자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스스로 이야기하게끔 유도한다. 그리고 그 속에 브랜드를 녹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 즉, 기업 일방의 스토리텔링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의 이야기가 브랜드 이야기의 소재가 되고 그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은 이상적 가족상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이야기로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기업광고 ‘사람을 향합니다' 시리즈 또한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보다 소비자들을 통해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아빠는 푸르덴셜' 시리즈도 UCC 동영상을 활용해 스타가 아닌 평범한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한층 친밀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인 더 마더후드(In the Motherhood)'는 2007년 미국에서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온라인 코미디 시리즈다. 이 코믹 드라마의 성공 비결도 과거와 오늘날의 소비자 태도의 차이를 분석해 적절한 마케팅 방식과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데 있다. 캠페인 참여 브랜드가 일차적으로 추구한 것은 타깃, 즉 실제 엄마들이 원하는 것이었다. 가사노동, 아이 양육 및 교육 등으로 나만의 시간이 부족한 엄마들이 다른 엄마들과 다양한 체험을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먼저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인터넷 공고를 통해 모집된 다양한 엄마들의 체험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투표를 거쳐 선택되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여 일화를 촬영하고, 메이킹 필름이나 촬영후기 같은 영상물을 웹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했다.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유도한 전략도 효과적이었다. 즉, 타깃 소비자들이 말하고 반응하고 동의하는 이야기 속에 제품을 노출시켜 그들과의 연대를 형성하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소비자 마음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찾아야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여느 마케팅 캠페인처럼 클릭 횟수, 다운로드 횟수, 이벤트 참여자 수로써 정리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하지만 존스 소다(Jones Soda)의 예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마케팅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객 참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천연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한 대체 음료 제조회사인 존스 소다는 음료병 라벨 이미지 공모 이벤트로 고객이 일상에서 주로 하는 활동이나 ‘쿨'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도록 했다. 이벤트 결과를 고객이 중계·편집·투표할 수 있게 했으며, 고객이 만들어 낸 이미지가 찍힌 음료를 박스 단위로 주문 가능하도록 했다. 존스 소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이 주로 만들어 내는 동영상과 사진의 이미지들을 키워드로 묶어 분류함으로써 존스 소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립해 가는 데 활용했다.

소비자들이 만든 이야기에 담긴 이미지가 곧 그들 마음속의 브랜드 이미지일 수도 있고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예의 주시하고 현재와 미래의 브랜드 모습을 찾아가는 데 활용돼야 한다.

소비자와 대화하고자 한다면 항상 소비자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홍지영 / 제일기획 제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차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