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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6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2. 2008.12.24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3. 2008.12.16 여러분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CEO처럼 기획한다면!
2009. 2. 26. 01:43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김희섭 기자의 경제 포커스 ④] 이기고 싶다면 당신과 당신의 작품에 ‘매력’을 장착하라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 21세기 새로운 경쟁코드는 ‘매력'이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린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해야 한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라는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에서 승패를 가른다. 


김연아와 이용대의 매력은 '소프트 파워'
 

‘피겨 퀸' 김연아의 매력은 무엇일까? 세계 최고의 실력? 깜찍한 외모? 물론 이런 점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밝은 표정과 솔직하고 당당한 자기 표현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면 스케이팅을 정말로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점프를 성공시켰을 때는 활짝 웃는 표정을 짓고, 실수를 했을 때는 스스로에게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대중에게 어필하면서 김연아가 10여 개 기업 광고에 출연한 이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기업 호감도가 급격히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최고 스타로 떠올랐던 이용대(배드민턴) 선수도 마찬가지다. ‘용대찬가', ‘용대어천가' 같은 패러디 시구(詩句)들이 인터넷과 일상 대화의 화제로 떠오를 정도였다. 한국대표팀이 13개의 금메달을 땄지만, 이용대에게 보내는 대중의 환호는 특히 뜨거웠다.

이용대 선수에게서는 과거 어려웠던 시절의 스포츠 선수들처럼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해 싸웠다”는 식의 비장한 각오는 찾기 힘들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용대 선수도 고된 훈련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도 이용대 선수는 승리가 결정됐을 때 카메라에 멋진 윙크를 날릴 정도로 여유와 센스를 갖췄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세계 최정상의 실력이라는 ‘하드 파워'에서는 다른 금메달리스트들과 얼추 비슷했지만, 귀여운 외모나 카메라 앞 윙크 같은 ‘매력'의 ‘소프트 파워'에서 이용대 선수가 월등했다”고 분석한다.  

매력의 시대가 왔다 

기업도 이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품질이 최고면 가만히 있어도 소비자가 그냥 꼬인다고?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선명한 TV, 가장 얇은 휴대폰, 최대 저장용량을 가진 MP3플레이어를 만든다고 해도 그것이 제일 잘 팔린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기술과 품질은 기본조건이긴 하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기에는 2% 부족하다.

애플의 아이팟, 닌텐도 게임기, 삼성전자의 파브 TV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이 좋아서? 편해서? 구체적인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 제품은 공통적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확실한 매력'을 갖추고 있다.

일본의 도요타가 작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1위를 차지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자동차는 벤츠”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판매량이나 매출로만 따질 수 없는 매력이 벤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벤츠나 도요타 렉서스에 뒤지는 것도 이제는 ‘품질' 때문이 아니라 ‘브랜드의 매력' 때문이다.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최근 펴낸 책 <매력이 경쟁력이다>에서 “카리스마의 시대는 가고, 매력의 시대가 왔다”고 단언했다. 하버드 비즈니스스쿨도 21세기의 새로운 경쟁코드로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매력 있는 사람, 매력 있는 기업, 매력 있는 나라에 인재가 몰리고 돈이 몰리는 것이다.  


새로운 매력을 창조하라
 

작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카리스마에서 매력으로 리더십의 중심이 이동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카리스마가 강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내내 자신만의 방식, 즉 ‘마이 웨이'를 고집했다. 지지도가 바닥으로 떨어져도 주변의 충고나 지적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대내외적으로 늘 마찰을 빚었고, 경제나 외교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정반대였다. 그는 부시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다. 오바마는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읽었다. 링컨, 케네디 같은 전임 대통령의 매력 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해 자신의 장점으로 흡수했다. 부시의 카리스마 정치에 실망한 미국인들은 변화와 희망을 내세운 오바마에 표를 던졌다.

매력은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고, 치밀한 계획에 따라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업들은 오바마처럼 당연히 후자에 주목해야 한다. 제품을 기획할 때는 어떤 매력적 요소를 집어넣을 것인지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매력 없는 것은 과감히 버리고, 매력이 약한 것은 강하게 바꾸고, 전에 없던 새로운 매력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 '매력' 

끝없는 가격경쟁으로는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를 당할 도리가 없다. 디자인이든, 브랜드든, 문화와 역사든 간에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는 매력을 팔아야 한다. 이제는 비슷한 기능과 가격의 제품이라도 ‘매력'과 ‘흥미'란 소프트 파워를 브랜드에 장착하느냐 못하느냐가 마케팅 승패를 가른다. 사람들이 반드시 갖고 싶은 ‘머스트 해브(must have)' 아이템이 되려면 반드시 거기에 어울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21세기형 기업문화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명령과 복종을 외치는 일방적인 리더십을 거부한다. 이제는 권력형 리더보다 신뢰와 믿음을 통해 구성원을 이끄는 리더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각광받는다. 수평적 관계, 소통의 리더십 등이 중요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리더를 꿈꾸는 이들이여! 이기고 싶다면 당신에게도, 당신의 작품에도 ‘매력'을 장착하라.


- 김희섭 /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차장대우로, 경제 및 산업 분야를 맡고 있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텍사스주립대 오스틴캠퍼스(UT Austin) 비즈니스스쿨에서 1년간 수학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KT,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 및 전경련, 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취재했으며 산업부 IT팀장 및 미디어팀장을 지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24. 13:45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2008년을 되돌아본다 2편] IT 제품 트렌드 / 미니멀리즘, 실속파와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다


2008년 한국 가전 및 IT 제품의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터치', ‘실속'으로 대변된다. 각 IT 업체들의 기술 발전으로 제품별 기능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운데, 올해의 IT 제품 트렌드를 살펴보면 크기는 작고 가격도 저렴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옥션이 선정한 ‘올해의 IT 제품 베스트 10'을 중심으로 2008년 IT 제품 트렌드를 정리해 본다.


작은 것이 강했다

2008년에는 크기는 작고 기능이 단순하면서도 가격도 저렴한 미니멀리즘 IT 제품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옥션이 선정한 올해의 IT 제품 1위에는 불황 여파로 더욱 인기몰이를 한 저가형 MP3플레이어(18만 대)가 뽑혔다. 특히 올해는 조약돌 모양의 삼성전자 ‘옙 S2', 원더걸스가 디자인한 ‘이노맨 Wo', 아이리버 ‘엠플레이어 아이즈(Mpalyer Eyes)' 등 5만 원대 이하의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됐다. 기능을 최소화한 대신 감각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10∼20대 여성들에게 어필한 것이 주효했다.

넷북은 옥션에서 2만 5,000여 대가 판매되며 6위를 차지해 하반기 이후 불어온 ‘넷북' 열풍을 실감케 했다. 10인치로 크기가 작고 가벼운데다 기본 기능에 충실하고 가격도 50∼60만 원대로 저렴해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은 포켓 전자사전(1만 4,000대)도 8위를 차지했다. 3인치 LCD를 채용해 명함지갑 정도의 크기에 불과한 아이리버 ‘딕플 D5'는 옥션 전자사전 카테고리에서 판매 순위 1, 2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였다.

 

이 같은 미니멀리즘 바람은 오프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넷북은 출시 초기보다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다. 디자인을 강조한 아이리버 미키마우스 MP3플레이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40% 이상 증가했다. 전자사전도 융합형 제품이 기본형보다 2배 이상 가격이 높았지만 판매량에서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만져라, 반응하리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터치' 열풍은 거셌다. 특히 풀터치스크린폰의 인기는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10% 수준에 머물렀던 터치폰 판매량이 하반기 들어 20%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9월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판매된 터치폰은 총 35만 대로 이는 163만 대로 추정되는 내수 시장 규모의 21%에 가까운 수치다. 최고 90만 원에 육박하는 초고가임에도 불황은 터치폰을 비껴갔다.

햅틱·시크릿·프레스토가 대표적인 풀터치스크린폰인데, 햅틱은 옥션에서만 1만 1,000대가 판매돼 9위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스카이 프레스토, LG 프랭클린 플래너폰 등 경쟁자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내년 풀터치스크린폰 시장에서는 뜨거운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비게이션도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제품이 대세를 이루면서 판매량이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기기는 女心을 유혹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디지털가전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영향력이 컸다. IT 제품에 관심을 갖고 구매에 적극적인 여성 소비자를 일컫는 이른바 ‘테크파탈(Tech Fatale)'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냉장고·에어컨과 같은 생활가전은 물론 휴대폰·노트북PC 등 디지털기기들도 여성들의 취향과 눈높이를 고려한 제품들의 출시가 눈에 띄게 늘었다.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데카르트 마케팅' 바람 또한 이러한 추세를 거들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아르누보(Art Nouveau)풍의 꽃무늬 디자인을 적용한 MP3플레이어 ‘옙 T10'은 여심(女心)을 잡기에 충분했다. 블랙 컬러 본체에 퍼플 꽃무늬를 적용해 전원을 켜면 퍼플 컬러 화면에 나타나는 블랙 컬러 꽃무늬 GUI로 여성스러움을 더했다. LG전자도 휘센 에어컨에 예술 작가의 작품을 적용하는 데카르트 마케팅을 펼쳤다.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에어컨을 실내 공간의 ‘아트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국내 휴대폰 업체들은 잇따라 핑크빛 휴대폰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햅틱폰 블랙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스윗핑크 컬러를 내놓았다. LG전자의 아이스크림폰도 하루 개통 1,000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모토로라도 핑크빛 휴대폰으로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모토로라의 레이저 스퀘어드 핑크실버는 이음매 없는 간결한 라인과 절제된 색상의 조합, 그리고 레이저 스퀘어드 핑크실버의 매력으로 시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노트북PC 역시 여성 소비자들을 흔들었다. 삼성전자는 ‘센스 있는 컬러 페스티벌'이라는 컬러 마케팅을 펼치며 노트북 제품에 컬러 에디션을 선보여 여성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LG전자가 선보인 미니노트북 ‘X110'은 기존의 투박하고 어두운 색상에서 벗어나 깜찍하고 귀여운 디자인에 앞뒷면의 색상이 같은 ‘올인원' 컬러를 채택, 테크파탈 계층의 호응을 얻었다.

 


그린과 실속

‘그린 IT'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디지털가전은 ‘그린'에 주목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0년 쓸 TV, 전기료도 생각하셔야죠'라며 마케팅 대결을 벌였다. 소비전력·대기전력은 일반 가전제품에 비해 50~60% 낮추면서 화질은 더욱 선명한 TV를 경쟁적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친환경 소재인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를 적용한 LCD TV ‘파브 보르도 950'과 고해상도 ‘울트라슬림' 52인치 LCD TV 등을 선보였으며, LG전자는 절전을 위해 4,100단계로 시청 환경을 분석한 ‘풀HD 120㎐ LCD TV'를 출시했다. 이들은 두께가 1인치 정도에 불과하지만 TV튜너, 메인보드 등을 모두 내장하고 소비전력은 60%까지 낮췄다.

실속형도 인기를 끌었다. MP3플레이어, 노트북PC, 내비게이션 등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격은 저렴한 IT 제품들이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이패스 단말기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10만 원대 복합기는 옥션에서 1만 5,000대가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휴대폰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블루투스 기능이 점차 확장되면서 블루투스 헤드세트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14만 3,000대가 팔려 나갔다.

 

데스크톱PC가 노트북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넷북의 등장은 직장인과 대학생뿐만 아니라 여성들을 열광하게 했으며 작고 저렴하면서도 기능은 최적화된 제품들이 2009년에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 김동석 / 전자신문 기자

2008. 12. 16. 03:16

여러분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CEO처럼 기획한다면!

여러분이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CEO처럼 기획한다면!


창조경영ㆍ창의경영ㆍ블루오션ㆍ신성장동력……. 표현은 다르지만 지향하는 것은 결국 창의력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빛나는 것이 ‘창의적인 기획력'이다.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 그리고 이것을 잘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다.

CEO들은 다년간의 기업 경영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창의적인 기획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기획 하나로 회사의 운명까지도 바꾼다. 우리도 그들처럼 멋진 기획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부러워하지만 않고, 내 안에 잠들어 있는 기획력을 깨우기만 한다면 말이다.

ㄴㅇ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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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개발일로(開發一路)ㆍ산업화ㆍ대량생산에 경제의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방법이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듯, 대학생을 비롯하여 신입사원에서부터 임원에 이르기까지 ‘창조적인 기획력'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둬야 하는 것일까? CEO에게 채택되어 회사의 앞날을 책임질 만한 아이템은 무엇일까? 해외 CEO들의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는데 비해, 국내 CEO들이 경영을 하면서 어떤 기획과 아이디어에 주안점을 두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CEO들은 이론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남들과 어떻게 다르게 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수십 장 수백 장이나 되는 멋들어진 기획서도 실행하다 보면, 한 장짜리보다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신 CEO들은 “평소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오감을 열어 사물을 바라보는 법을 익히고, 똑같은 것이라도 다르게 정의하기 등을 통해 인문학적인 지식과 논리적인 기본을 쌓으라”고 강조한다.

어느 시대에서나 완전히 처음인 것은 없다. 많은 아이디어나 기획들은 기본적인 것에서 출발해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어 왔다. 결국 남들과 다른 기획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정보와 깊은 지식을 토대로 한다는 얘기다.

오감이 열려 있는 사람은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봐도 ‘저건 왜 저럴까?' 또는 ‘나라면 이렇게 할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평소에도 꾸준히 ‘기획'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자신의 업무 자체에만 매몰되어 있는 이들은 그 외의 분야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다. 당연히 외부의 변화에도 대처하기 힘들다.

 


흔히들 ‘기획'은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는 아이디어는 아무 의미가 없다. 작은 아이디어라도 가장 효율적으로 실행할 때 ‘끝까지 살아남는 기획'이 되는 것이다. 사실 기획 마인드와 실행력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 1등과는 다른 시도를 하라

창의적인 기획 마인드의 첫 번째 요소는 ‘New & Better, 1등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 찾기'다. 만년 2등 업체일수록 1등과 다른 시도가 필요하다.

월마트는 1962년 미국 아칸소주의 소도시 벤튼빌에 1호점을 열었지만, 당시 1위 업체인 K마트 및 메이저들의 경쟁에서는 한낱 시골뜨기에 불과했다. 직원들 역시 만년 2등이란 패배감과 좌절감을 갖고 살았다.

하지만 월마트는 1등과는 다른 것을 기획했다. 철저하게 저비용 구조를 추구, 땅값이 싼 소도시나 대도시 교외 고속도로변에 점포를 짓고 과학적인 물류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매장 인테리어도 여성들에게 맞게 개선해 나갔다.
 

1등과 다른 전략을 구사한 월마트는 마침내 지난 2002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최대 기업에 올랐다. 반면 한때 미국 1위 할인업체였던 K마트는 113억 달러 가까운 채무로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 시장과 고객을 예측하라

두 번째로 필요한 마인드는 ‘Prediction, 시장과 고객의 예측'이다. 즉 시장과 고객을 외면하는 기업이 오랫동안 장수하기란 힘들다.


1906년 창립한 멕시코의 시멘트회사 시멕스는, 역사가 오랜 기업이 그렇듯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임직원들의 의사소통 부재로 제품 납품이나 배달 등에 문제가 생겨 고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 이를 개선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 CEO였던 로렌조 캄브라노 회장은 시장을 정확히 보고 고객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그리고 효율적인 배달과 예측할 수 없는 수요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도입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시장과 고객을 정확히 본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기획하라

세 번째 마인드로는 ‘Branding, 제품의 속성이 아니라 브랜드 기획하기'다. 김준영 해태음료 사장은 “단기적인 판매를 위해 제품의 기능이나 특징만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마련해 각 제품의 차별화를 추구하라”고 조언했다.

애니콜 휴대폰, 파브 TV, 지펠 냉장고, 센스 노트북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굳이 ‘삼성전자'를 강조하지 않아도, 이 제품들은 브랜드만으로도 세계적인 명품 대열에 올랐다. 브랜드 하나의 성공이 가져오는 부대효과는 이렇게 강력한 것이다.

 
 


기획이 1%라면 실천이 99%일 정도로 실행 능력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에도 천 가지 아이디어, 만 가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실행하지 않고서 다른 이들이 어떤 아이디어로 성공을 거두면, “저건 나도 생각했던 거야”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자신은 생각만 한 것을, 성공한 누군가는 난관을 뚫고 직접 실천했다는 데 차이점이 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모두 자신들의 기획을 집요하면서도 일관되게 실행했다. 간혹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유연하게 생각을 돌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루이스 거스너(Louis V. Gerstner) IBM 전(前) 회장 겸 CEO는 “단호한 실행력이 중요하며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비전과 전략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실행이란 전략을 행동으로 전환하고 결과를 지켜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1985년까지 IBM은 천하무적이었지만,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모두들 매너리즘에 빠졌고 자만심도 커 갔다. 결국 매출은 물론 회사 이미지까지 바닥으로 떨어졌고, 1993년 거스너가 부임할 당시는 더 이상 떨어질 곳도 없는 상태였다. 주변 사람들은 회사가 회생할 확률은 25%도 안 된다고 비아냥거릴 정도였다.

하지만 거스너는 고객들과 업계의 전문가, 이름난 실력자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회사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루는 그가, 인텔 펜티엄칩을 장착한 PC에 문제가 생겨 직원들에게 얘기했지만 아무도 제대로 듣는 사람이 없어 불만이었던 고객을 접하게 됐다.

그 후 그는 그동안 판매했던 PC들을 전량 회수하고, 결함 원인이 밝혀져 모두 해결되기 전까지는 단 1대의 PC도 만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눈앞의 매출이 날아가는 상황이었기에 회사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지만, 거스너는 IBM이 과거처럼 대충대충 하지 않으며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결국 IBM은 회사 안팎으로 작은 변화를 가져왔고, 거스너가 부임한 지 5년 만에 회사의 매출은 817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어쩌면 여러분의 기획력은 지금까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여러 가지의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훌륭한 기획자가 될 수 있다. 설령 현란한 기획서를 쓰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생각을 구성원들과 공유하여 잘 실행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 진희정 / 더 스토리 컴퍼니 대표, CEO 인터뷰전문 작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