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03.01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4] 창조력 자극하는 조직문화에서 경쟁력 꽃핀다 / 조직문화의 창조적 혁신 사례
  2. 2009.01.23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3. 2008.12.16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4. 2008.11.26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2009. 3. 1. 08:27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4] 창조력 자극하는 조직문화에서 경쟁력 꽃핀다 / 조직문화의 창조적 혁신 사례

[비즈니스 3.0 시대의 新무기 4] 창조력 자극하는 조직문화에서 경쟁력 꽃핀다 / 조직문화의 창조적 혁신 사례


새로운 사업분야를 새로운 방식으로 개척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생각해 내야 하고, 그런 활동의 토양이 되는 일을 마치 씨앗을 파종하듯 곳곳에 뿌려야 한다. 창조력을 자극하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글로벌 창조적 인재의 활용, 위험을 감수하고 실패를 인정하는 조직문화, 개방과 공유 등이 필요하다. 


영원한 창조의 원천, 사람에 투자하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항은 밤 11시 30분만 되면 페덱스 공항으로 바뀐다. 활주로에는 한 시간에 90대 꼴로 페덱스 화물을 실은 비행기가 전 세계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온다. 화물을 분류하고 적재, 배송 등을 담당하는 8,000여 직원들은 대부분 흑인이나 히스패닉으로 경제적으로 중하위 계층에 속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사무직뿐 아니라 비정규직 배달 직원에게까지 공평하게 최고경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2007년 1월 육상운송부문인 페덱스 그라운드 최고경영자로 기용된 데이비드 레브홀츠는 1976년 밀워키 지점에서 차를 닦고 물건을 나르는 비정규직으로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데이비드 브론젝 페덱스 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도 1976년 배달 직원으로 입사했지만 2004년에는 <포천>이 선정한 미국 최고의 경영인에 뽑혔다.

이같은 일이 가능한 것은 외부 직원을 스카우트하기보다 내부 직원에게 충분한 교육과 승진 기회를 부여하는 PSP(People, Service, Profit) 정책 덕분이다. PSP 정책은 직원을 가장 먼저 고려할 때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고 회사가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다는 창업주 프레드릭 스미스의 기업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창의와 도전의 씨앗을 뿌려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은 본사와 세계 각국 지사 직원들이 업무시간의 20%를 일상 업무가 아닌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창업 초기부터 ‘20% 룰'을 정해 모든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에 힘쓸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구글 스카이, G메일, 구글맵스, 구글뉴스 등이 20% 룰 프로젝트를 통해 성공한 사례다.

 

구글의 20% 룰은 사무실 복도에 있는 낙서판이나 온라인 게시판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직원들은 아이디어를 내고 이에 동참할 동료를 구한다. 비슷한 아이디어를 낸 수십, 수백 명이 함께 모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회사는 이 중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과 자금, 장비 등을 본격적으로 제공한다. 모든 프로젝트는 문서화해 그동안 진행된 내용을 구성원들이 모두 공유한다. 실패한 기록을 토대로 새 프로젝트를 진행해 성공한 경우도 많다.

구글뿐 아니라 3M도 창조의 씨앗을 뿌리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3M은 오래전부터 근무시간의 15%를 창의적인 연구와 실험활동에 할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 결과 ‘포스트잇'과 ‘마스킹 테이프(masking tape)' 등 최대 히트 상품이 탄생했다.


실패를 자산으로 활용하라

컴퓨터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NVIDIA)는 실패를 겸허히 인정하고 이를 자산으로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세계 3차원 그래픽 칩 시장에서 인텔을 꺾고 1위에 오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성공 원인을 ‘지적인 솔직함(intellectual honesty)'에서 찾고 있다.

엔비디아가 기업의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것은 혁신, 지적인 솔직함, 단합, 높은 업무 기준 등이다. 이 중 지적인 솔직함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스스로 솔직하게 실패를 인정하는 것, 둘째는 남들의 실패를 비난하지 않는 것, 마지막으로 실수를 자산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이유는 도전하기 때문이고, 무엇인가 창조하고 혁신하려면 당연히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라는 게 엔비디아 경영진의 생각이다.

 

엔비디아는 창업 초기인 1996년에 첫 제품 ‘NV1'을 내놓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그 과정에서 회사 구성원들이 서로를 비난하기 일쑤였다. 이 때 창업자인 젠슨 황은 “이제부터 누군가 잘못한 사람을 찾으려 하지 말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찾아내서 앞으로 나가자”고 역설했다. 그때부터 ‘지적인 솔직함'이 엔비디아의 핵심 기업 가치가 됐다.

지적인 솔직함 덕분에 엔비디아는 2002년부터 시작한 ‘SLI(Scalablee Link Interface)'라는 고난도 기술 개발 작업을 3년 만에 마칠 수 있었다. SLI는 한 대의 PC에 그래픽 카드 여러 장을 장착해 3차원 그래픽 성능을 기존 제품보다 두 배 가량 향상시키는 혁신적인 방식이다. 2005년 성공한 SLI는 엔비디아의 핵심 상품이 됐고 2008년 엔비디아의 칩 판매수량을 연간 6억 대로 끌어올린 주력 제품이 됐다.


창의성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미국 구글 본사 메인빌딩은 총천연색이다. 빌딩 사이에 위치한 광장에는 빨강, 파랑, 노랑 파라솔이 즐비하다. 구글 로고처럼 컬러풀한 파라솔 밑에서 구글러(Googler, 구글 직원)들이 점심을 먹는다. 옆 뜰에서는 비치발리볼을 하는 사람, 부메랑을 날리는 사람, 꽃밭을 가꾸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구글 본사의 메인 빌딩 입구에 들어서면 천장에 걸린 커다란 모형 비행기가 보인다. 복도 벽에 걸린 화이트보드는 낙서와 메모로 꽉 차 있다. 이 낙서판은 “낙서 속에 세상을 바꿀 만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말에 따라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구글에는 최고문화책임자(CCO)라는 직책이 있다. 스테이시 사비데스 설리번 CCO는 캐주얼한 복장으로 인디언 문양이 새겨진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며 일한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도 협력을 중시하는 구글의 조직문화를 만들고 이를 확산시키는 것이 CCO인 그가 맡은 임무다.

구글은 인종, 취미, 재능, 기술 등 배경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뽑는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은 물론 운동선수, 퍼즐챔피언, 산악인, 과학자, 의사 등도 많이 채용한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하고 그들이 더 많은 아이디어와 에너지를 창조하고 있다. 인재가 다양한 만큼 폭과 깊이가 어우러지는 ‘T자형 조직 역량'이 생긴다.

구글은 다양성 못지않게 조직 통합과 공유를 중시한다. 같은 팀 구성원으로서 서로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협력하는 환경과 풍토를 만들어 내고 있다. 개인의 창의성보다는 조직과 집단이 주도하는 ‘협업을 통한 창의성'이 구글 경쟁력의 핵심이다.


- 최명수 /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차장(한경닷컴 온라인뉴스국 증권팀장)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9. 1. 23. 23:56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2009년 기업경영 핵심 이슈 4편] 조직문화 관리와 조직창의성 / 나름의 크고 작은 창의성 실천으로 킬러앱(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하자


최근 많은 기업의 히트 상품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을 창출할 수 있다.


조직창의성의 의미와 유형

창조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떻게 하면 조직창의성을 높일 것인가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이란 개인의 개성이나 튀는 행동보다는 규율과 협력이 중시되는 곳으로 창의성과는 일부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충을 극복하고 조직의 질서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21세기 기업의 핵심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조경영은 어렵게 생각하면 끝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간단하다. 천지창조만이 창조라고 한다면 창조는 감히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남이 안 하던 방식, 나만의 색깔을 넣어서 조금만 새로운 측면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일종의 창조라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창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활동을 구분하는 유용한 도식이 있다. 영국 셰필드 대학의 박사과정 학생이었던 케리 운스워스(Kerrie Unsworth)가 미국의 저명한 경영학회 저널인 지에 발표한 논문 (2001)의 도식에 따르면 조직창의성은 자발적이냐 지시에 의한 것이냐, 닫힌 문제냐, 열린 문제냐의 기준으로 다음의 넷으로 나뉘어진다.

1) 기대 창의성(expected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로서 조직이 공식적으로 지시한 경우, CEO 지시에 의한 조직 차원의 대형 프로젝트
2)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상사의 지시에 의해 수행하는 경우
3) 기여적 창의성(contributive creativity): 단순하고 정형화된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4)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 정형화되지 않은 광범위한 과제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려고 노력하는 경우

 

과거 우리 기업은 주로 위로부터 내려오는 지시에 따른 창의성 발현에서는 탁월한 성과를 거둬 왔다. 특히 기대 창의성의 경우 CEO의 의지를 받아들여 전사 차원에서 형성된 T/F가 제한된 시간 내에 핵심 과제를 성공시키고 이를 통해 기회 선점을 주도하는 것은 우리 기업만의 독특한 강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창의성의 유형이 경영진의 지시에 의한 것보다는 밑으로부터의 자발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GE, 구글, 애플의 히트 상품들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 창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영진이 방향을 제시하고 전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밀고 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면에서 우리 기업의 문제점은 창조적 역량이나 추진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아이디어 창출 및 실행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문화 관리 전략

결국 향후의 조직문화 전략은 어떻게 하면 ‘반응적 창의성(responsive creativity)'을 ‘적극적 창의성(proactive creativity)'으로 확대 발전시킬 것인가에 달려 있다. 작은 개선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틀을 뛰어 넘는 파격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이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조직은 작은 창의성에서 큰 창의성까지, 그리고 참신한 발상에서 현실적 문제 해결과 성과 창출을 위한 실행력까지 다양한 창의성의 스펙트럼을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창의성의 발원지가 조직의 상층부만이 아니라 전 계층으로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의 제안과 실행은 소수 엘리트만이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은 조직창의성 구현에 큰 걸림돌이 된다.

 

물론 회사의 전략적 초점을 받는 큰 창의적 프로젝트에 모두 다 참여할 수는 없다. 각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디즈니의 경우 테마파크의 기획, 캐릭터 창출 등 전략적 과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달리, 시설/안전관리, 고객 대응 등을 담당하는 일반 직원의 경우는 엄격한 규정과 매뉴얼의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직원들도 자기 직분 내에서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이들은 작은 창의성, 특히 상사가 지시하지 않은 자기 업무의 독자적 차별화, 즉 기여적 창의성(contributory creativity)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직원이 나름대로 크고 작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규모가 큰 조직창의성이 구현되려면 조직의 풍토 자체가 창의적이어야 한다. 대문호가 나오려면, 개성 있는 아마추어 작가군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이백과 두보를 낳은 성당시대(盛唐時代)에 내로라하는 시인만 1만 명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조직원이 일사불란하게 군기가 잡혀 있는 상황에서 특정 연구실, 특정 조직만 경이적인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창의성이 존중받고 박수받는 조직 풍토, 프로와 아마추어가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 창의적 성과를 달성한다.


작은 창의성 실천에서 킬러앱 창출로

“나폴레옹의 군대에서는 졸병도 나폴레옹이 된다”라는 격언이 있다. 이것은 나폴레옹이 병사들을 지시에 복종하기만 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지 않고 전략과 전술의 실행자로 존중했음을 의미한다. 회사의 전략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임직원을 만들려면, 우선 회사의 중요 정보가 소통이 되어야 하고, 임직원이 도구가 아닌 주체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조직행동론에서는 임직원 간 관계의 질, 상호 존중, 긍정적인 조직 분위기가 창의성의 전제조건이라는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킬 커다란 창의성은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실천하는 작은 창의성,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전반적인 조직 풍토에서 나온다. 서로 나누는 말 한마디, 서로의 좋은 측면을 보고 인정과 격려를 나누는 분위기가 세상을 놀라게 할 킬러앱(킬러 애플리케이션: killer application)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 김은환 /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16. 01:38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개인과 조직의 핵심 경쟁력 ‘토론’, 제대로 잘하고 계십니까?

우리 사회에 토론 열풍이 불고 있다. 각종 사회 이슈를 다루는 TV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었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곳곳에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열띤 공방이 오간다. 그러나 한 사회의 토론문화는 그 사회가 얼마나 성숙한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는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하겠다.

개인에게 있어서도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을 잘하는 법을 알아보자.


토론, 논리적 사고와 표현이 핵심

우리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문제를 타인과 정보를 공유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등의 상호 협력을 통해서 해결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교류의 기본 수단으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 바로 ‘토론'이다.

 

토론은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역량 향상이라는 교육적 효과도 있다. 평소에 우리는 토론을 함으로써 논리적 사고력과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자료조사 및 분석방법도 배울 수 있다. 또한 토론은 문제의 대상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게 해준다. 학교나 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워크숍 등을 통해 토론회를 자주 갖는 것은 토론의 이러한 교육적 효과 때문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각종 토론회가 성행하고 있으나, 제대로 격식을 갖춘 생산성 있는 토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을 내세워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의'가 토론이라고 하면, 우리는 아직 토론의 진수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토론, 잘못된 습관부터 바로 잡자

다수의 의견을 통해 바람직한 합의를 이끌어 내 보겠다고 기껏 마련한 토론회장에서 참가자들이 억지 주장을 앞세우며 상호 비방을 서슴지 않는가 하면, 현란한 말재주를 뽐내느라 알맹이도 없는 변론만 길게 늘어놓는다.

특히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참가자들이 이성보다는 감정을 앞세워 말싸움을 벌이는 모습은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렇듯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토론에 실패하는 사람의 유형을 통해 잘못된 토론 습관부터 바로 잡자.

⊙ 논점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 : 논점을 여러 개 내놓아 토론의 초점을 흐리는 사람이다. 이 같은 유형은 일상적인 논의와 회의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새로운 인력 충원시 집단 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되, 출신학교는 공개하지 말자”라고 한다면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진다. 논점을 명확히 정리해 하나씩 차례대로 처리하는 습관을 기르지 않으면 토론 시간이 길어지고 별 진전 없이 서로 공박만 하다가 끝나게 된다.

⊙ 서론을 지루하게 늘어놓는 사람 : 서론이 끝나지 않으면 본론을 시작하지 못하는 유형이다. 이런 태도를 고치려면 처음부터 결론을 말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발표를 할 때는 우선 앞부분에 목적과 목표를 명시하자.

⊙ 질문과 자기 주장이 불분명한 사람 : 자기 주장만 지루하게 펼치는 사람이다. 자기 주장을 늘어놓는 일에 열중한 나머지 상대편에게 질문하는 것을 깜빡 잊고 있기도 한다. 특히 토론에서 반론을 펴야 하는 시간에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 : 감정에 치우치는 사람은 논쟁에서 패배하게 마련이다. 토론은 어디까지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지적인 게임이다. 논쟁에 강한 사람이란 바로 상대편이 어떻게 나오든 감정의 변화 없이 냉정하게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사소한 일에 질색하고 맞서는 사람 : 화를 내기 시작하면 이미 논쟁에 패한 것이다. 상대를 공격하는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상대의 공격을 적절하게 받아 내는 기술이다. 평소 꾸준한 훈련을 통해 순발력을 키우고 담력을 쌓아야 한다.

⊙ 상대방을 조소하는 사람 : 예리하게 취약점을 지적당하면 자신을 옹호하기 위해 상대편에 대해 비웃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토론의 예절에서 크게 벗어나는 실례가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토론자로서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공격을 받을 수 있다. 토론자로서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면 그 사람의 주장도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

똑같은 농담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 듣는 사람을 박장대소하게 만들기도 하고, 엉뚱하고 심심한 이야기로 들리기도 한다. 같은 내용인데도 어떤 사람이 말할 때는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오는가 하면, 다른 누군가가 말할 때는 지루하고 고리타분하게 들린다.

말재주는 타고나는 능력이라거나 인기 비결 중 하나 정도로 생각하던 시대는 지났다. 세상은 사람들에게 면접, 회의, 토론 등과 같은 상황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라고 강요한다. 따라서 제아무리 아는 것 많은 인재라 해도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논리적으로 설득력 있게 말을 잘하는 토론 능력이야말로 인재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가 되었다.

기업의 전략적 사고도 역시 ‘토론'을 통해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논리적 사고력을 갖추고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토론의 기술'은 자신을 남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이다. 토론을 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토론의 기본은 듣기와 말하기이다. 토론을 잘하려면 먼저 제대로 듣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

상대가 하는 말을 중심 내용과 보조 내용으로 잘 구분해서 듣되, 내용이나 전달 방법, 근거 자료나 표현 방법 등이 정확하고 적절한지 등을 잘 따져 들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반론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말하려면 평소에 효과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철저히 해야 한다.

말하기의 계획, 준비, 실행이라는 화법의 절차를 잘 연습해 두어야 토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듣기와 말하기라는 기본 자세를 다졌다면, 이제 토론에서 이기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을 살펴보자.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상대의 허점을 찾는 방법을 익히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토론 능력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게 된다.

⊙ 토론의 3요소를 공격하라
토론은 사실, 논거, 주장의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추어질 때만 완전해진다. 따라서 상대의 논리를 무너뜨리려면 이 3요소 가운데 하나를 무효로 만들면 된다. 사실이 객관적인가, 자료에 전문성이 있는가 등 상대가 내놓은 사실의 허점을 지적하거나, 객관적으로 정의되지 못한 용어를 잡아내 문제 삼으면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상대의 잘못된 논거를 공격하려면 사실에 대한 해석이 올바른지 확대 해석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면 좋다.

⊙ 논리적 허점을 공격하라
토론에서는 최선의 방어도, 최선의 공격도 논리적 엄밀성에 있다.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용어, 논점, 추론 방식, 논의 전개 방법 등이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자기 논리의 취약점을 얼버무리기 위해 별 관계가 없는 논점을 드러내거나, 무심코 논점을 벗어나는 경우 이 점을 지적해 상대의 기세를 꺾는 것이 좋다.

⊙ 적극적으로 반격하라
논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은 내 주장을 증명하고 상대의 반대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때 사실의 정확성과 권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내 주장에 대해 상대가 “우리 조사에 의하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공격해 오면, 거꾸로 상대편에게 “조사 방법, 담당자, 결과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 다음 조사 결과의 정확성과 권위에 도전하여 반격해야 한다. 상대편이 통계 수치를 증거로 내세우면 “누가 만든 데이터인가, 그는 전문가로서 신뢰할 수 있는가” 등을 확인한다.

만일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해 오면 잠자코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일단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간단하게 대꾸하며 듣기만 하다가 상대가 냉정을 되찾으면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 상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상대편의 자존심과 열등감을 공격해야 할 경우에는 남의 일인 것처럼 표현하거나 비슷한 예를 들어 설명한다.

[ Tip. 토론을 잘하려면 ]

토론을 잘하기 위해 평소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먼저,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언제나 정신을 집중해 듣고, 적절하게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방 의중을 확인하고, 내가 모르는 사실을 자세히 알아내야 한다.

다음으로 발언할 때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말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되 설명과 설득 기법을 발휘한다. 연역법, 귀납법, 추리법, 유추법, 변증법, 분류 및 통합, 문제해결법, 삼단논법 등 논리적 표현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자기 주장을 강력히 내세우려면, 또는 상대방 주장을 논리적으로 논박하려면 타당하고 적절한 증거와 논거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뉴스, 정보, 아이디어, 화제, 자료 등을 폭넓게 수집해 놓아야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토론에 임하기 전에는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해야 한다.

이밖에도, 평소에 교양있게 말하는 법을 익히고, 기회 있을 때마다 토론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또 어휘력을 기르고 정확한 발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마지막으로 생각은 어질게, 말은 쉽게 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 전영우 /
수원과학대 교수이자 수원대 인문대학 명예교수이며, KBS 아나운서실 실장과 한국화법학회 회장, 국립국어연구원 국어문화학교 강사를 지냈다. 저서로 <전영우 박사의 토론을 잘하는 법>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1. 26. 22:27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편] 게으른 천재는 없다 / IQ 115 범인(凡人)들의 반란이 천재보다 위대한 이유 


창의적인 사람들은 성격상 게으름을 피우기보다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기업이 창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일을 즐긴다. 지시를 받아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성과물 또한 온전히 그들의 보람과 자부심이 된다.

기업과 조직을 움직여 가는 충성심이자 주인의식인 팀워크도 그렇게 모인다. 창의성은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지루하고도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IQ 115의 범인(凡人)들도 개인과 조직의 동반 성장을 목도하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으로 사람을 평가하는가. 우선 직장, 학력, 경력, 외모, 나이, 집안 배경 등 눈에 보이는 요소들이 작용한다. 처음 만나 명함을 교환하고 출신지와 출신학교를 묻는 이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저절로 알게 되는 요소들이 있다. 성격, 자세, 성실성, 긍정적인 사고, 적극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리는 특정인에 대한 최종적 평가가 전자보다는 후자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100%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70∼80% 이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준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요즘 기업들은 인재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위에 열거한 덕목들 외에 창조적 역량을 꼽고 있다. 창의성이라는 개념이 경영학계에 등장한 것이 불과 30여 년이고 보면 이제 와서 강조되는 현실을 알 법도 하다.

창조와 혁신의 차이

기업에서의 창조는 상업적 의미로 제한된다. 예술이나 과학과는 달리 기업이 아이디어를 활용해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유용성을 가져야 한다. 해당 기업의 정체성을 가미한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하버드대학의 애머빌 교수는 창조를 “독창적이고(Original) 유용하며(Useful), 실행 가능한(Actionable)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에모리대학교의 페리 스미스 교수는 “새로운 혁신적 아이디어나 기존 방식의 재해석을 통해 업무 수행상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조와 혁신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서로 다른 것이다. 창조는 아이디어의 창출 자체를 의미하는 반면 혁신은 사업화가 실행되어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사업화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혁신인 것이다. 창조는 개인 수준에서도 가능하지만 혁신은 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과정이라는 견해도 있다. 창조가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지만 창조가 반드시 혁신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 창출 능력과 실행 능력은 엄연히 별개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제록스의 팔로알토연구소(PARC)는 데스크톱 PC, 마우스, GUI(Graphic User Interface :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입출력 등의 기능을 알기 쉬운 아이콘을 이용해서 그래픽으로 나타낸 것), 레이저프린터 등 역사에 남을 창조적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하지만 제록스는 이 컴퓨터를 상용화하는 데 실패했다. 연구소는 다른 부서의 협력을 이끌어 내지 못했고 마케팅 부서도 설득하지 못했다. 결국 제록스는 이 컴퓨터를 창고에 방치한 채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용 워크스테이션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나 1980년 팔로알토연구소를 방문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달랐다. 잡스는 제록스의 기술이 미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몇 년 뒤 애플이 내놓은 매킨토시는 전 세계시장을 석권하며 잡스를 일약 세계적인 기업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창조성은 훈련의 영역

그렇다면 어떻게 창조성을 키울 수 있을까. 창의적인 인물은 따로 있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흥미있는 한 가지 연구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은 지난 1921년부터 무려 한 세기에 걸쳐 IQ(지능지수)와 창조성의 상관관계를 연구해 오고 있다. 청소년기에 IQ를 측정한 실험 대상의 전 생애를 추적하는 방식이다. 아직 목표 연구기간인 100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스탠포드대학은 몇 년 전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창조적 성과를 내기 위한 IQ는 115∼120 수준으로, 그 이상을 넘어도 IQ와 창조성의 상관관계가 더 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지능지수는 107 정도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결국 천재나 준재가 아닐지라도 세상과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창조성은 선천적인 능력이 아니며 후천적인 학습에 의해 얼마든지 발현될 수 있다는 게 최근 학계의 주류 학설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창조적 활동은 천재의 영역이라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1950년대 이후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면서 후천적 노력을 통해 창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실제 월트 디즈니는 평소 ‘용불용설(用不用說)'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자꾸 사용하면 역량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당연히 훈련도 가능하다.

미국 버팔로대학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창조성을 체계적으로 훈련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아이디어 차이는 최고 1.7배까지 벌어진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차이의 대부분을 생산적 아이디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독한 천재'라는 표현도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밖에 없다. 천재들의 예술작품도 결국은 그 사람이 접촉했던 수많은 사람들과의 상호관계에서 나왔다고 봐야 한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것으로 알려진 바티칸 시스틴 성당의 천장 벽화는, 사실 13명의 화가들이 협업을 통해 완성한 것이었다. 불세출의 스타인 비틀즈도 팀 내부에서 벌어진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기에 음악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한다.


게으른 천재는 없다

물론 창조적 사고를 배양하는 데는 고통이 따른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가만히 혼자서 침잠의 시간을 가져 보라. 선인들이 면벽 참선을 하는 것처럼…. 처음에는 ‘생각'을 생각한다. 나중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다음엔, ‘생각할 수 없는 것'까지 생각해야 하는 게 상상의 세계다.

더욱 고민스러운 것은 생각의 양에 비례해 ‘생각해 보지 않은 세계'가 계속 팽창한다는 점. 그래서 생각을 쥐어짜 내는 창조는 고통으로 가득차 있다. “천재는 99%의 노력으로 이뤄진다”는 에디슨의 얘기는 고통에 찬 비명일 뿐이다. 세상에 ‘게으른 천재'는 없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성격상 게으름을 피우기보다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은 놀랍도록 빠른 속도로 대작을 만들었다. 모짜르트와 피카소는 다작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발자크와 디킨스는 매달 소설 한 편을 창작할 정도로 정력적으로 글을 썼다.

기업이 창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대부분 일을 즐긴다. 지시를 받아 떠밀려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성과물 또한 온전히 그들의 보람과 자부심이 된다. 그래서 즐기는 사람한테는 못 당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기업과 조직을 움직여 가는 충성심이자 주인의식인 팀워크도 그렇게 모인다. 결론적으로 창조력(창의성)은 후천적으로 개발이 가능하지만 지루하고도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른다. 하지만 일단 배양된 창조력으로 일을 시작하면 금전이나 명예보다도 훨씬 내적으로 충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를 통해 IQ 115의 범인(凡人)들도 개인과 조직의 동반 성장을 목도하며 세상을 바꿔 나갈 수 있는 것이다.


- 조일훈 /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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