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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19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 2008.12.17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3. 2008.12.17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4. 2008.12.16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8. 12. 19. 00:25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4편] 2009년 국내 경제 전망 및 종합 / 이제 위기의 돌파구는 안에서 찾아야 한다


2009년 한국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내수침체로 인한 장기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2009년 중 한국 경제 심각한 경기침체 예상

4분기 이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위기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 경제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었다. 유가가 급락하면서 물가상승세가 꺾이고, 월별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였으나, 경기는 급랭하였다. 연중 두 자릿수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출은 10월에는 8%대로 둔화되더니, 11월에는 18%나 감소하였다.

내수도 부진의 골이 깊어졌다.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10월 중 소비재 판매는 2003년 신용카드 사태 이후 최대 폭인 3.7%나 감소하였다. 또한 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미분양 문제 등 주택 경기침체로 건설 투자는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동반 부진 양상을 나타내며 경제 성장률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8%에서 4분기에는 1% 이하로 추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대 초반으로 하락

2009년 중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으로 내수가 위축되는 한편, 세계 경제의 악화로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금리 상승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확대시켜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주가 하락은 경제 주체의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역(逆)자산 효과로 소비여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2006년 이후 펀드 등 간접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주식투자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점차 상승하여 주가 하락이 내수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의 외채원리금 상환부담을 증가시킨다. 국내 민간기업의 대외채무는 2008년 6월 말 현재 1,088억 달러로 기업 외채가 급속히 늘어나기 이전인 2005년 말에 비해 60% 이상 증가하였다. 이로 인한 환율 상승은 기업의 투자 자금 확보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9년 한국 경제는 2000년대 들어 세 번째 경기침체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2001년에 ‘세계 IT버블 붕괴'라는 대외 충격으로 첫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급락하는 대외 여건의 악화로 한국 경제는 수출이 급감하면서 경제 성장률이 3.8%에 그쳤다. 또한 2003년에는 ‘가계버블 붕괴'에 따른 후유증으로 두 번째 침체를 경험하였다. 가계 빚으로 신용불량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가계 부실이 급증하면서 소비가 1.2% 감소하였다. 이러한 내수 충격으로 경제 성장률은 3.1%로 하락하였다.

2009년 한국 경제의 대내외 여건은 두 차례 경기침체 시기의 복합형이라 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적으로는 2003년의 ‘가계버블 붕괴'와 같은 충격은 아니지만, 내수는 장기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일자리 창출 수가 평균 1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소비여력이 약화되고 있고, 660조 원에 달하는 가계 빚이 소비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의 다른 축인 투자에 있어서도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기업의 보수적인 경영 형태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경제 성장률은 3.2%로 예상된다. 세계 경제 둔화로 그동안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되면서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08년 6.0% 포인트에서 2009년에는 3.4% 포인트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중 2.1% 포인트에서 0.6% 포인트로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 활성화 대책에 기대

전반적인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대를 걸만한 희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의 개선이 예상되는데, 이에 따라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축소되어 금융 부문의 극심한 불안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또 물가 급등세도 진정되어 소비여력의 확대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도 있다. 특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도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건설대책', ‘경제난국 극복 종합대책' 등 금융 불안 완화와 실물경기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한 이후 일본, 중국과도 통화스왑을 추진하는 등 외화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금융권에 원화 공급을 확대하여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11조 원의 공공지출 확대, 3조 원의 세제 지원 등 총 14조 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경기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09년 예산안을 기존 안 대비 10조 원 증액된 283.8조 원을 새로 편성하였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2009년 재정적자 규모는 21.8조 원으로 GDP 대비 2.1%가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 규제완화, 투기지역 해제, 양도세 감면, 전매제한 완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기지역 해제로 금융규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발표된 대책을 포함하면 총 33조 원을 경기부양을 위해 투입하게 된다. 정부는 다양한 경기 활성화대책을 통해 경제 성장률을 1% 포인트 상승시키고, 취업자 수를 7~8만 명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대책이 경기부양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않을 경우 대규모 국책사업의 추진 등 추가적인 재정 확대가 예상된다.

금융위기의 전 세계적 확산과 실물경제로의 빠른 전이라는 현 상황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충격이다. 충격이 큰 만큼 과거의 틀에 구애받지 말고 과감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참신한 발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금융 부문에 유동성 확보와 동시에 금융기관의 자금중개기능을 복원하여 가계 및 중소기업 등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자금을 수혈받도록 해야 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여 신속하게 필요한 부문에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집행도 서둘러야 한다.

한국은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가계와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였지만, 대외환경 호조에 힘입은 바도 컸다. 이제는 돌파구를 안에서 찾아야 한다. 규제개혁, 감세,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공급 능력을 확대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책들은 단기적으로는 경기 활력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해 줄 것이다. 내우외환의 충격을 내적 체질 개선으로 극복해야 한다.





- 황인성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4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3편] 업종별 전망 / 조선은 숨 고르기, 반도체는 경쟁력 강화 계기, 어렵지만 더 멀리 보자!

2009년 휴대폰, 반도체, 가전 등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 5년간 호황을 누렸던 조선업은 이미 숨고르기에 들어갔으며,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되는 등 전통 주력 산업은 전망이 좋지 않다. 반면,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낮은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반도체는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IT산업, 전통 주력 산업, 서비스산업의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금융위기 여파로 부진 예상

2009년 업종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신흥국 및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세계 경제의 동반 침체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조선 등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군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시장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전망이다.

 

세계시장에서는 이미 대형 TV와 휴대폰, 자동차 등 각종 소비재의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소비재에 이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석유화학 등의 부품소재도 판매가 격감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동시 불황에 빠지면서 물동량이 줄자 조선의 신규 발주도 거의 실종되었다. 이전의 경기침체와 달리 금융위기에 따른 신용경색이 나타나면서 주택과 자동차 등 금융을 융통하여 물건을 구매하는 고가 제품의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판매부진은 신규 투자의 의욕을 꺾어 그렇지 않아도 부진한 경기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산업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성장해 왔다. 반도체, 조선, 건설 등 현재의 주력 산업은 대부분 불황기에 오히려 투자를 늘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인재를 양성하여 호황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통해 선두그룹으로 부상해 왔다. 경기침체라고 해서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한국 산업의 위기극복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할 때이다.

IT, 전통 주력, 서비스의 3개 업종군으로 나누어 2009년 업종별 전망을 살펴보자.


전반적인 부진, 기업별 명암이 뚜렷해지는 IT산업

정보통신,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등으로 구성된 IT산업군은 수요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업체별 경쟁력에 따라 명암이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휴대폰을 중심으로 한 통신기기는 세계 경기둔화로 인해 수출 성장률이 둔화되겠지만 국내 제품의 품질 및 비용 경쟁력 개선을 배경으로 2009년에도 2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9년은 3세대 휴대폰 및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린터를 제외한 대부분 품목이 수출 감소를 경험한 정보기기부문은 2009년에도 생산 및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내수시장에서는 넷북 등 저가 제품의 판매가 증가할 전망이다.

반도체산업은 시장여건이 좋지 않지만 경쟁사의 설비투자 축소로 공급과잉이 다소 해소되면서 국내 업체의 수출이 5%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영업이익, 투자, 공정기술력 등에서 앞서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전산업은 평판 TV의 성장 모멘텀 약화로 전년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다. 2007년까지 5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LCD TV는 보급률 진전과 세계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08년에는 23%, 2009년에는 1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기로 시작된 실물경기 침체로 TV 수요가 감소하면서 2009년 세계 LCD TV 수요는 당초 1억 3,000만 대 수준에서 1억 대를 약간 넘기는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해 오던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2009년부터 성숙기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 온 노트북 PC, LCD 모니터, 평판 TV가 성숙기에 진입하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미흡하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는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60% 이상의 비중(대수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2009년 세계 평판디스플레이 패널의 성장률(금액기준)은 1.3%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운 시기를 맞은 전통 주력 산업

2003년 이후 5년간 계속된 발주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던 조선업은 2009년부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수주 급증 현상이 이미 2008년부터 반전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2009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수주를 기록했던 2006~2007년의 계약분이 본격 인도되면서 수출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여건 악화와 원자재비용 증가, 원료공급 차질 등으로 일부 중소형 조선소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자동차산업은 내수와 수출의 동반 침체가 우려된다. 유가 급등과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전 세계 자동차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판매 급감과 신용경색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미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구제금융지원에 목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회복과 고용 확대를 주장하는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미 자동차산업의 경쟁과 무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정부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정지원과 한·미 FTA 재협상 요구 등으로 한국 자동차산업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석유화학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하강과 중국의 경제성장률 감소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동산 저가제품의 출시 본격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에게 2009년은 원가절감과 수출선 다변화 및 체질강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비스산업의 부진 심화도 우려

미국의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기둔화가 실물 부문에 본격적으로 파급되면서 2009년 유통산업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예정이다. 이미 미국의 가전양판점 ‘써킷시티'가 파산보호신청을 냈고 불황기를 맞아 대부분의 업체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단, 경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한 인터넷쇼핑이나 편의점은 저가격과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무기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불황기를 맞아 유통업체들이 어떠한 마케팅을 펼칠 것인가가 2009년 유통산업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건설부문은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완화와 SOC 예산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에 힘입은 해외건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겠지만 원유가격 하락과 경쟁심화로 증가율이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업계 재편에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

글로벌 경기침체는 종종 세계적인 차원의 업계 재편을 후폭풍으로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자동차,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가치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경쟁사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향후에 이어질 업계 재편을 미리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복득규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7. 20:12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2편] 세계 경제 / 국제 경제 공조로 금융위기 여진 극복에 힘쓰는 한 해


2009년 새해를 앞두고 세계 경제계는 암울한 전망을 쏟아 내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2008년 세계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위기의 정점은 한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과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전개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경기침체 본격화

세계 경제는 2007년까지 ‘고성장-저물가'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2008년 들어 고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저물가 기조가 깨지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성장세마저 급격히 둔화되었다. 이로 인해 2008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의 3.7%에서 2.7%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지배하는 암울한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시작된 금융위기는 2008년 그 강도를 더해 가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 상태로 몰아넣었다.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 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금융위기의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여진과 뒤이은 실물경기 침체는 2009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경제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 경제권이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흥개도국의 경우 금융위기와 선진국 경기 하락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될 것이다.

이에 따라 2009년 세계 경제는 IT 버블 붕괴 시보다 낮은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기관과 투자은행들은 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져 세계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정부가 국제 공조를 통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하고 있고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정부의 역할이 중시되는 국가자본주의가 득세

내년에도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금융시장의 축소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감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저금리 시대에 레버리지(Leverage)를 활용하여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자산의 버블을 형성하고 신흥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에 크게 기여했던 선진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반대로 레버리지 축소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09년에는 선진국에 이어 신흥시장에서도 자산 디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극복과 경기부양을 위해 국가의 시장 개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어림잡아 내년 한 해 동안 약 6조 5,000억 달러 이상의 국가 예산이 주요국 정부에 의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기능이 약화되면서 국가의 역할이 커지는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가 한동안 득세할 것을 의미한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규제 완화와 신자유주의의 물결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주요국들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의 국유화 조치를 지속하고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2008년 미국 선거는 세계 경제 변화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오바마와 민주당이 승리함에 따라 정부의 시장개입이 증가하면서 소위 ‘국가의 귀환'을 촉진할 것이다. 이는 구제금융이나 경기부양 외에도 금융시장 개혁, 의료보험 확대 등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민주당과 오바마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고 비판하고 있어 FTA 협상은 지연되고 통상 마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하개발어젠다(DDA : Doha Development Agenda) 협상이 결렬되어 새로운 다자 간 통상질서의 수립이 지연되는 가운데 세계 경기의 둔화는 통상질서의 혼란과 함께 세계 교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실물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M&A나 그린필드형 투자(새로운 기업을 세우거나 기존 설비를 늘리는 투자) 등 글로벌 기업 활동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외교안보정책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에 기반한 민주당의 전통적 정책기조에 따라 다자주의로 전환되겠지만 미국의 국익을 위한 일방주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흥국 위기 발생 가능성 경계해야

그동안 미국과 더불어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해 왔던 중국 경제는 2009년에 감속 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경제 불황으로 수출이 위축될 것이고, 이는 지난 수년간 중국의 고도성장을 이끌어 왔던 과잉 투자의 조정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8% 성장률을 고수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4조 위안에 이르는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여 내수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신흥국들은 선진국 자본의 이탈로 주가와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국가부도 위기를 맞고 있으며, 아이슬란드, 헝가리, 우크라이나, 파키스탄 등은 이미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내년에도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신흥국의 리스크는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 중 동유럽 지역이 금융위기에 가장 취약할 것으로 평가되며, 금융 불안은 신흥시장의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져 선진국 경제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을 거쳐 신흥국으로 전이됨으로써 결국 세계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2008년 들어 높은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은 2008년 7월 이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실물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와 투기 자금 이탈이 주된 원인이다. 2009년에도 세계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향 안정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금융체제 개혁을 둘러싼 논의는 난항 예상

미국발 금융위기가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괄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대되면서 세계적 차원의 공조와 개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논의는 기존의 G7이 아닌 G20에서 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주요국의 협력과 향후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혁이 주된 논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 금융질서의 재편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유럽이나 중국, 러시아 등의 요구에 맞서 미국은 기존 지배력의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므로 혁신적인 변화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김득갑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2008. 12. 16. 00:41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9년 국내외 경제 전망 1편]
최근 국내 경제 흐름 / 수출 경기 둔화, 내수부진 등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



2008년 4/4분기 국내 금융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이다. 원/달러환율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과 상승폭이라는 기록을 오갔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도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국내 금융시장 불안정성 지속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2008년 4/4분기 들어 환율과 주가를 포함한 제반 금융변수들의 변동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10월 16일 1,373원으로 전날보다 133.5원 올랐는데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고치였다. 10월 30일에는 1,250원으로 177원 떨어졌는데, 이것은 10년 10개월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피지수 역시 10월 16일 1,213.78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126.5p 떨어져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10월 30일에는 1,084.97로 전날보다 115.75p 올랐는데 이 역시 사상 최대의 상승폭이었다.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도가 증대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국채(5년물)의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파산스왑-거래를 보증하는 채권) 프리미엄과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2008년 10월 27일 각각 699bp와 79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12월 5일 현재 각각 415bp와 517bp를 기록하고 있다.(BP: Basis Point의 약자로 0.01%, 즉 만분의 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되자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제 금융시장 및 해외 언론의 시각도 부정적으로 변했다. 무디스와 S&P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2008년 10월 들어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용등급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유력 언론들도 한국의 금융위기 전염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위기감이 확대 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개별 금융시장 동향

자금시장: 외화 및 원화의 유동성 경색 심화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면서 외화 및 원화 자금시장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10월 이후 통화 스왑금리가 0% 아래로 떨어지는 등 외화 차입 여건이 악화되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은행의 국내 자금조달 여건도 나빠졌다. 회사채금리(3년 만기, AA-)는 12월 들어 8.9%까지 올라가면서 지난해 12월 평균 6.73%에 비해 2.17%p 상승했고, 국고채와의 금리 격차도 3%p 이상 확대되었다.

 

이와 같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경색은 상당 부분 국내 은행들의 단기 외화 차입 확대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해외 언론에서 외화 부족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제기한 탓도 크다. 국내 은행들은 2006년 이후 조선사 및 해외펀드의 환위험 헤지 수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단기 외화 차입을 크게 늘렸다. 그런데 글로벌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채무의 만기 연장 및 차환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해 달러 확보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은행의 유동성 부족설이 확산된 것이다.

한편 10월 이후 미국과 EU 등 주요 국가들이 금융기관의 해외 발행 채권을 지급 보장하거나 부실 은행을 국유화하는 등 신용 리스크 축소에 나서는 과정에서 국내 은행들의 대외 채무를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한 면도 있었다.

이 같은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당국은 외화 및 원화 유동성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국내 은행의 대외 채무에 대해 향후 3년간 정부가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국내 은행이 해외 자금을 조달할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은행과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왑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원화를 대가로 미국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은행채를 공개시장조작 대상증권에 포함하여 은행채의 신인도를 높임으로써 은행의 원화 유동성 개선을 유도했다. 정부 당국은 1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도 조성하여 은행 이외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발행한 금융채 및 회사채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시장: 원화 가치 급락 및 변동성 확대
원화 가치는 2008년 12월 5일 현재 2007년 말보다 36.6% 하락해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유로화 및 파운드화의 하락폭을 크게 웃돌았다. 원/달러환율의 변동성은 2008년 상반기 0.65에서 하반기에는 1.83으로 2.8배나 확대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요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성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원화 가치의 급락은 외국인의 투자 자금 대거 유출에 기인한 바 크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본격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을 순매도하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대거 이탈했다. 2008년 초부터 12월 5일까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는 373.6억 달러로 2007년 순매도 규모(292.6억 달러)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이 2008년 중 한국에서 회수한 주식투자자금은 일본 등 아시아 7개국 전체 회수액의 37.4%를 차지한다.

한편 달러 유동성 축소에 따라 현물환시장이 위축된 것이 최근 원/달러환율 급등락의 다른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8년 10월의 일평균 현물환 거래 규모는 43.5억 달러로 9월 평균 거래액(77.2억 달러)의 56%에 불과한 수준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된 상황에서 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른 투신권의 선물환 매수와 달러 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환율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주가 급락과 약세 지속
2008년 12월 5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연초보다 45.8% 하락했으며, 시가총액도 528.4조 원으로 연초보다 44.4% 감소했다. 국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미국 및 유럽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 상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 목적과 함께 국내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12월 5일 현재 외국인 보유액은 153조 8,694억 원으로 지분율이 29.1%로 하락했다. 그러나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 내며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함으로써 주변 신흥국에 비해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으로 파급되면서 취약 부문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장금리 상승은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및 가계대출 등의 부실화를 일으킬 수 있으며, 원/달러환율이 올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면 내수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편 주가 하락이 장기화되면 역자산 효과(주가하락이 소비 및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되는 현상)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내수부진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현재의 금융불안이 취약부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실물경제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내릴 필요가 있다.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대출의 부실 위험
2007년 이후 미분양 주택이 늘고 신규 주택 건설도 위축되면서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06년 말 10.4%에서 2007년 말에는 11.6%로 높아졌고, 2008년 9월에는 17%로 더욱 높아졌다. 여기에다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고 대출금리마저 상승하면서 부동산 PF 대출의 연체율 급등 및 저축은행의 대규모 부실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실화는 일부 중소형저축은행에 해당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일반은행 및 저축은행의 PF 대출 규모는 2008년 6월 말 현재 60.1조 원으로 총대출의 5.3%에 불과하다. 그러나 자금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이에 따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 전반의 채권 및 CP차환이 어려워짐으로써 부동산 관련 부실이 모든 금융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

정부 당국이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 부동산 PF 대출을 매입하기 위해 1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것도 신용경색이 금융시장 및 부동산 관련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
2008년 6월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이 660.3조 원인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계속 올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은행의 국내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리가 1%p 오를 경우 고정금리 대출분을 고려한 가계의 실질 이자부담액은 5.9조 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위기로 인한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가계부채의 부실화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에서 37%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각종 건전성 규제의 사전 도입 등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권 LTV(Loan to Value: 담보인정비율)는 47.9%(2007년)로 70~80% 수준인 미국과 영국보다 훨씬 낮으며, 2006년 DTI(Debt to Income: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추가 도입되면서 가계 건전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의 약정만기가 장기화되고 분할상환 방식이 늘어난 것도 부실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자금 사정 악화
2008년 4/4분기에 들어서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사정이 급격히 경색되었다. 한국은행의 <2008년 10월중 기업 경기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10월 자금 사정 BSI(Business Survey Index)는 68로 9월(75)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수치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소기업 연체율 역시 상승하고 있어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2007년 말 1.1%에서 2008년 9월에는 1.5%로 상승했다. 따라서 향후 경기침체가 가속화하면 중소기업의 자금 경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게다가 국내은행들 역시 2008년 9월 말 BIS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위험자산인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은행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시장 인식이 해소되지 못한 탓에 앞으로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것이고, 이에 따라 비우량 회사채 발행이 큰 폭으로 감소하여 직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이 후순위채를 대거 발행하면서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도 BIS 비율을 높여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이다.

 


경기 하강세 본격화, 내년 경기침체 더욱 심각

글로벌 금융불안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경기 하강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는 내수부진을 수출이 어느 정도 보완해 주었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경기마저 둔화됨으로써 경기 부진을 억제하는 효과가 적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침체가 심화됨에 따라 수출 신장세가 더욱 약화되고 있다.

게다가 내수부진의 골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악화, 고용 창출력 약화 등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고정투자도 신용경색으로 인한 자금난,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분양 문제 등 주택경기침체로 인해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4/4분기 들어 경기 하락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2009년에는 더욱 심각한 경기침체가 예상된다.


- 전효찬 /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