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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8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2. 2008.12.24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3. 2008.12.16 [위기 극복 기업 5편] 버버리 / 150년 트렌치코트의 위기, 30대 디자이너의 ‘버버리’ 살리기
2009. 2. 8. 14:53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1등 기업의 비밀병기 ‘콜래노믹스’ 2] 콜래보레이션의 다섯 가지 유형


콜래노믹스 2편에서는 총 다섯 가지 콜래보레이션 유형을 소개한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공간 콜래보레이션,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스타 콜래보레이션이 그것이다. 콜래보레이션의 대표적 사례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 생존에 영향을 끼칠 대변혁의 흐름 속에서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경쟁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기업의 세를 확장했으며 브랜드 파워를 일궈 냈다. 여기에 바로 콜래보레이션의 마법과도 같은 힘이 있다. 콜래보레이션의 각 유형별 특징과 성공 사례를 살펴본다. 


아트 콜래보레이션 - 명품과 예술이 만나 ‘새로운 명품'이 탄생되다

아트 콜래보레이션의 대표 주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루이비통이다. 현재 소비 시장의 코드를 스낵 컬처(snack culture)라고 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이 소비하고자 하는 것들을 스낵처럼 자주 그리고 많이 소비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베스트 셀러인 ‘모노그램 스피디 30'은 한 번 사면 다시 살 필요가 별로 없다. 매년 같은 디자인으로 변함없이 출시되기 때문에 그 제품이 낡지 않는 한, 똑같은 제품을 살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노그램 스피디 30을 매년 다른 아티스트와 콜래보레이션한다면 어떨까? 한 해는 그래피티 디자이너, 그 다음 해는 일러스트 디자이너 등과 콜래보레이션을 한다면 같은 모노그램 스피디 30이지만 명백히 다른 버전이기에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는 매년 구매할 의향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고 명품 자체의 희소성이 사라질까? 희소성은 오히려 더욱 증가했다. 예술품은 그 자체로 한정적이기 때문에 소장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더욱이 한 시즌 당 한 디자이너로 콜래보레이션을 제한함으로써,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시즌에 이 버전을 사지 못하면 다시는 못 산다'는 데드라인 기법이 경쟁을 부추기면서 많이 팔면서도 희소성은 더욱 커지는 효과까지 얻게 된 것이다.

스낵 컬처 시대에 뒤처져 고객이 자주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를 채워 주지 못했던 구찌, 펜디, 디오르 등의 전통 명품 브랜드의 실적은 나날이 저조해졌다. 한편 스낵 컬처 시대를 그저 보이는 그대로만 편승해 한 해 한 해 유행성이 강한 가방을 만들어 냈던 신생 명품 브랜드인 끌로에, 발렌시아가 등의 백들은 지금 매고 다니면 민망할 정도로 소장 가치가 떨어졌다. 이 두 가지 현상을 놓고 봤을 때 구매 사이클도 줄이고 소장 가치도 획득할 수 있었던 루이비통의 아트 콜래보레이션이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 - 가격도 중요하지만 최고의 가치도 잊지 말아야

 

저가+고가 콜래보레이션의 기린아 ‘타겟(Target)'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타겟은 소득 계층별로 소비하는 장소가 달랐던 예전의 전형성이 사라지고, 최고 부호인 빌게이츠도 할인점에서 소비를 하고, 중산층도 최고급 유기농 전문 숍에서 소비를 하는 트렌드를 잘 포착했다.

또한, 어떤 곳에서 소비를 하건 끊임없이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현재 트렌드에서 가격만을 소구하는 월마트적인 비즈니스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할인점 업계를 고사시킬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PB 상품들을 콜래보레이션했다. 그 결과, 타겟은 할인점 뿐 아니라 중가 백화점들의 고객마저 모두 유인하는 네트워크 확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특히, 콜래보레이션 이후 지역적으로 중부에 머물러 있었던 타겟의 유명세는 의류 제품을 콜래보레이션했던 아이작 미즈라히의 지역적 네트워크인 뉴요커들을 대거 끌어들여 뉴요커를 위한 할인점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월마트는 공급업자들을 쥐어짜서 성장을 한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었지만 타겟은 PB 공급업자인 디자이너들에게 충분한 수익과 자율권을 보장함으로써 상생의 경제학을 이룩하고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공간 콜래보레이션 -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시도하라

공간 콜래보레이션의 모범 사례는 ‘프라다'와 ‘쌈지'이다. 스타벅스 등으로부터 공간이 부여하는 문화적 가치와 멋을 알게 된 소비자들은 어느 곳에서건 연출된 제 3의 공간을 바란다. 공간에 대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브랜드는 그것이 유통업이 아니더라도 고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브랜드들이 자신의 체험관이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자 한다.

하지만, 프라다와 쌈지는 자신의 매장에 제 3의 공간적 요소를 두는 것을 뛰어 넘어, 자신이 랜드마크가 될 수 있고 상징성을 가진 뉴욕의 소호, 서울 대학로 등의 공간과 콜래보레이션함으로써 그 공간과 상생의 네트워크를 마련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자신의 브랜드 공간이 그 지역과 혼연일체가 됨으로써 그 지역을 활성화시키는 상생의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프라다 매장을 보기 위해 뉴욕 소호에 가고, 또 소호에 가면 꼭 프라다 매장은 보러 가는 등의 상생 말이다. 쌈지 역시 인사동에 아예 쌈지길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이 쌈지길과 인사동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 -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 소비자의 마음을 잡아라

콜래보레이션의 스승을 찾는 것이 바로 하이 콘셉트 콜래보레이션이다. 나이키의 상대가 닌텐도가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경쟁자의 출현은 예측 불가능하다. 이제는 한 업계 내에서의 마켓 쉐어 싸움이 아닌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마인드 쉐어 경쟁시대이다.

문제는 고객이 지닌 마음의 공간은 일정한 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고객이 하나의 회사 혹은 제품에 대해 할애할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 이렇게 한정된 마음이라는 공간을 더 큰 존재로 채우기 위해 바로 고객도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가려운 곳을 적기에 척하고 긁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큰 선결 조건은 고객의 마음을 잘 아는 것이다.

그렇기에, 삼성전자가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잘 아는 화장품 회사 베네피트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시크릿 컬러폰 이후 지속적인 상생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면, 테크 파탈족으로 불리우며 첨단 IT 기기의 새로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다.


스타 콜래보레이션 - 유행보다는 ‘전설'을 만들어라

스타 콜래보레이션의 고전인 에르메스의 켈리백과 벌킨백, 그리고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말 자체로 스타의 총체적인 DNA를 제품에 콜래보레이션했기에 한시적으로 스타의 이름만을 빌린 스타 마케팅을 넘어 설 수 있는 것이다.

즉, 나이키의 에어 조단은 공기를 가르듯 인간의 한계를 넘는 듯한 점프를 구사하는 마이클 조단의 유산(legacy)과 에어 조단 운동화의 최첨단 기술인 에어, 즉 점프 때의 충격 완화 테크놀로지를 콜래보레이션하여 운동화의 전설이 된 것이다.

이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에르메스의 벌킨백이나 켈리백도, 나이키의 에어 조단 모두 실제 스타들의 유산(legacy)을 잘 유지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서 콜래보레이션이 시작된 것이라는 것. 즉, 한참 뜰 때 반짝 스타의 명성에 기대어 브랜드 홍보 효과를 보려는 스타 마케팅은 스타의 유명세가 사라지면 홍보 효과도 사라진다. 그러나 스타의 유산(legacy)을 지켜 주기 위한 상생의 마인드를 지닌 스타 콜래보레이션은 시간이 흘러도 상승 효과를 내며, 스타는 갔어도 브랜드 자체로서 하나의 전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 데본 리(Devon Lee) / Faculty, Baruch College/City University of New York.
뉴욕시립대 경영대학이 소속되어 있는 버륙 칼리지에서 소비자 행동론과 마케팅 전략을 강의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콜래보경제학(새로운 부와 네트워크를 창출하는 콜래보레이션 성공전략)>, <한국인이 사는 법(공저)>이 있다.

출처 : 삼성(www.samsung.co.kr)

2008. 12. 24. 13:55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명품계의 이단아 ‘코치’, 매직과 로직으로 소비자와 通하다

미국의 명품 핸드백 시장에서 코치(Coach)는 구찌나 루이비통보다도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우리 주변에서도 코치 핸드백이나 지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제공함으로써, 가격 비싼 명품 앞에서 좌절해야만 했던 소비자들을 코치 앞으로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치가 미국과 캐나다 여성 소비자들을 조사했더니, 그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코치'를 주거나 받고 싶다고 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한 코치의 성공비결을 따라가 보자.


‘코치' 나가신다,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물렀거라!

단단히 짜여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이는 현대 비즈니스 세계에도 신화가 일어난다. 난공불락의 거대한 골리앗 기업을 무너뜨리는 다윗 기업은 각 영역마다 있다.

명품의 세계도 예외는 아니다. 루이비통·불가리·에르메스 등 오랜 전통의 유럽 브랜드가 지배하는 럭셔리 비즈니스 세계에 핸드백으로 유명한 미국의 코치(Coach)는 이단아다. 1941년에 세워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코치라는 브랜드가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려 활동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이후다. 코치는 빈티지가 중요한 명품의 세계에서 짧은 이력과 비(非)유럽 호적을 달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코치의 신화는 단순히 명품 세계의 경이로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가장 성과 좋은 50대 기업' 순위에서, 코치는 덩치가 20배가 넘는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펩시코 등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코치는 지난해에도 이 리스트 2위에 올랐다.

 

코치는 지난 3년간 24%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과 61%의 투자자본수익률을 올렸다. 기업의 꿈인 ‘성장과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위크>는 이 성과를 순위로 반영한 것일 뿐이다. 코치의 성공비결은 무엇인가.


가격 착한 명품으로 성공가도 개척

코치는 기존 명품 브랜드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키워드는 ‘어포더블 럭셔리(Affordable Luxury)'. 우리말로 풀면 ‘착한 가격의 명품'쯤 된다. 명품을 열망하지만 샤넬이나 루이비통 같은 유럽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이 너무 높아 좌절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읽고, 좋은 재질과 숙련된 기술로 만든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코치는 명품 반열의 핸드백을 200달러대에 내놓아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였다. 어포더블 럭셔리는 제품의 질을 떨어뜨린 것이 아니다. 크기를 줄여 소품과 같은 느낌을 주면서 가격을 떨어뜨린다. 명품을 이제 막 구입하는 ‘명품 구입 초년생'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코치의 전략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멋을 내려는 현대 젊은 여성들의 기호와 맞아떨어졌다. 코치가 올 초 실시한 조사 결과, 여성들은 경기침체로 다른 씀씀이를 줄이더라도, 핸드백은 더 구입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재구매율 90%에 이르는 고객 충성도

코치는 북미(北美) 시장에서 고객들의 충성도가 가장 강한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미국 프리미엄 핸드백 시장에서 코치의 시장점유율은 26%로 유럽 럭셔리 브랜드인 루이비통이나 구찌·프라다보다 두세 배 높다. 미국 시장에서 코치 제품의 재구매율은 90%에 이른다.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이 다시 코치 제품을 구입한다는 얘기다.

안드리아 쇼 레스닉 코치 수석부사장은 “코치는 아시아의 역사에서 보면 짧을지 모르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오래된 브랜드”라고 말했다. ‘아메리칸 디자인 클래식'이라는 콘셉트가 북미 소비자들과 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치는 1980년대 월가의 여성 뉴요커들이 강하게 보이기 위해 정장 차림에 각진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고 이후에는 보다 여성스런 소품을 찾게 되는 등 유행의 트렌드를 같이 호흡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코치의 조사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여성 소비자들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코치 핸드백을 첫 번째로 꼽았다. 나머지 핸드백 브랜드는 5위 안에 이름이 없었다. 대신 다른 명품 보석, 스파 이용권, 아이팟, 평면 TV 등이 선호 상품으로 꼽혔다. 코치는 적어도 북미에서 현대 여성들의 라이프사이클을 붙들고 있다는 얘기다.


매직(Magic)과 로직(Logic)의 결합, 새로운 명품의 탄생

그렇다면 ‘어포더블 럭셔리'라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충성도 강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류 프랭크포트 코치 최고경영자(CEO)는 “매직(Magic·마술)과 로직(Logic·논리)의 결합”이라고 공개한다.

‘매직'이란, 트렌드를 이해하고 훌륭한 제품에 대한 감각과 본능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순간에 딱 맞는 물건을 공급하는 것이다. 코치의 매직은 ‘토미 힐피거'의 디자이너 리드 크래코프를 스카우트하면서 비약했다. 청바지를 즐겨 입는 크래코프의 현대적 감각은 화려한 색상, 도회적이면서도 세련된 코치의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

이런 매직은 엄격한 논리로 보완된다. 접근 가능한 모든 지식을 이용하는 것이 ‘로직'이다. 코치는 소비자의 태도와 만족도를 측정하는 광범한 계량적 방법을 1990년대 후반부터 도입했다. 예를 들어 코치의 단골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주기를 관찰했더니 대개 3~4주에 한 번꼴로 조사됐다.

코치가 자랑하는 ‘매달 신제품 출시' 전략은 이 단골손님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다. 또 고객 1만 명과 파일럿 시장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주부들이 핸드백을 사기 위해 쓸 각오를 하고 있는 금액이 평균 328달러라는 통계를 가격 전략에 이용했다.

 


코치의 성공신화, 세계적인 불황 속에도 계속될 것인가

코치의 높은 성장과 이익은 강한 성과중시 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30명의 경영진들은 회의 시작 직전 각종 경영지표를 알리는 음성 메일을 받는다. 회사 주가가 신기록을 갈아 치울 때마다 전 직원에겐 이메일이 발송된다.

코치는 임직원에게 지금까지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을 기준으로 삼아 이보다 좋은 성적을 내도록 목표를 정하고 있다. 직원들의 보너스와 각 매장 매출 목표도 이런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올라가야만 하는 코치의 문화에 대해 “코치는 어떤 의미에서 자기 자신이 이뤄 놓은 성공의 희생자”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성장을 독려하는 코치의 전략은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다. 코치는 북미에 318개의 럭셔리 매장과 103개의 팩토리 아웃렛(제조사가 직영체제로 운영하는 상설할인 매장)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40개씩 점포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경제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럭셔리 매장의 매출은 줄고 있지만, 팩토리 아웃렛의 매출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코치의 이익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말에 끝난 1분기 결산에서 코치의 순이익은 5.8% 줄었다. 전체 매출은 11% 늘었지만, 럭셔리 매장의 매출 감소와 할인 폭 증가로 마진이 줄었기 때문이다.

코치는 크리스마스 세일 행사가 끝나는 12월 말 결산에서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00만 달러 가량 늘어난 1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치의 기적이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불황을 어떻게 돌파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류 프랭크포트 CEO는 지난 11월 20일 코치의 주가가 주당 13달러 93센트로 떨어지자, 자사 주식 5만주를 사 모았다. 적어도 코치의 경영진은 성공신화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 박종세 / 조선일보 뉴욕 특파원

2008. 12. 16. 01:45

[위기 극복 기업 5편] 버버리 / 150년 트렌치코트의 위기, 30대 디자이너의 ‘버버리’ 살리기

[위기 극복 기업 5편] 버버리 / 150년 트렌치코트의 위기, 30대 디자이너의 ‘버버리’ 살리기

전통과 관록의 브랜드 ‘버버리'. 체크무늬로 상징되는 버버리의 전통적 디자인은 영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 언제부터인가 버버리는 젊은층으로부터 외면 당했고, 노인들이나 입는 낡은, 시대에 뒤떨어진 브랜드로 전락해 버렸다. 전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그러나 전통은 역시 전통. 버버리의 CEO 로즈 마리는 2001년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디자인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그가 개발한 ‘프로섬(Prorsum)' 라인은 젊은 패션 마니아들을 버버리 매장으로 다시 끌어들였다. 더 이상 묵직하고 낡은 중장년 세대의 ‘버버리'가 아닌 트렌치코트의 허리선이 한결 잘록해져 실루엣이 살아난 젊은 ‘버버리'가 재탄생되었다.


“영국이 낳은 것은 의회 민주주의와 스카치 위스키, 그리고 버버리 코결트다.” 영국인들은 스스럼없이 이렇게 말하곤 한다. 이 말은 버버리 창시자인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가 스스로 만든 말이라고 전해지지만, 영국인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얘기다. 영국하면 축축한 가랑비가 내리는 런던 거리에 버버리 코트 차림으로 걸어가는 영국 신사가 쉽게 연상되기 때문이다.

버버리는 소위 명품이라고 불리는 프리미엄급 브랜드의 선두 주자다. 152년을 이어 온 관록과 전통이 이를 뒷받침한다. 버버리는 현재 옥스포드 사전에 그 이름이 수록되어 있고, 10년마다 갱신되는 왕실의 인가와 함께 영국의 지정상인(Royal Warranty)으로서의 역사를 잇고 있다.

그러나 명품의 생명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이라고 부를 만한 핵심 경쟁력을 간직하면서도,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 내고 변화를 줄 때만 명품으로서의 생명력을 갖게 된다. 버버리도 150여 년의 역사 동안 변화의 추세를 따르지 못해 위기를 맞기도 했다. 버버리의 탄생부터 성장, 위기 극복의 순간까지 시계추를 되돌려 보자.

1888년 영국 농부나 목동이 즐겨 입을 수 있는 혁신적 원단 개발

‘버버리' 브랜드의 창시자 토머스 버버리(Thomas Burberry)는 1835년 태어났다. 그는 스무 살 때인 1856년 영국 햄프셔 지방에서 작은 포목상 경영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농부나 목동들이 즐겨 입던 옷감에 관심을 가졌고, 1888년 ‘개버딘(Gabardine)'이라는 혁신적이 원단을 개발했다. 이 원단이 지금 버버리 코트의 출발점이다.

 

개버딘은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고 세탁이 수월한 한편 습기의 영향을 덜 받았다. 비가 자주 오고 축축한 영국 기후에는 최적의 레인코트였던 셈이다.

1891년 런던 헤이마켓에서 첫 매장을 연 이후 개버딘은 인기를 끌었으며, 버버리는 개버딘 원단으로 추위와 강풍에도 견딜 수 있는 트렌치코트를 만들었다.

트렌치는 전쟁시 적의 탄환으로부터 몸을 피하는 곳인 참호(Trench)에서 유래한 말이다. 벨트에는 수류탄을 달 수 있도록 ‘D형 고리'를 부착하고 장총을 사용할 때 개머리판이 닿아 생길 수 있는 원단 마모를 줄이기 위해 오른쪽 가슴에 덧단을 대는 등 실용적으로 만들었다. 이 옷은 영국 군인들의 군복으로 채택됐고 대를 물리는 옷으로 여겨지게 됐다.

영국 국왕 에드워드 7세가 개버딘 코트를 입을 때마다 입버릇처럼 “내 버버리를 가져오게”라고 말해 버버리가 곧 트렌치코트를 지칭하는 패션 용어가 돼 버렸다. 마치 미국인들이 검색을 할 때 “Do you Yahoo?(당신 야후하세요?)”라고 묻거나 복사할 때 “Could you Xerox?(제록스해 주실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1990년대 모조품 늘면서 젊은층으로부터 외면

버버리는 120년 넘게 영화를 누렸다. 체크무늬로 상징되는 버버리의 전통적 디자인은 영원할 줄 알았다. 그러나 위기는 1990년대 들어 찾아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상품이 등장했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바뀐 것이다. 개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도 강해졌다.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버버리는 젊은층으로부터 외면 당했고, 노인들이나 입는 낡은, 시대에 뒤떨어진 브랜드로 전락해 버렸다. 전통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이다. 게다가 중국을 중심으로 가짜 상품, 이른바 ‘짝퉁'이 떠돌기 시작하면서 명품의 이미지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매출은 점점 하향세로 돌아섰다.

버버리가 내린 결단은 경영진부터 바꿔 보자는 것이었다. 1997년 로즈 마리 브라보(57)라는 걸출한 여성 CEO를 영입했다. 그는 미국 백화점인 삭스 피프트 애비뉴(Saks Fifth Avenue)의 사장 출신으로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최고의 소매상(Retailer)이였다.

로즈 마리는 말 탄 기사와 버버리 창업자 토머스 버버리의 흘림 서명을 새로운 브랜드 로고로 채택하면서 이미지 변화를 시도했다. 운영 시스템도 바꾸고 시장도 넓혔다. 버버리는 디자인, 머천다이징, 공급 체인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왔으나 이를 중앙 집권 시스템으로 재정비했다. ‘하나의 회사에 하나의 브랜드(One Company, One Brand)' 전략으로 명품의 이미지를 통일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또 불필요한 라이선스는 되사는 방식으로 라이선스 사업을 정비했다. 이같은 일련의 정책들은 브랜드 집중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한때 버버리는 세일 등을 통한 명품 대중화 전략을 취했지만 오히려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브랜드를 통일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고급화를 추진하면서 다시 ‘명품'의 선두주자로 돌아온 것이다.

 

로즈 마리가 국외로 눈을 돌린 점도 주효했다. 신흥 부자들은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과 중동, 동유럽,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이머징마켓을 뚫었고 매출이 50% 이상 늘어나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코트에 한정되어 있던 버버리의 상품군도 넓혔다. 의류에서도 여성복, 남성복, 아동복, 액세서리 등으로 확대했다. 예를 들어 가죽과 독특한 금속 장식을 매치한 감각적인 핸드백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매출의 75%가 의류였지만, 핸드백과 구두, 스카프 등 액세서리 사업이 커지면서 신규 소비자도 늘어났다. 이런 성과 덕에 패션업계에서는 버버리를 두고 ‘로즈 마리의 아기(Rose Marie's Baby)'라 고 부르기도 했다.


‘버버리 프로섬' 라인으로 전통에 개성을 얹어

버버리를 살린 또 한 명의 인물이 있다면 크리스토퍼 베일리(37)다. 뉴욕 출신답게 로즈 마리는 버버리에 보다 신선한 감각을 불러일으키고자, 2001년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크리스토퍼 베일리를 디자인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1971년생으로 30대 초반의 치기 어린 젊은 디자이너가 150년 전통의 버버리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많았지만 그는 ‘명품도 변해야 산다'는 명제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버버리는 젊은 디자이너에게 ‘전통의 브랜드를 혁신'하라는 임무를 줬고 그는 성공적으로 개혁했다. 베이지색 바탕에 검은색과 붉은색이 교차한 전통 ‘버버리 체크'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 개성을 살린 체크무늬를 선보였고, 가죽 등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다.

그가 개발한 ‘프로섬(Prorsum)' 라인은 젊은 패션 마니아들을 버버리 매장으로 다시 끌어들였다. 라틴어로 ‘앞으로 나가다'라는 ‘프로섬'의 뜻대로 버버리를 한 발 더 전진시킨 것이다. 더 이상 묵직하고 낡은 중장년 세대의 ‘버버리'가 아닌 트렌치코트의 허리선이 한결 잘록해져 실루엣이 살아난 젊은 ‘버버리'가 재탄생되었다.

버버리 프로섬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선 베일리가 만든 ‘버버리 프로섬' 라인을 예약해도 구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보그>, <엘르> 등 패션 전문지들은 ‘젊어진 버버리는 베일리 덕분'이라고 그를 한껏 치켜세웠다. 프로섬의 인기는 지금도 여전하다.

“버버리의 오랜 전통을 계승하는 한편 현대적이고 신선한 이미지를 더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크리스토퍼 베일리는 서슴없이 말한다.

 

버버리는 완전히 부활했다. 2007년 10월부터 2008년 3월까지의 매출은 5억 5,000만 달러 수준으로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한 사람이 10만 명, 20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기업 사장들은 인재 영입에 온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주문한 일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버버리의 150년 브랜드 스토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천재급 인재가 기업의 위기 극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 준 좋은 사례이다.


- 명순영 / 매경이코노미 기자

출처 : 삼성(www.samsung.co.kr)